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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 가운데 하나다.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신탁으로부터 현대의 미래학 혹은 트렌드 연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미래를 분석하고 창조해 왔다.인간의 ‘미래만들기’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하나는 문명종말론으로 대변되는 미래 냉소주의이고,다른 하나는 첨단기술옹호론이나 기술만능주의 같은 미래 낙관주의다. ‘미래,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이온화 옮김,넥서스북스 펴냄)는 이같은 두 가지 태도 모두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독일 태생의 미래연구가인 저자는 단순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보다 냉정한 ‘트렌드관’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세계는 진화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나아가 트렌드를 생물계의 진화과정으로 설명한다.밀림의 동식물들이 각각 소생활권에서 서식하며 개별적으로 진화하듯 미래의 인간 역시 개인에게 닥칠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순발력과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트렌드는 세계 경제와 문화의 흐름인 동시에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진화의 작동원리다.저자는 트렌드가 어떻게,어떤 속도로 진행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는 무엇일까.저자는 여성,고령화,개성화,코쿠닝(cocooning,가정 위주의 생활양식),교양 등을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거대물결로 꼽는다.이런 메가트렌드는 독립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서로 맞물리며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여성 메가트렌드가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현상 같은 것이 그 한 예다. 책은 ‘트렌드와 역트렌드의 변증법’이라는 주제 아래 불량취미,슬로 푸드,슬로 시티 같은 역트렌드도 다뤄 눈길을 끈다.속도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슬로 트렌드’는 특히 호소력을 발휘한다.알려지지 않은 그리스의 섬이나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오두막 등이 도시인들에게 높은 값에 팔려 나가는가 하면 이탈리아에선 많은 도시가 ‘슬로 시티’를 선포하기도 했다.진화 코드의 해독능력은 ‘미래형’ 인간의 필수조건이다.1만2500원. 김종면기자˝
  • “외화 살려” 한국영화 열풍에 밀리고 또 밀리고

    한국영화 대박행진에 외화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외화시장이 한국영화의 위세에 눌려 이렇게까지 맥을 못 춘 적은 없었다.항간에는 “스크린쿼터를 외화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터져나온다. ●‘아카데미 특수’도 안 통하는 외화시장 지난해 12월24일 ‘실미도’가 개봉된 이후 한국영화는 귀신 붙은 흥행행진에 들어갔다.학원액션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다시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 바통을 이었다.지난 20일 개봉된 ‘목포는 항구다’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도 각각 첫주말 전국관객 32만명,30만명을 넘기며 선전 중이다. 할리우드 직배사들도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워너브러더스는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블록버스터 ‘라스트 사무라이’를 새해 초 야심차게 풀었다가 기대치에 한참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실미도’‘말죽거리 잔혹사’에 밀려 전국관객 120만명 동원에 그친 것.“하지원 주연의 ‘내사랑 싸가지’가 악평에도 불구하고 전국 185만여명을 가볍게 동원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카데미 특수’조차 먹히지 않는다.니콜 키드먼·르네 젤위거·주드 로 등 할리우드 특급스타들이 주연한 데다 새달 1일 열릴 아카데미영화제 최다부문(8개) 후보작인 ‘콜드 마운틴’도 ‘불명예’ 개봉을 했다.스크린 확보에 애를 먹다 결국 일부 멀티플렉스에서는 다른 영화와 교차상영됐다.직배사인 브에나비스타의 파워도 극장주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명함도 못 내미는 ‘작은’ 외화들 직배영화가 이러하니 중소수입사가 들여온 작은 외화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지난해부터 개봉을 별러온 프랑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대표작 ‘8명의 여인들’은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지난 13일 개봉하려다 27일로 다시 밀렸다.역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렸던 ‘러브 미 이프 유 대어’도 새달 5일에야 간신히 개봉할 예정이다.이 영화의 홍보사인 인필름앤컴측은 “서울 스크린 20여개는 잡을 걸로 예상해 당초 프린트를 80여벌 떴는데,절반은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설상가상으로 개봉이 밀리면서 당초 5억원으로 잡았던 마케팅비도 또 부풀었다. 27일 개봉하는 ‘리지 맥과이어’‘베로니카 게린’‘브링 다운 더 하우스’ 등 ‘소품’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메가박스의 1,2개관에서 그것도 번갈아 상영된다.“수입영화로는 필름값도 못 건질 판”이라는 아우성이 들릴 만도 하다.한 수입사 대표는 “한 영화가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독식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면서 “프린트 수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제작·투자사가 멀티플렉스를 보유한 국내 극장상황에서 스크린 독식을 막는 방법은 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블록버스터도 200만 넘기기 힘들어 블록버스터급 외화도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기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게 최근의 현실이다.‘매트릭스3’‘반지의 제왕3’이 그 선을 넘긴 최근작.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5월부터 선보일 블록버스터급 외화들이 기를 펼 수 있을지가 벌써부터 화제다.워너브러더스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시대극 ‘트로이’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이십세기폭스는 제작비 1억달러의 대규모 재난영화 ‘투모로우’와 윌 스미스 주연의 SF액션 ‘아이,로봇’을 심기일전할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브에나비스타의 ‘아더왕’,컬럼비아의 ‘스파이더맨 2’도 관객몰이가 기대되는 화제작. 5월 개봉예정인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와 류승완 감독의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 쪽으로 외화시장의 촉각이 쏠려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황수정기자 sjh@˝
  • [데스크 시각] 실미도와 아차산/김성호 문화부 차장

    “평소에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개인들이 집단행동에 가담하면서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을 스스럼없이 한다.그러나 이성이 결여된 탐욕은 결국 내부에서 스스로 무너져내린다.”(찰스 매케이의 ‘대중의 미망과 광기’중에서) ‘실미도 관객 1000만명 돌파’‘중국의 고구려사 자국 역사 편입’‘종군 위안부 누드’….사회·문화적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메가톤급 사건들이 다발하면서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인권을 되찾자는 성토가 이어지고 우리의 옛 땅 만주를 되찾자는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린다.그런가 하면 역사를 망각한 매국노를 처단하자는 성급한 애국주의가 불을 뿜는다. 어느 모임,자리에서건 으뜸 화제인 이 사건들에 대해 열을 올리는 이들의 말을 듣다 보면 그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문화인이고,민족주의자요 애국자로 비쳐진다.마치 돌풍처럼 휘몰아치는 이 화제에 끼어들지 않고선 한국인이 아니고,이 시대를 살아갈 자격조차 없다는 듯이 달뜬 분위기에 너도나도 편승하고 있다.그러나 과연 이 넘실대는 파도에 잠긴 채 신음하는 이들은 없는지,정작 챙겨야 할 것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면 지금의 군중몰이가 서글프게 와닿는다. 우선 ‘실미도’를 보자.이 영화를 볼 만한 연령층을 감안하면 전 국민 3명중 1명이 관객대열에 합류한 셈이다.‘북파공작원’이란,물밑에 잠겼던 역사의 한 부분을 대중 속으로 끌어낸 소재의 참신함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하지만 상영관마다 구름처럼 밀려드는 관객들은 이 대열에 합류해야만 한다는 강요 아닌 강요에 떠밀리고나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한국 영화의 잠재력 확인’이란 거창하고 화려한 찬사의 이면에는 극장을 잡지 못해 대중들에게 내놓지도 못한 채 사장되는 ‘좋은 영화’들이 적지 않다.“지금의 비정상적인 신드롬으로 우리 영화의 성숙도를 예단함은 위험하며 자칫 공황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공허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따른 고구려사 편입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새달 1일 출범한다.‘고구려를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탄생한 이 연구재단은 중국 정부에 맞선 대항논리를 중심과제로 삼았다.그러나 국내 고구려사 관련 박사학위 취득자가 고작 10명인데다,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조차 변변치 못한 실정은 가려지고 있다.남한에 있는 유일한 고구려 비석인 충주의 중원고구려비와 고구려의 한강일대 지배를 보여주는 서울 아차산성 등 국내 고구려 유적은 방치돼 있다. 탤런트 이승연이 모델로 나선 ‘종군위안부 테마 누드’사건만 해도 그렇다.종군위안부라는 역사적 희생과,누드라는 상업성의 대치 속에서 한 연예인만을 ‘돌로 쳐야’할 파렴치범으로 몰아간 것도 들뜬 분위기의 전형이다.미모의 이승연이 아닌 무명 배우가 누드를 찍었다면 이토록 전 국민의 질타를 받았을 것인지. 지리산 남원골에서 좌우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원혼을 달래는 1000일 기도를 마친 전 실상사 주지 도법 스님은 새달 1일부터 전국 생명평화 탁발순례에 나서기에 앞서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1만명만 결사의 자세로 뜻을 모은다면 위기상황에 빠진 한반도의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대중들에게 무엇을 나누어준다는 것보다 무엇을 내놓게 하는 정신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지요.” 흥청거리는 ‘부화뇌동’의 군중속 매몰보다는 ‘단기필마’일망정 옹골찬 뚝심이 필요함을 압축한 말이 아닐지…. 김성호 문화부 차장 kimus@˝
  • 입시학원 42% ‘과장 광고’

    ‘100% 합격’‘최다 합격생 배출’‘최고의 강사진’ 등 입시학원의 허위·과장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달 말 주요 일간지에 실린 26개 입시학원 광고(53개)를 조사한 결과,입증되지 않은 통계수치로 과장되게 광고하거나 수강료 환불여부 등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광고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24일 밝혔다. 조사대상 학원의 42.3%(고려·대성·정일·한샘학원 등 11곳)가 합격률,점수상승률 등 입증되지 않은 통계수치를 인용했고,일부 학원은 객관적인 근거없이 ‘성적향상률 1위’‘학생 만족도 최고’‘수능 80점 이상 상승 책임’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대치동 8학군 정통파’‘10년 이상 경력’‘강사 전원이 명문대 출신’ 등 강사의 학력과 경력을 과장하거나(대일·메가스터디·종로학원 등 13곳),‘국내 최대’‘국내 최고’ 등과 같이 절대적인 표현을 사용한 학원(정일·엘리트·민족인재사관학원 등 15곳)도 상당수로 파악됐다. 학원광고에는 수강료 환불 여부 및 환불기준,부대비용 추가부담 여부를 표시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표시한 학원은 한 곳(종로학원)뿐이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우수기업&우수상품 ①]SK텔레콤-카드별 할인서비스 하나로 통합

    지난해 12월부터 통화품질, 멤버십, 고객서비스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차별화를 뒀다. SK주유소 이용시 캐시백포인트 3%적립, 패밀리마트 20% 할인, 에버랜드 및 캐리비언베이 50% 할인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멤버십카드별로 나눠 제공하던 베이커리, 영화관, 패밀리 레스토랑 등의 할인 서비스는 공통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용시 차감되는 마일리지 포인트는 기존과 동일하다. 네이트닷컴(www.nate.com)의 콘텐츠 중 영화관, 노래방, AOD, 만화 등으로 구성된 총 7가지 패키지를 SK텔레콤 5개 브랜드 사이트 정회원에게 매월 무료로 제공한다. 고객상담을 24시간 운영, 통화품질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전국 800여명의 스피드패트롤 요원이 48시간 이내 현장 방문한다. 매월 10, 11, 17일 중 본인의 식별 번호(010, 011, 017) 해당일에 패밀리 레스토랑 방문시 이용료의 40~5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또한 TTL 고객은 매월 20·21일에 메가박스, CGV, 롯데 시네마 등 전국 29개 영화관에서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EBS수능’ 스타강사 총집합?

    오는 4월1일부터 실시되는 교육방송(EBS)의 수능시험 강의에서 이른바 ‘스타강사’들이 강의를 맡는다.교육방송은 현재 10여명의 유명 강사로부터 이력서를 받고 인터뷰를 하는 등 인선 작업을 진행중이며,일부는 수락했다고 밝혔다. 교육방송 관계자는 22일 “4명 정도가 인선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이 가운데 1명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BS가 초빙할 강사진은 강남 대성학원 박승동(42·수리영역)씨,강남 최강학원 원장 최강(40·사회탐구)씨,온라인 입시업체 메가스터디 출신 이범(34·과학탐구)씨,전 서울 화곡고 교사 이석록(46·언어영역)씨 등이다. ‘족집게 교사’로 이름을 날리다 최근 사설 입시학원으로 옮겨 화제가 됐던 이석록씨는 “더 많은 일반 학생들이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내신 평가 기준이 없는데 내신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은 모순”이라며 교육부의 내신비중 강화 대책을 비판했다. 지난 90년부터 6년 남짓 교육방송에서 강의한 경력이 있는 박씨는 “아무리 스타강사가 방송과 인터넷에 출연해도 학생들의 열의나 태도에 성패가 달렸다.”면서 “스타강사는 돈을 많이 버는 강사가 아니라 강의력을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강사력 스타’를 말한다.”고 주장했다. 강남 압구정동과 대치동에 사회탐구 전문학원을 운영중인 최씨는 “수강생들을 상대로 자체 조사한 결과 학원강의가 무료로 전국에 배포된다면 학원에 계속 다니겠다는 학생이 10% 미만이었다.”고 소개하고 “강의를 맡게 되면 더 많은 학생에게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7년 남짓 이름을 날리던 학원가를 지난해 10월 초 떠난 뒤 출판사를 설립,공익 목적의 무료강의를 구상해 왔다는 이범씨는 “교육방송의 제안으로 생각보다 일찍 무료강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지역별·학교별로 학력수준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내신비중을 강화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수능 시험은 등급별 판정에 따른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하고 논술과 심층면접을 강화하면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월드이슈-타이완 총통선거 D-30]세계 곳곳에 선거바람

    올해는 세계 각국의 굵직굵직한 선거가 몰려 있다.따라서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특히 정정이 다소 불안한 동남아국가 대부분이 올해 총선 또는 대선을 치르게 돼 각국 금융시장의 동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11월 미국 대선이다.일방주의 외교를 펼치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세계 정치지형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대체적으로 대선기간 동안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져나와 미 경제가 상승,세계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다는 증시자료 분석지 스톡트레이더스알마낙을 비롯,대선이 경제에는 ‘약’이 됐다는 증권가의 분석도 흥미롭다. 미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 중 하나는 이라크 선거다.주권 이양일이 오는 6월30일로 돼 있지만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직선을 요구하는 이라크인들과 시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미 군정의 입장 차이에서 유엔은 일단 미군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선거의 첫 테이프는 이란이 끊었다.20일 치러진 총선에서 개혁파 2500여명은 후보 출마 자체가 봉쇄된 반쪽 총선이었다. 다음달에는 러시아(14일)와 타이완(20일)의 대선이 있다.러시아 대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선되는,말뿐인 선거가 될 전망이다.경쟁자들이 불참을 선언했거나,푸틴 대통령이 최대 정적이자 거대기업 유코스 총수를 지낸 호도르코프스키를 기업비리 혐의로 지난해 구속하는 등 꾸준히 준비해왔다. 5월10일에는 필리핀 대선이 있다.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하는 국가부채,실업률 12.7% 등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은 실정으로 재선이 어려울 전망이다.최대 정적은 ‘존 웨인’이란 별명의 액션 배우 페르난도 포 2세다.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절친한 술친구이기도 한 그의 등장 역시 ‘포퓰리즘’이다. 아로요 대통령과 늘 비교되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호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7월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이 치러지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수하르토 독재정권 시절 군부 최고 실세였던 위란토,최대 야당인 골카르당 당수인 악바르 탄중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도 골칫거리다. 4월 스리랑카,6월 말레이시아,9월 인도,11월 호주 총선이 있다.11월에는 일본에서도 중의원 선거가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LCD이어 반도체도 중국으로…

    LCD에 이어 반도체마저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길 예정이다.중국의 ‘기술 블랙홀화’에 가속도가 붙게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일 중국내 생산시설의 입지선정 작업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200㎜ 웨이퍼)의 본격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중국공장은 미국 유진공장처럼 하이닉스가 100% 출자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 중국자본과 제휴할 가능성도 있다.이천공장의 일부 라인도 중국으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 반도체공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96년 쑤저우에 D램 등의 조립·검사라인을 설립했지만 웨이퍼 생산라인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국력을 기울여 반도체 산업 육성에 애쓰고 있지만 현재 SMIC에서 16∼128메가급 D램을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SMIC에 엘피다·인피니온 등 세계적 반도체업체들이 공정기술 등을 ‘수혈’하고 있고 난야·윈본드·프로모스·파워칩 등 타이완내 유력 반도체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이닉스의 LCD부문을 인수한 중국의 비오이그룹은 베이징 개발단지내에 20만평 규모의 ‘비오이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현재 공사중인 5세대라인은 내년 1·4분기 양산이 가능하고 2007년쯤 6·7세대 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비오이그룹은 LCD단지 인근에 국내 원자재 및 장비 업체 등 협력 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20만평의 부지를 별도로 조성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탈한국’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휴대전화 영역파괴 ‘빅뱅’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기술 전쟁이 불붙으면서 휴대전화의 영역 파괴가 ‘빅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영역을 침범한 휴대전화는 올해 MP3폰과 300만화소급 카메라폰,라디오폰,게임폰,위성DMB폰 등 ‘멀티미디어폰’으로 진화하고 있다.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콘텐츠와 부가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킨 휴대전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신제품 출시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올해 선보일 신제품은 삼성전자 50종,LG전자 45종,팬택&큐리텔 30종 등 150여종에 이른다. ●‘메가픽셀 카메라폰’을 잡아라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1550만대 수준.이 가운데 메가픽셀(카메라 화소수가 100만화소 이상) 카메라폰 비중은 전체의 30∼40%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00만화소급 카메라폰과 300만화소급 카메라폰을 국내에 선보인다.관계자는 “소비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카메라폰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는 70%로 늘릴 방침이다. 팬택&큐리텔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지난해 10월 130만화소급 카메라폰인 ‘큐리텔 PG-S5000’을 내놓은 데 이어 올 하반기에 300만화소급 카메라폰을 출시한다.여기에 줌기능과 오토 포커스 등 부가 기능도 첨가할 예정이다.관계자는 “저가의 고기능 휴대전화와 독특한 기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모토로라도 과거의 영광 재현을 다짐하며 새 모델 15개를 출시할 예정이다.특히 1996년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스타텍의 후속모델인 ‘스타텍 2004’를 발판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할 계획이다. ●영역 파괴 나선 ‘컨버전스폰’ ‘퓨전 휴대전화’ 싸움도 올해는 치열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상대방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W-CDMA폰과 3D게임 폰,100만화소급 카메라 내장형 스마트폰,고해상도 LCD폰,뮤직폰,위성 DMB폰 등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위성DMB칩을 개발하는 등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폰’을 곧 내놓는다. 팬택&큐리텔은 100여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MP3폰과 라디오폰,3D게임을 탑재한 게임폰 등 컨버전스폰을 선보인다.김경두기자 golders@˝
  • [기네스코너]

    ●신용카드 1397개 소유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에 사는 월터 캐버나는 개인 신용카드를 무려 1397개를 갖고 있다.신용거래로 가능한 금액이 165만달러나 된다.그는 이 많은 카드를 넣기 위해 길이 7.62m,무게 17.49㎏이나 되는 지갑을 장만했다. ●길이 64m짜리 연 ‘메가바이트’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최대 크기의 연이다.꼬리를 포함한 총 길이는 64m이고 폭22m,평면 면적은 총 999㎡에 달한다.1997년 9월7일 영국에서 개최된 브리스톨 국제 연 날리기 축제에서 당당하게 22분 57초 동안 하늘을 누볐다. ●1만 1240평 규모 실내 테마공원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테마공원은 캐나다 앨버타주 웨스트 에드먼턴몰내에 있는 갤럭시랜드이다.총면적은 3만 7160㎡(약 1만 1240평)이며 30개의 고난이도 게임과 27개의 환상적인 놀이기구가 있다.스릴만점의 마인드밴더는 14층으로 된 세겹 공중돌기 롤러코스트로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6.5G의 중력에너지를 가한다.또 13층짜리 수직낙하 놀이기구인 ‘운명의 낙하산’이란 것도 있다.참고로 웨스트 에드먼턴몰은 세계 최대규모의 쇼핑센터다. ●60초짜리 TV시트콤 가장 짧은 TV시트콤은 ‘가벨톤 가족’이 단연 1위다.아무나 고소하는 가족이 주인공인 이 시트콤에선 단지 60초만에 모든 상황이 끝난다.1998년 6월 미국 TV랜드 방송국에서 처음 선보인 후 지금은 ‘이상없음’과 ‘스핀과커터’라는 두개의 60초짜리 블립 콤(음성을 지운 시트콤)을 방영하고있다. ●개장 70여년 된 재즈 클럽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재즈클럽은 미국 뉴욕의 지하 재즈클럽 ‘빌리지 뱅가드’이다.1930년대에 문을 연 후 정통 재즈콘서트를 주최하면서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장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존 콜트레인,마이즈 데이비스,스탄 게츠,윈턴 마살리스,데로니어스 몽크 등이 이 클럽을 거쳐간 아티스트들이다.˝
  • “28개월 병영추억 CD에 담았죠”

    충북 충주시 공군 제19 전투비행단 야전정비대대가 전역 장병들에게 군 복무기간의 주요 행사와 전 대대원의 얼굴 등이 담긴 전자앨범(CD)을 제작해 주고 있어 화제다. 이 대대는 전역 장병들에게 줄 선물 때문에 고민하던 중 지난해 10월 전역자 위로행사에서 CD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긴 세월이 흘러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고,보관이 간편한 점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었다.이후 장병들은 부대 주요행사를 비디오 카메라로 찍고 350여 대대원들의 일상생활과 개개인의 인물사진,프로필 등을 담기 시작했다.특히 대학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용우(29) 중사가 CD 제작을 도맡다시피 했다. 이번에 처음 만든 CD는 180메가 용량으로 장당 제작비는 고작 1500원에 불과하지만 전역하는 장병들에게는 병영생활의 추억이 담겨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7일 전역 선물로 CD를 처음 선물받은 권용조 병장은 “28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모든 전우들을 CD 한 장에 담아 간직할 수 있어 언제나 군생활을 회고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부대측은 이 CD를 전역 장병에 대한 선물은 물론 대대 역사 자료로 보존하고 지휘관 교체시 모든 부대원의 신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태극기 휘날리며’ 원빈

    ‘꽃미남’ 원빈(27)이 어둠 속에서 혼자 흐느꼈다. 지난 3일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쇼박스·강제규필름)의 시사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내 멀티상영관 메가박스.원빈은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영화 속 가슴 아린 장면에서도 그저 눈물만 글썽였던 그가 정작 영화 밖에서 연신 흘린 눈물의 의미는 뭘까? “지난해 2월부터 겨울에서 겨울로 이어진 10개월의 촬영기간은 제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였습니다.촬영 당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장면들을 이렇게 직접 보니 감정을 건드렸나 봅니다.객관적으로 보려고 애썼는데도 장면마다 너무 고생한 기억이 되살아나 저도 모르게…” 제작비 170억원(순제작비 147억)을 들인 한국 영화사상 최대의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에서 주인공 진석역을 맡은 원빈이 털어 놓은 소감엔 ‘빛과 그늘’이 함께 어린다.그 속엔 ‘태극기…’의 실루엣이 그대로 담겨 있다. 주된 화제는 단연 ‘고생담’.포탄이 쏟아지는 전장(戰場)에서 흙을 뒤집어 쓴 영화 속 그의 얼굴에는 촬영 당시의 고충이 생생하게 묻어난다.“영화는 한국전쟁을 내면에서 다룬 감동의 대하 서사시다.누가 총을 먼저 쏘았냐식의 이데올로기로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진태(장동건)와 진석 형제를 클로즈업 한 뒤 전쟁의 와중에서 희생당한 인간의 모습과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다. 한국 전쟁 영화사를 새로 쓰는 심정으로 연출에 임한 강제규 감독의 의욕은 경남 합천과 대관령 등 18개 지방의 올 로케이션을 강행했다.혹한과 전쟁신의 굉음이 내내 따라 다녔을 것이다.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등 촬영 현장 자체가 전쟁터라는 느낌이었습니다.”라는 원빈은 가장 잊지못할 고생담을 묻자 마지막 전투장면을 꼽았다. “숱한 장면에 고생한 기억이 묻혀있지만 가장 힘든 때는 인민군이 된 형 진태와 만나는 하이라이트 장면이었습니다.비록 영화 속에서는 5분밖에 되지 않지만 한달을 찍었는데 무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태극기…’는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여 빛이 커보인다.그 동안 그의 이미지는 여림·부드러움이었다.드라마 ‘가을 동화’의 재벌 2세,영화 ‘킬러들의 수다’에서 막내 등의 역할을 소화하면서 ‘꽃미남’ ‘미소년’ 등으로 불려왔다.이 왕자같은 미모(?)에 힘입어 그는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특히 일본에는 팬클럽이 만들어져 촬영현장이나 부산에서 개막된 ‘체험!태극기 휘날리며展’에도 극성팬들이 날아올 정도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전쟁영화라는 새 여정에 나섰다.“전쟁영화를 꼭 찍고 싶었다.”는 그에게 ‘태극기…’는 개인적 소원을 풀게 해준 작품이자 연기자로서의 도약을 시험하는 무대다. 당연히 그는 ‘태극기…’를 통해 꽃미남보다는 ‘배우’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이전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었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고 진짜 배우로서 한층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그의 바람은 꿈만이 아닐 성 싶다.영화의 전반부에서는 예의 그 여린 이미지를 보여주다가 형 진태와의 갈등이 거듭되면서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이미지 변신에 반쯤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태극기…’에서 그가 보여준 가능성은 앞으로 여린 이미지의 ‘꽃미남’이라는 껍질을 벗고 ‘배우’로 훨훨 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음을 예감케 한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 '태극기…’가 남긴 기록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최대’‘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기록들도 많다. ●한국최대 제작비 147억 5000만원 마케팅 비용을 뺀 순제작비로만 147억원 5000만원을 투입해 한국영화사상 최고가 작품으로 기록된 것은 소문난 사실.한동안은 국내 투자가 여의치 못해 영화가 ‘엎어질’ 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데모필름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고 일본 쪽에서 프리프로덕션에 참여해 숨통을 텄다. ●한국최초 ‘월드 프리미어’ 대규모 해외배급을 겨냥한 만큼 시사회 이벤트도 국제적 수준이었다.지난 3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극장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국내 최초의 ‘월드 프리미어’.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뉴스위크·후지TV 등 주요 외신기자단,UIP재팬·컬럼비아트라이스타·미라맥스 등 세계적 배급관계자들,일본배우 나카무라 도루,‘춤추는 대수사선’의 감독 모토히로 가즈유키 등 해외영화인들이 참석했다.덕분에 극장 입구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수백여명의 예비관객들이 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숫자로 따져보니… 기획에서 개봉까지 걸린 시간은 장장 5년.사전기획에 1년 3개월,시나리오 준비에 2년 5개월,시뮬레이션 촬영에 3개월,배우 오디션에 6개월,촬영에만 9개월이 걸렸다. 합천·곡성·경주·인제·양구·순천·아산·전주 등 로케이션 지역만도 18곳.국내 최다다.150여명의 스태프가 촬영장비를 가동시킨 횟수만도 140여회가 넘는다.평양시가지와 종로거리 등 대규모 세트장만 20여개나 되고,극중 주요전장인 낙동강 방어선 진지도 2㎞에 걸쳐 구축됐다.현장에서 쓰인 폭약만 6t.개봉관 수(전국 440개 스크린)도 국내 최다를 기록했다. ●100% ‘메이드 인 코리아’ 영화는 완벽한 ‘메이드 인 코리아’다.당초 오케스트라 녹음만큼은 폴란드에서 해올 계획이었다.그러나 막판에 감독은 전과정을 순수 국내기술로 마무리짓기로 마음을 돌렸다.‘디지털 캐릭터’(모션캡처 카메라로 사람의 동작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실제인물처럼 활용하는 기법)를 도입한 것도 한국 최초.‘반지의 제왕’의 전쟁장면에서처럼 화면을 꽉 채우는 피란행렬 등이 이 기법으로 처리됐다.물론 외국스태프는 쓰지 않았다. 황수정기자˝
  • 檢 “경선·대선 자금 안 가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불법경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어지러운 정국을 더욱 혼돈으로 몰고 있다.검찰이 전면 수사에 착수하면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검찰은 정치인이 받은 자금이 어떤 성격인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원칙론을 내세웠다.기업들로부터 받은 돈이 경선자금이든 대선자금이든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는 경우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리하겠다는 뜻이다.다만 대선 직전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자금이 주된 수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한화갑 의원이 재작년 2∼3월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SK로부터 받은 3억원을 범죄사실에 포함시켰다.검찰은 한 의원이 3월 말 대표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 받은 6억원도 문제삼았다.그러자 민주당측은 경선자금을 수사하는 것은 한 의원에 대한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불법 경선자금도 수사해야 한다면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응하듯 검찰은 노 대통령이 불법경선자금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열린우리당 정대철의원이 재작년 3월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 받은 1억 5000만원도 대표 최고위원 경선 때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검찰 수뇌부는 “단서가 나오면 수사를 하는 것일 뿐 경선자금 전반에 대해 수사할 계획은 없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그렇지만 검찰이 불법 경선자금을 ‘정당 민주주의를 해치는 위해요소’로 규정하는 등 엄벌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수사확대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한편 노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와 최도술씨는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거나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수주 청탁 대가로 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또한번 먹칠을 했다. 안씨가 부산지역 건설업체 등 2곳에서 4억원을 받은 시점은 지난해 3월말과 8월.8월에는 나라종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때다.최 비서관은 대선 이후 기업체 등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한국난방公, 요금 5.38% 인하

    연초부터 도시가스 요금 등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난방 사업자들이 열생산시설의 효율적인 운영과 연료수급체계 개선을 통해 지역난방요금 인하에 나섰다.2002년 10월 이후 3차례 인상됐던 지방난방요금이 내리기는 처음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구 청주 등 11개 지역의 공동주택 73만가구와 1680여개 건물에 지역난방열을 공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이 회사는 1일부터 지역난방 사용요금을 평균 5.38% 인하했다. 메가칼로리(M㎈)당 주택용은 42원에서 40.69원으로,업무용은 60.31원에서 57.07원으로 낮췄다.이에 따라 32평형 아파트의 경우 한 가구당 연간 난방비가 69만 8000원에서 66만 4000원으로 3만4000원(월 2800원)이 절약된다. 안산도시개발,LG파워,인천공항에너지 등도 한국지방난방공사와 같이 지역난방요금을 비슷하게 내렸다. 한편 같은 지역난방열을 공급하는 부산시 등은 사용요금을 되레 7.9% 올렸다. 김경운기자
  • 미군기지 이전·고속철 개통·행정수도 예정지 ‘트리플 호재’ 지역 노려라

    용산과 평택 일대 땅값이 꿈틀대고 있다.아파트 분양도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주택시장 불황으로 투자처를 잃은 부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유입되는 데다 미군기지 이전,고속철도 개통 등의 대규모 개발붐이 겹쳤기 때문이다.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의 땅값 고공행진도 계속되고 있다.용산·평택 등에서는 땅 투기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용산·평택,땅값 급등 용산지역은 미군기지 이전과 고속철도개통으로 호재가 겹쳤다.미군기지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용산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특히 미군이 머물렀던 자리에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다는 방침이어서 이 일대는 초특급 주거단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부터 땅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땅값이 뛰기 시작한 뒤 부도심 개발 추진과 미군기지 이전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다시 요동치고 있다.최용근 공인중개사는 “고속철도 출발역인 용산역 가까운 상업지는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하고,뉴타운 개발계획이 확정된 한남·보광동 일대 주택지도 평당 1000만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오산지역도 땅 투자 열풍이 거세다.땅값도 용산 못지않게 오르고 있다.경기 이북에 주둔하던 수만명의 미군과 군속이 옮겨 오면 대규모 상권이 형성되고 주택 수요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한해동안 2배 이상 뛴 곳도 있다.미군부대가 있는 팽성읍 안정리 일대는 큰길가 상업지역이 평당 500만∼600만원을 호가한다.1년전 30만∼40만원에 거래됐던 주택지는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김치영 공인중개사는 “미군기지 이전과 국제평화도시건설,평택항 개발 등의 호재가 겹쳐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외지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택지보다 분양권가격 크게 상승 용산·천안·평택지역 집값도 심상치 않다.신규 아파트도 쏟아져 나온다. 용산일대는 미군기지 이전과 공원 조성 계획이 나오면서 간간이 나오던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단독주택지에 비해 분양권 가격이 크게뛰었다. 미군 기지 건너편 용산동 단독주택지는 대지 28평,건평 35평이 2억 5000만원대에 팔자 매물로 나왔다가 자취를 감췄다.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인 것이다.부동산중개업소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값은 아직 큰 변동이 없다.신동아아파트 34평형은 3억 2000만∼3억 5000만원대이다.삼성아파트 34평형은 3억 9000만원대,현대 홈타운 34평형은 4억원대로 비교적 싼 편이다.반면 분양권값은 꾸준한 상승세다.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지적도 많다.한강로 벽산 메가트리움 주상복합 아파트 34평형은 분양 당시 2억 8500만원대였으나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은 3억 8000만원에 거래된다.3억 8754만원에 분양된 47평형은 5억원을 웃돌고 있다.대우트럼프월드Ⅲ 47평형은 4억 4960만원에 분양됐으나 현재 7억 7000만원대에 거래된다. 용산에서 주상복합 6개 단지를 포함해 총 8개단지 2800여가구가 분양된다.용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가운데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컨소시엄)이 분양할 용산구 한강로3가 세계일보 부지 주상복합아파트가 관심을 끈다.41∼87평형 주상복합아파트 629가구와 오피스텔 23∼69평형 120실이며 3월중 분양될 예정이다. 한신공영도 오는 3월경 용산구 한강로1가에서 주상복합아파트 32∼47평형 176가구와 오피스텔 40평형 230실을 분양한다.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용산구 용산동5가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38∼81평형 400여가구와 오피스텔 30∼90평형 222가구를 오는 11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평택에서는 우미건설이 장당지구에서 ‘우미이노스빌’ 32∼34평형 553가구를 오는 2월 내놓기로 했다.주택공사도 평택 안중지구에 638가구의 국민임대아파트를 3월에 공급할 예정이다. ●광명역주변 올들어 10%이상 올라 광명 고속철도 역사 주변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역사 주변 60만평 상업·주택지 개발계획과 소하지구 30만평 택지지구 지정이 겹쳤기 때문이다.광명시∼광명역 사이 도로변 땅은 평당 200만∼230만원으로 새해 들어 10%이상 올랐다. 대전 근교인 충남 계룡시·공주시·연기군 일대,충북 청원군 오송 땅값도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행정수도 이전계획이 가시화되면서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국도1호선 주변 농지는 평당 10만∼30만원을 부르고 있다.대지는 평당 100만원을 호가한다. 아산신도시 택지지구 주변 땅값도 다시 들먹거린다.고속철도 개통 일정이 잡히고 1조원 가까운 토지보상액이 토지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땅값 오름세가 도지고 있다.배방면 일대 농지는 1년 전의 2배 수준인 60만원으로 올랐다. ●‘상투’위험도 존재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미 땅값이 오를 만큼 올랐고,당장 개발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묻지마’투자는 금물이라고 충고한다.정광영 한국부동산컨설팅 사장은 “정확한 개발 계획과 정부 정책 흐름을 보아가며 투자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도 토지시장 과열을 주시하고 있다.투기 열풍 조짐이 보이면 토지거래허가제를 강화할 방침이다.토지거래 허가면적 기준을 주거지역은 현행 180㎡(54.5평)에서 90㎡(27.3평),녹지 및 상업지역은 200㎡(60.6평)에서 100㎡(30.3평),공업지역은 660㎡(200평)에서 330㎡(90.9평)로 각각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류찬희 김성곤기자 chani@
  • “北원자로 가동 1년 플루토늄 6㎏정도 축적 가능한 기한”방북 헤커 美청문회 증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북한은 지난 1년 동안 핵 연료봉으로부터 6㎏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최근 영변 핵 시설을 방문한 지그프리드 헤커 미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 수석 연구원이 밝혔다. 그는 21일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연간 6㎏의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는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미 1년 동안 원자로가 가동됐으므로 6㎏의 플루토늄이 축적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재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장비,기술 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미·일 3국은 23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3자 정책협의회를 갖고 북한이 플루토늄이라고 주장한 핵 추출물을 미 과학자들에게 보여준 것은 ‘협상전술’에 지나지 않으며 북한은 핵 동결이 아닌 핵 폐기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이제 와서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부인하지만 미국은 이를 북한으로부터 직접 확인했고정보도 갖고 있다.”며 “핵 동결이 아니라 리비아처럼 스스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게 북한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의 2월 개최와 관련,이 차관보는 “북한의 수사적 표현이 온건해지고 회담을 전제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낙관하면서도 “그러나 현재로선 2월에 꼭 열린다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mip@
  • “北 영변원자로 가동”/프리처드 “폐연료봉 8000개 보관 수조 텅텅”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잭 프리처드 전 미 국무부 대북협상전담대사는 15일(현지시간) “영변 핵시설 방문 때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중인 것을 목격했고,8000개 폐연료봉을 보관중이던 수조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전 대사는 이날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방북보고회에서 “북한측은 폐연료봉을 모두 재처리 시설로 옮겼다고 했는데 그것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프리처드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해 7월 이후 북측이 주장해온 영변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입증하는 한 증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프리처드는 또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 프로그램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그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기기나 인력도 없다며 HEU프로그램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날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인한 것은 북한이었다.”며 프리처드 전 특사의 발언을 반박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거듭 시인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들(북한)은 수 차례 그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북한측에 제시해 대립이 있었다.”면서 지난 2002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들이 이를 시인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mip@
  • [데스크 시각] 건강의 비법

    “하늘이여 간청하나이다.앞으로 몇 년만,아니 1년만이라도 나에게 내려 주소서.내 재산 전부를,진(秦) 제국의 전부를 바치겠나이다.” 기원전 221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200여년 전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시황제가 만 49세 때 병마에 시달리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마 안에서 한 말이다.여기서 ‘내려 주소서.’하는 말은 건강을 달라는 뜻일 게다. 진시황은 어려서부터 호흡기가 약해 자주 콜록거렸으며 감기에 잘 걸렸다.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착이 컸던 그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영약을 찾아 영원한 생명을 향유하고 싶어했지만 그런 약을 구하지 못했다. 당 태종도 불로장생을 위해 마신 묘약이 원인이 돼 세상을 떠났다.그의 나이 51세였다.춘추 시대 패자(者) 가운데 하나였던 진(晉) 문공은 정력을 살린다고 산삼, 녹용을 상복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당신이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활력있게 오래 살고 싶다면 그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바로 서울신문이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싣고 있는 ‘나의 건강보감’에 나와 있다.시인인 이해인 수녀는 “먼저 영혼의 건강을 살피라.”면서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소개하며 기도의 건강 효과를 얘기한다.“특정 종교에 관계없이 행하는 기도의 명상 효과,긴장 완화와 심리적 안정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요.단 기도에는 꼭 사랑을 담아 주셔야 해요.” 서울신문에 ‘유림(儒林)’을 연재하고 있는 소설가 최인호씨는 혼자 땀흘리며 산을 탄다.그는 “명상하며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고 말한다.‘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는 호두를 닮은 가래 두 알을 손으로 날마다 주물러 묵은 어깨병을 고쳤다. 대하 역사 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씨는 남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지 여행을 혼자 가기 좋아하고 된장,고추장,콩나물,시래기,자반 고등어 등 전통 음식을 들며,침대를 피해 온돌에서 잔다. 부부가 마치 금실 좋은 잉꼬처럼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다지기도 한다.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장 부부는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둘만의 탁구를 즐긴다.세계 유일의 여류 바둑 9단위 보유자인 루이나이웨이와 그녀의 남편 장주주 9단은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기(氣)와 힘을 기른다. 민선 서울시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조순 박사는 요가와 등산이 취미요 건강다지기다.국문학자 김열규 교수는 일광욕과 삼림욕,산책과 명상이 어우러진 풍욕(風浴)으로 묵은 때를 벗겨내고,세계적인 건축가 김진애 박사는 토막잠을 즐긴다.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벽달리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은 반신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달리기나 계단밟기 등을 필사적으로 한다.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바로 조직의 병증이 되기 때문이란다.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는 단전호흡 예찬론자다. 사람마다 건강법은 이처럼 제각각이다.우리 삶에서 건강없이 이룰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을까. 건강이 우리 삶의 알파요,오메가라면 자신의 일과 생활에 맞는 건강법을 찾아 ‘평생 실천’해야하는 것 아닐까. 유상덕 생활레저부장
  • “역시 개성상인” 피는 못속여

    ‘송상(松商)’의 피를 이어받은 ‘개성상인’ 후예들이 각광받고 있다.광복 이후 월남해 자린고비 정신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주에 이어 2세들도 눈부신 경영실적을 올리며 선대(先代)들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0여개 회사 눈부신 성장 이어가 지난 9일 선친 서성환 회장의 1주기 추도행사를 마친 태평양 서경배(41) 사장이 개성상인 후예들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서 사장은 태평양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사업이 급성장,지난해 매출 1조 1000여억원에 순이익만 1500여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악의 경기불황으로 대부분의 화장품업체가 두 자릿수의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화장품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오는 2015년까지 단일 브랜드로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 10개를 육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에 차 있다. 사무기기의 대명사 신도리코 우석형(48) 회장도 개성상인 2세 경영인이다.우 회장은 지난해 매출 5143억원,영업이익 619억원을 올릴 정도로 창업자 고 우상기 회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돈을 외부에서 빌려 본 적이 없는 ‘무차입 경영’의 기록도 유지하고 있다.우 회장은 “일본,미국,영국 등 외국의 파트너 기업들과 구축된 글로벌 신뢰관계를 통해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송상인의 기개를 자랑했다. 개성상인이 세운 대표적인 기업인 한일시멘트의 고 허채경 회장의 후예들도 능력있는 경영인들로 인정받고 있다.지난 95년 작고한 허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정섭(65)씨가 현재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으로 있으며,3남 동섭(56)씨는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차남 영섭(63)씨는 일찌감치 독립해 녹십자를 창업했고,4남인 남섭(53)씨는 서울랜드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화장품 임광정(85) 명예회장과 임충헌(63) 회장,동양제철화학을 창업한 이회림(87) 명예회장의 아들 이수영(62) 회장도 개성 출신 기업인들이다. 이밖에 해성그룹 한국제지를 설립한 고 단사천 회장의 아들 단재완(57) 한국제지 회장도 송상의 피를 이어받았다.단 회장은 한국제지를 비롯해 계양전기,한국패키지,해성산업 등 해성그룹을 꾸리며 선친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명성을 날리고 있다. 대한유화 이정호(82) 회장과 이순규(45) 사장,서흥캅셀 양창갑(81) 회장과 양주환(52) 사장,성보화학 윤장섭(82) 회장과 윤재천(60) 사장도 개성상인 경영인들이다. ●자린고비 정신이 성공의 비결 개성 출신 기업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중시한다는 점이다.신용을 중시하고 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는다는 공통점이 있다.2세 경영인들도 이런 송상의 정신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성실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창업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신도리코를 비롯해 태평양·녹십자·한국제지·한국화장품 등은 부채비율이 50% 이하다.한일시멘트는 선대 허 명예회장의 대를 이어 투명경영을 실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는 ‘경제정의 기업상’을 96년,9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번째 수상했다. 상단을 조직해 전국을 누빈 개성상인들이 생명처럼 중하게 여긴 것은 신용이다.회사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신용을 잃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 돌아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신용을 쌓고 있다. 개성상인들에게 근검은 좌우명이나 다름없었다.아무리 부유한 상인일지라도 가무(歌舞)와 고기굽는 냄새가 담장 밖을 넘어가면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개성상인 후예 기업인들에게도 이런 근검 정신이 몸에 배어 일상화됐다. 개성상인들은 업종전문화 차원에서 일단 한 가지 사업을 정하면 최고에 이를 때까지 한 우물만 판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이것 저것 돈이 된다 싶은 사업에 무조건 뛰어드는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한 가지 업종에만 역량을 집중한다. 동양제철화학은 50년대까지만 해도 광산과 시멘트업체,서울은행 등을 소유했으나 대부분 정리하고 30년 이상 공업용 기초화학 제품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화학공업의 조미료’라 불리는 소다회를 비롯해 기초화학제품에 몰두하고 있다. 태평양은 향수 전문 회사 빠팡 에스쁘아,두발용품 회사 아모스,화장품 포장지를 만드는 태신인팩 등 계열사대부분이 화장품과 관련된 회사들이다.한국화장품과 한일시멘트도 창업 이래 30여년간 화장업과 양회업에만 전념해왔다. 복사기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프린터가 주력 사업이 된 신도리코도 사무기기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우 회장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풍부한 자금력 때문에 숱한 투자제의를 받았지만 사무기기의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에만 매진했다. 개성 출신 기업인들의 강한 결속력과 네트워크도 특징이다.50·60년대 개성 출신들이 창업하는 기업에는 대부분 개성 출신 주주들이 참여할 정도로 강한 단결력을 갖고 있었다. 녹십자는 60년대 초 개성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을 만큼 개성 기업인들의 구심점이 됐다.이북5도민회 중 개성 사람들만 유일하게 ‘송도’라는 소식잡지를 발간해 올 정도다. 개성시민회와 송도고등학교 등을 통해 개성상인 정신을 물려 받은 2세들에게도 부친 세대의 두터운 유대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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