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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달아오른 ‘패션 메카’ 동대문

    [Zoom in 서울] 달아오른 ‘패션 메카’ 동대문

    국내 의류 유통의 중심지인 서울 동대문 패션시장에 짙은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다음 달 31일 초대형 패션 쇼핑몰인 라모도가, 올 상반기에는 패션TV가 뛰어들어 두타, 밀리오레 등 기존 유통망을 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가 진출하면서 기존의 패션몰들이 아연 긴장, 매장 리뉴얼 공사를 하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다. 동대문 시장에는 패션타운 두타와 밀리오레, 거평 프레야타운, 디자이너클럽, 누존 등과 함께 신평화시장, 남평화시장, 동화시장 등 재래 의류시장이 밀집해 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점포가 간판을 내리거나 새로 문을 여는 등 ‘유행과 패션의 전쟁터’다. 국내에서 유일한 패션 전문 상가다. 매장 2만여개에 매출액은 하루 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의류의 수출은 연간 2조원으로, 컬러 TV의 2배에 이른다.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100만명 정도가 방문하며 하루 유동인구는 200만명에 이르는 패션의 진앙지이다. 라모도 관계자는 “의류분야에서는 동대문 시장 경기만 살아있어 패션타운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모도·패션TV의 시장 진입 서울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직접 연결되는 라모도는 이미 지하 5층에 지상 11층의 건물을 완공했다. 내부 칸막이와 배선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2층부터 8층까지 쇼핑상가다. 라모도는 20일부터 동방신기를 기용한 광고를 내보내는 등 초반부터 기세를 바짝 올리고 있다. 라모도 관계자는 “분양을 시작한 지 20일 만에 1400개의 매장 가운데 70%가량이 나갔다.”고 말했다. 인근에 패션TV도 올 상반기 개장 예정이다. 지하 3층부터 8층까지 럭셔리·패션·캐릭터·푸드코트 등 2000여개의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패션TV 관계자는 “기존의 남성복·숙녀복의 개념을 없애고 라이프 스타일을 문화·메가아웃도어·패션으로 분류해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개장 예정인 굿모닝시티는 점포수가 2500여개에 이르는 데다 극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점포가 많고 지하철 역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기존의 상권에는 상당히 위협적이다. 특히 중국업체도 동대문에 백화점을 세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응책 마련 시작한 기존 상가 기존 상권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두타 관계자는 “패션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패션타운이 동대문에 집중되면서 신규 고객 창출을 통해 파이가 조금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9년 1100여상가로 문을 연 두타는 라모도의 오픈에 맞춰 매장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매장 규모를 2.3평에서 3.0평으로 확대하고 다음 달까지 광고비도 10%가량 더 쓰는 등 맞대응할 계획이다. 또 밀리오레는 젊은이들을 끌기 위해 영화관을 입점하고 공연 무대를 마련하는 등 패션몰에서 복합 쇼핑몰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입점 상가들은 패션몰의 집중으로 주차공간 부족과 함께 인근 도로가 크게 혼잡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개그하다 드라마로

    개그하다 드라마로

    “드라마 속 감초연기 자신있어요.” 배우에 탤런트, 가수 등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 뛰는 연예인들이 늘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개그맨들도 예외는 아니지만 뛰어난 입담으로 MC를 맡거나 드라마·영화에 반짝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드라마 연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개그맨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999년 같은 해에 데뷔,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에 주연 못지않은 역할로 모습을 드러낸 김미진과 김늘메가 주인공이다.“나도 드라마 주연”이라고 외치는 그들을 만나봤다. ■ 지상파 3사 섭렵 김미진 ●성대모사·시사프로그램서도 ‘끼´ 발산 1999년 KBS 개그맨 공채 14기로 데뷔,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MBC ‘웃는 day’ 등 지상파 3사의 개그 프로그램을 두루 거친 김미진(30). 그가 다음달 6일부터 방송되는 MBC 주간시트콤 ‘소울메이트’(연출 노도철, 극본 조진국)에서 주인공 8명 중 하나인 노처녀 기자 ‘미진’으로 출연한다. 드라마에 주인공 격으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신문사 교열부장 역할인데,6하 원칙을 즐기며 또박또박 말하는 캐릭터입니다.2회 대본을 보고 파혼 경력이 있는 노처녀라는 것을 알았어요. 아직 상대 역이 없지만 남자 주인공 4명 중 짝 없는 2명 가운데서 찍으려고요(웃음). 자신 있습니다.” 8년차 개그우먼이지만 특별한 유행어도 없고 평범한(?) 외모 때문에 기대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양한 코너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런 그가 돋보이게 된 것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오면서부터.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등에서 이영애·전도연·강혜정 등의 성대모사로 인기를 얻은 뒤 EBS라디오 ‘모닝스페셜’과 ‘아름다운 동요세상’,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등에 잇따라 출연, 끼를 발산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말 데뷔 7년만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코미디를 알기까지 7년이나 걸렸나 봐요(웃음).‘재미있는 라디오’를 통해 성대모사와 애드리브를 많이 선보였더니 코미디프로그램과 광고에 이어 드라마 출연까지 이어졌어요. 좋은 기회인 만큼 많이 배워서 전천후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원래 성우가 꿈이었다는 그. 그만큼 라디오에 애착이 많다. 영역은 넓히고 싶지만 라디오와 개그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일까?16일 첫 방송된 MBC 새 코미디 ‘개그야(夜)’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나만봐”등 유행어 김늘메 ●“카메오 아닌 제대로된 역할 처음 맡아” 케이블TV 투니버스의 26부작 드라마 ‘에일리언샘’에서는 능청스러운 체육선생님 ‘배영환’역으로 열연 중인 김늘메(32)를 만날 수 있다. 1999년 SBS ‘코미디살리기’ 코너로 데뷔한 뒤 2004년까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부끄러워요’,‘혼나야겠어’,‘나만봐’ 등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던 그가 1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도전한 것은 놀랍게도 개그가 아니라 드라마 주연급이다. “공개코미디에서 유행어 위주로 하다 보니 짧은 시간에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장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개그를 잠시 접고 케이블 프로그램 MC로 활동하면서 유행어 위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엿봤다. 마침 ‘웃음을 찾는 사람들’ 작가가 ‘에일리언샘’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역할의 섭외가 들어왔다.“처음에는 드라마 연기가 어색했어요. 그래도 카메오가 아닌, 제대로된 역할을 처음 맡은 것이라 의욕이 생겼습니다. 몇 주 걸려 대본·카메라작업에 익숙해지면서 캐릭터 연기에 빠져들었어요.” 공개코미디와 달리 드라마는 애드리브를 자제하고 대본에 충실해야 하지만 NG를 내면 다시 찍을 수 있어 완성도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앞으로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지만 개그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는 그. 공개코미디가 아닌 옴니버스 형식의 MBC 새 프로그램 ‘코미디 액추얼리’(가제)에도 이미 캐스팅됐다. 그는 “‘코미디 액추얼리’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남녀노소 누구나 봐도 즐길 수 있는 정통 코미디를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실전논술] 바람직한 법을 만드려면…

    ● 다음은 ‘한비자´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 나타난 오기와 상앙의 법 제정과 시행에서의 문제점을 밝히고, 이와 관련하여 현대 사회에서 바람직한 법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무왕이 죽고 문왕(文王)이 즉위했다. 화씨는 두 발이 잘려 왕궁으로 갈 수 없었으므로 돌모양으로 된 옥덩어리(璞玉)를 가슴에 품고 매일같이 초산의 기슭에서 엎드려 울었다. 사흘 낮 사흘 밤을 계속 울고 나자, 눈물은 마르고 눈에서 피가 흘렀다. 이 때 문왕이 이 소문을 듣고 사신을 보내어 까닭을 묻게 했다. “이 세상에는 죄를 범하여 발을 잘리는 형을 받은 자가 많은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렇게도 슬프게 울고 있는가?” 화씨는 대답했다. “나는 다리가 잘린 것이 원통해서 우는 것은 아닙니다. 이 보석이 그저 돌덩이 취급을 당하고, 정직한 사람이 거짓말쟁이가 되었으므로 그것이 슬퍼서 우는 것입니다.” 문왕은 즉시 옥인에게 그 박옥을 갈아서 감정을 하게 하니 과연 그것은 희귀한 보옥(寶玉)이었다. 이로부터 그 보석은 그의 이름을 따서 화씨의 옥, 즉 ‘화씨(和氏)의 벽(壁)’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옥은 당시의 진나라 왕이,“바라건대 열다섯 성으로 그것과 바꾸고 싶다.”고 제안했을 정도로 유명한 옥이 되었다. 원래 보옥이란 것은 목구멍에서 손이 내밀어질 정도로 임금이 탐내는 것이다. 또한 화씨가 헌상한 박옥(璞玉)이 설사 보석이 아니었더라도, 임금으로서는 아무런 손해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화씨가 두 발을 잘리운 다음에야 그 구슬돌이 보석이란 것을 인정받게 되었다. 임금이 탐내는 보석조차도 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오늘날 임금에게 있어 법술(法術)의 경우를 살펴보면 화씨의 벽처럼 시급히 갖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렇게 임금은 법술을 펴는 것을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신하들이나 백성들이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그릇되어도 금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법술을 주창하는 신하나 사람이 아직 임금에게 주지 않은 것은 다만 그가 법술이라는 구슬들(보옥)을 바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임금이 법술을 쓰게 되면 대신은 국정을 제 마음대로 못하고, 측근은 임금의 위엄을 빌릴 수 없게 된다. 법이 나라에 행해지면 떠돌이 백성 따위는 모습을 감추어 마침내는 모든 백성들이 농사일로 돌아가게 되며, 전쟁이 있을 때면 싸움터에 나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법술은 신하에게는 세력을 마음대로 부리지 못하게 하고, 백성들에게 있어서는 생명을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에 둘 다에게 재난이 되기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금이 대신들의 반대와 백성들의 비난을 물리치면서까지 법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 법을 주창하는 어떤 신하가 설사 목숨을 걸고 의견을 말해 보았자 그 법술이 임금에게 채택될 희망은 없다. 다음과 같은 사례가 그와 같은 경우를 잘 말해 준다. 옛날 오기(吳起)는 초의 도왕(悼王)에게 초나라의 풍속을 혁신할 것을 건의했다. “대신은 지나치게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영지를 가진 신하는 너무 많습니다. 이대로 가면 그들이 위로는 국왕의 권력을 침범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나라는 가난해지고 군사는 약해질 뿐입니다. 영지를 가진 신하에게는 손자 삼대만으로 그 작록을 반환시키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모든 관리들의 봉급을 깎고, 불필요한 벼슬을 폐지시키고 그 녹을 선발되어 훈련받은 사병들에게 돌려야 되옵니다.” 도왕은 이 말을 실천하였으나 불과 1년 만에 죽고 말았다. 도왕이 죽자 평소에 오기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지만 임금의 총애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꼼짝 않고 있던 구귀족들이 들고 일어나 오기를 손과 발을 잘라 피살하였다. 오기의 법을 시행하였을 때는 국력이 튼튼하고 나라도 안정되었으나, 오기가 죽자 초나라의 토지는 줄어 버리고 나라는 어지럽게 되었다. 상앙은 진의 효공(孝公)에게 정치의 요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섯 집과 열 집을 한 조로 만들어,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고발하여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문학이니 역사니 하는 책들을 불살라 버리고 법령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대신들의 청원을 듣지 말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소중히 해야 합니다. 백성이 집을 떠나 벼슬을 찾아 다니는 것을 금지하고, 변이 있을 때 병역(兵役)에 종사하는 농민을 표창해야 합니다.” 효공이 상앙의 말을 듣고 이를 실행하자, 얼마 안 가서 임금의 지위는 매우 높아져 안정되었고, 나라는 풍족하여 군사가 강하게 되었다. 그러나 효공이 팔 년 뒤에 죽자 너무나 가혹한 법령에 숨이 막히던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상앙은 곧바로 거열형(車裂刑)을 받고 죽었다. 다시 말하면 초나라 오기가 말한 정책을 폐지한 것만으로도 외환에 위협당하고 내란에 시달렸다. 진나라는 상앙이 말한 법을 실행하였으므로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따라서 두 사람이 한 말은 모두 정당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나라에서는 오기를 죽여 손발을 끊고, 진나라에서는 상앙을 수레로 찢어 죽이고 만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오늘날 세상은 당시의 진나라, 초나라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신은 세력을 뻗고 있고, 백성들은 전쟁과 난에 익숙해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임금은 초의 도왕이나 진의 효공과는 달리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래 가지고는 오기나 상앙의 재판(再版)이 되고 말 위험을 무릅써 가면서 법을 말할 사람이 나올 리 없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할 패왕(覇王)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문의 분석 한비는 중국 전국 시대 말기의 사상가이자 한의 왕족으로 젊어서 순자에게서 배워서 뒷날 법가(法家)의 사상을 대성하였다.‘한비자´에서 발췌한 주어진 제시문은 지배층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 법의 제정과 지나치게 강한 법과 불필요한 법의 제정은 실패하게 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한비자´는 공자의 덕치주의를 비판하고 법치주의를 내세운다. 그는 도덕보다 법률을 중시했기 때문에 법 제정 역시 엄격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법 제정에 있어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이 글은 법 제정이 실패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를 보여 주고 있다. 첫째, 오기의 경우는 어느 한 쪽(지배층)에게 불리한 법을 제정함으로써 실패를 하였으며 둘째, 상앙의 경우는 일반 백성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게 법을 적용하였고, 또 왕권 강화만을 위해 백성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불필요한 법을 제정함으로써 실패하였다. 법을 시행하게 되면 비록 나라가 부강하게 되고 국민이 잘 살게 될 수는 있지만 저항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이 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 실패한 원인으로 지적되어야 한다. ●출제 의도와 생각하기 주어진 제시문은 오기와 상앙의 법 제정이 실패한 원인을 밝히고 있다. 먼저 오기가 법을 제정한 것이 실패한 원인은 신하들의 권력가로서의 위치를 약화시켰고, 모든 관리들의 봉급을 깎았고, 벼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였고, 영지를 가진 신하의 기득권을 포기하게 함으로써 기득권 계층인 특권 계층에 불리한 법을 제정함으로써 그들의 반발을 사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앙이 법을 제정한 것이 실패한 원인은 백성들에게 생명을 요구하기도 하였고,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고발하여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여 백성들을 지나치게 감시하였고, 백성들의 지적 욕구를 막았고, 신하들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백성들의 참정권을 제한하여 일반 백성들에게 너무 가혹하거나 빈틈이 없어 그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또 특정 법규가 정의에 반하는 법을 제정하였기 때문에 백성들의 저항을 받게 됨으로써 실패하게 되었다. 단순히 두 사례에 나타난 특수한 경우를 밝히는 것은 자칫 다른 길로 논술을 이끌 수 있다. 분석을 한 뒤에 분석한 것을 문제점으로 삼아 자기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법 제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시하여야 한다. 바람직한 법 제정에 대해서는 앞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의 구체적인 해결책이 되어도 되고, 더 크게 일반화시켜 논의를 전개해도 된다. 어쨌든 앞에서 분석한 내용과 자기의 견해를 펴는 것이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문제는 먼저 주어진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사례를 분석하여 법 제정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찾아내야만 다음 단계의 논의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분석을 할 때에는 발문에서 전제하고 있는 법과 관련지어 언급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평소 사회, 정치, 경제 등에 대해서 배울 때 나름대로 정리해 두어야 하는 문제이다. 또 이와 관련된 문제로는 자유와 정의, 평등 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개념을 염두에 두고 생각을 심화시켜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어떻게 쓸까 주어진 논제인 현대 사회에서 바람직한 법의 제정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제시문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논술문의 주제를 국민들의 저항을 받지 않는 법 제정을 위한 노력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법을 제정할 때는 그것이 다수의 행복이나 질서 유지에 필요한 것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논지를 펼치되 지나치게 피상적인 내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먼저 서론은 법의 제정과 그에 관한 국민의 저항에 관해서 언급하며 글을 시작하면 자연스럽다. 올바른 사회 질서와 정의를 위해 법은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법을 준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을 밝히는 내용 정도가 적당하다. 본론의 첫 번째 단락에서는 주어진 제시문에 나타난 오기와 상앙의 법 제정이 실패한 원인을 들면 좋다. 그 둘이 제정했던 법은 모두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옳았다고 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특정한 계층에 불리한 법을 제정하거나, 일반 백성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제정했기에 백성들의 저항을 받았다는 내용을 제시문의 요약과 분석으로 얻어낼 수 있다. 이어서 본론의 두 번째 단락에서는 앞서 제시한 실패의 원인을 근거로 법을 제정하는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주면 된다. 국민 전체의 이익에 반하거나 필요 없는 법은 제정해선 안 되며, 법이 비록 몇몇 특권층에 불리하게 제정되어 저항을 받더라도 이의 시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논지를 펼치면 좋다. 법을 제정할 때에는 법의 본래 취지를 살려 어느 단체의 이익이나 저항에 급급해하지 말고 국민 전체의 이익에 합당하는가를 염두에 두고 제정해야 함을 제시해주면 좋다. 본론의 마지막 단락에서는 다수의 행복과 질서 유지를 위한 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 자연스럽게 본론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법을 제정할 때 따져 보아야 할 것들, 즉 그것이 다수의 행복이나 질서 유지에 필요한 것이지, 운용할 때에는 현실에 맞는지 등에 대한 사항을 언급하면 더 좋은 논술문이 될 수 있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법 제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국민적 감시 기능을 강조하면 나름대로 훌륭한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피상적인 내용에 그치기 쉬우므로 공청회나 시민 법률 감시단과 같은 제도적 장치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더욱 훌륭한 논술문이 될 것이다. 이석록 서울 메가스터디 원장
  • [신상품]

    ●쌤소나이트는 1930∼4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스타일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미한 빈티지를 시장에 내놓았다. 옛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트위드 소재에 가죽 벨트로 장식했으며 안에는 실크로 된 안감을 사용해 우아한 느낌을 더했다. 또 보석과 화장품 등을 넣을 수 있는 파우치가 있다.‘트래블 센트리 락’을 적용해 미국 출입국 보안 검열시 자물쇠에 손상을 주지 않고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99만원.(02)539-7770. ●한국암웨이는 어린이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젤리 제품 뉴트리키즈 오메가 젤리를 출시했다. 제품은 가다랑어에서 추출한 오메가-3 지방산을 코팅해서 만든 식품이다. 생선 냄새가 나지 않는다.DHA와 EPA와 비타민C·E를 섭취할 수 있다. 물고기와 불가사리 모양의 젤리 형태여서 아이들이 잘 먹으며, 레몬향이 첨가됐다. 회사측은 합성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250g에 3만 800원.080-080-4949. ●한국리복이 새로운 개념의 패션 아이템인 스케이트 보드슈즈를 출시했다. 제품은 발등 부분을 두툼하게 하고 끈끈한 밑창 소재와 측면 지지대를 사용, 보딩할 때 쉽게 균형을 잡고 부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스케이트 보드 고유의 개성과 역동성을 강조하였을 뿐 아니라 스타일리시하고 날렵하게 디자인된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샘표는 최근 마시는 벌꿀 흑초를 내놓았다. 현미를 원료로 장기간 숙성해서 만든 식초인 흑초에 벌꿀을 14.3% 첨가한 건강 식초로 필수 아미노산과 알칼리성이 풍부한 식품이다. 원액과 물의 비율을 1∼1대3의 비율로 섞어 마시거나 우유, 주스 등과 함께 섞어 마실 수 있다. 일본산 벌꿀 흑초가 900㎖ 3만원대의 고가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제품은 350㎖ 3500원으로 가격 또한 저렴하다.
  • 삼성전자 최고속 그래픽 D램 개발

    삼성전자가 현존하는 D램 중 최고 속도인 초당 12.8기가바이트(GB)의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80나노 공정의 고성능 그래픽 D램 ‘512메가비트(Mb)GDDR4’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이는 지난해 10월 개발한 256Mb GDDR4(초당 10기가바이트)보다 동작 속도를 30% 향상시킨 것으로 DVD급 영화 6편(DVD급 영화 1편 용량 약 2GByte)용량의 데이터를 단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그래픽 D램은 PC의 메인 메모리용 D램보다 많은 용량의 정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고속 D램으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모바일 게임기 등에 탑재돼 영상이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제품이다.또 그래픽 D램은 속도가 빠를수록 동영상과 게임을 한층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 GDDR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것을 비롯해 2002년 GDDR2,2003년 GDDR3,2005년 GDDR4를 각각 개발했다. 현재 그래픽 D램 시장의 50%를 차지하면서 4세대 연속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말부터 이 제품의 양산을 시작해 주요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車업계 고객잡기 ‘차등 마케팅’

    車업계 고객잡기 ‘차등 마케팅’

    자동차업체들이 ‘골라잡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평범한 할인정책이나 이벤트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고객 수요를 좀더 세분화해 차종마다 차별화된 할인·이벤트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고급차 구입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한개원의협의회 소속 개인병원 원장 등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 오피러스 구입시 20만원의 특별혜택을 제공한다. 방학을 맞은 교직원들에게 쏘렌토는 20만원, 나머지는 10만원씩 깎아주면서 ‘구매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1종 운전면허 소지자만 운전이 가능한 11인승 그랜드카니발은 2종면허에서 1종면허로 바꾼 고객에게 차량 구입시 특별할인 혜택을 준다. 여성들의 중형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감안, 여성고객이 로체 구입시 10만원의 추가 할인혜택을 준다. 차량구입시 여성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만큼 백화점 차량 전시 및 문화아카데미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새로 운전면허를 딴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도 뜨겁다. 신규 면허 고객을 확보하면 다음에 차를 바꿀 때도 자사 제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GM대우는 2005년 이후 자동차 면허를 땄거나 신혼부부, 생애 첫 차량 구입 고객에게는 최신 내비게이션을 무상으로 장착해 준다.(레조, 스테이츠맨, 토스카, 다마스, 라보 제외) 르노삼성은 2004년 이후 운전면허를 딴 고객이 SM3 뉴 제너레이션을 살 때 20만원을 지원하고 쌍용차도 2005년 이후 면허를 딴 사람이 카이런 또는 액티언을 사면 10만원을 할인해준다. 현대차는 기존에 현대차를 구매했던 고객이 다시 현대차를 살 경우 10만원씩 추가로 할인해준다. 그랜저, 에쿠스, 신형싼타페는 20만원이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의 9인승 뉴카니발은 ‘온가족의 리무진’이라는 패밀리카 컨셉트에 맞춰 가족들이 많이 찾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이색전시회와 퀴즈이벤트를 가졌다.24일까지 교통방송 ‘배한성·송도순의 함께 가는 저녁 길’ 프로그램을 통해 편지사연을 공모받아 10가족에 여행상품권을 제공하고 기아차 홈페이지에 접수된 가족과 관련된 사연을 추첨,20가족에 뉴카니발을 타고 경기도 안성의 너구리굴마을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한다. 계층별, 연령별 차등 마케팅도 빠지지 않는다. 현대차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다음달 6일까지 에쿠스, 그랜저, 쏘나타를 구입하는 고객은 삼성전자의 HD급 파브 PDP TV(42인치 이상) 또는 LCD TV(40인치 이상)를 구매할 때 30만원의 현금을 돌려준다. 삼성전자 제품을 사면 에쿠스·그랜저는 30만원, 쏘나타는 20만원을 할인해준다. 쏘나타급 이상 구매 고객과 40인치 이상 TV 구매고객이 서로 겹치기 때문이다.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투싼을 구입하는 고객은 역시 20대 고객이 많은 센스 노트북을 최고 14% 싸게 살 수 있고 센스 고객에게 투싼을 10만원 할인해준다. GM대우는 최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소형차 젠트라를 전시하고 광고모델인 다니엘 헤니의 팬미팅을 가졌다. 현장에서 차량 구입 상담도 받았다. 젠트라 주요 소비층(57%)인 20대후반∼30대초반 여성들의 감성을 파고든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건강칼럼] 지방과 건강

    [건강칼럼] 지방과 건강

    보통 ‘지방’이라면 사골이나 갈비찜이 식었을 때 하얗게 굳는 기름 덩어리나 삼겹살의 비곗살을 생각하게 된다. 서양 음식문화의 영향과 경제적 풍요로 인해 육류와 지방 섭취량이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으면 성인병이 생긴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은 이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하지만 만약 지방 수치가 너무 낮으면 어떻게 될까?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기도 한다. 또 중성지방은 지용성 비타민인 A·D·E·K의 소화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남자는 인체의 약 18.5%, 여자는 23% 정도의 체지방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17% 미만이면 불임이나 월경불순이 올 수 있다. 특히 필수 지방산인 리놀렌산과 알파 리놀렌산은 인체에서 합성되지 않으므로 꼭 섭취해 줘야 한다. 이게 모자라면 아토피 피부염이나 성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온다. 또 알파 리놀렌산(오메가3 지방산)이 부족하면 두뇌와 망막에 필요한 DHA가 부족해 학습능력과 시각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DHA가 머리에 좋다.’는 말은 여기에 근거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전체 지방량이 신체의 25%를 넘으면 문제가 된다. 인체의 혈액이나 조직에 지방 함량이 높아지면 고혈압 당뇨 비만 심장병 뇌졸중 등 성인병이 생기며, 덩달아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도 증가하게 된다.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하는 까닭은 이처럼 안 좋은 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DHA와 같은 다중 불포화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암 발생 억제효과도 있다. 인스턴트 식품에 많은 트랜스 지방은 우리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대신 나쁜 L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건강을 해친다. 따라서 육류는 수육으로 일주일에 2∼3회 정도 섭취하고, 나머지는 등푸른 생선이나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올리브유로 만든 요리를 먹는 것이 좋다. 단, 좋은 지방도 칼로리가 높으므로 많이 섭취하면 비만하게 된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쪽지 통신]

    ●어린이 영어교육기관 아이스푼(www.ispoonkids.com)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 북클럽’을 운영한다.4주 동안 유명 작가의 영어소설 한 권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책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 수업을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준별 테스트를 거쳐 세 단계로 나눠 한 반에 8명씩 모두 24명이 참여한다. 이달 16일까지 선착순 마감.(02)544-5244 ●랜덤하우스중앙은 최근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 강의교재를 바탕으로 내신과 수능에 대비한 영어학습서 ‘랭킹 영어’시리즈를 펴냈다. 메가스터디 외국어 영역 강사인 이근철씨가 최근 10년 동안의 수능 기출문제와 주요 대학의 논술·심층면접 문제를 분석, 출제 빈도가 높고 중요한 순서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문법 동사, 문법 명사, 구문, 독해, 단어, 듣기, 공부법 등 7권으로 구성됐다. ●㈜위즈덤하우스는 최근 예비 중학생을 대상으로 중1때 배우는 과학을 재미있게 예습할 수 있는 학습만화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과학교과서1(지구과학·물리편)’을 출간했다. 중1 과학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알기 쉽게 빠짐없이 소개하면서도 주요 개념을 한자로 풀어내 이해가 쉽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조만간 생물·화학편도 출간할 예정이다.
  • [실전 논술] 性역할에 대한 편견 극복

    ●다음은 입센의 ‘인형의 집’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헬머:이봐, 이봐요. 노라,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요. 노라:하지만, 그건 사실입니다. 제가 친정 아버지 곁에 있을 적에는 아버지가 저한테 여러 가지 자기 의견을 말씀하셨지요. 그러면 저도 역시 같은 의견을 가졌습니다. 혹시 제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경우에도 저는 그것을 몰래 감춰 두었지요. 제 자신만의 의견은 아버지 마음을 거스르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답니다. 아버지는 저를 자기의 인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버지는 마치 제가 인형을 가지고 놀 듯이 저와 놀아 주셨어요. 그러다가 저는 당신 집에 오게 되었어요……. 헬머:이봐요, 우리의 결혼을 그렇게 묘하게 표현할 것은 없지 않소? 노라:(기세가 꺾이지 않고)아니에요, 전 아버지 손에서 당신의 손으로 넘겨졌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당신의 취미에 맞춰서 여기저기 방을 꾸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당신하고 같은 취미를 지니게 되었답니다. 아니면 단지 그런 흉내를 내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그 양쪽이 다 해당될는지도 모르구요. 때로는 그런 취미를 갖는가 하면, 때로는 흉내를 내기도 하고……. 지금 돌이켜보면, 저는 이 집에서 거지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냥 손에서 입으로 가져가는 생활을 해 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토르발트 씨, 저는 당신 앞에서 재주를 부리며 살아 온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즐기셨지요. 당신과 아버지는 두 분 다 저에 대해서 깊은 잘못을 저지르신 거예요. 당신네 덕택에 저는 이처럼 공허한 여자가 되어 버렸답니다! 헬머:말도 안 돼. 은혜를 모르는 소리야. 노라! 당신은 여기서 행복하게 살아 오지 않았소! 노라:아녜요. 행복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그런 줄 알았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헬머:그렇지 않았다고,…… 행복하지 않았다고? 노라:그럼요. 단지……마음이 들떠 있었지요. 당신은 제 응석을 받아 주셨어요. 우리 가정은 놀이방 같은 거였답니다. 저는 친정에 있을 적엔 아버지의 아이 인형이었어요. 여기서는 당신의 여자 인형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저 아이들이 제 인형이 되었지요. 당신이 저를 가지고 놀아 주셨을 때에 저는 단지 즐거워했답니다. 하지만, 그건 마치 우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놀아 주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어요. 이게 우리의 결혼이었지요, 토르발트 씨. 헬머:그래, 당신의 말도 얼마쯤 맞는 것 같소. 물론 많이 과장이 되고, 상식에서 벗어난 점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앞으로는 한번 방법을 바꿔 보도록 해요. 놀이를 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부터는 교육을 하는 시기라고 말이오. 노라:누구를 교육시킨다는 건가요? …… 저를 교육시킨다는 거예요, 아니면 아이들 교육 말씀인가요? 헬머:그건, 당신의 교육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교육이기도 하지. 알겠소, 노라? 노라:어머, 여보. 당신은 저를 손색이 없는 자기의 아내로 교육시킬 수 있는 분은 못 돼요. 헬머:너무 심한 말을 하는구려. 노라:그리고 저도 그래요.…… 저 역시 아이들을 교육시킨다는 중요한 일을 해 낼 수 있는 사람일까요? 헬머:무슨 말을 하는 거요, 노라! 노라: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그런데도 그 일을 저한테 맡기셔도 될까요? 헬머:그건 흥분했을 적에 한 말이오! 그걸 그렇게 고깝게 여기지는 말고……. 노라:아니에요. 그 말씀이 맞아요. 저한테는 그 일을 해 낼 만한 힘이 없답니다. 그 이전에 제가 해야만 할 다른 일이 있지요. 저는 우선 자신을 교육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일에는 당신도 도움을 줄 분이 아니십니다. 저는 제 힘으로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당신 곁을 떠나는 거예요. 헬머:(펄쩍 뛴다)뭐, 뭐라고? 노라:저는,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위를 잘 판단할 수 있도록 홀로 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 이상,…… 당신 곁에 있을 수가 없어요. 헬머:노라! 노라! 노라:지금 당장 이 집에서 나가겠어요. 오늘 밤엔 크리스티네가 있는 곳에서 묵기로 하겠습니다. 헬머:당신은 제정신이 아니오. 그런 일은 용서할 수 없어. 내가 못 하도록 하겠어! 노라:이제부터는 저한테 무슨 일을 못 하게 한들 소용없답니다. 제 물건은 가지고 가겠어요. 당신 것은 아무것도 갖지 않겠습니다.……지금도 또 앞으로도요. 헬머:무슨 정신 나간 짓이오! 노라:내일 친정으로 가겠어요.…… 지난날 제가 태어난 고향이니까 무슨 일을 시작하든 쉽지 않을까 생각해요. 헬머:아무런 경험도 없는 당신이 그처럼 일시적으로 욱하는 마음에서 앞뒤 분별도 없이……! 노라:앞으로 경험을 얻도록 공부하겠어요. 헬머:당신의 가정, 당신의 남편, 그리고 당신의 아이들을 버리고 나가다니! …… 생각 좀 해 봐요. 대체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할 건지. 노라:그런 건 개의치 않아요. 저로서는 이렇게 하는 것밖에 길이 없답니다. 헬머:당치 않은 일, 참으로 당치 않은 일이야. 당신은 자기의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겠단 말이오? 노라:저의 신성한 의무라니요? 헬머:내가 꼭 일러 줘야 비로소 알겠단 말이오? 남편에 대한 의무, 아이들에 대한 의무가 있지 않소. ●지문의 분석 입센이 1879년에 발표한 이 희곡은 노라라는 한 여성의 내면의 발견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근대 여성 해방 운동의 기폭제 구실을 하였으며, 주인공 노라는 근대적인 자아 의식을 가진 새로운 여성형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변호사 헬머의 아내 노라는 남편으로부터 작은 새처럼 귀여움을 받는다. 그런데 노라는 자신의 삶이 한낱 인형과 같은 것이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하나의 인간으로 책임 있고 개성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집을 나서게 된다. 수동적인 존재에서 벗어나 자신을 주체로 자각하는 능동적인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가정에 안주하여 인형과 같이 살아가던 의식이 없는 인간에게 자각적(自覺的)인 인물로 탈바꿈하는 그녀의 모습은 당시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당시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무시되었던 보수적인 사회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봉건 윤리와 사회적 인습에 순응하여 살아 온 인간이 주체적인 인간으로 변모하는 모습에서 깨달음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 노라가 문을 ‘꽝’ 닫는 소리에 전 유럽인들이 넋을 잃었다는 일화는 이것을 잘 시사해 준다. 결국 이 작품에서 말하고 있는 ‘인형의 집’은 인간 자신의 주체적 의지가 제거되거나 망각된 수동적 공간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당대에도 큰 문제 제기가 되었지만, 오늘날까지도 여성을 사회가 요구하는 굴종적인 인물로서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식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출제 의도와 생각하기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무의식 중에 여성들은 이러 이러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으로 굳어지고, 그것이 여성들 스스로의 의식에까지 자리잡게 되었다. 이러한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입센의 ‘인형의 집’은 자녀 양육과 남편의 뒷바라지에 헌신하는 것을 의무로 알고 맹목적인 복종만을 강요당하던 여성들에게 자각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서 오늘날 여성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도록 함으로써 21세기를 살아가는 세대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가치관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데 출제 의도가 있다. 이 작품의 핵심은 노라의 행동이 지니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노라와 헬머의 갈등은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기인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헬머는 노라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성 중심적인 사회적 통념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직결되는 것으로, 이 작품에서 논의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 의식과 관련된다. 그리고 노라의 가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분명히 파악해야 하는데, 노라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이 한낱 인형과 같은 것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자신도 하나의 책임 있고 개성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집을 나가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여성을 노리개로 생각하는 당시 사회의 인습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행위라는 점을 중심으로 밝히면 된다. ●어떻게 쓸까 제시문 ‘인형의 집’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과 주어진 논제를 연관지어 생각해 볼 때, 논술문의 주제로는 ‘성 역할에 대한 편견 극복’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제시문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남성 위주의 권위가 지배하는 서구 사회 속에서 자아의 정체성을 획득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자기 발견과 사회적인 해방, 여성과 사회적 인습 사이의 갈등 문제를 토대로 주제의 방향을 정리하면 된다. 그래서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진정한 인간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제문으로 설정하고 글을 이어 나가면 자연스러운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 논의를 전개하는 데 먼저 서론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닌 문제점, 즉 성 역할에 대한 편견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시작하면 좋다. 이 부분은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는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나 여성들이 받는 사회적 불이익 등과 연관지어 논의를 이끌면 그만큼 구체성을 지닐 수 있다. 본론의 첫 단락에서는 제시문과 관련된 분석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제시문에 드러난 헬머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분석하되, 그것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제시하면 된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단순히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기보다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하여 언급해야 한다. 당연히 남성 중심적인 편견 형성에 대한 논의가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본론 둘째 부분에서는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지닌 문제점을 분석하면 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서 왜 문제인지를 핵심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본론의 마지막 단락에서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배제하고 여성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 즉 진정한 인간적 가치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하면 된다. 결론 부분에서는 여성의 자기 정체성 회복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앞서 논의한 본론의 내용을 요약하고 강조하면 한편의 훌륭한 논술문이 될 수 있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열린세상] 한·미 FTA와 정치의 죽음/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한다고 한다.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 미의회 앞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갑자기 머리가 뻐근해진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이 어떻게 한번도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지 나로서는 그저 신기롭기만하다. 언론도 애써 공론화를 피하는 것 같고, 정치인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시민사회 단체는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다. 향후 한국의 산업, 문화, 심지어 방위정책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이 정치의 손을 떠나 관료의 입으로 발표되었다. 정치는 명백히 죽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미 FTA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선 메가톤급 쓰나미가 될 것이다. 김영삼 정부가 추진했던 세계화 정책보다 더욱 큰 해일이 몰아닥칠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나 농산물 개방만이 문제가 아니다. 산업의 구조조정을 넘어서, 문화에 이르기까지, 남북경협과 안보정책에서 대중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영향권에 들어간다. 미국측이 이구동성으로 협상개시를 자축하는 것은 불안한 한·미동맹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나도 FTA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순이 틀렸고, 협상하는 방식이 졸속이다. 정말 조마조마한 느낌마저 든다. 일단 경제규모의 압도적 차이에서 오는 협상력의 비대칭성에서 출발해보자. CIA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미국의 7% 수준에 불과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GDP 규모가 8% 수준이다. 이런 수준이라면 미국에 한·미 FTA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올려놓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이 겪어야 하는 것은 쓰나미 수준의 해일이다. 업계는 공산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미관세가 그다지 높지 않은 마당에 업계가 한·미 FTA를 목 놓아 기다리던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신 농촌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문화산업은 송두리째 무너져버릴 것이다. 경쟁력이 허약한 서비스 산업도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예를 보자면 금융업과 유통업은 너무 쉽게 미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교육, 의료, 법률 서비스 부문도 미국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위로거리를 찾는다면 기러기 아빠들이 줄 것이고 과거보다 영어 발음이 조금 유창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실업은 더욱 늘어나고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논란을 거듭한 한·미투자협정의 핵심내용도 고스란히 FTA에 옮겨지게 될 것이다. 미국인투자는 내국인 수준으로 보장되고, 노동의 유연화는 무역협정에 내장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관계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게 되리라. 그래서 나는 한·미 FTA가 무역을 넘어서 한국 사회의 미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혁명적 수준이 되리라 예견한다. 혹시 공론화는 정책결정을 더디게 만드는 비용이라 생각해서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일까. 한·미 FTA는 제2의 개국에 버금가는 사안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준비가 덜 된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정책으로 IMF 사태를 맞았던 우리가 아닌가. 성장과 안정이 보장되는 한·미 FTA가 되기 위해서 시민사회, 학계, 언론은 향후 1년 내내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당연히 이 사안은 다음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되어야 하고 협상도 차기정부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닌 것 같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실전논술] 학교의 역할과 오늘날의 대학

    ●다음은 황종희의 ‘명이대방록(明夷待訪錄)의 일부이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러한 역할이 오늘의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학교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다. 그러나 옛날 성왕들의 의도는 단지 거기에 머물지만은 않았다. 반드시 천하를 다스리는 모든 수단이 학교에서 나올 수 있도록 갖추어 놓은 뒤에야 비로소 학교를 설립하는 의의가 갖추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조정에서 서열을 정하고 법령을 제정하는 정치 활동, 노인을 봉양하고 고아를 보살피는 후생 복지 사업, 신속한 법 절차, 전쟁 상황에서의 통신 체계, 전쟁이 일어났을 때 장병의 징집, 커다란 소송 사건에 연루된 관리와 일반 백성들에 대한 소환 조사, 큰 제사를 지낼 때 반드시 조상에게 흠향하는 일 등이 모두 옛날 국립 대학인 벽옹이 설립되었을 당시부터 비롯된 제도인데, 그렇다고 물론 이러한 일들만을 모든 구비 조건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교육이란 조정에 있는 군주로부터 방방곡곡의 여염집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성인의 가르침에 감화되어 관대한 기풍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없게끔 하려는 것이다. 군주가 옳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만도 아니요, 군주가 그르다고 해서 반드시 다 그른 것만도 아니다. 군주라도 함부로 자신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반드시 옳고 그름을 학교의 공론에 맡겨야 한다. 그러므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일부일 뿐, 학교는 오로지 인재만을 길러 내기 위하여 설립되었던 것은 아니다. 옛날 삼대 이후로 천하의 옳고 그름은 한결같이 조정에서 결정하여 왔다. 그래서 천자가 칭찬하는 일이라면 모든 신하들이 무조건 따라서 옳다고 말하였고, 천자가 욕하는 일이라면 모든 신하들이 무조건 따라서 그르다고 하였다. 문서 정리, 회계, 조세, 군사, 소송 등의 실무적인 일들은 하급 관리들에게 위임시키고 다만 세속의 풍습이나 대중적 유행을 벗어난 몇몇 사람들은 학교 안에서 마땅히 세속적 거래나 술수가 없어야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말하는 학교란 과거 시험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 그리고 부귀 영화의 꿈을 불태우는 곳이 되었고, 마침내 조정 내에서 일어나는 세력과의 이해 관계에 따라 그 본령이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선비들 가운데 재주와 덕있는 학자들은 더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덕을 닦고 학교와는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학교는 그나마 인재를 길러내는 마지막 남겨진 기능마저 상실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학교의 설립 취지는 서원 형태로 변하였다. 그러므로 자연히 조정의 생각과 노선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만약 서원에서 그르다고 말하면 조정에서는 반대로 반드시 그것을 옳다고 주장하고, 서원에서 옳다고 말하면 조정에서는 반대로 반드시 그것을 그르다고 비난하였다. 서원에서 주장하는 일이라면 그 진실이 어찌되었든 무조건 거짓된 학문이라 하여 배우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리거나 서원을 철폐하거나 탄압하였고, 어떻게 해서라도 조정의 권력을 동원하여 이기려고 들었다. 그래서 벼슬하지 않은 자에게는 형벌을 가하면서,“이 자는 천하의 사대부들을 선동하여 조정을 배반하는 자이다.”라고 하였다. 당초에 학교는 조정과 각별한 관계는 없었으나, 후대로 갈수록 조정과 학교는 대립하면서 마침내 인재를 길러내는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인재들을 해치며 탄압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학교라는 이름만 남겨 놓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동한(東漢) 시대 태학(太學)의 3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은 권력자들에 대해 조금도 거리낌없이 통렬하게 비판하자 공·경·대·부 등 고위 관리들은 그들의 비판을 피하기에 급급하였다. 또한 송나라 시대에는 많은 학생들이 대궐문 앞에 모여 북을 두드리면서 이강(李綱)의 복직을 강력히 청하기도 하였다. 하·은·주 삼대가 남긴 유풍 중에서 오직 이러한 사실만이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조정 중신들에게 학생들의 옳고 그르다는 기준에 따라 그들의 옳고 그름의 잣대로 삼게 하여 장차 도적의 무리들과 간신배들이 학생들의 올곧고 준엄한 기상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군주도 편안하고 나라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떤 자들은 그것을 보고 세상의 일이 쇠퇴하여 간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망해가던 원인은 당인을 잡아들이고 진동(陳東)과 구양철(歐陽澈)을 유배 보냈기 때문이며, 게다가 학교를 파괴함으로 인하여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학교의 사람들만 탓하고 있다. 아! 하늘이 이 백성을 낳아 군주에게 맡겨서 가르치고 양육하게 하였으나 밭을 주던 법은 사라져 백성들은 밭을 사서 스스로 먹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금을 부과하여 그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학교를 폐지시켜 백성들은 바보처럼 교육받을 기회도 잃게 되었는데 오히려 권익과 이익만으로 그들을 유혹하니, 이는 매우 어질지 못한데도 공허한 이름으로 칭송해 높여 군부(君父)라 부르니, 누구를 속일 수 있겠는가? ●지문의 분석 교육의 역할에 대한 글쓴이의 견해가 담겨 있는 이 책의 제목은 퇴조하는 명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정치 체계 내지는 원리를 세워 어진 군주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쓴이는 이 책에서 당시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들을 주로 맹자의 민본 사상의 입장에서 비판하고, 하·은·주 삼대의 정치를 이상으로 국가 체계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무엇보다 천하의 정치는 한 성(姓)의 흥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백성들의 고통과 행복의 문제임을 밝히고, 정치의 기본적인 모습을 여러 사람이 큰 나무를 옮겨 가는 모양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제시문은 그 중 학교 역할의 변질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부분이다. 글쓴이는 학교는 인재 양성 기관이라는 점을 전제로 천하를 다스리는 모든 수단이 학교에서 나올 수 있도록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즉, 학교 설립의 목적과 의의에 대해 말하면서 학교는 단순히 인재만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이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목적이 성인의 가르침에 감화되어 관대한 기풍을 가지도록 하는 데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모든 시비 판단을 학교의 공론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역사적으로 학교가 인재를 길러내는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과, 대학을 파괴하면서부터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학교의 역할, 학생들의 직언, 대중 운동의 정당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출제 의도와 생각하기 이 문제는 제시된 글을 읽고 논점을 파악하여 분석한 후에 이를 다시 우리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제시문에 나타난 학교 교육의 역할에 관한 필자의 견해를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제시문에 의하면, 학교는 우선 천하를 다스리는 수단을 제공하고 성인의 감회를 가르쳐 임금에서 백성에 이르기까지 관대한 기풍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세상의 모든 시비를 판단하며 인재를 양성하고 권력을 비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런데 학교의 본래적인 역할이 변질됨으로써 과거 시험을 위한 경쟁, 세속적 욕망의 추구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인재 양성의 기능마저 상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학교 교육은 통치 원리의 제공, 국민 인성의 함양, 시비의 판단, 인재 양성, 권력 비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용 분석이 이루어지면 다음에는 이러한 학교 교육의 역할을 오늘의 대학에서도 똑같이 담당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수험생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제시문에 나타난 역할을 제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관점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고, 과거의 역할을 전적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이는 가치관의 문제이므로 어느 관점이 옳고 그르다 할 수 없지만, 어떤 주장이든지 논거가 분명해야 한다. ●어떻게 쓸까 논제에서 제시문을 토대로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것을 오늘날 대학과 연관지어 논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내용을 제시문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논술문의 주제로는 ‘전문적 능력을 지닌 인재의 양성’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오늘의 대학은 전문성을 지닌 인재 양성의 책무에 전념하고 인성 교육을 통해 전문적 능력을 통합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제문으로 글을 이어나가면 자연스러운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 먼저 서론 부분에서는 사회 변화에 따른 역할 분담에 대하여 언급하고 학교의 역할 변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으로 본론을 이어가면 자연스럽다. 물론 여기에서 오늘날 학교의 현실을 언급하면서 논의를 도입하면 논의의 구체성을 지닐 수 있다. 본론의 첫 단락에서는 주어진 논제대로 제시문을 분석하여 글쓴이가 주장한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석해야 한다. 제시문에 나타난 인재 양성과 권력 비판 등과 관련지어 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언급하면 된다. 이어서 사회와 학교의 관련성에 대하여 논지를 이어가면 글쓴이가 주장한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교육 현안과 관련지어 언급을 하면 그만큼 논의가 구체성을 지닐 수 있다. 이 단락에서는 제시문의 내용 핵심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해 논점을 이끌어내고 있는지가 채점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본론의 두 번째 단락에서는 앞서 언급한 글쓴이가 주장한 학교의 역할이 오늘날의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논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학이 어떤 기능을 지니고 있고,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또한 오늘날 대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와 한계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대학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무엇인지, 그에 따른 대학의 위상 변화와 그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 논의가 심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결론 부분에서는 앞부분에서 논의한 학교의 역할과 그 역할이 대학에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핵심적 주장을 요약해 강조하면서, 인성 교육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 고양과 교육의 사회적 통합 기능을 강조하며 마무리지으면 좋은 답안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코드로 읽는책] 메가트렌드 코리아/강홍렬 등 지음

    숨가쁘게 변하는 21세기, 미래에 대한 대비는 쉽지 않다. 그러나 미래를 읽지 못하면 개인과 사회, 국가의 발전은 있을 수 없는 법. 대한민국 미래의 흐름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정치·경제사회학자들이 지난 3년간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물을 담은 ‘메가트렌드 코리아’(강홍렬 등 지음, 한길사 펴냄)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측하는 트렌드와 그에 따른 변화를 조망한 미래연구서이다. 메가트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인지 알려주는 큰 흐름을 의미한다. 특히 급속한 지식정보화에 따른 정보기술(IT)의 역할과 영향력을 중심으로, 사회변동의 방향을 통찰한다.IT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진단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20개의 메가트렌드를 화두로 뽑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전망한다. 각 메가트렌드의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 각각의 메가트렌드가 진행되면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접속사회로의 전환, 양극화의 가속화, 신유목적 민주주의 출현, 창조적 파괴 등은 이미 우리 사회 주요 화두로 등장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분주하다. 네오(NEO)경제주도세력의 등장, 개인 중심의 기술, 자발적 참여의 증가, 작은 힘들의 전면적 부상, 경계의 소멸, 커리어의 복잡화, 디지털경제 패러다임의 등장 등은 미래사회에서 집단이 아닌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한 패러다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가늠케 해준다. 또 디지털기술로 인한 인간능력의 진화,IT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능력의 가치 증가 등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이다. 이와 함께 신중세적 국제사회로의 전환, 선진국으로서의 변모, 동북아시아의 다자주의화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변화를 예감하고 그 중심에 선 한국의 미래상을 그릴 수 있다. 굵직한 메가트렌드는 79가지 구체적인 미래변화 양상으로 이어진다. 화두별로 제시되는 상세한 변화의 양상들은 실생활에 곧바로 접목, 활용될 수 있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 특히 IT를 기반으로 각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각 분야가 통합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1982년 그의 저서 ‘메가트렌드’를 통해 삶을 변화시킬 큰 물결을 10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2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측은 적중했고, 우리는 아직까지 그의 진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코리아 메가트렌드’를 조망할 때가 왔다.‘우리나라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내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2만 2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스미소니언, 백남준 작품 2점 영구전시

    미국에서 별세한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된다고 그의 조카 하쿠다 겐이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쿠다 겐은 이날 뉴욕 맨해튼 소호의 ‘백남준 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백남준의 작품 2개가 설치돼 영구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될 백남준의 작품은 `US 맵(map)’과 `메가트론 매트릭스(Megatron Matrix)’다. 그는 “백남준의 유품이 ‘중국 축음기’ 등 수십점이나 된다.”면서 “장례절차를 마친 뒤 생전에 그가 남긴 작품들을 모아 유작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남준의 유해는 별세 49일째 되는 날에 한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문화적 벽을 깨뜨린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숨지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예술가이자, 일찌감치 텔레비전의 위력을 감지하고 이를 예술에 도입한 작가”라고 평가했다.뉴욕 연합뉴스
  • [프로배구 V-리그] ‘무적함대’ 현대 20승!

    ‘무적함대’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20승 고지에 선착했다. 현대는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중립경기 남자부 경기에서 레프트 송인석(15점)과 숀 루니(14점), 라이트 후인정(14점) 등 좌우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했다. 전날 라이벌 삼성화재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독주체제를 재정비한 현대는 이로써 20승(2패)째를 기록,2위 삼성과의 승점차를 3점차로 더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전날 삼성전에서 메가톤급의 강스파이크를 퍼부으며 팀 최다인 25점을 싹쓸이한 루니의 활약은 이날도 빛났다. 속공과 이동공격, 백어택은 물론 서브에이스까지 2개를 잡아내며 62.5%의 공격 성공률을 뽐냈다. 또 팀에서 두번째 많은 7개의 디그를 기록, 상대 스파이크를 멋지게 건져내는 리베로급 수비를 펼치며 그동안 저평가되던 수비 능력도 기우로 돌렸다. 반면 지난달 25일과 29일 3위 LG화재를 거푸 격침시키는 등 최근 3연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대를 부풀린 대한항공은 8승(14패)에 머물러 턱밑까지 추격을 벌이고 있는 상무와 4위 자리를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게 됐다. ‘백어택 여군단’ 흥국생명도 앞선 여자부 경기에서 ‘슈퍼루키’ 김연경(21점)과 2년차 황연주(15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에 3-0으로 완승,12승(6패)째를 올리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클릭 이슈] 영화발전기금 가능할까

    정부가 지난 27일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4000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해 영화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그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날 국고 2000억원과 영화상영관 입장료에 5%의 부가기금을 통해 얻어지는 2000억원으로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고는 2007∼2008년에 걸쳐 지원하고 영화상영관 모금은 관련법 개정절차를 거쳐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영화진흥기금으로 ▲예술영화 전용관 100개관 확대 ▲디지털 시네마 기술표준 확립과 기술기반 구축 ▲영화 현장인력 처우개선과 재교육 등의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현행 50%씩으로 되어 있는 한국영화 입장료의 배분 비율을 외화와 같이 제작배급사 60%, 극장 40%로 개정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우선 입장료에서 5%를 떼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은 벌써 영화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일반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크린쿼터 축소의 혜택을 받는 극장이 부담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극장계에선 “입장료 인상 없이 5% 부가기금을 마련한다는 정책이 누구와 논의해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군다나 문화부는 입장료 배분비율 조정에 대한 극장계의 양보를 받아내야 할 시점이어서 이를 관철시키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입장료 인상으로 가기도 어렵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뿐만 아니라 자칫 지난 2003년 폐지된 문예진흥기금 위헌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 및 공연 등 관람 티켓 요금에 포함돼 모금되던 문예진흥기금의 강제모금 문제를 놓고 위헌 제청이 받아들여져 기금이 폐지됐었다.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관계자는 “기금 마련을 소비자 부담으로 돌리는 것은 일종의 준조세 성격을 띠게 된다.”며 “이는 지극히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입장 수입 배분 개선 방안이 오히려 한국영화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극장이 한국영화를 우선 상영했던 데는 극장 수입이 외화보다 낫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의 영화라면 한국 영화를 상영했을 때 극장 수입에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배분 비율을 조정하면 한국영화 상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한편 영화계에선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발해 2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1일부터 8일까지 서울 남산동 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영화인들의 철야 릴레이 농성이 이뤄지며,8일 하루 동안 한국영화 제작이 중단된다. 또 이날 저녁엔 광화문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설연휴 영화]

    ●간 큰 가족(SBS 오후 9시35분)자칫 어둡거나 침울하게 흐를 수밖에 없는 ‘분단’ 소재를 코미디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병으로 쓰러진 열혈 공산당원인 어머니를 위하여 통일을 숨긴다는 내용의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2002)과 설정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왕의 남자’(2006)가 대박 나며 한껏 주가가 오르고 있는 감우성의 색다른 모습을 맛볼 수 있다. 김 노인(신구)은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소원인 실향민. 남쪽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구두쇠 노인일 뿐이다. 계단에서 구른 김 노인은 병원에 갔다가 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가족들은 아버지가 50억원대 자산가였다는 사실을 접한다. 그러나 유산은 김 노인이 죽기 전 통일이 됐을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남한 가족들은 병석에 누운 김 노인에게 통일 상황을 연출한 가짜 뉴스를 보여주고, 아버지가 이를 믿게 만드는 데 성공하는데….2005년작.102분. ●도라!도라!도라!(XTM 오전 11시)미국으로서는 잊고 싶은 기억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후 같은 소재로 ‘미드웨이’(1976),‘더 파이널 카운트다운’(1980),‘진주만’(2001) 등이 잇달아 만들어졌다. 가장 최근 개봉한 벤 에플렉 주연의 ‘진주만’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원래 일본 부분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 미국 부분을 데이비드 린 감독이 연출한다는 조건에서였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실력을 쌓아온 리처드 플레이셔 감독이 미국 연출을 맡으며 무산됐다. 현재의 영화 기술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감독의 사실적인 연출력에 특수효과가 가미돼 전쟁 장면의 리얼리티가 뛰어나다.71년 열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다.‘도라’는 일본 말로 호랑이라는 뜻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일본, 이탈리아는 3국 동맹을 맺는다. 이에 일본 군부는 미 해군 함대가 모여 있는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키로 한다. 전투기를 동원한 침투작전으로 일본군 비행사들은 혹독한 훈련을 거쳐 기습공격을 빈틈없이 준비한다. 진주만 미국 사령관은 방심한 채 휴일을 보내려 한다.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미 정보부는 주미 일본대사관에 전달된 암호를 해독, 전쟁 위기를 경고하지만, 상부는 이를 무시한다. 마침내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상공에 도착한 일본 전투기들은 작전 성공을 알리는 암호 ‘도라!도라!도라!’를 외치며 무차별 폭격을 시작하는데….1970년작.14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설날 강추 DVD 10선

    차린 거는 많은 데 마땅히 손 가는 데가 없다. 설날 연휴 프로그램들이 그렇다. 극장에 가자니 명절 내내 친척들과 실랑이를 한 뒤라 복작거리는 극장 의자를 비집고 들어가 앉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 편안한 휴식과 놓치고 있던 숨은 영화 감상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리스트를 공개한다. 양질의 편성표이니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으며 비교적 최신작들을 모아 막 쪄낸 만두처럼 따끈따끈하다. mlue@naver.com ● 사랑해, 말순씨 감독 박흥식 | 출연 문소리, 이재응, 윤진서 ‘인어공주’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었던 박흥식 감독의 세 번째 영화다. 때는 197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가파른 변화를 겪던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었던 광호는 사춘기와 개인사적 비극을 동시에 맞는 성장통을 겪는다.‘행운의 편지’를 받은 주변 인물들은 오비이락처럼 잇따른 불행에 빠진다. 첫사랑인 옆방 누나는 고향인 광주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광호를 유일한 친구로 생각하던 철수는 도둑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쫓겨나며 엄마는 큰 병을 앓는다. 문소리의 농익은 아줌마 연기를 비롯해 아역배우들과 조연들의 걸출한 연기는 영화에 윤기를 더한다. 당시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세트와 햇살이 드는 집의 색감 등 영화의 따뜻함과 애잔함을 반영하는 영상이 아름답다. 초기 편집본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색 있다. 삭제장면,NG장면, 코멘터리 후기, 영화제작 과정 다큐멘터리 등 연출진과 출연진의 애정이 녹아 있는 다양한 부가영상을 만날 수 있다. ● 불량공주 모모코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 출연 후카다 쿄코, 쓰치야 안나 일본식 코미디에선 가끔 예상치 못한 황당한 상상력과 엽기적인 시추에이션이 벌어진다. 로코코 양식에 빠져 사는 소녀 모모코는 프릴 달린 양산, 부푼 소매의 블라우스, 레이스 치마를 입기 위해 아버지가 팔던 ‘짝퉁’ 명품을 인터넷으로 팔기 시작한다. 이 광고를 본 스쿠터 폭주족 이치코는 특전사 복장에 검은 눈 화장을 한 채 모모코를 찾아온다.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은 서로의 개성을 죽이거나 어줍지 않은 화해를 시도하지 않으면서 우정을 쌓아간다. 불연속적인 편집, 말풍선 등의 만화적 영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녀들의 엉뚱한 이야기에 동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카우보이 비밥’의 음악을 맡았던 간노 요코의 스코어가 어우러져 독특한 개성을 배가시킨다.CF 출신 감독이 만든 쨍하고 원색적인 영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것처럼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 준다. 부가영상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과 삭제장면 역시 코믹하다. ● 소년, 천국에 가다 감독 | 출연 박해일, 염정아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길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숙한 소년의 이야기는 종종 등장해왔지만, 저승사자의 실수로 인해 60년이나 먼저 죽게 된 네모는 하루를 1년처럼 60일간 사는 운명을 맞는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나중에 크면 미혼모와 결혼하겠다는 이 엉뚱 소년은 어머니가 죽자 만화가게를 운영하는 미혼모 부자를 향해 연정을 키운다. 극장 화재로 부자의 아들과 영혼이 바뀌어 급하게 어른이 된 네모는 천진함과 유머로 부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급속도록 늙어가자 이별 또한 급하게 다가온다. 아역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의 연습과정과 촬영장면, 감독과 배우들의 코멘터리,16개의 삭제장면, 부자의 춤추는 장면 모음, 키스 장면 모음, 메이킹 필름을 부가영상에서 볼 수 있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감독 민규동 | 출연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임창정, 주현, 오미희 명절을 맞아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되짚고 싶다면 이 DVD가 제격이다. 여섯 커플이 일주일 동안 벌이는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는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면서도 토막토막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전개된다. 카메라는 이들의 일상을 토스하듯 가볍고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저 달콤할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인생의 면면은 때로 잔인하다. 아이를 지우러 간 아내가 걱정된 남편은 지하철에서 종이봉투를 뒤집어쓰고 아내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1분 동안 만이라도 함께 기도해 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 산다는 것은 때로 이렇게 절박하고 간절하다.‘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만들었던 민규동 감독은 사려 깊게, 우리 안에 이런 인연들이 얽혀 있으니 좀 더 따뜻하게 세상을 살자고 에둘러 말한다.2.35:1의 아나몰픽 영상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참여한 OST도 DTS 사운드로 담백하게 표현되었다. ● 이터널 선샤인 감독 미셸 공드리 |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이 이야기는 기가 막히다.‘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등 기발한 각본을 쓴 찰리 카우프만과 미셸 공드리의 합작품으로 실연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지우는 라쿠나사와 기억의 삭제를 의뢰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근 기억부터 점점 처음 기억을 잊어가던 남자는 소중한 기억을 삭제하는 것을 멈추기 위해 다른 기억으로 도망친다. 사랑했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어린 시절의 수치스러운 기억들 속으로 숨어들지만 결국은 라쿠나 직원들에게 제거 당하고 만다. 모든 기억을 잊어도 사랑은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영화의 명쾌한 결론이다. 미셸 공드리의 재기발랄한 연출력은 부가영상에 실린 메이킹 필름과 제작진과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벽이 무너지고 땅이 무너지는 ‘새러토가 애비뉴’의 촬영과정이 자세하게 실려 있으며 흥미로운 삭제장면도 볼 수 있다. 감독 특유의 영상미를 확인할 수 있는 깔끔한 화질과 공간감이 충실하게 표현된 사운드가 돋보인다. ● 헐리우드 엔딩 감독 우디 앨런 | 출연 우디 앨런, 테아 레오니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지만, 우디 앨런은 관속에 들어가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떨 인물이다. 그것도 자기 자신을 소재거리 삼아 뉴욕에 묻힌 유태인 뉴요커가 겪는 부조리한 상황들을 속사포처럼 쏴 댈 것이다. 한국인 입양아 순이와 결혼한 것으로 더 유명해졌지만 그의 촌철살인의 유머와 철판을 깐 블랙코미디는 일흔이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오스카를 두 번 수상했으나 예전 명성 같지 않고 새파랗게 젊은 여자와 살고 있다는 것 등 자기 자신을 빗댄 것이 분명한 이야기를 순진하고 연약한 얼굴로 쉬지도 않고 떠들어댄다. 블록버스터 재기작의 메가폰을 잡은 ‘왕년의 명감독’은 크랭크인과 동시에 시력을 잃고 급기야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연출하기 시작한다. 화질이나 사운드는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할리우드를 향해 서슬 퍼런 조소를 날리는 노장의 블랙유머에 빠지다 보면 그런 것쯤 별 문제 되지 않는다. ● 야수와 미녀 감독 이계벽 | 출연 류승범, 신민아, 김강우 시각장애인 소녀와 별 볼일 없는 총각의 러브스토리는 이미 ‘안녕,UFO’에서 한 차례 본 적이 있다. 내용상으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자유자재로 슬랩스틱을 구사하는 류승범이 가세했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범수가 가짜 라디오 DJ였던 것처럼 류승범 역시 목소리를 쓰는 성우로 등장한다. 괴물 소리만 전문으로 내는 단역 성우인 동건은 자신의 차를 택시로 오인하고 탄 시각장애인 소녀를 날마다 태워준다. 그러면서 자신을 고등학교 시절 킹카였던 동창 녀석의 외모로 설명한다. 문제는 소녀가 안구기증을 받으면서 불거진다. 그 동창 녀석과 소녀가 우연한 기회에 만난데다 킹카 동창이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가영상에 제작일기, 감독과 배우 인터뷰, 삭제장면 등이 실렸다. 개그맨 안상태와 류승범의 촬영분이 별도의 클립에 담겼는데 애드리브와 NG 장면이 코믹하다. ● 미스터 소크라테스 감독 최진원 | 출연 김래원, 오광록 조직원 하나를 경찰로 만들어 조직의 끄나풀로 이용한다? 이거 어디서 본 듯한 설정이다.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에서는 조직에서 경찰로 보낸 유덕화와 경찰에서 조직으로 보낸 양조위의 극적인 만남이 있었지만 이 영화에선 그렇게 날선 구도가 긴장감 있게 전개되기보다는 코믹한 면이 부각된다. 조직 안에서도 내놓은 망나니를 데려다 검정고시를 보게 하고 경찰 시험에 응시에 합격하게 만드는 과정이 코믹하다. 기존 영화들과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준 김래원의 변신에도 주목할 만하다. 부가영상으로 최진원 감독, 김래원, 강신일, 이종혁이 참여한 코멘터리와 메이킹 다큐, 김래원의 액션 연기,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을 모은 일문일답, 감독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는 삭제 장면, 포토 갤러리, 뮤직 비디오 등이 수록되었다. ● 형사 감독 이명세 | 출연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였지만 영상미만큼은 관객들에게나 평단에게 최고 점수를 받았다. 스타일리스트로 명성이 드높은 이명세 감독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뒤 6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드라마 ‘다모’와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접근 방식은 다르다. 가짜 돈과 모반을 꾸미는 역적 무리를 건드리면서도 적일 수밖에 없는 두 남녀의 로맨스를 진하게 그렸다. 달밤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검술은 탱고를 차용한 춤사위로 강렬함을 더했고 장면마다 등장하는 완벽한 미술과 세트, 의상, 배우의 동선 등은 찬사가 나올 정도로 화려하다. 극장에서 명료한 대사를 듣기 어려웠다면 DVD에서 한층 더 또렷해진 배우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새소리, 발자국 소리, 원근을 조절하여 나는 웅성거림, 사방에서 몰아치고 휩쓸어나가는 듯한 섬세한 사운드도 감상할 수도 있다. 세 개의 디스크로 구성된 이 DVD에는 배우와 감독, 제작진이 함께 한 음성해설을 비롯해 화려한 영상에 대한 비밀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 판타스틱 4 감독 팀 스토리 | 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번스 우주 탐험을 하던 4명의 탐사원이 우주 폭풍에 접근하는 계산 오류로 방사선 구름에 뒤덮인다. 이 사고로 그들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초인의 능력을 얻게 된다. 처음엔 이 능력을 재앙이라고 생각하지만 예기치 않은 활약으로 이들은 영웅으로 변신한다. 코믹스가 원작인 만큼 시각효과 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 무채색에 가까웠던 영상이 돌연변이 초인들의 활약이 전개되면서 드라마틱하게 변모한다. 화려한 영상의 장점을 고스란히 수용하고 있는 2.35:1 아나몰픽 영상은 시각적인 청량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며 DTS 음향은 예리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영화의 볼거리가 많은 만큼 다양하고 흥미로운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영화제작 다큐멘터리, 메이킹 필름, 애니매틱 분석, 삭제장면 등 본편 못지않은 흥미로운 영상이 대거 수록되었다.5월 개봉 예정인 ‘엑스 맨 3’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도 있다.
  • 인도 10살 소년 영화감독 데뷔

    열살짜리 어린이가 상영시간 2시간이 넘는 영화의 각본을 직접 쓰고 메가폰까지 잡았다면 쉽게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도 남부 방갈로르 출신의 키샨 슈리칸스가 또래의 빈민가 아이들 삶을 조명한 영화 ‘길거리’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고 감독까지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거장 키샨’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네살 때 영화에 데뷔해 이미 24편의 영화와 크게 히트한 TV 드라마에 출연해 얼굴이 알려진 배우 출신이다. 키샨이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은 여섯살 때 신호등 근처에서 신문을 팔고 있는 빈민가 아이들을 보고 받은 충격에서 시작됐다. 당시 아빠에게 ‘왜 저 아이들은 나랑 다르냐.’고 물었고 ‘부모가 없어서’라는 답을 들었다. 마음이 너무 불편했던 그는 그 애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뒤 틈나는 대로 내용을 정리했다. 대강의 내용을 읽어본 아빠 친구가 “직접 썼으니 네가 감독까지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세무 공무원인 아빠의 도움을 얻어 이번에 메가폰을 잡게 됐다고 BBC는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경제플러스] 삼성 MP3 플레이어 ‘YP-T55’ 출시

    삼성전자는 2003년에 발매돼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이 팔린 인기 MP3플레이어 ‘YP-55’를 업그레이드한 ‘YP-T55’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제품은 YP-55에 비해 크기가 3분의2 가량으로 줄고 배터리 1회 충전시 음악 재생 시간이 15시간에서 18시간으로 늘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12MB(메가바이트) 모델이 13만 9000원,1GB급이 17만 9000원.
  • 애니메이션, 광고를 만나다

    광고에 애니메이션이 접목되면서 코믹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귀여운 캐릭터가 재미나게 춤을 추면서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 그동안 기업 이미지나 자동차, 정보통신 광고에서 보였던 근엄하고 무게있던 것과 비교하면 새로운 양상이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 10일 시작된 기아자동차의 뉴스포티지 광고. 세련된 외관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뉴스포티지의 새로운 광고 컨셉트는 ‘Dynamic Spirit’이다. 무협 만화처럼 역동적이다. 광고는 ‘축지주행신공’,‘만차주차신공’,‘여심흡수신공’이라는 세 가지 ‘주행신공(走行神功)’을 애니메이션과 실제 영상과 결합한 독특한 기법으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경쾌한 중국 음악을 배경으로 무술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동작으로 시작한 광고는 ‘여심흡수신공’에 이르러 무술체조인 듯한 댄스로 변화되고 있다. 소림사에서 막 하산한 무림 고수가 조금은 코믹하면서도 매끄러운 댄스를 선보인다.‘여심흡수신공’은 세련되고 멋진 자동차로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표현했다. 젊은이들 사이에 여자를 유혹하는 대표 기술인 댄스를 소재로 활용했다. 마지막 내레이션은 “다 줘도 못 바꾼다.” 터프가이의 대명사 김보성의 목소리다. 뉴스포티지는 다이내믹한 젊은 남성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남성들의 영원한 팬터지인 무협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표현했다. 또 한가지 광고는 현대캐피탈 기업이미지 PR이다. 일반인에겐 캐피탈이라는 단어는 왠지 어렵고 거리감부터 생긴다. 하지만 광고에선 귀여운 캐릭터와 경쾌한 리듬을 등장시켜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친숙하게 다가선 것이다. 자칫 딱딱하고 건조하기 쉬운 자랑인 ‘자동차 할부시장 1위’,‘15조원’의 자산 규모, 그리고 ‘직장인 신용대출 및 모기지론’ 등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애니메이션 화면을 통해 절묘하게 담아내고 있다.랩송은 ‘한국의 에미넴’으로 불리며 언더 그라운드 힙합 장르에서 맹활약 중인 ‘바스코’가 직접 불렀다. 재미있고 기발한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쉽게 친근한 기업 이미지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는 그동안 에릭, 현빈 등 톱 스타만을 모델로 기용했지만 올해 메가패스의 ‘언더그라운드 문화 캠페인’ 광고에서 탭 댄스를 추는 고양이를 등장시켰다.그동안 무조건 빠르다는 속도 경쟁에서 한발 비켜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문화 코드로 바꾼 것이 광고의 특징이다.광고는 파란 바탕에 “올해부터 우리 함께 탭 댄스를 추지 않을래?”라는 자막이 올라오면서 시작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고양이(메가캣)가 탭 댄스를 춘다. 탭 댄스 소리가 어찌 들어보면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와 비슷하다.녹색과 검은색을 조화시키고 수염의 움직임까지 묘사하는 등 세련된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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