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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최태지 정동극장장의 요리사랑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최태지 정동극장장의 요리사랑

    우아한 발레리나에서 예술행정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최태지씨의 요리솜씨는 몇점이나 될까. 매콤한 낙지볶음 한 접시면 두 딸들이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운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요리솜씨 뛰어났던 어머니 솜씨를 물려받은 덕이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 초인종을 누르자 화사한 얼굴로 문을 여는 최태지씨의 모습이 산뜻하게 다가왔다. 우윳빛 색깔의 코듀로이 바지와 보랏빛 반팔 니트 위에 분홍빛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활짝 웃고 있었다. 중견 발레리나와 예술행정가의 모습과는 다른 인상을 풍긴다. (어머, 앞치마가 너무 잘 어울리네요.)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최씨는 (집에서는 주부잖아요.)라고 대답하며 어서 들어오란다. 최씨는 발레리나 출신으로 국립발레단장을 거쳐 정동극장 극장장을 맡아 예술행정가로 성공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바쁜 생활 중에서도 집으로 돌아오면 편안한 주부로 변한다. 호리호리한 외모여서 얼핏 생각하기에 요리가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음식 얘기로 넘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쉴새없이 쏟아져 나온다. “극장을 책임지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밖에서 주로 식사를 하게 되니까 사실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식사할 경우 생선구이라도 제대로 맛있게 해먹으려고 노력하지요.” # 아이들 위한 김치찌개와 낙지볶음 외식이 많다 보니 집에서는 소박한 밥상을 꾸민다. 약속이 없는 날이나 주말에는 구수한 누룽지에 김치, 갓김치와 밑반찬 몇가지가 밥상 위에 올려진다. 변호사인 남편도 바깥생활에 바빠서 평일에는 밥상을 서로 마주하는 일이 흔치 않다. 최씨의 숨겨진 요리솜씨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유학중인 두딸(대학생, 고등학생)이 방학을 이용, 한국에 와야 발휘된다. 이때에는 작심하고 김치찌개, 낙지볶음, 돈가스, 감자 샐러드 등을 정성스럽게 만든다.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 목살을 넣고 끓여낸 김치찌개는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 매콤한 맛의 낙지볶음은 다 먹고 난 뒤 삶아놓은 소면과 밥을 비며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돈가스도 자신있게 내놓는 요리 중 하나. 돼지고기를 여러번 두들겨 부드럽게 한 다음 소금, 후추, 마늘로 간을 해 재운다. 여기에 계란옷을 입히는 것이 포인트. 계란에 살짝 우유를 부어 넣는 것을 말한다. 우유 계란물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내면 돈가스 맛이 더욱 부드러워진다고 귀띔한다. 해물에 파를 넣고 만든 해물파전도 그가 좋아하는 요리. 해물과 야채가 잘 어우러져 영양 만점에 맛도 좋단다. 남편이 생선조림을 좋아해 어떻게 하면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숙제. # 요리는 어머니 영향 받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프리마돈나로 활동하다 지난 83년 트렁크 하나 달랑 들고 귀국하기까지 요리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때 발레리나들은 밥을 한끼만 먹고 살았어요. 주스 한잔에 두부 한조각 먹는 정도였으니까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어머님이 아예 부엌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 하셨지요.” 동네에서 유일하게 소매없는 원피스를 입고 다닐 정도로 멋쟁이였던 그의 어머니는 음식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멸치에 김치 넣고 끓여낸 김치국밥 등 집에 있는 재료 몇가지를 넣고 만든 요리가 너무 맛있어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는 꼭 집에서 식사를 했을 정도. 최씨는 이같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다. 그의 본격적인 요리실력은 결혼해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발휘된다. 아이들을 위해 탕수육, 팔보채, 만두 등을 직접 만들어 먹였다. 슈크림 케이크까지 구워냈고, 도시락 싸는 것에도 정성을 들였다. # 전통공연 알리기에 열심 그는 평소 악바리로 소문나 있다. 처음 정동극장장으로 부임할 때 일부에서 “발레하는 사람이 무슨 전통공연을 하느냐.”며 비아냥거리곤 했다. 하지만 항상 도전하는 일이 좋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일, 즉 전통공연 상설장인 정동극장을 새롭게 키워내는 데 열중했다. “요즘 영화 ‘왕의 남자’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데 거기에 나오는 줄타기를 직접 보신 분이 얼마나 될까요? 외국에서는 한류 바람이 분다는데 왜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전통공연이 찬밥인지….” 우리의 전통공연을 국내외에 알리는 일 외에도 정동극장만의 색깔있는 기획공연을 무대에 자주 올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 등을 초청, 그들의 예술 인생을 대화로 풀어내는 ‘정동데이트’,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음악계의 젊은 유망주들의 무대인 ‘영 프런티어’ 등은 그가 만들어낸 ‘뉴 정동극장 프로젝트’. 값비싼 클래식 발레공연을 보러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가족 무용극 ‘성냥팔이 소녀’ 등도 정동극장의 단골 송년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극장장으로 취임했을 때 주차장이 없어 불편했다는 그는 이젠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주변에 미술관과 예쁜 덕수궁 돌담길을 옆에 끼고 있는 정동길에 홀딱 반했기 때문.“연인, 가족끼리 길을 걷다가 운동화를 신고도 공연 한편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정동극장”이라고 한번쯤 꼭 들르라고 권유한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낙지볶음과 조개탕은 맛있는 반찬이나 국으로도 좋지만 매콤한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술 한잔하면서 먹을 수 있는 안주로도 그만이다. 또한 파냄새가 곁들여진 오징어가 들어간 고소한 해물파전도 마찬가지. (1) 낙지볶음 재료:낙지 2마리, 양파 50g, 쪽파 30g, 풋고추 2개, 양념장(고추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청주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설탕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깨소금 1큰술, 물엿 1큰술, 후춧가루) 만드는 법:(1)낙지는 머리를 자른 후 뒤집어 내장과 먹통, 눈을 제거한 후 가운데를 갈라 입을 제거한다.(2)소금으로 거품이 날 때까지 주무른 후 찬물에 씻는다.(3)5∼6㎝길이로 자른다.(4)양파와 쪽파, 풋고추는 어슷썰기 해놓는다.(5)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소를 각각 볶아 접시에 담는다.(6)팬에 낙지를 볶다가 양념장을 넣어 볶고 채소를 넣어 가볍게 섞어 뒤적이듯이 볶는다.(7)파는 마지막에 넣는다. Tip *낙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넣으면 요리하면서 물이 생기지 않는다. 아니면 양념장을 넣지 않고 먼저 낙지를 볶은 후에 양념장을 넣어 볶아도 된다. * 재료는 강한 불에서 단시간에 볶아낸다. *수분이 너무 많이 나왔을 경우 녹말을 약간 풀어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2) 조개탕 재료:조개 1㎏, 고추 2개, 실파 4뿌리, 마늘 1쪽,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물 12컵 만드는 법:(1)조개는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가 해감을 빼낸다.(2)실파·고추는 3㎝ 길이로 자르고 마늘은 채를 썬다.(3)해감을 빼낸 조개에 물을 넣어 끓인다.(4)끓이다 거품이 생기면 걷어낸 후 국물을 고운 면보에 걸러낸다.(5)거른 조개 육수를 냄비에 다시 부어 끓이면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조개, 마늘, 실파, 고추, 후춧가루를 넣는다. (3) 해물파전 재료:실파 200g, 양파 1/2개, 오징어 1마리, 홍합살 1컵, 달걀 4개, 반죽(부침가루 3큰술, 녹말 2큰술, 다진 마늘·생강즙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만드는 법:(1)실파는 짤막짤막하게 썰고, 양파는 다진다.(2)오징어는 내장을 빼고 씻어서 잘게 썰고, 홍합살과 게맛살도 잘게 썬다.(3)(1)(2)를 반죽재료에 모두 넣고 고루 섞는다. 반죽이 되다 싶으면 물을 조금 넣는다.(4)프라이팬을 달궈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지져낸다. # 단골맛집 최태지 극장장이 잘 다니는 음식점은 어딜까? 왠지 맛있고 분위기 있는 곳일 것 같다. (1)뉘조:이곳에는 달맞이잎, 민들레잎 등 먹을 수 있는 야생초로 만든 건강식이 있어 자주 간다. 이들 야생초로 만든 샐러드 외에 낙지볶음 등 각종 요리에 채소 대신 이들 야생초를 사용한 요리들이 많다. 서울 인사동(02) 730-9301. (2)타니 청담점:일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회에다 누들 종류, 스테이크를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 청담동(02) 3446-9982. (3)아미디:해산물 프렌치레스토랑으로 5가지 코스 요리가 가장 인기 있다. 그때 그때 신선한 생선을 많이 사용한 해물스튜 맛이 일품이다. 서울 삼청동(02)736-8667. ◈ 최태지는? ▲1959년 일본 교토 출생 ▲일본 가이타니 발레 아카데미 수학, 일본 문화학원대학 불문학과 졸업, 프랑스 프랑게티 발레 아카데미 수학, 미국 뉴욕 조프리 발레 아카데미 수학 ▲73∼80년 일본 가이타니 발레단 수석무용수 ▲87∼95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지도위원,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교장 ▲96∼2002년 3월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77년∼현재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일본 발레협회이사 ▲99년∼현재 세계무용센터 이사, 한국 발레협회 이사 ▲04년 6월∼현재 정동극장 극장장
  • [기고] 대입 원서접수 마비는 예고된 인재/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작년말 대입 원서접수 대행을 맡은 인터넷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인하여 먹통이 됐다. 이런 원서접수 마비 사태는 예견된 인재였다는 점에서 교육당국과 대학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시모집 대학에 지원하는 30만명 이상의 수험생들은 전형 기간에 따라 각각 세 번(가, 나, 다군)의 지원 기회가 주어져 있다. 게다가 중복지원과 관련이 없는 산업대학과 전문대학까지 합하면 100만 건이 넘는 원서접수를 단 5일(12월24일부터 28일까지)만에 모두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눈치작전이 극심한 마감 마지막 날에 으레 절반 이상의 원서가 몰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원서접수 대행업체의 서버 다운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200여개에 가까운 대학의 원서접수를 단 3곳의 인터넷 대행업체가 도맡고 있었다는 점도 문제다. 전국 195개 대학 중 90%에 해당하는 170∼180개 대학의 원서접수 업무를 대행하는 유웨이와 149개 대학과 계약을 체결한 어플라이 뱅크의 경우 서버의 용량을 배로 늘렸다고는 하지만 한꺼번에 몰려드는 수험생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온라인 접수 외에 창구접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그럴듯한 변명으로 창구접수는 하지 않고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업체에만 맡겨 놓았다가 화를 자초했다. 틈만나면 학생선발권을 강조하는 대학이 자체적인 원서접수 시스템조차 구축하지 못해 외부 민간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최고 교육기관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성의마저도 보이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간 수익을 앞세운 민간 대행업체들이 대학과의 계약 확장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필요한 설비투자나 문제보완에는 인색했다. 사실 대입 원서접수는 수시 1학기와 2학기 그리고 정시모집에 이르기까지 연중 300만건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대입 원서접수 체계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구의 설립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대학이 자체적으로 원서접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예산지원도 해야 할 것이다.
  • 사행성 성인용 유혹 청소년 탈선 부추겨

    지난 16일 오후 5시 서울 강남대로변의 한 성인오락실. 이곳에 설치된 오락기는 총 70대로 이 가운데 42대는 성인용이고 28대는 청소년용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루 최대 216만원까지 상품권 형태로 돈을 딸 수 있는 성인용 오락기 앞에만 몰려 있다. 총싸움·자동차운전 등 청소년용 오락기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다. 주인 김모(37)씨는 “성인용과 청소년용을 6대4 비율로 설치토록 한 관련법을 따랐지만 청소년용은 이용자가 없다. 오히려 청소년용 오락을 하러 왔다가 성인용 오락기에 기웃거리는 중고생들을 내보내느라 골치만 아프다.”고 말했다. 사행성 오락기 50대가 빼곡히 들어찬 서울 종로의 성인오락실. 청소년용 게임기는 법 규정 대수의 절반인 10대에 불과하다. 그나마 창고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다. 한마디로 ‘단속 대비용’이다.●청소년용은 `먹통기계´ 갖다놓고 구색맞취 성인오락실(법률용어로는 일반오락실)에 사행성 오락기와 청소년용 오락기를 6대4 비율로 설치토록 한 ‘6대4 규정’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입법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애초 정부가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이 규정을 둔 것은 사행성 오락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가족적인 오락실 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런 취지는 전혀 못살린 채 청소년들을 성인오락으로 유혹, 탈선만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에 걸쳐 1만 3000곳이 넘는 성인오락실은 스크린경마, 바다이야기, 황금성, 남정게임 등 이른바 ‘4대 사행성 게임’이 거의 장악한 상태다. 많은 오락실 업주들은 작동하지 않는 ‘먹통 청소년용 기계’를 갖다놓고 구색만 맞추고 있다. 서울 화양동에서 30평 규모의 오락실을 운영하는 구모(50)씨는 “전체 오락기 33대 중 13대가 청소년용이지만 하루에 1000원도 못벌고 있다. 기계도 애초부터 옛날 프로그램이 깔린 중고기계를 들여 놓았다.”고 전했다.●성인 오락실 허가제로 바꿔야 신모(17·고2)군은 “호기심에 성인용 오락을 한 적이 있지만 오락실 주인이 신분증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군은 “청소년용 게임들은 대개 집이나 PC방 또는 청소년전용 오락실에서 하지 성인오락실에서 하지 않는다.”면서 “성인오락실에 들어가는 친구들은 애초부터 성인오락을 목적으로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형식적인 규제보다는 오락실을 사행행위 사업장으로 규정, 청소년 입장을 금지하고 ‘사행행위처벌특례법’을 통해 경찰이 허가, 관리, 단속을 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주말탐방] 식약청 24시

    [주말탐방] 식약청 24시

    ‘우리도 할 말은 있어요.’ ‘기생충 김치’ 파동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간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것이 “식약청이 평소에 철저하게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김치 제조업자조차 “기생충 알이 인체에 유해한지 확인하지도 않고 발표하는 바람에 김치업계만 죽게 생겼다.”며 식약청에 소송을 할 기세다.식품안전의 보루인 식약청, 그들은 시민 수준에서 보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발로 뛰는 식품관리팀 중앙기동단속반에게도 속사정은 있다. 대표적 식품안전사고 사례를 반추하며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 본다. #1 기생충 김치 사건 지난달 28일 식약청 중앙기동단속반에 비상이 걸렸다.‘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김치에 대해 기생충 검출 여부를 조사해 닷새만에 발표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당시 이들은 일부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자 국내산 제품에 대해서도 무작위 표본조사를 하기로 결정, 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닷새만에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니. 아무리 해도 무리라고 판단할 밖에. 그러나 ‘전부 조사해서 발표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진 이상 어쩌랴. 전국 600개가 넘는 김치업체로부터 김치를 수거하러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반발이 뒤따랐다. 문을 걸어 잠근 채 “지금은 생산하지 않는다.”고 거짓말 하는 업주, 불러도 아예 나오지 않는 주인…. 김치가 수거되면 검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제품과 생산시설을 봉인해야 하니 딱할 노릇이 아닌가. 수거는 곧 사실상 ‘영업정지’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그들에겐 생계가 걸린 일이기에 무작정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설득이 유일한 무기일 밖에.‘식품 안전을 위한 일’이라며 겨우 주인들의 동의를 얻어내 자가용에 김치를 가득 싣고 돌아올 수 있었다. 단속반에서 잔뼈가 굵은 A씨는 “김치를 수거해 오느라 하루 200∼300㎞는 이동했다.”면서 “아직도 옷과 자동차에 김치 냄새가 가득 밴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순식간에 기생충 알이 마치 ‘몹쓸 것’이라도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퍼졌다.”면서 “기생충 알이 인체에 유해한지 결론이 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여론이 거세 단시간 내에 검사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국내 김치업계만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기생충 감염 청정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것을 아느냐.”고 반문했다. #2 쓰레기 만두 사건 지난해 6월 ‘쓰레기 만두’ 파동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음식 쓰레기’로 취급하는 먹다 남은 단무지를 이용, 만두를 제조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래서 전국 만두 제조업체에 대한 기동반의 조사가 착수됐다. 지방 외딴 곳에 있는 공장을 찾을라치면 용돈을 아껴 마련한 네비게이션은 먹통이 되기 일쑤였다. 공장 위치를 물어보면 전혀 엉뚱한 곳을 대서 단속반원을 난처하게 하는 이들도 있었다. 불러도 오지 않는 공장 사장이나 공장장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배가 고프면 다른 업체에서 수거한 만두 가운데 남는 물량을 먹으면서 기다리곤 했다. 김치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시식은 기본. 중국 음식점에서 일부러 만두만 주문해 직접 먹어보며 이상이 없는지를 알아봐야 했다. 단속반 B씨는 “김치든, 만두든 아무리 먹어도 배탈 한번 난 적이 없다.”고 씁쓰레하며 “이제는 식품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건전성’까지 따져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품의 건전성이란 “소비자들이 먹고도 기분이 꺼림칙하지 않은 상태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3 비아그라가 함유된 건강보조제 사건 한약재를 달인 물에 비아그라 성분을 넣어 만든 건강보조제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첩보를 듣고 출동했을 때의 일이다. 사전조사를 마친 뒤 해당업체에 들이닥쳤을때 제조업자는 비아그라 성분을 첨가한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조사 단계상 현장에서 해당제품을 모두 수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했다. 직접 문제가 된 건강보조제를 마셔보기로 한 것이다. 1시간여쯤이 지나자 비아그라 성분의 부작용 때문에 온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시뻘개진 얼굴을 제조업자에게 들이대며 “이래도 잡아 뗄거냐.”며 다그치자 그제서야 업자는 자백하기 시작했다. 약 성분이 체내에서 다 사라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동안 다소 흥분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단속반 C씨는 “특정식품에 대해 폭로성 발표나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식약청은 부랴부랴 출동해 안전검사를 하기 바쁘다.”면서 “전국의 식약청 소속 단속반원을 모두 합쳐야 고작 80명도 안 되는 상황이라 매일매일이 연장근무이자 특별근무를 하는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갈수록 식품의 종류와 교역량이 증가하고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불량식품을 만드는 수법도 더욱 더 교묘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식품 단속시스템은 그대로 있다. 식약청 단속반원들은 오늘도 ‘마루타’를 자처하고 있다. 그나마 그들이 없다면….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불량’사고 왜 잦나 젤리, 만두, 김치….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식품안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식품의 원료, 제조과정, 유통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품행정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식품행정이 단일체계를 이루지 못한 때문이다. 현행 우리나라의 식품행정은 모두 8개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축산품·곡류 등은 농림부, 먹는 물은 환경부, 주류는 국세청, 어류는 해양수산부, 소금은 산자부, 학교급식은 교육부, 그밖의 식품일반은 식약청(보건복지부), 식품관련 범죄처벌은 법무부가 각각 나눠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의 책임관할처가 제조나 유통 단계에서 흐트러지거나 모호하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소시지의 경우 원료에 육류 함유비율이 50%를 넘으면 농림부 관할이고, 그 이하면 식약청 소관이 된다. 만두의 경우에도 제조된 만두 자체는 식약청 소관이지만 원료로 사용된 육류 등은 농림부 소관이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배추의 경우에도 생산지부터 도매시장까지는 농림부에서 맡고 이후 김치 제조단계부터는 식약청 소관이 된다. 원료·가공·유통 과정에서 각각 소관부처가 다르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떠넘기는 ‘한심한’ 사례가 곧잘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FDA, 일본의 후생성, 유럽연합(EU)은 유럽식품안전청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매번 사고가 날 때마다 사후약방문으로 일원화 방안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부처간 힘겨루기나 이해집단간 대립으로 제대로 성사되지 못하는 ‘고질병’에 걸려 있다. 그들도 기생충 김치와 불량식품을 먹을까.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김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김치의 안전에 관한 상식은 모두 사실일까. 식약청 식품관리팀을 통해 ‘김치 건강에 관한 잘못된 오해’를 풀어본다. 중국산 김치는 모두 저질? -중국에서도 위생적으로 김치 등 식품을 만드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하는 공장도 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해 위생적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값이 비싸다. 다만 중국산 제품 중 싼 제품은 저질 재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기업 제품은 믿을만? -대기업 제품 중에서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다른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있다. 무조건 상표만 믿어서는 안된다. 집에서 담근 김치는 기생충이 없다?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은 조사결과 대부분 배추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퇴비에 기생충 알이 섞여 배추에 묻어 있었던 것이다. 기생충 알은 미끈한 막으로 감싸져 있어 물에 씻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집에서 담그더라도 배추를 ‘대충’ 씻으면 기생충 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기생충 김치를 먹으면 감염?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이 인체에서 부화할 확률은 5%도 채 넘지 않는다. 따라서 ‘기생충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직도 식약청엔 ‘기미상궁’이 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수라나 탕제 등을 올리기 전에 기미(氣味)를 보았다. 이는 임금에게 올릴 음식을 먼저 시식해 독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일을 하는 상궁을 ‘기미 상궁’이라 부르기도 했다. 얼마전 TV드라마 대장금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같은 일을 담당하는 현대적인 기관이 바로 식약청이다. 식약청은 국내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식·음료 등의 검사를 담당하는 직원을 따로 파견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이를 요청해오기 때문이다. 파견된 식약청 직원은 행사장 안팎에서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물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12일부터 개최되는 APEC에도 부산지방청과 본청 소속 직원 10여명이 파견됐다. 현대판 기미상궁이 감시하는 우선 대상은 21개국 정상들이 먹는 음식. 청와대 경호실과 협의해 갖가지 메뉴의 안전성을 미리 검사한다. 쇠고기, 돼지고기를 비롯, 국거리, 채소, 반찬, 물, 음료, 술과 그릇 등의 유해성을 사전 정밀 검사한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김치의 경우 납품업체의 공장을 방문, 위생상태 등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외국 기자단 등이 머무는 지정 호텔의 음식도 주요 감시 대상이다. 의심스러운 음식은 부산지방청으로 보내 즉시 검사를 실시한다. 조선시대로 치면 ‘은수저’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곳곳 ‘먹통’… 민원업무 혼선

    정부중앙청사의 전화번호가 3703국번에서 2100국번으로 변경된 17일 전화연결이 제대로 안돼 민원인과 공무원들이 업무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전화불편은 오전에 보완을 해 다소 개선됐지만 일부에서는 오후까지도 지속됐다. 일부 사무실의 경우, 업무가 시작됐는데도 착신과 발신 양방향 모두 불통돼 애를 먹기도 했다. 정부중앙청사의 대표전화였던 ‘3703-2114’번호는 오전 한때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변경되었사오니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 주십시오.’라는 멘트만 알려주다가 뒤늦게 제대로 안내해주었다. 행자부는 당초 바뀌기 전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3개월간 바뀐 번호로 안내된다고 밝혔었다. 행자부장관실의 기존 전화 ‘3703-××××’번도 ‘전화번호가 변경됐으니 확인하라.’는 같은 말만 되풀이되고 바뀐 전화번호는 안내되지 않았다. 일부 안내멘트도 바뀐 번호로 연결을 하고 싶으면 ‘우물정(#)자’를 누르라고 알려줬지만 막상 ‘우물정(#)자’를 눌러도 수신자가 없거나,‘뚜·뚜·뚜’소리만 날 뿐이었다. 외부에서 행자부에 전화했던 한 민원인은 “행자부 한 사무실의 전화번호 ‘××04∼××15’까지 번호를 차례로 눌렀는데 한 곳도 연결되는 곳이 없었다.”면서 “최근 전화친절도를 조사한 곳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행자부는 정부청사의 통신시설이 노후되고 용량이 부족해 시설 교체와 함께 전화번호를 이날부터 2100국번으로 교체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수원 영통 ‘무안낙지골’

    수원 영통 ‘무안낙지골’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무안낙지골’은 무안과 여수에서 직송한 산낙지만을 고집한다. 이곳 낙지가 유독 육질이 연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이 집에는 낙지철판구이·낙지전골·불낙전골·낙지아귀찜·낙지부대찌개 등 낙지 요리도 많지만 이중 가슴 속까지 확 풀어주는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연포탕(軟泡湯)이 가장 돋보인다. 연한 두부를 끓인 탕에서 유래된 연포탕은 소금 양념과 낙지로만 시원한 탕을 만든 것이 특징. 비법으로 만든 육수에 박속과 무·대파·바지락·미더덕을 넣고 물이 끓을 때 낙지를 넣어 1분 남짓 데친 뒤 바로 건져 연한 맛을 즐기는 것이다. 고추장보다는 고추냉이(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연포탕에 들어가는 박속은 국물 맛을 더욱 시원하고 담백하게 해준다. 흔히 머리로 알고 있는 몸통에는 먹통이 있기 때문에 낙지가 연분홍 빛을 낼 때 우선 다리 부분을 먼저 먹고 국물 맛을 충분히 즐긴 뒤 나중에 건져 먹는 것이 순서. 제법 큰 몸통은 주인 아주머니가 먹기 좋게 썰어준다. 낙지를 다 먹고 난 후 국물에 끓여주는 소면 맛 또한 일품이다. 보통 연포탕 작은 것(2인분)에 중간 크기의 낙지 2∼3마리가 들어간다. 이 집의 단골인 윤석두(45·개인사업)씨는 “매콤한 양념의 낙지볶음도 좋지만 낙지의 제맛을 느끼려면 연포탕이 제격”이라며 “1주일에 한두 번 꼴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산낙지 철판’도 인기 품목. 낙지와 각종 야채를 철판에서 바로 볶은 후 낙지를 먼저 먹고 밥을 비벼 먹는 맛은 비할데가 없다. 산 것을 좋아하는 낙지 마니아들은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기름장에 찍어 한입에 먹기도 한다. 8년째 낙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 최하섭(37)씨는 낙지 모양만 봐도 어느 지방산인지 대번에 알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지리산 방사 반달곰 1마리 올무에 비명횡사

    지리산 방사 반달곰 1마리 올무에 비명횡사

    지리산에 풀어 놓은 천연기념물(329호)인 반달가슴곰 13마리 가운데 한마리인 ‘랑림32호’가 한 농부가 놓은 덫에 걸려 죽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4월 北서 들여온 ‘랑림32호´ 지리산 자락에서 밤나무 농사를 짓는 양모(58·경남 하동군 화개면)씨는 자신의 밤나무 농장에 둔 벌통 6통이 뒤집어지고 꿀이 사라지자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소행으로 간주했다. 지난해 이 맘때도 벌통이 난장판이 되는 등 피해를 봤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양씨는 밤나무 농장 안에 철사로 만든 올무 3개를 설치했다. 양씨는 지난 7일 놀라 기절할 뻔했다. 시커먼 동물이 자신이 쳐놓은 올무에 걸려 죽어 있었다. 멧돼지인 줄 알고 갔으나 텔레비전으로 보던 반달가슴곰이었다. 두렵던 양씨는 처벌이 무서워 농장에서 500m쯤 떨어진 화개면 범왕리 먹통골 쪽으로 사체를 옮긴 뒤 대충 흙을 파고 묻은 뒤 솔가지 등으로 덮어 버렸다. ●올무 설치 농부가 암매장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 관리팀은 지난 7일부터 ‘랑림32호’에 부착해 둔 발신추적장치에서 이상 신호음을 포착했다.‘랑림’이 활동할 때는 신호음이 분당 40번이 수신되지만 분당 20번만 잡혔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관리팀은 경찰과 함께 곰 추적에 나서 7일 만인 지난 14일 곰의 사체를 먹통골에서 발견했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 4월14일 북한에서 들여온 8마리 가운데 한마리로,1년 6개월 된 암컷이다. 당시 몸무게는 56㎏에 달했으며 7월2일 지리산 남부자락인 화엄사 계곡에 방사됐다. 관리팀 관계자는 “양봉은 고열량인데다 손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곰이 특히 좋아한다.”며 “요즘처럼 산에 열매가 익기 전에는 먹이가 부족해서인지 양봉 농가의 야생조수 피해 신고도 10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가 곰의 웅담을 가져갔다면 야생동식물 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지만 단지 농작물 피해 예방차원에서 올무를 설치했다면 처벌에 어려움이 있어 검찰 지휘를 받을 계획이다. 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CEO 칼럼] IT 강국인가,인터넷 망국인가/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 칼럼] IT 강국인가,인터넷 망국인가/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한국은 지난 십수년 세계가 놀라는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그늘도 크다.‘정보의 바다’가 ‘범죄의 바다’라는 경고는 끊임없이 이어진다.‘정보윤리’ 없이 IT강국은 허상일 뿐이다. 반세기에 한국 경제는 급성장했고 급변해 왔다. 가히 현기증이 날 정도다.IT분야도 마찬가지다. 전동식 ‘먹통전화’로부터 ‘무선호출기(삐삐)’가 잠깐 휩쓸더니 금방 휴대전화 세상이 됐다.70∼80년대 중동건설 때는 텔렉스가 톡톡하게 몫을 해내더니 자취조차 없어졌다. 팩스로 문자나 그림을 주고받다가 이제 팩스도 부고장을 보내는데 사용될 뿐 고물이 돼 간다. 모든 것은 PC와 이메일이 차지해 버렸다. 그것도 벌써 가물거리는 징후가 보인다. 휴대전화와 PC, 그리고 미디어가 통째로 융·복합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른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도 네트워크가 가능한 ‘스리 애니(three any)’를 실현하는 ‘유비쿼터스’ 비전으로 세상이 요란하다.‘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신의 목소리에 감히 인간이 만든 웹 서비스가 도전하고 있다. 전자강국 이코리아(e-Korea)는 국민이 음미할 짬도 없이 유코리아(u-Korea)로 국가적 어젠다가 홀연히 바뀌었다. “컴퓨터는 초소형화된 형태로 휴대전화 등의 모바일기기, 심지어는 입는 옷과 안경 등에 장착됨으로써 ‘사라지는 컴퓨팅’으로 불릴 제2의 PC 붐이 일어날 것이다.” 현대 디지털 문명의 영웅이자 최고 소프트웨어 기획자인 MS 빌 게이츠 회장의 공언이다.‘사라지는 컴퓨터’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핵심 개념이다.1999년 사망한 IT 과학자 마크 와이저는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라진다. 이들 기술은 일상생활의 얼개로 짜여져서 더 이상 일상과 구별이 불가능해진다.”고 설파했다. 휴대인터넷(WiBro),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주목받는 모바일 서비스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관련 단말기 시장의 폭발적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촌 전체가 격랑의 파고 속에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명당 광대역통신 가입자수는 지난해에 이어 부동의 1위, 인터넷 사용자는 6위에 올랐다.2004년 IT수출 실적은 743억 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했다. 이만하면 명실공히 한국은 IT강국이 아닌가.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다. 얼마 전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서울디지털포럼 2005년’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플로’ 기술로 한국의 DMB 기술과 승부를 겨뤄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퀄컴은 한국의 휴대전화 핵심기술 부품 로열티를 꼬박꼬박 챙기는 만만찮은 핵심기술 보유·개발기업이 아닌가.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서자고 한국은 지난 십수년 발작적으로 몸부림쳐 왔다. 그 결과 세계가 놀라는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그늘도 크다.‘정보의 바다’가 ‘범죄의 바다’라는 경고는 끊임없이 이어진다.‘정보윤리’ 없이 IT강국은 허상일 뿐이다. 따뜻한 디지털 세상 ‘유클린(u-Clean)’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높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9∼12월 전국 초·중·고교학생 2만 7650명을 대상으로 생활 전반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에 중독되거나 중독되기 직전인 ‘인터넷 폐인’이 30%에 달한다는 놀라운 보고가 있었다. ‘인터넷 조로(早老)’라는 보도도 있었다.10세 전후의 초등학생 52.4%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또래와 연애를 즐기고 폭력과 범죄를 일삼고 있다. 또 ‘은둔형 외톨이족’ 정신병자로 상당수가 전락하고 있다.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거액을 인출한 인터넷 뱅킹 사건도 있었다. 지금 우리는 신세기의 자유와 상상 그리고 창조의 세계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디지털 소돔과 고모라로 가고 있는가.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독자의 소리] 지하철 정기권 ‘이상한 환불’/이한호

    지하철 정기승차권으로 출퇴근을 시작한 지 이제 석 달째다. 지난 4월까지 정기승차권은 보통의 1회 이용권과 같은 티켓방식이었으나,5월부터는 카드방식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교통 카드의 인식 기능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며칠 전에는 겨우겨우 사용해오던 정기승차권이 완전히 먹통이 돼버렸다. 역무원에게 카드 인식이 잘 되지 않는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한참을 확인하던 역무원이 환불받을 것인지, 카드를 교체해서 계속 사용할 것인지 물어왔다. 당장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라 교체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교체를 위해서는 차액을 내야 한다는 거다. 사용하던 정기승차권에 35회분이 남아 있었는데 무슨 차액을 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교체를 위해서는 다시 한 달 분을 구입해야 하는데 기존 35회분을 제외한 나머지 25회분에 대한 차액을 지급해야 발급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그냥 남은 사용분에 대해 돈으로 되돌려 받든지 아니면 한 달 분을 다시 구매해야 한다는 얘기다. 참 이상한 환불 방식이다. 다음 달까지 정기승차권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이 있을 수 있는데도 무조건 한 달 분을 새롭게 구입해야만 한다니 참 황당했다. 왜 이렇게만 가능한 것인지 되묻자 역무원은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게 환불받아 간다. 우리한테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서 물어봤자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조금 화가 치밀었다. 결국 이상하게 환불받은 돈과 해당 부서에 따지라는 충고와 함께 전화번호를 받아든 채 역무원실을 나왔다. 역무원이 친절하냐 친절하지 않느냐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사항이라면 우선 현장에 있는 직원이 고객의 소리를 최대한 반영해서 정책의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 물론 정책 하나하나가 결정되고 실행되기까지 갖가지 사항에 대해 고려를 하다 보면 어려움이 많겠지만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역무원이 나몰라라는 식으로 대하는 것은 아주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 이런 말 한 마디였으면 그냥 웃으면서 역무원실을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손님, 아직은 저희 시스템이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지금은 정기권에 남은 35회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교체를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고객의 불편을 최대한 수렴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빨리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만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한호
  • 휴지 한 장에 경보먹통…보석단지 뚫렸다

    휴지 한 장에 경보먹통…보석단지 뚫렸다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희대의 귀금속 절도사건이 전북 익산 귀금속센터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내부 사정을 잘아는 2인조 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보고 몽타주를 배포, 뒤를 쫓고 있다. ●범행 11일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이리 귀금속보석판매센터에서 100억원대(상인 주장)의 귀금속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털렸다. 사설경비업체인 캡스 익산지사는 이날 오전 3시54분쯤 비상벨이 울려 현장에 출동, 건물 뒤편 화장실문이 열린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도난사실을 신고했다. 절도범들은 건물 뒤편 화장실 쇠창살과 창문을 뜯고 들어와 매장으로 통하는 나무합판 출입문 밑부분을 톱으로 잘라내고 침입했다. 절도범들은 앞서 지난 9일 경비업체 직원을 가장, 판매센터에 들어와 천정에 있는 15개 열감지센서의 뚜껑을 열고 화장지를 붙여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 범인들은 매장내 유리 진열장을 뜯고 귀금속을 쓸어담다가 열감지센서 중 하나에 붙인 화장지가 떨어져 비상벨이 울리는 바람에 도주했다. ●피해액은 얼마 29개 업체 77개 진열장 가운데 80%에 이르는 25개 업체 61개 진열장이 털렸다. 다이아몬드, 루비, 자수정을 비롯한 각종 보석과 금붙이 등 5만여점에 이르며, 대부분 50만원대 이하나 100만원 이상의 고가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업주들은 진열장 1개당 1억 5000여만원 상당의 상품이 들어있어 피해액은 적어도 90억∼1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범인은 누구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귀금속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정기휴일인 지난 10일 업주와 직원들이 야유회를 간 틈을 노린 것으로 보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일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2명 이상이며 범행시간은 11일 새벽 2시부터 비상벨이 작동한 3시54분 사이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주들은 도난당한 물품이 500㎏이나 돼 범인이 적어도 5∼6명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9일 점심시간에 경비시설을 점검한다며 매장에 들어와 사전작업을 했던 20대와 30대 남자의 몽타주를 전국에 배포하고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경찰은 이날 하오 3시쯤 귀금속센터에서 500m 떨어진 도로에서 용의차량으로 추정되는 1.5t화물차를 발견, 정밀감식에 나섰다. ●문제점 100억원대의 귀금속과 보석을 판매하는 대형 매장치고 경비가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판매센터측은 경찰이 여러차례 폐쇄회로 카메라 설치를 권유했지만 고객들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거부했다. ●귀금속판매센터는? 지난 1988년 전북도의 건의로 정부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대지 1만 4000㎡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2599㎡ 규모다. 29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9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경기 행정전산망 7시간 ‘먹통’

    경기도와 일선 시·군을 연결하는 전산망이 다운되면서 자동차등록과 주민등록전출입 등 업무가 마비돼 민원인들이 9일 하루종일 불편을 겪었다. 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업무 시작과 동시에 도와 시·군을 연결하는 ‘지방행정 정보망’에 장애가 생겨 도내 31개 시·군 자동차등록사업소 모두 전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일부 읍·면·동사무소의 경우 다른 시·군 전입자에 대한 전산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성남시 자동차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아침부터 전산망이 다운돼 민원인 30∼40명이 불편을 겪었으며 오전 11시부터 신규등록과 경기도내 전입차량의 전산처리는 됐지만 타 시·도 전입차량 업무는 오후 늦게까지 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평택시 비전1동사무소 관계자도 “타 시·군 및 타 시·도 전입자들의 정보를 경기도 전산망에서 끌어오지 못해 주민등록 전입 업무가 마비되는 바람에 일부 민원인은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주말 경기도 제2청과 보건환경연구원 등 도내 40개 사업소와 연결된 행정전산망의 보안강화 및 고속화작업를 했는데 시스템이 불안정한데다 월요일 오전 시·군의 전산업무가 몰리면서 과부하로 에러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는 긴급복구에 나서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전산망을 정상화했으며 각 사업소와 연결된 전산망의 고속화작업은 이번 주말로 미루기로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누드브리핑]“그걸 내게 왜 묻나?”

    “참 이상하시네. 그런 것을 기자님한테 왜 얘기해야 합니까?” 지난해 5월2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임원 50여명이 서울시청 뒤뜰에 모여 서울시 직원상조회 기금 운용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여 이에 대해 확인하는 전화를 걸자 당시 서울시 인사과장 J씨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시내 자치구 직원들이 상조회 기금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다.”는 물음에 J과장은 대뜸 “그 사람들(전공노 서울지역본부 쪽) 이야기만 듣고 전화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아주 거칠게 따져 물었다. “아니, 사실만 알려주면 되는 일인데….”라는 말에 “사무실로 건너오면 설명하겠다.”고 해 곧장 달려갔으나 결국 만나지도 못한 채 팀장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7개월 남짓 흘러간 지난 11일 J씨의 목소리가 시청 기자실 브리핑룸이 떠나갈듯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그는 교통국으로 옮긴 터였다. 이번에는 시내 전역에서 일어난 ‘버스 교통카드 먹통’사고 때문이었다. 교통카드 운영자인 ㈜한국스마트카드 부사장의 해명이 한창일 무렵이었다. 스마트카드 관계자들과 함께 브리핑룸에 들어와 있던 J씨는 “서울시의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기자들의 요청에 “내가 왜 설명하느냐. 강요하지 말라.”는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담당 책임자에게 당연히 설명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에 “왜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왜 화를 내느냐. 캄 다운(Calm down=진정하라).”이라는 등 단숨에 실랑이로 치달았다. “단말기 오류의 원인을 찾고 있으니 해당 차량은 무임승차로 운행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 매뉴얼을 각 버스회사에 보냈다고 했지만 역시 시비를 불렀다.J씨는 매뉴얼을 전송한 시간이 오전 6시30분이라고 밝혔지만 몇 군데 확인한 결과 훨씬 뒤인 8시30분 안팎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날 취재진에게 돌린 보도자료는 팩스 전송시간이 적힌 윗부분을 도려낸 것이어서 의혹을 키우기만 했다. 이같은 행태를 두고 서울시 안팎에서는 많은 말들이 오갔다. 한 간부는 “방패막이 노릇을 훌륭히 해내고 있으니 서울시로서야 좋은 직원”이라고 한 반면 다른 쪽에서는 “공직자로서만 아니라 한 사회인으로서 자질 문제”라고 비꼬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버스카드 ‘먹통’… 5억 날렸다

    버스카드 ‘먹통’… 5억 날렸다

    11일 오전 서울시 시내버스의 교통카드 단말기 작동에 장애가 일어나면서 오후 늦게까지 큰 혼잡을 빚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안정을 찾아가던 ‘교통카드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고 원인 이날 사고는 교통요금 후불제카드인 비씨카드 등 신용카드 회사들로부터 매일 버스 이용자들의 정보를 수신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들어오면서 비롯됐다. ㈜한국스마트카드 김정근 부사장은 “9개 카드회사로부터 받은 승인리스트 가운데 한 카드사의 정보가 잘못되면서 버스에 장착된 단말기 자체가 ‘다운’됐다.”면서 “오전 4시50분쯤 사태를 파악, 서울시 및 버스업체에 업데이트를 중지하라고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사고를 낸 카드회사 관계자는 “최근 전산 시스템 교체 작업으로 인해 2∼3일 동안 이용중지 승객에 대한 데이터를 보내지 못하다가 지난 10일 한꺼번에 보내면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누가 책임지나 이날 발생한 손실은 약 5억원. 이에대한 책임을 놓고 김정근 부사장은 “스마트카드사가 버스회사에 우선 배상한 뒤 문제가 된 신용카드 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카드사 측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스마트카드사 시스템 상의 문제”라는 의견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는 요금을 지불하고 버스를 탄 승객에 대해서는 요금을 돌려주지 않지만 버스단말기 오류로 환승할인을 받지 못한 승객에 대해서는 환불요구 신청을 받아 되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 안팎 단말기 오류는 전체 9000여대 버스 가운데 57%인 4800여대에서 발생됐다. 서울시는 오전 6시10분쯤부터 모든 버스의 무임승차를 각 업체들에 지시했으나, 이같은 사실이 신속하게 통보되지 않고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사원 서모(24·여)씨는 “버스기사가 단말기가 고장나서 현금으로 달라고 해 현금을 내고 탔는데, 무임승차해도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무임승차를 해 큰 불편은 없었다. 한편 시는 한국스마트카드 직원 등 350여명의 인력을 투입, 오후 6시쯤 복구작업을 완료했다. 김유영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위기대응 시스템 또 ‘먹통’

    위기대응 시스템 또 ‘먹통’

    새해 첫 출근길 서울에서 지하철 방화 사건이 발생했으나 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만든 ‘위기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기관사 “육안으로 화재사실 처음 알아” 3일 오전 7시11분쯤 서울지하철 7호선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가던 7017호 전동차(기관사 금창성)에서 40~5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적신 신문지 뭉치에 불을 붙이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옆에 있던 윤순자(66·여)씨가 오른손에 1도화상을 입었으며, 승객 150여명은 철산역과 광명사거리역에서 모두 내렸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노숙자 윤모(48)씨를 수원역 대합실에서 임의동행, 조사 중이다. 사건 목격자인 조모(24·여)씨로부터 범인의 얼굴과 거의 같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철산역 부역장의 보고에 따라 화재 사실을 먼저 접수한 종합사령실은 즉시 상황을 각 역과 차량으로 긴급 전파했다. 그러나 전동차 기관사 금씨는 “사령실의 전파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화재발생 6분 만인 광명사거리역 도착 직전에서야 기관사 금씨는 육안으로 전동차 꼬리 부분에 불이 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구 참사 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일선 지하철역과 기관사간 통신 기능도 여전히 갖춰져 있지 않았다. 최초 발화지점인 7번째 객차 승객들을 비롯해, 비교적 뒤쪽에 탄 80여명은 철산역에서 1차로 대피했다. ●비상방송도 없어… ‘제2 대구참사 될뻔’ 전동차는 4분16초 동안 정차했으나 기관사 금씨에게 화재 발생을 알려준 역무원은 단 1명도 없었다. 출발하면서 승객이 객실 내의 승객벨을 울려 ‘긴급 통화’를 시도했지만 기관사와의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관사와 남은 70여명은 화재사실을 모른 채 불타는 전동차를 타고 다음 역인 광명사거리역으로 그대로 가버렸다. 철산역 관계자는 “다급하게 승강장에 내려갔을 때 전동차는 이미 역을 떠나고 없었다.”고 말했다. ‘불난 전동차’가 유독 가스를 내뿜으며 달린 일부 역에서 화재사실은 방송됐으나 승객이나 차량을 기다리던 사람에 대한 비상 대처 요령의 방송이 충분치 않았던 점도 지적됐다. 광명사거리역에서 이뤄진 역무원들의 초기 진화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불이 꺼졌다고 보고, 전동차를 계속 운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오판’이었다. 온수역에 도착할 때까지 가연성 시트 등에 남은 불씨는 차량운행 중 발생하는 바람으로 되살아나 8량 중 6∼8번째 객실 3량을 거의 다 태웠다. 역무원들의 진화 작업에서는 안전이 무시됐다. 화재 대비훈련에 규정된 방독면을 착용한 직원은 없었다. 대구 참사 이후 정부가 ‘지하철 내장재를 모두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지만,2000년 4월 제작된 사고 전동차는 내장재가 불에 타기 쉬운 구형이었다. 승객들의 ‘안전 불감증’도 여전했다. 온수역의 CCTV 화면을 판독해 보면 오전 7시31분쯤 뿌연 유독성 연기를 뿜으며 사고 전동차가 온수역으로 진입하고 있는데도 승강장에 서 있던 20여명의 승객들은 전동차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 다기능폰은 ‘多고장폰’

    회사원 하모(29·여)씨는 지난 10월말 62만원을 주고 최신형 휴대전화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1주일도 되지 않아 버튼이 눌러지지 않고, 통화상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AS센터를 찾아 4시간을 기다려 수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에 일단 발길을 돌렸다. ●다기능 휴대전화 ‘버그’ 피해 잦아 하지만 이후에도 같은 장소에서도 수신상태를 나타내는 안테나가 오락가락하고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할 때 화면이 흔들리는 등 잔고장이 멈추지 않아 AS센터를 5차례나 들락거렸다. 하씨는 “차라리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담당자는 “환불은 테스트를 통해 문제가 확인된 때만 가능하다.”며 얼굴을 붉혔다.20일 남짓 AS센터를 오가며 수리한 끝에 결국 지난 11일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지만 언제 다시 고장이 날지 몰라 마음이 편치 않다. 대학생 장모(23)씨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지난 6월 ‘200만 화소 캠코더폰’이라고 떠들썩하게 광고한 제품을 출시되자마자 75만원을 주고 샀다. 그러나 며칠 뒤 갑자기 먹통이 되고, 문자를 보내다 전화가 오면 아예 다운되는 현상이 계속됐다. 20여차례 수리를 반복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받은 것만 5차례. 지방에 사는 탓에 수리센터를 오가느라 교통비만 수십만원이 들었다. 더구나 제조사측은 “버그 패치를 하는 과정에서 저장된 데이터가 날아갈 수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쓸 것을 요구했다. 장씨는 “엄연히 제조업체의 잘못인데, 소비자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그런 피해까지 감수해야 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출시 경쟁에 테스트 부족이 원인 휴대전화가 날로 ‘진화’해 게임,MP3,TV, 카메라에 신용카드 기능까지 갖추게 됐지만, 고가의 최신 휴대전화일수록 고장이 잦다. 휴대전화 단말기의 소프트웨어 버그 때문. 카메라, 게임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추기 위해 기본적으로 단말기에 얹혀야 할 소프트웨어 용량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시스템 장애를 말한다. 갑자기 통화목록이 삭제되고, 폴더를 닫아도 전화가 끊기지 않아 배터리를 분리해야 하는 등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올 들어 10월까지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휴대전화 단말기 관련 상담은 3600여건이나 된다. 최근 다양한 기능이 통합되면서 해당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능이 다양화되면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버그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은 지나친 경쟁으로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치지 않고 서둘러 출시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들이 만든 인터넷카페 ‘소비자의 힘’ 운영자는 “50만원이 넘는 휴대전화를 판매하면서 소비자를 테스트용으로 여기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시민단체가 고발센터까지 설치 서울YMCA는 12일 이같은 휴대전화 버그 피해를 막기 위한 소비자고발센터를 열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공개리콜 운동 등 소비자 집단민원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는 “고가의 신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제품의 문제점을 제조업체에 제보해 줘야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모델의 교체주기가 짧은 휴대전화 단말기의 특성을 노린 업체들의 무책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아 소비를 자극하면서도 제품 테스트와 리콜에는 소극적”이라면서 “휴대전화 제품결함과 부실한 사후대처가 계속된다면 세계시장에서의 제품 신뢰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日 니가타 지진대책 허점 많았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지진재해 대책이 니가타 주에쓰 지진을 통해 허점투성이임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과신했다가 불통사태가 속출했다. 3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일본 니가타현 주에쓰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의 최대 진도는 1995년 한신대지진 때와 같은 7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기상청은 진앙에서 가까운 가와구치마치 사무소에 설치한 진도계의 기록이 지진 발생에 따른 ‘정전과 통신두절’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30일 복구해 확인한 결과 진도 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신 두절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당초에는 진도 ‘6강’이었다고 발표했다. 지진 직후 2000여명의 주민이 암흑천지에 고립됐던 야마고시무라는 휴대전화를 믿고 내부방송, 긴급무선연락망을 가설치 않았다가 호되게 당했다. 지진으로 인공위성으로 연결돼 있던 방재용 행정무선망이 무력화된 뒤 믿었던 휴대전화를 이용하려 했지만 안테나탑이 허망하게 무너져 무용지물이었다. 전기가 불통되자 먹통이 된 가정용 전화기도 문제였다. 따라서 전기가 없어도 통화가 가능한 구형 전화기가 인기다. 휴대전화는 터널 안에서도 무력했다. 지진 당시 승객 401명을 태우고 터널 안에 멈췄던 다른 신칸센열차도 승객 대부분이 외부와 전화 연락을 못한 채 하룻밤을 차 안에 갇혀 지샜다. 이날 현재도 피난민이 7만여명에 이르지만 식량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주에쓰 신칸센은 복구에 장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 절망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이 빠져나가면서 폐교가 많이 생기자 대피시설이 부족한 것도 큰 숙제로 지적됐다. 지진 뒤 차 안에서 생활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달아 니가타현이 차량생활가족 17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자 대상자의 30% 정도가 “피난소가 만원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고 대답, 피난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한편 지진으로 돌과 흙더미에 묻힌 승용차에 갇혔다가 9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두 살배기 미나가와 유타군이 수시로 엄마를 찾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타군은 안정을 찾은 뒤 “엄마 언제 와. 엄마 병원에서 죽어 버렸어?”라고 묻거나 자주 큰소리로 울고 있다. 또 “왜 이렇게 어두워.”라고도 해 심리 치료를 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서울시 교통체계의 교훈/임태순 수도권 부장

    살다 보면 목소리 큰 사람이 유리한 때가 많다.소리 높여 주장을 펴는 사람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반면 말 안 하고 조용한 사람은 손해볼 때가 적지않다.이들의 말에 귀를 적게 기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책만큼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 정책도 없을 것 같다. 지난 7월1일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 등을 통해 버스수송 분담률을 높이겠다는 개편책이 실시되자마자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첫날부터 강남대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밤 늦도록 정체되고,바뀐 노선을 잘 몰라 버스 이용객들이 허둥대고,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할 수 있는 티머니가 먹통이 되었다.이런 혼란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커져 갔다. 신문,방송 등 언론들은 발이 불편해진 시민들의 격앙된 목소리를 담기에 바빴고,네티즌들도 특유의 비틀기로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에 뭇매를 가했다. 일각에서는 대권을 꿈꾸고 있는 이명박 시장도 ‘이젠 이걸로 갔다.더이상 재기하기 힘들다.’는 성급한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정상적으로 가동된 수색로나 미아로를 통해 출근한 시민들은 출근시간이 10분 정도 당겨졌다며 반겼다.사실 아침 출근시간에 10분가량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것인가.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목소리 큰 사람들의 의견만 반영되는 침묵의 나선(螺線)효과에 의해 묻혀버렸다. 교통체계개편책이 여러가지 보완이 필요하지만 실시 100일을 맞아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연착륙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티머니가 제대로 작동되고 중앙버스전용차로도 위력을 발휘해 전체적으로 교통흐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버스운전자들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운행하게 됐다며 반긴다. 시행초기 개편안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노무현 대통령도 “일시적으로 여론이 어렵더라도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꾸준히 밀고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칭찬하고 나섰다.외국의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청계천 복원,교통체계개편책 등은 전임 고건 시장이었으면 추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위원회를 만들어 여론을 수렴하고,민원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짚고,실무자의 의견을 듣는 신중한 스타일로는 결단력이 요구되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경남도는 도 공무원을 상대로 도가 망하는 법을 공모했다.이에 따르면 도지사는 표를 의식하고,국·과장은 공무원 노조의 눈치를 살피며,사무관이하는 다면평가에만 대비하면 빨리 망한다고 했다.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포퓰리즘,여론 추수(追隨)주의를 꼬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풍조를 들지 않더라도 정책을 집행하는 당국자로서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는 데 따른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특히 이익집단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있거나,민원이 많고 반대가 많은 사안은 더욱 그렇다.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민선단체장들로선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중교통체계 개편처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뤄두면 나중에 큰 화가 된다.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여론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여론을 너무 의식해서도 안 될 것이다.대중은 변덕이 심하고 쉽게 잊는다.그리고 무책임하기 때문이다.정책 입안자는 침묵하는 사람들의 의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임태순 수도권 부장 stslim@seoul.co.kr
  • [논술비타민] ‘새로운 것은 낯선 것인가?’

    아래쪽 지문 (가)를 읽은 뒤 의미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문 (나)에 제시된 사례의 문제점을 살펴 그 원인을 설명하시오.이어서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와 유사한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서술하시오.(한양대 2003년 대입 논술고사) 가 인간 세계에서는 한정되고 편협한 자신의 가치관만으로 좋고 나쁨을 구별하기 일쑤이다.그 편협한 가치관을 식물에 대해 강요한 것이 바로 작물이다.사람들은 보다 수확량이 많고 맛있어야 한다는 등의 기준 아래 월등한 것만을 선별하여 그 형질이 가능한 한 균일하게 되도록 인위적인 선택을 계속해 왔다.그 결과,인위적으로 선발된 이 작물은 생산 관리의 효율성과 높은 산출량을 자랑하게 되었지만,그럼에도 제한된 기준에 의해 선발된 이 개성 약한 붕어빵 집단은 예상치 못한 환경 변화에 극단적으로 약하다.예를 들어 어떤 병에 약한 약점이 있으면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전멸하는 일이 벌어진다. 1840년 아일랜드에서는 갑자기 감자에 돌림병이 퍼져 기록적인 기근이 발생했다.2백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고,국외로 탈출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이 때 신대륙 아메리카로 이주하는 사람도 급증했는데,나중에 이들이 미국이 번영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감자 하나가 역사를 바꾼 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이 기근의 원인은 자명하다.아일랜드에서는 한 가지 품종의 감자만을 전국적으로 재배하고 있었다.그 때문에 한 가지 병에 대해 모든 감자가 한꺼번에 해를 입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다양성이 존재하는 잡초의 집단에서는 앞서 본 감자의 경우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잡초는 같은 종자라 해도 크기,무게,형질이 획일적이지 않고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환경의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뿐만 아니라 잡초는 환경의 위험스러운 변화를 오히려 번식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이 경우 땅속으로 줄기를 뻗는 땅속줄기라는 기관이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사람들은 흔히 땅 위에 있는 것이 줄기이고,땅 속에 있는 것은 뿌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번성하면 몹시 성가신 잡초의 대표격인 향부자는,땅속으로 줄기를 뻗어가면서 계속 싹을 틔운다.정원 나무에 휘감기는 덩굴성 잡초나 땅으로 줄기를 이어가면서 퍼지는 잡초들은 제초 작업에 의해 줄기가 절단된다 해도 재생할 수 있다.밭을 갈면 갈기갈기 찢겨나가지만,그 절단된 하나 하나가 모두 재생된다.결국 제초작업이나 경작이 잡초를 번성하게 만드는 꼴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잡초들은 땅속줄기가 찢어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무섭게 돌아가는 트랙터의 하단 회전 부분에 땅속줄기를 얽히게 해서 이 밭에서 저 밭으로 교묘하게 분포를 넓혀 가는 것도 잡초의 탁월한 생존 전략 중 하나다.이렇게 밭에서 자라는 잡초는 경작이라는 엄청난 역경을 극복하고,게다가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 In the summer of 1996,between the crest of the Rockies and the Pacific in America,everything powered by electricity suddenly went silent.The afternoon temperature in Denver had soared to above 37℃,and hundreds of office workers were rushing from office towers to the cold breeze of their cars’ air conditioners.Long lines formed at gas stations for fuel and ice,traffic lights were blank,hospitals and air traffic controllers were operating on an emergency basis only,and people trapped in elevators were pushing the alarm button in vain.“On a hot day it takes no time to turn a modern office building into an incubator,” remarked an office worker.“There is no ventilation,and you can’t open any windows.” As the nation’s electricity dependency deepened over the year,utility companies learned to increase efficiency and decrease costs by sharing facilities and supporting one another.As a result,formerly islanded systems began to link up,giving rise to the biggest human-made structure on Earth,and containing enough wire to reach to the moon and back. With thousands of generators,millions of miles of lines,and over a billion loads,this huge unified system is now so interdependent and sensitive that a single disturbance can be detected thousands of miles away.But the blackout in 1996 has brought up the crucial weakness of this formidable system.Having an interconnected system really makes for more efficient use of our natural resources and keeps the cost down.It,however,means that when something goes critically wrong,it can break down the whole system.With over .5 billion in damages and lost productivity,the 1996 blackout highlighted an often ignored Achilles’ heel of interconnected systems. * soar: 치솟다 * ventilation:환기 1.사오정·저팔계, 과학기술의 발달에 감탄하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너무나 신기했다.국내에서 개발된 인간형 로봇의 시범을 보고 오는 길이다.“야 KHR-2(카이스트에서 개발한 한국의 인간형 로봇) 정말 신기하지 않냐? 일본에서 아시모라고 인간과 비슷한 로봇이 제작됐다는 소리는 들었는데,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로봇을 개발했을 줄이야.정말 신기해.” 사오정은 너무나 신기해 하면서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응.체조 동작을 할 때는 저절로 감탄사가 연발되더라.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팔계도 흥분한 어조로 말을 받았다.“나도 나중에 과학자가 될까 봐.힘든 일을 대신해 줄 로봇을 개발해서 편하게 좀 살아 봐야지.” “아이고 젯밥에만 관심을 둔다더니 꼭 그 격이구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사오정의 집 근처에 도착했다.“팔계야! 잠시 우리 집에 들러서 놀다가 삼장 선생님께 갈까?” 저팔계는 시계를 쳐다보더니 “그래.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놀다 가자.” 사오정과 저팔계는 사오정의 집을 향했다.“어? 무슨 문이 이래?꼭 전화기처럼 생겼네.” 저팔계는 사오정의 집 문을 보고 신기한 듯이 쳐다 봤다.사오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야 너는 홈오토메이션,홈네트워크 이런 소리도 못 들어 봤냐? 이거 지문을 인식해서 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는 도어록이야.” 사오정이 손을 갖다 대니 철컥하고 문이 열린다.방 안으로 들어간 사오정은 저팔계를 쳐다보면서 “덥지?”하더니 인터폰처럼 생긴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창문 커튼이 열리고 창문이 자동으로 열린다.“역시 과학의 힘은 대단하다니….” 사오정의 집에서 놀던 저팔계와 사오정은 현관문을 나섰다.문을 닫은 후 사오정이 지문 인식 장치에 손을 댔는데 기계가 반응을 하지 않았다.“어? 왜 이러지?” 사오정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자꾸 손가락을 들이밀었지만 기계는 계속 에러 사인을 내보낸다.화가 난 사오정은 문을 냅다 걷어차면서 말했다.“에이! 매번 말썽이라니까.잘 될 땐 편한데,가끔씩 이렇게 먹통이 되니….”하면서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1시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에야 고치는 사람이 도착했다.수리를 마치고 나니 거의 2시간이 흘러 있었다.사오정과 저팔계는 급히 삼장 선생의 집으로 달려 갔다. 2.삼장 선생,화를 내다 “아니! 이 녀석들아! 어찌된 일이냐?”삼장 선생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물었다.사오정과 저팔계는 상황을 얘기하고 용서를 구했다.“허허! 어떻게 그런 일이….편하자고 사용하는 기계가 오히려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구나.” “네? 사람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계들이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고요?” 사오정과 저팔계는 궁금한 표정으로 삼장 선생을 쳐다 보았다. “왜? 아닌 거 같으냐? 당장에 오늘 너희들이 겪은 일이 그런 일의 한 사례이지 않으냐? 가령 은행 업무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는 하지만 전산시스템이 멈추면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이냐?사람들이 먼 거리를 편하게 이동시켜주는 수단인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는 경우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 할 수 있겠지.심지어는 역급부로 교통사고 등의 피해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기도 하지.매연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우리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문명의 이기가 인간에게 꼭 좋은 의미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좀 다른 얘기지만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는 컴퓨터도 인간에게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다 주었는가 하는 질문에는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변하기 어려울 것이다.물론 컴퓨터를 통하여 인간은 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지기는 했으나,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은 여전히 바쁘다.전에 10시간 걸린 일을 컴퓨터는 1시간에 끝날 수 있게 해주는데,우리는 여전히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있지 않느냐? 이런 것 역시 과학기술의 발전이나 문명의 발달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보장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어떻든 늦게 왔지만 문제를 하나 풀기는 해야겠지. 오늘 너희들이 겪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문제이니 열심히 풀어보도록 하려무나.” 3.삼장 선생 문제를 풀다 잘들 썼다.이번 논제는 ‘지문 (가)를 읽어 의미를 추출하고,이를 바탕으로 지문 (나)에 제시된 사례의 문제점을 살펴 그 원인을 설명하시오.이어서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와 유사한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서술’하라는 것이었다. 우선 지문 (가)의 내용을 볼까? 제시문 (가)는 인간 세계에서는 한정되고 편협한 자신의 가치관만으로 좋고 나쁨을 구별하여 인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통일된 것만을 선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제시하고 있다.다양성이 무시된 획일성,통일성은 어떤 ‘예상치 못한 환경 변화’에 극단적으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한 사례로 한 가지 품종의 감자가 한꺼번에 해를 입었던 아일랜드의 사태를 들고 있다.이에 반해 다양성이 존재하는 잡초의 경우는 엄청난 역경을 극복하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제시문 (나)에 나타난 사례의 문제점을 살펴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제시문 (나)는 1996년에 일어난 미국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예시하고 그 원인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만든 방대한 시스템화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거대한 통합 시스템은 부분적인 오류로 인하여 전체 시스템이 파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정전 사태와 같은 문제점을 발생시킨 원인은 지나치게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와 유사한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서술해야 한다.가장 일반적인 사례는 바이러스에 의한 인터넷 대란이 될 것이다.하나의 서버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인터넷망을 타고 급속도로 퍼져 인터넷 전체가 마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인터넷 상의 보안 문제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가령 인터넷 뱅킹에서 고객들의 비밀번호가 유출되거나 은행의 서버가 해킹을 당하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실제로 비밀번호가 유출되어 고객 몰래 현금을 인출해 간 사례가 있기도 하다.우리가 편리성과 효율성만 앞세워 하나로 통합된 거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급급해 하는 사이에 곳곳에 위험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컴퓨터의 보안에 만전을 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다양한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현재 일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각종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미리 제거해 나가야 할 것이다.사이버 범죄 수사대의 활동 강화 등과 같은 법적,제도적 장치도 보완이 필요한 일일 것이다.다양한 대안과 대비책이 가능하므로 그러한 점을 차근차근 제시하면 무난한 답변 작성이 가능할 것이다. 4.삼장,과학기술의 발전 문제에 관해서 얘기하다 말이 나온 김에 과학 기술의 발전 문제에 관해서 좀더 얘기하도록 하자.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인간의 수명을 늘리는가 하면 노동 시간을 줄여 삶의 행복에 일정 부분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인간 사회를 삭막하게 만들거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무기가 등장하여 수많은 죽음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고,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파괴시킨 것은 물론 인간 소외 현상을 낳은 악영향도 없지 않았다.이런 점 때문에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지닌 순기능과 역기능에 관련된 문제들이 종종 출제되곤 한단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환경오염 및 파괴의 문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통해 잘 정리해 두기 바란다.알겠느냐? 5.사오정,깨달은 거 맞나? “예 잘 알겠습니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힘차게 대답했다.“저 당장 집에 가서 부모님께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인지 뭔지 없애자고 해야겠어요.현관문에 달린 지문인식 도어록도 없애고요.” 사오정이 갑자기 삼장 선생을 보고 말했다.“갑자기 그건 왜 없애느냐?” “자칫 잘못 작동되면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으니 큰 사고가 터질 수 있잖아요.미국의 경우처럼 우리 집의 모든 가전제품이 작동을 안 하거나 모두가 고장나면 어떡해요.저 얼른 가볼게요.” 사오정은 말을 마치고는 부지런히 달려 나간다.“원! 녀석 뚱딴지 같기는 쯧쯧쯧!” 삼장 선생은 할 말을 잃은 듯 사오정이 달려 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팔계야! 사오정 저러는 걸 보고 내가 잘 가르쳤다고 해야 하니, 아니면 잘못 가르쳤다고 해야 하니?” 삼장 선생의 질문에 저팔계는 낄낄 웃고 말았다. 다음 주제는 ‘다르게 살면 어때’입니다.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北 ‘양강도 폭발’ 해명] 장착 카메라 구름끼면 ‘먹통’

    ‘아리랑1호는 뭐하나.’ 북한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양강도 폭발원인’을 둘러싸고 추측이 난무하자,아리랑1호의 기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아리랑1호는 우리나라가 ‘자주정보’를 표방하며 1999년 쏘아올린 유일한 지상관측 실용위성.일부 네티즌들은 “땅 위의 웬만한 건물까지 식별해 낸다더니 왜 사고현장의 사진 한장 확보 못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원인은 광학카메라의 ‘천적’인 구름 때문.아리랑1호처럼 실용위성은 대부분 광학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는데 구름이 끼면 사실상 ‘눈뜬 장님’이 되고 만다.레이더를 장착한 군사위성은 비구름에 관계없이 촬영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군사위성이 없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공연)은 13일 “아리랑1호가 지난 11일부터 양강도 김형직군 일대의 폭발사고 현장을 촬영했지만 구름이 많이 끼어 선명한 영상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리랑1호는 지상 680㎞ 고도에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돈다.그런데 지구 자체가 계속 회전하는 탓에,한반도는 하루에 딱 한번밖에 촬영하지 못한다.항공연 백홍열 위성운영센터장은 “내일(14일)쯤엔 각도를 다소 틀어서라도 어떻게든 반경 3㎞ 정도로 찍어볼 방침”이라면서 “이 정도 반경이면 정면 각도가 아니어도 폭발원인을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정부가 아리랑1호에 사고현장 일대를 촬영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폭발 다음날인 지난 10일 오후.항공연측은 “이 때는 이미 아리랑1호가 한반도를 통과한 뒤라 첫 임무수행(촬영)은 11일 오전 11시께 이뤄졌다.”고 밝혔다.항공연은 군사위성을 갖고 있는 미국·소련 등은 사고현장 촬영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 관계자는 “촬영에 성공했어도 자세한 정보를 우리 정부에 넘겨주는 데는 인색할 것”이라며 “자주정보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계기”라고 지적했다. 아리랑1호의 해상도는 6.6m.가로 세로 6.6m 크기의 물체를 점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촬영가능한 폭은 17㎞이다.1999년 12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5년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현재 한반도 상공을 도는 인공위성은 세계 각국에서 쏘아올린 첩보위성을 포함해 10여개에 이른다.이 가운데 한반도 정밀촬영이 가능하고,사진까지 제공하는 상업용 실용위성은 미국의 아이코너스·옵뷰·퀵버드,유럽연합(EU)의 스팟5호,우리나라의 아리랑1호 등 5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급출발 ‘서울 교통혁명’ 궤도 진입중

    급출발 ‘서울 교통혁명’ 궤도 진입중

    수십년째 운행되던 버스노선을 모두 지우고 새 판을 펼쳐 놓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새 교통체계는 버스가 승용차는 물론 지하철 승객까지 모두 흡수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크게 저버렸다.시행 첫날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교통카드단말기,배차간격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이 속출했다.교통카드에 요금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당황했으며 바뀐 노선으로 갈팡질팡하는 시민들도 다수였다.하지만 시행 30여일째로 접어들자 시민들은 새 노선에 익숙해졌고 강남대로의 ‘버스열차’도 사라지는 등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는 추세다.‘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서울시의 조급증이 ‘일단 적응하고 보자.’는 시민들의 조급증 덕에 많은 결점이 보완됐다.시도 불합리한 노선이나 배차간격을 조정하는 등 ‘교통혁명’의 안착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대중교통체계 개편 한달을 맞아 바뀐 교통체계의 장점은 무엇이며 새 교통체계의 남은 문제점과 보완책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불만족 줄어들지만 “아직도 불편” 50% 지난 7월1일부터 바뀐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환승혜택과 버스중앙차로 등 바뀐 버스노선의 수혜를 누린다는 사람들과 오히려 불편만 가중됐다는 여론으로 양분됐다.버스 혼잡은 거의 줄어들고 시민들은 점차 새 버스체계에 적응하고 있지만 ‘버스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세부 노선이나 배차간격 등 조정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이는 개편 한 달째를 맞아 서울신문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 11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성공 vs 실패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55명이 ‘잘못했다.’는 답변을 내렸다.이에 반해 ‘잘했다.’와 ‘모르겠다.’는 답변은 각각 30명과 24명,무응답자는 1명이었다.판단 유보를 밝힌 시민들이 24명이나 나온 것은 새 교통체계에 대한 평가를 선뜻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다.향후 교통체계의 정착여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개편 초기 절대 다수의 시민들이 불만족을 나타낸 것에 비하면 그 수치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회사원 정훈(34)씨는 “현 상태에서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편은 판정패”라면서 “하지만 개편 취지를 제대로 살린다면 시민들의 반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출근시간’에 대한 반응은 ‘빨라졌다.’가 14명,‘느려졌다.’는 30명,‘별차이 없다.’는 61명으로 대다수였다.개편 이전과 같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60%에 이르는 것은 새교통체계로 이동시간은 빨라졌지만 환승하는 시간이 추가돼 전체적으로 시간단축에는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또 노선과 새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민들의 느낌이 다소 가라앉았음을 보여준다. ‘교통체계 개편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편해졌습니까.’라는 질문에서는 ‘불편해졌다.’는 답변이 55명이나 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였다.‘편해졌다.’와 ‘전과 같다.’는 각각 20명과 19명,‘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4명이나 됐다.버스노선이 중복없이 개편된 것이나 지선,간선버스의 역할분담 등에 대해서는 시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렸다.하지만 배차간격과 정류장의 위치,불안정한 단말기 등이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교통체계 개편 이후 교통비 부담은 늘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늘었다.’고 답변한 사람이 72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줄었다.’는 답변은 11명,‘전과 같다.’는 답변은 22명이었다.이는 교통체계 개편과 맞물려 요금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늘었다.’는 답변은 자연스럽다.소수 응답으로 ‘줄었다.’는 답변이 11명 나온 것은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환승 혜택으로 일부에서는 오히려 버스값이 줄었다는 방증이다. ●“일부 문제점은 점차 보완할 것” ‘바뀐 교통체계에 며칠 만에 적응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1일을 표시한 응답자가 15명,2∼3일과 4∼5일도 각각 15명이었다.1주일은 23명, 1주일 이상도 40명이나 됐다.외견상 교통체계가 거의 정착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민들은 아직까지 세부적인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원 오혜원(28·여)씨는 “출퇴근에 이용하는 노선은 한 두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 적응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개편 이전에 간헐적으로 이용하던 노선은 개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 꼭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교통수단을 바꿨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는 답변이 8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그렇다.’고 답한 23명 가운데 10명이 ‘버스에서 지하철’,6명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승용차로’,4명은 ‘승용차에서 지하철로’ 교통수단을 바꿨다.지하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것은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더 미덥다는 의미다.버스가 배차간격 유지와 버스전용차로제 확대 등으로 당초 시에서 계획했던 ‘버스혁명’의 효과가 이젠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버스차로제는 1차적으로 미비점에 대해 보완을 마쳤으며 점차 범위를 확대해 갈 것”이라면서 “자치구에서 민원사항을 받고 있으며 불합리한 노선 등은 계속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승용차 도심운행은 감소 통행속도는 큰 변화없어 역대 서울시장들이 “답이 없다.”며 두 손을 들었던 시내 대중교통체계에 대해 서울시가 대수술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일단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5일 서울신문 취재진이 버스와 지하철 승객 1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출근시간이 ‘빨라졌다.’고 응답한 시민은 12.7%,‘느려졌다.’는 27.3%,‘별차이 없다.’는 55.4%로 나타났다.대중교통이 편해졌느냐는 물음에는 ‘불편해졌다.’고 답한 시민이 꼭 50%를 차지했다.‘편해졌다.’와 ‘전과 같다.’는 각각 18.2%와 17.3%였으며,‘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2.7%나 나왔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 취지는 승용차 이용자들을 버스와 지하철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설문에 따르면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수치상 큰 변화를 몰고 오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체계개편 이후 시내 도로가 막힐 것으로 우려해 수도권 시민들이 도심으로 차량을 덜 몰고 나온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월말 들어서는 본격 휴가시즌이기 때문에 통행량은 전체적으로 줄었을 것으로 봤다.이에 따라 월말 이전까지는 약간이나마 줄어든 승용차만큼 버스와 지하철로 흡수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시내 통행속도에도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당초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새로 시행되는 강남대로,수색·성산로,도봉·미아로의 버스 속도가 시속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3개 중앙차로를 달린 버스 속도는 출퇴근 시간대의 경우 6월보다는 나아지기는 했지만 6월엔 전용차로 공사로 도로 여건이 나빴음을 감안할 때 큰 의미가 없다. 더구나 지선버스와 승용차가 다니는 일반차로의 일부 구간은 6월에 비해 체증이 더 심해졌다.오후 6∼8시 퇴근시간대 일반차로 시속은 도봉·미아로의 태광산업∼방학네거리 구간은 28㎞에서 16.4㎞로 내려갔다.수색·성산로의 사천교 삼거리∼연세대 구간은 26.7㎞에서 15.8㎞로,강남대로의 양재역 네거리∼영동교 남단 구간은 17.4㎞에서 16.1㎞로 떨어졌다. 방학과 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이후에는 소통 속도가 훨씬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서 문제점이 나온다. 서울시는 정확한 대중교통 이용자 통계가 나오는 대로 정밀분석을 통해 추가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대중교통 이용자 수는 체계개편 이전처럼 각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각 운수업체별로 통계를 잡는 게 아니라 교통카드 이용자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스마트카드 조명완 기획과장은 “요금정산 위주로 시스템이 짜여져 승객수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생각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교통수단별 승객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이번 주말 쯤에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또 하나 체계개편이 가져온 좋은 변화는 중앙전용차로 버스의 정시성이 확보됐다는 점이다.버스가 언제 정류장에 도착할지,버스를 타고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가능해져 서울시가 “이젠 버스를 타도 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승강장마다 내걸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중앙버스차로제 장단점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이었던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점차 제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 발생했던 강남대로의 엄청난 혼란은 경기도 버스의 정차지점 변경 등 긴급처방으로 수습된 후 전 구간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모래내 고가(사천고가) 등 일부구간에서 출퇴근 시간대 등에 병목현상이 빚어지는 등 부분적인 운행상의 문제점은 남아 있지만 본질적인 도입 목적에는 근접하고 있다. ●일부구간 출퇴근 시간 병목현상 여전 무엇보다 배차시간,도착시간 등이 일정해지는 ‘정시성(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을 예상할 수 있는 규칙성)’이 회복되고 있어 지하철을 대신하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우이동∼중앙대를 오가는 151번 버스(동아운수)를 운행하는 고세덕(50)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으로 끼어들기나 난폭운전을 하지 않아도 운행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운전기사들의 안전운전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승객들의 불평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승객 입장에서는 전용차로 도입으로 버스운행이 거의 일직선화돼 승차감이 크게 개선됐다. 노원구 하계동에서 시청까지 272번 버스를 이용하는 회사원 이상대(44)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면서 버스출근이 가능해진 데다 승차감도 좋아져 예전처럼 차내에서 크게 흔들리거나 시달리는 불편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녹색교통운동’ 관계자는 “최근 펼친 시민현장조사에서 버스중앙전용차로제가 효과를 얻고 있다.”며 “현재 계획된 총 13개의 중앙전용차로가 조속히 개설되면 기대한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우선적으로 평균시속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중앙버스전용차로의 평균 시속은 20∼25㎞로 당초 목표 30㎞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이는 버스를 지하철과 대등한 대중교통수단으로 바꾸려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목적을 훼손하는 것이다. ●버스 승강장 설치 지하철역과 가깝게 이를 위해 많은 승객들은 “간선버스도 광역버스처럼 정차지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편법 이용하는 관광버스·학원버스·오토바이 등의 철저한 단속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버스차로의 승강장이 지하철역과 너무 멀어 환승이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찾아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심교통개선반 정만근 팀장은 “현재 전문가·시민 등으로부터 다각도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철저한 분석과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환승요금 할인제 승객의 득실 많은 시민들의 불만을 촉발케 한 요금체계에도 시민들이 점차 적응,‘환승요금 할인’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요금체계 개선은 “지나친 요금인상이다.”라는 불만과 ‘먹통 카드인식기’ 등으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실패한 정책으로 비쳐지게 한 장본인이었다.이는 시행 초기 발생한 하루 7000∼8000여건의 민원 분석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이 당시 서울시의 대중교통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90%가 요금인상과 요금정산오류 등 요금체계 개선에 대한 불만이었다.노선이나 배차간격 등에 대한 민원은 전체 민원의 10%에 불과했다.1개월이 지난 요즘은 지하철·버스 등으로 환승이 많은 이용객들은 현행 요금체계에 적응,오히려 개편 이전보다 만족해하고 있다.환승요금 혜택으로 오히려 교통요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활용 잘하면 하루 500원 절약 가능 노원구 중계동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 1호선 성북역에서 시청까지 출퇴근하던 최승호(45)씨의 경우 요금체계 개편 이후 하루 500원을 절약하고 있다.종전의 경우 마을버스요금 450원과 지하철요금 700원 등 모두 1150원을 지불해야 했으나 요금체계 개선 이후 마을버스요금 500원,지하철 환승요금 300원,10㎞ 초과요금 100원 등 모두 900원만 내면 된다. 환승요금 혜택을 받기 위한 카드사용도 크게 늘어 1개월간 새로 발매된 티머니 카드는 90만장(판매 54만장)에 달하고 있다.㈜한국스마트카드 진성희 팀장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환승할인 혜택을 받으려는 교통카드 이용객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도 요금정산오류 등 요금체계 개선에 대한 민원이 하루 1300여건에 달하는 등 불만은 남아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지난 2일 정례간부회의를 통해 “장거리요금 등 요금과 관련된 민원이 많은 만큼 마일리지 제도 등의 확대를 통해 종전보다 더 저렴한 요금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단말기등 시스템 오류 적극 개선 하지만 시행 초기와 달리 최근의 민원은 일정하지 않은 요금에 대한 오해성 민원이 많다.예를 들어 ‘요금이 과다청구 됐다.’는 민원의 상당수는 동일구간에 대한 요금이 갈 때와 올 때 차이가 있는 경우다.이는 승·하차 정류장이 서로 다를 경우에 발생하는 거리 차이와 환승을 확인하는 지점의 차이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교통카드 단말기 시스템상에 정류장 위치정보가 잘못 입력된 경우도 있어 단계적으로 수정해 나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교통카드사측이 서울시내 4600여개 정류장에 대한 실측을 제대로 안했기 때문에 일부 정류장이 실제 위치와 달라 발생하는 오류”라며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업체측에 즉각 통보해 고쳐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선 재조정등 체계 보완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까지 42번 좌석버스를 타고 구반포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했던 진성현(27·여·서초구 반포1동)씨는 이번 노선개편이 불만이다.새로 바뀐 406번(파란버스)이 반포동 지역을 지나지 않고 바로 반포대교를 건너가 버리기 때문이다.진씨는 “마을버스를 이용해 갈아타려고 해도 2∼3분은 걸어야 환승할 수 있다.”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데 환승 때문에 출근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선개편에 대한 노약자들의 원성도 높다.중랑구 신내동 신내교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권덕자(65·여·동대문구 전농동)씨는 “개편 전에는 면목동까지 가는 데 17번 버스 한번만 타면 됐지만 지금을 갈아타야 한다.”며 환승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같은 불만에 대해 하혜종 녹색교통 연구조사팀장은 “다소 불편하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가려는 버스이용객의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서울시는 이번 노선개편으로 기존의 364개 노선을 419개 노선으로 조정,구불구불했던 버스 노선을 직선화해 정시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버스이용객의 심리를 정확히 살피지 못한 셈이다.시민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지난달 말 23개 노선을 일부 재조정했다. 하지만 노선개편에 대한 교통전문가들이나 관련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이성우(도시 및 지역계획) 교수는 “노선개편은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데 있어 필수사항”이라고 말했다.전국민주버스노동조합 최경순 사무차장 역시 “이전엔 한번 왕복하는 데만 4∼5시간이 걸리던 노선이 있었다.”며 “노선 직선화는 우리도 줄곧 도입을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노선개편에 대한 불만은 버스 승객의 불편을 감소시키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하 팀장은 “일부 지·간선버스의 노선을 재조정해 접근성을 높이고 배차시간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시민들도 버스 갈아타는 것을 지하철 갈아타는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최 사무차장은 “환승에 따른 불편을 감소시키려면 버스 통합환승 정류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 정진우 노선계획팀장은 “지속적으로 불편사항을 파악해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교통문제 해결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공공적 기능강화·서비스 개선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인 ‘버스준공영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특히 이 제도에 대한 체감도가 높은 버스회사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곧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버스준공영제란 시와 버스 회사가 수익을 공동관리 하되,운행 실적에 따라 업체별로 배분하는 제도다.이때 시는 버스회사에 대해 적정 이윤(고정비의 7.2%)을 보장해 준다.또한 각 회사의 버스운행실적 등을 평가해 고정비의 1.3%를 성과이윤(인센티브)으로 지급한다.물론 인센티브는 모든 버스업체가 다 받는 것은 아니다.운행성과와 운행실적 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지급한다.예를 들면 도시형 대형버스(경유)의 경우 하루 운행거리인 289㎞를 일정 기간 운행해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 시행으로 버스회사들은 일단 만성적인 적자에서 헤어날 수 있게 됐고 운전기사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손님을 태울 필요가 없게 됐다. 선진운수의 전회현(55·노조부지부장)씨는 “버스준공영제 시행으로 운전기사들에게 여유가 많이 생겼다.”면서 “기사들의 여유는 곧바로 대 시민 서비스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차량편성이나 배차조정,노선 등에 대한 전권을 시가 갖게 됐다는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과거 버스회사들은 이윤이 나는 노선으로만 집중되는 폐해를 보였고 노선을 조정할 때마다 각종 잡음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이제 시가 노선권을 쥐게 된 만큼 시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빨리 수렴해 노선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서민의 발’인 버스의 공공적 기능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시 대중교통과 최진경씨는 “버스는 공공성격이 강한 교통수단이면서도 그동안 이율배반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준공영제가 버스 사업주들과 노조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시 대중교통과 조규원 과장은 “버스관리시스템(BMS) 등 컴퓨터 체계가 안착되면 버스운영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게 돼 방만한 경영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10대중 4대 낮잠 택시업계 죽을 맛 택시업계가 휘청이고 있다.IMF 이후 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업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맞물려 주름이 더 늘어났다.운행률이 갈수록 떨어져 차고지에 쉬는차가 늘고 있으며 사납금도 채우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는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지만 뾰족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서울시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만 커져가는 형국이다. ●IMF이어 또다시 직격탄 맞아 꽤 규모가 큰 동신교통(영등포구 양평동) 김영규(45) 관리과장은 “버스중앙차로제 실시로 택시가 전보다 느려졌는데 누가 타겠느냐.”며 원색적으로 시 당국을 비판했다.그는 “택시업계에서 불문율로 통하는 3S 중 속도(Speed)가 택시의 생명”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불황극복은 꿈같은 얘기”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택시업체 관계자는 “중앙버스차로제 실시 이후 하루평균 개인당 7000∼1만원 정도 입금이 안 되고 있다.”며 “거리로 환산하면 15∼20㎞정도 운행거리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라고 실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나름대로 처방을 내놓고 있다.우선 중앙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진입 허용 요구다.하지만 서울시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며 발을 빼고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수 있도록 택시 대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1000만 이상이 사는 뉴욕에 4만대,도쿄에 4만 5000대,멕시코시티에 5만대인데 비해 서울에는 개인택시를 포함 7만여대나 된다.”며 공급초과가 불황의 한 원인임을 지적했다.도쿄의 경우 이미 20여년 전에 8만대에 이르던 택시를 시장상황에 맞게 4만 5000대로 줄였다. 대한상운 관계자는 “골치 아파 죽겠다.”며 “코멘트하기도 싫다.”고 했다. ●버스중앙차로에 택시진입 허용 촉구 서울시도 이같은 택시업계의 ‘이중고’를 모르는 게 아니다.하지만 속시원하게 제시할 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시 교통국 신종우 택시담당은 “중앙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진입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지켜보자.”고 말했다.택시야말로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인데 지금으로서는 달리 어떤 방법이 있겠냐고 반문한다. 2만 3100여대에 이르는 법인택시의 운행률도 현재 60∼70%라고 설명했다.10대 가운데 3∼4대는 차고지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으로 불황의 깊이를 웅변해 주고 있다.신 담당은 “운행률 저하는 IMF 이후 계속되는 추세로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택시업계의 현실적인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빠르면 하반기,늦어도 내년 초에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택시에 티머니를 무료로 달아 줄 계획이다.“현찰보다 카드로 계산할 경우 손님이 좀 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그러나 수수료 문제 등과 관련해 업계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택시운송사업조합측이 원하는 대로 2종면허자가 택시기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하지만 그렇지않아도 어려운데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실시로 시름이 더해가는 택시업계를 달래주기에는 약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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