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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 스토리] 아빠는 공무원… ‘엄마’가 됐어요

    [커버 스토리] 아빠는 공무원… ‘엄마’가 됐어요

    # 초짜 주부가 된 그 남자 홍철우(37) 서울 양천구 교통행정과 주무관(7급)은 오늘도 전쟁이다. 오전 7시 30분 잠에 취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는 두 아들을 깨운다. 여덟 살 진오는 그나마 일어나 옷도 입고 씻고 한다. 여섯 살 민오는 더 자겠다고 떼를 쓴다. 가까스로 깨워 옷을 입히고 씻긴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이고 아이들 가방을 챙겨 8시 30분쯤 집을 나선다. 진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걸 보고, 민오를 유치원에 데려다준다. 집에 돌아오면 9시 전후. 진오가 집에 오기까지 4~5시간이 남았다. 설거지를 하고 방을 청소한다. 잠깐의 여유를 위해 커피를 마신다. 왠지 초조하고 답답하다. 째깍째깍,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벌써 진오가 올 시간이다. 오후 2시 30분 진오를 학원에 보내고 민오를 데리러 유치원으로 향한다. 아침에 언제 떼를 썼냐는 듯 아들이 아빠, 아빠를 연호하며 펄쩍 뛰어나와 품에 안긴다. 피로도 싹 가시고, 절로 얼굴이 밝아진다.# 아이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그 남자 오후 4시 진오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두 아들과 함께 장을 본다. 해가 저물면 본격적으로 바빠진다. 두 아들이 잘 먹는 불고기도 하고 계란도 굽는다. 실력을 발휘해 볶음밥도 한다. 아이들이 잘 먹으면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린다. 매일 빨래를 해도 매일 빨아야 할 옷이 나온다. 신기하다. 아이들과 함께 숙제를 한다. 내일 입을 옷과 가방을 챙겨 놓는다. 9시쯤 아이들을 재운다. 곁에서 동화책도 읽어 주고, 노래도 불러 준다. 아이들이 일찍 잠들면 모든 게 감사하다. 아이들이 잠들 때쯤 아내가 귀가한다. 홍 주무관은 지난 1월 1년간 육아휴직을 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진오를 돌보기 위해서다. 어린이집,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는 오후 1~2시면 수업이 끝나기 때문이다. 아내는 첫째와 둘째 출산 때 육아휴직을 이미 썼다. 처가는 제주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아이들을 부탁할 처지가 아니었다. 홍 주무관은 “아이들 돌보는 게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다. “처음엔 서툴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괜히 아이들에게 화도 많이 냈습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지 회의도 들곤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과 친밀감이 생기고, 아이들이 아빠가 곁에 있어 행복하다고 할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휴직하고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아내가 육아휴직 기간, 지금은 커서 말이라도 통하지만 말도 안 통하는 갓난아이들을, 말 그대로 ‘독박육아’를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뼈저리게 알게 됐습니다. 힘든 기간을 잘 이겨낸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홍 주무관은 “요즘도 아이들 밥 챙겨 주는 게 제일 어렵다”며 “할 수 있는 반찬도 몇 개 되지 않아 주로 볶음밥을 해 준다. 스팸이나 계란은 빠지지 않고, 일회용 카레나 짜장을 먹일 때도 있다”고 했다. 홍 주무관은 경제적인 면도 힘들다고 했다. 첫 석 달은 150만원, 나머지 아홉 달은 100만원이 나온다. 하지만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15%(복직 후 6개월이 지나야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를 제하고, 공무원 연금 30여만원을 떼고 나면 실수령액은 50만원 정도 된다. 그는 “공무원연금을 떼는 건 선택 사항인데, 복직 후 그동안 못 낸 연금을 일괄적으로 모두 내야 하기 때문에 유아휴직 수당에서 제하는 걸로 했다”며 “아내 급여로만 생활해야 해 아이들에게 제대로 해 주지 못하는 게 많아 마음 아프다”고 했다. # 직장맘들 리스펙트하는 그 남자 유창희(39) 고양시 아동청소년과 주무관(8급)도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 승규를 위해 지난 2월 11개월간 육아휴직을 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 온 아내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다. 승규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과제도 같이 하며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4살 된 딸 승아도 돌본다. 청소, 빨래, 설거지 등 집안일도 도맡아 한다. 평소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어 아이들에게 밥이나 간식 챙겨 주는 게 가장 어렵다. 휴직 초기에는 소시지, 돈가스 등 가공식품을 주로 해 줬지만 요즘은 요리책이나 인터넷 요리 블로그 등을 보며 음식을 해 준다. 유 주무관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금 아니면 간직할 수 없는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고, 아이들이 아빠가 최고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나라 가정주부와 내 아내와 같은 ‘직장맘’의 노력과 희생에 존경과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 승진보다 가족을 택한 그 남자 강병수(39) 서울 중구 안전치수과 주무관(8급)은 양가에서 육아 도움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부모는 일찍 돌아가셨고, 처가는 지방이었다. 지난 1월 3살 딸을 돌보기 위해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나자마자 바로 뒤이어 했다. 1년 6개월을 채우고 지난 6월 복직했다. 강 주무관은 “아무래도 일적인 면에서 승진이 동기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어 처음에는 갈등을 했다”며 “아내를 위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휴직을 했는데, 아이와 하루 종일 같이 지내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이 한층 더 커져 좋았다”고 했다. 공직사회의 육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자녀를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당당한 아빠’들이 늘면서 보수적인 공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 도입 22년 만에 수십년간 남성 간부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서 굳어진 ‘육아는 여성 몫’이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 일터 문화도 일 중심에서 일·가정 양립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 중앙부처 육아 휴직한 1507명의 그 남자 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부처 44곳의 육아휴직자(교육공무원 제외)는 8021명이다. 여성공무원 6514명, 남성공무원 1507명이다. 여성 대비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18.7%로, 2014년 14.4%, 2015년 15.8% 등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도 남성 육아휴직자가 중앙부처에 비해 적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광역자치단체 17곳의 육아휴직자는 8458명이다. 여성 공무원 7558명, 남성 공무원 900명으로, 여성 대비 남성 육아휴직은 10.6%를 차지했다. 2014년 7.7%, 2015년 8.8%로 꾸준히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육아휴직제도는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을 통해 도입됐다. 남성 육아휴직은 1995년부터 가능해졌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년 이하 자녀가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으로 2015년 11월부터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기간도 1년에서 여성과 같은 3년 이내로 연장됐다. #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해도 된 그 남자 지난해 7월 1년간 육아휴직을 낸 경남도의 한 공무원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동료들도 젊은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육아휴직을 하면 동료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 같아 주저하곤 하는데, 육아휴직으로 자리가 비면 즉시 충원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눈치 보지 않고 홀가분하게 육아휴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13년 1년간 육아휴직을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공무원은 “당시 남자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쓴 사례가 거의 없어 눈치가 보였는데, 상사나 동료들이 응원해줘 힘이 났다”며 “요즘은 남성 육아휴직이 일반화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한 경찰 공무원은 “육아휴직 기간 아이에게 받은 행복은 그 어떤 물질적인 행복과도 바꿀 수 없다”며 “정말 권하고 싶다”고 했다. 전북도의 한 공무원은 “육아는 여성 몫이 아니라 남녀 공동 의무”라며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문화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와우! 과학] 멸종위기 몰린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를 아시나요?

    [와우! 과학] 멸종위기 몰린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를 아시나요?

    햄스터만한 덩치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새앙토끼(American pika)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 연구팀은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노스 레이크 타호 등 새앙토끼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생태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에 올린 새앙토끼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토끼의 일종이다. 특유의 우는 소리 때문에 '우는 토끼'로도 불리며 귀는 작고 꼬리는 없는 외모가 특징이다. 특히 새앙토끼는 귀여운 외모와 희귀성 덕에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 1억 7000만㎡내에서 새앙토끼를 찾았지만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앙토끼는 지난 1991년까지 이 지역 일대에서 번성했으나 이후 급격히 개체수가 줄었다. 그렇다면 새앙토끼를 멸종으로 몰고가는 '범인'은 누구일까? 안타깝게도 범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다. 새앙토끼는 온도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서늘하고 습기찬 지역에 서식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새앙토끼는 더욱 더 산꼭대기로 거처를 옮기고, 더위를 피해 땅을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땅 속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생존과 번식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연구를 이끈 조셉 스튜어트 박사는 "새앙토끼의 배설물과 울음소리 등을 추적한 결과 기존에 살던 지역을 버리고 더욱 높은 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2050년 경 레이크 타호의 97% 지역은 새앙토끼가 살기 어렵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자연에서 새앙토끼가 사라진다는 것은 먹이사슬의 공백을 의미한다"면서 "새앙토끼는 독수리, 코요테, 족제비의 중요한 먹잇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다이노+] 중생대 최강 포식자 ‘수장룡’의 비밀

    [다이노+] 중생대 최강 포식자 ‘수장룡’의 비밀

    중생대 최강 포식자라고 하면 누구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육식 공룡을 떠올리지만, 사실 중생대 바다에는 이보다 더 거대한 바다 파충류들이 존재했다. 오늘날에도 가장 거대한 포식자가 고래인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가장 거대한 포식자는 바다에 살았다. 바다가 육지보다 훨씬 클뿐 아니라 먹이도 풍부해 더 거대한 생물체를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 바다로 진출한 거대 파충류 무리로 어룡 (Ichthyosauria), 수장룡 (Plesiosauria), 그리고 모사사우루스 (Mosasaurus)가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중생대의 바다에서 번성했다. 그 가운데 수장룡은 1억 년 이상 번성한 무리로 독특한 긴 목을 진화시킨 것이 많아 과학자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해양 파충류다. 수장룡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견줄 만한 거대한 최상위 포식자에서 중소형 크기의 작은 포식자까지 크기도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큰 번영을 누린 이유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야 이들이 어떻게 먹고살았는지에 대한 단서들이 발견되고 있다. 1964년 독일에서 발견된 수장룡의 화석은 당시에는 아무 주목을 받지 못해 50년 넘게 방치되어 있었다. 이를 보관 중이던 독일 니더작센 주립 박물관은 고생물학자들을 초청해 분석을 의뢰했다. 화석을 정밀하게 분석한 고생물학자들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라게나네크테스 리치테레(Lagenanectes richterae)로 명명된 이 신종 수장룡은 대략 8m 정도 크기로 목이 긴 수장룡인 엘라스모사우루스(elasmosaurs)의 일종이다. 이들은 목이 몸길이의 절반이 넘는데, 최대 75개의 목뼈를 지닌 경우도 발견된다. 라게나네크테스의 목뼈는 전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40-50개 정도의 목뼈를 지닌 목이 긴 수장룡인 점은 확실하다. 이렇게 긴 목 앞에는 촘촘한 이빨이 있는 입이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빨이 달아나는 먹이를 잡을 수 있도록 밖으로 나있다는 점이다. 이는 라게나네크테스가 작고 민첩한 먹이를 잡아먹었다는 증거다. 연구팀은 당시 살던 오징어의 조상 같은 연체동물이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긴 목 역시 작고 빠른 먹이를 잡는 데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무기는 이것 하나만이 아니다. 연구팀은 두개골에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확인하고 이 신경이 압력 수용체나 혹은 전기 수용체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런 압력/전기 수용체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먹이를 잡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아마도 이것이 성공적인 포식자가 된 비결 중 하나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라게나네크테스가 1억 3200만 년 전에 살았던 엘라스모사우루스라는 점이다. 과거 엘라스모사우루스는 8000만 년 전에 등장했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발견으로 훨씬 이전에 등장했음이 밝혀졌다. 이 화석이 여러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직한 채 박물관 구석에서 50년 넘게 방치되었다는 건 놀랍지만, 사실 종종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멘델의 유전법칙처럼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가 나중에 가서야 다시 연구되어 중요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과학에서만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북극곰을 찾아라” 깨진 빙하를 위태롭게 건너는 북극곰

    “북극곰을 찾아라” 깨진 빙하를 위태롭게 건너는 북극곰

    멸종위기에 놓은 북극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각난 얼음바다 위에 외롭게 홀로 서 있는 북극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프랑스의 사진작가인 플로리안 리덕스(28)는 최근 캐나다에서 자신의 드론을 이용해 포착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얼음바다 위에 선 북극곰의 ‘작은 모습’은 얼핏 보면 점에 불과하지만, 북극곰이 처한 위험은 절대 작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쪼개지고 그 크기가 점차 작아지면서 북극곰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데, 바다 위를 뒤덮은 얼음조각이 작아질수록 북극곰이 헤엄쳐야 하는 시간은 늘어만 간다. 장시간의 수영은 굶주린 북극곰을 더욱 지치게 하고, 결국 이러한 상황이 북극곰을 멸종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사진을 찍은 리덕스는 “북극곰을 찍기 위해 매일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간신히 드론을 이용해 북극곰 한 마리를 포착했는데, 북극곰이 얼음과 얼음 사이를 건너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북극곰을 위협과 멸종위기에 처한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는 점이 꼽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영권 “나쁜 의도 없었다” 울먹

    김영권 “나쁜 의도 없었다” 울먹

    실언 논란을 빚은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광저우)이 울먹이며 사과했다.김영권은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 직전 인터뷰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렇게 이야기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의도를 갖고 이야기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발언에 화난 분들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취재진에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라며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라고 말했다. 마치 응원해준 한국 축구팬을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물의를 빚었다. 축구대표팀은 이란전에서 수적 우위 속에서도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 美서 멸종위기 몰려

    ‘피카츄 모델’ 새앙토끼, 美서 멸종위기 몰려

    햄스터만한 덩치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새앙토끼(American pika)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 연구팀은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노스 레이크 타호 등 새앙토끼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생태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에 올린 새앙토끼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토끼의 일종이다. 특유의 우는 소리 때문에 '우는 토끼'로도 불리며 귀는 작고 꼬리는 없는 외모가 특징이다. 특히 새앙토끼는 귀여운 외모와 희귀성 덕에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 1억 7000만㎡내에서 새앙토끼를 찾았지만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앙토끼는 지난 1991년까지 이 지역 일대에서 번성했으나 이후 급격히 개체수가 줄었다. 그렇다면 새앙토끼를 멸종으로 몰고가는 '범인'은 누구일까? 안타깝게도 범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다. 새앙토끼는 온도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서늘하고 습기찬 지역에 서식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새앙토끼는 더욱 더 산꼭대기로 거처를 옮기고, 더위를 피해 땅을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땅 속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생존과 번식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연구를 이끈 조셉 스튜어트 박사는 "새앙토끼의 배설물과 울음소리 등을 추적한 결과 기존에 살던 지역을 버리고 더욱 높은 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2050년 경 레이크 타호의 97% 지역은 새앙토끼가 살기 어렵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자연에서 새앙토끼가 사라진다는 것은 먹이사슬의 공백을 의미한다"면서 "새앙토끼는 독수리, 코요테, 족제비의 중요한 먹잇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1만 길고양이 사랑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1만 길고양이 사랑

    서울 관악구는 길고양이와 관련된 생활민원을 해결하고 이들과 공생하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길고양이 급식소 21곳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길고양이가 많이 서식하는 인헌동, 미성동, 난향동, 대학동, 서울대학교 등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및 주민들과 협의해 설치했다. 평소 길고양이 문제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거나 캣맘들이 길고양이들을 돌봐오던 곳이다. 관악에는 약 1만 마리에 길고양이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급식소 디자인은 서울대 수의학과 김민기와 안산대 건축디자인학과 윤효진이 만든 프로젝트 팀에서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지역 캣맘이 주축이 된 자원봉사자들이 고양이 먹이주기와 청소를 한다. 공공근로를 통해 급식소 주변에 대한 방역소독을 진행하고 급식소 근처에서 생포한 고양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지원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면서 “앞으로도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등 시민단체와 손잡고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물고기는 독이 있는 먹이를 어떻게 구분할까? (연구)

    물고기는 독이 있는 먹이를 어떻게 구분할까? (연구)

    최상위 포식자를 제외하고 먹이 사슬에 있는 모든 생물체는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자신만의 전략이 있다. 포식자를 피해 빨리 달아나거나 굴을 파고 숨던가 위장을 통해서 눈에 띄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포식자에게 치명적이거나 적어도 힘들게 하는 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생존 전략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이 경우 자신이 독을 지녔다는 사실을 널리 광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껏 힘들게 독을 만들었는데, 포식자가 모르고 먹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을 지닌 동식물 가운데는 화려한 색상을 뽐내는 것이 많다. 호주 대보초에 사는 갯민숭달팽이(학명 Gonibranchus splendidus·사진) 역시 그 중 하나다.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알록달록한 붉은 반점과 독특한 보라색 돌기, 그리고 테두리의 노란색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독을 품고 있다는 명백한 경고다. 그런데 이 갯민숭달팽이의 포식자 눈에는 어떤 것이 경고로 보일까? 붉은 반점이 가장 강력한 경고로 보이지만, 대개 물고기가 사람만큼 색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좋지 않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를 확실하게 감별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같은 지역에 사는 쥐치류의 물고기(학명 Rhinecanthus aculeatus)가 어떻게 위험한 먹이를 판단하는지 알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붉은색의 반점과 노란색 테두리가 주된 경고일 것으로 보고 둘 중 하나를 지운 후 물고기의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이 물고기는 주로 노란색 테두리에 반응했으며 붉은색 반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는 갯민숭달팽이의 노란 테두리는 한결 같은 데 비해 붉은색 반점이 개체마다 형태가 다른 이유도 설명한다. 포식자의 혼동을 예방하기 위해서 모두가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우리 눈에 비친 세상과 동물의 눈에 비친 세상이 다르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우리 눈에는 형형색색으로 알록달록한 몸 전체가 경고로 보이지만, 물고기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이 물고기가 붉은색을 감별하는 능력이 인간보다 떨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위험한 먹이를 구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는 방식은 우리와 다르지만, 그렇다고 틀린 것은 아닌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中 볼풀서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 패싸움

    中 볼풀서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 패싸움

    아이들 놀이터인 볼풀에서 어른들의 패싸움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며 최근 중국 쓰촨성 네이장시 완다 프라자(Wanda Plaza) 의 어린이 볼풀장에서 가족 간의 패싸움이 벌어졌다. 완다 프라자의 어린이 놀이터. 어른들의 싸움은 볼풀에서 놀던 두 가족의 아이들이 싸우면서 시작됐다. 싸움에서 진 어린 소녀가 울음을 터트리자 신발장 사이 두 가족은 고성이 오갔다. 한 여성이 볼풀의 공을 던지면서 말타툼은 곧이어 몸싸움으로 번졌다.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난투극이 계속되자 주변의 안전요원들이 두 가족 어른들의 싸움을 제지했다. 네이장시 경찰은 싸움에 가담한 여성들을 체포해 수사 중이다. 한편 완다 플라자는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총수로 있는 완다그룹의 중국 최대 체인 쇼핑몰이다. 지난 6월 후허하오터 시의 완다플라자는 펭귄에게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학대를 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영상= Mailonlin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단독] 몸도 돈도 마음도, 다 내주고 떠난 천사

    [단독] 몸도 돈도 마음도, 다 내주고 떠난 천사

    20년 힘겨운 혈액암 투병에도 복지관 3곳 후원 등 나눔 실천 “40억 기부 목표 못 이뤄 미안… 환자·해부학 발전에 써 달라” 30일 서울 서대문구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4호. 국화가 가지런히 놓인 강사문 할머니의 빈소에 연세의료원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조문객을 안내하고 있었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주치의인 정준원 연세암병원 혈액암센터장 등 병원 임직원 90여명이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뜻을 기렸다. 조문객과 연세의료원 직원들 모두 침통한 표정이었지만 65세로 생을 마감한 강 할머니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정 센터장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환자를 치료했지만, 강 할머니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베풀고 떠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모든 재산을 기부한 사실을 오늘에서야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강 할머니는 1980년대 초부터 파킨슨병으로 10년을 투병한 어머니를 돌보고, 연이어 노환으로 쓰러진 아버지 간병도 10년간 지극정성으로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인 1997년 본인 몸에도 이상이 왔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었다. 연이은 불행에도 할머니는 좌절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하며 묵묵히 견뎌냈다. 2004년에는 남 몰래 시신 기증 서약서를 썼다. 최근 1년 동안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7개월 이상을 연세암병원에서 입·퇴원을 반복했다. 최근에는 면역력이 약화돼 심한 폐렴을 앓는 등 감염질환이 잇따라 생겼다. 5일 전 강 할머니는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을 알았다. 강 할머니는 연세의료원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아파트와 주식 투자 등으로 모은 재산 등 모두 15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할머니는 의료원 측에 “40년을 준비한 일이니 나보다 훨씬 어려운 많은 환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40억원을 기부하려고 평생 노력했는데 치료비로 쓴 돈도 있고 목표만큼 벌지 못해서 15억원만 기부하게 됐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남진정 연세의료원 발전기금팀장은 “임종을 앞두고 시신과 재산을 모두 기부한 것은 어느 병원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사례”라며 “할머니가 더 오래 사셔서 더 많은 분들을 도왔으면 했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평소에도 승가원 등 복지기관 3곳에 정기 후원을 하고 있었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 몇 명만 알고 있었던 일이어서 주변 이웃들조차 그의 선행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40년 지기인 김혜정(62·여)씨는 “어려운 사람 얘기를 들으면 지나치질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선행을 내세우길 싫어했다”며 “내게 죽기 전 타고 다니던 차까지 다 팔아 달라고 한 다음에 조촐한 장례를 부탁하고 떠났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장례는 1일장으로 치러졌다. 강 할머니의 시신은 염습(몸을 씻기고 옷을 입혀 염포로 묶는 장례 과정)하지 않고 곧바로 연세의대 해부학교실로 옮겨졌다. 강 할머니는 평소 “내가 죽으면 내 몸을 해부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 의대에도 “후학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따로 5000만원을 기부했다. 친구 김씨는 “얼마 전 ‘사회에 모든 것을 주고 떠나야 하니 마음이 급하다’고 나를 재촉하기까지 했다”며 “20년을 투병하고 죽음을 앞두고도 사회에 불만을 가지기는커녕 흔들림 없이 모든 것을 다 내주고 떠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코아 속 성분, 당뇨 억제에 효과 있다 (연구)

    코코아 속 성분, 당뇨 억제에 효과 있다 (연구)

    초콜릿은 당뇨와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브리검영대학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고지방 먹이와 함께 코코아의 성분 중 하나인 에피카테킨 모노머(epicatechin monomer)를 먹인 결과, 혈당 상승을 조절하는 능력이 개선되고 살도 덜 찌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피카테킨 모노머의 투여량을 높일수록 위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코코아 속 에피카테킨 모노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베타세포다. 베타세포는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로, 제1당뇨병의 경우 스스로의 면역계가 베타 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세포는 혈당량이 높아지면 저장돼 있는 인슐린을 분비하고 추가적으로 인슐린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데, 코코아 속 에피카테킨 모노머 성분을 섭취하면 이 베타세포의 수가 증가해 인슐린 분비 능력이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에피카테킨 모노머가 베타세포의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데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베타세포의 인슐린 생산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반적인 초콜릿은 코코아뿐만 아니라 설탕의 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이 당뇨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브리검영대학의 제프리 테셈 식품영양학 교수는 “코코아에서 에피카테킨 모노머를 따로 추출하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식품에 첨가하거나 보충제로 만든다면,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28일 국제학술지인 영양생화학저널(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배고픈 악어 먹이 될 뻔한 누 살리는 하마

    배고픈 악어 먹이 될 뻔한 누 살리는 하마

    악어의 먹잇감이 될 뻔한 누를 구해주는 인정 많은 하마의 모습이 포착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의 한 강가에서 악어의 먹이가 될 상황에 노인 누(wildebeest)의 생명을 구하는 하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관광 차 아내 토기(Tokkie)와 함께 크루거 국립공원을 찾은 머빈 반 윅(Mervyn Van Wyk)의 카메라에는 놀라운 광경이 담겼다. 갈증을 달래기 위해 물가를 찾은 누 무리와 임팔라떼. 누 무리 중 한 마리가 목을 축이는 순간, 물속에 매복 중인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먹이를 덮쳤다. 갑작스러운 악어의 출현에 미처 피하지 못한 누가 한쪽 다리를 물렸다. 어렵사리 잡은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악어. 둘의 밀고 당기는 싸움은 8분 동안 지속됐다. 악어의 집요함에 몹시 지친 누가 생명의 끈을 놓으려는 순간, 지옥 같은 절망으로부터 그를 건져내 줄 구원자가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하마 한 쌍. 물속에 있던 거대한 하마 한 마리가 악어를 향해 돌진, 위태로운 상황의 누를 구했다. 오른쪽 뒷다리에 부상을 입은 누가 절뚝거리며 뭍으로 올라갔다.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한 머빈은 “우린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며 “다른 동물들을 돕는 하마를 본 적이 없으며 이는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하마의 이런 행위는 자신의 영역표시 행위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지만 머빈이 포착한 하마의 경우엔 물속에서 누를 구하려고 시도 맞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크루거 국립공원에서는 맹수로 악명 높은 사자가 엄마 잃은 아기 영양을 정성 들여 돌보는 순간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영상= Kruger Sightings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허리케인에도 사료부터 챙긴 화제의 견공, 알고보니…

    허리케인에도 사료부터 챙긴 화제의 견공, 알고보니…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州)를 강타한 가운데, 홀로 커다란 사료 포대를 입에 문 채 어디론가 향해 화제를 모은 견공의 뒷 이야기가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유명세를 타게 된 견공 ‘오티스’를 소개했다. 오티스는 애초 알려진 골든 래트리버 믹스견이 아닌 저먼 셰퍼드 믹스견. 견주인 살바도르 세고비아(65)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텍사스 해안을 강타하기 직전인 지난 25일까지 오티스는 코퍼스크리스티에 있는 그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오티스의 실제 주인인 5세 꼬마 카터는 나이가 너무 어려 부모와 함께 허리케인을 피하고자 이곳을 떠나게 됐고 오티스가 할아버지인 세고비아 집에 남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할아버지는 오티스를 집 뒤편 베란다에 약간의 먹이, 물과 함께 남겨두고 거실에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밤중에 할아버지가 베란다 쪽으로 가보니 오티스는 사라졌고 문이 열려 있었다. 할아버지는 “큰 소리로 오티스를 부르고 또 불렀지만 찾을 수 없었다”면서 “다음 날 아침에도 밖으로 나가 오티스를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오티스는 옆 마을 싱턴의 거리를 걷고 있었고 이 모습이 우연히 지역 주민 티엘레 도켄스에게 목격됐다. 도켄스는 "개 한 마리가 커다란 사료 포대를 입에 문 채 어디론가 걷고 있었다"면서 "무언가 임무를 수행중인 것 같았으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며 웃었다. 그녀는 개가 길을 잃은 것이지 확인하기 위해 개를 따라갔고 그 끝에 할아버지의 집 앞에서 멈출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한 여성이 다가와서 내게 ‘당신의 개가 길을 따라왔느냐?’고 물었다”면서 “이어 내가 (말을 거는 그녀를 향해) 돌아서자 오티스가 사료를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티스는 집 앞 현관으로 들어가 사료 포대를 내려놓고 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할아버지는 설명했다. 사실 오티스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일으키기 전부터 싱턴 지역에서 유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티스는 현지 지방법원과 골동품점, 그리고 식료품 가게 등 어느 곳이든 혼자 방문해 누구나 이 개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그런 오티스에게 먹을 것을 나눠줬다. 할아버지는 “오티스는 정말 슬퍼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 사람들은 그저 개를 볼 때마다 잘 대해준다”면서 “또한 오티스는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마을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때때로 오티스는 지역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해 그곳에 온 손님들로부터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를 얻어먹었다. 이뿐만 아니라 오티스는 개 사료도 판매하는 지역 목재 판매소와 건축자재 판매소를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며 그럴 때마다 주인들은 먹을 것을 나눠준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오티스는 똑똑한 개다. 이 개는 자신이 대접받을 수 있는 곳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날 오전 오티스는 사료를 얻으러 갔을지도 모른다”면서 “오티스는 자신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어떻게든 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이 익히 알고 있던 곳에서 사료를 집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오티스가 강아지였을 때부터 봐왔다고 밝혔다. 그는 “오티스는 아마 6살쯤 됐을 것이다. 어느 날 차를 몰고 다니던 한 남성이 길에서 오티스를 버리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난 개가 필요 없었지만 그에게 ‘개를 그냥 여기 두고 가라. 우리가 개를 돌보겠다’고 말했다”면서 “그가 개를 남겨뒀고 그 개는 내 손자의 개가 됐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실학자 성호 이익과 눈먼 암탉

    [백승종의 역사 산책] 실학자 성호 이익과 눈먼 암탉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은 열심히 닭을 쳤다. 양계는 그의 생계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틈만 나면 이익은 닭의 습관이며 행동거지를 꼼꼼히 관찰했다. 놀랍게도 거기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이 있었다. 이익은 눈먼 어미 닭의 삶에서 부모의 도리, 또는 정치의 올바른 이치를 깨달았다. 이익은 자신의 소감을 ‘할계전’(瞎雞傳) 곧 ‘눈먼 어미 닭의 전기’에 담았다(‘성호전집’ 제68권). 글의 본모습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소개해 볼 생각이다. 외눈박이 암탉은 오른쪽 눈이 멀었다. 그나마 성한 왼쪽 눈은 사팔뜨기였다. 자연히 이 암탉의 행동은 둔하고 부자유스러웠다. 늘 겁먹은 표정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익의 집안 식구들은 이 닭은 암탉 구실을 못할 거라고 입을 모았다. 내 가슴속에는 가난하고 병약한 이익의 젊은 시절이 외눈박이 암탉과 자꾸 중첩된다. 그런데 말이다. 외눈박이 암탉도 때가 되자 알을 품었고, 병아리들이 깨어났다. 이익은 그 병아리들을 건강한 다른 암탉에게 넘겨 주고 싶었으나, 외눈박이의 신세가 너무 가여워 그만두었다. 동병상련이었을까. 이익은 근심 어린 눈으로 외눈박이를 관찰했다. 그러고는 뜻밖의 결과에 놀랐다. 보통 암탉들은 새끼를 잘 키우지 못했다. 병아리의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외눈박이는 단 한 마리의 새끼도 죽이지 않았다. 가장 약한 어미가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내다니, 어찌 된 것일까. 농가의 상식에 따르면 어미 닭에게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했다. 첫째, 새끼들에게 먹이를 잘 공급해 주는 어미라야 했다. 둘째, 뜻밖의 재난이 닥쳐도 어미가 방비를 잘해야 했다. 어미 닭은 유달리 건강하고 사나워야 했다. 우리도 세상살이는 그렇게 다부져야 잘하는 줄로 믿지 않는가. 병아리를 거느린 어미 닭들은 흙을 파헤쳐 벌레 잡기에 분주했다. 날카롭던 부리와 발톱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들은 새끼를 먹여 살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하늘에는 천적인 까마귀와 솔개가 있고, 집 안에는 고양이와 개가 호시탐탐 병아리를 노렸다. 이놈들이 불시에 쳐들어오면 어미 닭들은 사생결단하고 두 날개를 퍼덕이며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이런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아리의 6, 7할은 저세상으로 갔다. 이익의 외눈박이 암탉은 달랐다. 몸이 굼떠 멀리 나갈 수 없어서였을까. 그 암탉은 식구들의 보살핌이 있는 마당을 줄곧 떠나지 않았다. 제 힘으로는 새끼들을 제대로 먹여 살릴 수 없음이 미안해서였을까. 외눈박이는 틈만 나면 새끼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 그러자 새끼들이 알아서 제 먹이를 찾아냈다. 가난한 가장의 길이 여기에 있고, 힘없는 회사며 약소국 정치가의 나아갈 길이 여기에 있다. “자식을 기르고 보호하는 방법은 먹이를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중략) 양육의 요점은 잘 거느리고 정성껏 돌보는 것이다. 암탉이 새끼들을 기르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나는 사람을 기르고 살리는 법을 알게 되었노라.” 눈먼 닭을 통해 이익은 살육이 난무한 당쟁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법을 깨쳤다. 알다시피 그는 당쟁의 와중에 유복자가 됐다. 믿고 의지하던 형까지도 잃었다. 그는 한평생 소외된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이익은 날마다 책을 읽고 힘써 닭을 치며 삶의 희망을 발견했다.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고 매사에 삼갈 것. 지극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할 것. 하늘의 뜻에 부응하는 삶이 거기 있었다.
  • ‘음식점 위생등급제’ 시작부터 삐걱, 참여율 낮아

    정부가 위생적인 외식문화 정착을 위해 도입한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참여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4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부터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음식점 영업자가 해당 시·군·구로 위생등급 평가를 신청하면 식약처에서 위탁한 전문기관이 평가한 뒤 ‘매우 우수, 우수, 좋음’ 등 3단계로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위생등급을 받을 경우 2년간 각종 위생 관련 검사가 면제되고 위생등급 표지판 제공, 홈페이지 게시 홍보, 식품진흥기금을 활용한 시설·설비의 개·보수 등의 혜택을 받는다. 식약처는 올해 위생등급 음식점 6000곳을 지정해 조기정착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는 9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전국 영업장 면적 100㎡ 이상 음식점 15만개의 60%에 해당된다. 하지만 음식점주들은 위생 등급을 받기 위한 문턱이 너무 높아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한다. 등급을 받으려면 객실과 조리장, 개인위생, 소비자 만족도, 영업자 의식 등 50여가지의 평가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경북도 음식점주들은 “식약처가 지금 음식점들을 골탕 먹이는 거냐”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3개월여간 전국에서 위생등급 평가 신청을 한 음식점은 모두 725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형 음식점이 많은 서울 210곳, 경기 162곳으로 수도권이 압도적이다. 영세 음식점이 몰린 대구, 광주, 대전, 세종, 강원, 충남, 제주 지역은 10곳 미만으로 매우 저조하다. 이 중 170곳이 위생등급을 받았고, 240곳은 탈락됐다. 나머지 315곳은 평가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6000곳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식약처는 2015년에 17개 시·도의 모범음식점(1만 9000곳), 관광특구 및 특화거리 내 음식점(4만 2000곳) 등 모두 6만 1000곳을 대상으로 ‘위생 등급제’ 도입에 나섰지만 참여율 저조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식약처의 음식점 위생등급제 도입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이번에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와우! 과학] ‘눈덩이 지구’가 복잡한 생물체를 탄생시켰다?

    [와우! 과학] ‘눈덩이 지구’가 복잡한 생물체를 탄생시켰다?

    지금으로부터 6억 3500만 년 전에서 8억 5000만 년 전 사이 지구의 평균 기온은 극단적으로 낮아져 지구 전체가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였다. 이 시기를 크라이오제니아기(Cryogenian period) 혹은 좀 더 쉬운 표현으로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라고 설명한다. 왜 이 시기에 기온이 극단적으로 낮아졌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이산화탄소 등 대기 중 온실가스의 급격한 감소 등이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추위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시기가 끝나고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 시기가 다세포 생물의 진화를 촉진시켰다고 믿고 있다. 호주 국립 대학의 연구팀은 당시 형성된 호주 중부의 퇴적층을 조사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를 밝혔다. 눈덩이 지구는 사실 2억 년 이상 계속해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빙하기와 간빙기처럼 눈덩이 시기와 해빙기를 반복적으로 거치던 시기였다. 그 가운데 7억 1700만 년 전 발생한 스타티안 빙하기(Sturtian glaciation)는 5000만 년 동안 가장 극단적인 추위가 지속된 시기였다. 연구팀은 스타티안 빙하기가 끝나던 시점에 빙하가 녹으면서 대륙에서 막대한 양의 영양 염류가 바다로 흘러들어갔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의 리더인 호주국립대(ANU)의 브룩스 박사는 “당시 바다에 막대한 양의 영양분이 공급되면서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조류(algae)가 크게 증식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이를 잡아먹는 보다 크고 복잡한 생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 단세포 조류는 먹이 사슬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생물체다. 눈덩이 지구는 지구 생물체에게 사실 엄청난 재앙이었다.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생물체는 화산활동이나 열수 분출구 덕에 간신히 명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 고난의 시기를 이겨낸 생물체에게는 더 큰 기회가 생겼다. 눈덩이 지구가 끝난 후 6억 3500만 년 전부터 독특하게 생긴 다세포 생물인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등장했고, 5억 4100만 년 전에는 현생 동물군의 조상이 대부분 지구상에 등장했다. 지구가 다양한 생물체가 넘치는 행성이 된 것은 사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러 고난의 시기를 이겨낸 결과다. 지구 생물체는 눈덩이 지구 이외에도 여러 차례 대량 멸종의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번영을 일궜다. 그리고 때때로 그 어려움 자체가 새로운 생명체 진화에 반드시 필요했다.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생물의 역사 역시 고통 없이 이뤄진 것은 없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긴급진단 살충제 달걀 파동] 산란계 살충제 살포 악순환… ‘동물복지형 사육’으로 바꿔야

    [긴급진단 살충제 달걀 파동] 산란계 살충제 살포 악순환… ‘동물복지형 사육’으로 바꿔야

    우리나라 달걀의 99%는 ‘행복하지 않은 닭’에서 나온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A4용지 크기만 한 철창에 갇혀 평생 알만 낳다가 생을 마치는 닭이다. 고유 습성대로 깃털 사이에 흙을 비벼 진드기를 쫓을 수 없으니 닭의 90% 이상이 외부 기생충에 피를 빨린다. 가려워서 스트레스를 받은 닭은 알을 많이 낳지 못한다. 매출이 떨어질까 애가 탄 농장주는 금지된 살충제를 뿌린다. 내성이 생긴 진드기를 없애려고 점점 더 독한 약을 쓸 수밖에 없다.이런 악순환이 살충제 달걀 파동의 비극을 불렀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제시한 근본 해결책은 하나로 모인다. 닭을 자유롭게 풀어 키워 안전하고 건강한 달걀을 낳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내년부터 동물복지형 사육시설을 의무화하고 2025년까지 산란계 농장의 30%를 동물복지형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동물복지 사육은 가축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며 키우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산란계(알 낳는 닭)를 대상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도입했다. 이후 돼지, 육계, 한·육우 및 젖소로 대상을 넓혔다. 22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 농장은 89곳(1033만 5000마리)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체 농장 1456곳 중 6% 정도다.동물복지 농장은 닭이 닭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1㎡당 9마리를 초과해서 키울 수 없고(7마리 권장) 닭이 발로 움켜쥘 수 있는 횃대를 마리당 최소 15㎝ 이상 설치한다. 7마리당 알 낳을 수 있는 산란상자를 1개 이상 놓는 등 인증 기준이 엄격하다. 이런 농장에서는 닭 스스로 ‘흙 목욕’ 등을 통해 진드기를 쫓을 수 있다. 정부의 살충제 달걀 전수 조사 결과 동물복지 인증농장에선 부적합 달걀이 나오지 않았다. 동물복지 방식으로 생산된 달걀은 일반 달걀의 2배 가격인 개당 평균 4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선진국 중에는 유럽연합(EU)이 동물복지 농장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EU는 2012년부터 산란계 케이지(철창) 사육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달걀을 못 팔게 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미시간주 등에서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대형 외식업체와 대형 슈퍼마켓은 독자적으로 정한 동물복지 기준에 맞는 고기, 달걀 등만 납품받는다. 다만 하루아침에 사육방침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계적인 전환을 권한다. A4용지 닭장식 사육을 대체하면서 동물복지 사육이 가능한 방법은 평평한 실내축사인 평사 사육, 실외방목장에서 키우는 방사 사육, 다단식 사육시설, 복지형 케이지 등 4가지로 구분된다. 평사·방사 사육은 따로 시설물이 필요 없어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먹이통, 음수기, 산란상자를 모두 바닥에 놔야 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낮다. 다단식 사육은 축사 내부에서 닭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고안된 시설이다. 달걀을 수거하고 닭똥(계분)을 자동으로 치워 주는 설비가 갖춰져 있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평사·방사 사육에 비해 달걀이 분변으로 오염되거나 깨질 확률이 1.3% 낮다는 게 연구 결과다. 다만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전중환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는 “1000마리를 기준으로 다단식 시설 초기 비용은 평사 사육보다 약 2500만원 비싸지만 연간 1460만원의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2년이 지나면 투자비용을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물복지형 사육이 보편화되면 농가 부담이 커지고 달걀값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조광호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동물복지 달걀의 단위당 생산비는 일반 농가보다 1.16배 높지만 산란계 1마리당 순수익이 3.1배 높아서 투자한 만큼 수익을 뽑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동물복지 축산 도입에 따른 추가 부담이 생산·유통비용의 2% 정도라고 주장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대기업이 판매하는 일반란과 중소기업의 동물복지 달걀값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보고에서 “동물복지형 농장 비중을 올해 8%에서 2025년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신규 양계농가는 동물복지형 축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달걀 껍데기에 사육방식을 표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월드피플+] 17년 간 자식 4명과 함께 세계여행 중인 부부

    17년이라는 시간동안 무려 100개 나라 이상을 세계여행하는 부부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욱 놀라운 점은 길고 긴 여정에서 모두 4명의 자식까지 낳아 온가족이 함께 여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17년 째 세계여행 중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부부 헤르만(49)과 칸델라리아 잽(47)의 사연을 전했다. 최근 영국에 입국해 현지를 여행 중인 잽 부부는 아메리카 대륙을 시작으로 세계 각 대륙을 돌았다. 특히 지난 2010년 잽 부부는 부산으로 입국해 오래된 자동차를 몰고 한국땅 일주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믿기 힘든 잽 가족의 세계여행은 어린시절 몽상이 현실이 된 경우다. 어린 시절부터 동네의 아는 오빠 동생이었던 두 사람의 꿈은 세계여행이었다. 칸델라리아는 "14살 때 처음 우리는 데이트를 했다"면서 "만날 때마다 함께 여행서적을 읽으면서 세계여행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9년 후 두 사람은 결혼했고 오랜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2년 간 돈을 저축한 부부의 첫 여행이 시작된 시기는 지난 2000년. 부부는 1928년 산 클래식카를 타고 남아메리카 대륙 남쪽 끝인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해 알래스카까지 종단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당초 계획은 6개월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온 것은 4년이나 지난 2004년. 칸델라리아는 "출발 6개월 후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에콰도르였다"면서 "모아놓은 돈도 다 떨어져 여행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때부터 우리는 여행지에서 그린 그림과 책, 사진을 팔아 여비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부부는 4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행 중 얻은 경험과 추억은 여전히 그들의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이에 부부는 이듬해 다시 짐을 싸 본격적인 세계여행에 나섰다. 먼저 부부는 2009년까지 중미, 미국, 캐나다 전역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애마'를 배에 선적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돌아 본 부부는 한국과 일본을 거쳐 동남아시아까지 여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길고 긴 여행길에서 부부는 올해 16살이 된 장남을 포함, 모두 4명의 자식을 낳았다는 사실이다. 칸델라리아는 "여행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큰 아들이 태어났으며 모두 국적도 다르다"면서 "처음 2명으로 시작한 여행이 이제는 6명이 됐다"며 즐거워했다. 길고 긴 여행에서 여비 못지않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자식 교육일 터. 칸델라리아는 "주위 사람들이 자식 교육에 대해 우려하는데 아르헨티나 교육부의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다"면서 "내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2달에 한번 꼴로 온라인 시험 결과를 교육부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큰 교육은 여행하면서 얻는 경험"이라면서 "예컨대 아프리카에서는 먹이사슬을, 피라미드에서는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잽 부부의 마지막 여행지는 현재 머물고 있는 유럽이다. 칸델라리아는 "1년 후 쯤이면 고향 아르헨티나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면서 "다음 모험의 목표는 한 곳에서 사는 방법"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폭 제지하다 송사 휘말린 순경…합의금 5000만원에 동료들 모금

    주폭 제지하다 송사 휘말린 순경…합의금 5000만원에 동료들 모금

    만취 상태로 달려들던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전치 5주의 부상을 입혔다가 빚더미에 오른 순경을 위해 동료 경찰들이 이틀 만에 1억 4000여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지난해 연신내지구대 소속 박모 순경은 만취 상태로 주점에서 난동을 피우는 남성(34)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지구대에서 이 취객은 박 순경을 때릴 듯한 자세를 취했고, 이를 제지하려던 박 순경은 왼쪽 손바닥으로 남성의 목 부위를 밀쳐 넘어뜨렸다. 남성은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전치 5주의 부상을 입었다. 박 순경은 특가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박 순경은 “공무 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그가 좀 더 방어적으로 대처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남성은 박 순경에게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박 순경은 이 남성에게 5300만원(합의금 5000만원·병원비 300만원)을 주고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합의금이 과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경찰직 유지를 위해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독직폭행에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과 자격정지형만 있는데, 경찰공무원법상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해임·파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순경은 대출과 지구대 선배들의 도움으로 합의금을 마련했고 지난 7월 징역 6개월에 선고유예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박 순경이 주먹이나 팔을 잡아 취객을 제압해야 했다’고 봤다. 경찰직은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이 취객이 사건 당시 넘어지면서 정신이 이상해졌다며 손해배상액 4000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남성은 지난해 9월에도 또 술에 취해 영업방해를 한 혐의로 구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 후배를 안쓰럽게 연신내지구대 지구대장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지구대장은 지난 17일 “잘못한 것은 맞지만 전후 사정을 보면 안타까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시민을 밀친 그 손으로 이제는 강력범을 잡도록, 사람의 생명을 살리도록, 제가 그 직원을 훌륭한 경찰관으로 키워내겠다”면서 “민사소송 결과가 나오면 돈을 물어줘야 하는데 지금 당장 돈이 없다. 대출도 불가능하다.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동료 여러분께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동료 경찰들은 이틀 만에 1억 4000여만원을 모금했다. 동료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무슨 마음인지 안다”, “힘내라”고 박 순경을 응원했다. 지구대장은 “민원인에 의해 억울한 경험을 했던 경찰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 순경은 모금액으로 손해배상을 한 뒤 남은 금액을 그처럼 억울한 일을 당한 동료 경찰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법개혁 기대 큰 김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장고 끝에 새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 춘천지법원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다. 우선 역대 대법원장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법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진보 성향 판사들이 만든 ‘우리법 연구회’ 회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2015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것만 봐도 그의 성향을 알 수 있다. 김 후보자는 또한 양승태(연수원 2기) 현 대법원장보다 연수원 기수로 무려 13기수 후배다. 역대 대법원장들은 기수가 거꾸로 올라간 적도 더러 있었다. 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 직행한 것도 유례가 없다. 임명 동의를 거쳐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부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은 자명하다. 민주주의 3권의 한 축인 사법부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임 시기에 보수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법관 성향의 다양화가 이뤄졌지만 그 이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있었다. 내년에 대법관 6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대법관 지명권을 가진 대법원장의 권한에 따라 구성의 다양화가 이뤄질 수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구성은 기계적이라고 할 만큼 고르다. 현재는 9명 중 보수가 5명, 진보가 4명이다. 진보 성향의 연방대법관이 있어야 소수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법부는 서민과 소수자의 권리보다는 기득권의 권익 보호에 치중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런 만큼 사법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강하다. 국민은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한다는 민주주의의 원칙과 헌법의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또한 사법부 내부에서도 대법원의 수직적인 사법행정권 행사에 대한 반발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젊은 법관들이 대대적인 개혁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김 후보자도 당시 대법원을 비판하며 개혁 요구를 주도했었다. 사법부의 임무는 법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시녀’라고도 불렸던 독재 정권 시절의 사법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동안 사법부의 재판권 행사가 정의로웠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김 후보자가 사법부의 수장이 되면 이런 점을 늘 인식하면서 사법부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재판의 공정성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자조 섞인 말이 국민의 입에서 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대 정권에서 강조한 전관예우 근절은 허언이 되고 말았고 피고인이나 변호인과 결탁한 판사들의 비리도 심심찮게 터져 나왔다. 사법부의 독립을 스스로 무너뜨린 과거에 대한 반성도 해야 하며 잘못한 재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재심을 수용해야 한다. 대법원 건물의 ‘정의의 여신상’은 장식용으로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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