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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터민 학생들에게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 먹인 교사들 적발

    새터민 학생들에게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 먹인 교사들 적발

    새터민(북한이탈주민) 교사가 새터민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과 후 대안학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먹이는 등 아동학대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로구의 한 새터민 대안학교 교장 A(45·여)씨 등 교사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4월 학생 41명에게 유통기한이 1∼3개월 지난 김, 어묵 등 음식물을 먹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교사 B(47)씨는 지난해 11월 학생 1명을 과도하게 체벌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탈북 교사들이 탈북 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는 목적으로 한 달에 10만원을 받는 ‘기숙형 방과 후 대한학교’였다. 학생들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뒤 이 학교에서 보충 수업을 받았다. 이후에는 인근 아파트에서 기숙 생활을 했다. 경찰은 지난달 일부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학대를 당했다”는 신고를 해 수사에 착수했다. 학부모들은 이 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커서 거지나 돼라”, “머리에 든 게 뭐냐”고 말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했으며 상한 음식을 먹여 식중독에 걸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러한 혐의를 규명하려고 관할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해당 학급 아동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했지만 학부모의 주장과 같은 정서 학대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교사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인 혐의는 드러났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 식중독과의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서울남부교육청,구로구청 등과 합동으로 재발방지책을 논의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결혼식 도중 어린 딸에게 모유수유한 신부 화제

    결혼식 도중 어린 딸에게 모유수유한 신부 화제

    결혼식 도중 신부가 9개월 된 딸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SNS상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결혼식 도중 모유 수유를 한 신부 크리스티나 토리노-벤튼(30)의 사연을 공개했다.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에 거주하고 있는 신부 토리노-벤튼은 남편 다니 벤튼과 지난 18일 퀘벡주(州) 러신에 있는 한 교회에서 그동안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결혼식 도중 이제 생후 9개월 된 막내 딸 젬마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만 것이었다. 신부의 설명으로는 이날 결혼식이 거행된 교회 안의 온도는 무려 40도에 달했다. 이 때문에 딸아이가 너무 더워했고 낮잠도 못 자 결혼식 내내 신경질을 냈다는 것이다. 또한 젬마는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절대로 멈추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신부는 결혼식 내내 집중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부가 모유 수유가 아닌 분유나 미리 준비한 모유를 젖병으로 먹이지 않은 이유는 육아에 있어 ‘안정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안정 애착은 애착이 잘 형성돼 엄마가 옆에 있으면 안정감을 느끼지만 엄마가 옆에 없을 때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지만, 이런 안정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사회성이 뛰어나고 친구 관계를 잘 맺어 또래에게도 인기가 많으며, 좌절을 잘 이겨내 성장 과정 동안 문제가 되는 행동을 덜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회상한 신부는 “난 오직 딸아이를 안고 돌보는 것만 생각했다”면서 “왜냐하면 그건 내가 아는 유일한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를 품에 안고 나니 나 역시 진정하고 결혼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내가 한 행동을 민폐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하객들은 이를 멋지게 생각했다”면서 “딸아이는 항상 주변에 기쁨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후 신부는 이날 자신의 경험과 함께 사진작가 라나 리몬스가 찍은 사진 한 장을 페이스북에 모유 수유를 장려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브레스트피딩 마마 토크’(Breastfeeding Mama Talk)에 공개했고 게시물은 6200번이 넘는 ‘좋아요’(추천)를 받았다. 사진=라나 리몬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동족 먹어치우는 황소 상어 포착

    동족 먹어치우는 황소 상어 포착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먹이가 된다는 ‘약육강식’의 냉엄한 법칙은 때론 같은 종(種)에게도 예외가 없어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신문 티시팜(TCPalm)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세인트루시에 원자력발전소 인근 바다에서 카약 낚시를 즐기고 있던 낚시꾼들은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상어를 먹어 해치우는 상어의 모습을 우연히 포착했다. 낚시꾼들의 영상에는 몸길이 약 1.2미터의 검정 지느러미 상어를 뜯어먹는 황소 상어의 모습이 담겼다. 검정 지느러미 상어와 황소 상어는 둘 다 흉상어과에 속한다. 동족을 잡아먹는 소름끼치는 장면에 낚시꾼들은 탄성을 질러댄다. 한편 예측불가능한 행동과 포악한 성격을 가진 황소 상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상어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사진·영상=Palm Beach Pete/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살금살금 다가와 여성 덮치는 백호 ‘아찔’

    살금살금 다가와 여성 덮치는 백호 ‘아찔’

    러시아의 한 동물원. 한 여성이 호랑이 우리를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여성 뒤로 백호 한 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옵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성이 고개를 돌리자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기회를 엿보던 호랑이가 마치 먹이를 노리듯 여성에게 달려든 것입니다. 으르렁 소리와 함께 맹렬히 달려드는 호랑이의 모습에서는 살기마저 느껴집니다. 이에 여성은 유리벽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납니다. 비록 동물원 우리 안에 살지만 맹수의 본능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은 54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진=Атака тигра Tiger attack/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일어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반복된 사고가 29번이나 일어나며, 비록 사고는 피했지만 사고의 전조가 되는 조그만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이나 장애 발생 건수가 8000회를 넘었다.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만도 2013년 1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014년 4월 1호선 독산역, 2015년 8월 2호선 강남역에 이어 지난달 28일 구의역까지 최근 3년간 네 번이나 발생했다. 조만간 우리에게 더 큰 사건이 도래할 수 있음을 알리는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아닐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잘못된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가 그 기저에 도사리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기하고자 형식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부채를 감축하면 운영 경비를 절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공기업은 통상 외주화나 민간 위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회사나 용역·협력업체, 사내 하도급 업체 등이 남발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번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 사고의 배경에도 서울메트로의 갑질과 먹이사슬의 검은 공생 관계가 얽혀 있다. 서울메트로는 2011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하청업체인 ‘은성PSD’를 설립하고 정원의 72%인 90명을 퇴직 임직원들로 채우도록 했다.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이곳에 일감을 주면서 퇴직자들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게다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용역·협력업체 등의 선정이 이뤄졌다. 이 업체들은 경비를 절약하려고 ‘2인 1조’의 근무 규칙을 어긴 채 평소 두 사람이 하기에도 힘에 겨운 일을 근로자 혼자 하도록 했다.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인식이다. 기관장은 해당 업무에 전문성이 있으며 조직관리 능력 및 공직 마인드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함량 미달이거나 약점이 있는 자를 기관장에 임명하다 보니 노조가 반대하는 동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는 노조의 기관장 출근 저지로 이어지면서 양자 간 힘겨루기를 촉발했다. 이때 기관장과 노조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지게 되고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면계약도 싹이 튼다. 정통성을 상실한 기관장과 노조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만들고 인사권마저도 협상에 의해 나눠 갖는 공기업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는 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어렵고 힘든 업무는 외주화하면서 점차 먹이사슬 구조로 ‘진화’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하철 인명 사고는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음지에서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도록 했다.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 철저한 감시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자회사든, 민간위탁이든, 용역계약이든 초기에는 어느 정도 명분과 효과를 지니기에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대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출발 당시의 기대 효과가 지속적인지 아닌지를 상시로 모니터링해 운영 과정이나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또 기대한 효과가 미진할 때는 적기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로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더는 갑·을 간 야합한 이면계약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어두운 곳에서는 세균이 창궐하기 마련이다. 항상 빛이 쬐도록 모든 운영 규정이나 성과, 노사 간의 합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CEO의 철저한 책임 의식이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가 공기업의 요체다. 공기업 기관장이 되려면 구성원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십, 공직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 윤리성, 합리적인 조직관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공기업에 주무 부처 장관이나 단체장도 모르는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른 대형 사고의 발생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지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 [길섶에서] 청계천 헌책방/박홍기 논설위원

    청계천을 걷곤 한다. 가끔이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늘 쪽에 있다. 뙤약볕을 피해서다. 땀이 흐르지만 물소리도, 나뭇잎 살랑거림도 좋다.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고, 어디선가 날아온 백로는 먹이를 찾아 헤맨다. 청계천 헌책방을 둘러 보곤 한다. 길거리에 늘어선 책방은 달라진 게 없다. 대학을 다니던 시절과 같다. 선풍기 바람을 쐬는 주인 아저씨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다. 좁고 허름한 공간에 갖가지 책이 빼곡하다. 건들면 무너질 것 같은 책탑들이다. 천장까지 닿아 있다. 다만 한때 200곳이 넘었지만 20곳에 불과하다. 헌책방 거리가 짧아졌다. 한 꼬마가 엄마와 함께 들어섰다. 만화책 더미를 보더니 눈이 커진다. 욕심껏 만화책을 골라 놓았다. 엄마도 흔쾌히 사 줬다. 아저씨가 덤으로 한 권 더 고르라고 했다. 꼬마가 싱글벙글한다. 책 한 권이 거꾸로 꽂혀 있다. 누군가 찜해 둔 것 같다. 한 번쯤 읽고 싶었는데 잊었던 책이다. 빼어 들었다. 책 속에 색 바랜 손글씨가 있다. ‘그때 못 했던 말을 이 책으로 대신합니다.’ 헌책에는 누군가의 추억,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헌책만의 향기다. 책을 사들고 청계천에 나섰다. 발걸음이 가볍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헝그리 하트’, 사랑이 시험받는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지금, 이 영화] ‘헝그리 하트’, 사랑이 시험받는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사랑을 이론적으로 근사하게 해명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둘이 하나가 되는 사랑이 아니라, 둘로 남는 사랑을 주장한다. 바디우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 속의 타자라는 매개는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사랑의 만남입니다. 다시 말해 타자를 있는 그대로 당신과 함께 존재하게 하기 위해서 당신은 타자를 공략하러 간다는 것입니다.”(‘사랑 예찬’ 중에서) 사랑한다는 선언을 통해 만남의 당사자들은 사랑의 주체가 된다. 사랑은 ‘하나(나에게만 국한된 세계)의 관점’을 ‘둘(타자와 함께 보는 세계)의 관점’으로 바꾸어 차이의 진리를 만들어낸다. 사랑은 생존이나 이해관계를 초과하는 탈중심적 세계의 구축이다. 동일성에 사로잡힌 ‘나’의 세계를 강요하려는 자아는 사랑을 훼방 놓는다. 그러나 그의 똑떨어지는 사랑론에도 한계는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긴 이후의 변화는 바디우 철학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다. 둘의 진리를 생산하는 사랑에 제3의 인물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영화 ‘헝그리 하트’ 포스터 문구 “당신이 완전하다고 믿는 이 사랑, 영원할까?”의 답도 이미 나온 셈이다. 미나(알바 로르바케르)와 주드(애덤 드라이버)의 사랑은 아들이 태어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사랑은 두 사람만 있을 때는 유지되지만, 두 사람 가운데 아이가 위치하는 순간 사랑은 위태로워진다. 아이는 둘의 관점을 평화롭게 공존시킬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를테면 미나는 아들이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라고 생각한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외계에서 보내진 아이라고 믿는 만큼, 그녀는 자식을 특별하게 키우려고 한다. 그런 양육법 중 하나가 아이에게 고기를 먹이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몸을 정화해야 한다고 일정 기간 아이에게 밥을 안 먹이기도 한다. 세상에 나온 지 1년도 안 된 아기의 발육은 더딜 수밖에 없다. 주드는 아들의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문제라고 판단한다. 그는 아내 몰래 아이에게 햄을 먹인다. 그 사실을 안 미나는 독을 제거하는 오일―동물성 단백질 흡수를 막는 기름―을 아이에게 먹인다. 이런 상황에서 바디우의 사랑론이 들어설 여지는 없다. 둘의 차이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탓이다. 결코 타협될 수 없는 방식으로 미나와 주드는 아들을 사랑한다. 한데 이것을 정말 아들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상대에게 자신의 동일성을 강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이에게는 다른 입장을 취한다. 이들은 보살핌이라는 명목으로 ‘나’의 세계에 아들을 종속시키려 한다. 영화에서는 미나가 더 극단적인 것처럼 그려지지만, 그녀에게서 아들을 빼앗아 격리시킨 주드의 행동이 그렇다고 많이 나아보이진 않는다.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은 미나와 주드보다, 부모가 단 한 번도 자기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던 아들이 느낄 법한 심정이다. 사랑 아닌 사랑에 아이는 허기지다. 오는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고양이와 와인 한 잔…애완묘 전용 와인 출시

    고양이와 와인 한 잔…애완묘 전용 와인 출시

    집에서 혼자 와인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애완묘와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최근 해외 와인 제조업체는 고양이가 마실 수 있는 고양이 전용 와인을 출시했다. 일명 ‘모스캣토’(mosCATo)와 ‘피노 미아우’(pino Meow) 라는 이름의 이 와인은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고양이가 마셔도 해가 되지 않는 성분들로 이뤄졌다. 이를 제작한 미국 콜로라도의 아폴로 픽(Apollo Peak) 회사에 따르면 해당 와인에는 고양이가 매우 좋아하는 풀로서 사료를 잘 먹지 않을 때 먹이에 조금씩 뿌려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캣닙(Catnip·개박하) 성분과 물이 포함돼 있으며, 레드 와인에는 붉은 색을 내는 식물인 비트가 함유돼 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친구들과 와인 병 라벨에 장난으로 고양이를 그리다가 아이디어를 얻은 뒤 고양이 전용 와인 제작에 돌입, 지난해 말 처음으로 두 제품을 출시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모두 알코올은 전혀 함유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의 건강에는 해가 없으며, 현재 이 와인들은 입소문을 타고 덴버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가격은 화이트·레드 와인 관계없이 약 50㎖에 4.95달러(약 5700원), 대용량인 240㎖는 11.95달러(약 1만 4000원)다. 아폴로 픽의 브랜든 자발라 대표는 “와인 색을 내는 고양이 음료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 달하지만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재가 고양이 와인 출시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애완묘가 아닌 애완견을 위한 전용 식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알레르기를 막는 비밀무기, 식이섬유

    [건강을 부탁해] 알레르기를 막는 비밀무기, 식이섬유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자칫 식이섬유 결핍에 빠지곤 한다. 이는 살을 빼기 위해 건강을 잃는, 전형적 소탐대실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식재료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많다. 호주 모나쉬대학 연구팀은 최근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쥐에게 고섬유질 먹이를 주는 실험을 통해 식이섬유가 알레르기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연구저널 '셀 리포트'최신호에 발표했다. 결국은 장과 식이섬유, 그리고 알레르기와 관계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 중에는 특히 땅콩을 섭취하면 극심한 과민증을 보이는 '땅콩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실제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장 속의 좋은 균들은 섭취물 중 섬유질을 먹으며 살아가는데 과도한 다이어트와 패스트푸드 등 섭취는 좋은 균이 아닌, 대장균, 웰치균, 칸디다균 등 '나쁜 균'을 증식시키는 환경이 된다. 즉, 곡물을 비롯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먹으면 좋은 균의 활동을 왕성하게 만들며, 알레르기 물질이 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알레르기를 막아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아침에 한 그릇의 곡물과 말린 살구를 먹는 것만으로도 장속 이로운 박테리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이를 통해 음식알레르기를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사람이 알레르기 체질로 바뀌었을 때 면역체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줄 뿐 아니라 면역체계가 어떻게 알레르기를 완화시키거나 막아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Fotoria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징크스 깬 메시 웃어요, 아르헨

    징크스 깬 메시 웃어요, 아르헨

    1골 2도움… 美에 완승 주도 칠레·콜롬비아전 승자와 대결 세계축구를 호령하는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에게도 징크스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쩔쩔맨다는 것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에 힘을 보탰으나 정작 월드컵과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쳐 8강 탈락에 빌미를 제공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지만 정작 대표팀은 결승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는 개최국 칠레에 우승을 양보했다. 그가 큰 승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그런 메시가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개최국 미국과의 준결승 전반 32분 2-0으로 달아나는 득점과 2도움으로 4-0 완승을 주도하는 등 한껏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득점은 그림 같았다. 골문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차 미국 수문장 브래드 구잔의 손이 닿지 않는 골대 오른쪽 위 구석을 찔렀다. A매치 55호골을 작성한 메시는 2005년 은퇴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54골)를 넘어 역대 아르헨 대표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바티스투타가 78경기에서 54골을 뽑아낸 것과 메시가 112경기째에 55골을 신고한 것만 비교해 봐도 그가 대표팀에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정규리그 531경기 출전에 453골을 터뜨린 것을 들먹이며 애국심을 의심하곤 했다. 지난해 그는 현지 언론에 “소속팀에서는 모든 우승을 다 해봤다. 대표팀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털어놓았다. 텁수룩한 수염을 깎지 않고 이번 대회에 나타난 것도 압박이 작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메시는 대회 5골로 23일 오전 9시 콜롬비아와의 준결승에 나서는 득점 선두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칠레·6골)에 바짝 따라붙었다. 메시와 정반대로 대표팀에만 오면 펄펄 나는 바르가스와의 득점 경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그는 이날 득점 외에 전반 3분 에세키엘 라베시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41분에는 곤살로 이과인의 네 번째 득점을 도우며 자신에게 쏟아진 의심을 걷어냈다. 아르헨티나는 칠레-콜롬비아전 승자와 오는 27일 우승을 다투는데 지난해 결승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칠레에 1-4로 고개를 숙였다. 메시로선 칠레가 올라와 1년 만에 제대로 갚아 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랄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바보들아 본질은 무기야!/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바보들아 본질은 무기야!/박홍환 논설위원

    1976년 6월 26일 일본 도쿄 부도칸 체육관. 프로복싱의 일인자 무하마드 알리와 프로레슬링을 주름잡던 안토니오 이노키가 사각의 링에 들어서자 전 세계 시청자들의 숨이 멎었다. 3분씩 15라운드로 진행된 세기의 대결은 허무하게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유리턱’ 이노키는 알리의 강펀치를 맞지 않으려고 경기 내내 링 바닥에 누워 발 공격만 해 댔고, 알리는 정강이를 걷어차이지 않으려 엉덩이를 뒤로 죽 빼고 주먹만 휘둘렀다. 한 사람은 허공만, 한 사람은 바닥만 노린 ‘따로국밥’ 같은 지루한 싸움이었을 뿐이다. ‘세기의 사기극’이라는 혹평을 얻은 40년 전의 특급 이벤트가 갑자기 떠오른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혹세무민 행태와 어떤 연유에선지 닮았다는 느낌 때문이다. 전직 검사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가 검찰 후배인 차장 검사에게 20여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집요하게 의뢰인의 구명 로비를 벌였는데도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했다고 검찰은 자신 있게 얘기하고 있다. 대법원은 전관 비리 근절책으로 판사실에 걸려오는 변호사들의 전화를 녹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본질과는 거리가 먼 미봉책이고,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사건 처리에 불과하다. 지난 한 달 우리 사회는 어느 힘없고 가련한 젊은이의 죽음에 슬퍼했다. 백지장 같은 생사의 공간을 사이에 두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보수하다 사고를 당한 19살 김군 이야기다. 어느 언론은 그가 작업 수칙을 어기고 휴대전화 통화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성의 없이 책임을 김군에게 돌렸다. 서울시는 비슷한 사고 예방을 위해 ‘메피아’를 근절하고, 외주로 돌렸던 서울메트로의 험한 일을 직영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사안의 본질을 읽지 못한 해석이고, 피하기에 급급한 미봉책일 뿐이다. 어디 그뿐인가. 오늘도 어느 프랜차이즈 대리점 사장은 본사의 ‘갑질’에 일언반구도 못 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애꿎은 대차대조표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힘이 없으니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 설 때까진 “꽥” 하고 소리도 못내 볼 판이다. 연쇄적으로 그 화(禍)는 먹이사슬의 맨 아래에 있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에게 고스란히 쏟아질지도 모르겠다. 약육강식,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야만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기회균등이라든가,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명제는 현실에 발을 딛는 순간 물과 융화되지 못한 비누거품처럼 허공을 떠돌다 사라지고 만다는 사실을 똑똑히 목도하게 된다. 헌법상의 원칙과 현실의 괴리, 그게 우리의 본질적 문제다. “루저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가?”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나 나옴 직한 대사가 횡행하기도 한다. 슬픈 현실이다. 형사소송법상의 대원칙 중에 ‘무기(武器) 평등의 원칙’이 있다. 법률적 소양과 지식, 공권력 등으로 무장한 검사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체급과 주특기가 다른 이노키 대 알리의 우스꽝스러운 이벤트처럼 불신을 자초하지 말고, 격을 맞춰 신뢰를 담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사자 대등주의’라고도 한다. 최근 사석에서 한 중견 법조인이 전관예우·법조비리 해결책으로 꺼내 든 방안 중 하나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 법정 드라마에서 흔하게 본 이 ‘무기 평등의 원칙’만 제대로 이행해도 전관예우라든가, 법조 비리는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나 재판 단계에서 검·판사가 변호사만 일대일로 만나지 말고, 공익적 감시인을 동석시킨다면 되는 것 아니냐는 논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이미 만나서 뭘 요청하는 단계는 지났다. 최유정 변호사는 수시로 전화 변론했고, 홍만표 변호사도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에게 20차례나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것 아닌가. 그 엄청난 ‘화력’에 무릎 꿇지 않을 판·검사가 도대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사지로 내몰린 김군이나, 프랜차이즈 박 사장은 또 어떤가. 대등한 무기를 갖추지 못한 그들이 무슨 항변이나 할 수 있겠는가. ‘무기 평등의 원칙’, 선언적 명제가 아닌 현실화된 규칙이 필요하다. 문제의 본질은 무기에 있기 때문이다. stinger@seoul.co.kr
  •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시인은 시에게 사로잡힌 포로이며 벌받은 사람이다.’ 나태주 시인(71)이 내린 시인의 정의다. 등단한 지 46년, 그는 왜 반세기 가까이 자처해서 벌을 받고 있는 걸까. “고통의 기쁨,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끌림 때문이었죠. 남녀의 사랑도 고통이잖아요. 제일 좋은 건 가만히 혼자 앉아 있는 거예요. 알면서도 우리는 기꺼이 사랑에 빠져들잖아요. 그처럼 시인이란 운명에 포섭된 건, 그게 평생 이어져 온 건 내게 형벌이자 축복이에요.” 열여섯에 시인이란 운명을 받아들인 것만큼 지순하고 투명한 언어로 독자들의 잔등을 쓸어준 나태주 시인. 그가 제24회 공초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공초문학상 심사위원단은 그를 “정지용, 윤동주, 박목월 등의 계보를 잇는 천진한 동심의 소유자”로 꼽았다. 속된 현실에서 인간의 본연을 깨닫게 하는 그의 시어는 공초 오상순 선생의 세계관과도 맥을 같이한다. “공초는 신문학 초기에 우리에게 좋은 발판을 놓아주신 선배이자 삶의 길을 놔주신 분이에요. 공초가 자주 하신 말씀 중에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말이 있어요. 누구나 만나면 그렇게 말씀하셨죠. 구상 선생이 노년에 ‘꽃자리’라는 시로 그 말을 인용하기도 하셨어요. 요즘 세상 사람들이 다 불행하다고 해요. 그런데 공초의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말만 기억한다면 불행할 일이 없어요. 우리네 삶이 곧 기쁨이죠.” ‘풀꽃’은 대중에게 나태주란 이름을 인장처럼 새기게 한 대표작이다. 2012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에 내걸렸던 시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시구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글판으로 뽑혔다. 쉽고 간명한 시어지만 한 번 두 번 곱씹어 볼수록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그의 시에는 ‘위로의 힘’이 있다. “시경에 ‘동천지감귀신’이라는 말이 있어요. ‘천지를 움직이고 귀신을 감동시킨다’는 뜻인데 이런 역할로는 시보다 좋은 것이 없대요. 시는 따지고 비난하는 글이 아닙니다. 주먹이 창호지 문으로 푹 들어가듯이, 영혼과 영혼 사이로 불쑥 들어오는 글이에요. 괴테는 좋은 시란 어린이에겐 노래, 청년에겐 철학, 노인에겐 인생이 도는 시라고 했죠. 이런 시가 있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시를 쓰니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가 봅니다.” 이번 수상작 ‘돌멩이’도 독자들의 마음에 불쑥 그윽한 파동을 일으킨다. 시인이 백담사 내설악 골짜기를 찾았다가 자갈돌을 건지며 함께 길어 올린 시다. “맑은 물 밑에 깔린 자갈돌이 참 예뻤어요. 갈 때 하나 주워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바위 위에 하나를 건져 올려놨죠. 10여분 배회하고 돌아왔을까. 물에 젖어 반짝반짝했던 자갈이 물이 마르니 다른 돌과 똑같이 되어버렸어요. 찾을 수가 없었죠. 난감하더라구요. ‘이게 우리 사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나도 본래의 나를 잊어버리고 남과 구분이 안 되게 사는 건 아닌가’ 하고요. 시란 인생의 각성과 발견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늘 이렇게 제 생활에서 시가 뽑아져 나옵니다.”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도 지하철에서 시를 하나 썼다는 시인은 성실한 글쓰기, 왕성한 책내기로 유명하다. 지난 46년간 37권의 시집, 13권의 산문집, 4권의 시화집 등 94권의 책을 냈다. 편운 조병화 선생이 ‘불안해서’ 자주 책을 냈다면 그는 “살아있음을 증거하기 위해 책을 낸다”고 했다. 그의 평생은 시업과 교육으로 직조됐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1964년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된 그는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단에서 물러났다. 교직 은퇴 뒤 그의 문학 인생은 더 풍요로워진 듯하다. 2014년 시 ‘풀꽃’을 기념해 세워진 공주풀꽃문학관의 관장을 지내면서 한 해 150여건의 문학 강연 요청을 소화하는 인기 강사로 전국을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잘생긴 사람이 아니에요. 못났고 늙고 가난한 사람이죠. 이런 사람한테 좋은 시로 위로해 달라는 강연 요청이 전국에서 들어옵니다. 좋은 시란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과 같죠. 성별, 세대, 종교, 이념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쓰다듬어주는 시, 지친 마음에 꽃송이가 되어주는 시를 쓴다면 저는 죽어도 사는 목숨일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나태주 시인은 ▲1945년 3월 충남 서천 출생 ▲서천중학교, 공주사범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 충남대 교육대학원 졸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시집 ‘대숲 아래서’,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 ‘지금도 네가 보고 싶다’ 등 ▲현 충남 공주풀꽃문학관 관장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언젠간 ‘부모 둥지’ 떠나는 자녀들 밖으로 놀러 다녀도 격려해 주세요

    저녁 식사 때가 되면 큰애를 찾아 나서는 게 요즘 제 일과 중 하나입니다. 큰애를 찾으러 아파트 단지 내 여기저기를 한참 돌아다닙니다. 대부분 놀이터 근처에서 찾지만, 어떤 때에는 아파트 분수대나 공터 등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찾습니다. 일곱 살짜리 큰애는 요즘 동네 형,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형들에게서 여러 놀이를 배우며 함께 어울립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거나, 장난감 팽이를 가지고 팽이싸움을 벌입니다. 괴물을 그려 넣은 카드를 갖고 카드놀이도 합니다. 가끔은 형들과 무리를 지어 자전거로 아파트 단지를 폭주족처럼 다니기도 합니다.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게 불과 두어 달쯤 전입니다. 큰애는 지금 ‘폭풍성장’하는 중입니다. 아빠보다 형들이나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재밌나 봅니다. 저와 똑같이 일곱 살짜리 애를 키우는 다른 기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어떻게 애를 혼자 내보내느냐?”고 깜짝 놀랍니다. 당당하게 “우리 애는 다 컸다”고 말하면서도 큰애가 혼자 아파트를 나설 때 온갖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에 부딪히면 어쩌나, 누군가 우리 애를 데려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소리를 합니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말라고, 낯선 사람이 함께 어딜 가자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이런 잔소리쟁이 남편을 보고 아내는 “그냥 내버려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 슬그머니 뒷짐을 지고 나가 큰애가 잘 놀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수리부엉이 가족의 이야기를 봤습니다.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 둥지를 틀었던 수리부엉이 가족이 90일 동안 어떻게 숲으로 돌아가는지를 다뤘습니다. 숲이 아닌 아파트 옥상에 알을 낳게 된 수리부엉이 부부는 하나뿐인 새끼 수리부엉이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쥐를 잡아다 먹이며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새끼 수리부엉이는 두 달 만에 큰 몸집의 수리부엉이로 자랐는데, 어미 수리부엉이는 더는 잡아온 쥐를 주지 않았습니다. 수리부엉이는 1개월 정도 자라면 본능적으로 둥지를 옮기는 이른바 ‘이소’를 합니다. 대개 부모 수리부엉이가 날아가면서 길을 알려주고, 새끼 수리부엉이는 날지 않고 걸어서 둥지를 옮깁니다. 하지만 아파트 옥상에서 태어난 새끼 수리부엉이는 걸어서 이소를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어미 수리부엉이는 새끼에게 주는 먹이를 줄여 몸을 가볍게 만들려 했던 것이지요. 어미 수리부엉이는 새끼 수리부엉이가 혹독한 날기 연습을 하고 난 뒤에야 먹이를 줬습니다. 그렇게 90일 이후, 새끼 수리부엉이는 서툰 날갯짓으로 결국 아파트 옥상에서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간 뒤 부모를 따라 아파트를 건너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리부엉이 가족 이야기를 보면서 ‘부모는 ‘둥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언젠가 부모라는 둥지를 박차고 ‘사회’라는 숲으로 가야 합니다. 부모는 숲에 위험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아이를 감싸고 도는 것일지 모릅니다. 어미 수리부엉이처럼 자식이 적당한 시점에 둥지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일은 부모의 큰 역할입니다. 둥지를 떠나려는 큰애를 위해 잔소리 대신 격려를 해 주자. 초보 아빠는 오늘도 다짐을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gjkim@seoul.co.kr
  • 자신 닮은 ‘의족 인형’ 선물 받고 울어버린 장애소녀 사연

    자신 닮은 ‘의족 인형’ 선물 받고 울어버린 장애소녀 사연

    장애를 가진 아동에게 있어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만화 주인공이나 완구가 없다는 사실은 때로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선행을 베푸는 한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인형 하나를 선물 받고 울음을 터뜨린 한 소녀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선물을 받은 아동들이 격한 기쁨에 울음을 터뜨리는 광경 자체는 흔한 편이지만 이 영상이 특히 이목을 끈 이유는 소녀가 받은 인형이 말 그대로 ‘특별한’ 것이기 때문. 영상의 주인공은 올해 10살이 된 미국 소녀 에마 베넷이다. 베넷은 지난 1일 부모로부터 자기 자신과 똑같이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인형 하나를 선물 받았다. 영상에서 처음 인형의 다리를 확인하고 “내 다리랑 똑같다”면서 기뻐하던 베넷은 이내 인형을 끌어안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나와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에서 어린 나이인 베넷이 그동안 감내해야 했을 심적 괴로움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인형은 미국의 의족·의수 생산기업 ‘어 스텝 어헤드 프로스테틱스’(A Step Ahead Prosthetics)에서 제작한 것이다. 어 스텝 어헤드 프로스테틱스는 이전에도 의족이나 의수를 착용하는 아동들을 위해 그들과 꼭 닮은 인형을 제작해왔다. 베넷이 받은 인형 또한 베넷의 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기업 측에 별도로 의뢰한 것이다. 인형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이 인형은 수 주 간의 재활훈련을 거쳤으며, 이제 귀가해 아무런 제약 없이 당신(베넷)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고 적혀있다. 베넷으로 하여금 보통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자 한 기업의 배려가 돋보인다. 베넷의 영상은 21만 회 이상 공유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페이스북(맨 위)/인스타그램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파리투어 관광객 탄 차문 연 흑곰…美옐로스톤공원(영상)

    사파리투어 관광객 탄 차문 연 흑곰…美옐로스톤공원(영상)

    한 가족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탄 자동차의 문을 슬쩍 열어버린 흑곰 영상이 화제다. 뉴질랜드헤럴드는 18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하던 관광객들의 차에 어슬렁거리며 다가와 조수석 문을 연 흑곰 영상을 공개하며 안전문제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영상 속에서 흑곰이 가까이 다가오자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 갑자기 문을 벌컥 열었고,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은 혼비백산한듯 비명을 질러댔다. 아빠로 보이는 남자는 재빨리 문을 붙잡고 다시 닫은 뒤 차를 황급히 출발시켰다. 실제 흑곰은 먹이사슬의 거의 최상위에 있는 맹수다. 날카로운 소리에 자극 받은 흑곰이 자칫 공격성을 보였다면 어떤 피해가 발생했을지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다.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진=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자신 닮은 ‘의족 인형’ 선물 받고 감동한 장애소녀

    자신 닮은 ‘의족 인형’ 선물 받고 감동한 장애소녀

    장애를 가진 아동에게 있어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만화 주인공이나 완구가 없다는 사실은 때로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선행을 베푸는 한 기업이 있어 화제다.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인형 하나를 선물 받고 울음을 터뜨린 한 소녀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선물을 받은 아동들이 격한 기쁨에 울음을 터뜨리는 광경 자체는 흔한 편이지만 이 영상이 특히 이목을 끈 이유는 소녀가 받은 인형이 말 그대로 ‘특별한’ 것이기 때문. 영상의 주인공은 올해 10살이 된 미국 소녀 에마 베넷이다. 베넷은 지난 1일 부모로부터 자기 자신과 똑같이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인형 하나를 선물 받았다. 영상에서 처음 인형의 다리를 확인하고 “내 다리랑 똑같다”면서 기뻐하던 베넷은 이내 인형을 끌어안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나와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에서 어린 나이인 베넷이 그동안 감내해야 했을 심적 괴로움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인형은 미국의 의족·의수 생산기업 ‘어 스텝 어헤드 프로스테틱스’(A Step Ahead Prosthetics)에서 제작한 것이다. 어 스텝 어헤드 프로스테틱스는 이전에도 의족이나 의수를 착용하는 아동들을 위해 그들과 꼭 닮은 인형을 제작해왔다. 베넷이 받은 인형 또한 베넷의 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기업 측에 별도로 의뢰한 것이다. 인형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이 인형은 수 주 간의 재활훈련을 거쳤으며, 이제 귀가해 아무런 제약 없이 당신(베넷)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고 적혀있다. 베넷으로 하여금 보통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자 한 기업의 배려가 돋보인다. 베넷의 영상은 21만 회 이상 공유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페이스북(맨 위)/인스타그램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오!마이 베이비(SBS 토요일 오후 4시 50분) 정태우의 아들 하린이가 깜찍한 꼬마 기수로 변신했다. 사극 전문 배우 정태우네 가족이 승마장으로 떠났다. 평소 사극 드라마에서 수준급의 말 타는 실력을 보인 정태우가 실제로 그렇게 말을 잘 타는지 궁금해하는 가족들에게 직접 말 타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승마장에 간 것. 둘째 아들 하린이는 난생처음 만난 당나귀와 금방 교감하기 시작했다. ‘스캔 베이비’답게 처음엔 아빠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당나귀를 쓰다듬고 먹이를 줬다. 형 하준이가 멋지게 당나귀 타기 시범을 보이자 또 유심히 스캔하던 하린이는 형과 함께 겁 없이 당나귀 타기에 도전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설원이 만들어 낸 거대한 성벽,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다테야마. 만년설로 뒤덮인 그곳에서 지상의 계절을 초월하는 자연의 힘을 느껴 보자. 한여름에 만나는 설국, 도야마로 떠나는 여정을 소개한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MBC 일요일 오전 8시) 1997년 그룹 ‘더더’의 보컬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가수 박혜경. 그녀가 중국에서 플로리스트로 제2의 인생을 살아온 소식을 전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 지인이 빌려준 작은 스튜디오에 자리잡은 박혜경. 그녀의 일과는 이른 새벽 꽃시장을 찾으며 시작된다. 플로리스트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박혜경의 일상을 만나 본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7] 우유, 먹을수록 좋다 vs 먹어서 좋을게 없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7] 우유, 먹을수록 좋다 vs 먹어서 좋을게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우유와 함께 하는 세상이 됐다. 한 사람의 생애,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 줄곧 함께 하는 것은 부모형제도 아니고, 밥도 아니다. 우유뿐이다. 밥과 숭늉의 자리, 젖의 자리, 간식과 놀이의 자리에 우유가 빠지지 않는다. 이처럼 우유의 지배력이 ‘결정적’으로 확대된 배경에는 장기지속적인 ‘계몽’과 ‘설득’이 압도적인 영향을 끼쳤다.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명백한 허위 사실’에서 시작해 분유와 이유식 등 엄밀하게 말해 ‘인간을 위한 식품’이라기보다는 ‘기업을 위한 식품’이 모유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고를 쏟아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민낯이 아니라 화장으로 가려진 우유의 가면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털어 감당하는 우윳값에 천문학적인 광고비가 덤터기로 얹어진다는 사실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뒤집어 말하면, 서민들이 주머니를 털어 우유 회사, 분유회사와 유제품 회사의 광고를 대신 해 준 셈이다. 하기야 ‘돈이 돈을 먹고,승자가 모든 전리품을 독식하는’ 왜곡된 자본주의 체제에서 거의 모든 상품이 이렇게 과장과 기만의 광고 전략을 구사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우유만이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한 우유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더 엄정한 평가가 필요하고, 더 가혹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쌀보다 우유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우유만큼 강력하게 우리의 생활을 장악하고 있는 식품은 없다. 정확한 통계가 없고, 단순하게 비교할 기준이 애매할 뿐 이미 쌀과 밀가루의 영향력을 넘어섰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의 ‘삼시세끼’가 된 빵과 커피류는 물론 거의 모든 가공식품류와 과자류, 젊은 세대들이 매일 입에 달고 사는 감자칩과 감자튀김, 파스타도 우유와 버무려지고, 햄이나 소시지 같은 돼지고기 가공품, 햄버거, 사탕, 탄산수, 맥주에도 우유가 섞이거나 락토오스가 들어간다. 단순하게 밥과 떡, 일부 면류와 가공식품류에 들어가는 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활용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유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까. 어림으로라도 다 아는 문제일 테니 간단하게 개략만 하겠다. 현재 일선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우유의 좋을 점을 살펴봤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있어 성장을 촉진하고, 치아의 발육을 돕는다. △혈압을 내려 뇌졸중이나 혈관질환을 막아준다. △두뇌를 발육시켜 머리를 좋게 한다. △피부노화를 방지한다. △꾸준히 장기 복용하면 장수 효과가 크다. △위암을 예방한다. △소화기능을 촉진한다. 맞는 말도 있고, 황당한 내용도 있다. ●우유의 빛과 그림자 우유 속에 단백질과 칼슘이 많으며 활용 가지가 높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마빈 해리스는 “척추동물 중에서 포유류 진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젖을 먹음으로써 최상의 칼슘 공급원을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우유가 사람이 아니라 송아지를 위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100g 기준으로 모유에는 1.1g이 들어있는 단백질이 가공 전의 우유에는 3.5g이나 들어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사람과 소는 소화 기능과 소화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제쳐 두더라도 소와 사람은 생애 주기가 다르고, 당연히 성장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소의 성장주기를 유지하도록 구성된 우유를 사람에게 먹이면 결과가 어떨 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단백질의 유형도 따져볼 문제이다.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유청단백질과 소화 흡수가 어려운 카제인단백질의 함량이 모유는 6대 4 정도이나 우유는 2대 8 정도나 된다. 아무리 먹어도 소화 흡수에 문제가 있다면 헛물만 켜는 일이다. 혈압을 내려준다는 점도 일정 부분 근거가 있다. 우유속의 트립토판에서 만들어진 세로토닌은 정상 혈압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능을 하는데, 우유 100g에 이런 트립토판이 40∼50mg 가량 들어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트립토판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두뇌의 물리적 발육은 충분한 단백질 섭취 등 포괄적인 영양의 문제이니 따로 거론할 필요가 없지만, 두뇌 발육이 단순한 뇌의 용적 확대가 아니라 포괄적인 뇌 기능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는 단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뇌의 경우 최소한의 발육 기준만 충족시킨다면 우유 섭취와 뇌 기능의 인과성은 다른 식품과 비교해 별다른 특이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우유를 많이 마신 1950년대 미국인이 우유를 거의 모르고 살았던 당시의 우리보다 머리가 좋았던 것이 아니듯이. 몇몇 메타분석을 통해 우유가 위암을 예방해 준다는 주장과 가설이 제시됐지만, 일부 의학자들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우유를 즐겨 마시는 서구와 우유를 즐기지 않았던 한국에서의 위암 발생률 차이를 우유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비약이며, 오히려 양 권역의 대장암 발생률에 주목한다면 우유는 권장의 대상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우유를 모르고 살았던 시절에는 한국에서 위암은 흔한 반면 대장암은 희귀암에 속했으나 이후 우유와 빵 중심의 서구형 식생활이 확산되면서부터 대장암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우유에 포함된 지방이나 엄청난 양의 항생제, 그리고 성장촉진을 위해 투여하는 각종 호르몬 제제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정보가 세상에 나와 있지만, 그런 우유에 모성의 정서가 담겨있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건강한 모유는 아기가 필요로 할 때에만 만들어진다. 가임 여성이라도 출산한 임산부가 아니면 아무 때나 젖을 생산하지 않는다. 인체가 가진 신비로운 현상이지만, 우유를 생산하는 소도 이런 점에서는 사람과 다르지 않다. 원래 소는 젖을 먹여야 할 송아지가 곁에 없으면 체내에서 우유를 만들지 않는다. 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장 드니 비뉴에 따르면, 어린 송아지가 어미 소 곁에 머무르며 이따끔 주둥이로 어미소의 유방을 툭툭 건드리는 것은 어미의 모성을 자극해 체내에서 우유를 생산하게 중요한 행동이다. 장 드니 비뉴는 “모든 전통적인 암소들은 새끼 송아지를 핥아야 젖이 나오며, 이는 어미의 혀와 새끼의 털이 접촉하면서 활성화되는 반사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소들이 이런 특성과 무관하게 우유를 생산하도록 품종이 개발된 것들이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지금 마시는 우유는 암소가 송아지를 낳고 기르기 위해 생산한 모성의 산물이 아니라 연령만 되면 언제든지 우유를 생산하도록 품종이 개량된 소가 생산하는 ‘공산품’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도 마시고 싶다 필자는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마시지 못한다. 마시면 어떤 형태로든 탈이 나고 만다.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급식으로 공급한 끓인 탈지면 이후 우유와는 친해질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운동장에서 신나게 축구를 하고 난 뒤 친구가 건넨 팩우유를 들이켰다가 난리가 났던 경험은 트라우마가 되었다. 이런 체질 덕분에 그 맛있다는 카페라떼 등 라떼류와 카푸치노, 카페모카, 카라멜 마키아또 등 우유를 섞은 커피는 아예 마실 엄두를 내지 못한다. 허구헌 날 마시는 게 아메리카노이다. 그래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우유를 마셔대고, 그러고도 탈이 나기는커녕 더 없느냐는 듯 입맛을 다셔대는 작은 딸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필자의 체격은 보통 수준이다. 키 172cm에 체중이 61∼62kg이니 체질량지수(BMI)가 20∼21쯤 된다. 덩치가 압도적인 요즘 사람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냘픈 편이지만, 운동을 즐기는 덕분에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한 때는 체중을 3∼4kg쯤 늘려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술은 술대로 즐기는 데다 떡볶이 라면 순대 등 간식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운동도 뼈빠지게 했다. 그래서 얻은 게 고작 체중 1kg 정도였는데, 그나마 오래 가지 못했다. 그래서 우유를 생각했다. 비단 체중 문제만이 아니라 먹어서 나쁠 일이야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휴일날 집에서 바나나우유, 딸기우유부터 마셨다. 달달한 게 맛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종일 속이 부글거렸고, 가스가 찼다. 결국 내린 결론은 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먹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유제품을 전혀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요즘도 매일 아침에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바나나나 블루베리, 볶은 아마가루를 섞어서 반 홉쯤 먹고 출근을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치즈를 얹거나 버터 바른 빵도 먹고, 우유가 든 과자류나 아이스크림도 잘 먹는다. 물론 우유와 달리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그러니 우유에 대해 맹목적인 적대감을 가질 일도 없다. 우유를 직접 먹지는 않지만 소비에는 일조를 하며 산다. 그러지 않을 방도가 없는 세상이니 도리가 없다. 필자는 우유가 ‘나쁜 식품’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거나 건강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식품이라고도 믿지 않는다.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칼슘이 성장기나 노화기의 사람들에게 좋은 보충제 역할을 해줄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우유를 먹어서 탈이 없는 사람의 얘기다. 유당 분해효소인 락타제를 가지지 않았거나 양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자주 우유를 마시다보면 효소 분비량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지만 적응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러니 우유를 마실 수 있으면 마시되 그럴 수 없다면 기꺼이 포기하고 살아도 된다는 뜻이다. 단백질이나 칼슘 등 우유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은 육류와 콩 건어물 해조류 등에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또다른 문제는, 요즘 생산되는 우유는 옛적 왕가에서 타락죽을 끓일 때 사용하던, 소의 모성이 담긴 건강한 우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도 그 때의 소가 아니고, 소가 우유를 생산한 조건도 너무나 다르다. 소에게 투여한 성장촉진제가 인체의 호르몬 체계를 어떻게 교란할지도 겁나고, 항생제가 내 몸에 2차 축적되는 일도 두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문의들 중에는 특히 아이들에게 모유 대신 우유를 먹이는 일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대병원 소아과 이근 교수는 “갓 나은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건 아주 나쁜 선택”이라고 단언한다. 모유 수유 전도사이기도 한 그는 “아무리 홍보를 하고, 광고를 해도 모유를 우유와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난 의사라 잘 안다. 병을 달고 사는 애들 모두 분유 먹고 자란 애들이다. 감기, 아토피피부염, 정서장애 등등 셀 수도 없다. 국민건강도 문제지만 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계산도 안 되고 있다. 또 소젖 먹고 자란 애들, 엄마젖 먹인 애들보다 IQ가 10쯤 낮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소젖 먹인지 40년 만에 국민지능 많이 낮아졌지 않나. 애들 안경 쓰는 것, 왕따 현상도 따지고 보면 분유 먹고 자란 세대의 특성이 나타난 것이다. 걔들은 따뜻한 사랑이나 깊은 배려를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근 교수가 필자에게 들려준 이 말은 울림이 컸다. 그가 지적한 분유는 우유를 가공한 것이고, 유아기를 벗어나면 거의 먹을 일이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유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맹신론에서 몇 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우유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먹어서 나쁠 게 없다. 그러니 먹을 수 있으면 먹는 게 낫다.’는 것과 ‘먹어서 좋을 게 없다. 그러므로 애써 먹지 않아도 잃을 게 별로 없다.’는 전제는 확실히 다르다. 필자는 전자 쪽이지만, 요즘 부쩍 자주 듣게 되는 후자 쪽 주장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언론학 석좌교수인 마이클 폴란이 출간한 푸드룰(Food Rules)은 우유를 비롯한 모든 식품에 대한 평가를 간명한 법칙으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마이클 폴란이 제시한 법칙 중에는 재미있는 항목들이 많다. ‘증조할머니가 음식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어떤 식품도 먹지 않는다.’는 그는 이름에 ‘저칼로리’라든가 ‘저지방’, ‘무지방’이라는 신조어가 붙은 식품을 피하라고 권한다. 그런 식품을 먹어서 얻을 것이라고 믿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살 찌는 사람, 병 드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텔레비전 광고에서 본 음식을 피한다.’는 룰도 내놨다. 그냥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들떠보지도 말라고 말한다. 그 뿐이 아니라 ‘공장에서 만든 음식’, ‘자동차 창문으로 전달되는 식품’도 그의 경계 목록에 들어있다. 끝으로 마이클 폴란은 중국의 속담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정한 먹거리와 식품의 룰을 정리한다. ‘네 다리(포유류)로 서 있는 것보다 두 다리(가금류)로 서 있는 것을 먹는 게 좋고, 그보다는 다리 하나(채소와 과일)로 서 있는 것을 먹는 게 좋다.’ 그럼 우유는 어떤가. jeshim@seoul.co.kr
  • 중국인도 혀를 내두르는 中 혐오음식

    중국인도 혀를 내두르는 中 혐오음식

    자고로 중국의 음식문화는 다양하고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독특한 재료, 희한한 요리법, 요리사의 상상력이 더해져 상상을 초월하는 ‘음식’을 창조해 내곤 한다. 가끔은 이해 불가능한 재료들로 만들어 낸 ‘별종 음식’들도 눈에 띄는데, 최근 중국 온라인 매체‘미식미언(美食美言)’에 보도된 ‘별난 재료, 별난 음식’들을 소개한다. 1. 자혈육(紫血肉) 첸동난(黔东南) 동족(同族) 음식인 ‘자혈육’의 주재료는 돼지고기와 돼지피다. 여기서 쓰이는 돼지피는 반드시 복강혈(腹腔血)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리시 피가 쉽게 응고되기 때문이다. 요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익힌 돼지고기에 돼지피를 섞어 먹는다. 우리나라에도 소나 돼지 피로 만든 선지 음식이 있지만, 고체 상태라 먹기에 그다지 역겹지가 않다 그러나 자혈육은 돼지피를 액체 상태 그대로 돼지고기에 부어 먹는다. 2. 변변어(便便鱼) ‘변(便)’은 대변(大便)의 ‘변’으로 배설물을 의미한다. 어려서부터 인간의 배설물을 먹고 자란 물고기를 뜻한다. 첸동난(黔东南) 지역에서 주로 먹는다. 3. 량반계혈(凉拌鸡血) 꾸이양(贵阳)의 유명한 간식으로 명칭 그대로 닭피에 조미료, 야채, 땅콩 등을 넣어 버무려 먹는다. 현지 훠궈(火锅·중국식 샤브샤브) 음식점에서 판매되며, 양혈작용 및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닭피는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하며, 청결하지 않은 경우 인체에 해롭다. 4. 찹쌀생고기(糯米生肉) 꾸이저우성(贵州省) 창순현(长顺县)의 별식요리다. 찹쌀에 생고기와 조미료를 섞어 항아리에 넣어 한달 간 밀봉한 뒤 꺼내 먹는다. 일반적으로 술안주로 즐겨 먹는다. 5. 취산(臭酸) 과거 냉장고가 없던 시절 먹다 남은 음식을 모아 밀봉한 뒤 효모로 만들었다. 한달 뒤 음식을 꺼내 다시 먹었다. 음식 모양새는 물론이요, 냄새 또한 심한 악취를 풍겨 중국인들조차 먹기를 꺼려하는 음식이다. 6. 자오씽 쥐구이(肇兴烤鼠) 꾸이양(貴陽) 자오씽(肇兴)에서는 가을 수확기가 되면 들에 나가 들쥐를 잡아 구워 먹었다. 들쥐를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간장에 삶는 등의 방식으로 요리해 먹는다. 7. 소똥훠궈(牛粪火锅) 이름만 보고 소의 분비물을 먹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음식은 소의 위에서 소화된 약초를 꺼내 훠궈(火锅)에 조미료로 사용해 먹는다. 8. 구붕장(狗蹦肠) ‘개고기 소시지’로 꾸이저우(贵州) 소수민족의 가정식 별미요리다. 9. 방귀벌레 볶음(炒放屁虫) 곤충을 먹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방귀벌레는 좀 특이하다. 그러나 ‘본초강목’에는 ‘구향충’이라 하여 신경성 위병, 신경우울증, 기력부족 등의 병에 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우선 방귀벌레는 온수물에 담궈 ‘냄새’를 제거한 뒤 말려 기름에 튀겨낸다. 여기에 고추, 산초열매, 미나리, 생강채, 박하채 등을 곁들여 먹는다. 중국 최고 잔인한 음식 한편 현재 중국에서는 금지된 ‘잔혹 음식’들도 있다. 동물들을 식재료로 삼는데, 동물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해서 현재는 금지된 음식이다. 중국에서 가장 잔인하기로 손꼽히는 음식은 싼쯔얼(三吱儿), 원숭이뇌(猴脑), 탄카오루양(炭烤乳羊), 카오야장(烤鸭掌) 등이 있다. ‘싼쯔얼’은 갓 태어난 새끼쥐를 산 채로 먹는 요리다. ‘쯔얼(吱儿)’은 새끼쥐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다. ‘싼쯔얼’이니 새끼쥐가 세번 ‘찍’하며 운다는 의미다. 막 세상에 태어난 새끼쥐가 접시에 담겨 나온다. 젓가락으로 살아있는 쥐를 잡아 올리는 순간 ‘쯔얼(吱儿)’, 쥐를 들어 조미료에 담그는 순간 ‘쯔얼’, 마지막으로 사람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쯔얼’, 이렇게 세번 운다고 해서 ‘싼쯔얼’이다. ‘원숭이뇌’ 요리는 중간에 구멍이 뚫린 탁자에 2~4명이 둘러 앉아 구멍을 통해 원숭이 뇌를 들어올려 금속 테두리로 결박한다. 날카로운 칼로 두개골을 자르면 연두부 같은 원숭이 뇌가 보인다. 여기에 펄펄끓는 기름을 붓고, 다진 파를 얹어 수저로 젓는다. 계속해서 뜨거운 기름을 부으며 먹는다. 요리를 먹는 내내 원숭이의 참혹한 비명이 들린다. ‘탄카오루양’의 ‘루양(乳羊)’은 말 그대로 젖먹이 양을 뜻한다. 껍질은 바삭하고 고기는 부드러워 맛좋기로 유명한 음식이다. 그러나 이 음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끔찍하고, 잔인하다. 우선 출산에 임박한 어미양을 숯불에 올려 굽는다. 숯불이 어미양의 전신에 붙으면 칼로 배를 갈라 어미양을 꺼낸다. 이렇게 자궁에서 막 꺼내든 어린양으로 만든 요리다. 말은 젖먹이 양이지만 어미젖을 맛보기도 전에 인간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카오야장(烤鸭掌)은 오리발바닥 요리다. 조미료를 칠한 철판에 열을 가한 뒤 산 오리를 올려둔다. 오리는 뜨거운 열기에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오리 발바닥이 불에 익으면 오리는 산 채로 발목이 잘린다. 잘린 오리 발바닥이 식탁 위에 오른다. ‘미식’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라지만, 생명을 지닌 동물을 이토록 잔인하게 희생해 가며 만들어낸 음식이 과연 얼마나 ‘맛’과 ‘영양’을 주는지 의문이다. 지금은 ‘금지된 음식’이지만, 애초에 존재해선 안되는 음식이었지 않나 싶다. 사진=미식미언(美食美言), 바이두바이커(百度百克)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인도네시아 관광하면 떠올리는 곳이 발리다. 특징적인 볼거리가 별로 없는 수도 자카르타와는 달리 발리는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까닭이다. 하지만 발리보다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가 인도네시아에는 적지 않다. 1만 3600개가 넘는 각각의 섬들에는 저마다 색다른 풍미와 신비감을 간직한 채 세계인들을 유혹한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플로레스 섬이 그 대표적이다.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 가상의 종족 ‘호빗’으로 알려진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살았던 플로레스 섬은 태고의 신비함이 감춰져 있다. 현지에서는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사니빠’라고 부른다. 선사시대의 문화유산과 전통 마을, 다양한 동굴 탐험, 트레킹, 수중 다이빙 등 다양한 에코 투어(생태관광)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곳이다.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자그마한 항구도시 라부안 바조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이다. 연푸른 바다 위에 열대수가 가득 들어찬 작은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코모도드래곤(코모도왕도마뱀)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코모도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라부안 바조의 작은 섬들은 트레킹과 스노클링, 수중 다이빙을 만끽하거나 아름다운 해변의 고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힐링하려는 지구촌 관광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라부안 바조는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지만 갖가지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 등 250종이 웃도는 동·식물과 1000종이 넘는 수많은 어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순진함이 묻어나고,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도로는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라부안 바조는 배를 빌려 인근 섬으로 나가 수중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마음껏 맛보거나 하얀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주변 해안의 수심 깊이가 들쭉날쭉한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수심이 얕은 지역과 깊은 지역이 골고루 배치돼 초보자부터 마니아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얇은 수심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작은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부터 수심 깊은 곳에 둥지 튼 다 큰 대형 어류들까지 노니는 수중 생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최고의 볼거리는 산호다.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산호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자태를 연출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 안에 숨어 있는 산호 색깔과 비슷한 작은 물고기를 만나는 것도 흥미거리다. 스노클링을 위해 찾은 이곳에 일광욕에 흠뻑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해변은 덤이다. ‘핑크비치’로 불리는 황홀한 빛깔의 모래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핑크비치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호 모래는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라부안 바조의 주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비치는 푸른 빛의 바다와 산호, 분홍빛 모래를 감상하며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으로 본 산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파도에 휩쓸려 조각나고 이것이 모래와 뒤섞인다. 붉은 산호는 모래에서도 색깔이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산호 가루가 해변을 분홍빛으로 보이게 한다. 국제자연보호기구인 자연보호협회에서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 스노클링과 수중 다이빙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호 모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푸른 바다의 색깔과 분홍빛까을 띠는 모래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산호와 조개 껍질이 조각난 형태인 탓에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호 모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드랍고 고운 입자를 자랑한다. 붉은 산호는 적었지만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 등을 즐기는데 부담이 없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라부안 바조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로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섬을 향해 쏜살 같이 나아가던 조그마한 배가 일순 멈춘 뒤 하얀 모래 해변이 바라보이는 얕은 연푸른 바다에 닻을 내린다. 원초적인 상태로 잘 보존된 바닷 속은 이 일대의 또다른 눈요기감이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 않은 발리섬 인근 해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존 상태가 훌륭한 생태계로 눈이 호강한다. 커다란 조개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 거북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면 가오리와 상어 등의 어류들도 수시로 만난다.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코모도 섬으로 달려간다. ‘공룡과 가장 가까운 파충류’,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모도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 자라면 길이 2~3m, 무게도 70~140㎏나 되는 거구의 코모도드래곤은 마치 전설 속의 용과 악어가 합쳐진 듯한 생김새를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길이 가운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 ‘용’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0년. 네덜란드 식민지 관리인 리위테난트 스테인 반 헨스브뢰크가 섬을 탐험하던 도중 2.2m짜리 거대한 파충류를 사로잡으면서 이 파충류가 코모도드래곤, 실제로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래곤이라고 불릴 만큼 겉보기에는 도마뱀보다는 ‘용’에 가깝다. 길고 두툼한 꼬리로 한 번 치면 사람의 다리뼈 정도는 쉽게 부러뜨린다. 몸집이 거대해 움직임이 둔할 것 같지만 수영도 잘하고 이동할 때는 개처럼 빠르다. 입안에 2.5㎝의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에는 이빨을 잇몸 속에 완전히 감추고 있다가 사냥감을 물 때만 드러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코모도드래곤의 침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세균들. 한 번 물리면 50가지가 넘는 세균의 독이 온 몸에 퍼져 용케 도망을 치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은 실제로 목격된 바 없지만 현지 주민들은 실종되면 코모도드래곤을 제1 용의자로 지목한다. 코모도드래곤은 뼈까지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 잡아먹히면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덥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까닭에 탁 트이지 않은 건조한 초지와 사바나, 저지대의 열대림에 주로 서식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도 코모도와 린카, 갈리모탕, 파달 섬 등 5개의 지역에만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드래곤을 천연기념물, 이들이 서식하는 코모도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코모도 섬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코모도 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드래곤을 만나보는 일이다. 국립공원은 코모도와 린카, 빠다르의 3개의 큰 섬을 비롯해 그 주변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1817㎢이고, 육지 면적은 603㎢에 이른다. 섬에 도착해 공원 사무실로 가 등록을 한 다음 가이드를 배정받아 코모도드래곤 탐험에 나선다. 사무실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어린 것들은 도마뱀처럼 작고 날씬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다 큰 것은 무섭게 생겼지만 대부분 잠에 취한 듯 꼼짝 않고 엎드려 있다. 2009년 나무열매를 따던 현지인이 코모도에게 물려 죽은 사건을 포함해 몇 년에 한 명씩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가장 위험한 건 코모도드래곤들이 뭔가 먹고 있을 때에요. 그럴 때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아주 예민하고 난폭해진 상태니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코모도드래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모도 섬에서는 호신용으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든 가이드와 함께 여러 명이 움직인다. 트래킹 중에 코모도드래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거니와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 낮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숲속이나 동굴에 들어가 열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그들의 낙원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코모도드래곤들의 모습이다.  여행 팁  라부안 바조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로 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발리 직항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6시간 소요.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코모도 공항까지의 항공기 이용, 발리나 쿠팡에서 라부안 바조 항구까지 페리호 이용, 마지막으로 엔데나 마우메레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육로 여행도 가능하다.   글사진 라부안 바조(인도네시아)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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