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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사이버비방 극성

    본격 대선 레이스를 맞아 ‘사이버 논객(論客)’과 대학생 알바가 극성을부리면서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특정 정당과 후보에게 ‘고용’된 ‘사이버 알바’들이 상대 후보의 비방과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자 경찰은 24시간 감시조를 운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태와 유형 ‘사이버 논객’의 일당은 최소한 7만∼10만원.축적된 ‘내공’에 따라 대우는 달라진다. 모 정당 관계자는 27일 “상대 후보의 아픈 곳을 찌르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한다.”면서 “비록 불법이지만 인터넷 특성상 최단 시간에 최대의 선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일부 유력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대선의 특성상 ‘사이버 선거운동’이 지자체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 때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수(高手)’로 손꼽히는 논객은 전국에서 200여명선.이들은 독도논쟁이한창일 때 일본 네티즌과 한바탕 ‘대전(大戰)’을 치른 인물들로 최근 대부분이 2∼3개 정당의 ‘사이버 알바’로 흡수됐다. 일부 정당에서 자체적으로 양성한 논객 100∼200명도 이들과 함께 각종 사이트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유형도 다양하다. 경찰의 사이버 단속이 갈수록 활발해지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붙박이형’대신 PC방을 옮겨다니며 ‘작업’을 하는 ‘메뚜기형’이 많다. 2000년 총선 때부터 활동한 회사원 K씨는 ‘올빼미형’이다.야간에 PC방이나 사무실 등에서 글을 올린다.상대 후보의 이력과 약점을 꿰뚫고 있으며,정치 현안을 주제로 타고난 글솜씨를 발휘한다.그는 “한달 부수입이 200만원정도”라고 귀띔했다.이들은 일사불란한 점조직으로 운영되며,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ID를 사용한다.상대 진영의 논객이 글을 올리면 20∼30명이 일제히 리플(답변)을 달아 인터넷 게시판의 화면을 다음 창으로 넘겨 버리는 ‘밀어내기 전법’을 사용한다. ◆대학가도 알바 열풍 ‘사이버 알바’의 수입이 쏠쏠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글실력을 갖춘 일부 대학생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전문 논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학가의 파급효과를 노려 일부정당과 후보 조직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 I대 정치외교학과 전공수업에서는 수강인원 32명 가운데 20명이 무더기로 결석했다.상당수가 ‘사이버 알바’에 나섰기 때문이다.이들은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서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서울 S대 게시판에는 ‘×× 박멸하자.’‘내사랑 ××’‘××당 알바 파이팅’ 등의 글이 하루에도수백건씩 오르고 있다.대학생 박인용(24)씨는 “대선 후보와 관련된 글은 모두 비방으로 얼룩져 있다.”면서 “사이버 알바에 뛰어드는 친구들은 학업도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비상걸린 경찰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적발된 선거사범 535명 가운데 사이버 선거사범이 394명으로 73.6%나 됐다.중앙선관위도 올들어 7457건의 비방글을 삭제했다. 경찰은 이번 대선에서 불법 사이버 선거운동이 유례없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661명의 사이버 선거사범 전반담을 편성,후보자와 정당·정부기관·언론사 등 1050개 사이트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이창구 유영규 박지연기자 window2@
  • [굄돌] 농약공포

    힘들여 지은 농사가 태풍 ‘루사’와 잦은 수해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 것 같다는 보도에 걱정스러웠다.그러나 예상 수확량이 7년만의 최저치이긴 하지만 평년작보다 200만섬쯤 적은 3500만섬이라니 그나마 다행스럽다.연간 쌀 소비량을 3400만섬으로 치면 그래도 100만섬이 남으니 쌀 걱정은 없게 된 셈이다. 몇년 전 노랗게 물든 김포평야를 보고 후다닥 작업실을 옮겨 왔다.그러고는 옛날 생각만 하고 논두렁을 왔다갔다 하며 벼포기를 흔들어 보았으나 툭툭 튀어나오기를 기대했던 메뚜기는 흔적도 없었다.“침묵하는 봄이 올 것이다.”라는 학자들의 예언이 현실화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섬뜩해졌다.곤충들이 없어지면 먹이사슬이 끊어져 새들의 숫자가 격감한다고 한다.그러면 지저귀는 새소리마저 들을 수 없는 적막한 봄이 된다는 뜻이다. 하기야 사과를 껍질째 먹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주부들이 무농약 채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지가 오래 되었고 수입 농산물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주된 원인도 농산물에 과다하게 잔존하는 농약 때문으로 알고있다.농약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큰 것 같다.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내고 개펄을 메우는 것이 눈에 보이는 자연 훼손이라면 평형을 이루어야 할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자연훼손이다.오히려 생태계 파괴가 인류에게는 더 큰 재앙이 된다고 한다.이러한 재앙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간단한 방법으로 농약을 적당하게,아주 적당량만 사용하면 모든 문제가 그런대로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수확량은 어느정도 감소되겠지만 생태계에는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메뚜기를 못 찾아 아쉽다는 마음보다는 모든 곤충들을 무차별로 죽여 씨를 말리는 농약에 두려움이 느껴진다.조그만 텃밭이라도 마련해서 우리 집 식탁만에라도 농약 없이 키운 채소를 올려 조금이나마 농약공포에서 해방되고 싶어진다.너무 이기적인 생각일까? 김춘옥 전업미술가협 이사장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가을, 축제 그리고 농촌관광

    아침 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졌다.어느덧 가을이 온 모양이다.오후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파란 하늘은 전형적인 우리의 가을 하늘이다.가을은 역시 도시의 빌딩숲보다는 농촌의 들녘이 그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한다. 고향마을 어귀에 버티고 서 있는 느티나무,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들판의 허수아비들,뒤뜰에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이웃집 과수원의 한아름 영근 사과·배들…. 가을철에는 농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축제가 많이 열린다.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전남 무안군은 1997년부터 매년 연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제 단순한 연꽃 산지에서 축제기간 80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아오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꽃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행사기간 중에는 연꽃길 걷기,농악 한마당,향토음식 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한다. 올 가을 혹시 시간이 난다면 축제가 열리는 농촌마을을 방문해 보면 어떨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하늘과 땅,이웃에 감사하는마음으로 축제를 여는 농심(農心)도 볼 수 있고,체험행사라도 있다면 직접 참여해 농촌의 삶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가을 하늘 아래서 아이들과 허수아비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미꾸라지나 메뚜기를 잡으며 동심으로 돌아가 볼 수도 있다.시간이 더 있다면 하룻밤을 농가 민박집에서 보내면서 주인 아저씨,아주머니와 함께 고구마캐기,버섯따기,고추따기,배추뽑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도 해보고,밤에는 새끼꼬기,짚신만들기 등 농촌의 전통생활도 체험하면서 쏟아질 듯한 별들을 바라보며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고 서로의 정을 느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수 있다. 특히,도시민이 체류하며 농촌에서 여가·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농촌관광마을이 많이 있으므로 이런 마을을 방문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농촌관광 홈페이지(www.rural-invest.co.kr//ruraltour)를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관련정보를 구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농촌마을을 농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잘 살린 농촌 특유의 정감있는 마을로,쾌적한 주거 및 여가공간으로 가꾸어 도시민이 농촌생활에 푹 젖어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올 가을 한번쯤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농촌마을을 방문해 수확의 기쁨을 가르쳐 주고 지역축제를 함께 하는 기회를 가져 보기를 바란다. 김동태/ 농림부 장관
  • 도심에 ‘곤충 체험장’ 생겼다

    서울 도심에 나비,딱정벌레 등 150여종의 살아있는 곤충을 접할 수 있는 ‘곤충 체험장’이 생겼다. 강북구는 수유동 구민회관 전시실(56평)에 ‘곤충 체험장’을 꾸며 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달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 서울 도심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곤충의 세계를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체험장에는 딱정벌레,장수풍뎅이,털두꺼비하늘소 등 150종 300여점의 곤충표본과 10종 500여마리의 살아있는 곤충도 전시된다. 살아있는 곤충은 꽃식물,통나무 등에 자연상태로 놓아둬 관람자들이 직접만져 볼 수도 있도록 했다. 사슴벌레,메뚜기,꽃무지,털두꺼비하늘소 등 몇몇 곤충은 어린이들의 관찰이 쉽도록 ‘디오라마관(투명한 박스)’에 보관,전시한다. 교미,탈피과정 등 신기한 곤충들의 일생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생활환(LIFE CYCLE)을 일목요연하게 갖췄고 곤충들마다 사진을 곁들인 설명서도 만들어 어린이와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전시기간동안 5000여명이 넘는 어린이,주민들이 체험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관람료는 2000원.901-6322. 이동구기자
  • [굄돌] 機心

    전등사로 가는 외포리 선창에는 갈매기들이 많습니다.먼 옛날 한 어부가 있었습니다.바다에 나가면 갈매기들이 그를 반겨 어깨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어느 날,갈매기 고기가 맛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내가 그에게 갈매기를 잡아오라고 했습니다.그는 그러마 하고 다음 날 바다에 나갔습니다. 그런데,어찌된 영문인지 갈매기가 한 마리도 내려와 앉지 않았습니다.자신을 해치려는 기심(機心)을 갈매기들이 미리 알아챈 것이지요.우리 시대의 자연환경이 병들고 파괴된 것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진 기심 때문일 것입니다.자연을 자연으로 놔두지 않고,호시탐탐 자꾸만 뭔가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악산으로 생태기행을 갔습니다.물 맑은 송계계곡에 이르러,누군가가 생뚱맞게 물었습니다.‘여기는 평당 얼마씩 가요 ?’한참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습니다.설령,그 땅을 거금을 주고 샀다 한들 어디 그게 제 땅이겠습니까.거기에는 민들레 몫도 있고,메뚜기 몫도 있고,땅강아지몫도 들어있을 것입니다.또,개울물인들 어찌 저들의 것이겠습니까.거기에는 퉁가리 몫도 있고,가재몫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들끼리만 땅값을 주고 받습니다.아무리 억만금을 주고사도 자연무위법으로는 불법 무단점용에 불과합니다.돈푼깨나 있다는 작자들일수록 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법입니다.오랜만에 남산에 올랐습니다.숲이 그윽하여 일찍이 목멱(木覓)으로 불렀던 서울의 안산입니다.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목멱의 기슭은 매연으로 오리무중(五里霧中)입니다.북한산으로부터 띠를 이루었던 그윽한 숲들은 토막난 채 사라지고,시멘트로 쌓아올린 라면상자 같은 건물들만 그 자리에 수북이 들어차 있습니다.불과 몇 년 후면 쓰레기가 될 거대한 시멘트 상자와 상자들 사이로 사람과 기계들이 뒤섞여 오가고 있습니다. 문득 그리스 신화 속의 에릭식톤이 떠오릅니다.그는 풍요의 숲을 도끼로 찍어낸 죄로 벌을 받아 오랜 배고픔 끝에 자신의 팔다리까지 뜯어 먹다가 결국 죽게 되는 어리석고도 불행한 신이지요.현대인들의 피 속에는 에릭식톤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문명이란 결국 자연을 죽이고 살아온 흔적에 불과합니다.만약,이지구가 인류의 환경파괴로 막을 내린다면 지나간 그 어떤 숭고한 정신도,위대했던 역사도,찬란했던 문명도 한낱 기심의 장난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김재일/ 두레생명문화硏 대표
  • 방학중 자녀 독서지도 이렇게/ “아이가 좋아하는 책 읽히세요”

    이번 주말 방학을 맞는 두 아이를 위해 김혜영(38·주부·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씨는 휴가를 준비하면서 ‘독서지도’계획도 세웠다.이제 막 글자를 읽기 시작한 딸 서연(6)이와 글자가 많은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들 건우(10·초등학교 3년)를 위해 어린이책 전문 대여점에서 그림책 몇권을 빌려다 여행짐에 함께 싸놓았다. 김씨는 “서연이는 책을 좋아해 서로 대화식으로 읽으면 좋아해요.건우는 이번 방학에 50∼100쪽짜리 동화책에 도전해 보도록 시도하렵니다.”라고 말한다. 평소처럼 잠자기 전 30분씩 책 읽어주기는 휴가를 떠나서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잠자기 전에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부쩍 자랄 것을 생각하면 피곤도 잊을 것 같다고 한다. 방학 한달동안 자녀를 들판의 메뚜기처럼 자유롭게 풀어놓자니 엄마들에게는 걱정이 앞선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학교와 학원을 쳇바퀴 돌듯한 아이들에게 숨통을 틔워주고,책읽는 습관을 붙여주면 자연스레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 어떤 책을 읽히지? = 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book.org)의 책선정위원회전지애 위원장은 “방학이 끼어있는 만큼 자연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을 내놓았다.”며 각 연령별로 우리창작,외국창작,과학책,옛날이야기,동시나 글모음 등 5권을 ‘여름방학에 권하는 책’으로 지정해 내놓았다.최소한 이 다섯권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섞어놓았다고 했다. 이 다섯권이 부족하지 않을까? 전 위원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감동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책은 읽을때마다 느끼는 맛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한권의 책을 여러번 읽는다면 그 아이에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것인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엄마는 놓칠 수 있지만,아이는 그림 한장면,글 한줄에서도 감동을 받는다는 것이다. ◆ 긴 동화책을 안 읽는데 = 학년이 높아지는데도 그림책만 좋아한다고 걱정인 엄마들이 많다.5년째 어린이 독서지도를 맡고 있는 이재숙씨는 “그림책은 글을 못읽는 유아만 읽는 책이 아니라 100살 노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며 “아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억지로 긴 동화책을 권하면 책을 싫어하게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특히 그림책은 엄마가 읽어주고,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책을 고를 때 엄마의 취향을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흥미있어 하는 분야를 존중해야만 한다.때문에 엄마가 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게 하는것이 좋다. ◆ 독후감을 받아야 할까 = 책을 다 읽자마자 “어떤 내용이었지?”하고 되묻는 엄마들이 많다.아이는 책을 읽은 여운을 다 느끼기도 전에 부담을 느끼게된다.전 위원장은 “고학년의 경우 주제의식 등을 놓고 대화하는 것,저학년의 경우 의도적인 질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symun@
  • 곰·지렁이·뱀도 가축?

    농가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농림부가 고민에 빠졌다.신종 사육동물을 ‘축산법상 가축’으로인정해 달라는 농가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농림부 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태.‘가축으로 인정해신종 동물사육을 축산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과‘맹수나 파충류·곤충류까지 가축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이에 따라 농림부는 환경부·산림청·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정부부처와 축산관련 단체·연구소 등에 의견을 물었다.검토대상은 곰,지렁이,달팽이,우렁이,귀뚜라미,풍뎅이,메뚜기,반딧불이,굼벵이,개구리,뱀,이구아나,거북,자라,청둥오리,기러기 등이다.이들이 가축으로 지정되면 사육농가는 각종 세제·금융상 혜택을 볼수 있다. 농림부는 오는 20일까지 관련기관의 회신을 받아 가축포함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그러나 환경부는 자연환경보전법 등 관련법령을 들어 일단 뱀,개구리 등을 가축으로 지정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농림부 조사에 따르면 지렁이 사육농가는 70가구,귀뚜라미 33가구,달팽이 1가구,굼벵이 3가구,풍뎅이1가구,나비 1가구 등이다.앞서 지난해 10월 타조와 오소리,뉴트리아(늪너구리),꿩이 추가로 가축에 포함돼 현행 축산법상 가축의 종류는 35종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생태계 파괴 골칫거리 들고양이 포획 작전

    앞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동물보호 여론에 대한 부담없이 들고양이를 없앨수 있게 됐다.인가 부근에서는 생포 트랩과 덫을 사용하고,인가에서 300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는총을 사용해 들고양이를 잡을수 있다. 환경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국야생동물연구소,한국동물보호협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들고양이 구제·관리지침서’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그동안 버려진 고양이와 들고양이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아 경북 영양군,서울 종로구 등에서 포획에 나섰지만 과도한 경비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생포된 고양이가 단순히 주인을 잃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한달간 보호시설에서 관리한 뒤 주인이 찾지 않으면 안락사시키고 화장하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리산 문수리 등 전국 7개 지역에서들고양이 습성에 대해 1년간 실태를 조사한 결과 들고양이먹이 가운데 41%가 쥐,꿩,청둥오리,메뚜기,사마귀,잠자리등으로 나타나 자연생태계 피해가 입증됐다”고 말했다.9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한 들고양이는 한해에 1∼2번씩 6∼12마리의 새끼를 낳는데다 마땅한 천적이 없어 생태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류길상기자
  • 양평군, 이색 허수아비축제

    허수아비축제를 처음 선보여 관심을 끌었던 양평군이 올해는 허수아비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 군은 5일 허수아비축제의 원조라는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까지 도로변을 지켰던 허수아비들에게 예술적인가치를 부여해 신선감을 불어넣기로 했다. 군은 이를위해 허수아비 공모전을 통해 우수작들을 선발,이들 작품을 한데모아 전시회를 갖는 한편 관내 예술인 등을 통해 지금은 사라진 옛 허수아비의 모습들을 재현하기로 했다.현란한 옷가지를 걸친 다양한 모습의 허수아비를 제작해 도로변 패션쇼도 준비하고 있다. 또 과거에 주로 관광도로변에서만 열렸던 허수아비축제를읍면 농촌지역으로 옮겨 사실감을 더하고 들녁을 지키고 있는 실제 허수아비 모습도 살필 수 있게 할 예정이다.허수아비 사생대회,백임장,사진공모전 등도 마련된다. 허수아비축제는 이달말까지 양평 곳곳에서 열리며 이와는별도로 메뚜기잡기대회도 열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있다. 오는 20일까지 지정된 군내 메뚜기 집단서식지 20곳에서 소비자단체와 일반 주민,행락객 등을 상대로 펼쳐지며 푸짐한 상품도 나누어 준다. 군관계자는 “잊혀져가는 가을들판의 허수아비를 되새기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며 “가족단위 행락객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충무로 산책] 세월앞에 주눅드는 한국영화계

    ‘국민배우’ 안성기씨는 올해 마흔아홉살이다.한국의 배우에게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는 어떤 의미일까.한마디로 영화인으로서 ‘주눅’이 드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충무로 최고의 ‘모범배우’로 꼽히는 그 역시 세월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영화 ‘무사’의 시사회장.‘무사’에 정우성 주진모 등의 후배들과 함께 출연한 그는 “새파란 친구들을쫓아다니느라 아주 애먹었다”,“괜스레 나이는 먹어가지고…”라는 등 말그대로 ‘괜한’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그의 ‘나이 타령’은 최근 부쩍 늘었다.지난달 ‘취화선’의제작발표회.“(임권택 감독을 쳐다보며)촬영현장에서 최고연장자가 아니라서 뭣보다 다행이다.귀여움도 떨 수 있고. ” 뜬금없는 인삿말에 좌중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하지만 그중에는 씁쓸한 입맛을 다신 사람도 많았을 게다.‘배우나이 마흔아홉이 저리도 송구스러운 것일까’배우가 나이를 의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자연인이 아닌,엔터테이너로서 젊음은 큰 무기이다.영화란 애당초 꿈을 만드는 무대이니 화사한 청춘이 제격이긴 할 것이다.“남자배우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캐스팅 2,3순위로 내려앉는 건 상례다.여배우는 말할 것도 없다”고 한 제작자는 털어놓는다.다시말해 요즘 한창 ‘뜨는’ 장동건도,정우성도 ‘메뚜기 한철’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런 한국영화계의 풍토는 외국에 비해 아쉬움을 던진다.올초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가졌던 추억의명배우 커크 더글러스(83)는 이런 말을 했다.“배우에게 영화란 신념을 만드는 작업”이라고.신념을 만드는 배우가 한국에는 몇이나 될까.‘하트 브레이커스’의 시고니 위버(52)처럼,‘15분’의 로버트 드 니로(58)처럼,스크린속에서 변함없이 청춘인 배우가 우리곁엔 왜 없는지.안성기같은 믿음직한 배우가 나이를 잊고 사는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그때쯤이 돼야 우리영화가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속에 우뚝설 것이다. 황수정기자
  • [한강 그곳에 가면] ‘생태계 寶庫’ 여의도 샛강

    한강은 생태계의 보물창고다.최근들어 한강의 수상 생태계가 되살아나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관심을 반영,여의도 샛강에 생태공원이 조성됐고 곳곳의시민공원에도 다양한 자연학습장이 꾸며져 한강 풍치를 바꿔 놓고 있다. 짬을 내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생태계의 경이로움과 만나는 것도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생태공원 그동안 저습지로 방치돼온 여의도 뒤편 샛강일대가 97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돼 4년여가 지난 이제야 틀이 잡혔다. 샛강 52만㎡중 18만여㎡에 생태공원이 가꿔져 있다.공원엔 주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순환관찰로와 전망마루,관찰마루,자료전시실이 갖춰진 방문자센터 등을 마련했다. 샛강의 계류를 이용해 만든 생태연못,여의못과 실개천에서는 고향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생태의 주인공은 의외로 많다.식물류로는 버드나무와 갈대,물억새 군락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변화는 자생식물의 수가 점차 느는 반면 귀화식물은 크게 줄고 있다는 것.98년 15.4%이던 귀화식물의면적 점유율이 지난해 7.9%로 줄었다.현장에선 이같은 식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동물류로는 생태계에서 포식자 위치에 있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와 원앙이(천연기념물 327호)가 터를 잡고있으며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도 만날 수 있다.특히 대표적 철새인 청둥오리가 텃새로 자리잡아 터줏대감 역할을해 학계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붕어와 개구리,메뚜기도많다.외래어종인 배스와 붉은귀거북(청거북)의 생태계 교란현장도 바로 이곳이다.청소년들은 7월부터 운영될 ‘방학중 생태교실’을 이용하면 보다 깊이있는 체험을 할 수있다. 서울시는 생태공원의 수요증가에 맞춰 강서습지생태공원조성사업을 진행중이며 광나루 인근 고덕에도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자연학습장 우리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수목·초화류를비롯해 농작물 등이 절기따라 심어져 청소년들의 자연관찰학습장으로 그만이다.원두막과 덩쿨류를 활용한 그늘막도있어 정겹게 다리쉼을 할 수도 있다. 최근들어 계속된 가뭄으로 화초류가 생기를 잃고 있으나자연현상을 확인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현재 한강변에는 잠실·뚝섬·잠원·이촌·여의도 등 5개시민공원에 자연학습장이 가꿔져 있다.면적도 1만∼2만여㎡로 널찍해 데이트와 가족단위 소풍장소로 제격이다. ■가는 길 샛강 생태공원은 지하철 1호선 대방역이나 5호선 여의도역에서 내려 600여m만 걸으면 닿는다.시내버스는여의도 전경련회관이나 여의도종합상가에서 내리면 5∼10분 거리다. 자전거는 여의교 인근 진입로를 따라 바로 들어올 수 있으며 승용차는 샛강쪽 주차장에 주차한뒤 1㎞쯤 걸으면 된다. 자연학습장은 해당 시민공원을 찾으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생태공원 조성 주역 김재만과장. “생태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돼야합니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 김재만(金在萬·53) 녹지과장.한강 생태계가 지금 이 정도나마 자리를 잡은데는 김과장의공이 적지 않다. 73년 임업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조성할 때 주역으로 일했던 한강 생태사(史)의산증인.주변에서 ‘생태박사’라 부를 만큼 생태에 대한그의 집착은 대단하다. “생태공원이 조성되기 전만 해도 강변 저습지 잡초를 말끔히 베어내야 한강을 잘 관리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제가 반대했어요.호안 콘크리트벽 틈새에서 자라는 잡초도절대 뽑지 말자고 우겼지요.대신 콘크리트를 벗겨내야 한다고 했어요.결국 지금 그렇게 바뀌고 있잖아요”이런 고집 덕분에 한때는 민원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여름철 파리,모기에 시달린 주민들이 잡초를 제거해 달라며 집단으로 민원을 냈던 것.그는 “파리,모기가 두려우면자연과 격리돼 살아야 한다”며 주민들을 설득시켰다.
  • 아시아 ‘가뭄 대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은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메뚜기 재앙을 몰고 온 심각한 가뭄과 내몽골 등 북부 지역의 유례없는 황사바람의 위험에 대해 보고했다고 AFP통신이6일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으로 랴오닝(遼寧)성과산둥(山東)성,허베이(河北)·허난(河南)·안후이(安徽)·산시(山西)성 농민들이 물 부족으로 모내기 등 봄작물을 심지못해 거의 공황에 가까운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양쯔(楊子)강과 황허(黃河)강 사이 중국 곡창지대를 흐르는 화이강은 지난 5월 중순 유량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시에전화(解振華) 국장은 이는 기후변화와 인간이 만든 환경파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가환경보호총국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영토의 40%를 차지하는 초지 중 90%가 심각하게 오염돼 사막화가 진행중이다.강물의 57%만이 사용이 가능하며 지표수는심각하게 오염됐고 지하수는 계속되는 물 수요에 맞추느라고갈된 상태다. UNEP도세계 환경의 날인 5일 아시아의 물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UNEP는 연례보고서에서 이미 아시아인 3명 중 최소한 1명이 안전하게 마실 물이 없다고 지적했다.2025년에는 물부족상태가 더욱 심각해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전체가 심각한 물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물 부족은 인구가 많고 메마른지역의 식량 생산을 제한, 또다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덧붙였다. 아시아의 수질 오염이 가중되는 원인으로는 아시아 특유의도시발전 행태가 거론됐다. UNEP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거대도시로 발전하는 아시아의 도시화가 물오염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가 지구상에서 개발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한편으로는 아시아 지역을 더욱 오염시키고 황폐화시켜 일부 동식물이 멸종하고 빠른 사막화를 겪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조류보호단체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은 새들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지목했다. 이 단체는 경작지 확보를 위한 습지 파괴와 대규모 벌목 등으로 2,700여종의 아시아 조류 중 323종이 멸종될 위기에놓여있다고 경고했다. 이 중 인도네시아의 115종이 멸종 위기에 있으며 중국 78종,인도 73종,필리핀 69종 등 순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곤충들과 함께 신나게 놀아볼까”

    과천 서울대공원은 6월 9∼10일 이틀간 공원내 곤충교실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보리베기와 여치집 짓기’ 행사를마련한다. 초등학교 3∼6학년생이 대상.짚과 풀로 만든 우리 고유의생활도구를 둘러보고 보릿대와 밀대로 여치집을 만들어 보는 이색체험도 하게 된다. 여름밤의 시름을 달래주는 여치와 베짱이,메뚜기,귀뚜라미등 곤충들의 다양한 집짓기 과정을 통해 곤충의 세계도 접할수 있다.이밖에 장수풍뎅이와 입 맞추고 사진찍기와 보리서리 체험,얼굴에 숯 검댕을 바르고 밤에 소리도 질러보는인디언 흉내내기 등도 즐길수 있다. 행사는 모두 3차례(9일 오후 2시30분∼오후 6시,10일 오전9시∼낮 12시30분, 오후 2시∼5시30분)로 나뉘어 실시되는데 사전에 희망하는 시간대를 신청하면 된다.29일부터 희망자를 접수하며 매 행사당 참여인원은 선착순 100명이다.단부모 등 보호자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문의 서울대공원곤충교실(02-500-7871∼2). 조승진기자 redtrain@
  • DMZ습지 추가훼손 않기로

    “이미 훼손된 습지 복원은 포기하지만 더 이상 생태파괴는안된다” “추가 개답(改畓)은 없다. 유기영농으로 습지보전에 최대한 동참하겠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점원리 사천강 하류 민통선내 4만여평의 농지 개답이 논란을 빚다 국방부·환경부와 환경단체·농민의 합동 현지답사를 거쳐 ‘영농허용,추가훼손 금지와정밀생태조사’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논란은 세계적 자연생태계 보고인 민통선,특히 비무장지대(DMZ) 환경보전의 시급성을 일깨운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전말] 국방부는 지난 2월 미군 공여지인 파주시 진동면 스토리사격장내 출입영농에 제한을 받아온 농민 30여 가구에점원리 일대 13만여평을 대토(代土)했다. 이중 4만여평의 개답이 거의 끝나가던 지난 15일 녹색연합은 이 곳이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재두루미 등 철새서식지이고 독수리·원앙새·가창오리와 맹꽁이·살모사·구렁이 등 양서·파충류가 다수 서식하는 곳이라며 ‘습지 파괴 중단’을 요구했다. 국방부와 농민들은 78년 제3땅굴이 발견돼 영농이 금지되기이전까지 논농사를 지어 물기가 많고 갈대가 무성해 습지로보일 뿐 보존가치가 큰 천연습지는 아니라고 맞섰다. [타협] 지난 21일 현장답사가 이뤄졌다.경의선 남북연결도로조사단장으로 96년부터 3년간 유엔개발계획(UNDP)의 의뢰로DMZ내 동식물상 및 토지이용현황을 조사했던 서울대 환경생태계획연구실 김귀곤 교수는 “점원리 인근 사천강 하류 일대 습지는 생태가치가 무궁무진한 곳이며 개답현장은 계절적습지로 보전가치가 높다”며 훼손을 아쉬워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미 생태계 복원이 어려운 데다 농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영농을 허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더이상 훼손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김종태 육군본부 부대훈련처장은 “더 이상의 대토와 개답은 없다”고 약속했고 경작인 대표 조봉연씨(38)도“농약사용 억제 등 생태계 보전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과제] 이번 논란이 조속히 가닥을 잡게 된 것은 그나마 메뚜기·개구리가 서식하고,먹이 사슬에서 상위에 있는 뱀이나철새도 머물 수 있는 논으로 활용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김귀곤 교수는 개답지에 충분한 수로를 확보,생태계를 되살리도록 요청했다.또 김 교수는 이번 점원리 습지 훼손이 DMZ내 생태계 훼손의 마지막 사례가 되고 대통령지시로 추진중인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앞당기도록 DMZ 일원에대한 조속한 정밀 생태조사 착수의 계기가 될 것을 희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5)김지하시인의 율려운동

    김지하의 율려,그리고 생명사상 법문은 잔치국수로 점심을때우면서 자연스럽게 단초가 열렸다.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것은 역시 먹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봐야지요.미각이 모든 감각의 근원인 것 같아요. 내가 원래 입이 좀 짧은 편인데 얼마 전부터 ‘맛’을 개의치 않기로 했어요.그랬더니 입맛이 둔해졌는데 문제는 다른감각도 같이 둔해졌어요.아랫녘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그 쪽의 섬세한 미각하고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밥이 하늘이다’라는 말씀을 참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1985년인가,그 때가 생명운동 시작이었지요? 그 무렵이지요.그러나 반드시 ‘밥이 귀하다’는 뜻 만은아닙니다.밥에 들어 있는 우주의 섭리를 말한 것이지요.볍씨가 싹이 터서 나락이 되기까지 바람,물,햇빛,메뚜기,거미줄 등 우주의 협동이 있습니다.여기에다 농부의 노동이 들어가지요.‘밥한그릇이 만사지’라는 해월(海月)선생님의말씀을 천주교 식으로 말한 겁니다.농업이야말로 생명을 모시는 일입니다.농업노동은 벼의 타고난 결을 존중하고 거기서 나오는 여백을 취합니다. ●그런 식의 재래식 농업이 21세기 인류의 욕구를 충족시켜줄수 있겠습니까?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식량위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신자유주의의 맹목적인 질주가 농업을 사양산업으로 치부해 버렸는데 농업이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오늘의 생명공학은 유기농을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유전자 변형 식량혁명은 대중철학적 사기입니다.더 중요한 것은 멸종의 위기이고 오염되지 않은 종자의확보입니다.지금 유전자 변형 종자는 미국과 독일이 독점하고 있지요.과학기술의 성과가 기형적으로 이용되는 것입니다.이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생명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공학도 생명운동의 한 흐름이 아닐까요? 생태주의[환경)와 함께 두 흐름중 하나라고 볼수 있지요. 생태주의 등은 동양사상과 맥이 닿아 있고 생명공학은 쪼개고 분석하는 근대 서양과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아무튼생명을 복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철학의 빈곤에서 나온 발상입니다.생명은 생성이지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 대안으로 생명운동,특히 문화운동이 얼마나 실효성이있을까요? 이제까지 정치,경제 중심의 담론이 문화,미학,예술적인 담론,콘텐츠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문화를 통해서 세계를보면 낡은 정치, 낡은 경제가 새로워지고 생활의 즐거움을주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겁니다.물론 생명문화 운동이 문화결정론은 아닙니다.새로운 메시지를 발신하자는 운동이지요. ●생명문화운동,그 방법론으로 음악을 많이 강조 하셨습니다.과연 춤과 노래로 문명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공자가 왜 거문고를 들고 왔다 갔다 했을까요.또 옛날 성군들은 나라가 어려워지면 거문고 명인을 찾아 갔습니다.근본으로 돌아가 영감을 얻으려는 것이지요.우주질서에 맞는음악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아 줍니다.시경에 ‘정(鄭]나라의 음악이 썩었다’고 한 것은 우주 질서에 어긋났다는뜻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헤비메탈과 우주의 중심음,생명질서에 합치되는 리듬이 만나면 인간의 심층으로부터 변화가일어 납니다. ●생명의 질서와 합치되는 음악이란 이를테면 아악,종묘제례악입니까? 그 속에 우주질서의 숨은 비밀이 있을 겁니다.희로애락 중심의 대중음악이 수명이 짧은 것은 생명리듬과 맞지 않기때문입니다.그러나 에로스는 그것대로 필연성이 있어요.그래서 폭발력이 있습니다.비틀스 음악이 왜 수명이 긴지 압니까? ‘스톡하우젠’의 우주음악에는 동·서양,그리고 바흐까지 들어 있습니다.그런데 비틀스 음악에 바로 스톡하우젠 요소가 있다는 거예요.정악(正樂)의 음률을 젊은이들의헤비메탈에 넣으면 서양에 팔아 먹을 콘텐스가 될 것입니다.그것이 다 ‘율려’에 있어요. ●조선조의 ‘이기론’(理氣論)이 백성과 무관했던 것처럼율려가 아무리 심오해도 대중이 생소하게 느끼면 고담준론에 그치고 말지요. 율려는 원래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말이었습니다.천자문 다섯째 줄에 나오니까요. 100년 전,동양문명 해체기에 율려에관한 책이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뭔가 어려워지면 근본으로돌아가기 위해 찾는 것이 율려였습니다. 이 율려가 어려운것은 한문을 몰라 그래요.서양 사람들은 희랍어를 기본으로한 덕택에 궁하면 고전에서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문을 안 배우니까 우리 고전을 외면하고서양 사람들이 해 놓은 것을 베껴 먹기만 합니다.사실은 우리 고전에는 서양을 능가하는 세계관이 있습니다.거기에는물질의 마음을 읽는 영성이 있어요.최수운,김일부 등은 이를 바탕으로 동서양을 아우를 새로운 메시지를 터득한 분들입니다. ●현대인들에게는 그 영성이 왜 퇴화했을까요? 불교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분별지 때문입니다.보이는 것만을 인정하고 미시적으로 쪼개서 보는 서양과학의 영향으로 통으로 보는 직관,영성을 잃어버렸어요. ●강연과 글 속에 ‘흰 그늘’이 자주 등장합니다.우리 속에 내재해 있는 변증법적인 모순,그런 뜻인가요. 변증법은 토론이든지 투쟁이든지 승자 입장에서 결과에 대한 합리화지요.변증법으로는 생명의 기원,즉 무기물이 유기물로 변하는 과정을 설명하지 못합니다.‘그늘’이 웃녁에서는 부정적으로 쓰이는데 아랫녁에서는 신산고초 끝의 달관과 유사한 뜻이 있어요. 흰 것은 밝음,그래서 그늘이되어두운 그늘이 아니라흰 그늘입니다.이는 들뢰즈가 말한카오스모스,질서와 무질서,최수운의 태극(太極)과 궁궁(弓弓)의 균형적 공존이요 균형이되 기우뚱한 균형,이 기우뚱한 균형이 바로 역동성입니다.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율려운동의 율려란?. 시경(詩經)에 [강건너 장사치 여인은 망국한도 모르고,후정화를 부른다(商女不知亡國恨,隔江猶唱後庭花)]라는 대목이 있다.‘후정화’라는 음탕한 노래가 퍼진뒤 정(鄭)나라가 망한 것을 한탄한 내용이다.고대 사회에서는 예(禮)와악(樂)으로 나라를 다스렸다.음악이 썩으면 예(禮)가 무너지고 시속이 문란해져 마침내 정치가 망가진다고 믿었던 것이다.그래서 옛날 성군들은 나라가 어려우면 거문고 명인을 찾았다. 김지하(金芝河)가 천착하고 있는 생명문화 운동의 이론적바탕이다.문화의 새바람으로 정치,경제를 바꾸고 상극의 문명을 상생의 문명으로 바꿀수 있다는 것이다.이때 음악과율동은 메시지 전달의 의미를 넘는 사회치유력(治癒力)을가지고 있다. 이런 김지하 사상의 핵심에는 율려(律呂)가 있다.율려는우주 질서의 근본이며 생명의 리듬이다.음악이 이 리듬과합치되고 그 리듬에 따라 가사가 붙고 율동이 일어날 때 우주적 치유가 일어난다.김지하가 말하는 율려의 방대한 내용중 가장 의미있는 대목이며 그가 율려를 치켜 든 이유이기도 하다.부언(復言)하면 이렇다. 우주질서의 체(體)를 태극이라 한다면 율려(律呂)는 그 용(用)이다.그러므로 우주,삼라만상의 생성 변화가 다 율려에서 나온다.이 삼라만상의 생성 변화의 리듬과 오늘의 에로스,감각,헤비메탈이 만날때 우주적 용틀임 같은 영성의 분출이 일어난다는 것이다.이 때 신인간 신천지가 열린다는것이다. *시대를 앞서간 '두번의 開眼' 김지하 시인. 김지하는 부단히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다.그리고 ‘이것이다’ 싶은 것이 잡히면 온 몸을 던진다.민주화 투쟁이그랬고 생명운동이 그랬다.‘민주’‘정의’‘혁명’‘생명’‘밥’‘여백’‘그물코’’흰그늘’‘카오스모스’‘율려’ 등은 의식의 변화가 올 때마다 그가 참구했던 화두(話頭)들이다. 생명운동의 큰 틀 안에서도 그의 운동 주제는 환경,유기농직거래,생명자치,그리고 생명문화운동으로 변천을 거듭했다. 시인 특유의 통찰력인가? 그가 천착했던 주제들은 길게는20년,짧게는 10년은 앞선 것들이었다.‘생명’이 그랬고 ‘유기농’이 그랬다. 김지하는 생애에서 크게 두번,선승의 견성(見性)에 비유되는 개안을 경험한다.첫 체험은 유신 말기,독방에 수감됐을때다.천장이 내려 앉고 사방 벽이 좁혀 들어오는 ‘면벽증’에 시달리던 어느날 창틈으로 날아 들어온 하얀 민들레씨,그리고 벽돌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개가죽 나무를 보는순간 까닭 모를 울음이 터진다.하루종일 울고 난 어느 순간허공이 진동하면서 ‘생명’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더란다.동시에 저 무소부재한 생명의 이치만 터득하면 안에 있으나밖에 있으나 자유자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선을 시작한다.그리고 석달열흘만에 박정희(朴正熙) 사망소식을 듣는다. 두번째 체험은 5년 전이다.부안 변산 바닷가에서 이런저런상념에 골몰하던중 불현듯 사람들의 마음이 밑바닥부터 바뀌지 않고는 환경운동이고 생명운동이고 시시포스의 바위굴리기라는 생각이 들더란다. 동시에 계시처럼 떠오른 단어가 율려다.그 때부터 그는 “율려야 말로 왜곡된 질서를 일거에 바로잡고 사람은 물론 물질까지 신명으로 춤추게 하는치유라고 믿는다. △김지하 시인. ▲1941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본명 金榮一),서울대학교 미학과 졸업. ▲1968년 ‘시인’지에 ‘서울길’ 발표로 작품활동 시작,▲1964년 대일 굴욕외교 반대투쟁으로 구속,그 이후 유신반대,담시‘오적필화 사건으로 8년간 복역▲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의 ‘로터스 특별상’‘크라이스키 인권상’, 세계 시인대회의 ‘위대한 시인상’등 수상▲시집,‘황토’‘타는 목마름으로’‘별밭을 우러르며’‘이 가문날의 비구름’▲산문집,‘밥’‘남녁 땅의 뱃노래’‘사림’‘대설’‘난’‘생명 등 다수
  • [외언내언] 재앙 불감증

    자고나면 두 배로 증식하는 죽음의 이끼가 있다.처음 호수 한 쪽에손바닥만한 이 이끼가 나타날 때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죽음의 이끼가 점점 공간을 넓혀 호수의 절반을 덮으면 사람들은 그제야위기를 감지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말한다.하지만 아무도 먼저 뛰어들어 그 이끼를 걷어버릴 생각은 안한다.‘누군가 하겠지’ 아니면 ‘어떻게 되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한다.건강한 호수가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어 실감을 못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음날 아침,사람들이잠에서 깼을 때는 그 호수는 이미 죽음의 호수가 돼버린 뒤다. 이 비유처럼 인류는 지구에 재앙이 닥친 후에야 온난화 현상을 실감할 수 있을 듯싶다.전문가들은 수개월마다 지구 온난화 자료를 발표한다.그 때마다 걱정하면서도 대책은 없다.전문가들이 그럴진대 일반인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기온이 3℃ 차이만 나면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11℃ 상승하면 공룡시대로 되돌아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이는 공상과학이 아니다.1990년대 10년은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가장 높았던 시기라고 한다.현재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1.5℃.금세기 말이면 6℃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나왔다.빙하와 산 정상의 눈이 녹아내려 바다수면이 점점 높아지고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히치콕이 영화 ‘새’를 만들 때만 해도 그것은 하나의 공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난데없는 메뚜기 떼,벌 떼 소동이 일어났다.남극의 오존층은 이미 구멍이 뚫렸다.머잖아 북극의 오존층도 뚫릴 것이라고환경주의자들은 경고한다.그렇게 되면 식물의 엽록소가 말라버린다. 사람과 가축은 일사병에 걸리고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대기권 중에오존층이 1% 감소하면 피부암 환자가 10% 늘어난다. 25일 폐막된 헤이그 유엔 환경회의는 환경주의자들의 이처럼 다급한 경고를 무색케 한다.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2% 감축하자는 교토의정서(1997년) 실천방안 마련을 위한 이번 회의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개발도상국의 이견조정 실패로 성과 없이끝났다.특히 미국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농경지 및 산림지역만큼 가스 배출량을 공제하자고 우겼다.허용 배출량 미달 국가의 쿼터를 초과 배출국이 사들일 수 있도록 하자는 쿼터거래 제도의 무제한 허용을 주장해 EU와 개발국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생명의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고 인간복제도 해 낼 수 있는 인류지만 눈앞의 재앙은 감지하지 못한다.이기심이 감지 능력을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한 생명공학이 아무리 발달해도인류는 인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어린이 책꽂이

    ●풀과 벌레를 즐겨 그린 화가 신사임당(조용진 지음)마을 혼인 잔치에서 하인이 실수로 손님 치마에 음식을 엎어 얼룩진 치마를 보고 안절부절했다.보다 못한 신사임당은 그 치마에 포도덩굴과 포도송이를싱싱하고 탐스럽게 그렸다.분노로 가득했던 치마 주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율곡의 어머니로 널리 알려진 현모양처 겸 효녀의 대명사 신사임당(1505∼1551)은 뛰어난 화가이기도 하다.이 책은 작품과 일화를 중심으로 그의 진면목을 소개한 전기 형식의 화집.국립중앙박물관 등에소장된 그림 30여점과,검은 대나무가 무성한 강릉시내 생가 오죽헌등의 자료 사진 10여점도 실었다. 그는 꽃과 풀,벌레를 소재로 한 초충도(草蟲圖)를 많이 그렸다.수박과 들쥐,맨드라미와 개구리,오이와 메뚜기 등 옛날 우리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작은 것들이 모두 훌륭한 작품 대상이었다.당시에는 중국의 그림을 흉내내 화선지에 먹물을 사용하는 수묵화가 유행이었다.그러나 신사임당은 비단 등 스며들지 않는 바탕에 색깔을 칠해 자연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채색화를 애용했다.어린이들에게 그림에대한 이해와 함께 올바른 생활태도를 배우게 한다.나무숲의 ‘어린이미술관 시리즈’ 제3권.9,000원김주혁기자
  • [대한광장] 우산 씌워 주는 남자

    일기예보는 분명 오후에 흐려져 비가 온다고 했다.그러나 마을버스를 타는 길가에 섰을 때부터 빗방울은 뚝뚝 듣고 있었다.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갈 기분도 아니어서 그냥 정류장으로 향했다.떨어지는 빗방울을 원초적이며 만년 우산인 손바닥으로 가리면서 버스가 오기만을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내 곁으로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며 말을 건넸다.“요즈음도 일기예보는 역시 일기예보인가 봅니다.분명히 오후늦게야 비가 온다고 했는데….” 나는 고개를 돌려 내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을 보았다.단정하게 옷을 입은 중년이었다.나도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이거 정말 고맙습니다.사실은 저도 그 말을 믿고 그냥 나왔는데….”“늘 그렇지요. 그러니까 예보죠.두발 부분만 가리면 되니까 같이 받으시죠.” 나는 가슴이 더워졌지만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골목을 돌아메뚜기머리 같은 마을버스가 그 이마를 정류장에 댔기 때문이다.길가에는 옥수숫대가 고개를 꺾인 채 도열하고 있었고 그 밑 자투리땅에심어진 콩대들이 바랜 잎을 비에 적신 채 가을바람을 맞고 있었다.누군가에게 서슴없이 우산이 되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따뜻한 일인가.나는 밖의 풍경과는 상관없이 가슴이 더워지고 있었다. 몇번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마을버스는 초등학교 앞을 지나고 있었다.거기에는 어느 산 단풍보다 아름다운 우산꽃들이 피어 있었다.빨간우산·노란우산·파란우산….원색이 환하게 불을 밝히는 그 우산들은 우중충한 날씨를 청명한 가을하늘처럼 밝게 바꿔 놓고 있었다.또한 그 우산 아래 먹포도 같은 눈을 꿈벅거리며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더 좋아지고 있었다. 문득 어린시절 우산을 쓰고 학교 다니던 생각이 났다.대개의 경우우산없이 다니다가 연잎이나 오동잎 같은 것을 따서 가리고 달려가는 기분도 기분이었지만 댓살에 기름종이를 씌운 지(紙)우산을 들었을때의 기분은 최고였다.기름종이 냄새를 큼큼거리며 두툴한 대나무 우산대를 척 손에 들고 있을 때 참으로 뿌듯했다.가슴이 절로 펴지고며칠 동안 계속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까지 했었다.그러다가 비닐우산이 나왔고 이후에는장중한 분위기의 검정우산이 나왔는데 그것은 우산의 제왕이었다.천으로 되어 있어 어지간해서는 찢어지지 않았고 우산살도 철사로 만들어져 얼마나 든든했던가. 하지만 흠은 우산을 잃어 버린다든가 우산살이 부러지는 일이었다. 그때마다 얼마나 혼났던가.물론 비닐우산은 나름대로 낭만이 있었다. 특히 그 우산은 연인과 함께 쓸 때 좋았다.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들어서 좋았고 어쩌다 바람이 불기라도 하면우산 아래서 얼굴 붉힌 연인들의 얼굴이 환히 드러나고 그 때문에 얼마나 크게 웃을 수 있었던가. 그러나 이제 우산은 그다지 중요한 물품이 못된다.비가 오면 차를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또한 우산이 너무 흔해져 귀중한 물품 축에도 끼지 못한다.요즈음 아이들은 그보다 몇배 더 비싼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별로 찾지 않는다고 한다.또한 변한 세상에서 산길을 걸어가며 우산을 나누어 받던 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우스운 일에 속할지 모른다.하지만 서로의 어깨선을 맞추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같이피하다가 서로의 바깥 어깨가 젖어 있다는 것을 바라보며 그 젖음만큼이 또한 서로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깨달으며키워가는 우정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요즈음 급진전되는 남북관계를 보며 빠르다느니 늦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고 또 그것을 자기 삶의 실감으로 느끼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들이 많다.그러나 그런 일이 세상이라는 큰 비를 같은 민족이니 같이우산을 쓰고 맞아보자는 일이며 또한 그 일은 서로가 말 없어도 우산을 서로에게 씌워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강 형 철 숭의여대 교수·시인
  • ‘저서 100권 출간’문학평론가 김윤식 교수

    문학평론가 김윤식교수(서울대 국문과)가 최근 현장비평서 ‘초록빛 거짓말,우리 소설의 정체’를 펴내 100권째 저서출간이라는 의미깊은 기록을 세웠다.번역,편저,감수 저서까지 합하면 130권이 넘는 김교수를 찾아 책쓰기,문학작품 읽기,그리고 문학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언제부터 100권 째 책저술을 의식하게 되셨나요. 내가 일일이 세어 본 것은 아니고 홋데이란 일본 서지학자가 리스트를 만들어 알려줬어요.이미 90권이 넘어섰을 때였습니다.책 숫자가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많은 책을 쓸 수 있는 비결이라도 있는지.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많았던 탓입니다.왜 시간이 많았던가.사람은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자기 일만 하는,자기 일에만 몰두하는,‘고약한’ 유형이며,두번 째는 자기 일은 내팽개치고 남의 일,사회에 온갖 열정을 갖고 달려드는 사람으로 이도고약한 유형입니다.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유형의 중간을 적당히 걷고 있는데 나는 첫번 째 고약한 타입으로 자기 일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시간이많았고 그 시간을 책보는 데 쏟았던 것입니다. ◆책에다 남달리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인상입니다만. 그렇습니다.처음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해야겠군요.‘문학이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학자나 비평가 ‘종자’들을 공동묘지에서 시체나 지키는 신세로 꼬집고 있습니다.책은 관이고 도서관은 공동묘지로 남이 쓴 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시체지기에불과하다는 것이죠.현실을 모르고,시체와의 대화라고 할 수 있는 공부나 하고 있는,인간 축에도 못드는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꼽니다. 사르트르만큼 책을 많이 읽었던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스스로 여기서 뛰어나오려고 이렇게 책과 관련된 것을 비하하면서 참여문학의 기치를 높이 쳐든 것입니다.사르트르의 말에 나를 비쳐볼 때꼼짝없이 들어맞는다는 생각,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는것입니다. ◆그래도 책을 쓴다는 건 대사회적인,적극적인 어떤 태도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간접적으로 뛰어나온다고나 할까.극도로 자기 일에만 몰두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나도 알고보면 ‘문제있는’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문학 연구가 출발점입니다.1930년대의 카프 활동은 우리의 진정한 근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73년에 나온 본격적인 첫 책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는데 당시는 반공 이데올로기 절대우위의 유신 시절이었습니다.금기시되던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연구했으니 판금도 당하고 보안사에서 내 책을 죄 가져갔습니다.그런데 그때 나한테 대단한 일을 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그러나 이건 착각이었습니다.이론이나 학문은 어떻든 회색의 세계입니다.괴테가 파우스트에서 ‘생명의 황금 나무는 녹색’이라고 말할 때의 녹색과 대비되는 회색입니다.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회색에다 회색을더해봐야 회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아무나 책을 내는 건 아닙니다.자신의 책에 대해 더 말한다면. 내가 쓴 책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비평사 연구 같은 학술적인 것,창작품에 대한 현장비평 즉 평론,그리고 학술 예술 문학 방면의 기행 등입니다.나는 본래 어려서 작가가 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국문과에 가야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산에서 서울로 와 대학 국문과에 갔습니다.그러나 대학은 학문,과학하는 곳이었습니다.잘못 온 것이죠.작가가 된다는 생각을 때려치우고 연구의 길로 나섰습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인데 창작은 못하고 중간적인 비평을 하게 됐고,창작에 가까이 다가가는 마음으로 많은 기행문을 썼습니다.나름대로 유려한 문장을 실컷 쓰고자 했습니다. ◆책을 많이 썼다는 사실보다 남의 글과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을더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는데 남의 글을 읽는 것에 대해 말하면. 남의 글을 읽는 것이 본업이죠.지난 25년간 소설을 주로 해서 새로발표되는 작품은 거의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읽어왔습니다.왜 이렇게 열심히 읽어왔나,꼭 직업 상의 이유 뿐일까.아까 말했듯 시간이 많아 투자를 많이 한 것이 한 이유가 되고 또 하나는 문학 창작 작품에는 뭔가,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어떤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작가는 평범한 우리와 비슷한 사람으로 결코 비범하다거나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는어떤 의도가 있는데 신기한 것은 완성된 작품은 작가가 처음 의도한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작가도 모르는 것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문학작품이 인간과 세계를 읽는 텍스트가 되는 것이며이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에 매료당해 소설을 끊임없이 읽었다고할 수 있습니다.작가는 보통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작품은 보통이 아닌 것입니다.가치가 있고 나아가 인류의 유산이 됩니다.작품 속에 내가필요로 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작가는 내 스승인 것입니다. ◆거기서 찾은 의미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통속적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문학은,우리 문학은 ‘인간은 벌레가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인간의 기품,인간성,인간다움을 강조하는 것인데 우리 역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벌레 취급을 받아오곤 했습니다.이데올로기 분단 계급 문제의 와중에서 싸우고 죽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온 예가 수두룩한데 그런 면에서 우리 문학은 위대합니다.인간의 위엄과 기품을 지키는데 대단히 큰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반공 이데올로기,기관원 시대나 유례없는 경제발전 속에 숱한 노동자가 벌레같이 희생되어 온 노사문제의 시대에 벌레가아니다라는 명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왔습니다.황석영의 ‘객지’가 그렇고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소련과 동구가 붕괴되고 역사의 종말이 운위되기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 문학도 달라져야만 했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습니다.94년에 나온 윤대녕의 ‘은어낚시통신’에서 뚜렷해지는데 인간은 벌레가 아니다가 아니라 이제 ‘인간은 벌레다’가 됩니다.여기서 벌레는 인간이하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을 제한했던 꼬리표가 떨어져 나간,확장의 개념입니다.인간은 이제 연어고 철새고 메뚜기고 게놈인 것입니다.세계문학의 큰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우리 문학의 이런 조류를 나는 생물학적 상상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비평이란 무엇인가하고 묻는다면. 비평을 학문의 일분야라고 할 때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말한 ‘학문은 예술과 달리 언제가 뒷사람에게 추격당한다’는 말만큼 시사적인 것은 없습니다.누구 작품은 어떻고 저떻고 하고수많은 현장비평을 했던 나로서 비평은 ‘남을 창찬하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라고 정의내립니다.이 말에 대들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땅처럼 굳건합니다. 김재영기자 kjykjy@. *약력. 김윤식교수는 1936년 경남 진영에서 출생해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71년과 80년 일본에서 연구했다.62년 ‘문학방법론서설’로 등단했으며 현대문학 신인상(73년) 대한민국 문학상 문학평론상(87년) 등을 수상했다.평론가 김현과 ‘한국문학사’를 공동집필한 뒤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와 ‘근대한국문학연구’를 냈으며 80년대에는 평전쓰기를 주력해 ‘이광수와 그의 시대’ ‘김동인 연구’ ‘이상 연구’ 등을 냈다.‘우리 소설과의 만남’ ‘현대소설과의 대화’ ‘한국소설의 표정’ 등 현장비평서 외에 ‘한국현대문학사상론’ 등 문학사상사서도 저술했다.
  • “아이들을 풀어주자”

    옛 국민학교 시절 여름방학 숙제에 얽힌 추억을 한 가지도 갖지 않는 어른이어디 있을까. 방학내내 실컷 뛰놀다 밀린 일기를 한꺼번에 쓰느라 동네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오늘의 날씨’를 열심히 베끼던 일 (선생님들은 날씨로 엉터리일기를족집게처럼 가려내셨다),개학날 아침 친구가 곤충채집 숙제로 제출한 메뚜기가 핀에 꼽힌 채 다리를 버둥거리는 모습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일… 등등. 그 지겹던 여름방학 숙제도 세월이 흐르고 나니 모두 애틋한 향수처럼 그립기만 한데, 2000년 여름,요즘 아이들의 방학풍경은 어떤가. 해야 할 숙제는 많이 줄었다.그러나 도심아이들에게 학교탈출의 해방감은 잠시뿐 피아노,태권도,미술교실 등 끝없이 이어지는 학원순례에 고달프긴 방학전이나 마찬가지다.최근엔 수학여행 버스참사 등 잇단 사고 때문에 부모들이 청소년 여름캠프도 꺼리는 분위기라 아이들은 이래저래 시무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선생님들은 어떤 처방을 내릴까.전교조 초등위원회 사무국 김도균 선생님(32·서울 도봉구 화계초등)은 “방학만이라도 제발 아이들을 내버려두라.자유롭게 풀어주라”고 학부모들에게 당부한다.학원에서 배우는 공부보다는 생활주변을 돌아보며 다양한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훨씬 가치로운 투자라는 말이다.기차여행도 함께 떠나고,친한 친구와 함께 목욕도 보내면서 여러사람들과 살을 부비고 공동체의식을키우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라고 권한다. 지렁이 직접 만져보기,밤하늘 별똥별 보며 소원빌기 등 자연과 하나가 되는추억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반딧불이는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서울 북한산 산기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김도균 선생님은 귀띔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그렇다면 엄마,아빠가 함께 읽는 것이가장 좋은 비결이다.대형서점에 같이 가 하루종일 실컷 책구경도 하고 맘에드는 동화책을 한 권씩 골라 읽은 뒤 서로 바꿔보고 느낌을 자연스럽게 얘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도대체 속을 모르겠다는 부모들이많다.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으면 교환일기를당장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매일 쓰라고 강요하지 말고 1주일에 2∼3번이라도 번갈아 쓰다보면 어느새 가슴속 빗장이 열린다. 전교조 소속 초등교사들이 여름방학을 위해 아주 ‘특별한 숙제’를 마련했다.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뽑은 ‘아이들이 방학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30가지’를 발췌해 소개한다. 허윤주기자 r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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