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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아인올림픽 여자볼링 단체金

    금메달을 딴 선수들인데도 황우기 감독은 한바탕 질책을 늘어놓았다. 선수들은 눈물을 비쳤고, 지켜보던 다른 나라 관계자들이 만류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농아인올림픽 볼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김지은, 이선정, 정정연, 박선옥 등이 합계 4632점을 얻어 금메달을 땄다. 대회 네 번째 볼링 금메달인데도 황 감독은 단단히 화를 낸 것. 6게임 애버리지 207.3점을 기록한 김지은은 여섯 번째 게임에서 157점, 박선옥은 160점에 그치는 등 네 선수 모두 자신의 애버리지보다 훨씬 점수가 낮는 등 성적이 시원찮았기 때문이었다. 한편 사격 김태영(대구백화점)은 25m 속사권총, 탁구 이창준-모윤자 조는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계정상 도전 셔틀콕 간판 이용대-고성현組 “더이상 천적은 없습니다”

    세계정상 도전 셔틀콕 간판 이용대-고성현組 “더이상 천적은 없습니다”

    “천적요? 없습니다.” 한국 ‘셔틀콕’의 간판 이용대(25·삼성전기)-고성현(26·김천시청)이 오는 5일 중국 광저우에서 개막하는 201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이용대-고성현이 짝을 이뤄 세계선수권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이용대는 정재성, 고성현은 유연성과 정상을 노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한국 남자복식은 1999년 하태권-김동문이 금메달을 딴 이후 금 소식이 끊겼다. 이-고 조는 이번 대회에서 14년 만에 남복 금 사냥은 물론 명예회복도 벼른다.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구슬땀을 쏟고 있는 둘은 “컨디션이 좋다”며 기대를 부풀렸다. 이용대는 “첫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잘 준비했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고성현도 “지난 런던대회에서 유연성과 준우승에 그친 것이 아쉽다. 용대와 호흡을 잘 맞춰 금메달을 따겠다”고 강조했다. 둘은 혹독한 체력 훈련을 마치고 전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전술 훈련은 ‘맞춤형’이다. 그동안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숙적 차이윈-푸하이펑(중국), 베이징올림픽 1회전과 런던올림픽 준결승 등 유독 올림픽에서 발목을 잡았던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을 겨냥하고 있다. 최강의 ‘라켓’을 과시하면서도 정작 이들에게 거푸 쓴맛을 봤던 이용대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 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새로 팀을 꾸린 이-고 조 앞에 또 다른 ‘천적’이 출현했다. 이-고 조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6월 인도네시아오픈과 싱가포르오픈에서 모하마드 아흐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에 세 차례 모두 0-2로 무너졌다. 여기에 3월 독일오픈과 4월 인디아 오픈, 5월 팀 세계선수권에서는 중국의 신예 류샤오룽-치우지한과 3번 맞붙어 모두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유독 이들 조에 무기력하게 전패한 것은 뼈아프다. 류샤오룽 조와는 그동안 5차례 격돌했다. 지난해까지 2번 모두 이겼지만 올해는 내리졌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끊어야할 새 ‘천적 고리’까지 생긴 것이다. 이용대는 “밀리는 과정을 보면 수비가 잘 안됐다. 전술 훈련을 통해 수비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현도 “네트 앞에서의 수비에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 문제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용대-고성현은 “몸 상태는 상당히 올라왔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멋진 세리머니를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16세 소녀 레데키 ‘세계新 물살’

    16세 소녀 레데키 ‘세계新 물살’

    미국의 16세 소녀 케이티 레데키가 6년 묵은 여자 수영 자유형 1500m 세계기록을 무려 6초나 단축했다. 레데키는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팔라우 산트 호르디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36초53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7년 6월 케이트 지글러(미국)가 세운 종전 세계기록(15분42초54)을 6년 남짓 만에 6초01이나 줄였다. 2위 로테 프리스(덴마크)도 15분38초88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자유형 800m에서 금메달을 딴 레데키는 지난 28일 이번 대회 자유형 400m 우승에 이어 1500m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해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올랐다. 여자 배영 100m에서는 58초42를 기록한 미시 프랭클린이 우승해 이틀 전 여자 계영 400m에서 미국의 금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대회 2관왕이 됐다.  전날 여자 평영 100m 준결승에서 1분04초35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치운 루타 메일루타이트(16·리투아니아)는 결승에서 1분04초42로 우승해 금메달을 챙겼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인천시청)과 쑨양(중국)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야니크 아녤(프랑스)이 1분44초20을 기록해 세계 최강임을 다시 확인했다. 남자 배영 100m 금메달의 주인공은 52초93을 기록한 맷 그리버스(미국)가 됐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고향극장(KBS1 밤 10시 50분) 전남 화순군 주평마을. 25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들썩들썩 소란스럽다.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과부 삼총사 김봉순, 박영신, 박복복 할머니다. 고향도 나이도 다르지만 서로 마음을 보듬어주며 똘똘 뭉친 사이다. 그런데 삼총사가 날짜를 착각해 마을 단체 온천 여행에서 낙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황금 카메라(KBS2 밤 8시 50분) 공주드레스에 왕관, 장갑까지 끼고 사는 오늘의 주인공 류지연씨를 소개한다. 그녀는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남들에게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던 어느 날, 우연히 들려온 동요를 통해 마음에 행복을 얻어 지금은 교사 생활을 정리하고 동요 가수로 새 삶을 누리고 있다. ■스토리쇼 화수분(MBC 밤 11시 20분) 정준하가 열 살 연하의 승무원 출신 아내 ‘니모’에게 첫눈에 반했던 운명적인 만남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갔던 비밀데이트 등 노총각 개그맨의 결혼 성공스토리를 낱낱이 공개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한 정준하의 연애스토리에는 일본배우 후지이 미나가 아내 ‘니모’ 역할을 맡아 뛰어난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모닝와이드(SBS 오전 6시)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가족이 우석, 승진 두 아들의 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났다. 나들이 장소는 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에 가 볼만한 곳으로 선정된 경남 남해군의 구석구석 숨겨진 바닷가다. 다도해가 한눈에 굽어보이는 소금강 제일의 명산인 금산에서 시작된 이봉주 가족의 각종 레포츠 및 수산업 체험을 공개한다. ■EBS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 5분) 오랜만에 재결성을 선언한 ‘불독맨션’의 무대가 펼쳐진다. 춤을 출 수 있는 밴드 음악을 모토로 1999년 결성되어,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그들은 2집을 끝으로 잠정적 해체 선언을 한다. 하지만 각자의 활동 속에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고, 그로부터 9년 후 그들이 한자리에 다시 뭉쳤다. ■휴먼다큐 아버지와 딸(OBS 밤 11시 5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싱 라이트헤비급 은메달 리스트였던 전 국가대표 최기수가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딸 지윤이에게서 복서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전 상대조차 찾을 수 없어 또래 남학생들과 대결시켜 가며 단련시킨 딸과 함께 아버지의 꿈은 커가고 있다. 그렇게 딸 지윤은 그 꿈을 향해 아버지와 함께 달린다.
  • 태권도 품새 金 5개 싹쓸이

    태권도 품새 金 5개 싹쓸이

    최제윤(22)은 2009년 타이완 타이베이 농아인올림픽 태권도 대표로 선발되고도 예산 부족 때문에 막판에 제외돼 눈물을 삼켰다. 그런 최제윤이 29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태권도 품새 여자부 개인전 결선 태백과 금강 품새에서 6.27점씩을 얻어 합계 12.54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였다. 앞서 우창범(26)은 남자부 개인전 결선에서 태백 품새 7.40점, 금강 품새 7.39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또 우창범과 최제윤은 혼성 페어 고려 품새와 태극 품새에서도 각각 7.03점과 7.10점을 얻어 금메달을 집어들었다. 우창범과 임대호(37), 오원종(31)으로 구성된 남자 단체전과 최제윤과 배이슬(22), 김진희(24)가 출전한 여자 단체전까지 석권해 한국은 이 종목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차지했다. 3관왕이 된 최제윤은 지난 대회 불참의 한을 말끔히 풀었다.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딴 메달은 금 6, 은 2, 동메달 1개가 됐다. 볼링에서는 여자 2인조의 박선옥(34)-김지은(37)이 금메달, 남자 2인조의 안성조(24)-함종훈(53)이 은메달을 추가해 한국은 금 10, 은 6, 동메달 3개로 목표인 종합 3위를 향해 순항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월드게임이 말 장난?” 세계대회 메달에 황당한 철자오류,

    “월드게임이 말 장난?” 세계대회 메달에 황당한 철자오류,

    어이없는 철자오류로 국제경기가 말 장난으로 바뀌었다. 남미 콜롬비아의 월드게임조직위원회가 대회메달을 전량 새로 제작해 각 부문 입상자들에게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서부 칼리에서는 월드게임이 한창 열리고 있다. 월드게입은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은 스포츠를 모아 열리는 국제종합대회다. 대회를 유치한 콜롬비아는 1-3위 입상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금-은-동메달 1221개를 정성껏 준비했다. 하지만 맞춤법(?)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게 실수였다.치열한 경쟁 끝에 상위권에 입상하고 메달을 받은 선수들이 피식피식 웃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조직위원회가 살펴보니 메달에는 엉뚱한 글이 적혀 있었다. 월드게임(World Games)이라고 적혀 있어야 할 메달엔 워드게임(Word Games)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월드게임이 ‘말 장난’이 되어버린 셈이다. 칼리월드게임조직위원회는 “고의가 아닌 사고로 엉뚱한 제목이 적힌 메달을 선수들에게 전달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메달을 전량 새로 만들어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오토야 조직위원장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약속은 못하겠지만 반드시 메달을 바꿔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대회가 끝난 뒤에야 오류가 수정된 메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메달 제작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조직위원회가 (대회 종료 후) 선수들에게 소포로 메달을 보내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수영황제’ 펠프스, 현역 복귀설 솔솔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8·미국)가 복귀에 대해 아리송한 반응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경기장을 찾은 펠프스는 30일 A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리우올림픽 때 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펠프스는 복귀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않은 채 “지금은 2013년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펠프스는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18개(은 2, 동 2)를 비롯해 모두 22개의 메달을 따고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해 지금은 골프를 배우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그동안 자신의 복귀설을 강하게 부인해 온 데 견줘 이번에는 답변이 똑 부러지지 않았다는 점. 피로 골절로 다리에 깁스한 모습의 펠프스는 “나는 지금 여행하고 골프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경영 종목 둘째 날인 30일 여자 평영 100m 준결선에서 리투아니아의 루타 메일루타이트(16)가 1분04초35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009년 제시카 하디(미국)가 전신 수영복을 입고 세웠던 종전 기록 1분04초45를 0.10초 차로 갈아치웠다. 그와 함께 ‘영건’으로 지난해 런던을 달궜던 중국의 예스원(17)은 개인혼영 200m 결선에 나섰지만 2분10초48 만에 터치패드를 찍어 0.06초 차로 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박태환이 빠진 한국은 전 종목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역경 딛고 ‘희망을 부르는 소프라노’ 이지연

    [김문이 만난사람] 역경 딛고 ‘희망을 부르는 소프라노’ 이지연

    어느 시인이 그랬다. 음악은 귀로 마시는 황홀한 술이라고. 인생살이에서 듣는 즐거움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그립거나 보고 싶을 때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한층 좋아지고 쌓인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풀린다. 지친 귀를 즐겁게 해 주고 가라앉았던 에너지를 되살아나게 하는 것도 음악의 매력이다. 흔히 천상의 목소리라고 말한다. 영혼을 건드린다. 가슴속까지 후벼 파는 전율과 벅찬 감동이 있다. 소프라노, 여성(女聲)의 최고 성역이다. 그래서 잠자는 사물도 깨우는 최상의 악기라고 한다. 이런 경지에 오르기까지 타고난 음악성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소프라노 이지연(51)씨는 그동안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해 와 국내 무대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뒤 미국 줄리아드음대(석사 과정)를 거쳐 제롬 하인스의 OMTI(오페라 전문과정)에서 오페라 수업을 받았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국제 콩쿠르에서 뉴욕 지역과 동부 지역 1위를 한 것을 계기로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툴리홀 무대에 섰으며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주최 오디션에서의 1위 수상을 계기로 1996년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 이때 보기 드물게 매진 사례를 기록했고 청중들로부터 많은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아 미국 무대에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호평받았다.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이지연은 몽세라 카바예를 연상시키는 탁월한 미성과 테크닉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뉴저지주 오페라 컴페티션에서 1위를 차지한 그를 가리켜 지휘자 알프레도 실리피니는 “벨칸토를 제대로 알고 노래하는 가수”라고 말했으며 미국의 대표적 오페라 전문지인 ‘오페라뉴스’는 ‘이지연의 나비부인은 깊은 이해와 저음부터 고음까지 균형 잡힌 소리와 연기력이 잘 조화돼 관중들의 영혼을 사로잡는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미국 리치아 알바네세 주최 푸치니 콩쿠르 1위, 세르조 프란키 스칼라십 연속 4회 수상, 이탈리아 알타무라 카루소 국제 콩쿠르 금메달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스페인의 알리칸테에서 ‘라트라비아타’에 출연하는 등 유럽의 오페라 무대에도 진출했다. 그동안 독창회만 100회가 넘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오페라의 경우 ‘나비부인’ ‘춘희’ ‘리골레토’ ‘라보엠’ ‘안드레아 셰니에’ ‘투란도트’ ‘오델로’ ‘돈조반니’ 등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이러한 국제 무대를 뒤로하고 2009년에 귀국한 그는 2011년 국내에서 첫 독창회를 가졌다. 이후 서울오페라단이 주최한 오페라 갈라콘서트와 대한민국 음악제, W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 KBS교향악단과 말러 8번 교향곡 협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피가로의 결혼’ 백작부인 역할 등으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과거 줄리아드음대 재학 때부터 잠깐식 귀국해 ‘라보엠’ ‘카르멘’ ‘시몬 보카네그라’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에겐 남다르고 빛나는 이력이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명여대 입학과 졸업 때 수석을 차지했으며 음대 진학의 필수로 여기는 개인 레슨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 검정고시를 거친 뒤 어렵게 독학으로 줄리아드음대에까지 진출했다. 또한 세 살 아이를 둔 엄마가 된 뒤 미국으로 떠나 어릴 적 꿈을 이뤄냈으니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많은 삶의 변화와 고통 속에서도 결코 꿈을 잃지 않고 음악의 길로 혼자 외롭게 떠났던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노래 연습실에서 이씨를 만났다. 오는 9월 24일 서초동 IBK홀에서 열릴 자신의 독창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공연 얘기부터 나왔다. 1부는 가곡, 2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 위주로 부를 예정이다. 아울러 “그동안 외국 무대에서의 큰 음악회를 주로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국내에서 작은 음악회도 자주 열겠다”면서 올해에는 두 번 정도 무대에 더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의 활동에 대해 얘기하다가 플라시도 도밍고와의 인연을 잠시 떠올렸다. “줄리아드 마지막 학기 때 처음 만났는데 음악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많아 친해졌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코치 등 유명한 사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준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또한 이씨에 대해 “음력이 풍부하고 밑에 깔려 있는 내면의 소리를 잘 표현해낼 만큼 흠잡을 데가 없다. 벨칸토 창법을 잘 구사한다”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음악 하는 사람에겐 어떤 정신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오로지 독학으로 음악을 하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한다. “줄리아드음대는 초등학생 때부터의 꿈이었습니다. 예술감독으로 활동한 큰오빠가 대구에 있는 경북대 사대부고에 다닐 때 하루는 ‘지연아 너는 커서 무엇이 될래’라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지요. 그러자 오빠는 줄리아드음대를 가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그 이후 줄리아드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반드시 줄리아드에 진학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대구에서 살았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에게 가야금을 선물받아 일찍 국악에 눈을 떴다. 중학생 시절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다시피 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과시했다. 중학교 입학 당시 선화여중에 합격했으나 아버지가 종교재단 학교보다 일반 중학교를 선택하도록 해 대구에 있는 신명여중에 들어갔다. 그러다 중2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서울로 집을 옮겼다. 고생은 이때부터였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각자 먹고사는 일을 해결해야 했다. 그는 가야금을 계속하려면 레슨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가야금을 그만두고 대신 레슨이 필요없는 성악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 무렵 라디오를 통해 성악을 자주 들었다. 또한 수소문 끝에 남산 근처의 한 음악원을 찾아가 성악을 배우겠다면서 레슨비가 없으니 대신 청소나 심부름 일을 하겠다고 자청했다. 여기에서 만난 노래 선생의 주선으로 검정고시학원에 다녔다. 열심히 공부했다. 3개월 만에 중학 과정을 통과했다. 이어 서울예고에 진학하려고 면접시험을 봤다.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 검정고시로 입학한 학생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합격한다 해도 집안 형편 때문에 다닐 처지가 아니었다. 할 수 없이 1년을 더 독학으로 공부했다. 이때 그는 결핵을 앓아 고생을 많이 했다. 또 영등포와 해방촌 등지로 1년에 10번 이상 이사를 다닐 정도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했다. 당시는 대학에 복수 지원을 할 수 있었으나 원서 비용을 아끼려고 숙명여대 한 곳에만 원서를 내고 수석으로 입학하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1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학비를 제 스스로 벌어야 했거든요. 때로는 장학금으로도 충당하고, 그렇게 바쁘게 보냈습니다. 대학 4학년 2학기 때는 윤학원 선생님이 지휘하는 대우합창단에 들어가 솔리스트로 활동했는데 그제야 비로소 조금 여유가 생기더군요.” 이때 동아일보 주최 동아 콩쿠르 2위 입상과 조선일보 주최 신인음악회 출연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89년 대우합창단이 해체되고 결혼해 아이를 키우느라 잠시 주춤했던 음악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1993년 12월 세 살 된 아이를 두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줄리아드음대 교수의 레슨 없이는 쉽게 입학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에 빠졌다. 또 레슨을 받아도 1~2년은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무작정 응시해도 2회 이상 탈락하면 응시 자격마저 없어진다는 말에 더욱 그랬다. 포기하기는 억울한 일, 줄리아드음대 교수에게 일단 테스트나 받아 보기로 했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너는 톱(Top)이다”라는 말을 듣고 자신을 다시 얻었다. 9월 학기를 앞두고 남녀 한명씩 선발하는 1994년 5월 입학시험에 응시했고 과제로 준 10곡을 부르자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박수를 받으며 당당히 합격했다. 재학 중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서 뉴욕 지역과 동부 지역 1위를 하는 등 학교 밖의 활동으로 교수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집이 아무리 추워도, 먹을 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더라도 항상 최고의 성악가가 되는 것을 생각하며 견뎌냈습니다. 이런 꿈을 갖고 자라던 시절의 유일한 음악 선생을 꼽으라면 FM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소리는 끊임없이 배고파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는 “스스로 만족할 만큼 완벽할 때까지 노래하는 것이며 좋은 소리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성악가 이지연은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숙명여대 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줄리아드음악원 대학원을 졸업한 뒤 제롬 하인스의 OMTI(오페라 전문과정)에서 오페라 수업을 받았다. 줄리아드음대 재학 시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국제 콩쿠르에서의 뉴욕 지역과 동부 지역 1위를 계기로 뉴욕의 링컨센터 앨리스툴리홀 무대에 섰다. 이어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주최 오디션에서 1위를 해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가졌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독창회를 100여회 했으며 수십편의 오페라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동아일보 주최 동아 콩쿠르 2위, 미국 퀸스 오페라 컴페티션 1위, 미국 뉴저지주 오페라 국제 콩쿠르 1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컴페티션 동부 1위, 알타무라 카루소 국제 콩쿠르 에베스티냐니 금메달, 리치아 알바네세 주최 푸치니 콩쿠르 1위, 베르지모 오페라 컴페티션 2위, 세르조 프란키 스칼라십 연속 4회 수상 등이다. 오페라 ‘나비부인’ ‘춘희’ ‘리골레토’ ‘라보엠’ ‘투란도트’ ‘오델로’ ‘피가로의 결혼’ ‘돈조반니’ 등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경희대와 선화예고에 출강했다.
  • 사격 김기현·태권도 이학성 소피아농아인올림픽 금메달

    한국이 2013소피아 농아인올림픽에서 사흘째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사격 대표팀의 기대주 김기현(20·창원시청)이 28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지오 밀레브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결선 합계 670.3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 멜버른 대회와 2009년 타이베이 대회에서 2연속 2관왕(10m 공기권총과 50m 자유권총)에 오른 김태영(23·대구백화점)은 667.0점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또 전날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 두 개에 만족해야 했던 태권도에서도 첫 금메달이 나왔다. 이학성(19)이 남자 80㎏급 결승에서 올렉실 세도프(우크라이나)를 9-7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이학성은 지난해 전국농아인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내에는 적수가 없는 선수. 타이베이 대회 남자 80㎏급에서 우승한 임대호(37)는 준결승에서 알렉산더 바카로프(러시아)에게 져 동메달에 그쳤다. 여자 67㎏급의 김진희(24)는 태권도 대표팀에 세 번째 은메달을 안겼다.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감독이 이끄는 수영 대표팀의 김건오(24)는 남자 자유형 50m 준결승에서 24초 76을 기록하며 4위로 29일 결선에 진출, 대회 2연패를 겨냥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볼링 안성조, 농아인올림픽

    볼링 안성조, 농아인올림픽

    소피아 농아인올림픽 둘째 날에도 한국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볼링 대표팀의 막내 안성조(24)가 27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메가 익스트림 스카이시티몰에서 열린 남자부 개인전에서 역대 대회 최고 점수인 1489점(애버리지 248.2점)을 올리며 여유 있게 정상에 올랐다. 베테랑 서영춘(41)이 1329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링과 함께 한국이 전략 종목으로 꼽는 태권도에서는 은메달 2개가 나왔다. 남자부 68㎏급 오원종(31)과 여자부 57㎏급 배이슬(22)은 승승장구하다 결승에서 각각 러시아 선수들에게 패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체육단체장 비리 실태조사] 공금횡령·인사전횡 밥 먹듯… 특정종교 홍보 수단으로 삼기도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열린 A체육회의 임시대의원 총회. 산하 연맹 중 하나가 강력히 요구해 소집됐다. 소집을 요구한 연맹은 이 협회의 회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데다 멋대로 사무총장을 직위 해제한 점, 그리고 직원의 공금횡령 등 체육회의 파행 운영을 들어 “회장뿐 아니라 전체 임원을 신뢰할 수 없다”며 회장을 포함한 전체 임원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했다. 이 회장은 투표가 진행되기 전 “임원 해임안은 우리 체육회를 공중분해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직원을 폭행하고,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법을 위반한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뒤 한 달 만에 회장직에 복귀했다. 직후에는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던 사무총장을 적법한 절차 없이 해임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이날 해임안은 부결됐고, 회장은 자신의 임기인 오는 11월까지 다시 A체육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사실 A체육회는 그동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었다. 회장은 2011년 “협회에 써 달라”며 기부받은 8000여만원 상당의 건강보조기구를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에 빼돌려 형사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불리한 기사를 막지 못했다”며 협회의 ‘창설 멤버’나 다름없는 홍보팀 직원을 외지로 발령하는 인사 전횡을 휘둘렀다. 올 초에는 성추행 혐의가 있는 이를 슬그머니 국가대표 감독으로 복직시키려다 반발이 거세지자 인사를 철회하는 등 갖가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체육단체라는 ‘본업’은 제쳐 놓고 해당 종목을 자신의 특정 종교 활동에 대한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올림픽선수단장을 맡았던 모 회장. 그가 맡고 있는 종목의 기자들은 해당 종목과는 전혀 무관한 ‘보도자료’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모 사찰의 신도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의 ‘불교 사랑’은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그는 올해 초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올림픽 당시 ‘괘씸죄’에 걸린 은메달 2관왕의 포상금 5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해 비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체육단체장들이 흔들린다. A체육회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단체장 자신을 포함한 비리와 협회 파행 운영이 문제가 됐지만, 이는 연쇄적으로 하부 조직으로까지 비리를 부추겨 해당 종목 자체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태권도가 지난 2월 2020년 하계올림픽 25개 ‘핵심종목’을 선정할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퇴출 종목 1순위’로 주목받은 것도 사라지지 않는 판정 시비 탓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를 되찾기는 웬만해선 힘든 법. 지난 5월에는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전모씨가 전국체전 서울 고등부 선발전에서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자신의 아들이 졌다며 차량 안에서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하프타임]

    이대호 3경기 연속 멀티히트 이대호(31·오릭스)가 26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의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 시즌 16호 홈런을 날린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포함하면 4경기 연속 안타다. 타율은 .321에서 .323으로 올랐다. 그러나 오릭스는 1-5로 졌다. 사격 최수근 농아인올림픽 첫 金 최수근(29·IBK기업은행)이 26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농아인올림픽 사격 10m 남자 공기소총 결승에서 합계 690.2점을 쏴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1년 로마 대회, 2005년 멜버른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같은 종목 세 번째 대회 금메달. 최수근은 어린 시절 열병을 앓고 난 뒤 청각장애를 얻었지만 중학교 때 사격에 입문, 명사수의 길을 걸었다. 비장애 사격대표팀 멤버이기도 한 최수근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최종예선 1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이 출전 쿼터를 얻지 못해 런던행이 좌절됐다.
  • 첫 골·첫 승을 향해… 태극전사 “일본은 없다”

    잠실벌에서 13년 만에 한·일전이 열린다. 축구대표팀은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2013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 앞서 호주, 중국과 거푸 득점 없이 비긴 홍명보 감독은 일본전에서 최상의 전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동아시안컵에서 닻을 올린 홍명보호는 아직 첫 골도, 마수걸이 승리도 없다. 화끈한 승리가 필요한 시점에 하필 상대가 일본이다. ‘이겨야 본전’인 일본전을 앞둔 홍 감독은 “1·2차전을 통해 전반적인 평가는 끝났다”면서 최상의 스쿼드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젊은 유망주로 구성된 ‘1.5군’ 일본은 대회 1, 2차전에서 3골씩 터뜨렸다. 실점도 5골로 많아 공수밸런스가 무너졌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무려 31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한 골도 뽑지 못한 태극호로선 부러운 대목이다. 물론, 기싸움에서는 단연 한국이 앞선다. 이번에 소집된 태극전사 23명 중 지난해 런던올림픽 멤버는 정성룡(수원), 박종우(부산), 김영권(광저우) 등 총 6명.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에서 맞붙어 2-0 완승을 거두고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따낸 자신감이 오롯하다. 지일파(知日派)가 많은 것도 든든하다. 김창수(가시와), 김민우(사간도스), 조영철(오미야) 등 7명의 J리거를 통해 일본의 전력분석을 마쳤다. 순수 국내파로 구성된 일본 멤버들과 J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꿰뚫었다. 장소도 특별하다. 1980~90년대 한국 축구의 메카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은 2000년 5월 유고전을 끝으로 A매치를 개최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으로 13년 만에 문을 열어 ‘올드 축구팬’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잠실 한·일전의 역대 성적표는 3승1패. 1985년에는 허정무의 골로 일본을 1-0으로 꺾고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폭우 속에 격돌한 1998년에는 황선홍의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2-1)를 챙겼다. 2000년에는 하석주의 시원한 왼발킥으로 1-0으로 이겼다. 아픈 기억은 1997년 평가전 당시의 0-2 패배뿐. 한국은 1954년 3월 스위스월드컵 예선전 대승(5-1)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본과 75차례 만났다. 역대 전적은 40승22무13패로 압도적이지만, 최근 세 경기에선 2무1패로 전세가 역전됐다. 홍 감독은 사령탑으로 일본과 세 번 만나 2승1패를 경험했다. 2009년 수원컵 결승에서 일본 20세 이하 대표팀을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12월 올림픽대표팀 친선전에서는 1-2로 졌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는 터프하고 빡빡한 플레이를 주문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 자신이 선수 시절 J리그를 경험한 데다 다년간의 경험이 축적돼 일본을 요리하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평가다. 특별한 상대와 상징적인 장소, 그리고 아직 마수걸이 승을 거두지 못한 신임 감독의 목마름까지. ‘드라마’의 요소는 다 갖췄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야식 먹을 시간이에요.” 밤 9시 30분이 되자 처녀들은 바빠졌다. 루지 국가대표팀 성은령(21·용인대)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쫄깃한 라면 면발을 후루룩 먹고 밥까지 말아 ‘폭풍 흡입’했다. 최은주(22·대구한의대)는 “한 달 안에 68㎏까지 찌워야 돼요”라며 바로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켰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루지대표팀 ‘여자 1세대’ 최은주, 성은령을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만났다. 풋풋하고 뽀얀 아기 얼굴과 달리 몸집은 한눈에 봐도 다부졌다. 떡 벌어진 어깨와 팔 근육에는 군살 하나 없었다. 하지만 둘은 루지 세계에서 왜소한 축에 든다. 180㎝에 70~80㎏를 넘나드는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가볍다. 약 1500m의 슬라이딩 트랙을 썰매에 누워서 내려오는 루지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붙어 유리하다. 0.001초에 순위가 갈리는 걸 감안하면 단 1㎏도 아쉽기만 하다. 가녀린 우리 선수들은 국제 규정에 따라 납 조끼를 입어 무게를 보완하지만 내 몸 같은 편안함이 없는 건 당연하다. 최근 루지대표팀과 평창까지 5년간 장기 계약한 슈테펜 스켈(독일) 코치는 선수들을 보자마자 “평창에서 메달 따고 싶으면 무조건 68㎏까지 찌워라. 못 하겠으면 피겨장으로 가라”고 엄포를 놨다. 60㎏ 초반 몸무게인 선수들은 그래서 먹고 또 먹는다. 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살을 찌우는 것도 힘들다. 성은령은 “무게는 늘려야 되는데 먹는 건 안 들어가니까 일단 쑤셔 넣고 토할 때도 있었어요. 월·금요일마다 몸무게를 재는데 안 늘면 속상하고 진짜 화나요”라고 말했다. 최은주도 “밥은 한 공기 반씩 먹고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 단백질 보충제 먹고 밤에는 치킨, 라면, 피자를 돌려 가며 먹어요. 엄청 배부른데 그래도 무거워져야죠”라며 웃었다.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에 몸집을 불리게 만드는 루지의 매력은 뭘까. 최은주는 “처음에는 스피드가 재미있었는데 요즘엔 피니시라인에서 브레이크 잡으면서 올라올 때 쾌감이 느껴져요. 슬라이딩 코스마다 모양, 얼음 상태 등이 다 다른 것도 정복하는 맛이 있고요”라고 했다.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누워서 멀뚱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세심한 조종법이 있단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번개’같이 내려오면서도 커브를 돌 때마다 양손에 힘을 줘 썰매 바닥의 날을 미세하게 다룬다. 코스에 따라, 얼음 상태나 날씨에 따라, 날을 어떻게 갈았는지에 따라 힘을 주는 강도, 타이밍, 길이 등이 전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성은령은 “몇 명밖에 못 해본 운동이니까 사람들이 ‘루지가 왜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도 뿌듯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루지에 빠진 건 아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최은주는 2010년 선발전을 통해, 태권도 선수였던 성은령은 이듬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둘 다 교수의 추천으로 선발전에 도전했는데 인터넷에 ‘루지’를 쳐 보니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망한 그루지야 루지 선수 기사만 가득했단다. 당시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의 코스 설계가 다소 위험했는데 개막 전 연습하던 그루지야 선수는 속도를 이기지 못해 트랙에서 튕겨 나가 죽었다. 최은주는 “루지를 검색하는데 죽은 선수 동영상밖에 없더라고요. 부모님께서도 사고를 아셔서 반대가 심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걱정이 응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은주는 그해 겨울 아시안컵 주니어에서 여자부 금메달을 따내며 가족을 강력한 후원자로 만들었다. 2011, 2013년 아시안컵 여자부 은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11년 태극마크를 단 성은령도 그해 아시안컵 주니어 금메달을 땄고 올해 휘슬러세계선수권에서는 팀릴레이 10위로 새 역사를 썼다. 한여름 아스팔트에서 바퀴 썰매를 타며 써낸 위대한 성적표다. 2014소치올림픽 출전도 코앞에 성큼 다가왔다. 내년 1월에 올림픽 티켓이 결정되는데 전망은 매우 밝다. 이창용 루지대표팀 헤드코치는 “우리 위에 있는 세 명 정도를 꺾으면 되는데 2013~14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전했다. 소치행이 확정되면 ‘썰매 3종목’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통틀어 한국 여자 최초의 올림픽 출전이 된다. 성은령은 “여자 썰매 최초로 올림픽에 나갔다고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거잖아요”라고 흥분했다. 경사도 겹쳤다. 대한루지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스켈(장비 담당), 페그 로버트(기술 담당) 코치 두 명과 2018평창올림픽까지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발벗고 나섰다. 루지 선진국인 독일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캐나다 코치를 맡았던 로버트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세 대륙의 루지 기술을 합쳐서 사고를 쳐 보자. 한국인의 강인한 근성과 체력에 우리 기술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고 힘을 실었다. 스켈은 썰매의 날 관리 노하우를 차근차근 전수하고 있다. 덕분에 2018평창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 최은주는 “2016년에 코스가 완공되는데 많이 연습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루지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성은령의 당돌한 한마디도 인상적이다. “외국 애들은 썰매, 헬멧, 유니폼에 스폰서 패치가 가득한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저희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후원해 주세요. 루지도, 기업도 같이 쑥쑥 클 거라고 약속해요.” 글 사진 평창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용어 클릭] ■루지(Luge)는 유럽 알프스 산맥에서 즐기던 썰매놀이가 스포츠로 정착된 것으로, 얼음으로 굳혀진 1000m 이상의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다. 13~16개의 커브를 굴곡 없이 빠르게 내려오는 게 관건이며 1000분의1초까지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가린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소치올림픽에는 남자·여자 1인승, 남자 2인승, 팀릴레이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 소치올림픽 금메달은 ‘★메달’

    내년 2월 15일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받는 금메달은 ‘별 메달’이 된다. 지구 바깥에서 온 운석 조각이 메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2월 15일에 수여되는 메달에는 최근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우의 파편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 R스포츠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메달에 들어갈 운석은 대회 1년 전인 지난 2월 15일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 지역에 떨어져 흩어진 것이다. 당시 운석우 충격파 때문에 주민 1500여명이 다쳤고 약 10억 루블(약 35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 운석우의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의 33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석우란 지구를 향해 날아오던 운석이 대기권에 부딪히면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불타는 상태로 섬광을 내뿜으며 비 오듯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소치올림픽 관계자는 “운석우 현상이 발생한 날 금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에게 특별한 메달을 줄 예정”이라며 “올림픽과 운석우 현상이 모두 ‘전 지구적’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15일에는 모두 7명의 금메달리스트가 나온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쇼트트랙 여자 1000m·남자 1500m, 크로스컨트리 여자 계주, 스키점프 남자 K-125,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 대회전과 스켈레톤 남자 우승자가 별 메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대표 선수가 ‘별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도 크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생큐 아메리카” 상이군인 美서 600㎞ 자전거 질주

    “생큐 아메리카” 상이군인 美서 600㎞ 자전거 질주

    한국 상이용사들이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무려 600여㎞를 자전거로 달릴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국가유공자1급 중상이용사회’(회장 최희용) 소속 회원 16명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유엔본부 앞에 모였다. ‘핸드바이크’(다리 대신 손으로 움직이는 자전거)에 몸을 실은 이들은 이날 유엔본부 앞을 출발해 워싱턴 소재 한국전쟁 참전비까지 달릴 예정이다. 상이용사들이 이날 모인 것은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전쟁에 힘을 보태 준 미국과 미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에서다. 그래서 행사 이름도 ‘정전60주년 희망의 핸드사이클 출정식’이다. 주자들은 6·25 한국전과 월남전, 제2연평해전에서 다리를 잃었거나, 군 복무 중 척수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퇴역 용사들이다. 이번 행사의 단장인 박상근 용사회 부회장은 “해방 후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고 나라를 지킬 힘도 없을 때 미국과 유엔의 도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다”면서 “미국에서 세계평화와 자유민주주의, 한·미 동맹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한태호(49·1996년 애틀랜타장애인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씨도 “부상 후에도 삶은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으로 내 자신을 일깨우며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출정식에 나온 손세주 뉴욕 총영사는 “여러분의 숭고한 뜻을 바탕으로 한·미 동맹이 굳건해지고 남북통일과 세계평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참석자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상이용사들은 오는 27일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인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다. 백악관 앞에서 미국민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도 낭독한다. 또 28일 미국 상이군인중상이자(PVA)들과 백악관에서 합류해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등대까지 동반 레이스를 하고 나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담은 글을 읽을 예정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연합뉴스
  • 대표팀 피지컬 코치의 두 집 살림

    대표팀 피지컬 코치의 두 집 살림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호주와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이케다 세이고(53) 피지컬 코치의 정확한 리포트였다. 선수들의 미묘한 컨디션 변화를 짚어내는 게 그의 임무. 홍명보 감독 등은 경기 2~3일 전에 선수들의 전술 적응도를 점검한다. 그리고 경기 전날 이케다 코치가 작성한 체력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선발 명단을 짠다. 둘의 호흡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그런 이케다 코치가 24일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낮에 중국 항저우로 건너갔다가 25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본과의 최종전(28일)을 준비한 뒤 27일 낮 되돌아간다. 이렇게 바쁜 일정을 보내는 것은 이케다 코치가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소속으로, 파트타임으로 우리 대표팀을 돕기 때문이다. 항저우 사령탑은 와세다대학 선배로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도 낯익은 오카다 다케시(57)다. 특급 스타가 없는 항저우는 이케다 코치의 정확한 데이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케다 코치는 일단 연말까지 항저우에 몸을 담았다가 내년부터 우리 대표팀과 정식 계약하는 쪽으로 얘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festival -송끄란 Songkran 아주 투명한 축복

    festival -송끄란 Songkran 아주 투명한 축복

    흠뻑 젖을 수 있는, 혹은 기쁨에 한껏 젖어들 수 있는 자유. 서로의 얼굴에 하얀 분을 발라 주는 손길은 보드라웠다. 물방울이 흩어질 때 명랑한 웃음소리도 함께 퍼져 나갔다. 물벼락으로 시작하는 새해 송끄란은 태국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매년 4월13일을 전후해 태국 전역에서 펼쳐지는 물의 축제다. 길을 가다 날벼락 같은 물벼락을 맞을 수도 있고 우비와 물총으로 적극 무장하고 공격에 가담할 수도 있다.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유명하지만 본래의 유래와 의의는 상당히 종교적이다. 송끄란은 산스크리트어로 ‘움직이다, 장소를 바꾸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어깨에 물을 뿌리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불상에 경의를 표하는 의식을 하는 날이다. 물을 뿌리는 이유는 정화의 의식을 통해 죄를 깨끗이 씻기 위한 것. 건기가 끝나는 여름의 정점에서 다가오는 수확기에 강수량을 풍부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의미와 함께 지난해의 나쁜 기운을 씻어버리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시원하게 망가지다 송끄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물싸움이다. 정화의 의미로 물을 뿌리던 풍습은 물축제로 진화되어 태국 전역으로 퍼졌다. 단순히 물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남녀노소, 내외국인 구분 없이 지나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호스를 길게 연결해 다량의 물을 내뿜는다. 길 한복판에 떡 하니 드럼통을 갖다 놓고 바가지로 물을 퍼붓는 무리들, 트럭에 물을 싣고 달리며 무차별 물공격을 하는 사람들까지 송끄란이 되면 도시 전체가 물 싸움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하지만 물에 활석가루나 밀가루를 섞은 ‘딘소 퐁’을 얼굴이나 몸에 발라 주며 서로 축복해주는 행위는 반전이라고 할 만큼 부드럽고 따뜻하다. 축제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음악과 함께 춤도 빠지지 않는다. 물세례뿐 아니라 시원한 거품목욕까지, 그야말로 시원하게 망가지고 한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다. 송끄란에 대처하는 자세 초보와 고수를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처음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공격력 제로. 소지품을 담은 비닐백을 소중하게 품고 행여 물에 맞지 않을까 조심하고 있지만 표정은 또 잔뜩 기대에 차 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물공격을 하면 비명을 지르며 냅다 도망간다. 중급자들은 물총 등 ‘무기’를 준비하긴 하지만 공격보다는 방어용으로 사용하다. 축제 참가 횟수가 늘수록 공격력도 상승하는데, 과감한 물총 공격은 물론이고, 지난 1년 동안 송끄란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화려한 치장과 다양한 장비들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워터 배틀 부대를 꾸리고 소형 트럭을 빌린 후 물을 가득 채운 드럼통을 싣고 거리를 달리면서 무차별로 물을 뿌리다 강적을 만나면 신속하게 도망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치열한 물싸움이 벌어지지만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일. 지나가다가 물세례를 받더라도, 낯선 사람이 다가와 얼굴에 밀가루를 덕지덕지 바르더라도 웃으며 ‘컵 쿤 캅/카감사합니다’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송끄란에 대처하는 기본 자세다. 에디터 트래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파랑풍선 1544-8181 파랑풍선 송끄란 원정대 파랑풍선의 태국 송끄란 원정대는 지난 4월18일부터 4월22일까지 3박5일 동안 방콕과 파타야에서 즐거운 물세례를 받았다. 펜싱 올림픽 메달리스트 최병철 선수(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왼쪽)와 정진선 선수(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오른쪽)가 1기 원정 대장으로 참여했으며 제주항공, 태국관광청이 후원했다. 문의 1544-8181 www.parangb.com
  • [동아시안컵] FIFA 9위 北女들 “우승 확신”

    “우린 여기 경쟁하러 왔습니다. 우승할 거라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냉랭한 가운데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입을 열었다. 김광웅 북한 대표팀 수석코치는 19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2013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김 코치는 “우리 여자축구는 나라에서도 관심이 크다”며 “우리 팀에 확신을 갖고 있으며 꼭 우승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인 북한은 아시아 무대가 좁은 ‘월드클래스’다. 2001년·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2006년에는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세계랭킹 ‘톱5’를 꿰찼다. 그러나 2011년 여자월드컵에서 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2015년 대회 출전이 좌절됐고, 지난해 런던올림픽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래도 라인업은 만만찮다. 지난해까지 청소년대표로 뛰었던 6명이 가세해 세대교체 과정에 있다. 런던올림픽 콜롬비아전에서 북한의 첫 골을 뽑아낸 김성희(26·평양체육단)가 최고참이고, 지난해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아르헨티나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수경(18·4·25축구단)이 가세했다. 김성희는 “팀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치적인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코치는 “몇 달 전만 해도 북남 관계가 악화된 상태였다”고 말한 뒤 짧은 침묵 끝에 “우리는 여기 축구경기하러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취재진의 질문을 끊고 “죄송하지만 북한 대신 북측이라고 해 달라”고 정색하기도 했다. 김광민 감독은 오후 6시부터 40분 동안 훈련한 뒤 마지막 15분만 취재진에 공개했다. 북한의 첫 경기는 21일 오후 6시 15분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전. 한국은 최근 일곱 차례 대결에서 모두 졌고, 역대 전적도 1승1무11패로 한참 열세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홍의 남자’ 내가 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두 얼굴의 사나이다. 열정적인 ‘홍 반장’이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운 면도 있다.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 23명의 선수들. 첫 ‘베스트 11’도 이 냉정함 속에서 결정될 게 뻔하다. 홍명보의 사람, 누가 가장 절실할까. 한때 홍명보의 ‘복심’으로 통했으면서도 정작 런던올림픽 본선 최종 명단에서는 제외된 홍정호(24·제주 유나이티드). 대표팀 주장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그러나 본선행을 3개월 앞둔 지난해 4월 K리그 경남FC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입고 탈락, 올림픽축구 ‘동메달 신화’를 눈으로만 봐야 했다. 지난달 29일 성남 원정전에 4경기 연속 출장, 헤딩 선제골로 부활을 알렸지만 종료 10분을 남기고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본업인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가장 최근인 16일 울산전에서는 김신욱(울산)에게만 2골을 내주는 등 총 4실점했다. 그러나 홍정호는 18일 NFC 훈련이 끝난 뒤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면서 “동료들은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왔지만 난 도전자로 여기에 왔다.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2010아시안게임과 역시 올림픽 본선행 직전 탈락한 김동섭(24·성남 일화)도 ‘홍 반장’의 눈길에 목마르다. 그는 “A대표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0·경찰청)도 에이스 자리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는 ‘홍명보의 아이들’. 사상 최약체로 평가되는 대표팀의 불안감만큼이나 이들의 절박함도 최고조에 올라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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