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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끼에게 젖 물리는 거대 혹등고래의 모성애…희귀 장면 포착

    새끼에게 젖 물리는 거대 혹등고래의 모성애…희귀 장면 포착

    모성애가 강하기로 유명한 혹등고래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경이로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대학교 해양포유류연구프로그램(MMRP)팀은 마우이 섬 해안에서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 7마리의 일상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매년 12월에서 4월 사이 하와이 마우이 섬 앞바다에는 약 1만 마리의 혹등고래가 몰려든다. 이 기간 어미 고래는 따뜻한 바다를 헤엄치며 새끼에게 물 위로 솟구치는 법과 노래하는 법 등을 가르친다. 새끼 고래는 이런 어미를 쫓으며 젖을 먹는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MMRP 측은 운 좋게도 혹등고래의 수유 현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MMRP는 지난 2월 스탠퍼드대학교 홉킨스해양연구소,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마우이 해안에 머물던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 7마리의 일상을 관찰했다. 10일간의 추적에서 이들은 자랑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연구소장은 “우리는 실제로 혹등고래가 무엇을 보고 어떤 걸 경험하는지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미 고래가 새끼 고래에게 젖을 물리는 매우 독특하고 진귀한 영상을 거머쥐었다”라고 밝혔다. 카메라가 장착된 특수장비와 드론을 동원한 연구팀은 새끼 고래의 발육 정도 등 몸 상태는 물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했으며, 어미와 새끼 고래의 상호작용을 소리까지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16년간 고래를 관찰한 수중 사진작가는 “어미 고래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장면은 두세 번밖에 보지 못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며 이번 성과의 가치를 평가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미 혹등고래는 새끼 고래를 젖 먹여 키우는 6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새끼를 보살핀다. 수영에 서툰 새끼가 행여 잘못될까 봐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며, 20분에 한 번씩 물 밖으로 밀어 올리며 키워낸다. 특히 수유 중에는 정지 상태로 있거나 몸을 세워 새끼가 젖을 빨기 좋도록 자세를 유지한다. 그러면 새끼는 지느러미 아래쪽 어미의 젖꼭지에 입을 대고 비스듬하게 몸을 돌려 모유를 먹는다. 또 혹등고래 같은 대형고래의 젖은 바닷물에 쉽게 녹지 않도록 지방 농도가 30~35% 정도로 점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는 혹등고래는 그러나 마구잡이 포경의 희생양이 되면서 한때 개체 수가 500마리까지 급감했다. 1966년 국제조약으로 포경이 제한되고 1973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서 다행히 개체 수는 서서히 회복됐고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관심대상에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2026년 사이에는 개체 수가 약 4만 마리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안녕? 자연] 전세계 바다 코로나19 쓰레기로 몸살…마스크, 장갑 둥실둥실

    [안녕? 자연] 전세계 바다 코로나19 쓰레기로 몸살…마스크, 장갑 둥실둥실

    코로나19 쓰레기가 벌써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지는 각국 해변에서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 등 코로나19 관련 폐기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년간 홍콩 소코군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연구를 진행한 환경단체 ‘오션스아시아’ 측은 지난 2월 소코 해변에서 수십 개의 수술용 마스크를 수거했다. 오션스아시아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련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들기까지 딱 6주가 걸렸다”고 허탈해했다.공동 설립자인 게리 스톡스는 “마스크는 환경 오염의 또 다른 주범이 됐다. 이제 곧 죽은 해양생물의 뱃속에서 마스크가 나올 것이다. 시기의 문제일 뿐 곧 벌어질 일”이라며 우려했다. 홍콩 해양보호단체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만 버릴 때는 제멋대로다.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 일대에서도 코로나19 예방에 사용된 라텍스 장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급증한 쓰레기 탓에 해변이 오염되자 온라인상에서는 #더글로브챌린지(#TheGloveChallenge)라는 환경운동까지 시작됐다.관련 운동을 주도한 여성은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이애미 해변에서 수십 개의 플라스틱 장갑을 목격했다. 챌린지 시작과 함께 뉴욕은 물론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서 해변에 널려 있는 장갑 수천 개의 사진이 쏟아졌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한 소녀는 한꺼번에 장갑 30여 개를 주웠다”고 덧붙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현재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에 최소 600종 해양 생물의 목숨을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바다를 떠돌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물살에 부서지면서 형성된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전문가들은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플라스틱 및 부직포 직물로 만들어진 마스크가 앞으로 또 다른 위협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밝은색 라텍스 장갑을 먹이로 오인한 바닷새와 거북 등 해양 포유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보호단체들은 “일단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더 잘게 부서지면 다시 회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 등 코로나19 관련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강간 상황극’ 꾸미고 이를 따라 성폭행 자행한 두 남자 기소

    이른바 ‘묻지마 채팅’인 랜덤 채팅 앱에서 꾸며진 거짓 ‘강간 상황극’이 실제 강간 사건으로 이어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세종시에 직장을 얻어 원룸에서 살다 애꿎은 피해를 당한 여성은 사건 직후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도시로 떠났다. 사건은 지난해 8월 발생했다. 30대 남자 직장인 A씨는 불특정 다수와 무작위로 연결되는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이라고 거짓 프로필을 만든 뒤 “강간을 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또다른 30대 직장인 남자 B씨가 관심을 보였고, A씨는 그에게 세종시 한 원룸에 사는 20대 여성 C씨의 주소를 알려줬다. A씨는 이 원룸에 ‘35세 여성’으로 꾸민 자신이 사는 것처럼 속였다. 세종시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B씨는 그날 밤 곧바로 차를 몰아 주소지로 달려간 뒤 원룸에 침입해 다짜고짜 C씨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C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두 남자를 검거했다. C씨는 두 남자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애먼 이웃’이었다. A씨는 경찰에서 “허탕을 치게 해 (B씨를) 골탕 먹이려고 했을 뿐 실제 성폭행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장난 아니냐고 물었는데 A씨가 계속 믿게 했다. 속아서 이용당했을 뿐 성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인근에 사는 여성 C씨에게 평소 관심을 갖고 주소를 알아냈다가 강간 상황극에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주거침입강간 교사, B씨를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의 죽음…인간이 만든 잔혹한 결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의 죽음…인간이 만든 잔혹한 결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로 불리던 동물이 인간의 무관심 속에 결국 쓸쓸한 마지막을 맞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지바현 조시시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은 2011년 3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뒤 관광객이 줄자 결국 2년 전인 2018년 1월 폐관을 결정했다. 이후 이 시설에 살던 동물들은 한순간에 부모 잃은 고아 신세가 됐고, 이후 몇 개월간 아쿠아리움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폐관 당시 남은 먹이를 주거나 개인적으로 먹이를 사서 동물들을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펭귄 46마리와 파충류, 물고기 수 백마리와 더불어 아쿠아리움에 버려졌던 동물 중 하나가 바로 돌고래 ‘허니’였다. 암컷 병코돌고래인 허니는 다른 동물들이 모두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송된 뒤, 작은 풀장에 홀로 남아 헤엄치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냈고, 이 모습이 공개된 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돌고래’라는 씁쓸한 별칭이 생겼다. 이 돌고래는 먹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누구도 관리해주지 않아 심하게 더러워진 물 안에서 몇 년을 살아야 했다. 일본 안팎의 동물보호단체가 허니를 포함해 여러 동물을 구조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아쿠아리움의 운영자가 다른 아쿠아리움과 동물 이전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일방적으로 협상을 종료했고, 이후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지방정부와도 연락을 끊어버렸다. 현지 법률상 공무원도 무단으로 아쿠아리움에 진입할 수 없었고 이 탓에 동물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악재가 이어졌다. 최근에서야 문제의 버려진 아쿠아리움과 내부에 버려진 돌고래 등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달 29일, 허니는 숨이 끊어진 채 발견됐다. 자선단체 측에 따르면 허니는 돌고래 학살로 유명한 일본의 항구도시 타이지에서 포획돼 문제의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졌다. 인간의 욕심 탓에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 돌고래는 숨 쉬는 동안과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외롭고 씁쓸한 현실을 살아야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위협과 모욕을 수없이 퍼붓다가 필경에는 온갖 악독한 형벌을 행한다. 나를 꿇어 앉힌 후에 직경 삼촌(三寸)쯤 되는 통나무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양단에 두 놈이 올라서서 통나무를 디디면 형문(刑問) 다리가 부러질 듯 기절하게 되는데, 나는 끝까지 아무 말도 않고 당하였다.” 1929년 2월 만주에서 일본 경찰에 붙잡힌 김승학 선생이 고문을 받던 상황을 기록한 ‘망명객행적록’ 부분이다. 희산(希山) 김승학 선생은 만주 대한독립단에서 활약하고 독립신문 사장과 참의부 참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선생은 1881년 7월 12일 평북 의주군 비현면 마산동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이웃집 방아를 찧어 주고 삯으로 등겨를 받아와 먹었다고 한다. “등겨에 백태(白太·흰콩)를 약간 섞은 것은 상미(上味)라 하여 우리 형제를 먹이고 부모님은 순전한 등겨만을 자시었다. 아침은 겨밥, 저녁은 송피 범벅, 이런 생활을 매일 계속하였다.”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선생은 가난한 살림에도 7년 동안 서당에 다니며 한학을 익혔다. 1899년 선생은 명망 있던 유학자 조병준(건국훈장 독립장)의 문하생이 됐다. 조병준은 “우리는 섬 오랑캐 왜노(倭奴)와 400년 동안 원수인데 을미년에 우리 국모 명성황후를 참시(慘弑)하였으니, 우리 선비로서는 거의하여 왜노를 토벌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라고 말했다. 선생은 스승의 우국충절에 크게 감동해 서간도 지역을 다섯 달 동안 답사하며 독립운동을 꿈꾸었다. 선생은 1904년 한문박사과 시험에 응시했는데 시험 부정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학무국장을 찾아가 항의했다가 타협책으로 한성사범학교 입학을 제의받아 1년 남짓 신학문을 공부했다. 1907년 일제가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자 선생은 서울 종로에서 배일(排日) 강연을 하다 체포돼 석 달 동안 구금당했다. 그 후 고향으로 돌아와 극명학교 등에서 근무했는데 매일같이 일경이 찾아와 “김승학과 같은 불온분자에게 교육을 받으면 순량한 자제들까지 불량자가 된다”며 이간질을 했다. 더는 고국에서 있을 수 없었다. 1910년 경술국치 직후 선생은 만주로 건너가 봉천성 관립 강무당에 입학, 군사교육을 받고 의병단에 가담해 6년 동안 활동했다. 국내에서 3·1운동이 발발하자 만주에서 대한독립단이 결성됐는데 선생은 재무부장이 됐다. 선생의 첫 임무는 국내에 잠입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지단(支團)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선생은 평남북 일대를 다니며 친지, 동창들을 설득해 지단과 연통제 기관을 만들었다. 첩보를 접한 일경은 집요하게 추적했고 선생은 배추씨 장수와 좁쌀 장수로 가장해 그때마다 따돌리며 활동을 계속했다. 목숨을 건 활동 덕분에 1920년 1월까지 평안남북도 일대 52곳에 하부 조직을 만들고 독립운동 자금도 수만원을 모았다.선생은 이어 상하이임시정부에 대표로 가서 만주 독립운동 통합단체 명칭을 받고 무기를 구입해 오는 임무를 맡게 됐다. 마우저 총과 루저 권총 240정, 탄환을 상하이에서 비밀리에 구입하기는 했는데 운반이 문제였다. 철궤 4짝을 사서 포장한 뒤 누에고치 거래로 위장해 우여곡절 끝에 압록강변 안동현에 도착했다. 그러나 일경이 정보를 듣고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독립군을 도와주던 이륭양행 주인 아일랜드인 조지 쇼의 도움으로 무기는 내렸지만 선생은 야음을 틈타 상륙하다 경찰견까지 동원한 일제의 추적을 받게 됐다. 옥수수밭에 사흘이나 숨고 맨발로 산골짜기를 헤매며 천신만고 끝에 귀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이 무기는 국내 동포들이 주는 것이니 제군들은 무기를 생명과 같이 사랑하여 한 발의 탄환이라도 헛되게 쓰지 말고 1탄에 왜적 1명씩 잡기로 결심하여야 한다.” 1920년 광복군사령부 무기수여식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 무기로 광복군사령부는 서너 달 동안 일본군과 78회 교전하면서 주재소 등을 습격해 일경 95명을 사살하는 막대한 전과를 거두었다. 일제가 한인들을 학살한 경신참변 후 선생은 임정에 상황도 알릴 겸 두 번째로 상하이로 갔다. 뜻밖에도 선생은 독립신문 사장을 맡게 됐다. 당시 독립신문 책임자였던 소설가 이광수는 변절해 국내로 돌아갔고 프랑스 조계에 있던 신문사는 일제의 방해로 인쇄 도구가 압수되고 신문 발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선생은 프랑스 영사관과 교섭한 끝에 신문을 복간, 1927년까지 6년 동안 발행을 책임졌다. 그동안 일제의 추적을 피하고자 28번이나 인쇄소를 옮겼는데 한번 옮길 때마다 마차 2량과 인력거 20여대가 필요했고 한밤중에 이사를 다니기도 했다.선생은 1924년 무렵 임정 학무부 총장 대리 등의 직도 맡았다. 그런데 당시 서간도 독립운동 단체인 통의부와 참의부의 알력이 깊어져 유혈극이 벌어졌다. 독립신문의 글 때문에 불똥이 선생에게까지 튀자 사장직을 사임했다. 그것도 잠시 선생은 임정의 임명으로 비어 있던 참의부 제4대 참의장이 됐다. 갈등을 겪으면서도 참의·정의·신민 3부는 통합을 추진했는데 통일 단체 이름은 ‘혁신의회’였다. 1929년 2월 5일 선생은 혁신의회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환인현 와니전자에서 일경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상하이에서 무기를 구입한 일, 독립신문을 발간한 일 등을 캐물으며 일경은 혹독한 고문을 했다. 특히 선생이 틈틈이 수집해서 보관하던 독립운동사 사료를 내놓으라고 추궁했다. “왜경에게 피포(被捕) 후 손발이 요절되는 수십 차 악형이 주로 이 사료 수색 때문이었다”고 선생은 밝힌 바 있다. 선생은 굴복하지 않았고 5년의 옥살이도 버텨냈다.출옥 후 선생은 다시 만주로 망명, 임정 베이징 조직을 맡고 만주 천금채에 맡겨 둔 독립운동 자료를 찾았다. 독립운동 자료는 선생에게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베이징 조직이 탄로 나는 바람에 선생은 베이징을 탈출, 70여일 동안 무려 1000㎞를 뚫고 한구에 도착했고 만주로 돌아와 은둔하다 그리던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선생은 정치 참여는 자제하고 독립신문 복간과 독립운동사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복간은 중단됐고 ‘한국독립사’는 1964년 탈고했지만 출간 직전인 1964년 12월 17일 선생은 별세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경기 고양에 있던 묘소는 2012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했다. 광복회 학술연구원장으로 있는 장증손자 김병기 박사를 만났다. 선생은 3남 1녀를 두었는데 장남도 여러 번 감옥에 갇혔고 자손들도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선생과 가족들은 피란지 부산에서 10여년을 살았는데 부두 노동자 취업도 못하게 이승만 정권의 탄압과 감시를 받았다고 한다. 오리를 키우고 행상을 해서 생계를 잇는 형편이라 자손들이 포상 신청을 하자고 하자 선생은 “독립운동을 한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느냐”고 화를 내며 만류했다고 한다.김 박사에 따르면 정부가 독립운동가 포상을 시작한 때가 1962년인데 처음에는 친일 역사학자들이 심사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반발해서 이듬해 독립운동사 편찬자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선생은 심사를 하면서 이병도 등 학자들에게 “자네들이 독립운동에 대해서 뭘 아는가”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40대에 독립운동사 연구를 시작해 만주 참의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선생의 유업을 이어받아 ‘한국독립사’를 7권으로 나눠 현대화하고 보완해 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여하튼 동물들은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보인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애들레이드 도심에서 촬영한 캥거루 모습을 영국 BBC가 20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봉쇄령이 내려져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뜸해지자 전날 아침 텅 빈 거리에 나와 겅중거렸다. 경찰은 장난스럽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색 털코트를 걸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캥거루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넘긴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사라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40만 3963명, 사망자는 16만 5154명인 가운데 호주는 각각 6547명, 67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신규 확진자가 6명으로 줄자 시드니 주변 해변 세 군데의 개장을 허용했다. 물론 호주 연방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여전히 엄격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지난 6일 남부 오악사카주 라벤타닐라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생태 투어로 관광객들이 찾아와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백사장을 거니는데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 마리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 없이 하루만 더’라고 제목을 달았다. 영국 BBC는 지난 16일 남아공에서도 사파리 관광 명소로 이름 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인데 봉쇄령 탓에 텅 비자 사자들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라면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점령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개미핥기까지 출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와 여우가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인류의 움직임이 둔화되자 반대로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되고있다. 최근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현지 남부에 위치한 오악사카 주 라 벤타닐라 해변에서 촬영된 악어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따뜻한 햇빛 아래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이 악어들은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처럼 여유로운 휴식 기회를 얻지 못했다. 멕시코 당국이 생태보호지로 지정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만 반대로 생태투어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기 때문.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은 온전히 악어들의 천국이 됐다. 소란스럽고 위협적인 인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변의 모래밭을 거닐고 있을 때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마리의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없이 하루만 더'라는 글을 올렸다.  인간없는 야생의 삶이 어떤 지는 다른 사진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야생공원인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이 사자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한가로운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간이 사라지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 보지못한 야생동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나타나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나타났다.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아 된 새끼곰 남매 구조위해 코로나19 외출금지 특별해제

    고아 된 새끼곰 남매 구조위해 코로나19 외출금지 특별해제

    코로나19로 폐쇄령이 내려진 러시아에서 고아가 된 새끼곰 구조팀이 특별 외출 허가를 받았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고아곰구조센터(OBRC) 측은 어미곰이 사라진 뒤 덩그러니 남겨진 새끼곰 남매와 고아가 된 곰들을 구하기 위해 폐쇄령을 뚫고 먼 길을 나선 구조대의 사연을 소개했다. 센터 측은 이달 초 러시아 키로프 지역에 고아가 된 새끼곰 3마리를 구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센터가 있는 트베리에서 1000㎞ 이상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출금지령도 내려진 상황이었다.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센터 관계자는 “곳곳에 설치된 검역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장갑과 소독제는 물론 이동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구비하고 구조작전에 돌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숙박업소가 모두 폐쇄된 상황이었기에 침낭도 둘러멨다. 하지만 새끼곰들이 있는 키로프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더 멀고 험난했다. 거센 눈보라 속에 길에서 노숙을 하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았다. 결국 이동 중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정비소 역시 폐쇄돼 구조작전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다행히 일면식도 없는 주민의 도움 덕에 다시 길을 나설 수 있었다.우여곡절 끝에 구조팀은 지역 보호소가 데리고 있던 고아곰 남매 3마리와 만났다. 생후 3개월쯤 된 새끼들이었다. 어미곰은 벌목꾼이 굴을 훼손하자 놀라 달아난 뒤 며칠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혹시나 도망친 어미곰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단 남겨진 새끼들을 관찰했지만 어미곰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수컷 두 마리와 암컷 한 마리로 구성된 새끼곰 남매는 몸무게 1.8~2.2㎏ 정도로 비교적 건강했다. 관계자는 “어미 대신 계란 노른자와 비타민을 첨가한 우유로 만든 죽을 조금씩 먹이고 있다. 몸무게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끼들을 일정 시간 보호한 후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하기에 사람과의 접촉은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센터 측은 이틀하고도 15시간 동안 3200㎞를 달려 센터로 데려온 새끼들에게 버려진 마을과 그 마을을 따라 흐르는 강줄기의 이름을 따 각각 료카와 미르니, 랄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점진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전 근로자의 유급휴무 등 외출금지령을 시행했다. 애초 이달 4일 해제될 예정이었던 외출금지령은 그러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오는 30일까지 연장됐다.국가 최대 기념일 행사도 미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 달 9일로 예정됐던 ‘제75회 전승기념일’ 행사 일정을 연기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에게 신성한 날이지만 사람의 생명 역시 귀중하다”라며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러시아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7938명, 사망자는 232명이다. 이달 초부터 감염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3500명대에 근접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하루 만에 137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비상이 걸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청소년 범죄→강제전학→반발’ 악순환…대안 없는 ‘폭탄돌리기’ 어떻게 해결하나

    ‘청소년 범죄→강제전학→반발’ 악순환…대안 없는 ‘폭탄돌리기’ 어떻게 해결하나

    ‘인천 성폭행 사건 계기’ 범죄 청소년 강제전학 실효성 논란범죄에 연루된 청소년들을 일반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최근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들이 인근 다른 중학교로 강제전학을 가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었다. “(가해 학생들과 학교를 다니게 될) 학생들의 안전권과 학습권을 지켜달라”는 목소리였다. 결국 가해 학생들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과제는 남았다. 의무교육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학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강제전학뿐인 상황에서 보다 더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가해 학생을 강제 전학 시키고, 반발이 크면 또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는 일명 ‘폭탄돌리기’가 아닌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강제전학이 최선” vs “범죄 학생 왜 받나” 지난 14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A(15)군 등 중학생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 군 등 2명은 지난해 12월 새벽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B양에게 술을 먹이고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하고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A군은 범행 당시 이미 또 다른 건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강제전학 조치가 이뤄지기 전,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불거졌고 또 다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이들이 강제전학을 가기로 한 학교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꾸려진 학부모연대는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밀집돼 있고, 두 가해 학생의 전학 학교가 서로 달라도 20분 거리에 불과해 추가 범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호소했다. 배보은 학부모연대 비상대책부위원장은 “이들을 별다른 조치 없이 일반 학교로 돌려보낼 경우,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권이 침해될 수 있다”면서 “가해 학생들을 교정 교육이 가능한 곳으로 보내거나 학교장 직권으로 학업중단숙려제를 시행해야 한다. 동시에 가해 학생들의 부모 역시 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두 남학생은 결국 지난 9일 구속됐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에 인천시교육청 측은 “(해당 학생들이) 불구속 재판에서 받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분리할 방침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법적 한계도 호소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의무교육 기간에 있는 아이들은 어딘가에 적을 둬야 하기 때문에, 보통 강제전학 조치를 내리지만 이를 반기는 학교나 학부모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다 보면 마치 ‘폭탄돌리기’처럼 돼 우리도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이어 “교육계 뿐 아니라 법조계, 정치권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구속 상태, 추가 범죄 우려··· 맞춤 대책 필요 특히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성년자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지만, 불구속된 상태에서 추가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아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박성훈 박사는 “가정에서의 보호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불구속 상태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보호자가 부재하면 추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에서도 재판 전부터 청소년을 감독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소년에 대한 재판 전 감독’(가칭)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학부모연대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해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운동을 통해 1만 4000여명의 서명을 모았고 17일 인천시교육청에 청원서와 함께 제출할 계획이다.학부모 연대 측은 청원서를 통해 “보호 받아야 할 미성년자 재학생들의 안전권과 학습권을 위협하는 의무교육에 따른 강제전학조치를 반대하고, 가해 학생들에게 정당한 처벌과 교정 교육이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미성년자 성범죄? 무기징역” 협박 사무장 집행유예

    “미성년자 성범죄? 무기징역” 협박 사무장 집행유예

    “해악 고지해 합의금 요구는 공갈죄 성립에 해당”1심 집행유예 “반성하고 4000만원 수사기관 제출” 미성년자에게 최음제를 먹여 성관계를 가진 50대 남성에게 겁을 주고 돈을 갈취한 전직 로펌 사무장에게 1심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지난 9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A씨는 미성년자에게 최음제를 먹게 하고 성관계를 가진 B(58)씨를 만나 “무기징역”으로 겁을 주고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 2014년 10월 지인과 제주도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다 두 여성과 합석을 했다. 이후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중 미성년자인 여성 한 명의 술에 최음제를 타 의식을 잃게 한 후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발각된 B씨는 다음날 피해여성 친구가 부른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는 A씨를 만났다. 이때 A씨는 B씨에게 “미성년자에게 약을 먹이고 건드렸으니 무기징역을 살 수 있다. 빨리 해결을 해야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겹을 줬다. 며칠 뒤 A씨는 B씨가 “적은 금액으로 합의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자 “나한테 5000만원을 주면 고소되지 않게 해주고 적은 금액으로 합의를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B씨는 즉석에서 현금 1000만원을 주고 같은날 4000만원을 A에게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A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A씨는 자신이 다소 위협적인 언행을 해 B씨에게 5000만원을 받은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진행 중이었고, 5000만원 중 일정 금액은 합의금으로 쓰일 예정이었기 때문에 협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 측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 측은 “A씨와 B씨의 지위, A씨의 발언 내용 등에 비춰보면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충분하다. 또 A씨가 B씨를 대신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합의금 중 일부로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해악을 고지해 합의금 지급을 요구하는 건 공갈죄의 성립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의 범행 경위와 내용 등을 보면 죄책이 무겁다. 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A씨가 범행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잘못된 처신을 반성하고 있다. 또 4000만원을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獨 동물원 “기부 없으면 동물들 서로 먹잇감으로 던져질 수도”

    獨 동물원 “기부 없으면 동물들 서로 먹잇감으로 던져질 수도”

    “먼저 도살해야 하는 동물들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동물원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노이뮌스터 동물원의 베레나 카스파리가 일간 디 벨트와의 인터뷰 도중 동물원이 살아남으려면 몇몇 동물을 서로 먹이로 던져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인 특유의 썰렁한 농담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물원 관계자가 이렇게 언급한 것은 사태가 사뭇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듯이 코로나19 감염병이 4개월 가까이 전 세계를 휩쓸며 관람객들이 찾지 않아 동물원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고 있다. 그녀는 물개나 펭귄들이 신선한 생선을 엄청나게 먹어댄다며 서로를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것이 “유쾌하지 않은” 마지막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재정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동물들을 굶어 죽게 내버려두는 것보다 안락사시켜야 한다. 최악이면 우리는 동물들을 서로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줘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스파리는 올해 봄철 수입 가운데 17만 5000 유로(약 2억 3200만원) 정도가 없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독일 동물원들은 개인 기부도 받지만 1억 유로(약 1330억원)의 정부 지원도 함께 받고 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독일 국립동물원협회(VdZ)는 여느 다른 기업체와 달리 동물원은 겨울잠(hibernation)에 들어갈 수도 없고 비용 절감을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동물들은 매일 먹여야 하고 보살펴야 하며 섭씨 20도 이상으로 난방도 해줘야 한다. 요르그 윤홀트 VdZ 사무총장은 국가 봉쇄령 탓에 독일 동물원들은 주당 50만 유로의 입장료 수입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를린 동물원은 젖먹이 판다 쌍둥이들을 온라인으로 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필라인 하크마이스터 동물원 대변인은 DPA에 “쌍둥이들이 아주 귀엽다. 우리는 (동물원이) 재개장했을 때 방문객들이 ‘애들이 훌쩍 커버렸네’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진수희도 김종인도 ‘눈물 또 눈물’… “문재인 정부 혼내달라”

    진수희도 김종인도 ‘눈물 또 눈물’… “문재인 정부 혼내달라”

    4·15 총선 D-1… 통합당 읍소 유세 펼쳐진수희 “민주주의 지켜달라” 말하다 눈물유승민, 쉰 목소리로 “경제 망친 민주당”김종인도 울먹 “나라의 장래가 한심해서”4·15 총선을 단 하루 남겨둔 14일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선거유세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 한 명의 표심이라도 더 얻기 위해 눈물로 호소했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석 과반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 팽배한 가운데 유세 현장 곳곳에서 절박한 표정이 역력했다.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진수희 후보는 이날 성동구 왕십리오거리에서 연 집중유세에서 눈물을 흘렸다. “잘못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여러분의 손으로 바로잡아 달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에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와중에 터진 눈물이었다. 진 후보는 현 정부를 겨냥하면서 “입으로는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지식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나쁜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한편 “통합당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경제만큼은 민주당에 비해 훨씬 더 잘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난달 28일 진 후보의 선거 캠프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통합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총력을 쏟아온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사거리에서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강서갑 구상찬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 의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경제대공황이 몰려온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우리 경제를 다 망쳐버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경제를 맡길 수 있겠냐”고 외쳤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미숙도 꼬집었다. 유 의원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세 나라를 합쳐 19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기준 222명의 소중한 국민이 코로나로 희생당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중국 눈치를 보느라고 지난 세 달 동안 문을 활짝 열어놔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왔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치하는 정부를 내일 여러분이 꼭 혼내달라”고 부탁했다.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눈물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서울 종로 지원유세에서 “제가 올해 나이가 80살이다. 왜 내가 이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이 나라의 장래가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이라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 통합당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제가 여러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은…”이라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국회의 추경안 심의를 기다리지 말고 지급 대상자에게 미리 신청 받으라’고 지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돈을 살포해서 표를 얻겠다는 심사”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국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이 정부는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을 완전히 짓밟았다”면서 “이 조국 바이러스가 번창하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애니멀 픽!] 어미는 얼룩말, 아비는 당나귀…케냐서 희귀 교잡종 발견

    [애니멀 픽!] 어미는 얼룩말, 아비는 당나귀…케냐서 희귀 교잡종 발견

    아프리카에서 수컷 당나귀와 암컷 얼룩말 사이에서 태어난 보기 드문 존키(Zonkey)가 발견돼 화제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케냐 동물보호단체 ‘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은 최근 츌루힐스 국립공원에서 암컷 얼룩말 한 마리가 얼룩말과 당나귀의 교잡종인 존키를 낳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존키는 수컷 얼룩말과 암컷 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나는 사례가 더 많지만, 이번 사례는 정반대의 경우이다. 간혹 이런 경우로 태어난 존키를 덩크라(Donkra)라고도 부르기도 한다.이렇다 할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이 존키는 다리 부분에 얼룩말 특유의 줄무늬가 있긴 하지만 색상이 연하고 몸집도 얼룩말보다 작다. 하지만 당나귀 특유의 튼튼한 몸을 물려받았다고 보호단체 측은 설명했다. 성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존키는 당나귀와 말의 교잡종인 노새처럼 번식 능력은 전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수컷이라면 무정자증일 것이고 암컷이라면 착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망아지의 아비는 이곳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름이 없는 어미 얼룩말은 원래 차보 국립공원에서 벗어나 지역 방목 소떼 사이에서 머물던 떠돌이로, 당시 한 수컷 당나귀와 만났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그때 만난 당나귀가 이번 존키의 아비라는 것이다.현재 어미 얼룩말과 새끼 존키는 새로운 서식지에서 잘 적응해 지내고 있다. 이 서식지는 포식자로 붐비지 않고 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충분한 먹이와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앞으로 새로운 얼룩말 무리가 발견될 때까지 이 공원에서 지낼 예정이다. 사진=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도시 텅 비자 먹이 찾아 쥐떼 우르르…서로 잡아먹어

    美 도시 텅 비자 먹이 찾아 쥐떼 우르르…서로 잡아먹어

    코로나19로 식당들이 문을 닫고 도심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쥐들이 서로를 잡아먹고 있다. NBC뉴스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졸지에 식량원을 잃은 쥐가 공격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전역에서는 거리를 활보하는 쥐 떼가 여러 차례 목격됐다. 현지 설치류 전문가 바비 코리건은 “도심의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으면서 그 근에서 수십 년에 걸쳐 살아가던 쥐들도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졌다”면서 “한적해진 거리는 쥐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먹이를 구했던 쥐들이 코로나19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주린 배를 붙잡고 이동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한 해충전문가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호텔과 학교, 술집, 식당 등 도시 전체가 텅텅 비면 쥐 출몰이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간 사람을 피해 도시의 외진 곳에서 살아가던 쥐가 먹이를 찾아 대범하게 거리로 나오거나, 사람들이 사는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워싱턴D.C에서는 집에 쥐가 들어왔다는 민원 접수가 500건 이상 빗발쳤다.설치류 전문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쥐들도 먹이를 찾아 이동하며 전쟁을 치른다. 새로운 식량원을 찾아 이동한 쥐들은 기존의 쥐 무리와 싸움을 벌이며, 이 중 강한 무리가 일대 지역을 정복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식지를 빼앗긴 쥐들은 새끼 등 다른 쥐를 잡아먹는 행동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이 쥐 개체 수를 줄일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충전문가들은 굶주린 쥐일수록 미끼를 놓아둔 덫에 걸려들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쥐를 박멸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주 정부는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해충위원회 담당자는 “곳곳에 미끼를 설치한 상태다. 배고픈 쥐들이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이미 길고양이를 활용한 공격적인 퇴치 작업을 벌인 바 있는 워싱턴 D.C 역시 해충 방제팀 재가동에 들어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린시아’, 건강기능식품 ‘퓨전 바이오틱스’ 출시

    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린시아’, 건강기능식품 ‘퓨전 바이오틱스’ 출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 ‘린시아(LINSIA)’에서 건강기능식품 ’퓨전 바이오틱스’를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퓨전바이오틱스’는 세계적 기업인 듀퐁-다니스코사의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 17종과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배합하는 ‘신바이오틱스’ 컨셉을 적용한 신개념 유산균 제품으로 최대 유산균 100억을 보장하는 제품이다. 또한 ‘퓨전바이오틱스’는 또 하나의 주원료로 면역 기능을 강화해주는 아연을 첨가해 장 건강은 물론 면역 기능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부원료로는 병원균, 식중독균, 부패균 등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하는 ‘미아이리균’과 체내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치커리 화이버를 추가해 기능성을 높였다. 여기에 린시아만의 컨셉원료 ‘DNK로컬헤리티지블렌디드’를 추가해 제품력을 강화했다. ‘DNK로컬헤리티지블렌디드’는 국내산 대추, 팥, 대나무잎, 귤나무열매껍질, 건조호박, 돌콩씨앗, 삽주뿌리줄기, 복령균, 생강, 우엉, 새싹보리추출물 등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만든 린시아만의 11가지 식물혼합원료다. 개인과 가족을 넘어서 이웃과 함께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브랜드 ‘린시아’는 다사랑엔케이㈜(대표 강대환)의 대표 브랜드로써 한자어인 ‘이웃 린(隣), 때 시(時), 맑을 아(雅)’를 차용해 ‘이웃과 함께 시간과 아름다움을 나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린시아 상떼(LINSIA SANTÉ, 건강기능식품군)’, ‘린시아 보떼(LINSIA BEAUTÉ, 스킨케어)’ 그리고 ‘린시아 메종(LINSIA MAISON, 생활용품)’으로 구성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얇디얇게 쫄깃쫄깃… 1년에 딱 한 달 임진나루 황복회의 호사

    얇디얇게 쫄깃쫄깃… 1년에 딱 한 달 임진나루 황복회의 호사

    임진나루의 명물 ‘황복’ 철이 돌아온다. 12일 오후 6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를 찾았다. 한국전쟁 전만 해도 걸어서 개성, 평양, 신의주, 중국 베이징 방향으로 가려면 반드시 통해야 했던, 사실상 ‘국도 1호’의 끝 지점이다. 북으로 향하는 길목이자 포구인 임진나루 좌우에는 언제든지 폭파해 길을 막을 수 있는 ‘도로 방호벽’이 육중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50년 전에는 좌우에 음식점이나 집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음식점만 대여섯 곳 남아 있었다. 1년에 딱 한 달 자연산 황복만을 요리하는 ‘토박이’ 음식점들이다. 번성했던 옛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았지만 마을 주민들은 “황복은 대한민국에서 임진나루 황복이 최고”라며 미소 짓는다.임진나루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이곳을 건너 선조가 몽진한 부끄러운 역사가 있는 곳이다. 조선과 중국의 사신들이 한양에서 중국을 오가는 사행길이기도 했다. 좌우 산줄기를 따라 성을 쌓고 좌우 길이가 133보인 진서문이 있던 자리다. 한국전쟁 전에는 면 소재지였으나 흔적은 찾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걸어서 15분여 거리에는 율곡 이이 선생 본가 마을에 자리한 화석정이 있다. ●배에 가시 있고 옆구리 노란 줄무늬 가 특징인 황복 임진강 황복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 비싼 값에도 미식가들에게 인기다. 10종의 복어 중에서도 최고의 상품으로 인정받는다. 배에 가시가 있고 옆구리에 노란색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서해 연안에서 3~5년쯤 자라다가 매년 4월 중순에서 6월 초 산란을 위해 임진강 상류로 이동한다. 파주시는 “국내에서는 임진강에서 잡힌 황복을 최상품으로 치며 ㎏당 가격이 20여만원에 달해 임진강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라고 했다. 임진나루 어부이자 장단가든 대표인 민태일씨는 “성장 속도가 일반 참복의 절반에 불과해 양식이 쉽지 않다”면서 “임진나루 부근에서는 4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주로 500g~1㎏짜리를 잡는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임진강 생태계 복원과 어민 소득 증대를 위해 매년 1억 9000만원을 들여 황복 치어 22만 마리와 정착 어종인 참게, 동자개, 쏘가리 등 어린 물고기 68만 마리를 방류한다.50년 가까이 임진나루에서 고기를 잡는 최영선씨는 “하류에서 올라온 황복은 4월 25일부터 잡히기 시작한다. 맛있는 놈은 물살이 완만한 임진나루 근처 강에서 5월 10일쯤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5월 20일 전후가 성수기다. 6월 10~15일이면 끝난다. 다른 지역 음식점에서 양식 황복을 팔기도 하는데 독이 거의 없어 특유의 쫄깃한 맛이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독에 중독되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해 일부러 잡지 않아 황복이 흔했으나, 미식가들이 늘면서 매우 귀해졌다고 한다.●실향민 많은 임진나루… 개성 음식 짠무가 밑찬으로 1970년대만 해도 임진나루 부근에는 황복과 메기매운탕 전문점이 30여곳에 달했으나 지금은 5곳만 남았다. 자유로와 반구정길이 생기면서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좋은 큰길가로 대거 이전했기 때문이다. 임진나루 부근 주민들은 임진강 북쪽 장단 또는 개성이 고향인 분들이 많다. 그래서 황복을 주문하면 개성 지역의 토속음식인 짠무와 황복껍질 무침 등이 먼저 나온다. 짠무는 이름과 달리 씹을수록 무가 달달하고 황복껍질 무침은 채소와 간장소스, 레몬즙이 곁들여져 입맛을 돋운다. 황복회는 면도날로 회를 친 것처럼 얇게 썰어져 나오는데 미나리에 돌돌 말아 먹는다. 향이 강한 미나리 때문에 황복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니 한두 번쯤은 회 여러 점을 젓가락으로 한꺼번에 집어 그냥 먹어 볼 것을 권한다. 황복이 비싸서 임진강에서 잡히는 자연산 장어구이와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회를 먹고 나면 나오는 황복탕은 채소를 넣고 우려내 담백하면서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 전문점으로 임진강집(031-952-3423)과 임진나루터(031-952-2723), 임진대가집(031-953-5174), 임진매운탕집(031-952-3476), 장단가든(031-954-1559), 평화가든(031-953-0212) 등이 있다. 자연산 황복을 다루는 식당들이라 맛과 메뉴가 비슷해 아무 곳이나 가도 괜찮다. 황복은 갑각류를 먹이로 하면서 몸에 독을 축적한다. 사료를 주로 먹는 양식 황복은 독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치어가 강으로 올라가 성장하면 독이 생긴다. 산란기에 잡히는 자연산은 3~7년생이 많아 700g 정도로 크다. 반면 양식은 300g 정도로 크기가 작다. 일반인들은 자연산과 양식 황복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자연산에선 솔향이 느껴진다고도 하는데 자연산은 쫄깃한 맛이 강하고 양식은 약간 푸석한 느낌이 있다. 자연산의 음식점 판매가는 ㎏당 20만원, 양식은 절반쯤 한다.●율곡 이이가 자주 찾았던 화석정이 지척에 임진나루 황복마을 인근에는 조선시대 대표적 성리학자이며 정치가인 율곡 이이 선생의 본향 마을인 율곡리 마을과 율곡 선생이 자주 찾았던 임진강변의 화석정이 있다. 율곡리마을은 선생의 선대가 대대로 살아온 마을로 선생의 호 율곡(栗谷·밤골)도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율곡리 마을 언덕에는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화석정이 있는데 화석정은 율곡 선생의 5대조 이명신이 건립해 율곡 선생이 관직에 있을 때도 자주 찾던 정자다. 이곳에는 율곡 선생이 8세 때 올라와 지은 화석정 8세 시가 남아 있다. 임진나루에서 적성 방면으로 1㎞ 정도 가다 보면 율곡습지공원이 있는데 가을이면 코스모스 축제가 열린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율곡수목원과 도토리둘레길이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율곡리 마을에서 적성 방면으로 가다가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에서 황포돛배를 탈 수 있다. 황포돛배는 임진강을 4㎞ 정도 왕복 운항하며 아름다운 절경과 적벽 등을 구경할 수 있다. 황포돛배 승선장에서 5㎞ 거리에 최근 많은 사람이 찾는 감악산 출렁다리가 있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감악산은 해발 675m로 양주, 연천, 파주와 접해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와우! 과학] 길이 120m 끈 모양의 신비한 바다생물 포착

    [와우! 과학] 길이 120m 끈 모양의 신비한 바다생물 포착

    호주 깊은 바다에서 무서울 정도로 긴 끈 모양의 생물체가 포착돼 화제다. 그 길이는 가장 바깥쪽의 한 바퀴만 47m로 전체 길이는 120m로 추정돼 세계에서 가장 긴 생물체일 가능성도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러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닝갈루 캐니언스 탐사대’라는 이름의 국제 연구팀이 닝갈루 해안 앞바다인 인도양 심해에서 관해파리(siphonophore·사이포노포어)의 한 종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이들 연구자는 탐사대에 참여한 슈미트해양연구소(SOI)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음파 탐지 기술을 이용해 생물의 보고이면서도 그다지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서호주의 심해를 조사하던 중 이처럼 기묘하게 생긴 생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탐사대의 일원인 미국 브라운대의 해양생물학자 스테판 시버트 박사에 따르면, 이 생물체는 관해파리목 관해파리과에 속하는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여러 개체가 모여 길게 군체를 이룬 것이다. 이른바 ‘개충’으로 불리는 작은 개체는 수천 마리의 자가 복제를 해서 하나의 군체를 이룬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그 거대한 몸 안에는 각각 섭식과 감각, 이동 그리고 생식 등 서로 다른 생리적 역할을 분담한다. 따라서 이들은 초생명체나 초개체라고도 불린다.ROV가 포착한 영상에서도 섭식에 특화한 부분이 나오는 데 호리호리한 몸에 매달린 긴 촉수는 마치 바늘이 늘어선 낚싯줄 모양이다. 근처에서 포착된 또 다른 관해파리의 촉수도 비슷한 모습이다. 탐사대에 따르면, 이번 조사 지역에서는 관해파리가 비교적 평범하게 존재하지만 이렇게까지 크고 기묘하게 생긴 개체는 드물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개체는 ROV의 조종사들이 대략적으로 측정했을 뿐 제대로 된 계측은 아니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동물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탐사대의 또다른 일원인 서호주 박물관의 리사 커켄데일 박사는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 ‘롱 스트링기 스팅기 싱기’(long stringy stingy thingy·긴 끈 모양의 가시 돋친 것)라고도 불리는 이 생물체의 가장 바깥쪽 원형의 길이는 약 47m로 그 전체 길이를 추정하면 120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켄데일 박사에 따르면, 이번에 포착된 엄청나게 긴 나선형의 관해파리는 먹이를 먹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거대한 군체가 되면 적어도 수백만 마리의 개충이 협력하면서 먹이를 먹는 것으로 생각된다. 먹이의 영양은 모든 개체가 연결돼 있는 줄기 부분(신경 신호의 통로이기도 함)을 통해 공유된다고 커켄데일 박사는 설명했다.관해파리는 생긴 모습과 달리 인간이나 다른 생물에 해가 되는 종이 아니다. 오히려 양질의 영양분을 제공한다. 실제로 촬영된 영상에는 해삼의 일종(학명 Cephalopyge trematoides)이 관해피라에 매달려 천천히 개충들을 잡아먹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관해파리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88종이 알려졌으나 이번에 발견된 종이 정확히 어느 종에 속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개미 같은 거미? 사회생활을 하는 거미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개미 같은 거미? 사회생활을 하는 거미의 비밀

    곤충 한 마리는 작고 힘없는 생물이지만, 수백만 마리의 곤충이 군집을 형성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미, 흰개미, 벌 같은 사회적 곤충은 작은 곤충도 힘을 합치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닐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군집을 이루는 절지동물은 곤충만이 아니다. 절지동물에서 성공한 그룹 중 하나인 거미 중에도 군집을 이룬다고 알려진 종이 25종에 이른다. 현재까지 알려진 4만여 종의 거미는 대부분 혼자 사냥한다. 그러나 거미 가운데서도 수천 마리가 서로 힘을 합쳐 먹이를 사냥하고 외적을 방어하며 새끼를 공동으로 키우는 군집 생활의 장점을 받아들인 종이 있다. 사회적 거미 군집은 개미 같은 사회적 곤충과 비교해 복잡도나 규모가 떨어지지만, 여러 가지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카오 통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회적 거미 두 종과 단독 생활을 하는 거미 5종의 유전자를 비교해서 사회생활을 선택한 거미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했다. 기본적으로 ‘아싸’인 거미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는 집단생활을 하는 거미에서 특별히 진화한 유전자가 면역에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집단 생활을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상당수 동물이 집단생활을 하지 않는 것은 인간처럼 사회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염병 전파 같은 만만치 않은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밀집 생활을 할수록 전염병은 쉽게 전파된다. 인간처럼 백신이나 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없는 거미는 결국 유전자 수준에서 면역력을 강화해야 수많은 개체가 모인 군집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미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행동과 뇌에 관련된 유전자다. 거미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사회를 구성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결국 행동이 변하기 위해서는 뇌가 변해야 한다. 이는 개미 같은 다른 사회적 곤충도 마찬가지다. 개미와 유사한 또 다른 특징은 성비 불균형으로 대부분의 사회적 거미는 암컷이 대부분이다. 수많은 개체가 모여 있어 번식을 위해 소수의 수컷만 있어도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수의 개체만 번식을 하게 분화되면 개미와 마찬가지로 여왕을 거느린 군집으로 진화할 것이다. 사실 수백만 마리의 거미 떼를 지닌 여왕 거미는 상상만 해도 징그럽지만, 반드시 인간에게 나쁜 일은 아니다. 징그러운 외형과 달리 거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거나 작물을 망치는 등 피해를 주기보다 반대로 해충을 잡아먹어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 사회적 거미나 혼자 사냥하는 거미 외형과는 달리 인간의 친구인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동물들 먹일 게 없어요” 콜롬비아 동물원의 SOS

    “동물들 먹일 게 없어요” 콜롬비아 동물원의 SOS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물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콜롬비아의 12개 동물원이 일제히 운영자금 모금운동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바랑키야, 칼리, 산타페(메데진) 산타크루스 등 콜롬비아 전국에 산재해 있는 12개 동물원은 홈페이지에 기부운동 배너를 달고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원인은 사회적 의무격리로 방문객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시작된 경영난이다. 당장 동물원의 주인공인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돈도 바닥이 났다는 게 동물원 측의 하소연이다. 바랑키야 동물원의 아하미 페랄타 원장은 "동물원이 개원한 지 70년 만에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면서 "당장 동물원이 돌보고 있는 130종 800여 마리 동물들의 먹이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동물원은 단순한 '구경거리'로 동물을 사육하는 시설이 아니다. 밀거래 위기에서 구조된 야생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전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준비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관리시설 역할을 한다. 동물원이 돌보는 동물 중 가운데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많은 이유다. 페랄타 원장은 "사회적 의무격리로 동물원을 폐쇄했지만 동물들 관리까지 멈출 수는 없는 게 아니냐"면서 "매일 먹이를 주고, 아픈 동물들을 돌봐야 하는데 운영자금이 이젠 거의 바닥났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의 동물원들은 운영자금의 90% 이상을 입장료로 충당한다. 매년 동물원을 찾는 270만여 명이 동물원을 먹여 살린 셈인데 사회적 의무격리가 시행되면서 동물원들은 1달째 문을 닫고 있다. 바랑키야 동물원의 경우 매월 5억 페소(약 1억 5000만원) 고정지출이 발생하지만 방문객을 받을 수 없어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저임금이 98만 페소 정도인 콜롬비아에서 5억 페소는 상당한 거금이다. 12개 동물원은 중앙정부에 SOS를 쳤지만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는 중앙정부는 선뜻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콜롬비아동물원협회는 "12개 동물원이 돌보는 1만 2200여 마리 동물이 꼼짝없이 굶어죽을 판"이라면서 중앙정부에 결단을 촉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12개 동물원이 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합산비용은 최소한 월 17억8600만 페소, 5억 4100만원 정도다. 사진=동물원 홈페이지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가난의 내부자가 전하는 가난의 속내

    가난의 내부자가 전하는 가난의 속내

    스코틀랜드 하층민으로 살아온 저자 “좌파도 우파도 가난 해결에 도움 안돼”가난 사파리/대런 맥가비 지음/김영선 옮김/돌베개/354쪽/1만 6500원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재래시장과 쪽방촌을 찾아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 여기서 서민들은 볼거리로 전시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사파리도 시작된다. 물론 사파리가 끝나면 그 안의 삶도 금세 잊혀진다. ‘가난 사파리’는 이처럼 빈곤이 피상적 배경으로 소비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짙게 깔린 책이다. 스코틀랜드의 하층계급으로 태어나 꼬박 36년을 가난과 술, 마약에 절어 살다 이제 막 분노의 강을 건너온, 한편으론 여전히 가난의 ‘내부자’인 저자의 ‘현재진행형’ 성공담이 담겨 있다. 그가 그려 낸 사파리는 놀랍게도 현재 우리 사회와 매우 닮았다. 저자는 주삿바늘을 팔에 꽂은 채 젊은 나이에 죽어 갔던 마약쟁이 엄마의 눈에서 이미 결정돼 버린 자신의 미래를 봤다.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몰아세우는” 우파도, “걱정스러울 만큼 자기 인식이 부족하고 우리의 분노가 언제나 정당하다고 병적으로 믿고 있는” 좌파도 가난과 마약, 술, 폭력의 해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절박한 순간에 저자가 택한 건 개인의 변화였다. 책의 마지막 장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에 인상적인 내용이 많다. 저자는 이 장을 “나의 청춘 시대에 이상의 묘지”였던 스타벅스에 앉아 썼다. 저자 앞에는 주황빛 유모차와 잠든 젖먹이가 있다. 그의 아들이다. 젊은 시절의 그는 “내가 이 세상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번식은 아닐 거라는, 그래서 내 DNA를 (2세에게) 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은 “내가 사회에 할 수 있는 최선의 기여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안정된 아이를 길러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변화는 두렵다. 변화가 배신으로 간주되는 건 아주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가장 급진적인 혁명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나는 다만 나 자신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감추는 것이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훨씬 큰 배신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한 개인이 일으킬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인 변화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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