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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김사랑 오늘(26일) 퇴원, 추락 사고 입원 한 달 만 “활동 재개”

    배우 김사랑 오늘(26일) 퇴원, 추락 사고 입원 한 달 만 “활동 재개”

    추락 사고로 한 달째 입원 치료를 받던 배우 김사랑이 퇴원소식을 전했다.26일 배우 김사랑이 한 달여 입원 치료 끝에 퇴원했다. 이날 김사랑 소속사 레오인터내셔널 측은 “지난 4월 갑작스러운 사고로 발등 골절 수술을 받은 김사랑이 한달 여 치료 끝에 빠른 회복 단계에 접어 들어 오늘(26일) 퇴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어 “퇴원 후, 치료 일정에 맞춰 가벼운 운동과 통원 치료를 할 예정”이라며 “미뤄둔 광고 촬영 및 기타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김사랑은 지난달 18일 밀라노 한 가구 매장에서 주인이 방치한 구멍에 빠져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2m 높이에서 추락한 김사랑은 오른발 골절과 타박상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 소속사 측은 “발 부위 수술이 필요하다는 현지 주치의 소견에 따라 수술 절차를 확인했으나, 현지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보호자 동행 없이 수술 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매니저와 급히 귀국 후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사랑은 사고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이하 김사랑 소속사 레오인터내셔널 측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김사랑씨 소속사 레오인터내셔널 입니다. 김사랑씨 사고관련 퇴원소식을 알려 드립니다. 지난 4월 갑작스러운 사고로 발등 골절 수술을 받고 한 달여의 입원 치료 끝에 빠른 회복 단계에 접어들어 26일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치료일정에 맞춰 가벼운 운동과 통원치료를 함께 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뤄두었던 광고촬영 및 기타 일정들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입원기간 동안에 제안 받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다시금 배우로서 일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김사랑씨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많은 격려와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백인 사랑한 흑인 복서, 100년 만에 멍에 벗다

    백인 사랑한 흑인 복서, 100년 만에 멍에 벗다

    트럼프, 실베스터 스탤론 건의로 사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해 세계를 놀라게 만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뒤에 한 일 가운데 하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잭 존슨(1878~1946)을 사면한 일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레녹스 루이스 전 헤비급 챔피언, 디온테이 와일더 현 헤비급 챔피언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1913년 존슨에게 내려졌던 유죄 판결 기록을 삭제하는 데 서명했다. 존슨은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1908년 호주 시드니에서 토미 번스를 물리치고 타이틀을 땄다. 그가 2년 뒤 ‘위대한 백인의 희망’ 짐 제프리스를 네바다주 리노에서 꺾자 백인 폭동이 일어나 흑인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얘기는 1969년 제임스 얼 존스가 주연한 같은 제목의 연극으로 만들어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15년 쿠바 아바나에서 캔자스주 출신 백인 카우보이 제시 윌러드에게 26라운드 KO패를 당해 타이틀을 잃었다. 1912년 그가 체포된 것은 1910년 제정된 맨 법(Mann Act)을 위반했다는 죄목이었다. 도덕적 순수법으로 불렸던 이 법은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들을 데리고 주 경계를 벗어나 여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시 검찰은 잭슨과 나중에 아내가 된 백인 여자친구 루실 캐머런의 연애가 “본성을 거스르는 범죄”라고 주장했고, 백인 배심원단은 2시간도 안 되는 토론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커리어를 망치게 된 그는 유럽으로 망명했다가 1920년 자수해 10개월을 복역했다. 그 뒤 밤무대 가수로 전전하다 1946년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잭 존슨을 사후 완전 사면하는 행정집행 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힌 뒤 “그는 인종적인 견해차 때문에 10개월 동안 수감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탤론이 이 사건을 언급했던 지난달부터 사면을 고려했다고 털어놓았다. 1977년 영화 ‘로키’에서 복서 연기를 선보였던 스탤론은 주먹을 불끈 쥐며 “계속 펀치를, 잭”이라고 말했으며 서명식이 끝난 뒤 트위터에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정의가 이뤄졌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전 행정부가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아 실망시켰다”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존슨의 가정폭력 전력을 들어 사면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사랑 측 “한 달째 입원...아직 퇴원 못 하고 치료받는 중”

    김사랑 측 “한 달째 입원...아직 퇴원 못 하고 치료받는 중”

    배우 김사랑이 한 달여 동안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23일 한 매체는 배우 김사랑이 추락 사고 이후 현재까지 회복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날 김사랑 소속사 레오인터내셔널 측은 해당 매체에 “김사랑이 아직 치료를 받고 있어 퇴원하지 못했다”며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리치료를 받으며 회복중”이라며 “본인도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사랑은 지난달 18일 밀라노 한 가구 매장에서 주인이 방치한 구멍에 빠져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2m 높이에서 추락한 김사랑은 오른발 골절과 타박상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 소속사 측은 “발 부위 수술이 필요하다는 현지 주치의 소견에 따라 수술 절차를 확인했으나, 현지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보호자 동행 없이 수술 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매니저와 급히 귀국 후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사랑은 사고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추락 사고’ 김사랑 근황, SNS에 아프리카 케냐 봉사활동 모습 공개

    ‘추락 사고’ 김사랑 근황, SNS에 아프리카 케냐 봉사활동 모습 공개

    추락 사고를 당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배우 김사랑이 근황을 전했다.23일 배우 김사랑이 SNS를 통해 아프리카 케냐 봉사활동 사진을 공개했다. 김사랑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프리카 케냐에서 너무 감사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이런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지난 4월 초, 아프리카 케냐 봉사활동 중인 김사랑 모습이 담겨있다.그는 아이들과 장난을 치며 다정하게 놀아주는 가하면 직접 기타 연주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김사랑은 지난달 18일 밀라노 한 가구 매장에서 방치된 구멍에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김사랑은 당시 2m 높이에서 추락, 오른발 골절과 타박상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현재 활동을 쉬면서 회복 중이다. 사진=김사랑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수요 에세이] 경제의 심리적 분위기를 중시하라/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경제의 심리적 분위기를 중시하라/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식품부 장관

    아마존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몰고 온다는 말이 있다. 소위 나비효과다. 일반적으로는 미세한 사건 하나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침 식사 중 부부간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상대의 마음을 조금 거슬리게 하는 표현이 있었다고 하자. 이 때 슬쩍 참고 지나가면 곧 잊히고 다른 일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언짢은 반응을 보여 한마디 하게 되면 말다툼이 되고,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큰 싸움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그리고 출근한 사람은 하루 종일 일을 지속적으로 그르칠 수 있다. 인간관계는 서로 얽혀 있어 모든 일에 이런 심리적 나비효과가 상존한다. 인간의 행동은 생각에 따라 변하므로 생각의 흐름에 따라 사태의 흐름이 변하게 된다. 이 생각을 부채질하는 것이 감정이다. 물건값이 오르리라고 생각하면 수요가 는다.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하면 공급이 는다. 경제학에서의 가격은 합리적인 수요와 공급의 만남에서 이루어진다. 현실 시장에서의 가격은 감성적인 수요와 공급의 싸움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 감성이 더해질수록 싸움은 증폭된다. 감성은 이성보다 폭발력이 크다. 건실한 은행이라도 부실 악소문이 퍼지면 인출을 요구하는 예금자들이 몰려 도산될 수 있다. 두 나라 간의 전쟁도 사소한 충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공직자는 말과 행동을 늘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리정책 책임자의 말 한마디가 금융시장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직자들은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한다. 경제는 기초 여건이 중요하지만, 현실에서는 시장의 심리적 분위기가 경제활동의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시장 분위기에 유난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사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들은 시장에 충격적인 경우가 많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원전건설 중단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견도 내고 우려도 표시했다. 대부분 과격성을 완화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귀담아듣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부작용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비정규직의 100% 정규직화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아 지연되었는데, 대통령의 재강조로 조정 가능성이 어렵게 되었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커다란 멍에가 되고 취업에 장애를 주는데도 장하성 정책실장은 고용 감소 효과는 없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현 경제상황이 ‘경기 침체의 초입’이라고 우려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월별 통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신경 쓸 것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부의장이 ‘내각과 청와대 경제팀이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현 정부는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판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그런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정책들에서 친노동 반기업 색채가 강하다. 기업은 기가 죽어 열심히 사업할 의지가 약해지고, 공무원도 소극적이고 더욱 보신적이 되었다.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들은 동남아나 인도 등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실시간 정보교환으로 제품과 재료의 가격이 동일해지고 있다. 따라서 결국 인건비와 물류비 차이로 경쟁한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시장 가까운 곳이나 인건비가 싼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베트남 제조의 50% 정도를 한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성을 감안할 경우 미국이나 일본의 인건비보다 우리가 비싸다고 한다. 기업들은 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산업의 공동화와 노쇠화가 우려된다. 정부와 공직자들은 기업에 힘을 실어 주고 시장분위기를 살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경제는 심리다. 더불어 잘못된 정책들은 절망의 토네이도가 되기 전에 조정되어야 한다
  • [영상] 여성들의 분노, 성대결이 아닌 ‘일상화한 공포’입니다

    [영상] 여성들의 분노, 성대결이 아닌 ‘일상화한 공포’입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성의 불안, 공포는 그대로다. 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대책 마련에 집중되지 않고 성대결로 번지는 양상 역시 2년 전과 변함이 없다. 홍대 몰카 사건에서 촉발된 남혐 대 여혐 구도도 마찬가지다.개별적 범죄가 ‘미러링(혐오를 상대에게도 그대로 반사해 적용하는 것)’ 그리고 ‘백래시(반격)’를 거치면 여지없이 성대결 구도로 변질되고 만다. 그러나 35만명 이상이 참여한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란 청와대 청원은 성대결 조장이 아닌 공포가 일상화한 대한민국 여성이 국가에 보내는 ‘구호 요청’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대검찰청은 2017년 한해 동안의 여성 대상 살인, 성폭력 등의 강력범죄가 총 3만 27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2016년 2만 7431건보다도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여성의 불안이 공상이나 과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최근 ‘몰카’라는 사건을 계기로 다시 촉발됐지만, 일상 속에서 여성이 느끼는 공포는 비단 몰카 뿐만이 아니다. 여성은 일상 곳곳에서 시각적·촉각적 공격이나 폭력을 당한다. 일상 생활을 영유하는 대중적 공간에서조차 여성은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일상 속 공포는 만연한데 처벌되는 범죄는 일부뿐 최근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는 몰카는 ‘찍는다’고 모두 처벌 받는 것은 아니다. 처벌 받는 행동이 특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고해도 사건 접수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 촬영인 경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 실제 판례에도 지하철 몰카범에게 해당 사유로 무죄 판결이 난 사례가 있다. 이모(27·여성)씨는 붐비는 지하철에 서 있는 사이 앞좌석에 앉은 남성에게 몰카를 찍혔다. “남성의 어깨 너머 유리창에 비친 핸드폰 화면이 분명히 내 몸을 찍고 있는 걸 똑똑히 봤다”면서 “그땐 아무 말 못했는데 수치심을 느껴 뒤늦게 찾아보니, 특정 부위가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더라”면서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29·여성)씨는 “마음에 든다, 번호 좀 달라”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까지 모르는 남성이 쫓아왔다. 김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 동 바로 앞까지 왔기 때문에 또 찾아올지, 나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겁이 덜컥 났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여성은 불안을 호소하지만, 남성이 집까지 쫓아와 처벌받는 경우는 ‘집에 침입하거나, 여성에게 신체 접촉을 가했을 때’에 한한다. 직접 접촉한 게 없고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사건 접수가 안 된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 범죄라는 인식 없거나 있어도 잡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신고율 낮아 이모(50·여성)씨는 퇴근길에서 예상치 못한 손길에 깜짝 놀란 후부턴 밤길이 무서워졌다. 한 남성이 길을 걷던 이씨의 다리를 만지고 도망간 것. 이씨는 “처음엔 어이없어하며 넘겼지만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쁘고 무서워 이제는 퇴근길에 딸과 만나 함께 귀가한다”고 했다. 이씨의 딸은 “이런 사건이 신고가 되는지도 몰랐지만, 신고한들 잡을 수는 있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신체 일부를 만지고 도망가는 이른바 ‘만튀(만지고 튀는 것)’는 엄연한 범죄이지만 이씨처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해서, 잡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만튀’는 그러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 ●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대중 속에서도 범죄 일어나 변모(61·여성)씨는 아침 출근 버스에서 한 청년이 때리려는 시늉을 한 뒤로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유도 없이 “확! 씨!”하며 눈앞에서 때리려드는 청년에 놀라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아무도 말리거나 신고해주지 않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변씨는 “절대적으로 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어떤 반항도 할 수 없는 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매일 출근길에서 마주치는 청년이기에 해코지를 당할까 신고도 제대로 못했다. 변씨가 불안을 호소하자 그녀의 아들이 며칠을 기다려 청년과 마주했다. 청년은 그제야 “술이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명하고 변씨에게 사과했다. 판례상 폭행죄는 멱살을 잡거나 때리는 시늉만 해도 인정된다. 하지만 변씨의 사례처럼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신고조차 어렵고, 일회성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가버리면 검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게 만드는 일상 속 공포 이 밖에도 야간 택시 이용, 공중화장실 몰카, 남녀 공용 화장실 공포 등 여성들의 일상 곳곳엔 불안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많은 여성들은 “밤에 택시 탔을 때, 택시 기사가 여성이면 크게 안심 된다”고 말한다. 그 순간부터 야간 택시 성추행 및 강도 예방을 위한 행동, ‘뒷자리에 탑승하라’, ‘지인에게 택시 차번호를 알려라’, ‘도착 전까지 졸지 마라’ 등의 불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다녀와야 하는 화장실조차 여성은 마음 편히 갈 수 없다. 특히 강남역 살인 사건의 배경이 됐던 ‘남녀 공용 화장실’과 구멍이 수십 개 뚫려 몰카를 걱정하게 하는 ‘공중 화장실’을 찾을 때면 여성들은 신경이 곤두선다. 남녀공용 화장실을 갈 때면 여성 여럿이서 짝지어 가서 문을 잠그거나 아예 다른 안전한 화장실을 찾는다. 공중 화장실을 갈 때는 구멍을 막을 휴지, 본드나 몰래 카메라 렌즈에 손상을 입힐 바늘, 매니큐어 등을 들고 다닌다는 여성들까지 여성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자기 방어 행동조차 꺼려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카메라를 찾으려 구멍에 얼굴을 들이대면 몰카에 본인의 얼굴이 더 크고 선명하게 찍힐까봐 걱정 된다’는 것이다. 몇몇 여성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공중 화장실 이용을 포기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몰카 범죄에 대한 엄벌 의지를 강조했다. 또, 경찰은 화장실 벽에 구멍을 내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손괴(파손)죄를 추가 적용하는 등 몰카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많이 무서웠겠다”라는 공감이 절실하다 여성들에겐 공포가 일상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낮이건 밤이건, 주변에 사람이 많건 적건 간에 그 어느 여성에게도 세상은 안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언제, 어디에서나 부지불식간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피해자를 향해 흔히 하는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밤늦게 다니까 그렇지.”, “짧은 치마는 왜 입어서 그런 일을 만들어?”, “제대로 저항했어야지” 등의 말이 부적절한 이유다.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화장실 몰카 대책처럼 특정 장소, 특정 범죄를 대상으로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고 있는 공포를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해주는 일이 현시점에선 더 절실하다. “진짜 그래?”, “무고아닐까?”라는 의심을 품는 대신 “그런 불편함이 있구나”, “무서웠겠다”라는 말만으로도 여성은 혼자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피해 사실에서부터 점차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지우고 피해자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할 때, 서로를 향한 날선 혐오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나의 아저씨’ 수면 위로 드러나는 진실들..아이유, 이선균 도청 들킬까

    ‘나의 아저씨’ 수면 위로 드러나는 진실들..아이유, 이선균 도청 들킬까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나의 아저씨’가 오늘(9일) 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는 시청자들은 알고 있지만, 극중의 인물들 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들이 있다. 극 초반 파견직 지안(이지은)이 부장 동훈(이선균)에게 접근했던 진짜 이유와 도청, 불우했던 지안의 어린 시절, 그리고 윤희(이지아)와 도준영(김영민) 대표의 외도 등은 지난 12회 동안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먹먹한 감동을 전하며 극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오늘(9일) 방송될 13회의 예고 영상은 어느 하나 가볍다 할 수 없는 진실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을 예고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먼저 도대표는 지안을 찾아와 “박동훈 잘라주겠다고 돈 받아가 놓고 날 자르려고 들어? 내가 이 얘기 다 하면 어떻게 나올까?”라고 협박했다. 지금은 인간 대 인간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동훈이지만, 처음에는 돈이 필요해 접근했었고 이에 도청까지 했던 일을 말하는 것. 지난 12회에서 상무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동훈을 저지하려는 그에게 지안은 “그냥 조용히 나가요. 다 까발리기 전에”라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당사자들과 지안만 알고 있던 윤희의 외도 또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동훈의 집을 찾은 기훈(송새벽)은 구멍이 난 문짝을 발견했다. 의아한 얼굴로 구멍에 주먹을 대보던 기훈은 윤희를 향해 “형수 바람피웠어요?”라고 물었다. 가족이 깨어지는 것을 우려하며 동훈이 덮어뒀던 윤희의 외도는 결국 모두에게 드러나고 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지안의 신변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대표와 지안의 거래로 삼안 E&C의 상무였다가 지방으로 밀려난 박동운(정해균)은 동훈을 만나 “나 속초로 태워 나른 놈, 얼추 잡아가”라고 말했다. 지안의 친구이자 최고의 조력자인 기범(안승균)의 정체가 발각되면 지안 역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은 자명하다. 특히, 예고 말미 윤상무(정재성)에게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 아닙니까?”라고 외치는 동훈과 이른 새벽 집을 나서는 지안의 모습 위로 깔리는 “처음이었는데. 네 번 이상 잘해준 사람.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인사 하는 건가?”라는 내레이션은 벌써부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리며 13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오늘(9일) 밤 9시 30분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 금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른 말글] 첫 단추를 꿰다/손성진 논설주간

    ‘국민참여예산 첫 단추를 꿰다.’ 정부의 ‘정책브리핑’ 자료에 들어 있는 글이다. 열이면 아홉이 ‘첫 단추를 꿰다’라고 쓴다. ‘꿰다’는 ‘실이나 끈 따위를 구멍이나 틈의 한쪽에 넣어 다른 쪽으로 내다’, ‘옷이나 신 따위를 입거나 신다’, ‘어떤 물체를 꼬챙이 따위에 맞뚫려 꽂히게 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늙으신 할머니는 실을 바늘귀에 꿰느라 애쓰신다’, ‘꽃을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등의 예문에서 뜻을 알 수 있다. 단추를 단춧구멍에 넣는 것은 ‘벌어진 사이에 무엇을 넣고 죄어서 빠지지 않게 하다’라는 뜻을 지닌 ‘끼우다’를 써야 한다. ‘첫 단추를 끼우다’는 ‘새로운 과정을 출발하거나 일을 시작하다’라는 뜻의 관용구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다’는 ‘시작을 잘못하다’란 뜻이다.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 은하에 또 다른 거대 블랙홀이 숨어 있다?

    [아하! 우주] 우리 은하에 또 다른 거대 블랙홀이 숨어 있다?

    은하 중심에는 대부분 거대 질량 블랙홀 (supermassive black hole (SMBH))이 존재한다. 은하 중심부는 은하에서 가장 물질의 밀도가 높은 장소이기 때문에 거대한 블랙홀이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의 거대한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 존재한다. 하지만 만약 두 개 이상의 은하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 같은 대형 은하가 여러 차례 작은 은하를 흡수하면서 커지는 과정을 포착했다. 우리 은하 역시 앞으로 수십 억 년 후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해 하나의 은하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고 강한 중력을 지닌 거대 질량 블랙홀은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결국 충돌을 통해 더 거대한 블랙홀로 거듭난다. 하지만 과연 모든 거대 질량 블랙홀이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지는 논쟁이 있는 부분이다. 예일 대학과 워싱턴 대학, 파리 천체물리학 연구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최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로물루스 (Romulus)를 이용해 우리 은하 정도 크기의 대형 나선 은하에 여러 작은 은하가 충돌할 경우 은하 중심 블랙홀이 어떻게 될지 연구했다. 그 결과 모든 거대 질량 블랙홀이 하나로 합쳐지지는 않으며 충돌 위치와 속도 등에 따라 일부 거대 질량 블랙홀은 은하계 외곽을 공전하면서 독자 생존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천체 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이 가설이 옳다면 우리 은하계에도 몇 개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주변에서 공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블랙홀이 크더라도 주변에서 흡수하는 물질이 없다면 관측이 어렵다. 글자 그대로 검은 구멍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은 대부분 흡수되는 물질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블랙홀이 물질 흡수 과정에서 방출하는 제트(jet)를 통해 발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 질량 블랙홀이 중간에 마주치는 별과 가스를 종종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우리 태양계 근처를 지나갈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행성의 궤도가 크게 변경되거나 심한 경우 아예 태양계 자체가 흡수될 수 있다. 하지만 은하는 넓고 별 사이의 공간도 매우 넓어 이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태양계가 블랙홀에 접근할 가능성은 1000억 년에 한 번꼴로 우주의 나이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실제로 이런 블랙홀이 존재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갑자기 별이나 가스가 흡수되는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측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앞으로 흥미로운 관측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매드맥스’ 여전사 어디로?…22㎏ 찐 샤를리즈 테론

    ‘매드맥스’ 여전사 어디로?…22㎏ 찐 샤를리즈 테론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에서 인상적인 ‘여전사’ 역을 소화한 샤를리즈 테론(44)이 달라진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177㎝의 큰 키에 늘씬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던 샤를리즈 테론이 몸무게가 무려 22㎏이나 늘어난 몸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샤를리즈 테론은 새 영화 ‘툴리’(Tully) 촬영을 위해 증량을 선택했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번 영화에서 임신중인 아이를 포함해 3명의 아이를 키우는 억척스러운 엄마 역을 맡았다. 그녀는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증량을 선택했고, 매일 새벽 2시, 햄버거와 마카로니, 치즈를 먹으며 살을 찌운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리즈 테론은 “확실한 증량을 위해 새벽 2시에 알람을 맞추고, 정해진 시간에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었다. 아무 생각없이 음식들을 목구멍에 밀어 넣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살을 찌우는 것에 대해) 걱정한 것은 사실이다. 알다시피 내 원래 몸매는 내 나이대의 평균 몸매와는 다소 달랐다. 의사는 내게 이를 강조하면서 ‘괜찮다, 당신은 42살이다. (살이 찐다고) 당신이 죽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위해 22㎏을 증량한 것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샤를리즈 테론이 영화 촬영을 마친 뒤 다이어트를 통해 예전 몸매를 회복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지난 해 영화촬영이 끝난 뒤 한 공식 석상에서 예전 몸매를 완전히 회복한 늘씬한 몸매를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오는 5월 개봉하는 영화 ‘툴리’는 세 아이의 엄마인 샤를리즈 테론이 어린 유모 ‘눌리’와의 독특한 유대관계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잔혹한 노예선…그건 지하감옥이었다

    잔혹한 노예선…그건 지하감옥이었다

    노예선/마커스 레디커 지음/박지순 옮김/갈무리/488쪽/2만 6000원‘줄지어 늘어선 고통은 예술품처럼 박제되어/습하고 더러운 연기를 들이쉬며 누워 있다/피의 이슬이 맺힌 딱딱한 바닥/관절이 쓸려 곧 고통이 찾아와도/괴로움에 눌려 억센 판자에 웅크리고 앉아/그저 나아간다- 그 안의 이야기는 너무나 비참하구나!’ 1770년대 노예선 선원이었던 제임스 필드 스탠필드가 목격한 노예의 삶이다. 노예들은 간신히 몸만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허용된 하갑판에서 열여섯 시간 이상을 보내야 했다. 숨 막힐 듯 다닥다닥 누워 있었던 그들은 관 속에 든 시체와 다름없었다. 손목과 발목, 목에 채워진 쇠사슬은 자유를 단단히 옭아맸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오직 잔인한 폭력과 끊임없는 노동, 질병만이 반복되는 생활에 지친 탓에 그저 죽기만을 바라던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다. 스탠필드가 노예선을 ‘떠다니는 지하 감옥’으로 부른 이유다.지금까지 알려진 노예 이야기는 신대륙에 끌려간 아프리카인들이 대농장에서 어떻게 학대를 당했는지, 농장 주인은 얼마나 잔인했는지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와 노동력의 지지대 역할을 했던 노예선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배에 올라탄 ‘인간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역사학자 마커스 레디커는 항해일지와 생존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아메리카와 유럽, 아프리카 사이를 항해한 노예선에서 펼쳐진 격동의 삶을 재구성했다.15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1400만명이 노예가 됐는데, 서부 아프리카와 서인도제도 사이 노예무역 항로인 ‘중간 항로’에서 500만명이 사망했다. 산 채로 아메리카 대륙에 ‘배송’된 ‘검은 상품’은 900만~1000만명이었다. 노예선에서 폭력은 예사였다. ‘나무로 된 세계’의 최고 권력자인 선장들은 끝에 매듭이 달려 아홉 가닥으로 갈라진 구교모 채찍을 수시로 휘둘렀다. 노예만큼 약자였던 선원들은 선장한테 당한 폭력의 화풀이를 노예들을 향해 잊지 않고 해댔다. 노예선 생활을 견디다 못한 어떤 노예들은 음식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차라리 곡기를 끊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탓이다. 상품으로서의 가치 때문에 노예들의 건강관리에 민감했던 선장은 선원들을 시켜 막대기, 깔때기 등을 이용해 노예들의 목구멍에 강제로 음식을 쑤셔 넣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생을 위협하는 온갖 폭력 앞에서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노예들은 배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했다. 서로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노래로 하나가 돼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회한과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공유했다.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 참혹한 삶을 견뎌 나간 것이다. 항해의 끝자락, 백인 주인에게 팔려나가는 고통보다 이들을 더욱 괴롭게 한 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관계의 상실이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노예들을 지탱한 건 ‘인간’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인종 차별, 해결 곤란한 빈곤, 깊은 구조적 불평등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모두 대서양 자본주의의 노예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적었다. 오늘날 세계 곳곳의 자본주의 바다 위에서 여전히 항해 중인 ‘노예선’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기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中 의대서 실험 실습에 쓰인 유기견들 구조

    中 의대서 실험 실습에 쓰인 유기견들 구조

    중국 남동부의 한 의과대학 교내에서 유기견 6마리가 상처투성인 채로 발견됐다. 이 대학에서 이들 유기견을 실험 실습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2일(이하 현지시간) 국제 동물보호단체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이하 페타) 아시아지부의 회원들이 이날 보내온 영상을 공개하며 위와 같이 보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페타 회원은 11일 중국 장시성 상라오에 있는 장시의과대학 교내 덤불에서 흰색 유기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에서 개는 복부에 날카로운 무언가에 베인 상처가 있었다. 이는 메스로 절개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또 개의 머리에 난 구멍에서는 피가 흐르며 다리에도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리고 개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고통스럽게 숨을 쉬고 있었다. 페타 회원들은 즉시 개를 인근 동물병원의 한 수의사에게 데려갔다. 하지만 개는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기 직전 숨지고 말았다. 또 일부 양심 있는 학생들은 이 단체에 교내 건물 A 구역에 더 많은 개가 갇혀 있다고 제보했다. 이에 따라 페타 회원 몇 명이 해당 건물로 들어가 계단 옆에 있는 철장 안에 개 5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활동가는 그 모습 역시 영상에 담았다. 영상 속 개들은 모두 자상과 골절 등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그리고 개들 다리에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철사가 묶여 있었다. 특히 이중 갈색 개 한 마리는 몸에 15㎝에 달하는 깊은 상처가 있었다. 페타 회원들은 이 개의 배 주변에 몇 바늘 꿰맨 흔적도 발견했다. 이후 개는 동물병원으로 보내졌고 수의사는 개의 가슴에서 심한 골절을 발견하고 치료를 위해 상처 부위의 털을 깎았지만 개는 치료 직전 숨을 거뒀다. 사인은 과다 출혈이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생은 페타 측에 일부 개는 오는 겨울 동안 실험 대상이 된 뒤 개고기가 될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타 아시아지부는 해당 학교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해 확인을 요구했지만, 아직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제이슨 베이커 페타 아시아 부대표는 “동물 실험은 개들에게 잔인하고 무정하며 상상할 수 없을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라면서 “우리는 학교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진=페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리산 구룡계곡서 수달, 하늘다람쥐 발견

    지리산국립공원과 전북 남원시 경계 부근 계곡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서식환경 보전 방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는 전북 남원시 주천면의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과 Ⅱ급인 하늘다람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2005년에 하늘다람쥐, 2011년에 수달의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구룡계곡은 남원 육모정에서 구룡폭포까지 3.1km에 이르는 지리산 북서쪽의 계곡이다. 이번 조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할 만한 장소를 찾아 배설물 등의 흔적을 확인하거나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달은 혹한의 날씨에 계곡의 얼음구멍에 들어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 등이 무인카메라에 찍혔다. 카메라에 포착된 수달은 1마리지만 발자국 등을 볼 때 2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 하늘다람쥐는 나뭇가지의 겨울눈을 따먹은 흔적과 함께 3곳에서 배설물이 발견됐다. 그러나 개체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부사무소는 배설물의 유전자 분석을 해봐야 개체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부사무소 관계자는 “지리산국립공원 경계부인 구룡계곡도 핵심 보전지역과 함께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보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역사 속 행정] 조선판 ‘청와대 비서실’ 승정원

    [역사 속 행정] 조선판 ‘청와대 비서실’ 승정원

    인조에 침 잘못 놓은 의관 처벌두고 사헌부의 사형 건의 일부러 축소 국왕의 목구멍으로 불렸던 승정원 공정성 잃으면 국정 전체에 통증승정원은 조선시대에 왕명 출납을 관장하던 관청으로 오늘날 대통령 비서실에 해당한다. 조선조 대부분의 관청이 왕-의정부-육조-일반 관청이라는 계통 속에 포함된 것과 달리 승정원은 국왕 직속이다. 오늘날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 직속인 점과 같다. 한국사에서 국왕 비서기구의 등장은 백제 때 ‘내신좌평’으로 시작되지만 이는 개별 관청이 아니고 특정 관직이다. 고려시대에는 중추원과 은대 등이 설치돼 군사 기밀과 왕명 출납을 관장했는데, 후기에 이르러 중추원이 이를 전담했다. 그러나 중추원은 비서 기능 말고도 군사 기능을 함께 관장했다. 조선 건국 이후에 중추원이 담당하던 비서 기능만 분리해 승정원을 두면서 국왕 비서기구로서의 독립성이 확보됐다. 승정원을 지칭하는 별명은 여러 가지가 있다. 승정원을 줄여 정원이라고 하거나 은대 또는 후원, 후설 등의 별칭으로 불렸다. 여기서 ‘후’(喉)는 신체 일부분인 목구멍을 뜻한다. 흥미롭게도 조선시대에는 중요 관직이나 관청을 사람의 몸에 비유해 말하곤 했다. 관원들 가운데 최고위 관원인 대신은 다리와 팔을 의미하는 ‘고굉’으로, 탄핵과 간쟁을 담당하던 대간은 귀와 눈인 ‘이목’으로, 그리고 승정원은 목구멍을 의미하는 ‘후원’으로 불렸다. 신하들이 국왕의 다리와 팔이자, 귀와 눈이요, 목구멍이라는 것이다. 후원 즉, 목구멍은 승정원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한다. 승정원을 목구멍에 비유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승정원의 주요 기능인 왕명 출납과 관계된다. 입을 통해 들어온 모든 음식물이 목구멍을 통해 넘어가므로, 만약 목구멍에 질환이 있다면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목구멍에 해당되는 승정원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심각한 국정 혼란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승정원의 왕명 출납을 단순히 기능적인 것으로만 이해하면 오산이다. 오늘날과 같이 삼권분립이 이뤄지지 않았던 조선 사회에 국왕의 명령은 바로 법이 되므로 왕명 출납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었다. 왕명 출납에 오류가 있을 경우에는 사람을 살리기도 혹은 죽이기도 할 수 있었다. 1649년(효종 즉위년) 6월 사헌부와 승정원 사이에 논란이 있었는데, 인조가 승하하기 직전에 치료를 담당했던 의관 이형익의 처벌에 대한 것이었다. 사망 직전에 이형익이 인조에게 침을 놓았는데 혈을 잘못 짚어 문제가 되자 사헌부에서는 이형익을 ‘안율정죄’(按律定罪)하자고 주장했는데, 다름 아닌 사형에 처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승정원은 사헌부의 건의와 국왕 명령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안율’이라는 두 글자를 임의로 빼 ‘정죄’라는 표현만 전달했다. 정죄란 꼭 사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효종에 의해 안율정죄로 다시 결정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표현이 바뀌게 된 책임을 지고 해당 승지 정유성이 파직됐다.당시 사헌부에서는 “승정원의 처사로 법을 집행하는 의리가 추락했다”며 신랄하게 공격했다. 국왕의 목구멍인 승정원이 공정성을 잃게 되면 이형익의 사례에서처럼 조정 전체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승정원은 또 각 관청에서 올라오는 보고와 이에 대한 왕의 결재 사항을 각 관청에 하달하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 관보와 유사한 조보를 발행했다. 또 궁궐문의 열쇠 관리도 관장했다. 조선의 아침은 대궐문이 열리면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궐문은 단순한 출입문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데, 그 최종 책임이 승정원에 있었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이근호 연구교수 (명지대)
  • [스포트라이트] 文 대 文 대결 된 수사권 조정… 이번엔 헌법의 門 열릴까

    [스포트라이트] 文 대 文 대결 된 수사권 조정… 이번엔 헌법의 門 열릴까

    해묵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번엔 해결될까. 최근 공개된 ‘대통령 개헌안’에서 검사의 영장 청구권 조항이 삭제되면서 이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사권 조정 논란의 시작은 1948년 미 군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청법은 ‘경찰은 범죄수사에서 검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후 양 기관의 ‘상명하복’ 관계는 70년간 지속돼 왔다. 검찰은 ‘수사 지휘권’이란 기득권 유지에 조직의 운명을 걸다시피했다. 경찰은 이같은 태생적 ‘멍에’를 벗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법조계는 “경찰에게 수사종결권과 기소권을 준다면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늘상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경찰은 “시대가 변한 만큼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으나 양 기관이 대립하면서 유야무야됐다.그러나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싱징되는 권력기관 구조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구체적 내용의 개혁안을 내놨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경찰개혁위는 ‘수사구조 개혁 방안’에서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각각 맡는 수사·기소 분리 방안 등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경찰은 이처럼 수사기능 조정 등 검찰의 권력 분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최근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검·경이 협의하다 보면 시대가 요구하는 큰 틀에서의 공통분모가 나올 것”이라며 수사권 독립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는 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 등 실질적 입법권을 쥔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견해도 천차만별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근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도 불거졌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대 졸업식에 참석해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이 수사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일”이라며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확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문무일 검찰총장은 같은 날 국회 사법개혁특위 업무보고에서 “검찰이 갖고 있는 경찰 지휘권, 수사종결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그 행정부의 외청 수장인 검찰총장이 같은 사안을 놓고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청와대는 검찰이 개혁안에 ‘딴지’를 거는 것처럼 보이자 “세부사항은 조정하고 있다”며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했다. 대한변협도 국회 사법개혁특위 보고에서 “경찰 권한을 대폭 늘리면 국민의 인권침해가 증가할 수 있다”며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변협은 그 근거로 경찰이 한 해 검찰로 송치하는 사건이 전체 형사사건의 98%인 150만 건에 이르지만 무혐의 처분된 것이 2011년 10만명에서 2015년 15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변협은 또 헌법에 명시된 검찰의 독자적 영장청구권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이처럼 현 정부·경찰 대 검찰·법조계의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도 명쾌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검찰의 ‘권력 줄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결과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외형상 국회로 넘어간 듯 보인다. 국회의 ‘개혁 의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회 사법개혁특위는 최근까지 경찰, 검찰, 대한변협 등 관련 기관의 보고를 청취했다. 이어 이들 기관의 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 등을 토대로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오는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사개특위가 정치적 문제로 겉돌면서 21일 현재 분야별 소위마저 구성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개혁위가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청와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내는 등 조속한 개혁 추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검·경, 여야 의원 등 개혁 주체별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전처럼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며 “최근 남북상황 등 대형 이슈에 묻혀 권력기관 개혁이 중단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검·경 조직내 분위기도 ‘기득권 지키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40대 검사는 “매일 새벽 1~2시에 퇴근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지만 수사권을 통째로 넘기는 것은 안 된다”며 “다만 자치경찰제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교통·식품·위생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수사권 이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50대 경찰관(경감)은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확보하고 전문성·도덕성을 강화해 나간다면 국민 불신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문화마당] 맨홀 주위는 깨진다/정종홍 작가

    [문화마당] 맨홀 주위는 깨진다/정종홍 작가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하수도 주위마다 바닥이 다 깨져 있어요?” 젊은 엄마는 “그거야 하수구를 뚫느라 그랬지!” 말했다. 그녀의 대답이 틀렸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았지만, 어른들도 간과했을 것에 세심한 관찰을 기울인 아이의 질문엔 무척 놀랐다. 맨홀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새로 아스팔트를 깨고 뚫은 것은 아니다. 설령 그리한다 해도 흔적 없이 닦아 매끈하게 포장한다. 금이 간 것은 하수구 점검 때문이다. 보통 3인 1조로 검침 작업을 하는데 두 명은 갈고리를 구멍에 넣어 뚜껑을 들어 올리고 한 명은 쇠망치로 세게 맨홀을 내리친다. 오래된 하수구는 먼지 따위 이물질로 가장자리가 딱딱히 굳어 바닥에 들러붙는다. 망치로 모진 매질을 먹여야 뚜껑이 바닥과 떨어져 그제야 쇳덩어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 무심한 망치질에 맨홀 주위는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진다. 작업은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지각하기에 때론 본질을 오류하고 그 판단을 정답으로 굳게 믿는다. 맨홀 주위가 깨져 있는 것에 주목한 아이처럼 ‘그것은 다르다’ 의문한다면 소수의 검토자가 형성되고 논리는 검증을 거쳐 더 단단해졌을 수 있다. 거르지 않은 지식은 설령 그 잘못을 깨우쳐도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정보 제공자의 고집과 습득자의 확고함이 무시 못할 걸림돌이다. 귀농을 꿈꾸었다. 꿈꾼 것이라 표현함은 그것이 어찌나 말랑말랑한 각오였는지에 대한 부끄러운 고백이다. 도시에서 일용직으로 제법 굳은살이 붙었다 으쓱했지만 농부의 일은 쓰이는 근육이 달랐다. 원예 작물인 딸기는 하우스 재배를 한다. 첫날 작업한 농장은 서서 딸기를 솎는다. ‘솎아낸다’는 딸기 수확이 한창일 때 더 큰 딸기를 얻기 위해 꽃의 개수를 제한하고 익은 딸기를 따기 쉽게 곁 줄기를 쳐내는 작업이다. 반나절 쉼 없는 노동이었지만 서서 일하니 편하고 제법 재미도 붙어 손이 빨랐다. 나중에야 그것이 손해만 끼친 헛수고였고 농장주의 알고도 모른 척이었음을 알았지만. 오후에 작업한 하우스는 달랐다. 고랑을 깊게 판 땅에 딸기가 박혔다. 입구에서 보니 밭 끝이 가물가물 보였다. 고랑 사이를 그냥 걷기도 휘청휘청인데 허리를 숙여 딸기를 따려니 얼굴에 피가 몰리고 무릎은 깨져 나갈 듯 저렸다. 작업이 끝났지만 농장주는 나를 쉬게 두지 않았다. 하우스를 돌며 일일이 지켜보게 했다. 그제야 하우스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왔다. 햇볕이 지면 천장을 닫고 단열재를 덮어 난방하고 열어 둔 옆문을 닫는다. 모든 동작이 모터의 힘으로 움직였기에 순서를 지켜 차근차근 않고 성급하면 과부하가 걸린다. 서서 하는 ‘고설재배’는 여러 모로 유용하지만 ‘토경재배’에 비해 몇 배의 시설비가 든다는 것도 알았다. 다 같은 비닐하우스라 치부했던 나의 우매함은 아이의 시선과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선별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수확한 딸기를 크기별로 보기 좋게 담는 작업은 오랜 숙련을 거쳐야 가능하다. 선별은 가격 측정의 척도다. 공판장을 거쳐 마트에 진열된 딸기 가격에는 농부의 고된 수고의 값이 전부였다. 돌아오는 차창 밖 황량한 논 위에 덩그러니 놓인 하얗고 둥근 공을 이젠 마시멜로라 부르지 않는다. ‘곤포 사일리지’. 그리고 길게 누운 하우스의 생김새를 유심히 본다. 저기 잡초를 뽑는 시골 할매는 평생 글로만 농촌을 그려 온 나보다 백배는 땅을 더 잘 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치우쳐 모든 것을 다 안다 자만한다. 오판은 깨우침보다 돌이킴에 더 큰 용기가 따른다.
  • 15억년 전부터 시작된 ‘육식욕’의 정체

    15억년 전부터 시작된 ‘육식욕’의 정체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마르타 자라스카 지음/박아린 옮김/메디치미디어/400쪽/1만 7000원그것이 병이라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 병이 대유행 중이다. 적어도 “고기를 향한 과도한 갈망”을 ‘구암바’ 병이라고 부른 이들의 눈엔 그렇다.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 “어차피 사는 건 고기서 고기다”를 구호로 내세우며 매일 전국적으로 불판 위에 구워서, 볶아서, 쪄서, 튀겨서 먹는 고기의 양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병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일반적인 굶주림과는 다른 ‘육식욕’이라는 건 확실히 존재한다. 중앙아프리카의 음부티 부족은 ‘에쿠벨루’라고 부르고, 볼리비아의 토착민 유키는 ‘아이바시’라고 부르는 그것. 뉴기니의 메케오 부족은 채식욕이 복부에서 시작되며 육식욕은 목구멍에서 시작된다고 했다는데, 도대체 이 정체 모를 ‘육식욕’은 어디서 온 것일까?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채식주의자가 되기를 시도하다 거듭 실패하는 어머니를 보며 인간의 ‘육식욕’이 어디서 왔고 왜 지속되는지 궁금해한다. 온대성 바다에서 고대의 박테리아가 다른 생물을 잡아먹기 시작하는 15억년 전부터 시작된 이 유구한 육식의 역사는 인간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복잡해진다. 저자는 고기에 끌리는 많은 중독 요인들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유전자, 문화, 역사는 물론 정육업계의 힘과 정부의 정책까지. 복잡한 전문용어와 숫자들이 빼곡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은 사랑 이야기이다. 인류와 육류의 사랑 이야기다. “그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왜 그토록 강렬하게 지속되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끝이 있다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 대로 이 책에는 미래의 전망도 담겨 있다. 한때는 육식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했지만 앞으로 육식의 미래는 밝지 않다. 육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들,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변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 환경의 문제 등이 인류를 슬며시 육류대체품으로 이끈다. 누군가에게는 절망이겠지만, 사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의 선택지는 훨씬 늘었다. 열렬한 고기애호가에게는 왜 내가 고기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채식주의자가 되려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고기를 줄이고 끊을 수 있는지 알려 줄 것이고, 채식주의자라면 채식주의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고로, 내가 먹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내 삶을 바꾼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논란이 있지만 이승만의 독재는 후대 대통령 독재의 원형이 됐다. 국회의원들이 타고 있는 버스를 통째로 연행하고 정적 암살을 자행하다 ‘발췌 개헌’, ‘사사오입 개헌’ 등을 통해 12년 독재를 누린 끝에 이승만은 이국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심지어 국어의 어원을 무시하고 한글맞춤법을 멋대로 바꾸려 했던 일은 대통령 권한 남용의 표본이었다. 한국의 대통령사(史)는 독재와 부패의 흑역사다. 그들의 마지막도 하나같이 이승만처럼 비극적이다. 박정희의 18년 독재는 더 설명할 것도 없다. ‘10월 유신’을 감행해 종신독재를 꿈꾸다 총탄에 쓰러졌다. 재벌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씩 뇌물을 받은 전두환, 노태우는 최초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가족의 뇌물수수 의혹에 자살이란 비극적 선택을 한 노무현도 아직 그 의혹을 완전히 벗지 못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과 뇌물 수수로 수감돼 있다. 그리고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또 업보처럼 검찰청에 불려 나왔다. 10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다. 반세기 만에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정치의 흑역사도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다. 외국인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정치 역정이다. 비리 없는 정치가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만 다섯 명이 거의 연속적으로 처벌을 받는 현실은 참담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말 한마디, 손가락 까딱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을 것 같은 권력. 권력은 일종의 중독성 마약이다. 실제로 권력을 잡으면 도파민이라는 중독성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만인지상(萬人之上)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권력은 어떤 자제력도 잃게 할 것이다. 국가를 자신과 동일시한 루이 14세나 전체주의 독재자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그런 범주다. 권력집착증은 일종의 병인 것이다. 절대 권력은 결국에는 민중의 힘에 의해 무너진다. 프랑스혁명이 그렇고 중국의 신해혁명도 절대왕정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었다. ‘절대 부패한 절대 권력’은 절대 파멸하게 돼 있다. 역사의 진리다. 조선의 500여년 왕정을 유지했던 것은 그나마 왕권을 견제하는 대간(臺諫) 제도가 활성화된 덕이다. 하지만 조선 후기 대간제도가 쇠퇴하면서 조선도 멸망을 맞았다. 조선의 위기는 1800년 정조 사망 후부터 찾아왔다. 세도정치가 만연해 권력은 왕과 왕에 빌붙은 세도가들에게 집중됐다. 대간의 언로는 막혔고 망국을 재촉했다. 대통령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비대화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조선의 대간제도를 능가할 권력 감시기관과 제도다. 감사원의 독립성 제고, 대통령도 예외 없는 공수처 제도 도입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문고리 3인방’과 같이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은 더 큰 병폐다. 그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단이 급하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바로 개헌이다. 제헌절 70주년을 맞은 올해 개헌 논의는 무르익고 있다. 국민 주권을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도 높다. 개헌의 의미는 대통령들의 잇단 비리로 더 커졌다.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축소에 있다. 청와대 개헌안이 나왔지만 폭넓은 공론화가 부족했다. 부패를 조장하는 무소불위적 권한 축소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신헌법이 갈봉근 등 몇몇의 헌법학자들에 의해 밀실에서 만들어진 점을 유념해야 한다. 헌법 개정안 발의권자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지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투표 절차가 있지만 많은 국민의 지지를 미리 반영하는 절차도 긴요하다. 민주화의 완성에는 진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린다. 영국 민주주의의 주춧돌인 마그나 카르타(대헌장)는 800년 전에 만들어졌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헌법의 역사는 이제 70년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지만 졸속 헌법은 두고두고 멍에가 될 수 있다. 그럴수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sonsj@seoul.co.k
  • 강변길 옆 소확행

    강변길 옆 소확행

    촉촉한 봄바람이 귀밑머리를 날릴 때면, 우리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 양평의 강변길은 수도권에 사는 이들이 가장 빠르게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요. 아담하고 예쁜 갤러리와 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강을 따라 문화의 향기를 솔솔 피우는 갤러리들을 찾아가는 여행은 어떨까요. 요즘 소소한 행복이 화두라지요. 거창한 갤러리는 아니지만 소소한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캐보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일 듯합니다.양평에서 남한강 너머에 있는 강하면 쪽으로 먼저 간다. 이름을 날리는 갤러리가 밀집돼 있다고 해서다. 이 가운데 기흥성 뮤지엄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축소 모형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설립자 기흥성 관장이 50여년간 제작한 모형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기흥성 뮤지엄은 매우 독특하다. 지하에서 우연히 보물 창고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랄까. 난데없는 눈의 호사에 횡재를 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기흥성 뮤지엄은 한국 전통의 고건축과 근대 건축물의 모형이 전시된 지하 1층 주전시실과 세계 유명 건물 등의 모형이 전시된 2층 기획전시실 등으로 이뤄졌다. 1층은 레스토랑이다. 지하 1층의 문을 열면 황룡사 9층 목탑이 객을 맞는다. 우리나라에 단 한 점 있다는 고증 모형이다. 4m가 넘는 모형의 규모도 대단하지만 우아한 자태가 무엇보다 압도적이다. 긴가민가하던 눈이 미륵사지 9층 목탑 등 이어서 전시된 모형들을 둘러보고 나면 막사발만큼 커진다.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토대로 제작됐다는 모형들은 그야말로 디테일이 ‘문화재급’이다. 어찌나 정교한지 그래픽을 보는 듯하다.경복궁 모형도 인상적이다. ‘어마어마한’ 규모가 특히 그렇다. 근정전, 교태전, 경회루 등 몇몇 이름난 건물 외에도 수많은 전각들이 궁궐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경복궁 규모가 자그마치 중국 자금성의 5분의3에 달했다”고 했다. 동방의 작은 나라 궁궐이 대륙의 강대국 궁궐에 견줘 조금도 뒤지지 않았던 거다. 현재 남은 경복궁의 몇몇 건물만 보고 자금성과 규모를 비교했던 행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기흥성 뮤지엄 바로 옆은 강하예술공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름만 예술공원일 뿐 다수의 설치미술 작품들이 방치돼 있다. 겨우 목재 덱을 활용해 산책이나 즐기는 정도다. 강변을 끼고 있는데다 주변 풍경도 수려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꽤 많은 이들이 ‘즐겨찾기’할 듯하다.정크아트 작품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히 강상·강하면의 강변도로 주변에 유난히 많다. 길가에 내놓은 단순 철제 구조물조차 설치미술 작품으로 오인할 지경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독특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실외의 쇼나조각 공원과 실내의 마콘데조각 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쇼나는 짐바브웨 인구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족의 이름이다. 대를 이어 돌조각 기법을 전승하고 있다. 이들 부족이 만든 돌조각을 쇼나조각이라 부른다. 마콘데는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이다. 모잠비크의 마콘데족이 흑단 등의 목재를 이용해 만든 것을 일컫는다. 둘 모두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조각 작품이다. 현장에서 소품 등의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서종면 쪽으로 넘어오면 구하우스가 볼 만하다. 건물 자체가 콘셉트인 곳이다. 독특한 외관의 건물도 인상적이지만 전시 작품들은 한술 더 뜬다. 구하우스는 ‘열린’ 수집가의 집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매매와 동시에 개인의 집 안으로 자취를 감추는 것과 달리 예술 작품에 갈증이 난 이들을 위해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물론 입장료는 받는다. 1만 5000원이니 그리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한데 둘러보고 나면 ‘본전 생각’은 들지 않는다.건물은 ‘ㄷ’ 자 형태다. 2층 건물로 외벽에 창이 별로 없어 실제 규모보다 작게 느껴지지만 안으로 들면 생각이 확 바뀐다. 대체 이 많은 작품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을까 의아할 정도다. 영화 ‘해리 포터’의 마법 텐트처럼 공간이 끊임없이 확장되는 듯하다. 전시 콘셉트는 ‘리빙 위드 아트’다. ‘집 속 미술관’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다. 거실, 침실은 물론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집 구석구석으로 미술을 끌어들였다. 침실에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가구 디자이너라는 장 프루베의 침대가 놓이고 벽면을 따라 앤디 워홀과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이라는 제프 쿤스 등의 팝아트 작품이 걸려 있다. 너른 거실 천장에는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설치 미술 작품 ‘모빌’이 매달렸다. 관람객 누구나 ‘스티브 잡스 의자’로 유명한 조지 나카시마의 벤치에 앉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책을 들춰 볼 수도 있다.각각의 전시물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의 ‘더 키홀’(열쇠 구멍)은 꼭 들여다 보는 게 좋겠다. 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현대인의 관음증을 은근히 꼬집는 작품이다. 이어폰을 끼고 열쇠 구멍에 눈을 대면 야릇한 영상물이 상영된다. 등장인물들의 숨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귀에 좀더 신경을 집중하면 열쇠 구멍 너머를 살피는 이, 그러니까 ‘나’의 거친 숨결도 나지막하게 들린다. 스릴러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범인의 숨소리처럼 욕망을 잔뜩 감춘 소리다.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면 따뜻한 차 한 잔이 기다린다. 관람객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잔아문학박물관은 문학과 테라코타(점토를 구워 만든 조각)가 어우러진 곳이다. 책을 만지기만 해도 절반은 읽은 것이란 게 설립 모토다.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과 세상을 뜬 유명 문인들의 테라코타, 오래된 책 등이 전시돼 있다. 작은 왕자 등의 이벤트 공간도 마련됐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대지는 넓어도 박물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책이 사람들 곁에서 멀어져 가는 시대인데다 커피숍 등 크고 화려한 건물 틈바구니에 끼어 더욱 왜소해 보인다. 봄이 되면 스토리북 만들기, 생활 공예 강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서종타워 카페는 전망이 좋다. 말 그대로 서종면사무소 뒤에 타워처럼 불쑥 솟은 건물이 인상적이다. 갤러리는 지하 1층에 소규모로 마련됐다. 수능리 쪽엔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있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3층 규모의 황순원 문학관과 소설 속 소년, 소녀의 오후 한때를 재현한 수숫단 오솔길 등의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수능리에선 운 좋게 달집태우기 장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행사다. 문화를 좇다 보면 이렇게 보기 힘든 풍경이 운 좋게 얻어걸리는 법이다. 올해 달집태우기 행사는 지나갔지만 메모해 뒀다가 내년에 꼭 찾길 권한다. 매달 셋째 주말, 문호리 강변에선 리버 마켓이 열린다.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음식, 옷, 수공예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다. 매장에 나온 물품의 종류엔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손으로 만든 것’이라야 한다. 가래떡에 조청을 얹은 ‘가래떡 콘’ 하나 사들고 설렁설렁 장 구경하기 딱 좋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기흥성 뮤지엄은 매주 화요일 휴관이다. 현재 무료 입장이지만 추후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그전까지 부지런히 가서 봐 두길 권한다. 강상·강하면 일대의 갤러리들 가운데 한시적으로 문을 닫은 곳들이 꽤 많다. 닥터박 갤러리, 갤러리 와, 갤러리 서종 등은 수리 중이거나 휴관 중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병산리에 있다. 무료로 야외, 실내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맛집: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가래떡 콘’ 등의 주전부리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옥천면옥(772-9693)은 평양식 냉면집이다. 굵고 쫀득한 면발이 맛있다. 국수리 국수집(772-2433)은 된장 칼국수로 이름난 집이다. 양수추어탕(773-5995)은 진한 남도식 추어탕을 내는 집이다. 두물머리밥상(774-6022)은 유기농 음식점이다. 세미원에 인접해 늘 사람들로 붐빈다.
  • 시인 고은의 성추행 #미투에 반박하는 ‘술집 마담’ 화제의 글

    시인 고은의 성추행 #미투에 반박하는 ‘술집 마담’ 화제의 글

    원로 시인 고은씨에 대한 충격적인 ‘미투(#metoo) 폭로’에 대한 반박의 글이 올라왔다. 1993년 언저리 서울 종로구 한 술집에서 여성이 포함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위 행위를 했다는 최영미 시인의 폭로에 대해 해당 술집 여주인으로 알려진 한모씨가 “소설”이라고 반박했다.한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늦게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려 “최영미 시인이 언급했던것 처럼 문단에도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만연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최 시인이 언급한 고은 시인은 그런 부류가 아닌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분은 승려출신이라는 자긍심이 항상 있었고 입으로는 수없이 기행적인 행동과 성희롱 발언을 언급 했을지언정 의자 위에 등을 대고 누워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아랫도리에 손을 넣고 만지고 그런 추태적 성추행 기행을 했던 기억은 아닌것 으로 안다”며 “그 시대 그시 절에는 성희롱이란 개념없이 노상방뇨도 하고 횡단보도 옆에 두고 차도로 뛰어다니고 질서와 상관없이 쾌쾌한 담배연기 속에서 질퍽한 밤 문화를 보내기도 했던 미성숙했던 문화적 흐름을 지금의 잣대로 처벌을 하는 건 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영미 시인의 폭로 글에 등장한 “누워서 황홀경에 빠진 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더니 술집마담이 묘한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 ‘아유 선생님두’”라는 대목에 대해서도 “최 시인이 고발장에서 마치 내 말인 것 처럼 인용한 글 ‘아유 선생님두’라는 말은 한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영미 시인 그대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질문하고 싶다. 탑골 공원 주변 정확한 장소명과 그 자리에 함께 동행한 인물명 그리고 고은시인의 추태 목격자 문인을 거명해달라”며 “문단에 물과기름 처럼 겉도는 최영미 시인 평소 욕심이 남다르다는건 알지만 문단의 거목을 낭설만 가지고 진흙탕으로 끌어들여 매장시키려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또 “ 문단에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건 아니다”면서도 “알맹이들은 빼고 껍데기를 논하면서 실체없이 허무하다. 그 시절은 남자 문인들보다 젊은 20~30십대 여성들이 문단에 등단 하고 싶어서 어떻게들 했는지 묻고싶다. 명망 높은 출판사에 시집 출간내고 싶어 어떻게들 했는지? 그러고서들 시대가 바뀌니 모든 책임들을 강자 약자로 분류를 한다면 그건 아닌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한씨는 자신에 대해 “나는 최영미 시인이 동아일보에 쓴 고발장에서 언급한 ‘1992년 겨울에서1994년 봄 사이 탑골공원 인근의 한 술집’ 인 ‘탑골’을 운영 했던 주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시절만 하여도 탑골은 가난한 문인들이 낭만을 노래하고 배고프고 술고픈 문인들이 가난하지만 인정이 넘치고 눈물이 넘치던 순정이 어우러지는 문화적 공간”이라며 “있을수 없는 가공의 소설은 삭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한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성추문 으로 사회가 요동을 친다. 썩거나 앓던 이는 언젠가는 뽑게 되어있다. 힘의 논리로는 강자가 약자를 추행하면 힘없이 당한자는 일생을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로 인하여 멍에로 끓려 다닌다. 성추행 폭로 고발자의 용기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화이팅!~ 하라고, 최영미 시인이 언급했던것 처럼 문단에도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만연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시인이 언급한 고은시인은 그런부류가 아닌것으로 기억한다. 그분은 승려출신이라는 자긍심이 항상 있었고 입으로는 수없이 기행적인 행동과 성희롱 발언을 언급 했을지언정 의자 위에 등을 대고 누워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아랫도리에 손을 넣고 만지고 그런 추태적 성추행 기행을 했던 기억은 아닌것 으로 안다. 고은 시인은 시인이며 입답꾼 재담가다. 30년전 그시절 문화는 섹시하다. 입술이 매력적이다. 맛있게생겼다. 그런 농을 침을 흘려가면서 위안 삼아 많이들 입에 오르내리며 순정이있던 밤문화 시절이 있었다. 최루탄 가루에 콧물 눈물 흘리고, 암울했던 6월 항쟁과 민주화 투쟁의 연장선에서 시대의 아픔과 새희망을 노래하며 뜻을 함께 하는 문인들이 모여 그시대 그시절에는 성희롱이란 개념없이 노상방뇨도 하고 행단보도 옆에 두고 차도로 뛰어다니고 질서와 상관없이 쾌쾌한 담배연기 속에서 질퍽한 밤문화를 보내기도 했던 미성숙했던 문화적 흐름을 지금의 잣대로 체벌을 하는건 심한것 같다. .... 8살만 되어도 아이 손에는 핸드폰을 들려주고 각가정에는 승용차 성인1대씩 소유하고 전국 팔도를 자유자재로 유람하고 세계여행을 내땅 밟듯이 자유로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최첨단 문화왕국에서 금연지역 시각으로 희뿌연 30여년전 벌어졌던 성희롱 발언들을 어떻게 부풀려도 너무 부풀려 마녀사냥 하듯 죽일 죄인을 만드는것 해도 해도 너무 한것 같다. 최영미 시인 그대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질문하고 싶다. 탑골 공원 주변 정확한 장소명과 그자리에 함께 동행한 인물명 그리고 고은시인의 추태 목격자 문인거명요함. 문단에 물과기름 처럼 겉도는 최영미 시인 평소 욕심이 남다르다는건 알지만 문단의 거목을 낭설만 가지고 진흙탕으로 끌어들여 매장시키려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그래야만이 자신이 주목받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희롱 내지 성추행 또는 성폭행을 직접적 으로 당한적은 있는지? 펙트로근거를 올렸으면 한다. 여론에 휘말려 매장 당하게 하지 말고 정획한 펙트가 아니면 소설 그만 쓰고 반성할게 있으면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사죄하길 바란다. 그렇게 소설 쓰면서까지 자신을 홍보하고 싶나? 문인이면 문인답게 좋은글로 독자들에게 평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설설설 갖으고 진실인 처럼 모든이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지 말기를 ... 그렇다하여 문단에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건 아니다. 알맹이들은 빼고 껍데기를 논하면서 실체없이 허무하다. 그시절은 남자 문인들보다 젊은 20~30십대 여성들이 문단에 등단 하고 싶어서 어떻게들 했는지 묻고싶다.?... 명망 높은 출판사에 시집 출간내고싶어 어떻게들 했는지? 그러고서들 시대가 바뀌니 모든 책임들을 강자 약자로 분류를 한다면 그건 아닌것 같다. 거두절미 하고 소설은 그만 쓰고 고은시인이 사회에서 지탄 받을 만큼 근거있는 기행 펙트로 밝혀 주기를... 다시 말하지만 이번 일간지에 1000자 분량 올린글은 최영미 소설 이였다가 펙트다. ㅡ참고로 나는 최영미 시인이 동아일보에 쓴 고발장에서 언급한 <1992년 겨울에서1994년 봄 사이 탑골공원 인근의 한 술집> 인 <탑골>을 운영 했던 주인 으로서 ( 최영미 표현에 따르면 “ 술집마담 ” ) 최영미가 고발장에서 언급한 고은 시인의 그러한 자위행위 장면은 전혀 목격한 적이 없으며 10년을 넘게 그분을 지켜 보았어도 그런적은 없었다. 그리고 여기자들과 인터뷰하실때도 농담을 흘리기는 했을지언정 잡스럽거나 추행은 일절없이 목소리를 깔고 젊잖으셨다.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그러기에 최시인이 고발장에서 마치 내 말인 것 처럼 인용한 글 ㅡ“ 아유 선생님두” 라는 말은 한적도 없다는 것을 밝힌다. 소름끼친다. 나의 성격이 곰살부리는 여우도 아니고 거친 야생마 기질이 강한 내가 섹기 부리듯 ... 헐 ㅡ참고로 나는 중앙일보 <남기고 싶은이야기들>에서 [풍류탑골] 2000년4월부터 50회가량 민족문학인들의 뒤이야기를 연재 하기도했다. 고은시인이 만약 그러한 기행을 했다면 그 재미난걸 왜 내가 연재할 당시 추가시키지 않았겠는가. 최영미가 언급한 1992년겨울~1994년 봄 최시인이 문단에도 등단하기 전에 잘나가는 명망 높은 출판사 사람들 틈에 끼여서 왔던 기억도 생생하고 그는 고은 선생님과 함께 동석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시절만 하여도 탑골은 가난한 문인들이 낭만을 노래하고 배고프고 술고픈 문인들이 가난하지만 인정이 넘치고 눈물이 넘치던 순정이 어우러지는 문화적 공간이였지 있을수 없는 가공의 소설은 삭제하기 바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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