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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빌 1∼2/로베르 메를르 지음(화제의 책)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 그린 소설 갑작스런 핵폭발로 폐허가 된 세상에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될까.이 책은 많은 이들이 전율하며 자문해 봤음직한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잿더미 한가운데에서 「말빌」성의 폐쇄되고 튼튼한 지하실에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은퇴한 교장 엠마누엘을 비롯해 일곱명이 살아 남는다.이때부터 생존자들은 허허벌판에 남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세계를 재건하려고 몸부림친다. 여기서 이 소설은 핵폭발을 다룬 다른 많은 작품들과 갈라선다.대부분의 소설이 핵폭발 후유증 등을 묘사,경계하는데 치중했다면 이 책은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간 최초에 인간이 어떻게 규범과 기술로 공동체를 일궈냈는지 인류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호전적인 다른 생존자 집단과 「말빌」공동체가 맞부딪치면서 방어를 위한 살인이 정당한가 하는 물음이 생겨난다.남은 여자가 적어 일처다부제가 자리잡는 과정을 통해서는 남성중심적인 남녀관계가 결코 본질이 아님이 드러난다. 또한 강력한 지도력과 독재의 문제,선악 양면성을 가진 기술 등 인류문명 전반을 반성적으로 짚어보고 있다. 이재형 옮김,책세상 각권 8천원.
  • “사죄거부라니…일본은 차라리 침묵하라”/휴코타지 전 주일 영국대사

    ◎“명백한 침략전쟁을 아시아 해방전” 망언/식민 지배 극도 잔학… 피폭책임 일 군부에 일본의 보수·우익세력들은 전후 50주년을 맞아 과거 아시아침략에 대한 반성·사죄를 거부하고 오히려 태평양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아시아 해방전쟁」이었다는 망언을 되풀이 하고 있다.일본 우익세력들의 이러한 망언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휴 코타지 전주일영국대사는 산케이신문 기고에서 『일본은 차라리 침묵을 지켜라』고 충고하고 있다.다음은 기고문 내용. 대지진의 비극으로 한 해를 시작한 일본은 올해 전후 50주년을 맞아 쓰라린 코멘트를 많이 듣게 될 것이다.나는 그러나 일본인들이 이러한 논평에 주의깊은 반응을 보이기를 바란다.분노로 성급하게 반응하면 감정이 악화될 뿐 일본의 장기적인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부주의한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는 일본의 정치가들이 위엄있는 침묵을 지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올해는 화해에 역점이 두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올해는 승리와 패배를 각각 기리기보다는전쟁이 가져다 준 고통을 공감하고 되새겨보는 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인들은 지금 제2차 대전중 일본제국군대가 점령한 지역의 주민에 대해 일본과 「천황」의 이름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불행한 일들을 저질렀는지 또 그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되새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군에 포로로 붙잡혔던 사람들 가운데는 일본군으로부터 받은 취급을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나는 종전직후 싱가포르에서 나의 친척을 포함한 포로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직접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을 알 수 있다.하지만 기독교인은 「너의 적을 용서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나는 화해를 바란다. 우리는 일본제국군대의 일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나는 이곳 영국에서 일본인의 친구로서 일본인은 다른 국민과 이질적이라는 말을 믿지 않음을 말하고 싶다.문제는 인종이나 선천적인 특징이 아니다.나는 일본인 가운데 괴로움을 주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한 군인이 있는 한편 연합국측에 복수심에 불타 문명인으로서의 행동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군인이 있음을 알고 있다.슬픈 이야기이지만 인간에게는 나쁜 짓과 잔학한 행동으로 치달리려는 경향이 잠재해 있다.이 잠재적 요소는 상황과 사상의 교화에 따라 표면화된다.러일전쟁과 1차대전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은 공정한 취급을 받았다.왜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태도와 행동은 돌변했는가. 나의 설명은 이렇다.명치시대의 지도자들은 단결을 강요하고 일본을 구미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신도의 의식과 「천황」숭배를 생각해 냈다.지도자들은 주로 농촌으로부터 징집한 장정들로 강력하게 훈련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잔혹한 신병 이지메(가학행위)를 포함한 엄한 훈련을 강요했다.이지메를 당한 인간이 다시 자신보다 약한 인간을 이지메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사무라이 윤리는 이 과정에서 땅에 떨어졌다.무사도의 진정한 의미는 잃어버렸다.충성심이 변질돼 젊은이들에게는 「천황」을 위해 죽는다는 의식이 심어졌다.하지만 「천황」의 마음이 장군들에의해 강제되고 있는 전쟁을 바라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장교들 가운데는 사물에 대한 태도가 비뚤어져 포로에 대해 생물무기 및 세균무기의 실험을 한 자도 있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확신한다.나는 민주주의적인 절차와 제도가 일본에 뿌리내렸으며 일본인은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에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고 믿는다.일본 헌법 9조(교전권과 집단자위권을 인정하지 않음)가 개정된다해도 일본의 평화에의 서약은 지켜질 것이다. 물론 항상 위험은 있다.그 가운데는 전쟁중 일본의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할 위험도 있다. 때때로 일본의 동남아시아점령은 서구의 식민지 지배가 빨리 끝나도록 했다며 정당화 하기도 한다.그러나 나는 이러한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식민지 지배는 전쟁전에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다.영국은 그 이상 식민지 지배를 유지할 경제력도 의지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게다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영국의 지배보다 훨씬 가혹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원자폭탄에 대해서는 우리는 투하된 뒤에조차 일본정부가 항복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쇼와(소화)일왕의 개인적인 개입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일본의 군사 지도자들은 「천황」의 항복방송마저 막으려 했던 것이다.원폭으로 죽은 사람들과 피폭자에는 동정하지만 나의 견해로는 히로시마의 비극의 최종적인 책임은 일본의 군사 지도자들에게 있다. ▷약력◁ ■1924년 영국 요크셔 출생 ■세인트 앤드루스대,런던대서 수학 일본어로 학위취득 ■1949년 영 외무부 근무시작 1980 ∼ 84년 주일본대사 역임 ■저서「황금의 섬들,일본의 고지도」 「동의 섬나라,서의 섬나라」 「속 동의 섬나라,서의 섬나라」
  • 한국,순식간에 금6/아시안게임/레스링 3·펜싱­수영­볼링 1개씩

    ◎종합 3위로 껑충 【히로시마=특별취재단】 드디어 한국의 금맥이 터졌다. 한국은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안게임 4일째인 5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급 심권호(22·한국체대)의 첫 금메달을 신호탄으로 6개의 금메달을 무더기로 따내면서 본격적인 메달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날 한국은 심권호의 첫 금메달에 이어 68㎏급의 김영일(24·삼성생명),1백㎏급의 송성일(25·상무)이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한꺼번에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여자볼링 개인전에서 김숙영(22·이화여대)과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의 김상욱(28·서울지하철공사)이 각각 금메달을 추가했다. 또 남자수영 배영 2백m의 지상준(21·한체대)은 아시아최고기록보유자인 일본의 이토이 하지메를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차지하며 한국에 6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로써 전날까지 금메달 한개 없이 6위에 머물르던 한국은 성큼 3위로 뛰어오르며 13개의 금메달로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과 본격적인 메달레이스를 벌이게 됐다.
  • 추석민속 온가족 함께 즐기자/연휴 나흘 공연안내

    ◎놀이마당/봉산탈춤 흥겹게/민속촌/전통혼례식 시연/서울랜드/남사당놀이 한판/자연농원/제기차기·널뛰기 오는 11일은 설날과 함께 우리민족 최대명절로 꼽히는 추석.올 추석은 예년과는 달리 연휴가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이나 이어진다.모처럼 긴연휴를 맞은 근로자들은 벌써부터 휴가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느라 부산한 모습이며 여가를 보다 알차게 즐기기위해 성묘를 미리 다녀온 도시민들도 적지않다. 그래서 전국의 레저현장은 전에없이 붐빌 전망이다.온천을 비롯한 관광휴양지의 콘도와 호텔은 이미 예약이 끝났고 등산 낚시등에 이용되던 여행사 관광버스도 동이 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추석 연휴때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세시풍속을 즐기며 한때를 보낼수 있는 민속놀이 공연장을 찾아봤다. □서울놀이마당=추석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온뒤 저녁 보름달이 밝아질때까지 이웃사람들과 함께 농악놀이·씨름·널뛰기·줄다리기등 놀이를 갖는 것이 우리들의 한가위 풍속이었다.그러나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아름다운 우리전통문화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우리민속을 전수 보급하고 있는 서울 놀이마당은 잊혀져 가는 이러한 우리 민속을 되살리기위해 추석연휴기간(11∼13일)우리민속을 시연해 보인다.공연내용은 봉산탈춤·경기민요·평택농악·남사당놀이·북청사자놀음·김덕수패 사물놀이 선소리산타령·송파산대놀이등 8가지.이 가운데 송파산대놀이·북청사자놀음·봉산탈춤등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민속이기도 하다.이 공연에는 해당 인간문화재들과 문화재 이수자들이 직접 나와 특기를 선보인다.공연은 매일 하오3시부터 시작되며 공연시간은 각 종목마다 1시간씩으로 되어 있다. □한국민속촌=11일 낮12시30분부터 추석특별공연을 시작한다.추석당일엔 송파산대놀이와 농악·줄타기등이 시연되며 전통혼례식도 열린다.12일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인 강령탈춤을 비롯,농악·줄타기·줄풍류·전통혼례등이 5시간동안 이어진다.또 13일엔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과 중요무형문화재 58호인 줄타기·농악등을 공연한다.강령탈춤공연에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김정순씨가 나와 직접 보여줄 예정이며 북청사자놀음에도 전광석인간문화재가 직접 출연할 예정으로 있다. □서울랜드=10일부터 13일까지 한가위 특집행사를 마련한다.이 기간동안 남사당패들을 초청,서울랜드내 연꽃분수와 장터주변에서 하루 3번씩(상오11시·하오1시·하오3시)풍년을 기원하는 농악놀이를 펼친다.이 농악놀이에는 24인조 농악대가 놀이판을 벌이며 장터주변에서는 민속놀이 한마당도 펼쳐진다.이곳 민속놀이마당에는 그네·윷·제기·널뛰기도 준비,가족·친지들끼리 우리고유의 놀이를 즐길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4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삼천리대극장에서는 하오2시부터 2시간동안 한가위 특집쇼가 진행된다.여기에는 가수 최진희·유현상·김흥국등이 초청가수로 출연하며 서울랜드무용단·캐릭터·고적대·악단등이 총출연,명절분위기를 더한층 돋운다. □자연농원=가을정취를 풍기고 전통미 가득한 민속가족게임과 각종 행사를 준비한다.추석날엔 잊혀져 가는 민속놀이의 재발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줄넘기,재기차기,널뛰기,윷놀이마당을 마련한다.11일에는 북청사자놀음을,12일에는 송파산대놀이와 안성 남사당 풍물놀이를 야외무대에 올리며 풍장패 사물놀이가 날마다 명절의 흥을 더해준다. 또 고향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동물원과 중문지역에 떡메를 준비,인절미 등 고향의 맛을 전해줄 장터거리를 연출하며 군밤 엿치기등 갖가지 먹거리도 푸짐하게 마련한다. □롯데월드 민속관=11일부터 3일동안 하오4시부터 5시30분까지 민속관에서 한가위 팔도민요잔치를 벌인다.경상도의 모내기노래와 함양양잠가,전라도 진도아리랑과 새타령,황해도 난봉가·산염불,평안도 산타령·긴아리 잦은 아리,경기도 청춘가·한강수타령·풍년가,충청도 흥타령,함경도 궁초댕기·신고산타령,강원도 아리랑·한오백년,제주도 둥그네 당실 등의 정든가락이 무대에 올려진다.인간문화재57호인 이은주씨를 비롯 인간문화재57호후보 김금숙씨와 김점숙,인간문화재57호 이수자등 10명이 출연할 예정이다.관람료는 무료이다. □제주신라호텔=12일 하오8시 대연회장 한라홀에서 한가위 음악회를 무료로 개최한다.이 음악회에는 랄프 도링 빈 국립음대교수(바리톤)와 이 대학에 재학중인 유소영씨(소프라노)가 출연,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슈만의 시인의 사랑,바그너의 탄호이저중 볼트담의 아리아·동심초·신아리랑·무곡 등을 부른다.
  • 새 시장 맞는 「서울특별시」(사설)

    질척하고 혼미한 늪으로 우리를 허우적거리게 만든 「수서」는 서울땅이다. 땅은 비좁고 살집은 모자란 1천만 서울시민의 문제가 야기한 이 오욕의 지진은 서울시청을 진앙으로 하고있다. 마침내 53일의 단명한 시장을 내고 새시장을 맞은 서울시는 아직도 여진의 불안정함 속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서울시는 혼미속에서 탈출해야 한다. 교통문제 환경문제 상하수에서 쓰레기문제,민생치안에서 복지문제에 이르기까지 하루라도 행정의 흐름이 막히면 1천만이 질식할 지경인 이 거대한 도시가,더는 수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수는 없다. 서울은 도시라기 보다는 나라에 가까운 규모의 행정기구다. 나라중에서도 작지 않은 나라다. 물리적 규모도 엄청나지만 그 안에 혼재된 문제와 잠재된 난제들이 속수무책으로 쌓여있는 도시다. 이런 서울시가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당장 명쾌한 해결의 상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는 하지만 시장은 시장이다. 아무리 거대한 전함이라도 함장에 의해 뱃길은 운행되듯이 시장의 키잡이에 의해 서울시는 전진한다. 행정스타일,건강정도,세계관,정의수준이 남김없이 투영되게 마련이다. 수서사태가 우리에게 불행한 일이기는 했으나 이 사태를 통해 우리에게 조심스럽지만 어떤 신뢰의 실마리는 잡게 해주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별 상처없이 이 사태를 넘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진앙에 위치했으면서도 결정적인 수뢰의 함정에 걸리지 않고 이 폭풍우를 이겨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심증을 주는 것이다. 들리는 말인즉 「한보」라는 기업의 뇌물공세에서 자기방어를 하기 위하여 고위급이나 하위급의 시공무원 모두가 갖가지로 세심한 노력을 했었다고 한다. 「외밭에서 신들메를 고치지 않는」 치밀한 노력을 전직원이 했던 결과가 희생의 최소화를 부를 수 있었다는 뜻이다. 독직에서 이만큼이라도 자기보호를 하려는 풍조가 서울시에 형성되었다면 어쨌든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런 풍조가 전행정에 확산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또한 신임시장에게 우리는 유능하고 정당하기를 바란다. 무능한 솜씨로는 이 공룡같은 시정을 감당할 수 없다. 몸을 사리고 개인적인 보신에만 전념하는 공직자로서도 이 자리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정의롭고 정당하지 않으면 또한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아무리 선명하게 운영해도 「복마전」의 혐의를 벗기 어려운 것이 서울시가 지닌 본원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부시장을 함께 물러나게 한 이번 사태로 전 서울시공무원은 가뜩이나 의기소침해 있고 그들을 상대로 하는 천만시민은 불만과 불편이 가중되어 있다. 우선은 이 당면한 현실들을 풀어가는 일도 급하다. 신임 이해원시장은 인망이 높고 매우 유능한 공직경력을 지닌 노련한 공직자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작고 단견한 생각으로 일생동안 쌓아온 공직인의 명예를 함부로 더럽히지 않을 인사로 기대하고 있다. 소신껏 시민의 편에 서서 차근차근 시행정을 주도하도록 당부한다.
  • 「표의 심판」 기다리는 동독공산당/18일 실시되는 총선 전망

    ◎20여개 정당 난립속 사민당,선두로 급부상/기세꺾인 공산당,“항복은 없다”막판 총력전 통독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동독최초의 자유총선이 18일 실시된다. 총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중반전에 접어든 현재 보수우익과 중도파ㆍ좌파등 20여개의 정당들은 서독정당들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열띤 득표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잇다. 서독의 콜총리와 빌리 브란트전총리 등을 비롯한 서독 각정당 당수들은 이번 동독총선결과가 오는 12월 실시될 서독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중시,이미 정강정책이나 이념면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성향의 동독정당들과 「짝짓기」를 이루고 지원에 나서 이번선거는 서독정당들의 「대리전」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 참가하는 정당들중 사민당(SPD) 기민당(CDU) 민주사회당(PDSㆍ구공산당)등이 현재까지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집권당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민당. 지난달 중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은 53%의 지지를 얻어 서독콜총리의 지원아래 24%의지지를 얻은 「독일연맹」이나 민주사회당의 12%를 큰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지난 46년 소련에 의해 강제로 공산당에 흡수됐다 지난해 10월 호네커 정권이 붕괴되면서 부활한 사민당은 지난달 23일 이브라힘 뵈메를 당수겸 차기 총리후보로 선출했으며 빌리 브란트전서독총리를 명예당수로 추대,서독 사민당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적이고 사회적이며 환경문제를 중시하는 시장경제」를 정강정책으로 내세운 사민당은 또 지난달 25일 서독에 대해 4월중 통독위원회를 구성,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통일독일헌법의 제정을 제안해 놓고 있다.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다 할지라도 정권의 안정을 위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방침이지만 공산당(민사당)의 연정참여는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기민당ㆍ독일사회연합(DSU)ㆍ민주각성당 등 3개 동독우익정당들은 지난달초 서독콜총리의 강력한 지원아래 「독일동맹」이라는 선거동맹체를 결성,사민당에 대항하고 있다.「독일동맹」은 현재 서독 기민당과 기사당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잔류해야 한다』는 콜총리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자유와 번영,그리고 사회주의 재등장 절대반대」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우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독일동맹」은 또 국경문제에 관해서도 폴란드의 현국경을 존중하는 콜총리의 주장에 찬성하고 있다. 또 「독일동맹」속에 포함된 기민당은 자신이 한때 공산당의 위성정당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동독 사민당이야말로 과거 40여년간의 공산당지배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콜총리는 동독선거전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독일동맹」의 동독내 선거유세를 계획하고 있으며 지난달 20일 에르푸르트시 선거유세에 참석,하나의 독일을 위해 「독일동맹」측에 표를 던져 줄것을 호소했다. 한편 지난 46년이후 동독을 지배해온 공산당에서 간판만 바꿔단 민주사회당은 갈수록 인기를 잃어가고 있으며 다른 정당들이 서독정당들로부터 자금및 선거유세등을 지원받고 있는데 비해 외로이 고군분투하고있다. 「민주적인 현대 사회주의 정당」으로 변신했음을 선언하고 지난달 25일 한스 모드로브 현동독 과도정부총리를 총선에서 차기총리후보로 지명한 민주사회당은 『항복이란 있을 수 없다』며 정력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으나 선거후 야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이밖에 서독의 지원을 거부하고 동독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좌파세력인 「노이에스 포룸」 「인권 평화동맹」등은 「동맹 90」을,넬켄당ㆍ통일좌익당ㆍ독일공산당ㆍ기타 마르크스주의 단체등은 「통일좌익」을 각각 결성,선거에 임하고 있다. 또 동독의 독립을 추구하는 동독녹색당과 독립여성동맹은 서독녹색당의 지원아래 「녹색 선거동맹」을 결성했으며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주의당(FDP)ㆍ독일포룸당ㆍ자민당(LDP)등도 서독 자민당의 후원으로 「자유민주동맹」을 결성했다. 이들 좌파군소정당들은 통화 통합 예고 이후 화폐예금에 대한 불안과 실업불안등이 점차 동독인들 사이에 심화되자 동독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자신들의 정강정책을 활용,최대한의 득표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얼마만큼의 표를 모을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1천1백50만명의 유권자가 임기4년의 의원4백명을 뽑는 이번 총선은 비단 통독문제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양독시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인식의 공감대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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