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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에 찍혔던 이미경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에 “한국 관객 덕분”

    최순실에 찍혔던 이미경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에 “한국 관객 덕분”

    “봉준호 미소·머리스타일·유머감각 좋아해”남동생 이재현 CJ회장에게도 감사 인사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에 찍혀 미국행최순실, 이미경 겨냥 “만든 영화가 좌파, 00년”이미경(영어이름 미키 리) CJ그룹 부회장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대해 “나는 봉 감독의 모든 걸 좋아한다”면서 “작품상은 영화에 대해 주저 않고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생충’에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자 봉 감독, 제작사 바른손 E&A의 곽신애 대표, 출연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봉 감독의 미소,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의 유머 감각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놀리지만, 결코 심각해지지는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부회장은 줄곧 영어로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 당신 자신이 되어줘서 감사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또 “‘기생충’을 지원해준 분들, ‘기생충’과 함께 일한 분들, ‘기생충’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자신의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의 자녀들이다. 이 부회장은 “우리의 모든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바로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그런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국 관객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다.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명단인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4년 타의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났지만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 됐다. 앞서 2017년 4월 ‘국정농단 게이트’ 특검팀은 법정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추진현황’을 공개했다. 특검은 특히 당시 정권에서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 개명)씨가 이미경 부회장을 향해 ‘만든 영화가 좌파라서 OO년’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는 광고감독 차은택씨의 진술 조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끝난 줄 알았는데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기생충’[종합]

    “끝난 줄 알았는데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기생충’[종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본상, 국제영화상, 각본상까지 무려 4관왕에 올랐다. 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PARASITE(기생충)”가 호명됐다. 시상식에 참석한 제작자와 배우들 모두 기립박수를 쏟아냈고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박명훈, 최우식 등이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이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관계자분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투자자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은 “난 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그의 웃음, 독특한 머리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모두 좋다.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면서 “‘기생충’을 후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한국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분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작품,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기생충’은 각본상에서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후보 가운데 첫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기생충’을 공동집필한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무대에 올랐고,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상이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다”라면서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표현해주는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많은 이들이 ‘기생충’의 수상을 예상했던 국제영화 부문에서 이변은 없었다. ‘기생충’은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허니랜드’(마케도니아 구 유고슬라비아공화국),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 작품을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이어진 감독상의 주인공도 ‘기생충’이었다.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조커’ 토드 필립스, ‘1917’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를 연출한 대만 출신 이안 감독 이후 아시아서 두 번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 감독으로서는 최초다. 감독상 트로피를 받은 봉준호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해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감사하다”면서 “어렸을 적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이었다”면서 함께 후보에 올랐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언급했다. 카메라가 마틴 스코세이지를 비추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브라보’를 외쳤다. 봉준호 감독은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쳤다. 봉준호 감독은 끝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5등분 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이날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와 ‘주디’의 르네 젤위거에게 돌아갔다. 호아킨 피닉스는 ‘페인 앤 글로리’ 안토니오 반데라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결혼이야기’ 아담 드라이버, ‘두 교황’의 조나단 프라이스와 경합을 벌였다. 호아킨 피닉스는 “정말 감사하다. 다른 후보들보다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면서 “이 영화가 표현한 방식이 내 삶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줬다. 영화가 없다면 내 인생은 어찌됐을지도 모른다. 또 목소리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해줄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의 문제가 있으며 우리는 여러 가지 대의를 응원한다. 서로 서로를 지원하고, 과거의 실수를 통해 서로를 무시하기 보다는 교육을 하고 다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인류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르네 젤위거는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 ‘결혼이야기’의 스칼렛 요한슨, ‘작은 아씨들’의 시얼샤 로넌, ‘밤쉘’의 샤를리즈 테론과 함께 경합을 벌였다. 영화 ‘주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르네 젤위거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특별하고 의미있는 경험을 했던 영화 덕분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 이 아름다운 영화에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감격을 표했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와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수상했다. 톰 행크스, 알 파치노, 조 페시, 안소니 홉킨스와 함께 후보에 올라 수상한 브래드 피트는 “감사하다.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카데미 측에게 이 영광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덕분에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독창적이고 영화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함께 호흡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해 “덕분에 함께 하게 됐다. 나는 뒤를 잘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제는 돌아보게 됐다. 여기서 나간 뒤 또 돌아보게 될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덕분이다. 내 아이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케시 베이츠,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마고 로비를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라 던은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동료들, 후보자들, 넷플릭스에 감사드린다. 노아 바움백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사랑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고 가족을 보여줬다. 우리가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살면서 ‘영웅’을 만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정말 축복 받았으면 당신의 영웅들은 바로 부모님이다’라고 말이다. 이제까지 받은 생일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카데미상은 ‘오스카상’이라고도 하며,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날 국내에서는 오전 10시부터 TV조선을 통해 생중계 되며 많은 이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모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 : ‘기생충’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 : 르네 젤위거(‘주디’) △남우조연상 : 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 : 로라 던(‘결혼 이야기’) △감독상 : ‘기생충’ △각본상 : ‘기생충’ △각색상 : ‘조조 래빗’ △촬영상 : ‘1917’ △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미술상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의상상 : ‘작은 아씨들’ △분장상 : ‘밤쉘’ △음악상 : ‘조커’ △주제가상 : ‘로켓맨’ △음향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음향효과상 : ‘1917’ △시각효과상 : ‘1917’ △국제장편영화상 : ‘기생충’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토이 스토리4’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헤어 러브’ △단편영화상 : ‘더 네이버스 윈도우’ △장편다큐멘터리상 : ‘아메리칸 팩토리’ △단편다큐멘터리상 :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인이 오스카 새 역사 썼다”…CNN·BBC 등 머릿기사 장식

    “한국인이 오스카 새 역사 썼다”…CNN·BBC 등 머릿기사 장식

    "기생충, 오스카상의 역사를 새로 쓰다""한국 영화 기생충, 오스카상 역사에 길이 남다""기생충이 1917을 물리쳤다"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싹쓸이하자 전 세계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톱기사로 보도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다뤘다. CNN은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라면서 “오늘 밤 모두가 ‘기생충’ 때문에 ‘윙윙’ 거릴 것"이라고 수상 소식을 타전했다. 미 전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역시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역사가 산산조각이 났다"라면서 "백인 영화인이 만든 백인 이야기에 대한 할리우드의 지나친 의존이 마침내 가라앉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대서양 건너 영국 역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영국 BBC는 '한국인이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했다. 기사에서 BBC는 ”기생충은 극명하게 다른 계층의 두 가정을 배경으로 한 어두운 사회 풍자극”이라면서 ”기생충이 만든 역사적인 밤”이라고 수상을 축하했다. 일본언론도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한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올랐다고 담담히 보도했다. 이에 반해 요미우리 신문은 영화 ‘밤쉘’로 공동으로 분장상을 탄 일본 태생 카즈 히로의 소식을 주요 뉴스로 올렸다.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여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총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을 필두로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위그),‘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종로 누빈 이낙연…“국회가 잘 좀 해달라” 쓴소리 듣기도

    종로 누빈 이낙연…“국회가 잘 좀 해달라” 쓴소리 듣기도

    동묘앞역 출근길 인사·종로구민회관 등 방문“실현가능 대안에 중점 두고 들으며 다니겠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에서 유권자들을 향한 광폭 행보를 벌였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파란색 예비후보 점퍼 차림으로 종로구민회관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상가 등을 다니며 주민들과 만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 해온 대로 현장 다니는 일정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실현 가능한 대안들이 뭐가 있을지 중점을 두고 들으며 돌아다니겠다”고 말했다.그는 구민회관에서 수영을 마친 주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굉장히 값이 싸고 편리하죠? 전 이런 곳에 못 가봤다. 제 아내는 막 다닌다. 아무도 몰라보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수영장 안쪽에서 수영을 하다 이 전 총리를 보고 인사하는 주민들을 향해 머리 위로 손 하트를 만들어 인사했다. 대부분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가운데 일부 주민은 이 전 총리를 향해 “국회가 잘 좀 해달라”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동하는 도중 꽃집에도 들러 “우리나라 남자들의 음주량이 줄면 꽃과 과일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에 꽃집 사장은 “경제를 살려서 꽃 좀 잘 팔리게 해달라”고 답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날 이 전 총리가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면서 일부 주민으로부터 “마스크를 안 하셨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입구에서 처음으로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그는 시민들을 만나 “안녕하세요. 이낙연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누고 일부 시민의 셀카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 감시하는 기술 나왔다

    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 감시하는 기술 나왔다

    매년 2월 둘째주 월요일은 세계뇌전증협회와 세계뇌전증퇴치연맹이 지정한 ‘세계 뇌전증의 날’이다. 올해는 10일이 뇌전증의 날이었는데 과거 간질이라고 부르며 잘못된 정보로 뇌전증환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개선해 환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날이다. 때마침 과학자들이 뇌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발작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한양대, 중국 저장대, 중국과학원(CAS) 물리및화학기술연구소, 미국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공동 연구팀이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칼륨(K) 이온농도 변화를 동시에 측정하는 고감도 나노센서를 개발해 뇌전증을 유발시킨 생쥐의 발작정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하고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1일자에 발표했다. 국내에도 약 36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 이상으로 과도한 흥분상태에 이르러 의식을 잃거나 발작 증상을 일으키고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증상을 보이는 뇌질환이다. 임신 중 영양상태, 출산시 합병증, 머리를 다치거나 독성물질, 뇌수술로 인한 후유증, 독성물질 등 원인이 다양해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은 여전히 확실치 않다. 일반적으로 뇌 신경세포가 흥분상태에 이르면 칼륨이온이 바깥으로 방출되면서 이완되는데 뇌전증 환자들의 신경세포에서는 칼륨이온이 바깥으로 나오지 못해 흥분상태가 그대로 유지돼 발작과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뇌전증을 비롯해 다양한 뇌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 속 칼륨이온 농도 변화를 추적관찰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살아있는 생물체의 뇌 속 신경세포의 변화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칼륨이온과 결합하면 녹생 형광을 내는 물질을 수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가진 실리카 나노입자 안에 넣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 표면을 세포막에 있는 칼륨채널과 유사한 구조를 갖도록 코팅해 세포막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감도 칼륨농도측정 나노센서는 형광세기에 따라 칼륨이온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살아있는 생쥐의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에 나노센서를 주입한 뒤 해마에 전기 자극을 가해 발작을 일으킨 뒤 칼륨이온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말단 부위에서 경련이 나는 부분발작이 일어날 때는 뇌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 순으로 농도가 증가했다. 반면 전신발작 때는 3개 부위에서 칼륨농도가 동시에 증가하고 지속시간도 길어진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뇌전증에 의한 발작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에서 칼륨이온 농도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EPL만 빼고, 유럽 빅리그 선두 경쟁 후끈

    EPL만 빼고, 유럽 빅리그 선두 경쟁 후끈

    이탈리아 인터밀란, 밀란 더비 승리하며 유벤투스 제치고 1위 등극스페인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승점 3점차 추격전독일 1위 바이에른 뮌헨과 4위 묀헨글라트바흐까지 승점 4점차 혼전사실상 리버풀의 우승이 기정사실화 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하고 나머지 유럽 빅리그들은 선두 경쟁이 뜨거워 축구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인터밀란은 10일 새벽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리에A 23라운드 AC밀란과의 ‘밀란 더비’에서 전반에 두 골을 내줬지만 후반 들어 네 골을 뽑아내며 4-2 역전승을 거두며 유벤투스를 제치고 리그 선두에 나섰다. 인터밀란은 16승6무1패(승점 54)로 유벤투스(17승3무3패)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섰다. 세리에A는 승점 1점 차 3위 라치오까지 1위를 놓고 3파전을 벌이고 있다. AC밀란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9)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이날 경기는 일진일퇴를 거듭하다 전반 막판 AC밀란이 승기를 가져가는 듯 했다. 전반 40분 이브라히모비치가 후방에서 올라온 롱 패스를 머리로 상대 문전에 떨궈주며 안테 레비치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브라히모비치는 6분 뒤 다시 헤더골을 넣으며 환호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후반 초반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와 마티아스 베시노의 연속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25분 스테판 데 브리가 승부를 뒤집었고, 로멜루 루카쿠가 후반 추가시간에 쐐기골을 박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홈팀 오사수나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스코와 세르히오 라모스의 연속골로 전반에 승부를 뒤집은 뒤 후반 막판 루카스 바스케스, 루카 요비치가 거푸 골을 터뜨려 4-1로 이겼다. 또 15승7무1패(승점 52)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렸다. 이어 열린 레알 베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한 명씩 퇴장당하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3-2로 역전승했다. 바르셀로나는 15승4무4패를 기록하며 1위와 승점 3점 차를 유지했다. 리오넬 메시가 세 골을 모두 어시스트 해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박빙 레이스를 펼쳐지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과 RB라이프치히는 1, 2위간 21라운드 맞대결에더 0-0으로 비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승4무4패(승점 43점), 라이프치히는 12승6무3패(승점 42점)으로 간격을 유지했다. 분데스리가는 한 경기를 덜치른 4위 묀헨글라트바흐와 선두와의 승점 차도 4점에 불과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복숭아와 김치 그리고 제사상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복숭아와 김치 그리고 제사상

    분주했던 설과 정월 대보름이 지나니 왠지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명절이 되면 가장 말도 많고 준비도 어려운 것이 차례 음식 준비이다. 차례 방식도 팔도 따라, 집안 따라 다르다. 하나 공통적인 것은 차례상에는 복숭아를 비롯해 마늘·후추·고춧가루·파와 같은 향신료와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일까. 복숭아는 여름 과일의 여왕이라 불린다. 색과 질감이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해 여름철 보양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재배 역사도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복숭아는 고려 말과 조선 전기의 과일 중의 하나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복숭아나무는 귀신과 잡귀를 쫓는다고 믿었다.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복숭아나무가 백 가지 귀신을 물리친다고 해 선목이라 했다.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옛날에 귀신의 우두머리가 복숭아나무로 맞아 죽은 뒤로,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무서워한다”고 기록했다. 심지어 복숭아나무 가지, 뿌리, 열매, 복숭아나무로 만든 말뚝도 귀신을 물리친다고 했다. 왜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무서워할까. 특히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가지는 가장 힘이 세다고 했다. 동은 해가 솟는 곳으로 반복적으로 해가 뜨고 지기 때문에 양기가 가장 강하다고 여겼다. 동쪽은 오행상 봄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는 원동력이다. 복사꽃은 붉은색으로 귀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불을 상징한다. 꽃은 이른 봄 찬 기운이 가시기 전에 일찍 꽃이 피고, 잎이 나기 전 꽃이 먼저 피는 양기의 꽃으로 음기를 구축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벽사 기능 때문에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 해 제사상에 올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공자는 ‘공자가어’에서 복숭아(桃ㆍ도)와 잉어(鯉ㆍ리)는 여근을 상징하기 때문에 제사에 쓰지 않는 것이라 했다. 복숭아를 외형상 여자의 여음과 가장 닮았다고 본 것이다. 복숭아씨를 도핵, 여음을 음핵이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설화 가운데 복숭아를 먹고 임신했다는 이야기에서는 복숭아가 새 생명을 의미한다. 남녀의 관계 운을 도화운이라 하고, 남녀의 치정을 도화안이라 한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특히 잉어는 두 마리를 포개 놓으면 여음과 매우 닮았다고 한다. 고려 때 이제현은 ‘익제난고’에서 복숭아나무 가지로 두들겨 패 나쁜 기운을 물리쳤다고 했다. 조선 전기 때 성현도 ‘용제총화’에서 복숭아나무 가지로 빗자루를 만들어 연말에 잡귀를 몰아내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신병자를 동도지로 때리면 낫는다는 속신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 벽사 기능과 함께 장수를 상징한다. 중국에서 한나라 이후 복숭아는 귀신을 물리치거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쓰였다. 복숭아 꽃밭은 무릉도원, 복숭아는 불로장생 과일이란 말도 천상세계와 하늘의 과일, 천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모두 장수를 의미한다. 제수 음식 중 ‘치’자가 들어가는 것도 금기시했다. 김치는 고춧가루를 넣기 때문이다. 고추는 붉은색으로 양이며, 방위는 남쪽으로 양을 상징한다. 양은 음을 이기기 때문에 양의 색 붉은 고추는 음의 결정체로 이루어진 귀신과 부정을 물리치고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남방은 불을 상징한다. 적(赤) 자를 풀면 큰 불(大火)이 된다. 귀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불이다. 그래서 붉은색도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여겼다. 또한 귀신도 사람과 성향이 비슷해 사람이 싫어하는 파, 마늘과 같은 냄새를 싫어할 것이라 믿었다. 생선 중 ‘치’자가 들어가는 갈치, 꽁치, 넙치 등을 제수로 쓰지 않는 것은 ‘치’자가 어리석다, 하찮다 등 부정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치, 저치, 양아치 등의 하대 호칭도 같은 맥락이다.
  • 건설 업계 덮친 ‘코로나’

    건설 업계 덮친 ‘코로나’

    대우건설과 SK건설은 지난 3일 개관 예정이던 경기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의 모델하우스 공개를 취소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기로 했다. 오는 14일부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주택 모습을 공개한 뒤 18일부터 20일까지 청약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델하우스 특성상 사람들이 실내 좁은 공간에 수천명씩 모이는 만큼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모델하우스 공개 취소하거나 연기하거나 건설업황 침체,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가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양 사업장에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는 곳이 늘었고 분양 일정이 늦어지거나 대중의 관심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건설사도 여러 곳이다. 중국 현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현장에서 철수 준비에 나섰고, 중국 이외 해외 진행 프로젝트의 공정 차질이나 발주 지연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다수 중국인 직원을 쓰는 국내 건설사는 매일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7일 개관 예정이던 ‘대구 청라힐스자이’의 모델하우스 개관 시기를 오는 21일로 연기했다. 당초 회사 측은 모델하우스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하고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비치하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결국 사업 연기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나아지지 않을 경우 실물 모델하우스 개관을 취소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할 방침이다. 중흥건설도 이달 개관 예정이던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모델하우스를 열지 않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흥건설은 이르면 오는 14일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고 이달 말까지 청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2월 예정이던 주택공급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강남권 청약자를 제외하면 실물 주택을 보지 않고 계약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며 “모델하우스는 단순히 실물을 보는 것을 넘어 옵션, 대출 등 자신의 조건을 파악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공간인데 온라인이나 전화상으로는 소통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실수요자나 건설사 등 공급자들도 사업 추진에 여러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17개 업체 中 진출… 한국인 370명 안전 촉각 해외 건설현장도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17개 건설업체가 중국에 진출해 39건의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 중 한국인은 370명이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진행하는 건설현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해외건설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하지 않아 국내 건설사의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 공사 현장들이 바이러스 발생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최소 300㎞ 이상) 현재까지 우리 기업의 직접적인 영향이나 피해 상황은 없지만 본사와 보고체계 마련을 통해 안전 대응지침을 전달하고 비상상황 발생 여부를 수시로 점검 중이다. 일부 건설사는 해외 출장 자체를 당분간 금지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난징 LG화학 소형전지시설과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 건축공사 등을 진행하는데 중국 파견직원을 복귀시켰다. 현대건설은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9일까지 건설현장 운영을 중단시켰다. 중국 남경법인 외 4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SK건설은 본사 내부에 환경·안전·보건 관련 팀을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본사를 비롯해 중국 지사와도 공유한다. ●사태 장기화 땐 해외 수주 차별 등 우려 하지만 건설업계는 당장은 큰 영향이 없어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향후 해외사업 수주전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공정 차질, 발주 지연 등 연쇄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중국 현지보다 국내 현장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10명 중 7~8명이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건설현장에서 중국 방문 노동자 배제, 체온 검사 실시, 여권 확인 등 수시 점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민간업체 차원에서 중국인 노동자를 제대로 관리하기는 사실상 역부족이라 감염 문제가 터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부티지지 상승세 ‘굳히기’… 바이든·샌더스 ‘견제구’

    부티지지 상승세 ‘굳히기’… 바이든·샌더스 ‘견제구’

    부티지지 후원금 사흘간 48억여원 쇄도 바이든 “그는 오바마 아니다” 막말 공세 샌더스 “갑부들이 부티지지 후원” 비판1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조 바이든(가운데) 전 부통령 등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깜짝 1등’을 한 피트 부티지지(왼쪽)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전 시장의 돌풍 차단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하지만 사흘간 48억여원의 후원금이 쇄도하는 등 부티지지 전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8일 뉴햄프셔 맨체스터 유세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을 향해 “그는 버락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그는 부티지지가 ‘백인 오바마’에 비견되며 오바마의 정치적 유산을 독차지할까 걱정돼서인지 막말에 가까운 표현도 불사하며 공세를 펼쳤다. 바이든은 “우리가 사우스벤드 시장 말고는 더 높은 직책을 맡아 본 적이 없는 누군가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다면 당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인구 10만명의 중소도시인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낸 것 말고는 정치 경력이 일천하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대세론’에 취해 점잖게 선거운동을 했던 바이든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충격의 4등’에 머무르면서 공격적으로 변했다”면서 “특히 지지층이 겹치는 부티지지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0.1% 포인트 차이로 2위를 차지한 버니 샌더스(오른쪽) 상원의원도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샌더스 의원은 “10명이 넘는 억만장자가 부티지지 캠프를 후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미국의 정치 변화를 지지한다면 그 변화는 제약회사 최고경영자로부터 많은 돈을 받는 누군가로부터 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자신과 달리 부티지지 전 시장이 대기업 기부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달변가’ 부티지지 전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워싱턴 경험에 의해 타락하지 않았다는 내 이력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달리 정치 경험은 적지만, 그 때문에 기성 정치권의 때가 묻지 않았다고 반격했다. 또 “혁명이냐, 현상 유지냐의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것처럼 보는 접근법이 있다”면서 “그렇게 분열된 나라에서는 많은 국민을 갈 곳이 없는 상태로 만든다는 게 나의 걱정”이라며 샌더스 의원의 급진적인 공약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후보들이 일제히 ‘부티지지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부티지지 전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록 오차 범위이긴 하지만 1위를 차지했고, 후원금도 쇄도하는 등 초반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서퍽대학 등이 지난 7일 발표한 뉴햄프셔 여론조사(오차범위 ±4.4%)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은 25%의 지지율로 1위를, 24%인 샌더스 의원은 2위를 차지했다. 부티지지 대선 캠프는 지난 4~7일 400여만 달러(약 48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아이오와의 돌풍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려는 부티지지 전 시장으로선 인상적인 모금액”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태국 쇼핑몰서 군인 총기 난사… ‘공포의 17시간’ 페북 생중계 경악

    태국 쇼핑몰서 군인 총기 난사… ‘공포의 17시간’ 페북 생중계 경악

    부대서 3명 살해하고 무기 탈취 뒤 범행 불교 명절 맞은 주말 쇼핑몰 인파로 북적 한인 8명 4층서 대피… 인질 8명도 구조 범인, SNS에 총격 시작 전까지 상황 올려태국의 대형 쇼핑몰에서 현역 군인이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켰다. 불교 국가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명절인 마카 부차를 이틀 앞둔 주말 연휴 분위기에 한껏 들떠 있던 쇼핑몰이 지옥으로 변했다. 17시간의 참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사진과 동영상으로 그대로 생중계됐다. 태국 현지 매체가 공개한 8일(현지시간) 나콘랏차시마(방콕 북동쪽 도시)의 ‘터미널 21 코라트 몰’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검은 전투복을 입고 얼룩무늬 헬멧을 쓴 남성이 소총을 들고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근 제2탄약대대 선임부사관(원사)이었던 짜끄라판 톰마(32)는 부대에서 지휘관과 동료 군인 등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무기고에서 가져온 총과 실탄으로 민간인들을 무참히 사살했다. 그는 이런 광란을 연출하면서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올렸다. 군용 헬멧을 쓴 채 태연히 포즈를 취한 그의 모습 뒤로 쇼핑몰 건물 주변에 불길이 타오르는 사진도 있었다. 그는 한 게시물에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썼고, 다른 게시물엔 “포기해야 하나?”라고 썼다. 나중에 그는 “나는 이미 멈췄다”고 부연했다. 짜끄라판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가 쇼핑몰에서 총격을 시작한 뒤 중지됐다. 하지만 사건 발생 뒤 그의 이름을 딴 그룹 페이지가 생성됐고 현장 주변 사용자들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한 영상에선 소리를 지르며 쇼핑몰을 뛰쳐 나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떤 영상에선 피를 뒤집어쓴 남성이 쇼핑몰 밖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시뻘건 피가 회색 아스팔트 위로 흘러 내려갔다.군경은 9일 밤 12시쯤 본격 진압에 들어갔다. 쇼핑몰 내부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서 위층에 엎드린 대원들은 아래층에 숨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짜끄라판과 총격을 주고받았다. 다른 동영상에선 총소리가 잠시 멎은 가운데 위층에 있는 대원이 아래를 향해 태국어로 뭔가 큰 소리로 얘기했다. 밑에서 날카로운 남성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짜끄라판은 이날 오전 9시쯤 사살됐다. 인질로 잡혀 있던 8명은 구조됐다. 소셜미디어에는 현장 대원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올라왔다. 검은 전투복을 입은 남성이 식당 조리실 같은 곳 구석에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머리맡엔 소총이 떨어져 있었다. 주변엔 다른 시신들도 보였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이날 나콘랏차시마의 한 병원 앞에서 이번 사건으로 짜끄라판을 포함해 27명이 숨지고 57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짜끄라판이 태국 초유의 대규모 총기 학살을 일으킨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쁘라윳 총리는 “태국에서 전례가 없는 이번 사건 동기는 주택 매매와 관련한 개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작전 중 숨진 군경이나 쇼핑몰에서 안타깝게 숨진 이들의 생전 사진들이 올라오며 추모 페이지로 바뀌고 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당시 쇼핑몰 4층에 현지 선교사 자녀와 지인 등 한국인 8명이 있었지만 무사히 탈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반려견 기침하는데 검사 좀”… 막연한 불안감에 보건소 전화 빗발

    “반려견 기침하는데 검사 좀”… 막연한 불안감에 보건소 전화 빗발

    中방문·접촉자 등 실제 의심 사례 극소수 “식당서 중국인 만나”… 근거 없는 내용도 질본·지자체간 발표내용 상이 혼선 빚고 감염 경로·치료 방법 불분명… 공포 확산 “정보 부족 감안해 열린 자세로 대응해야” “제 반려견이 기침을 하는데 검사할 수 없나요?”(7일 양천구보건소 콜센터 문의전화 내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일선 구보건소에도 각종 민원과 상담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감염 증상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 24시간 가동 중인 보건소 콜센터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일 양천구 보건소 신고·상담 콜센터에는 하루 225건의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이 가운데 보건소가 역학조사가 필요하거나 실제 의심 관련이라고 판단한 것은 5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220건은 막연한 불안감에 대한 호소였다. 다른 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마포구 보건소 콜센터에는 180건의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실제 의심관련 사항은 14건뿐이었고, 나머지 166건은 단순 문의 전화였다. 용산구에서도 하루 150건 가운데 실제 의심 관련은 3건에 불과했다. 성동구도 하루 40여건 가운데 실제 의심관련은 1~2건 정도였다. 구 보건소 대응수칙에 따르면 선별진료 대상은 중국방문 후 37.5도 이상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해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다. 그러나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는 주민 상당수는 구보건소 콜센터 상담원에게 “내가 바이러스 음성인지, 양성인지 알고 싶다”,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하다” 등 실제 증상과 무관한 내용을 밝히며 검사를 받겠다고 요구했다. “오늘 식당에서 중국인과 만났다”, “중국인과 같은 공간을 쓴다. 당장 검사가 필요하다”와 같이 근거 없는 내용도 있다.이 같은 대중의 공포와 불안은 부족한 정보 때문이란 지적이다. 현재 국내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감염경로나 치료방법이 명확하지 않다. 최근 발생되는 확진환자는 발병지로 지목되는 중국 우한뿐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국가를 방문한 뒤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이기에 관련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주민들이 극도로 불안해서 관련 문의를 지속적으로 해 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늑장, 오락가락 대응이 주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일 보건복지부는 중국 여행경보를 ‘철수권고’라고 발표한 뒤 ‘검토’라고 번복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또 정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 7번째 환자가 확진자로 판명 났음에도 발표를 하루 미뤄 31일 발표하는 등 축소, 은폐 논란이 불거졌다. 16번 확진환자의 경우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고 검사를 등한시한 뒤 확진환자의 딸(18번)과 오빠(22번)가 감염되기도 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 간의 정보 내용이 달라서 생기는 ‘엇박자’도 문제다. 경기 평택시는 지난달 28일 4번 환자의 접촉자가 96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시간 뒤 방역대책본부는 접촉자 수를 172명으로 정정했다. 항공기와 공항버스에서 접촉한 사람까지 포함한 것이지만, 서로 다른 발표로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이다. 김우주(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늑장 대응이나 잘못된 대응이 무척 아쉽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정보가 많이 없어 빈틈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향후에도 확산세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열린 자세로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페북서 실시간 중계된 16시간 학살극

    페북서 실시간 중계된 16시간 학살극

    태국 현역군인 총기난사... 16시간 대치범행장면 페북에 실시간 중계... 계정정지인근 시민들 페이지 개설해 동영상 올려시작부터 범인 시신까지 그대로 중계돼상황 종료뒤 희생자 생전 사진 올려 추모 태국의 대형 쇼핑몰에서 현역 군인이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켰다. 불교 국가에서 세번째로 중요한 명절인 마카 부차를 이틀 앞둔 주말, 연휴 분위기를 내며 북적이던 쇼핑몰이 지옥으로 변했다. 16시간의 참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사진과 동영상으로 생중계됐다. 현지 TV가 공개한 8일(현지시간) 나콘랏차시마(방콕 북동쪽에 있는 도시)의 ‘터미널 21 코라트 몰’ 폐쇄회로(CC)TV 영상 속에서 검은 전투복을 입고 얼룩무늬 헬멧을 쓴 남성이 소총을 들고 걸어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인근 제2탄약대대 선임부사관(원사)였던 짜끄라판 톰마(32)는 이미 부대에서 지휘관과 지휘관 장모, 동료 군인 등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과 실탄으로 쇼핑몰에 가는 길에서 마주친 민간인들을 무참히 사살했다. 사람들은 길을 걷다, 혹은 차안에 앉아 있다가 총을 맞았다.그는 이런 광란을 연출하면서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올렸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사진에선 군용 헬멧을 쓴 채 태연히 포즈를 취한 그의 모습 뒤로 쇼핑몰로 추정되는 건물 주변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한 게시물에서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썼고 다른 게시물에선 “포기해야 하나?”라고 썼다. 나중에 그는 “나는 이미 멈췄다”고 썼다. 짜끄라판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가 쇼핑몰에서 총격을 시작한 뒤 중지됐다. 하지만 사건 발생 뒤 그의 이름을 딴 그룹 페이지가 생성돼, 현장 주변 사용자들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한 영상에선 소리를 지르며 쇼핑몰을 뛰쳐나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떤 영상에선 상반신 전체에 피를 뒤집어쓴 남성이 쇼핑몰 밖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시뻘건 피가 회색 아스팔트 위로 길게 흘러내려갔다. 군경은 9일 자정쯤 본격 진압에 들어갔다. 쇼핑몰 내부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서 윗층에 엎드린 대원들은 아래층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짜끄라판과 요란한 폭음을 내며 총격을 주고받았다. 다른 동영상에선 총소리가 잠시 멎은 가운데 윗층에 있는 대원이 아래를 향해 태국어로 크게 뭔가 얘기했다. 밑에서 날카로운 남성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군경은 짜끄라판의 어머니를 쇼핑몰 앞으로 데려와 설득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짜끄라판은 이날 오전 9시쯤 사살됐다. 인질로 잡혀 있던 8명이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보안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군 대변인은 “어떤 군인이든 총을 잘 쏘겠지만, 그는 확실히 더 많은 기술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엔 현장 대원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올라왔다. 검은 전투복을 입은 한 남성이 식당 조리실로 보이는 장소 구석에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피가 흘러 바닥 배수구로 들어가고 있었다. 머리맡엔 소총이 떨어져 있었다. 주변엔 다른 시신들도 보였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이날 나콘랏차시마의 한 병원 앞에서 이번 사건으로 짜끄라판을 포함 27명이 숨지고 57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짜끄라판이 태국 초유의 대규모 총기 학살을 일으킨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쁘라윳 총리는 “태국에서 전례가 없는 이번 사건 동기는 주택 매매와 관련한 개인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짜끄라판의 이름을 딴 페이스북 페이지는 작전 중 숨진 군경이나 쇼핑몰에서 안타깝게 숨진 이들의 생전 사진들이 올라오며 추모 페이지로 바뀌고 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당시 쇼핑몰 4층엔 현지 선교사 자녀와 지인 등 한국인 8명이 있었지만 현지 경찰 안내에 따라 무사히 탈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개리 아들 하오, 헤어스타일 변신 위해 파마 도전 ‘결과는?’

    개리 아들 하오, 헤어스타일 변신 위해 파마 도전 ‘결과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개리 아들 하오가 파마에 도전한다. 9일 방송되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와 함께 뚜비뚜바’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 중 개부자 개리 아빠와 하오는 헤어스타일 변신을 위해 미용실을 찾는다. 동네 미용실을 점령한 26개월 인싸 하오의 사랑스러운 하루가 시청자들에게 흐뭇함을 안길 예정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하오가 파마를 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생머리였던 하오가 헤어롤을 말고, 헤어캡을 하는 3단 변신 과정이 파마의 결과를 궁금하게 한다. 이어 커플 헤어캡을 맞춰 쓰고 시장으로 나온 개부자가 보인다.이날 아빠와 함께하는 둘째 날을 맞은 하오는 지금까지 아기들과는 달리 마이크를 체크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어디서 배운 건지 능숙하게 마이크를 다루는 하오의 모습이 현장을 초토화 시켰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하오는 그토록 다정하게 대하던 카메라 감독님에게 “카메라 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이에 하오가 갑자기 카메라와 낯을 가린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요즘 한창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빠져 있다는 개부자. 이날 역시 드라마를 시청하던 하오는 드라마 속 손담비(향미 역)가 파마를 하는 것을 보고 본인도 파마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에 개부자는 동네 미용실을 방문했다. 하오는 파마를 하던 중 미용실 사장님, 단골손님들과 폭풍 수다를 떨며 미용실 인싸에 등극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미용실에서 친해진 할머니들을 위해 간식을 사러 나온 개부자의 시장 투어도 그려진다. 모르는 게 없는 26개월 하오의 시장 투어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 전망이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9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진중권 “드루킹-문재인 관련 없다던 생각 바뀌었다”

    진중권 “드루킹-문재인 관련 없다던 생각 바뀌었다”

    안철수의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서 강연“文정권 들어 도덕·법 기준 자체가 달라져”조국 지지 공지영엔 “뇌를 아웃소싱” 독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당(가칭) 행사에서 문재인 정권과 ‘조국 사태’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강연자로 초청돼 참석자 250여명 앞에서 30분간 열띤 강연을 했다. 진 전 교수는 “여러분 부럽다. 좋아하는 정당이 있어서. 저는 (좋아하는 정당이) 없어졌다”고 운을 뗀 뒤 공정과 원칙, 정직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제가 관심 있는 건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글질 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조국 사태’를 이야기하면서 잠시 눈물을 울컥했다. “나이가 드니까 화가 나면 눈물이 난다”며 웃은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는 저에게 트라우마였다. 내가 믿었던 사람들, 가치가 무너져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진보든 보수든 잘못했으면 머리 숙여 사과부터 했다. 윤리의 기준 자체는 건드리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 정권 들어와서는 잘못을 하고 기준 자체를 바꾼다. 도덕과 법의 기준을 바꿔 잘못 안 한 상태를 만든다”고 꼬집었다. 또 “정치가 시민을 이성적이고 윤리적인 존재로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들을 이성 없는 좀비, 윤리를 잃어버린 깡패로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공정의 가치에 대해 “진보보수의 문제도, 여당야당의 문제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정치인들 사회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 사회를 더 낫게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내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다. 설사 내 아이가 손해를 보더라도 우리 모두의 아이를 위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진 전 교수는 조국 전 장관 등에 대해 “선악의 피안에 사는 사람들이다. 아직도 자신들이 개혁가고 혁명가고 그래서 순결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래서 잘못을 할 수가 없고 잘못을 하면 도덕기준을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을 지지·옹호하는 공지영 작가를 일컬어 “뇌를 아웃소싱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개그계로 진출해라”고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문재인 정권과 관련 없다는 발언 지금도 유효하냐’고 묻자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는 제가 조국(당시 민정수석)도 깨끗하다고 했었다”고 답해 환호를 받았다. ‘적어도 (대선이 있는) 2022년 5월까지는 한국에 남아서 지금 같은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에는 “제 계획은 이 사회에 던질 메시지를 던지고 나서 잠수를 타는 것이고, 제가 생각한 기간은 그것보다 훨씬 짧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남아 있는 것도 민폐다. 젊은 세대를 위해 물러나고 기회를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욕 시내서 페북 라이브 방송하던 19세 청년 총 맞아 숨져

    뉴욕 시내서 페북 라이브 방송하던 19세 청년 총 맞아 숨져

    미국의 19세 청년이 페이스북을 이용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던 중 총에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의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45분경 뉴욕에 사는 제레미아 딕키(19)는 자신의 집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던 중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그는 당시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가수의 노래를 틀어놓고 이를 따라부르고 있었는데, 차량 밖에서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방송을 진행하던 딕키가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딕키는 머리에 총상을 입어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 그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페이스북 측은 해당 영상을 곧바로 삭제한 뒤 “희생자 및 그를 사랑한 가족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유감을 표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뉴욕 경찰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다 총에 맞아 숨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가 총에 맞는 순간이 라이브로 전달됐는지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을 잃은 딕키의 어머니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그저 아들이 너무 그립다.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내 아들은 평소 다른 사람을 돕기 좋아하는 마음 착하고 따뜻한 아이였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를 특정하고 있으며,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쏘아올렸다. 전 세계에 사각지대가 없는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원대한 ‘우주 인터넷망’ 계획의 일환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후 스페이스X 측은 3차례 더 로켓을 발사해 현재 총 240여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우리 머리 위에 떠있다. 그러나 스타링크 계획을 모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세계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우주 인터넷망 구축에 지나치게 많은 위성이 군집을 이뤄 천체 관측에 장애를 주고 전파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구촌 누구나 '밤하늘을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구촌의 인터넷 사각지대를 모두 커버하는 원대한 우주 인터넷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총 1만 2000개의 위성을 띄울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통신회사 원웹 역시 스타링크와 같은 목적으로 인터넷 위성 34개를 하늘로 보냈다. 원웹은 2021년까지 총 648개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또한 IT 공룡인 아마존 역시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3000개 이상의 위성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2029년이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무려 5만 7000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과장하면 하늘이 위성으로 가득찰 판이다. 이에 전세계 천문학계가 먼저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천문학자인 데이브 클레멘트는 "밤하늘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유물"이라면서 "스타링크와 같은 수많은 위성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나 퀘이사 등 관측의 모든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학관측소의 로널드 드리믈도 “스타링크 위성 군집의 잠재적 위협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데 큰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늘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영국 서섹스대학 천체물리학자 대런 배스킬은 “스타링크 위성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밝다”면서 낮은 궤도에서 너무 밝은 빛을 발산함으로써 대형시놉틱관측망원경(LSST) 등 천체 망원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호주 플린더스대학 연구자 앨리스 고먼은 “스타링크 위성이 10.7~12.7GHz 밴드의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많은 학자가 전파 천문학 연구에 쓰는 주파수와 중첩된다”면서 “매일매일 주파수 대역을 놓고 싸움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천문학계의 우려에도 무료 혹은 값싼 인터넷망을 인류에게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하나 둘 씩 하늘을 차지할 위성은 늘어나고 있다. 곧 인류는 아름다운 별자리 대신 유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가 연상되는 스타링크 기차를 보며 탄성을 지를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8년 전 성폭행 당한 여성, 지난해 비행기 옆자리 승객이

    18년 전 성폭행 당한 여성, 지난해 비행기 옆자리 승객이

    열네 살이던 지난 2002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자택에서 납치돼 9개월 동안 억류 당한 채로 성폭행을 당하다 가까스로 탈출했던 엘리자베스 스마트(32)가 지난해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옆자리 남자 승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된 스마트는 6일(이하 현지시간) CBS ‘뉴스 디스 모닝’에 출연해 지난해 7월 19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떠나는 델타 항공 여객기 좌석에서 잠들어 있었는데 옆자리 남자 승객이 손을 뻗어 자신의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누군가 내 의사에 관계없이 몸에 마지막으로 손을 댄 것은 납치됐을 때였다. 해서 난 얼어붙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혼잣말로 ‘넌 엘리자베스 스마트야. 무얼 해야 할지 알아야 해’라고 되뇌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남자가 빨리 손을 빼고 뭐라고, 사과의 한 마디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스마트는 나중에 당국에 신고했는데 그 남성이 다른 여성에게라도 또다시 치근덕대지 않게 하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구체적인 편명이나 날짜를 밝히지 않았고, 대변인 크리스 토머스가 대신 이를 명확하게 밝혔다. 토머스는 미연방수사국(FBI)과 델타 항공이 현재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그랬어요. ‘내 이마에 쉬운 멋잇감이나 희생양이라고 적힌 커다란 딱지를 붙이고 있는 거냐’고 물었어요. 정말로 넌덜머리가 나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 일이 있고 나서 곧바로 고발하지 않고 이제야 한 것은 자기 방어 능력을 닦기 위해서라고 했다. 몇 권의 책을 쓰고 활발한 강연 활동을 했던 그녀는 지금은 성폭행이나 성추행, 성희롱에 직면하는 여성이나 소녀들을 훈련하는 프로그램 ‘스마트 디펜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서니 블랙 델타 항공 대변인은 “(문제가 된) 비행 직후부터 엘리자베스 스마트와 델타는 다른 승객이 그녀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점을 공유했다.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스마트 씨와 적정한 기관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 델타는 다른 고객들, 델타 직원들에게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승객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드라 바커 FBI 대변인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않겠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7일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한국차 공장 세운 신종 코로나 사태, 제조업 파급 막아야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현대차·쌍용차·르노삼성차의 국내 공장들이 최대 1주일 가량 가동을 중지할 예정이다. 아직 휴업을 결정하지 않은 기아차와 한국GM도 조만간 가동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자동차업계의 조업중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험에 몰린 만도기계가 완성차업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휴업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완성차 업계가 사상 초유의 도미노 셧다운(일시 정지) 사태를 맞은 것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공급이 끊기면서 재고가 소진된 탓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전체에 인체 신경망처럼 설치돼 차량 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현대차 등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이외에 국내와 동남아시아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계의 피해는 자동차업체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와 부품협력사까지 도미노 피해가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하청 중소기업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려 도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국내 핵심산업의 주력업체들은 상당수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고, 부품업체들도 그 뒤를 따라 중국으로 이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코로나 사태로 중국 현지공장이 올스톱됐다. 중국내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언제 재가동될지도 가늠할 수 없다. 부품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자동차는 물론 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태양광 업계의 공급·생산 차질도 걱정이다. 제조업의 속성 상 수 많은 부품 중 하나만 부족해도 생산라인은 멈춰선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자동차업계처럼 부품 대란을 피할 수 없다. 신종코로나로 인한 산업계 피해는 사스·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차원에서 부품조달에서 자금지원, 세제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 수급차질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범정부 차원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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