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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광장 덮친 테러 공포…7세 아이도 짓밟혔다

    伊광장 덮친 테러 공포…7세 아이도 짓밟혔다

    “도망가지 않으면 차량이 들이닥쳐 마구잡이로 칠 것 같았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사는 빈센초는 폭죽 소리에 이어 터져나온 “테러다” 하는 소리에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처음엔 테러라는 어떤 징후도 없었고, 그래서 가만히 있으려 했다. 그러나 앞서 터진 런던 테러가 떠오르면서 다급해졌다.여러 번 넘어져 바닥의 유리에 손이 찢기면서도 달렸다. 그래도 3만명 군중 속에서 이리저리 쏠려다닐 뿐이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대형 스크린으로 방영됐던 토리노의 산카를로 광장은 이렇게 아수라장이 됐다. 1527명이 부상을 입었다. “동생(7세의 중국계 소년)이 넘어진 뒤 수십명의 군중에게 머리와 몸통을 짓밟혔다”고 그의 누나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이 위태롭다.빈센초는 “한참 뒤에야 테러가 아니라, 집단적 공포에 사로잡혀 벌어진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토리노시는 “테러가 빈발하는 국제적 분위기 속에 공포를 통제하는 것은 어려웠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당국이 행사장에 유리병 반입 금지 조치를 하지 않은 것부터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부상자의 80%가량은 깨진 유리병 조각들만 없었어도 다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공포는 확산 중이다. 호주에서도 6일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질극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날 오후 멜버른 교외 브라이턴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인질범 남성 야크쿱 카이레가 총기를 들고 여성 1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범인은 경찰과 한 시간 이상 대치하다 사살됐고 인질은 무사히 구출됐다. 인질범은 “이것은 IS를 위한 일이며, 알카에다를 위한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 이라크 일대에서 IS와 싸우는) 미국 주도 연합군에 호주가 합류하고 있어 이번 인질극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런던 경찰은 지난 3일 벌어진 테러의 범인 3명 중 2명의 신원을 쿠람 버트(27)와 라치드 레두안(30)이라고 발표하고 사진을 공개했다. 나머지 1명은 모로코계 이탈리아인 유세프 자그바라고 이탈리아 매체가 보도했다. 특히 버트는 경찰과 정보기관 M15에 인지된 인물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당국의 부실 관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과거 내무장관 시절 경찰인력 감소를 지휘했던 점 때문에 총리직 사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버트는 지난해 영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 ‘이웃집 지하디’에도 등장했고, 앞서 두 차례나 신고된 이력이 있다. 2014년 런던 동부 바킹 지역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온 버트는 태어난 지 2주 된 갓난아이와 3살배기 아들을 둔 아빠였다. 이웃들은 버트를 “파티에 초대하는 등 사교성 있고 친절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되면서 이슬람교 예복을 입고 다니며 동네 10대들에게 이슬람교 개종을 권유해 주변에서 이를 불편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동성애 치료한다더니…끔찍한 인권 침해 사진 고발

    동성애 치료한다더니…끔찍한 인권 침해 사진 고발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병원에서 끔찍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에콰도르의 사진작가 파올라 파레데스(여, 31)는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최근 일련의 사진을 공개했다. 파레데스가 사진을 찍은 곳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한 정신병원.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독특한 시설이다. 하지만 치료법은 끔찍하다 못해 잔인했다. 파레데스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병원에 수감된 여성들은 배를 곪기 일쑤였다. 음식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여성들에게 기도를 강요했다. 술이나 마약을 먹이는 건 다반사였다. 동성애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이유로 성폭행도 수시로 일어났다. 파레데스는 병원에 들어가 내부에서 은밀하게 자행되고 있는 일들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병원에선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고발했다. 파레데스가 문제의 병원에 대해 알게 된 건 지난 2013년이다. 성소수자인 파레데스의 한 친구가 입원하면서 동성애를 치료한다는 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에 들어갔던 친구 역시 성소수자였다. 이후 친구로부터 병원에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그는 병원에 잠깐 입원하기로 결심했다. 병원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레데스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모는 딸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해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이렇게 병원에 들어간 파레데스는 몰래카메라와 녹음기로 잔인한 인권침해 현장을 고스란히 취재했다. 현지 인터넷에는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저런 대우를 받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동성애는 병이 아니다. 그저 취향일 뿐이다"라는 등 병원에 대한 비난과 성소수자에 대한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파올라 파레데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호식이치킨 회장, 못도망가게 손깍지…여직원 ‘도와주세요’ 말해” 목격자 글

    “호식이치킨 회장, 못도망가게 손깍지…여직원 ‘도와주세요’ 말해” 목격자 글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당시 상황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의 글이 5일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 목격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추행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절대 먹지마세요!” 라는 제목으로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이에 따르면 글쓴이는 생일을 맞아 친구 둘과 함께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을 찾았다.그는 친구들과 호텔 지하 가라오케로 가기 위해 호텔 로비를 통해 입구로 나오는 길에, 한 친구가 갑자기 ‘스쳐 지나가던 아가씨가 “도와달라”고 말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그래서 무슨 소리냐 했더니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랑 젊은 아가씨가 지나가는데 아가씨가 제 친구 옷깃을 살짝 잡으며 ‘도와주세요’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순간 저는 불륜이 아닌가 의심했다. 친구가 말하길 너무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인데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아 일단 그 두 사람 뒤를 따라갔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이라면서 “로비 쪽에서 카운터로 가는 걸 보니 호텔 방을 잡으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가면서도 아가씨가 뒤돌아보면서 계속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최호식 회장이 아가씨 못도망가게 손깍지 꽉끼고 힘주고 카운터에서 결제하고 있는데, 제가 가서 대학 동기인 척 아가씨 팔 잡으며 말 거는 순간 깍지가 풀려 아가씨가 막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가씨가 도망가니까 그 할아버지도 막 뛰며 쫓아가더라. 저랑 제 친구들도 같이 뛰어 쫓아갔다”며 “호텔 앞에 있는 택시에 급하게 아가씨가 탔는데 할아버지가 타려는 거 친구들이랑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 할아버지를 잡고 제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까 (최 회장이) ‘저 아가씨는 회사 동료인데 왜 저러냐고’ 막 횡설수설하더라”며 “그 아가씨가 택시에 같이 타달라고 해서 저랑 친구들이 같이 타고 바로 강남 경찰서로 갔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사실 경찰서까진 안가고 아가씨 진정시켜서 집으로 보내려고 했다”며 “그런데 더 충격적인 말을 (아가씨가)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A씨는 남성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회사 회장이며, 자신은 그 비서로 일을 시작한 지 3개월 된 사회 초년생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평일도 아닌 주말에 저녁을 먹자고 해서 억지로 나왔는데 저녁 장소에 평소 함께 다니는 남자 행동비서는 없고 최 회장 혼자 있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지만 빨리 앉으라는 최 회장의 말에 A씨는 밥만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함께 저녁을 먹게 됐다. 글쓴이는 A씨가 ‘그런데 최 회장이 술을 엄청 먹이더니…’라면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말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그 할배(최 회장)가 계속 ‘나 믿지? 나 믿지?’ 그랬다고 한다. 힘없고 약한 여자 사회초년생에게 왜 그러는지. 할배가 노망이 났나. 택시 안에서 심각한 얘기를 듣고 경찰서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찰서에서 조서 쓰고 지장 찍고 나왔다”면서 “앞으로 절대 호식이 치킨 먹지 말자”고 글을 마무리했다.한편 최 회장은 이 같은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최 회장은 “격려 차원에서 단둘이 식사와 술을 마신 건 맞다. 신체적인 접촉은 없었다. (A씨가)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서 호텔 방을 잡아주려 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코끼리의 먹이 쟁탈전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코끼리의 먹이 쟁탈전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코뿔소와 신경전을 벌이는 코끼리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장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동부에 위치한 림포포주의 한 초원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바닥에 놓인 풀을 먹는 코뿔소 무리와 그런 녀석들을 경계하는 거대한 덩치의 코끼리 한 마리가 담겨 있다. 코끼리는 코뿔소 무리를 향해 코로 나무 막대를 집어던지거나, 흙을 뿌리는 등 신경질적인 태도를 드러낸다.결국 코뿔소 무리가 떠난 후, 코끼리가 먹이를 독차지하는 것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이 영상은 아프리카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재향군인 야생동물 보호협회(VETPAW)’ 소속 수잔 보스웰(42)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Caters Clips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 서울 아니여~ 전라도랑께

    [커버스토리] 나, 서울 아니여~ 전라도랑께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대규모 인사가 예고된 관가에선 ‘고향 찾기’가 한창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직 인사의 ‘지역 차별’을 적폐로 지목했고, 실제 취임 뒤 총리와 장·차관 및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서 지역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각 부처 요직을 차지했던 이른바 대구·경북(TK) 출신보다는 호남, 충청, 부산·경남(PK) 출신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TK 출신들은 숨죽인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던 호남 출신들은 기대에 부푼 분위기다. 충청, 강원, PK 출신들은 걱정보다는 기대가 커보인다. 물론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일선 공무원들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웃지 못할 출신 세탁… ‘서울에서 고향으로’ 정권교체 뒤 관가에서는 웃지 못할 ‘출신 세탁’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 출신’이라고 밝혀 왔던 중앙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A씨는 최근 들어 자기가 ‘전남 출신’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A씨는 “출신지를 서울이라고 했던 건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나왔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고향이 전남이라는 걸 숨긴 게 절대 아니다”라고 겸연쩍은 웃음을 보였다. 최근 정부부처 차관이 된 한 호남 출신 인사도 박근혜 정부에서 자신의 출신지가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이런 모습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주로 ‘민망하다’는 반응이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다. 정권 교체기에 고향을 드러냄으로써 바뀐 정권에서도 승승장구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와 주미대사, 무역협회 회장을 거친 한덕수(67) 현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영삼 정부 말기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었던 한 전 총리는 원래 경기고를 나온 서울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출범 즈음에 한 전 총리의 고향이 전주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당시 관가에서는 한 전 총리가 공무원 인사카드의 고향을 서울에서 전주로 바꿨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및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미대사를 지낸 뒤 무역협회장에 올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까지 무탈하게 임기를 마쳤다. 한 중앙부처의 국장급 간부 B씨는 “요즘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의 데자뷔(기시감)를 느낀다”고 말했다. 당시 호남 출신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출근길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았다. B씨는 “축하 인사를 받는 상사가 ‘아이고, 아닙니다’라며 연신 손사래를 치면서 당황해하길래 정권 교체와 연관해 생각하지는 못하고 선배의 생일인 줄로만 알았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원래 서울 출신이라고 했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 출신지를 영남으로 바꿔 승진한 고위공무원도 있다. 서울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와 서울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던 C씨는 국장급이었던 지난 정부 때 출신지를 고향인 경남으로 바꿨다. 이후 유력했던 호남 출신의 선배를 제치고 먼저 1급 승진에 성공했다. # 정보 공유를 위해… 檢·警, 출신 가장 따져 사실 관가에서 출신과 고향을 따지는 것은 정무적으로도 ‘지역 안배’가 필요한 고위 공무원들의 이야기다. 대다수 부처에서 국장급 승진 이전 단계까지 출신지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신입 시절부터 유독 출신지를 따지는 곳들이 있다. 범죄 수사와 정보를 다루는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들이 주로 그렇다. 검사장 출신 D변호사는 “수사와 범죄정보를 믿고 공유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지연, 학연을 따지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끈끈하게 믿을 수 있기로는 고교 선후배가 최우선이고, 그다음이 동향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TK가 검찰을 장악하자 처가까지 들먹이면서 출신지를 바꿔 포장한 후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에서는 지난 9년 동안 한직을 떠돌았던 호남 출신들이 다시 요직을 차지하고, 영남 출신들은 ‘찬밥신세’가 될 거란 소문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 경무관급 경찰 간부는 “고위직 인사는 지역 안배를 하니까 밖에서 보면 탕평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본청 및 시경 계장급 인사, 청와대 파견 등 외부에서 티 안 나는 요직의 경우는 정권에 따라 특정 지역 출신은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본적·증조부 고향은?… 뿌리까지 묻는 건 적폐 사정기관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기획재정부 예산실도 관가에서 출신지를 따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돈을 만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백조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기재부 예산실장 자리는 민주화 이후에도 대부분 대통령과 출신지가 같은 인사에게 맡겨졌다. 현재 박춘섭(충북 단양) 실장이 거의 유일한 예외 케이스다. 예산실의 국장급인 5개의 심의관 자리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예산을 담당하는 과장에 대한 인사 때도 출신지가 고려된다. 예산실 과장 E씨는 “예산 업무를 하다 보면 지역 안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예산안 세부 항목에 조금만 신경 쓰면 자기 출신 지역에 어렵지 않게 더 많은 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행히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런 행태가 ‘적폐’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예산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가 아예 다른 부처로 옮긴 서기관 F씨는 “예산실 막내로 들어갔는데 ‘본적이 어디냐’고 묻길래 ‘서울’이라고 했더니, ‘그러면 증조부 고향은 어디냐’고 묻더라”면서 “덕분에 생전에 뵙지도 못했던 증조부가 이북 출생이란 사실을 알게 돼 고맙긴 했지만, 21세기에도 그런 걸 따진다는 게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G씨는 “출신지 따지는 것을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서글프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확실하게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쇼핑카트 끌면서 젖 먹인 쌍둥이맘, SNS 화제

    쇼핑카트 끌면서 젖 먹인 쌍둥이맘, SNS 화제

    뉴질랜드의 한 여성이 수퍼마켓에서 쇼핑수레를 끌면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뉴질랜드헤럴드는 와이카토에 사는 생후 5개월 된 쌍둥이의 엄마인 자크티나 모아나(18)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수퍼마켓 수유 사진을 소개하면서 그 사연 및 세상의 반응 등을 보도했다. 모아나는 물론, 언론과 누리꾼들이 모두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해묵은 논쟁거리인 ‘공공장소 모유수유’다. 모아나는 “(지난달 30일)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수퍼마켓에 왔는데 아이가 배가 고팠는지 울기 시작했다”면서 “아이를 계속 울고 버둥거리게 내버려둘 수 없었고 장보는 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어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새도 없이 급히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시간 정도 장을 보면서 수유에 할애한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그는 “몇몇 사람이 흘끔거리는 것을 보긴했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5개월 된 아기가 배고파 울고 있는 것을 방치해서도 안되고, 모든 여성들은 엄마가 됐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만 한다”고 적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엄마로서 공공장소 모유수유를 부끄럽지 않게 생각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SNS에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다. 400여 명의 누리꾼들이 글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았다. 모아나는 “대부분의 반응은 긍정적이고 친절했다. 다만 딱 한 건의 부정적 글이 있었는데, 상황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 어린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유라 구속영장 기각…“심려끼쳐 죄송” 고개 숙여 사죄

    정유라 구속영장 기각…“심려끼쳐 죄송” 고개 숙여 사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3일 새벽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정씨는 이날 오전 2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 결정을 어떻게 판단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정씨는 “많은 분께 심려 끼쳐 드리고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죄하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부연했다. 정씨는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면 어떤 심정이겠냐’는 물음에 “그러면 영장심사 가서 제가 억울한 부분을 판사님께 말씀드리고 또 똑같은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어떤 점이 제일 억울하냐’는 질문에는 “알지 못하는 일이 많아서…억울하다기보다는 ‘왜 몰랐을까’하는 그런 부분도 있고요”라고 했다. 또 “드릴 말씀이 없어서 정확히 대답 못 드리기 때문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도 말했다. 정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범죄 혐의에 대해 울먹이며 직접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장심사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SNS에 안 좋은 글도 올렸고 그게 누굴 향한 글이었든 잘못된 글임을 확신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제 아이한테도 그런 말 하면 정말 기분 안 좋고 속상할 것 같다”며 재차 사과했다. 이어 “다니지도 않을 학교에 괜히 입학해서 많은 분한테 분노를 사고 학생분들 입장에도 안 좋은 영향 끼친 거 같아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해선 ‘잘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덴마크 도피 중 증거인멸을 하고 조력자와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로 통화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아니오. 없습니다”라며 부인했다. 정씨는 ‘어머님(최순실) 면회 가실 생각 있나’라는 질문에는 “허락이 된다면 당연히 가겠지만, 허락 안 되면 가지 못할 거 같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대·청담고 비리 등과 관련해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날 오전 기각했다. 법원은 “영장 청구 범죄사실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추어 현시점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덴마크에서 강제송환돼 입국, 남부구치소와 검찰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왔다. 석방된 정씨는 이날 강남구 신사동 소재 미승빌딩에 도착해 휴식에 들어갔다. 그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모친인 최순실씨 소유로 돼 있는 이 빌딩 6∼7층이다. 이는 최씨의 주소지와도 같다. 법원은 최근 최씨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았다는 78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해당 빌딩의 매매·증여 등 일체의 처분 행위를 금지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게이 독수리’ 커플, 알 품어 ‘새끼 입양’에 성공

    ‘게이 독수리’ 커플, 알 품어 ‘새끼 입양’에 성공

    동물원에 있는 ‘게이 독수리’ 커플이 지극한 부성애로 새끼를 입양하는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물원에 있는 수컷 그리폰 독수리 두 마리는 암컷 대신 수컷에게 관심을 보이는 ‘게이 독수리’로, 지난 몇 년간 사육사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던 최근 사육사들은 독수리의 우리 안에서 암컷 독수리가 낳고 유기한 알을 발견했다. 동물원 측은 이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곧바로 인큐베이터에 넣어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 독수리 커플이 잔가지를 모아 둥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버려진 알을 먼저 발견한 뒤 이 알을 데려다 ‘키우려’ 했던 것. 이를 알게 된 동물원 측은 인큐베이터에 넣었던 알을 도로 꺼내 이들의 둥지에 가져다 놨다. 그러자 놀랍게도 게이 독수리 커플은 번갈아가며 알을 품고 부화시키기 위한 ‘부성애’를 발휘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두 독수리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알에서 새끼 독수리가 탄생했다. 아빠가 된 게이 독수리 커플은 쉴 새 없이 먹이를 물어다주며 여느 어미와 다름 없는 애정을 보이고 있다. 동물원 측은 동성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게이 혹은 레즈비언 동물, 특히 조류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지만, 알을 부화시키며 부성애를 발휘하는 새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사육사는 “일반적으로 암컷 그리폰 독수리는 1년에 한 번, 한 개의 알을 낳고,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가며 약 두 달간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면서 ‘하지만 게이 독수리 커플 역시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새끼를 품는 모습이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대 여성 프로골프선수, 성매매·사기 혐의로 수차례 입건·기소

    20대 여성 프로골프선수, 성매매·사기 혐의로 수차례 입건·기소

    한 20대 여성 프로골프선수가 성매매·사기 혐의로 수차례 입건·기소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서부지검은 1일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골프선수 김모(23)씨를 벌금 7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11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의사 A(43)씨에게 접근해 현금 1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A씨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성매매를 강요하는 포주에게 110만원 빚이 있다. 150만원 정도 빌려주면 깔끔하게 돈을 갚고 당신과 편하게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은 김씨가 성매매를 강요당하지 않았으며 A씨의 돈을 갚을 능력, 생각도 없었다고 봤다. 실제 김씨는 당시 A씨가 현금 100만원을 빌려주자 곧바로 잠적했다.속은 사실을 깨달은 A씨는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잠적한 김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경찰과 검찰은 지난해 5월 김씨를 지명수배했다. 김씨는 같은 해 12월 전북 익산에서 성매매 혐의로 입건되면서 덜미가 잡혔다.성매매 사건을 맡은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김씨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2015년 10월과 서울 강동구에서 성매매 혐의로 두 차례 입건됐다가 두번 모두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또 올해 2∼3월 공범과 함께 다른 남성 B(27)씨에게서 현금 1억 3000만원과 6000만원 상당의 외제차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고소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A씨는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을 했다’고 말해 심적 고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김씨를 상대로 위자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2009년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대회에 참가한 김씨는 2011년 10여개 대회에서 총 100여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이후에는 대회에 참가한 기록이 없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멸종위기 호랑이 ‘습격’한 마을 사람들…왜?

    멸종위기 호랑이 ‘습격’한 마을 사람들…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던 호랑이가 마을 주민들의 ‘습격’을 받아 처참하게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카르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지난달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州)에서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6일, 생후 24개월 된 수컷 호랑이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 호랑이는 마을 인근 숲에 살고 있던 수마트라호랑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호랑이로도 불리는 수마트라호랑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인도네시아 관련 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인 까닭에 인도네시아에서는 호랑이 사냥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마을 인근에 묻혀 있다 발견된 이 호랑이의 사체는 얼굴 부위가 날카로운 흉기로 난자된 상태였으며 눈과 수염, 꼬리 등 장기 일부가 뜯겨나간 상태였다.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해당 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던 호랑이를 잡아 집단 공격한 뒤, 필요한 장기를 떼어내고 땅에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호랑이와 인간의 ‘다툼’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으며,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가 인간의 개발 욕심으로 인한 호랑이 서식지 축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먹이와 살 곳이 점차 사라진 호랑이들이 민가로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번 사례처럼 호랑이가 마을 주민들의 집단 공격을 받는 사건도 증가했다는 것. 북수마트라주 천연자원보호국(BKSDA) 측은 멸종위기 동물을 공격해 죽이는 것은 명백히 불법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자세히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마트라호랑이는 현재 수마트라 섬에만 400여 마리가 생존해 있으며,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있다. 이는 사실상 멸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적은 개체 수만 남은 상태인 ‘야생 상태 절멸’의 바로 전 단계를 뜻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 컷 세상] 새들에겐 활기찬 한강

    [한 컷 세상] 새들에겐 활기찬 한강

    민물가마우지들이 서울 한강 원효대교 인근에서 서로 먹이를 먹기 위해 다투고 있다.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는 몇 년 전부터 한강 등 내륙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헬조선’, ‘탈조선’이라 불리며 조롱받는 이 나라가 이 새들에겐 터전으로 충분한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말빛 발견] ‘집다’와 ‘짚다’ 구별하기/이경우 어문팀장

    ‘구분’(區分)과 ‘구별’(區別)은 비슷한 데가 있다. 둘 다 ‘나누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지만 구별된다. 구별된다는 건 차이가 있다는 뜻이 된다. ‘구별’에는 ‘나누다’에 이 ‘차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차이를 알려면 쪼개 보고 헤아려도 봐야 한다. 그래야 대상을 알 수 있고 나눌 수 있다.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일도 뭔가를 알아야 된다. ‘구분’에는 단지 대상을 나눈다는 의미만 있다. 구분과 구별은 이렇게 갈라진다. ‘집다’와 ‘짚다’는 ‘구별’된다. 세밀하게 확대하면 차이가 꽤 보인다. ‘집다’에는 ‘손’이, ‘짚다’에는 ‘더듬이’가 있다고 하면 좋을 듯하다. 그러니 ‘구슬을 집다’가 된다.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때도 손을 사용한다. ‘가리키다’라는 추상적 의미로 ‘집다’를 쓰는 것도 손으로 가리키는 데서 비롯한다. ‘그를 범인으로 집었다.’ 이렇게 ‘집다’는 손과 관련이 깊다. 개미는 더듬이가 두 개 있다. 이 더듬이를 먹이에 대 보고 더듬는다. 그러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한다. 더듬이는 냄새를 맡는 능력도 뛰어나서 이동하는 방향을 잡는 데도 쓰인다. ‘짚다’에는 이 더듬이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땅을 ‘짚고’, 벽을 ‘짚는다’고 한다. 목발을 짚을 때도 마찬가지다. 모두 바닥에 대는 일이다. 대거나 더듬는 데는 손보다 더듬이가 더 섬세하다. 그러니 이마를 ‘짚는다’. 상황을 헤아리거나 짐작하는 일도 ‘짚다’가 된다. ‘속내를 짚어 보다’라고 한다. 시비를 가리는 일은 ‘짚고 넘어가다’이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수만년의 시간을 건너온 은하수, 수억년 공룡 놀이터에 내려앉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수만년의 시간을 건너온 은하수, 수억년 공룡 놀이터에 내려앉다

    여름은 은하수를 관찰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봄과 가을엔 은하수가 지평선에 깔리고, 겨울엔 지구가 은하계의 외곽을 돌기 때문에 여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지요. 경남 고성에 은하수를 관찰하기 좋은 곳이 있습니다. 소을비포성입니다. 작은 포구 뒤편의 구릉에 축조된 옛 성입니다. 여염집 대문보다 조금 더 큰 성루 위로 은하수가 흐르는데, 이 모습이 제법 볼만합니다. 이곳뿐만 아닙니다. 구불구불 무이산에 올라 남녘의 바다 위로 흐르는 은하수를 보는 맛도 일품입니다. 고성은 오래전 공룡들이 뛰놀던 시대가 지층에 그대로 새겨진 곳이기도 하지요. 소을비포성 주변에 이런 공룡시대의 흔적들이 특히 많습니다. 은하수를 보는데 정해진 곳이 따로 있겠습니까만 이처럼 수억년의 시간이 곁들여지니 풍경이 한결 더 깊어지는 건 분명합니다. 별에 따라 다르지만 은하수가 지구에서 확인되기까지는 보통 빛의 속도로 수만년을 날아와야 한답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보게 될 것들은 수만년 전에 출발한 빛과 수억년 전에 어슬렁댔던 생명들의 흔적인 것이지요.우리 선조들은 은하수를 미리내라고 불렀다. 미리는 미르, 곧 용이란 뜻이고, 내는 강, 개천 등을 뜻한다. 그러니까 ‘용이 건넌 강’이 은하수를 이해하는 옛사람들의 방식이었던 셈이다. 은하수는 동화책에도 나온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방해하는 훼방꾼 역할이다. 1년 만에 회포를 푸는 칠석날, 몸이 달아오른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때 까막까치가 은하수 위로 오작교를 놓아 둘의 짜릿한 만남을 선물했다는 게 동화의 얼개다. 서구에서도 ‘밀키 웨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부른다. 그리스 신화의 여신 헤라가 뿜은 젖, 그게 곧 은하수(Milky Way)다. ●맑은 여름밤, 소을비포성 오르면 은하수 위로 별똥별 여름철 은하수는 동쪽에서 떠 남쪽으로 흐른다. 은하수를 좀더 맑게 보려면 빛공해가 없는 곳, 그러니까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가야 한다. 달이 떠도 관측이 어렵다. 그믐이 가장 좋다. 구름이나 미세먼지도 없어야 한다. 요약하면 구름 없는 그믐날, 불빛이 드문 한적한 시골로 가야 가장 빛나는 은하수와 만날 수 있다. 8월은 별똥별이 많은 시기다. 운이 좋다면 은하수 위로 수많은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소을비포성(경남도 기념물 139호)은 유적지보다 은하수 관찰 명소로 더 잘 알려졌다. 왜구 방비를 위해 고성만에 축조한 수군기지로, 수군만호가 머물며 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안에 돌출된 구릉을 품고 정상 언저리 능선에 돌을 쌓아 만들었다. 현재 둘레 200m, 높이 3m의 성벽과 성루 한 곳이 복원돼 있다. 은하수 관찰 명소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늘고 있다. 평일에도 하늘이 맑게 드러난 밤이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부쩍 는다. 여름이면 성루 위로 은하수가 뜨는데, 성벽에 걸터앉아 낯선 이들과 두런대며 은하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은하수는 눈이 어둠에 적응해야 잘 보인다. 처음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은하수도 조금씩 선명해진다. 무이산 아래 문수암에서도 은하수가 잘 보인다. 멀리 서남쪽 방향에 있는 3층 건물 높이의 약사여래대불 위로 은하수가 흐르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절집 왼쪽, 그러니까 동남쪽의 거제도 바다 위로 떠오른다. 꼭 은하수가 아니더라도 문수암은 한번쯤 올라 볼 만한 절집이다. 절집 자체의 풍모도 좋지만 무엇보다 절집 뜨락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압도적이다. 발아래로 다도해의 수려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밤에도 낮 못지않게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상다리 닮은 ‘상족암’… 촛대바위 앞엔 공룡 발자국의 성찬 소을비포성에서 삼천포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가면 저 유명한 상족암이 나온다. 상다리를 닮은 바위라는 뜻이다. 바위가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해식단애의 형상이 꼭 개다리소반을 보는 듯하다. 굵기로만 보자면 코끼리 다리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파도의 침식으로 형성된 바닥면의 평평한 파식대도 인상적이다. 이 일대를 덕명리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411호)라고도 부른다. 이 일대에 무수히 많은 공룡 발자국에 초점을 맞춘 이름이다. 상족암을 제대로 보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봐야 한다는 것. 점에서 점을 찍고 가는, 종전의 여행 패턴으로는 절대 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 허리 굽혀 바닥도 보고, 머리 들어 절벽 위도 봐야 켜켜이 쌓인 상족암의 역사를 만끽할 수 있다. 둘째, 날물 때 찾아야 한다. 상족암 일대와 이웃한 제전마을 쪽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이 화석들은 썰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난다. 상족암 자체도 빼어난 볼거리지만 여기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더해지면 신비감이 배가된다. 썰물 때는 상다리 사이, 그러니까 상족암 사이로 들고 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된다. 해식동굴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겠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발아래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마다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다양한 바다 생명이 깃들어 있다. 노래미 등 어류와 성게 등이 대부분이고, 먹이를 찾아 슬금슬금 옆으로 움직이는 집게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축소판 아쿠아리움이다. 상족암에서 맞은편 제전마을로 갈수록 지층은 점차 젊어진다. 이 위에도 수많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특히 촛대바위 앞은 수많은 공룡이 ‘발자국의 성찬’을 벌인 곳. 걸음을 옮길 때마다 주변 퇴적물에 공란층(공룡들이 걷고 뛰면서 층리구조가 파괴된 교란구조)을 만들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암석으로 남아 그 시대를 웅변하고 있다. ●잉크빛 당동만, 풍류 즐기던 장산숲… 色에 물드는 시간 고성의 동쪽, 당동만으로 간다. 짙은 잉크빛 바다 옆으로 다랑논들이 조각보처럼 펼쳐져 있다. 다랑논과 바다를 가르며 부드럽게 휘어진 길을 따라 도는 맛이 각별하다. 당동을 지나면 동해일주도로 이정표가 나온다. 호수보다 잔잔한 바다를 끼고 가는 도로다. 바다 너머는 당항포 관광지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구를 수장시키고 대승을 거둔 당항포해전의 주무대다. 충무공 관련 유적뿐 아니라 자연사박물관, 수석전시관 등의 관람 시설이 조성돼 있다. 공룡박물관 등 공룡 관련 볼거리도 풍성하다. 5D 입체영상관에서는 공룡 영상을 360도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공룡캐릭터관에서는 다양한 공룡 캐릭터를 만나 볼 수 있다. 고성 북쪽의 장산숲(경남도 기념물 86호)은 꽤 독특한 공간이다. 오래전 선조들이 풍류를 즐기던 공간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며 차분하게 쉬어 갈 수 있다. 장산숲은 풍수설에 따라 인위적으로 조성한 ‘비보숲’이다. 마암면 장산마을의 부족한 기운을 채우기 위해 조선 태조 때 호은 허기가 앞산과 뒷산을 연결해 만들었다. 당시 그가 노산정이라는 정자를 지은 후 연못을 파고 주위에 서어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처음 숲을 조성했을 때는 길이가 1㎞에 달했다는데 지금은 불과 100m 정도만 남았다. 숲 가운데의 정자 앞에 ‘구르미 그린 달빛 첫 회 촬영지’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온몸이 초록빛으로 물드는 듯한 느낌이 여지없이 깨지는 장면이다. 표지판은 숲 밖에 세워 놓고 안은 그저 넉넉하게 비워 뒀으면 좋았을 뻔했다. 정자 주변 연못엔 수련이 만개했다. 모여 피어 흐드러졌다기보다는 보일 듯 말 듯 몇 송이 피워 올린 정도다. 순박하고 정갈한 자태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고성은 동서로 넓게 펼쳐져 있다. 각각의 거리가 먼 만큼 여러 목적지를 묶어야 보다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서쪽엔 상족암, 소을비포성, 자란만, 문수암, 학동마을 등이 있다. 동쪽엔 당항포 관광지, 당동만 등이 있다. 고성 북쪽의 장산숲도 이 루트에 포함시키는 것이 낫다. →잘 곳: 상족암군립공원과 당항포 쪽에 숙박시설이 많다. 거개가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은 펜션들이다. 일반 모텔은 고성 읍내에 많다. 당항포 관광지(dhp.goseong.go.kr. 670-4501) 안에 오토캠핑장, 캐러밴, 펜션 등이 몰려 있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돌담이 아름다운 학동마을에선 한옥 숙박을 체험할 수 있다. →맛집: 쟁쟁한 명성을 가진 맛집은 사실 찾기 어렵다. 고성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흙시루펜션가든(832-8822)은 된장찌개 등 토속적인 음식들을 차려 낸다. 하이면 사곡3길 마을 안쪽까지 들어가야 나온다. 고성읍에선 공룡시장을 찾는 게 좋겠다. 시장 안쪽에 물메기매운탕으로 이름난 아우네식당(673-4747) 등 다양한 음식점이 몰려 있다.
  • 한화호텔&리조트, 나고야항진흥재단과 업무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리조트, 나고야항진흥재단과 업무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최근 일본 아쿠아리움 최고 권위 기관인 나고야항진흥재단과 업무 협약식을 진행하고, 멸종 위기종 연구 및 종보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고야항진흥재단은 나고야항 부두 주변의 아쿠아리움, 박물관, 쇼핑몰, 호텔 등의 효율적인 관리 및 서비스를 위해 1971년에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으로 일본 내 붉은바다거북과 흰고래 벨루가, 아델리펭귄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 인공 번식에 최초로 성공한 연구 특화 기관이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나고야항진흥재단과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활성화, 유전적 다양성을 위한 생물 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멸종 위기종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여수에서 국내 최초 부화한 푸른바다거북(CITES 1급)의 안전한 성장을 위해 나고야항진흥재단의 사육 생물의 번식 연구에 대한 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고 있다. 나고야항수족관은 1995년 일본 최초로 실내 인공산란장에서 태어난 붉은바다거북 인공부화에 성공했으며, 2003년부터 미국해양대기국(NOAA)과 인공위성 추적 시스템을 통해 방류한 붉은바다거북의 태평양 회유 루트를 조사 및 연구 중이다. 이러한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약 3,000두의 붉은바다거북의 번식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펭귄과 고래류의 번식 생리학적 연구로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의 번식상을 수상한바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역시 2012년 여수와 제주, 2014년 일산에 뿌리를 내리면서 국내외 내로라하는 해양 기관들과 다양한 공동연구 및 자체 연구를 지속 중이다. 아쿠아플라넷에서 근무 중인 아쿠아리스트는 매년 1회, 본인의 연구과제를 발표하는 등 종보존 및 바다환경 조사, 에너지 절약,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2016년도 홍석준 아쿠아리스트가 제출한 ‘빅벨리해마 인공 종묘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는 빅벨리해마 치어 성장에 최적화된 수조와 먹이생물의 영양강화를 통해 초기 생존율을 높여 인공종묘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으며, 지난 5월 24일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치어 350마리가 태어나 그 성과를 빛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보통 50건의 연구과제 중 8개 팀을 선정, 해외 아쿠아리움 벤치마킹과 부상을 지급함으로써 자기계발뿐만 아니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해양문화의 가치 전파와 동시에 생태계 보존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도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2012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21회에 걸쳐 돌고래의 구조·치료 활동을 펼쳤으며,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상괭이, 수달, 푸른바다거북 등을 구조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여수는 구조된 해양동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보호해 방사함으로써 ‘해양동물 119’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바다거북 라온이와 떠나는 바다별 여행' 등 우리나라 바닷속을 소재로 한 작품 전시회를 열어 바다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제주와 일산은 바다별 어린이·청소년 해양단을 운영해 아쿠아리스트와 사육사의 직업 체험, 스노클링, 생태계 공부, 동물들과의 교감, 일본 오키나와 해외 연수, 해부학 프로그램 등으로 깊이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수십 명의 아쿠아리스트가 수중 폐기물 및 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를 수거해 바다 정화 활동을 펼침으로써 아름다운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간과 자연의 교감’이라는 주제 아래 생태계 보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포토] 먹이 다툼 치열한 민물가마우지떼

    [서울포토] 먹이 다툼 치열한 민물가마우지떼

    민물가마우지가 30일 서울 원효대교 인근 한강에서 먹이를 먹이 위해 다투고 있다.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지는 몇 년 전부터 한강등 내륙에 터를 잡고 떼를 지어 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와 우리 밀이다“ 성남 탄천서 수확 체험 행사

    “와 우리 밀이다“ 성남 탄천서 수확 체험 행사

    “와 이게 우리 밀 이구나” 경기 성남시는 새달 10일 오전 10시부터 탄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제2회 추억의 우리 밀 수확 체험’ 행사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사전에 신청하는 가족 단위(70가족) 시민 약 300명이 참여한다. 탈곡기와 도리깨를 이용한 전통 방식의 밀 베기, 밀 탈곡, 밀 타작을 직접 해 볼 수 있고, 덜 익은 밀을 불에 구워 먹는 밀사리 체험도 할 수 있다. 밀밭 사이로 걷기, 밀밭 속 가족사진 찍기, 밀밭 속 생물 찾기 등 생태체험 활동과 밀짚으로 액자와 여치 집 만들기도 이뤄진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이 프로그램 운영은 맡는다. 지난해 10월 성남시는 탄천 태평습지생태원(2만7600㎡ 규모) 일부 공간(2000㎡)에 우리 밀 종자 90㎏ 뿌려 이번에 영근 밀밭에서 체험행사를 열게 됐다. 시는 체험 행사 날 약 700㎏ 정도의 밀알을 수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확한 밀알은 올겨울에 성남 청계산, 영장산, 남한산성 줄기인 검단산 등에 야생동물 먹이로 놓아줄 계획이다. 우리 밀 수확 체험에 참여하려면 새달 1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 70가족 에코성남홈페이지(http://eco.seongnam.go.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가족당 5명까지 참여 신청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부모가 밥 떠먹여 준 아기, 비만 되기 쉽다

    [건강을 부탁해] 부모가 밥 떠먹여 준 아기, 비만 되기 쉽다

    부모가 계속해서 밥을 떠먹여 준 아기는 스스로 먹은 아기보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책을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스완지대학의 에이미 브라운 조교수가 다음 달 8일 출간하는 신간 ‘와이 스타팅 솔리즈 매터스’(Why Starting Solids Matters)에 실은 한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 책에서 “스스로 먹을 기회를 잡은 아기들은 더 건강할 뿐만 아니라 모험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생후 6개월이 넘은 아기는 단단한 음식을 먹을 준비가 됐으므로, 부모는 이런 아이에게 더는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는 브라운 교수가 아기 298명의 체중과 식사 행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2014년 국제 학술지 소아 비만(Pediatric Obesity)에 발표한 연구 논문이 소개됐다. 브라운 교수가 동료 미셸 리 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몇 년간 부모가 계속해서 이유식을 떠먹인 아기와 스스로 이유식을 떠먹은 아기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연구자는 생후 6~12개월 사이의 아기들이 단단한 음식을 먹게 되는 방법을 처음으로 조사했다. 이후 생후 18~24개월 사이에는 아기들의 체중과 식사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밥을 스스로 먹게 된 아기는 포만감을 느꼈을 때 먹는 것을 멈출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컸고 과체중이 될 가능성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결과는 어머니의 배경과 출생 체중, 젖떼는 시기, 모유 수유와 같은 다른 요인과는 무관했다. 브라운 교수는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기는 스스로 먹는 법을 배울 때 많든 적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하며 부모가 계속해서 먹여주는 행동은 종종 아이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것보다 더 먹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만큼 조금씩 먹게 놔둬라. 아기가 먹는 식사 한 끼는 필요로 하는 것보다 너무 많다”면서 “당신이 숟가락을 흔들며 아기가 입을 벌리도록 유혹해도 아이가 입을 꼭 다물고 있다면 아이는 배고프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운영하는 의료정보 제공 웹사이트 ‘NHS 초이스’(NHS Choices)에 따르면, 아기가 스스로 이유식을 먹을 수 있게 되는 시기는 대부분 생후 6개월 이후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나면 부모가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첫째, 앉아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머리를 곧추세울 수 있다. 둘째, 눈과 손, 그리고 입을 통제할 수 있어 음식을 보고 집어 들어 입에 넣을 수 있다. 셋째, 음식을 삼킬 수 있다. 준비가 덜 된 아기는 혀로 음식을 입 밖으로 내보낸다. 사진=ⓒ Syda Productions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UFC] 구스타프손, 테세이라에 KO 승 ‘어퍼컷으로 쟁취한 사랑’

    [UFC] 구스타프손, 테세이라에 KO 승 ‘어퍼컷으로 쟁취한 사랑’

    어퍼컷으로 쟁취한 사랑,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에릭손 글로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UFC 파이트나이트 109 라이트헤비급 매치에서 랭킹 2위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0·스웨덴)이 3위 글로버 테세이라(37·브라질)를 5회 KO로 잠재운 뒤 여자친구를 옥타곤으로 불러 올렸다. 아웃복싱 전술로 나선 구스타프손은 주먹이 매서운 테세이라와 맞불을 놓지 않고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가 반격에 나섰다. 2라운드에는 백 스핀 엘보에 이은 펀치 연타로 주도권을 잡았다. 3라운드부터는 자신의 일방적 경기를 주도했다. 결국 구스타프손은 5라운드에서 오른손 어퍼컷 3연타에 이은 오른손 훅으로 테세이라를 거꾸러뜨렸다. 구스타프손은 7월 30일 UFC 214에서 격돌하는 챔피언 대니얼 코미어와 전 챔피언 존 존스 승자와의 타이틀 매치를 겨냥한다. 구스타프손은 두 선수에게 한 번씩 도전했다가 모두 판정패한 아픔이 있어 누가 올라오든 자신의 세 번째 타이틀 매치에서 설욕을 벼른다. 그의 종합 전적은 18승4패가 됐다. 홈 팬들 앞에서 화끈한 승리를 선보인 구스타프손은 “그에게 폭탄을 퍼부었는데 그는 모든 주먹을 맞았다. 그는 위대한 전사”라고 치켜세운 뒤 최근 자신을 아빠로 만든 여자친구 모아 안토니아 요한손을 불렀다. 장내 아나운서에게 반지 상자를 슬쩍 보여줘 자신이 뭘하려는지 일러준 뒤 아나운서가 슬쩍 둘 사이에 마이크를 들이자 왼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를 했다. 홈 팬들의 열렬한 성원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요한손은 감격했는지 기쁨을 표시한 뒤 그에게 뜨거운 키스를 퍼부은 뒤 끌어안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누워서 흡연하면 잡아서 신문 재배지 늘자 금지 상소 빗발쳐 “범법자 양산” 금연법 결국 좌초 담배는 광해 8년인 1616년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급격히 확산돼 60여년 뒤에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일본에서 재배되던 풀인데 잎이 큰 것은 7, 8촌(寸)으로 가늘게 썰어 대나무나 은으로 만든 통에 넣어 피우는데 맛은 쓰고 매우며, 가래 치료와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담배에 대해 설명했다. 또 오래 피우면 간을 상하게 하고 눈을 어둡게 한다고 했다.숙종실록 8권 1679년 7월 12일자에는 집사(執事)들에게 향소에서는 예를 갖추도록 지시했으나, 기대거나 누워 담배를 피웠다며 임금이 이들을 모두 잡아 신문하고, 보고하지 않은 감찰관도 함께 신문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임금이 승지와 집사들에게 왕실 제사 때는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직접 지시한 기록이 실록 여러 곳에 있다. 담배가 부정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정조 1년인 1777년이다. 임금은 “술과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라는 조항은 있지만,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공연히 담배를 못 피우게 해 시끄러운 일만 야기되었다. 담배는 기호품인데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고 생각이 안 나겠는가. 앞으로는 술만 금하도록 하라”고 명했다. 18세기 초에는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 금지를 요청하는 상소가 잇따랐다. 영조실록 39권 1734년 11월 5일자는 장령 윤지원의 상소로 “담배의 해독은 술보다 더욱 심하니 과조(科?)를 엄격히 제정하여 시골에서는 심지 못하게 하고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60여년 뒤에 담배의 재배면적은 더욱 늘어났다. 호남 위영사 서영보는 “고구마는 번식력이 좋아 10년이 지나지 않아 지금의 담배나 수박처럼 전국 어디서나 물과 불처럼 흔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1797년 정조는 사복사 제조 이병모와 농정 전반에 관해 논의하던 중 “남초를 심은 전지에 모두 곡식을 심게 하면 몇만 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하자 이병모 역시 “기름진 토지에 다 남초를 심으니 이것이 가장 애석합니다”라며 담배 재배금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보고했다. 담배 금지 상소가 잇따를 만큼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당연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주요 뇌물수단이 될 정도로 가격이 좋았다. 숙종실록 6권 1677년 12월 4일자는 무인 서치가 담배 1태(?·말 한 마리에 실을 수 있는 양)를 이조판서의 사위에게 뇌물로 주고 감찰에 제수되었으며, 집의(執義) 안의석은 금을 주고 관직을 구했으니 삭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870년 12월에는 보은군수가 뇌물을 받아 처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고장의 수령이 담배 100근을 또 뇌물로 받아 고종이 노발대발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식량공급에 문제가 될 정도로 담배의 경지 잠식이 심각했지만, 역대 임금들이 금연령 또는 재배금지령을 미룬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순조 8년인 1808년 11월 19일 보문각에서 열린 역대군감 강론에서 임금은 “이른바 남초가 위와 담을 치료하는 데는 유효하다 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의문이다. 근래 들어서는 세속의 풍습이 이미 고질화되어 젖먹이만 면하면 긴대에 담배를 피운다. 속습이 이 지경인데 금지할 수 없겠는가?”했다. 각신 박종훈은 “몸에 이익이 없는데도 좋아하는 것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만약 이를 법으로 금지시킨다면 범법자를 양산할 것입니다”라며 금연법을 반대했다. 임금은 슬그머니 화재를 술의 폐해로 돌렸고 끝내 금연법은 제정되지 못했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배고픈 코끼리의 슬픈 식사

    배고픈 코끼리의 슬픈 식사

    인도의 한 마을에서 굶주린 코끼리 한 마리가 쓰레기장을 뒤지는 장면이 목격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인도 타밀나두주 오오티 마을에서 포착된 이 영상은 배고픈 코끼리가 쓰레기장에서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쓰레기장에 온 코끼리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비닐과 종이 등을 닥치는 대로 먹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지만, 딱히 녀석을 도울 방법이 없다.외신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최근 몇 달 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야생 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내려오고 있다.. 사진 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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