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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안희정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안희정 캠프 자원봉사자 “김지은, 해외출장 무렵 힘들다 호소” 증언안희정 측 “해외 출장 중 통화한 기록 없다” 반박 “김지은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해외로 출장 갔을 때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초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구모씨는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세 번째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씨의 측근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구씨는 “캠프에서 김씨와 가깝게 지냈고, 김씨가 안 전 지사와 해외출장을 갔을 때에도 연락을 자주했다”면서 “특히 러시아·스위스로 출장 갔을 때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러시아·스위스 출장 등에서 김씨에게 심부름을 시켜 자신의 방으로 불러 성폭행했다.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구씨에게 “김씨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러시아·스위스 출장 중에 구씨와 통화한 내용이 없다”면서 “정확히 어떻게 연락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구씨는 “통화, 메신저,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 등 어떤 형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도 증인에게 “김씨가 전화로든 메신저로든 ‘러시아 혹은 스위스에 있다’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구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구씨는 또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씨)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의 아내인)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충남도청 콘텐츠팀에서 안 전 지사의 업무 모습을 촬영하는 일을 했던 정모씨도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정씨는 “안 전 지사와 현장에 동행하는 도청 직원 가운데 김씨를 제외하면 제가 유일한 여성이었고, 김씨와 자주 술을 마시며 김씨를 ‘언니’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안 전 지사가 민주적이고 생각이 열려 있다고 생각해 지지했는데, 도청에 들어가 보니 안 전 지사의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김씨와 저는 여성 지지자들의 질투 대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간혹 김씨와 술을 마실 때면 ‘여성 지지자들이 도대체 왜 안 전 지사를 남자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진술도 했다.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보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김씨의 후임으로 온 수행비서는 안 전 지사의 해외출장에 동행하지도 않았다”면서 “안 전 지사가 김 씨에 대해서는 행사장에서 자신의 눈에 안 보이면 저를 시켜 찾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반대 신문에서 정씨에게 “김씨의 폭로 이후 지인에게 연락해 ‘(안 전 지사가) 다른 여자와 잤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한 적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정씨는 “당시 한 말은 ‘어떻게 도지사가 여직원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실망스럽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또 “지지자들 사이에서 안 전 지사에게 꽃다발 등 선물을 줄 때 김씨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느냐”고 물었고, 정씨는 “다른 직원에게서 ‘그 비서(김씨)가 깐깐하게 군다고들 하더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일 첫 번째 공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봤고, 6일 두 번째 공판 때에는 증인으로 출석해 긴 시간 동안 증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수경찰,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구속

    여수경찰서는 지난 7일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의 돈을 가로챈 연기지망생 A씨(29)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오후 1시쯤 대출업체를 사칭하며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기존채무를 우선 변제해야 하니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서 직원에게 전달해주면 대출한도를 높여 저금리로 대여해준다고 속였다. B씨가 이후 자신의 계좌에 5100만원을 입금하자 모두 인출해 총책이 지정한 금융계좌에 이체하려는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휴대전화 메신저(텔레그램)를 통해 범행에 대한 지시를 받고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부산, 당진, 여수 등 전국에서 1억 상당의 범행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와 공범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상수 수사과장은 “사기범들은 전화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신용등급을 올려 준다든지, 기존대출금 변제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라는 말로 현혹한다”며 “입금계좌가 개인 계좌인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인 만큼 절대 이에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공무원 갑질 금지 규정 신설… 위반 땐 최대 징역형

    공무원 갑질 금지 규정 신설… 위반 땐 최대 징역형

    #1. 지방 공공 기관인 A공사는 중소 용역 업체에 주택단지 조사·설계 용역을 위탁했다. 이후 계약을 변경하면서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보다 거래 상대방에게 불리하도록 계약 금액을 결정했다. 2010~2015년 4건의 용역에서 5억 6000만원을 부당하게 깎았다. #2. B개발공사와 C시설공단은 계약서 조항에서 해석에 이견이 있으면 일방적으로 공기업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는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D개발공사를 포함한 2개 지방공기업은 당초 계약상 기한보다 대금을 늦게 지급했지만 약정된 지연이자는 내지 않았다. 앞으로 이 같은 공공 분야의 갑질 사례 중 내용이 범죄 수준으로 심각하고 반복되면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을 강화한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재로 5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합동의 ‘공공 분야 갑질 근절대책’이 확정됐다. 대책에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갑질 조항’을 신설하고, 중대한 갑질 공무원은 최대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금껏 공무원들은 갑질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5월 각 부처, 지자체, 민간단체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민간 분야 종사자의 42.5%가 ‘공공 분야의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41%는 ‘공공 분야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 분야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느낀 공무원은 고작 16%에 그쳤다. 정부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일반적 갑질 금지 규정’을 넣어 갑질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고자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10월까지 공무원의 우월적 지위나 권한을 남용한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는다. 한국행정연구원 등의 연구를 통해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유형별 사례 분석을 통해 어떤 행위를 갑질로 볼 수 있는지 판단 기준을 만든다. 법령, 조례, 지침 등에서 공무원이 갑질을 할 수 있는 독소 조항도 오는 9월까지 기관별로 발굴해 없앤다. 경찰은 오는 9월까지 인허가·관급 입찰 비리나 공공 사업 일감 몰아주기, 성범죄 등 공무원의 갑질 비리를 특별 단속한다. 앞으로도 매년 1회씩 중점 단속 기간을 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금품수수와 같은 갑질 내용이 무겁거나 상습적으로 반복되면 적극적으로 기소하고 구형을 강화한다.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갑질엔 징계 감경 사유도 적용하지 않는다. 갑질을 한 공무원의 상급자가 이를 은폐하면 함께 징계한다. 갑질로 중징계를 받은 관리자는 보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인허가 신청자나 하급 기관을 상대로 갑질을 하면 해당 직무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갑질은 대부분 피해자의 불안정한 지위에서 이뤄진다. 정부는 갑질을 당한 피해자가 신고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피해 신고 시스템을 갖춘다. 현재 운영 중인 갑질 피해 민원 접수 창구를 신고와 상담까지 가능한 ‘범정부 갑질 신고센터’로 확대해 운영한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익명 상담을 할 수 있는 창구도 연다. 민간 단체에서도 갑질 피해 상담이나 구제를 지원하는 신고 창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여드름 자국으로 남편 불륜 알아챈 부인의 ‘매의 눈’

    여드름 자국으로 남편 불륜 알아챈 부인의 ‘매의 눈’

    남편 등에 있는 여드름만으로 불륜 사실을 알아챈 ‘매의 눈’을 가진 여성의 이혼 사연이 화제다. 지난 2일 영국 메트로 등에 따르면 터키 에르진잔 주에 사는 한 여성은 어느날 남편의 등에서 여드름을 발견했다. 이날 귀가한 남편의 옷이 바뀌어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문제는 남편 혼자서는 도저히 손이 닿지 않을 위치에 난 여드름이 이미 짜여진 상태였다는 것. 몇몇 의심스러운 정황을 들어 추궁하자 남편은 재빨리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했고, 부인은 더욱 의심을 굳혔다. 다만 이 문제를 남편에게 더 묻지는 않았다. 대신 남편이 잠든 사이 남편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아니나다를까 메신저 앱 ‘왓츠앱’에서 남편이 다른 여성과 대화를 나눈 기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여드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2년간 결혼 생활을 한 이 부부의 이혼 사연을 소개한 변호사 톨가 아이데미르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의뢰인이 메시지 내용을 보여줬다”면서 “남편은 정말로 불륜 상대에게 ‘아내가 여드름 때문에 의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변호사는 “수많은 이혼 소송건을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정말 셜록 홈즈 같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허석 순천시장,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 ‘눈길’

    허석 순천시장,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 ‘눈길’

    허석 전남 순천시장이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4일부터 오는 6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2018 하반기 주요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취임 3일만에 시작된 업무보고는 허 시장이 직접 각 부서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만이 아닌 전직원이 같이 책상에 앉아 토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각 실과장 등 일부 간부 공무원들이 단체장실을 찾아 보고하는 전례를 벗어난 행보다. 허 시장은 포용과 혁신, 시민중심의 시정철학과 방향을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의미로 부서를 순회하며 직접 눈을 마주치고 있다. 공무원 1400여명의 얼굴을 빨리 익히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일반 평직원들도 스스럼 없이 테이블에 같이 앉아 얘기를 나눈다. 부서별 현안 사안을 자유롭게 거론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이나 의견도 편안하게 주고 받는다.허 시장은 “시민 중심의 시정추진이 기본 원칙인 만큼 공무원들도 시민들과 접촉하는 폭을 넓혀달라”며 “직원들과도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언제든지 시장실로 찾아고, 메신저 등을 통해 자유롭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관례를 벗어난 행동에 공무원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직원 김모(45)씨는 “시장님이다보니 막연히 어렵게만 여겼었는데 웃음 띤 얼굴로 편하게 대해줘 나도 모르게 질문도 했다”며 “어려운 업무도 금방 이해를 해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양승태 하드디스크 복구 힘들다던데… 검찰은 ‘자신만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중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자료들을 넘겨받기로 한 가운데 훼손된 하드디스크의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훼손된 하드디스크보다 주요 혐의자들이 사용한 법인카드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내부 이메일·메신저 사용 내역 등이 혐의 입증에 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檢 “PC서 핵심 증거 나올 수도” 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이번 주 법원행정처로부터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바로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넘겨받는 자료에는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주요 혐의자들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 8개(3개 훼손)도 포함된다. 검찰 관계자는 “하드디스크에서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가 나올 수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행정처가 하드디스크를 자기장 등 물리력만으로 디가우징(데이터 삭제)했다면 일부 자료를 살려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디가우징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포렌식 전문가인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전산자료는 하드디스크에 0과1로 저장되는데, 이를 모두 0으로 만들었을 경우 복구가 상당히 어렵다”면서 “결국 훼손된 3개의 하드디스크는 수사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검찰이 실제 학수고대하는 자료는 하드디스크가 아닌 주요 혐의자들의 동선과 활동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통화 내역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디가우징 프로그램 사용 땐 복구 불가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PC로 많은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사법농단에서 일종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 임 전 차장 등이 누구와 만나고 연락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검찰이 청와대의 창구 역할을 맡았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법농단 세력, 국회까지 쥐고 흔들었나

    사법농단 세력, 국회까지 쥐고 흔들었나

    변협에 국회 인맥·영향력 과시 “세무사법 처리해 주겠다” 제안 국회의원들도 변협에 직접 전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퇴임 이후 자신의 정치권 인맥과 영향력을 무기로 변호사 등록 신청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은 변협 고위 관계자들에게 임 전 차장이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압박하면서 그 대가로 세무사법 개정안을 변협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법복을 벗은 임 전 차장은 지난해 5월 말 변협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앞두고 변협 최고위 임원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자신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청탁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는 ‘사법농단’ 사건의 단초가 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확산되면서 변협이 임 전 차장의 변호사 등록 처리를 놓고 고심하던 때다. 이 같은 기류를 파악한 임 전 차장은 변협 관계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변호사) 등록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시면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차장으로 쌓은 인맥과 입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미력이지만 최선을 다해 입법 지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무사법 개정에 대해선 이미 A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이 국회에 닿고 있음을 과시했다. 당시 국회에선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던 세무사 자격을 더는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변협은 이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들의 밥그릇 문제라 변협 집행부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안”이라면서 “임 전 차장이 이를 알고 변협 수뇌부에 이런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6월 20일 변협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가 자신의 변호사 등록 결정을 내렸는데도, 여론을 의식한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주저하자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을 통해 변협을 압박해 그달 26일 변호사 등록을 받아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야당 의원 몇몇이 직접 전화를 했고, 임 전 차장의 주선으로 의원들과 변협 수뇌부가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변협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끼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이 변호사 등록을 위해 입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밝혀지면서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재판 거래’ 의혹 관련 수사를 위해 검찰이 임 전 차장의 동선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입법 로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임 전 차장의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범위를 한정해 놓고, 이거 넘어가면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대법원과 사법농단 관련 자료 임의제출 범위와 방법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이번 주 안에 넘겨받을 계획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주요 혐의자들의 하드디스크가 실물 혹은 이미징(복제) 방식으로 검찰에 전달될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자료 제출’ 버티는 대법… 칼 뽑겠다는 檢

    “하창우 압박계획 문건 일부 실행” 사찰 의혹제기 판사도 참고인 조사 하드디스크 통째 제출 두고 이견 법관 인사파일 독립성 침해 우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법원의 추가 자료 제출이 늦어지자 강제 수사를 경고하고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일 대법원 1차 제출 자료와 지난주 진행한 고발인, 피해자 조사 결과 분석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가 부실하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 시한을 언제라고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받아 와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법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다른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법원에 요청한 주요 혐의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운행일지, 메신저·이메일 사용 내역, 법관 인사파일 등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피해자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확인된 점도 검찰의 강제 수사 명분을 더해 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 전 회장이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하자 하 전 회장의 취임 이전 수임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변협을 설득하기 위한 계획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협회장은 문건 내용 중 일부는 실행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하 전 협회장은 임기 말인 2016년 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검찰과 대법원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료 제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이 대법원을 방문해 하드디스크 실물을 전달받는 것이 어렵다면 통째로 복제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 안에선 법관 인사 파일 등 기밀 자료가 많아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발이 있다. 강제 수사 경고음이 높아지자 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이 줄 수 있는 자료를 거의 다 제공했다. 요건도 안 되는데 강제 수사 가능성을 반복해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편 검찰은 지난주 법관 사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이탄희 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법원행정처 문건의 작성 경위 및 실행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원에 자료 제출을 압박하는 한편 확보한 문건 속 피해자로 거론되거나 문건 작성에 관여한 판사들을 잇달아 소환해 수사의 강도를 높여 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16강 일본, 투지는 한국… 그래도 우승은 中기업?

    [특파원 생생 리포트] 16강 일본, 투지는 한국… 그래도 우승은 中기업?

    “일본 축구 선수: 축구를 좋아해. 일본 축구팬: 힘내라! 한국 축구 선수: 이겨야 한다. 한국 축구팬: 파이팅! 조국을 위해 싸워라. 중국 축구 선수: 연봉이 이렇게 많은데 월드컵까지 가야겠어? 중국 축구팬: 오늘 어느 나라에 돈 걸었어? 이것이 바로 차이다!”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에서 인기리에 공유 중인 한·중·일 3국의 월드컵 관전 태도를 비교한 글이다. 중국은 3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이미 월드컵 마케팅 부문에서는 우승한 것이나 진배없다고 자평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번 월드컵 마케팅에 쏟아부은 비용은 8억 3500만 달러(약 9385억원)로 총광고액인 24억 달러의 30%가 넘는다. 후원자로 참여한 업체도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萬達)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가전기기 업체인 하이센스(Hisense·海信),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蒙乳) 등 유명 기업부터 전동스쿠터 생산 기업인 야디(雅迪)와 가상현실(VR) 기기 생산업체까지 전방위적이다.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월드컵 경기장의 승강기, 에어컨은 물론 LED까지 설치했다. 중국 중앙(CC)TV는 경기장 지척에 2층짜리 스튜디오를 설치해 러시아를 찾은 중국 축구팬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CCTV의 인기 사회자 바이옌쑹(白岩松)이 “축구 국가대표팀만 빼고 러시아월드컵에 모두 갔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중국 국내 축구리그인 슈퍼리그의 연봉이 너무 높아 선수들이 혹시 부상이라도 입어 주전 경쟁에서 뒤질까 국가대표로 뛰는 것을 꺼린다는 의혹이 나올 정도다. 우하이윈 하버드 옌칭연구소 연구원은 “경기 결과는 상관하지 않고 잘생긴 독일 축구 국가대표 요아힘 뢰프 감독을 보기 위해 월드컵 경기를 시청한다고 방송에서 말하는 여성 사회자도 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중국 여성도 많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아버지가 축구팬이거나 말괄량이라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축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잔디밭 위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써우후(搜狐)는 월드컵 개막 직전 여성 축구팬을 위한 다음과 같은 안내 기사를 싣기도 했다. “먼저 좋아하는 팀을 찾고 그다음에는 팀의 운동복과 어울리는 하이힐을 산다. 마지막으로 경기를 보면서 ‘남성 음료’인 맥주가 아니라 포도주를 마신다. 그리고 골인 순간 맞은편의 남성에게 건배를 건네면 누구든 당신에게 빠질 것이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의 축구팬들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특히 자국 경기를 관람하는 여성 축구팬 비율이 평균 25%인 데 비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 시트립에 따르면 월드컵을 위해 러시아 여행을 예약한 중국 여성 비율은 57%나 됐다. 남성을 의식해서 좋아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중국 여성이 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9명이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한다. 이 가운데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소속으로 독일전에서 선취골을 기록한 김영권도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독일전 이후 “한국 팀에 감사한다. 당신들의 노력과 멈추지 않는 투혼은 중국 축구 대표팀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에서 온 ‘인터스텔라 소행성’ 알고보니 혜성

    [아하! 우주] 외계에서 온 ‘인터스텔라 소행성’ 알고보니 혜성

    지난해 10월 ‘외계에서 온 첫 손님’으로 화제가 된 소행성이 사실은 혜성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유럽우주국(ESA) 소속의 이탈리아 천문학자 마르코 미첼리 박사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소행성이 아닌 혜성이라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하와이말로 ‘제일 먼저 온 메신저’를 뜻하는 오무아무아(Oumuamua)는 길이가 400m 정도인 소행성으로 마치 시가처럼 길쭉하게 생긴 특이한 외형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천체망원경에 포착됐는데 당시 오무아무아는 베가(Vega)성 방향에서 시속 9만2000㎞의 빠른 속도로 날아와 태양계를 곡선을 그리며 방문한 후 페가수스 자리 방향으로 날아갔다. 흥미로운 점은 당초 전문가들은 오무아무아의 정체를 혜성으로 추측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태양 인근을 지나가면서도 오무아무아가 혜성의 특징인 꼬리 분출같은 현상이 보이지 않아 소행성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한때는 두려움과 경이의 대상이었던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긴다. 그러나 미첼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무아무아를 다시 혜성이라고 결론지었다. 미첼리 박사는 "오무아무아가 태양의 중력으로 설명될 수 있는 비행 궤적에서 약간 벗어나있는데 이는 혜성 자체에서 나오는 먼지와 가스로 인한 제트의 영향 때문"이라면서 "오무아무아의 표면에서 나오는 가스가 궤적에 작은 변화를 주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량의 가스가 분출되는 탓에 직접적으로 관측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미국 하와이 대학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으로 오무아무아의 움직임을 관측해 첫번째 지구를 찾아온 인터스텔라(interstellar·성간) 천체로 규정했다. 정식명칭은 ‘1I/2017 U1‘로 이름에 붙은 ‘1I’의 의미도 첫번째 인터스텔라(interstellar)라는 뜻이다. 오무아무아가 지구와 최근접한 것은 지난해 10월 14일로 당시 거리는 2400만㎞였으며 현재는 7억㎞ 이상 떨어져 태양계를 벗어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중국 개혁개방 40년 현장] 망고 재배로 수입 4배… 공무원 연결해 빈곤 가정 도와

    [중국 개혁개방 40년 현장] 망고 재배로 수입 4배… 공무원 연결해 빈곤 가정 도와

    현재 중국 공산당이 싸우는 주적 중 하나는 농민 빈곤이다. 광시자치구의 성도인 난닝에서 둥처(動車·평균시속 200㎞의 고속철)로 약 두 시간 거리인 바이써(百色)시는 혁명 성지에서 ‘빈곤 탈출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덩샤오핑 전 주석이 홍군을 이끌고 혁명을 일으켰던 바이써시에서 빈곤이란 적과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바이써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는 망고 계곡이 존재한다. 약 13만㎢의 거대한 면적의 계곡에서 30만 그루의 망고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 망고들이 빈곤층의 소득을 증대하는 자산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능선에는 벽돌 크기의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망고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진한 노란색부터 초록색, 붉은색, 흰색에 가까운 옅은 노란색까지 색깔은 천차만별이지만 망고의 달콤한 맛만은 한결같다. 국영기업인 헝마오(恒茂) 그룹은 2016년부터 이곳에 망고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인도에 이어 세계 2위 망고 생산국인 중국에서 광시자치구는 하이난성, 윈난성과 함께 3대 망고 산지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헝마오 그룹의 장정훙(張徵宏) 대표는 27일 “망고의 원산지는 인도지만 원나라 때부터 바이써 망고는 꽤 유명했다”며 “풍부한 일조량과 적당한 강수량, 과일을 키우기에 적합한 온도 때문에 바이써가 빈곤 퇴치 작물로 망고를 선택한 건 전략적으로 적합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헝마오 그룹에서 일하는 농민들은 세 종류의 수입원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임금뿐 아니라 회사 수익의 10%를 배당금으로 받는다. 한 그루에 연 30위안(약 5000원)만 내면 망고나무는 농민 소유가 돼 작물에서 나는 수익 전부가 소유주인 농민의 것이 된다. 지난해 수입이 연 2000위안(약 34만원)에 불과했던 빈곤 농민들이 헝마오에서 일하면서 연 수입이 8000위안으로 4배나 늘었다.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230여개 도시로 망고를 운송하는 톈양현 농산물 도매시장은 그야말로 망고 천지였다. 이 시장에서만 일자리가 3000여개가 새로 생겼다. 망고 운송은 정보통신(IT)이 접목돼 빠르고 간편하다. 대형 망고 10개 묶음의 한 상자를 구매할 때 스마트폰의 QR코드로 스캔해 결제한다. 가격은 배송비를 포함해 베이징의 4분의1 수준인 53위안에 불과하다. 즉석에서 주문을 받아 망고를 포장하고 배송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끝내는 상인들의 신속한 일처리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거래 내역은 주문자 서명과 주소, 전화번호가 엑셀 파일로 정리돼 중국 국민 메신저인 위챗으로 전달된다. 현장을 방문해 직접 망고를 주문한 기자는 사흘 만에 배달된 싱싱한 망고를 맛볼 수 있었다. 광시 정부는 빈곤과의 전쟁을 치르는 데 공무원 52만명을 빈곤 가정과 일대일로 연결해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공무원마다 빈곤 가정이 처한 문제를 파악하고, 개별 상황에 맞는 일자리를 안내하고 긴급 생활자금 등 보조금을 지원하는 현장 맞춤형 방식이다. 광시 정부는 2010년 바이써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혁명 선배들의 분투하는 정신을 끝까지 이어 나가자”라는 발언대로 덩샤오핑이 이끈 홍군 제7군 체험을 공무원들에게 시키며 ‘빈곤과의 전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쑨다웨이(孫大偉) 광시 부서기는 이날 “지난 5년간 광시에서 연 소득 2000위안 이하의 빈곤층 500만명이 가난에서 탈출했다”며 “아직 남아 있는 267만명의 빈곤층을 구제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는 지역민 모두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바이써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양승태 PC 폐기 시점은 오비이락?

    “대법 방기” “증거 고의 훼손” 비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의 디가우징(디지털 저장장치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시점이 재조사 결정 3일 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이 수사 핵심 증거 훼손을 방기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7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는 지난해 10월 31일 폐기됐다. 이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의 시작점인 사법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결정하기 불과 3일 전이고, 양 전 대법원장의 퇴임(지난해 9월 22일) 40일 만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12일 청문회에서 사법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모든 내용을 다시 살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에도 재조사를 위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단 면담과 대법관회의 등을 진행했다. 결국 재조사가 확실시되는 시점에 양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가 훼손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에 대한 디가우징 지시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에 내려졌지만,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디가우징 시점이 사법부 내부에서 재조사 논의가 활발할 때이고, 더욱이 김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에 실행됐다는 게 놀랍다”면서 “조사 대상인 퇴임자 측이 증거 인멸 지시를 했는데, 현 법원행정처가 이를 실행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고의 훼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어떤 형태든 사안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중요 증거가 훼손됐다는 것은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은 압수수색의 주요 요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대법원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면서 추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추가 요청 자료는 1차 요청 때 받지 못한 하드디스크 실물과 관용 차량 운행 기록,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용 이메일·메신저 사용 내역 등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대법원이 또다시 선별적으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김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를 약속하고도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했기 때문에 검찰이 강제수사의 명분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또다시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주지 않을 경우 (수사 협조에 대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 된다”면서 “사법부가 검찰에 계속해서 강제수사 명분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원희룡, 정우성에게 제주-북한 평화 홍보대사 요청... 정우성의 대답은?

    원희룡, 정우성에게 제주-북한 평화 홍보대사 요청... 정우성의 대답은?

    제주도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배우 정우성에게 제주와 북한을 연결하는 남북 평화교류협력사업의 홍보 대사를 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26일 오후 제주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정우성과 만나 “1999년부터 12년간 제주감귤을 북한에 공급한 것이 인연이 돼 김정일 위원장의 초대로 농어민 단체와 농가들이 2차례 평양에 다녀온 적이 있다” 면서 제주와 북한의 ‘비타민C 대북 교류’를 설명했다. 이어 “흑돼지, 크루즈, 관광, 자연 유산을 비롯해 바람, 태양, 풍력 등을 활용한 에너지 교류, 생태 교류, 인적교류를 통한 평화 등 여러 가지 교류를 할 수도 있고 이번 제주포럼에서도 그 가능성들을 논의해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또 올해 4·3 70주년 릴레이 캠페인 ‘4월엔 동백꽃을 달아주세요’ 첫 주자로 나섰던 정우성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와 정우성은 예멘 난민 신청자를 인도적 차원에서 관리해야한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원 지사는 “국민들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난민 문제에 책임을 다하고 발생할 수 있는 불안이나 사회적 문제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에서나 국가적으로 난민 지원이나 관리 체계를 잘 갖추는 것은 필요하나 이 문제로 갑론을박을 넘어 감정 싸움이 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 배우 정우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정우성에게 제주 비타민C 외교의 메신저 역할을 요청하며 제주감귤을 선물했으며, 유네스코 자연유산 책자와 제주의 흙으로 만든 물 허벅 모형을 함께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병우 겨눈 ‘사법농단’ 수사

    법원행정처·禹 연결 고리 드러날 수도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관련 고발인을 연일 소환 조사하며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수사가 ‘재판거래’와 ‘법관사찰’ 의혹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넘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대표인 조승현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를 불러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등을 고발한 경위를 조사했다. 조사에 앞서 조 교수는 “사법부가 사안을 자체 조사했지만, 국민 의혹이 크기 때문에 검찰이 샅샅이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 주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고발인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임 전 차장, 행정처 주요 실장과 심의관 등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법원 내 이메일·메신저,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운행 일지 등을 임의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검찰의 칼날이 우 전 수석을 겨누고 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번 수사는 ‘법관사찰’과 ‘재판거래’ 두 갈래로 진행되는데, 그중 재판거래의 한 축이 청와대고,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인물이 우 전 수석이다. 때문에 임 전 차장에 대한 수사는 결과에 따라 우 전 수석으로 향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요구한 자료는 임 전 차장을 비롯한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이미 검찰이 확보한 우 전 수석의 동선과 통화 기록 등과 비교하면 진실 규명이 되는 것은 물론, 결과에 따라 우 전 수석에게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양 전 대법원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우 전 수석과 임 전 차장이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이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tea@seoul.co.kr
  • 800시간 수업 대장정… 24시간도 모자란 ‘사무관 사관학교’

    800시간 수업 대장정… 24시간도 모자란 ‘사무관 사관학교’

    공직자가 되기 위해 공부에 청춘을 바친 고시생. ‘합격’은 꿈에 그리던 목표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다고 바로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시생의 ‘때’를 벗고 ‘사무관’의 직함을 달기 위해선 여전히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합격자는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향한다. 5개월간 빼곡히 짜인 교육 일정을 소화하며 조금씩 공무원이 돼 간다. ‘사관학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쉴 틈 없이 혹독한 시간. 하지만 장차 국가를 이끌어 갈 리더가 되려면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버텨낼 수 있는 건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자부심 때문이다. 예비 사무관들은 어떤 교육을 받을까. 일일 교육생으로 이들의 하루를 들여다봤다.“‘커피 핸드드립’을 주제로 발표하겠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캡슐 커피는 간편하고 맛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죠.” 지난 15일 오전 9시 인재원 3층의 강의실에선 교육생 손경국(재경직)씨의 ‘커피 강의’가 시작됐다.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 ‘워밍업’ 차원에서 교육생들은 30분 정도 ‘테드’(TED)식 강연을 한다. 저마다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해 연구하고 동기 앞에서 발표한다. 본 수업은 아니지만, 교육생들의 자세는 진지하다. 만날 책상에 앉아 책과 씨름했던 고시생에겐 다소 색다른 경험. 하지만 교육이 끝나면 각 부처에서 관리자가 될 이들에게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날 오전은 윤병수 인재원 교수의 ‘정책학 이론’ 수업으로 채워졌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교육생들은 2층 대강당에 모여 윤 교수의 설명을 경청했다. ‘합리 모형’, ‘만족 모형’ 등 정책 결정 유형에 대한 윤 교수의 이론 강의가 이어졌다. 강사의 일방적인 전달에서 그치진 않는다. 교육생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을 때 국가 대응이 어땠는지를 되짚었다.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 어떻게 대처할지 옆사람과 간단한 토론도 했다. 학습의 농도는 점점 짙어진다. 점심 시간이 끝난 교육생들에겐 ‘포이즌-엠(Poison-M)’ 상황이 주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월 중국 신문에서 “중국 수산물에 금지 약물인 Poison-M이 사용됐다”는 기사를 확인했다는 가정이다. 교육생들에겐 1·2·3차에 걸쳐 제한된 정보가 제공된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국내산 양식어에도 관련된 검사를 해야 하는가’, ‘어느 정도의 양식장을 검사한 다음 발표를 해야 하나’, ‘발표 시점은 언제가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담당 교수가 “쉬어 가면서 하라”고 지시했지만, 아무도 쉬 지 않았다. 주어진 사례를 꼼꼼히 정독하며 저마다 주어진 상황에 적합한 답을 찾았다.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으려는 양식장에는 검사를 해 주고, 이 결과를 알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해당 양식장과 짜고 친다는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은 없나.”교육생들은 자유롭게 대안을 제시했고, 교수는 교육생이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으며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교육은 총 20주간 진행된다. 이수하는 과목만 163개다. 수업 시간은 800여 시간에 이른다. 인재원 담당자들이 ‘대장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교육 초반 3주엔 합숙도 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스케줄이 빼곡히 짜였다. 주로 공직 가치와 국가관을 함양하는 기간이다. ‘올바른 공직자상’, ‘헌법의 의미와 가치’ 등 과목명은 딱딱하지만, 내용까지 딱딱한 건 아니다. 공직 가치를 주제로 교육생들끼리 영화를 만들거나 ‘공직가치 퍼포먼스’ 발표도 한다. 다양한 직렬로 합격한 공무원들이 한 조가 돼 ‘공직 가치’를 주제로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정보보호직 윤승용(27) 교육생은 “합숙 때 같은 조였던 교육생들과 ‘단톡방’(메신저 단체 대화방)도 만들었다”면서 “나중에 각 부처에 가서도 좋은 인연이 돼 공직 활동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경직 손태빈(28) 교육생은 “직접 참여한 공직 가치 퍼포먼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자칫 딱딱하고 원론적으로 흐를 수 있는 분야지만, 체험형 교육을 통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고 전했다. 비합숙 기간엔 오후 6시면 정규 교육을 끝낸다. 그렇다고 마냥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일주일에 2~3번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보고서 종류는 상황, 요약, 보도 자료, 개선 등이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 또는 진천 인근 숙소로 돌아가는 교육생들은 자정까지 보고서를 작성해 교육 담당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저녁만 먹고 눈 돌릴 새도 없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느라 골몰한다. ‘어차피 합격했는데, 대충 수업만 따라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이곳의 모든 교육과정은 그대로 평가로 이어진다. 개인평가(55점)와 단체평가(45)를 합산해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지 못하면 수료할 수 없다. 합격이 취소되는 건 아니지만 실무에 투입되지 못하고 다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객관식 평가가 있으며, 개인평가 점수에 들어간다. 여기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서 전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받아야 추후 원하는 부처에 갈 확률이 높다. 고시 생활은 마감했지만, 공부하는 생활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합숙 땐 직군을 혼합했지만, 비합숙 땐 운영 편의상 A(일반행정·소수직렬), B(재경·통상), C(기술)로 반을 나눈다. 17주간 직군에 걸맞은 교육을 받는다. 공통 교과는 4개 분야다. 국정철학·가치, 직무 전문성, 공직 리더십, 글로벌역량 등이다. 주로 합숙 때 공직가치 관련 수업이 진행되고 반이 나뉘는 4주차부터 본격적인 직무 교육이 시작된다. 인재원에서 교육만 전담하는 교수는 5~6명. 필요하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한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이 직접 강의를 하는 일도 잦다. 조직 업무를 하는 행정안전부 직원이 직접 ‘조직 실무’ 강의를 맡는다. 국회 법제관은 ‘국회 실무’를 강의한다. 인사혁신처 대변인실 공무원은 ‘보도자료 실습’이나 ‘홍보기획안 작성’ 과목을 지도한다. 공무원으로서 적합한 언어를 사용하도록 국립국어원 위원이 직접 출강한다. 이외에 ‘행정 절차’, ‘징계 제도’, ‘보안 실무’ 등 공직 관련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 열린다. 짜여진 교육 과정을 잘 이수하는 것은 ‘기본’에 불과하다. 인재원 이수 조건에는 ‘개인별 과제’도 있다. 먼저 ‘e러닝’을 총 72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인터넷 강의라 틀어만 놓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이 중 몇 과목은 따로 필기 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한자능력검정시험 2급, 독서감상문(4회), 제2외국어 초급 단계 자격 취득도 인재원을 이수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역량개발(학습동아리 활동), 취미소양(악기 배우기 등), 건강관리(등산, 금연 등), 교육자세 등 4가지 항목에서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이수해야 한다. 정규교육 과정만으로도 벅차 언제 개인 과제를 할까 싶지만 대부분 교육생이 빠짐없이 해내고 있다. 교육 과정은 1·2학기로 나뉜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해 오는 9월 21일 교육이 마무리된다. 학기 사이에 일주일 정도 휴식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때도 마냥 쉬게 두진 않는다. 일주일 동안 국정과제 실천 방안에 대한 개인 연구보고서를 구상해 제출해야 한다. 이것도 개인평가에 포함돼 대충 낼 수 없다. 교육 마지막에는 합숙 때 다양한 직렬로 꾸려졌던 조원들이 함께 해외 정책연수 프로그램을 짠다. 외국의 정책 사례 중 본받을 만한 점이 있는 곳을 교육생 스스로 선정해 직접 다녀온다.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혹독한 과정. 하지만 장차 국가를 책임질 공무원을 양성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 당장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이 ‘대충’ 양성될 순 없는 노릇이다. 오동호 국가공무원 인재원장은 ‘교육생 입장에서 힘들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힘들겠지만,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힘든 건 당연하다”며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만 공무원은 죽어서 ‘정책’을 남긴다는 마음으로 수습 사무관들이 잘 배워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천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의 휴대폰 마지막 신호 근처에 대형 저수지가 있다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의 휴대폰 마지막 신호 근처에 대형 저수지가 있다

    ●경찰 실종 여고생 6일째 수색중···저수지 물 못 빼내 ‘아빠 친구’에게서 아르바이트 소개 약속을 받고 집을 나선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 발생 6일째인 21일 경찰은 야산과 들판 등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날 경찰청 실종전담반 7명과 광주경찰청 범죄분석관 5명,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미제팀, 감식팀 등 20명, 119특수구조대 5명, 의용소방대와 자원봉사자 44명 등 총 966명이 실종된 여고생 A(16)양 수색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마을 주변과 A양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 시켜준 것으로 알려진 아빠 친구 B(51)씨의 개 농장 등에 대해 수색을 벌였다. B씨는 개와 관련된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인근 군동면 금사저수지 인근에서 확인됐다. 이 저수지는 19만㎡ 넓이로 큰 편이다. 여고생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이곳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 여론이 높다. 하지만 농번기여서 경찰은 저수지 물을 빼내지 못하고 저수지 가장자리에 대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A양 “나한데 무슨 일 생기면 신고.ㅋㅋㅋ”···위험 감지했나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실종 일주일 전 A양의 학교 근처에서 A양을 우연히 만나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A양은 실종 전날인 15일 오후 3시 34분쯤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봐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던 A양은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B 씨를 만나러 가기 전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A양은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도 보냈다. 강진 실종 여고생 A양의 “신고“ 문자가 공개된 후 A양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감지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이 친구 B양과 SNS로 문자를 주고받을 때 “ㅋㅋㅋ”를 여러 번 사용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A양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ㅋㅋㅋ’가 이 대화 사이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면서 “진지하게 위험성을 인정하고 혹시 일 생기면 신고해 달라고 한 건지 아니면 그냥 농담으로 우스갯소리로 장난으로 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아빠 친구’ 의문의 2시간 30분 행적과 미심쩍은 정황들 특히 B씨의 미심쩍은 행적은 A양이 사라진 지난 16일 집중됐다.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B씨의 검은색 승용차가 A양의 집과 600여m 떨어진 곳 CCTV에 찍혔다. A양은 16일 오후 2시쯤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선다고 친구인 C양에게 같은 메신저를 통해 알리고 이날 오후 4시24분쯤 도암면 야산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면서 행적이 사라졌다. B씨의 승용차는 도암면 지석마을로 들어간 뒤 2시간 넘게 지나 마을을 빠져나왔고 오후 5시 35분쯤 강진읍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짙은 선팅 때문에 A양의 동승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B씨는 당시 휴대전화를 집과 인접한 자신의 가게에 두고 외출했으며 승용차 블랙박스도 꺼놓았다. 집 인근 CCTV에는 B씨가 귀가 후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를 하는 모습도 찍혔다. 증거인멸 과정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A양에게 뭔가 일이 생겼다면 오후 2시부터 5시35분 사이인 2시간30분가량이다. 특히 A양 휴대폰이 꺼진 오후 4시24분부터 B씨가 집으로 돌아온 시간대에서 B씨 행적 규명이 필요하다. 밤까지 돌아오지 않은 A양을 걱정한 어머니가 찾아왔을 때도 B씨는 의심스러운 행동을 반복했다. 가족들과 잠자리에 들려고 했던 B씨는 오후 11시 30분쯤 초인종이 울리자 자신의 가족에게 “불을 켜지 말라”고 말했다. B씨는 다른 가족이 문을 열기 위해 밖으로 나간 사이 뒷문으로 달아났다. 이후 B씨는 신고 6시간여만인 17일 오전 6시 17분쯤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시신을 부검결과 저항하거나 다른 사람과 접촉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달아난 것이나, 스스로 목을 맨 것도 A양에게 심상잖은 일이 발생했고, 이에 B씨가 연루됐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이다. A양 어머니는 17일 오전 0시 57분에 경찰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했다. 경찰은 A양 어머니의 신고 내용을 토대로 우선 B씨의 행방을 추적했지만, 그는 집에 휴대전화를 두고 달아난 뒤 모습을 감췄다.●인멸된 증거들···결정적 증거는 정밀 감식결과 나와봐야 경찰은 “B씨 주거지와 가게, 차량을 수색했지만 A양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며 “차 안 유류품 80여점에 대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도암면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람만 보면 짖던 우리 멍멍이, 광진 훈련사 오니 달라졌어요

    사람만 보면 짖던 우리 멍멍이, 광진 훈련사 오니 달라졌어요

    직접 방문해 반려동물 교육 문제 원인 분석… 행동 교정 미취학 아동에 동물보호 교육 더불어 사는 ‘페티켓’ 알린다가정주부 A(36·서울 광진구 중곡동)씨는 반려견 때문에 고민이 컸다. 시도 때도 없이 컹컹 짖어대 이웃집에서 항의가 곧잘 들어오곤 했다. 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겐 이를 드러내며 물려고 달려들어 친구조차 마음 편하게 초대하지 못했다. A씨의 걱정을 안 한 지인이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A씨는 즉시 훈련사를 집으로 불렀다. 훈련사는 문제 행동의 원인을 분석한 뒤 조련을 거듭했다. 반려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상 행동을 하지 않고 온순해졌다. 광진구가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찾아가는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가 지역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의 모범 사업으로 꼽히며,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이끌고 있다. 찾아가는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 사업은 지난 3월 시작됐다. 반려동물 훈련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반려동물을 교육한다. 배변과 생활공간 영역을 구분하고, 문제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 행동 교정을 해 준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추가 교육이나 상담을 해 준다. 한 주민은 “사람만 보면 짖어대며 물려고 해서 걱정이 컸는데, 훈련사의 조련으로 180도 달라져 깜짝 놀랐다”며 “이제는 마음놓고 애완견과 산책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는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우리 동네 동물 훈련사인 고미정씨는 “우리 사회는 반려인만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반려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선 반드시 반려견의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민원을 분석해 보니 소음이나 공격 행위 같은 민원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며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 갈등도 해소하고, 반려동물 주인들의 걱정도 덜어 줘 반응이 좋다”고 했다. 구는 만 5세 이상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물 보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생명 존중과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서다. 동물 보호 전문 강사가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페티켓’을 알려 준다. 구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페티켓은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이웃과 충돌 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라디오스타’ 지석진, 유재석 빅 시크릿 공개 “최초 공개야?”

    ‘라디오스타’ 지석진, 유재석 빅 시크릿 공개 “최초 공개야?”

    ‘라디오스타’ 지석진이 유재석의 빅 시크릿(?)을 누설한다. 오는 20일 방송되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는 지석진, 김제동, 양요섭, 정승환 등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지석진은 녹화 초반부터 게스트 첫 자리에 착석한 것만으로 들뜬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날 지석진은 제2의 신혼을 맞이한 사실을 공개했다. 결혼생활 베테랑 답게 스스로 체득한 반성문과 각서의 차이점을 공개해 MC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그는 반성문과 각서의 주요 포인트를 딱딱 짚은 것은 물론, 팁까지 전수하며 결혼생활의 노하우를 밝혀 모두를 웃게 했다고. 거침없던 지석진은 유재석의 얘기가 나오자 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칭 유재석 전문가인 그에게 MC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질문 공세를 했고, 지석진은 결국 제대로 낚여 “나만큼 알아?”라고 발끈한 뒤 유재석의 빅 시크릿을 공개했다. 말을 하지 않으려다 오히려 비밀을 털려 낭패를 겪은 지석진은 “최초 공개야?”라며 놀라는 동시에 깔끔하게 해당 비밀을 정리해주는 모습으로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또 지석진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BTS(방탄소년단)의 진과 휴대전화 메신저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까지 반강제로 공개했다. 현직 라디오 DJ 지석진, 김제동, 양요섭, 정승환과 함께하는 ‘라디오스타’는 오는 20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권 없어도 얼굴인식 출국

    이르면 내년부터 여권과 탑승권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이 가능해진다. 해외여행 전 집에서 수하물을 택배로 부친 뒤 공항으로 이동하고 귀국 후에도 집에서 택배로 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생체 인증 출국, 홈 체크인 등의 내용을 담은 ‘인천공항 스마트 100대 과제’를 17일 공개했다. 공사는 지난 3월부터 대국민 공모,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100대 과제를 수립했으며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은 내년 초부터 사전 등록한 안면 인식 정보로 탑승권이나 여권을 대체하는 ‘스마트패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여권, 탑승권, 생체 정보를 하나로 묶은 ‘싱글토큰’으로 검색, 심사, 탑승까지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다. 이르면 2020년부터는 사전 등록 없이 지문, 얼굴 등 정부기관이 관리 중인 생체 정보를 활용해 전 국민이 종이 서류 없이 출국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한다.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집에서 택배회사를 통해 수하물을 맡기는 ‘홈 체크인’ 서비스는 올 하반기 시범 도입된다. 수하물을 공항까지 직접 옮길 필요 없이 택배회사에 위탁하고 전자 탑승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 후 입국 때도 세관 검사가 완료된 수하물을 집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신체 검색과 소지품 검색을 통합한 ‘터널형 보안검색’은 2023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다. 직접 짐을 가지고 터널을 통과하는 것만으로 보안 검색이 자동으로 완료된다. 주차 로봇을 이용한 자동 발레파킹 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무인 면세매장도 2023년 선보인다. 이 밖에 올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여객터미널 키오스크 챗봇을 통해 항공기 운항, 공항 혼잡 정보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제공받게 된다. 출입국 안내, 교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지능형 소통 로봇 14대와 터미널 정보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앱도 이용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메시지로 보내는 ‘미안해’… 진짜 미안한가요?

    메시지로 보내는 ‘미안해’… 진짜 미안한가요?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셰리 터클 지음/황소연 옮김/민음사/524쪽/2만 1000원이제는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스마트 근무제’나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회사나 공공기관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자결재, 화상회의시스템을 도입한 회사도 상당수이고,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서울역 등 곳곳에 스마트워크센터를 만들어 공무원들에게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야후나 IBM 같은 세계 유수의 회사들이 재택근무자들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한 기업의 사례를 보자. 첨단기술 컨설팅사 래드너 파트너스는 1990년부터 재택근무가 직장 문화가 된 회사였다. 그런데 2004년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사원들을 회사로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새로 공간을 만들고 사무실을 꾸며야 하니 당연히 비용도 더 들었다. 일부에서는 “이러면 누가 회사로 오려고 하겠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물리적 근접성이 직원 간 대화를 유발했고, 회사 내에서는 새로운 유대감이 형성됐다. 저자는 래드너 파트너스를 예로 들며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설명한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달로 ‘비대면 대화’는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메신저창에 ‘두 손을 모은’ 이모티콘 하나를 띄우면 그만이다. 직접 얼굴을 보며 잠깐이라도 서로 불편한 감정을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상대에게 미안함을 ‘전송’할 때 성찰의 과정은 없는 것과 같다고 단언한다. ‘미안해’라는 문자메시지로 화해한 연인은 결국 같은 문제로 또다시 싸우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테크놀로지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대화를 되찾을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무엇을 성취할 수 있으며,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그것을 방해하는지를 먼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42쪽) 얼굴을 맞대고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진 시대에 저자의 문제의식은 경청할 만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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