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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척한 모습으로 휠체어 탄 李할머니… 한숨, 울먹, 격앙의 1시간

    수척한 모습으로 휠체어 탄 李할머니… 한숨, 울먹, 격앙의 1시간

    예정 시간보다 40분 늦게 모습 드러내 일부 지지자 “할머니 못 지켜 드려 죄송” 한일 취재진·유튜버 등 몰려 장소 변경회견장 앞 보수단체·지지자 말다툼도 수척한 얼굴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기자회견이 예정됐던 25일 오후 2시보다 40여분 늦게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일 첫 기자회견 후 18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에는 외부 도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할머니는 최근 심적 고통에 쇠약해진 듯 이날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자리에 앉을 때도 2명이 부축했다. 이 할머니를 향해 일부 지지자들은 “할머니 힘내세요”, “할머니 못 지켜 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직전 취재진의 사진 촬영이 이어지자 이 할머니는 고개를 숙였고, 이내 녹색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 한숨도 내쉬었다. 장내는 순간 숙연해졌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울먹이거나 격앙된 목소리로 본인의 이야기를 이어 갔다. 다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1시간에 걸쳐 풀어놨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30여년간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전 정의연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이용했으며, 그들의 운동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이끌어 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윤 당선자가 호텔방으로 찾아와 사과한 것과 관련해서 말을 하던 중엔 목이 메는 듯 기침을 하기도 했다. 이날 윤 당선자는 끝내 기자회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준비해 온 기자회견문을 읽는 대신 자신의 심경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방식을 취했다. 지인들에겐 “내 생각은 직접 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 할머니가 호텔을 나설 때 일부 유튜버와 할머니 지지자 간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들은 격앙된 상태로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호텔 앞에서도 실랑이가 이어졌다. 보수 성향 단체인 활빈단 관계자가 ‘수요집회에 이용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 폭로 충격! 실체적 진실 즉각 규명하라!’는 손팻말을 들자 일부 행인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장소가 변경됐다. 한일 양국 취재진에 유튜버 등 200여명이 몰리면서 기자회견장이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초 기자회견 장소는 이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 장소로 정했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이었다. 해당 찻집은 평소에도 이 할머니가 주변 지인들을 만나 심경을 털어놓는 장소이기도 했다. 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울컥한 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모금에 ‘위안부’ 이용했다”···윤미향은 끝내 안 나타나

    울컥한 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모금에 ‘위안부’ 이용했다”···윤미향은 끝내 안 나타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두번째 기자회견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열린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보다 40여분 늦게 서울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 할머니는 수척한 얼굴이었고 지인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울먹이거나 격앙된 목소리로 다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1시간에 걸쳐 풀어놨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30여년간 정의연과 윤 당선자가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이용했으며, 그들의 운동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이끌어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일 양국 취재진 200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회견 장소를 두 차례나 바꾸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는 기자회견 현장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이 할머니 “정대협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 이용하느냐“ 이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정의연 전신)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느냐”면서 “저들이 일본의 사죄 배상을 막았다”며 윤 당선자와 정의연에 대한 분노를 토로했다. 지난 7일보다 더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다만 윤 당선자와 정의연, 정대협에 대한 울분을 터뜨리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 할머니는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읽는 방식이 아닌, 자신의 심경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방식을 취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를 앞장세워 기금을 모았고, 자신 역시 왜 모금을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따라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왜 내가 팔려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우리 나이 16살에 끌려가 당한 일은 말로는 다 못한다”라며 과거 자신이 입은 위안부 피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우리 학생들뿐”이라며 “끝까지 (정의연 등에게도) 이렇게 당하고 있는 내가 너무 부끄럽다”며 목소리를 높이거나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이날 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장소가 변경되는 혼란을 빚기도 했다. 당초 기자회견 장소는 이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 장소로 정했던 대구시 남구의 한 찻집이었다. 이 찻집은 평소에도 이 할머니가 주변 지인들을 만나 심경을 털어놓는 장소다. 그러나 30~40명만 수용할 정도로 협소해 갑작스레 변경됐다. 나타나지 않은 윤미향···이 할머니 ”사퇴는 내가 할 말 아냐“ 의혹의 당사자인 윤 당선자는 기자회견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윤 당선자의 불참에 대해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윤 당선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회견에 오라고 했다. 아직까지 그 사람은 자기가 당당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윤 당선자 사퇴에 대해서는 “내가 할 얘기가 아니다”라면서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 사퇴를 하든지, 말든지 저는 말 안하겠다”고만 말했다.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정의연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할머니 기자회견에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자료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여기는 중국] 부부 싸움 후 고속도로에 남편 버리고 떠난 부인

    [여기는 중국] 부부 싸움 후 고속도로에 남편 버리고 떠난 부인

    “아내가 운전하다 지쳤다면서 운전을 대신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차에서 내린 직후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가버렸다.” 지난 23일 오후 5시 경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湖州) 고속도로 갓길을 위험하게 걸어가던 20대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 직원에게 울먹이며 한 말이다. 이날 고속도로 갓길에 남겨진 남성 진 씨는 당일 부부 싸움 후 운전석을 잡고 있던 아내에게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조수석에 앉아 있던 진 씨와 운전을 하고 있던 아내 향 씨는 후저우 시 S12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고, 말다툼 끝에 아내 향 씨가 남편 진 씨를 도로에 남겨둔 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진 씨는 아내 향 씨와 딸 등과 함께 온가족이 상하이 시 여행을 마치고 후저우 시에 소재한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아내 향 씨는 남편 진 씨에게 대신 운전해 줄 것을 요청, 운전석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린 남편을 두고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사건 당시 아내의 말을 믿고 순순히 차에서 내렸던 남편 진 씨는 이후 홀로 고속도로에 남겨진 해 오가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 이날 고속도로를 오가던 차량 중 진 씨를 발견한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 직원에 의해 무사히 귀가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진 씨는 “가족끼리 기분 전환을 위해 상하이에 여행을 갔었다”면서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고, 아내는 이후 운전에 지쳤다면서 자리를 바꿔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내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아내는 그대로 떠났고 나 역시 고속도로에 남겨진 이후 몇 분 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스러웠다”면서 “갓길을 따라서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내가 화를 풀고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진 씨는 아내가 자신에 대한 노여움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황망히 떠난 것을 걱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출동한 파출소 직원의 휴대폰을 통해 아내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향 씨는 그와의 통화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진 씨는 평소 가깝게 지냈던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무사히 귀가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신고 받았던 파출소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는 절대로 무리하게 차량에서 내리거나 갓길을 걷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차량 밖으로 이동해 걷는 등의 행동은 보행자 뿐 만 아니라 고속도로를 오가는 무수한 차량의 안전에도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대리모가 낳은 첫 딸 보러 가는데 3주가 걸린 인도 부부

    대리모가 낳은 첫 딸 보러 가는데 3주가 걸린 인도 부부

    코로나19에 따라 엄격한 국가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에서 대리모들을 통해 아이를 출산한 부모들이 정작 아기를 안아보지 못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남부 방갈로르에 사는 라케시(47)와 아니타(41) 부부는 대리모가 낳은 첫딸을 만나기 위해 1600㎞ 떨어진 서부 구자라트주의 주도 아난드까지 달리다 검문을 받으면 늘상 다음과 같은 문답을 주고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왜 도로에 나온 거요?” “일주일 전에 태어난 첫 딸을 보러 가는 길입니다.” 이쯤되면 경찰관들은 부부가 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안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살폈다. “뭐라고요? 첫 애가 지금 어디 있는데?” “아, 대리모에게서 태어나 지금 처음 보러 가는 길입니다.” 라케시는 “많이 혼란스러워들 하지만 경찰은 결국 서류들을 검토한 뒤 통과시켜주더라”고 말했다. 아난드의 아칸크샤 병원에서 지난 3월 말부터 딱한 처지가 된 신생아만 28명이었다. 봉쇄령 이후 50일 남짓 흘렀지만 지금도 10명 정도의 신생아가 부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인도에서는 워낙 상업 대리모가 성행해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정부는 2018년 상업 대리모를 전면 금지하고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의 친척에게만 대리모를 허용하는 법안을 입안해 의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라케시는 경영 컨설턴트 일을, 아니타는 강연 디자이너 일을 하는데 2003년 결혼했다. 10년 넘게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아기가 들어서지 않았다. 다섯 차례나 유산을 경험했다. 지난해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결심하고, 두 자녀를 둔 30대 중반의 여성을 구자라트 클리닉에서 소개받았다. 딸은 지난달 6일 몸무게 2.9㎏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부모는 사진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만 딸을 보다가 직접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도로나 철도, 항공 모두 중단됐지만 20명 넘는 관리들을 만나 설득해 어렵사리 여행 허가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구자라트 클리닉 의료진이 관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왜 부모들이 아이를 빨리 찾아가야 하는지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 나이나 파텔 박사는 “색다른 상황이다. 우리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을 제때 넘길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클리닉에 39명의 임신한 대리모들이 있다고 덧붙였다.지난달 14일 저녁 부부는 운전수까지 세 장의 통행권을 넣었다. 한 택시 회사가 잘 소독된 도요타 SUV를 제공해줬다. 30분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내려 한 시간 정도 환기를 하라고 귀띔해줬다. 그 뒤 이틀 낮밤을 텅 빈 고속도로를 달렸다. 운전수는 3시간 정도만 잠을 청하고 계속 핸들을 잡았다. 갈수록 수은주가 올라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검문소에 들를 때마다 차에서 내려 통행증을 보여주고 체온을 재고 인적 사항들을 등록하고 아이에 대한 궁금증을 다 풀어야만 통과할 수 있었다. 어렵게 클리닉에 도착했는데도 곧바로 딸을 볼 수 없었다. 지역 주민들이 위험하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또 2주 가까이 병원에서 격리됐다. 그렇게 격리가 끝난 지난 1일에야 태어난 지 3주가 넘은 첫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이제 딸을 데리고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의사들은 한달 가까이 지나서야 이제 딸을 데리고 여행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철도와 항공은 여전히 중단돼 있어 방갈로르까지 또 자동차를 달려 돌아가야 한다. 부부는 소독제와 젖먹이 도구들, 전기 공기청정기, 뜨거운 물을 담는 용기, 식품과 기저귀 등을 잔뜩 구입했다. 라케시는 돌아가는 길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귀향 길에 쓰일 새 자동차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타는 “인내력과 꾸준함을 테스트하는 것 같다. 아이를 갖는 여정은 높낮이가 상당하다. 이 테스트를 통해 내가 더 나은 사람, 더 참을성 있는 엄마로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란다. 이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코로나19로 숨진 주인 오매불망 기다리는 현실판 하치

    [반려독 반려캣] 코로나19로 숨진 주인 오매불망 기다리는 현실판 하치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병원 앞을 지킨 개의 충성심이 놀랍다. 25일(현지시간) 동방일보(东方日报)는 지난 석 달간 중국 우한의 한 병원 앞을 지킨 충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 2월 중국 우한의 한 병원 앞에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대여섯 살 정도 된 개는 고집스럽게 병원 앞을 지켰고, 석 달이 다 되도록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주인은 코로나19로 이미 사망한 뒤였지만, 개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현지언론은 이 개가 주인이 죽은 줄도 모르고 오매불망 주인을 기다렸다고 전했다.이를 딱하게 여긴 병원 매점 주인 오씨는 지난 4월부터 직접 개를 돌보기 시작했다. ‘샤오바오’(小宝)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작은 보물’, ‘귀염둥이’라는 뜻이다. 먹이도 챙기며 살뜰히 보살피는 오씨에게 개도 마음을 열었다. 오씨는 “가끔 내가 자리를 비우면 샤오바오가 문 앞에 드러누워 가게를 지키곤 했다”고 말했다. 개를 입양해 집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도 밝혔다. 오씨는 “집으로 데려가려 해도 따라오지 않고, 병원 밖으로 내몰아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샤오바오의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현실판 하치’라고 치켜세우며 그 충성심을 높이 샀다. 영화 ‘하치이야기’는 매일같이 주인을 배웅하고 마중하던 개 ‘하치’가 주인이 죽은 줄도 모르고 기차역에서 주인을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일본 토종견 ‘하치’에 얽힌 유명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샤오바오는 더이상 주인을 기다릴 수 없게 됐다. 다른 환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우려한 병원 측이 지역 동물보호센터와 연계해 샤오바오의 입양을 추진한 것이다. 낯선 보호소 직원을 본 샤오바오는 경계심을 드러내며 한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호소 직원들은 샤오바오를 공으로 유인한 뒤 목줄로 옭아매 병원을 떠났다는 후문이다. 매점 주인 오씨는 “말 못 하는 짐승이지만 샤오바오가 주인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각국으로 퍼진 코로나19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549만 명이 넘는 감염자를 낳았으며, 이 중 34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발원국인 중국에서는 24일까지 8만2985명의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4634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와우! 과학] 신기한 초파리의 능력…본능적으로 천적 피하는 비밀

    [와우! 과학] 신기한 초파리의 능력…본능적으로 천적 피하는 비밀

    초파리는 여러모로 신기한 곤충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과일 썩는 냄새를 기막히게 잘 포착하고 인간에게 쉽게 잡히지 않을 만큼 비행 능력도 뛰어나다. 과학자에게 초파리의 뛰어난 감각 기관과 생각보다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작은 뇌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쥐 같은 다른 실험동물보다 단순한 뇌를 지니고 있지만, 크기에 비해 복잡한 행동이 가능해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호주 맥쿼리 대학 연구팀은 호주에 서식하는 퀸즐랜드 초파리(Queensland Fruit Fly, 학명·Bactrocera tryoni)이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서 천적을 피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퀸즐랜드 초파리는 실험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초파리(학명’Drosophila melanogaster)의 먼 친척으로 호주에서는 과일의 해충이다. 연구팀은 자연 상태의 천적인 거미 3종과 개미 1종, 그리고 천적 관계가 아닌 다른 곤충의 냄새를 자극으로 주고 퀸즐랜드 초파리의 행동을 관찰했다. 초파리의 행동은 단순 움직임, 먹이 찾기, 짝짓기, 알 낳기 등 네 가지 형태로 나눠 그 활동 정도를 세부적으로 기록했다. 연구 결과 흥미롭게도 퀸즐랜드 초파리가 천적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밤에 주로 사냥하는 천적의 냄새가 나면 퀸즐랜드 초파리는 움직임을 줄여 천적에 포착될 가능성을 줄인 반면 낮에 주로 사냥하는 천적을 만나면 빠르게 움직여 자리를 피했다. 어떤 형태의 천적이든 냄새가 나면 퀸즐랜드 초파리는 먹이 구하기, 짝짓기, 알 낳기를 모두 중단하고 생존을 모색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실험에 사용된 퀸즐랜드 초파리가 모두 실험실 환경에서 키운 것으로 자연 상태에서 천적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퀸즐랜드 초파리의 행동은 학습이 아니라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퀸즐랜드 초파리 입장에서는 본능으로 각인된 천적에 대한 두려움인 셈이다. 연구팀은 유전자가 행동을 조절하는 상세한 기전은 밝히지 못했지만, 학습이 아닌 유전자로 천적에 대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생존 전략이다. 물론 초파리도 학습은 가능하지만, 짧은 수명을 지닌 작은 곤충이 부모나 동료로부터 생존 기술을 배우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천적에 잡혀보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 배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연구는 작은 뇌를 지닌 초파리에게도 천적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2차대전 겪은 악어, 모스크바 동물원서 숨져…‘히틀러의 애완악어’ 오명도

    2차대전 겪은 악어, 모스크바 동물원서 숨져…‘히틀러의 애완악어’ 오명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악어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숨을 거뒀다고 러시아투데이(RT)가 2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동물원 측은 전날인 23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악어 ‘새턴’(Saturn·토성)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새턴은 1936년쯤 태어나 84세 정도 산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들 악어는 야생에서 30~50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이 수컷 악어는 자신이 태어난 미국 미시시피 앨리게이터들과 달리 꽤 기억에 남을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다. 미시시피에서 사로잡혀 독일 베를린 동물원으로 보내진 새턴은 당시 악어 쇼의 인기 스타로 자리잡았다. 당시 히틀러는 전쟁 전 이 동물원을 자주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이 악어를 감탄하며 바라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일부 역사학자는 이 악어가 히틀러의 개인 애완동물 중 한 마리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또다른 역사학자들은 히틀러가 단지 동물원의 다른 동물들보다 이 악어를 좋아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1943년 11월 베를린이 폭격을 당했을 때 폭격기 중 한 대가 동물원의 수족관에 포탄을 떨어뜨렸다. 이 공격으로 수족관에 있던 앨리게이터 악어와 크로커다일 악어 총 24마리가 죽었지만, 새턴을 포함한 몇몇 악어는 살아남아 도망쳤다. 이후 새턴은 나치 독일이 항복한지 1년 뒤인 1946년 영국군에 의해 발견됐지만, 지난 3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한 가지 견해는 새턴이 지하실이나 하수 배수구 등에 숨어 살았다는 것이고 또다른 견해는 한 나치 고위층이 우연히 포획해 사육했다는 것이다. 그후 새턴은 동맹국인 구소련에 인계돼 1946년 모스크바로 보내져 74년간 동물원에서 살았다. 이 동물원에서 가장 오래 산 동물이기도 한 새턴은 여러 차례 죽음을 모면했다. 1980년대 수족관에서 새턴은 떨어진 콘크리트 조각에 맞아 하마터면 숨질 뻔했다. 또 이 불쌍한 악어는 한 방문객이 집어던진 돌멩이에 머리를 얻어맞아 몇 개월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는 새턴이 히틀러의 애완 악어였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물원 측은 “새턴이 히틀러의 소유였다고 해도 동물은 정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인간의 죄를 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새턴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먹이를 먹지 않았던 적이 있다. 새로운 수족관이 완공돼 보내졌을 때 4개월 동안 먹이를 먹지 않았고 2010년에는 무려 1년 동안 먹이를 먹지 않았지만 이후 다시 먹기 시작했다.모스크바 동물원은 이번 부고 소식에서 “새턴은 우리에게 하나의 시대를 상징한다”면서 “우리는 그의 눈을 바라보고 그의 곁에 있을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새턴은 앞으로 박제돼 모스크바에 있는 다윈 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베를린 공습에도 살아남은 악어 ‘토성’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영면

    베를린 공습에도 살아남은 악어 ‘토성’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영면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베를린 공습에도 살아남은 악어가 러시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이세상과 작별했다. 한때 이 악어는 아돌프 히틀러가 주인이라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모스크바 동물원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어제 아침, 우리 미시시피 악어 ‘토성(Saturn)’이 노령으로 눈을 감았다. 84년 정도 돼셨다. 지극히 존중받을 만한 나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성명은 “우리 동물원은 화성을 74년 동안 돌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우리에게 토성은 모든 시대였다. 실낱같은 과장도 없다. 어릴 적부터 그는 많은 우리들을 지켜봤다. 우리가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태어난 뒤 1936년 베를린으로 건너왔다. 1943년 공습에 동물원 건물이 무너지자 탈출했다. 영국군 병사가 3년 뒤 발견해 옛 소련에 기증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 그 병사가 어떤 이유로 모스크바에 선물하게 됐는지는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러다 불쑥 1946년 7월부터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들 사이에 토성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동물원은 토성이 사육사들을 알아봤으며 솔질로 마사지 받는 것을 즐겼다고 전했다. 무척 정정해(?) 철제 먹이통을 씹을 수 있었고 콘크리트에 이 자국을 내기도 했다고 했다. 미시시피 악어는 보통 야생에서도 30~50년 밖에 못 사는데 화성은 예외적으로 장수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악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동물원에 있는 수컷 무자(Muja)가 80대로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회고록을 쓸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역정을 겪은 악어로서는 앞으로도 어깨를 겨룰 만한 악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개중 하나가 히틀러의 개인 컬렉션 품목 가운데 하나였다는 낭설이었다. 인터르팍스 통신은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거의 곧바로 히틀러의 수집품 가운데 하나였으며 베를린 동물원에 있지도 않았다는 의심이 나돌았다”고 보도했다. 낭설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스크바 동물원은 “정치에 속한 일이 아니며 인간의 죄악 때문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1943년 11월 22~23일 베를린 공습에도 살아남은 경위도 아리송하다. 동물원이 자리한 티에르가르텐 지구의 서쪽 지역에 포탄이 집중적으로 떨어져 수천명이 목숨을 잃고 다쳤으며 많은 동물들이 횡액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쿠아리움 건물도 직접 타격을 입었다. 한 보도에 따르면 동물원 바깥 도로에서 네 마리 악어 사체가 행인들의 눈에 띄었다. 폭발의 위력으로 퉁겨나갈 정도였는데 이 악어는 멀쩡히 살아남았다. 어쨌든 토성은 그 뒤로도 전쟁으로 모든 것이 처참히 무너져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아닌 베를린에서 3년을 견뎌냈다는 얘기가 된다. 이제 토성은 박제돼 모스크바의 저유명한 찰스 다윈 동물박물관에 전시돼 세상 사람들과 계속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합리적으로 행동했다” 자가격리 중에 400㎞ 이동한 英 ‘실세’

    “합리적으로 행동했다” 자가격리 중에 400㎞ 이동한 英 ‘실세’

    “누가 좋은 모양새라는 거 신경이나 쓴대? 옳은 일을 했느냐가 질문이지 않나. 그것도 (기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수석 보좌관이 코로나19 증세를 느끼는 상황에도 400㎞를 이동한 사실이 드러나 봉쇄령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데 23일(이하 현지시간) 좋은 모양새였다고 지금도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쏘아붙였다고 BBC가 전했다. 야권은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에 나섰고, 내각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논란을 일으킨 인물은 도미닉 커밍스로 존슨 총리가 정치적 진로나 선택을 해야 할 때 가장 입김이 강한 막후 실세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의 전략을 짰던 커밍스는 총리의 엄호 아래 막강한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과학자문그룹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자문그룹의 정치적 독립성과 신뢰를 해쳤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 그는 이날 런던의 자택 밖에 진을 친 기자들에게 자신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없다”고 답한 뒤 “여러분은 아마도 브렉시트에 대해 했던 여러분의 모든 것이 옳다고 여길 것이다. 그것들에 대해 얼마나 옳았는지 기억해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면서도 더럼의 부모 집 근처를 찾아 어린 아들을 만났다. 정부가 발령한 봉쇄령에 따라 런던의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했지만, 런던에서 400㎞ 떨어진 더럼까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커밍스는 3월 27일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밝힌 직후 주말에 의심 증세를 느꼈다고 했다. 총리실은 당시 커밍스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더럼에 있다는 사실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커밍스는 그 뒤 2주 격리를 마친 뒤 지난달 14일 업무에 복귀했다. 한 측근은 BBC 방송에 그가 더럼까지 간 것은 맞지만 보건 규정을 어기지 않았으며,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은 정부 ‘실세’인 커밍스가 봉쇄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즉각 공세에 나섰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이언 블랙포드 하원 원내대표는 존슨이 커밍스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자유민주당(LD)도 정부 지침을 어겼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총리실이 커밍스의 행동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면서 “영국인은 일반 국민과 커밍스를 위한 규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내각은 커밍스 방어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총리실은 “커밍스의 행동은 코로나19 지침에 부합하는 것이었다”고 밝혔고, 그랜트 섑 교통부 장관도 “존슨 총리가 커밍스 보좌관에게 전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코로나19 증세로 아픈 부인과 함께 지냈고, 가족과 함께 여행했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가까운 친척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높으신 분이 왔다고 찾아와 경호 업무를 협의하기도 했다. BBC는 당시 봉쇄령 규정을 상세히 들먹이며 규정에 분명히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 지내던 집과 다른 집에서 지내기 위해 이동하면 안된다’고 규정돼 있는데 여권에서 얼토당토 않은 변명과 엄호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영국에서는 봉쇄령을 어긴 것으로 드러난 정부자문위원과 보건 책임자가 잇따라 사퇴한 적이 있어 커밍스가 봉쇄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비웃게 만든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조언해 온 임피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자신의 집에 연인을 부른 사실이 밝혀져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고,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도 차로 1시간 이상 가야 하는 별장을 두 차례 찾은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옵저버와 선데이 미러는 격리기간이었던 지난달 12일 커밍스가 더럼에서 40㎞ 떨어진 버나드 성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한 시민들이 있다고 폭로해 두 번째 자가격리 위반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세리, 초호화 집 공개 “결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종합)

    박세리, 초호화 집 공개 “결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종합)

    골프 여제 박세리가 ‘나 혼자 산다’에서 23년차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는 박세리가 출연해 멋짐과 친근함을 오가는 리얼한 일상을 공개했다. 박세리는 “혼자 살 것 같지 않은데 23년 동안 혼자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박세리를 검색해보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이혼과 결혼이 있더라. 나도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박세리 집의 규모에 기안84는 “여태까지 나온 회원들 중에 집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감탄했다. 박세리는 “부모님이 살던 정원이 있는 집인데 옆에 집을 지었다. 저를 비롯한 자매들이 살고 있다. 4층 전체를 제가 쓴다”면서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걸 제가 했다”고 밝혔다. 박세리의 집에는 높은 층고의 거실은 물론 부엌 옆에 야외 테라스, 다른 층에는 ‘세리바’가 있어 놀라움을 더했다.또한 박세리의 인생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는 초대형 트로피 장식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전드의 저력을 입증하는 풍경으로 감탄을 자아내다가도, 친근함이 가득한 박세리의 반전 매력이 속속 드러났다. 자칭 2년차 ‘다이어터’라는 소개말과 달리 망고를 갈비처럼 뜯어 먹고 식품으로 가득 찬 팬트리를 공개, 인간미 넘치는 면모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간만에 몸을 풀기 위해 골프장으로 향한 박세리는 선수 시절 못지않은 통쾌한 스윙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뻥 뚫리게 했다. 연습을 마친 박세리는 배고픔에 울먹이다가 “다이어트엔 햄버거지”, “떡볶이, 라면, 돈까스 셋뚜셋뚜”라며 다이어터의 ‘현실 명언’으로 모두의 공감을 샀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피자, 닭가슴살까지 알차게 맛보며 생생한 라이브 먹방을 펼쳤다. 또한 “다이어터에게 후식은 필수지”라며 과자까지 챙기는 친근한 면모를 뽐냈다. TV를 보며 마음껏 웃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낸 힐링의 시간은 안방극장에도 따뜻한 에너지를 전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끊임없이 배달되는 공기정화식물로 ‘정글 하우스’를 꾸몄다. 한 숨 돌릴 새도 없이 모종도 줄줄이 등장, 거실과 안방에 이어 테라스까지 울창하게 만들었다. 박세리는 “쌈 채소를 직접 길러서 따먹고 싶었어요”라며 첫 농사 도전에 뿌듯해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까지 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이어 집을 찾은 골프 후배들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벌였다. 고수를 곁들인 세리표 파채 무침으로 비장의 요리 실력을 입증하는가 하면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와 “미나리에 술 같이 먹으면 안 취한다”라는 먹방 명언을 남겼다. 박세리의 화려한 말솜씨에 빠져든 모두가 생 미나리 먹방을 이어가 알찬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선수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던 중,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고기를 먹던 중 밥상이 전부 엎어져 버렸던 것. 모두를 얼어붙게 만든 정적도 잠시, “사고 잘 쳤네. 괜찮아”라며 쿨하게 대처하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 유쾌한 웃음을 전했다.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골프 하나로 전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레전드를 소환하며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박세리의 인간미 넘치는 리얼한 일상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웃음까지 꽉 잡았다. 계획했던 일을 실천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렸던 힐링 가득한 박세리의 하루는 안방극장까지 따스하게 물들였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부 9.7%, 2부 11.1%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이슈]드라마로 읽는 심리… 준영이는 왜 고산의 ‘숨은 빌런’ 됐나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난거? 그래서 뭐? 그게 뭐 어쨌는데? 엄마를 배신한거지 나까진 아니야… 이혼하지마. 엄마가 아빠 한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극 중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은 6회에서 이혼을 고백하는 엄마에게 이같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빌런’(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돌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으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준영이는 반항을 하거나 비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동시에 부모의 전쟁 같은 이혼에 직격탄을 맞은 최대 피해자라는 연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완벽한 가정’을 이뤘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어디서부터 준영이와 엇갈린 걸까. 자녀를 둔 부모에게 ‘건강한 이혼’은 가능할까. 정신과,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준영이와 같은 이혼가정의 자녀들에게 분노와 함께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성인보다 가족에 대한 의존도와 충성심이 높기 때문에 ‘나는 이 가정을 지키는데 일조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의 이혼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모의 외도, 폭력, 정사 목격… 어떤 상흔 남길까 극 중 지선우와 이태오는 적나라한 서로의 민낯을 준영이의 눈에 가혹하리만치 여러번 들킨다. 준영이는 아빠가 상간녀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데 이어 아빠가 엄마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는 현장을 맞닥뜨린다. 이혼한 엄마와 둘이 겨우 마음 잡고 사나 싶었더니 2년 만에 돌아온 아빠는 준영이가 보는 줄도 모르고 증오하던 엄마와 동침하는가 하면 끝내 아들의 눈앞에서 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사이의 불화를 보여주는 것도 정서적 학대”라면서 “준영이가 가정폭력을 목격하고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직후에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은 여성가족부, 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로 주무 부처가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하기 쉬우므로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6회에서 준영이의 문제의 발언이 외려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이혼가정 자녀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의 관계 파탄을 자신과의 관계 파탄으로 동일시하면서 괴로워한다”면서 “두 관계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준영이로서는 극복의 첫 단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준영이의 방황, 지선우의 책임일까준영이의 날선 반항은 대부분 엄마 지선우를 향했다. 임명호 교수는 “지선우 자신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상실하고 느꼈던 아픔을 치료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윤기(이무생 분) 선생이 도와주려 하지만 외려 방어적으로 거부하고, 심지어 준영이가 몰래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막는다”면서 “자신도 트라우마를 치료 받고 또 아이의 치료를 지지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의심하거나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한다”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애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이태오가 외려 나았지만, 그 역시 이혼 과정에서 아이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욕심낼 뿐 아이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계모인 여다경(한소희 분)도 준영이의 상처에 큰 축을 차지한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제니의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바로 준영이에게 ‘네가 때렸느냐’고 속단한 것도 문제지만, 그 직후 ‘내가 해줄만큼 다 해줬잖아. 얼마나 더 해줘야하니?’라는 발언이 결정적인 문제”라면서 “부모와 자녀는 부모가 무언가를 해주고 자녀가 받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다. 그런데 여다경의 이같은 말은 준영이를 자신의 자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경제적 윤택함을 무기로 수혜를 베풀어온 것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혼가정 자녀인데… 준영이와 노을이는 왜 달랐나준영이의 친구인 윤노을(신수연 분)은 역시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지만 똑똑하고 착한 모범생이다. 준영의 도벽을 눈치채고 “네가 이러면 한부모가정 아이들 다 이상하다고 욕먹이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노충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얼마나 건강한 관계가 형성 돼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죄책감에 아이의 부당한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부모의 역할을 흔들리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센터장 역시 “노을이가 마트에서 일하는 엄마를 웃으며 돕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평소에도 노을이에게 엄마가 일방적으로 응석을 받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서로의 어려움을 터놓고 나누는 사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부모와 자녀가 평소에도 함께 몸을 쓰고 시간을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반드시 놀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선우는 극 중 워킹맘이면서도 집안일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데, 준영이와 함께 대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나누며 일상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기능적 편의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건강한 이혼’ 가능하려면 전문가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이혼은 부모 사이의 일일 뿐이지 너와는 상관이 없고,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너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혼은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노충래 교수도 “부부가 협의 이혼을 할 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양육교육을 의무로 받게 돼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아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면 부모가 전문적인 심리상담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내면의 감정을 다 표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호 센터장은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의 경우 대표적인 난관이 ‘가족 사진 가져오기’ 숙제”라면서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사진에 엄마(혹은 아빠)는 어디있어?’라고 물어 아이가 혼란을 느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교육기관에서부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가족구성원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또 “한부모가정은 성인 혼자서 경제활동과 양육을 도맡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육체적·정신적 체력 소모가 큰 경우가 많다”면서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과 함께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자조모임 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연승 혹은 연패… KBO ‘극과 극’

    연승 혹은 연패… KBO ‘극과 극’

    초반 NC 7연승·SK 10연패 등 두드러져심리적 상승·위축 효과… 남은 시즌 촉각5연승은 기본이고 10연패는 덤이다.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연승과 연패 행진을 쏟아내며 극단적인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해 꼴찌팀 롯데가 개막 후 5연승을 달리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롯데가 지난 12일 두산에 패하며 연승이 멈추자 이번엔 NC의 연승행진이 시작됐다. NC는 12일 kt전을 시작으로 19일 두산과의 맞대결까지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LG도 동참했다. LG는 10일 NC전을 시작으로 16일 키움과의 더블헤더마저 모두 잡아내며 순식간에 6연승을 달렸다. 개막전부터 롯데를 만나 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kt는 초반의 부진을 딛고 15일 삼성전부터 20일 한화전까지 5연승을 올렸다. 위닝시리즈를 5번 연속으로 해야 얻을 수 있는 성적을 1주일 만에 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현상은 당초 강팀으로 분류됐던 SK가 20일 키움전 승리 전까지 NC와 LG, 롯데에 모두 스위프당하며 10연패에 빠진 데다 삼성과 한화도 투타전력 불균형을 이루며 8~10위에 위치한 3개팀 모두가 상대에게 손쉽게 스위프당한 게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즌 초반부터 극단적으로 형성된 먹이사슬은 승리팀에 자신감과 함께 라인업 고민을 덜어 주면서 일찌감치 전략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연패를 당한 팀은 기본 전략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안게 되고 연패의 기억이 심리적인 두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즌 초반 연승·연패 판도가 남은 시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들개를 위한 변론(우재욱 지음, 지성사 펴냄) 사람에게 위협적인 존재인 들개를 꾸준히 관찰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한 저작. 서울의 지하철 역장으로 일하며 환경과 생태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들개를 하나의 생명종으로 인정한다면 그들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냥이나 포획도 안 되지만, 먹이를 주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288쪽. 2만 3000원.진화와 창의성(안드레아스 바그너 지음, 우진하 옮김, 문학사상 펴냄)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창의성의 근원을 찾는 역사서. 스위스 취리히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 이론이 직면한 도전들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진화 구조와 원리를 설명한다. 이어 생물학의 영역을 넘어 화학과 문화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형태의 창의성에 주목한다. 424쪽. 1만 7500원.기획의 고수는 관점이 다르다(박경수 지음, 반니 펴냄) 컨설팅과 전략기획 실무 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 기획자가 말하는 기획의 본질. 저자는 ‘기획’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관점’을 언급한다. 관점이 메시지로, 메시지가 스토리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당근마켓, 마켓컬리 등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로 소개한다. 244쪽. 1만 4000원.문도선행록(김미루 지음, 통나무 펴냄) 사진작가이자 행위예술가, 화가인 저자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예술세계. 그는 아프리카 사하라와 몽골의 고비사막, 인도의 타르사막 등을 3년간 누비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물었다. 저자는 도올 김용옥의 딸로, 책 제목인 ‘문도선행록’은 ‘도를 물어 선(禪)적으로 걸어간 기록’이라는 뜻이다. 658쪽. 3만 2000원.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정아은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남성들의 언어 속에 감춰진 가사 노동의 사회·역사·경제적 비밀.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인 저자는 가사노동이 폄하되는 이유와 이러한 현상의 기원에 대해서 ‘자본론’부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같은 최근 저작까지 아울러 알기 쉽게 설명한다. 260쪽. 1만 4800원.우리 아버지들의 마지막 나날(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문학동네 펴냄) 스무 살에 국제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조엘 디케르의 첫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특수작전본부 SOE에 지원한 젊은이들의 인간적 고뇌와 로맨스를 다뤘다. SOE는 1940년 케르크 철군 이후 위기감을 느낀 처칠이 독일군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한 비밀부대다. 492쪽. 1만 5800원.
  • 30만 년 전 살았던 고대 코끼리의 2.5m 거대 상아 발견

    30만 년 전 살았던 고대 코끼리의 2.5m 거대 상아 발견

    독일에서 30만년 전 서식했던 코끼리의 거대한 상아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더작센주에서 발견된 이 상아는 약 1만~3000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 코끼리 팔레오록소돈의 것으로 확인됐다. 상아 화석을 연구한 독일 튀빙겐대학 인류진화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길이가 2.43m에 달하는 상아를 가지고 있던 고대 코끼리는 약 30만 년 전 독일의 고대 호수 기슭에서 죽은 것으로 보인다. 고대 코끼리의 사체는 호숫가에 그대로 남겨져 있다가, 동시대에 생존했던 다른 육식동물이 다가와 사체의 살을 발라먹은 뒤 상아와 내장 등만 남겨놓은 채 떠났고, 이것이 수십 만년 동안 묻혀있었던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했다. 당시 고대 인류 역시 이 코끼리를 사냥하거나 혹은 죽은 뒤 살을 발라 먹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도 발견됐다. 코끼리의 거대한 상아 곁에는 사체에서 살을 발라내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30개 정도의 작은 부싯돌 조각과 긴 뼈로 만든 날카로운 도구 2개가 있었다. 고대 코끼리의 상아와 고대 인류가 남긴 유물은 구석기 시대 이후에 쌓이기 시작한 퇴적물로 덮여 있었다. 연구진은 이 고대 코끼리가 현존하는 코끼리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아프리카코끼리보다 큰 몸무게 6.8t, 높이 10m 정도의 몸집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프리카코끼리처럼 암수 모두가 상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번에 발견된 상아는 암컷의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빨의 상태로 보아 죽음을 맞을 당시 나이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며,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고대 코끼리가 인간의 사냥이 아닌 노화로 인해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대 인류가 사냥을 통해 고기를 얻었던 것을 사실이지만, 굳이 고대 코끼리처럼 크고 위험한 먹이를 쫓을 이유는 없었다. 당시 고대 인류는 호숫가에서 죽은 코끼리의 사체가 자주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아마도 고대 사냥꾼이 코끼리가 죽은 뒤 사체에서 고기와 힘줄, 지방 등을 잘라 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고대에 오늘날과 기후가 매우 유사한 지역에서 세렝게티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살아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커스단과 동물원에서 ‘포로의 삶’ 살던 두 암수사자의 사연

    서커스단과 동물원에서 ‘포로의 삶’ 살던 두 암수사자의 사연

    6살 수사자 ‘루크’는 우크라이나 서커스단에서 가로세로 1.5m의 좁은 우리에 갇혀 비참한 생활을 했다. 다른 동물과 교류 없이 그저 관중 앞에서 묘기를 부리는 게 일상의 전부였다. 5살 암사자 ‘푸쿠’는 남아프리카의 한 체험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유독 몸이 약했고 사육동물이 흔히 앓는 고관절 질환 때문에 고생했다. 다른 수컷의 잦은 공격으로 적대감이 심해 늘 혼자였다.외로운 포로의 삶을 살던 두 암수사자는 올해 초 남아프리카의 사자보호구역에서 처음 만났다. 두 마리 모두 다른 사자와 제대로 교류한 경험이 없었기에 사육사들의 걱정이 컸다. 특히 암사자 ‘푸쿠’의 건강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태어난 동물원에서 우크라이나로 옮겨진 푸쿠는 서식지에서 밀렵꾼의 습격을 받았다. 다른 5마리의 사자를 독살하고 신체 부위를 훼손한 밀렵꾼들은 푸쿠가 지금의 보호구역으로 오기 전까지 두 차례나 더 급습했다. 구조대는 아사 직전에 놓인 푸쿠를 구출해 올 2월 남아공 보호구역으로 옮겼다.사육사 안디 리벳은 “처음 보호구역에 왔을 때 푸쿠는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심지어 발로 먹이를 집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몸이 너무 약해 다른 사자와 함께 두었다가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라고도 말했다. 수컷에 대한 적대감도 여전했다. 그녀는 “5~6살쯤이면 사자는 이미 생활방식이 굳어져 새로 교제를 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호구역으로 온 사자를 계속 혼자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육사는 “사자 역시 사회적이고 사교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두 마리 모두 기력을 되찾고 나면 서로를 해칠 가능성도 높아 보호구역 입소 초반이 어쩌면 친구를 사귈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었다.사육사들은 루크와 푸쿠의 만남을 추진해보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둘을 분리할 준비를 하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 모든 움직임을 주시했다. 놀랍게도 조마조마한 사육사들과 달리 두 암수사자는 단번에 친해졌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울타리 옆에서 만난 두 사자는 마치 원래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강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뜻밖의 일이었다. 사육사는 “운이 좋았다. 두 사자는 집고양이처럼 서로를 치고받고 핥으며 장난을 즐긴다. 어느 한쪽이 우세하지도 않고 먼저 먹이를 먹으려 나서지도 않으며 양보하는 좋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친구가 생긴 덕일까. 두 마리 모두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보호구역 관계자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던 푸쿠는 이제 달릴 수 있게 됐다. 루크도 완벽히 무리 생활에 적응했으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영화 ‘라이언킹’ 속 심바와 닐라 같은 두 암수사자는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것”이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바다 밑 ‘보물’ 들고와 먹이 달라는 신비한 돌고래 화제 (영상)

    바다 밑 ‘보물’ 들고와 먹이 달라는 신비한 돌고래 화제 (영상)

    바다 밑에 있는 '보물'을 물고와 먹이를 달라는 돌고래 사연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호주 ABC뉴스는 호주 퀸즈랜드 주에 등장하는 이름도 신비스러운 ‘미스틱’이라는 돌고래 사연을 보도했다. 올해 나이 29살이 된 미스틱은 퀸즈랜드 주 쿨롤라 코스트에 위치한 틴칸 베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돌고래다. 이 돌고래는 바다 밑에서 산호초라든가, 조개, 심지어는 오래된 병이나 나무같은 것들을 들고 나와서는 해변에 있는 사람들 앞에 그 물건들을 놓고는 먹이를 받아간다. 마치 잘 훈련된 반려견이 공을 물고 오면 간식을 상으로 받아 먹는 경우와 비슷하다. 반려견과 다르다면 미스틱은 그러한 훈련 없이 스스로 체득했다는 것과 다른 돌고래 무리가 있지만 오직 미스틱만이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 돌고래 먹이를 주는 자원봉사자 린 맥퍼슨은 “돌고래가 물건을 가지고 오면 우리는 물고기를 상으로 주곤 했다”며 “우리가 돌고래를 훈련시킨 것이 아니라 돌고래가 우리를 훈련시킨 느낌”이라고 회상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사라진 후로는 이러한 행동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떤 날은 하루에 10개의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맥퍼슨은 “미스틱은 바다 밑에 자신만의 보물창고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아니야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라고 말하면 미스틱은 쏜살같이 바다밑으로 들어가 다른 물건을 가지고 나온다는 것. 미스틱이 가지고 나오는 '보물'들은 다양하다. 산호초, 조개부터 시작해 인간이 버린 유리병, 나무등이 있다. 자신의 주둥아리에 무게중심을 맞추어 들고 나오는 것도 신기한 장면중 하나이다. 돌고래 무리 중에는 미스틱이 물건을 가지고 나올 때면 항상 같이 따라 와서는 먹이를 같이 받아 먹어가는 영악한(?) 친구도 있다. 한편 이 지역에 돌고래가 등장해 인간과 교류를 시작한 것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상처를 입은 돌고래 한마리가 해변가로 떠올랐다. 지역주민들이 이 돌고래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먹이를 챙겨주곤 했다. 주민들의 보살핌으로 기운을 차린 이 돌고래는 어느날 바다로 돌아 갔다. 지역주민들은 그것이 이 돌고래와의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그 돌고래는 다른 돌고래 무리를 이끌고 이 해안으로 돌아왔고, 그로부터 돌고래와 인간들과의 교류가 시작됐다. 미스틱은 지난 1991년 엄마 돌고래와 함께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나타나 그 이후 이 연안을 떠나지 않고 인간과 교류를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돌고래들이 먹이를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과 교류를 하기 위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미스틱이 언제가는 값어치 나는 골동품같은 진짜 보물을 들고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5연승은 기본 10연패는 덤… ‘모 아니면 도’ 시즌 초반

    5연승은 기본 10연패는 덤… ‘모 아니면 도’ 시즌 초반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연승과 연패가 쏟아지며 극단적인 먹이사슬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특정 팀이 연승 혹은 연패에 빠지면 한동안 이슈가 되는데 워낙 연승과 연패가 기본이다보니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올해 프로야구는 롯데가 개막 후 5연승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에 롯데는 시즌 초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롯데가 지난 12일 두산에게 패하며 연승이 멈추자 경남 라이벌 NC의 연승행진이 시작됐다. NC는 12일 kt전을 시작으로 19일 두산전까지 내리 7연승을 달렸다. 같은 기간 LG 역시 연승 릴레이를 펼쳤다. 두산과의 개막 시리즈에서 1승 2패로 밀린 LG는 10일 NC전을 시작으로 16일 키움과의 더블헤더를 모두 잡아내며 순식간에 6연승을 달렸다. LG의 뒤를 이어 kt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15일 삼성전부터 20일 한화전까지 5연승을 올렸다.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한 중심에는 20일 승리 전까지 10연패에 빠졌던 SK가 자리해있지만 삼성, 한화, kt도 빠질 수 없다. SK는 NC·LG·롯데에게 모두 스윕당했고, 삼성도 NC, kt에게 모두 스윕패를 당했다. 한화는 키움에게, kt는 NC와 롯데에게 시리즈를 전부 내줬다. 이들 구단은 나란히 7~10위에 위치해 있다. 시즌 초반부터 극단적으로 형성된 먹이 사슬은 각 구단들이 표적 등판 등 전략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패당한 팀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긴 팀은 이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월하게 수립할 수 있지만 진 팀은 기존과 다른 승부수를 걸어야할지 고민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즌 초반 압도한 팀이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것도 맞대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당한 팀 입장에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두려움을 갖게 되면 시즌 내내 맞대결이 꼬일 수 있는 만큼 이번 시즌 초반 승부 판도가 남은 시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中 태극권 대가, 격투기 팬과 대결서 30초 만에 ‘KO 패’

    中 태극권 대가, 격투기 팬과 대결서 30초 만에 ‘KO 패’

    태극권 대가, 4초 만에 안면 맞고 넘어져시합 재개 시간까지 포함해 30초에 3번 KO“쿵푸 멋진 몸놀림은 영화만 가능” 조롱도중국의 한 태극권 ‘대가’가 아마추어 격투기 애호가와의 대결에서 30초 만에 3차례나 KO를 당하며 패배한 영상이 화제다. 21일 펑파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훈위안싱이 태극권 관리자(장문)인 마바오궈(68)는 17일 산둥성 쯔보에서 격투기 애호가인 왕칭민(50)과 대결했다. 영상을 보면 마바오궈는 시합 시작 4초 만에 글러브를 낀 왕칭민의 주먹에 2차례 안면을 강타당한 뒤 KO 됐다. 마바오궈가 곧바로 일어서면서 경기가 재개됐지만, 그는 또다시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마바오궈는 이후 발차기 공격을 시도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역시 안면을 맞고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가 KO를 당한 뒤 일어나고 심판이 시합을 재개시키는 시간까지 포함해 겨우 30초밖에 안 걸렸다. 펑파이의 동영상에는 2200개의 댓글이 달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쿵푸의 멋진 몸놀림은 (‘쿵푸 팬더’ 같은) 영화나 소설에서만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등 태극권의 실전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해 조롱하거나, 마바오궈가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보도했다. 마바오궈는 시합 이후 올린 영상을 통해 “오른 주먹이 그의 코에 갔을 때 때리지 않았다”며 “만약 그 주먹에 힘을 줬다면 왕칭밍의 코뼈가 부러졌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해당 영상이 가짜인지, 혹은 연출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왕칭민이 속한 체육관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은) 정부기관이 아니며 영상을 촬영할 계획이 없었다.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왕칭민이 다른 대결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매체 신경보는 평론을 통해 최근 몇 년 새 소위 전통무술의 ‘대가’들이 이런 대결에서 수차례 참패하거나 큰소리를 친 뒤 도전에 응하지 않아 전통무술의 체면을 구겼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사람들은 ‘대가가 졌다’고 놀라지만, 사기꾼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만든 마케팅일 뿐”이라며 “무술은 일종의 비즈니스가 됐고, ‘대가’ 이미지를 가진 사기꾼들은 전문 브로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구상 장거리 비행에 가장 잘 적응한 새는 철새 아닌 아마존 벌새

    지구상 장거리 비행에 가장 잘 적응한 새는 철새 아닌 아마존 벌새

    아마존 열대우림 등 남미 일대에서 서식하는 몸길이 7.5㎝의 벌새 한 종이 지구상에서 장거리 비행에 가장 잘 적응한 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등 국제연구진은 1만 종이 넘는 새 4만5801마리의 날개 모양을 측정한 뒤 붉은은둔벌새(학명 Phaethornis ruber)라는 이름을 지닌 이 새가 장거리 비행에 가장 효과적인 날개를 지녔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몸무게가 3g도 채 안 되는 이 새는 길고 뾰족한 날개를 지닌 덕분에 꽃들 사이를 효율적으로 비행하며 꽃꿀(화밀)을 빨아 먹는다.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새의 접힌 날개 길이를 손목에 해당하는 뼈 구조부터 가장 긴 날개 두 번째 깃 끝부분까지의 거리를 비교하는 ‘손-날개 지수’(HWI·hand-wing index)를 사용해 조사 대상이 된 새들의 날개가 장거리 비행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를 내놨다.이에 따라 두 번째로 장거리 비행에 적응을 잘한 새는 길고 뒤로 젖혀진 날개를 지녀 비행할 때 부메랑처럼 보이기도 하는 아프리카 야자나무칼새(학명 Cypsiurus parvus)인 것으로 확인됐다. 생애 대부분 시간을 하늘에서 보내는 이 새는 공중에서 곤충을 사냥하며 짧고 뭉툭한 다리는 먹이를 움켜잡는데만 사용한다. 그다음은 세상에서 가장 멀리 이동하는 철새인 북극제비갈매기가 차지했다. 이 새는 해마다 3만5000㎞에 달하는 북극과 남극 사이를 비행한다. 상위 10위 안에 든 새들 중 8종이 이런 철새였고, 나머지 2종은 벌새가 차지했다. 다른 벌새는 6위에 올랐다. 이 새는 세상에서 날갯짓이 가장 빨라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 뿔보석벌새(학명 Heliactin bilophus)이다. 반면 하위 10위권에 머문 새들은 땅에서 서식하는 종들이었다. 이 중에는 다윈 레아(학명 Rhea pennata)라는 이름의 새가 장거리 비행에 가장 취약한 종으로 확인됐다. 이어 레아(학명 Rhea americana)와 타조(학명 Struthio camelus)가 각각 그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이번 연구는 또 장거리 비행에 특화한 새들이 주로 북극 지역에 더 많이 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이들 새가 비영토적인 철새라는 것이다.이밖에도 이 연구에서는 지리적인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날개 모양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온 변화와 영역 방어 행동 그리고 철새의 이동 때문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새의 날개 모양에 관한 기존에서도 1만391종이 지리적 요인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진은 이런 변화의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는 기온이고 그다음이 먹이와 서식지 유형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밀렵도 아닌데…보츠와나 코끼리, 의문의 집단사 잇따라

    밀렵도 아닌데…보츠와나 코끼리, 의문의 집단사 잇따라

    아프리카 코끼리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집단 폐사가 잇따랐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 삼각주에서 코끼리가 집단 폐사해 환경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 삼각주인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지난주 12마리의 코끼리가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3월 중순 코끼리 44마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보츠와나 환경·천연자원 보호 관광부는 코끼리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감시반을 투입했다. 다만 코끼리들의 상아가 멀쩡한 것으로 보아 일단 밀렵에 의한 죽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탄저병이 거론된다. 탄저병은 토양에서 자연스럽게 전염이 가능해 초식 야생동물과 가축들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패혈증을 일으켜 급성 폐사로 이어지게 한다. 그리고 이런 탄저병의 이면에는 아프리카를 덮친 최악의 가뭄이 있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보츠와나를 비롯해 앙골라,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이 가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평균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불규칙해지면서 초원의 풀은 시들고 웅덩이는 말라붙었다. 먹이와 물 부족에 시달리는 야생동물은 굶어죽기 일쑤다. 지난해 9~10월 사이 보츠와나에서 가뭄으로 목숨을 잃은 코끼리는 코끼리 100마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짐바브웨에서도 먹이와 물 부족으로 55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사망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의 4% 정도로 가장 적은 대륙이지만 주요 산업이 농업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6~2018년 아프리카 34개 국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기후변화가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코끼리에게 가장 큰 위협은 무분별한 밀렵이다. 국제 코끼리 보호단체인 ‘국경없는 코끼리’에 따르면 지난해 보츠와나에서는 코끼리 157마리가 밀렵꾼들의 손에 잔혹하게 숨졌다. 2018년에는 400마리가 밀렵에 희생됐다. 이 단체는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조사가 미비했던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야생에 남은 아프리카 코끼리는 41만 5000마리뿐이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3만 마리가 보츠와나에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코끼리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는 보츠와나에서도 올해 2월 사냥 금지령이 해제돼 밀렵에 희생되는 코끼리는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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