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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트럼프 감염 알려진 지 열흘 만에야 “연일 음성 판정”

    백악관, 트럼프 감염 알려진 지 열흘 만에야 “연일 음성 판정”

    코로나19에 걸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사실이 알려진 지 꼭 열흘 만에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마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플로리다주로 떠나 코로나19 감염 이후 처음 대통령선거 유세에 나선다. 백악관 의료진은 1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숀 콘리 주치의는 메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애벗사의 항원 검사키트를 사용해 며칠 연속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부터 음성이 나왔는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 대한 감염성이 없다는 것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과 데이터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백악관의 발코니에서 수백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연설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처음으로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대선 유세에 나선다. 그는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 원에 올랐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외부 유세에 나서기 위해 전용기에 오른 뒤에야 유세 때문에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한 셈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적절하다”고 당부했다.한편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인준 청문회가 열린 의회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할 때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고 NBC 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상원 청문회장 밖에서 취재진과 얘기하기 위해 마이크 스탠드를 기자들로부터 멀찍이 옮긴 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면서 “내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10피트(약 3m) 이상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메도스 실장은 “나는 마스크를 쓴 채 얘기하지 않겠다”며 마스크를 쓰더니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그는 청문회장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NBC는 “메도스 실장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받는 동안 트럼프와 소통하며 백악관 내부에 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부터 본격적인 외부 대선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줄곧 접촉을 해왔으니 그 역시 감염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였다.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12명 이상의 인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에는 이날 배럿 인준 청문회를 주관한 상원 법사위 소속의 마이크 리,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도 포함됐다. 틸리스 의원은 원격으로 청문회에 참석했지만, 리 의원은 의료진 허가를 얻어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적 뼈대가 자라고 삶이 갈무리된 곳… 기형도에 위로받다

    시적 뼈대가 자라고 삶이 갈무리된 곳… 기형도에 위로받다

    지금쯤 같은 땅과 하늘 아래서 살고 있었다면 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게 되는 두 사람이 있다. 가수 김광석과 시인 기형도다. 생몰 연대가 비슷하고 활동 시기가 살짝 겹치는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쩌면 서로의 존재를 알고 지냈을지도 모르겠다. 노래로 타인의 마음을 울렸던 이와 단 한 권의 유고 시집으로 신화가 된 사람이 저 하늘에, 달나라 어디쯤에 살고 있다. 각자의 노래와 시로. 달에서 시를 쓰기 위해 지상엔 단 한 권의 시집만 남기고 간 사람, ‘입 속의 검은 잎’으로 신화가 된 주인공. 시인 기형도는 너무 일찍 이생의 삶을 접어 버린 사람이지만 그의 시는 지금까지도 계절과 기후를 막론하고 사람들을 위로하며, 때로는 울리고 있다. 그의 시와 김광석의 노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울리는 가을이 왔다. 계절이 부르는 낙엽의 신호를 따라 경기 광명시 기형도문학관을 찾았다.기형도문학관은 광명시와 광명문화재단 그리고 기형도 시인의 문우들과 유족들이 뜻을 모아 그가 마지막으로 머물다 간 장소이자 시의 배경이 되는 의미 있는 공간에 마련했다. 오롯이 그의 독자들과 문우들이 시와 시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장소인 까닭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기형도는 1960년 3월 13일 경기 옹진군에서 태어나 1964년 시흥(현 광명시)으로 이사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하던 중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안개’가 당선돼 등단했다. 4년 후인 1989년 3월 7일 종로의 심야극장에서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 너무 이른 죽음 앞에서 모두가 황망해하는 사이에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이 출간됐고, 이 시집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시인과 시집 그리고 문학관에 대해 기형도문학관의 명예관장이자 시인의 누나인 기향도 관장과 대화를 나눴다. 현재 어머님을 모시고 함께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 온 기 관장은 동생이자 시인인 기형도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표제작 이야기부터 들려줬다. 누나에게 보낸 안부 편지 말미에 표제작 이야기를 써 뒀다고 했다.●“시인으로서 동생으로서 좋은 사람이었다” ‘누나, 첫 시집을 내려고 하는데 제목을 ‘정거장에서의 충고’와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중에서 택하려 하고 있어. 나는 ‘정거장에서의 충고’로 하고 싶은데 누나 생각은 어때?’ 이 편지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그때를 회상하는 기 관장의 목소리가 한결 애틋해졌다.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동생의 시가 ‘정거장에서의 충고’라고 덧붙였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고 읊조리듯이 시작하는 그 시의 첫 구절이 입가에 맴돌기 시작했다. 시인으로서 그리고 동생으로서의 기형도에 대해 묻자 “좋은 사람이었다”는 첫 마디가 돌아왔다. “조용하고 겸손했던 사람, 자기를 나타내지 않고 한없이 겸손했고 남들에게 자상한 사람이었다”며 “내 동생을 떠나 인간적으로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했다. 또 그는 젊은 청년의 혈기를 뛰어넘어 인간의 근본적인 어떤 것을 꿰뚫고 있던, 기본적으로 삶에 대해 애착이 컸던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형도에게 광명은 ‘그의 마지막이 갈무리된 곳이자 그의 시적인 뼈대가 자란 곳’이라고 했다. “안개가 유독 많이 끼는 안양천 주변에서의 삶이 그를 키운 셈이에요. 이곳 소하리 뚝방에는 수재민과 이재민들이 살았어요. 공단과 폐수를 가두던 안개들을 보고 자란 기형도가 서울과 안양, 시흥을 오가며 사회 격변기를 거쳤던 거죠.” 폐수가 안개에 휩싸여 사람을 지우는 거리에서 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바로 시를 쓰는 일이었으므로 그는 그것을 성실하게 기록했다. 그리하여 그의 시 ‘안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데, ‘안개’라는 단어를 기형도 시인이 가장 크게 점유했다는 말이 과언은 아니다. 안개 속에서 자라 안개의 시인이 된 사람의 눈에는 모든 세상사가 안개 속에서 일어난 일이 돼 버렸던 것일까. 그리하여 그도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야 만 것일까. “기형도 시인이 살던 집 자리 앞에 광명메모리얼파크가 놓였고, 우리의 모든 것이 변했지만 그의 시만큼은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기 관장의 말이 유독 반가웠던 것은 그것이야말로 시의 본질이자 시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닐까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는 “문학관은 어떤 면에서 인위적인 것이지만 그 속에서 진정으로 시로써 사람들을 사랑하고 위로하는 것들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모든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시 자체” “문학관을 방문하는 분들 가운데 ‘암울한 시절에 이 시집 하나 가지고 견뎠다’고 말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 기형도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대해 깊게 사유했던 사람이었어요. 그의 시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해 주는 독자들이 없었더라면 이 장소는 없었을 겁니다.” 문학이라는 의미가 얼마나 사람들을 위로하는가, 한 사람의 삶이 이토록 귀중하다는 것을 이렇게 드러내는 듯하다. 기 관장은 요즘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을 잊어버리는 세상이 된 것 같다며 크게 안타까워했다. 기형도의 시 ‘빈집’, ‘엄마 걱정’, ‘정거장에서의 충고’ 같은 것들이 ‘사람됨’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시인 기형도가 바라봤던 인간상이 투영된 이 시편들이 독자들에게도 통한 것이 아닐까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 외에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어떤 것의 으뜸은 단연 시가 아닐까 합니다.”그는 마지막으로 문학관을 찾는 기형도 시인의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하자 “동생은 동생만의 이야기를 하고 갔지만 이곳에 온 독자들은 자기 삶을 가지고 와서 동생의 시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간다. 그 시간을 통해 위로를 주고받았으면 한다”는 따뜻한 말을 건넸다. “모든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시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시를 자기가 표현하면서 사는 거죠. 그것과 교감하고, 함께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나누는 일이 이곳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해요. 기형도가 시에서 그토록 중요하게 써 놓았던 ‘삶’이고, 또 삶과 죽음이 각각의 의미가 있고 서로 나눔으로써 위로가 되고 격려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달나라에 있는 시인이 이 얘기를 들으면 아마도 ‘누나 말이 맞다’고 맞장구치지 않을까. 기형도문학관은 시집에 나온 시의 제목들로 구역을 나누고 테마를 정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1층 전시실에서는 시인 기형도, 유년의 윗목, 안개의 강, 은백양의 숲, 저녁 정거장, 빈집, 더 넓게 더 멀리, 사진으로 보는 기형도, 기형도 소리에 담다 같은 소제목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어느새 시집을 읽는 독자에서 시집 안으로 훌쩍 들어온 ‘사람’이 돼 버리는 마법을 체험할 수 있다. 2층은 북카페, 도서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3층에는 강당과 창작체험실이 마련돼 있다. 문학관 건물 뒤편으로는 ‘기형도 시길’이 나 있는데, 이 역시도 시의 제목을 따라 여러 테마를 체험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이다.문학관은 지금 특별 전시 중에 있다. 기형도문학관 기증자료전인 ‘도로시를 위하여’가 그것이다. 기형도의 문우였던 이성겸, 장사국, 홍순창 등이 그의 생전 사진들을 기증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기형도의 학창 시절과 문우들과의 사진, 손글씨와 편지들 그리고 그가 직접 그렸던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 시와 시인에 대해 이미 알려진 것이 아닌 새로운 사진들이 그곳을 찾는 독자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기형도 시집을 읽지 않고 문청 시절을 통과한 이들이 있을까. 필자 역시 기형도의 시집을 읽고 필사하고 또 읽던 때가 있었다. 그의 시에 대해 후배 시인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 최근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창작동인 ‘켬’의 이소연 시인과 주민현 시인에게 ‘기형도의 시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소연 시인은 “기형도는 제게 질투하는 마음을 선물해 준 사람”이라며 “기형도의 시를 읽으면 시가 쓰고 싶어지고, ‘나도 좋은 시를 쓸 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다. 주민현 시인은 “우울하고 안개 낀 그러나 푸른 희망이 뒤섞인 포도밭을 천천히 통과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을 전해 왔다.한 권의 시집과 한 사람의 시인을 기리는 터전을 마련한 공간에서 독자들은 마음을 누이고 위로를 받고, 후배 시인들은 그의 시를 질투하고 또 경외하며 살아가고 있다. 시인의 물리적인 생은 끝났을지라도 시 속에서 그가 아직도 살아 있다고 늘 확인하며 마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기형도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이재명 “옵티머스측 물류단지 청탁? 뻔한 거짓말 보도”

    이재명 “옵티머스측 물류단지 청탁? 뻔한 거짓말 보도”

    “초대형 펀드사기단 뻔한 거짓말을보수언론이 실명 보도”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자신에게 물류단지 사업을 문의했다고 보도한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선일보는 사기꾼에 놀아난 걸까? 검찰 문건은 어떻게 유출되었나?’라는 글을 올려 “초대형 펀드사기단이 사기를 위해 ‘물류단지 패스트트랙’이란 말을 창작하고 법률상 불가능한 ‘2020.9.까지 인허가 완료’ 라는 거짓 문서를 만들었는데, 이 뻔한 거짓말을 조선일보가 저의 실명을 언급하며 그대로 보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옵티머스는 1조원대에 이르는 펀드사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문건에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이 지난 5월 이 지사를 만나 광주시 봉현물류단지 사업 인허가과 관련해 문의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사는 “구속 중인 김모 옵티머스 대표가 검찰 진술과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제게 특정 물류단지 사업을 청탁했고, 저는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거나 그런 메모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들렸다”며 “어이없는 얘기라 무시했는데 저의 실명을 넣어 의혹제기 보도를 냈다”고 했다. 이어 “보도에 등장하는 옵티머스 문건 내용에는 ‘경기도 담당국장이 특정 물류단지에 매우 긍정적’이며,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패스트트랙’이 진행 중이고, ‘인허가 시점은 9월’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법률상 사실상 전혀 불가능하고 누구도 하지 않은 허구의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에 의하면 물류단지 시행자가 국토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해 시도지사에게 물류단지 인가신청을 하면 주민 의견 청취와 합동설명회 또는 공청회, 환경영향평가 및 이를 위한 한강환경유역청과의 협의, 토지수용위원회와의 사전 협의, 관련 시군과의 협의(사실상 동의) 등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절차를 이행하려면 관련 기관들이 모두 동의하고 최대한 신속히 절차에 협조한다고 가정해도 최하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4월 말에 사업승인 신청을 했는데 ‘5개월 만인 9월 인허가’란 전혀 불가능하고 그런 불가능한 약속을 할 공무원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는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광주시와 협의(사실상 동의)를 해오도록 요구했는데, 광주시의 완강한 반대로 ‘협의’를 할 수 없어 9월 3일 사업시행자가 ‘광주시와 협의가 어렵다’며 기제출 보완서류 접수를 취하(서류 회수)했다”고 덧붙였다.이 지사는 “공직에 몸담은 이래 인사든 사업이든 청탁을 철저히 배격해왔다”며 “정치를 하면서 업자들과 관련 맺거나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고, 완고한 기득권에 포위돼 어항 속 금붕어처럼 감시받는 속에서 부정 행정은 곧 죽음임을 십수년간 체험했는데 무리한 행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메모에 등장하는 변호사와는 지난 5월 여러 지인이 함께 만나 장시간 경기도와 우리 사회의 경제, 정치, 사회, 사법 등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 뿐 물류단지를 포함한 특정 사업에 대해서는 질의나 청탁을 들은 일이 없고 저 역시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제기된 청탁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 지사와 만났다는 채 전 총장도 전날 “봉현물류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나 인허가 등과 관련한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사기꾼의 뻔한 거짓말을 빌미로 누군가를 정치적 곤경에 빠트리는 행태는 많이 보아온 장면”이라며 “사기범의 수준 낮은 거짓말보다 더 궁금한 것은 압수수색 아니고선 알 수 없을 문건이 왜 지금 유출돼 특정 보수언론의 이재명 음해 기사의 재료가 된 것”이라고 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2900명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을 끌어모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조성하고 실제로는 부실채권 인수·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다른 관계자 3명과 함께 기소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삼성전자 2년만에 최대 실적...보복 소비, 화웨이 제재 효과

    삼성전자 2년만에 최대 실적...보복 소비, 화웨이 제재 효과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변수를 뚫고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는 당초 10조원 초반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2억원 가량 웃도는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보다 58.1%, 전 분기보다 50.9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매출이 65조 9800억원(2017년 2분기)이기 때문에 이달 말 확정 실적에서도 현재 수치가 유지되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45%, 전 분기보다 24.6% 올랐다. 영업이익률도 18.6%로 1분기(11.6%)나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반도체가 실적을 끌어올린 상반기와 달리 이번 분기 실적 공신은 스마트폰, TV, 가전이었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주력 신제품 출시 효과, 비대면 행사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로 3분기 IT·모바일(IM) 부문에서 4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여만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7년 3분기(8254만대) 이후 최고치다. 미국 제재에 따른 중국 화웨이의 출하 부진, 인도와 중국간 분쟁 이슈 등도 삼성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TV와 가전도 북미, 유럽 시장에서 상반기 억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면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원 초중반대인데 이는 역대 최고치(2016년 2분기 1조 300억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당초 부진이 예상됐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분기 말 화웨이의 긴급 주문 영향 등으로 실적 하락 폭을 방어했다.  4분기에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전 사업 부문에서 이번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9조~11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고 스마트폰, 가전 등은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판매는 늘겠지만 3분기보다 마케팅비를 더 쓰기 때문에 애플의 아이폰 출시 수혜를 입을 디스플레이 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사업부에서 실적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실적이 3분기와 비슷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직원에 대한 특별 상여금 지급이 없으면 가전 부문과 하만의 흑자 추세가 공고해지면서 이번 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중국 반도체공장 방문 이후 5개월여만에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하며 ‘초격차 전략‘ 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그는 1주일간의 일정으로 삼성전자, TSMC 등에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공급하는 장비업체 ASML 경영진과 회동하는 등 유럽의 기업인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년에 3분의1은 해외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수주 노력 등에 공들여온 이 부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출국길이 막히며 국내 현장 경영에 주력해 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등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절차 간소화)이 적용되는 지역을 차례로 방문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년 만에 최고 실적”...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넘어(종합)

    “2년 만에 최고 실적”...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넘어(종합)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서는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갤럭시 노트20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TV·가전 부문의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한 데다, 우려했던 반도체 부문도 기대 이상 선전하면서 2년 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0조원 초반으로 예상됐던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는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는 2018년 4분기(10조8천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면서 그 해 3분기에 기록한 17조5700억원에 이어 2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66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종전 분기 최고치인 2017년 65조9800억원을 넘어선 것이나 이달 말 발표되는 확정 실적에서 다소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만약 66조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사상 최대 실적이 된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8.6%로 1분기(11.6%)와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모바일·TV·가전 등 세트 부문서 호조 삼성전자가 3분기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속에 놀라운 성적을 낸 것은 모바일(IM)과 TV·가전(CE) 등 세트 부문의 호조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2 등 스마트폰 전략 모델의 글로벌 판매 호조로 모바일 부문에서 4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 판매가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지불하는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것도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긴 장마와 덥지 않은 여름으로 에어컨 매출이 부진했지만, 국내를 비롯해 북미·유럽 등지의 펜트업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며 프리미엄급 TV와 신가전 등이 잘 팔렸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경우 2016년 2분기(1조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 된다. “상반기보다 부진” 예상 뒤엎은 반도체2분기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실적 예상 반도체는 당초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분기(5조4300억원)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가격은 하락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PC 수요가 견조했고,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 반도체와 그래픽 D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특히 3분기 미국 제재를 앞둔 중국의 화웨이가 반도체 선매수에 나서면서 서버 수요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굵직한 신규 수주가 늘어난 것도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지난 2분기 약 1조원에 달하는 애플의 보상금이 포함되며 흑자를 냈던 디스플레이(DP) 부문은 3분기엔 일회성 수익(보상금) 없이도 3천억∼4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과 TV·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4분기 실적, 3분기에 비해 둔화 예상 전문가들은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모바일은 애플 등 경쟁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휴양림·산림자원 운영관리… 합격자 80% 이상이 임업 관련 전공

    휴양림·산림자원 운영관리… 합격자 80% 이상이 임업 관련 전공

    국가공무원 9급 임업직은 선택과목 없이 국어, 영어, 한국사와 조림, 임업경영 시험을 본다. 합격하면 산림청 소속기관 등에서 임업과 관련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기술사나 기능사 등 임업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어 미리 취득하는 게 좋다. 자격증 필기시험 과목이 공무원 시험과목인 조림·임업경영과 유사해 공무원시험과 병행하며 준비할 수도 있다. 6일 인사혁신처의 도움으로 임은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동부지역팀 주무관과 이한솔 동부지방산림청 양양국유림관리소 주무관에게 공부팁과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임은민(이하 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동부지역팀의 휴양림 운영관리부서에서 안전관리, 개인정보나 민원처리 등 서무 업무를 담당한다. 휴양림 조성부터 이용객 편의시설 관리, 고객 응대가 휴양림 관리소의 주된 업무다. 관리소 본소 밑에 동서남북 4개 지역팀이 있고, 팀마다 휴양림 10~13곳을 관리한다. 동부지역팀은 강원도권 휴양림을 운영하고 있다.” 이한솔(이하 이) “동부지방산림청 양양국유림관리소 보호관리팀에서 일한다. 인허가 업무, 사유림 매수 업무 등을 한다. 양양국유림관리소는 산불·병해충 방지, 산사태 관리, 산림경영 등을 하는 곳이다.” -현장 업무가 많은가. 임 “나는 행정업무를 해서 주로 사무실에 있는 편이다. 다른 분들은 거의 매일 현장에 나가 일을 한다. 산림 조사, 벌채할 나무 선정, 공사 감독 등이 모두 현장에서 이뤄진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임 “보통 각 지방청 국유림관리소에 배치받는다. 휴양림에선 휴양림 조성, 보완, 유지보수, 산림문화 관련 업무 등 임업직의 일반적인 업무와는 조금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신규자가 잘 가지 않는다.” -관련 학과 전공자가 많은 편인가. 임 “임업직 공무원 합격자의 80% 이상이 관련 전공자들이다. 임업직 자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그런 것 같다.” -조림과 임업경영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임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개념을 이해하며 반복 학습하는 게 좋다. 나는 기출문제 10년치를 모아 3~4번 정도 풀었다. 무턱대고 외우려고 하면 더 어렵다. 여러 번 보며 익혀야 한다. 조림과 임업경영은 생소한 한자 용어가 많아 비전공자들은 처음에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 “용어가 생소해 애를 먹을 수는 있지만 용어만 익숙해지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비전공자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으니 시작 전부터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조림 과목은 식물의 학명을 많이 외워야 하는데, 영어 단어라고 여기고 외우면 어려울 게 없다.”●유명강사 2~3명뿐… 비전공자 수강하면 도움 -공부팁이 있다면. 이 “내게 맞는 문제집을 골라 반복 암기했다. 강의를 듣기 전에 전날 배운 것을 10분가량 복습했다. 틀린 것은 다시 볼 수 있도록 메모했다. 자신의 공부 스타일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인터넷 강의든, 학원 강의든 한 번씩 경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합격했다. 많은 분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데, 나는 강의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책을 여러 번 보면서 공부했다. 똑같은 문제를 다섯 번 정도 풀면서 문제 자체를 외웠다.” -관련 문제집이 많나. 임 “적은 편이다. 온라인 강의도 유명한 강사가 2~3명밖에 없다. 비전공자들은 강의를 들으면 확실히 도움은 된다.” -취득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도 있다는데. 임 “9급 기술직은 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는 5%, 기능사는 3%의 가산점을 준다. 보통 임업이나 조경 분야 자격증을 많이 딴다. 나는 산림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공무원 필기시험을 봤다. 많은 임업직 응시자가 어려운 조경기사 자격증 대신 산림기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자격증 시험과목은 임업직 시험과목인 조림, 임업경영과 80% 이상 내용이 비슷하다. 문제도 쉬워서 산림기사 자격증과 공무원 시험공부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이 “산림기사 자격증은 1차 필기시험, 2차 필답형·작업형 시험을 본다. 필답형은 주관식 문제를 서술형으로 푸는 것이고, 작업형은 시험장에서 나무의 둘레나 키를 재고 산림 경영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작업형 시험을 준비하려면 기구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데, 학원에서 한두 시간씩 단기로 연습할 수 있다.” -면접시험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나. 어떻게 준비했나. 임 “학원에 다니며 준비했다. 임업직 등 기술직 관련 면접 질의는 공개된 게 별로 없다. 학원에서 준 기술직 면접 관련 기출문제로 공부했다. 보통 면접에선 공직 가치관, 업무 중 발생 상황에 대한 대처법 질문이 나온다. 내가 면접 볼 때는 수목장을 조성하려는데 주민 반대가 심하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시험 볼 당시의 현안과 관련한 질의 등이 나온다.” 이 “정보가 많지 않아 학원에 다니며 임업직 합격자들이 쓴 수기를 활용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전공 기술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았다. 가로수는 어떤 것을 심는 게 좋은지, 소나무와 잣나무의 차이점은 뭔지 등의 기본적인 지식은 공부하다 보면 쌓인다. 어려운 질문이 나올까 봐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면접 질문은 크게 3개 유형이었는데, 이 중 2개가 공직 가치관을 묻는 것이었다.” -면접에 참고할 만한 정보는 어떻게 찾았나. 임 “산림청 홈페이지를 봤다. 보도자료나 정보공개를 보면 산림청에서 다루는 이슈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임업직은 다른 직렬보다 응시 인원이 적어 시험 정보도 많지 않다. 온라인 카페 등을 활용했다.” ●‘국유림 산불 진화 산림청이 주체’ 알아줬으면 -슬럼프가 왔을 때는 어떻게 했나. 임 “잠시 책을 접고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했다. 공부가 안 될 때는 책상에 앉아도 머리에 들어오는 게 없다. TV를 보거나 잠을 자며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이 안정됐을 때 공부했다.” 이 “함께 공무원시험을 준비한 친구가 다니는 학원은 진도를 빨리 나갔고, 내가 다니는 학원은 진도가 느려 계속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슬럼프가 왔다. 하지만 진도가 빨라도 복습을 해야 정말 내 것이 된다. 어차피 선생님이 전 범위를 가르쳐 줄 것이기 때문에 복습을 철저히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임업직으로 일하기 전과 비교해 생각했던 근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임 “임업직 공무원이 되면 ‘산에서만 일하겠구나’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일해 보니 일반 민원 처리나 회계 같은 행정업무가 상당히 많더라. 임업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회계, 법률도 알아야 일할 수 있다.” 이 “사무실에서 행정 업무를 하는 공무원을 떠올렸는데, 막상 일해 보니 현지 출장이 잦다.” -임업직에는 어떤 성격이 잘 맞을까. 임 “산에서 일을 많이 하니 활동적인 사람이 잘 맞을 것 같다. 산 오르는 것 자체가 힘이 들기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도 필요하다.” -직렬 특성상 비수도권 근무가 많을 텐데. 이 “아무래도 도심보다는 산 가까이에서 일하게 된다. 당연히 집과도 멀어진다. 도시에서의 삶을 선호하는 이들은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산을 좋아하고 한적한 시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근무지가 마음에 들 것이다.” -특별히 바쁜 기간이 있나. 임 “휴양림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성수기에 제일 바쁘다.” 이 “여름에는 산사태가 많이 나서 바쁘고, 봄가을 건조기에는 산불 때문에 바쁘다. 나는 보호관리팀에 있어 산불 조심 기간에는 비상 대기를 해야 한다.” -산불이 났을 때는 어떻게 움직이나. 이 “산불이 발생하면 인력 대부분이 현장에 출동해 진화 활동을 벌이고 물품을 조달한다. 또 다른 기관과 진화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보통 불이 나면 소방서에서 다 처리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국유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청이 주체가 돼 진화한다. 이 점을 많은 이들이 몰라줘 조금 아쉽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SK하이닉스, 세계 첫 DDR5 D램 출시

    SK하이닉스, 세계 첫 DDR5 D램 출시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국제 규격에 맞춘 DDR5 D램을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지난 7월 차세대 D램 규격(DDR5)을 정했는데 SK하이닉스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이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발전 정도에 맞춰 표준 규격을 새로 정한다. 회사마다 상이한 규격의 D램을 만들다 보면 다른 부품들과의 호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DDR1부터 DDR5까지 각자 지원하는 전송 속도, 동작 전압, 지원 용량 등이 정해져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내놓은 DDR5 D램은 DDR4 대비 전송 속도가 최대 1.8배까지 빨라졌다. 최대 속도가 5600Mbps로 5기가바이트(GB) 용량의 풀HD급 영화 9편을 1초 만에 전달할 수 있다. 전력 소비도 전작보다 20% 감축됐다. 데이터서버에는 D램이 다닥다닥 설치돼 있어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전력 소비가 줄어들면 발생하는 열이 그만큼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DDR5 D램은 향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DDR5 D램의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말이나 2022년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DDR5 D램과 호환되는 PC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시장에 나와야 이에 발맞춰 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내년에는 1%에 불과하고 2024년쯤은 돼야 43%로 커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파트너사 등과 호환성 및 동작 테스트를 완료해 향후 DDR5 D램 시장이 열리면 언제든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쯤 DDR5 D램 제품을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AMD와 같은 CPU 제작 업체들의 제품 발매 일정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여기는 남미] 자전거 타다 차량에 흠집 낸 7살 소년의 ‘사고 대처법’ 감동

    [여기는 남미] 자전거 타다 차량에 흠집 낸 7살 소년의 ‘사고 대처법’ 감동

    자전거를 타다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7살 브라질 어린이에게 국민적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 후 어린이가 정직하게 남긴 한 장의 메모가 세상에 알려지면서다.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의 주도 쿠리치바에 사는 어린이 베네치오 호프만(7)이 화제의 주인공. 평소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베네치오는 최근 길에서 경미한 사고를 냈다. 자전거를 타다 쓰러지면서 주차돼 있는 자동차에 가벼운 흠집을 낸 것. '주인도 없는데 그냥 도망칠까?' 이런 유혹에 넘어갈 법도 하지만 어린이는 종이와 볼펜을 구해 차주에게 메모를 남겼다. 아직은 서툰 글씨지만 어린이가 또박또박 쓴 메모엔 '죄송해요. 자전거를 타다가 쓰러져 자동차에 흠집을 냈어요. 여기 우리 아빠의 전화번호를 남겨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메모를 보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차주 마르셀루 마르틴은 화를 내기는커녕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고를 냈지만 책임을 지겠다는 어린이가 여간 기특한 게 아니었다. 마르틴은 "이런 어린이에게 어떻게 화를 낼 수 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메모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의 트위터 팔로우는 40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35만여 명이 '좋아요'를 꾹 눌렀고, 42만여 명이 리트윗했다. 어린이의 메모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화제가 되자 현지 언론은 취재에 나섰다. 차주 마르틴은 "그런 일이 생기면, 특히 그 나이엔 그대로 도망갈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 어린이는 정말 정직했다"면서 "어린이의 아버지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눴고 (흠집이 났지만) 아무 문제 될 게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차가 좀 더러운 상태여서 찾기 힘들 정도로 경미한 흠집이었다"면서 "메모가 아니었으면 이 사실을 알지 못했을 텐데 정직하게 메모를 남긴 어린이가 정말 대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고를 낸 어린이 베네치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를 낸 후 '이제 자전거는 더 이상 타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간 모아놓은 약간의 용돈을 수리비로 쓸 작정이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아버지 마르셀 호프만은 "귀가한 아들이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을 하더라"면서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린이 베네치오의 꿈은 공정한 판사가 되는 것. 하지만 어린이는 로봇(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판사라는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트럼프 입원으로 본 역대 미국 대통령의 투병 생활과 대응 조치

    트럼프 입원으로 본 역대 미국 대통령의 투병 생활과 대응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군병원 입원 신세가 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의 투병 생활과 대응 조치가 주목된다. 100년 전인 1919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 조약 협상을 위해 방문한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앓아누웠다. 당시 백악관은 단순한 감기라고 발표하였지만 의료진은 개인 메모에서 윌슨이 독감으로 “격렬하게 앓았다”고 기록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페트리엘로는 “그의 감염은 꽤 심각한 상태였다”며 “이 때문에 베르사유 평화협상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병으로 쇠약했던 윌슨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베르사유 조약이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윌슨은 또 1919년 마비 발작을 일으켜 부인의 내조 없이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었다. 페트리엘로는 “영부인이 백악관을 기본적으로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질병은 사실로 밝혀진 경우에도 부인되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경우는 1893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사례다. 그는 재임 중 뉴욕 동부 연안의 친구 요트에서 구강 악성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부통령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자 그는 치통 때문에 치과 치료를 받았다고 둘러댔다. ‘대통령은 환자’라는 책을 낸 매슈 알지오는 “백악관은 완전히 부인했다”며 “정직했던 클리블랜드는 한 번의 큰 거짓말에 모든 것을 다 걸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가 사망한 수 년 뒤인 1917년 의료진 한 명은 악성 종양 제거 수술을 인정했다.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비교적 투명성을 확보하게 된 것은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대통령 재임기부터다. 그는 재임 중인 1955년 심장 마비를 겪었고, 1956년 크론병 수술을 받기도 했다. 수술 직전 그는 리처드 닉슨 부통령에게 비밀 편지를 써 두기도 했다. 닉슨은 두 차례에 걸쳐 짧게 권행대행을 행사했다. 대통령이 질병에 걸렸을 경우 미국 정부를 누가 통제하느냐는 문제는 1960년대 후반 제25차 수정헌법을 통해 해결했다. 부통령이 권한 대행이 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5년 7월 대장암 수술을 앞두고 부통령이던 조지 H.W. 부시를 권한대행으로 지명했다. 그는 수술을 받는 8시간 동안 혼수상태였다. 아들 조지 부시가 결장 수술을 앞둔 2002년과 2007년에는 두 차레에 걸쳐 딕 체니 부통령이 권한 대행으로 지명됐다.현직 대통령의 질병과 관련된 가장 극적인 경우는 최장기 재임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그는 4번째 임기가 시작된 직후 뇌출혈로 사망했다. 루스벨트는 소아마비를 앓고난 직후인 30대 시절부터 휠체어에 의존했다. ‘대통령은 사망’이란 책을 쓴 역사학자 루이스 피컨은 “그는 대중에게 질병을 가리기 위해 많은 것을 해야 했다”며 “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사람들을 그의 옆에 세우곤 했다”고 말했다. 루스벨트의 건강은 심장 질환을 앓으면서 극적으로 악화됐다. 1944년 4번째 재선에 출마할 때 그를 검진한 의사는 메모에 루스벨트는 4선을 내다보지 않을 것이라고 기록했다. 그 메모는 20세기 말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나이지리아 13세 소년 신성모독 10년형 받자 “내가 대신 살겠다”

    나이지리아 13세 소년 신성모독 10년형 받자 “내가 대신 살겠다”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메모리얼 박물관장이 신성모독 혐의로 징역 10년형이 선고된 나이지리아의 13세 소년 대신 복역하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악명 높은 나치의 홀로코스트 수용소 중 하나인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세워진 이 박물관의 피오트르 치빈스키 관장은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13세 소년 오마르 파루크 판결에 개입해 사면해 줄 것을 간청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한달씩 돌아가며 소년의 형기를 채우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같은 달 28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치빈스키 관장은 몇 명의 자원봉사자가 대신 형벌을 받겠다고 나섰는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120개월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았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카노에 거주하는 오마르는 올해 초 종교경찰에 체포됐다. 한 노인과 대화하는 과정에 선지자를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고 누군가 신고한 것이었다. 나이지리아 연방은 세속주의를 표방하지만 무슬림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북부 주들은 세속 법원과 율법 재판소가 나란히 운용된다. 율법 재판소는 이슬람 율법(샤리아) 재판을 담당해 중세 스타일의 단죄를 하곤 한다. 오마르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린 것도 샤리아 재판소였다. 유엔과 글로벌 인권단체들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나이지리아 정부는 종교적 판결이라고 못 들은 체하고 있다. 치빈스키 관장은 편지에 “어린이들도 수감돼 살해된 독일 나치 수용소와 죽음의 수용소 잔재를 보존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아우슈비츠 메모리얼 관장으로서 난 이런 인간성을 말살하는 선고에 무관심한 채로 있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는 오마르 얘기를 듣고 행동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지난주 이 얘기를 들었는데 부하리 대통령이 2018년 아우슈비츠를 방문했던 일이 떠올랐다. 해서 그에게 어떤 영향이라도 미치기 어렵지만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게도 그 또래의 자녀들이 있다. 침묵을 깨고 뭐라도 하려고 해야 하는 때가 있다. 페이스북에 뭔가를 적거나 리트윗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지난주 서한을 부쳤는데 아직 나이지리아 정부의 누구로부터도 반응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오마르의 법률 대리인 콜라 알라핀니는 이 청소년이 성인들이 수용된 교도소에 구금돼 있으며 어떤 법률적 조언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오마르가 조금 더 나이가 들었다면 아마도 사형 선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에섹스 대학 졸업생이며 세속주의 활동가인 알라핀니는 오마르 편에 서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10조는 나이지리아가 세속 정부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란도 아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아니다. 바티칸도 아니다. 우리는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갖고 있는 다종교 국가다.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키옥시아 IPO 계획 연기, 왜?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키옥시아 IPO 계획 연기, 왜?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의 오는 10월 도쿄 증시 상장이 무산됐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중신궈지(中芯國際·SMIC)를 제재하는 등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키옥시아는 다음달 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상장)를 진행해 32억 달러(약 3조 7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그 일정을 취소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야사카 노부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투자자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지만 시장 변동성이 크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IPO를 진행하는 게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IPO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재추진 일정은 밝히지 않은 채 추후 적절한 시점에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옥시아는 상장이 이뤄지면 시가총액이 1조 5000억 엔(약 16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올해 IPO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키옥시아는 매출액의 20%를 중국에서 창출하고 있는 만큼 미중 갈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한 곳이다. 미국의 중국 테크(기술) 기업 제재 여파로 키옥시아의 지분 40%를 가진 대주주 도시바의 주가는 한 달 새 15% 곤두박질쳤다. 키옥시아는 지난 15일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가 발효된 데 이어 25일 중신궈지도 수출 제한 조치를 받게 되자 상장 연기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화웨이 제재가 발효된 날 키옥시아는 화웨이로 나가는 플래시 메모리 출하를 중단하고 화웨이용 생산 능력을 다른 업체와 제품에 돌리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와중에 키옥시아는 이달 초 잠정 집계한 공모가에 따른 기업평가액이 2년 전 2조 엔보다 적을 것으로 나타나자 상장 연기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공모가를 주당 3960엔으로 전망했지만, 화웨이 제재가 발효된 이후 17일 전망치는 2800~3500엔 수준으로 낮춰졌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현재진행형이어서 연말까지 기다리더라도 키옥시아가 예정대로 상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미국 내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미 상무부는 자국 내 틱톡 배포와 업데이트를 28일 자정부터 금지하기로 했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라 행정명령의 효력이 중단됐다. 법원은 11월 12일로 예정된 틱톡 전면 금지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을 내리지 않아 틱톡의 운명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도시바는 앞서 2017년 회계부정 스캔들에 미국 원전 사업 실패까지 겹치며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재정 지원을 위해 도시바는 미국의 베인캐피털과 한국의 SK하이닉스 컨소시엄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올재팬’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2018년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180억 달러를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 49.9%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가 당시 투자한 금액은 4조원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구글 이어 ‘줌’까지 먹통 땐 어쩌려고… 갈 길 먼 한국 ‘원격수업’

    구글 이어 ‘줌’까지 먹통 땐 어쩌려고… 갈 길 먼 한국 ‘원격수업’

    25일 ‘구글 클래스룸’ 접속장애로 불통 실시간 쌍방향 수업 ‘줌’도 수시로 오류주1회 이상 화상 수업 의무화로 더 심화 “개인정보 유출사고 땐 대응도 어려워”일선 학교의 원격수업에 활용되는 구글의 학습관리시스템(LMS)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 오류가 발생하면서 구글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국 학교의 원격수업이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원격수업을 통합 지원하는 플랫폼 없이 ‘줌’(Zoom)과 구글 클래스룸,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등 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플랫폼에 의존하는 원격수업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0시 즈음 구글 클래스룸에 20분가량 접속이 되지 않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해 일선 학교의 원격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엄민용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화상회의 플랫폼인) ‘구글 미트’에도 입장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에도 “구글 클래스룸 서버가 터졌다”는 학생들의 글이 쏟아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같은 시간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유튜브와 지메일, 교육 및 비즈니스 지원 서비스인 지슈트(G Suite) 등 주요 서비스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전국 학교에서 실시간 쌍방향(화상) 수업에 활용하는 줌도 2학기 들어 접속 오류가 빈번해졌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교육부가 ‘주1회 이상 화상수업 실시’를 의무화하면서 접속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교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외산 플랫폼에 의존하는 원격수업이 외국 기업의 서버 장애 등의 문제로 전국에서 중단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가 발생해도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화상수업과 콘텐츠 시청, 조별 토론 등 다양한 방식의 원격수업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없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학습 효과도 떨어진다. 경기 포천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하는 최현우 교사는 “학생들의 인지가 교과 내용 자체에서 학습 도구 등 다른 것으로 이동하는 ‘메타인지의 이동’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사는 “줌과 패들렛(Padlet·포스트잇을 붙이듯 메모를 게시하는 웹앱)을 활용해 학생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수업을 진행했는데, 패들렛 사용법을 알려 준 뒤 수업을 하고 학생들에게 ‘오늘 뭘 배웠냐’고 물어보니 ‘패들렛’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학생들이 플랫폼 사용법을 기억하느라 교과 지식을 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사 41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수업 내실화를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교사들은 ‘각종 민원으로부터의 교사 보호’(75.4%)에 이어 ‘교육당국 차원의 화상 수업 플랫폼 구축’(70.6%)을 꼽았다.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관 주도로 개발한 원격교육 플랫폼이 학교 현장에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는 회의론마저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에 화상수업 기능을 탑재하는 등 LMS의 기능 고도화를 순차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니어 대상 콘텐츠·서비스 대폭 강화

    시니어 대상 콘텐츠·서비스 대폭 강화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시니어 전용 UI와 맞춤형 월정액 요금제 등을 출시하는 등 시니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018년 IPTV 업계 처음으로 시니어 대상 콘텐츠 전용관인 ‘VIVA 시니어’를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그 결과 VIVA 시니어 서비스 시작 후 지난해 하반기 시니어 가입자의 B tv 방문 횟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1배 늘었다. 올해는 사회경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tive Lives)’ 등을 타깃으로 했다. 이를 위해 시니어 서비스 방향성을 ▲미디어 접근성을 강화한 ‘Easy’ ▲취향 분석을 통한 ‘Fun’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 제공 ▲‘Family’ 연결 강화 ▲시니어 건강 케어 관련 콘텐츠를 보강한 ‘Health’ 등으로 정했다. 지난 8월 SK브로드밴드는 VIVA 시니어의 이름을 ‘해피시니어’로 바꾸고, 전용 UI와 전용 요금제 출시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TV를 켜면 큰 글자로 된 시원시원한 화면에서 시니어 관심 프로그램들을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해피시니어는 B tv 시니어 시청 데이터를 기준으로 시청 건수가 높은 콘텐츠를 멀티편성하고, 트로트·드라마·영화 등 시니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한군데 모아 시청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 아울러 차별화된 프로그램들도 무료 VOD로 제공한다. 한양대학교병원, 대한노인재활의학회 등의 전문가와 협업해 제작한 시니어의 근력을 강화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 ‘시니어 스마트 피트니스 메모핏’이 관심을 끌고 있고, SK브로드밴드 지역채널에서 제작한 ‘우리동네소식’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지역별로 생생한 지역 밀착형 콘텐츠가 일목요연하게 편성돼 시니어 거주 지역 내 소식과 뉴스를 전달한다. 또한 해피시니어 내에 ‘TV주치의’ 카테고리에 요가 중심의 홈트나 시니어가 주로 겪는 고질적인 만성질환 등에 대한 의학 정보 인기 프로그램들을 모아 제공할 예정이다. 관절·치매·척추에 좋은 운동법과 당뇨·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 등 분야별 전문의가 안내하는 치료·운동법·요리법 콘텐츠를 강화하고, 마음 건강을 위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마음 건강은 국내 명사들의 ‘세바시’ 강연을 스트레스관리, 감정관리, 마음건강, 행복, 대화, 공감, 관계, 건강, 나이들수록 등 9가지 마음건강 주제별로 재분류한 뒤 큐레이션 편성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영화, 명작 드라마, 일일드라마, BBC다큐멘터리 등의 장르를 부담 없는 가격으로 볼 수 있는 ‘해피시니어 월정액’도 선보였다. 870여편의 유료 콘텐츠를 월 5500원(부가세 포함)에 시청할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수출길 막히고 자금줄 끊기고… 中 ‘반도체 굴기’ 풍전등화

    수출길 막히고 자금줄 끊기고… 中 ‘반도체 굴기’ 풍전등화

    세계 점유율 5위 파운드리 기업 SMIC 美,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 차단 추진 중中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 벼랑 끝으로 22조원 투자금 유입 ‘HSMC 프로젝트’올 1월 공장 건설 대금 지불 못해 소송창업자·주요 관리자 행방도 오리무중 중국 내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 추진지방정부들 시진핑 향한 충성심이 목적작년 中 반도체 무역적자 2280억 달러‘미국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데 자금줄은 끊기고 반도체 기술력 자체도 변변찮으니…’. 이런 고민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산업의 현주소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중신궈지지청뎬루(中芯國際集成電路·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소식통들은 “SMIC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른 정부 기관들과 협력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MIC가 중국 국방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미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기업들이 SMIC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팔 때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과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SMIC에 대한 수출길도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0년 설립된 SMIC는 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 자급화 계획에서 양대 축을 이루는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3분기 추정치)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SMIC보다 먼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업체이면서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인 하이쓰(海思)반도체(Hisilicon)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MI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公司·TSMC)와 하이쓰가 발주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더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SMIC가 하이쓰의 생산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겠지만, SMIC의 현 기술력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SMIC는 지난해 말에야 겨우 14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7㎚ 제품을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TSMC는 올 하반기에 5㎚ 공정 양산에 진입하는 등 기술 수준이 한참 앞서가고 있다. SMIC와 TSMC 간에는 3~5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5~10년을 바라보고 SMIC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예 SMIC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의 SMIC 제재가 현실화하면 SMIC가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를 납품하는 만큼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에 추가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SMIC가 활용하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의 공정 장비, 부품 수급도 막히게 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을 맡겨 오던 TSMC와의 관계가 끊긴 데 이어 대안으로 SMIC를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마지막 보루’로 두고 집중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투자 현황 보고서에서 “우한훙신(武漢弘芯)반도체(HSMC)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 부족 문제가 존재한다”며 “언제든 자금이 끊어져 프로젝트가 멈출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현지 정부의 이 같은 ‘고백’은 HSMC가 사실상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정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비극인 셈이다. HSMC는 7㎚ 이하 첨단 미세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 제작을 목표로 2017년 우한에서 설립됐다.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1280억 위안(약 22조원)에 이른다. HSMC는 대만 TS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장상이(蔣尙義)를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까지 중국 정부 등에서 투자금 153억 위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SMC는 “우한 산업 단지에 14㎚와 7㎚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웨이퍼 기준 연간 6만장을 생산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중 7㎚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는데, 신생 기업이 이런 기술 격차를 뛰어넘겠다고 ‘호언장담’한 셈이다.하지만 HSMC 문제는 지난 1월 공장 건설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리면서부터 조금씩 드러났다. 특히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장비는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HSMC를 세운 창업자 리쉐옌과 회사 설립에 관여한 인사들의 행방도 오리무중이고, 회사 홈페이지도 열리지 않는 상태다. 기술전문 매체 콰이커지(快科技)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HSMC의 위기 소식을 전하면서 “수십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 과학자들은 주판에 의지해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작은 반도체를 진정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총투자비만 무려 2430억 달러(약 289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요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한계에 달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의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중국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성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여전히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 Unigroup)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 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10년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 수준이 너무 열악해 내세울 만한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무역 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택배근로자 안전까지 신경… 丁총리 연일 강행군

    택배근로자 안전까지 신경… 丁총리 연일 강행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연일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정 총리가 임기를 시작한 건 지난 1월 14일인데 엿새 뒤인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죠. 그래서 ‘코로나 총리’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일주일에 3차례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일선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화상으로 연결해 방역 현장을 점검하고 애로 사항을 듣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24일 “일부 지자체장과는 개별적으로 전화해 방역 상황을 논의한다”면서 “한 곳만 뚫려도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에 지자체 상황을 항상 빼곡히 메모하고 챙긴다”고 전했습니다. 정 총리가 취임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강행군을 하다 보니 관가에서는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총리실 관계자는 “수해 현장에서는 직원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현장을 걸어 다니며 둘러본다”며 “평소 세종 주변 공원을 돌거나 산행도 자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북 진안이 고향인 정 총리가 초등학교 때는 왕복 8㎞, 중학교 때는 16㎞를 걸어서 통학했다”면서 “그때 매일 걸어 다닌 게 건강의 자산이 됐다고 얘기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정 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택배 근로자의 안전조치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비대면 일상의 숨은 영웅인 이분들의 안전망을 갖추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죠. 정 총리는 이어 총리공관에서 ‘제1차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 협의회’를 주재했습니다. 정 총리는 최근 정부와 다소 껄끄러운 종교계 인사들에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께 정신적 방역(영적 방역)과 안식처가 절실한 시기”라며 “물리적 방역은 정부가 책임질 테니, 정신적 방역은 종교계에서 나서 달라”고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관가 주변에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정 총리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자연스레 2022년 차기 대선 얘기도 나옵니다. 두 차례 연속 영남권에서 대통령이 나왔으니 전북 출신인 정 총리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도 당연할 수 있겠죠. 정 총리 주변에서는 손사래를 칩니다. 코로나19 극복이 지상 과제라는 것입니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아직 정 총리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된 이후에는 정 총리의 존재감이 여론 조명을 받고 그때가 되면 자연스레 정 총리 대망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하죠. 정 총리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삼성전자, 역대 최고 성능 차세대 소비자용 SSD 출시

    삼성전자, 역대 최고 성능 차세대 소비자용 SSD 출시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성능을 가진 차세대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을 출시한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SSD 신제품 ‘980 PRO’는 전작(970 PRO)보다 속도가 약 2배 빨라졌다. 그러면서도 발열 제어 기술을 강화해 980 PRO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PC나 콘솔 게임기의 저장장치로 사용하기에 적절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용 SSD 시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집에서 PC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PC의 성능을 손쉽게 향상시킬 수 있는 소비자 SSD의 구입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속도는 느리지만 가격이 저렴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비중이 컸으나 고성능 PC가 등장하다 보니 이제는 SSD가 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용 SSD 글로벌 시장은 151억 40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2018년의 소비자용 SSD 시장 규모(117억 4000만 달러)보다도 40여억 달러 늘어난 것이다. 내년에는 15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980 PRO는 국내와 미국, 독일, 중국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250GB, 500GB, 1TB 총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2TB 모델은 연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맹경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고성능 SSD의 한계를 끊임없이 돌파해 왔다”며 “최고의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교사 10명 중 7명 내돈내산 원격수업… “기기 못 사는 학생 어쩌나”

    교사 10명 중 7명 내돈내산 원격수업… “기기 못 사는 학생 어쩌나”

    “램(RAM)이 4기가바이트(GB)인 교실 컴퓨터로 ‘줌’(Zoom·화상회의 플랫폼)과 파워포인트(PPT), 인터넷 창을 띄워 놓고 수업을 하면 화면이 계속 끊깁니다. 학생들이 화상수업을 하지 말자고 건의할 정도예요. 학교에 노트북 구매를 요청했지만 ‘해당 항목의 예산이 없다’고 거절당했습니다. 제 돈으로 노트북을 샀더니 보안 때문에 학교에서 사용할 수 없다네요.”(대전 A중학교 교사) “‘줌’과 ‘패들렛’(Padlet·포스트잇을 붙이듯 메모를 게시하는 웹앱)을 활용해 작품 속 인물의 삶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국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첫째, 선생님이 보내준 링크로 들어간다. 둘째, 더하기(+) 버튼을 누른다. 셋째, 의견을 남긴다. 넷째, 줌으로 돌아온다”라고 안내했죠. 수업 마지막에 “오늘 뭘 배웠나요”라고 물어보니 “패들렛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통합된 교육용 플랫폼이 없으니 학생들이 플랫폼을 오가고 사용법을 익히느라 수업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 겁니다.”(경기 B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교육부의 ‘화상수업 의무화’ 방침에 우왕좌왕하는 학교의 모습은 정보기술(IT) 강국임을 무색하게 하는 열악한 원격교육의 민낯이다. 교사가 화상수업을 하거나 자신의 수업 모습을 촬영하려면 교실 PC에 웹캠을 연결하거나 노트북의 카메라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50.9%)은 ‘웹캠이 설치된 교실 내 PC’와 ‘화상수업이 가능한 노트북’ 둘 다 제공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모든 학급이 동시에 화상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실마다 무선 인터넷이 깔려야 하지만 무선 인터넷이 “모든 교실에 설치돼 있다”는 응답은 14.1%에 그친 반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응답은 17.7%에 달했다. 원격수업 인프라 부족 문제는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제기돼 왔지만 개선 속도는 더디다. 정부가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교실에 무선 인터넷 설치를 완료하는 시점은 2022년이다.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등 원격수업 플랫폼에 화상수업 기능이 탑재되는 시기는 11월, 학생과 교사 간 소통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기는 내년 2월 이후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원격수업의 기본인 인프라 구축이 지속성이 없거나 시기를 놓쳐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을 구입하거나 줌 유료 계정, 영상 편집 프로그램 등을 구매해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원격수업을 하고 있었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의 ‘디지털 소외’ 또한 학교와 교사가 화상수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1학기에 실시된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대여 사업은 여러 학생들이 동시에 화면에 뜨는 화상수업을 전제로 한 지원이 아니었다. 작은 화면으로 동영상수업이나 과제 제시형 수업은 가능하지만 화상수업은 쉽지 않다. ‘1인 1컴퓨터’ 환경이 아닌 학생들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형제자매가 기기를 돌려 쓰고 있다. 수업을 도와줄 어른이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거나 수업을 들을 자신의 방조차 없는 학생의 처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우리 반 학생 30명 중 5명이 기기가 없다”면서 “기기가 없는 학생들에게 참여를 강제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는데, 이게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인가”라고 반문했다. 농촌 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교사는 “계정 발급을 교사에게 해 달라고 전화하고, 발급 방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내도 전화로 물어볼 정도로 학부모들의 정보화 소양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가정 학부모는 ‘일일학습 안내’를 해석하는 것조차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했던 교육 격차가 정보·인프라 격차와 합쳐지면서 확연하게 커지고 있다”면서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에게는 기기 대여를 넘어 직접 찾아가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과연 화상수업에 적극적인지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들은 화상수업에서의 어려움으로 “학생들이 제시간에 접속하지 않음”(75.0%)과 “학생들이 수업 도중 나가거나 화면을 끔”(62.4%)을 꼽는다. 접속 장애(55.2%)나 기기 부족(55.0%) 등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는 답변보다 많다. 자신의 얼굴과 집안 환경이 화면에 담겨 모든 학생에게 노출된다는 점, 장시간 집중해야 해 피로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화상수업을 꺼리는 학생들도 많다고 교사들은 귀띔한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화상수업에서는 말하는 학생의 목소리가 부각되고 집안이 그대로 비춰진다는 특성 때문에 학생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출결 지침은 화상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게 교사가 연락하고 대체학습을 제공해 출석을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은 “이들 학생을 ‘미인정 결석’ 처리할 권한이 없으면 교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교육부는 화상수업을 ‘학습 격차 해소’의 방안으로 내세우지만, 이들 문제로 인해 화상수업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경기도 용인의 한 중학교 교사는 “듀얼모니터가 없는 교실에서 줌으로 화면공유를 하며 수업하면 화면에 들어오는 학생은 30여명 중 다섯 명뿐”이라면서 “대부분 카메라를 꺼 놓거나 엉뚱한 곳을 비추고 있어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화상수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교사 중 한명이지만 막상 해보니 회의감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브라이슨 디섐보는 어떻게 윙드풋을 정복했나

    브라이슨 디섐보는 어떻게 윙드풋을 정복했나

    8개의 아이언을 7번 아이언 길이와 똑같이 맞춰 샷을 날리는 ‘기행’으로 주목받던 ‘물리학도’ 출신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20㎏이나 몸무게를 불린 실험 끝에 얻은 초장타 능력을 발판삼아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디섐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59야드)에서 끝난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3타를 줄인 최종합계 6언더파 274로 우승했다. 2타 앞섰던 매슈 울프(미국·이븐파 280타)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일궈낸 역전승이자 PGA 투어 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로는 첫 우승이다. 디섐보는 선두 울프에 2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난도 높기로 악명높은 윙드풋을 장타로 어르고 아이언으로 달랜 끝에 4라운드에 나선 61명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US오픈 최종 라운드를 ‘나홀로 언더파’로 끝내고 우승한 이는 1955년 연장전 끝에 벤 호건을 따돌리고 우승한 잭 플렉(이상 미국) 이후 처음이다. 당시 플렉은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쳐 합계 7오버파로 벤 호건(미국)과 연장 라운드에 들어간 뒤 3타 역전 우승했다. 당시 연장전은 현재의 통상적인 ‘서든데스(한 홀 또는 그 이상의 홀에서 승부가 날때까지 치르는 방식)’ 대신 18홀 라운드로 치러졌다.또 디섐보는 윙드풋에서 열린 6번째로 열린 US오픈에서 1984년 4언더파를 쳐 우승한 퍼지 죌러(미국) 이후 두 번째 ‘언더파 챔피언’으로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우승 스코어는 그보다 2타 더 줄인 최다 언더파로 기록되게 됐다. 웃자란 데다 질겨지기까지 한 러프와 곳곳에 아가리를 벌린 벙커 등으로 무장한 윙드풋에서의 6번째 대회를 앞두고 당초 장타냐 정교함이냐,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졌지만 디섐보는 주저없이 장타를 선택했다. 악마에 영혼과 그 무엇을 바꾸 듯 장타를 때리면 어기없이 공을 집어삼킨 ‘러프 지옥’도 “9번 아이언이나 피칭 웨지면 빠져나올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터였다. 4라운드 기록이 그의 장담이 한 치도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디섐보는 4라운드 티샷 14개 중 8개를 러프 등에 떨궈 페어웨이 안착률은 43%에 불과했지만 61명 가운데 네 번째로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공략해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건조한 바람에 바싹 말라 유리판으로 돌변한 그린도 모두 27개의 짠물 퍼트로 넘어섰다. 홀 당 평균 1.5개다. 디섐보는 “9번홀에서 이글을 잡고 처음으로 ‘좋아, US오픈 우승은 현실이 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뒤돌아봤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가장 좋아하는 7번 아이언의 길이(37.5인치)와 똑같게 모든 아이언 샤프트의 길이를 맞추고, 각 클럽에 이름을 붙이는 등의 기행으로 ‘괴짜 골퍼’로 이름이 자자했다. 올해 초에는 단백질 가루를 섭취로 몸무게를 29㎏ 이상이나 늘려 지난 7월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는 무려 423야드의 초장타를 과시하기도 했다.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친 2011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는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었다”면서 디섐보의 첫 메이저 우승이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4위에 오른 해리스 잉글리스(미국)는 “존 댈리가 조금 바꿨던 골프를 타이거 우즈가 바꿨고, 디섐보가 다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한편 투어 7번째 우승을 US오픈 트로피로 장식한 디섐보는 이날 발표된 주간 세계랭킹에서 종전 자신의 최고 순위인 5위에 다시 올랐다.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주말 경기를 치른 임성재(22)는 1타를 잃어 최종합계 9오버파 289타로 22위로 마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신간] 문명론 개략/후쿠자와 유키치/성희엽 옮김

    [신간] 문명론 개략/후쿠자와 유키치/성희엽 옮김

    이 책은 일본근대사를 전공한 역자가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개략’(1875)을 한글로 옮긴 것이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일본의 명문 사립대학인 게이오 대학의 설립자이자 지지신보(시사신보)를 창간하고, 일본학술원 초대 회장을 지낸 언론인 학자다. 또한 1867년 미국에서 사 온 영어 책으로 게이오대학에서 일본 최초로 영어원서를 직접 강의를 했던 교육자였다. 2000년 3월 아사히 신문이 ‘지난 1000년 동안의 역사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정치리더는 누구인지 설문조사를 했을 때 7위에 올랐고 1984년부터 일본 화폐 1만엔권에 실려 있는 인물이 후쿠자와 유키치다. 그는 무엇보다도 메이지 시기 일본에 서구문명의 핵심 가치이자 사회운영원리인 ‘자유’와 ‘공화’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개혁가였다. 또한 일본인의 낡고 비굴한 습관과 유교적 혹닉(惑溺), 신분적 억압, 여성과 부인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 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던 계몽사상가였다. 메이지유신 뒤 일본은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다. 유신 주체들은 스스로 혁명을 위해 일어섰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혁명은 근대적 혁명이 아니라, 봉건적 신분체제를 유지하면서 자기 번(藩)이 막부 대신 중앙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자신들의 혁명 공로에 따른 신분적, 경제적 보상도 이뤄지길 기대했고 또 요구했다. 메이지 유신 직후 유신 주체세력들이 곳곳에서 반란을 일으키며 신정부에 저항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일부 사무라이와 특정 번의 사적인 이익 추구가 ‘혁명의 실현’으로 오용되고 있었다. 이는 잘 알려져 있는 유신정부의 문명개화 정책과는 정반대의 길이었다. ‘문명론 개략’이 나온 1875년 전후의 일본은 그야말로 혁명과 문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문명론 개략’를 통해 봉건적 가치와 습속, 제도에서 벗어나 서구문명의 근대적 가치,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독립·자존하는 새로운 일본인을 형성해야만 근대국가 일본도 비로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어야만 서구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나라의 독립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즉 혁명주체들의 혁명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자유, 공화, 독립, 자존의 문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파했다. 봉건체제에서 근대국가체제로의 근본적인 정치사상적 전환을 촉구했던 그의 주장은 청과 조선을 개혁하려고 했던 두 나라의 온건, 급진 개혁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조선에서는 김옥균, 서재필, 윤치호 등 개혁가들이 후쿠자와를 직접 만나 긴밀하게 교류했다. 청에서는 조선보다 늦게 1900년 이후 량치챠오 등 개혁가들이 후쿠자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문명론 개략’은 이미 두 종류의 번역본이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성희엽 박사의 ‘문명론 개략’은 원본을 저본으로 하였고, 후쿠자와 유키치에 관한 일본 연구자들의 연구결과까지 반영해 번역하였다. 후쿠자와가 참고하거나 인용한 동서양의 고전들에 관한 주해도 풍부하게 정리되어 있다. 나아가 현대 일본어 번역본으로는 알 수 없는 메이지 초기 서양개념어의 한자번역어(신한어)들도 정확하게 살리고 후쿠자와 유키치만의 독특한 문체와 문장 스타일도 생생하게 살리려고 노력했다. “‘혁명’에서 자유 공화 독립자존의 ‘문명’으로-동아시아의 근대적 개혁운동과 ‘문명론 개략’의 사상사적 의의”라는 역자의 해재와 에도시대 일본의 서양책 번역서의 현황을 알 수 있는 부록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주해를 훑어만 봐도 당시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일본의 근대 지식인들이 서양의 사상, 가치, 사회구성 원리 및 운영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당시 후쿠자와가 읽었던 서양 고전 사상가들은 아담 스미스, 알렉시스 드 토크빌, 프랑수아 기조, 헨리 버클, 존 스튜어트 밀, 허버트 스펜스, 챨스 다윈 등이 있다. 후쿠자와가 직접 메모를 남겨놓은 수택본도 많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후쿠자와 유키치는 물론이고 ‘문명론 개략’에 관한 이해도 그다지 깊지 않다. 그에 대한 평가는 침략주의자에서부터 근대적 계몽사상가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으로 갈리지만 이 책을 이해하지 않고는 어떤 평가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메이지 이후 일본근대사와 근대사상사, 동아시아 근대개념사 등에 관심 있는 독자와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소명출판 펴냄/604쪽/3만4000원 성희엽 국제지역학 박사. 일본 근대사 전공.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 동북아국제대학원을 거쳐 국립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광역시청,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으며 부산동서대학교 대학원 일본지역 연구과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했다. 지금은 부경대학교 일어일문학부에서 일본학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용한 혁명’(2016)이 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꽃바구니 들고 방문해 일가족 살해…우발적 주장

    ‘그것이 알고싶다’ 꽃바구니 들고 방문해 일가족 살해…우발적 주장

    제주 원룸 방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9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미해결 사건인 2006년 제주 소재 원룸 방화 살인사건을 재조명한다. 지난 2014년 9월, 한 여성의 집에 꽃바구니를 들고 방문해 해당 여성은 물론 어머니와 중학생 딸까지 무참히 살해했던 남자. 김 씨는 연인관계였던 여성이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시간 만에 세 사람을 차례로 살해한 김 씨에 대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처음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성, 대담성, 잔혹성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뒤 제작진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제보자는 몇 년을 망설이다 이제야 ‘꽃바구니를 든 살인범’에 대한 의혹을 고백할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당시 그의 범행은 첫 살인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살인사건이 또 있다는 충격적인 제보였다. 그를 둘러싼 의혹은 과연 무엇일까? 제보자는 “얘는 큰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 작은 범죄를 하고 들어온 거다. 물론 성폭력도 큰 범죄지만, 그 느낌을 나는 강력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14년 전, 제주의 한 교도소에서 처음 김 씨를 만났다는 제보자. 김 씨는 2006년 3월 한 대학 여자기숙사에 침입해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을 살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범행 이후 자신이 누군지 알리는 메모를 현장에 남기는가 하면 경찰서에 스스로 찾아가 자수하는 등 일부러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는 행동을 했다고 전해졌다. 제보자는 그의 이런 행동이 어딘가 석연치 않아 보였다고 했다. 제보자가 품었던 의혹은 김 씨가 성범죄를 벌이기 한 달여 전인 2006년 2월에 발생한 제주시 노형동 소재 원룸 방화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되며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205호 원룸에서 발견된 유일한 증거, 담배꽁초에서 김 씨의 DNA가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사건은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게 됐다. 김 씨와 그의 가족은 사건 발생 당일 감식에선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사흘 뒤 진행된 현장 감식에서 김 씨의 타액이 묻은 담배꽁초가 발견된 것을 문제 삼았다. 경찰이 김 씨를 범인으로 몰아가기 위해 담배꽁초를 현장에 가져다 두고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이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담배꽁초의 증거력을 문제 삼으며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 그 반증이라고 했다. 의혹을 풀기 위해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과 검찰 관계자를 접촉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묵묵부답. 취재가 난항에 빠진 상황에 제작진은 원룸 방화 살인사건의 경찰 의견서와 검찰 불기소 결정서를 기적적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 총 13장의 문서를 토대로 제작진은 다시 한번 205호 원룸의 방문자에 대한 취재를 이어나갔다. 과연 김 씨에게 제주 원룸 방화 살인사건은 억울한 기억일까, 아니면 살인의 추억일까? 19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파헤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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