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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입국 거부한 베트남 아내 알고 보니 사기결혼 먹튀…남편과 노모, 충격에 세상 등져

    3년간 입국 거부한 베트남 아내 알고 보니 사기결혼 먹튀…남편과 노모, 충격에 세상 등져

    3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베트남 신부. 기다림에 지친 남자는 절망의 고통을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어머니도 아들을 따라 세상을 등졌다. 누나는 소송을 통해 동생의 한을 풀어 주려 했다. 법원은 동생의 혼인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무리하게 시도된 국제결혼. 남은 것은 착하게 살아가던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뿐이었다. 2009년 10월. 서른넷의 총각 김모씨는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베트남에서 올렸다. 전남 여수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소문난 효자. 하지만 숫기가 없고 소심해 결혼과 도통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보다 못한 누나가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을 주선했다. 당시 열아홉 살이던 T. 같은 동네에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의 친척이었다. 여자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든 김씨는 곧바로 베트남으로 날아가 예식을 치렀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뒤따라 한국으로 오겠다는 신부의 말을 믿고 김씨는 먼저 귀국했다. 그해 12월 29일에는 여수시청에 정식으로 혼인신고까지 했다. 그러나 T는 “일주일만 더 있다 가겠다”, “한 달 후에 가겠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한국 입국을 미뤘다. 김씨는 일이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현지에서 사정이 생긴 것이라 여기고 3년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누나가 알아본 결과 T는 처음부터 한국에 올 마음이 없었다. 이미 현지의 애인과 집을 나가고 없었다. T의 부모는 한국 남자와 결혼해 잘살기를 바랐지만 딸은 원치 않았고, 중매업자로부터 받은 소개비만 챙기고 가출을 해버린 것이었다. 누나는 차마 이 소식을 동생에게 알리지 못했다. 결국 일이 터졌다. 신부와의 유일한 연락책으로 믿고 있던 동네 베트남 여성마저 집을 나가 버린 것이었다. 허탈과 충격을 참지 못한 김씨는 결국 지난해 6월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베트남 처녀에게 사기를 당하고 자살한 아들로 인해 가슴이 미어진 어머니도 며칠 뒤 농약을 마시고 아들의 뒤를 따랐다. 김씨의 누나는 혼인 무효 소송에 나섰다. 신부를 제대로 맞아보지도 못하고 자살한 동생이 혼인 상태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혼으로 처리해 서류에 흔적이 남는 것도 싫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동생과 어머니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인 무효 소송은 피고에게 애초부터 혼인의 의사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피고의 자백이 없는 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은 피고가 외국인인 데다 가출해 주소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어서 공시송달도 쉽지 않았다. 종합법률사무소 열린의 박지훈 변호사는 넉 달 동안 인천, 여수, 순천, 거제 등 전국 곳곳을 발로 뛰며 혼인 무효의 증거를 찾았다. 우선 출입국관리소를 방문해 출입국 내역을 확인, 신부가 한 차례도 한국에 들어온 적이 없음을 밝혔다. 가출했던 베트남 친척 여성을 수소문 끝에 거제도에서 만나 T의 거주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공시송달이 가능해졌다. 최초의 혼인신고 자료도 역추적해 여수시청 등을 찾아다니며 가족관계 등록사항을 확인하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인적사항과 주소지 등을 발췌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공시송달이 확정됐고 재판이 급물살을 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25일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권 판사는 “피고가 혼인신고 후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않고 다른 남성과 가출, 연락조차 두절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 혼인은 피고의 진정한 혼인의사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망인의 친누나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이 끝난 후 누나는 “동생의 한이 풀려 다행”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 변호사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고 관련 기관들의 책임 떠넘기기로 어려움이 컸지만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국가권력 사적 남용” 여야 질타에 고민 빠진 靑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형 비리로 구속된 친인척 및 측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뒤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이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 전 KT&G 이사장 등이 특사 리스트로 거론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청와대는 고민에 빠졌다. 권력형 비리 인사에 대한 특사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태도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2009년 6월 29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제 임기 중에 일어난 사회지도층의 권력형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 “정치권이나 국민의 걱정하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으며, 결국 그런 점들을 다 감안해서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경우에는, 1심 판결이 나도 본인이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검찰 역시 항소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면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 한 목소리로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친인척들을 사면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사적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국민 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선 긋기에 나섰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이 비리를 저지른 친인척을 직접 특별사면해 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통합’이라는 말은 적을 풀어줄 때 쓰는 말이지 자기 식구를 풀어줄 때 쓰는 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권력형 비리를 특사로 구제하는 것은 ‘유권무죄’처럼 특권층에 대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민 무서운 줄도, 하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이명박 정권의 끼리끼리 ‘셀프사면’은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박 당선인은 국민적 지탄이 되고 있는 특별사면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찬성인지 반대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먹고 튀는 ‘먹튀자본’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정권 말기에 풀어주고 튀는 ‘풀튀정권’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사면법 전면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 측은 “대통령의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설 연휴 특별사면에 대해 “아직 청와대에서 어떤 지시도 오지 않았으며, 법무부 차원의 계획이나 방침도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치테마주’ 대주주 3100억 챙겨

    ‘정치테마주’ 대주주 3100억 챙겨

    지난해 ‘대선 테마주’ 열풍에 대주주와 친인척 등이 3000억원 이상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8대 대선 유력 후보 3인과 관련된 테마주 79개를 분석한 결과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이 지난해 901차례 보유 주식을 팔았다. 팔린 주식은 모두 9760만주로 총 매각금액은 4559억원이다. 매각 당시 주가는 대선 테마주 열풍이 일기 전인 2011년 6월 초에 비해 평균 225%가량 고평가돼 있어 약 3154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후보별로 보면 ‘안철수 테마주’ 대주주들이 가장 많이 벌었다. 이들 33개 종목 대주주들이 판 주식은 5809만주(2938억원)로 전체의 3분의2가량이다. 2011년 중순 대비 시세차익도 2280억원으로 가장 컸다.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이 잇따르면서 ‘먹튀 논란’도 일었다. 미래산업 최대주주였던 정문술씨는 지난해 9월 18~19일 보유주식을 모두 팔아 400억원가량을 챙겼다. 곽영의 써니전자 회장은 213만주를 팔아 132억원을 현금화했고 친인척들도 상당한 주식을 팔았다. 김경수 우리들병원그룹 회장은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 주식 1338만주를 팔아 현금 338억원을 확보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시론] 2012대선 매니페스토제도 보완 과제/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

    [시론] 2012대선 매니페스토제도 보완 과제/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18대 대선을 매니페스토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거의 저주에 가까운 욕설들과 편가르기, 늦어도 너무 늦은 대선 후보 결정, 종합 공약집의 늑장 제시 등으로 ‘깜깜이 선거’를 치렀다. 대선 후보 간 상호 TV 토론은 거의 실종됐고 ‘저질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정치공학적인 접근 탓에 막말이 쏟아졌고, 후보의 뒷조사를 했던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이벤트·이미지와 관련된 구태 정치가 기승을 부렸고, 부끄럽고 짜증나는 선거를 치렀기에 어쩌면 이마저도 후한 점수라 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된 나라에서는 선거를 차분하게 치른다. 그들에게 선거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미래의 나라 방향을 유권자 스스로가 정하는 소중한 과정이다. 출마자의 정책공약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할 뿐, 가공된 이미지에 열광하거나 상대방을 지나치게 비하하는 경우는 없다. 선거 과정에서 대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국민이 서로를 매도하고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존재함을 이해하고 인정한다. 정말 부러운 선거다. 우리도 이와 같은 매니페스토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19대 대선에서는 반드시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할 것이다. 첫째, 늦어도 대선 6개월 전에는 후보가 결정되고, 3개월 전에는 ‘종합 공약집’과 공약 이행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제시하도록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예비 후보 등록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핵심공약과 우선순위가 여론을 떠본 뒤 수시로 바뀌는 탓에 유권자에게 커다란 혼란을 주는 관행도 바로잡아야 한다. 둘째, 미국의 경우처럼 효과적인 후보자 상호 TV 토론이 실현되고 후보자의 ‘민낯’을 볼 수 있는 토론방송의 활성화를 위해 독립적인 대선 후보 토론방송위원회 설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후보자 간 상호 TV 토론 참여 의무 횟수를 제도로 규정하고 ‘팩트 체킹’(Fact checking·사실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 유권자의 최소한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정책공약 검증이 자유로워야 하고 공약 이행 검증이 상시적으로 가능해야 한다. 다양한 가치에 따라 정책 공약을 평가하고 결과를 발표할 수 있어야 하고, 선거 후에는 주기적으로 공약 이행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가치에 따라 수치화된 공약평가와 결과 발표가 이뤄지고 있으며, 당선자는 매년 초 공약 이행 정보를 문서로 공개하고 중간 평가를 받기 때문에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넷째, 대선보조금 사용 내역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중간 사퇴로 ‘먹튀 논란’이 있었지만 대통령제 하에서 결선투표가 없을 경우 중도 사퇴나 후보 단일화는 상시적으로 벌어지는 문제이며 순기능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따라서 중도 사퇴를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보다는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대선 선거보조금의 과대 계상을 통해 선거 비용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보완이 더 시급해 보인다. 제도 정치권의 눈높이에서 본다면 선거에서 승자는 한 사람이다. 나머지는 모두 패자다. 그러나 유권자의 관점에서 선거는 출마자의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의사를 표출하는 것뿐이지 승자 독식을 용인하거나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서 승자는 국민이고, 주인공은 유권자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부터라도 후보자의 승패에 대한 관심보다 선거에서 ‘갑(甲)이 을(乙)이 되고 을(乙)이 갑(甲)이 될 수밖에 없는’ 현행 제도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 이정희 국고보조금 27억은…현행법상 문제없지만 정치권 논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16일 전격 사퇴했지만 국고보조금 27억원은 그대로 받게 된다. 이 전 후보는 정당이 후보를 등록하면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선거법에 따라 이미 27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후보가 대선에서 중도 사퇴한 후 반납하지 않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정치권에서의 논란은 거셌다. ●새누리 “양심 있다면 국민에게 돌려줘야” 맹공 김미희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이 전 후보 사퇴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법에서는 중간에 (후보가) 사퇴한다고 해서 (국고보조금을) 반환하지 않는다. (27억원은) 현행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해 자진 반납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양심이 있다면 국고보조금 27억원을 국민께 돌려줘야 한다’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후보 사퇴로) 우리 국민들이 피땀 흘려 국가에 낸 세금 27억원만 낭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10일 2차 TV 토론회에서 “이정희 후보는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계획도 없으면서 27억원의 정당보조금을 받았는데 이는 먹튀에 해당한다.”고 공격했다. ●통진당 “금권정치 새누리 언급할 자격 없어” 반박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국고보조금 제도는 금권정치를 막기 위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차떼기, 금권정치의 상징인 새누리당,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받고 성북동 자택 세금 문제도 언급하지 않는 박근혜 후보가 국고보조금을 언급할 자격은 없다.”고 지적했다. 통진당은 선거 과정에서 포스터 등의 공보물, 유세 차량 비용 등으로 이미 30여억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대선 2차 TV토론] ‘박근혜 저격수’ 李 기조연설부터 맹공

    박근혜 새누리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간 총성 없는 ‘말의 전쟁’이 재연됐다. 지난 4일 1차 TV토론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박 후보를 집중 공격했던 이 후보는 10일 2차 TV토론에서도 어김없이 ‘박근혜 저격수’로 나섰다. 1차 토론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박 후보도 이번에는 이 후보의 공격에 팽팽하게 맞섰다. 두 후보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시종일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새누리당이 이정희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것이 박정희 스타일, 유신 스타일입니까.”라며 맹공을 예고했다. 이어 “박 후보가 청와대에서 살다가 1982년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성북동 자택에 들어갔다. 지금은 기준시가 20억원 조금 넘는 삼성동 집에 산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사신 분이 박 후보 단 한 분이다.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며 “박 후보는 ‘집’이라는 단어를 아마 가슴으로 못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도 작심한 듯 반격을 폈다. 이 후보가 “최저임금이 얼마냐.”고 묻자 박 후보는 “4580원이다. 스무고개 하듯 ‘이것을 상대가 모르면 골탕 먹여야지’ 하는 식은 바람직한 대선 토론이 아니다.”고 맞섰다. 박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6억원과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며 받은 국고보조금 27억원도 공방의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것은 비자금이 아닌가, 증여세는 내셨나.”라고 추궁하자 박 후보는 “그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다. 이 후보는 현실적인, 코앞에 닥친 일부터 답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대선 완주할 계획이 없지 않나. 처음부터 문 후보와 단일화할 생각인데 국고보조금 27억원을 받는 것은 먹튀”라고 역공에 나섰다. 그러자 이 후보는 “세금만큼은 깔끔하게 다 냈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이유/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이유/임태순 논설위원

    임기 말이 되면 실정이 겹쳐 국민들이 으레 등을 돌린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도 욕을 많이 먹었지만 이명박 대통령 역시 더하면 더했지 못 하지 않은 것 같다. 그의 과(過) 못지않게 공(功)도 분명 있으련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그의 곁을 떠났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나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는 물론 안철수씨까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한목소리로 통합을 들고나온 것만 봐도 얼마나 민심이 갈라졌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큰 짐이 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사태는 따지고 보면 참여정부도 책임을 비켜갈 수 없다. 소설가 공지영도 쌍용차 사태를 다룬 책 ‘의자놀이’에서 “쌍용차를 헐값에 매각한 노무현 정부의 경제 각료들과…, 상하이차의 ‘먹튀’를 방조한 이명박 정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쌍용차는 참여정부 초기인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됐다.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4년간 경영하면서 4000억원 투자, 생산설비 확충 등 약속은 지키지 않고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과 핵심 연구원을 빼돌리는 등 단물만 빼먹고 철수했다. 정부가 상하이차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더라면 쌍용차가 저렇게 만신창이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쌍용차 사태는 온전히 MB 정부의 몫으로 남아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2009년 중반 노조원들의 파업에 대한 경찰의 폭력 진압이 결정적일 것이다. 공지영은 의자놀이에서 한 노동자의 ‘경찰이 원없이 다 했잖아요. 우리는 마루타가 된 거잖아요.’라는 말을 인용해 경찰 진압이 살벌하게 이루어졌음을 고발하고 있다. 물론 의자놀이는 노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편파적이거나 과장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업농성장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고 테러 진압에 쓰이는 테이저건을 쏘며 발암물질이 든 최루액을 공중투하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생존권 투쟁을 하는 노조원들에게 불법기구나 물질을 사용하며 진압을 한 것이다. 당시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은 직속 상관인 경찰청장을 제치고 청와대에 직보, 진압에 나섰다고 하니 그의 ‘의욕과잉’이 폭력 진압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공권력의 남용이나 부당한 행사는 후유증이 크다. 조현오 경기청장은 나중에 경찰청장까지 됐지만 그의 무모함으로 인해 MB 정부는 큰 상처를 받았다. 공권력은 국민들이 경찰, 검찰 등 법 집행 기관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시키기 위해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그런데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들이 주인에게 폭력을 휘둘렀으니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의자놀이를 보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온다.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으면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버리고 싶다고 했을까. 공권력의 자의적 행사는 MB 정부 들어 유독 많았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내곡동 사저 부지 불법구입 의혹을 야기한 공권력 집행이 대표적이다. 검찰이 두 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으나 부실, 축소 수사로 인해 특검이 다시 수사를 해야 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프리카 스와힐리족에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잊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칼자루를 쥔 사람들은 공권력을 어떻게 행사하든 곧 잊게 되지만 공권력의 횡포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결코 잊을 수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게시판’ 등 한 번 등돌린 국민들의 생각을 강화시켜 주는 기제가 도처에 쌓여 있다. 정권에 대한 증오감, 거부감이 쉽게 증폭될 수 있는 취약한 사회 구조라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에게 위임받은 공권력을 더욱 공정하고 엄정하게 행사해야지 그렇지 않고 정권의 전리품이나 프리미엄으로 여겼다간 그 사회의 소통과 통합은 요원해지기만 한다. stslim@seoul.co.kr
  • [사설] 정부 ‘론스타 ISD제소’에 당당히 대응하라

    ‘먹튀’의 대명사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금융위원회가 자의적으로 외환은행 매각승인을 지연했고 국세청이 외환은행 매각 이익에 부당하게 과세함으로써 수십억 유로(수조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했다. 론스타가 어떤 회사인가. 2003년 외환은행을 사들였다가 파는 과정에서 무려 4조 6000억원이라는 차익을 챙긴 뒤 올해 초 한국을 떠났다. 그런 론스타가 한국 정부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재판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이만저만 적반하장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2006년 국민은행에 6조 3346억원, 2007년 HSBC에 5조 9376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투자금 회수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올 2월에야 하나금융과 매각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구체적 손해규모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2조원 정도를 주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 매각의 양도소득세 3915억원도 국세청의 부당과세에 따른 것이라며 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론스타의 소송은 벨기에 소재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악용한 측면이 강하고, 우리 정부는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한 페이퍼컴퍼니는 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 논리를 펴고 있다. 가뜩이나 국부 유출 시비를 빚고 있는 론스타와의 소송에는 국민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만일 패소하기라도 한다면 우리 행정력의 위상은 큰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동원이 가능한 국내 인적·물적 인프라를 쏟아부어 총력전을 펴야 할 이유다. 대선을 앞두고 론스타의 소송 제기가 선거 쟁점으로 비화하는 것이야말로 론스타의 노림수다. 그런데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일부 시민단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ISD 조항 폐기와 재협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론스타 제소가 정쟁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론스타와의 소송을 국익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 ‘4조 먹튀’ 론스타 우리정부 상대 적반하장 소송

    우리 정부와 론스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시작됐다. 우리 정부가 ISD에 따라 국제사회에 제소된 첫 사례다. 일각에서는 ‘먹튀’ 론스타가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는 22일 론스타가 21일(미국시간) 우리 정부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을 위반했다며 국제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1967년 ICSID에 가입한 지 46년 만의 첫 소송이기도 하다. ICSID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다. 론스타는 중재 신청서에서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했으며, 론스타에 대해 모순적인 과세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액은 ‘수십억 유로’(billions of euros)로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가 문제 삼은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합병 승인을 늦춰 매각이 수년간 보류됨으로써 매각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올해 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대금 3조 9157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하면서 양도가액의 10%인 3916억원을 국세청에 원천납부한 양도소득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외환은행의 실소유자가 벨기에에 설립된 자회사(LSF-KEB홀딩스)이고, 2008년 4월 론스타코리아 철수로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만큼 한국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5월 말 이 같은 내용에 근거해 수조원대 손해가 발생했다며 중재의향서를 ICSID에 제출했다. ICSID는 중재의향서가 접수되면 6개월의 사전협의 기간을 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국제로펌 아널드앤드포터와 국내 법무법인 태평양을, 론스타는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 시들리-오스틴을 각각 대리인으로 선임해 협상을 벌여 왔다. <서울신문 11월 13일자 20면> 론스타의 소 제기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내법과 국제법규에 따라 투명하고 차별 없이 처리했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이어 “론스타가 중재 의향을 밝힌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에 법무부, 금융위, 국세청,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재판에 대비해 왔다.”면서 “벨기에에 소재한 론스타의 자회사는 페이퍼컴퍼니인 만큼 이중과세방지 협정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금융위 측은 “(재판 결론이 나기까지) 3~4년 걸린다.”며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론스타의 소송 제기에 따라 ICSID는 이번 사건을 등록하고 중재재판부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중재재판부는 우리 정부 측 추천인사 1명, 론스타 측 추천인사 1명과 재판장으로 구성된다. 우리 측 추천인사는 법무부가 선정한다.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배당과 지분매각 등을 통해 거둔 수익은 4조 6634억원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돈만 챙겨 나갔다.”는 ‘먹튀’ 비판이 들끓었다. 시민단체는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외환은행 지배주주로서 취득한 배당이득과 주식 매각차익을 반환하라.”며 론스타와 과거 론스타 측 이사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주주대표소송을 내놓은 상태다. 장흥배 참여연대 간사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였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효이고 이에 기반한 이익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불황에 ‘치료비 먹튀’ 늘어 충남 의료원 ‘끙끙’

    지난 2월 말 신모(62)씨는 천안의료원을 떠나야 했다. 막노동을 하다 갑자기 뇌경색이 와 의료원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비 282만원을 내지 못했다. 의료원이 시집간 딸을 찾았지만 딸도 자동차를 압류당할 만큼 생활이 어려웠다. 신씨는 결국 사회복지시설로 보내졌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충남 의료원들이 경제불황으로 치료비를 못 내거나 ‘먹튀’ 환자들이 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충남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천안·공주·홍성·서산 등 4개 의료원이 받지 못한 진료·치료비는 모두 2억 2895만원에 이른다. 천안의료원은 2010년 850만원이던 미수금이 올해는 9월까지 4254만원으로 벌써 5배나 급증했다. 서산의료원도 2010년 146만원에서 지난해 551만원, 올해는 9월까지 840만원으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경기불황이 주원인이다. 생활고를 겪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지하철을 타고 천안에 와 진료를 받은 뒤 달아나는 일이 많아진 것도 있다. 의료원이 공공시설인 데다 서울보다 감정에 호소하기 쉬워서다. 천안의료원 관계자는 “서울역~천안역 간 전철요금이 3000원도 안 되지 않나.”라면서 “공공의료기관이라 진료비를 악착같이 받으려고 하지 않는 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미수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은 먹튀”라고 설명했다. 정광훈 서산의료원 총무계장은 “미수금을 받으려고 내용증명을 보내도 ‘돈이 없다’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현장을 방문하면 생활이 딱해 어찌하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외지에서 왔다가 몸이 아파 의료원에 온 환자도 있다.”고 혀를 찼다. 정 계장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병실을 잡은 뒤 지인끼리 돌아가며 입원했다 달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충남의 의료원은 지난해 천안 29억여원, 공주 15억원, 홍성 11억원 적자를 봤다. 염승임 천안의료원 원무계장은 “치료비를 받으려고 집을 찾았다가 전기와 수도가 끊길 정도로 어려워 라면 한 박스를 사주고 올 때도 많다.”면서 “의료원은 세금으로 운영돼 감사를 받아야 하고, 미수금이 계속 쌓이면 적자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돌이켜보면 지난 1년간 인천의 화두는 재정 위기였다. 인천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원도심의 재개발과 재건축의 딜레마, 부채비율 40% 육박 등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인천의 재정난에 쏠렸다. 어디를 가도 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시가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인천종합터미널 등의 매각이었다. 그런데 터미널 부지 매각이 신세계 측의 계속된 법정 소송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심 법원은 인천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3건의 소송을 더 제기했다고 한다. 신세계의 소송은 기업들이 지역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신세계의 불복을 보면서 지난해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의 ㈜이치노구라를 생각했다. 사람과 전통을 소중히 하고, 사원·고객·지역사회의 보다 높은 신뢰 확보를 사명으로 내세운 회사이다. 지역에 환경보전형 쌀 단지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회사다. 시민들의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한 회사를 보면서 차이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상생과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의 충돌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지역사회’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대기업이 얼마나 될까. 지역은 이익을 추구하는 대상에 불과하기 때문일까. 그들에게는 지역이 없다. 지역사회 공헌을 홍보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존경하고 배울 만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익 추구와 먹튀, 비정규직 양산과 임직원들의 인천 비거주 문제 역시 이를 대변한다. 사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가 가져올 인천의 경제효과 1900억원은 주거활동이 인천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업 임직원의 현 거주실태를 보면 미래가 어둡다. 과연 어떤 기업이 지역에 바람직한 기업인가. 경영인류학의 시각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기업이 미래의 바람직한 기업이며, 인천에 와야 할 기업으로 생각된다. 첫째, 이익추구의 기능적 조직체보다는 생활공동체로서의 기업이념을 추구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둘째, 경제·사회적 존재뿐만 아니라 문화적 존재로서 역사·민족·지역의 문화특성을 실천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셋째, 경영자의 시점보다 구성원의 관점과 기업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기업이어야 한다. GCF 유치 이후 인천은 제2의 제네바와 브뤼셀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의 정시성과 예측성을 보강해야 한다. 수도권급행철도(GTX)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가 급선무인 이유다. 가계부채와 원도심의 출구전략도 급하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매몰비용 지원이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과 함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눔과 배려만이 비정규직과 빈곤사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용효과나 기술 유치 효과가 적은 기업이나 땅값의 상승을 염두에 둔 기업들에 대한 유치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지역이나 시민들은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한 사냥감이 아니다. 시민들과 그 공동체의 애환에 우선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 한다.
  • [세계적 IT공룡들의 ‘두 얼굴’] 페북 열어보니 2인자도 ‘먹튀’

    페이스북 경영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744만 달러(약 81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샌드버그는 ‘자사주 매도 금지 기간’이 풀린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주식 33만 9512주와 1만 3392주를 각각 주당 21달러 10센트와 20달러 79센트에 팔았다. 샌드버그는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에 이어 페이스북의 2인자로 불린다. 같은 날 페이스북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시어도어 울요트와 회계책임자인 데이비드 스필레인도 주식을 내다 팔아 각각 312만 달러와 54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를 한 뒤로 고위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것은 처음이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샌드버그의 주식 매각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이스북 주가는 공모가였던 38달러에서 44%나 떨어져 지난 2일 21.18달러에 머물렀다. 주가가 급전직하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임원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자 ‘먹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는 내년 9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국민 68%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 젊을수록 찬성률 높아

    국민 68%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 젊을수록 찬성률 높아

    투표시간 연장 논란과 관련,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국고보조금 회수제도, 이른바 ‘먹튀방지법’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와 관련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도 문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비판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 비판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투표시간 연장 여부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7.7%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반대는 29.1%였다. 연령대별로 찬성한 비율을 살펴보면 19세를 포함한 20대가 85.2%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79.9%, 40대는 72.5%, 50대는 51.9%, 60세 이상은 49.5%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비율이 낮았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30일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7%가 찬성, 33.9%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응답자 분석 결과 찬성 의견은 민주당 지지자(76.3%), 호남 출신(77.1%), 서울(53.1%)에서 많았고, 반대 의견은 새누리당 지지자(53.0%), 60대 이상(46.8%), 경남권(42.0%), 경북권(39.9%)에서 많았다. ‘먹튀방지법’과 관련한 트위터 여론도 박 후보 측에 불리하게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홍보업체 미디컴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4일간 트위터에 오른 글 전체를 조사한 결과 문 후보가 “새누리당이 제안한 먹튀방지법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힌 31일을 기점으로 비난의 대상이 문 후보와 민주당에서 새누리당과 이정현 공보단장으로 바뀌었다. 29일부터 31일 사이에는 ‘먹튀방지법’이 포함된 글 85.9%가 새누리당을 옹호하는 내용이었고 6.1%만이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31일부터 1일 사이에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글이 9.1%로 급격하게 줄었고, 반대로 문 후보와 안 후보 옹호 글이 83.5%로 급상승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여 “먹튀방지법부터” 야 “朴, 투표 방해세력”

    18대 대선을 47일 앞둔 여야는 ‘투표 시간 연장법’과 ‘후보 사퇴 시 국고보조금 환수 법안’(먹튀 방지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도 민주통합당에 가세하면서 대선 정국을 강타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 행안위에서 이들 법안의 논의를 제안했고, 민주통합당은 이를 거부하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여야 모두 다른 속내를 갖고 있는 데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투표 시간 연장안과 ‘후보 사퇴 시 국고보조금 환수 법안’ 논의를 맞교환할 수 없다고 밝혔고 야권은 이를 “말 바꾸기”라고 비난했다. 국민의 참정권 확대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여야가 얼굴을 맞대겠지만 여권은 먹튀 방지법 통과에 방점을 찍고 투표 시간 연장엔 시간을 끌겠다는 전략이, 야권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투표 방해세력’으로 몰아치겠다는 의도가 감지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노력도 거부하지 않고 임할 생각”이라면서 “법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국회 행안위에서 이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민주통합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지만 속내는 먹튀 방지법 통과에 무게가 쏠린 모습이다. 김기현 의원은 의총에서 “민주당은 즉각 정치자금법 개정(먹튀 방지법)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선이 5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투표 시간 연장을 정치 쟁점화하고 거리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측 제안에 대해 박 후보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대변인은 “박 후보가 투표 시간 연장과 관련해 전향적인 의견을 밝히면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어서 새누리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말 바꾸기에 대해서는 당의 화력을 집중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공보단장의 개인 의견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먹튀를 놓았다.”면서 “새누리당은 먹튀 정당”이라고 반발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비정규직의 64%, 즉 500만명 이상이 시간 때문에 투표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해외 투표에 무려 2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최소한 500만여명이 넘는 투표권자에게 몇십억원을 투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당리당략”이라고 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각 정당에 주는 보조금을 투표 연장에 드는 비용만큼 줄여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참정권을 확보하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 측은 박 후보를 향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를 하고자 하는 권리, 기본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돈으로 환산해 예산을 가지고서 ‘이렇게 된다, 안 된다’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朴캠프 이정현의 ‘오리발’

    朴캠프 이정현의 ‘오리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이 ‘투표시간 연장법’과 ‘먹튀 방지법’ 연계 논의와 관련해 사실상 말 바꾸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단장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지난달 29일 당사 기자실에서 얘기할 때 이것을 교환 의미로 얘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면서 “대선과 관련된 투표시간 연장법이기 때문에 그 법을 국회에서 논의한다면 ‘먹튀 방지’가 더 시급하니까 같이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이 단장의 발언 수위와 분위기는 달랐다. 이 단장은 지난달 29일 ‘두 가지 법’을 동시에 고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함께 논의하자.”며 연계 논의에 힘을 줬다. 이어 야권이 이를 수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대선 후보로 출전도 안 하면서 후보로 등록해 국민 혈세를 받아 먹고 튀는 것은 일반 범죄자에 비해 훨씬 중하다.”며 “이것이 문명 국가인가, 나라도 국가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구체적인 투표시간 연장 차이와 관련해서도 “안 후보는 2시간, 문 후보는 3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그럼 1시간 연장을 더하는 것이 개혁인가.”라고 반문한 뒤 “정말 개그 중에서도 방송에 올릴 수 없는 저질 개그”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새누리 “두 사안 연계다” “아니다” 우왕좌왕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31일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법안(‘먹튀방지법’) 수용 의사를 밝히자 당초 이 법안을 투표시간 연장과 연계 처리하자고 제안했던 새누리당이 말을 바꿨다. 두 법안의 ‘맞교환’을 처음 제안했던 이정현 공보단장의 의견을 개인 의견이라고 축소시키는 등 주요 사안을 두고 당 내에서 입장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애초 두 가지를 연계한다는 것은 선대위나 당의 입장이 아닌 이정현 공보단장 개인 입장이었다.”고 했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두 사안을 맞교환하자는 것은 정략적 접근”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9일 이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여야가 논의해 고치자.”고 주장했지만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 공보단장은 국회에 들어가 있지 않고 개인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으냐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입장이 뒤바뀌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이 공보단장을 통해 투표시간 연장과 국고 보조금 제도 개선의 연계 처리를 제안해 놓고 이제 와서 이 원내대표가 발뺌한다면 그야말로 먹튀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공보단장이 멋대로 제안하고 원내대표는 모른다면 이런 마구잡이 정당에 어떻게 정권을 믿고 맡기겠느냐.”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대선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31일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일명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른바 ‘먹튀 방지법’으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막으려던 새누리당의 ‘맞불작전’에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환영한다.”면서도 다소 떨떠름한 표정이다. 박선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 보완을 위해 언제든지 야당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논의의 대상은 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투표소 접근성 강화·유권자 인식 등 종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두 가지 법이 같이 연계돼 갈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야가 마주앉아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할 장이 마련됐지만 국회 통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내에 ‘출구전략’을 펴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국회에서 논의, 처리하자.”는 이정현 새누리당 선대위 공보단장의 제안에 대해선 ‘개인의 의견’이라고 말을 바꿨다. ‘먹튀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 ‘단일화 훼방법’이라고 비난해 온 이 법안을 받아들여서라도 투표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동시에 안 후보와의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참정권 확대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로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임에도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결정에 대해 “결단을 존중한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약속한 대로 즉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선거일에도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참정권을 투표시간 연장을 통해 지켜줘야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한국정치학회가 18대 총선에 불참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참 사유에 대해 ‘근무 등의 문제로 참여가 불가능했다’고 답한 비정규직은 64.1%로 나타났다. 일본은 같은 이유로 투표에 기권한 사례가 늘자 1998년 선거법을 고쳐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했다. 그 결과 2001년 참의원 선거 때는 15.5%, 2003년 중의원 선거 때는 9.56%가 연장시간에 투표했다. 한국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오후 6시 이전 시간대별 투표율 평균 상승폭은 3.4%였던 데 비해 오후 7~8시 사이에 5.7%가 투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2) 개항초 희비 가른 ‘소금’

    [선택! 역사를 갈랐다] (32) 개항초 희비 가른 ‘소금’

    ●소금의 격동기 : 쓰러진 사람과 뜬 사람 소금이 넘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소금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 그러나 60여년 전만 하더라도 소금 1석에 쌀 1석이 맞교환되던 때가 있었다. 소금을 구하기가 어렵고 비싸다 보니 소금에 울고 소금에 웃는 자들이 생겨났다. 특히 구한말은 소금 시장을 둘러싸고 극한 변동이 있었던 시기였다. 개항 이후 일본의 소금과 청나라의 값싼 천일염이 밀려왔고, 일제는 우리나라 소금을 재원으로 하여 식민지 경영 자금을 확보하려 하였다. 이러한 염업사의 격동기는 온몸으로 저항하다 쓰러진 사람과 시류에 편승하여 뜬 사람을 갈라놓았다. 삶의 선택이 자유로운 만큼 역사의 평가가 냉혹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과연 알았을까. ●이토 통감 마차 가로막은 꼿꼿한 소금장수 김두원 1907년 10월 15일자 ‘대한매일신보’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싣고 있다. “원산항에 사는 김두원씨가 일인에게 소금값을 찾으려고 여러 해를 호소하더니 일전에 경시청에 잡히어 갇혔다더라.” 소금값을 받으려는 김두원을 경시청에서 잡아 가둔 까닭은 무엇인가? 김두원은 비록 항일운동가는 아니었지만, 일제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었다. 좀처럼 변하지 않고 단단한 육각형의 결정체인 소금처럼 그는 일관되고 굽힘 없이 일제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그 저항 방식은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핵심 인물을 찾아서 호통을 치는 일이었다. 구속되기 불과 3개월 전인 7월 10일에도 그는 오른손에는 직소(직접 호소한다)라고 쓴 종이를, 왼손에는 편지를 들고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의 마차 앞을 막았다. 일곱 번이나 시도를 하였지만, 한국통치를 위한 일제의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와의 직접 대화는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환갑을 몇 해 앞둔 노인을 이렇게 꼿꼿한 집념의 사나이로 만든 자는 일본인 사기꾼이었다. 때는 8년 전인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함경남도 원산에서 소금을 대규모로 매매하는 거상이었다. 함경도에도 영흥·문천과 같이 소금 생산지가 있었지만, 원산의 거상들은 경상도를 넘나들었다. 강원도와 영남 일대를 통틀어 최고의 소금 생산지는 경상도의 김해와 울산이었다. 김두원은 이곳에서 소금을 사서 원산에서 파는 방식으로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당대의 소금 시장에서는 파는 자나 사는 자 모두가 신뢰를 기반으로 하였다. 믿음이 한 번 깨진 사람은 다시 상대하지 않았으니 소금 매매는 정말 짜디 짠 상거래였던 것이다. 이런 신뢰의 공동체에 금이 가기 시작한 때는 개항 이후였다. 개항 이후로 일제의 전오염(우리나라의 자염처럼 끓여서 만드는 소금)이 부산과 원산 등 개항지로 유입되었고, 일본인 상인들도 조선의 소금 시장에 직접 나섰다. 속칭 포대가리가 생긴 것도 이때였다. 일본인 상인들은 간수가 많은 일본의 저질 소금을 조선의 가마니에 담은 뒤에 조선 소금이라 속여 팔았다. 이런 일본인들을 믿은 것은 김두원의 큰 실수였다. 1899년 5월에도 김두원은 동해안과 낙동강을 오가면서 소금을 매입하여 한 포구에 모아두었다. 이렇게 모은 소금이 자그마치 1088석이었다. 당시 시세로 따지면 약 5100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기무라라는 성을 가진 일본인 형제가 객줏집에 머문 김두원에게 다가섰다. 고기 절이는 데 소금이 급하게 필요하여 소금값을 후하게 줄 테니 자신들의 배에 소금을 싣고 울릉도까지 가자고 속였다. 보름간의 항해를 거쳐 울릉도에 도착하자 기무라 형제는 김두원에게 소금 짐은 다음 날 하역하고 뭍에 내려 푹 쉬라고 하였다. 순진했던 김두원이 깊은 잠에 든 사이에 사기꾼 형제는 배를 띄워 유유히 동해를 건너 시무라 현으로 사라졌다. 희대의 ‘소금 먹튀’ 사건에 김두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조선의 외부대신에게 청원해 보았지만 이미 쇠멸해 가는 조선 정부는 자국민의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후 김두원은 직접 일본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기꾼들이 이미 징역을 살고 있고, 소금값을 물어낼 형편이 못 된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분기탱천한 김두원은 1903년 일본 공사인 하야시를 직접 찾아가서 소금값을 내놓으라고 고성을 질렀다. 인력거를 타고 가다가 놀란 하야시는 그만 종로의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이렇게 김두원은 일본 공사뿐만 아니라 조선 통감, 일본 총리, 중의원을 상대로 청원하고 투쟁하였지만, 일제는 소금값을 지불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휼금 얼마를 주겠다며 그를 회유하려 하였다. 김두원에게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구휼금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그는 경시청 총감에게 유명한 말을 남기고 이를 거절하였다. “일본 선박이 홍주군 바윗돌에 부딪혀 파손된 것을 그 바윗돌이 조선에 있다 하여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배상금 3000원을 받아가고, 공주군에 있던 일본인이 조선의 군인과 시비하다 구타를 당하였다고 치료비로 5000원을 받아간 즉, 전례와 같이 나의 소금값도 일본 정부에서 물어내는 일이 당연하다.” 참으로 논리정연하고, 당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장장 20여년에 걸친 배상 투쟁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본 정부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그가 정당히 받아야 할 소금값은 식민지의 역사 속에서 ‘소금이 물에 녹듯이’ 사라져 갔을 것으로 보인다. ●탁지부 대신 고영희, 소금세 높여 염민에 큰 고통 1907년 10월 김두원이 영문도 모른 채 경시청에 잡혀간 이유는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 때문이었다. 일제는 언제나 그랬듯이 김두원이 황태자의 앞을 가로막고 ‘소금값 배상하라.’고 외칠 것이라 여겼다. 김두원이 일제에 의하여 불법 구금된 동안, 일본 황태자를 극진히 모시고 환영행사를 주관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탁지부 대신 고영희이다. 1849년생인 고영희와 김두원은 서로 나이도 엇비슷했으나 황태자 방문 앞에서 전혀 다른, 반대편의 삶에 서 있었다. 차가운 유치장에서 지내야 했던 김두원에게 그해 10월은 지옥과 같은 반면, 황태자 방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일제로부터 훈1등 욱일대수장(旭日大授章)까지 받은 고영희에게는 천국과 같았다. 1867년 역과에 합격한 고영희는 일제의 부상으로 호기를 맞았다. 1876년 김기수 수신사 일행으로서 일본어 통역을 맡아 일본을 시찰한 이후로 그는 순탄한 등용의 길을 걸었다. 1885년 연천 현감에서 사직하면서 잠시 가시밭을 만나는 듯하였으나 1895년 주일공사로 화려하게 복귀하였다. 이때부터 그는 고관대작의 지위를 한껏 누렸다. 특히 국가의 재정을 담당하는 탁지부 관리로서 승승장구하였다. 1907년 5월에 출범된 이완용 내각에서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탁지부 대신에 임명된 것도 그간 쌓아온 탁지부 스펙 때문이었다. 탁지부 대신인 고영희의 주요 임무는 일제가 식민지 재정을 수립하기 위하여 파견한 고문들을 충실히 돕는 일이었다. 그중 하나가 조선의 소금을 가지고 식민지 경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1907년 9월 22일자 ‘대한매일신보’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명일에 총리대신 이완용, 농상대신 송병준, 내부대신 임선준, 탁지대신 고영희 4대신이 인천 주안리에 나가서 소금 굽는 마당을 시찰한다더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친일파 4대신이 당시 한적한 어촌인 인천 주안리에 행차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 행사를 주관한 자는 탁지부의 고영희와 탁지부 소속의 재정고문이었던 메가타 다네타로였다. 1907년 우리나라의 인천 주안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천일염 시험장이 건설되었다. 수천년간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생산해 왔던 조선에서 바람과 햇볕으로 결정되는 천일염업의 등장은 획기적 사건이었다. 그런데 천일염 시험장을 건설한 내막에는 ‘불편한 진실’이 깔렸었다. 일제가 조선에서 식민지 건설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재원이었다. 일제는 자국에서 담배, 소금 등의 전매제도를 통해서 침략전쟁의 군비를 마련했고, 식민지 타이완에서도 아편, 소금 등을 전매시켜서 재원을 확보했다. 그런데 이렇게 상품을 전매하여 톡톡히 재미를 본 일제에 늘 위협적인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동아시아를 휘젓고 다니는 청나라의 값싼 천일염이었다. 중국산 천일염에 대항하는 방법은 천혜의 갯벌이 깔린 조선의 서해안에서 직접 천일염을 생산하는 길밖에 없었다. 염화나트륨 함유량이 높은 천일염은 화학공업과 무기산업의 원료가 되었으므로 군사대국을 지향하는 일제에는 반드시 필요한 재료였다. 이때 고영희와 메가타 다네타로는 서로 합심하여 주안에 최초의 천일염전 시험장을 건설함으로써 일제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다. 또 하나, 고영희는 일제의 의도대로 충실히 소금세를 걷어줌으로써 재원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 일제는 소금세가 궁내부에 귀속되어 왕실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조선의 금고를 빼앗기 위해서 먼저 왕실의 금고에 들어가는 소금세를 국가의 금고로 들어가게 했다. 소금세를 많이 매기기 위하여 탁지부를 시켜 염세 규정도 치밀하고 까다롭게 바꾸어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영희의 취임은 일제에는 희소식이었지만 소금 생산자인 염민들에게 큰 악재였다. 소금세가 갑자기 늘어나자 여기저기서 백성의 시위가 일어났다. 일본 순사들이 염민들을 잡아들이자 대규모 시위가 뒤따랐고, 이내 일본 군인들의 총칼 진압이 시작되었다. 일제와 탁지부의 강압적 소금세 징수로 인하여 결국 수많은 백성들이 죽음을 당했다. ●매국노 고영희 후손, 친일재산 환수 반환소송 나서 고영희는 일제에 수많은 재원을 넘겨 준 덕에 한평생 영화를 누렸다. 탁지부 대신으로서 한일합병조약의 체결에 앞장선 그는 이후 중추원의 고문이 되어 매년 1600원의 연금을 받기도 했다. 1916년 고영희가 사망하자 일제가 준 자작 작위는 장남인 고희경에게 세습되었다. 고영희 집안이 대를 이어서 호의호식할 때 소금장수 김두원은 여전히 소금값을 받지 못하고 허망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10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해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고영희의 증손자가 국가의 친일재산 환수에 반발하여 반환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반환 소송이라면 억울하게 1088석의 소금을 일인에게 강탈당한 김두원의 후손들이 일본 법정에 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자는 떠들고, 당당한 자는 조용하니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란 말인가. 유승훈(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MLB] ‘빠른 공’이냐 ‘미친 공’이냐

    [MLB] ‘빠른 공’이냐 ‘미친 공’이냐

    160㎞와 140㎞가 격돌한다.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25일 오전 9시 7분 AT&T 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배리 지토(34)를 예고했다. 지난 19일 뉴욕 양키스를 4연승으로 꺾고 일찌감치 월드시리즈에 오른 디트로이트는 저스틴 벌랜더(29)를 대항마로 선택했다. 2005년 빅리그에 처음 입성한 벌랜더는 이듬해 17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24승5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올 시즌도 17승8패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했다. 탈삼진 239개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다. 벌랜더의 최고 무기는 불같은 강속구. 최고 160㎞의 빠른 공을 9회까지 뿌린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컨디션이 아주 좋다. 3경기에 나와 모두 승리를 따냈고, 24와3분의1이닝을 던져 2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 0.74. 삼진도 25개나 낚았다.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는 완봉승을 거뒀고,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3차전에서는 8과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토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0년 오클랜드에서 데뷔해 2002년 23승5패 평균자책점 2.75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팀 허드슨, 마크 멀더와 함께 ‘오클랜드 영건 3인방’으로 통했다. 오클랜드의 ‘머니볼’은 이들 삼총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토는 2007년 샌프란시스코와 7년간 1억 2600만 달러(약 1390억원)란 천문학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 뒤 성적은 내리막이었다. 2년 전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때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에는 단 3승만 거두며 ‘먹튀’ 비난을 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15승8패 평균자책점 4.15로 부활했다. 전성기 때도 공이 빠르지 않았고, 지금도 구속은 14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 타자의 머리에서 무릎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가 일품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法 “론스타 적격성 자료 공개하라”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었던 미국계 펀드 ‘론스타’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조일영)는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금감원이 지난해 3월 ‘론스타 홀딩스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심사결과를 확정하자 금감원에 심사자료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를 거부했고 조합은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론스타의 의결권을 4%로 제한하는 등 목적을 위해 금융자본(의결권 10%)이 아닌 산업자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론스타홀딩스의 비금융주력자 여부가 오랜 기간 국민적 관심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고 금감원 업무수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해서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론스타홀딩스의 각종 회신문서, 회계자료, 해외 감독기구 및 공관 조사자료, 적격성 심사 결과보고서, 금융위원회 제출문서 등을 공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번 판결이 론스타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백민경·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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