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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역사속 대제국들 멸망의 과학적 원리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역사속 대제국들 멸망의 과학적 원리 찾았다

    고대 최대 제국이었던 로마, 6세기 말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 중세 유럽을 위협한 몽골 등 한 시대를 호령했던 거대 제국들도 결국 수성(守成)에 실패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많은 이들이 성공을 꿈꾸며 호기롭게 창업하지만 오랫 동안 지켜 ‘100년 기업’ ‘백년 가게’를 이어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 과학자들이 이런 사례에서 흔히 쓰이는 ‘창업은 쉽지만 수성은 어렵다’는 옛 말의 과학적 원리를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초소형 무선 뇌신호 측정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한 결과 경쟁상황에서 목표물을 얻기보다 지키는 행동에 더 에너지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수성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인지, 사고, 사회적 행동에 관여하는 대뇌 전두엽 안쪽 내측 전전두엽이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 신경과학적으로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경쟁의 과학적 원리를 찾아내야 하는데 기존의 뇌 신호 측정도구는 유선인데다가 무거워서 한계가 있고 최근 무선 시스템을 갖춘 기기들은 신호간섭 때문에 여러 동물을 이용하는 사회성 실험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신호분석칩을 장착해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한 초소형 무선 뇌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기는 가로, 세로, 폭이 각각 1.5㎝, 1.5㎝, 2㎝, 무게 3.4g으로 작고 가벼워 동물행동에 제약이 없어 실시간 동시 측정이 가능하다.연구팀은 장시간 굶긴 생쥐 두 마리에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장착한 뒤 먹이 경쟁 실험을 했다. 작은 우리의 한 쪽 끝에 먹이를 놓고 다른 끝에서 두 마리의 생쥐를 동시에 풀어놓는 방식이었다. 연구팀은 하나의 먹이를 두고 두 생쥐가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뇌 신호를 측정했다. 그 결과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때 내측 전전두엽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관찰하고 경쟁에 관여하는 뇌 부위가 내측 전전두엽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뇌 활동은 먹이를 놓고 경쟁할 때보다 먹이를 쟁취한 뒤 지키는 과정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정복보다는 수성을 할 때 뇌 에너지가 더 많이 투입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신희섭 IBS 명예연구위원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간 경쟁에서 중요한 행동유형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뇌신호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쟁 이외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일주 KIST 단장도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행동에 따른 뇌신호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는 것”이라며 “약물전달, 빛 자극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뇌 작동원리 규명은 물론 뇌질환 정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 낙에 살지…‘갯벌의 산삼’ 남도 뻘낙지

    이 낙에 살지…‘갯벌의 산삼’ 남도 뻘낙지

    들판이 황금색으로 물드는 10월이면 여름내 달궈졌던 연안 바다도 한산해진다. 특히 수온이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 모든 바다 생물은 왕성한 식욕으로 배를 채운다.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연안 갯벌의 ‘진객’인 낙지도 예외가 아니다. 6~7월 산란을 마친 낙지는 찬바람이 불면 살이 통통 오른다. 산란을 위해 쏟아부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본격적인 먹이 사냥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늦여름 이후 연안의 갯벌과 먼바다를 오가면서 새우·게 등 갑각류와 조개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낙지는 갯벌 속의 산삼으로 불리기도 한다. 낙지 한 마리는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살이 오를 대로 오른 가을 낙지는 예부터 보양식·스태미나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낙지는 기운이 다해 드러누운 소도 일으켜 세운다’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수온 등 자연환경 따라 어획량 들쭉날쭉 낙지는 광활한 갯벌에서 자라 맛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다른 해산물에 비해 타우린·인·철·비타민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다. 빈혈 예방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타우린 함량이 높아 강정·강장제로도 으뜸이다. 낙지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의 해역에 널리 퍼져 있다. 머리처럼 보이는 달걀 모양의 몸통에는 심장, 간, 위, 장, 아가미, 생식기가 들어 있다. 연안의 조간대에서 심해까지 분포하지만 주로 얕은 바다의 돌 틈이나 갯벌 속에 굴을 파고 산다. 우리나라는 갯벌이 잘 발달한 서남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인천~충남~전북~전남으로 이어지는 연안은 낙지의 생육 조건이 잘 갖춰져 있다. 최근 들어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서식처가 크게 줄었다. 무안 탄도만과 보성 득량만 등 천혜의 갯벌에서는 요즘 낙지잡이가 한창이다. 10일 전남 무안군에 따르면 망운·현경면 등 탄도만 일대에서 450여 어가가 낙지를 잡는다. 2018년엔 15만 2000여접(1접 20마리), 2019년 8만 8000여접, 2020년 12만 7000여접이 생산됐다. 2019년엔 여름 바닷물의 고수온기가 유난히 길어서 생산량이 적었다. 이같이 바다 수온 등 자연환경에 따라 어획량이 들쭉날쭉이다. 적게 잡힐 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올해도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았으나 예상과 달리 바닷물이 고수온을 유지하면서 생산량이 고르지 않다. 현지 유통업자 김모(50)씨는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 때나 밀물과 썰물 차이가 거의 없는 조금 무렵에는 낙지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많이 잡히는 날에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세발낙지로 불리는 새끼 낙지(체장 10~20㎝)의 마리당 소매가는 5000~6000원, 몸길이 30㎝ 이상은 1만 2000~1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전에는 무안과 더불어 목포·영암 등도 낙지 주산지로 꼽혔다. 1970년대 영산강하굿둑 완공 이후 광활한 갯벌이 사라지면서 유명세는 무안으로 넘어갔다. 무안군은 2000년대 이후 갯벌뻘낙지 축제, 세발낙지캐릭터 개발, ‘무안갯벌낙지’ 특허출원, 낙지잡이 맨손어업 국가 중요어업유산 지정 등을 통해 낙지를 지역 특산품으로 각인시켰다. 망운면 등 탄도만이 2008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서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생태갯벌로 유명세를 더했다. 낙지는 해당 지자체가 산란철 금어기를 지정·운영하고 어미낙지 방류 등 각종 보호활동을 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남녀노소가 즐기는 해산물이어서 남획이 이뤄지고, 산란철 고수온 등으로 낙지의 번식력이 떨어진 탓으로 추정된다.●무안 탄도만 ‘게르마늄 갯벌 낙지’로 유명 무안 탄도만에서 생산되는 낙지는 목포 수협 위판장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간다. 웬만한 도시에는 유명한 낙지 맛집이 반드시 있을 정도로 일반화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낙지는 예부터 숙회, 연포탕, 탕탕이 등 다양한 요리로 밥상에 올랐다. 최근 낙지와 육고기를 결합한 탕국이나 육회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요즘 제철인 세발낙지는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살아 있는 낙지가 입안에서 꿈틀거리는 탓에 일부 외국인들은 기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쫄깃한 식감과 살살 녹는 세발낙지의 육질은 먹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탕탕이는 중간 크기 이상의 낙지를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탕탕 내리쳐 잘게 자른다. 고소한 참깨와 마늘, 풋고추 등을 버무려 참기름장 또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이다. 낙지와 소고기가 더해진 한우탕탕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연포탕은 양념을 거의 쓰지 않고 끓여 낸다.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긴다. 미나리·대파 등 채소를 넣어 끓인 연포탕은 저칼로리 체중 조절식으로 인기가 높다. 연포라는 명칭은 낙지를 끓일 때 마치 연꽃처럼 발이 펼쳐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숙회와 갈낙탕, 볶음, 호롱이 등 낙지를 이용한 응용요리도 늘고 있다. 산낙지를 단순히 물에 데쳐 낸 뒤 미나리 등과 싸먹거나 각종 채소와 볶아서 비벼 먹는 것도 일품이다. 푹 삶은 갈비탕에 산낙지가 숨이 죽을 만큼만 살짝 데쳐서 육고기에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는 요리도 흔해졌다. 낙지 요리는 방법이 단순하고 간단해 누구나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다. 머리를 뒤집어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끓는 물에 데쳐 내면 된다. 요리 방식에 따라 마늘, 파, 고추, 양파 등과 곁들이면 감칠맛이 난다. 낙지호롱은 전문요리사들이 주로 만든다. 원래 호롱은 산지 주변에서 세발낙지를 볏짚에 돌돌 말아 양념장으로 구워낸 음식이다. 머리부터 통째로 풀어 가며 먹는 재미가 색다른 별미 음식이다. 대중음식점에서는 낙지 내장을 깨끗이 손질한 뒤 대나무 젓가락 등에 말아 찜통에 찌거나 석쇠에 1차 구워 낸 후 양념장을 곁들인다. 호롱 구이는 아직도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해안지역에서는 귀한 음식 대접을 받는다.●무안 낙지특화거리·영암 독천 낙지골목도 전남 지역에서는 무안읍과 영암 독천 일대에 낙지전문 요릿집들이 즐비하다. 무안읍 공용터미널 뒷골목은 무안낙지특화거리이다. 이곳에서는 일명 ‘기절낙지’라는 또 다른 낙지 요리법이 탄생하기도 했다. 기절낙지는 산낙지를 민물에 잠시 담가 기절시킨 뒤 머리를 제거하고 발들만 통째로 먹는다. 머리는 따로 삶아 내 놓는다. 이곳에서는 ‘낙지녹두누룽지탕’, ‘낙지불고기 냉면’ 등 새로운 낙지 요리 메뉴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때 낙지의 집산지였던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일대에는 지금도 낙지 요리 전문집이 성업 중이다. 영산강 하구언과 금호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바닷물길이 끊기면서 독천과 해남 산이면 일대 대규모 갯벌이 농지로 바뀌었다. 그러나 독천은 오일시장이 있는 터라 옛날 낙지 요릿집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관광이 일반화하면서 낙지요리 특화골목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현재는 15개 전문 요리점이 성업 중이다. 남도 방문객, 주변 골프장 내방객 등이 독천 낙지골목에 들러 요리를 맛보는 것이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주말에는 외지인들이 대형 관광버스 등을 이용해 이곳을 찾아 낙지요리를 즐기기도 한다. 낙지는 그때그때 출하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만 보통 낙지 비빔밥 1만 5000원, 연포탕 2만~2만 5000원, 초무침 4만~6만원(3~4인), 낙지호롱 2만원(1인 기준), 기절낙지 2만원 정도다.
  • “왜 못 나가게 하냐”…양아들 살해한 치매노인의 비극

    “왜 못 나가게 하냐”…양아들 살해한 치매노인의 비극

    치매를 앓던 80대 노인이 오랜 세월 친자로 키워온 양아들을 살해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치매 증세로 길을 잃는 일이 잦아지자 아들이 외출을 제한했는데, 이에 앙심을 품은 끝에 자고 있던 아들을 살해한 것이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상오)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8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 및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고 10일 밝혔다. 보호관찰기간 중 3개월에 한번씩 지정 의료기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것과 위험한 물건을 소지 또는 보관, 사용하지 않을 것, 재범 방지 등 치료 및 처우 프로그램에 대한 보호관찰관의 지시에 따를 것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A씨는 지난 4월 2일 오전 2시쯤 대구 동구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들 B(41)씨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잠에서 깨 범행을 목격한 배우자 C씨가 신고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하자 그를 붙잡고 주먹과 부서진 액자 틀 조각으로 폭행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A씨는 1980년쯤 젖먹이였던 B씨를 데려와 출생신고를 하고 친자로 삼았다. 오랜 세월 여느 아버지와 아들로 살아오던 두 사람의 일상은 A씨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A씨가 외출을 했다가 치매 증상에 길을 잃고 인근 파출소 등에서 발견되는 일도 잦아졌다. 이에 아들 B씨는 가족들이 외출하고 집에 아버지 혼자 있게 될 때 집 출입문을 안에서 열 수 없도록 잠그는 등 아버지의 외출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또 낮 동안 아버지를 노인돌봄센터에 맡겨 지내도록 했다. A씨는 이러한 생활상의 제약에 자주 불만을 표출했으며, 노인돌봄센터 상담직원에게 “잠을 자고 있는 아들을 죽이고 집을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치매 증상이 더욱 악화해 아들을 향해 “내 아들이 아니다”라며 부자 관계를 부정하기도 했으며, 아내 역시 심하게 폭행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이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날 오후에도 노인돌봄센터에서 귀가를 거부하다 아들이 억지로 끌고 귀가하게 되자 아내와 아들에게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세월 친아들로 삼아 키워온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무참히 살해하고, 고령의 배우자를 여러 차례 가격해 상해를 입혀 범행의 성격이 패륜적이고 범행 방법이 잔인하며 피해가 중해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다만 피고인은 81세의 고령인데다가 치매를 비롯한 여러 질병을 앓고 있어 장기간의 수감생활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치매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점, 치매 등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포토] ‘온 나라 최대 관심사’… 북한, 아이들에 유제품 먹이기

    [포토] ‘온 나라 최대 관심사’… 북한, 아이들에 유제품 먹이기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유례없이 간고한 속에서도 인민을 위한 당의 사랑이 더욱 뜨겁게 베풀어진 올해”라며 올 한 해를 되돌아봤다. 사진은 유제품을 공급 받는 북한 어린이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 남은 음식 먹이고 밀치고…마포 영어 유치원 아동학대 수사

    남은 음식 먹이고 밀치고…마포 영어 유치원 아동학대 수사

    서울의 한 영어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이에게 먹다 남은 음식을 먹이는 등 학대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 범죄수사대는 전 유치원 교사 A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올 초 마포구의 한 사립 영어 유치원에서 원생인 B군을 강하게 밀치거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괴롭히는 등 여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원생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B군에게 먹게 한 정황도 있다. 피해 아동 학부모가 고소하면서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유치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시골 꿀벌이 도시 꿀벌보다 부지런한 이유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시골 꿀벌이 도시 꿀벌보다 부지런한 이유는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안드레예비치 림스키 코르사코프(1844~1908)의 관현악곡 ‘왕벌의 비행’을 듣다 보면 벌떼가 눈앞에서 붕붕거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 벌들이 꽃 주변을 맴돌거나 꽃밭으로 일제히 날아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이런 벌의 비행과 움직임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 것은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 덕분입니다. 프리슈는 꿀벌이 원을 그리거나 꼬리를 흔드는 것이 의사소통 행위이며, 집단별로 춤의 형태가 다르고 꿀이 있는 장소와 꿀의 질(質)에 따라 춤의 형태가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꿀벌 춤의 비밀이 모두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 로열 할로웨이 런던대 생명과학과, 미국 버지니아공과대(버지니아텍) 곤충학과 공동연구팀은 꿀벌들의 춤을 해독해 새로운 사실을 또 하나 밝혀냈습니다. 시골 벌들이 도시 벌들보다 꿀을 찾으러 더 멀리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생태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응용 생태학’ 10월 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런던 주변 도심 10곳과 농촌지역 10곳에 서식하는 꿀벌들이 추는 춤 2827건을 분석하고 꿀벌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거리를 측정했습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벌은 꿀을 따 벌집으로 돌아와 저장한 뒤 벌집 위에서 동료들에게 얼마나 멀리, 어느 방향으로 가야 먹이를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춤을 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도시 꿀벌의 춤보다 시골 꿀벌의 춤이 더 복잡하고 한 번 추는 시간도 더 길다고 합니다. 이는 꿀을 찾기 위해 더 멀리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벌의 이동거리를 측정한 결과 도시 꿀벌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거리가 평균 492m, 시골 꿀벌들은 평균 743m로 확인됐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도시 벌과 시골 벌이 수집한 꿀의 양을 비교한 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답니다. 같은 시간 동안 똑같은 양의 꿀을 모으기 위해 시골 꿀벌들이 훨씬 부지런하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연구팀은 도시는 환경미화 차원에서 정원이 꾸며지고 벌이 꿀을 모으기 좋은 비작물용 식물들이 많지만 농촌지역은 식용작물 이외의 식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멀리까지 먹잇감을 찾아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꿀을 얻기 위한 이동거리가 길어질수록 집단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벌의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어 자칫 우리 주변에서 벌을 볼 수 없게 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가루받이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42만명이 추가로 사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2015년 내놨습니다. 벌은 단순히 꽃들 사이로 날아다니며 달콤한 꿀이나 모으는 곤충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정한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 중 71개 작물의 가루받이를 꿀벌이 돕는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작은 동물조차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일 것입니다.
  • “평생을 구경거리로…” 동물원에 갇힌 늑대, 결국 발작 일으켰다

    “평생을 구경거리로…” 동물원에 갇힌 늑대, 결국 발작 일으켰다

    수많은 인파 몰린 동물원먹이 먹던 늑대 갑자기 발작 동물원 우리에 갇혀 평생을 구경거리로 살던 늑대가 스트레스로 발작 일으키는 영상이 공개됐다. 6일 중국 매체 성시빈은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 속 늑대의 모습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주말 중국 청두 한 동물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늑대는 수많은 관광객 앞에서 먹이를 먹던 중 갑자기 발작하기 시작했다.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던 늑대는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놀란 관광객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국경절 연휴로 관광객이 몰려 늑대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늑대는 잠시 후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물 학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 “인분 먹이고, 알몸에 베란다로”...10년 넘게 이어진 가스라이팅

    “인분 먹이고, 알몸에 베란다로”...10년 넘게 이어진 가스라이팅

    과외를 받던 여학생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스라이팅한 혐의를 받는 과외 교습소 원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5일 KBS 뉴스에 따르면, 30대 A씨는 중학교 3학년 때이던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원장으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스라이팅’이란, 사람의 심리를 지배해 조종하는 일종의 세뇌행위다. 당시 A씨는 원장 B(여·55)씨를 만나 그의 조언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결정했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B씨의 집에서 과외교사로 일했으며, 가사노동도 도맡았다. A씨는 부모로부터 받은 학비 수천만 원도 B씨에게 뺏겼다. 그는 B씨가 입지 말라는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베란다에서 알몸으로 8시간 벌을 서기도 했다. 또 B씨는 인분을 A씨에게 먹이기도 했다. 지난 8월 21일 창원지법은 B씨에게 상습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B씨는 이 외에도 당시 20살이던 내연남의 딸 C씨를 14회에 거쳐 상습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들끼리 가혹 행위를 하게 시키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재판부는 “B씨는 피해자들에게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폭행 및 가혹 행위를 했고 강도와 시간, 계속성, 반복성의 측면에서 볼 때 폭행의 정도도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오염 주범 담배꽁초의 ‘환경템’ 변신… ‘수거보상제’ 전국 사업 모델 된 강북

    오염 주범 담배꽁초의 ‘환경템’ 변신… ‘수거보상제’ 전국 사업 모델 된 강북

    담배꽁초는 최근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그 전부터도 어디에서나 골칫덩어리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길에 버려지는 꽁초는 1264만 6968개비이며, 매년 1억 6000~8억 4000여개비가 하수구 등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바다에서 분해된 필터의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거쳐 다시 사람의 체내로 들어온다. 그럼에도 담배꽁초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데다, 특별한 회수 체계가 세워져 있지 않아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북구가 지난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가 환경부의 전국단위 꽁초 재활용 사업의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부가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체계 시범 구축과 운영을 위해 강북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구는 지난달 24일 체결된 협약의 핵심이 담배꽁초 수거에서 재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시험해 보는 데에 있다고 4일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이번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체계를 시범운영해 보고, 12월까지 결과를 바탕으로 담배꽁초 재활용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회수와 집하를 강북구가 맡고 이송, 선별, 재활용엔 민간 업체가 참여한다. 구는 동주민센터 13곳을 담배꽁초 회수 거점으로 정했다. 모인 꽁초는 지역내 재활용품 선별처리 시설로 보내는데, 이 때 유통지원센터가 민간업체를 지원하는 일을 맡기로 했다. 환경부는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각 기관의 협약사항 이행을 지원한다. 회수 단계에서 강북구의 담배꽁초 수거보상제가 적용된다. 서울 최초로 강북에서 실시된 수거보상제는 일종의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구민 호응도가 높다. 시작한 지 5개월만에 518명이 참여해 300만 5000여 개비를 거둬들였다. 만20세 이상 주민 누구나 길거리에 버려진 꽁초를 가져오면 무게를 재서 보상금을 지급한다. 지급 기준은 1g당 20원, 한 달에 최대 6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이 지불되는 최소 무게인 200g(약 400개비)이 넘으면 2000원을 받는다. 그간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소각 처리됐던 담배꽁초는 이번 시범 사업에서 필터와 종이, 연초가 재활용된다. 필터 부분은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생산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소각 시설에서 태워 열에너지로 활용한다. 구는 2019년 하수구 빗물받이에 ‘꽁초 거름망’을 설치하는 등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시범운영의 최종목표는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해양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전국 표준체계 마련에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뻐꾹 소년’과 뱁새/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뻐꾹 소년’과 뱁새/탐조인·수의사

    “씁씁씁씁~.” 동네를 산책하는데 풀벌레 소리 가득한 개천가 덤불에서 풀벌레 소리 같지만 아닌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둘러보니 덤불에 흔한 참새나 뱁새보다 훨씬 큰 새가 앉아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쌍안경으로 보니 뻐꾸기다. 아, 어린 뻐꾸기가 뱁새 부모를 부르는 것이구나. 저 뻐꾸기는 완전히 컸고 잘 날며 건강한데도 아직 애기처럼 입을 크게 벌려 빨간 입속을 보이며 밥 달라고 찡찡거리고 있다.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연약한 소리와 뱁새의 시각을 자극하는 빨간 입속. 어린 뻐꾸기의 생존 전략이다. 다만 저 뻐꾸기는 청소년급이다. ‘뻐꾹 소년’은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소리를 내다가 이리저리 자리를 옮긴다. 처음에는 지켜보는 나를 경계하나 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뱁새 부모를 지켜보다가 벌레를 잡으면 ‘그거 나 줘요. 나 줘’ 하며 그 앞으로 날아가 날개까지 퍼덕거리며 밥 달라고 입을 크게 벌린다. 그 작은 뱁새는 애써 잡은 벌레를 커다란 뻐꾸기의 입에 쏙 넣어 주고. 나는 뻐꾸기를 붙잡고 ‘이제 다 컸으니 엄마 고생시키지 말고 네가 직접 잡아’ 하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내 말을 알아듣진 못하겠지. 다음날도 산책을 나갔더니 뻐꾹 소년이 밥 달라고 조르는 소리가 또 들린다. 뱁새를 따라다니면서 덤불 사이를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뻐꾸기를 한참 보고 있노라니 답답하다. 오늘도 마음 약한 엄마인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뻐꾸기 입에 벌레를 넣어 준다. 그런데 어제와는 다르다. 어제는 거의 바로 입안에 넣어줬던 것 같은데 오늘은 줄 듯 줄 듯하며 자꾸 뒤로 움직인다. 결국 뻐꾸기가 얼른 따라가서 낚아채긴 했지만. 계속 지켜보니 다음번에는 뻐꾸기에게 주지 않고 삼켜 버린다. 이제 독립해야 한다는 걸 알려 주는 것 같다. 세 번째 날에는 뻐꾸기가 소리를 내는 위치가 꽤 옮겨졌다. 내가 지켜보는 내내 뻐꾸기 주변에 벌레를 물고 오는 뱁새가 그날은 보이지 않는다. 때가 된 것일까? 네 번째 날 이후로는 뻐꾸기가 밥 달라고 내는 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이제 포기하고 스스로 먹이를 사냥하는지도, 어쩌면 기러기들이 타고 온 된새바람을 타고 아프리카로 머나먼 여정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맨날 뱁새 둥지에 알을 낳고 귀여운 뱁새를 고생시키는 얄미운 뻐꾸기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보내고 내년에 또 보길 바란다. 탐조인·수의사
  • 20대 장애인에 억지로 밥 먹여 질식사, 복지사 등 구속영장

    20대 장애인에 억지로 밥 먹여 질식사, 복지사 등 구속영장

    경찰이 20대 장애인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한 인천 한 장애인 복지시설 사회복지사들과 원장 등 모두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학대치사 혐의로 A씨 등 인천시 연수구 모 장애인 복지시설 사회복지사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돌보던 장애인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이 장애인 복지시설 원장 B씨의 구속영장을 함께 신청했다. A씨 등은 지난 8월 6일 오전 11시 45분쯤 자신들이 일하는 연수구 모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20대 장애인 C씨에게 억지로 떡볶이와 김밥 등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당일 점심 식사 중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6일 만에 숨졌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그의 시신을 부검한 뒤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했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A씨 등이 C씨의 어깨를 팔로 누른 상태로 떡볶이와 김밥 등 음식을 먹이는 장면과 C씨가 재차 음식을 거부하고 다른 방으로 이동한 뒤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 [반려독 반려캣] 죽기 직전 ‘생애 마지막 눈’ 보고 떠난 반려견의 사연

    [반려독 반려캣] 죽기 직전 ‘생애 마지막 눈’ 보고 떠난 반려견의 사연

    아직 햇볕이 쨍쨍한 미국 유타주의 한 주택 앞마당에 눈밭이 펼쳐졌다. 새하얀 눈 속에서 반려견 ‘매기’(11)는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지난달 28일 폭스13뉴스는 지역 사회 관심과 배려 덕에 안락사를 앞둔 반려견의 마지막 소원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마리안나 윌슨과 엘리야 솔츠가버 부부의 반려견 ‘매기’는 지난 7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했다. 결혼식 반지 전달자 역할을 한 반려견에 대한 부부의 애정은 각별했고, 그만큼 암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부부는 반려견 치료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고령의 반려견은 날이 갈수록 건강이 나빠졌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반려견을 보며 부부는 결국 안락사를 결정했다. 한시라도 빨리 반려견의 아픔을 덜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안락사를 결정한 순간부터 부부는 평소 반려견이 좋아했던 것들로 버킷리스트를 채워나갔다. 좋아하는 간식 먹이기, 캠핑 가기, 배 문질러주기 등이 그것이었다. 문제는 ‘겨울’이었다. 다른 건 모두 해줄 수 있었지만 딱 한 가지,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만큼은 인력으로 앞당길 수가 없었다. 부부는 “반려견이 겨울과 눈을 정말 좋아했다. 눈이 오면 우리 등에 업혀 놀거나 눈썰매를 탔다. 반려견이 제발 겨울까지는 버텨줬으면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하지만 부부는 반려견이 죽기 전 어떻게든 눈 구경을 한번 시켜주고 싶었다. 눈 소식은커녕 비 소식도 없는 9월의 유타주였지만, 어떻게 하면 눈을 구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SNS에 사연을 올리고 여러 사람의 조언도 구했다. 그때, 누군가 아이스 스케이트장에 한 번 알아보라는 말을 꺼냈다. 부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유타주 머리 지역에 있는 아이스링크 ‘솔트레이크카운티아이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일은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자초지종을 들은 아이스링크 책임자는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극적으로 눈을 구한 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리고 안락사 당일이었던 지난달 27일, 부부의 집 앞마당에 인공눈 한 무더기가 배달됐다.갑자기 펼쳐진 눈밭에 투병 중이던 반려견 눈에도 생기가 돌았다.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반려견은 눈덩이를 집어삼키며 가을의 눈을 만끽했다. 그토록 좋아하는 눈 속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던 반려견은 얼마 후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 반려견에게 생애 마지막 눈을 선물한 부부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이 크다”고 밝힌 부부는 그러나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 덕에 반려견이 그토록 좋아하던 눈밭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식물을 만지면/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식물을 만지면/식물세밀화가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 식물 가까이에 다가가 관찰하고 식물을 만지기도 한다. 식물을 만질 때는 식물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때 느끼지 못한 죄책감에 자주 빠진다. 직접적인 접촉은 상대가 같은 종이든, 동물이든, 심지어 바람일지라도 식물 입장에서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을 살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인 나마저 누군가 나를 조금만 스치거나 뒤에서 내 몸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깜짝깜짝 놀라는데, 늘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스란히 주변의 공격을 감내해야 하는 식물은 인간이란 이 거대한 동물의 갑작스런 접촉에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싶은 것이다. 물론 이 추측에는 ‘식물은 촉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식물은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구자들이 모든 식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식물은 반복된 접촉에 미세하게나마 스트레스를 받고, 성장이 늦어지기도 한다. 특정 식물의 경우 접촉에 눈에 띄게 명확한 반응을 보인다.중남미 원산의 식물 미모사의 영명은 ‘터치 미 낫’이다. 이름조차 ‘나를 만지지 마세요’인 이 식물은 누군가 잎에 손을 갖다 대면 잎을 빠르게 오므리고 몇 분 후 다시 제 상태로 돌아간다. 때문에 전 세계 어느 온실을 가든 미모사 곁에는 늘 아이들이 모여 있다. 내가 어떤 행동을 보여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정적인 식물들 사이에서 미모사만은 빠르게 반응하니 아이들은 미모사 잎의 반응을 즐긴다. 미모사 곁의 사람들은 언제나 웃으며 신기해하지만, 결코 미모사에겐 즐거운 놀이가 아니다. 미모사는 누군가 자신을 만지면 시든 잎처럼 보이도록 잎을 오므려 동물에게 먹히지 않는 형태로 진화했다. 누군가 미모사의 잎에 접촉해 자극을 받으면 다양한 화학물질과 수액이 잎 내부에 확산되고 셀이 붕괴되어 잎을 오므려 쥐어짜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우리 눈에는 미모사가 잎을 오므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식물은 자신에게 위험한 접촉과 그렇지 않은 접촉을 구별할 수 없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그저 자신을 향한 모든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심하는 것뿐이다.자신의 트랩(잎)에 들어온 곤충을 먹으며 에너지를 공급받는 파리지옥 역시 외부 접촉에 빠르게 반응하는 식물이다. 이들의 잎을 만지면 벌렸던 트랩을 닫는데, 이것은 잎에 닿는 존재가 자신의 먹이인 곤충인지 아무런 의미 없는 인간의 접촉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선 방어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모사와 파리지옥이 외부 자극에 의해 잎을 오므리거나 닫으며 반응하는 것은 위험 인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양분을 얻기 위해, 이를테면 생존을 위한 진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식물이 외부 자극에 잎을 오므리고, 닫으며, 화학물질을 내뿜는 양상이 우리로서는 흥미롭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당사자인 식물에게는 큰 에너지가 소요되는 일인 것이다. 2018년 라트로브대학교의 짐 웰란 교수는 식물이 촉각에 극도로 민감하며, 식물을 반복해 만지면 식물 성장이 현저히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식물에 반복적으로 접촉할 경우 식물의 성장을 늦추는 유전자 반응을 유발해 30분 이내에 유전체의 10%가 바뀌고, 성장이 최대 30%까지 감소한다는 것이다. 농업계에서는 식물에게 적절한 시기 적정량의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으로 새 잎을 틔우거나 꽃과 열매를 열리게 해 식물을 재배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주면서 식물을 재배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테면 우리 인간 역시 적절한 자극과 스트레스를 받아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듯 식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일 뿐이라는 것. 적절한 스트레스라는 건 개체마다 기준도 다르며, 어떤 생물이든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무리가 간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매일 식물을 만지며 생각한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식물을 만지는 것이 식물에게는 전혀 좋을 게 없다는 것을. 나의 기록이 이 개체가 속한 종의 보존을 위한 것일지라도, 내 앞의 개체는 나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치지 않을 만음으로 식물을 만지고 쓰다듬을지라도 식물이 원치 않는다면 이 행동은 오로지 나의 욕심일 뿐이다. 나는 식물을 만지며 이런 생각을 하지만, 비단 식물에게만 국한해 생각할 일은 아닐 것이다.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사람만 어른인 동물세상/화가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사람만 어른인 동물세상/화가

    가을이 그랬던가. 구름을 날려버린 청량한 하늘이 마냥 계속될 듯하더니 장맛비 같은 된비가 험상궂게 내리치고는 다시 푸른 하늘이다. 적막은 비 그치면서 깨지고 풀벌레 소리 높아지고 동네 개들 짖어대기 시작한다. 주인이 기척을 보이면 좋아라 짖어대고 배고프면 짖어대고 낯선 이가 지나가면 유난스레 더욱 짖어대어 조용히 기다리는 우리 집 개보다 더 신경 쓰게 하는 마을 강아지들. 시골에 내려오면 하고픈 일 중 하나가 마음껏 개를 풀어놓고 키우는 것, 그리고 함께 시골길을 산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이웃집 할머니께서 늘 마주하던 개에 물리는 큰 사고가 있었고, 이웃집에서 키우는 닭들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생겨 충격을 주었다. 또 강아지와 고양이를 해치는 사고들도 연속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개 등이 짧은 끈으로 묶여 살아야 하는 걸 무지하고 동물들에 대한 냉혹한 인식이라고 단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바람과 달리 동물들을 키우며 커지는 건 두려움이다. 많은 동물과 함께하며 더 많은 죽음을 접하게 되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잔혹함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감하게 바라보는 풍경 속에 나를 제외시킨 시선이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드러난 잔혹함이란 더 단순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마귀를 잡아와 노는 고양이, 울타리 안에 들어온 쥐를 사냥하는 개, 날벌레 둘둘 감아 먹이로 만드는 거미, 공중을 선회하는 수리들. 새들이 괜히 우짖을까. 유기견들이 늘어나고 들개가 되어 위협적인 대상이 되어 버린 그 모든 배경에 뒷짐 지고 서성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사람만 어른이 되는 세상이다.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사는 세상 속에서 보호 대상이 되고 관리 대상이 되고 기피 대상이 되는 그들. 그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라는 역할일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책임져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울타리 안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바람이 한여름 뭉개구름처럼 모이다가 가을하늘 구름처럼 변해간다. 많다고 할 수도 없지만 적지 않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스스로 내가 어른인지 묻는다. 외면할 수 없는 그들 속에서 투영되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 “아들 국밥 한그릇 먹이고 자수시키겠습니다”…약속 지킨 탈주범 父

    “아들 국밥 한그릇 먹이고 자수시키겠습니다”…약속 지킨 탈주범 父

    의정부교도소 입감 전 달아난 20대아버지 설득으로 29시간 만에 자수 의정부교도소에서 입감 전 검찰 수사관을 뿌리치고 달아났던 20대 도주범이 자수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준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고 29시간만에 자수 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A씨(25)는 지난 25일 오후 3시33분쯤 의정부교도소 정문 앞에서 입감 전 코로나19 검사를 하려고 대기하던 중 타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났다. A씨는 의정부시 고산택지개발지구 일대로 몸을 숨긴 뒤 수갑에서 오른손을 억지로 빼냈고, 공사 현장 컨테이너에 있던 쇠붙이로 수갑을 파손했다. A씨는 택시를 타고 동두천시로 이동해 며칠 전 자신이 두고 온 전동자전거를 타고 다시 이동했다. 이후 A씨는 아버지 B씨에게 연락해 ‘춥고 배고프다’면서 서울 천호동에서 만났다. 아버지는 A씨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준 뒤 차에 태워 주거지가 있는 하남경찰서로 데려가 자수를 하도록 도왔다. A씨는 달아난 지 29시간 만인 26일 오후 8시20분쯤 경찰서에 자수했다.A씨의 자수에는 아버지의 설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전에 A씨의 아버지 B씨와 의견을 주고받은 뒤 아들이 찾아오면 자수하라고 설득할 것을 당부해뒀다. B씨는 아들을 만나면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꼭 자수시키겠다고 담당 형사에게 약속했다. 한편 A씨는 택배기사, 일용직 등을 전전하다가 절도 혐의로 지난해 11월 의정부지법에 기소됐다. 그는 지난 7월 1심 선고 재판에 불출석하고 이어 8월과 9월에 잇따라 불출석했다.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체포된 뒤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도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 음주사고 리지 “꿈에서도 반성” 눈물… 선처 호소

    음주사고 리지 “꿈에서도 반성” 눈물… 선처 호소

    “매일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며 꿈에서도 반성하며 자책하고 있다.” 검찰이 27일 음주 추돌사고를 낸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리지(본명 박수영·29)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양소은 판사 심리로 열린 리지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리지는 지난 5월 18일 오후 10시 12분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근처에서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 기사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리지에게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만 적용했으나 검찰은 택시 기사가 전치 2주가량의 다친 점을 고려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사고 당시 리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리지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해온 사람으로서 스스로 정말 실망스럽고 부끄럽다”며 “두 번 다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사고를 일으킨 저 자신이 정말 무섭지만, 이곳에서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더 무섭다. 더는 사건 사고로 이곳에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린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리지 측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음주 추돌 사고로 부상당한 택시 기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검은 재킷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리지는 이날 최후진술 과정에서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 달 28일을 선고 기일로 지정했다.
  • [열린세상] 외모 지상주의와 유기농/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외모 지상주의와 유기농/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잘생긴 사람이 능력도 좋고 인성도 좋다는 생각은 인생 경험이 쌓이면서 폐기해야 마땅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모에 먼저 반응한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칭찬하는 것만큼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조롱을 퍼붓는 문화는, 특히나 내 편이 아닌 사람을 향할 때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진다. 잠시만 경계의 끈을 놓치면 나 역시 쉽게 빠질 수 있는 위험이다. 그런데 이게 단지 사람의 외모에만 한정된 이야기일까?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야 과일의 모양을 따질 여유가 없었지만 언젠가부터 “식구들 입에 들어갈 먹거리”는 늘 크고, 잘생기고, 흠 없는 것을 고르셨다. 당연히 그런 것은 비싸다.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살림 구력이 되지 않아 싼 것에 먼저 손이 가지만, 우리는 크고 잘생긴 먹거리에 익숙해져 버렸다. 식구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픈 그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과연 이 생각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시골에 살기 전까지는 그것에 딱히 의문을 품지 않았다. 돈을 내니 당연히 흠 없는 물건을 산다고 생각했다. 값을 치르고 벌레 먹거나 찌그러진 과일을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기농을 외친다. 농약은 물론 제초제 같은 걸 써도 안 된다, 그런 것은 땅을 약하게 만들고 사람도, 지구도 병들게 한다고 주장한다. 겨우 2년도 채 안 되는 시간을 시골에서 살면서 나는 그 일이 얼마나 양립 불가능한 것인지 깨달았다. 유기농이되 잘생긴 과일과 채소라니…. 그건 마치 네모난 동그라미, 혹은 따뜻하지만 눈도 내리는 풍경을 바라는 것처럼 말이 안 되는 거였다. 동네 어르신 말씀을 빌리면 엉덩이 반의 반쪽만 한 텃밭을 가지고 나는 봄 여름 가을 내내 종종거렸다. 약을 치지 않으니 양배추 같은 채소는 성긴 그물이 됐고, 앵두나무는 진드기가 꼬여 손으로 일일이 잡다가 진저리를 쳐야 했다. 봄부터 나기 시작한 풀은 며칠만 내버려 두어도 마당을 폐가 수준으로 만들었다.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벌레들은 사람이 좋아하는 채소를 특히 좋아했다. 오이는 예외 없이 다 비틀어진 상태로 자랐고, 호박도 가지도 마트에서 보는 것 같은 모양이 아니다. 시중에 나오는 건 봉지나 비닐로 모양과 크기를 일정하게 잡아 줘서 키운 것이다. 프로 농부들은 과연 약을 치지 않고도 충분한 수입을 보장할 만한 수확량과 보기에도 좋은 농산물을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마트에는 벌레 먹거나 시든 것은 나오지 않는다. 농부들은 약을 치지 않으면 수확량이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상품으로 내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약을 치지 않아 생기는, 벌레 먹거나 못생긴(?) 농산물은 누구도 돈 주고 사 먹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농부들이 시장에 내놓을 것과 본인 먹을 것을 구분한다고 했다. 주변에 정직하게 친환경으로 과수원을 하다가 깊은 상처를 받고 농사를 접은 사람이 있다. 무농약이나 친환경이어서 좋다고 주문해 놓고 벌레 먹은 게 있거나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모양이 반듯하지 않은 게 섞여 있다고 항의하고 환불을 요청한다. 약도 안 치니 일도 줄었들 텐데 왜 비싸냐는 소리도 한다. 약을 치지 않으면 풀을 일일이 뽑아내야 하고 벌레도 손으로 잡아야 한다. 그렇게 지켜 낸 농산물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몇 곱절 더 노동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런 일 따위 알 바 아니다. 어쨌든 돈을 냈으니 번듯한 물건을 내놓으라고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요구를 한다. 시골 살면서 직접 조그마한 상자 텃밭이라도 짓지 않았다면 나도 그랬을 것이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도시농부 문화가 혹시 그런 우리의 생각을 바꿀 계기가 돼 줄 수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완전한 무농약은 불가능하더라도 친환경 농법을 더욱 연구하고,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사는 삶을 바란다면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태도를 먼저 버려야 하는 것처럼 정말로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다면 보기 좋은 식재료에 집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메르켈 리더십, 무척 그리울 겁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메르켈 리더십, 무척 그리울 겁니다

    한동안 우리는 이렇게 부드러우면서도 강철 같은 지도력을 보여준 여성 지도자를 많이 그리워할 것 같다. 앙겔라 메르켈(67) 독일 총리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독일 총선 결과 차기 총리가 결정되면 16년의 집권을 마치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진다. 위 사진은 지난 23일 말로우 조류공원을 찾아 앵무새들에게 먹이를 주다가 쪼였는지 아파하는 표정을 짓는 모습이다. 물론 그녀도 여느 지도자처럼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늘 실용적인 태도, 합의를 구하는 타협적인 성품과 지도력은 길이 기억될 것 같다. 그녀의 40년 정치 역정을 영국 BBC는 사진첩처럼 꾸며 눈길을 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포스트 메르켈’을 결정할 연방하원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자신이 몸담은 CDU의 아르민 라세트 후보 고향인 아헨에서 열린 유세에 나란히 나서 연립정부 구성 및 총리 선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연립정부의 소수파인 사회민주당(SPD)이 다수파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지지율에서 다소 앞서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26%의 지지율로 중도우파인 기민·기사 연합(25%)을 1%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루 앞선 23일의 주간 슈피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25%-23%로 2%포인트 차였는데 조금 더 좁혀졌다. 녹색당은 16%였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사민당은 2∼3%포인트 차로 기민·기사당 연합을 따돌렸다.  당초 메르켈 총리는 총선 유세에 참여하는 일을 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워낙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초접전 양상이라 마지막 절박한 호소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이 녹색당, 좌파당과 함께 진보 연정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이 조합은 노동, 복지, 환경 정책에서 어느 정도 공집합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외교·안보 정책에서 이견이 상당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좌파당은 사민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탈퇴를 주장해왔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김희수 · 푸른 소금/피재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김희수 · 푸른 소금/피재현

    대담한 선과 색채. 11월 28일까지 갤러리애프터눈 개인전 푸른 소금/피재현 머리를 곱게 빗은 전옥례 할머니는 엄마더러 자꾸 집에 가라 했다 혼자 살더라도 집에 가서 죽으라고 가뜩이나 요양원 탈출을 꿈꾸는 엄마를 부추겼다 당신은 가고 싶어도 갈 집이 없다고 며느리 보기 싫어 제 발로 나왔으니 집이 있어도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겨울 한봄 그렇게 잡혀 있는 동안 일곱이 죽어 나갔는데 나도 곧 죽겠지 오래 살기야 하겠냐고 머리를 곱게 빗은 전옥례 할머니는 나에게 가끔 설탕을 사다 달라고 했다 토마토며 덜 익은 수박에 설탕을 뿌려 여섯 침상에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엄마가 퇴원하는 날 ‘할매요 고마 우리 집에 가서 우리 엄마랑 같이 살아요’ 했더니 실없는 그 말에 아흔여섯 전옥례 여사 눈빛이 아주 잠깐 푸른 소금처럼 잠깐 빛났다 피존밀크(pigeon milk)라는 말을 좋아해요. 어미 비둘기가 병아리에게 먹이는 젖의 이름이지요. 어미의 목에 좌우 하나씩 수유관이 있다는군요. 병아리는 이 수유관을 통해 젖을 먹지요. 두 병아리가 엄마 좌우에서 젖을 빠는 모습 생각하면 마음이 환해져요. 그래서 비둘기는 알을 두 개만 낳는다는군요. 양육은 모든 어미들의 꿈이고 사랑이지요. 아흔여섯 전옥례 여사 또한 그 꿈과 사랑 지극했겠지요. 아흔여섯이 되어서도 양로원 할머니들 토마토며 수박에 설탕 뿌려 주지요. 시인은 ‘할매 우리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살자’ 하는군요. 어미는 새끼를 먹여 키우고 새끼는 자라 어미를 업고 지내는 것, 생명의 아름다움 아니겠는지요. 두 할머니 함께 시인의 집에 살면 참 좋겠군요. 곽재구 시인
  • [와우! 과학] 3000만년 전 뉴질랜드 서식한 키 1.4m 거대 펭귄 화석 발견

    [와우! 과학] 3000만년 전 뉴질랜드 서식한 키 1.4m 거대 펭귄 화석 발견

    3000만 년 전쯤 지금의 뉴질랜드를 비롯한 일대 해변에는 키가 1.4m나 되는 거대한 멸종 펭귄들이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 메시대 등 국제연구진은 지난 2006년 북섬 와이카토 지방 카휘아항 근처 올리고세(점신세) 지층에서 발굴됐던 거대 펭귄 화석이 신종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살아있는 펭귄 가운데 가장 큰 종은 황제펭귄으로 키 1.2m, 몸무게 45㎏까지 나간다. 하지만 이보다 큰 펭귄들은 6600만 년 전에서 2300만 년 전 이후로 뉴질랜드를 비롯해 몇몇 섬을 남겨둔 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버린 고대 대륙인 질랜디아(Zealandia)에서 흔히 존재했다. 몇백만 년에 걸쳐 살았던 이들 거대 펭귄은 뚱뚱한 황제펭귄들보다 더 날씬했었다.그런데 카이루쿠(Kairuku) 펭귄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된 신종 펭귄은 남섬 와이마테와 던트룬 근처에서 각각 발견됐던 카이루쿠 속 거대 펭귄 두 종(K. 그레브네피와 K. 와이타키)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다리가 매우 긴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마오리족 언어로 다리를 뜻하는 와에와에(waewae)와 길다는 뜻하는 로아(roa)를 합쳐 카이루쿠 와에와에로아(Kairuku waewaeroa)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참고로 카이루쿠라는 이름은 마오리족 언어로 ‘먹이와 함께 돌아오는 잠수부’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로 메시대의 동물학자 대니얼 토머스 박사는 “신종 펭귄은 긴 다리 덕에 육지를 걸을 때 다른 펭귄들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키는 아마 1.4m나 됐을 것”이라면서 “헤엄치는 속도와 잠수할 수 있는 깊이에도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신종 펭귄의 정기준표본(완모식표본) 뼈는 당시 카휘아항에서 화석 채집 현장 학습을 하던 해밀턴 주니어 박물학자 클럽(JUNATS)의 학생들에 의해 발견돼 와이카토 박물관에 기증돼 보관 중이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거대 펭귄 화석 중 가장 완벽한 표본에 속하는 이 화석을 측정하고 스캔해 3D 모델로 재구성했다. 그러고나서 이 펭귄의 뼈를 다른 고대 펭귄의 뼈와 비교 분석해 이 종이 다른 종들보다 키가 더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토머스 박사는 또 “신종 펭귄 화석은 여러 이유로 상징적이다. 이 화석은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고대 펭귄들과 (6000만 년 전 가라앉은 대륙인) 질랜디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후견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점을 떠올려준다”면서 “다음 세대가 이 세상의 카이티아키(수호자)가 돼줄 수 있도록 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9월 16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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