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먹이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재수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발효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CT 검사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제압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049
  • [문화마당] 야만 사회의 일원으로 산다는 것/김이설 작가

    [문화마당] 야만 사회의 일원으로 산다는 것/김이설 작가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지난해 오늘은 물론이고 계정을 처음 만든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때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알려 주곤 한다. 과거의 글과 사진을 무작위로 선별해 다시 알림해 주는 기능인데, 그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을 재회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 기능이 새삼 즐거울 때가 많다. 아이들의 하루하루도 따라가기 버거워 애틋한 어릴 적 모습이 너무 빨리 잊힌 탓이었다. 최근 그 기능 덕에 5년 전의 첫째와 2년 전 둘째 아이 사진을 만났다. 안 그래도 한참 사춘기인 첫째와 곧잘 투덕거렸는데, 갑자기 받게 된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첫째는 노란 원피스를 입고 분홍색 실내화 가방을 흔들며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연립방정식과 일차함수가 기말고사 범위인 지금의 아이가 구구단을 외우고 막 나눗셈을 시작했을 때였다. 2년 전의 둘째 아이는 모래사장에서 뒹굴고 있었다. 빨갛게 살이 타도록 해수욕을 하고 저녁엔 불에 구운 소시지와 마시멜로를 양손에 들고 배가 터지도록 먹고 떠들던 아이, 사진 속의 둘째는 영락없이 열 살짜리 모습 그대로였다. 아이들 사진을 물끄러미 보다가 마음이 점점 처참해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근래 경악에 빠뜨렸던 소식, 열 살 어린이 성폭행 감형 판결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35세 남성 보습학원 원장이 열 살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학원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최근 2심 재판부에서는 학원장의 성폭행 직접 증거가 피해 초등학생의 구두 진술이 유일하며, 진술만으로는 폭행과 협박으로 간음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판사를 파면하라는 내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일었다. 재판부는 처벌의 적법성을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법정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 혼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동성폭력범에 관대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여서 그런 것일까. 열 살 초등학생 어린이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해서, 저항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합의하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에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 열 살이라는 나이는 숫자를 만 단위까지만 익히고 나눗셈을 배우는 나이다. 어깨가 타들어 가는 것을 걱정할 줄 모른 채 뛰어노는 나이고, 새 학기가 되면 제일 먼저 소풍 날짜를 확인하고, 문방구에선 스티커 판매대 앞을 서성거리는 나이다. 그런 어린이를 성폭행한 사건이다. 어린이를 성폭행하고도 변명이랄 것이 있단 말인가. 변호할 의미는 있는 것인가. 분노는 자꾸 확장된다. 초등학교 학생이 성폭행 피해자일 때는 성적자기결정권 행사를 한 성인 취급을 하면서 왜 중고등학교 학생이 불법 촬영을 하면 철없는 애들 장난 취급을 하는가. 성인영화를 볼 수 없고 투표권도 없는 나이가 이성적으로 성행위에 동의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연유인가. 19세 미만에게 술·담배를 판 성인도 처벌받는데, 성적결정권은 만 13세에 있고, 열 살 어린이에게 술을 먹여 강압적으로 성폭행한 범인은 5년이나 감형을 받는다고? 이번 일에 관해 SNS에서 만난 문구가 잊히지 않는다. ‘35세 성인 남자가 열 살 어린이에게 술을 먹이고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형이어야 한다. … 그것이 문명사회다.’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후벼 팠다. 야만 사회의 일원으로서 매일이 힘겨운 이유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북한 음식 그 쓸쓸함에 대하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북한 음식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한식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타입은 아니다. 애써 멀리까지 왔는데 기왕이면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가자는 주의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몇 차례 쓰디쓴 경험을 통해 어차피 외국에서 먹는 한식의 맛이란 그리 기대할 만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외국에서 한식을 파는 식당 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할까. 과연 한국의 맛을 재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을까, 아니면 가능한 한 현지의 식문화를 존중한 현지화된 맛을 내는 데 방점을 두었을까. 북한 음식과 관련한 취재를 위해 탈북 요리사들을 차례로 만났다. 남한에서 요리를 하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지만 공통점은 ‘제대로 된 북한의 맛’을 지키고 알리고 싶다는 사명감이었다. 문득 해외의 한식당 사례가 떠오르면서 궁금해졌다. 지금의 북한 사람이 남한에 내려와 북한 식당에 가 음식을 맛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게 바로 고향의 맛이지’ 하며 고개를 끄덕일까, 아니면 ‘이건 이북의 맛이 아니야’ 하고 화를 낼까. 음식에 있어 종종 오해하는 게 있다. 어떤 음식의 맛에 진짜 또는 원형이 있다는 착각이다. 그것은 마치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와 같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다. 모두가 평양냉면의 참맛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개념적인 것일 뿐 각자가 먹어 보았던 맛의 기억에서 비롯되는 개별적인 경험일 뿐이다. 평양냉면의 이데아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는 건 어떤 형태의 의자가 진정한 의자이냐를 따지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서초동 ‘설눈’의 평양냉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평양냉면과는 달리 양념장이 딸려 나온다. 평양냉면 하면 심심한 육수 맛으로 먹는 게 아니었던가. 탈북한 지 4년째 되는 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는 옥류관 말고도 유명한 냉면집이 많다고 한다. 옥류관이 대중식당이라고 한다면 청류관이나 고려호텔의 냉면은 달러를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고급 냉면집에 속한다. 요즘 평양의 상류층을 중심으로 자극적이고 강한 맛을 즐기게 되면서 평양냉면도 양념이 된 게 인기라고 하니 설눈의 냉면은 북한에서 유행하는 최신 스타일인 셈. 조리법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레시피가 성문화된 법이 아닌 이상 먹는 이의 입맛, 그리고 요리사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따라 변주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설눈의 냉면이 지금 북한의 맛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에게 익숙한 평양냉면은 과거 평양냉면의 맛에 서울 사람들의 입맛이 반영돼 있다. 속초 함흥냉면 원조집으로 알려진 ‘함흥냉면옥’의 2세도 본인이 어릴 적 맛본 아버지의 함흥냉면의 맛과 지금의 맛은 다르다고 한다. 그것은 의도된 차이다. 맛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옳은 길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변하는 재료와 기술의 문제도 있다. 전통을 이어 가면서도 변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맛을 개선시켜 나가야 망하지 않기에 혁신은 2세들의 숙명이다. 요리사에게 ‘당신이 만드는 음식이 현지의 맛이냐 아니면 현지화된 맛이냐’ 따지듯 물을 수 있지만 요리라고 하는 것이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굳이 헤겔의 변증법을 들먹이지 않아도 양 극단의 길 중 하나를 취하지 않고 제3의 길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태백에서 전통된장을 만드는 허진 명인이 그러한 경우다. 탈북한 그는 북한에서 먹던 된장 맛을 재현하고 싶어 가능한 한 북한의 방식으로 된장을 만들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기후와 재료, 거기에 따른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는 남한에서 된장 만드는 방식을 연구한 끝에 북한의 방법과 남한의 방법 중 장점을 취해 본인만의 전통된장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된장은 온전한 북한 된장이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남한 된장이라고 하기도 모호하다. 되레 남북이 통일되었다고 한다면 그때 만들어질 수 있는 된장 제조법이 미리 세상에 나온 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 맛보고 있는 북한 음식은 실제로 북한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그 맛이 아닐 수 있다. 남한에서 장사를 하려면 남한 사람 입맛에 맞춰 조리법을 현지화해야 살아남는다는 건 탈북 요리사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개별 음식의 맛을 걷어내고 남은 자리엔 공통적인 식문화와 음식의 문법이 남는다. 우리가 기대해야 할 건 아마도 맛보다는 한식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이 아닐까. 그래서 이번 해외 출장 땐 그동안 피해 왔던 한식당에 들러 보려 한다. 한식이 어떤 모습으로 이역만리에 피어 있을지.
  • 멸종위기종 ‘따오기’ 자연방사 한달… 38마리 적응·2마리 폐사

    멸종위기종 ‘따오기’ 자연방사 한달… 38마리 적응·2마리 폐사

    지난달 방사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198호)인 ‘따오기’들이 자연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환경부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경남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 자연적응훈련장을 떠난 따오기 40마리를 추적 관찰한 결과 암컷 2마리가 폐사했다. 38마리는 우포늪 인근과 낙동강 중하류 일대에서 확인됐다. 2016년생 암컷은 부리를 다쳐 구조했지만 영양실조로 죽었다. 2015년생 암컷은 2일 사체로 발견됐다. 덫이나 그물 등 불법도구는 없었고 부검 결과 내장에서 농약 성분도 발견되지 않아 자연사로 추정됐다. 환경부 등은 생물 다양성의 날인 5월 22일 ‘멸종 40년 만의 귀환’이라는 의미로 복원 따오기 40마리를 방사했다. 따오기는 과거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후 국내에서 사라졌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방사한 따오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하는 동시에 추가 방사를 추진키로 했다. 창녕군은 우포늪을 벗어난 개체의 위치추적 결과를 활용해 서식지 평가를 실시하고 먹이를 공급해 자연 적응을 도와 생존율을 높일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청하 컴백 ‘플러리싱’ 발매 “내면의 불안감, 항상 있어”

    청하 컴백 ‘플러리싱’ 발매 “내면의 불안감, 항상 있어”

    한층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청하의 새 앨범이 공개된다. 청하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네 번째 미니앨범 ‘플러리싱(Flourishing)’을 발매한다. 이번 앨범의 주제는 변화와 성장이다. 앨범 제목 ‘플러리싱’은 단어가 지닌 사전적 의미의 자신감과 현재에 계속 수렴하려는 이면의 불안함 및 두려움까지 청하 내면에 존재하는 여러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청하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진행한 쇼케이스에서 불안함에 대해 “항상 있다. 성적에 대한 불안감이라기 보다는 긴장되는 느낌이 항상 있다”라며 “예능 프로그램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그렇다. 긴장해서 재미있게 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내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할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스내핑(Snapping)’은 이별 후 지친 마음을 떨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곡이다. 이전보다 더 화려해지고 깊어진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비트, 도입부의 여유로운 그루브에서 코러스에 가까워질수록 확장되는 역동적인 편곡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소녀였던 청하에게 성장한 청하가 건네는 자신과의 대화를 담은 ‘치카(Chica)’, 가수 백예린이 청하에게 선물해 준 두 번째 곡으로, 모두에게 밝은 기분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청하의 마음이 담긴 ‘우리가 즐거워’, 가끔은 작은 조명 아래 울먹이던 나날로 돌아가고픈 감정처럼 추억과 사랑의 경계선 위 놓인 곡 ‘콜 잇 러브(Call it Love)’, 솔로 데뷔 후 2년 동안 느낀 솔직한 감정을 가사에 담은 청하의 자작곡 ‘플러리싱’까지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청하는 전작의 고정된 형태에 변형을 주어 음악적인 흐름을 새롭게 구성했다. 트랩소울, 라틴, R&B, 청량한 미디엄 템포까지 장르적 변화와 다양한 시도를 이번 앨범을 통해 선보여 더욱 기대를 자아낸다. 청하는 “이번 앨범으로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싶다. 항상 멈추지 않고 변화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삼복더위에 밍크코트를…/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삼복더위에 밍크코트를…/손성진 논설고문

    국제선 비행기가 도착하면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외국에서 온갖 물건을 사들고 들어오는 승객들 때문이었다.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전기청소기, 녹음기, 전축, 전기밥솥, 석유난로 등 큰 가전제품부터 옷가지, 화장품까지 다양했다. 심지어 대형 소파도 갖고 들어왔다. 세금을 물지 않을 것 같아 삼복더위에 밍크코트를 걸치고 들어오는 여인들도 있었다. 1970년대 초 김포공항 풍경이다. 백화점도 차릴 만한 물건들을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정치인, 경제인, 공무원, 학자 등 식자층과 부유층이었다. ‘엑스포 70’ 시찰차 일본에 다녀온 어떤 사람은 무려 보따리 28개를 들고 왔다고 한다(경향신문 1971년 1월 18일자). 해외여행 자유화의 문이 열린 1980년대 중반부터는 일반인들의 본격적인 싹쓸이 쇼핑이 시작됐다. 해외에 나간 주부들의 손에는 일제 밥솥이 꼭 한두 개씩 들려 있었다. “한국 주부들이 시모노세키에서 일본 상품을 산더미처럼 사 갔다.” 일본에서 쇼핑한 물건을 두 손에 다 못 들어 발로 밀고 들어온 한국 주부들의 실태를 꼬집은 일본 아사히신문 사회면 1단짜리 기사다. 더욱이 그 장본인들이 소비자보호운동을 한다는 여성 지도층이어서 국내에서 난리가 났다(경향신문 1984년 1월 19일자). 이 쇼핑 관광 사건은 국무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당시 상공부 대책회의 석상에도 올랐다. 그러나 상공부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국산 밥통(사실은 밥을 짓는 밥솥)도 기능상 아무런 손색이 없다. 여인네들의 망국병이며 치유 불능의 고질병이다.” 관계와 재계는 국산품 애용을 외치며 여성들을 비난했다. 그러자 주부클럽연합회 회의실에서 공무원들과 업계를 성토했다. 밥솥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식구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려는 여성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여론에 밀려 국립공업시험원은 국산과 일제 밥솥을 완전히 분해해 놓고 성능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확실히 국산이 뒤떨어져서 정부는 업계에 압력을 넣어 품질을 크게 개선한 국산 밥솥을 개발했다. 그 이후 밥솥 쇼핑은 크게 줄었다. 국산품 과보호가 산업 발전에 역행한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였다. 그러나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로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제 밥솥 싹쓸이 쇼핑은 1990년대 초까지 계속됐다. 1990년 아시안게임 관람차 중국 베이징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이 우황청심환, 편자환, 웅담, 녹용 등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약국 물건이 동나기도 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한국에 환자가 얼마나 많기에 그러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 [메디컬 인사이드] 탄산음료·빙수·주스…덥다고 무심코 즐기다 ‘피로 굴레’ 갇힙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탄산음료·빙수·주스…덥다고 무심코 즐기다 ‘피로 굴레’ 갇힙니다

    성인 여성 하루 당 권고량 50g 이하 빙수 한 그릇만 먹어도 권고치 ‘훌쩍’ 첨가당 든 식품, 혈당치 급격히 높여 피로·무기력증 유발… 장내 독소 쌓여 과일은 혈당 천천히 올라 건강에 도움 탄산음료 등 줄이고 과일·우유로 대체직장인 A씨는 여름철 덥고 피곤할 때마다 탄산음료를 찾는다. 아침을 플레인 요구르트로 가볍게 먹고, 간식으로 초코칩 쿠키를 즐긴다. 점심 뒤 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빙수를 먹기도 한다. 이렇게 A씨가 가공식품으로 섭취한 당은 하루 약 127g. 각설탕(3g) 42개 분량이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가공식품에는 생각보다 많은 당이 들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100g)에 15g, 초코칩 쿠키(50g)에 20.1g의 당이 들었다. 콜라 1캔(250㎖) 27g, 카페모카 1잔(300㎖) 13.5g, 플레인 요구르트(300㎖) 35g이다. 서울시가 시판 중인 생과일주스류 19종과 빙수류 63종의 당을 분석한 결과 1인 섭취량 기준으로 빙수에는 45.6g, 생과일주스에는 55g이 들어 있었다. 빙수 한 그릇만 먹어도 하루 가공식품 당류 섭취 권고치를 훌쩍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류 섭취를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하루에 2000㎉(성인 여성 기준)를 섭취한다면, 이 가운데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200㎉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 1g이 4㎉의 열량을 내는 점을 감안하면 50g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즉 무게가 3g인 각설탕을 하루 16~17개까지만 섭취해야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이 기준에 따라 당류 섭취 기준을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의 10∼20%로 제한했다. 이 중 첨가당 섭취 기준은 10% 이내로 정했다. 자연당과 첨가당을 합쳐 하루에 100g, 첨가당은 50g 이내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사탕과 초콜릿,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요구르트, 과자, 빵에 첨가당이 많이 들어가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우리 국민의 하루 당류 섭취량은 2016년 기준 74g으로, 기준치인 100g을 밑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을 중심으로 가공식품을 통한 첨가당 섭취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2016년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청년층(3∼29세)이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한 당류는 이미 2013년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가공식품으로 당류를 권고 기준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전체 조사자의 34.0%다. 19~29세의 47.7% 6~11세의 47.6%가 권고기준 이상으로 당류를 섭취하고 있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1일 총열량 섭취량의 10%를 초과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 39%, 고혈압 위험 66%가량 높아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 따르면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사람은 설탕이 조금 첨가된 음식을 먹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 높다. 2010년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학과는 당분이 첨가된 음료를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사람에게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6%,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첨가당이 많이 든 식품은 열량 말고는 영양적 가치가 없다고 해서 흔히 ‘빈(empty) 칼로리 식품’으로 불린다. 첨가당이 많이 든 식품을 즐겨 먹다 보면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건강식품 섭취에 소홀해지기 쉽다. 순수 당 결정인 설탕을 먹으면 체내에 당 성분이 빠르게 흡수돼 혈당치를 끌어올린다. 혈당치가 높아지면 뇌는 혈당을 떨어뜨리고자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으로 혈당치가 낮아져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하면 다행이지만, 설탕의 당 성분이 워낙 급격히 혈당치를 상승시키다 보니 뇌가 당황해 인슐린을 한꺼번에 다량 분비해 혈당을 정상 수준보다 낮게 떨어뜨린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저혈당 증상이 오게 되고 뇌는 혈당치를 빨리 회복시키고자 다시 설탕을 찾도록 신호를 보낸다. 설탕이 많이 든 케이크나 과자를 먹으면 계속해서 또 먹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 당과 인슐린 수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면 혈당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 당을 받아들이는 우리 몸의 세포가 지쳐버려 포도당을 제대로 연소하지 못하게 돼 갈 곳을 잃은 당은 엉뚱한 곳에 쌓여 살을 찌운다. 정작 근육이나 장기 등 신체기관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지 못해 기아 상태에 빠진다. 피곤해서 먹은 당 때문에 더 심한 피로가 올 수 있다. 인슐린을 만드느라 격무에 시달린 췌장이 일손을 놔버리면 당뇨병이 생긴다. 이쯤 되면 장 기능도 좋을 리가 없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나쁜 세균이 활발하게 증식해 장 기능을 해치고 장 점막까지 손상시킨다. 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장내 독소가 그대로 쌓여 만성피로를 유발하고 이 독소가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서서히 몸을 망가뜨린다. 단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과잉 섭취하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을 어릴 적부터 먹은 성인은 설탕 중독에 더 쉽게 노출된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흔히 액상과당으로 불리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도 몸에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액상과당은 옥수수의 포도당을 과당으로 전환한 설탕의 대체재다. 탄산음료와 분유, 과자, 젤리, 물엿, 조미료 등 단맛이 나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요리할 때 설탕 대신 넣는 요리당이나 파우치에 든 레토르트 식품, 반찬가게에서 파는 콩자반 등에도 숨어 있다. 미국의학협회는 설탕이나 HFCS나 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발표했다. 다만 모든 당이 몸에 나쁜 것은 아니다. 과일에도 많은 양의 당이 들어 있지만 섬유소를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혈액의 포도당 함량인 혈당치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천천히 하락한다.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이 경기 과천의 초등학교 4학년생 800여명을 2008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과당을 많이 먹을수록 초등생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았다. 하루에 사과 반쪽 정도의 과당인 13.9g 이상 섭취한 어린이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17.3으로 과당을 거의 먹지 않은 아이(17.9)보다 낮았다. 과당을 하루 13.9g 이상 섭취한 어린이는 허리둘레가 평균 1.3㎝ 가늘었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평균 6.7㎎/㎗ 낮았다. 강 교수는 “어린이가 과일로 배를 채우고 대신 고열량 간식이나 패스트푸드·탄산음료 등을 덜 먹은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유의 유당도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유당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남성 23%, 여성 44%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당류는 다른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이나 우유 등 자연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류 섭취량을 올리는 주범은 음료나 과자 등 가공식품으로 먹는 당류다. 천연당은 저감 대상이 아니다. 천연당도 1g당 4㎉의 열량을 내지만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체외로 그냥 배출되기도 해 비만 유발 식품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판 착즙 과일주스는 식이섬유가 거의 없고 살균 과정에서 영양분과 비타민도 파괴돼 무심코 다량으로 마시다가는 살이 찌기 쉽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긴 뿔 가진 롱혼 ‘폰초’

    세상에서 가장 긴 뿔 가진 롱혼 ‘폰초’

    미국 한 농장의 황소가 ‘세상에서 가장 긴 뿔을 가진 롱혼’의 새로운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앨리배마주 굿워터의 목장에 사는 텍사스 롱혼 ‘폰초’(Poncho)에 대해 소개했다. 올해로 7살인 수송아지 폰초는 지난 5월 8일, ‘세상에서 가장 긴 뿔을 가진 롱혼’의 명성을 가지고 있던 사토(Sato, 3.20m)보다 3cm 더 긴 10피트 7.4인치(약 3.23m)의 기록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뿔을 가진 롱혼’의 기네스세계기록에 등재됐다. 포프 가족은 생후 6개월 때부터 폰초를 기르기 시작했고 그가 4살이 될 무렵 다른 소들과 달리 휘지않고 곧게 자라는 폰초 뿔의 특별한 잠재력을 알아차렸다. 현재 폰초의 뿔 길이는 무려 3.23m다. 이는 자유의 여신상 얼굴 폭보다 더 긴 길이다.대를 이어 농장을 운영하는 제럴 포프 주니어(Jeral Pope Jr.)는 기네스북과의 인터뷰를 통해 폰초는 사과, 당근, 마시멜로를 먹는 ‘온화한 거인’이라고 소개했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폰초를 보기 위해 농장을 찾고 있고 그들은 (폰초에게) 당근과 사과같은 먹이를 선사한다”며 “폰초는 (가축이 아닌) 이미 크고 멋진 애완동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포프 가족은 롱혼을 기르기 시작한 초기 배경에 대해서도 전했다. 포프는 “아내와 함께 마차를 타고 서쪽 어딘가로 나갔을 때, 언덕 위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윤곽을 드러낸 3~4마리의 롱혼을 만났다”며 “산마루에 서 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예뻤고 우리는 그들 중 하나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한편 롱혼(Texas longhorn)은 넓은 초원을 가진 텍사스 주에서 자라는 긴 뿔 소를 말한다. 현재는 롱혼종의 전성기가 지나 텍사스에서도 많이 사육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가장 유명한 대학 미식축구팀의 이름이 ‘롱헌스’(Longhorn)로 불러질 만큼 텍사스를 대표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영상= Pope Family / Guinness World Records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때이른 더위에 수족구병 급증…손씻기·기침예절 필수

    때이른 더위에 수족구병 급증…손씻기·기침예절 필수

    때 이른 더위에 수족구병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수족구병은 입안과 손, 발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이 생기는 전염병으로 영유아가 주로 걸린다. 보건당국은 손씻기 등 위생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 수는 5월 중순까지 10명 미만이었다가 이후 급격히 증가해 24주(6월 9~15일)에 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정점을 찍은 29주의 31.8명에 가까운 수준이다. 수족구병은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발열과 입안의 물집,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난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는 “4∼8㎜ 크기의 궤양이 생기는데 통증이 매우 심하고 아이들의 경우 입안이 맵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며 “영아기보다 어린 나이에 발병할 경우 음식물을 먹지 못하고, 침을 삼키지 못해 많은 침을 흘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은 대부분 3∼7일 이내에 사라지지만 심한 경우 입안 통증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 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심각한 경우에는 정맥으로 수액을 공급해 탈수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족구병은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침, 가래, 콧물, 물집의 진물 등 분비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이런 것에 오염된 수건, 장난감 등 물건을 만지면서 전파되기 때문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이나 식사, 배변 후에는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 또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주 4·3’ 첫 행사 눈길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의 아픔을 되새기고 인권적 의미를 조명하는 행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20일(현지시간) 오후 유엔본부에서는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라는 제목의 인권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200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강창일 국회의원실,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주관했다. 자료 영상과 기조 발제, 패널 토론, 유족 증언 순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올해로 71년째인 제주4·3을 다루는 토론회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당시 미군정 공동 책임론이 잇따라 거론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기조 발제를 맡았다. 강 주교는 “제주4·3은 미국과 한국의 정부 당국 이 저지른 인권과 인간 생명에 대한 대대적인 위반이자 범죄였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의 목적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 희생의 역사를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퓰리처상 수상자인 찰스 헨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 유엔인권이사회 강제실종위원인 백태웅 하와이대 교수 등이 패널토론에 참여했다. 커밍스 교수는 “잔혹한 대학살이 어떻게 제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 미국은 답변해야 한다”며 당시 미군정의 책임론을 비중 있게 거론했다. 헨리 전 부국장은 “당시 서울에 특파원을 뒀던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4월 3일부터 몇 달간 총 30~40차례 보도했지만 철저하게 냉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면서 “특히 미군과 전혀 무관하다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백태웅 교수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미군 작전 당사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광범위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4·3 당시 조천읍 북촌 학살사건 유족인 고완순씨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눈부시게 반짝거렸던 붉은 피가 너무나 선명하다. 여든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지금도 눈을 감으면 지옥 같던 그 날이 마치 어제처럼 떠오른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세 살배기 남동생 등 일가족 6명을 잃은 고씨는 “제주4·3은 미군정 기간 제주 주민들에게 가해진 인권유린·학살 사건”이라며 “평화와 인권이라는 유엔의 설립 취지에 맞게 미국이 진실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일각고래+벨루가’ 사이서 태어난 ‘잡종 고래’ 첫 발견

    [핵잼 사이언스] ‘일각고래+벨루가’ 사이서 태어난 ‘잡종 고래’ 첫 발견

    세계적인 희귀 고래종인 일각고래와 벨루가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hybrid) 고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박물관에 소장된 특이한 고래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고래 간 이종교배로 태어난 하이브리드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빠' 벨루가와 '엄마' 일각고래 사이에서 태어난 이 고래는 지난 30여 년 간 두개골로만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특이한 이 고래에 얽힌 사연은 1980년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린란드의 한 어부가 디스코만에서 멀리 떨어진 섬 인근에서 특이한 외양의 고래를 잡았다. 벨루가의 지느러미와 일각고래의 꼬리와 회색 피부를 가진 고래를 잡은 것. 이후 몸통을 제외한 이 고래의 머리는 어부의 집 지붕에 자랑하듯 내걸렸다. 특이한 이 고래를 알아본 것은 일각고래 과학자들로, 1990년 연구를 위해 이 지역을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그리고 고래의 두개골은 코펜하겐 대학 박물관으로 옮겨졌으나 당시 과학기술로는 '출생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이번에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DNA와 동위원소 분석으로 이 고래가 일각고래와 벨루가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진화생물학자 엘린 로렌젠 박사는 "북극해에 사는 두 고래종의 이종교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첫번째 그리고 유일한 증거"라면서 "이 고래는 일각고래와 벨루가와 또다른 나선형 이빨이 수평으로 뻗어있으며 식습관 역시 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극해에 서식하는 일각고래는 얼굴에 긴 뿔이 난 특이한 모습으로 유명하며 이 때문에 ‘바다의 유니콘’으로 불린다. 일각고래의 가장 큰 특징인 뿔은 사실 돌출한 엄니(송곳니 또는 앞니가 길고 커져서 입 밖으로 돌출한 이빨)다. 이 뿔의 용도에 대해서 학계에서는 암컷 유혹용, 먹이 찾기용, 일종의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반해 벨루가(흰고래)는 2열의 가지런한 이빨을 갖고있으며 새하얀 피부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지만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특히 최근에는 노르웨이의 바다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바다에 빠뜨리자 이를 입에 물고 나타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마음이 통하는 친구는 뇌파가 통하는 친구?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마음이 통하는 친구는 뇌파가 통하는 친구?

    자기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도 전에 상대가 의도를 알아차리면 사람들은 “우리는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라든가 “텔레파시가 통했다”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실제로 서로 다른 개체들 간 뇌파가 통하고 일치하는 ‘동기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내 화제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신경생물학과, 생화학과, UCLA의대 공동연구팀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생명공학과, 헬렌 힐스 신경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각각 생쥐와 이집트과일박쥐를 이용해 두 마리가 상호작용을 할 때 뇌의 신경 활동이 일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20일자에 실렸다. 우선 UC버클리 연구팀은 이집트과일박쥐 18마리를 야생에서 잡아온 뒤 우리에 가둬 12시간 간격의 밤낮 생체시계를 일치시켰다. 그다음 연구팀은 짝짓기나 싸움, 먹이나눔 같은 모든 활동을 관찰하면서 무선 전기생리학 측정장치를 이용해 박쥐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전부 기록했다. 그 결과 박쥐들은 두 마리가 같은 우리에 있을 때 수 분에서 수 시간까지 고주파 영역의 뇌파가 일치되는 것이 관찰됐다. UCLA 연구팀은 생후 8~10주 된 생쥐 두 마리의 머리에 미세 내시경을 설치하고 모든 활동을 관찰했다. 약 2g의 미세 내시경은 생쥐들이 활동하는 동안 뉴런의 활동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만든 장치이다. 연구팀은 생쥐들이 특정 의사결정을 함께 내려야 하는 상황이나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때 같은 부위의 뉴런들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웨이제 홍 UCLA 신경생물학과 교수는 “생쥐나 박쥐에 비해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개입되는 요소들이 많아 복잡하다”면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조현병 같은 많은 정신 질환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변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정신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천만시대…식용견도 새 이름을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천만시대…식용견도 새 이름을

    동물행동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K.로렌스 박사는 1983년 열린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에 대한 심포지엄에서 사람과 살아가는 동물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 더불어 사랑가는 존재라며 ‘반려동물’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했다. 이는 동물을 먹이와 살 곳을 제공하고 만족한다는 ‘애완’의 개념에서 동반자로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반려’의 존재로 인식하는 첫 걸음이 됐다. 이름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 인식을 바꾼다. 식용견이란 이름에도 ‘먹어도 되는 개’ ‘먹기 위해 길러지는 개’라는 인식이 숨어있다. ‘식용견’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끔찍한 도살과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이 당연한 것처럼 자행된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인구가 천만을 넘어섰지만 작고 예쁜 품종을 사고 팔고 또 쉽게 버리는 문화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매년 약250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한국 전역의 수천 개의 개고기 농장에서 사육되고, 아시아 전역에서 매년 약 3000만 마리의 개들이 식용 목적으로 도축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동물 학대가 발생한다. 지난 2015년부터 국내 식용견 농장에서 개를 구출하고 농장주의 전업을 돕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오는 29일까지 식용견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NameMe 투표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식용견 농장에 가장 많이 있는 도사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I Love Tosas’ 캠페인을 진행한 것과 연결된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14개의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1800 마리 이상의 개들을 구조했다. ‘식용견은 없습니다’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세상의 모든 개는 차별 받지 않고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라는 인식을 확산하고자 마련됐다. 우리에 갇혀있던 개들이 우리의 개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의 ‘우리견’, 온 세상을 누리라는 의미의 ‘누리개’, 식용견 농장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개들을 살리자는 의미의 ‘살리개’, 식용견 농장을 벗어나 두루두루 사랑 받으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의미의 ‘두루견’이 식용견의 새로운 이름이 될 전망이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투표에 참여한 참가자 일부에게는 선발을 통해 사랑스러운 개들이 그려진 에코백도 증정한다. HSI 한국지부의 김나라 캠페인 매니저는 “구조된 식용견 대부분은 미국, 영국 등지에서 입양되어 행복한 ‘반려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개농장의 개들이 ‘식용견’이 아닌 새롭고 사랑스러운 이름을 받아 행복한 삶을 희망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마약 투약’ 버닝썬 이문호 “부모 부양할 사람 저밖에” 보석 요청

    ‘마약 투약’ 버닝썬 이문호 “부모 부양할 사람 저밖에” 보석 요청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클럽 ‘버닝썬’ 이문호(29) 대표가 법정에서 울먹이며 부모 봉양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연로하신 아버지가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라며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허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아버님이 본 저의 마지막 모습은 구속돼 이렇게 수의를 입은 모습”이라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불효하고 있다는 죄스러움에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모님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면서 “아버님의 항암치료도, 생계도 제가 없으면 힘들다”고 울먹였다. 이 대표 측은 이 밖에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보석 신청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의 클럽 등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포함한 마약류를 10여 차례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에게 마약을 건네줬다고 지목된 이들과 마약을 나눌 정도의 친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두고도 “처방받으면 먹을 수 있는 수면제 성분이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격성 유지시키려” 다람쥐에게 필로폰 먹인 일당 적발

    “공격성 유지시키려” 다람쥐에게 필로폰 먹인 일당 적발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다람쥐에게 필로폰을 먹인 남성들이 체포됐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라임스톤 카운티의 한 아파트에서 다람쥐를 우리에 가두고 필로폰을 먹이던 남성들이 마약수사대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 남성들이 불법 총기 소지 및 마약 운반에 관여한 혐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상태였다. 아파트를 급습하기 직전 경찰은 이들이 다람쥐를 불법으로 기르고 있으며, 먹이 대신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을 먹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우리에 갇힌 다람쥐를 구출했다. 라임스톤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대변인 스티븐 영은 “다람쥐는 안전하게 숲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현장에서 체포된 로니 레이놀즈(37)는 다람쥐가 룸메이트인 미키 폴크(35) 소유이며, 다람쥐의 공격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로폰을 먹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그는 현재 4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이며, 경찰은 달아난 미키 폴크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다람쥐가 필로폰을 복용했는지 검사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 없어, 동물관리국의 조언에 따라 다람쥐를 방생했다고 밝혔다. 동물에게 마약을 주입하는 사례는 투견 시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불법 투견 도박을 일삼는 조직에서는 투견의 근력과 공격성을 높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나 마약성 약물을 투견에게 주입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다람쥐에게 필로폰을 투약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생에서 동물 스스로 마약에 의존하는 사례는 있다. BBC는 과거 다큐멘터리에서 환각 성분이 포함된 열대우림식물 ‘바니스테리오포스 카피’를 깨무는 재규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바 있다. 2009년 호주의 한 양귀비 농가에서는 약에 취한 왈라비가 밭을 헤집어 놓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다람쥐 몸에 주입된 각성제 메스암페타민은 암페타민 유사 화학물질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끼치며 혈관수축, 환각, 정신분열 등의 만성중독을 일으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감형 논란 일어난 ‘10살 초등생 성폭행’ 사건, 결국 대법원으로

    감형 논란 일어난 ‘10살 초등생 성폭행’ 사건, 결국 대법원으로

    30대 남성이 10살 초등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보습학원 원장 이모(35)씨는 19일 서울고법 형사9부(한규현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4월 이씨는 채팅앱을 통해 만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당시 만 10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후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으로 감형받았다. ‘13살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에 해당할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정황이 입증돼야 한다. 1심은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피고인이 양손을 잡아 누른 행위가 폭행 및 협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로 제출된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물만으로는 폭행 및 협박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폭행과 협박이 인정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했다. 이는 13살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보다 양형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한국여성변호사회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민 법감정에 반한다는 비판도 뜨겁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와 현재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괴물이 된 36㎝ 거대 금붕어…버린 인간에게 반격하다

    괴물이 된 36㎝ 거대 금붕어…버린 인간에게 반격하다

    관상어인 금붕어가 북미 일부 지역에서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UPI통신 등 외신은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지대를 흐르는 나이아가라강에서 36㎝에 달하는 거대 금붕어가 잡혔다고 보도했다. 사람이 두손으로 들어야할 만큼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이 금붕어는 지난 14일 지역 환경단체인 '버팔로 나이아가라 워터키퍼' 회원에게 나이아가라강에서 포획됐다. 워터키퍼 측은 "이 금붕어가 폐수처리장 바로 하류에서 발견됐다"면서 당시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큰 반응을 얻었다. 이 금붕어가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 원인은 물론 '인간 탓'이다. 금붕어를 키우던 시민들이 호수와 강 심지어 하수구에 무단으로 방류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이렇게 ‘물 만난’ 금붕어는 특유의 번식력을 바탕으로 담수에 서식하는 조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며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다. 여기에 외래종인 금붕어가 재래 어종과의 먹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다른 물고기의 알을 먹어치우거나 심지어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지역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금붕어가 인간에게 반격을 하는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국경 5대호에 서식하는 금붕어 수만 무려 4000~50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지역 공무원들이 물에 전기를 흘리는 등 극단적인 금붕어 제거작전에 나서고 있으나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워터키퍼 측은 "집에서 키우던 금붕어를 절대 하수구 등에 버려서는 안된다"면서 "만약 금붕어를 키울 수 없다면 무단으로 버리지 말고 가게로 돌려보내라"고 당부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안녕? 자연] 러시아 도시에 나타난 굶주린 북극곰…기후변화의 재앙

    [안녕? 자연] 러시아 도시에 나타난 굶주린 북극곰…기후변화의 재앙

    굶주린듯 다소 앙상한 외형의 북극곰 한마리가 러시아의 대표적인 광업도시에 나타났다. 지난 18일 러시아 영자매체 시베리아 타임스는 니켈로 유명한 광업도시인 노릴스크 거리에 북극곰 한마리가 나타나 주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북극곰이 도시에 나타난 것은 지난 17일로 길가던 주민들에 의해 속속 발견됐다. 현지 기자는 "거리에 교통체증이 벌어진 사이 북극곰 한마리가 유유히 도로로 걸어나왔다"면서 "잘 걷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아 심각하게 굶은 상태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한동안 앉아 휴식을 취하더니 얼마 후 도로를 건너 공장 쪽으로 갔다"고 덧붙였다.현지언론에 따르면 이 지역에 북극곰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 1977년으로 무려 42년 만이다. 당시 굶주린 북극곰이 도시 외곽까지 접근했다가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사살됐다. 이 지역에 북극곰이 출현하기 힘든 이유는 북극해의 서식지까지 거리가 무려 1500㎞나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곧 이 북극곰은 오랜시간 홀로 남하하면서 결국 주민들이 모여사는 도시에까지 도달한 셈이다. 그러나 노릴스크시 당국은 멸종위기 보호대상인 이 북극곰을 어떻게 처리할 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포획 후 동물원으로 보낼 지 아니면 다시 서식지인 북극해로 돌려 보낼지 러시아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조만간 처리 방침이 정해질 예정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북극곰 한 마리의 ‘일탈’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기후변화 탓에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곰이 먹이를 잡아먹을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극곰은 서식지를 벗어나 남하하면서 ‘쓰레기’라도 먹을 것이 많은 사람들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실제 지난 4월에는 북극곰 한 마리가 캄차카반도의 틸리치키 마을에서 먹이를 찾아 서성거리는 모습이 발견돼 주민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또 2월에도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 군도 노바야제믈랴 제도에 북극곰 50여 마리가 수시로 마을로 내려와 먹이를 찾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가 북극곰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해빙의 면적이 작아지면서(녹으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 등을 사냥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물개가 얼음 구멍으로 숨을 쉬기위해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리다 번개처럼 사냥한다. 이같은 이유로 북극곰은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바닷새의 알을 훔쳐먹거나 운이 좋으면 고래 사체를 뜯어먹기도 하지만 허기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40년 쯤 북극의 여름에는 해빙이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먹이 주지 마세요” 무지한 사람들 탓 사살된 야생 흑곰의 사연

    “먹이 주지 마세요” 무지한 사람들 탓 사살된 야생 흑곰의 사연

    아직 어린 흑곰 한 마리가 먹이를 준 사람들 탓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공개됐다.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한 야생동물 관리당국이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것으로 파악된 흑곰 한 마리를 사살했다고 전했다. 사살된 흑곰은 생후 2, 3년쯤 된 어린 개체로, 최근 오리건주(州) 워싱턴 카운티에 있는 관광명소 스코긴스밸리 공원에서 나타났다는 제보가 이어져 지난 4일부터 워싱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와 오리건 어류·야생동물 보호국의 감시 및 추적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지 보안관 사무소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해당 곰을 보더라도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말 것을 당부하는 게시글을 올렸지만, 이는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이다. 섭씨 32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가 계속돼 공원 옆 헨리해그 호수에서 배를 타려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문제의 곰은 일주일 내내 이들이 던진 음식을 받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야생동물 전문 생물학자 커트 라이선스와 더그 키친은 스코긴스밸리 도로와 헤르 도로의 교차로 근처 고속도로에서 해당 곰이 출몰했다는 제보 전화를 받고 공무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거기서 두 생물학자는 곰이 먹다 남긴 견과류와 해바라기씨 그리고 튀긴 옥수수 알갱이를 발견했다. 그리고 도로 옆에는 이 곰을 위해 사람들이 준 먹이가 몇 무더기씩 쌓여 있었다. 심지어 근처에 있던 곰은 이들이 다가가도 달아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커트 라이선스는 “이미 곰은 사람들에게 너무 길들여진 것이 매우 명백했다. 이 정보만으로 사람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에 사살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 한 공원에서 관광객이 준 먹이에 길들여진 흑곰 한 마리가 한 소년의 배낭을 뒤져 먹이를 찾기 위해 그 소년을 해친 사건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오리건주에서도 지난 2000년 이후로 흑곰이 사람을 습격한 사건이 세 차례나 있기에 관리 당국은 사람에게 길들여졌다고 판단되는 야생 곰을 포획해 안락사하거나 사살해 사건을 예방해 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사살된 흑곰은 몸무게가 45㎏ 정도 나가며 생후 2, 3년 정도된 수컷이었다. 이에 대해 오리건 어류 야생동물 보호국의 릭 스워트 담당자는 만일 해당 곰이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있지 않았더라면 다른 곳으로 이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호국 소속 현지 생물학자 더그 코텀 박사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야생 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데도 매년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야생 곰들이 생겨 안락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워싱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0세 초등생 술 먹이고 성폭행한 학원장 감형, 비상식적 판결”

    “10세 초등생 술 먹이고 성폭행한 학원장 감형, 비상식적 판결”

    10살 된 초등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남성 학원장의 형을 감형한 항소심 재판부 판결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한규현)는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전 보습학원장 이모(35)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지난 13일 선고했다. 이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를 지난해 4월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술을 탄 음료수를 먹인 뒤 양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강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줄곧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줄 몰랐고 서로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원심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이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피해자가 받았을 당시 심리적 압박 등에 비춰보면 강간 수준의 협박과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면서 “34세인 피고인이 10세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2심은 이씨가 피해자를 폭행·협박했다는 증거가 피해자 진술밖에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협박했다는 직접 증거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하지만 여러 정황을 볼 때 진술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를 13세 이상으로 알았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으므로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강간(13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 시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강간죄를 적용)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런 판결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2심 재판부가 법정형 중 가장 낮은 형량을 적용했다면서 ‘비상식적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변호사회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에 충실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양형 단계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수렴하려는 노력을 통해 법과 사회와의 괴리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런 결과는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여전히 만연한 아동에 대한 성범죄와 마지막 정의의 보루인 법원 판결에 의해서도 피해아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2심 판결을 비판하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피해를 받은 아이 진술 역시 아이라는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 “우리나라 사법부는 가해자들에게 너무나도 관대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14일에 등록된 이 청원글에는 17일 오후 4시 20분을 기준으로 8만명 이상의 시민이 동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5억년 전 살았던 신종 ‘삼엽충의 왕’ 발견

    [핵잼 사이언스] 5억년 전 살았던 신종 ‘삼엽충의 왕’ 발견

    삼엽충은 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년 전부터 5억 4100만년 전 사이 지질 시대인 고생대를 대표하는 동물이다. 당시 워낙 크게 번성했던 생물이고 고생대와 함께 멸종했기 때문에 중생대를 대표하는 공룡이나 암모나이트처럼 삼엽충은 고생대 지층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화석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삼엽충은 공룡과 달리 작은 크기다. 대신 개체 수가 많아서 먹이 사슬의 허리를 담당했던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제임스 홈스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호주 남부 캥거루 섬의 고생대 초기 지층에서 당시 살았던 삼엽충보다 훨씬 큰 신종 삼엽충 화석을 발견했다. '레드리치아 렉스'(Redlichia rex)라고 명명된 이 신종 삼엽충의 몸길이는 30㎝ 정도로 현재 기준으로는 그다지 큰 동물이 아니지만, 5억년 전에는 상당한 크기였다. 고생대 초기인 캄브리아기에는 대부분의 생물이 작았고 레드리치아 크기면 이 시기 생태계에서 왕 노릇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레드리치아는 다른 삼엽충을 포함해서 자신보다 작은 생물을 잡아먹으며 생태계 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은 레드리치아가 무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화석을 통해서 단단한 껍질 부분은 물론 부드러운 연조직과 다리 부분도 상세히 연구할 수 있었는데, 몸의 일부가 다른 동물에 의해 뜯긴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억년 전 생태계에서 이렇게 큰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포식자는 지금까지 하나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캄브리아기 최상위 포식자인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다. 아노말로카리스는 60㎝에 달하는 큰 크기를 지니고 있어 레드리치아를 사냥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조금 뜯겨 먹힌 흔적만으로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우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레드리치아가 상위 포식자이긴 해도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었으며 당시 생태계 역시 매우 복잡한 먹이 사슬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엽충의 역할 역시 단순히 먹이 사슬을 중간이 아니라 더 많은 생태적 지위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생대의 본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삼엽충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