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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5승 21일 재도전

    박찬호(LA 다저스)가 시즌 5승 사냥에 다시 나선다. 박찬호는 오는 21일 새벽 2시10분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지난 몬트리올전에서 팀 타선의 침묵으로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쓴 박찬호는 메츠를 제물로 반드시 5승 고지를 밟는다는 각오다. 박찬호가 이날 경기에서 승수를 보태지 못하면 목표인 시즌20승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메츠에는 일본인 타자 신조 쓰요시(29)가 외야수로 뛴다.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10년간 활약하며 홈런 145개를 기록한장거리 타자다. 10억엔의 다년계약을 뿌리치고 연봉 50만달러(6억원)에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신조는 최근 4할대에 육박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타자와첫 대결하는 박찬호는 한일간의 자존심과도 맞물려 ‘혼신투’를 다짐했다. 김민수기자
  • 안타깝다 찬호…8K 4패

    박찬호(LA 다저스)가 호투하고도 무기력한 타선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하지만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은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박찬호는 16일 캐나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7이닝동안삼진 8개를 솎아내며 6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어 0-2의 패전을 기록했다.몬트리올전 4연승을 달리던 박찬호는 이로써 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시즌 4패째(4승)를 당했다. 그러나 방어율은 3.08에서 3.02로 다소 좋아졌다. 다저스 타선은 박찬호의 호투에도 불구,상대 선발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다양한 볼배합에 연신 헛방망이질하며 2루조차 밟아보지 못하는 최악의 빈공을 보였다.바스케스는 9이닝동안 삼진 9개를 뽑으며 단 2안타 1데드볼로 완봉승. 1회 선두타자 올랜도 카브레라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박찬호는 후속타자들을범타로 처리한 뒤 2회를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그러나 박찬호는 3회 1사후 마이클 바레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카브레라에게 좌익선상 3루타를 맞아선취점을 빼앗겼다.4회에도 선두타자 리 스티븐스를 데드볼로 출루시킨 뒤 주포 블라디미르 게레로에게 우측 담장에맞는 1타점 2루타를 허용,0-2로 뒤졌다.이후 박찬호는 7회까지 고비마다 삼진과 병살타로 추가 실점없이 버텼고 8회초 타격때 교체됐다. 박찬호는 오는 21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즌 5승에 재도전한다. 한편 김병현은 이날 시너지필드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4-1로 앞선 8회말 구원등판,2이닝동안 3연속탈삼진 등 무안타로 완벽히 막았다.지난 4일 몬트리올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김병현은 시즌 첫 세이브(2승1패)를 올리며 방어율을 3.74로 끌어내렸다. 김민수기자 kimms@
  • 박찬호 10일 4승 재출격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승수 보태기에 실패한 박찬호(LA 다저스)가 시즌 4승에 다시 도전한다. 박찬호는 10일 오전 11시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미국 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한다.지난 5일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완벽한 피칭을 하다 허리통증으로 오히려 패전의 멍에를 쓴 박찬호에게는 이번 경기가 시즌 20승 여부를 가름할 고비가 될 전망이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중위권인 플로리다에는 클리프 플로이드,케빈 밀러,앤디 팍스 등 박찬호에게 유독 강한 타자들이도사리고 있다.특히 플로이드는 박찬호를 상대로 17타수 7안타를 빼냈고 7안타 가운데 4개가 홈런.밀러는 4타수 3안타,팍스는 타율 .333을 각각 기록중이다.여기에 박찬호의 선발맞상대인 라이언 뎀스터(3승3패,방어율 4.67)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 다저스 타선의 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박찬호는 최근 2경기에서 보인 완벽한 피칭을 다시 한번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박찬호 허리 이상무

    지난 5일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호투하다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한 박찬호(LA 다저스)가 하룻만에 쾌유,선발로테이션에 정상 가담한다. 짐 트레이시 감독은 “일시적으로 허리 경련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움직임에 큰 지장은 없었고 재검사에서도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박찬호는오는 10일 오전 11시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예정대로 등판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박찬호는 5일 새벽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커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6회까지 볼넷 1개 없이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0-0이던 7회 무사 1·2루에서 론델 화이트를 상대하던 중 갑자기 허리 통증을 호소,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찬호의 마운드를 넘겨받은 매트 허지스는 중전안타와 내야 안타,외야 희생플라이 등으로 박찬호가 내보낸 뮬러와소사가 홈을 밟게 해 박찬호에게 2자책점을 안겼다.다저스는 0-4로 졌고 박찬호는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써 3승3패가됐지만 방어율은 3.63에서 3.55로 다소 떨어졌다. 김민수기자
  • 박명환 선발승 “30개월만이야”

    박명환(두산)이 2년 6개월여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고SK는 창단이후 최다연승 타이인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박명환은 26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해태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6이닝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올해 중간계투로 뛰던 박명환은 이로써 시즌 첫 승을 거뒀다.두산은 해태의 막판 맹추격을 5-4로 따돌리고 3연승,공동 2위인 SK·삼성에 반게임차로 앞서 선두를 지켰다.두산은 1회 무사 2·3루에서 타이론 우즈의 적시타로 2점,3회 2사에서 장원진의 1점포와안경현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더 보태 승기를 잡았다.해태는 9회말 김태룡과 정성훈의 각 2점포로 따라붙었으나 역전에는 힘이 모자랐다. SK는 인천에서 한화를 2-0으로 완파,팀 최다연승 타이인 4연승을 달렸다.SK는 김희걸-오상민(5회)-조규제(8회)-조웅천(9회)의 특급 계투로 한화 타선을 단 2안타로 잠재웠다. 천안북일고-한양대를 거쳐 한화에 입단한 루키 지승민은 시즌 첫 선발로 나서 8이닝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6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완투했으나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다.SK는0-0이던 7회 1사 2·3루에서 대타 손차훈의 1타점 적시타로결승점을 뽑고 8회 2사2루에서 틸슨 브리또의 1타점 2루타로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대구에서 배영수의 호투와 김종훈·진갑용의 홈런등 장단 10안타로 롯데를 9-5로 눌렀다.배영수는 5와 3분의2이닝동안 7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버텨 다승 선두그룹(3승)에 합류했다.잠실에서는 현대가 박재홍의 홈런 2발 등 장단 11안타로 LG를 10-5로 물리쳤다. 김민수기자 kimms@
  • 15개 역사학술단체 ‘日교과서 문제‘심포지엄

    15개 역사학 관련단체가 19일 공동개최한 ‘일본의 역사교 과서 문제와 네오내셔널리즘’심포지엄에서는 하종문 한신 대 일본학과교수 등 4명이 주제발표를 했다.그 내용을 요 약했다. ◆김유경 경북대 사학과 교수. 흔히 유럽의 역사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편찬,배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편찬후 교육당국에게 심사받고 인가가 난 뒤에야 배포할 수 있다.이러한 절차에 대해 독 일의 역사학자·역사교사들은 더러 문제제기를 통해 나름 대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독일은 두차례에 걸친 세 계대전의 패배로 전쟁책임자라는 멍에를 쓰고 있다.1945년 후 독일 역사교육의 기본방향은 ‘부정적인 과거의 극복 ’인데 단순히 ‘만행과 과오의 시인’과 반성적인 수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독일이 유럽공동체의 정상적인 성 원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로 국민교육체계의 재정비와 개혁 을 수반한 것이다. 우선 자국의 역사를 유럽사의 문맥에서 서술했으며,과거 의 ‘만행과 과오’는 독일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인 모두가 기억해야 할 사안이자,미래를 위한 ‘공통 의 체험’으로 서술했다.독일은 백마디 말보다 역사교과서 를 통해 과거사를 진정 참회하고 사죄하고 있음을 보여주 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정재정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2002학년도 중학생용으로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있는 역 사교과서는 모두 8종.그런데 이 교과서들이 모두 일본의 아시아침략을 ‘진출’로 표현하거나 ‘종군위안부’등 식 민지배와 관련된 내용을 대폭 삭감하거나 은폐,왜곡해 인 근 국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이 ‘모임’은 지난 96년 12월 교수·언론인·작가·기업인 등 78명이 주동이 돼 만든 단체로 회장은 니시오 전기통신대학 교수.이들은 중 학교 검정교과서에 실린 ‘종군위안부’항목의 삭제를 요 구하는 등 기존 교과서 제작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산케이신문을 통해 수년간 자신들의 황국(皇國)사관을 홍보한 후 자체적으로 역사교과서를 집필,교과서 시장진출 을 노리고 있다.이들은 일본역사가 세계 4대 문명권 이상 으로 유구할 뿐더러 태초부터 최고국가였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서술에서 객관성을 잃고 있다. ◆이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 일본 문부성은 거의 대부분의 교과서에 대해 지난해부터 검정을 실시하였으며,3∼4월에 최종합격 여부를 판가름한 다.현재 일본 문부성에 제출된 검정심의본 7종 가운데 교 과서 채택률이 높은 3대 출판사가 만든 역사교과서를 대상 으로 한국관련 서술내용의 문제점,변화과정 등을 살핀다. 일본 중학교에서 40.4%나 채택하는 도쿄서적의 ‘새로운 사회’교과서는 일부 항목에서 변화를 가져오다가 다시 과 거로 회귀하고 있다.재일한국인 문제,한국의 경제성장 등 에서 바람직한 변화를 보여왔으나 검정심의본에서는 독립 운동·종군위안부·의병전쟁 관련내용을 삭제했다.오사카 서적의 ‘중학사회’교과서는 여러 항목에서 변화를 보인 다.청동기시대 편년을 서기전 10세기로 정확하게 기술하였 으며,‘안중근 의거’를 침략에 대한 저항으로 정당하게 평가했다.그러나 종군위안부 관련내용은 현행교과서보다 후퇴했다. 교이쿠출판의 ‘중학사회’는 여러 주제에서 바람직한 변 화를 보인다.조선인 강제연행·강제노동 실태를 구체적이 고 정확하게 묘사했다.특히 일본정부가 대한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사실도 추가했으며,다른 교과서와 달 리 고려시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언급했다.종군위안부 문제는 다소 후퇴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 . 90년대 들어 일본에서는 역사인식,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논의가 열기를 더해갔다.82년,86년의 ‘패배’로 절치부심 하던 우파 정치가들에게 90년대 들어 불거진 ‘일본군 위 안부’문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자민당의 야스쿠니신사 관계 3단체는 총회를 열어 “도쿄 재판에 오염된 역사관을 바로 세우고,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자”며 ‘역사·검토위원회’를 설립했다.패전 50주 년이 가까워지면서 역사인식의 이슈는 더욱 열기를 더했다. 사회당의 무라야마 총리가 진두지휘에 나서 분투했지만 95 년 6월 중의원을 통과한 ‘부전(不戰)결의’는 식민지 지 배와 침략전쟁의 사죄를 살짝 비켜간 어정쩡한 문구로 메 워졌다. 한편 95년 1월 ‘자유주의사관 연구회’를 창립,대표를 맡은 후지오카 도쿄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세계의 군대가 위안부와 같은 제도를 갖고 있건만 일본 인만 음란하다고 한 것은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문 부대신에게 ‘정정신청 권고’를 전달했다. 자학사관은 바로 이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유주의 사관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활동은 근본적으 로 일본의 우경화·군국주의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 [공직인맥 열전](18)정보통신부.상

    정보통신부 본부조직은 2실3국3관으로 돼 있다.미니 부처다.본격적인 IT(정보기술)시대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라고 할 정도다.그런만큼사람은 적고,업무 영역은 넓다.자리 하나하나가 ‘노른자위’인 것이다. 노른자위에는 양대 산맥이 포진하고 있다.외인부대인 재정경제부 출신(옛 경제기획원)과 터줏대감인 구 체신부 인맥으로 짜여져 있다.정통부는 두 세력간의 조화와 헤게모니 다툼이 양립하는 모양새다.그속에서 기술고시 출신과 행정고시 출신 인맥으로 얽힌다. 외인부대는 안병엽(安炳燁)장관이 이끈다.변재일(卞在一) 정보화기획실장,손홍(孫弘) 정보통신정책국장 등이 요직에 입성해 있다.체신부 인맥은 김동선(金東善) 차관이 정점이다.김창곤(金彰坤) 기획관리실장,석호익(石鎬益) 정보통신지원국장으로 이어진다. 김 차관은 우정분야에서 뼈가 굵은 ‘우정통’.첨단 IT분야에서의약점을 남다른 노력으로 커버한다.IT관련 자료들을 집에 갖고가서 밤늦도록 공부한다.강한 보스기질을 바탕으로 업무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서열 3위인 김창곤기획관리실장은 기술직 대부로 통한다.행정경험도 풍부해 정통부 내에서는 ‘전자행정학과’출신이라고 부른다.CDMA(코드분할다중접속)도입에 깊이 관여하는 등 정통부의 산증인이다.기술관료들은 거의 ‘김창곤인맥’으로 분류된다.성실 묵묵하나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변재일 정보화기획실장은 김창곤 기획관리실장과 더불어 차기 차관자리를 다툰다.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의 주역.지난해 연두업무보고때 브리핑을 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칭찬받는 등 브리핑 실력이 뛰어나다.국무총리실 올림픽조직위 근무 등 파견경험이 많고 부처간 업무조정능력이 뛰어나다.다른 부서와의 조화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능력있는 부하직원들만 골라서 쓰려고 하다보니 다른 실국장들과 알력을 빚는 일도 있다. 손홍 정보통신정책국장은 최고참으로 재경부 시절 독직사건으로 시달렸지만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명예회복했다.그뒤 재경원에서정통부로 진입했다. 개혁적으로 바꾸려고 강하게 밀어붙이려다 보니꺼려하는 부하직원들도 없지 않다.기술고시 출신의 산증인이 김창곤 기획관리실장이라면 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은 행시 출신의 산증인.여러 부서를 두루 섭렵해 정통부의 과거와 현재를 훤히 꿰뚫는다.일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스타일 탓에 ‘석주사’라는 별명이 붙었다.IMT-2000 주무국장으로 정책혼선의멍에를 짊어지고 있다. 노준형(盧俊亨) 전파방송관리국장은 정통부 초고속망구축기획단을만들 때 재경부에서 옮겨와 초고속망 구축계획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깊이 관여했다.서울대 법학과 출신답게 논리적이지만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도 따른다. 3관 중 하나인 노희도 국제협력관은 김창곤 기획관리실장을 잇는 기술전문 관료.이규태(李圭太) 감사관은 우정·통신업무를 두루 경험했으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스타일.때문에 PCS(개인휴대통신)사업자 선정과 관련,검찰의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인식(金仁植) 공보관은 직장생활 중 고시전선에 뛰어든 만학도.통신정책실,정보화기획실 등 요직을 거친 ‘올라운드플레이어’다.초고속통신망과 선진국들이 이전을 기피한 중대형컴퓨터기술의 국산개발정책을 입안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인제군 가로리 빙어파시

    오죽했으면 ‘호수의 요정’이란 깜찍한 별칭이 다 붙었을까.은백색배를 퍼뜩이며 얼음구멍에서 끌려나오는 조그맣고 생기발랄한 물고기,빙어가 제철을 맞았다.두터운 얼음이 언 겨울 호수에서 ‘호호’ 손을 불어가며 낚시바늘에 미끼를 꿰고 얼음 구멍에 드리우면 이내 손가락 길이만한 빙어들이 딸려나온다.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입안에던져넣으면 담백하고도 고소한 맛이 번져나간다.아이들은 얼음구멍을 들여다보다 곧 썰매를 지치고.겨울호숫가엔 웃음이 화사하게 퍼져나간다.이보다 더한 겨울 나들이가 없다. 일망무제(一望無際)는 아니지만 얼음으로 뒤덮인 겨울 소양호는 활달한 기상으로 가득하다.시원스레 펼쳐진 설원에 군데군데 까만 점이움직인다. 예년보다 일찍 달려온 동장군 덕에 빙어낚시꾼들이 나타났다.1월 중순이 되어야 구경할 수 있었던 얼음이 지난해 말부터 얼기 시작했다. 벌써 두께가 20㎝에 이른다. 기록적인 폭설 뒤에 10㎝ 정도 눈이 내린 9일,강원도 홍천을 거쳐 인제군 신남을 지나 20여분 조심스레 달렸을까. 가로리 빙어파시가 눈에 들어온다.서울 사람도 잘 아는 군축교에서 5분 거리. 가로리의 정식 행정지명은 남전2리.이곳에서 태어나 40여년을 살아왔다는 황철진씨는 “주말에는 자동차가 1,000대 정도 머물다 가고 평일에도 200~300대는 너끈히 온다”고 말한다. 호수에 내려서니 여기가 호수인가 싶다.30㎝ 눈이 얼음을 뒤덮어 호수는 그야말로 소담스럽기 그지 없다.그저 고요하고 넉넉하기만 하다. 정적을 깨뜨리는 건,여기저기 끌로 얼음을 두드려 깨우는 ‘쿵쿵’소리,낚시꾼들이 터뜨리는 “빙어다”라는 외침뿐이다. 빙어를 제대로 낚으려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낚시바늘 중에 가장작은 빙어전문 바늘을 골라야 하고 얼음을 손 하나 들어갈 정도로 작게 파야 한다.여기엔 함께 온 어린이들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마음 씀씀이도 자리한다.게다가 떡밥을 주먹밥으로 만들어 비닐봉지 같은 데 담아 얼음구멍에 얹어놓아야 한다. 떡밥을 뿌리면 좋은 것으로 일부는 알고 있지만 그러면 배가 불러 미끼를 안 문다는 게 양동성(41·양구군 양구읍)씨의 조언이다.구멍을자주 옮기는 것도 비결이다. 그의 곁에는 양은 양동이 안에 조개탄이 활활 타고 있다.손을 녹이기 위한 치밀함이다. “빙어는요,이렇게 날씨가 ‘따땃’하면 잘 안 잡혀요.미끼를 바늘에 끼지 못할 정도로 손이 덜덜 떨릴 만큼 추워야 해요”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바람이 거세지자 빙어회와 함께 소주 한순배가 돈다.“쪼끔만 드시요”하면서 컵 가득히 소주를 붓는 것이 강원도식 권주법일까.나무젓가락으로 빙어 머리쪽을 눌러 집어올리니 빙어가 힘을 못쓴다. 초고추장을 찍으니 그때서야 매운 듯 몸을 뒤튼다.파드득,놈의 움직임이 혀안에서 감지된다.그리고 이내 스며드는 고소한 맛.이 맛에 온 들녘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을 폐속 깊숙히 집어넣으며 앉아있는 것이다. 인제읍에서 놀러온 김민혁(12)군은 어른들이 파둔 구멍을 여기저기살펴보느라 연신 웃음을 짓는다.눈치가 백리를 달리는,제 또래 도시아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천진난만함이 그가 들여다보는 얼음물에 비친다. 그가 몹시 안타까운 것은 눈이 쌓여 얼음썰매를 지칠 수 없다는 것이다.빙어파시 입구에는 ‘착하고 공부 잘하는 어린에게만 빌려줍니다’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하루 종일 타는 데 3,000원. 아빠는 썰매 탄 엄마를 밀어주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아홉살 먹은 꼬마는 네살 아래 여동생을 의젓하게 끌어 줄 수 있을텐데…. 그래서 빙어낚시는 가족들의 놀이터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아이잃어버릴 염려 없이 “깔깔,호호” 웃어대며 시간을 잊는 곳,시간이정지한 듯 자연과 가족이 하나됨을 확인한다. 해가 기울어지고 서녘에서 찬바람이 일순 불어온다.날이 추워질 모양이다.빙어꾼들의 얼굴에 아연 활기가 돈다. [빙어] 피라미와 비슷하지만 더 날씬하다.종은 전혀 다르지만 멸치를 연상하는 이들도 많다.실제로 전북 완주에서는 민물멸치라 부른다. 살이 달고 오이맛이 난다고 해서 과어(瓜魚)라고도 불린다.맛은 은어와 같다.두 물고기는 유전적으로 가까워 함께 바다빙어과에 속한다. 자세히 보면 다른 물고기와 달리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기름지느러미가 달려있어 은어,연어,송어 같은 빙하시대의 냉수 어종에 속한다. 일제가 1925년 함경남도용흥강 하류에서 채란해 제천 의림지,수원서호,충주 등에 이식하면서 퍼져나갔다.일본인들이 즐겨 먹었기에 수출용으로 키운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겨울낚시터의 ‘진객’이 되었다. 조황은 인제 중앙낚시 (033)461-4854,신남 제일낚시 (033)461-6163,신남 국제낚시 (033)461-1070에서 알 수 있다. [인제 빙어축제] 올해로 4회를 맞아 2월2일부터 4일까지 신남선착장일대에서 열린다.지난해 전국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서 전국 2대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성공적인 축제로 꼽힌다. 얼음축구는 물론 볼링,훌라후프,얼음 위에서 즐기는 산악자전거 등레포츠행사와 스노우모빌이 이끄는 셔틀썰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366[가는 길] 서울을 출발,44번 국도를 이용해 양평,홍천,신남을 거쳐 20분 정도 달리면 신남선착장이다.이곳에서 5분 더 들어가면 남전리빙어파시를 만날 수 있다. 상봉동 터미널(02-435-2122)에서 오전 5시5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20회,동서울 터미널(02-446-8000)에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6시5분까지 22회 인제까지 운행,3시간30분 소요. 인제 임병선기자 bsni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캠퍼스의 눈/ 노근리·베트남 ‘양민학살’의 진실

    베트남에서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68년 2월 퐁니·퐁넛 마을에선 부녀자 69명이 한국군에게 처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최근까지 이 사건의 진상과 관련,공방이 계속된다.그런데 퐁니 마을뿐만 아니라 10월에 호앙쩌우 마을,69년 4월 푸옥마이 마을에서도 ‘베트남민간인이 살해됐다’는 관련 문건들이 잇따라 공개돼 그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양민학살 사건들은 지난 14일 주베트남 미군사령부의 각종 수사보고서와 20여장의 흑백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로번져간다.월남전에 참가한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은 그동안 수많은의혹이 제기됐으나 관련 당사자들은 ‘그럴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문서에는 “1969년 4월 푸옥마이 마을 사건은 당시 한·미·베트남3자가 공동조사를 벌여 사실을 입증했다”고 나와 있어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물론 참전군인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적과 민간인이 구분되지 않은 베트남전 속성을 너무도 모른다’고 주장한다.또 학살자라는 멍에가 웬말인가라며 안타까워한다.이 사건은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로 유명한 ‘노근리’와 흡사하다. 미군의 잔혹성과 비도덕성을 나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막상 우리가 베트남에서 ‘가해자’로 지목되자 조용히 가라앉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우리가 일제의 만행을 낱낱이고발하며 핏대를 세울 때도,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이 자행된 노근리사건을 얘기할 때도 모두 그 밑바탕에는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의식이 배경이 됐다.우리가 당한 오욕의 역사에 대한 책임규명을 요구하기에 앞서 이제 우리도 과오를 투명하게 시인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박 지 영 연세대학보사 poppy777@chunchu.yonsei.ac.kr
  • ‘한국의 세잔’이인성 회고전

    인상주의 화가 이인성(1912∼1950).한국근대미술의 도입기이자 성장기인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그는 어느 누구보다 걸작을 많이 남긴 작가였다.조선미술전람회는 이인성을 위한 무대라고 할 만큼 일제 식민지 시대에 그는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하지만 이인성에 대한 평가는엇갈린다.그가 추구한 ‘조선 향토색’은 일제가 조장한 지방색의 일환이었다는 비판이 있는가하면,관전(官展)을 중심으로 활동한 그의경력이 ‘출세지향적이고 타협적인 작가’라는 멍에를 안겨주기도 한다.뚜렷한 자기 양식을 확립하지 못한 절충주의 작가라는 지적도 따른다.화가로서의 이인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올해는 그가 서거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에 맞춰 삼성미술관이마련한 ‘근대화단의 귀재 이인성-작고 50주기 회고전’(2001년 1월25일까지)은 그의 예술적 성과와 한계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자리다.전시장인 서울 호암갤러리에는 수채화,유화,드로잉 등 90여점이 나와 있다.조선미전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은 ‘경주의 산곡에서’(1935년)를 비롯해 ‘가을 어느날’(1934),‘복숭아’(1939),‘카이유’(1932),‘아리랑 고개’(1934) 등 대표작들이 망라됐다.작가가 19살 때 그린 수채화첩도 처음 공개됐다. 대구에서 태어난 이인성은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보통학교만 졸업하고 거의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했다. 이인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국적 인상주의’를토착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이다.그는 1930년대 초 한국 고미술 연구가로 잘 알려진 시라카미 쥬요시의 주선으로 일본에 유학,서구미술의 후기 인상주의 기법을 익혔다.고흐,고갱,마티스,세잔 등의 인상주의는 그를 포함한 일본유학파들에 의해 한국화단에 흘러들었다.이인성은 이 서구사조를 나름의 주체적 화풍으로 소화했다.후기인상주의를조선의 향토색 내지 향토적 서정주의로 승화해 토착화시킨 것이다.그의 화풍은 ‘이인성류’로 발전해 근현대 한국미술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이인성은 20여년의 길지 않은 화력을 뜨겁게 불태웠다.하지만 그의죽음은 너무 어처구니없었다.한국전쟁 와중인 1950년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순경과벌인 사소한 시비 끝에 순경의 총기 오발로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소설가 최인호는 그의 최후를 각색한 에세이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에서 순경이 이인성의 이마에 총구를 겨냥한채 방아쇠를 당겼다고 묘사했다. 김종면기자
  • 광주 반부패연대 1회 청백리상 수상 李相昊국장

    ‘뇌물 몇백만원에 공무원의 자긍심과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전남도 이상호(李相昊·47·3급)경제통상국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기회가있을 때마다 이르는 말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거나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이 공직사회에서 아예 사라져야 한다는 것도 이 국장의 신념이다. 광주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이 국장은 이같은 ‘외골수’ 공직관으로 인해 많은 고향 선후배들로부터 ‘뻣뻣하다,건방지다’는말을 자주 들어왔다. 그러나 광주지역 32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반부패 국민연대광주본부(대표 서명원)는 17일 이 국장을 제1회 청백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20여년을 고집해온 이 국장의 강직한 공직관이 비로소 평가를 받은 것이다. “명예롭기보다 멍에라는 생각이 앞서 밖으로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이 국장은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믿고 실천한다”면서 “그럼에도 사건만 터졌다 하면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행정고시(18회)에 합격,81년 사무관(5급)으로 전남도에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노사업무 담당 부서인 노정계장을 맡았던 그는 숙부가 운영하던 회사에서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고,주위에서손을 쓰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가 앞선다”며 모른 체 했다.이 때문에 한동안 숙부와 불편한 관계로 지내야했다. 94년 행정공무원의 꽃인 자치단체장으로 발탁됐을 때 적극 천거했던상급자가 조용히 불러 “지사에게 조그만 ‘인사’좀 하라”고 특별히 부탁했다.뒤에 상급자가 “인사했느냐”고 묻자 이 국장은 “예,군수사령장 받을 때 정중히 ‘인사’했다”고 응수했다. 이 국장은 군수 시절 인사때면 아예 관사 출입을 통제했다.고향인보성 군수때 노모(76)를 통해 인사 청탁이 들어오자 이튿날 간부회의에서 이를 공개,어떠한 청탁도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 국장의 부인 설혜원(薛惠元·42)씨는 한술 더 뜬다.허리가 아파전남 곡성에서 전북 남원까지 통원 치료하던 시절 군수 관용차 운전기사가 자가용을 운전해 주겠다고 하자 아예 시외버스를 이용했을 정도다. 이 국장은 애국지사 서재필 박사의 외손으로 94년 서 박사 유해 국내 봉환때 유족대표를 맡았었다.그는 이때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한다.‘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겠다’고.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크로포드 플로리다州 검표위원장 문답

    플로리다주 주투표검표위원회 위원장으로 재검표작업을 총지휘하고있는 봅 크로포드 농무·소비자부 장관은 11일 오전(현지시간) “플로리다주내 26개 카운티에서 부정확한 개표가 진행돼 이를 교정하기위한 수작업 검표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플로리다주 선거가 명확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다음은 크로포드의 인터뷰 요약. ■팜비치 카운티 일부에서 수작업 검표가 이뤄지는 등 이미 2차례 집계가 이뤄졌는데 또 전지역을 대상으로 수작업 검표를 하는 이유는. 주내 67개 카운티중 26곳에서 부정확한 집계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플로리다주 선거 결과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 ■투표집계에 더 많은 이상이 있다는 것인가. 우선 검표작업에서 숫자가 이전 결과와 차이나는 카운티가 67개 카운티중 54개 곳에 달한다.부정확한 집계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우선 전자 천공식 투표방식에서 온 부정확한 집계와 개표 과정에서 표집계 과정의 문제 등 2가지가 발견됐다. ■좀더 자세히 밝힌다면. 전자 천공식 투표방식은 후보자 이름 옆의 작은 구멍에 전자펜으로누르는 방식인데,투표하는 사람이 일정한 압력 이상 혹은 이하로 누를 경우 기계가 이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집계과정에서 기계가 투표용지를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는데에서 나온 부정확한 결과이다.이 경우들은 수작업을 통해 투표용지를 정밀검사하면 밝혀질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부시 진영은 재검표를 중지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우리는 주법에 따라 선거를 치렀고 이에 따라 검표를 하는 것이다. 정확한 집계를 하는 것은 선거법의 기본규정이다.이미 뉴멕시코주에서도 수작업 검표로 개표상황을 교정한 곳도 있다. ■수작업 재검표를 할 카운티는 몇군데나 되나. 팜비치카운티를 비롯해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등 3∼4곳이 우선이며 검토결과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텔러해시(미플로리다주) 최철호특파원 hay@
  • 올 대졸자 취업진로 ‘갈팡질팡’

    대졸자들이 갈 곳이 없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만큼 취업이 어려운 것은 물론 마음에맞는 회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특히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사건과 건설업체의 퇴출 발표로 벤처 기업이나 건설업체에 입사하기가 더욱 힘들게 됐다. 올해 하반기 30대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1만2,000여명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었다.그러나 올해 대졸자와 취업 재수생을 합해 대졸 취업 희망자는 무려 2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취업전문지 리크루트 관계자는 “대졸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통계치보다 훨씬 높다”면서 “서류전형·수시채용이 늘면서 지방대 출신과 여학생들은 취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서울 H대에서 화학·경영학을 복수 전공한 J씨(24·여)는 “평균 학점이 B+로 좋은 편인데도 ‘우리 회사는 여자를 뽑지 않는다’라고대놓고 얘기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대기업인 S전자에서는 아예 남녀 따로 면접시험을 실시하는 등 여성은 실력에 관계없이 입사가 힘들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벤처기업에 대한선호도도 크게 낮아졌다.한양대는 지난 3일 취업센터에 정보통신 벤처기업 8개사를 초청,취업설명회를 열었으나 참석학생들은 하루종일 100명이 되지 않았다. 의료소프트웨어 생산 벤처기업 M사의 심모(31)부장은 “올해는 쓸만한 인재들이 대기업을 훨씬 선호하는 것 같다”면서 “일본 진출을 위해 채용키로 했던 한 영업사원은 입사 날짜까지 정해졌었는데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자 그리로 가버렸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건축·토목학과 졸업생들은 취업하기가 더욱 어렵다.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인 동아건설이 부도 처리되고 현대건설도 법정관리 위기에 처하는 등 건축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있다. 각 대학 건축·토목학과에는 올해 신입사원 추천 의뢰가 완전히 끊긴 상태다.서울대 등 명문대 건축·토목관련 학과에도 지난해에는 수십∼수백명의 추천 의뢰가 있었으나 올해는 숫자가 5명 이내로 크게떨어졌다.서울 K대 건축학과의 한 교수는 “졸업생 30여명 가운데 취업이 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지만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최고령 조계현 팔색投 7이닝 무실점

    조계현과 홍원기가 투타에서 승리를 합작,두산을 벼랑끝에서 구했다. 두산은 3일 잠실에서 벌어진 2000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조계현의 눈부신 호투와 홍원기의 3타점에 힘입어 현대를 6-0으로 눌렀다. 이로써 두산은 7전4선승제로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뒤 값진 첫 승을 기록,대역전의 실낱 희망을 되살렸다.5차전은 4일 오후 2시 잠실에서 벌어진다. 한국시리즈에 첫 선발 출장한 홍원기는 3타수 2안타 3타점에 깔끔한 3루 수비로 팀의 ‘구세주’가 됐다.노장(36세 6개월 2일) 조계현은 7이닝동안 5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가 됐다.종전 기록은 86년 김일융(전 삼성)의 35세 5개월 9일. 조계현은 또 한국시리즈 5승1패를 포함,포스트시즌 8승2패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정수근도 3루타 등 4타수 3안타로 뒤를 받쳤다. 현대 선발 김수경은 5이닝동안 5안타 5볼넷 4실점으로 부진,패전의멍에를 썼다. 두산은 이날 장단 11안타를 폭발시켜 그동안 적시타 불발로 답답했던 가슴을 후련하게 달랬다.0-0의 팽팽한 균형이 깨진 것은 5회말 두산의 공격.홍성흔의 볼넷으로 맞은 1사 1루에서 홍원기가 3루 베이스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2루타를 터뜨려 홍성흔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김민호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정수근의 중전 안타가 적시에 나와 2-0으로 앞섰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6회 찬스를 다시 득점으로 연결했다.우즈의 볼넷과 심정수의 내야안타,강혁의 보네기번트로 만든 2사 2·3루에서첫 타점의 주인공 홍원기가 현대의 3번째 투수 정명원으로부터 깨끗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빼내 4-0으로 달아났다.두산은 7회에도 선두타자 정수근의 우중월 3루타에 이은 대타 최훈재의 적시타로 1점,계속된 2사 2루에서 심정수의 안타로 다시 1점을 추가,승부에 쐐기를박았다. 김민수·류길상기자 kimms@. ■두산 김인식 감독 조계현이 완벽하게 던지고 홍원기도 제몫을 해줘이겼다.그동안 주로 대타로 활용한 홍원기는 왠지 경기전부터 선발로쓰고 싶었다.5차전 선발은 구자운이다. ■현대 김재박 감독 조계현 볼을 공략못한 게 패인이다.5차전 선발은임선동이다.두산에 강한 조웅천은 항상 대기상태다. *수훈갑 홍원기 벤치 설움씻고 구세주로. 한국시리즈 3경기 동안 단 한번도 타석에 서지 못했다.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주로 대타로 나와 10타수 1안타로 부진한 대가였다. 하지만 뚝심의 김인식감독은 마지막 승부처에서 안경현 대신 홍원기(27)를 선발 3루수로 내보냈다.홍원기는 기대를 저버지리 않았다.5회 통렬한 좌전 2루타로 팀의 첫 타점을 올린 뒤 6회 싹쓸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것.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대선배 조계현에 대한보답이기도 했고 3차전에서 9회 대수비로 잠깐 나온걸 빼면 경기내내 벤치를 지킨 설움을 날려버린 타격이기도 했다. 홍원기는 “경기전 두산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우리는 우승을 원하지 않는다.다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원할 뿐’이라는 팬의 글에감동을 받았다”며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힘이 솟구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김수경 ‘영파워’ 현대 첫승 시동

    현대가 먼저 웃었다. 현대는 30일 수원에서 벌어진 2000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김수경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으로 두산을 3-0으로 완파했다.이로써현대는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귀중한 첫 판을 승리로 장식,기선을 제압했다.현대는 포스트시즌 6연승.2차전은 31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선발 김수경은 7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고비마다 삼진 6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챙겼다. 두산 선발 조계현은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5안타 5사사구2실점으로 버텼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조계현은 포스트시즌 4연승과 한국시리즈 4승무패(7전) 기록이 끊겼다. 이날 경기는 응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현대는 찬스때마다 적시타가터진 반면 두산은 2·3·5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완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현대는 김수경과 조계현의 투수전 양상을 보이던 4회말 0의 균형을깨뜨렸다.1사 1루에서 심재학의 안타와 박경완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찬스에서 퀸란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3루주자 이숭용이 홈을 밟았다. 그러나 2루주자 심재학은 홈에서 태그아웃됐고 계속된 2사 1·3루에서 박진만이 삼진으로 돌아서 선취점을 뽑는데 만족해야했다. 상승세를 탄 현대는 6회 선두타자 박재홍의 좌전 안타로 추가 득점의 물꼬를 텄다.이숭용의 보네기번트로 맞은 1사2루에서 심재학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탠 뒤 올 플레이오프 13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홈런왕 박경완이 첫 안타를 통렬한 1타점 2루타로 연결,3-0으로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이후 김수경의 마운드를 넘겨받은 조웅천이 8·9회 7타자를 맞아 안타 1개만을 내주며 5타자를 삼진으로 낚는 빼어난 피칭으로 승리를깔끔하게 지켰다. ■승장 현대 김재박 감독 정민태는 현재 훈련이 부족하고 담도 결려있어 두산전에 강한 김수경을 1차전에 투입했다.7·8회 주루 미스 등으로 인해 안타에 비해 점수가 적게 났다.쉽게 갈수 있는 경기였는데아쉽다. 2차전의 선발은 임선동이다. ■패장 두산 김인식 감독 경기 초반에 제구력이 불안했던 김수경을상대로 득점을못한 것이 패인이다.타자들이 상대 투수들과의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려 나쁜 공에 자주 배트가 나가는 기술부족을 드러냈다.현대를 3점으로 묶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2차전 선발은 구자운이다. 수원 김민수·류길상기자 kimms@. *첫승 주역 김수경 '초반 제구력 불안씻고 위력투구'. 현대-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현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투수인 에이스 정민태를 제쳐놓고 프로 3년차 김수경(21)을 선발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아직도 소년티를 채 벗지 못한 김수경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7이닝 동안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안타 3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팀의 3-0 승리를 이끌어냈다. 김수경은 경기 초반 제구력 불안으로 연속 볼넷을 2개나 허용하는등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최고 시속 140㎞ 내외의 직구와타자의 균형을 빼앗는 슬라이더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두산 타선을 무너뜨렸다.98년 LG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구원 등판한 이후 포스트시즌 23과 3분의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김수경은 “초반 와인드업컨트롤이 안돼 불안했지만 주자가 나가도실점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며 올시즌 다승왕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98년 역대 신인투수중 최다인 168개의 탈삼진으로 탈삼진왕에 올랐던 김수경은 지난 시즌 ‘2년생 징크스’를 털어내고 2년 연속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수원 류길상기자 ukelvin@
  • 돈生돈死 못말리는 가족의 블랙코미디 ‘하면된다’

    사업실패로 살림이 거덜나버린 가족.간신히 건진 달동네집 앞에 퍼질러 앉아 땅이 꺼져라 한숨이다.평범한 일가족의 수난사 내지는 희망찾기가 아닐까,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멀쩡해 뵈는 가족이 살아갈 방도랍시고 찾아낸 길이란 불온하고 삐딱하고 상식과는 영 거리가 멀다.어디 놀고있는 눈먼 돈 없나?박대영 감독의 ‘하면 된다’는 블랙코미디다.청춘멜로 ‘연풍연가’를 데뷔작으로 찍었던 감독은 작업방향을 틀어,비일상적 소재의 엽기물에다 앵글을 맞췄다.따지고 보면 완전히 낯선 시도도 아니다.박감독은 ‘조용한 가족’의 조감독 출신.한 가족의 이야기로 범위가 좁혀진데다 코믹잔혹극이란 점에서 두 영화는 많이 오버랩된다. 도입부에서 영화의 메시지는 그런대로 ‘온전’해 보인다.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살아갈 일이 막막해 풀죽은 가장(안석환)에게 불쑥행운이 찾아온다.교통사고를 당하고 까맣게 잊었던 보험금을 타게 될 줄이야. 보험 사기로 한 밑천을 챙기자는 데 온가족이 의기투합한 그날 이후,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아들(정준)은 술집에서 의도적으로 두들겨맞고,아내(송옥숙)는 집채만한 물건더미에 깔리고,딸(박진희)은 팔을 부러뜨리고.눈먼 보험금들이 채곡채곡 쌓여간다. 그림같은 저택에 ‘하면 된다’라는 가훈이 걸릴 즈음까지 일가족의어설픈 한탕주의는 내내 가벼운 폭소탄을 터뜨린다. 대대적 보험 사기 사업을 위해 보험사 직원(박상면)까지 사위로 삼고난 다음부터가 문제다.사업이 번창하면서 보험금 분배를 놓고 가족들이 아귀다툼을 시작한다. 마네킹을 세워놓고 상해부위별 보험등급을 매겨보고,사고당할 순서를 정하느라 아버지와 아들 딸이 머리맞대고 사다리타기를 하는 장면등은 영화의 승부수가 어디에 놓였는지를 감잡게 한다.기발하고 엉뚱한 소재에 에피소드 중심의 코믹한 아이디어가 영화의 가장 큰 힘.하지만 현실의 비애를 쏙 빼버린 탓에 정작 블랙코미디의 미덕인 페이소스가 빠졌다.왁자한 시트콤을 보는 듯한 허함도 그래서다.부조리한 삶의 단면을 부담없이 은유한 건 나쁘지 않았지만,리얼리티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아쉬움이 든다.28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파죽의 현대 “1승 남았다”

    ‘1승 남았다’-.현대가 삼성을 벼랑끝으로 내몰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현대는 22일 대구에서 벌어진 2000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심재학의 2타점 2루타 등 타선의 응집력으로 삼성을 4-1로 눌렀다.이로써 현대는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기록,남은 4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르게 된다.현대는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 타이인 2루타 5개를 뽑으며 96년에 이어플레이오프 첫 6연승을 달렸다.4차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현대는 정민태,삼성은 김진웅을 선발 투입한다. 이날 3차전도 집중력에서 희비가 갈렸다.현대는 찬스 때마다 적시타가 터진 반면 삼성은 숱한 찬스에서 적시타가 연이어 불발,큰 대조를보였다. 특히 1회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심재학은 6회와 7회 자로 잰 듯한 3루 송구로 2차례 주자를 낚아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으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현대 선발 임선동은 5이닝 동안 4안타 5사사구 1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챙겼고 삼성의 희망 마이클 가르시아는 7이닝을 3실점으로버텼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1·2차전을 가볍게 승리,상승세를 탄 현대는 3차전에서도 기분좋게출발했다.1회 1사에서 박종호·카펜터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심재학이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뿜어 2-0으로앞섰다. 삼성은 곧바로 1회말 정경배의 데드볼과 이승엽의 볼넷으로 맞은 1사 1·2루에서 훌리오 프랑코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어 접전을 예고했다.그러나 삼성은 2회 1사 3루,3회 무사 1루,4회 1사 1·2루의 잇따른 찬스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역투하는 가르시아의 어깨를무겁게 했다. 현대는 5회 2사후 전준호의 안타에 이은 2루 도루와 박종호의 중전적시타로 손쉽게 1점을 보탠 뒤 8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다시 1점을 추가,4-1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6회와 7회 각 1사1루 때 우전 안타가 터졌으나 심재학의 호송구에 1루 주자가 3루에서 뼈아픈 아웃을 당했다. 대구 김민수기자 kimms@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 [사설] 테러 지원국 멍에 벗도록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이후 소강상태였던 양국 관계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미국과 북한이 6일 ‘국제 테러리즘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사실이 그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북한 내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다음 실세로 알려진 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정지작업 차원에서 나왔다고 볼 수있기 때문이다.그는 9일부터 나흘간 방미,북·미 고위급회담을 갖는다.우리는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돼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성원에 걸맞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공동선언은 북한이 앞으로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한 단계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북한이 테러 지원국이라는 멍에를 벗게 되면 국제적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로부터 금융지원은 물론 미국의 대북 투자 길도 열리게 된다.나아가 조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연락사무소 개설-수교 등으로 이어지는 양국간관계 정상화 과정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북한이 미사일 개발문제등에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다. 이처럼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될 경우 북한이 얻게 되는 정치·경제적 실익이 적지 않다.그러나 북한은 체제를 그만큼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개방해야 하는 의무도 갖게 된다.예컨대 국제금융기구 등의 실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일정한 보고 의무도 감수해야 한다.한마디로북한이 국제기구나 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게임의 룰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된다.그렇게 될 때 그만큼 한반도 평화정착도 촉진될 것이다.국민의 정부가 기회있을 때마다 북측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루도록 훈수해온 진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측 스스로 하루 속히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기를 바란다.아울러 조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북·미 관계가 한 단계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북·미 관계가 급진전 기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미간 공조가 절실하다고 본다.차제에 북·미 관계 진전이 남북관계에도 건설적 영향을 미치도록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기를 당부한다.북측도 남측과는 군사문제 협상에 신축적 제스처만 보이고 평화협정 체결 등 본질적 협상은 미국과 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북한은 남한 당국의 입지를 어렵게 하는 여하한 시도도 결과적으로 대북 지원에 대한 남측의 여론만 악화시킬 뿐 아무런 실익이 없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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