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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조 먹튀’ 론스타 우리정부 상대 적반하장 소송

    우리 정부와 론스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시작됐다. 우리 정부가 ISD에 따라 국제사회에 제소된 첫 사례다. 일각에서는 ‘먹튀’ 론스타가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는 22일 론스타가 21일(미국시간) 우리 정부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을 위반했다며 국제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1967년 ICSID에 가입한 지 46년 만의 첫 소송이기도 하다. ICSID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다. 론스타는 중재 신청서에서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했으며, 론스타에 대해 모순적인 과세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액은 ‘수십억 유로’(billions of euros)로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가 문제 삼은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합병 승인을 늦춰 매각이 수년간 보류됨으로써 매각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올해 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대금 3조 9157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하면서 양도가액의 10%인 3916억원을 국세청에 원천납부한 양도소득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외환은행의 실소유자가 벨기에에 설립된 자회사(LSF-KEB홀딩스)이고, 2008년 4월 론스타코리아 철수로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만큼 한국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5월 말 이 같은 내용에 근거해 수조원대 손해가 발생했다며 중재의향서를 ICSID에 제출했다. ICSID는 중재의향서가 접수되면 6개월의 사전협의 기간을 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국제로펌 아널드앤드포터와 국내 법무법인 태평양을, 론스타는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 시들리-오스틴을 각각 대리인으로 선임해 협상을 벌여 왔다. <서울신문 11월 13일자 20면> 론스타의 소 제기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내법과 국제법규에 따라 투명하고 차별 없이 처리했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이어 “론스타가 중재 의향을 밝힌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에 법무부, 금융위, 국세청,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재판에 대비해 왔다.”면서 “벨기에에 소재한 론스타의 자회사는 페이퍼컴퍼니인 만큼 이중과세방지 협정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금융위 측은 “(재판 결론이 나기까지) 3~4년 걸린다.”며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론스타의 소송 제기에 따라 ICSID는 이번 사건을 등록하고 중재재판부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중재재판부는 우리 정부 측 추천인사 1명, 론스타 측 추천인사 1명과 재판장으로 구성된다. 우리 측 추천인사는 법무부가 선정한다.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배당과 지분매각 등을 통해 거둔 수익은 4조 6634억원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돈만 챙겨 나갔다.”는 ‘먹튀’ 비판이 들끓었다. 시민단체는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외환은행 지배주주로서 취득한 배당이득과 주식 매각차익을 반환하라.”며 론스타와 과거 론스타 측 이사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주주대표소송을 내놓은 상태다. 장흥배 참여연대 간사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였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효이고 이에 기반한 이익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불황에 ‘치료비 먹튀’ 늘어 충남 의료원 ‘끙끙’

    지난 2월 말 신모(62)씨는 천안의료원을 떠나야 했다. 막노동을 하다 갑자기 뇌경색이 와 의료원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비 282만원을 내지 못했다. 의료원이 시집간 딸을 찾았지만 딸도 자동차를 압류당할 만큼 생활이 어려웠다. 신씨는 결국 사회복지시설로 보내졌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충남 의료원들이 경제불황으로 치료비를 못 내거나 ‘먹튀’ 환자들이 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충남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천안·공주·홍성·서산 등 4개 의료원이 받지 못한 진료·치료비는 모두 2억 2895만원에 이른다. 천안의료원은 2010년 850만원이던 미수금이 올해는 9월까지 4254만원으로 벌써 5배나 급증했다. 서산의료원도 2010년 146만원에서 지난해 551만원, 올해는 9월까지 840만원으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경기불황이 주원인이다. 생활고를 겪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지하철을 타고 천안에 와 진료를 받은 뒤 달아나는 일이 많아진 것도 있다. 의료원이 공공시설인 데다 서울보다 감정에 호소하기 쉬워서다. 천안의료원 관계자는 “서울역~천안역 간 전철요금이 3000원도 안 되지 않나.”라면서 “공공의료기관이라 진료비를 악착같이 받으려고 하지 않는 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미수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은 먹튀”라고 설명했다. 정광훈 서산의료원 총무계장은 “미수금을 받으려고 내용증명을 보내도 ‘돈이 없다’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현장을 방문하면 생활이 딱해 어찌하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외지에서 왔다가 몸이 아파 의료원에 온 환자도 있다.”고 혀를 찼다. 정 계장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병실을 잡은 뒤 지인끼리 돌아가며 입원했다 달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충남의 의료원은 지난해 천안 29억여원, 공주 15억원, 홍성 11억원 적자를 봤다. 염승임 천안의료원 원무계장은 “치료비를 받으려고 집을 찾았다가 전기와 수도가 끊길 정도로 어려워 라면 한 박스를 사주고 올 때도 많다.”면서 “의료원은 세금으로 운영돼 감사를 받아야 하고, 미수금이 계속 쌓이면 적자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돌이켜보면 지난 1년간 인천의 화두는 재정 위기였다. 인천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원도심의 재개발과 재건축의 딜레마, 부채비율 40% 육박 등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인천의 재정난에 쏠렸다. 어디를 가도 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시가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인천종합터미널 등의 매각이었다. 그런데 터미널 부지 매각이 신세계 측의 계속된 법정 소송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심 법원은 인천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3건의 소송을 더 제기했다고 한다. 신세계의 소송은 기업들이 지역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신세계의 불복을 보면서 지난해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의 ㈜이치노구라를 생각했다. 사람과 전통을 소중히 하고, 사원·고객·지역사회의 보다 높은 신뢰 확보를 사명으로 내세운 회사이다. 지역에 환경보전형 쌀 단지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회사다. 시민들의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한 회사를 보면서 차이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상생과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의 충돌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지역사회’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대기업이 얼마나 될까. 지역은 이익을 추구하는 대상에 불과하기 때문일까. 그들에게는 지역이 없다. 지역사회 공헌을 홍보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존경하고 배울 만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익 추구와 먹튀, 비정규직 양산과 임직원들의 인천 비거주 문제 역시 이를 대변한다. 사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가 가져올 인천의 경제효과 1900억원은 주거활동이 인천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업 임직원의 현 거주실태를 보면 미래가 어둡다. 과연 어떤 기업이 지역에 바람직한 기업인가. 경영인류학의 시각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기업이 미래의 바람직한 기업이며, 인천에 와야 할 기업으로 생각된다. 첫째, 이익추구의 기능적 조직체보다는 생활공동체로서의 기업이념을 추구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둘째, 경제·사회적 존재뿐만 아니라 문화적 존재로서 역사·민족·지역의 문화특성을 실천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셋째, 경영자의 시점보다 구성원의 관점과 기업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기업이어야 한다. GCF 유치 이후 인천은 제2의 제네바와 브뤼셀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의 정시성과 예측성을 보강해야 한다. 수도권급행철도(GTX)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가 급선무인 이유다. 가계부채와 원도심의 출구전략도 급하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매몰비용 지원이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과 함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눔과 배려만이 비정규직과 빈곤사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용효과나 기술 유치 효과가 적은 기업이나 땅값의 상승을 염두에 둔 기업들에 대한 유치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지역이나 시민들은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한 사냥감이 아니다. 시민들과 그 공동체의 애환에 우선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 한다.
  • [세계적 IT공룡들의 ‘두 얼굴’] 페북 열어보니 2인자도 ‘먹튀’

    페이스북 경영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744만 달러(약 81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샌드버그는 ‘자사주 매도 금지 기간’이 풀린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주식 33만 9512주와 1만 3392주를 각각 주당 21달러 10센트와 20달러 79센트에 팔았다. 샌드버그는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에 이어 페이스북의 2인자로 불린다. 같은 날 페이스북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시어도어 울요트와 회계책임자인 데이비드 스필레인도 주식을 내다 팔아 각각 312만 달러와 54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를 한 뒤로 고위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것은 처음이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샌드버그의 주식 매각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이스북 주가는 공모가였던 38달러에서 44%나 떨어져 지난 2일 21.18달러에 머물렀다. 주가가 급전직하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임원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자 ‘먹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는 내년 9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국민 68%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 젊을수록 찬성률 높아

    국민 68%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 젊을수록 찬성률 높아

    투표시간 연장 논란과 관련,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국고보조금 회수제도, 이른바 ‘먹튀방지법’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와 관련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도 문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비판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 비판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투표시간 연장 여부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7.7%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반대는 29.1%였다. 연령대별로 찬성한 비율을 살펴보면 19세를 포함한 20대가 85.2%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79.9%, 40대는 72.5%, 50대는 51.9%, 60세 이상은 49.5%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비율이 낮았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30일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7%가 찬성, 33.9%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응답자 분석 결과 찬성 의견은 민주당 지지자(76.3%), 호남 출신(77.1%), 서울(53.1%)에서 많았고, 반대 의견은 새누리당 지지자(53.0%), 60대 이상(46.8%), 경남권(42.0%), 경북권(39.9%)에서 많았다. ‘먹튀방지법’과 관련한 트위터 여론도 박 후보 측에 불리하게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홍보업체 미디컴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4일간 트위터에 오른 글 전체를 조사한 결과 문 후보가 “새누리당이 제안한 먹튀방지법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힌 31일을 기점으로 비난의 대상이 문 후보와 민주당에서 새누리당과 이정현 공보단장으로 바뀌었다. 29일부터 31일 사이에는 ‘먹튀방지법’이 포함된 글 85.9%가 새누리당을 옹호하는 내용이었고 6.1%만이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31일부터 1일 사이에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글이 9.1%로 급격하게 줄었고, 반대로 문 후보와 안 후보 옹호 글이 83.5%로 급상승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朴캠프 이정현의 ‘오리발’

    朴캠프 이정현의 ‘오리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이 ‘투표시간 연장법’과 ‘먹튀 방지법’ 연계 논의와 관련해 사실상 말 바꾸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단장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지난달 29일 당사 기자실에서 얘기할 때 이것을 교환 의미로 얘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면서 “대선과 관련된 투표시간 연장법이기 때문에 그 법을 국회에서 논의한다면 ‘먹튀 방지’가 더 시급하니까 같이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이 단장의 발언 수위와 분위기는 달랐다. 이 단장은 지난달 29일 ‘두 가지 법’을 동시에 고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함께 논의하자.”며 연계 논의에 힘을 줬다. 이어 야권이 이를 수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대선 후보로 출전도 안 하면서 후보로 등록해 국민 혈세를 받아 먹고 튀는 것은 일반 범죄자에 비해 훨씬 중하다.”며 “이것이 문명 국가인가, 나라도 국가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구체적인 투표시간 연장 차이와 관련해서도 “안 후보는 2시간, 문 후보는 3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그럼 1시간 연장을 더하는 것이 개혁인가.”라고 반문한 뒤 “정말 개그 중에서도 방송에 올릴 수 없는 저질 개그”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여 “먹튀방지법부터” 야 “朴, 투표 방해세력”

    18대 대선을 47일 앞둔 여야는 ‘투표 시간 연장법’과 ‘후보 사퇴 시 국고보조금 환수 법안’(먹튀 방지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도 민주통합당에 가세하면서 대선 정국을 강타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 행안위에서 이들 법안의 논의를 제안했고, 민주통합당은 이를 거부하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여야 모두 다른 속내를 갖고 있는 데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투표 시간 연장안과 ‘후보 사퇴 시 국고보조금 환수 법안’ 논의를 맞교환할 수 없다고 밝혔고 야권은 이를 “말 바꾸기”라고 비난했다. 국민의 참정권 확대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여야가 얼굴을 맞대겠지만 여권은 먹튀 방지법 통과에 방점을 찍고 투표 시간 연장엔 시간을 끌겠다는 전략이, 야권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투표 방해세력’으로 몰아치겠다는 의도가 감지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노력도 거부하지 않고 임할 생각”이라면서 “법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국회 행안위에서 이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민주통합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지만 속내는 먹튀 방지법 통과에 무게가 쏠린 모습이다. 김기현 의원은 의총에서 “민주당은 즉각 정치자금법 개정(먹튀 방지법)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선이 5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투표 시간 연장을 정치 쟁점화하고 거리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측 제안에 대해 박 후보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대변인은 “박 후보가 투표 시간 연장과 관련해 전향적인 의견을 밝히면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어서 새누리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말 바꾸기에 대해서는 당의 화력을 집중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공보단장의 개인 의견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먹튀를 놓았다.”면서 “새누리당은 먹튀 정당”이라고 반발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비정규직의 64%, 즉 500만명 이상이 시간 때문에 투표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해외 투표에 무려 2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최소한 500만여명이 넘는 투표권자에게 몇십억원을 투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당리당략”이라고 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각 정당에 주는 보조금을 투표 연장에 드는 비용만큼 줄여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참정권을 확보하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 측은 박 후보를 향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를 하고자 하는 권리, 기본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돈으로 환산해 예산을 가지고서 ‘이렇게 된다, 안 된다’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대선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31일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일명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른바 ‘먹튀 방지법’으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막으려던 새누리당의 ‘맞불작전’에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환영한다.”면서도 다소 떨떠름한 표정이다. 박선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 보완을 위해 언제든지 야당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논의의 대상은 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투표소 접근성 강화·유권자 인식 등 종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두 가지 법이 같이 연계돼 갈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야가 마주앉아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할 장이 마련됐지만 국회 통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내에 ‘출구전략’을 펴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국회에서 논의, 처리하자.”는 이정현 새누리당 선대위 공보단장의 제안에 대해선 ‘개인의 의견’이라고 말을 바꿨다. ‘먹튀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 ‘단일화 훼방법’이라고 비난해 온 이 법안을 받아들여서라도 투표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동시에 안 후보와의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참정권 확대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로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임에도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결정에 대해 “결단을 존중한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약속한 대로 즉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선거일에도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참정권을 투표시간 연장을 통해 지켜줘야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한국정치학회가 18대 총선에 불참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참 사유에 대해 ‘근무 등의 문제로 참여가 불가능했다’고 답한 비정규직은 64.1%로 나타났다. 일본은 같은 이유로 투표에 기권한 사례가 늘자 1998년 선거법을 고쳐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했다. 그 결과 2001년 참의원 선거 때는 15.5%, 2003년 중의원 선거 때는 9.56%가 연장시간에 투표했다. 한국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오후 6시 이전 시간대별 투표율 평균 상승폭은 3.4%였던 데 비해 오후 7~8시 사이에 5.7%가 투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새누리 “두 사안 연계다” “아니다” 우왕좌왕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31일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법안(‘먹튀방지법’) 수용 의사를 밝히자 당초 이 법안을 투표시간 연장과 연계 처리하자고 제안했던 새누리당이 말을 바꿨다. 두 법안의 ‘맞교환’을 처음 제안했던 이정현 공보단장의 의견을 개인 의견이라고 축소시키는 등 주요 사안을 두고 당 내에서 입장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애초 두 가지를 연계한다는 것은 선대위나 당의 입장이 아닌 이정현 공보단장 개인 입장이었다.”고 했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두 사안을 맞교환하자는 것은 정략적 접근”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9일 이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여야가 논의해 고치자.”고 주장했지만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 공보단장은 국회에 들어가 있지 않고 개인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으냐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입장이 뒤바뀌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이 공보단장을 통해 투표시간 연장과 국고 보조금 제도 개선의 연계 처리를 제안해 놓고 이제 와서 이 원내대표가 발뺌한다면 그야말로 먹튀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공보단장이 멋대로 제안하고 원내대표는 모른다면 이런 마구잡이 정당에 어떻게 정권을 믿고 맡기겠느냐.”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2) 개항초 희비 가른 ‘소금’

    [선택! 역사를 갈랐다] (32) 개항초 희비 가른 ‘소금’

    ●소금의 격동기 : 쓰러진 사람과 뜬 사람 소금이 넘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소금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 그러나 60여년 전만 하더라도 소금 1석에 쌀 1석이 맞교환되던 때가 있었다. 소금을 구하기가 어렵고 비싸다 보니 소금에 울고 소금에 웃는 자들이 생겨났다. 특히 구한말은 소금 시장을 둘러싸고 극한 변동이 있었던 시기였다. 개항 이후 일본의 소금과 청나라의 값싼 천일염이 밀려왔고, 일제는 우리나라 소금을 재원으로 하여 식민지 경영 자금을 확보하려 하였다. 이러한 염업사의 격동기는 온몸으로 저항하다 쓰러진 사람과 시류에 편승하여 뜬 사람을 갈라놓았다. 삶의 선택이 자유로운 만큼 역사의 평가가 냉혹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과연 알았을까. ●이토 통감 마차 가로막은 꼿꼿한 소금장수 김두원 1907년 10월 15일자 ‘대한매일신보’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싣고 있다. “원산항에 사는 김두원씨가 일인에게 소금값을 찾으려고 여러 해를 호소하더니 일전에 경시청에 잡히어 갇혔다더라.” 소금값을 받으려는 김두원을 경시청에서 잡아 가둔 까닭은 무엇인가? 김두원은 비록 항일운동가는 아니었지만, 일제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었다. 좀처럼 변하지 않고 단단한 육각형의 결정체인 소금처럼 그는 일관되고 굽힘 없이 일제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그 저항 방식은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핵심 인물을 찾아서 호통을 치는 일이었다. 구속되기 불과 3개월 전인 7월 10일에도 그는 오른손에는 직소(직접 호소한다)라고 쓴 종이를, 왼손에는 편지를 들고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의 마차 앞을 막았다. 일곱 번이나 시도를 하였지만, 한국통치를 위한 일제의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와의 직접 대화는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환갑을 몇 해 앞둔 노인을 이렇게 꼿꼿한 집념의 사나이로 만든 자는 일본인 사기꾼이었다. 때는 8년 전인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함경남도 원산에서 소금을 대규모로 매매하는 거상이었다. 함경도에도 영흥·문천과 같이 소금 생산지가 있었지만, 원산의 거상들은 경상도를 넘나들었다. 강원도와 영남 일대를 통틀어 최고의 소금 생산지는 경상도의 김해와 울산이었다. 김두원은 이곳에서 소금을 사서 원산에서 파는 방식으로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당대의 소금 시장에서는 파는 자나 사는 자 모두가 신뢰를 기반으로 하였다. 믿음이 한 번 깨진 사람은 다시 상대하지 않았으니 소금 매매는 정말 짜디 짠 상거래였던 것이다. 이런 신뢰의 공동체에 금이 가기 시작한 때는 개항 이후였다. 개항 이후로 일제의 전오염(우리나라의 자염처럼 끓여서 만드는 소금)이 부산과 원산 등 개항지로 유입되었고, 일본인 상인들도 조선의 소금 시장에 직접 나섰다. 속칭 포대가리가 생긴 것도 이때였다. 일본인 상인들은 간수가 많은 일본의 저질 소금을 조선의 가마니에 담은 뒤에 조선 소금이라 속여 팔았다. 이런 일본인들을 믿은 것은 김두원의 큰 실수였다. 1899년 5월에도 김두원은 동해안과 낙동강을 오가면서 소금을 매입하여 한 포구에 모아두었다. 이렇게 모은 소금이 자그마치 1088석이었다. 당시 시세로 따지면 약 5100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기무라라는 성을 가진 일본인 형제가 객줏집에 머문 김두원에게 다가섰다. 고기 절이는 데 소금이 급하게 필요하여 소금값을 후하게 줄 테니 자신들의 배에 소금을 싣고 울릉도까지 가자고 속였다. 보름간의 항해를 거쳐 울릉도에 도착하자 기무라 형제는 김두원에게 소금 짐은 다음 날 하역하고 뭍에 내려 푹 쉬라고 하였다. 순진했던 김두원이 깊은 잠에 든 사이에 사기꾼 형제는 배를 띄워 유유히 동해를 건너 시무라 현으로 사라졌다. 희대의 ‘소금 먹튀’ 사건에 김두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조선의 외부대신에게 청원해 보았지만 이미 쇠멸해 가는 조선 정부는 자국민의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후 김두원은 직접 일본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기꾼들이 이미 징역을 살고 있고, 소금값을 물어낼 형편이 못 된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분기탱천한 김두원은 1903년 일본 공사인 하야시를 직접 찾아가서 소금값을 내놓으라고 고성을 질렀다. 인력거를 타고 가다가 놀란 하야시는 그만 종로의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이렇게 김두원은 일본 공사뿐만 아니라 조선 통감, 일본 총리, 중의원을 상대로 청원하고 투쟁하였지만, 일제는 소금값을 지불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휼금 얼마를 주겠다며 그를 회유하려 하였다. 김두원에게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구휼금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그는 경시청 총감에게 유명한 말을 남기고 이를 거절하였다. “일본 선박이 홍주군 바윗돌에 부딪혀 파손된 것을 그 바윗돌이 조선에 있다 하여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배상금 3000원을 받아가고, 공주군에 있던 일본인이 조선의 군인과 시비하다 구타를 당하였다고 치료비로 5000원을 받아간 즉, 전례와 같이 나의 소금값도 일본 정부에서 물어내는 일이 당연하다.” 참으로 논리정연하고, 당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장장 20여년에 걸친 배상 투쟁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본 정부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그가 정당히 받아야 할 소금값은 식민지의 역사 속에서 ‘소금이 물에 녹듯이’ 사라져 갔을 것으로 보인다. ●탁지부 대신 고영희, 소금세 높여 염민에 큰 고통 1907년 10월 김두원이 영문도 모른 채 경시청에 잡혀간 이유는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 때문이었다. 일제는 언제나 그랬듯이 김두원이 황태자의 앞을 가로막고 ‘소금값 배상하라.’고 외칠 것이라 여겼다. 김두원이 일제에 의하여 불법 구금된 동안, 일본 황태자를 극진히 모시고 환영행사를 주관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탁지부 대신 고영희이다. 1849년생인 고영희와 김두원은 서로 나이도 엇비슷했으나 황태자 방문 앞에서 전혀 다른, 반대편의 삶에 서 있었다. 차가운 유치장에서 지내야 했던 김두원에게 그해 10월은 지옥과 같은 반면, 황태자 방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일제로부터 훈1등 욱일대수장(旭日大授章)까지 받은 고영희에게는 천국과 같았다. 1867년 역과에 합격한 고영희는 일제의 부상으로 호기를 맞았다. 1876년 김기수 수신사 일행으로서 일본어 통역을 맡아 일본을 시찰한 이후로 그는 순탄한 등용의 길을 걸었다. 1885년 연천 현감에서 사직하면서 잠시 가시밭을 만나는 듯하였으나 1895년 주일공사로 화려하게 복귀하였다. 이때부터 그는 고관대작의 지위를 한껏 누렸다. 특히 국가의 재정을 담당하는 탁지부 관리로서 승승장구하였다. 1907년 5월에 출범된 이완용 내각에서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탁지부 대신에 임명된 것도 그간 쌓아온 탁지부 스펙 때문이었다. 탁지부 대신인 고영희의 주요 임무는 일제가 식민지 재정을 수립하기 위하여 파견한 고문들을 충실히 돕는 일이었다. 그중 하나가 조선의 소금을 가지고 식민지 경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1907년 9월 22일자 ‘대한매일신보’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명일에 총리대신 이완용, 농상대신 송병준, 내부대신 임선준, 탁지대신 고영희 4대신이 인천 주안리에 나가서 소금 굽는 마당을 시찰한다더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친일파 4대신이 당시 한적한 어촌인 인천 주안리에 행차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 행사를 주관한 자는 탁지부의 고영희와 탁지부 소속의 재정고문이었던 메가타 다네타로였다. 1907년 우리나라의 인천 주안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천일염 시험장이 건설되었다. 수천년간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생산해 왔던 조선에서 바람과 햇볕으로 결정되는 천일염업의 등장은 획기적 사건이었다. 그런데 천일염 시험장을 건설한 내막에는 ‘불편한 진실’이 깔렸었다. 일제가 조선에서 식민지 건설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재원이었다. 일제는 자국에서 담배, 소금 등의 전매제도를 통해서 침략전쟁의 군비를 마련했고, 식민지 타이완에서도 아편, 소금 등을 전매시켜서 재원을 확보했다. 그런데 이렇게 상품을 전매하여 톡톡히 재미를 본 일제에 늘 위협적인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동아시아를 휘젓고 다니는 청나라의 값싼 천일염이었다. 중국산 천일염에 대항하는 방법은 천혜의 갯벌이 깔린 조선의 서해안에서 직접 천일염을 생산하는 길밖에 없었다. 염화나트륨 함유량이 높은 천일염은 화학공업과 무기산업의 원료가 되었으므로 군사대국을 지향하는 일제에는 반드시 필요한 재료였다. 이때 고영희와 메가타 다네타로는 서로 합심하여 주안에 최초의 천일염전 시험장을 건설함으로써 일제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다. 또 하나, 고영희는 일제의 의도대로 충실히 소금세를 걷어줌으로써 재원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 일제는 소금세가 궁내부에 귀속되어 왕실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조선의 금고를 빼앗기 위해서 먼저 왕실의 금고에 들어가는 소금세를 국가의 금고로 들어가게 했다. 소금세를 많이 매기기 위하여 탁지부를 시켜 염세 규정도 치밀하고 까다롭게 바꾸어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영희의 취임은 일제에는 희소식이었지만 소금 생산자인 염민들에게 큰 악재였다. 소금세가 갑자기 늘어나자 여기저기서 백성의 시위가 일어났다. 일본 순사들이 염민들을 잡아들이자 대규모 시위가 뒤따랐고, 이내 일본 군인들의 총칼 진압이 시작되었다. 일제와 탁지부의 강압적 소금세 징수로 인하여 결국 수많은 백성들이 죽음을 당했다. ●매국노 고영희 후손, 친일재산 환수 반환소송 나서 고영희는 일제에 수많은 재원을 넘겨 준 덕에 한평생 영화를 누렸다. 탁지부 대신으로서 한일합병조약의 체결에 앞장선 그는 이후 중추원의 고문이 되어 매년 1600원의 연금을 받기도 했다. 1916년 고영희가 사망하자 일제가 준 자작 작위는 장남인 고희경에게 세습되었다. 고영희 집안이 대를 이어서 호의호식할 때 소금장수 김두원은 여전히 소금값을 받지 못하고 허망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10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해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고영희의 증손자가 국가의 친일재산 환수에 반발하여 반환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반환 소송이라면 억울하게 1088석의 소금을 일인에게 강탈당한 김두원의 후손들이 일본 법정에 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자는 떠들고, 당당한 자는 조용하니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란 말인가. 유승훈(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MLB] ‘빠른 공’이냐 ‘미친 공’이냐

    [MLB] ‘빠른 공’이냐 ‘미친 공’이냐

    160㎞와 140㎞가 격돌한다.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25일 오전 9시 7분 AT&T 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배리 지토(34)를 예고했다. 지난 19일 뉴욕 양키스를 4연승으로 꺾고 일찌감치 월드시리즈에 오른 디트로이트는 저스틴 벌랜더(29)를 대항마로 선택했다. 2005년 빅리그에 처음 입성한 벌랜더는 이듬해 17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24승5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올 시즌도 17승8패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했다. 탈삼진 239개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다. 벌랜더의 최고 무기는 불같은 강속구. 최고 160㎞의 빠른 공을 9회까지 뿌린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컨디션이 아주 좋다. 3경기에 나와 모두 승리를 따냈고, 24와3분의1이닝을 던져 2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 0.74. 삼진도 25개나 낚았다.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는 완봉승을 거뒀고,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3차전에서는 8과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토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0년 오클랜드에서 데뷔해 2002년 23승5패 평균자책점 2.75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팀 허드슨, 마크 멀더와 함께 ‘오클랜드 영건 3인방’으로 통했다. 오클랜드의 ‘머니볼’은 이들 삼총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토는 2007년 샌프란시스코와 7년간 1억 2600만 달러(약 1390억원)란 천문학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 뒤 성적은 내리막이었다. 2년 전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때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에는 단 3승만 거두며 ‘먹튀’ 비난을 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15승8패 평균자책점 4.15로 부활했다. 전성기 때도 공이 빠르지 않았고, 지금도 구속은 14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 타자의 머리에서 무릎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가 일품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法 “론스타 적격성 자료 공개하라”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었던 미국계 펀드 ‘론스타’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조일영)는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금감원이 지난해 3월 ‘론스타 홀딩스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심사결과를 확정하자 금감원에 심사자료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를 거부했고 조합은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론스타의 의결권을 4%로 제한하는 등 목적을 위해 금융자본(의결권 10%)이 아닌 산업자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론스타홀딩스의 비금융주력자 여부가 오랜 기간 국민적 관심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고 금감원 업무수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해서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론스타홀딩스의 각종 회신문서, 회계자료, 해외 감독기구 및 공관 조사자료, 적격성 심사 결과보고서, 금융위원회 제출문서 등을 공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번 판결이 론스타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백민경·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정부, 기술유출 알고도 상하이車 먹튀 방치”

    우리 정부가 중국 자동차 생산기업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기술 유출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고도 해외 자본의 ‘먹튀’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은 2008년 7월부터 11월까지 주중 한국대사관과 한국 외교부 간에 오간 외교부의 대외비 문서를 열람한 결과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에서 손을 떼고 철수하기 직전 우리 정부가 “(상하이자동차의) 분명한 위법 행위를 확인했다.”며 중국 측을 압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에서 “상하이자동차 철수 직전까지 쌍용차 기술 유출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이 매우 격한 외교 공방을 벌였고 우리 정부가 위법 행위를 확인했음을 밝히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자 이후 외교 채널이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자동차는 한달 뒤 쌍용차 철수를 준비해 2009년 1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관리는 우리 정부에 상하이자동차 철수를 통보하며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강압 수사 ▲한국 정부의 비협조 ▲고분고분하지 않은 노동조합 ▲금융기관의 무관심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2005년 쌍용차의 최대 주주가 됐던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4년 만에 철수한 배경에는 그동안 알려진 경영상의 문제보다 정치적 이유가 컸음을 보여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카지노 사전심사제 다음 정부에 맡겨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카지노 사전심사제 다음 정부에 맡겨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이미 레임덕에 허덕이는 이 정부가 카지노 허가의 사전심사제를 기어코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지식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더니 불도저로 토목공사하듯이 논란 많은 사전심사제를 강행하고 있다. 대통령 말씀 한마디에 카지노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자기 일도 아닌 지식경제부가 안방마님처럼 카지노 장사에 여념이 없다. 도대체 시급한 국정의제가 산더미같이 많은데 정권 말기에 왜 이리 카지노 문제로 난리법석인가? 지난 7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토론회에서 경제자유구역 내 복합리조트 허가의 조속한 사전심사제를 도입하라는 대통령의 초조함은 알겠다. 국제적인 경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지정해 놓은 경제자유구역이 생각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답답하겠는가.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어디 복합리조트,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카지노 때문인가. 지식경제부가 철없이 그런 건의를 했더라도 대통령은 오히려 카지노 없이 경제자유구역을 살릴 방도는 없느냐고 죄 없는 문화체육부장관이 아니라 지식경제부장관을 나무라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았을까. 카지노 허가 사전심사제의 폐해는 많이 알려져 있다. 우선 전국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난립에 대한 우려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심사 과정에서 걸러낸다고 하지만 카지노 신청자나 각 경제자유구역 또는 주민들이 형평성을 들어 들고 일어나면 감당하기 어렵다. 내국인 우회투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먹튀 논란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별 투자금도 없으면서 그럴듯한 계획서만으로 카지노 사전 허가를 받은 후 내국인 우회투자나 단기투기자본 등을 통해 투자비를 충당하거나, 최종 허가를 받은 후 비싼 값에 국내인에게 양도하는 일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망상도 아니다. 허가든 면허든 특별혜택을 받은 사업들은 그 허가권이나 면허권 자체만으로 이미 천문학적인 이득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 한번 허가를 내주면 취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000년 5년간 한시적으로 허가했던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 카지노가 2015년, 2025년으로 계속 연장되지 않았던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문제도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행정행위에 거대한 벽으로 버티고 있다. 이 밖에도 황금알을 낳는 카지노 사업에 우리 투자자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비판 등 거론되는 문제점이 부지기수다. 현행법에 맞기만 한다면 경제자유구역 내의 카지노 허가를 굳이 막을 이유는 없다.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를 사전 허가할 경우 투자 위험도를 낮춰 투자 유치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고용도 늘어날 것이고 외래관광객 유입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지노 사전허가 문제는 단순히 당장의 경제효과만 가지고 결정할 정책의제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종합적인 측면에서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식으로 강행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통에 장애가 되는 말뚝이야 빼면 그만이지만, 카지노는 말뚝이 아니다. 한번 허가를 내주면 빼도 박도 못하는 그런 일이다. 그래서 선진 외국에서도 도박사행사업에 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사업의 진척이나 내수활성화가 부진한 이유가 카지노 사후허가에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대통령 임기 말에 자꾸 논란 많은 카지노 문제를 국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다루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긍정적 경제효과는 물론 정신적 폐해와 경제적·사회문화적 부작용 등에 관해 한번쯤 긴 호흡으로 이 문제를 보았으면 좋겠다. 국회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공론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아무리 대선 정국에 들어섰다고 해도 정부가 하는 일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카지노 사전 심사제는 시간을 두고 다방면의 의견을 수렴한 후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소규모 추경은 되레 독…10조원 이상 빅볼 필요”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소규모 추경은 되레 독…10조원 이상 빅볼 필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재정 건전성을 들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전격 상향했음에도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성장률 하락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경 편성론자들은 그러나 “소규모 추경은 오히려 독”이라며 “10조원 이상의 빅볼”을 주문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스몰볼 정책’(소규모 부양책)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심상치 않은 성장률 하락세는 그동안 우리 경제에 가장 낙관적이었던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전망치 수정에 들어간 데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KDI는 당초 전망치인 3.6%에서 2%대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으로는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투자와 소비 위축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는 추경 등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단, ‘대규모’라는 단서를 달았다. 조 교수는 “생색내기 수준의 추경은 효과도 보지 못한 채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무디스의 긍정적 평가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긴장감을 갖고 경제정책을 적극 펴나가야 한다.”면서 “성장률 하락을 막으려면 1200조원 정도인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12조원) 이상을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위기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효과가 불분명한 추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칫 무디스도 인정한 우리 경제의 ‘강점’(건전 재정)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권영준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행적으로 응급처방을 하지 않고 이제 와서 추경으로 예산을 늘리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소유구조는 인정하되 중간지주회사와 같은 방화벽을 둬, 두 자본 간 이동을 차단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컨대 삼성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우려를 더 많이 나타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계열사 간 지분을 정리하는 비용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데다 경영권 행사도 못하는 지분을 국내 자본이 살 가능성도 희박해 자칫 외국 자본의 ‘먹튀’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강화해야 한다.”(6명)거나 “모르겠다.”(11명)는 응답도 적지 않아 향후 정치권 입법과정이 본격화되면 치열한 논리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벌이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업까지 지배하는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왜곡된 구조의 개선 없이 일부 재벌의 공룡화를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성(16명)이 반대(13명)보다 다소 우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다음달 이후 0.25% 포인트 정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 당장은 (인하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맞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부동산 가격의 바닥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어려운 데다 잠재 구매층이 이미 과잉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 집을 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DTI의 추가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거래 활성화와 자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취득세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종일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상무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 전면 개장 앞둔 서울국제금융센터 외국社 유치 부진…국내용 전락

    오는 11월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가 당초 건립 목적과 달리 국내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국내용이 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투자유치 당시 지적됐던 각종 계약상의 특혜의혹 등으로 여전히 먹튀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 드러났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국제금융센터는 7월 현재 금융기관은 7개국 20곳(국내 기관 8곳), 비금융기관은 3개국 8곳(국내 기관 4곳) 등 모두 28곳이 입주해 있다. 입주율은 95.9%에 이른다. 하지만 6개층이나 임대해 가장 넓은 면적(2만 8023㎡)을 차지하는 딜로이트는 대부분 안진회계법인이 사용하므로 사실상 국내 금융지원기관으로 분류해야 한다. 결국 임대율을 다시 계산해 보면 국내 회사 13곳의 임대 면적이 5만 4703㎡로 임대면적 비율은 64.7%나 된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필립모리스나 소니 등 비금융사 4곳(1만 4524㎡)을 포함하더라도 15곳 2만 9849㎡이며 임대면적 비율은 35.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뉴욕멜론은행, 다이와증권, ING자산운용 등은 서울에서 이미 사업을 하다가 이전비용 지원과 1년치 임대료 미납 등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보고 입주한 것에 불과하다. 해외에서 국내로 새롭게 유치한 실적은 4건이다. ●신규 유치 실적 4건뿐 운영권을 갖고 있는 AIG는 정작 아시아·태평양본부가 홍콩에 있으며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한 것은 한국에서 영업 중인 여타 계열사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AIG서비스㈜가 전부다. 입주 면적도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한 28곳 가운데 가장 적은 230㎡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이전을 쉽게 결정하진 않는다. 하루아침에 집결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어 “여의도가 국제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외국 기업만 있어도 안 되고 금융기업만 있어도 안 된다. 다양한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수요 예측이 과장됐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요 예측이란 게 원래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금융위기로 어려움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금융센터의 투자 및 개발·운영권을 따낸 미국 금융그룹 AIG가 서울시와 계약을 맺으면서 모든 관계 서류를 영어로만 작성, 또 다른 부실 계약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취재 결과 서울시는 기본협력계약(2004년 6월 9일), 개별임대계약(2005년 8월 18일), 수정계약(2007년 1월 17일) 등 모든 계약서를 한글이 아닌 영어로 작성했다. 계약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무조건 영어 계약서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계약 단계부터 불리한 입장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국문 계약서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 관련 공무원들조차 계약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영어 사전을 뒤지고 있다. 국문 번역본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의 참고용이고, 그마저도 전문가도 아닌 임시직들에게 시켜서 만든 것이다. ●계약서도 영문… 부실 의혹 공공기관이 민간과 맺은 계약서가 영문인 경우는 전례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위사업청이 FX사업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록히드마틴이 국문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결격 사유가 돼 입찰을 연기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왜 그렇게 했는지 우리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다. 최성식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가령 재판정에서는 언제나 한국어가 기준이 되는 것처럼 공공기관이 맺는 계약을 한국어로 한다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낮은 토지임대료 등 특혜 확인 이 밖에도 계약 당시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낮은 토지 임대료(공시지가의 1%)와 2016년 이후 매각 가능 등도 이번 취재 결과 사실로 확인돼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이 꾸준히 제기했던 론스타형의 먹튀 우려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서울국제금융센터는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명분으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한 것으로 대지 면적 3만 3058㎡에 총 4개의 빌딩(최고 54층), 연면적 50만 4880㎡에 이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믿지 못할 ‘中企 수출상담회’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중소기업 수출상담회에 ‘가짜 바이어’가 기승을 부려 많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 철석같이 수입을 약속하고는 시제품만 챙기고 사라지거나, 수출계약을 미끼로 실컷 접대를 받은 뒤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 친환경 생활용품 업체 대표 김모씨는 지난달 13~14일 대전시·충남도·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연 수출상담회에 참가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자기를 무역상이라고 소개한 일본인이 구체적인 주문 물량까지 제시하며 “시제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부랴부랴 시제품을 만들고 설명서까지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에 보냈다. 하지만 제품을 부치고 나서 통 연락이 되지 않아 알아보니 해당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었다. 김씨는 “관에서 주관하는 수출상담회에 가짜 바이어가 웬 말이냐.”면서 “행사를 유치하려고 아무나 데려와 바이어라고 소개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체들 “피해 입어도 하소연 못해” 지난달 4일 대전시와 충남·충북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관한 해외 바이어 초청행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대표 홍모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무역상과 상담을 했다. 이 무역상은 대규모 수출계약을 하겠다며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하자고 했다. 홍씨는 그에게 온갖 정성을 쏟으며 ‘올인’을 했다. 그러는 바람에 다른 상담은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 바이어는 얼마후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는 “구매 의사가 전혀 없는 건달들에 당했다.”면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비행기표와 호텔비를 다 지원해 주니까 구매력도, 구매의사도 없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수출상담회 참가 신청을 한다고 들었다.”면서 “한국 기업들로부터 공짜로 샘플 제품을 얻어다가 자기 나라로 가져가 되파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골탕을 먹으면서도 중소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출상담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자체나 중기청이 개최하는 행사를 거부했다가 나중에 받을 불이익이 두려워서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실익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겨우 구색만 갖춰 참가한 게 세 번째”라며 고개를 저었다. ●지자체 실적에만 급급… 준비 부족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자체 등이 생색 내고 행사실적을 올리는 데 급급해 준비 없이 마구잡이로 행사를 열기 때문이다.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바이어가 적정 자격을 갖춘 곳인지 제대로 확인도 않고 불러들인다. 충남도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한국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해외 바이어들이 많다보니 문제 있는 사람들도 섞여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코트라 중소기업협력과 관계자도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수출상담회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행사가 열리기 6개월 전까지 해외 바이어에 대한 검증을 완료하지만 우리는 주최기관에서 2~3개월 전에야 검증 요청을 해오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인을 포함해 3~5명에 불과한 해외 무역관 인력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무수한 바이어를 일일이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내수 살리자” 중국인 비자발급 완화

    “내수 살리자” 중국인 비자발급 완화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한다. 의료 관광객에 대한 편의 제공을 확대하고, 경제자유구역 복합리조트에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사전심사제’도 조기에 도입한다. 민간 주택담보노후연금(역모기지) 상품에도 재산세 감면 등 세제 지원이 확대된다. 사전심사제 도입으로 인해 카지노가 무분별하게 설립되고, 해외자본이 이익만 챙겨 철수하는 ‘제2의 론스타’ 사태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7일 국무총리실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7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내수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국 관광객 비자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오는 13일부터 우리나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1회 개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1년 유효 복수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우리나라 및 OECD 국가를 2회 이상 방문한 중국인에게 3년 유효 복수 비자를 발급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한 것이다. 또 의료관광 유치 기관이 초청한 관광객의 비자발급 기간은 현행 3~6일에서 1~2일로 단축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22만명으로 일본인(329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경제자유구역 내 복합리조트는 투자규모가 5억 달러 이상이고 호텔업을 포함해 3종 이상의 관광사업을 운영할 경우 사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 사태를 우려해 다음 달 중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우리 국적의 크루즈 안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치를 허가할 때 그간 참조했던 ‘전년도 외국인 수송실적’은 보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선상(船上) 외국인 카지노 설치가 쉬워진다. 민간 역모기지 상품에 대해서도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재산세를 25% 감면해 주고, 저당권 설정 시 부과하는 국민주택채권 매입 의무는 면제해 준다. 레저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서바이벌 게임장 지원을 늘리고, 총포류 단속법에서 모의 총포 규정도 개정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조성하는 설비투자펀드는 오는 20일부터 자금이 공급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정권 말 도 넘은 ‘밀어붙이기 정책’

    정권 말 도 넘은 ‘밀어붙이기 정책’

    ‘밀실 추진’으로 국제적 망신을 산 외교통상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부처 폐지 비난 여론까지 들끓은 교육과학기술부의 도종환 시 교과서 삭제 파동, 국제환경단체들의 뭇매를 맞은 농림수산식품부의 포경 계획, 준비 소홀로 유네스코로부터 거부당한 환경부의 비무장지대(DMZ)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아마추어 행정의 단면을 보여준 문화체육관광부의 행정용어 순화 고시 취소 해프닝…. 정권 말 공직사회의 엇박자가 연일 도를 넘어선다. 국가의 중대 사안을 툭 한번 내지르고 보는 ‘아님 말고’식 행정이 기강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국민과의 교감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더는 신뢰할 수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빚어진 정책 논란들은 정권 말 레임덕 현상의 전형으로 지적된다.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책을 내놨다가 반대에 부딪히면 번복하는 행태는 정권 말기에 흔히 접하게 되는 행정 폐단이라는 것. 임도빈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처들이 앞다퉈 무언가 새로운 정책을 이슈화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자기 부처가 다음 정권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잘못된 행태”라고 꼬집었다. 홍역 끝에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한·일정보보호협정도 그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대통령 임기 말 존재 과시용 카드가 필요한 청와대 인사들과 일방통행식 행정에 무감각해진 외교부의 합작품이라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논란들은 공개 행정 원칙을 무시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빚어진 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론의 향방과 관계없이 일방적 드라이브를 거는 현 정권의 정책 추진 방식이 한꺼번에 물의를 일으켰다.”고 짚었다. 부처 간 사전 조율 없이 추진하다 국제적인 화살을 맞은 농식품부의 포경 계획,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밀어붙이다 유네스코의 첫 지정 거부 사례가 된 DMZ 보전지역 지정 추진 등도 안일한 행정 실적 지상주의의 결과물로 꼬집힌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업무평가제를 의식해 공직사회 전반이 단기간에 실적을 내겠다는 조급증을 앓고 있다.”며 “실제로 정책 결정 과정에 외부 전문가나 시민단체를 참여시키는 정도가 급격히 줄어든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고민 없이 치고 빠지기식 정책을 일삼는 ‘먹튀 행정’에 국민적 공분도 연일 들끓고 있다. 인터넷 누리꾼들은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착각하게 만드는, 예술과 정치도 구분하지 못하는 한심한 공무원들”(도종환 시 삭제 파동), “과학 연구가 목적이 아니라 지자체 하나 먹여살리려는 안이한 상업용 포경 정책”(포경 정책) 등의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실적 쌓기 정책들이 정권 말에 물의를 빚는 현상은 필연적 결과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터져나온다. 중앙 부처의 한 기획조정실장은 “정권 말에 실적을 의식한 공무원들의 경쟁으로 밀어붙이기식의 설익은 정책들이 터져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황수정·김양진기자 sjh@seoul.co.kr
  • 국회 정무위 3명중 2명 “우리금융 민영화 차기정부로”

    국회 정무위 3명중 2명 “우리금융 민영화 차기정부로”

    19대 국회에서 금융 정책 현안을 다룰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3분의2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다음 정부 과제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정무위원의 절반이 반대했다. 일련의 부실사태로 신뢰를 잃은 저축은행의 명칭에서 ‘은행’을 빼야 한다는 의견도 50%를 넘었다. 서울신문은 12일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24명(새누리당 12명, 민주통합당 10명, 통합진보당·선진통일당 각 1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최근 금융권 현안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에서 시간을 갖고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16명으로 67%에 달했다. 이번 정부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은 1명(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에 그쳤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자본시장에 우리금융을 인수할 여력이 되는 주체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신중하게 다음 정부에서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완종 선진통일당 원내대표는 “민영화의 시점이 중요한데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정부가 손해를 보면서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을 기약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었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민영화 방식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금융을 통째로 매각하는 것보다 지방은행과 계열사를 분리해 파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의원 12명이 반대입장을 밝혔고 찬성은 3명에 그쳤다. 양대 지주가 합병하면 자산 800조원 규모의 초대형은행(메가뱅크)이 탄생하지만, 시너지를 내기도 어렵고 금융산업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했을 때에도 시너지보다는 역효과가 컸다.”면서 “경기 악화, 가계부채 등 여러 위험요소가 있는 상태에서 양대 은행을 합치는 것은 지뢰밭에 큰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무위원장(새누리당)은 “은행이 커지면 유리한 점도 있지만 리스크가 발생하면 피해도 커질 수 있다.”면서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대형화가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다.”라고 했다. 사모펀드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서도 반대가 14명(58%)으로 압도적이었다. 성완종 의원만 찬성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트라우마’가 컸다. 이상직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모펀드의 성격상 투자 수익이 궁극적 목적이므로 배당잔치로 돈놀이만 하게 된다.”면서 “소상공인과 벤처기업에 원활한 자금 공급을 해주는 은행의 공공적 역할도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이름에서 ‘은행’을 빼는 것에 대해 13명(54%)의 정무위원이 찬성했다. 반대는 6명이었는데, 그중 3명은 명칭 변경보다는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저축은행을 살리려고 은행 이름도 붙여주고 업무영역도 넓혀준 결과 부실이 더 커졌다.”면서 “은행이라는 명칭을 빼야 서민 금융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기능 분리 및 통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두 기관의 정책 및 감독 기능을 통합해 예전 금융감독위원회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6명이었고, 현행 분리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명으로 조사됐다. 정책과 감독은 분리하는 게 맞지만 현재의 형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4명이었다. 다른 10명의 의원은 국회와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을 나타냈다. 오달란·이성원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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