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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끌어안은 김종인… 5·18묘역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 눈물

    광주 끌어안은 김종인… 5·18묘역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 눈물

    “5월 정신 훼손에 당이 회초리 못 들어국보위 참여도 부끄럽고 또 죄송하다전 국민 포용하는 정당 기틀 확립할 것” 5·18 단체와 만남서 “특별법 통과 노력”민주 “5·18 특별법 당론 채택하라” 냉소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눈물을 삼켰다. 통합당 계열 보수정당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사죄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에 “5·18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첫걸음을 떼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5·18로 호남 민심이 통합당에 소원했는데,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전 국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의 기틀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5·18 유공자 연금 지급 법안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 ‘당내 반대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5·18 단체 대표 8명과 만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5·18 3법(5·18 역사왜곡처벌법, 공법단체설립법, 민주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해 “민주당과 함께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로는 코로나19 극복 방안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당면 현안은 코로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난다는 건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는 걸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허윤정 대변인은 “전광훈발 코로나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치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무릎 꿇는 대신 5·18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울먹이는 대신 진상 규명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종인은 국보위 부역자”라며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의 ‘무릎 사과’를 흉내 낸 것”이라고 적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18민주묘지에 무릎 꿇은 김종인… 與 “쇼에 불과”

    5·18민주묘지에 무릎 꿇은 김종인… 與 “쇼에 불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눈물을 삼켰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과거 보수정당이 정당성을 부정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사죄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 도착 직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민주의 문’ 앞에서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을 읽으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수차례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참배 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5·18로 인해 호남 민심이 통합당에 소원했는데,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전 국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의 기틀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5·18 유공자 연금 지급 법안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당내 반대 의견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로는 코로나19 극복방안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면 현안은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다”라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난다는 건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는 걸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광주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하며 빽빽한 광주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간담회 인사말에서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푼 것 같은데 그 돈 행방이 어디로 갔는지 경제 활성화엔 별로 효력을 보이지 못 하는것 같다”면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방향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지원해주면 소상공인 형편이 나아질 수 있겠다는 말씀을 기탄없이 해주면 정책위 활동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청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통합당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광주시청을 찾은 김 위원장에게 “통합당 지도부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것은 제가 알기로 처음이고, 광주시청을 방문한 것도 전례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5월 영령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사죄까지 해서 우리를 뭉클하게 만들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그동안에 민족 화합이나 국민 화합 등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진전된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며 “5·18 관련해서 당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고 역사적 사실은 역사적 사실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국민의 화합을 도모함으로써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각오로 광주를 방문했다”며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죄를 두고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허윤정 대변인은 “전광훈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쳐지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무릎 꿇는 대신 5·18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울먹이는 대신 진상규명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종인은 광주 학살 비극의 씨앗이었던 전두환의 국보위에 참여한 부역자”라며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의 ‘무릎 사과’를 흉내 낸 것”이라고 적었다. 이원욱 의원도 “입은 닫은 채 무릎만 꿇는다면 그것이 반성인가”라며 “미래를 향한 다짐과 실천이 없는 무릎꿇기는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김 위원장이 실천한 당의 변화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표출됐다. 그간 김 위원장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장제원 의원은 “고(故) 김영삼 대통령이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계승하고자 했던 5·18 정신이 그동안 당의 몇몇 인사들에 의해 훼손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을 대표하는 분이 현지로 내려가 공식 사과하고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 세계 단 8마리, 희귀 ‘하얀 범고래’ 포착 (영상)

    전 세계 단 8마리, 희귀 ‘하얀 범고래’ 포착 (영상)

    전 세계에 단 8마리뿐인 희귀 하얀 범고래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라디오방송국 KFSK는 알래스카 남동쪽 해역에 하얀 범고래가 나타나 전문가 이목이 쏠렸다고 전했다. 미국 알래스카주 페테스부르크 지역에서 여행업을 하는 데니스 로저스는 지난 7일 손님들을 배에 태우고 쿠프레아노프섬 투어에 나섰다가 하얀 범고래를 목격했다. 로저스는 “범고래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금방 모습을 감춰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리 중 하얀 고래 한 마리가 있어 식별이 쉬웠다”라고 밝혔다.함께 배를 탄 항해사 스테파니 헤이즈도 “물속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봤다. 정말 하얀 범고래였다. 믿을 수 없었다. 배에 탄 모든 승객이 환호했다”라고 설명했다. 며칠 후 하얀 범고래와 다시 마주친 헤이즈는 “고래가 매우 건강해 보였다. 평범한 다른 고래 2마리와 함께 물개 사냥에도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해양수산부 범고래연구원 재레드 타워스는 하얀 범고래가 식별번호 T46Bs 무리에 속한 T46-B1B 개체(별칭 ‘달’)로, 2살이 채 안 된 새끼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두 마리는 어미 고래와 할머니 고래로 파악됐다.남극부터 북극까지 전 세계 바다 곳곳에 사는 범고래는 외형과 선호 먹이에 따라 종류가 여럿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변에 서식하는 범고래들은 정착형과 이동형으로 분류되는데, 하얀 범고래가 속한 T46Bs 무리는 이동형(Bigg‘s Killer Whale)에 속한다. 연어를 주식으로 하고 먹이를 따라 이동하며 살아가는 정착형과 달리, 이동형 범고래는 다른 고래나 물범,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를 주식으로 하고 2000㎞ 이상 이동하며 사는 게 특징이다. T46Bs 무리는 지난 4월 워싱턴주 북서부 퓨젓사운드 해안에도 출몰한 바 있다.연구원은 하얀 범고래에게 이번이 첫 알래스카 여행일 것으로 추측했다. 또 고래가 알비니즘(Albinism, 색소결핍) 개체가 아닌 루시스틱(Leucistic, 색소변이) 개체이며 실제로는 회색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알비니즘 개체처럼 눈이 분홍색이 아닌 것과, 지느러미에 반점이 있는 것도 루시스틱 개체임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루시스틱이건 알비니즘이건 하얀 범고래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현지언론은 전 세계에서 보고된 하얀 범고래는 8마리뿐이며, 이 중 추적이 가능한 건 T46-B1B를 포함해 단 2마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하얀 범고래는 2010년 러시아 북동부 해안에 출몰했던 ’빙산‘(Iceberg)이라는 별칭의 고래다. 하얀 범고래 성체로는 처음으로 그 모습이 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유명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광주 찾아 울먹이며 사죄한 김종인 “너무 늦게 찾아”

    광주 찾아 울먹이며 사죄한 김종인 “너무 늦게 찾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사죄했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에 나선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감정이 다소 격앙된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쉽게 어루만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늦게 찾아왔다. 백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첫걸음을 뗐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안 나아가는 것보다 낫다는 빌리 브란트의 충고를 기억한다”며 “5·18 묘역에 잠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빌리 브란트는 197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독일 통일 전 서독일의 총리를 지낸 반나치 운동가다. 김 위원장은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연구실에 있었지만 시위를 중단할 것이라는 방송을 듣고 강연에 열중했다”며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됐다.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을 감은 행위,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우리 당은 엄정한 회초리를 들었다”며 “일부 정치인들까지 편승하는 태도는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주장했다.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 2차 대전 이후 식민지 해방국 중 제국주의 국가와 대등하게 어깨를 견주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세계 어느나 국민보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정의롭게 행동한 국민의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 꿇고 묵념했으며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과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 발언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 통합, 모두 함께 미래로’를 주제로 한 기자회견에서 “미래통합당이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5·18 가족과 영령들에 사죄하고 5·18망언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성숙됐을 적에 만남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동 의제로는 “당면한 현안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다만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아픈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면서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 만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멧돼지가 무슨 죄가 있느냐” 베를린 공원에 ‘사살 반대’ 시위

    “멧돼지가 무슨 죄가 있느냐” 베를린 공원에 ‘사살 반대’ 시위

    아마 엘사는 세상에서 가장 이름난 야생 멧돼지가 될지 모르겠다. 암컷 멧돼지를 솎아내기 위해 사냥꾼들을 풀기로 했다는 소식에 환경운동가들과 팬들이 모여 구해달라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5일 독일 베를린 그루네발트 지구의 토이펠스제(악마의 호수) 공원에서 나체 일광욕을 즐기던 남성의 옷가지와 노트북 컴퓨터가 담긴 비닐 봉지를 입에 물고 새끼 두 마리와 줄행랑을 치던 멧돼지에게 사람들은 엘사란 이름을 붙여줬다. 그런데 숲 관리 당국은 지난 14일 워낙 멧돼지 개체 수가 늘어 솎아내야 한다고 했다. 특별히 엘사만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멧돼지들도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돼지열병 같은 역병을 옮길 수 있어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카티아 캄머 매니저는 베를린 방송 rbb24에 멧돼지 가족이 사람들 근처에서 “평정심을 잃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제거란 말 뜻은 담장을 두르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주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매년 베를린에서만 2000마리 정도의 야생 맷돼지가 사살되는데 보통 가을에 사냥철이 시작된다. 반면 마르크 프라누슈 그루네발트 숲 관리 당국 대변인은 어린 새끼들을 거느린 암컷 멧돼지는 사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끼들이 스스로 커나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우리가 존중해야 하는 야생 동물이며 먹이를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멧돼지를 만나면 사과나 샌드위치를 먹이로 준다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여러 캠페인 단체들이 그루네발트에서 엘사와 동료 멧돼지들을 구하자는 시위를 벌였다. “토이펠스제에 사는 평화로운 암컷 멧돼지를 구하자”는 온라인 청원에는 9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을 처음 제안한 지닌 파스텔로이는 엘사가 몇년 동안 사람들과 공간을 평화롭게 공유해왔다며 나체 일광욕객과의 최근 사건에서 보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녀는 그 남자분을 심각하게 다치게 할 수 있었고, 그럴 권리도 다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최근 들어 야생 멧돼지와 관련된 사고들이 유독 많았다. 길을 잃어 헤매다 발트해의 한 해변에서 헤엄치다 일광욕객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일도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드라큘라의 송곳니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드라큘라의 송곳니

    기록적인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다. 푹푹 찌는 열대야, 사람들은 잠시라도 서늘함을 느껴 보려고 공포 영화를 찾곤 한다. 그래서 한여름은 공포 영화계의 대목이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드라큘라가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피를 빨아 젊음을 유지한다는 드라큘라. 그래서인지 진작에 힘을 잃은 구미호나 처녀귀신과는 달리 꾸준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불멸의 호러 캐릭터다. 커다란 송곳니를 여인의 희디흰 목에 박고 젊음을 되찾을 피를 빨고 있는 드라큘라는 개그 소재로 전락하기도 하는 좀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 준다. 드라큘라의 전매특허는 뭐니 뭐니 해도 섬뜩한 송곳니다. 지금의 우리는 갖고 있지 않은 드라큘라의 송곳니,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드라큘라의 송곳니에는 인류 진화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 송곳니는 주로 육식동물에 발달해 있는데 음식을 찢고 갉아먹는 기능과 함께 상대방을 위협하는 무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도 송곳니를 가지고는 있지만, 사자나 호랑이는 물론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와 비교해 봐도 뾰족한 형태는 거의 퇴화하고 크기도 작아졌다. 이렇듯 사람의 송곳니가 뭉뚝해지고 작아진 이유는 송곳니로 사냥감의 가죽을 찢거나 먹이를 뺏으러 달려드는 상대방을 위협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선택한 전략의 하나는 뇌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다. 뇌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뇌를 담을 그릇, 즉 두개골의 사이즈가 커져야 했다. 이를 위해 인류는 안면부의 적절한 재배치를 통해 두개골의 가용면적을 늘리는 작전을 썼는데 이 과정에서 송곳니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송곳니가 맞물리기 위해 필요한 이빨 사이의 틈도 없어졌다. 이처럼 빈틈없이 꽉 짜인 치아구조는 다른 영장류와 비교되는 인류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한편 송곳니가 작아지는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송곳니의 기능을 대신할 그 무엇이 필요했다. 사자의 발톱과 호랑이의 이빨을 대신할 그 무엇은 바로 석기였다. 인류 최초의 도구 석기는 바로 송곳니를 대신할 신무기였던 셈이다. 석기를 사용하면서 송곳니는 점점 더 작아질 수 있었다. 작아진 송곳니로는 더이상 상대방을 위협하지 못했다. 인류는 먹이를 뺏으려 달려드는 상대방을 송곳니를 드러내며 위협하는 대신 서로 나눠 먹는 협동의 사회화 전략을 구사했다. 진화의 경쟁에서 우리 인류가 나름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렇듯 소중한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 가족, 동료 같은 공동체를 꾸렸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이런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 하나는 증오와 차별, 가짜뉴스와 악성댓글 같은 우리 마음속 드라큘라의 송곳니를 퇴화시키는 일이 아닐까.
  • 야생동물 무차별 수입, 허술한 관리… 또 다른 감염병 나올 수 있다

    야생동물 무차별 수입, 허술한 관리… 또 다른 감염병 나올 수 있다

    귀여운 라쿤, 광견병 바이러스 감염원사스·메르스·코로나19도 동물서 유래사람과 동물 간 상호전파 감염병 급증국내 유입 야생동물 63% 허가 안 받아“밀림서 보는 동물 서울선 만질 수 있어”동물카페서 무분별 접촉… 감염병 우려아메리카너구리인 ‘라쿤’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귀여운 캐릭터로 관심을 끌면서 애완·관람용으로 200마리 넘게 국내로 들어왔다. 서식지 기후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생존 능력도 뛰어나 잘 적응하고 있다. 사실은 너무 잘 적응해서 문제다. 환경부는 지난 6월 1일 ‘라쿤’을 ‘생태계위해우려생물’로 지정했다. 지난해 10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시행에 따른 제도 도입 후 첫 지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라쿤은 생태계 유출 시 토종 삵·오소리·너구리 등과 서식지 다툼이 우려된다. 더 치명적인 문제도 있다. 라쿤은 ‘광견병’ 바이러스 등의 감염원이다.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위해종 가운데 감염병을 고려해 지정한 것은 라쿤과 광견병·코로나 바이러스 매개 위험이 있는 ‘흡혈박쥐’ 등 2종이다. 코로나19로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유입되는 야생동물 관리는 생태계 파괴 및 교란에 집중됐다. 그러나 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 야생동물로 인한 치명적 감염병을 겪으면서 ‘공포’의 대상으로 대두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60% 이상이 동물에서 유래됐고 이 중 72%는 야생동물을 통해 발병했다. 과거에는 야생동물의 가축화 과정에서 발생했다면 현재는 서식자 파괴와 접촉, 거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변화도 위험도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신종 감염병 60%가 인수공통전염병 18일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신종·재출현 감염병의 60%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한 전염성 질병이다. 2003년 사스는 박쥐와 사향고양이, 2015년 메르스는 박쥐와 낙타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돼 우리나라에서만 36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피해는 훨씬 심각하다. 한국에서만 벌써 1만 5000명 넘게 발병했고 300명 넘게 숨졌다. 더욱이 사람 간 전파로 알려진 것과 달리 해외에선 감염자와 관련된 반려동물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일까지 있었다. 홍콩에서는 개와 고양이, 미국에서는 사자와 호랑이 등에서도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사람·동물 간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서식지·환경 파괴(니파·헨드라 바이러스), 야생동물 섭식(사스·에볼라·코로나19 바이러스), 야생동물 거래(에볼라·항아리곰팡이병), 야생동물 관광산업(메르스·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등이 거론된다. 최근 동남아 국가에서는 야자수액 생산을 위해 박쥐 서식지에 침입해 채취한 야자수액을 마시고 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사람과 동물에서 큐열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큐열은 소·양·염소 등에 붙어 있던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데 지난해 16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가축 피해도 144마리에 달했다. 지난 12일 국내에서는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을 했던 의료진 5명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렸다. SFTS는 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과 구토, 혈소판 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사망할 수 있어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린다.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접촉한 의료진이나 가족의 2차 감염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됐다. 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해지면서 질병 확산이 용이한 환경도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코로나19 변종이 야생 생태계로 돌아가 야생동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새로운 숙주동물을 찾아 또 다른 형태로 인류에게 돌아올 위험성을 갖고 있다”면서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상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주선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팀 전문위원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숫자는 적지만 증가 추세이고 확산 속도가 빠르다”면서 “가축과 달리 야생동물은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병원체가 많아 접촉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매개체 박쥐·사향고양이도 반입 모든 동물은 저마다 몸속에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있고 접촉을 통해 상호 이동한다. 특히 바이러스는 종을 따지지 않고 전파한다. 이로 인해 유럽은 동물원에서는 염소 등 일부 가축을 제외하고는 만지거나 먹이 주는 것조차 제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야생동물 관리가 지나치게 허술하다. 관세청의 2018년 해외 야생동물 국내 유입 동향에 따르면 야생동물의 63%가 수입허가 없이 반입됐다. 수입 동물의 96%(약 50만 마리)를 차지하는 양서류와 파충류는 검역 대상도 아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거북이 중 13%에서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있지만 건강 상태는 확인하지 않는다. 인수공통감염병의 매개체인 박쥐(127마리)와 사향고양이(16마리)도 들어왔다. 정부는 2020년 2월 코로나19 발생 후에야 이들의 수입을 금지했다. 멸종위기종이나 생태계교란생물(243종), 위해우려생물(1종), 유입주의생물이 아니면 방사나 유기해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야생동물 관리 실태는 더욱 심각했다. 동물원·수족관법에 10종, 50개체 이상 보유해야 동물원으로 등록된다. 2019년 12월 기준 110곳이다. 기준 이하로 등록 대상이 아닌 동물카페는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밀림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을 서울시내에서 만질 수 있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동물을 만지거나 동물 옆에서 음식물을 섭취한다. 철창에 갇힌 박쥐나 뱀도 있다. 이동식 동물원은 이동식 카트로 동물을 옮긴다. 동물 복지는 차치하고 스트레스로 병원체 관리가 안 돼 위험할 수 있다. TV에선 부모와 함께 이동식 동물원이나 동물카페를 찾은 어린이들이 야생동물을 만지고 안아 주는 모습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질병 예방 차원에서 야생동물 접촉을 최소화하는 실용적인 대책과 함께 접촉 위험성을 정확히 알려 위생 관리와 안전 수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사람·동물·환경 공존… ‘원 헬스’ 관심 감염병 대응은 사람·가축·야생동물 연계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방역체계는 야생동물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야생동물질병 관리 전담기관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환경부는 사람과 야생동물 간 공존, 안전환경 전환을 위해 전 과정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유통 야생동물 현황 및 질병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비롯해 주요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검역 절차도 마련키로 했다. 동물원 이외 시설에서의 야생동물 전시 금지와 판매업 및 동물원 허가제 전환 등을 통해 전시·판매 규정을 강화한다. 맹수류 등의 실내 사육 제한도 추진한다. 코로나19로 ‘원 헬스’가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건강정책 패러다임으로 ‘선 발생 후 대응’이 아닌 감염병의 근본적 원인을 제한·조절하는 선제적 대응이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환경과학원과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인수공통감염병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정보·대응 방안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후승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원에너지평가실 부연구위원은 “야생동물 매개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종의 서식환경과 이동경로, 먹이자원 등 생태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기반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전광훈과 선 긋는 통합당…“당이 집회 주최한 것도 아닌데”

    전광훈과 선 긋는 통합당…“당이 집회 주최한 것도 아닌데”

    미래통합당은 18일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르지 않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일부 강경 보수단체들의 행태에 대해 당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에선 강경 보수가 지지 기반인 데다 현재 당원의 주축이라는 점을 들어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혹여 앞서 신천지 사례처럼 국민적 공분을 사 총선에 영향을 끼칠까 경계하는 분위기가 더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목사 등이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 대해서는 당청이 국민의 엄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통합당은 집회에 관여한 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며 “메시지는 여권이 새겨들어야 한다”면서도 “방역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것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또 일부 전·현직 의원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데 대해 민주당이 입장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에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혜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통합당은 전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주말에 모인 많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호소하러 간 것이지 전 목사를 보러 간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통합당이 집회를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석을 권고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물귀신 작전도 아니고 왜 통합당을 들먹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펭귄의 고향’ 남극 아니다…2200만 년전 탄생지는 호주

    [핵잼 사이언스] ‘펭귄의 고향’ 남극 아니다…2200만 년전 탄생지는 호주

    남극을 대표하는 동물인 펭귄의 ‘진짜 고향’은 남극이 아닌 호주와 뉴질랜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칠레와 브라질, 스페인 등 공동 연구진은 18종의 각기 다른 펭귄 종에게서 채취한 게놈 시퀀스(배열) 22개를 분석해 펭귄의 진화 과정을 되짚어봤다. 그 결과 약 2190만 년 전 기온이 온화한 해안지대인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에서 펭귄이 처음 출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펭귄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2600만~7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마이오세(중신세)이며, 최초의 서식지는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였지만 이후 차츰 남극반도의 추운 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했다는 것.펭귄이 뉴질랜드와 호주 해안에서 추운 남극반도로 서식지를 확대한 원인은 기후변화와 풍부한 먹이 등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시 일부 펭귄 종들은 점차 높아지는 수온을 피해 추운 지역인 남극반도로 서식지를 넓혔다. 1160만 년 전이 되어서야 현재의 황제펭귄들은 남미 대륙과 남극 대륙을 잇는 바닷길인 드레이크 해협을 이용해 남극으로 서식지를 확장했다. 연구진은 또 펭귄들이 서식지를 이동하며 혈관과 산소 대사의 능력을 키워 심혈관 기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혈관 기관의 강화는 차가운 물에 다이빙하거나 체온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를 이끈 칠레 폰티피셜 카톨릭대학의 줄리아나 비안나 박사는 “약 2190만 년 전 펭귄은 호주와 뉴질랜드 해안 일대에 처음 등장했고, 약 1000만 년이 지나서야 남극으로 서식지를 옮겼다. 유전자 변화를 추적한 결과, 펭귄의 진화는 체온조절과 삼투압조절, 다이빙 능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진화는 펭귄이 다양한 수온의 서식지에서 번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펭귄이 평균수온 9℃의 호주와 뉴질랜드 바다부터, 26℃의 갈라파고스섬, 영하의 남극바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게 됐는지를 파헤치는데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다만 펭귄이 이러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으며, 현재의 기후변화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에 펭귄이 적응하기 이전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현재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은 녹아내리는 빙하를 피해 서식지를 계속 옮기고 있지만, 펭귄들이 적응을 끝내기 전 서식지가 모두 파괴될 수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17일자)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호주 바닷 속에는 거대한 바다전갈이 살았다

    [와우! 과학] 호주 바닷 속에는 거대한 바다전갈이 살았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 지구 상에는 거대 생물이 많이 살았다. 공룡이 나타나기 훨씬 전인 고생대(5억4100만 년 전~2억5200만 년 전)에는 곤충과 갑각류, 전갈 그리고 투구게 같이 외골격을 지닌 절족동물 중에서 특히 엄청나게 큰 종이 많았다.그중 가장 큰 절지동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거대 바다전갈 유립테루스(Eurypterida)였다. 그중에는 몸길이가 2.5m를 넘는 종도 있었다. 몸길이 2.5m가 넘는 바다전갈 중에는 야이켈롭테루스속(Jaekelopterus) 등 호주에 살았던 종이 널리 알려졌다. 이런 대형 종은 오늘날 백상아리와 같은 먹이사슬 정점에 있었을 것이다. 이들 종은 매우 민첩하게 헤엄치면서 큰 앞다리로 사냥감을 잡은 뒤 다리에 달린 발톱 같은 것으로 사냥감을 부순 것으로 여겨진다.이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고기나 자신보다 작은 절지동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당시 인류가 있었다면 이들의 먹이가 됐을지도 모른다. 호주에는 흥미진진한 동물이 많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에도 그 흔적은 꽤 많이 남아있고 그중에는 오리너구리와 같이 특이한 동물들도 많다. 하지만 호주 바다전갈에 관한 과학적 기록과 연구는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다. 처음 기록된 표본은 1899년의 것으로 멜버른에서 발견된 외골격류의 조각이었다. 지금까지 10건 정도의 조사 기록이 있었지만, 모든 종을 정리하려고 한 연구는 단 1건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런 화석의 다양성이나 분포를 살피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뉴잉글랜드대 등 연구진은 과거 호주에 살았던 바다전갈 종들을 다시 살피기 위해 현지 여러 박물관을 다시 방문하거나 표본을 대여해 조사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간과됐던 많은 바다전갈 화석을 발견하고 과거 6종의 바다전갈 그룹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를 취합해 호주 화석 기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테리고투스과(Pterygotidae·몸길이 2.5m의 바다전갈) 그룹의 설명을 보충하기 위해 이미지를 넣어 풀이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호주의 다양한 바다전갈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부족했던 이들의 정보 전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표본은 대부분 조각으로 돼 있고 현재 완전한 표본은 몸길이가 5.7㎝에 불과한 아델롭탈무스 워터스토니(Adelophthalmus waterstoni) 한 점뿐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좀 더 완전한 표본을 찾아 지금까지 표본이 나온 현장을 다시 찾을 것이다. 호주의 바다전갈 종류를 더 많이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 있던 환경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호주의 선사시대 바다를 헤엄쳤던 이들 거대한 생물에 대해 밝힐 것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물개 목에 줄매 아이들 탄 보트 끌게 해…벨기에 동물원 학대 논란

    물개 목에 줄매 아이들 탄 보트 끌게 해…벨기에 동물원 학대 논란

    프랑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 동물보호단체의 SNS에 지난 9일(현지시간) 밧줄을 매단 물개에게 아이들을 태운 보트를 끌게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는 여러 외신에 보도돼 “동물 학대다”,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 등 분노의 소리가 다수 전해지고 있다. 아론 코페트라는 이름의 한 남성이 벨기에 리에주주(州) 위이에 있는 몽모산 놀이공원 내 동물원에서 촬영한 이 영상은 공원 측이 제공하는 물개 쇼의 일부를 포착한 것으로, ‘세아세즈’(C'est assez)라는 이름의 한 동물보호단체 SNS에 게시되면서 확산했다.20초도 안 되는 짧은 이 영상에는 물개 두 마리가 풀장을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앞에서 헤엄치는 물개에게는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지만 그 뒤를 헤엄치는 물개의 목에는 파란색 고리가 껴 있고 거기에는 밧줄이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보트가 매어져 있고 그 안에는 세 어린이가 타고 있었다. 보트에 타고 있는 아이들의 나이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생 정도로 보인다. 세 아이는 즐거운 듯 웃고 있지만, 밧줄을 매단 물개는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헐떡이는 것처럼 보인다.이에 대해 세아세즈의 대표 크리스틴 그랑장(68)은 “물개는 쇼나 돈벌이를 위해 잡혀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 물개가 목에 스스로 고리를 끼웠을 리는 없고 단지 먹이를 받기 위해 그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동물을 대하는 것은 크게 잘못돼 있는 것이므로 당장 멈춰야 한다”고 항의했다. 또 이 보호단체의 SNS에는 “이것은 분명히 학대다”, “이런 동물 쇼에는 문제가 많다”, “가지 않는 방법으로 항의해야 한다”, “자녀 교육에도 좋지 않다” 등의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공원 측의 SNS에도 문제의 쇼를 당장 중지하라는 취지의 협박성 댓글도 다수 올라왔다. 그런데도 이 공원의 대표인 장마르크 판베르그는 “이 쇼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불만이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개 목에 직접 밧줄을 두르지 않아 힘들지 않도록 철저하게 훈련하고 있다”면서 “우리 같은 작은 공원을 탓할 게 아니라 전 세계 고래잡이로 인한 학살 등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진=세아세즈/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이들 탄 보트 끄는 동물원 바다표범, 학대 논란(영상)

    아이들 탄 보트 끄는 동물원 바다표범, 학대 논란(영상)

    아이들이 탄 보트와 연결된 밧줄을 목에 걸고 힘겹게 이를 끌며 헤엄치는 바다표범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벨기에의 한 동물원에서 촬영된 영상은 바다표범 두 마리가 아이들이 탄 작은 보트를 끌며 헤엄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바다표범이 끌어주는 보트에 탄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해맑게 웃고 있지만, 바다표범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해당 영상은 동물원을 방문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지난 9일 촬영한 뒤 공개한 것이며, 영상이 공개된 직후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바다표범에 대한 학대를 멈춰야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영상은 SNS에서 5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이를 본 사람들은 동물원 측이 동물을 학대하고 있다며 비난의 뜻을 담은 댓글 수천 개를 남겼다.영상을 최초로 촬영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애런 코페티는 “2020년에도 인간이 동물에게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끔찍했다. 사람들은 동물을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동물원 측이 동물에게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동물들을 좁은 곳에 가두지 않더라도 강제로 동물쇼 등에 서게 하는 것 역시 학대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영상 속 바다표범이 사육사의 강요나 폭력적인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 밧줄을 잡아당겨 헤엄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먹이(물고기)가 보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바다표범은 스스로 보트를 끄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바다표범 등은 본래 야생에 살아야 하는 동물이다. 사람들이 그저 오락 용도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돈을 벌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동물원뿐만 아니라,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동물원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용수 할머니 “수요시위 형식 바꿔야”…기림의날 행사서 울컥

    이용수 할머니 “수요시위 형식 바꿔야”…기림의날 행사서 울컥

    “정대협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쳐야”“수요시위하려고 나가려는 것 아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인 14일 수요집회를 폐지하고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린 기림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 한다. 집회라고 할 것이 없다”며 “시위 형식을 바꿔서 한다”고 말했다. 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위안부 피해자들, 시민들과 함께 1992년부터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인 시위를 가리킨다. 지난 12일까지 1452차례 열렸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한 수요시위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운동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 30년을 해서 세계에 알리는데 잘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30년이나 외쳤다”고 말했다.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왜 하늘에서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알아야 한다”며 “학생들이 위안부가 뭔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 그런 걸 교육시키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도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대협에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고 했다”며 “정대협 측에서 지금 고치는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기존 정대협과 통합해 2018년 11월 새로 출범했는데,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을 위해 정대협 법인을 남겨둔 상태다. 지난 12일 열린 수요시위에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 이 할머니는 “이런 말을 하려고 했지 시위하려고 나가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 기자회견을 겸해 이틀 전 수요시위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집중호우로 비 피해로 고통받은 사람이 많아 수요시위에 나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불참했다.이 할머니는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며 내내 울먹이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너무 서럽다. 할머니들, 언니, 동생들 노하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친일파가 뭔지도 몰랐다. 일본을 두둔하고 자주 그 사람들과 대하니까 그게 친일파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했다”며 “지금은 다르다. 정계에 계시는 여러분들, 시민, 국민 여러분들 다 똑같은 분이라고 생각하고 다 저희 위안부 문제를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로 이제 알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념식장에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의 부축을 받아 입장했다. 회계 부정 의혹으로 전날 14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은 정의연 전 대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와우! 과학] 1만 4000년전 털코뿔소, 사냥 아닌 지구온난화로 멸종

    [와우! 과학] 1만 4000년전 털코뿔소, 사냥 아닌 지구온난화로 멸종

    1만 4000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털코뿔소가 인간의 사냥이 아닌 기후변화 때문에 멸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털코뿔소는 플라이스토세에 아시아와 유럽 북부 초원에 서식했던 코뿔소의 일종이다. 마지막 빙하기에 살아남았지만 현재는 멸종된 상태이며, 현존하는 코뿔소보다 몸 전체에 두껍고 긴 털이 있다. 플라이스토세의 거대 동물군에 속하는 털코뿔소의 멸종 원인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분분했는데, 최근까지는 당시 고대 인류의 사냥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스웨덴 고생물유전학연구소는 시베리아 북동쪽에서 찾은 털코뿔소의 DNA를 분석한 결과, 멸종 원인은 고대 인류의 사냥보다는 기후변화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연구진에 따르면 분석에 활용된 DNA는 근친교배의 징후나 다양성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문제는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멸종 전 수천 년 동안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5만~1만 4000년 된 털코뿔소 14마리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가적으로 분석한 결과 멸종 전까지 개체 수 및 유전적 다양성은 매우 높았다. 이것은 아마도 멸종 직전 개체 수 감소가 수백 년 안에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암시하며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털코뿔소의 멸종은 1만 4700년으로 알려진 온난화 기간과 동시에 발생했으며, 이는 기후변화가 멸종의 원인임을 시사한다”면서 “당시 시베리아는 여전히 추운 지역이었겠지만, 온난화로 인해 털코뿔소가 먹는 먹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로브 달렌 박사는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급격한 기후온난화가 종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류는 날카로운 도구로 털코뿔소를 멸종시켰다는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현재 인류가 엄청난 규모로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현존하는 생물들이 엄청난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털코뿔소의 후손 격인 수마트라 코뿔소는 현재 전 세계에 8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북부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만 남아 이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더불어민주당이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의 묘를 강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과 추모의 공간이지만 지금도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충원 바로 세우기는 21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로 임기 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24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원 역사 바로세우기‘ 행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 묘를 파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파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반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와 관련 “패륜”, “역사 장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참 눈물 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고(故) 백선엽 장군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지 한 달도 안 돼 여당이 파묘법 입법에 돌입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집단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자를 욕 먹이고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선량한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느냐”며 “이건 패륜이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가유공자임에도 친일 논란을 이유로 무덤을 파내겠다는 주장은 왕조시대 부관참시와 같은 반인권적 발상”이라며 “역사적 적개심을 내세워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동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가 있고,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망국의 시절 독립운동이 소중한 것처럼, 분단의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건국과 애국 역시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책적으로 무능하고 민심으로부터 이반된 정부가 외부의 적, 과거의 적을 억지로 만들어 대중의 분노와 적개심을 동원하곤 한다”며 “민주당의 파묘법 추진은 현재의 정책무능과 민심이반을 과거 청산의 적개심 동원으로 모면하려는 정치적 장사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한편 파묘법은 21대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법안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도 지난 1일 같은 취지의 법을 발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양서류에서는 처음… ‘일부다처제’ 개구리, 브라질서 발견

    [핵잼 사이언스] 양서류에서는 처음… ‘일부다처제’ 개구리, 브라질서 발견

    브라질에 사는 한 종의 개구리가 양서류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들 개구리가 일부일처제를 따르는 다른 개구리들과 달리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과 부부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와 미국 하버드대 등 국제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브라질 대서양 열대우림에 사는 바위개구리 한 종이 일부다처제 방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토로파 타오포라(Thoropa taophora)라는 학명의 이 개구리들은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두 마리와 짝을 맺으며 결혼 관계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된다고 이들 연구자는 설명했다. 사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인간 사화와 달리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종이 많은 데 어류와 파충류, 조류 그리고 포유류 중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양서류 중에서는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파비오 페린 지사 상파울루주립대 교수는 “동물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나 일부다처제는 주위 환경 요건에 따라 정해진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일부다처제는 마실 물이나 먹이 등의 환경 자원이 부족하고 수컷끼리 서로 빼앗아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쉽다. 이번에 일부다처제로 확인된 바위개구리도 이런 조건과 일치하는데 번식에 적합한 담수 수원이 적어 직사광선을 받기 쉽다.이번 연구에서는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두 마리와 짝을 맺지만, 이들 암컷 사이에는 강력한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첫 번째 암컷은 수컷의 구애 소리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수시로 수컷과 포접에 들어가는 등 자유롭게 행동했다. 반면 두 번째 암컷은 이들의 짝짓기를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었다.연구진은 또 이들 개구리 사이에서 태어난 올챙이들의 유전자를 조사했는데 첫 번째 암컷의 새끼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첫 번째 암컷이 두 번째 암컷이 낳은 알을 포식해 그 수를 줄임으로써 수컷과 또다시 포접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컷은 암컷의 이런 동족상잔을 막지만, 암컷이 우수하다고 인정할 경우 새로 알을 낳게 했다. 또 태어난 올챙이들 사이에서는 수정 시기가 크게 차이가 났는데 이는 이들 개구리의 삼각관계가 상당히 장기간 지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강한 수컷이 번식에 적합한 장소를 차지할 수 있다. 이는 싸움에 진 수컷은 좋은 집은 물론 암컷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암컷은 허약한 수컷과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손을 남기는 대신 이미 짝이 있어도 좋으니 강한 수컷과 양질의 번식지에서 산란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에 대해 페린 지사 교수는 “이런 선택은 개구리 중에서는 극히 드물며 암컷 사이 싸움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1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숨 할딱이던 상괭이 바닷물로 적셔주며 구한 행인

    숨 할딱이던 상괭이 바닷물로 적셔주며 구한 행인

    갯벌에 빠져 숨을 할딱이던 어린 상괭이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 가쁜 숨을 쉬는 상괭이를 지나치지 않은 행인과 신고를 받고 달려온 해경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13일 태안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2분 충남 태안군 곰섬 인근 해안가에서 어린 상괭이 한 마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을 행인 신모(35)씨가 발견해 바닷물을 계속 퍼 나르며 상괭이 몸을 적셔줬다. 신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태안해경 안면파출소 순찰구조팀은 현장 인근에서 바지락을 캐던 지역 주민의 경운기를 이용해 상괭이를 무사히 바다로 돌려보냈다. 해경은 상괭이가 먹이를 찾다가 썰물에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하고 육상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멸종위기종인 상괭이는 국내에서 법적 보호 대상 고래류로 분류돼 있다. 김영일(31) 순경은 “신고자의 신속한 조처와 구호 노력 덕분에 어린 상괭이가 살 수 있었다. 해경도 해양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곤충 멸종을 막아라”…독일, 야간 조명 규제하는 보호법 만든다

    “곤충 멸종을 막아라”…독일, 야간 조명 규제하는 보호법 만든다

    지구상 생물 가운데 곤충의 수는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이들은 생태계의 열쇠를 쥐고 있어 우리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나 식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곡물 75%의 수분을 돕거나 조류와 소형 동물의 먹이가 되는 것도 바로 이 곤충이다. 그런데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생물보존’(Biological Conservation)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전 세계 곤충의 40% 이상이 몇십 년 안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었다. 그 원인은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 탓으로, 도시화와 농업 그리고 삼림벌채 등으로 서식지를 빼앗긴 것이 주된 요인으로 여겨진다.문제는 곤충의 감소를 막지 않으면 생태계 전체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독일 환경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곤충 개체 수의 급감을 막기 위해 야간 조명을 어둡게 제한하는 규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스벤야 슐체 독일 환경부 장관은 이날 곤충 개체 수 급감을 억제하기 위해 일년 내내 해질녘의 투광 조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광 조명은 건축물의 외부나 동상, 기념비, 경기장 따위를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투광기를 사용해 조명하는 방법을 뜻한다. 슐체 장관은 또 곤충 보호를 위해 불법 조명에서부터 자연 서식지 보호 강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새로운 대책을 세웠다고도 말했다. 장관은 지난해 2월에도 국립공원과 주요 수역에서 5~10m 이내에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취지로 많은 예산을 들여 곤충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인간은 곤충을 필요로 한다. 곤충은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면서 “과수원과 돌담은 곤충의 자연 서식지로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언급된 제안은 야간 조명에 의한 곤충 보호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발의돼 오는 10월까지 내각 승인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법안이 통과하면 야외에서는 유아등(유살등·라이트 트랩)의 사용이 일절 금지된다. 탐조등(서치라이트)과 야외무대조명(스카이 스포트라이트)은 1년 중 10개월 동안 해질녘부터 새벽까지 쓸 수 없다. 기타 새로운 가로등이나 옥외 조명을 설치할 때도 곤충 등 동물과 식물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곤충보호법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제초제 글리포세이트가 단계적으로 금지된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 자연보호단체연맹(DNR)은 율리아 클뤼크너 독일 농업부 장관에게 오는 2023년까지 글리포세이트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농약 사용의 감소를 농업계가 어떻게 대처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독일은 특히 지난 1년 동안 곤충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거듭 화제가 됐었다.지난해 4월에는 바이에른주 정부가 꿀벌 보호를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같은 주 사상 최대인 175만 명의 서명이 모이자 국민 투표를 생략하고 법으로 통과시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제조기업 테슬라는 독일 수도 베를린 인근 숲에 유럽 최초의 자동차 및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벌목하던 중 환경보호론자들의 요청으로 법원으로부터 공장 건설 계획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라는 가처분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숲에 사는 개미 군락과 파충류 그리고 박쥐들을 이주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야생동물 보호 활동가들과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간이 또…1년 넘게 타이어에 목 끼인 채 사는 사슴 포착(영상)

    인간이 또…1년 넘게 타이어에 목 끼인 채 사는 사슴 포착(영상)

    1년 넘게 사람이 쓰다 버린 타이어에 목이 끼인 채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슴의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콜로라도 공원 및 야생동물 보호국(CPW)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SNS를 통해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목에 거대한 타이어를 두른 채 숲길을 지나는 엘크의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엘크(Elk)라고 부르는 큰 사슴은 북미가 원산지인 와피티(Wapiti) 사슴이다. 와피티 사슴은 북유럽에 서식하는 말코손바닥사슴에 이어 현존하는 사슴 중에서 두 번째로 체구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에 웅장한 뿔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수컷으로 확인된 이 엘크의 목에는 상당한 무게로 추정되는 검은색 타이어가 걸려 있었다. 야생동물보호국 측은 지난 12개월간 숲 곳곳에 설치한 CCTV 카메라에 엘크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을 때에는 이미 엘크가 해당 장소를 떠난 후였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호보국 측은 “영상 속 엘크는 비교적 어린 개체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루 빨리 목에 끼인 타이어를 제거해주지 않으면 골격이나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아직 성장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에 걸린 타이어 때문에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시는 것조차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다른 엘크들이 목에 걸린 타이어를 위협적인 무언가로 인식하고 공격을 가해 죽을 수도 있다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보호국은 “안타까운 사실은 공원 관계자들이 수시로 엘크를 찾아 숲을 헤매지만 쉽사리 찾을 수 없다는 점”이라면서 “공원에 아무렇게나 버린 타이어 같은 쓰레기가 결국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어서 이 엘크를 찾아 구조하길 바란다. 목격자들의 제보를 긴다린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곁의 뽕나무가 내일도 있을 거란 착각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곁의 뽕나무가 내일도 있을 거란 착각

    어릴 적 엄마는 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곧잘 들려줬다. 짤막한 시부터 널리 알려진 전래동화까지. 아주 어릴 때라 온전히 떠오르는 건 몇 없지만 그중 또렷하게 기억하는 얘기엔 뽕나무가 나온다.“옛날에 뽕나무가 살았는데 어느 날 뽕나무가 ‘뽕이오’ 했더니 옆에 있던 대나무가 ‘대끼놈’ 하고 혼냈고, 그러자 옆에 있던 참나무가 ‘참아라’ 했다는” 아주 짧은 이야기. 그때 처음 뽕나무의 존재를 알았다. 어린 내가 느끼기에도 ‘뽕’이라는 이름은 너무 강렬했다. 게다가 대나무와 참나무에게 먼저 시비를 건 셈이니 그리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던 것도 아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나는 바로 그 뽕나무를 실제로 처음 봤다. 경기도의 한 농촌에 자연체험을 하러 갔을 때다. 플라나리아를 관찰하러 산속 계곡으로 가던 길 옆, 작고 까만 열매가 열린 나무가 있었다. 누군가 선생님께 “이 열매 먹어도 돼요?” 하고 소리쳤다. 선생님은 한 사람당 하나씩만 먹자며 나무 이름은 뽕나무, 열매는 오디라고 알려 줬다.열매를 입에 넣고 씹으니 살짝 단맛이 돌았다. 오디를 먹어 까매진 서로의 혓바닥을 보고 놀리며 숲속을 지나던 어린 시절. 내 기억만큼 뽕나무는 우리 삶 곳곳에서 널리 이용돼 온 나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뽕나무는 8종 정도다. 산뽕나무, 돌뽕나무, 몽고뽕나무, 섬뽕나무, 좁은잎뽕나무, 꼬리뽕나무 등 여섯 종은 산과 들에 자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냥 ‘뽕나무’와 처진뽕나무는 우리의 필요로 오래전에 식재됐다. 잎은 누에 먹이로, 열매는 약용하거나 식용하는 것이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것이 일이다 보니 자연스레 식물 기록에 관심이 생겨 옛 식물 고서를 모으고 있다. 며칠 전 다녀온 고서점에서 우연히 1949년 우리나라 문교부에서 발행한 ‘뽕나무 가꾸기’라는 책을 발견했다. 손으로 쓴 듯한 표지 제목 아래에는 뽕나무 잎이 흑백으로 그려져 있었다. 식물 연구가 힘들던 시절인데도 뽕나무만을 다루는 책이 출간됐다는 것은 뽕나무가 당시 중요한 식물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 표지의 잎 그림은 뽕나무 부위 중 잎이 가장 유용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 누에를 치는 농가가 많았고, 뽕나무 잎은 누에를 키우기 위한 사료로 쓰였다. 잎이 귀하다 보니 큰 잎이 나도록 오래된 나무 대신 어린나무를 반복해 심는 일도 있었다. 만약 지금 같은 책이 출간된다면 표지 잎 그림이 있는 자리에 잎 대신 열매인 오디가 그려져야 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가 뽕나무를 재배하는 것은 누에의 사료인 잎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매를 약으로 쓰거나 생과, 즙, 잼 등으로 먹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약용식물을 그리면서 뽕나무속 중 우리나라 산에 자생하는 산뽕나무를 관찰해 그렸다. 산뽕나무는 뽕나무와 닮았지만 잎끝이 유난히 길게 뾰족하고 암술머리는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자생하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뽕나무보다 약으로서 더 귀한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식물을 그리다 보면 이 종이 속한 가족을 컬렉션으로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그렇게 산뽕나무를 그리면서 우리나라의 뽕나무속 식물 기록을 완성하고 싶다는 의지가 굳건해졌다. 뽕나무에 관한 나의 오랜 기억만큼 긴 시간 우리에게 유용하게 이용된 식물이다 보니 조상들은 마을 곳곳에 뽕나무를 심었고, 그중에는 현재까지 남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개체도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올해 2월 천연기념물 559호로 지정된 상주 두곡리 뽕나무의 나뭇가지 일부가 집중호우로 훼손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는 나무가 살아온 긴 시간과 큰 키만큼 앞으로도 그들이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그간 일으켜 온 산불과 벌목, 공기와 물의 오염은 긴 자연의 순환과 질서를 깨뜨릴 만큼 강력하다. 며칠 전까지 멀쩡하던 천연기념물 뽕나무는 집중호우로 훼손되고, 세계 곳곳에서 산사태와 방사능 유출, 지진으로 수백년 된 나무들이 죽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유독 마음이 다급해졌다. 우리 곁에 있는 식물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해야겠다는 다급함. 올해 코로나로 인한 이동의 어려움과 장기 집중호우에 의한 식물의 훼손을 경험하며, 그간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식물을 기록하고자 했던 계획을 좀더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벌어지고 난 후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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