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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도쿄 자책골 고마워”

    울산 “도쿄 자책골 고마워”

    울산 현대가 2020시즌 첫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로 비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1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C도쿄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조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ACL 무대를 밟은 울산은 8년 만의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울산과 도쿄는 팽팽하게 맞서며 골 없이 전반을 마쳤다. 두 팀의 균형은 후반 19분 무너졌다. 순간적으로 수비 뒷선으로 침투한 디에고 올리베이라가 왼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과거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올리베이라는 2년 연속 도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골잡이다. 후반 36분 데이비슨이 얻어낸 프리킥을 신진호가 문전 앞으로 차올렸다. 수비수 아다일톤이 머리로 공을 걷어 내려 했으나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올겨울 울산으로 이적해 화제가 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는 교체 선수 명단에는 있었으나 벤치를 지켰다. 제주에서 온 ‘테크니션’ 윤빛가람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무장 군경 앞세워 국회 점거한 엘살바도르 대통령

    무장 군경 앞세워 국회 점거한 엘살바도르 대통령

    엘살바도르에서 대통령이 무장 군경을 대동하고 국회에 진입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대동한 무장 군인과 경찰이 한때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국회를 점거했다. 군인과 경찰이 국회를 둘러싼 가운데 부켈레 대통령은 의장석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이 나라에서 무장 군경이 국회에 들어간 것은 1991년 내전 종식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과 의회 갈등은 치안 예산을 위한 정부의 차입(대출) 계획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대통령은 군경 장비 개선을 위한 1억 900만 달러(약 1294억원) 차입 계획을 승인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하지만 84석 중 여당은 11명뿐인 여소야대 국회가 차입 승인에 미온적이자 부켈레 대통령은 “이럴 경우 국민이 반란을 일으킬 권리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거리로 나와 국회를 압박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9일 임시국회를 열어 이 문제를 처리하자는 대통령의 주장을 군경 수장이 지지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표결 전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야 한다며 이날 국회를 열지 않았다. 그러자 부켈레가 군경과 함께 의회에 쳐들어간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부켈레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수 성향 국민연합당(PCN) 소속 마리오 폰세 국회의장은 “쿠데타 시도”였다고 비판하며 “머리에 총이 겨눠진 채로는 응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부켈레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9.2명이 살해당했다. 지난달엔 3.8명으로 감소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샌더스 여론조사 첫 1위… 뉴햄프셔에선 웃을까

    샌더스 여론조사 첫 1위… 뉴햄프셔에선 웃을까

    “상승세 지속되면 ‘대세론’ 급부상” 전망도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전국 단위 지지율 1위에 올랐다. 1차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0.1% 포인트 차로 패했던 샌더스 의원이 뉴햄프셔에서 상승세를 탄 피터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에게 설욕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5~9일 민주당원과 민주당 지지자 66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조사보다 4% 포인트 상승한 25%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줄곧 선두를 유지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9% 포인트 하락한 1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마이클 블룸버그(15%) 전 뉴욕시장과 엘리자베스 워런(14%) 상원의원, 부티지지(10%) 전 시장 순으로 집계됐다. 뉴햄프셔 주민 715명을 대상으로 CNN과 뉴햄프셔대가 4~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샌더스 상원의원은 28%의 지지율로 21%인 부티지지를 7% 포인트 차로 앞섰다. 바이든과 워런은 9%로 4위권을 유지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와 맞닿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는 꾸준히 선두를 지켜 온 가운데 바이든·워런의 표가 부티지지로 옮겨 간 점이 눈에 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샌더스 의원의 상승세가 11일 뉴햄프셔와 오는 22일 네바다,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이어진다면 ‘샌더스 대세론’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세론’이 꺾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조사에서도 일주일 만에 5% 포인트 하락한 17%를 기록하며 샌더스(20%) 의원에게 밀렸다. 낡은 공약과 비전에다 유세장에서 여대생과 입씨름을 벌이는 등 추락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이 조사에서 블룸버그 시장이 1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정치적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과 백악관이 동시에 혼란을 겪으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유리한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의 향배는 여전히 부동층의 표심에 달렸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4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민주당의 모든 대선 후보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핵 해법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 등 중도 성향의 후보들은 ‘선 비핵화’를, 진보 성향의 샌더스·워런 의원은 ‘단계·병행적’ 해법을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울산 현대, 도쿄FC와 1-1... 아다일톤 자책골로 패배 면해

    울산 현대, 도쿄FC와 1-1... 아다일톤 자책골로 패배 면해

    울산 현대가 2020시즌 첫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로 비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1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C도쿄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조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ACL 무대를 밟은 울산은 8년 만의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울산과 도쿄는 팽팽하게 맞서며 골 없이 전반을 마쳤다. 두 팀의 균형은 후반 19분 무너졌다. 순간적으로 수비 뒷선으로 침투한 디에고 올리베이라가 왼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과거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올리베이라는 2년 연속 도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골잡이다. 후반 36분 데이비슨이 얻어낸 프리킥을 신진호가 문전 앞으로 차올렸다. 수비수 아다일톤이 머리로 공을 걷어 내려 했으나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올겨울 울산으로 이적해 화제가 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는 교체 선수 명단에는 있었으나 벤치를 지켰다. 제주에서 온 ‘테크니션’ 윤빛가람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감시국가’ 中 권위주의 통제전술로 신종 코로나 대응

    ‘감시국가’ 中 권위주의 통제전술로 신종 코로나 대응

    드론이 한 노년 여성 머리 위를 맴돌았다. 드론에 달린 스피커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 든 여성을 향해 커다란 음성이 나왔다. “네, 아주머니한테 말하는 거예요. 마스크 안 쓰고 다니면 안 됩니다.” 여성이 발걸음을 서두르자 드론은 그 위를 졸졸 따라갔다. “집에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손 씻는 것 잊지 마시고요.” 여성은 어깨 너머로 흘끗흘끗 드론을 쳐다보며 도망치듯 집으로 향했다. 드론은 야외에서 마작판을 벌이고 있는 남성들에게도 날아가 “빨리 이곳을 떠나라”고 했다. 어린 아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자 “드론을 쳐다보지 말고, 아빠한테 빨리 집에 가자고 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반체제 인사 다루던 통제를 일반 시민들에게통제 방침 어기면 ‘공공 안전 위협’ 최대 사형CCTV로 행적 조사해 의심환자 접촉여부까지공산당 지역조직 집집마다 방문해 감시, 보고언론 통제... 위챗에 뉴스 올리면 계정 폐쇄 10일(현지시간) CNN은 중국이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이나 반체제 인사 등 달갑지 않은 대상을 탄압하고 억류·제재하기 위해 수십년 갈고 닦은 정교한 권위주의적 통제 전술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평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런 대응이 국가적인 실패의 책임을 개별 시민이나 일부 부패한 관리에게 돌리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첫번째 전술은 ‘엄벌’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일 고위관료회의에서 법적으로 감염 예방과 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입법·사법·준수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공안이 여행 경로를 은폐한 혐의 등으로 국민을 단속하는 데 대해 “전염병 통제법이 엄격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공안은 최근 칭하이 서북부 지역에 사는 한 남성이 최근 우한에 다녀온 것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며 공공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은 “더 가증스러운 것은 그가 우한에서 아들을 데리고 돌아왔다는 사실도 감췄다는 것”이라면서 “아들 역시 외출해서 여러 차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유사 사례가 최소 다른 지방 4곳에서도 보고된 가운데, 헤이룽장성 북동부 당국은 의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정부 역시 지난 8일 일련의 의료범죄에 대해 사형을 포함한 중형을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광대한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전국 공안과 지방정부를 위해 첨단 안면인식·인공지능(AI) 기반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어디에나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포착된 얼굴을 관제센터에 구축된 장비가 인식해 범죄 용의자 여부를 파악, 공안이 출동해 붙잡은 예가 이미 보도된 바 있다. CNN은 “이 21세기 감시국가의 가장 극단적인 예는 신장 서부 지역”이라면서 휴먼라이츠워치가 2018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 지역을 표준으로 전국에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문제는 이런 감시 체계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것이다. 국가보건위원회(NHC)의 리란주안 사무관은 국영 CCTV에 출연해 “빅데이터 시대에는 각 개인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남성이 우한에서 온 누구와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자료’를 확인해 보니 전염병 지역에서 온 3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뿐 아니라 마오쩌둥 시대에 사용됐던 전통적인 통제 방식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주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공산당 지역 조직은 옛날 방식을 통해 감염자를 추적, 보고하는 임무를 해왔다. 세부 지역 위원회가 매일 가구를 방문조사해 모든 정보를 중앙당에 보고하는 것이다. 지난 8일 중앙당 지도부는 우한에 이 체계 운영위원회를 급파해 당국에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격리시키기 위해 “찾아내야 할 사람을 모두 찾아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CNN은 이 말이 과거 신장 수용소로 보내질 위구르인을 색출할 때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언론 통제 역시 빠질 수 없다. 시 주석은 10일 “중국이 전염병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중국인의 단합과 화합의 정신을 보여주기 위한” 여론 지도와 선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수많은 중국과 외국 기자들은 보도 통제에 직면했으며, 그 뒤엔 기자들이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를 공유한다는 이유로 당국이 위챗 계정을 차단하기도 했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은 사용자들이 유포한 불법 콘텐츠를 처리하지 못했다며 IT 회사 대표들을 이번 주 소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인터넷 감시자와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이 전염병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좋은 온라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천상의 휴양지’ 몰디브마저…밧줄에 칭칭 감긴 고래상어

    ‘천상의 휴양지’ 몰디브마저…밧줄에 칭칭 감긴 고래상어

    몰디브 바다에서 밧줄에 매여 고통스러워하는 고래상어가 포착됐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현지 잠수부 두 명이 밧줄에 꽁꽁 묶인 고래상어를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몰디브 남부 푸바물라섬 바다에서 잠수에 나선 시모네 무사메치와 안토니오 디 프란카는 밧줄에 결박된 고래상어를 발견했다. 밧줄은 고래상어의 머리와 지느러미 사이를 휘감고 있었다. 잠수부들은 “길이 4m 정도의 거대 고래상어가 밧줄 때문에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잠수부들은 곧장 고래상어 구조에 나섰다. 얼핏 보기에도 매우 두꺼워 보이는 밧줄에 매달린 잠수부들은 쉬지 않고 칼질을 해댔고, 그 사이 고래상어는 14m 깊이 바닷속으로 계속 내려갔다.얼마나 지났을까. 고래상어를 칭칭 감았던 밧줄이 뚝 끊어졌다. 밧줄이 감고 있던 자리에는 흰 자국이 선명했고 지느러미에는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잠수부는 “10분 정도 씨름한 끝에 고래상어를 옭아맨 밧줄을 끊어낼 수 있었다”면서 “언제 어떻게 밧줄이 감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에 난 자국을 볼 때 꽤 오래 밧줄을 달고 다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유의 몸이 된 것을 알아차린 듯 잠시 헤엄을 멈춘 고래상어는 곧 바닷속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잠수부들은 떠나는 고래상어를 보며 같은 일을 또 겪지 않기를 빌어주었다. 그리고 몇 분 후, 고래상어가 다시 나타났다. 잠수부들 가까이 헤엄쳐 온 고래상어는 마치 감사를 전하듯 한동안 주변을 맴돌다 돌아갔다. 잠수부는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뿌듯해했다.이처럼 천상의 휴양지로 불리는 몰디브도 플라스틱 쓰레기의 습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에는 한 어부가 몰디브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 배에서 나온 각종 쓰레기를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 톤, 이미 흘러 들어간 것만도 1억 톤이 넘는다. 2050년이 되면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가 물고기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양도 양이지만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분해되는 데는 수 세기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닐봉지는 10년~20년, 플라스틱 빨대는 200년, 페트병은 450년 수준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경북 11개 대학·지자체, 신종 코로나 공동 대처

    경북 11개 대학·지자체, 신종 코로나 공동 대처

    경북도와 도내 6개 시·군, 11개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12일 오전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우한 폐렴 대책회의를 갖는다. 회의에는 영남대를 비롯해 포항공대, 안동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등 중국인 유학생이 다수 재학 중인 11개 대학 총장과 해당 대학 소재 시·군의 부단체장이 참석한다. 이들 기관은 협력체계 유지 상황을 점검하고, 각 대학과 지자체의 대응 현황을 공유한다. 또 기관 간 상호협조 사항을 전달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해 향후 대응에 반영할 예정이다. 회의가 열리는 경산에는 10개 대학이 몰려 있으며, 중국인 유학생 1200여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한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등 3개 대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개학을 2주 연기하기로 했다. 한편 경산시에 따르면 지역 10개 대학의 개학 일정을 파악한 결과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등 3개 대학이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개학을 2주 연기하기로 했다. 영남대는 졸업식과 입학식도 취소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 여부를 지켜본 뒤 개학을 더 연기할지 판단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수업 개설 상한 기준을 완화하고 중국인 유학생 생활관 집중 보호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대구대와 대구한의대, 대경대 등 경산시 소재 나머지 7개 대학은조만간 자체 대책회의를 거쳐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자체·대학, ‘신종 코로나 대응’ 머리 맞댄다

    경상북도와 경산시 등 6개 시·군 지자체를 비롯해 영남대를 포함한 경북도내 11개 대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12일 오전 11시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사파이어홀에서 열리는 이번 대책 회의에는 경상북도지사와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경일대, 포항공대, 동국대(경주), 안동대, 동양대, 김천대, 호산대 등 경북도내 중국인 유학생이 다수 재학하고 있는 11개 대학의 총장들이 모두 참여한다. 경산시 등 6개 시·군 지자체의 부시장과 실무진도 참석해 포괄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도·시군과 대학 등의 관·학 협력체계 유지 상황을 점검하고, 각 대학과 지자체의 대응현황을 공유하며, 기관 간 상호협조 사항을 전달하고 애로사항 등을 청취해 향후 대응에 반영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단골 꼬마손님 위해 특별 식탁 차린 美 식당의 사연

    단골 꼬마손님 위해 특별 식탁 차린 美 식당의 사연

    암 투병 중인 세 살 꼬마를 위한 특별 식탁이 차려졌다. 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텍사스주 버몬트의 한 식당에서 꼬마 손님의 쾌유를 기원하는 조촐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버몬트에 위치한 식당 한 곳이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었다. 단골손님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식당에는 암으로 투병 중인 꼬마 소녀 애들레이드 스탠리(3)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꼬마는 3번째 생일 이틀 후인 지난해 7월 3일 항암 치료에 들어갔다. 7개월간 치료를 거치며 몸은 급격히 쇠약해졌고, 매주 일요일 점심 가족과 함께 밥을 먹던 단골 식당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꼬마의 어머니 반람 응웬은 “매주 일요일 함께 가던 식당이 있었다. 딸은 그곳을 아주 좋아했는데 항암치료 시작 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부모님과 함께 식당 앞을 지나다 간판을 알아본 꼬마는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되느냐”라고 물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버지 조던 스탠리는 “마음이 아팠지만 딸의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식당에 가기 어려웠다”라면서 “건강이 회복되면 함께 가자고 딸을 다독였다”라고 설명했다.실망한 딸을 보며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졌다.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물도 쏟았다. 친구는 꼬마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고 곧바로 식당에 도움을 청했다. 사연을 접한 식당 측은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라면서 꼬마와 가족을 위해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식당 측이 암으로 투병 중인 단골 꼬마 손님을 특별 초대했고,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어 식사를 대접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꼬마가 가장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식당을 꾸미고, 즐겨먹던 비스킷을 내어준 식당 측은 식사 비용 역시 전액 부담했다. 어머니는 “값을 치르려고 보니 이미 계산이 끝난 상태였다”라면서 “오늘이 딸은 물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항암치료 때문에 비록 머리카락은 모두 빠졌지만, 꼬마는 가족과 즐겨 찾던 식당에서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하며 예전과 같은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부모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딸이 어서 빨리 나아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응원을 부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오락가락하는 건 박쥐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오락가락하는 건 박쥐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이 박쥐라고 한다. 새가 아닌데 날아다니는 포유류 박쥐를 두고 인간은 종종 두 세계를 살면서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조롱해 왔다. 가뜩이나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며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을 박쥐에 비유하던 차에 박쥐를 향한 인간의 시선은 더 차가워졌다. 그런데 박쥐가 우리 전통에서 늘 지금처럼 푸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쥐같이 생겼고, 날아다닌다 해서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나는 쥐’라는 뜻으로 비서(飛鼠)라 부르기도 했지만, 중국에서는 박쥐를 예부터 편복(??)이라 했다. 편복의 복(?)이 복(福)과 발음이 같아 한자문화권에서 박쥐는 복을 기원하는 문양으로 쓰였다. 박쥐의 특징을 단순화해 다양한 미술에 표현한 것이다. 물론 박쥐가 ‘복을 불러 온다’는 생각이 한국 고례의 전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7세기 이전 한국 미술에서 박쥐문양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쥐문양은 조선 후기 미술 곳곳에 등장한다. 도자기, 자수, 공예품은 물론이고 때로 그림에도 나타난다. 각종 금속공예품, 반닫이 등의 가구에서 박쥐문양은 행복을 바라는 소박한 염원을 드러낸다.특히 다양한 가정용품의 박쥐문양에는 번식력이 강한 박쥐를 닮아 많은 자손을 보기 바라는 마음도 깃들었다. 만복이 깃들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며 시각화한 박쥐문양에 혹여 오해라도 있을까 봐 문양 주위에 ‘수복강녕’(壽福康寧), ‘부귀다남’(富貴多南) 등의 문구를 넣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각종 백자나 목가구에 표현된 박쥐는 복을 바라는 마음에 신분의 귀천이 없음을 말해 준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이 주머니는 이미 일본에서 혼례를 올리고 아들을 얻은 영친왕이 1922년 조선에서 다시 혼례를 올리러 귀국했을 때, 순종과 순정효황후가 영친왕의 아기 진왕자(晋王子)에게 하사한 것이다. 부귀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붉은 주머니 윗부분에는 목숨 ‘수’(壽)자를, 그 아래에 금실로 테두리를 두른 연보랏빛 박쥐를 자수로 표현했다. 박쥐 아래 구멍을 뚫어 매듭을 달았고 그 아래로 불로초가 꽂힌 화병을 호사스럽게 수놓았다. 주머니에 두 개의 딸기봉술과 은방울 2개를 연결했는데 은방울에는 깔끔한 정자체로 ‘수복강녕’을 새겼다. 하지만 왕실의 바람과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진왕자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 박쥐도, 주머니 아래 수놓인 바위와 파도의 문양도 헛된 기원이 돼 버렸다.조선 말기 유물에서 박쥐문양은 널리 확인된다. 영친왕비의 박쥐뒤꽂이는 비취로 만든 머리장식이다. 자그마한 꽂이에 극도로 단순화한 푸른색 박쥐와 금색 매화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져 현대적 감각을 보여 준다. 평생 남의 인생을 사는 것 같았을 영친왕의 역사를 아는 우리에게 박쥐뒤꽂이의 세련미는 외려 쓸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박쥐문양에 기원을 담을 수는 있으나 박쥐가 복을 가져오는 것도, 심지어 화(禍)를 부르고 병을 도지게 하는 것도 아니다.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인간의 일일 뿐이니 인류세(人類世)를 살면서 박쥐를 탓하는 건 덧없기 그지없다.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오늘은 음력 1월 17일이다. 1637년 오늘 청태종은 이런 조서를 보냈다. 엿새 전 조선의 인조가 보낸 상서에 대한 답이었다. “운명이 아침저녁에 달려 있는데도 오히려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헛소리만 하니 무엇이 유익하겠는가.” “이제 네가 살고자 하느냐. 마땅히 빨리 성에서 나와 항복하라. 아니면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빨리 나와서 한 번 싸워 보자.” 이 치욕적인 내용 앞에서 인조는 그저 안절부절, 목숨 부지에 골몰했다. “(너희는) 왕왕 우리 군사를 오랑캐 도적이라 하지 않았느냐. …어찌하여 나를 잡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느냐.” “양의 바탕에 호랑이 껍질이라는 속담이 참으로 너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더냐.” 청태종의 지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청을 오랑캐라고 욕하고, 정묘조약을 파기하고, 오랑캐 정벌을 공언한 것도 척화파가 장악한 조정이었고 인조였다. 이튿날(음력 1월 18일) 인조는 항복의 뜻을 밝히되 다만 ‘출성 요구를 거두어 달라’고 애걸하는 내용의 국서를 쓰도록 했다. 출성은 곧 포로라고 여긴 인조는 두려웠다. 이조판서 최명길이 국서를 쓰자, 예조판서 김상헌이 찢었고, 최명길은 다시 붙였다. 그 모습을 본 병조판서 이성구는 분노했다. “화의를 배척하여 나랏일을 이 지경에 이르게 했으니 대감이 적에게 가시오.” 김상헌은 울면서 뛰쳐나갔다. 그해 2월(음력 1월)은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했다. 남한산성에선 병사와 백성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갔고 성 밖에선 수십만 백성이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끌려갔다. 조선은 삶은 닭 털 뽑히듯 산 채로 벗겨지고 있었다. 1637년 2월 24일(음력 1월 30일·산성 도피 47일째) 인조가 땅바닥에 엎드려 항복의식을 한 뒤 도성으로 갈 때였다. 포로가 된 1만여 백성이 울부짖었다. “임금이시여, 우리를 버리고 가십니까?” 절규를 외면한 채 돌아온 한양 도성은 “시체가 길거리에 이리저리 널려 있”(인조실록 음력 1637년 2월 1일 자)는 거대한 무덤이었다.“경성에 사는 백성이 가장 혹독하게 화를 당해 남아 있는 자라고는 단지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나이 70이 넘은 사람들뿐인데, 대부분 굶주리고 얼어서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2월 3일 호조의 보고였다. 한성부는 이렇게 요청했다. “백골(白骨)을 묻어 주는 일이야말로 왕정(王政)의 급선무입니다. 적에게 죽은 도성 백성들이 길가에 버려져 있는데, 참혹해서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남정(男丁)을 징발해서 시체를 매장하게 하소서.” 병자호란의 참화는 미물조차 일찍이 예감했던 것이었다. 2월 인조 비인 인열왕후 상에 조문 사절로 찾아온 청의 사신을 사실상 내쫓고, 오랑캐 토벌을 공식화한 뒤였다. 당시 사헌부 장령 홍익한은 “황제를 참칭한 청의 사신을 참수하고 문서를 불살라 버리라”고 요구하고, 청과의 화친을 주장한 “최명길 등의 목을 베라”고 상소했다. 그 서슬에 마부태와 용골대 등 청 사신은 말을 훔쳐 타고 야반도주했다. 청은 이를 갈았다. “…부평 안산의 돌이 옮겨져 놓이고, 영남과 관서지방에서는 물오리가 서로 싸우고, 대구에서는 황새가 진을 치고, 죽령에서는 두꺼비가 행렬을 지어 나가고, 예안의 강물이 끊어졌다. 능에 벼락이 떨어지고, 서울의 땅이 붉게 변했으며, 하루 스물일곱 곳이 벼락을 맞았고, 큰물이 들이닥쳐 동대문이 막혔다. 무지개가 해를 꿰뚫고, 별이 변괴를 일으켰다.” 인조는 불안했다. 그래도 ‘전쟁 불사’를 외치던 자존심은 남아, 직급 낮은 역관을 청에 보내 분위기를 탐색했다. 청태종이 그를 통해 보내온 것은 최후통첩. “지금 척화를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유학자들인데 그들의 붓끝이 어찌 나의 군사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11월 25일(음력)까지 왕자와 대신을 보내 화의를 요청하지 않으면 조선을 칠 것이다.”청태종은 병자년 11월 말 환구단에 고한 뒤 군사를 이끌고 남진했다. 마부태가 이끄는 선발대가 압록강을 건넌 것은 12월 9일(양력 1637년 1월 4일)이었다. 불과 나흘 뒤 선발대는 한양 초입인 홍제원까지 밀고 내려왔다. 조선 조정은 14일(양력 1637년 1월 9일) 강화도로 피하려다 길이 차단된 걸 알고 허겁지겁 남한산성으로 도주했다. 산성에 갇혀서도 ‘척화파’는 연일 ‘화친’을 죽이려 했다. 남한산성 도피 5일째였다. “한 사람의 목을 베어 화의를 끊고, 백성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심광길) “그게 누구냐.”(인조) “최명길입니다.” 21일째 인조실록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늘도 김상헌은 화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김상헌을 따르는 사간 이명웅, 교리 윤집, 정언 김중일, 수찬 이상형 등이 상소했다. “최명길의 죄를 다스려 군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소서.” 윤집은 “최명길이 화친을 주장하여 나라를 그르친 죄는 머리털을 뽑아 세어도 속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남한산성의 조정은 독 안에 든 쥐였다. 11일째 겨울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병사들이 얼어 죽었다. 왕은 대전 뜰에서 헤픈 눈물을 뿌렸다. “죄를 주려거든 병사들이 아니라 저에게 주십시오.” 17일째였다. 왕의 수라상에 닭다리 하나가 올라왔다. “처음 산성엔 새벽닭 우는 소리가 제법 들렸는데, 요즘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이게 마지막인가.” 정약용은 훗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먹을 것도 땔감도 떨어져 곤궁하기 이를 데 없다. 남은 소와 말도 굶주림이 심해 서로 꼬리를 물어뜯어 먹을 지경이었다.” “장수와 군사들이 추위에 얼어붙어 얼굴빛이 푸르고 검어 사람 같지가 않았다. 살갗이 찢어지고 동상에 걸린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 그 참혹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시 조정은 식량 배급량을 병졸 하루 3홉으로 줄였다. 맥주컵 한 잔 분량이다. 입으로만 결사항전을 하던 대신들에게는 5홉이 배급됐다.35일째 사실상 항복을 결정하고도 청이 요구한 척화 주동자 압송 문제로 조정은 뭉그적거렸다. 40일째 참다못한 병사들이 무장한 채 행궁 앞에서 시위했다. 그래도 주저하자 43일째 대전 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했던 자들은 등골이 서늘했다. 서둘러 ‘주동자의 자수’를 받았다. 김상헌·정온 등 우두머리는 빠지고 자청한 윤집(36), 오달제(28)가 선택됐다. 47일째(양력 1637년 2월 24일) 인조는 곤룡포를 벗고 신하의 복장인 남색 옷을 입고, 죄인이 드나드는 서문을 빠져나와 삼전도의 수항단으로 향했다. 인조는 훗날 김상헌과 척화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속이고 명예를 훔치기란 쉽다.” 그러나 오늘의 사서는 그들의 충절을 한결같이 칭송한다. 불과 40여년 전 임진왜란의 참화도 망각하고, 9년 전 정묘호란의 치욕도 잊고, 대책은 없이 대륙의 패자에 대한 정벌을 부르짖다가 사직의 유린을 자초했다. 참극은 예견됐고, 피해자는 백성이었다. 호란 이후 그들은 ‘숭명’(존주대의)과 ‘복수설치’를 이념화했다. 자신의 무능과 죄과를 숨기고 권력을 유지하며, 착취구조를 온존하려는 것이었다. 승객을 죽인 만취운전자의 만용과 무지를 용기요 절의라 칭송할 순 없는 일이다. 통상 2월이면 한반도는 긴장 속으로 빠진다. 2월 말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맞섰다. 북미와 남북은 경쟁적으로 비난하며 군사적 대치를 강화했다. 이런 악순환은 불과 2년 전에야 잠복했다. 통일연구원은 그런 한반도 리스크가 올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핵 문제를 순전히 선거용으로 이용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대선 판세에 따라 어떤 돌출 카드를 내밀지 알 수 없다. 국내에서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척화’의 목소리가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기대, ‘친북’의 외연을 ‘친중’으로 확대하고 여론을 ‘친미인가, 친중인가’의 택일로 끌고 가려 한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곤경에 처한 이웃을 조롱하고 배척하는 부도덕과 파렴치가 놀랍다. 저 참혹했던 ‘겨울 전쟁’의 기억까지 지우는 만용은 더 놀랍다. 경쟁하는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우리에게 선택지란 없다. ‘화친’뿐이다. ‘척화’란 없다. 미국과도 중국과도, 북한과도 러시아, 일본과도 화친해야 한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기사회생 신진서, 박정환에 짜릿한 불계승

    기사회생 신진서, 박정환에 짜릿한 불계승

    국내 바둑 최강자 간 맞대결에서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수읽기의 진수를 선보이며 생애 첫 메이저 국제대회 우승에 다가섰다. 신진서는 10일 경기 광명의 라까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24회 LG배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박정환에게 2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새해 한국기원이 발표한 국내 바둑 랭킹에서 박정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신진서에게는 상대 전적 4승15패의 열세를 딛고 이뤄 낸 승리였다. 그동안 메이저 국제대회 우승이 없어 ‘국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신진서로서는 2018년 천부배, 지난해 백령배에 이은 세 번째 국제 메이저 타이틀 도전에서 청신호를 켜게 됐다. 박정환의 초반 실착(흑45)으로 앞서 갔던 신진서는 좌변에서 과수(백118)를 둔 이후 중반부터 박정환에게 밀리며 패배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마지막 승리를 눈앞에 뒀던 박정환이 초읽기 상황에서 우변에 둔 수(흑211)가 패착이 되고 말았다. 신진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좌상귀에서 팻감 공작(백218)에 들어가면서 패를 이끌어 냈고 좌상귀에서 싸움을 이어 가던 박정환은 결국 몇 수를 더 둔 뒤 항복했다. 신진서는 경기 후 “초반에 좋았지만 대마가 죽었을 때 역전당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세계대회 결승이니 끝까지 둬 봐야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정환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인공지능(AI)도 흑의 우세를 점쳤지만 한순간 실수에 전세가 순식간에 역전됐다. 박정환도 자신의 실수에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며 크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19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이긴 것은 좋지만 좋은 바둑이 아니었다”라면서 “다음 대국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2국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자연을 배우다, 공간을 비우다

    자연을 배우다, 공간을 비우다

    건축가의 정신이 직관으로 느껴질 때 건축은 희열로 다가온다. 설명으로 느낄 수 있는 건축은 기쁨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원천은 되지 못한다. 20세기 건축세계를 움직인 건축가들은 많이 있었지만 건축의 꿈을 한참 꾸고 있었던 20대 후반 내 마음에 남아 의문과 관심을 갖게 된 건축가는 루이스 칸(1901~1974)이었다. 그의 건축은 다분히 심미적이어서 눈으로 하는 건축, 머리로 하는 건축이라기보다 가슴으로 하는 건축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건축가적 정신이 직관으로 느껴지는 그런 건축가였다.●건축 생명력의 근원, 침묵·이데아·허 평생을 미국에서 활동하였던 칸이 태어난 곳은 북유럽 에스토니아(당시 러시아) 사아레마섬이었다. 1901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1905년 부모와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민을 하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미술과 음악적 자질이 뛰어난 칸은 고교시절 건축역사 수업을 듣고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칸은 1920년부터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보자르식 건축을 교육받았다. 유럽의 건축가들이 활발하게 근대 건축운동을 전개하던 시절이었다. 보자르식 건축은 프랑스에서 왕정시대의 바로크와 로코코가 프랑스혁명으로 막을 내리고 나폴레옹의 정치가 시작되는 19세기 초 시작된 에콜 데 보자르(국립예술학교)에서 시행한 신고전주의 건축이다. 1919년 독일에서는 바우하우스가 발족하면서 고전 건축의 원리를 부정하고 건축공간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었으니, 어찌 보면 칸은 유럽과 비교해 볼 때 시대적으로 뒤처진 건축교육을 받았던 셈이었다. 이것이 학교를 마친 이후에 유럽 건축가들과 대화의 벽으로 작용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칸은 보자르식 건축에 머무르지 않고 건축공간과 형태구성의 고전 원리인 중심성과 대칭 그리고 반복성 등 균형적 질서 위에 좀더 건축의 심미적 부분을 깊숙이 파고드는 깊이 있는 건축에 심취하면서 창조적 투쟁과정을 통한 나름의 새로운 건축을 완성했다. 이러한 연고로 그는 50세가 넘은 늦은 나이에야 괄목할 만한 건축가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그가 남긴 건축적 업적은 거대한 성과 같은 것이었다.그는 잴 수 없는(unmeasurable) 것과 잴 수 있는(measurable) 것, 깨달음(realization), 직관(intuition), 침묵(silence)과 빛(light), 영감(inspiration), 질서(order)와 같은 건축가로서 다뤄야 할 어휘들의 의미를 스스로 정리하면서 건축에 부여할 심미적 가치를 상승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 위에 독자적인 건축세계를 만들어 나아갔다. 서비스 공간(servant space)과 서비스받는 공간(served space)으로 공간의 위계를 살린 알프레드 뉴튼 리처드 의학연구소(펜실베이니아대학·1961~1967)를 비롯해 만다라를 연상시키는 소크 생물학연구소(캘리포니아주 라졸라·1959~1965), 국회의사당의 초월적 의미를 담은 방글라데시 캐피털 콤플렉스(데카·1962~1982), 자연의 빛으로 살아 숨 쉬는 킴벨미술관(텍사스주 포트워스·1966~1972), 코페루니쿠스 혁명식 중심공간을 살린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도서관(뉴햄프셔주 엑스터·1967~72) 등 많은 건축들이 걸작으로 남았다. 칸의 건축을 아우르는 단어를 꼽으라면 그것은 ‘침묵과 빛’일 것이다. 칸은 “침묵과 빛은 영감의 문턱에서 만난다”고 했고, “침묵은 단순한 조용함이 아니고 존재와 표현을 원하며 새로운 요구의 근원”이라 했다. 칸이 말하는 침묵이란 과연 무엇일까? 존재와 표현이라는 의미에서 ‘미메시스’, 곧 ‘예술은 모방이다’가 연결고리가 될 것이고, 플라톤이 모방의 원천으로 꼽은 이데아와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초월적 실재’, ‘영원하고 불변하는 사물의 본질적인 원형(原形)’이라고 하였으니 침묵의 의미가 플라톤의 이데아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나아가 노자의 허(虛)와는 어떨까. 노자는 도덕경에서 ‘완전히 비우고 고요하게 하면 모든 것들은 뿌리(根)로 돌아가고 …그 뿌리는 결국 도(道)로서 영원하다’(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歸根曰靜. …天乃道, 道乃久)고 이야기한다. 허의 비움은 비움으로 다시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의 비움이 아니라 비움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비우고 또 비운 결과 뿌리로서 생명력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로 ‘새로운 요구의 근원’으로서 침묵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사물의 본질적인 원형’으로서의 이데아와, 그리고 ‘비우므로 사물의 근원으로서의 뿌리로 돌아가는 영원한 도(道)’라는 허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존재의 근원’으로 귀착되고 이것이 곧 ‘DNA’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침묵, 이데아, 허, 이 세 요소 속에는 생명의 근원이며 존재의 욕구가 있는 원초적 존재 의지로서 DNA가 중요한 가치로 존재한다고 본다. 칸이 경험 이전에 갖고 있었을 보편적·필연적 인식과 칸이 자연, 도시, 역사 등 그의 삶과 배경과 배움에서 얻은 경험적 인식, 이 두 가지 인식이 칸의 ‘침묵’ 속에 숨겨져 있던 근원적 요소로서의 DNA가 아니었나 생각한다.●인위를 없애고 노자의 ‘무위’를 담다 나는 건축작업을 할 때 건축이 지어질 환경 속에서의 ‘허’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존재 의지로서 DNA를 찾는 데 집중한다. 환경은 땅(terra)의 가치와 시대(era)적 환경을 말한다. 땅의 가치란 그 땅이 가지고 있는 풍토적 성격, 지질, 토양, 역사와 유산, 건축재료 등 그 땅의 모든 물리적·정신적 성격과 가치를 말한다. 시대적 환경이란 현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감지되는 시대적 특수환경, 예를 들면 급변하는 콘텐츠 변화에 발 맞춰야 하는 IT환경, 스피드에 대응해야 하는 스마트환경, 무감정 AI(인공지능)와 24시간 대화해야 하는 무감성 문명환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노자의 ‘무위’(無爲) 개념을 중요시한다. 건축가 자신의 욕심에 의한 인위(人爲)적 건축이 아닌 허(虛) 속에서 찾아내는 건축의 가치가 생명력이 있고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제루의 부지는 강화도 민간인 통제선 내 마을의 산 초입에 있다. 숲속의 내음과 바람과 새들의 소리 등 노출된 자연에 맞추어 자연을 느끼는 오감에 아무런 거름이나 막힘이 없는 루(樓)를 디자인 요소로 선정했다. 주거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가족애의 근거로 마당을 배치했다. 마당은 허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서 집의 어느 곳에 있건 마당을 통해서 가족의 표정을 확인하고 소통하면서 생활하게 한다. 이러한 개념은 이후 ‘연하당’, ‘매송헌’ 등에서도 다른 형태로 적용된다. 당호는 주역의 마지막 괘인 미제(未濟)에서 땄다. 바로 앞괘인 기제(旣濟)와 반대로 ‘바뀜과 발전의 바람’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파주 출판도시 내에 있는 탄탄스토리하우스는 마스터플랜의 조건에 따라 진입 시 측면이 보이는 긴 직육면체의 덩어리가 형성됐고 이에 소통을 위한 뚫림과 시각적 편안함을 위한 사선 조형이 계획됐다. 속도가 생활이 된 현대인들에게 공연과 전시 관람 프로그램은 빠른 동선보다 천천히 생각하며 관람하는 느림의 동선을 위한 기제가 작동되고, 이에 대지 진입부터 내부 관람동선 전체에 이르기까지 집 전체를 감아 도는 긴 동선체계가 구성되었다. 공간의 생명력 부여를 위하여 곳곳에 천창이 도입됐다. 천창은 이후 파주 덕윤웨이브 공장에서 아트리움으로 발전되어 지하공장의 마당역할을 수행한다. 제주스테이 비우다 부지는 서귀포의 구릉지 귤밭 사이에 있으며 멀리 바다 전망을 가지고 있다. 땅의 표현 의지는 돌담과 귤밭의 귤창고에 있었다. 바람 많은 제주도 돌담은 바람과 공존하는 제주도 특유의 DNA를 가지고 있다. 숭숭 뚫려 바람으로부터 보호되는 돌담에는 안팎이 서로 소통하는 지혜도 담겨 있다. 귤 창고 같은 집을 돌담 쌓듯 쌓아서 생긴 넉넉한 외부공간에서 많은 이들이 쉴 수 있게 하고 다양한 소통과 조망권도 확보했다. 이들 공간은 미셸 푸코가 이야기하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으로 쉼이 풍부한 장소,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 작동될 것이다. 이런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구례가족호텔에서 더욱 활성화된다.칸은 ‘아름다움’을 어떤 지식이나 단서나 비평이 배제된 상태에서의 ‘총체적 조화’라 했다. “당신은 자연이 도와주지 않는 한 어떤 것도 디자인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아름다움이란 겉으로 드러난 미의 문제가 아니고 늘 자연을 경외하고 자연에게서 배움으로써 공존하는 조화로움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질서’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건축가 방철린
  • 美대선 흔드는 ‘흑인 표심’… 트럼프도 수십억원으로 구애

    美대선 흔드는 ‘흑인 표심’… 트럼프도 수십억원으로 구애

    미국 대선에서 흑인들을 향한 ‘구애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등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소위 ‘콘크리트 흑인 지지층’을 흔들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8%에 불과한 흑인 지지층을 조금이라도 늘리겠다며 수십억원을 쏟아부었다. 흑인 후보가 아예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이 소위 ‘캐스팅보트’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샌더스는 젊은 흑인 표를 끌어모으고 있으며, 스타이어는 다른 후보들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11일)에 집중하는 가운데 수십억원을 광고에 쏟아붓고 있다”며 “바이든에게 경고등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네바다 코커스(22일)에 이어 오는 29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흑인 표심을 확인하는 첫 무대다. 2016년에 이곳의 민주당 유권자 중 61%가 흑인이었다. ABC 방송의 여론 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곳에서 샌더스(26.4%)가 바이든(20.1%)을 누르고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3월부터 경선에 참여할 마이클 블룸버그도 지난 주말 슈퍼 화요일(3월 3일)을 겨냥해 흑인 강세 지역인 앨라배마에서 유세를 했다. 지난해 바이든을 띄운 흑인 바람은 양대 흑인 후보였던 코리 부커 상원의원과 카멜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중도 탈락시킬 정도로 거셌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8일 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국 단위로는 바이든이 여전히 48%의 지지율로 1위였다. 샌더스(20%)와 워런(9%)이 뒤를 이었지만 차이가 컸다. 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이 ‘청년 오바마’ 바람을 일으키며 승리를 거머쥔 것을 볼 때 흑인표 판도에도 변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흑인 유권자 공략에 뛰어들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500만 달러(약 59억원)를 퍼부은 슈퍼볼 광고에서 형사사법 개혁 성과를 강조했다. 폭력범죄 이외 범죄에 대해 판사 선고 재량을 강화했다. 흑인층이 주로 수혜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국정연설에서 올해 100살 된 흑인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 찰스 맥기를 소개했고, 7일에는 흑인 인구가 많은 샬럿에서 흑인을 위한 공정한 기회를 강조했다. 2016년 대선에서 불과 8%의 흑인 지지로 당선됐던 것을 감안할 때 2~3% 포인트만 늘려도 민주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다. 다만 미 흑인인권단체 NAACP의 데릭 존슨 의장은 “흑인 표는 사고파는 게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에볼라·메르스… 감염 공포 앞에서도 의료진들의 희생 빛났다

    에볼라·메르스… 감염 공포 앞에서도 의료진들의 희생 빛났다

    ‘45일 후 전 세계 25억 2137만 109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고 5294만 8793명이 사망한다.’ 포브스가 지난 6일 기사에서 언급한 인공지능(AI)의 예측이다. 물론 해당 기사에서 의사들은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날씨, 인구이동통제, 방역 등의 변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인류의 각종 방역 노력이 배제된 수치라는 의미다. 하지만 다소 황당한 AI의 이런 전망은 인간이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아예 손을 놓는다면 전염병이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인류를 잠식할지를 알려준다. 실제 신종 코로나의 거대한 공포 앞에서 인류는 생존을 위한 이기심을 발휘했다. 반면 페스트,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의 파고를 넘어 온 인류는 강하다. 이타적인 희생과 협력은 강한 무기다.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 각국의 의료진이 보여 준 노력은 인류의 심금을 울렸다.●AI, 45일 후 전세계 5295만명 사망 예측 ‘생존을 위한 이기심과 남을 위한 희생’이라는 양면의 민낯 중 한쪽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류의 두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은 기술 발전, 환경파괴, 고령화 등으로 전염병에 점점 취약해지는 지구를 위해 필요하다. 전염병 방역의 기본은 ‘질병 확산의 삼각형’(epidemic triangle)으로 불리는 ‘병원균, 확진자, 발병 지역’의 통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3일 신종 코로나 발병 보고를 받고 31일에야 공개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의 보건위원회는 이날 “사람과 사람 간에 퍼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공표했다. 결국 지난달 23일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하기까지 신종 코로나는 빠르게 확산됐다. 공산당 우한시위원회의 한 서기는 “태국에서 확진환자가 나온 1월 12∼13일에라도 우한의 교통을 봉쇄했다면…”이라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시기를 놓친 통제로 우한시도 소위 ‘버려진 도시’처럼 돼 버렸다. 병원은 부족한데 확진환자는 넘치고, 1000명씩 누워 있는 임시 병원은 외려 전염 통로라는 지적이 나오며, 봉쇄 조치로 인근 도시의 병원에 갈 수도 없다. ●中 부실 대응 도마에… 중국인 혐오증까지 중국 당국의 초기 정보 통제는 공산당의 통치 안정, 경제 충격 등이 감안됐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보다 먼저 고려하지 못한 공산당의 부실한 위기대응 능력에 각국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달 중순 ‘무증상 감염’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면서 중국인 혐오 현상은 더욱 커졌다. 일본 상점들은 ‘중국인 출입금지’를 써 붙였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신종 코로나에 대해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현했다. 각국은 전세기를 띄워 우한 내 자국민을 철수시켰지만 이들을 보균의심자로 보는 여론에 각국으로 귀국한 교민들이 잠복기(최대 2주)를 보낼 숙소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도 우한 지역민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가디언은 1월 말 베이징의 각급 주민위원회가 집마다 두드리며 우한 체류 경험자가 있는지 조사했다고 전했다. “모든 지역은 가족이고 서로를 부양해야 한다”는 베이징시 관리의 주장은 공허했다. 전염병의 공포는 돈벌이로 변질됐다. 매점매석을 통한 마스크 가격 급등은 일반적이다. 중국 언론이 발열, 기침 등을 다스리는 전통 의약품 ‘솽황롄’(雙黃連)을 신종 코로나 치료법으로 소개하자 ‘짝퉁 약’도 유통됐다. 가짜뉴스도 퍼졌다. 우한의 한 사스 전문가는 따뜻한 소금물로 콧구멍과 목구멍을 매일 아침과 밤 헹궈 줄 것을 추천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기가 신종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광욕, 헤어드라이기로 손 말리기 등도 거짓이었다. 심지어 인도 정당 ‘힌두 마하사브하’ 대표는 불 앞에서 힌두교 의식과 함께 소의 오줌이나 똥을 몸에 바르라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 발병 원인을 둘러싼 소위 ‘블레임 게임’(책임 씌우기)도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정보가 에이즈바이러스(HIV)와 일부 유사하다며 우한에 있는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힘을 얻었다. 이에 이곳의 한 연구원은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맞섰다. 중국인 대부분이 박쥐를 먹는 것처럼 묘사하며 책임을 지우는 현상도 에이즈로 동성애자가, 에볼라로 흑인들이 지탄을 받았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이성은 빛났다. 각국이 발원지 이름을 넣어 ‘우한 폐렴’으로 부르던 것을 신종 코로나라는 제 이름으로 바꾼 것은 우한 지역민의 낙인효과를 감안할 때 작지만 큰 첫걸음이었다. 전 세계에서 성금과 방역물품 기부도 잇따랐다. 지난 1일까지 모인 후베이성의 누적 사회 기부금 접수액은 69억 위안(약 1조 1800억원)이었다. N95 마스크 50만개, 기타 일회용 의료 마스크 185만개, 보호안경 7만개 등도 들어왔다. 지난 5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일본, 태국 등 21개국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안후이성의 한 남성이 경찰서에 걸어 들어와 500개의 마스크를 놓고 급히 도망가는 동영상이 중국 온라인에 퍼졌다. 의료진의 희생도 이어졌다. 지난 5일 우한에서 자가용 차량으로 의료진의 출퇴근을 돕던 한 자원봉사자(54)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밤낮으로 차량 탑승자의 체온을 측정하며 일하던 28세 의사도 이날 과로로 사망했다. 중국 산둥성 허쩌에서는 지난 4일 신종 코로나 환자를 돌보기 위해 한 의사가 10분 만에 결혼식으로 올리고 병원으로 돌아간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인민일보는 우한대 소속 인민병원의 여성 간호사 샨시아(30)가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두피가 보일 정도로 짧게 깎았다고 보도했다. ●국경 없는 전염병 피해… 공동방역 체계 필요 문제는 미래 대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오랜 기간 세계는 공황과 방치의 연속이었다”며 “우리는 발병에 돈을 쏟아넣고 끝난 뒤에는 그것을 잊고 다음 발병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인간의 자연침략으로 동물은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 전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박쥐 등 야생동물 식용을 막으면 좋겠지만 전 세계 76억명이 배고픔에 허덕인다. 지난 7일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284.27㎢로 지난해 1월(136.21㎢)보다 2배로 늘었다. 열대우림이 사라지며 자연에서 분리된 이름 모를 바이러스들은 인간을 새 숙주로 삼곤 한다. 실제 전염병의 발생 주기는 10년에서 5년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 비행기를 통한 인구 이동은 바이러스 확산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각국이 택한 방법은 고립과 국경 차단이지만 외려 불법체류자들이 늘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더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피치 못해 쓰는 방법’으로 부른다. 게다가 각국의 전염병 대처능력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핵위협방지구상(NTI)과 존스홉킨스대학이 공동으로 조사한 2019년 세계보건안전지수(GHS)에 따르면 195개 국가 중 1위인 미국은 83.5점이었지만 중국은 48.2점으로 51위였고 북한은 17.5점으로 193위에 불과했다. 한국은 70.2점으로 9위였다. 미국이나 한국 등 방역 선진국이 스스로를 잘 관리해도 세계는 밀접해졌고 전염병의 피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이 매장, 사무실, 공장 등을 닫았고 한국에서는 대학이 개학을 연기하고 확진환자가 다녀간 극장, 식당, 백화점, 사옥 등이 문을 닫았다. 대륙별로 혹은 지역별로 긴급재난구조본부 등의 공동방역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랜스젠더도 성범죄 저지를까?…약물 치료로 물리적 위협 어려워

    트랜스젠더도 성범죄 저지를까?…약물 치료로 물리적 위협 어려워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하고 법원의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아 남자에서 여자가 된 트랜스젠더 A씨가 숙명여대 법대에 최종 합격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등록을 포기한 일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래디컬 페미니스트(급진적 여성주의) 동아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성소수자를 일상적으로 차별하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이들에 대한 오해를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성전환자를 둘러싼 잘못된 편견을 짚어 봤다. ●남성이 여성 공간에 침입하기 위해 갑자기 성을 바꿨다 (×) 트랜스젠더는 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의 불일치(젠더 디스포리아)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겪는다. 자신이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는 느낌 때문에 오랜 시간 자신의 신체를 저주하거나 심한 경우 자해를 할 정도로 고통이 크다. 트랜스젠더는 하루아침에 본인의 성을 바꾸겠다고 결정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호르몬 치료와 정신과 상담 등을 받는다. 군복무 중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가 강제 전역된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 역시 “청소년 시절부터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줄곧 억눌렀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며 우울증이 하루하루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A씨의 숙명여대 입학에 대해 일부 학생은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공간에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트랜스젠더는 성범죄자의 화학적 거세에 쓰이는 것과 같은 약물로 치료받기 때문에 발기가 되지 않고 남성호르몬이 감소한다. 물리적인 강간 위협이 되기 어렵다”면서 “성범죄는 성기 유무와 상관없이 벌어진다. 트랜스젠더를 무조건 잠재적 범죄자라고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는 왜곡된 여성성을 강조해 여성 차별을 강화한다 (△) 일각에서는 트랜스젠더가 성별 규범을 공고히 해 여성 차별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으로 성전환하는 이들이 긴 머리, 화장한 얼굴, 풍만한 가슴 등으로 잘못된 ‘여성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현재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받으려면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지인 한 명은 성전환 수술까지 했지만 외모가 ‘남자 같다’는 이유로 성별 정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사회구조적으로 요구되는 현 성별 구분이 있는 한 성소수자는 이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트랜스젠더에게 유리하게 법적 성별을 바꿔준다 (×)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쪽에서는 법원이 성별 정정 신청을 대부분 받아 준다고 주장한다. 성소수자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한다. 물리적인 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별 정정 요청을 법원이 받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MTF) 가운데 고환만 제거하고 여자 성기 형성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 중 법적으로 여성이 된 국내 사례는 한 건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보수통합 땐… 한국당 싫다며 ‘새보수’ 간 김웅의 선택은

    보수통합 땐… 한국당 싫다며 ‘새보수’ 간 김웅의 선택은

    비례 공천 위해선 당적 이동 불가피해 외부 영입 인재들 거취 놓고 ‘골머리’최근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범보수 진영 정당들이 각자 영입한 외부 인재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이미 출범시킨 만큼 통합 후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정치적 신념과는 별개로 ‘당적 대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보수 통합에 참여하는 각 당의 지도부는 영입 인재의 미래한국당행(行)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조훈현 사무총장은 10일 “보수 통합 후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자 한다면 결국 미래한국당으로 넘어와야 한다”며 “통합 논의 과정에서 각 정당이 이 부분에 대해 조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새로운보수당 정병국 의원도 “어떤 길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비례대표를 원하는 영입 인재들은 미래한국당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김원성 전략기획위원장은 “통합 후 비례대표 공천이 한국당 위주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측 사람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추천위원회에 파견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치 공학적 보수 통합으로 인해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정치 신인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영입 인재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입당을 결정했지만 통합 후 비례대표를 받으려면 신념과 무관하게 비례위성정당으로 건너가야 할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새보수당 영입 인재 1호인 김웅 법치바로세우기특별위원장은 한국당의 러브콜을 거부하고 새보수당에 입당했으나 보수 통합으로 결국 한국당과 함께할 처지가 됐다. 김 위원장은 앞서 보수 통합에 대해 “참 고민이 많이 됐다. 처음에 새보수당하고도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이야기했다”며 “만약 통합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 스타일이나 정체성은 유지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도 최악의 경우 비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한국당으로 가야 할 처지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떠들썩하게 영입한 김웅 전 검사는 졸지에 ‘변한 게 없는’ 한국당으로 가게 생겼다”고 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개인적으로 만나는 외부 인사 중 ‘비례 받으러 미래한국당 가는 건 너무 모양이 빠진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건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부터 마스터플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어”… 끝까지 뻔뻔한 고유정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어”… 끝까지 뻔뻔한 고유정

    “계획범행 아니다” 반성 대신 변명 일관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기존 주장을 다시 폈고, 의붓아들 사건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1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 목숨, 제 새끼 등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아빠·엄마 잃고 조부모님이 있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고씨는 “제가 믿을 곳은 재판부밖에 없다”며 “한 번 더 자료를 봐주시고 한 번 더 생각해 달라”고 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의 아들이 (전 남편 살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법정에서 틀어 보이면서 “아들은 당시 자신의 엄마가 피해자(전 남편)로부터 공격당해 아파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 가능성을 부각했다. 변호인은 또 의붓아들 살해 사건은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만한 압도적인 범행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과 상식에 맞는 재판부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날 직접적인 살해 증거가 없는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와 현 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 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고씨는 “의붓아들을 살해하지 않았다. 정말 그건 아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공소장 내용은 다 억지”라고 반박했다. 고씨는 재판부의 계속되는 추궁에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 경시 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 2일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당시 5세)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 업은 안효섭 ‘돌담병원 운명은?’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 업은 안효섭 ‘돌담병원 운명은?’

    ‘낭만닥터 김사부 2’ 한석규가 혼절한 채 안효섭에게 들쳐 업힌 ‘어부바 질주’가 포착돼 위기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10일 방송되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 11회분에서는 한석규가 안효섭에게 업힌 상태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절체절명 상황이 포착됐다. 극중 의식이 없는 김사부를 등에 업은 채 서우진이 응급실을 향해 내달리는 장면. 서우진 옆으로 놀란 배문정(신동욱)과 울컥한 장기태(임원희)가 같이 달려가는 가운데, 김사부가 쓰러져 있는 광경을 목격한 오명심(진경)은 충격을 받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뒤따르고 있다. 심각하게 축 늘어져 서우진에게 업힌 김사부의 모습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과연 김사부와 돌담병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쓰러진 김사부 그 후’ 장면은 지난 1월 경기도 용인 세트장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이 장면은 한석규를 비롯해 안효섭-진경-임원희-신동욱 등 여러 배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기를 펼쳐야 했던 만큼, 배우들의 연기합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상태. 리허설에서 머리를 맞대고 각각 자신들의 동선을 꼼꼼하게 체크한 배우들은 똑같은 장면을 몇 번 동안 반복했음에도 불구, 전혀 흔들림 없이 집중하며 연기에 임하는 모습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한석규는 자신을 업고 달려야하는 안효섭을 연신 다독이면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에 혼신을 쏟아낸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합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완성도 높은 장면이 만들어졌다. 제작사 삼화네트웍스 측은 “지난 10회에서 펼쳐진 ‘김사부 혼절 엔딩’이 안방극장을 충격으로 휘감았다”라며 “오른팔의 마비와 통증, 그리고 사고에서의 충격으로 극한의 고통에 사로잡혔던 김사부의 상태는 어떤 것인지, 심장 떨리는 반전이 터질 10일(오늘) 방송분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11회는 10일(오늘)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삼화네트웍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진태현♥박시은, 2세 계획 언급 “세연이 동생 갖고파”

    진태현♥박시은, 2세 계획 언급 “세연이 동생 갖고파”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2세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10일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진태현♥박시은 부부가 2020년 맞이 2세 계획을 밝힌다. 대학생 딸 세연이의 입양 스토리를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2020년에는 세연이 동생을 갖고 싶다”라며 신년 맞이 2세 계획을 밝혔다. 이날 두 사람은 결혼 후 6년 동안 아이를 갖지 않았던 이유를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공개입양 이후 결혼 6년 만에 ‘2세 계획’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높인다.한편, 이날 박시은은 ‘방구석 살롱’을 열어 진태현의 헤어 스타일링에 도전했다. 평소에도 진태현의 머리 스타일을 자주 손봐준다는 박시은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칼각’ 뷰티 실력을 뽐냈다. 특히, 박시은은 진태현의 단점을 커버하는 안성맞춤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MC들도 “이런 것도 집에서 해주시는 거냐”라며 연신 감탄했다. 그런가 하면 ‘취미 부자’ 진태현이 박시은과 떨어져 홀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방송에서도 아내 몰래 젤리 쇼핑을 즐기다 혼난 적이 있었던 진태현은 젤리 먹방에 이은 또 다른 취미생활에 이번에도 박시은에게 혼이 났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더한다. 젤리 먹방에 이은 진태현의 ‘나 홀로 취미생활’의 정체는 10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서 공개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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