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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배구 V-리그]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프로배구 코트는 먹이사슬.’ 프로배구 V-리그 코트는 절대강자를 허용하지 않았다.‘거함’ 삼성화재를 침몰시키며 4연승을 달리던 LG화재의 천적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는 앞서 삼성에 덜미를 잡혀 결국 판도는 ‘먹이사슬’ 형국. 여자부도 5개팀 모두 2승2패로 서로 물고 물렸다. 현대캐피탈이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05∼06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5차전 LG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션 루니(23·13점 3에이스)와 후인정(31·10점 2블로킹)의 쌍포가 고르게 터지고, 이선규(24·12점 6블로킹)가 철벽처럼 네트를 지켜 3-0 완승을 거뒀다. 현대는 이로써 4승1패로 1위에 올라섰고, 반면 LG는 4연승 뒤 첫 패배를 당하며 세트 득실률차에서 현대와 삼성에 뒤져 3위로 내려앉았다. 특정팀에 대한 묘한 징크스는 올시즌에도 이어졌다. 현대는 지난해 LG만 만나면 휘파람을 불었다. 올해도 삼성에 1-3 첫 패를 당했지만 ‘LG 필승’에는 예외가 없었다. 반면 LG는 전날 삼성을 상대로 3-0 완승을 이끌었지만 이날은 3세트에서만 4개의 한뼘 높은 블로킹으로 네트를 지켜낸 이선규의 높이에 막혀 1라운드 전승의 꿈을 접었다. LG는 이경수가 2개의 에이스를 솎아내며 15점으로 분전했지만 범실에 자멸했다. 이경수는 후위공격 4개를 보태 프로배구 처음으로 후위공격 통산 200개 기록을 달성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가 임유진(18점)의 활약에 힘입어 ‘슈퍼 루키’ 김연경(27점)이 버틴 흥국생명에 3-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도로공사는 개막 초반 2연패로 꼴찌를 걱정했지만 곧바로 2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 겨우 4위를 챙겼다. 여자부는 흥국생명과 KT&G,GS칼텍스, 도로공사, 현대건설이 모두 2승2패로 동률을 이루는 혼전 속에서 세트 득실률차로 순위가 갈렸다.천안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부정부패가 낳은 ‘최우수’ 탄광 참사

    최악의 탄광사고로 기록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둥펑(東風) 탄광 사건은 중국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151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사건은 관료들과 기업주들이 엮어낸 먹이사슬과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대형 참사였다. 먼저 둥펑탄광의 실체를 보자. 이 탄광은 룽메이(龍煤)그룹이 소유한 4대 광산 국유기업중 하나다. 사고 직전인 11월 중순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탄광산업대회에서 둥펑탄광 마진광(馬金光) 사장이 ‘안전·관리 우수업체’로 상을 받았다고 홍콩 봉황 위성TV가 30일 보도했다. 헤이룽장성 당국도 둥펑탄광을 3년 연속 성내 최우수 모범업체로 선정, 대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광산업체로 선전해 왔다. 하지만 이 탄광도 중국내 다른 탄광처럼 기업주와 관리들의 정경유착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지난해 3월과 올 5월 둥펑탄광 계열사 일부에서 10여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 안전시설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번 폭발사고 당시 지하가스 배출용 환풍기가 낡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치명적인 안전시설 미비가 묵인되고 되레 안전우수업체로 둔갑하게 된 배경에는 부정부패가 자리잡고 있다. 당 간부·관리들이 광산 소유주와 결탁하거나 광산의 지분을 소유, 열악한 작업환경과 안전사고 등을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언론의 지적이다.올 초부터 중국당국은 관료들이 보유한 광산지분의 강제 매각을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별 효과가 없다. 중국당국이 올초부터 안전 허가증이 없는 5290개의 탄광과 2000개의 무허가 탄광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뿌리깊은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지 않는 한 탄광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oilman@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갯벌 이렇게 살리자

    [우리땅을 살리자] 갯벌 이렇게 살리자

    갯벌이 사라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간척과 매립 등 개발행위로 인해 우리나라 갯벌이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 있는 갯벌도 잘못된 관리 등으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갯벌의 생태 및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지만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종착역 없이 내달리는 기차처럼 마구 매립되고 있다. 최근에야 갯벌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갯벌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중장비 소음속에 사라지는 갯벌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송도국제도시 5·7공구 건설현장. 매립을 위한 호안을 만들기 위해 덤프트럭들이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부지런히 사석재를 실어 나른다. 굴착기와 불도저 등 수십대의 중장비들이 석재를 고르고 배열한다. 이미 3곳의 호안 가운데 2곳이 완성돼 한곳이 끝나면 물막이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다. 호안공사장 인근에서는 준설토를 매립하고 배면토사를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1994년 첫삽을 뜬 송도국제도시의 1∼4공구는 매립이 끝났다. 매립 중인 5·7공구에 이어 설계 중인 6·8공구 매립이 끝나면 1단계는 마무리된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1조 5526억원이 투입돼 서울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1611만평의 갯벌을 매립한다. 이 가운데 581만평이 이미 육지로 바뀌었거나 매립중이다. 썰물 때가 되면 해안선에서 5∼8㎞까지 드러나는 송도 갯벌은 맛조개·바지락 등 어패류와 100여종의 저서동물이 서식하며 검은머리물떼새 등 많은 철새들이 찾아 보전가치가 높았다. ●칠게가 내달리고 감태는 낭창낭창 썰물로 펄밭이 드러나자 그 위로 수많은 생명체가 꿈틀거린다. 발이 푹푹 빠지는 펄에는 젓가락 굵기로 송송 뚫린 물구멍마다 ‘뽈그락 뽈그락’ 쉴새없이 거품이 뿜어져 나온다. 칠게가 넓은 갯벌 곳곳에서 쏜살같이 내달린다. 질퍽거리는 갯벌을 삽으로 파내자 갯지렁이와 바지락이 딸려 나왔다. 전남 무안군 해제면 만풍리부터 현경면 해월리까지 품에 안은 함해만.2001년 전국 처음 갯벌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깨끗한 갯벌 탓인지 매립되는 송도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함해만에는 아직도 감태가 자라고 있다. 기름 한방울만 있어도 죽는다는 감태는 펄에 뿌리를 내리고 미역처럼 1m이상 자란다. 물이 들어오면 손으로 따내 전량 일본으로 수출한다. 이 펄밭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돈밭’이다. 낙지를 미끼로 쓰이는 칠게가 곳곳에 널려 있다. 마을 아주머니들은 낮에 칠게잡이를 한다. 밤이면 부부가 배를 타고 나가 주낙을 던져 야행성인 낙지를 잡아 올린다. 한철 낙지잡이로만 가구당 2000만원 벌이는 거뜬하다. 현경면 용정리 월두마을 김해중(42)씨는 “요즘 주민들이 낙지배 20여척으로 오후 6시에 나가 새벽 1시에 들어오면 보통 5∼6접(1접 20마리)을 잡는다.”며 “무안 낙지는 접당 7만∼8만원이지만 물량이 달려 주문량을 못댄다.”고 말했다. 낙지벌이가 쏠쏠하다 보니 지난해 7∼8척이던 마을의 낙지배가 올해 20여척으로 불었다. 요즘 함해만에는 무안·영광·함평 등에서 몰려온 낙지배 100여척이 불야성을 이룬다. 갯벌이 살아나고 먹이생물이 풍부해지면서 먹이사슬도 균형을 잡았다. 부화 1년 만에 죽는 낙지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바지락이나 석화 등도 자연산 천지다. 월두마을 66가구는 이들을 잡아 가구당 연평균 4000만∼5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김씨는 귀띔했다. 함해만에 갯지렁이 등 먹잇감이 풍부해지면서 해가 갈수록 민어·전어·숭어 등 물고기도 많이 잡히고 있다. ●갯벌 살리기 운동 함해만 주변 마을에서는 이처럼 한없는 혜택을 주는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심혈을 쏟는다. 가정에서 화학세제 덜쓰기, 생활하수 줄이기, 폐어구와 폐그물 안버리기 등 다양한 보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해안은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 연안,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전남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순천만 갈대밭에 탐사로 등을 만들어 갯벌체험을 하자 되레 갯벌을 훼손시켰다면서 순천시를 습지보전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시는 순천만에 관리인을 두는 등 갯벌보전에도 힘쓰고 있다. 순천만에 인접한 순천시 대대동 노인회원들은 새벽마다 운동을 겸해서 순천만에서 쓰레기 줍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충남 당진환경연합은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용광로를 짓기 위해 송산면 가곡리앞 갯벌 13만평의 매립승인을 최근 충남도에 신청하자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1999년 도로공사가 휴양시설을 건설한다면서 서해대교가 지나는 행담도 주변 갯벌 10만 4000평을 매립하겠다고 하자 4년간 반대운동을 벌여 매립면적을 7만평으로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당진환경연합 김병빈 사무국장은 “‘이미 버렸다.’는 개발론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가장 큰 벽”이라면서 “갯벌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중앙정부가 오히려 밀어붙이기로 개발행정을 일삼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도 김학준·무안 남기창·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제가치 갯벌>간척농지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갯벌을 메워 만든 간척농지보다 3배쯤 높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년간 우리나라 갯벌 생태계를 분석,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당 연간 3919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산물 생산가치 1199만원, 보존가치 1026만원, 어류서식지 제공가치 904만원, 수질정화 가치 444만원, 여가가치 173만원, 재해예방 가치 173만원을 합친 것이다. 이 기준으로 국내 전체 갯벌의 경제가치를 따지면 총 9조 3782억원에 이른다. 미국도 올해 전체 갯벌의 경제가치가 ㏊당 연평균 6448만원에 달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갯벌을 농지로 바꿨을 때의 경제가치를 분석한 사례는 2001년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과 표희동 교수가 한 조사가 눈에 띈다. 그는 당시 영산강 하구 갯벌의 ㏊당 경제적 가치가 640만원이라고 발표했다.1998년 한국산업경제연구원도 592만원이라고 분석,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표 교수는 당시 간척농지의 경제적 가치를 갯벌에 비해 3배쯤 적은 연간 216만원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갯벌은 지역이나 환경중시 분위기에 따라 가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표 교수의 경제적 가치분석에는 바지락·낙지 등 수산물을 채취해 얻는 것이 45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갯벌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20%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정화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106만원, 자연경관이 주는 경제적 가치는 81만원이라고 표 교수는 보았다. 표 교수는 “갯벌을 매립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단지를 조성하더라도 이에 따른 환경오염 부담비 등을 따지면 갯벌존치보다 공단조성이 경제적인 가치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선진국의 보존실태 독일은 갯벌 보존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다. 독일은 덴마크에서 네덜란드까지 450㎞에 이르는 ‘바덴해’에 펼쳐진 갯벌을 가장 잘 관리하는 국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 갯벌을 끼고 있는 독일 니더작센주는 1986년 지역내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3단계로 구분해 1구역은 어업구역과 산책로 등을 제외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2구역은 새들의 번식과 양육기인 4∼7월에 허가지역만 출입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전체 면적의 1%에 불과한 3구역은 4계절 휴양지로 각종 휴양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건축할 때에는 관리사무소 허가가 필요하다. 지난 1985년 세계 최초로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슐레스비히 홀스타인주나 함부르크주도 비슷한 형태로 관내 갯벌을 엄격히 관리, 보호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갯벌보호사무소와 갯벌학습원도 설치했다. 갯벌안내인제도 만들어 갯벌훼손 행위를 막고 이곳을 찾아오는 연간 200여만명의 관광객에게 갯벌의 가치를 이해시키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 3개 국은 1982년 ‘바덴해 보호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87년 공동사무국을 설치했다. 한 나라의 갯벌이 훼손되면 주변 국가들의 갯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중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사진 외에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고 발자국 말고는 남기지 말라.”는 이들의 호보정책으로 독일쪽 갯벌은 1990년대 초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갯벌이 발달한 캐나다, 미국, 브라질, 호주 등에서도 보호지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육지에서 얼마간 떨어진 바다를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하다 흙으로 덮고 인공섬을 조성, 그곳에 다리를 놓아 공단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협찬 POSCO 대우건설
  • [주말 탐방] 멧돼지 서울습격사건

    [주말 탐방] 멧돼지 서울습격사건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창경궁에도 멧돼지가 나타났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관람객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의 멧돼지 출현은 올들어서만 4번째다. 서울시는 갈수록 멧돼지 출현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시민들에게 ‘멧돼지 대처요령’등을 알리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자칫 서울시에서 멧돼지에 의한 인명사고라도 발생하는 날이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서울시 몫이기 때문이다. 멧돼지, 그들은 누구인가. 서울에 자주 출현하는 이유는 뭘까. 서울 인근에는 얼마나 많은 멧돼지가 살고 있을까. 농작물 피해·인명사고 우려로 차츰 ‘공공의 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불청객’, 멧돼지에 대해 살펴본다. ■ 얼마나 살고 어디서 오나 지난 9월29일과 10월19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주변에 멧돼지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서울시 관계자와 많은 사람들이 놀라긴 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멧돼지 출현지가 서울 외곽이고 인근에 산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27일 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과 지난 24일 도심 한가운데 멧돼지가 출현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도심으로 내려온 멧돼지’는 인명피해 등 심각한 상황을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 서울시는 부랴부랴 서울 주변지역 멧돼지 개체수와 이동 루트 파악에 나섰다. 지난 5월 24일 노원구 공릉2동 아파트단지에 나타난 멧돼지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별내면을 거쳐 수락산과 불암산 등을 지나 서울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별내면 일대에는 537m 수리봉이 638m 수락산과 바로 이어지고 불암산과도 연결된다. 구리 인창동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인근에 두차례 나타난 멧돼지는 남양주시 별내면을 거쳐 퇴계원을 지나 용마산과 아차산을 통해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 루트는 앞으로도 더 많은 멧돼지가 나타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는 양주군 일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이며, 영역 싸움에 밀려 도봉산-북한산을 거쳐 종로구 창경궁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개체수 증가에 있다. 멧돼지 수가 증가하면서 영역확보를 위해 도심 근처까지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2001년 100㏊당 0.5마리에서 2004년에는 2.3마리까지 급증했다. 수치만으로 보면 500%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물리적으로 멧돼지 영역이 확장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환경부 자연자원과 관계자는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한 2001년 이후부터 멧돼지에 의한 농작물 피해 접수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전국적으로는 20여만마리, 서울 인근 경기도 지역에는 약 1만여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2001년 2000여마리로 추정되던 것에 비하면 5배나 증가한 수치다. ‘도심으로 내려온 멧돼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개체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식욕이 왕성해진 멧돼지들 사이에 영역 경쟁이 심해지면서 경쟁에서 밀려난 멧돼지들이 도시 근교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개체수가 증가한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고 있다. 첫째, 호랑이 곰 삵 늑대 등 멧돼지 천적이 없다. 멧돼지는 이미 먹이사슬 구조에서 꼭대기에 위치할 정도로 천적이 없는 상황이다. 사람이 아니고서는 멧돼지를 잡을 만한 동물은 없다. 둘째, 입산금지 구역이 늘어나 멧돼지 서식 공간이 넓어졌다. 특히 경기도 지역은 군부대로 인한 입산금지 구역이 많기 때문에 멧돼지가 크게 늘었고 앞으로 더 많이 도시에 출몰할 수 있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멧돼지에 의한 피해는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적으로 16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까치의 피해 171억원에 이어 다음이다. 그러나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까치 등 조류에 의한 피해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전체 피해의 40%를 차지했으며 까치는 27%를 차지했다. 야생동식물보호법에는 멧돼지를 허가 받은 사람만 포획하고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중에서 멧돼지 고기를 맛보는 것은 쉽지 않아야한다. 그렇지만 이미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많은 농가에서 멧돼지를 기르고 있다. 경기도 양평에서 멧돼지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정용 사장은 “순수 야생 멧돼지 고기는 질겨서 먹을 수가 없다.”면서 “육질이 좋은 ‘듀록’종 돼지와 교배시킨 F1(50% 멧돼지)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멧돼지 고기는 돼지고기의 두배정도의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약 20여곳의 음식점에서 멧돼지 고기를 맛볼 수 있으며, 고기는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공급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멧돼지와 맞닥뜨리면 “멧돼지와 갑자기 맞닥뜨릴 경우 등을 보이지 말고 눈을 똑바로 쳐다본 채 움직이지 마세요.” 창경궁을 비롯, 올들어 서울에만 4차례나 멧돼지가 출현하자 서울시는 최근 ‘멧돼지 발견시 대처요령’을 발표,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먼저 멧돼지를 만나게 되면 뛰거나 소리지르는 행동을 반드시 삼가야 한다.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 공격하기 때문이다. 또 등(뒷모습)을 보이거나 겁먹은 표정을 보여서는 안된다. 대한수렵관리협회 이덕재 부장은 “야생동물은 상대가 등을 보일 경우 직감적으로 겁을 먹은 것을 알고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멧돼지는 흥분하게 되면 움직이는 물체를 보고 달려들기 때문에, 주위에 나무나 바위가 있다면 그 뒤로 몸을 숨기는 것도 멧돼지를 만날 경우 호신법이 될 수 있다. 만약 우산을 가지고 있다면 멧돼지 앞에 우산을 펼쳐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 멧돼지는 우산을 바위로 착각해 달려들지 않고 멈추게 된다. 서울시는 멧돼지 출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판단, 멧돼지 전문수렵인으로 이뤄진 전문포획단을 구성하는 긴급대응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정부 멧돼지사냥 대책 멧돼지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체수 조절’을 꼽는다. 자연상태에서 개체수 조절은 천적을 통해 이뤄지는데 멧돼지는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 김원명 박사는 “호랑이 삵 곰 등 멧돼지의 천적이 이미 멸종했기 때문에 자연적인 멧돼지 개체수 조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사람이 나서서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행 규정대로라면 사람이 잡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 멧돼지나 청설모 등 유해 야생동물은 포획허가제와 수렵장제도를 통해 잡히고 있다. 현행 포획허가제도와 수렵장제도는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 이에 대한 개선책이 검토되는 중이다. 우선 환경부는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포획허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할 방침이다. 또 야생동물 피해 예방을 위해 야생동물이 싫어하는 기피제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또 피해예방시설 설치비를 국고에서 지원하고 야생동물 대리포획자 등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현재 유해야생동물 대리 포획자에 대해서는 포획을 의뢰한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수렵장제도 운영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멧돼지 출현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경기도 지역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수렵장으로 지정된 적이 없다. 올해도 오는 11월2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전국적으로 수렵장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경기도에서는 단 한곳도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경기도 지역에 멧돼지 수렵장을 개설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수렵장제도가 시작된 이래 경기도 지역에 처음으로 수렵장이 개설되면 서울지역 ‘사냥꾼’들이 크게 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일반수렵장 설정기간 외에 농작물 피해가 심한 기간에 특별수렵장을 지정해 운영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우선 ‘유해야생동물 피해예방 및 방지대책’을 법령화해 내년 상반기에 제정할 방침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멧돼지는 몸길이 1.1∼1.8m, 몸무게 50∼280㎏인 멧돼지는 활엽수가 우거진 깊은 산속에 주로 서식한다. 한자어로는 산속에 사는 돼지 혹은 들에 사는 돼지라는 의미로 산저(山猪)·야저(野猪)라고 한다. 주둥이가 길며 원통형이다. 눈은 비교적 작고, 귓바퀴는 삼각형이다. 머리 위부터 어깨와 등면에 걸쳐서 긴 털이 많이 나 있다. 생식·번식기 12∼1월, 임신기간 114∼140일이며 5월에 6∼8마리 많게는 10마리까지 낳는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어서 부상을 당하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반격하는데, 송곳니는 질긴 나무 뿌리를 자르거나 싸울 때 큰 무기가 된다. 본래 초식동물이었지만 토끼·들쥐 등 작은 짐승부터 어류와 곤충에 이르기까지 아무 것이나 먹는 잡식성동물로 변화했다. 청각과 후각이 아주 예민해 300m밖에서도 사람을 알아챈다.
  • 악어 삼키다 배터진 비단뱀

    길이 4m의 미얀마 비단뱀이 1.8m짜리 악어를 통째로 삼켰다가 배가 터져 죽은 채 발견되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을 순찰하던 헬리콥터 조종사와 동물학자들은 지난주에 비단뱀의 옆구리가 터져 악어의 꼬리 부분이 튀어나온 처참한 현장을 발견했다. 죽은 비단뱀의 머리는 근처에 없었다. 물론 악어도 숨졌다. 프랭크 마조티 플로리다 주립대 야생동물학과 교수는 “비단뱀 뱃속에서 악어가 발톱으로 쥐어뜯는 바람에 배가 터진 것 같다.”며 “소화 습관으로 볼 때 악어는 뱀의 위 속에서 삭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뱀 머리가 사라진 것은 평소 엄청나게 큰 뱀을 삼키길 꿈꿔온 다른 악어가 ‘꿀꺽’한 것으로 동물학자들은 보고 있다. 악어와 비단뱀은 지난 3년 동안 4차례 혈투를 벌였는데 대부분 악어가 승리하거나 비겼고, 이번에도 비단뱀은 절반의 승리만 거둔 셈이다. 5929㎢의 광활한 늪 지대에 수천마리 악어가 살고 있는 에버글레이즈 공원 근처 주민들이 지난 몇년새 애완용으로 키우던 비단뱀을 늪에 버리는 사례가 부쩍 늘어 지난 2년간 최소 150마리가 잡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비단뱀과 악어의 대결 소식을 듣고 일부 농장 주인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미얀마 비단뱀을 늪에 풀어놓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최후의 만찬’ 장면은 외래종인 비단뱀들이 토착 동물들을 위협해 먹이사슬에서 맨 위 포식자였던 악어를 제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동물학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마조티 교수는 “이제 에버글레이즈에서 어떤 동물도 비단뱀으로부터 안전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6m까지 자라는 비단뱀은 수많은 파충류와 수달, 다람쥐, 황새, 참새 등 공원내 보호 대상 동물들을 마구 잡아 먹으며 방심한 사람, 특히 어린이까지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개인파산’ 브로커 기승

    카드빚 600만원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 개인 워크아웃을 통해 매월 50만원씩 빚을 갚아 나가던 김모(38·여)씨. 종업원으로 일하던 음식점이 문을 닫아 생계조차 막막해진 김씨는 결국 개인 파산을 택했다. 법원을 찾아 혼자 파산 신청을 하려 했지만 부채증명서, 파산신청서, 진술서, 채권자일람표 등 요구 서류가 너무 많았고, 과정도 복잡했다. 지하철역에서 ‘파산 무료 상담 및 비용지원’이란 광고를 보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사무장은 “대행료가 130만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1일 “죽지 못해 파산하려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울먹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법원 파산의 문을 두드리는 극빈자들을 상대로 한 ‘파산 시장’이 날로 혼탁해지고 있다. 그동안 현수막이나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해 파산 신청자들을 끌어 모았던 변호사나 법무사들은 지하철역 등에서 뿌려지는 무료신문(무가지)에까지 광고를 내고 있다. 일부 변호사·법무사 사무실은 파산에 성공한 사람들이나 채권추심 대행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호객 행위’까지 하고 있다. 파산에 성공한 사람들은 예비 파산자들에게 접근해 성공담을 들려주며 은근히 해당 법률 사무소로 유인한다. 채권 추심자들은 “더 이상 추심을 하지 않을 테니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참에 파산하라.”고 종용한다. 파산 신청자들이 급증하면서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는 파산 관련 카페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파산 정보를 교환하며 새 희망을 찾는 게 이 카페들의 목적이었으나 파산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변질된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음에서 파산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6)씨는 “일부 운영자들은 아예 변호사 밑으로 들어가 건당 30여만원씩을 받고 신청자를 모으는 ‘브로커’ 노릇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예비 파산자들을 둘러싼 ‘먹이사슬’이 점점 복잡해지는 것은 ‘파산 시장’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0년 한해 동안 329건이었던 개인파산 신청이 올해 상반기에만 1만 3931건에 이를 정도로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신청 중 9188건이 인용(파산 선고)됐다. 대법원이 이달부터 파산결정에서 면책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2개월로 줄이고, 면책 결정이 이뤄진 후 채권기관의 부당한 추심을 막기 위해 면책이 확정되면 곧바로 전국은행연합회에 통보하기로 함에 따라 신청자는 더욱 늘 전망이다. 신용불량자들이 변호사나 법무사를 통해 파산을 진행하려면 100만∼150만원의 대행료를 내야 한다. 법률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나홀로 파산’을 하더라도 관보게재료·송달료·인지대 등을 합쳐 50여만원은 들어간다. 이헌욱 변호사는 “일본은 무료 법률구조 중 50% 이상이 개인 파산에 집중돼 있다.”면서 “한국도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파산 관련 무료 법률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불자는 370여만명에 이르지만 법률구조공단의 공익법무관과 변호사는 150여명에 불과하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방혜자전-9월7일까지 갤러리 현대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빛’. 재불화가 방씨는 육안으로 보는 빛에 머물지 않고 깊숙한 내면, 마음으로 보는 빛이 하나가 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고뇌가 담겨있다.(02)734-6111. ■ 육심원전 예쁜 척하는 여자, 새침떼는 여자 등 한결같이 귀엽고 깜찍한 여자만 그리는 육심원의 4번째 개인전. 만화같이 예쁜 그림들이어서 하나쯤 방에 걸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다음달 3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에이엠. (02)733-4455. ■ 유미수전 일상 공간을 소재로 일상성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또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민도 담고 있다.30일까지 관훈동 갤러리수. (02)733-5454. ■ 美식가전 인간의 욕구중 하나인 식욕. 강용면 고낙범 김종학 김준 등 15명의 작가가 나서 잃어버린 예술적 미각을 북돋우고 있다. 다음달 16일까지 청담동 카이스갤러리 (02)511-0668. ■ 윤영주전 동양의 산수가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재탄생. 한지에 물감을 스며들게 하여 캔버스에 얹히게 하는 작업을 반복, 은은한 동양의 관념산수의 느낌을 준다.30일까지 인사동 노암갤러리.(02)720-2235. 어린이 ■ 꼬방꼬방 2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전래동화로 엮은 극단 사다리의 놀이음악극.(02)382-5477. ■ 뽀롱뽀롱 뽀로로 9월11일까지 롯데월드예술극장.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02)543-6706. ■ 가루야 가루야 28일까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밀가루를 활용한 놀이체험극.(02)569-0696. 클래식■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술관 음악회로 유명한 실내악간, 화음을 모태로 한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지난 10년 돌아보는 의미에서 갖는 기념 음악회다.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던 작품 위주로 연주된다.(02)780-5054. ■ 박수진 피아노독주회 25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권수미 유지수 듀오 연주회 2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3436-5929. ■ 오페라 갈라 콘서트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18-7343. ■ 신정아 귀국 피아노독주회 28일 금호아트홀. (02)581-5404. 뮤지컬아이다-27일부터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매력적인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팝의 황제 엘튼 존의 감칠맛나는 음악이 인상적이다.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 돈키호테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삽입곡 ‘더 임파서블 드림’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김성기 류정한 강효성 출연.(02)501-7888. ■ 뱃보이 무기한 신시뮤지컬극장. 박쥐소년의 인간세상 적응기를 그린 컬트뮤지컬. 샘 비브리토 연출, 김수용 슈 출연.1544-1555. ■ 풋루스 10월16일까지 연강홀. 반항과 억압, 사랑과 고통 등 분출하는 젊음의 열정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서지영 이한 출연.(02)766-8551. 연극블랙 햄릿-27~9월16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59년 역사의 극단 신협이 새롭게 각색한 햄릿. 철저하게 조작된 게임속에서 음모와 복수의 먹이사슬이 펼쳐진다. 전세권 연출, 이명호 이혜진 출연.(02)2253-7537. ■ 오스카와 장미할머니 9월11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 백혈병을 앓는 소년 오스카와 장밋빛 가운을 입은 할머니의 감동적인 우정.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작·김동수 연출, 백수련 왕지연 출연.(02)764-6979. ■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9월25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작품. 임영웅 연출, 박정자 정세라 출연.(02)334-5915.
  • [씨줄날줄] 반달곰의 죽음/박홍기 논설위원

    지리산 골짜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이 38일만에 인간이 쳐 놓은 덫에 걸려 죽었다. 낭림32호로 불려진 반달곰은 북한의 평양중앙동물원에서 지난 4월에 기증받은 생후 1년6개월 된 암컷이다. 천연기념물 329호에 1급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낭림32호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낭림산맥에 살던 반달곰의 후손이다. 정부는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으로 지금껏 연해주산 6마리와 북한산 8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했다.14마리 중 지난달 연해주산 ‘칠선’이는 등산객의 배낭을 잡아채고 모자를 낚아채 달아나는 등 야생 생활의 적응에 실패해 격리시킨 상태이다. 낭림32호는 지난 7일 8월의 왕성해진 식욕을 채우기 위해 먹이를 찾아 헤매다 죽음을 맞았다. 다행히 나머지 12마리는 아직까지 별탈이 없다. 야생 반달곰은 먹이사슬에서 포식자에 속하는 상위동물이지만 현재 남쪽에서는 단 한마리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마구잡이 포획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만 반달곰 1000여마리,1950년∼70년대에는 160마리나 사냥꾼 등에게 잡힌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83년 설악산에서 한 마리가 총에 맞아 죽은 후엔 자취조차 사라졌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지리산에 반달곰 50마리를 방사할 예정이다. 반달곰의 개체 수를 늘리자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반달곰의 복원을 통해 지리산의 불균형한 생태계를 되찾는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복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생 동물이 포획대상에서 보호 대상으로 인식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정부의 생물종 다양성 확보라는 구호가 낯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낭림32호의 죽음은 인간과 야생의 충돌이라는 예견된 일을 다시금 생각케 한다. 농작물의 피해를 입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야생동물은 삶의 터전을 놓고 벌이는 한판 싸움의 대상이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이기에 더욱 그렇다. 곰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사슴을 직접 만져보는 미국의 국립공원과 같은 곳을 만드는 일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인간과 자연의 진정한 공생을 위해서는 야생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 변화와 함께 생존터를 지키려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보상 등 기본적인 것부터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듯싶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발언대] 친환경 디자인으로 농촌 르네상스를/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근대사상을 싹틔운 르네상스의 본래 뜻은 ‘복원’이다. 이 말속에는 잃어버린 옛 문화를 오늘에 되살린다는 속뜻이 숨어 있다. 전통문화의 복원을 토대로 자연과 인간을 재발견하게 된 사건으로 정의하는 것이 옳을 듯싶다. 때맞춰 농촌사랑운동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도시생활로 인해 빈사상태에 있는 자연과 인간 기능을 다시 복원해보자는 뜻에서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과거에 농촌은 도시의 가치를 지향하며, 생활환경을 개선해왔지만, 그 환경이 산업사회의 먹이사슬 속에 농촌을 감금해 버렸다. 그리하여 도시는 자연과 인간의 기능을 거칠게 다룸으로써 성장해왔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현대로 들어와서 도시그룹은 농촌그룹에 대해 각양각색의 처방상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농촌은 스스로 처방약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처방약인가. 바로 농촌 디자인이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친환경 디자인 바람이 불고 있다.2005울진 세계친환경 농업엑스포 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농업문화 전시와 함께 공연, 체험, 학술, 테마 상품개발 등 각종 행사가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유사 이래 ‘친환경 디자인’이 도시의 확대와 농촌의 회복 사이에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앞으로 친환경 디자인은 농촌의 희망이자 얼굴이다. 농촌의 생명자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농업인 스스로 희소성의 가치를 살린 농촌의 매력에 대해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과 식물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의 설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설계가 끝나는 날 목청껏 외쳐보자.“우리농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더할 수 없이 위대한 낙원이다. 이곳은 한국의 농업인들의 위대한 지혜와 창의력, 강인한 의지가 만든 놀라운 곳이다. 이곳은 열정과 감성, 오감의 연결 장이다.”라고. 그리하여 도시민들이 세상의 시끄러운 풍파에서 벗어나, 맑고 밝은 꿈이 피어나는 고요와 사색의 농원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문 열고 기다리자.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자연의 짝꿍들이 모인 농촌을 ‘자원의 곳간’으로 활용해보자. 농촌은 우리 세대는 물론 후손들의 생존을 위한 담보물이다. 또한 농촌은 농업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공적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 디자인은 바로 농촌르네상스의 구축작업이다. 당장 농어촌에 버려진 갯벌, 버려진 황토 땅, 버려진 섬들, 버려진 원두막들을 모두 상품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보자.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GMO의 세계] ‘백신 사과’ ‘무지개빛 장미’ 꿈 아니다

    [GMO의 세계] ‘백신 사과’ ‘무지개빛 장미’ 꿈 아니다

    미래의 슈퍼마켓은 어떨까. “간염을 예방하는 고등어와 사과가 나왔습니다.”,“사랑하는 연인에게 무지갯빛 장미를 안기세요.”,“당뇨병을 치료하는 인슐린 세균을 팝니다.” 무슨 만화 같은 소리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꿈’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전자를 재조합해 생물체의 특성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는 생명공학기술이 컴퓨터의 보급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른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의 개발이다. 특정 생물체에 다른 종의 유전자를 넣어 또 다른 종을 탄생시키는 이같은 기술은 이미 식물과 동물, 미생물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때 인체 유해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산업전반에 걸쳐 혁신을 몰고 올 ‘차세대 기반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제비꽃의 유전자를 활용한 ‘파란 장미’가 개발됐고 앞서 타이완에서는 해파리의 유전자를 추출해 어둠속에서 빛을 내는 ‘애완용 관상어’가 탄생했다. 이산화탄소를 석유로 바꾸는 ‘에너지 미생물’이나 당뇨병을 치료하는 ‘인슐린 세균’, 간염 등에 견디는 ‘백신 사과’ 등의 등장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작년 GMO시장 40억달러 돌파 1994년 미국에서 박테리아를 활용해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처음 개발된 뒤 작물 분야에서 유전자 재조합은 보편적이 됐다. ‘슈퍼 옥수수’라는 말에 놀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GM 작물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달러를 돌파, 내년에 5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제기구인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에 따르면 지난해 GM 작물의 재배면적은 17개국에서 8100만㏊로 2003년 6770만㏊보다 20%나 늘었다.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90%에 해당되는 수준이다.GM 토마토가 처음 재배됐을 당시의 170만㏊에 비하면 10여년만에 무려 47배나 증가한 셈이다. 미국이 4760만㏊로 58%를 차지해 가장 넓고 아르헨티나가 1620만㏊(20%), 캐나다와 브라질이 각각 540만㏊(6.6%)와 500만㏊(6.1%)로 뒤를 이었다. 이들 4개국이 전체 GM 작물 재배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의 비중은 2003년 63%에서 지난해 5% 포인트 감소,GM 작물의 재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선 벼·감자·고추·들깨 등 4종 개발중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를 앞둔 GM 작물은 18종 45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제초제와 바이러스에 잘 견디는 벼, 감자, 고추, 들깨 등 4가지는 마지막 단계로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김현준 연구관은 “GM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품목당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에 들어간 벼와 감자 등 4종은 3∼4년 이내에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업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비타민이 강화된 황금쌀이나 콩, 들깨 등의 개발도 멀지 않았으며 2종 이상의 유전자 재조합으로 영양분을 살리는 실험에는 상추와 배추, 박 등이 포함됐다. 세계적으로는 18종 80여 품목의 GM 작물이 개발중이며 옥수수가 22개 품목으로 가장 많다. 유채, 토마토, 콩, 면화, 감자 등이 많이 재배되며 면적으로는 옥수수와 콩이 전체 GM작물 재배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GM 콩은 세계 콩 재배면적 7600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M 동물’의 산업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 1988년 우리나라는 성장 호르몬을 생산하는 생쥐를 개발했다. 이어 장기이식용 돼지에다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락토페린’ 분비용 젖소도 나왔다. 초기 성장이 3배나 빠른 연어나 ‘슈퍼 젖소’ 등 가축 개량에만 국한됐던 기술도 지금은 의료용이나 산업용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 쓰일 혈전용해제나 혈액응고인자, 성장호르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식품 공장’으로 생쥐가 아닌 산양과 염소 등이 실험대상에 올라 연구가 진행중이다.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기술이 상용화하기 이전까지는 GM 동물의 개발은 성장호르몬이나 간염백신 개발 등에 필수라는 것. 특히 미생물과 곤충을 활용한 기술은 의료와 과학연구 분야에 거침없이 이용되고 있다. 말라리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없는 모기나 인슐린을 생산하는 박테리아 등의 개발은 GM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인체와 환경 유해성 논란은 여전 삼성경제연구소는 GMO 등의 바이오 산업은 기업이나 정부가 시급히 육성할 분야라고 지난해 밝혔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GMO가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유전자 오염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제초제에 견디는 내성 작물들을 곤충이 먹을 경우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끊는 ‘기형적 슈퍼곤충’이 탄생할 수도 있다. 실제 영국 로웨트연구소는 유전자변형 감자를 먹은 쥐의 면역체계와 저항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실험결과를 얻었다. 독일에서는 유전자변형 유채 꽃가루를 먹은 벌의 장 속에서 기형의 DNA가 검출됐다. 생명공학연구원의 장호민 박사는 “유전자 변형 생물체가 개발·유통 과정에서 자연계로 전파돼 유전자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생산을 철저히 격리하고 유통과정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강시민공원 새단장

    한강이 새롭게 단장돼 시민들을 맞는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3일 오는 9월까지 총 연장 25㎞의 인라인스케이트 전용도로를 조성하고, 이달 말에는 수영장을 개·보수해 개장한다고 밝혔다. 사업소는 또 탄천·중랑천·반포천·밤섬 등 12곳에 생태계 복원과 어족자원 다양화를 위한 인공 산란장을 조성, 한강 생태계 살리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라인도로 대폭 조성 먼저 오는 10일까지 한강시민공원 반포 지구에 타원형 인라인 도로 2.3㎞가 완공된다. 이미 조성된 뚝섬(1.3㎞)과 양화(1.1㎞)지구에 조성된 인라인 도로를 포함해 총 4.7㎞의 인라인 도로가 만들어지게 된다. 여기에 9월까지 여의도·잠실·광나루·망원·잠원·이촌 지구에 총 20.3㎞ 의 인라인 전용도로를 추가 조성한다. 총 연장 25㎞의 인라인 전용도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사업소는 이곳에 조명 시설·음수대·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확충한다. ●수영장 이달말 개장 한강공원 여의도·잠실·뚝섬·망원·잠원·광나루 지구 등의 6개 야외수영장이 현대적으로 새 단장해 이달 말부터 8월까지 개장한다. 재래식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모두 바뀌었고 에어컨까지 설치된 트레일러형 화장실도 수영장마다 2개씩 설치했다. 잠실·여의도·뚝섬·망원 지구 수영장은 전면 정비 대상으로, 수영장 주변의 기존 시멘트 바닥을 촉감과 미관이 좀 더 좋은 점토 블록으로 교체되고, 풀장 테두리에 녹색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컨테이너형 샤워실과 탈의실을 철거하고 채광이 개선된 탈의실을 새로 설치하는 한편 샤워실은 지붕이 없는 개방형으로 바꾼다. ●인공 산란장 12곳 조성 지난달 10일 탄천·중랑천·반포천·밤섬·선유도 등 12곳에는 각각 50×45m 크기의 인공 산란장을 조성했다. 인공 산란장은 부표 아래 플라스틱 인공 수초를 매단 뒤 강 가운데 띄워 놓아 물고기의 산란 환경을 좋게 만든 것이다. 현재 인공산란장에는 잉어·붕어·누치 등의 알이 붙어 있으며, 이들이 자라면 먹이사슬 체계가 작동해 쏘가리·메기·가물치·동자개 등의 서식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앞으로 어도 설치·치어 방류·인공산란장조성·수생식물 서식공간 조성 등을 통해 한강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대대로 이어온 바다삶터 국책사업에 쫓겨 나다니

    대대로 이어온 바다삶터 국책사업에 쫓겨 나다니

    “대대로 내려온 생계터전 다 잃게 됐지만 보상조차 못 받는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내년 1월 부산·진해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개장에 맞춰 진해만 입구에 항로를 지정키로 했다는 소식에 이 해역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어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어민들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항로를 지정, 생업을 뺏으려 한다.”며 핏대를 세워 보지만 당국은 꿈쩍도 않는다. 어민들은 생계터전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정작 경남도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국내 최초의 국제 지정항로 부산해양청은 건설 중인 부산·진해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10개 선석 중 3개가 내년 1월 우선 개장됨에 따라 항로 지정안을 마련, 관련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항로는 길이 11㎞, 너비 2㎞로 가덕도 동두말 입구에서 거제 저도 앞 해상까지 연결된다. 이 해역은 낙동강 하류로 안개가 많이 끼어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육상의 도로와 같이 중앙선을 설정, 우측방향으로만 진행할 수 있도록 선박의 통항을 분리할 예정이다. 특히 항로입구인 가덕도 끝부분과 거제도 사이 해역에는 국내 최초로 ‘선회항로’를 설치키로 했다. 선회항로는 직경 11㎞의 부채꼴로 육상 도로의 로터리와 같은 기능을 한다. 태평양 방면에서 신항으로 직항하는 선박과 국내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이 충돌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것. 해양청은 여론수렴을 거쳐 신항 개장에 맞춰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항로를 나타내는 교통신호 표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에 국제 지정항로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국책사업에 줄어드는 황금어장 문제는 선회항로에 있다. 선회항로로 지정되는 해역은 낙동강의 영양염류가 유입되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고 있어 최고급 어종인 대구 산란장인데다 멸치 등 각종 어류가 풍부해 기선권현망어선을 비롯한 연안 어선의 주 조업구역이다. 낙동강 하구둑이 건설된 이후 1980년대 초부터 이 해역에 대구가 회귀하지 않자 경남도와 거제시는 매년 수정란과 인공종묘 방류사업을 벌였으며, 최근 어획량이 늘고 있다. 지난 93년 녹산국가산업단지가 주변에 조성됐으며, 현재 신항만 건설공사가 한창이고, 거가대교 건설도 추진 중이다. 어민들은 “잇단 국책사업으로 조업구역이 크게 줄어 타격이 심한데 이번에는 1억평에 달하는 황금어장을 잃게 됐다.”며 울상이다. 항로로 지정되면 개항질서법과 특정해역의 설정 및 관리규정에 따라 이 해역에서는 어로행위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수중음파가 고기를 쫓는다 더구나 이 해역은 회유성 어류가 진해만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대형 선박이 하루 수백척씩 통행하고, 인근에 설치되는 ‘묘박지(錨泊地·배가 머무는 곳)’에 수십척이 대기할 경우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으로 길목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선박이 운항할 때는 주엔진과 스크루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닻을 내리고 있어도 보조엔진을 가동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 수중에서는 음파의 전달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해 어류를 멀리 쫓아버린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진해만으로 어류가 회유하지 못하면 먹이사슬이 차단되는 등 생태계 파괴로 자원이 감소되고, 장기적으로 진해만 전체가 황폐화된다는 지적이다. 진해만에 인접한 창원·마산·진해·통영·거제시와 고성군 등 6개 시·군에 등록된 어선은 모두 8987척. 이들 어선은 멸치와 대구 등 회유성 어종과 돔·도다리 등을 잡아 생계를 꾸리고 있다. 연간 생산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진해만 일대 14개 수협과 수산단체 등은 최근 ‘신항로 지정 대책위원회’를 구성, 공동대응에 나섰다. ●뒤늦은 경남지역 의견수렴 어민들은 또 “선회항로 지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하면서 지역 어민단체를 배제한 것은 보상을 피하기 위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부산해양청은 지난 3월 해경 등에 의견조회 공문을 발송하면서 경남도를 비롯, 도내 수협 등 수산업계는 배제했다. 이 사실이 알려져 어민단체 등이 반발하자 부산해양청은 지난 4월14일 뒤늦게 거제수협과 창원·마산선주협회 등에 공문을 보냈다. 부산해양청은 지금까지 7차례 공청회를 열었으며, 지난 2003년 10월 중간보고 때 기선권현망수협과 진해 의창수협 등에만 통보,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에 대해 부산해양청 김인철 사무관은 “신항로는 종전 ‘가덕수로’의 선형을 일부 변경한 것으로 부산지역 해역이어서 권현망수협 등에만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사무관은 “지난 82년 항로로 지정돼 피해보상 대상이 아니고, 신항만 공사에 따른 어업피해는 지난 97년 이미 보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무관은 “어민들의 주장대로 어업피해가 크다면 오는 2011년 신항이 전면 개장될 때까지 선회항로 지정을 유보할 수 있다.”면서 “어업피해에 대한 용역을 실시하고, 보상에 따른 법리적인 검토를 한다는 것이 부산해양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신지도 곶리도 말도 횡경도 방축도 야미도 등이 별처럼 모여 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앉은 이 섬들 때문에 고군산군도는 ‘호수에 뜬 섬들’로 불렸다. 서긍의 ‘고려도경’에는 중국 사신들이 서해를 건너오면 고려군사들이 고군산까지 영접을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과 한반도가 뱃길로 연결되는 길목이었음은 물론이고 서남해안 쪽에서는 개경이나 한양으로 가는 중간 허리였다. 조운선과 상선, 군선이 상존했으며, 이순신이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는 기록도 난중일기에 보인다. 사람과 배만 그러한가. 물고기에게도 필수 코스였으니, 유명한 칠산어장의 북단이 바로 고군산이다.1906년 군도 끝자락 말도에 등대를 세워 올해로 99년째 불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이곳은 일찍부터 서해 항로의 요충지였다. 때맞춰 북상하는 조기같은 회유어종의 통로라 함은 역으로 남하하는 홍어나 대구 같은 한류어종의 통로라는 말도 된다. 그래서 군산 수협조차도 애초에는 육지가 아니라 장자도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군산진을 설치하고 서해를 경영하다가 옥구로 옮기게 된다. 왜구의 노략질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황당선의 ‘황당한’ 일도 자주 벌어졌다. 군산진만 육지로 떠난 것이 아니다.20세기 후반에는 물고기들이 떠나가는 일도 벌어졌다. 황금어장 칠산이 고갈되면서 섬사람들은 서울이나 군산 등지의 저잣거리로 떠나갔다. 모진 세월은 이 천혜의 섬들을 가만 두질 않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공사용 차량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분진을 일으키더니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야미도와 신지도가 방조제로 이어졌고, 그 바람에 승용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군산 수천년 역사 속에서 ‘단군 이래 최대의 변화’가 밀어닥친 것. 약삭빠른 업자들은 관광유람선을 띄웠고 부동산업자들은 ‘새만금 새땅‘식으로 서부 개척시대를 방불케하는 거품경쟁에 나선다. 물고기가 사라진 바다에 땅장사들이 대신 몰려든 셈이다. 수산과학원 산하 갯벌연구소의 전용 조사선에 몸을 실었다. 분기별로 행하는 정기 탐사 일정이었다. 연구원들은 항해 내내 포자망으로 해파리 유체를 채취하고, 멸치 난어를 조사했다. 예전에 없던 아열대성 해파리떼가 한반도를 휩쓸어 그물 가득 해파리만 든다.20세기 초반 시인 김억이 ‘해파리의 노래’를 상재했으나 이런 ‘괴물’은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남방 해파리의 알이 고군산 근역에서 보임은 수온 상승의 반증 아니겠는가. 바다 물고기들의 동향도 수상쩍다. 조기 갈치는 물론이고 여타 고급 어종들이 대거 사라진 자리를 멸치떼가 채우고 있다. 고급 어종 비율이 1967∼69년도 39%에서 36년 만인 1999년 23%로 줄었으니 엄청난 감소다. 멸치는 1992년 군산수협 위탁량이 88t이던 것이 2002년에는 2359t으로 급증했다. 먹이사슬 상층부를 차지하는 큰물고기들이 사라지자 아래쪽 개체인 멸치떼가 극성을 부리는 것. 생태계의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이러다가 고기가 아예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진반농반의 걱정을 전하자 동행한 김수관 군산대 교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동의한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동해안의 엄청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서해에 쏟아부어지는 오염총량을 계산할 때 서해가 죽음의 바다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란다. 일제시대에 고군산 근역에서 미역 김 해삼 상어 가오리 넙치 고등어 멸치 조기 삼치 대구 도미 청어 전광어 새우 숭어 참장어 가사리 병어 민어 홍어 오징어 뱅어 갈치 등이 잡혔다니, 종다원성이 해체된 비극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다의 젖줄인 동진강, 만경강을 끊어 놓으니 바깥 생태계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갯벌연구소 조영조 소장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새만금간척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반대해 온 환경운동가를 비롯, 뜻있는 많은 이들이 잠시 반성할 지점이 있다면, 바로 고군산 같은 방조제 바깥 섬들의 안위를 도외시했다는 점일 것이다. 막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바깥 바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환경운동조차 언제나 육지 중심이었던 것이다. 현재 군산쪽이 완전히 막힌 상태에서 남쪽 일부만 트여 좁은 수로로 조류가 엄청난 속도로 드나든다. 그래서 신시도 아래쪽 무녀도와 비안도 사이는 거대한 물골이 패였으며, 이곳에서는 어떤 어업도 불가능하다. 무녀도 어민 김용문(55)씨는 “조류가 빨라 그물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양식이나 조개 채취도 다 지난 얘기”라며 “방조제 안쪽은 그래도 보상이나 넉넉히 받았지만 바깥쪽은 단돈 1000만원이 고작이었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어류가 산란을 위해 새만금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거대한 장애물이 가로막으니 애당초 어업은 결단난 것이다. 무녀도를 둘러보니 물고기 못지 않게 자연 경관의 훼손도 심하다. 왕왕 경제적 가치만으로 간척의 폐해를 계산하느라 대개 경관가치는 무시되기 일쑤다. 무녀산 중봉의 ‘삼각형’이란 곳까지 올랐다. 왼쪽으로 선유팔경이 펼쳐지고 무녀도 서두리 마을과 염전, 닭섬을 비롯한 자잘한 섬들, 그리고 비안도, 신시도 같은 섬까지 한 눈에 들어와 가히 관해의 요처답다. 선유도와 무녀도를 이어주는 현수교가 멋스럽다. 섬들은 아득한데 저 멀리 한 눈에 들어오는 방조제가 철책처럼 흉물스럽게 방벽을 두르고 있다. 무녀도가 한창 ‘잘 나갈 때’, 삼월 삼짇날이면 선남선녀들이 밥솥을 짊어지고 산정에 올라 진달래꽃 향기에 취해 놀다 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다. 고군산은 예로부터 ‘신들의 본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춤추는 무녀의 형상에서 따왔다는 무녀도란 섬 이름이 말해 주듯 섬마다 신들이 좌정하고 있었다. 선유도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에 망주봉이 기암괴석으로 솟아있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그 절경만 보고 돌아올 뿐 거기에 오룡묘 신당이 있는 것은 모른다. 다섯 용을 모신 곳인 만큼 기와집이 화려한 폼새로 지어졌고, 산신각도 따로 세워져 신당의 위용을 자랑한다. 해마다 당제를 지극정성으로 모셨음은 물론 수년에 한번씩 별신제를 올릴 때면 내로라는 굿쟁이들이 몰려들어 삼현육각을 잡고 남사당패까지 몰려와 신명의 굿판으로 바다를 달구었던 서해안 최대 신당의 하나였다. 신당 형체는 여전하나 문짝은 떨어져 나가고 지붕에는 잡초가 무성할 정도로 쇠락했다. 군의관으로 고군산에 근무하면서 이 일대의 신당을 조사, 세상에 알린 서홍관씨가 80년대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섬마다 있던 신당이 주민들의 기독교 개종으로 멸시와 박해를 당해 심지어는 불태워지기도 했단다. 여기서도 종교적 극단주의의 한 정형을 본다. 고군산 신당의 파괴는 문화적 반달리즘의 명백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장자도에도 어사대란 당집과 할머니바위가 있다. 비승비속의 당할머니가 모셨던 신당이다. 건너 횡경도에는 할아버지바위가 있어 양자간의 애틋한 전설이 전해진다. 고군산의 12섬에서 모두 신당 및 당숲이 확인되지만 당제가 남아 있는 곳은 없다. 당집이나마 문화유산으로 지정·보호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즉, 오룡묘같이 역사문화적 전통이 분명한 문화유산을 방치하는 군산시의 안목이 불안하기만 하다. 고군산에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온 초분도 전해진다. 분묘 대신 짚으로 엮은 초분에 시신을 안치하는 초분 전통은 진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전통으로 알려졌다. 그 초분이 고군산에도 남아 있어 남해안뿐 아니라 서해안까지도 초분문화권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녀도 초입에는 아예 궁금해 하는 외지인을 위해 ‘관광용 초분’까지 만들어 두었다. 무녀도에는 고군산 유일의 초분이 남아 해마다 짚을 갈아주면서 정성스레 보존해 오고 있다. 이처럼 신들이 잠을 청한 안식처이자, 초분 같은 고풍스런 유산까지 전해지는 것, 난초와 모감주나무군락을 비롯한 자연유산의 보고인 고군산의 경관가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고려나 계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은 선유도에 잠시 들러 회를 먹고는 휘∼ 해수욕장을 한번 둘러보고 떠난다. 연육된 무녀도나 장자도는 그 관광객들이 떨구고 간 몇 푼의 푼돈 수혜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고군산이지만 이곳에도 ‘남북의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선유도는 관광형 어촌으로 변신하면서 인심이 살벌해졌다. 멀리 떠있는 말도처럼 불과 15호 밖에 안되는 섬에서도 어제까지 ‘형님, 아우’하던 공동체가 깡그리 해체되는 중이다. 이웃 섬 주민들이 조개를 캐가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으나 지금은 어림도 없다. 대책없는 개발이 떠안긴 ‘인간성 파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서 고군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고군산의 예스러움이 완벽하게 소멸되는 중이니 새만금 간척지가 가져다준 반갑지 않은 ‘보너스’ 아니겠는가. 다행스러운 일은 이곳 청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3년전부터 고군산청년연합회를 조직한 이들은 해마다 체육대회를 열어 공동체의 연대감을 지속시키고 있다. 번갈아 12섬을 돌아가면서 여는데 박영구(43) 부회장은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다. 모처럼 12섬 젊은이들이 모여 단합도 꾀하고, 훗날을 생각하는 지혜도 모은다.”고 말한다. 대횟날이면 아침부터 각 섬에서 배를 끌고 집결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부녀회에서는 음식을 장만하여 술추렴도 하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 ‘섬들의 바다축제’를 연출한다. 청년들은 김양식을 하며 어렵사리 버티고 있으나 김값이 폭락하면서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무녀도에만 청년들이 20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고작 8명만이 남아 있다. 살기 힘들어 떠나는 청년들을 나무랄 일도 아니다. 다음 세대가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섬, 그런 섬을 만들지 않고서야 우리 바다의 미래가 어디에 있겠는가. 새만금의 거대 장벽은 안쪽의 갇힌 생물은 물론 이렇듯 바깥쪽 사람들의 삶까지 옥죄고 있다. 미래 세대와 해양의 종다원성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빽빽이 들어선 건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된 길, 수없이 오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서울을 비롯해 큰 도시에는 사람들만 가득히 모여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도시에도 수많은 동식물이 사람과 함께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서울에 사는 동식물만 해도 3000여종이 넘는다.특히 동물의 경우 척추동물에 대한 조사 위주여서 생물종수는 휠씬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벽면에 귀를 귀울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고, 메마른 땅 위를 자세히 살피다 보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들도 관찰할 수 있다. 주택가 화단은 물론이고,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을 비롯한 도시라는 공간에는 어떤 종류의 생물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오랫동안 도시라는 공간이 생물들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도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물과 식물의 수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도시에서의 생물종 조성은 우연의 산물로, 규칙성과 인과성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중부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의 생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도시생태에 대한 인식이 전환될 수 있었다. 도시생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인간에 의한 토지이용이 비교적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유형의 토지 이용패턴에 따라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생물종 조성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지와 녹지 및 수(水)공간 등의 오픈스페이스로 구성된 도시는 생물서식지라 할 수 있는 비오톱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 비오톱(Biotop)이란 그리스 어원의 생명을 뜻하는 bios와 장소를 뜻하는 topos가 합쳐진 독일어로 특정생물군집의 공간적 경계를 가지는 서식지를 의미한다. 도시의 비오톱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조밀하게 연결돼 있다. 벽면, 주택과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공간에서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서식지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시의 생물은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로, 생물종 관련 자료들은 조사된 생물분류군이나 조사의 정밀도에 따라 종수의 편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오래전부터 도시의 생물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방대한 도시생태자료가 축적되어 있고 이를 도시 관리에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베를린이다. 베를린에는 6000종 이상의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균류 및 지의류 포함)은 1854종, 조류가 160여종에 이른다. 일본 도쿄의 경우 7582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은 4323종, 조류는 422종이 살고 있다. 히로시마는 총 생물종수가 7659종으로 이중 식물종은 3115종, 조류는 278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 도시의 생물종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깊이 있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604㎢의 면적에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서울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물서식공간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슬퍼한다.”는 자연사가 알도 레오폴드의 말처럼 우리 주변의 동식물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지면 그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사라짐에 대해 슬퍼하게 되고, 그 마음은 다시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은 한강 중류의 남북에 걸쳐 있다. 뚝섬·한남동·서소문·북아현동을 경계로 서남방은 편마암이, 동북방은 화강암이 분포한다. 도심부인 낮은 평지는 충적층이 지표를 덮고 있다. 북쪽에는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친 북한산의 지맥인 북악과 이에 연(連)한 인왕산이 위치하고 있다. 남쪽의 관악산은 북한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그 중간에 남산이 있고, 그 사이에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하다. 동서로는 한강이 관통하여 녹지와 수계가 조화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산지 사이를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 청계천, 홍제천, 불광천, 탄천, 안양천, 양재천 등이 흘러 주요 수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에는 지금까지 여러 조사 결과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부분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에 대한 조사가 많아 실제 서울에 서식하는 생물종수는 이들 조사결과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존자료에 기록된 서울의 총생물종수는 식물종 1463종을 포함하여 총 3000여종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 산림지역에 대한 생태계 조사에서는 환경부지정 법적 보호식물인 고란초, 끈끈이주걱, 땅귀개, 관중, 금강제비꽃, 산개나리, 삼지구엽초 등 총 10종의 주요 서식처가 계곡 주변부와 암반틈에서 발견되었다. 관악산을 비롯한 8개 산에서 발견된 총 식물종수는 주요교목인 신갈나무·소나무를 비롯해 582종이며, 이 중 버섯류는 영지버섯·곰보버섯 등 123종이다. 산림에서 나타나는 동물종은 총 531종으로, 한국특산종인 도롱뇽, 무자치와 황조롱이가 발견됐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유류로는 고슴도치, 너구리, 족제비 등 12종이 확인됐다. 한편 조류는 황조롱이, 큰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총 4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법적 보호종이다. 한강은 오랫동안 서울시민의 상수원 및 친수공간으로 이용돼왔다. 과거 한강유역의 인위적인 이용은 한강의 자연생태계에 큰 영향을 줬으나 하상정비·한강종합개발사업 등 다양한 한강정비사업으로 수질환경이 향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제5차 한강생태계조사에서는 수십년간 사라졌던 은어·황복 등 57종의 물고기가 발견됐다. 물고기·새·곤충 등 한강 생태계에 대한 종합조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고 생태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1986년부터 4년 주기로 한강생태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은 인구 증가를 수반하는 급격한 도시성장으로 토지이용이 고밀화되었기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는 생물서식 환경이 파괴되어 야생동식물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불투수포장이 된 도심에서도 흙이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식물이 자라면 이를 먹이로 하는 곤충이 날아든다. 불투수 토양포장이란 건물을 비롯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와 같이 기타 불투수성(不透水性) 재료로 포장된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주거단지를 비롯한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가급적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기성시가지 내에 소규모공원을 조성하는 등 도심에 녹지공간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도심에서도 토지이용 유형에 따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낮은 불투수포장비율로 토지이용이 이루어진 비오톱에서는 생물 다양성이 높다. 예를 들어 주거지와 상업 및 업무지의 경우 건물의 층수와 같은 물리적 환경이 유사할 때 불투수포장면적비율이 크면 출현하는 생물종 수가 적다. 따라서 토지이용에서 불투수포장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서울의 도심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생물종은 개나리, 단풍나무, 사철나무, 아까시나무, 장미, 토끼풀, 서양민들레 등의 식물과 꼬마꽃등에, 푸른부전나비 등의 곤충류, 그리고 조류로는 까치, 박새, 참새 등이다 서울시자연환경보전조례는 자연환경보전법에서 위임된 사항과 서울시 자연환경을 종합적·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여 시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물종 보호와 관련해서는 관리야생동식물을 지정·보호하고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관리야생동식물은 첫째 멸종위기에 있거나 개체 수가 감소하는 종, 둘째 산림·하천·습지·고지대 등의 일정지역에 국한하여 서식하는 종으로 보호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종, 셋째 학술적·경제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종, 넷째 기타 시장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종 중에서 지정·고시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서울오가피, 삼지구엽초 등 7종의 식물과 노루, 오소리 등 4종의 포유류, 두꺼비, 도롱뇽 등 6종의 양서·파충류를 비롯하여 총 35종이 관리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있다.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고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인위적인 훼손 및 오염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생태계보전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생태계보전지역은 현 상태 그대로의 보전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최소한의 복원을 실시하고, 주변지역 주민·단체들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리한다.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생태계보전지역 내에서 야생동식물을 포획, 이식하거나 고사시키는 행위, 하천·호소(호수와 늪) 등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수위 또는 수량에 증감을 가져오는 행위, 토석 채취와 수면 매립 그리고 불을 놓는 행위는 할 수 없다. 2005년 1월 현재 생태계보전지역은 8곳으로 209만 7574㎡에 달한다. 특히 한강 밤섬 생태계보전지역은 대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생태계의 보고로 여의도 북쪽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 위치한다. 1990년대 들어 철새도래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쇠부엉이, 원앙, 흰꼬리수리 등 4종과 밤섬 번식 조류인 흰뺨검둥오리, 개개비, 해오라기, 꼬마물떼새, 할미새 등을 비롯하여 25종의 조류가 확인되었다. 식물은 버드나무, 갯버들, 용버들, 느릅나무 등 189종이 자생하고, 어류는 붕어, 잉어, 뱀장어, 누치, 쏘가리 등이 관찰되고 있다. 현재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있다. 겨울철새 먹이주기 및 여름철 장마 이후 청소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개방된다.
  • [시론] 산불 확산방지와 선조들의 지혜/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박사

    [시론] 산불 확산방지와 선조들의 지혜/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박사

    우리나라는 봄철마다 산불에 시달린다. 대륙의 동쪽에 위치해 대기가 비교적 건조한 데다 봄철엔 아직 열대 몬순이 올라오지 않아 비도 별로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조건은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우리 조상들은 산불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슬기롭게 숲을 관리해 온 선조들의 사례는 여러 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을 다니다 보면 오래된 집 주위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풍경이 흔하다. 옛 어른들은 단순히 경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거나 농용자재로 쓰기 위해서만 대나무를 심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0년 동해안에 2만 3970㏊를 태운 대형 산불이 났을 때도 이런 집이 불타지 않은 것을 보면 선조들은 대 숲의 내화(耐火) 기능도 충분히 고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창 선운사의 울창한 동백 숲은 또 어떠한가. 스님들이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동백에 사랑을 듬뿍 쏟은 결과이겠지만, 대웅전을 병풍처럼 둘러싸며 잘 보전된 동백 숲은 주변 산림에서 넘어올지 모르는 불길을 막기 위한 것이란 짐작도 간다. 동백나무는 잎이 두꺼워 건조한 봄에도 수분을 많이 지니고 있는데, 이렇듯 불에 잘 견디는 동백의 속성을 옛 스님들도 틀림없이 간파했을 것이다. 이번 산불로 많은 산림과 문화재가 졸지에 잿더미로 변했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데 불에 약한 소나무가 산불을 키웠다고 애꿎은 소나무를 탓하는 말도 들려온다. 소나무가 산불 확산의 주 요인이라면 역사적으로 그렇게 흔하게 산불이 났던 강원 해안지역을 지금도 소나무림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소나무가 아니라 숲을 관리하는 방식에 있다. 과거에는 자연적 작용이나 사람에 의해 소나무 간의 거리가 적당히 유지되었는데, 지금은 너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사람들이 숲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빽빽한 나무들을 어느 정도 솎아 베어내면 숲에 숨구멍이 트이면서 소나무림은 건강을 되찾고 산불확산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집이나 절 주위에 둘렀던 내화림도 조성해야 한다. 기온이 낮아 동백이나 대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곳이라면 불에 강한 코르크 껍질의 굴참나무가 제격이다. 더욱이 소나무와 굴참나무는 서로 어울려 잘 자라니 양질의 목재 생산도 기대할 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울진 불영계곡에서는 이들 나무가 사이좋게 20∼30m 높이까지 쑥쑥 자라고 있기도 하다. 소나무림을 조금 솎아주고 내화수종을 섞어 심는 것이 산불확산 방지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생태학적 근거가 있다. 레이첼 카슨 여사는 ‘침묵의 봄’에서 낮은 농도의 DDT가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생물학적으로 농축되어 나중에는 맹금류의 새끼가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독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생태적 과정에서는 작은 차이라도 큰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소나무를 10% 정도만 솎아내 거기에 불에 강한 굴참나무를 심어도 강한 방지턱이 생겨 산불의 위세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물론 구체적 효과는 실증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이같은 방지턱의 효용은 굴참나무의 빈도와 규모에 비례하여 복리 이자가 붙는 것처럼 커진다는 점만큼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이렇듯 소나무림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면, 숲의 건강도 살아나고 값비싼 송이도 생산할 수 있을 터이니 환경도 지키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슬기롭게 숲을 관리해 온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날 우리가 되살려야 하는 까닭이다. 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박사
  • 쇠딱따구리 두배 늘고 청둥오리 79% 줄어

    쇠딱따구리 두배 늘고 청둥오리 79% 줄어

    세월 따라 강산이 변하듯, 거기에 둥지를 튼 생태계의 모든 동물도 변화의 물결을 탄다. 야생동물들은 서식처·기후 등 환경이 바뀌거나 인간의 개발바람 등으로 멸종하기도 하지만 천적 부재로 개체수를 급속히 늘려가는 종(種)들도 있다. 먹이사슬 꼭지점에 위치한 인간은 갈수록 인구규모를 늘려가는 중이다. 언제부턴가 생태계 최상위의 포식자로 입지를 굳히면서 번식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딱새·박새등 환경지표동물은 늘어 그렇다면 야생동물의 사정은 어떨까. 한국환경연구원의 ‘2004년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는 시간·환경변화에 따른 야생동물의 변화상을 실감케 한다.1997년 이래 8년동안 서식밀도 등에서 각기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사람처럼 번식을 통한 ‘종의 존속’을 본능적으로 희구한다는 가정이 성립한다면 종별로 희비가 엇갈렸음직하다. 조사대상은 포유류 6종, 조류 16종 등 모두 22종. 이를 환경지표동물(10종)과 수렵동물(12종)로 다시 나눠 서식밀도를 관찰했다. 환경지표동물은 산림이나 다른 야생동물의 변화상을 추정케 하는, 일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예컨대 “딱따구리가 줄어들면 그 지역의 큰나무가 감소했다는 걸 알 수 있다.”(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는 식이다. 환경지표동물의 조사결과는 다소 의외다. 조류의 경우 제비와 꾀꼬리를 빼곤 6종이 1997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에 서식하는 텃새인 쇠딱따구리와 직박구리, 딱새, 박새, 노랑턱멧새 그리고 여름철새인 흰배지빠귀 등이다. 이 가운데 쇠딱따구리는 100㏊(1㎢)당 4.2마리에서 9.2마리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연구원은 “쇠딱따구리는 썩은 나무에서 먹이를 구하는데 고사목이 증가하면서 밀도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경지표동물이 는 것은 비록 산림면적은 줄었지만 산림생태계가 이전보다 좋아진데 따른 것이다. 신준환 부장은 “생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인 30년생 나무가 전체의 38%에 이르는 등 산림상태가 한결 좋아졌다. 산림생장이 빨라지면서 전체적으로 생물 다양성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렵조류는 8종 가운데 7종 감소 수렵동물의 변화추이는 이와 다르다. 청둥오리는 1997년 100㏊당 최고 326마리가 관찰됐지만 지난해엔 70마리로 뚝 떨어졌다.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다른 오리류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구원은 “낙동강 하구 등 오리류의 주요 서식지인 습지의 지속적인 파괴와 인간의 방해 등 월동지의 서식조건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살 만한 곳이 줄어들면 새들도 당연히 찾아들지 않기 마련이다. 어치만 비슷한 수준(14마리)을 유지했을 뿐, 나머지 7종(꿩, 멧비둘기, 참새, 까치 등)의 수렵동물은 1997년보다 2.4∼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유류의 경우 고라니·멧돼지·청설모는 늘었지만 멧토끼는 다소 감소했다. 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장은 “멧토끼는 국제학회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한반도의 고유종”이라면서 “휴경지를 멧토끼의 서식처로 제공하는 등 밀도관리를 위한 과학적 연구·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산림파괴도 원인 여름철새인 제비와 꾀꼬리가 감소한 것은 다른 요인도 있다. 제비는 100㏊당 20.6마리, 꾀꼬리는 6.7마리가 관찰됐는데, 비교시점보다 각각 44%,12%가량 줄어들었다. 꾀꼬리는 특히 1980년대까지는 서울의 도시림에서도 흔히 번식하곤 했으나 90년대 들면서 밀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유병호 과장은 “제비와 꾀꼬리의 감소는 서식처 파괴 등 원인도 있지만 월동지인 동남아시아의 산림파괴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여름철새 월동지의 서식환경·개체군에 대한 자료교환 등 국제적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붉은귀거북, 야생고양이의 생태 전 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은 멸종의 위기에 처한 종들이 많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1600년대 이후 486종의 동물과 600종의 식물이 멸종되었고 지금도 3565종의 동물과 2만 2137종의 식물이 서식지 파괴와 인간의 무분별한 이용에 의해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생태계에서 붉은귀거북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전국의 927개 조사구를 선정,2년동안 관찰한 결과 382개소(41.2%)에서 서식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별도 수행한 2003년 조사에서는 출현율이 29%에 불과했었다. 그동안 알려진 대로 방생(61%)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방생 혹은 애완동물로 키워지다 버려진 뒤 인근 하천 등으로 전파된 자연유입의 비율도 22%에 달했다. 환경연구원은 “붉은귀거북은 분포지역이 급속 확산 중이나 아직 천적이나 서식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자연계 유출 및 이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야생고양이도 전국 도처에서 급증하고 있다.405개 조사구에서 관찰된 야생고양이는 511마리로 1997년(58마리)보다 8배 이상 웃돌았다. 지역에 따라 유해동물로 지정해 지속적인 포획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 연구원은 “야생화한 고양이는 다람쥐·청설모 등 포유류와 땅위에서 번식하는 조류의 알과 새끼 등을 포식, 이들의 개체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늑대와 코요테의 잡종이 늑대의 순수한 유전자 보전을 해친 미국의 경우처럼 야생고양이가 멸종위기종인 삵과 교미할 경우 삵의 개체군 존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환경연구원은 1967년부터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매년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듬해인 1997년부터는 “(여느 선진국처럼)야생동물에 대한 국가통계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사구 선정과 조사방식 등 일정한 잣대를 마련, 통계를 내오고 있다. 환경지표·수렵동물의 경우 전국 9개 도별로 48개(제주도는 21개)씩 선정된 405개 조사구에서 매월 한차례씩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개체수를 조사했다. 붉은귀거북은 이들 조사구에서 반경 2㎢ 내의 모든 수계(하천·강·습지·연못 등)를 조사구로 설정, 정밀조사를 벌였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반달가슴곰 네마리 지리산 방사 3년 보고

    반달가슴곰 네마리 지리산 방사 3년 보고

    사람과 대형 야생동물의 조화로운 공생이 가능할까. 지금 지리산에서는 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한 진지한 실험이 한창이다. 올해 5년째로 접어든,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새끼곰 6마리를 방사한 데 이어 오는 2008년까지 해마다 6마리씩 총 30마리를 지리산에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럴 경우 10년 뒤에는 자연번식과 함께 50여마리로 늘어나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이 존속 가능한 개체군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1년 시험방사됐다가 지난해 회수된 반달가슴곰 네마리(장군·반돌·반순·막내)의 야생 생활을 생생하게 담은 기록이 나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관리팀이 최근 펴낸 ‘반달가슴곰 시험방사(2002∼2004년) 결과보고서’에는 곰과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등 흥미진진한 내용도 담고 있다. ●물어준 벌꿀값만 1억2500만원 “곰은 미련하다.”는 말이 더이상 통하지 않을 듯싶다. 지리산에서 반돌이와 장군이를 3년 동안 추적해 온 관리팀은 “사람 머리 꼭대기에 앉은 게 곰”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깊은 산속에 놓인 양봉 벌통을 터는 솜씨나 암자의 양식을 훔쳐 먹는 기술은 “기막힐 정도로 영악했다.”(한상훈 반달가슴곰관리팀장)고 한다. 다음은 관리팀이 전한 에피소드. #장면1 한번은 벌통을 터는 반달곰 모습이 관찰됐다. 벌들이 이리저리 달라붙어도 괘념치 않고 꿀을 먹곤 하지만 때로는 성가시기 마련이다. 그럴 땐 벌을 유인하기 위해 벌통 안에 놓인 설탕물 그릇을 먼저 꺼내 멀찌감치 옮겨 놓는다. 벌들이 설탕물 그릇으로 몰려가면 그때부터 느긋하게 식사에 들어갔다. #장면2 학습능력도 탁월하다. 반돌이와 장군이가 본격적으로 꿀을 털기 시작한 것은 방사 후 14개월여가 흐른 2003년 봄부터. 처음엔 닥치는 대로 벌통을 쓰러뜨렸지만 몇번 정도 벌통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자 그 뒤부터는 반드시 뚜껑을 열어본 뒤 꿀이 들어있는 벌통만 건드렸다는 것. 반돌이와 장군이는 2001년 9월 방사된 후 지난해 5월 회수되기까지 모두 402건의 벌통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벌 피해와 꿀값으로 한통에 30여만원씩 보험회사에서 지급했는데 1억 2500만원이 나갔다. #장면3 반돌이와 장군이는 피아골 대피소와 깊은 산속의 암자를 모두 15번이나 털었다. 한번은 피아골 대피소 관리인이 쌀을 훔쳐 먹는 반돌이의 등쌀을 견디다 못해 반돌이를 쫓아갔다고 한다. 반돌이는 대피소에 있던 플라스틱 쌀통을 통째로 들어 앞발로 품에 안은 채 한참을 달아났다. 수백m 떨어진 조용한 곳에 앉아 식사를 즐긴 뒤 용변까지 보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두 녀석의 도구 사용 능력도 뛰어났다. 지리산에 우거진 조릿대(산죽)를 꺾은 뒤 여러 겹으로 쌓아 잠자리를 만들곤 했는데 조릿대가 탄력을 받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누르거나 나뭇가지를 꺾어 조릿대 사이에 끼워넣기도 했다. ●반달곰은 초식동물로 변화중? 반돌이와 장군이는 다양한 먹잇감을 섭취했다. 배설물 조사를 통해 가재 등 갑각류와 쥐 등 소형 포유류를 잡아먹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대부분은 도토리와 조릿대, 진달래 등 식물성이었다. 한상훈 팀장은 “곰은 원래 육식성 동물이었지만 생존을 위해 식물성으로 먹이습성이 변화하고 있으며 현재도 그같은 진화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야생 반달곰의 신체크기 변화에 대한 자료도 처음 축적됐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체중변화. 태어날 때 400g 정도 나가던 체중이 3년 6개월여만에 133㎏으로 불어났다. 특히 2003년 4월 54㎏이던 반돌이의 몸무게가 1년 뒤 124㎏으로 늘어 관리팀을 놀라게 했다. 한 팀장은 “우리나라 반달가슴곰보다 몸집이 큰 아메리카 흑곰과 상대적으로 작은 일본의 반달가슴곰에 비해 체중 변화의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 이채로웠다.”면서 “연중 고열량의 벌꿀과 고단백의 애벌레를 많이 섭취해 비정상적으로 과대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달곰의 귀소(歸巢) 경향도 위성추적장치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관리팀은 양봉 피해를 막기 위해 그동안 장군이와 반돌이를 네 차례 포획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 풀어놓았다. 한번을 빼고는 모두 원래의 포획지점으로 되돌아와 다시 꿀을 턴 것으로 관찰됐다. 직선거리로 6∼16㎞ 떨어진 곳에 풀어놓았는데 3∼14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 팀장은 “마취시킨 곰을 차량에 실은 뒤 외부 경관을 보지 못하도록 가린 채로 이동했는데도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은 귀소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달곰 복원은 인간의 적응이 관건” 한 팀장은 이번 반달곰의 시험방사와 관련,“반돌이와 장군이는 생후 7개월째 방사됐는데 어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야생상태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면서 “아울러 연간 300만명에 이르는 수많은 탐방객과 지역 주민들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어린 곰의 생존을 가능케 한 지리산국립공원의 생태적 수용력도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봉 벌통과 암자의 곳간 털기를 지속하며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던 반돌이와 장군이는 지난해 5월 회수돼 지금은 반달곰관리팀 옆 계류장에서 지내고 있다. 경남 산청군 지리산 자락의 염소농장을 습격해 염소 3마리를 숨지게 했다는 의심을 받은 것이 야생생활을 마감한 결정적 계기였다. 자칫 인명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현재 지리산에는 러시아산 새끼곰 6마리가 2차로 방사돼 있다. 곰이 매년 추가 도입되고 자체 번식으로 늘어나면 먹이사슬상 꼭대기 위치의 대형 포유류가 지리산에 서식함으로써 생태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관리팀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의 각종 마찰로 인한 ‘공존의 그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관리팀의 대답은 이렇다.“산에서 곰을 만나는 것은 이제 미국의 요세미티뿐 아니라 지리산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자연은 원래 그 정도로 위험한 것이다. 큰 산이라면 곰이 살 정도의 생태계는 갖춰야 하는 게 정상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는 방사한 곰의 자연적응 가능성이 아니라 사람들이 반달곰에 어느 정도까지 적응할 준비가 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최태영 전 반달가슴곰관리팀원)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여야 의원 ‘입심’ 먹이사슬

    여야 의원 ‘입심’ 먹이사슬

    여의도 정가는 ‘말’이 많은 동네다. 누가 무슨 말을 했고, 그에 어떤 반응이 뒤를 이었는지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4일의 화두도 여야 지도부가 행정도시법과 과거사법을 정말 ‘빅딜’했는지,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가 관심사였다. 이처럼 말 많고, 구설 잦은 정치판에는 자연히 입심 센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각종 상임위에 전진 배치돼 상대의 기(氣)를 빼놓고,TV토론에 나가 설전(舌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격수인 이들 역시 또다른 공격수를 맞으면서 ‘공격 사슬’이 형성되기도 한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독설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17대 국회는 ‘폭력국회’,‘박근혜 국회’”라고 논평한 것은 어록으로 정리돼 인터넷을 떠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는 “유 의원이 토론에 나오면 절대 참석하지 않는다.”며 아예 대면조차 거부하는 의원들이 많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그러나 예외다. 유 의원은 전 대변인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 지난해 2월 SBS토론에서 맞붙어 “노무현 대통령은 시대 정신이 낳은 미숙아”라고 옹호했을 때다. 그의 말로 ‘판정승’이 유력시됐는데, 당시 아직은 한나라당에 들어오지 않은 전 대변인이 “유 의원 말처럼 대통령이 ‘미숙아’라면 인큐베이터에서 더 키워야 한다.”고 공격해, 유 의원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유 의원은 그 뒤로 1년 동안이나 전 대변인과의 ‘만남’을 기피하다가 최근에야 리턴 매치를 벌였다. 유 의원을 ‘인큐베이터’로 KO시켰던 전 대변인도 얼마 뒤 MBC의 일요 아침 방송에 나갔다가 ‘아픈’ 경험을 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최 의원이 몇 번이나 “비례대표라 뭘 잘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라고 비아냥거리면서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전 대변인은 못 참겠다는 듯 “자꾸 비례대표, 비례대표 하는데, 제가 비례대표라 최 의원이 뭐 불편하신 것 있느냐.”고 응수할 도리밖에 없었다. 최 의원은 그 뒤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불이 붙은 법사위에서 ‘주공격수’로 공식 데뷔한다. 지난 연말의 일이다. 그는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부터 하자며, 평소의 유창한 말솜씨를 발휘해 “첫째, 둘째, 셋째…그 다음이요, 그리고요,…”라면서 속사포를 쏘아댔다.20분 가까이 이어진 ‘말발’에 아무도 대꾸를 못하고 있을 때 맞은편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나섰다. ‘386베짱이’,‘간첩 암약’으로 설화(舌禍)를 빚었던 주 의원은 빙그레 웃으며 “오늘 최 의원의 말을 들으니, 아, 한글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없는 내용을 가지고 저렇게 아름답게 포장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로 인해 숙연했던 회의장에는 폭소가 터졌고, 주 의원은 “다시 한번 1만원 지폐를 꺼내 보면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말해 최 의원마저도 웃음으로 되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렇다고 주 의원의 화법이 늘 통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 연말 법사위에 투입됐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에게 ‘한방’을 먹었다.‘무대포 화법’으로 유명한 선 의원은 주 의원이 “숫자만 많다고 열린우리당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자,“안 그러려면 왜 다수당을 하겠느냐.”고 응수했다. 주 의원이 지지 않고,“국회법·헌법을 팽개치고 마음대로 하려면 우리가 없을 때 밤에 불 꺼놓고 하라.”고 말하자,“안 그래도 그러려고 하는데 왜 들어와서 방해해!”라고 쏘아붙여 주 의원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물고 물리는 말싸움은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선 의원에게 “왜 숫자로 밀어붙이려고 하느냐.”고 말했다가 도리어 선 의원에게 “숫자로 국회의원 된 사람도 당신이야. 차점자가 국회의원 되는 것 봤어?”라고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평소 ‘곰돌이 푸’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 의원은 생글생글 웃어가며 예의 그 큰 목소리로 “선 의원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라고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소리를 질러 법사위 회의장을 제압하고 말았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외래종 차단 법령정비 ‘박차’

    외래종 차단 법령정비 ‘박차’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현상은 외국에선 현실화된 지 오래다. 대륙과 섬, 바다 등을 가리지 않고 도처에서 문제가 불거져 왔다. 이에 따라 외래종 차단을 위한 법령 제정도 잇따르는 등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외국의 침입외래종 피해 사례 외래종 수입대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애완동물용 등 여러 목적으로 매월 1억개체 이상의 외래종을 들여온다고 한다. 하지만 값비싼 대가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도·아라비아가 원산지인 고양이과 식육동물 몽구스가 대표적이다.1910년 첫 도입된 이래 ‘독사의 천적’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각지로 확산되었는데, 천연기념물이나 희귀종인 조류와 소형 포유류 등을 마구 잡아먹는 등 생태계를 파괴시켰다. 경제적 손실도 컸다. 방상원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몽구스 퇴치사업에 든 비용만 10억여원”에 이른다.1981년 대만에서 식용으로 들여온 왕우렁이는 규슈(九州)지방 논면적의 16%인 4만여㏊에 피해를 입혔고, 우리나라처럼 황소개구리나 붉은귀거북, 블루길, 큰입배스 등에 의한 생태계 교란도 진행 중이다. 호주의 사례는 좀 더 극적이다. 생태계에 대한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들여온 외래종이 환경재앙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19세기 중반 사냥용으로 들여온 토끼 24마리가 불러온 화근은 아직도 회자된다. 먹이사슬상 상위에 있는 토착 포유류가 없던 터라 한때 2억마리까지 늘면서 초원과 농토를 초토화시킨 것.1950년대 들어 호주정부는 급기야 토끼벼룩이나 바이러스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병을 전파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더이상의 급속한 증가는 막았지만 내성 강화로 인한 ‘슈퍼 토끼’의 발생 등 새로운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대호로 유입된 카스피해의 얼룩홍합이 발전소 냉각수의 유입관을 막거나 식물성플랑크톤을 거의 전멸시키는 등 피해가 불거졌었다.“농작물과 생물서식지 파괴 등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가 연간 1400억달러”(방상원 박사)라고 한다. 중국도 우리처럼 붉은귀거북과 황소개구리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사회 1993년부터 본격 대처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외래종의 생태계 교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진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방상원 박사는 “외래종 유입 문제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생태계 관리차원에서의 본격 실태조사와 학문적·정책적 대상이 된 것은 불과 10여년 전”이라고 말했다.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에 침입외래종에 대한 언급이 처음 이뤄진 뒤 1996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전문가회의에서는 “침입외래종 문제는 도서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가장 큰 위협요인이며, 대륙에서는 서식지 파괴 다음의 요인”이라고 판단,‘경보음’을 울리기에 이르렀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에 따라 외래종 도입시 생태계위해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등 각종 법령정비에 들어갔고, 일본도 지난해 6월 ‘침입외래종법’을 새로 만들었다. 방 박사는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조속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당명개정 무산…시험대 오른 ‘박근혜 리더십’

    당명개정 무산…시험대 오른 ‘박근혜 리더십’

    충주호(湖)의 수면은 잔잔하다. 그러나 그 밑에선 매 순간 먹이사슬이라는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진다. 충주호를 낀 충북 제천에서 3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 풍경도 닮은 모습이었다. 의원들은 격론 끝에 당 노선을 ‘개혁적 보수’로, 당 이념을 ‘공동체 자유주의’로 채택했다. 하지만 과정은 험했다. 박근혜 대표 등 지도부를 겨냥한 의원들의 목소리는 잔잔했지만 강도는 높았다. 당 혁신을 둘러싼 의원들의 요구는 당명 개정 시기상조론에서 시작해 당권·대권 분리, 과거사 책임 사퇴론 등 점증법으로 치달았다. 박 대표는 4일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유연하게 대응했다. 지난해 8월 구례 연찬회에서의 ‘직선적 대응’과는 대조적이었다. 과거사와 관련된 주문에 대해서도 “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저 때문에 힘들어진다면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탄력적이었다. 당명 개정에는 ‘짝사랑론’으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국민은 애인인데 우리는 그를 짝사랑하면서 결혼해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담배 끊고 나쁜 술버릇 고쳐도 새옷을 입지 않으면 애인이 몰라준다.”고 비유했다. 보수·강경 회귀 비판과 관련해서는 “보수와 반대측 모두에게서 비난받았는데 이게 중도로 가는 증거 아닌가.”라고 말한 뒤 반응이 잠잠하자 “우스개 말인데 안 웃으시는 걸 보니 잘못 말씀 드린 것 같다.”며 농담으로 넘어가는 여유도 보였다. 그러나 박 대표가 보여준 ‘새 리더십’은 당명 개정을 둘러싼 의원들과의 마찰로 빛이 바래졌다. 박 대표는 “당 혁신위를 꾸려 변화하는 모습을 담겠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고려해 ‘5월 당명 개정’을 표결로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의원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반박(反朴)’계파인 국가발전연구회의 김문수 의원은 “당의 존립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반대 행렬’에 박형준·고흥길·이방호 의원들마저 가세하자 지도부는 긴급 회의를 열어 ‘표결 처리 취소’로 결론내렸다. 박 대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해온 당명 개정이 벽에 부딪히자 박 대표의 리더십이 당 대표 취임 8개월 만에 최대의 시련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천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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