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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미술사에서 가장 조용한 작품을 들 때 쇠라의 회화를 떠올린다. 그의 그림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품 안에 동작이 극도로 자제되어 있고 흔들림이 없어서이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끄는 침묵이 작품을 석화시키고 시간의 관념조차 없애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에서 쇠라의 침묵을 다시금 느껴보았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Musee d’Orsay)은 세계의 여타 미술관과 특별히 다른 전시방식을 하나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미술관의 특별 기획전은 상설전과 분리되어 있어, 표를 따로 구입하고 공간도 나누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오르세이는 특별전만 보겠다는 사람도 어차피 미술관의 전체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어있어 결국 소장된 작품들을 모두 보게 된다. 옛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니만큼, 유난히 높은 천장과 하나의 전체공간이 그 개방적 구조를 두드러지게 한다. 관람자는 전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며 사방에 가득 찬 작품들을 한꺼번에 직면하게 된다. 근·현대 작품의 보고로, 컬렉션의 창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옛 기차역 개조한 미술관 구조 인상적 이 오르세이 미술관이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3월15일∼7월10일)를 (쇠라와 신인상주의 작가 드로잉)전과 동시에 기획하였다. 미술관 앞에 특별히 마련해 놓은 임시 매표소에는 10여개 이상의 줄이 겹겹이 뻗어 있었다. 이 전시는 ‘점묘법’ 혹은 ‘분할주의’로 잘 알려진 쇠라(Seurat)를 중심으로 한 신인상주의에 대한 대규모 특별전이었다. 신인상주의전을 이같이 큰 규모로 기획한 것은 유럽에서 거의 처음이라 한다. 전시는 쇠라에서 클레에 이르기까지 120여점의 유화를 14개의 방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주의가 추구한 색채의 생생함을 과학적으로 확고히 구축한 쇠라였다. 그는 순수한 색채를 병치하여 미세한 점들을 모자이크해 표현하는 놀라운 체계를 제시했다. 자연을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1891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쇠라의 뒤를 이어, 시냐크(Signac)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신인상주의를 파급시켰다. 이번 오르세이 미술관 특별전은 이러한 영향을 구체적인 작품들에서 확인해준다. 전시는 몇 점의 쇠라 작품을 시작으로 동시대 작가들을 보여주고, 점차 20세기 작가들로 옮겨간다. 그러나 전시의 중간부분에 쇠라를 본격 배치하여 주제를 확인시켰다. 뒤이어 반 고흐, 마티스, 칸딘스키, 피카소, 클레 등 20세기 거장들이 보인다. 이들의 작업 중 신인상주의 작품들만 선정하여 전시한 것이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들 중 신인상주의를 거치지 않은 작가가 없을 정도로 신인상주의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이것이 본 특별전의 기획 의도로서, 신인상주의는 20세기 현대미술로 가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서구 현대 회화의 시작인 19세기 후반 인상주의가 이룬 미학은 색채를 위해 형태를 희생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는 견고하고 입체적인 형태를 구현하려던 르네상스 이래 서구 전통미술의 가치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서구미술은 당시 미적 딜레마에 처했던 것인데, 그것은 미술에서 주체가 눈의 망막으로 경험하는 색채와 빛의 조합을 실현하느냐(인상주의), 아니면 객관 세계의 견고한 형태와 입체를 구현하느냐(고전주의)의 중대한 문제였다. 쇠라의 신인상주의는 이에 대한 완벽한 해결이었다. 인상주의 그림에서처럼 생생한 색채와 강한 햇빛의 효과를 내면서도 쇠라의 그림은 빠른 인상에 대한 완전한 반대 또한 나타낸다. 예를 들어, 그가 남긴 가장 큰 그림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1886년)은 수많은 작은 색점들로 가득한 대작이다. 미세한 색점을 찍어 실제 사람크기만큼 커다란 인물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었을까. 결과는 실로 놀랍다. 밝은 색채의 인물들은 바위에 새겨 놓은 부조처럼 영원히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 작품 한 부분에 폴짝 뛰어오른 작은 개를 보고 ‘저 개는 영원히 착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완벽한 침묵 가운데 이룬 견고하고 단순한 그의 고전적 아름다움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단순한 고전적 아름다움 그대로 전해져 천년을 넘는 미라처럼, 쇠라의 고요한 작업은 시간성을 초월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소음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에 가장 결여된 것이 있다면 이러한 부동의 침묵이라 생각되었다. 오늘날의 미술에는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 많다. 그러한 작품은 조용히 명상하며 침잠하는 관람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요즘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법과도 닮아 있다. 말없이 오래도록 쳐다보는 애달픈 가슴앓이보다는 직접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싸우더라도 서로 부딪쳐 알아가자는 쪽이다. 그러나 가끔 이메일과 휴대전화가 아니라 연한 편지지에 만년필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언어로 전하기에는 너무 절실한 감정이라 그저 침묵하고픈 때도 있다.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중, 은발의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서로의 손을 꼬옥 쥐고 함께 바라보는 한 폭의 그림에서 이들은 잃어버린 사랑, 상실한 미술에 대한 향수를 눈으로 되찾으려는 것일까. 이 향수는 단순히 나이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다. 빠른 변화와 속도, 지나친 소음으로 벅찬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숨 가쁜 우리 모두의 마음에 진하게 자리잡고 있다. 삶이 지나치게 시끄러울 때 한 점의 쇠라 작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고요와 침묵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리라. ●‘논다´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팔레 드 토쿄 밤의 도시 파리에선 유흥만이 아니라 문화활동도 바쁘게 돌아간다. 밤 12시까지 개방하는 전시장도 있다. 이 도시에서 소위 ‘논다’하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전시장으로 팔레 드 토쿄(Palais de Tokyo)가 그런 곳이다. 이 도시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과시하는 장소인 만큼 커다란 공간에 엄청난 스케일의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근 80m정도 되는 전시장의 한 영역을 하나의 캔버스인 양 물감을 휘둘러친 화려한 카타리나 그로스(Katharina Grosse)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현대미술을 다루는 주 드 폼(Jeu de Paume)의 경우는 낮 12시에 문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장 뤼크 물렌(Jean-Luc Moulene)의 사진전과 미국작가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의 비디오 작업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형이나 스크린에 사람 얼굴의 동영상 이미지를 투사하는 ‘말하는 머리(talking head)’로 잘 알려진 아워슬러의 작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얼굴만 덩그러니 던져진 존재들은 투사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표정 짓고 말하고 때로 소리 지른다. 머리를 둘러싼 주위 상황이 모두 생략되고 얼굴만 보여지니 공포감과 두려움이 더하다. 카르티에 재단(Cartier Foundation) 전시에서 본 기획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쾌적한 전시공간에 들어가자 큰 규모의 유화작업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정돈된 듯, 격자의 타일을 묘사한 미니멀 작업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타일벽이다. 노오란 타일의 벽을 묘사한 평면 틈새로 꿈틀꿈틀하게 파열된 내장이 엿보인다. 아뿔사. 타일 벽과 살(flesh)의 조합이라니. 아드리아나 바레자오(Adriana Varejao)가 그린 미니멀한 타일벽만 보아도 관람자는 그 배후의 피와 살을 느끼고 메스꺼움을 느낀다. 현대미술은 이런 것이다. 예기치 못하는 시각적 충격 속에 처절한 실존의 한계와 파괴를 경험한다. 아이러니, 공격, 충격을 통해 삶의 실체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오늘날 미술은 형태와 한계를 추구하는 아폴로적(Apollonian)인 축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마, 그래서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가 보다. 전영백 홍익대 미술대학교수
  • 개미 투자패턴 바뀐다

    개미 투자패턴 바뀐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10년동안 굵직굵직한 정치인을 숱하게 낳았다.‘강산도 변한다.’는 이 기간 동안 무명의 지역 정치인에서 전국적인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비상한 이들도 있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연륜을 지방에서 꽃피운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등이 전자의 경우라면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각규 강원지사가 후자에 속한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19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지난달 4일부터 28일째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1995년 6월과 7월 사이 23일 동안 순매도한 기록을 뛰어넘는 최장기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도 35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883억원을 순매수해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74포인트 내린 983.75를 기록했다. ●주식매매에서 펀드구입으로 지난달 2일(918.42)부터 지난 10일(990.79)까지 40일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7.8% 올랐다. 그러나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475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108억원 등 총 2조 786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이 기간에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은 적립식펀드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1조 5110억에서 12조 8470억원으로 1조 3360억원이 증가했다. 주식매입이나 이탈 등을 위해 증권사에 맡기는 고객예탁금도 1조 8000억원가량 늘었다. 개인자금이 주식을 팔아치웠으나 증시를 떠나기보다는 간접투자를 위해 펀드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요즘 서울 여의도 증권가 객장에서는 종목시세 전광판을 살펴보는 투자자들을 찾기가 힘들다. 증권사 직원들은 “어느 종목이 오르겠느냐.”는 고객의 질문은 거의 없고, 대신에 “어떤 펀드가 수익률이 높으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선진국형 변화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를 증시에 대한 투자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직접매매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경험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개인의 직접투자 감소는 이미 선진국들이 거쳐간 과정”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개인 매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2003년 이후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2003년 이후 개인은 총 17조 8137억원을 순매도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주가가 어느정도 오르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개인이 팔고 기관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탈자금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판교 등 부동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자본 투자패턴도 변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국계 자금이 지난 1년 동안 2조원 이상 국내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계 투자자들은 ‘차이나 쇼크(중국 긴축파문)’이후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국내증시에서 2조 166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와는 달리 이 기간에 미국계 자금은 3조 2814억원이 순유입됐다. 영국계 자금은 미국계 자본에 비해 투기성이 강한 헤지펀드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영국 법인 도이치뱅크런던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시멘트, 나산, 웅진코웨이 등의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에 앞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 5%를 모두 처분했다. 이에 비해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등이 주축인 미국계 투자자들은 현대미포조선, 계룡건설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 직원은 “영국계 자금은 단기 수익만 추구하는 헤지펀드로, 한국에서 빠져나온 뒤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쉬운 동아시아 금융시장으로 흘러갔다.”면서 “이는 국내증시에 안정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요즘 나는 우울하다. 꿈자리도 사납다.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온갖 귀신들에게 시달리다가 깨보면 아직 새벽 5시도 안 된 시간이 태반이다. 목이 타서 냉수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그제서야 사태가 이해된다. 타는 듯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꿈같은 시간을 주던 담배가 내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심심할 때와 바쁠 때에도 함께했고 밤을 새워 술을 마실 때와 그림을 그릴 때에도 제 몸을 태워 위로해 주던 담배를 울면서 떠나 보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춥고 배고플 때나 작업이 힘들 때에도 담배가 있어서 행복했다. 잠들기 전에 행여 내일 눈을 뜨면 없을까 걱정이 되어서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들지 못했고 아침에 눈을 뜨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제일 먼저 더듬어 손에 잡혀야 안심이 되던 담배였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내 목과 심장이 견디지 못하고 고장이 났다. 공기와 물처럼 있을 때는 귀한 줄 몰랐던 담배가 떠나 보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내게 생명같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달콤하고 꿈같은 담배연기가 내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집단린치를 당하고 떠나갔다. 이 세상의 모든 욕을 뒤집어쓰고 길거리에 내 던져진 싸구려 창녀처럼…. 하루 서너갑씩을 30년 넘게 피워온 행위는 사랑이 아니라 학대다. 아무리 좋은 꽃향기도 이 정도가 되면 독이 된다. 술과 담배. 혼자서는 마시지 않는 술이 친구와 같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담배는 애인과 같다. 요즘은 술이 고생이다. 담배 생각을 잊으려고 정신이 마비될 때까지 술을 마신다. 그리하여 내 온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어서야 잠이 든다. 오늘 아침의 일이다. 엊저녁 과음으로 머릿속이 덜컹대고 속이 메스꺼워서 집사람에게 꿀물 한사발을 청했더니 되돌아온 말이 걸작이다. “보소, 보약도 그 정도로 마시면 탈 나겠소!” 그러고 보니 담배를 보낸 한달동안 술 안 마신 날이 손가락에 다 꼽히지 않는다. 이러다 친구까지 잃겠다 싶어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애인이고 친구고 있을 때 잘 해야 되는 법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만화를 그린 게 아니고 술과 담배가 내 만화를 그려왔다. 이 세상에 필요없는 창조물은 단 하나도 없다. 담배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과한 것이 문제이다. 나는 담배를 정말 사랑한다. 불을 붙이는 동시에 너무나 좋은 감촉으로 깊이 입맞추면 한모금 향기로운 담배연기가 입안 가득차고 잠시 머물던 그 향은 내 입과 코를 통해 온 몸으로 번진다. 그 황홀한 향기는 내 정신을 오로지 하나 만화에만 집중케 했고 담배 한개비가 타는 그 작은 시간의 여유는 하루종일 나를 의자에 붙잡아 둔 에너지였다. 누구든지 담배 한 모금의 여유와 행복을 영원히 즐기고 싶다면 자기 주변의 한개비 담배를 애인 대하듯 해야 한다. 이것은 담배얘기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 하찮은 것 하나까지도 포함되는 것들의 얘기다. 모든 것들은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것들은 언젠가는 하나하나 당신을 떠나게 된다. 어린 날 눈부신 햇살아래 꿈결 속처럼 아른한 그 가을에 떠나버린 애인처럼…. <만화가>
  • 외국자본 ‘징계 도미노’ 조짐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이 탈세 또는 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국자본에 대해 징계 처벌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혐의 내용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들 외국자본들이 징계 조치를 수긍하지 않으면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에 대한 인수·합병(M&A)설을 흘린 뒤 200억원의 주식매매 차익을 챙긴 헤르메스 펀드는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혐의 내용을 통보받은 뒤 일정 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메스는 당시 자산운용 담당직원을 전직시킨 뒤 “한국의 법과 관련 규정을 잘 지키겠으니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다음달중 헤르메스에 대해 증권거래법(188조,215조) 위반 혐의로 담당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기관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처벌 수위는 영국 금융감독청(FSA)과 협의하고 있다. 헤르메스 펀드가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면 외국계로는 지난 2월 LG카드에 대한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워버그핀커스 이후 두번째다. 국세청도 론스타와 칼라일에 대한 탈세 혐의 조사를 이달중에 마무리짓고 두 외국자본에 대해 모두 10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지난해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280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도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 700억∼800억원을 추징받을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같은해 한미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7000억원의 주식 양도차익을 남기고도 배당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200억∼400억원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긴급진단 집값 이렇게 잡자] (上) 재건축 정책 바꿀 때다

    [긴급진단 집값 이렇게 잡자] (上) 재건축 정책 바꿀 때다

    서울 강남권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한달새 가격이 5억원이나 뛰기도 했다. 상승세는 수도권 남부로 이어져 분당의 30평형대가 평당 2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집값 상승세는 더 이상 국지적 현상이 아닌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수요억제 등 규제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와 발상을 달리하는 과감하고 용기있는 공급확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30년간 주택 규제정책만으로 집값을 잡은 적이 있습니까.”대형 건설업체 한 임원의 얘기이다. 주택건설 공급의 증대로 반사이익을 얻는 업계의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과거 집값 추이를 보면 맞는 얘기다. 실제로 1980년 이후 쏟아졌던 투기대책만으로 집값을 잡은 적은 거의 없었다. 지난 90년 연간 집값상승률이 60%에 달했던 시기에도 집값을 잡은 것은 5대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 200만가구 건설이었지, 규제책은 아니었다. 2001년 이후의 집값상승 때도 규제책이 줄을 이었지만 단기효과에 그쳤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부동산 대책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2001년 이후 나온 투기대책이 집값을 조금이나마 떨어뜨린 것은 10·29대책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사 이래 가장 강력한 투기대책인 10·29대책도 1년이 조금 지나자 약발이 떨어졌다. 규제책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정책적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재건축 규제를 풀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재건축 규제가 부른 화(禍) 서울에서 가장 효율적인 주택공급 방안은 재건축과 재개발뿐이다. 하지만 재건축 정책은 규제로 일관해 왔다. 가격을 잡기 위해 네거티브전략을 펼치면서 2003년에 소형평형의무비율과 후분양제, 개발이익환수제(시행은 2005년 5월19일)가 도입됐다. 재건축은 또 지구단위 계획이나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을 통해 국토계획법에 규정된 용적률보다 50%가량 낮은 용적률이 적용되고 있다. 서울의 재건축단지 가운데 2종 주거지역은 용적률 200%에 12층 이하(단독주택지구는 7층 이하)의 한도를 적용받는다. 교통혼잡 등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공급증대는 전혀 고려치 않았다. 하지만 소형의무비율 확대와 개발이익환수제로 중대형 공급이 줄고, 또 후분양제로 당분간 공급중단 사태가 올 것이란 우려가 퍼지면서 강남의 중대형 집값이 뛰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비강남지역과 분당·용인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모두 87개단지,9만 1246가구이다. 이들 단지의 용적률을 평균 50% 높여주면 2만 2000여가구,100%를 높여주면 4만 4000여가구가 각각 늘어난다. 미르하우징 임종근 사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200%정도 된다.”면서 “용적률이 100% 높아지면 가구수가 50% 정도로 늘어난 4만 4000가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분당신도시(9만 7000가구)에 못미치지만 판교(2만 6000여가구)를 훨씬 웃돈다. 이 정도면 강남권 수급불안 해소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할 수 있다. ●용기있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재건축 규제는 지난 20여년 동안 정책입안자들의 숙제였다. 고밀도 개발을 하고 싶은 생각이야 모두 가졌지만 해당 단지의 집값상승과 도시 과밀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내가 있을 동안만은’이라는 생각으로 재건축에 과감히 메스대는 것을 꺼려 왔다. 따라서 이 참에 재건축 용적률을 과감히 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고밀도 개발이나 소형의무비율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고밀도 개발의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적절한 가수요 대책과 함께 재건축 제도를 과감히 뜯어 고치는 용기있는 공무원이 필요하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회사 쫓겨나면 밥집이나 하지 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이같은 자조섞인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밥집’은 아무나 하나. 밥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속편하게 생각해도 좋은 그런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근들어 이른바 ‘잘나가는 사람’들이 잇따라 ‘밥장사’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계의 한 축을 차지했던 전직 은행장, 회사 매출을 쥐락펴락했던 카피라이터,‘고소득의 대명사’인 변호사와 의사…. 음식업계는 이들의 합류를 반긴다. 외식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이고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동주 한아식품 대표이사는 “과거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밥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당당한 문화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을 밟아본 적이 있는 음식업계의 ‘외인군단’. 이들은 어떤 요리철학을 갖고 현업에 임할까. 그들의 음식점을 살짝 들여다 볼까요? 글 김종면·이기철·최여경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최해국기자 jawoolim@seoul.co.kr ■ 은행장보다 주방장이 더 어려워…김재기의 ‘농우신라’ 한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 가운데 금융통 ‘김재기’를 모르는 이가 없다.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장을 지냈으니 그의 인재풀이 오죽하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상현 전민주당의원과 함께 한국의 ‘3대 마당발’로도 불리는 그는 언제든지 전화 한 통화로 달려나올 사람이 5000여명이 된다고 할 정도다. 그가 은행을 떠난 지 10여년 됐지만 아직도 행원들의 꿈이자 우상이다. 최초의 행원출신 은행장, 중학 동창 3명 은행장 동시 등극, 여지점장 3명 동시 발령…금융계에선 그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은행장 퇴직이후엔 한국씨름연맹 총재, 한국관광협회장 등으로 끊임없이 일을 찾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가 갈비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김회장은 “에이, 사장은 무슨 사장이야, 방마다 인사하는 마담이지.”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금융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가 노후를 편안하게 지내리라는 사회적 통념을 또 한번 유쾌하게 깨뜨렸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뒤쪽 사거리 삼성디지털플라자옆 농우신라(553-4151)에서 그를 만났다.“은행업무와 음식점도 서비스란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요. 고객을 중요시 해야하고, 또 내가 먼저 내주고 받는 것도 같지요.” 신라농우는 양식당처럼 깨끗하다. 고기집 특유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다. 인테리어도 재미있다. 방마다 유명 그림의 복제품을 걸어두었다. 은은한 음악도 흘러나와 고기집이 아니라 고급레스토랑 같다.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된다.”음식점을 하면서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그의 지론이다. 화장실이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다. 이러니 주방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신뢰감이 생길 만하다.“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은 식당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는 먹는 재미로 살았다.“은행장 시절 하루 아침에 5번 식사한 적도 허다해요. 모두 다 놓칠 수 없는 큰손 고객인 까닭에 같이 먹게 됐지요. 저녁은 몇 차례를 먹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음식맛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직장 퇴직자가 음식점을 하면 95%는 망합니다.5%가 성공하는 데 비결은 주인이 직접 주방에서 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기는 횡성 한우를 쓴다. 불고기 1만 9000원부터 생등심 3만 9000원까지 다양하다. 등심은 육즙이 적당히 밴 육질이 졸깃하다. 밑반찬도 깔끔하다.“이익을 덜 내더라고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지요. 손님이 많으면 결국 더 많이 벌게 됩니다.”그가 항상 강조하는 사항이다. 화학조미료통은 주방에서 아예 치워버렸다. 술은 주로 와인. 시중에서 3만∼4만원짜리 와인을 무조건 1만원에 판다.“우린 술집이 아니니깐 와인에서 이윤을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요. 고기 먹어러왔다가 와인이 더 비싸면 누가 마시겠어요?”시중에서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와인을 3만∼4만원에 내놓고 있다. 요즘엔 냉면을 낸다. 정문에 냉면엔 ‘메밀 60%를 쓴다.’고 내걸었다. 주방의 김영삼 냉면장에게 철저히 지킬 것을 지시했다.“메밀을 60% 쓴다고 약속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바로 고객을 속이는 사기지요.”. 고객이 “먹어본 냉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고객도 적잖다. 평양식 냉면의 은은한 맛과 육수맛이 그만이다. 평양식·함흥식·비빔냉면 6000원.‘잘나가는 고기집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퇴직이후를 걱정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또 한번 우상이 됐다. ■ 메스대신 부엌칼 잡았죠…노종헌의 ‘로이’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로이(Royee·540-3312)’는 맛집 많은 신사동 도산공원 일대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한국 일본 등 동양의 먹을거리를 서양식 조리법으로 풀어낸 정통 퓨전으로, 또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노종헌(37) 사장의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1988년 고려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국가고시를 보기 직전 1996년 훌쩍 유학을 떠났다. 가업을 잇기 위해 선택한 전공인 탓인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애초의 꿈이었던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다시 회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일식 레스토랑에서 그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처음 요리 인생을 열어준 사람이 바로 그 식당의 요시 나카가와 사장이었죠.‘가슴으로 요리하라.’고 가르치면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고객과 눈을 맞추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내놓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유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로 꼽히는 뉴욕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해 요리와 경영, 마케팅을 배웠다.“땀 흘리며 요리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떤 기쁨인지 알게 됐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제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 거죠.”한국에 돌아온 2001년, 워커힐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해 5월 ‘로이’를 열었다. 그가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삼겹살찜. 영국식 소꼬리찜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접목했다. 굽고 찌고 조리는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익힌 삼겹살, 고추냉이향을 첨가한 으깬 감자, 후추를 살짝 섞은 데리야키 소스가 함께 어우러진 요리. ‘밥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다.’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메로구이를 추천한다. 포도씨기름 마늘 생강 식초 등을 김과 함께 갈아만든 걸쭉한 소스를 깔고, 돌솥비빔밥의 누룽지처럼 그릴에 구운 꼬들꼬들한 밥을 올린다. 그 위에 잘 익은 메로구이를 얹어 완성. 김 소스와 메로, 밥 적당량을 비벼 입에 넣으면 밥의 씹히는 맛과 새콤달콤한 소스, 향긋한 김, 고소한 메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방황하던 아들이 자리잡은 모습을 보신 아버지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고요. 앞으로도 성실하게, 일관되게 정직한 맛을 선사할 겁니다.” 삼겹살찜·메로구이 1만 9000원, 파스타 1만 3000원, 밥 요리 1만 6000원, 주방장 추천세트 2만 5000∼3만 5000원. ■ 카피라이터가 만드는 바다의 맛…오시환의 ‘해장금’ 오시환(51). 그는 지난 20년간 대우, 코래드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AE 등으로 일해온 잘나가던 광고장이였다. 꿈에서조차 광고를 만들 정도로 광고삼매에도 빠져봤지만 가슴 한편엔 늘 허전함이 남았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경쟁을 먹고 사는 삶에 멀미를 느낀 그는 마흔여덟의 나이에 마침내 변신의 길을 택한다.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플로리다의 일식당,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등에서 보낸 3년간의 주방보조 생활. 날카로운 생선 아가미를 떼어내다 손을 찔리기 일쑤였고, 중식당에서 일할 땐 ‘웍(볶음요리할 때 사용하는 중국식의 깊은 프라이팬)’을 다룰 줄 몰라 하루 만에 해고되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그는 한국에 돌아와 요리집을 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뒤편의 바다요리 전문점 해장금(海長今·전화 741-8435)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선 뭘 먹어야 할까.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오시환 사장은 단연 해물누룽지탕(소 1만 3000원, 대 2만원)을 권한다. 그린 홍합과 새우, 청양고추, 숙주, 배추, 양파, 호박,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그리고 직접 눌린 국산 누룽지. 그외엔 어떤 인공 조미료도 넣지 않는다. 청양고추로는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숙주와 배추로는 시원한 맛을, 양파로는 달콤한 맛을 냈다. 해장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다요리집이지만 스시와 매운탕이 없다는 점.“한집 건너 한집이 횟집인 상황에서 ‘쓰키다시 잔치’인 회나 판에 박힌 매운탕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신이다. ‘마흔여덟에 식칼을 든 남자’라는 에세이집도 펴낸 그는 꿈을 잃어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역할모델이 될 만하다. 그를 보면 일본의 세계적인 요리사 마쓰히사 노부유키의 말이 새삼 진실되게 다가온다.“처음부터 잘 안 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자꾸자꾸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스스로 우바새라 부르는 독실한 불교신자. 맛의 선지식을 찾아 나선 그의 음식만행(萬行)은 언제쯤 끝날까. 그는 예순이 넘으면 모든 걸 정리하고 인도를 오가는 여행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건 새로운 타입의 해물야채수제비탕을 개발해 내는 것이다.“기대하세요. 맛의 별천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여문 손끝에서 과연 어떤 맛이 태어날까. ■ 노래하는 피자 보셨나요…김주환의 ‘톰볼라’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목소리가 너무나 깊고 은은하다. 흘러나오는 클래식은 냇물이 흐르듯 잔잔하면서 기품이 있다. 바로크시대의 기악곡들이다. 알비노니와 마르첼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벤야미노 질리와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의 성악이 나온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입구의 이탈리아 음식점 톰볼라(593-4660)의 분위기다. 사장은 서정적인 테너가수 김주환(55)씨.“처음엔 주방에 들어가 피자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손님을 안내하는 매니저예요.”그의 목소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10여년간 성악을 전공했다.“성악의 황금시대인 1930년대를 풍미했던 마리아 젠딜레에게서 배웠죠.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90년대 중반에 돌아와 수십차례의 독창회를 가졌다. 고풍스럽게 아름다우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게 그의 음색 특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극동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로마 외곽 산비트로의 톰볼라에 자주 가서 먹다가 주인과 친구가 됐죠. 향수를 달래느라 그 이탈리아 친구로부터 피자와 스파게티를 배웠습니다. 그게 음식점으로 이어졌습니다.”개업을 앞두고는 정식으로 로마의 피자학교도 다녔다. 그가 음식점을 하게 된 동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음악과의 공통점이 많단다.“외국 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음악과 음식입니다.”음식은 특히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식사에 맞는 음악, 이탈리아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는 인테리어, 이탈리아의 맛…. 이집의 화덕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왔다. 화산재로 만든 것으로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담백하면서 촉촉하다. 다른 음식들도 조리과정을 단순화시켰다. 재료의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스파게티와 피자, 리조토는 1만 2000∼1만 6000원. 톰볼라의 맛은 음악에 젖어있다. ■ 패션디자이너가 요리하는 ‘파크’ ‘본보스토’ 패션디자이너의 감성이 묻어나는 식당. 디자이너만의 멋이 묻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맛까지 더해졌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잡은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음식공원, 박지원의 ‘파크’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디자이너 박지원씨의 감각적인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 ‘파크(Park)’는 고급스러운 중국·태국 음식을 먹고싶을 때 찾아가면 좋다. 이름은 주인의 성을 딴 것도 있지만 ‘공원같은 느낌’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명은 어둡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입으로, 귀로, 손끝으로 느끼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게 하기 위함이다. 추천 요리는 석류소스 딤섬(2만 2000원). 달걀 흰자로 만두피를 만들고 닭고기, 야채 등으로 만두소를 만들어 낸다. 직접 짜서 내는 석류즙 소스를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하다. 샐러드 ‘얌운센’, 태국의 옐로파운드 카레를 달걀과 볶아 활게와 함께 내는 매콤한 ‘커리크랩’도 이곳의 스테디셀러라 불릴 만큼 인기있다. 각각 2만 5000원,4만 8000원. 이곳 식단은 5개월마다 한번씩 ‘정리’한다. 꾸준히 해외로 나가 맛을 배우고, 익혀와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영업시간은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1시.(02)512-6333. ●세련된 멋을 담은 강희숙의 본보스토 중견디자이너 강희숙, 강진숙 자매가 세운 ‘테이블2025’에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의 맛을 자랑하는 ‘본보스토’가 있다. 베이지를 기본으로 한 분위기에 나무 테이블과 투명 의자는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홍현주씨가 만든 그리스 제우스신전의 돌기둥은 본보스토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한다. 상큼한 라스베리 드레싱의 샐러드(1만 1000원)부터 아스파라거스 자연송이버섯 랍스타(4만 5000원)까지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파스타는 1만 9000원부터, 그릴구이는 1만 4000원부터.(02)543-3427 ■ 주인의 과거가 궁금한 맛집 4곳 산악인 오송호씨는 서울 명동 YWCA빌딩 지하 1층에 인도음식점 타지(776-0677)를 운영한다.“산에 미쳐 네팔의 카트만두와 인도에 살면서 음식 때문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이참에 한국 음식점을 하나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게 인연이죠.”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관을 6년간 운영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도 인도음식점을 낸 것. 파푸아뉴기니의 마운틴 윌헬렘(4508m)을 한국인 최초로 등정했던 그는 에베레스트를 네번 갔다.“1년의 절반은 산에 산다.”는 그는 1996년 소설가 박완서·이경자씨 등이 네팔과 티베트를 여행할 때 안내했다. 이런 까닭에 박완서의 소설 ‘모독’에 나오는 젊은 사장의 모델이 됐단다. ‘타지’는 수많은 소품과 조각들이 인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샤프란 향에 절여 구운 탄두리 치킨(2만원)이 인기. 점심에는 수프와 탄두리요리, 커리 2가지와 인도빵 난이 나오는 마하라자(2만원)도 괜찮다. 인도 요구르트 라시는 꼭 먹어볼 것. 소설 ‘원미동 사람들’,‘천년의 사랑’ 등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근처에서 한정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333-5616)을 한다. 상호는 물론 이모정식, 고모정식, 어머니정식 등의 메뉴 이름이 정겹고 문학적 향기가 배어 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은 한식을 코스요리화했고, 맛은 정갈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가 음식점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5년 동안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부엌신’이란 보고서 형태의 책도 냈다. 소극장을 꿈꾸었던 그가 주워 기른 고양이를 굶기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 음식점을 냈다는 것도 소설적이다. 가격은 1만 2000원부터 4만 8000원까지 4종류. 예약 필수. 아이스하키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박규호씨는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입구쪽에서 유럽식 음식점 레쇼(517-0746)를 경영하고 있다.4살때 스틱을 잡아 고3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동원증권팀에 들어가 창단 7일만에 우승을 견인하면서 시즌 MVP로 뽑히기도 했다.“아이스하키와 음식점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너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의 음식이 나온다. 전채와 샐러드가 1만 6000∼2만 4000원, 메인이 3만원선이다. “음식점 하는 것이 변호사 하는 것보다 더 유망한 것 같아요.” 금융문제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 강명훈씨도 음식점에 한 발 담그고 있다.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이탈리아 음식점 레뜨레깜빠네(336-3378)를 운영한다.81년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8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은행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전만큼이나 먹는 것을 밝히는 그가 성악가 김수경씨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맛본 피자에 반해 단박에 음식점을 개업했다.“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서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화산재 화덕으로 즉석에서 구워낸 피자. 빵이 얇고 쫀득하다.20여종의 피자를 만들어낸다.1만 2000∼2만 7500원.
  • [쇼핑in] 세계 유명브랜드 한자리에

    [쇼핑in] 세계 유명브랜드 한자리에

    ‘보다 우아하고 보다 품격 높게.’ ●‘투비용’시계 등 국내 첫선 제품 수두룩 롯데백화점의 유명 브랜드관 에비뉴엘(AVENUEL)이 ‘쇼핑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4곳에서만 운영되는 시계 멀티숍(편집매장) ‘투비용숍’과 구두 브랜드인 ‘마놀로 블라닉’ 등과 같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보이는 세계적 유명 브랜드들이 많은 까닭이다. 펠레그린 버틀랜드 에비뉴엘 마케팅부장은 “에비뉴엘은 일반 백화점과 쇼핑몰에서는 제공받을 수 없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쇼핑 문화를 선도한다는 차원에서 열게 됐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쇼핑 명소로 부상하며 연간 목표치 15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버버리’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 96개 ‘집합’ 지난 3월 문을 연 롯데 에비뉴엘은 매장면적 5200여평 규모로 ‘루이비통’·‘샤넬’·‘버버리’·‘아르마니’를 비롯해 ‘마놀로 블라닉’·핸드백 브랜드 ‘안나힌드마치’·웨딩드레스 브랜드 ‘베라왕’ 등 모두 96개 해외 유명 브랜드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매장은 ‘엘리든’과 ‘크로노다임’,‘마놀로 블라닉’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신예 디자이너브랜드 멀티숍인 ‘엘리든’은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패션 선진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직소싱(구매)해 출시하고 있는 매장. 여성의류·액세서리·란제리 등 패션 상품 24개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고급 차를 판매하는 ‘티뮤지엄’도 곁들여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만난 방준희(28·서울 송파구 오금동)씨는 “매장의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심플해 집안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이 덕분인지는 몰라도 제품들의 대부분이 생소한 브랜드인 데도 자주 대하는 제품과 같은 느낌을 받아 보다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는 여성의류를 내놓은 ‘프로엔자 슐러’와 ‘미나 퍼호넌’,‘잭 포즌’,‘앤드류 GN’ 등.‘프로엔자 슐러’는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장식 패션을 선보여 완벽한 착용감과 수공예적인 장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인 디자이너 아키라 미나가와가 출시한 ‘미나 퍼호넌’은 화려하면서도 다양한 소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잭 포즌’은 옷 자체의 이음선에서 보이는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강조, 내털리 포트먼·줄리안 무어·리브 타일러 등 유명 배우들이 즐겨 찾고 있다. 화려한 장식과 세련미를 추구하고 있는 ‘앤드류 GN’은 물방울 무늬와 풍부한 꽃들이 프린트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통 시계 멀티숍인 ‘크로노다임’도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롤렉스’·‘바쉐론 콘스탄틴’·‘예거 르쿨드르’·‘보메 메르시에’·‘태그 호이어’·‘브라틀링’·‘에르메스’·‘크리스찬 디오르’ 등과 같은 전통과 품질을 보증하는 9개 유명 브랜드 시계가 선보이고 있다. ●“매장마다 칸막이 설치돼 답답한 느낌” 특히 시계 전문 부티크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온 판매 매니저들이 유명 브랜드 시계의 역사·문화 등을 알려주는 코치 역할도 하고 있다. 딸과 함께 쇼핑을 즐기던 김성숙(58·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씨는 “결혼을 앞둔 딸의 혼수품을 살펴보려고 찾았다.”며 “명품관인 만큼 매장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앤티크풍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매장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독립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조금은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기가수 마돈나가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구두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도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마돈나가 즐겨신는 ‘마놀로 블라닉’구두 눈길 뛰어난 혁신과 창의력으로 패션을 주도해온 이 브랜드는 단화 스타일의 플랫폼 신발이 유행할 때 굽이 가늘면서도 높아 날씬한 스틸레토 힐 스타일을 살아나게 하는 등 독창적인 스타일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진승현 에비뉴엘 바이어는 “에비뉴엘은 명품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품격을 느끼게끔 문화적인 냄새가 배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오픈 때에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 지난달에는 ‘꽃피는 봄’,6월에는 ‘휴양지’라는 테마로 매장 곳곳에 미술작품을 전시해 쇼핑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리처드 차이’등 국내 브랜드 2종도 어깨 나란히 해외 유명 브랜드 일색인 에비뉴엘에도 국산 토종 브랜드가 늠름히 버티고 있다.‘Y & Kei’와 ‘리처드 차이(Richard chai)’가 바로 그것이다. ‘Y & Kei’는 여성의류 ‘오브제’로 명성을 얻은 디자이너 강진영씨가 지난 2001년 뉴욕 컬렉션에 진출하며 만든 브랜드.2003년 뉴욕의 패션그룹 인터내셔널로부터 신인 디자이너상을 수상하고, 미국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가수 머라이어 캐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즐겨 찾는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뉴욕의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 입점했다. 배선영 에비뉴엘 바이어는 “올해 봄·여름 상품은 ‘파 이스트(Far East), 파 웨스트(Far West)’라는 테마로 동양적인 이미지가 서양적인 디자인 감각과 결합돼 달콤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며 “색상은 순수하고 행복한 느낌을 표현한 아이보리와 베이지를 기본으로 해 블루, 라일락, 옐로, 제라늄, 녹색으로 생기를 더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리처드 차이’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디자이너로 지난해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런칭했다. 깔끔한 라인과 고전적이고 공예적인 요소가 담긴 디자인을 선호해 자수 등 전통적인 기술을 사용한 현대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 사거리는 알뜰 쇼핑의 천국이다.50% 할인은 기본이고 70∼80% 저렴한 균일가전도 날마다 열린다. 이월상품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신상품도 넘쳐난다. 다만 매장이 너무 많아 딱 맞는 물건을 찾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서울인이 쇼핑을 싫어하는 남성을 위해 나섰다. 패션 아웃렛 타운에서 남성의류 구입하는 비법을 공개한다. ●신사정장 집합지 마리오 아웃렛 남성정장 브랜드 대부분이 마리오Ⅰ,Ⅱ에 입점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마리오Ⅰ 2층에 올라서면 왼편에 신사정장이, 오른편에 캐주얼 의류가 진열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싸고 행사 매대가 즐비하다. 각 매장은 최저가를 표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워모 14만 8000원, 레노마 23만원, 란체티 19만원 등이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상설행사장에선 2∼3년 이월정장이 70∼80% 저렴하게 판매된다. 마리오Ⅱ 2층에도 중저가 정장 브랜드가 있다. 가격은 15만원부터 다양하다. 백화점처럼 여러 브랜드를 비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수선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바지는 2000원, 소매·허리는 4000원이다. 수선시간 30분∼1시간을 기다리기 힘들면 택배비 2500원을 내고 며칠 뒤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스포츠 의류 메카 원신 아웃렛 최근 새단장한 원신 아웃렛 2층에는 스포츠 매장만 20군데다.150평 규모인 아디다스, 나이키가 양쪽 코너를 장악하고 있다. 의류는 물론 신발·가방도 4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울시 남방은 3만 5000원∼4만원, 니트는 6만∼7만원. 나이키 신발은 4만∼15만원, 반팔티셔츠는 1만 6000∼1만 9000원. 아디다스 가방은 3만∼4만원, 바지는 4만원. 원신 아웃렛의 또 다른 특징은 1층에 LG패션이 몽땅 입점해 있다는 것. 원신이 10년 동안 LG패션의 협력업체로 활동한 덕이다.TNGT, 마에스트로, 닥스, 해지스, 애시워스, 타운젠트 등이 150평 규모에 자리잡고 있다. 일부 상품은 할인 없이 판매한다. ●서광모드서 수입의류 발굴하기 ‘수출의 다리’ 왼편에 자리한 서광모드 캐주얼 할인매장엔 미국의 캐주얼 의류 제조업체인 갭(GAP)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바나나 리퍼블릭 등 유명 캐주얼 수입의류를 50∼7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광모드 스포츠 할인매장에선 라코스떼가 판매된다. 이월상품 중심이다. 스포츠의류업체인 퀵실버 매장은 마리오Ⅰ 맞은편에 위치한 만승 아웃렛에 있다. 바로 옆엔 휠라(FILA)가 자리잡고 있다. ●할인+할인 이달 초까지 다양한 신사정장 행사가 펼쳐진다. 원신은 빌리켄, 보스렌자, 노팅힐, 잔피로 정장을 3만원이란 파격가에 내놓았다. 재킷·바지는 1만원, 반코트 3만 9000원, 롱코트 7만 9000원. 브랜드와 상관없이 헌 구두를 가져오면 5000원 보상하는 행사도 오는 12일까지 연다. 마리오도 6일까지 워모 정장을 7만원, 지이크를 9만원, 트루젠을 9만원에 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에누리 상품만 계절마다 출근 짝퉁 적절활용 면세점도 타깃 기업용 IT솔루션업체인 ‘이지시스템’ 전략기획팀 대리 강달연(30)씨는 ‘가리봉 키드(kid)’다. 고교 2년생 때 친구를 따라 발을 들여놓은 뒤 13년동안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에누리 상품만 구입한다.’는 그의 철학과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기 때문. 지난 2월,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이지시스템으로 옮기면서 아예 가리봉역으로 출퇴근한다.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를 살짝 훔쳐본다. ●신사정장은 20만원 안팎 지난 2001년 해외 인턴십 면접을 앞두고 처음 정장을 장만했다. 파코라반을 50% 할인한 26만원에 샀다. 이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벌씩 구입한다. 그는 워모와 코모도 마니아다. 이날 입은 쥐색 줄무늬 정장도 워모. 지난해 5월 60% 할인할 때 구입했다. 가격은 18만원. 코모도는 의류전문 인터넷 쇼핑몰 하프클럽(www.halfclub.com)에서도 살 수 있다. 그가 경험한 최고의 쇼핑 횡재는 2002년 10월 트래드클럽 클래식을 14만원 균일가로 구입한 것.2∼3년 이월상품이지만 스타일도 원단도 최고급이었다. ●맞춤셔츠 3만원대 목이 두꺼운 편이라 일반 셔츠를 입으면 답답하다. 폴로 남방을 입다 2003년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해밀턴셔츠(02-796-3984)에서 맞춘다. 가격은 3만원 안팎. 원단과 옷깃·소매 디자인을 맘껏 고를 수 있다.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옷치수를 재는 게 중요하다. 옷소매에 새겨진 D.Y.Kang이란 이니셜이 눈길을 끈다. ●‘짝퉁’ 넥타이를 사랑하다 마리오 아울렛에서 행사할 때 구입한 1만원짜리 란체티 넥타이. 닭과 병아리 캐릭터가 그려져 ‘조류독감’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넥타이는 이태원 짝퉁이다. 아르마니, 에르메스, 구치 모조품은 2만 5000원. 그는 노점에서도 값을 깎아 1만 8000원에 산다. 안감까지 정교한 물건을 발견하는 ‘행운’이 따르면 짜릿하단다. ●면세점에서 구입한 발리 협력사 미팅이나 세미나 때만 신는 발리 구두.2003년 10월 해외여행을 갔다 면세점에서 28만원 주고 장만했다. 정상매장에선 55만∼60만원 정도. 눈·비오는 날엔 절대 신지 않는다는 철칙 덕에 여전히 반짝반짝 빛난다. 안경은 가수 서태지와 할리우드 스타가 즐겨 사용하는 올리버 피플. 남대문 신한안경(02-776-6063)에서 21만원에 구입했다. 명품 안경점에선 30만∼35만원. 이탈리아 조르지오 아르마니, 일제 마쓰다도 좋아한다. 모조품이 없을 만큼 유명하지 않은 명품을 선호한다. 잔스포츠 가방은 2001년 8월 취업 직후에 이태원에서 구입했다.7만원짜리를 ‘취업 축하 기념’이라고 우겨 3만원에 샀다.‘세일하지 않으면 깎아서라도 산다.’는 쇼핑 노하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백화점매장서 철수되면 바로 아웃렛으로 가라 맘에 드는 의류를 저렴하게 빨리 구입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백화점에서 해당 의류가 철수되면 아웃렛 매장을 찾아가 상품명을 말하고,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요즘엔 컴퓨터로 재고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1주일이면 상품을 갖다 준다. 아웃렛 상품이니 할인은 기본. 레노마 이정광 소장은 “히트상품도 재고는 남아 있기 마련”이라면서 “발빠르게 움직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균일가 행사에서 맘에 드는 정장을 발견했다면 바지는 두 벌 구입하는 게 좋다.2∼3년 묵은 상품이기에 바지가 해지면 따로 살 방법이 없다. 쇼핑리스트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싸다 보니 충동구매가 많아지기 때문.5000원,1만원이 모여 10만원,20만원이 된다는 걸 잊지 말자. 기자도 취재를 나갔다 손목시계(1만 2000원), 티셔츠 3벌(3만원), 베네통 재킷(4만 9000원)·민소매티 2벌(1만 8000원)을 사고 말았다. 행사장만 돌아다니면 오히려 ‘행운’을 놓칠 수 있다. 매장 내에서도 추가 할인하는 상품이 숨어 있다. 직원에게 60% 이상 깎아주는 상품을 물어보라. 횡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결혼이야기] 최민수(28·현대산업개발 홍보팀) 이선영(25·신한은행 김포공항점)

    [결혼이야기] 최민수(28·현대산업개발 홍보팀) 이선영(25·신한은행 김포공항점)

    우리가 처음 만난 때는 2003년 5월 3일. 친구가 소개팅을 했는데, 함께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그런데 이런 운명도 있을까. 그녀 역시 친구 따라 우연히 나온 것이다. 우연이 필연으로 연결될 수도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우리는 분위기 넘치는 바(bar)로 자리를 옮겼다. 아니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던 나의 심장이 갑자기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멈춰버리기 일보 직전까지 달아올랐다. 나는 용기를 냈다. 주머니에는 영화표가 있었다. 나는 영화표를 꺼내들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그런데…. 결과는 OK! 그녀와 다시 만나 처음 본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었다.“다들 손잡고 다니는데…, 우리만 따로 걷고 있네요. 손 잡아도 돼요?”난 영화는 딴전이었고 그녀의 부드러운 손맛(?)에 푹 빠졌다. 아직도 영화 스토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시작한 데이트를 기념으로 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앞으로 1주일 내내 데이트를 신청해서 모두 OK를 받아내겠다. 그러면 그것은 우리가 함께하라는 운명이다.” 운명일까, 정성일까. 아니면 하늘이 도왔을까. 그녀는 1주일 데이트 신청에 한번도 퇴짜를 놓지 않았다. 이후 달콤한 데이트를 이어가던 어느날 우연찮게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줄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그녀의 집이 우리 회사가 지은 아파트였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마음 속으로는 어느새 ‘청혼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녀에게 고백할까…. 고민에 빠져있던 1년 전, 아르키데메스의 발견처럼 갑자기 내 머리를 스치는 프러포즈 방법이 떠올랐다. 신한은행 홍보팀의 협조를 얻어 사내방송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녀의 직장에서도 도와줘 내가 쓴 사랑의 고백이 담긴 편지와 신청곡(임창정의 ‘결혼해줘’)까지 사내방송을 탔다. 우연히 방송을 듣던 그녀는 감동을 받았고, 며칠 뒤 나는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하며 고백했다.“평생 너의 사진 속에 나를 담고 싶다.”고. 드디어 다음달 14일(토) 오후 3시 안암동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결혼한다. 처음 만난 지 2년 만이다. 다가올 나의 밝은 미래를 그려보며 오늘 하루도 그녀를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해본다.
  • 변액보험 과장광고 ‘메스’

    변액보험 과장광고 ‘메스’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위험보장과 투자수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가입유치 경쟁으로 허위 광고에 속아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보다 못한 금융감독당국이 변액보험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가입자 120만명 22일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직장인 김모(33)씨는 TV홈쇼핑에서 매월 100만원씩 60세까지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가입하면 나중에 위험이 닥쳤을 때 보험금을 받고 주식투자 등을 통해 연 9.5%의 투자수익도 보장받는다는 광고를 보고 보험에 가입했다. 광고에서는 남자 33세의 투자 적립금을 계산하면 10억 8340만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월 100만원을 60세까지 꼬박 모아도 3억 2400만원에 불과한데,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하면 3배 이상의 목돈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변액종신·변액유니버셜·변액연금·변액CI(치명적질병보험) 등 변액보험 수입료는 1조 8678억원으로 전년(6746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가입자도 120만명이 넘었다.4종류의 변액보험중 변액유니버셜의 인기가 가장 높다. 변액보험은 보험금이 투자수익 등으로 변동되는 보험이고, 유니버셜보험은 보험료를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보험이다. ●불가능한 수익률과 각종 수수료 그러나 이를 따져보면 기대와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수익률이 연 9.5%씩 20년 이상을 유지하면 나중에 받는 환급률이 334%나 된다. 여자라면 원금의 419%를 받는다. 수익률 보장 광고는 불법판매에 속한다. 보험소비자연맹은 “그처럼 폭발적인 수익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변액보험은 일정 기간동안 보험료의 20∼25%를 설계사 수당 등을 위한 사업비로 뗀다. 나머지 75∼80%만 투자된다는 의미다. 여기다 수수료격인 최저 사망보장 비용으로 0.05%를 빼고, 매일 투자액의 0.8%(채권형)∼1.0%(주식형)가량 펀드운용 수수료를 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보험료를 중도에 인출하면 2000∼5000원의 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월 보험료 액수를 변경하면 0.8%의 감액 비용이 든다. 매월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광고하지만 이 경우 책임준비금에서 계속 감액되기 때문에 나중에 그동안의 적립금이 ‘0원’이 될 수도 있다. 일반보험과 달리 보험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보호도 받지 못한다. ●사업비 낮추고 판매자격 강화 금융감독원은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상품과 판매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총 보험료의 800∼900%에서 700% 이하로 낮추도록 보험사에 권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17개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변액보험 자격증이 있는 보험설계사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판매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당부하기로 했다.‘24개월 의무납입’ 등 유니버셜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개별약관의 내용을 소비자에게 분명히 고지하도록 했다. 사업비 비중이 낮아져 보험료가 줄더라도 이는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될 뿐, 기존 가입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잠정적인 판매중단 등을 통해 상품을 정비하고 판매교육을 강화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주 변호사는 “자산운용전문가를 확보하고 판매자격제도를 더 강화해야 하며, 보험설명서는 계약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바꾸고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식물성 염색약 정신착란 위험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식물성 염색약에 법적 기준치의 2배가 넘는 중금속 망간 등의 성분이 함유돼 정신착란과 경련·두통·근육통 등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으며, 염색약을 자주 다루는 미용사의 절반 가량이 만성 소화장애와 안구건조증·피부질환 등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서경대 미용예술학과 조진아 교수팀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국내 7개사, 외국 5개사 등 12개사의 제품과 산화형 염색약 34종, 식물성 염색약 2종 등 모두 36종의 염색약 성분을 분석하고, 일반소비자 500명과 미용사 450명 등 950명을 대상으로 부작용 실태를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AAS성분분석법을 이용해 수입 식물성 염색약의 중금속 함량을 분석한 결과 망간수치가 42.7으로 법적 기준치 20의 2배가 넘었으며, 산화형 염색약의 0.09보다는 무려 470배나 많았다. 납성분도 합성염색약은 평균 0.40이었으나 식물성 염색약은 0.58으로 0.18이나 높게 나타났다. 중금속인 망간은 체내에 축적되면 두통과 관절·근육통, 경련, 정신착란 등을 유발하며, 납은 적혈구 파괴, 골수 침투, 위장과 신경·근육계통의 장애를 유발한다. 미용사 및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염색약의 부작용 실태 조사에서도 미용사의 50%가 위장 및 소화장애, 안구건조증, 피부질환 등을 경험했으며, 일반 소비자들은 습진, 반점, 두드러기 등의 피부장애와 시력장애, 두피 상처, 발열, 메스꺼움과 구토, 탈모 등의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분 함량이 라벨 표시와 크게 달라 산화형 염색약 34종 중 22종이 화학성분 함량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으며, 국내·외 12개 염색약 제조사 중 국내사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가 가격표시를 하지 않았으며, 일본에서 수입된 탈색제의 경우 아예 한글 상품표기를 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제품이 국내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것은 현행법상 해외 2개 국의 판매증명서만 있으면 식약청 검수 없이 수입·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수입된 제품의 대부분이 우리보다 보건 기준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제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안전한 염색약 사용수칙 1. 임산수유부나 노약자, 어린이는 가능한 한 염색을 하지 않는다. 2. 염색을 필요 이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 또 염색 후 모발이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최소 8주 이내에는 재염색을 하지 않는다. 3. 집에서 염색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한다. 4. 염색 때는 모발의 끝에서 두피쪽으로 도포하는데, 이 때 염색약이 두피에 절대로 닿게 해서는 안된다. 5. 사용설명서의 용법을 숙지하고, 약물 도포 후 경과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6. 히팅 캡 등의 열기구는 사용하지 않는다. 7. 파마를 한 경우에는 최소 10일이 지난 뒤에 염색을 한다. 8. 패치테스트로 부작용 여부를 미리 확인한 뒤 염색한다. ■ 도움말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서경대 미용예술학과 조진아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건강칼럼] 요주의 놀이기구

    날이 따뜻해지면서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가족들이 많아졌다.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이맘 때면 꼭 한번 가게 되는 곳이 바로 놀이동산. 그러나 무심코 탄 놀이기구가 지병을 악화시키거나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놀이 동산에 갈 때에는 간식보다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한다. 아이를 가진 여성이나 평소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초기의 여성이 이를 모른 채 놀이기구를 타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놀이기구의 위치가 변하면서 기압(중력)이 변해 혈액이 쏠리고, 복압이 높아지면서 유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는 체위 변화가 심한 놀이기구를 피해야 한다.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면 관상동맥질환이나 기타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탈진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생수병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물을 마시되 인슐린을 맞는다면 저혈당 주의가 필요하다. 사탕처럼 단 군것질거리를 준비해 두면 혈당이 떨어질 때 도움이 된다. 당뇨환자의 발은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가 많고, 발에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두꺼운 양말과 편안한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심장이 약하거나 심장질환이 있다면 빙글빙글 도는 놀이기구를 피해야 한다. 가슴에 압박을 느껴 위험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 등 혈관에 문제가 있다면 번지점프 형식의 놀이기구를 타지 않아야 한다. 피가 거꾸로 쏠리고 머리에 충격이 가서 병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물과 관련된 놀이기구를 이용할 경우 애들이 오염된 물에 젖지 않도록 하며 물에 닿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한다. 병이 없더라도 당장 놀이기구에서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협심증이나 발작성 빈맥일 수 있으므로 즉시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혈압이 떨어지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에는 머리가 낮게 누워 쉬어야 한다. 또 심한 복통과 두통이 있다면 혈관 손상에 의한 출혈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계속된다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인터넷 무법자 ‘스파이웨어’ 철퇴

    인터넷 무법자 ‘스파이웨어’ 철퇴

    이모(34)씨는 인터넷을 이용하다 프로그램의 업데이트와 설치 여부를 묻는 창을 보고 무심코 ‘예’를 선택했다. 그뒤 이씨의 컴퓨터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갑자기 성인사이트로 이동하는가 하면 수십개가 넘는 광고 팝업 창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용자 몰래 개인정보를 빼가거나 컴퓨터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스파이웨어’의 일종인 ‘애드웨어’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유료서비스를 통해 컴퓨터를 치료했지만 이런 증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했다. 검찰이 처음으로 인터넷의 ‘불청객’인 스파이웨어와 애드웨어에 대해 메스를 들이댔다. 이들의 폐해가 범죄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나 PC방에 집중적으로 퍼져 이들이 불법 성인사이트에 강제로 노출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득홍)는 17일 악성 애드웨어를 대량으로 유포한 송모(34)씨 등 10명을 적발, 송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지모(38)씨 등 악성 애드웨어를 개발한 프로그래머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이를 배포한 정모(30)씨 등 4명을 약식기소했다. 송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 광고대행사이트(링크 포털)를 만든 뒤 지씨에게서 이용자들의 인터넷 시작페이지를 변경시켜 특정사이트로 고정해 주는 프로그램을 구입,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이메일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이 프로그램에 감염된 컴퓨터 이용자들이 특정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하면 가입비의 5∼50%를 해당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받아 지난 한해 동안 8000여만원을 챙겼다. 지씨 등 프로그래머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악성 애드애워 등을 개당 5만∼120만원씩 받고 송씨와 같은 인터넷 광고업자 200여명에게 팔았다. 수사 결과 이들이 만들어 유포한 악성 애드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는 수백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컴퓨터 이용자들을 쉽게 속일 수 있었던 것은 감염시키는 과정에서 ‘윈도스’ ‘익스플로러’ ‘윈도스 미디어’ 등 컴퓨터의 필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인 것처럼 속였기 때문. 심지어 설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를 선택해도 자동설치되는 악성 애드웨어까지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악성 애드웨어 등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사이트 위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의심되는 인터넷 창이 뜨면 곧바로 삭제하는 방법 외에 정기적으로 보안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지성·영표 ‘4강신화’ 우뚝

    [UEFA 챔피언스리그] 지성·영표 ‘4강신화’ 우뚝

    ‘태극듀오’ 박지성 이영표(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무대에 선다. 에인트호벤은 14일 홈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 1-1로 비겨 1·2차전 합계에서 동률을 이룬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4강에 합류했다. 에인트호벤은 오는 27일 AC밀란(이탈리아)과 결승행을 향한 1차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에서 먼저 골문을 연 것은 리옹. 전반 10분 후방에서 올라온 긴 패스를 에인트호벤의 중앙수비수 보우마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게 달려들던 리옹의 공격수 실뱅 윌토르에게 걸렸다. 윌토르는 이 볼을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선제골을 터트렸다. 에인트호벤은 전반 34분 박지성이 페널티영역에서 날린 왼발슈팅이 수비수의 얼굴에 맞고 나오는 등 전반전에는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들어 박지성-이영표 콤비의 활약으로 공격력을 살린 에인트호벤은 기어코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5분 반 봄멜이 올려준 프리킥을 리옹의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내자 뒤에 있던 수비수 알렉스가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뒤 오른발 발리슈팅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전·후반을 1-1로 끝낸 두 팀은 1차전도 1-1로 비겨 합계점수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곧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에인트호벤은 전반 시작과 함께 코쿠의 왼발슈팅이 골대 왼쪽을 스쳤지만 득점에는 실패했고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는 박지성 이영표가 나서지 않았지만 골키퍼 고메스가 리옹 키커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에인트호벤이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1988년 우승 이후 17년만이다. 에인트호벤의 준결승 상대는 AC밀란. 지난 2003년을 포함해 6차례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강팀으로, 안드리 셰브첸코, 에르난 크레스포 등 화려한 스타들이 즐비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한편 리버풀은 이날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1·2차전 합계 2-1로 4강에 진출, 같은 잉글랜드팀인 첼시와 맞붙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차기교황 獨라칭거 유력”

    |파리 함혜리특파원|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을 인물이 누가 될지에 전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77) 추기경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콘클라베)를 닷새 앞둔 13일 이탈리아 언론들은 보수파인 라칭거 추기경이 투표권을 가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5명 가운데 40∼5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비밀 투표에서 교황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 즉 77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르 코리에르 델라 세라’는 “상당수 추기경들이 기본적인 가톨릭 교리를 엄격하게 수호하려는 라칭거 추기경의 강경 보수적 노선에 동조하고 있으며 40여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좌파 성향의 ‘라 레퓌블리카’도 라칭거 추기경이 비밀투표에서 40∼50표를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일부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밀라노 대교구의 디오니지 테타만치(71) 대주교가 교황이 되는 것을 거부하며 라칭거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편 성인들의 생일로 복권당첨 번호를 예상해 온 유명 칼럼니스트 겸 수비(數) 역술인 파브리조 샤미르는 차기 교황이 남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샤미르는 “지도 위에 황금 진자를 올려놓고 30분을 있었더니 진자가 남쪽으로 밀렸다.”며 “전문가로서 숫자와 직관은 남미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샤미르의 ‘진자’는 지난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 264대 교황으로 선출되기 며칠 전 동유럽으로 요동을 치고, 팔레르모 복권 원판도 30에서 멈췄는데 그 숫자 역시 바르샤바 혹은 그 인근을 암시하는 숫자였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저명한 도박 전문업체 윌리엄 힐사(社)에 따르면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나이지리아)이 9대 4로 가장 확률이 높았고, 테타만치 추기경이 7대 2, 오스카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온두라스)은 6대 1, 라칭거 추기경 9대 1, 클라우디우 우메스 추기경(브라질) 10대 1 순으로 나타났다. 바티칸의 언론들은 오는 20∼21일쯤 성베드로 성당 굴뚝으로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otus@seoul.co.kr
  • 우메스 “나는 교황 안 될것”

    |상파울루 DPA 연합|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서 수적으로 압도적인 유럽에 맞설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온 ‘중남미의 희망’ 클라우디오 우메스(70) 상파울루 대주교가 자신은 차기 교황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6일자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우메스 대주교 측근들은 그가 장례 절차와 콘클라베가 끝나면 곧 상파울루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메스 대주교는 또 로마로 떠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브라질에 곧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 [백문일 기자의 국제경제 읽기] 어려울때 미래를 준비한 기업들

    잘 되는 기업들을 보면 뭔가 다르다. 남들을 무작정 좇지 않으면서도 느닷없이 ‘생뚱맞은’ 길을 고집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가 밝힌 ‘올해의 50대 기업(매출·순익 증가 기준)’을 보면 이같은 성향이 드러난다. ●올해 순이익 증가 50대 기업 분석 1위에 오른 누코는 철강업체다. 부시 행정부가 외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여할 만큼 위기에 처했던 미 철강산업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다. 누코는 4년 전 철강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을 때 11억달러를 들여 10여개 공장을 인수했다. 주변에서는 비웃었다. 그러나 공장이 폐쇄돼 철강 공급이 달리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경제의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 결국 예상은 적중했고 중국의 수요 급증까지 겹쳐 철강 가격은 지난해 t당 200∼300달러에서 700달러까지 치솟았다. 순이익은 11억달러로 4년 만에 공장인수 비용을 모두 회수했다. 원유 정제업체인 ‘발레로 에너지’는 지난해 순이익이 190%나 뛰어 4위에 랭크됐다. 전략적으로 질이 낮은 원유를 선택하는 대신 정제된 기름을 싸게 파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질’보다 ‘싼 제품’을 찾자 대박을 터뜨렸다. 운도 따랐지만 나름대로의 ‘할인전략’을 고수한 덕이다. ●위기 과감한 투자·틈새시장 공략 야후가 8위에 기록된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구글에 빼앗긴 ‘검색업체 황제’의 자리를 찾으려는 피나는 노력이 배어 있다. 검색업체들로선 위기인 회원가입제와 멀티미디어 광고를 과감히 도입,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2∼3배씩 증가했다. 17위에 오른 핸드백 메이커인 코치는 루이뷔통이나 구치, 헤르메스와 같은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예의 명품들처럼 값을 비싸게만 책정하지는 않았다. 다양한 색상과 패션을 무기로 삼아 중저가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빼어난 디자인으로 고급 이미지를 지향한 게 적중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68%, 매출은 30% 늘었다.‘명품은 고가여야만 한다.’는 시장의 선입관을 깨뜨렸다. 19위에 오른 e베이는 온라인 시장의 부진 속에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개척에 나섰고 39위에 오른 세계적 택배업체 페덱스는 e메일과 첨단통신의 장벽을 24시간 배달체제로 극복해 순이익을 100%나 증가시켰다. 50대 순위에 오른 대부분의 업체들은 어려울 때 움츠리기보다는 미래에 대비했다. 우리 경제도 점차 나아진다고 한다. 지난 2년간의 침체동안 우리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성적표’가 주목된다.
  • 소버린 ‘한달만에 말바꾸기’

    ‘정관 변경 않겠다더니….’ SK에 이어 LG그룹 주식을 대거 매입했던 영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한달여만에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해 주목된다. 소버린은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 대량보유 보고서’에서 ㈜LG와 LG전자의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 참가’라고 밝혔다. 소버린은 2월18일 보유 보고서에서도 직·간접적인 경영참여를 명시, 그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2월 보고서에서는 이사 수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정관의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혀 놓고 불과 한달 반만에 이사 및 이사회 등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계획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관개정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버린의 홍보 대행사인 액세스 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정관 변경에 대한 소버린의 공식 입장은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많은 외국계 투자자가 이번 재보고에서 경영 참가를 어느 수준까지 밝혀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유 목적에 정관 변경이 없다고 공시해 놓으면 앞으로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도 ‘사외이사 증원’ 등 정관에 관한 발언을 못하게 되는 만큼 당장은 계획이 없어도 가능성을 열어 두는 쪽을 선택한 펀드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소버린이 출석주주 3분의2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한 정관 변경을 보유 목적으로 들고 나온 것은 경영진을 자극해 SK㈜와 달리 ‘약발’이 들지 않는 LG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LG그룹은 소버린의 갑작스러운 정관 변경 의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LG 관계자는 “소버린의 입장이 크게 바뀐 것 같지는 않지만 어떤 내용의 정관을 문제삼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주주로서의 정당한 요구는 받아들이되 부당한 요구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는 현대산업개발, 한솔제지 등의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명시하면서도 경영진 변경은 물론 정관 변경 계획 등도 없다고 공시했다. 대신 투자기업 대표와 만나 장기적인 가치를 증대시킬 의도로 여러가지 제안을 할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헤르메스는 과거 한솔제지에 우선주 감자를 ‘권유’, 회사측이 우선주 86만주를 소각토록 한 바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제3세계 출신 교황’ 기대 솔솔

    “차기 교황은 유럽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계에 남미 등 제3세계 영향력이 커진 데다 이슬람과의 공존, 교세 확장 등 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신도 숫자뿐만 아니라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서의 제3세계 영향력 증가도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개도국 출신 추기경은 40%가량으로 늘어난 상태다. 11억 가톨릭 신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중남미나 교세 확장 중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도 “변화를 반영하는 교황” 선출을 희망하고 있다. 전임 교황의 즉위로 455년만에 이탈리아 출신이 교황을 맡아온 선례가 무너지고 대상이 전세계로 넓혀진 것도 호조건이다.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스먼드 투투 영국 국교회 대주교도 4일 “추기경들이 최초로 아프리카 출신 교황을 뽑기를 희망한다.”며 제3세계 출신 교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비유럽 출신이 나온다면 가장 유력한 지역은 남미다. 클라우디오 우메스 상파울루 대주교 등은 당장 교황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대내외적인 신망을 얻고 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3일 ‘급진적인 브라질인 추기경, 교황 후계 경쟁에서 앞서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목소리에 가톨릭 지도자들은 출신지의 배려가 아니라 후보자의 믿음과 지도력에 입각해 차기 교황을 결정할 것이란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다. 우메스 대주교도 “교황이 어느 지역, 어느 대륙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추기경들이 바로 이 순간의 적임자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중 남미 출신은 21명이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은 각각 11명. 반면 유럽은 58명에 달한다. 또 유럽에 우호적인 미국이 11명, 오세아니아와 캐나다가 각각 2명씩이나 되는 등 유럽이 여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3일 “교황 선출은 토론이나 정책발표 없이 비밀회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속 정치와는 다르다.”면서 “콘클라베에 참석할 117명의 추기경조차도 누가 다음 교황이 될지 모를 것”이라고 예측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날 타임지 인터넷판도 “이탈리아 출신 선거인단의 비중이 17%로 줄었지만 20명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숫자로 이탈리아 출신이 다시 새 교황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여전히 오리무중의 차기 교황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 선거는 교회법에 따라 늦어도 22일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자본 힘겨루기’ 본격화

    ‘자본 힘겨루기’ 본격화

    해외 투자자들의 과도한 국내자본 빼내가기에 대해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재계 등에 대한 외국언론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외국정부와 언론, 자본 등이 합세해, 한국에 대한 비난과 훈수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계의 공격 수위가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들이 국내기업에 대한 경영참여를 공식화했다. 세계적으로 높은 이름값을 갖고 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시리즈형’ 한국비난 보도는 상식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현지 자본들의 한국내 이익실현 극대화를 위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외 홍보와 함께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등 맞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4일 FT는 “EU가 은행의 외국인 이사 수를 제한하려는 한국의 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계획을 마련중”이라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EU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한국이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은행 이사의 국적 제한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킨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WTO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FT는 “이런 움직임이 외국인의 한국 기업 지분소유에 의해 촉발된 반(反) 외국인 감정이 불공정하게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정책 변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FT는 “한국이 ‘5%룰’(주식 대량보유 보고제)을 개정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해 정신분열증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FT는 “경제 국수주의가 한국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FT는 지난해 11월에도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을 인터뷰한 뒤 “한국정부는 시장개방보다 보호주의와 고립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5%룰 강화는 미국 제도를 참고한 글로벌 스탠더드로 외국 투자자에 대한 무리한 규제가 아니다.”며 반박했다. 또 은행법 개정안은 의원들이 국회에 제출한 것이지 정부가 만든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FT가 잇따라 문제 제기를 하면서 한국의 외국인 규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FT의 의도에도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제일은행을 인수하고, 헤르메스 등 영국계 펀드의 국내 투자가 늘면서 유럽에 근거지를 둔 FT가 유럽계 금융기관의 편의를 위해 한국 금융당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EU의 입장을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국 정부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FT 보도 때문에 확산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국내 금융감독 당국이 삼성물산 투자와 관련해 헤르메스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것 등도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진로 매각을 통해 5배가량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국자본에 대한 국내 정서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국제시장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활용해 무리하게 매각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경부는 곧 내국인의 외국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과도한 외환보유고를 줄여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지만 우리나라도 민간 차원의 해외 자산시장 공략을 활성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일 “외환보유고가 많이 쌓일 때 좀더 해외로 뻗어나가 국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외환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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