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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련 극복 ‘오뚝이’ 문동환 선발로…중간 계투로…

    문동환(34·한화)에겐 ‘회춘’이란 표현이 적합하다. 부상으로 버림을 받았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그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소설이나 다름없다.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당발’처럼 뛰는 그의 모습에서 프로 초년병 시절의 파괴력마저 느낄 수 있다. 문동환은 올 정규리그에서 무려 16승(9패1세)을 챙겼다. 팀 후배인 ‘괴물 루키’ 류현진(18승)에 이은 다승 2위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선 그의 진가가 더욱 빛났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루키임을 감추지 못한 채, 기대를 저버린 사이 문동환은 중간계투로 변신해 고비마다 승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역시 큰 경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문동환은 지난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했다. 초반에는 선발로 두 차례 나왔지만 신통치 않았다. 첫번째는 5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승패없이 물러났고, 두번째는 무려 방어율 15.00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이후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꿔 팀 승리의 방정식을 만들었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구원승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4차전에서도 2와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그리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3과3분의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버텼다. 중간계투로 3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0’다. 문동환은 생애 첫 챔피언 등극을 꿈꾼다. 롯데 시절인 1999년 한화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지만 ‘새가슴’이란 오명으로 1패만을 기록, 우승 문턱에서 돌아선 아픈 기억이 있다. 시련이 길었던 탓에 문동환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1997년 프로에 데뷔해 순탄한 출발을 이어갔다. 프로 2,3년차에 각각 12승과 17승을 쌓으며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0년 팔꿈치 부상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그 해 인대 제거수술에 이어 2년 뒤에는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팔은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2003년 롯데로부터 버림을 받아 야구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한물갔다.’는 평가와 함께 ‘퇴물’로 취급받던 그는 2004년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거듭났다.‘재활공장’이라는 김인식 감독을 만난 것도 그에겐 큰 행운이었다. 지난해 10승을 올리면서 보란 듯이 일어선 문동환은 정규리그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눈부시게 활약, 진가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것. 한화가 우승을 일궈낸다면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승부의 분수령인 삼성-한화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25일 오후 6시 대전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하리칼라, 한화는 최영필을 선발로 예고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문정희 : 머리 감는 여자

    글 유종호 문학평론가, 시인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야자잎에 돌을 얹어 둥지를 하나 틀고 나도 밤마다 쑥쑥 아이를 배고 쑥쑥 아이를 낳아야지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 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거짓과 검은 권력이 그득한 오염된 도시를 등지고 공기 맑고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 청정한 시골에 가서 자연과 일체가 된 삶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누구에게나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갓 실현성 없는 꿈이라는 것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도대체 청정한 시골이 있기나 한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나 풍성한 자연의 은총이 실감되는 곳을 찾게 되면 순간적으로 다시 떠오르는 생각이기도 하다. 저 프랑스의 폴 고갱처럼 화려한 문명의 도시를 버리고 아예 세상 한 끝의 섬을 찾아가 거기서 삶을 마친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는 충족된 삶을 살다 간 것이 아닌가? 위에 적은 시편에 나오는 뽀뽈라가 멕시코 밀림 속의 작은 마을 이름임을 시인은 작품 끝자락에 적어 놓고 있다. 멕시코 여행 중 시인은 밀림 속의 마을에서 원주민 여성들이 말구유나 나귀 구유에 받아놓은 빗물로 길게 땋아 내린 검은머리를 감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풋풋한 원시의 광경에 적지 아니 매혹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 자신도 그러한 멕시코 원주민들의 세발(洗髮) 의식(儀式)을 본뜨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자연이 시키는 대로, 즉 산아제한의 인위를 거부하고, 아이를 쑥쑥 낳으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을 적은 것이다. 반(反)자연의 문명은 구차하고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벗어버리고 싶은 멍에가 되기도 한다.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문학 작품의 호소력은 구체의 실감이나 충격에서 온다. 아마도 태양을 숭배하는 원주민들은 돌에다 태양을 새겨놓았을 것이다. 싱싱하고 건강한 원주민의 육체는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라는 간결한 서술 속에서 생동감을 얻고 있다. 마야는 지금의 멕시코 동남부와 남부, 과테말라, 훈드라스에 걸쳐 살고 있던 아메리칸 인디안족을 가리킨다. 그들 자신의 상형문자를 가지고 있었고 석조(石造)건축도 발전시켰던 종족이다. ‘생긴대로’라는 말은 여기서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인위의 조절을 가함이 없이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다는 뜻도 있고 싱싱하고 건강하게 생긴 모습대로 아이를 쑥쑥 잘 낳는다는 뜻도 있다. 시인이 그것을 의식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우리는 작품이라는 언어의 구조물을 대하고 있고 그러한 맥락에서 언어적 사실을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어쨌건 이러한 겹 뜻이 있기 때문에 그 대목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이다. 옛날부터 어머니인 대지란 말이 있다. 농경사회에서 해마다 새 농작물을 길러내는 대지(大地)가 인간의 대를 이어주는 아기 생산의 모체인 여성으로 비유된 것이다. 자연의 영위 속에서 아기를 낳는 것은 어떤 원인에서 나왔건 죄가 아니다. 그래서 다산의 여자들은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고도 사실적인 대목이다. 검은 하수구를 타고 콘돔과 감별당한 태아들과 들어내 버린 자궁들이 떼지어 떠내려가는 뒤숭숭한 도시 저마다 불길한 무기를 숨기고 흔들리는 이 거대한 노예선을 떠나 남아 선호 성향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태아의 성감별을 해서 낙태수술을 하는 일이 많았다.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따르는 밀림 속 원주민과는 거리가 먼 현대도시의 성풍속(性風俗)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뒤숭숭한 대목이다. 현대의 도시를 거대한 노예선이라 한 것도 실감나는 어사이다 맨 먼저 말구유에 빗물을 받아 오래오래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그대로 천년 푸르른 자연이 될까 무구한 원시에 대한 간절한 지향이 간결하면서도 정갈하게 드러나 있다. 자유분방함이 시인 문정희의 특성이다. 그런데 여성주의 시인들의 자유분방함은 때로 여과되지 않은 성적 직설(直說)이나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그것이 흠이나 취약성으로 드러난다는 뜻은 아니다. 즉시적인 해방감이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문정희의 경우 위의 작품에서 보듯이 자유분방함이 건강하고 싱그러운 여성성의 갈구로 드러난다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보다 비근한 소재를 다룬 작품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보고 싶다 ---<키 큰 남자를 보면>에서 단도직입적이고 거침이 없다. 그리고 특유의 무구함이 있다. 공연히 요조숙녀 티를 내는 것도 아니고 위악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그냥 감정에 충실하면서 꾸밈이 없고 그래서 독자들은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얼마나 도발적이고 당돌한 발상인가? 작가의 의식 여부와 관계없이 작품은 작품이 생산된 사회와 역사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6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시는 시인 편에서나 독자 편에서나 상상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 시절에 이런 시가 나왔다면 아마도 망측하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지금 무구하고 솔직하고 분방한 시로 수용된다. 망측하기 짝이 없는 소설과 영화가 너무나 범람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항상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어 마치 수치스러운 과일이 달린 듯 깊이 숨겨왔던 유방 ----<유방>에서 자유분방함은 감정 영역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육체에 대한 일체의 금기를 거부한다. ‘여자의 것만 문제’가 되는 모든 것으로 그의 금기 거부는 확대된다. 그러한 면에서 문정희는 여성주의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선구적 여성주의자이지만 전투적 여성주의자들이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미국의 마가렛 미드는 아무리 여성해방이 성취된다 하더라도 남성이 아기에게 젖을 물려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문정희는 모성적 여성주의 시인이다. 유종호 ·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를 나와 뉴욕 주립대(버펄로) 대학원에서 수학. 현재 연세대 문과대학 특임교수. 1957년부터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내 마음의 망명지》 《나의 해방 전후》 《시 읽기의 방법》 등이 있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은 설레임도 준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면 기대감까지 얹혀진다. 배우 하정우(28)는 그런 존재다. ‘잠복근무’에서는 반전의 열쇠를 쥔 날카로운 형사로, 첫 주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선 한때 모범사병이었던 날건달이었다.‘시간’ 속에선 결코 쉽지 않은 사랑에 휩싸인 남자, 이번 ‘구미호 가족’(제작 MK픽처스)에서는 앞머리를 일자로 가지런히 자른 단순과격한 아들로 변신했다. 다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온몸에 잘 녹여냈다. “마틴 스콜세지나 팀 버튼 감독의 영화처럼, 색깔이 분명한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죠.” 지금까지는 다소 무거운 역할이었지만, 가끔은 편한 이미지를 만들길 바랐다.1000년을 일주일 남긴 구미호들과 죄질 나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간되기 소동을 다룬 ‘구미호 가족’은 그 바람과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엮였다. 우스꽝스러운 일자 앞머리와 퀭한 눈화장은 그가 스스로 만든 설정이었다.“늘 나 자신을 가리고 싶어하나 봐요. 진심을 숨기고 싶다는 것과는 달라요.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나 모험 같은거죠.” 후광, 혹은 멍에일 수 있는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또 혹독하게 거쳐온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에게 이런 모험을 감행하도록 이끈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김용건)를 비롯한 배우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배우 이외에 다른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한 수순처럼 연기공부를 했고 중앙대 연극과(97학번)에 입학했다. “솔직히 그때는 교만과 자만을 빼면 시체였어요. 연기 하나는 자신있었죠. 하지만 연기란 것은 알면 알수록 너무 어려워지고, 그 벽은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좌절은 빨리 찾아왔다. 입학한 그 해,1학기를 마친 뒤 그만둘 생각에 도망가다시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때 학교 선배를 우연히 맞딱뜨렸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밤새 막걸리를 마시며 설득하더라고요. 딱 연극 한 편만 끝내고 결정하라고요.” 연극 ‘라 스트라다’를 준비하면서 온갖 조롱을 당했다. 무대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바닥으로 떨어진 자신감은 ‘한번 해보자.’는 오기로 바뀌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졸업할 때까지 아예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기에 몰입했다.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물론 지금도 배우고 있고…. 그러면서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여전히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고,‘나는 뼛속 깊이 배우다,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곤 하지만요.” 최근 촬영을 끝낸 한·미합작영화 ‘네버 포에버’를 찍으면서 ‘연기는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단다.“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방의 애드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앞뒤가 흐트러져요. 상대의 시나리오를 더 자세히 보는 습관까지 생겼어요. 특히 이번 영화는 영어를 쓰기 때문에 오감을 모두 긴장시켜야 했죠.” 설득력 있고,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하정우. 아버지에게는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가진 그는, 다음엔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신해 나타날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교장·교감에 금품상납 이젠 그만”

    “교단의 금품 상납 관행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습니다. 이제 제발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광주 K초등학교 박모(33)교사가 추석을 앞두고 교사들이 교장·교감에게 금품을 상납하는 관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실명으로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띄워 파문이 일고 있다. 박 교사는 27일 이 글에서 “초등교육계의 금품 상납과 수수 관행은 갈 데까지 갔다.”며 “명절과 스승의 날, 출산휴가 전후, 첫 월급날 등에 예의랍시고 교장 등에게 금품을 주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금품 수수가 겉치레 예의나 당연한 인사로 치장돼 있다.”고 전제한 뒤 “교장과 교감이 교사들에게 ‘금품을 받지 않겠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사는 “주로 밀폐된 교장실 등지에서 10만원 단위의 현금과 상품권 위주로 금품 상납이 이뤄진다.”며 “다른 학교로 옮길 시기가 가까운 고참 교사도 근무평가 등을 의식해 선물이나 금품을 바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물 분자는 서로를 끌어당긴다?

    [신나는 과학이야기] 물 분자는 서로를 끌어당긴다?

    모래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만드는 것을 통한 기쁨을 얻게 해주는 값진 장난감이다. 하지만 모래만을 이용해서는 크고 멋진 작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푸석푸석한 모래에 적당량의 물을 섞어 알갱이들을 붙여주어야 한다. 오늘은 고무 밴드처럼 모래 알갱이를 서로 잡아당겨 묶기도 하고 흩어지게도 하는 물의 성질을 알아보는 실험을 해보자.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의 바닥에 송곳으로 빨대보다 지름이 조금 작은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주름진 음료수 빨대의 구부러지는 쪽을 최대한 구부리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셀로판테이프로 고정한다. 빨대를 짧은 쪽 길이보다 2㎝정도 더 길게 자르고 컵의 구멍에 끼우기 쉽도록 끝을 날카롭게 자른다. 빨대를 끼우고 틈이 생기지 않도록 고무 찰흙이나 글루건으로 막는다. 컵의 바닥으로 나온 빨대의 긴 쪽을 짧게 자르면 요술컵이 완성된다. ●사이펀의 원리 생활에 응용 이제 컵에 물을 천천히 부어보자. 처음에는 일반 컵과 같이 차오르다가 일정 한계에 이르면 모두가 관을 타고 흘러내려 버린다. 이 요술컵에는 물을 넘치게 부을 수가 없다.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는 계영배(戒盈杯)와 같다. 요술컵은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사이펀이란 용기를 기울이지 않고 액체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옮기는데 사용하는 구부러진 관을 부르는 이름이다. 가정에서 무거운 수족관 속의 물을 바꾼다거나 기름을 다른 용기에 옮기는 손펌프를 사용할 때, 그윽한 향의 커피를 우려내는 커피포트에서부터 깔끔한 마무리의 양변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된다. 요술컵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원리를 살펴보자. 요술컵에 물을 빨대가 구부러진 높이까지 부으면 짧은 빨대의 안과 밖에서 물이 같은 높이로 채워진다. 요술컵의 바닥에 구멍이 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 빨대 쪽으로 물이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물이 아래로 새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h보다 더 많이 부으면 빨대 안이 물로 가득 차게 되고 긴 빨대 안에 들어 있던 물이 중력에 의해 아래쪽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물이 빠진 만큼 빨대 내부에는 진공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빨대 안과 바깥에 압력차가 생겨 짧은 빨대 안으로 물이 계속 들어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샌다. 그러면 물은 왜 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까? 물 분자가 수소결합에 의해 강하게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빨대 안쪽에 채워진 것이 물이 아닌 모래였다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 떨어지게 되더라도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떨어지는 물 분자는 끊임없이 다른 분자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계속 떨어진다. 그래서 요술컵은 구부러진 관의 가장 위쪽까지 물이 차오른 순간부터 물이 떨어지기 시작해 관의 가장 낮은 부분에 물이 없어질 때까지 물이 떨어지는 것이다. ●표면장력… 거꾸로 해도 안 쏟아져 이번에는 거꾸로 해도 물이 쏟아지지 않는 마술컵을 만들어 보자. 종이나 플라스틱 컵과 양파를 묶는 망처럼 성긴 그물을 준비한다. 컵의 입구에 글루건을 바르고 망을 씌워서 붙인 후 모양대로 자른다. 그리고 컵에 물을 채워 손으로 막고 거꾸로 뒤집는다. 마술을 부리듯 서서히 손을 떼어 보자. 물이 쏟아져 내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컵 속의 물은 쏟아지지 않는다. 물이 쏟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은 컵의 내부 쪽으로 밀려 둥근 모양을 하며 밀려 올라가 있다. 이것은 컵이 넘치도록 물을 넣어도 표면적을 작게 하여 둥그런 모양을 하며 넘치지 않도록 잡아당기는 표면 장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연숙 부평고교 교사
  • [독자의 소리] 오락실 허가부터 잘못/ 김기영 (동래경찰서 충렬지구대 순경)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아무리 노력을 하고 고쳐도 옷이 잘 맞질 않는 법이다. 결국에는 첫 단추를 다시 풀어서 제대로 구멍에 맞추어야만 제대로 옷을 입을 수 있다.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오락실 문제도 그렇다. 첫 단추, 즉 허가를 내줄 때 명확한 기준으로 꼼꼼히 점검하지 않고 허가를 내주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퍼진 오락기를 단속하기에 너무나 많은 출혈이 있다. 일단 급한 불은 꺼야 하겠지만, 앞으로 오락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원리원칙에 맞는 정부 당국의 허가와 우리나라 성인들의 다양한 놀이문화 발전에 있을 것이다. 김기영 (동래경찰서 충렬지구대 순경)
  • [BooK Review] 일제에 근대화도 박탈당했다

    대한제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역사에 반짝 얼굴을 내비친 불운한 존재였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남다르다. 대한제국의 국새를 소재로 한 영화 ‘한반도’에서 우리는 맹목적인 민족주의의 기미를 어렵잖게 느낄 수 있다. 명성황후 시해 장면을 담은 뮤직비디오가 나와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한제국에 관한 한 우리는 너무나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해석하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성을 생명으로 하는 학계에서도 대한제국은 감정 섞인 논쟁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이른바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의 논란이 벌어지면 으레 친일파니 국수주의자니 하는 비난의 언사가 동원된다. 대한제국의 역사성을 긍정하는 역사학계 내부에서도 이견은 여전하다. ‘대한제국은 근대국가인가’(푸른역사 펴냄)는 이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보다 생산적인 관점에서 대한제국의 근대성을 규명해 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책이다. 저자는 한영우(한림대)·서영희(한국산업기술대)·이윤상(창원대)·전봉희(서울대) 교수 등 7명. 지난해 한림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주최한 ‘대한제국은 근대국가인가’라는 제목의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완해 단행본으로 묶었다. 일부 경제사가들은 대한제국과 고종의 전진적인 개혁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부정하며 대한제국을 ‘부패타락한 봉건적 가산국가’ 혹은 ‘봉건적 구체제’로 깎아내린다. 대한제국은 그 부패성과 전근대성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은 한국사에서의 ‘근대개혁’은 을사늑약 이후의 일제시대에 들어서이고, 해방 후의 ‘산업화’도 일제시대에 이뤄진 ‘식민지 근대화’의 성과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근대국가로 나아가고자 한 대한제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탈민족주의로 포장하려는 움직임을 한껏 경계하는 한영우 교수는 “내재적 발전론은 편협한 민족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해방 후 학계의 주류를 형성해온 실증사학의 성과”라며 “일제시대는 근대화 시기가 아니라 ‘근대를 박탈당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서영희 교수는 국가론적 측면에서 대한제국의 성격을 살핀다. 서 교수는 대한제국은 신분제 사회를 뛰어넘은 정권이란 점에서 조선왕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개항 이후 분열된 위정척사파나 급진개혁파도 대한제국기에는 정권에 참여하지 못했으므로 대한제국은 보수적 유교정권도 급진개화파적 정권도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제국은 전통과 근대를 절충한 구본신참(舊本新參)의 중도적 정권으로 우리식 근대화를 추진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대한제국의 근대성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이 대한제국이 부국강병과 산업진흥을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성과가 어떠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윤상 교수에 따르면 대한제국은 황실 직속의 궁내부 내장원 산하에 여러 산업기구들을 둬 식산흥업과 징세사업에 힘을 쏟았다. 특히 국가 세입의 근간이 되는 지세(地稅)를 늘리기 위해 1899년 이후엔 양전지계(量田地契) 사업도 벌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사업은 러일전쟁으로 중단돼 원래 계획된 사업의 3분의2를 수행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이 교수는 대한제국의 산업정책이 부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실패한 본질적인 이유를 일본의 침략과 방해에서 찾는다. 대한제국은 아직 학술적으로 성격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대중의 기억 속엔 우울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연구가 미진한 만큼 바라보는 시각 또한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대한제국에 대한 극단적인 부정적 해석만큼은 극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적어도 대한제국에 ‘중세적 가산국가’니 ‘무너져야 할 앙시앙 레짐’이니 ‘부패무능한 정권’이니 하는 멍에를 씌우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대한제국은 ‘근대국가’다.1만 6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자, 이제 이쪽 줄은 저리로 옮겨 주시고…. 빨리빨리들 움직여 주세요. 다음 장면 들어갑니다!” 지난 27일 자정이 가까워가는 시각 서울 등촌동 SBS스튜디오. 김아중·주진모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제작 KM컬쳐·감독 김용화) 촬영이 한창인 스튜디오 안은 200여명의 여고생 방청객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렸다. 이날 촬영분은 극중 신인가수를 연기하는 김아중이 첫 생방송 무대에 올라 방청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장면. 뜨악한 반응을 보이다 이내 열렬히 환호하는 방청석의 교복 부대는 영화사가 동원한, 이름하여 ‘엑스트라’.5분 남짓한 편집 분량의 두 신(scene)을 찍느라 교복 차림의 보조출연자들은 밤을 꼴딱 새웠다. 1000만 관객 퍼레이드를 꿈꾸는 건 명감독, 스타배우의 몫만은 아니다. 적어도 촬영현장에서만큼은 엑스트라도 똑같이 흥행의 꿈을 꾼다. # ‘보조출연자’라 불러주면 안 되겠니? 엑스트라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진 최근에는 젊은 ‘투잡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영화 속 대규모 군중신이 많아지고 그들이 주로 야간에 촬영된다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하는 올빼미족이 많아졌다. 낮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진성(23)씨는 “사정에 맞춰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일감이라 전일제 직장으로 옮기더라도 야간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해볼 생각”이라며 “‘가문의 부활’ 등 최근 두달여 동안 친구들과 함께 5편의 영화에 참여했는데, 덕분에 올여름은 열대야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상황을 전혀 귀띔받지 못한 채 감독의 슛 사인이 떨어지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일인 사람들.“거두절미하고 소품취급하는 듯한 ‘엑스트라’란 용어 대신에 이왕이면 ‘보조출연자’라고 호칭 대접이나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 같은 이들의 희망사항이다. # 보조출연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씀! 주인공을 떠받쳐주는 ‘오브제’ 역할의 엑스트라에도 알고 보면 엄연한 등급이 있다. 가장 아랫단계 그러니까 대사 한마디 없이 여백을 채워주는 이들이 보조출연자들이다. 예컨대 TV사극에서 창칼을 들고 주인공을 뒤따르는 대열 등 보통의 군중신이 이들 몫이다. 다음 단계가 한두마디 짧은 대사를 쳐야 하는 보조연기자(일명 ‘보 단역’). 그 다음이 TV 재연드라마나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는 단역인데, 기본적인 대사와 표정연기가 요구된다. 보 단역의 몸값은 15만∼30만원. 한두 마디나마 대사연기가 가능하냐에 따라 수당이 곱절로 뛰는 셈이다. 업계에 통용되는 단역의 하루 출연료는 보통 50만원선. 연기내공이 전혀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엑스트라의 몸값은 뚝 떨어진다. 영화의 경우 낮 촬영(오전 6시∼오후 7시)에서의 기본 출연료는 3만원. 오후 7시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기본요금의 50%가 추가되고, 다음날 새벽 4시30분을 넘어서면 기본의 두 배에 교통비 5000원이 추가되는 식이다. 기본출연료는 드라마(3만 7000∼4만 2000원)가 영화(3만원)보다 더 많다. # 엑스트라도 지역분권시대…처우개선은 감감 엑스트라를 소비하는 환경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지방 올로케 촬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현지공급은 기본. 지역 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영화 올로케 촬영이 줄잇는 부산 전주 등 주요 지방도시들에는 보조출연자 공급업체들이 몇년새 눈에 띄게 늘었다.‘아이스케키’‘열혈남아’ 등 지방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최근 작품들의 경우 촬영현장에는 지역 출신 엑스트라가 아니고선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방권역별로 세분화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처우는 몇년째 제자리걸음. 한 공급업체의 대표는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생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처우개선은 갈수록 더 요원한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 엑스트라, 나도 해볼 수 있다! 연기에 대한 최소한의 호기심만으로도 엑스트라는 특별한 준비없이도 도전해볼 수가 있다.‘얼꽝’‘몸꽝’이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음은 물론이다.‘얼짱’‘몸짱’ 연기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선 엑스트라의 조건으로는 오히려 그들이 더 경쟁력(?) 있다. 촬영장 집결시간을 엄수하고, 현장 스태프의 지시를 귀담아들을 것이며, 몇시간씩 무조건 대기상태를 견딜 수만 있으면 엑스트라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 회원가입한 뒤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등록절차는 끝. 사진을 함께 올려놓거나 더 빠른 방법은 업체를 직접 방문해 면담접수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엑스트라서 엑스트라매니저 변신 백호씨 보조연기자 캐스팅 대행업체 P&M의 백호(36)실장은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이다.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을 수 없는 직업병(?)에 걸린 지 3년째. 영화사에서 언제 어떤 유형의 엑스트라를 요구해 오더라도 초스피드로 맞춤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 하는,‘엑스트라 매니저’인 셈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서 3년 전인 2003년 7월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엑스트라가 엑스트라 캐스팅 회사를 차린 것”이라며 멋쩍게 웃는 그는 그러나 “나름의 프로정신이 없으면 이 일은 단 하루도 할 수 없다.”며 정색했다. 유도를 전공했지만 마땅히 전공을 살려서 살아갈 형편이 못 됐다.“목구멍에 풀칠이나 하자고 시작”한 게 엑스트라 출연이었다.“처음엔 단돈 몇푼이 아쉬워서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점점 대사 한마디라도 있는 보조연기가 욕심나고 그러다가 단역으로 뛰어봤음 싶어지고….” 하지만 한달 30만원쯤의 수입으로 딸아이 분유값조차 댈 수 없는 현실 앞에선 더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학교 앞을 전전하는 이동 꽃장수로 나선 그를 ‘태극기 휘날리며’가 다시 촬영장으로 불렀다. 친분이 있던 스태프가 경남 합천 로케이션 현장으로 급히 사람(보조출연자)들을 모아달라고 도움을 청해왔고 그걸 계기로 큰 맘 먹고 회사를 차린 것. 직접 엑스트라로 뛰면서 동시에 촬영장 분위기가 낯선 보조출연자들에게 이것저것 지도해주는 ‘현장팀장’도 그의 몫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영화만도 박용우·남궁민 주연의 ‘뷰티플 선데이’를 비롯해 ‘이대근, 이댁은’‘파란자전거’‘일번가의 기적’ 등 12편. 엑스트라 매니저로서 그가 귀띔하는 ‘잘 나갈 수 있는’ 엑스트라의 필요조건. 몸짱이 넘쳐나는 세상인 만큼 ‘몸꽝’남녀라면 짭짤한 아르바이트 거리로 엑스트라가 그만이란다. 실제로 “몸꽝인 덕분에” 그 자신 보조연기자로 출연했던 화제작들이 꽤 있다.‘야수와 미녀’에서 주인공 신민아의 붕대를 벗겨주는 의사,‘주먹이 운다’에서 최민식의 극중 부인이 만나고 다니는 ‘느끼남’이 그였다. 엑스트라 희망자들에게 귀띔 하나 더.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뛰고 싶으면 인터넷이 아닌 방문접수를 하라는 것.“얼굴사진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보여주면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로 확 올라갈 겁니다.(웃음)”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힘만 드는 사극 속 엑스트라 CG활용도 높아져 입지 약화 “사극 엑스트라, 힘드네 힘들어∼.” 보조출연자(엑스트라)들은 규모나 활동 면에서 볼 때 사극이나 시대극 등 TV 대하 드라마에서 많이 부각된다. 최근 KBS ‘서울 1945’,MBC ‘주몽’,SBS ‘연개소문’에 이어 KBS ‘대조영’,MBC ‘태왕사신기’,KBS ‘황진이’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출연하는 엑스트라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 드라마에 비해 사극은 엑스트라들의 시간이나 분장 등이 더 요구되지만 대우는 다르지 않고, 요즘에는 사극 장면들을 더욱 웅장하게 보이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CG)을 많이 이용, 엑스트라들의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하 드라마는 많은 엑스트라를 한꺼번에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를 갖춘 엑스트라 공급업체를 통해 인력이 제공된다. 현재 한국예술·월드캐스팅 등 3∼4개 업체들이 사극 엑스트라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몽’‘대조영’ 등의 엑스트라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 관계자는 “전쟁신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장면이 많아 그만큼 인원을 동원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전쟁이나 즉위식 등에는 한꺼번에 300∼400명 이상씩 동원된다.”고 말했다. 특히 오랫동안 직업적으로 출연해온 50∼60대 엑스트라들과 달리 젊은 사람들은 사극 출연을 꺼려 인력 동원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사극 촬영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더위 속에 갑옷이나 수염을 갖춰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아 ‘다음에는 현대극에 나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사극에 출연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비 절감을 위해 엑스트라 출연을 줄이고 CG 처리를 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업체들과 방송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SBS 관계자는 “‘연개소문’의 경우, 엑스트라 동원을 최소화하고 CG를 활용,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인건비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일정 규모 이상이나 촬영 분량, 움직임 여부 등에 따라 엑스트라와 CG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엑스트라 동원업체 관계자는 “엑스트라 인건비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방송사들이 예산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엑스트라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면서 “CG 처리도 단가가 만만치 않은 만큼 엑스트라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늘의 눈] 따로노는 용산공원 갈등 유감/조현석 지방자치부 기자

    ‘외국군 주둔지’라는 멍에를 쓰고 있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터가 700여년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고려시대에는 몽골군의 병참기지로,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대 주둔지로, 광복 이후에는 미군 주둔지로 상처를 입은 땅이 비로소 민족의 상징인 국가공원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나 공원화를 둘러싼 서울시와 건설교통부간의 갈등은 국민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의 의견에 귀를 막고,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불신하는 모습이 혹여 공원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들은 “후대에 물려줄 멋진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로의 감정을 건들며 대립각을 유지,‘기관 이기주의’ ‘힘겨루기’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갈등의 뿌리는 서로에 대한 ‘불신’에 연유한다. 서울시는 건교부가 입법예고한 ‘용산민족·역사공원 조성 및 주변지역 정비에 관한 특별법 입법예고안’의 제14조와 제28조가 “민족공원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정부가 기지이전 비용 마련을 빌미로 공원내에 상업시설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반면 건교부는 ‘서울시의 오해’라고 일축하면서 문제조항을 삭제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용산공원을 효율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는 용산공원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짠 뒤 특별법을 공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는 반면 건교부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마스터플랜을 짤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강변한다. 건교부는 ‘오해’라는 공허한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특별법에 ‘공원의 경계선’을 명시하고, 공원 본체인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81만평에 대해 상업화 개발을 하지 않을 것임을 법안에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서울시도 소모적인 힘겨루기는 자제해야 한다. 특히 오세훈 시장은 대의적인 차원에서 용산 민족공원 선포식에 참석하는 게 옳은 처사다. 화합과 상생이라는 용산공원 조성 취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조현석 지방자치부 기자 hyun68@seoul.co.kr
  • “수지김 사건 장세동씨 국가에 9억배상” 판결

    서울고법 민사6부(부장 윤재윤)는 16일 5공 시절 ‘수지 김’ 사건과 관련, 국가가 당시 사건을 은폐·조작한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남편 윤태식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장씨는 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씨는 전직 안기부 직원들로 하여금 수지 김 살해사건의 진실을 은폐, 조작함으로써 김씨 유족들에게 간첩의 멍에를 씌우고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Zoom in서울] 불광천이 다시 숨쉰다

    [Zoom in서울] 불광천이 다시 숨쉰다

    “엄마, 저기 있는 풀은 뭐야?”“저건 그냥 풀이 아니라 메밀이야. 아빠가 좋아하는 메밀국수도 저 열매로 만드는 거야.”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였던 지난 14일 밤 은평구 신사동 부근의 불광천변은 더위를 피해 산책 나온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하천가에 돗자리를 깔고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쫓는 가족들 모습에서부터 아예 간이침대를 펼치고 강바람에 잠을 청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북한산에서 발원, 서울 북서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불광천이 새 모습으로 태어났다. 삭막한 흙더미와 잡풀뿐이었던 하천변에는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생식물들이 자리잡았고, 유량이 불규칙해 접근이 위험해 보였던 하천은 러버댐(고무보)을 설치해 깔끔하게 정리됐다. 방치돼 있던 불광천이 은평구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새단장이 이뤄진 곳은 불광천 신흥상가교부터 신사교까지 350m 구간. 은평구는 여기에 16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 11월 착공, 주변 지하철 역사 등에서 배출되는 지하수를 하천으로 유입시킨 결과, 메말랐던 불광천에 지금은 하루에 약 9600t의 지하수가 흐른다. 덕분에 요즘 불광천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이 그칠 새가 없다. 녹번동에 사는 박종훈(10·초등 3년)군도 해만 지면 불광천에서 살다시피한다. 박군은 “물도 깊지 않고 시원하다.”면서 “여기 오면 친구들도 다 만난다.”고 좋아했다. 최고의 인기는 역시 하천 중심에 있는 프로그램 분수이다.72개의 구멍에서 내뿜는 물줄기는 최고 11m까지 치솟아 보기만 해도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하부에는 82개의 수중 조명등이 설치돼 있어 갖가지 색깔로 50여개의 물줄기를 연출한다. ●오늘 고무보 준공기념 축하행사 환상적인 야경에 벌써 입소문이 퍼졌는지 ‘불광천 분수 앞 계단’은 어느새 ‘만남의 장소’로 떴다. 매주 한번 이상은 꼭 3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불광천변에 나온다는 김정숙(43·주부)씨는 “분수 구경에 물놀이, 운동 등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아이들이 먼저 분수 보러 가자고 더 성화”라며 웃었다. 은평구청은 불광천의 ‘부활’과 러버댐 준공을 기념하는 축하행사를 16일 오후 7시에 열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새단장을 통해 이제야 불광천이 주민 품으로 돌아가게 된 만큼 앞으로 은평구의 명소로 자리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하천 근처 쓰레기 무단 투기 ‘옥에 티’ 새롭게 태어난 불광천에도 ‘옥에 티’처럼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불광천에는 흰뺨검둥오리 가족이 나타나 주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새끼 6마리를 이끌고 유유히 헤엄을 치는 오리가족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리가족은 자취를 감췄다. 날씨가 더워진 뒤 하류쪽으로 내려갔다는 설도 있지만 누군가 잡아갔다는 얘기(?)는 더 설득력이 있다. 하천 근처에 쓰레기를 버리는 주민도 적지 않다. 지하철 6호선 응암역 근처에 있는 신사교에서 불광천변 산책로로 내려가는 입구에는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적지 않다. 구청 관계자는 “하천을 깨끗하게 보존하려면 구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면서 “외래어종 등을 방사할 경우 하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기계 고장으로 우주미아 될 뻔”

    인류 최초로 지난 1969년 7월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의 두 우주비행사들은 자칫 지구로 귀환하지 못할 뻔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인 이글호에 탑승해 달 표면을 밟았던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과 닐 암스트롱은 지구 귀환을 위해 달에서 이륙하려다가 회로 차단기의 스위치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이륙을 못하고 ‘우주 미아’가 될 뻔했다는 것. 그 순간 다급해진 올드린은 무의식적으로 볼펜을 스위치가 부러져 생긴 구멍에 넣었고 다행스럽게 회로 차단기가 작동, 달에서 떠날 수 있었다. 올드린은 “스위치가 없어진 것을 알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글호 안에 있던 물건 중 끝이 금속이 아닌 볼펜을 카운트다운 과정에서 회로 차단기에 넣었다.”고 회고했다. 올드린은 암스트롱에 이어 두번째로 달을 밟은 지구인. 지구로 송출된 TV 화면을 통해 유명해 진 달에 깃발을 꽂고 손을 흔드는 장면의 주인공도 올드린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24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이글호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이들의 달 착륙 시도가 실패할 것에 대비, 암스트롱 등 우주비행사 3명의 죽음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연설까지 준비했다. 미 정부는 우주비행선에 치명적 문제가 생기면 미국의 우주비행사가 우주미아가 되는 장면을 전세계가 볼 수 없도록 통신을 끊으라고 미항공우주국(NASA)에 명령하기도 했다. 올드린은 우주에서 임무수행 중 자신들이 봤던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해서도 털어놨는데 “충분히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무언가가 있었다.”며 NASA는 이를 30년간 감춰왔다고 주장했다. 데일리 미러는 “냉전시대였던 당시 미국은 소련보다 먼저 달에 사람을 보내려고 너무 애쓴 나머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 착륙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미러는 이런 내용을 담은 채널5 방송사의 새 다큐멘터리 ‘아폴로 11호:감춰진 이야기’의 내용을 미리 입수해 보도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병현, 9K 3실점 호투 불구 6패

    패전의 멍에를 쓰기에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병현(27)이 18일 PNC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과 3분의1이닝 동안 3실점, 시즌 6패(5승)를 당했다. 기록상으로는 평범한 투구내용 같지만 눈부신 호투였다. 삼진 9개를 솎아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고,127개의 공을 뿌려 올시즌 콜로라도 투수 중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7연패를 당한 콜로라도의 가라앉은 팀 분위기와 후반기들어 득점권에서 물방망이로 변한 타선이 문제였다. 콜로라도 타선은 김병현이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안 4패에 방어율 12.42의 상대 선발 킵 웰스에게 1점만을 빼내는 빈타에 허덕였다. 또 2회와 6회 거푸 만루 찬스를 맞고도 1점을 뽑지 못하는 등 잔루 17개로 찬스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8회 개럿 앳킨스의 2루타 때 토드 헬턴이 안이한 러닝으로 홈에서 태그 아웃당한 것도 김병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결국 김병현은 8회 연속 2루타를 맞아 1실점한 뒤 라몬 라미레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라미레스에 이어 등판한 레이 킹이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김병현의 자책점은 3으로 늘렸고 팀은 1-3으로 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생활의 지혜] 긴 소매 옷 세탁은

    긴 소매 셔츠의 소매가 세탁기 안에서 다른 빨래와 엉키지 않게 하려면 셔츠의 소매 단추를 몸판 단춧구멍에 끼워서 빨면 된다.
  • 인권위, 검사·수사관 등 3명 고발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을 불법감금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검사 등 3명을 검찰총장에게 고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최모(55)씨가 “2001년 11월19일부터 3박4일간 인천지검 특수부에 감금당한 채 수사관들이 가슴을 발로 차 갈비뼈가 부러지고 검사가 목구멍에 종이를 넣어 돌리는 등 폭행했다.”며 제기한 진정 사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치했다.인권위는 최씨가 조사받고 귀가한 다음날 전치 4주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해 진술했던 기록 등에 비춰 실제 폭행·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녹색공간] 사랑의 방식 차이/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제 자리가 아닌 곳에 자리를 잡으면 모든 것은 귀찮은 존재가 된다. 나는 많은 환경 문제가 그런 성가신 존재로부터 생긴다고 본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땅으로 무너지지 못하는 부러진 가지가 나무 세계의 골칫거리가 되는 것도 비슷하다. “부러진 가지가 땅으로 채 무너지지 못하고/살아 있는 가지에 걸려 있다/ --중략-- /살아 있는 가지들은 서로에게 걸리지 않는데/제멋대로 뻗어도 다른 가지의 길을 막지 않는데” 살아있는 가지가 가야 할 길을 막는 죽은 가지는 무너져야 할 무엇이다. 그러나 이는 실상 사람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눈에 띄는 한 가지 모습이다. 부러진 나무에 기대어 사는 벌레와 그 벌레를 노리는 새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그곳은 풍성한 삶의 공간이다. 위의 시는 정끝별 시인의 시집 ‘삼천갑자 복사빛’에서 따온 것이다. 서울신문의 이 글에 내가 잘못 앉혔으면 마뜩잖은 일이 된다. 아름다운 시어도 자리를 잘못 잡으면 본래의 빛을 잃는다. 때로 사랑의 표현도 지나치면 귀찮은 몸짓이 되듯이. 이와 관련하여 오래 전에 있었던 영국 나비동호인들의 부전나비 보호운동으로부터 얻을 교훈이 있다. 나비동호인들은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의식하는 국회의원들을 설득하여 마련한 예산으로 부전나비가 서식하는 땅을 사들이고는 말뚝을 둘러치고 보호했다. 그런데 부전나비의 기세는 오히려 더욱 줄어들었다. 생태학자들의 도움으로 그 까닭을 알아보았다. 원인은 정도를 벗어난 지나친 애정공세에 있었다. 보호구역 안으로 소들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졌다. 짙은 수풀은 음습한 그늘을 드리웠고, 그늘 아래 놓인 개미굴의 온도가 낮아졌다. 그리고 따뜻한 온도를 좋아하던 개미의 세력이 약해졌다. 그 개미들은 부전나비 애벌레를 물어다 키워주는 보모와 같은 존재였다. 보모를 약하게 했으니 부전나비가 제대로 보육될 수 없었다. 나비동호인의 과잉보호와 함께 부전나비는 그렇게 위축되었던 것이다. 사연을 알게 된 사람들은 보호 방식을 수정하여 소와 말이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개미들도 부전나비도 다시 기력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이 나라의 영향력 있는 분이 퇴임하면 마을숲이 있는 농촌에 살고 싶다는 표현을 한 모양이다. 그 한마디는 여러 사람의 관심을 전통 마을숲으로 이끌었다. 벌써 전통 마을숲을 가꾸기 위한 국가 예산액수가 언급되고, 복원 사업을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거기까지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갑자기 생긴 예산과 지나친 애정으로 섣부른 일을 저지를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자란다. 부디 노쇠한 고목을 치료한답시고 막무가내로 죽은 가지를 잘라내고 나무구멍을 막거나 보호하느라고 철조망을 둘러치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오래된 전통 마을숲의 아름드리나무 둥치 안은 화려한 날갯짓을 하는 비단벌레가 깃들 수 있는 곳이다. 때로 그 나뭇가지 위에는 새끼를 키우거나 먹이를 노리는 천연기념물 붉은배매새와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호)도 있고, 딱따구리가 뚫은 나무구멍에는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이 보금자리를 틀기도 한다. 사람들의 지나친 토목행위와 수목치료로 그들의 삶터를 없애지는 않을지…. 무엇보다 주민들과 그 전통 마을숲을 이용할 미래세대의 애정을 키우는 일이 우선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마을숲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진단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것이 조상들의 지혜가 배인 전통 마을숲에 대한 마땅한 사랑의 방식이다. 왜냐하면 전통 마을숲은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주민들의 적절한 관심과 활용으로 제 모습이 갖추어진 아주 특이한 경관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문화마당] 싸우는 얼굴은 흑색/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어느 날 잠자는 사자의 갈기를 겁 없는 생쥐가 갉아먹기 시작했다. 잠이 깬 사자는 화를 내며 생쥐를 잡으려고 했지만 생쥐는 약을 올리듯 쥐구멍으로 들어갔다. 하찮은 적을 직접 상대할 수 없다고 여긴 사자는 마을에 내려가 고기를 미끼로 고양이를 사자 굴로 데려왔다. 사자는 생쥐의 소리가 날 때마다 고기를 던져주며 생쥐를 잡으라고 고양이를 격려했고, 생쥐는 고양이가 무서워 쥐구멍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여러 날이 흐른 뒤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생쥐는 쥐구멍 밖으로 나왔고, 곧 고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 생쥐가 사라지자 사자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고 얼마 후 그의 존재를 잊어 버렸다. 우리 시대의 화두인 공존과 상생의 본질을 꿰뚫는 이 우화는 고양이의 존재가 생쥐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음을 새삼 일러준다. 만화 주인공 톰에게 제리가 필요하듯 부자는 재산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낮은 아이들이 있어서 비교우위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강대국은 강대하지 않은 여러 나라들이 있기에 강대국이 된다. 그럼에도 힘세고 잘나고 강한 자들이 ‘윈윈’의 정신을 저버리고 ‘나’를 과신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세상의 많은 슬픔과 비극이 탄생한다. “내가 반을 접을 테니 너도 반을 접어라!” 양쪽이 반씩 양보하는 타협(kadado)의 방식은 인도의 부자 집단 구자라트 상인들의 성공비결이었다. 구자라트 상인 출신의 간디는 마하트마로 불리기 이전인 19세기 말 남아프리카에서 이 방법을 써서 명성을 쌓았다. 변호사인 간디의 설득으로 이해당사자들은 재판을 하지 않고 화해하여 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감정의 앙금을 없앴다. 간디는 이런 중재과정을 통해 사람의 본성이 착하다고 확신하였다. 바니아(Bania)라고 알려진, 인도 서해안을 낀 구자라트 지방의 상인들은 타협의 방식으로 해상무역을 벌여 많은 부를 이뤘다. 대양을 작은 호수로 여긴 그들의 활동은 동남아에서 서아시아와 이집트는 물론 중앙아시아를 넘어 중국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이었다. 그들의 연대기는 최근 인더스문명의 유적이 구자라트 해안에서 발견됨으로써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7세기 중반에 이 지역을 방문한 중국의 현장은 ‘대당서역기’에 “백만장자가 100가구나 된다. 외국에서 나는 귀하고 값진 물건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라고 구자라트인의 풍요를 기록하였다. 구자라트의 주요 항구 솜나트에 위치한 힌두사원은 부유한 상인들의 기부와 순례세로 부를 축적하여 국경너머로 소문이 났다. 사원에 딸린, 순례자의 머리를 깎아 주는 이발사가 3000여 명, 춤을 추는 여인이 수백 명이었다.11세기 인도에 17차례 침입하여 많은 재산과 재물을 파괴하고 약탈한 가즈니 왕조의 무하마드는 부유한 솜나트 사원을 목표로 삼았다. 영국이 지배한 20세기 초 구자라트 상인들은 선박회사를 건설하고 70여개의 방직공장을 세워 구자라트의 수도인 아메다바드를 ‘인도의 맨체스터’로 만들었다. 간디의 독립운동을 지지하고 자금도 댔다. 구자라트 상인들은 평화가 번영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갈등과 투쟁보다 화해와 타협을 선호했다.‘싸우는 얼굴은 흑색’이라고 믿은 그들은 예의바름이 모든 것-심지어 적-을 이긴다고 여겼다. 남에게 진흙을 던진 자는 자신에게 더러움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는 법, 간디의 비폭력, 비협력운동은 이 전통의 소산이었다. 관용적인 그들도 계산적이고 약삭빠르기에 부를 이루었으나 “나도 살고 너도 살자.” “나도 벌고 너도 벌자.”라는 입장을 잊지 않았다. 부당한 이득을 구하면 손해를 본다는 사실도 알았다.6·15남북공동선언 6주년인 오늘 아침, 문득 타협의 달인인 그들이 생각난다. 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World cup] 무적함대 맹폭에 솁첸코 꺾였다

    [World cup] 무적함대 맹폭에 솁첸코 꺾였다

    환골탈태한 ‘무적함대’ 스페인이 ‘득점 기계’ 안드리 솁첸코(30·첼시)가 이끈 우크라이나를 초토화시켰다. 스페인은 14일 밤 라이프치히 젠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젊은 피’ 사비 알론소(리버풀), 다비드 비야(이상 25·발렌시아), 페르난도 토레스(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연속골로 솁첸코를 앞세워 본선에 첫 출전한 우크라이나를 4-0으로 완벽하게 눌렀다. 이로써 승점 3을 챙긴 스페인은 유로2004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에 패한 이후 A매치 23경기 무패(15승 8무) 행진을 이어가며 큰 대회에서 움츠러드는 징크스와 무늬만 우승후보라는 멍에를 날려버릴 채비를 갖췄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30·발렌시아)를 탈락시키고 라울(29·레알 마드리드)을 벤치에 앉힐 정도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무적함대의 세밀하고 완벽한 조직 플레이가 돋보인 한 판이었다. 토레스, 비야, 루이스 가르시아(28·리버풀)를 스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우크라이나를 정신없이 몰아쳤다. 알론소, 마르코스 세나(30·비야 레알), 사비 에르난데스(26·FC 바르셀로나)가 미드필드에서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전반 13분 에르난데스가 올려준 코너킥을 알론소가 헤딩골로 연결시켰고,4분 뒤 비야가 날린 프리킥이 우크라이나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어 순식간에 승부를 갈랐다. 후반 3분에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토레스를 잡아챈 우크라이나 수비수 블라디슬라프 바슈크(31·디나모 키예프)가 퇴장당했고, 비야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었다. 또 후반 37분 토레스가 네 번째 골을 터뜨리며 우크라이나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우크라이나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간간이 역습을 했으나 미드필드부터 촘촘히 깔린 스페인 수비에 막혀 최전방 솁첸코에게 공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는 등 결정적인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경기 속 또 하나의 경기였던 솁첸코와 라울의 유럽 최고 스트라이커 맞대결은 라울이 후반에 나오며 뒤늦게 성사됐으나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WORLD CUP] ‘축복? 저주?’…독일엔 어떤 운명이

    ‘아트사커, 검은 돌풍 세네갈에 침몰’(2002한·일월드컵).‘마라도나 군단, 불굴의 전사 카메룬에 덜미’(1990이탈리아월드컵).1960년대 이후 월드컵 개막전은 ‘그래서 공은 둥글다.’는 이유만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할 만큼 줄곧 이변으로 점철됐다. 대회마다 전 대회 우승국이 ‘축구전쟁’의 첫 전투에서 낙마한, 이른바 ‘개막전 징크스’다. 그렇다면 개최국 독일은 이‘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 물론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전 대회 우승팀의 자동출전권이 폐지된 탓에 개막전의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전차군단, 너 떨고 있니? 물론 객관적 전력으로는 독일의 우세가 점쳐진다. 월드컵을 이미 세 차례나 품었던 독일에 견줘 코스타리카는 단 한 차례 16강에 올랐을 뿐이다. 더욱이 최근 세 차례(이란 우크라이나 체코)의 평가전에서 단 1골을 뽑으며 전패한 데다 주전들의 부상이 속출, 전력에 금이 간 상태다. 그러나 웜업매치만을 놓고 보면 독일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올해 5차례의 평가전에서 3승1무1패의 호성적을 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걱정되는 대목도 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1-4로 대패한 데 이어 지난달 일본전에서는 2-2로 비겨 우려를 잔뜩 자아낸 것. 목표가 단순히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우승이라는 점 등 심리적인 중압감도 변수다. ●내 징크스가 더 세다? 반면 독일이 철썩같이 믿는 기분좋은 징크스도 있다. 독일은 월드컵 무대에서 비유럽팀들을 수없이 격침시켰던 저격수다. 이탈리아대회(90년) 결승전인 아르헨티나전부터 한·일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에 패하기 전까지 비유럽팀들을 상대로 무려 11연승을 기록했다. 특히 한·일월드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카메룬, 파라과이, 미국, 한국 등 비유럽팀들을 희생양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또 하나. 개최국은 조별예선 제도가 도입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예선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없었다는 점도 독일에는 위안거리다.1950년(브라질) 이후 14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10승5무의 1차전 성적을 냈다. 부진했던 경우는 1966년 잉글랜드가 우루과이와 0-0으로,1982년 스페인이 온두라스와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게 전부다. 한 달간의 ‘전쟁’을 시작하는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 꽉 들어찰 6만 관중의 함성과 탄식이 누구의 ‘징크스’를 따라갈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LB] 코리안 메이저리거 ‘명암’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은 4일 4승 사냥에 나섰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병현은 이날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5이닝 동안 홈런 2개 등 9안타 2볼넷으로 6실점하고 팀이 0-13으로 져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3승3패에 방어율은 4.97로 치솟았다. 이날 패배 뒤 팀동료 김선우(29)는 사실상 방출을 의미하는 ‘지명할당’ 조치를 당했다.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LA 다저스의 서재응(29)은 결국 선발진에서 빠져 불펜으로 추락했다. 서재응은 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허용하며 3실점, 그래디 리틀 감독의 신뢰를 저버렸다.2승3패, 방어율 5.47을 기록 중인 서재응은 지난 4월5일 이후 두 달여 만에 불펜투수로 전환했다. 반면 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완봉승(시즌 3승)과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찬호(33)의 팀내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특히 8일 ‘약체’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할 예정이어서 승수쌓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찬호는 통산 109승 중 밀워키를 상대로 7승 무패를 거뒀고 통산 방어율 2.15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자리잡았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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