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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감사에 예민한 사회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감사에 예민한 사회

    국내서와 번역서의 큰 차이 중 하나는 번역서에는 ‘감사의 말’이 별도의 지면으로 있고 길이도 꽤 길다는 점이다. 예컨대 대니얼 임머바르의 ‘미국, 제국의 연대기’의 감사의 말은 5쪽 분량이다. ‘내가 선학들에게 진 빚은 이루 말할 수 없다’로 시작하는 글은 연구비 지원 단체, 원고를 미리 읽은 이들, 교정해 준 연구자 및 편집자들을 치하하다가 급기야 서적 판매 중개상까지 언급한다. 임머바르는 특히 겸손한 어투를 구사하는 저자다. “연구비 지원 혜택에 죄송스런 마음이 들어 몸을 움찔”거렸고, 동료들이 나의 “지적 무능함을 상세히 짚어” 줬으며, “방사능 폐기물 수준의 끔찍한 초고”를 읽어 준 이들은 피폭을 감수한 것이다. 열거되는 146명의 사람은 저자를 빚 구덩이에서 건져 올린 존재로 비유된다. 반면 국내 저자들은 보통 머리말 끝부분에 한 단락 정도 감사의 말을 쓴다. 분량이 짧아 읽기에 부담 없다. 독자가 모르는 수많은 이름을 열거하다 보면 자칫 본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독자를 지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또한 이 자리에 가끔 이름을 올리는데,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의 삶에 꽤 공헌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다가 누군가 책을 내서 여러 사람이 치하받는 타이밍이 되면 귀를 쫑긋한다. ‘내 이름도 들리나’ 하고. 호명되지 않은 어떤 이들은 저자를 무례하다 여기면서 그 섭섭함을 드러내고 급기야 인연을 끊는다. 그리하여 머리말은 독자를 위해 책의 얼개를 보이는 지면이기도 하지만 한편 저자가 나를 얼마나 인정하는가를 확인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누락은 때로 엄청난 결과를 빚는다. 한번은 우리 저자가 어떤 매체에 짧은 원고 몇 편을 게재했고 그것을 다른 원고와 함께 묶어 책을 냈는데 깜빡하고 감사 인사에서 그 매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상상도 못할 상황으로 치달아 해당 매체의 편집자와 저자는 오랜 인연을 끊고 지금은 서로 얼굴도 안 보는 사이가 됐다. 어떤 매체에 글을 쓰든 저자는 그 글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면 제공자는 자신이 책 탄생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또 다른 저자는 연구비 지원받은 곳을 감사 인사에서 놓쳐 해당 부분을 잘라내고 재인쇄를 해 붙여 넣은 적도 있다. 타인의 공로를 인정해 주는 문화는 아름답다. 무(無)에서 탄생하는 글은 없다. 모든 글의 근원은 다른 사람의 문장과 사상과 물적, 심적 지원에 힘입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두 단락에 불과할지언정 대부분의 저자는 자신이 빚진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 주려 노력한다. 특히 교수들은 조교의 이름까지 언급하며 꽤 신경을 쓴다. 동료 학자들에게 진 빚은 참고문헌과 각주를 통해 저절로 밝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없이 바쁘다든지, 왠지 타인을 거명하기가 겸연쩍다든지, 너무 많은 권위자가 책머리에 등장하면 독자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이유로 감사해야 할 이름들을 빠뜨리는 일이 생긴다. 사실 이름이 빠진 자가 나서서 ‘내 공을 인정해 달라’고 하면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그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기도 하며, 책의 중심은 저자와 독자이므로 그 외의 작업자, 공로자들은 원경으로 처리돼도 치명적인 실수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독자들은 모르는, 감사의 말로 인해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출판계에는 꽤 있다. 손바닥만 한 한국사회에서는 관계의 망이 촘촘하고, 상대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고도로 신경을 쓰는 문화라서 더 그런 듯하다. 책이 쓰이는 이유는 저자, 독자, 편집자 모두에게 서로 유익함을 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것이 마치 이해관계와 기여도에 대한 정도를 따지는 장으로 바뀌면 그 책은 어떤 이에게는 용서치 못할 물건이 돼 버리곤 한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외국 저자들은 감사의 말에 지면을 몇 쪽씩 할애하게 된 것일까.
  • 우리가 선 이 무대가 ‘신의 기적’

    우리가 선 이 무대가 ‘신의 기적’

    1983년 국내 초연한 명작무대 이동이나 암전 없이두 시간 물 안 마시고 연기 20년 만에 정통 연극 도전 박해미 “입이 바짝 마른다”30년 경력 베테랑 이수미 “주저앉아 울고 싶어” 토로데뷔 8년차 이지혜도 “부담”“지금 이 시기에 하느님의 기적은 더이상 없어요. 그런데도 난 기적을 갈망하고 있어요.” 한 오라기 실만큼이라도 기적이 있기를 바란다고 무대에서 외친 배우 이수미가 “지금 이게 바로 기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무대를 딛고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때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 간 캐릭터를 얻었으니 절로 나올 법한 말이었다. ‘여배우들의 성지’로도 꼽히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지난 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82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연극은 1976년 뉴욕 수녀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영아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게임 속에는 종교와 구원에 관한 물음,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족에 대한 상처 등 갖가지 실타래가 얽혀 있다. 무대에선 도발적이고 치밀한 설전이 이어지며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은 절제했던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쏟아 낸다. 당연히 탄탄하고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만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다. 1983년 국내 초연 당시 윤석화와 고 윤소정이 아그네스와 닥터 리빙스턴으로 열연했고, 이후 신애라(1992), 김혜수(1998), 전미도(2008), 선우(2011) 등 당시 높은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아그네스를 연기했다. 올해 작품에선 1998년 ‘신의 아그네스’를 좀더 인간과 가까운 이야기로 해석했던 윤우영 연출이 22년 만에 돌아왔다. 박해미는 아이를 가진 것도, 낳은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수녀를 돕겠다며 질문으로 실타래를 풀어 보려는 닥터 리빙스턴으로 분하고, 이수미와 이지혜가 각각 법보다 성스러움으로 아그네스를 지키겠다는 미리암 원장 수녀, 순수하지만 광기도 감추고 있는 아그네스의 옷을 입었다. 넓은 무대에서 세 사람은 온전히 각자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거미줄 같은 갈등을 엮었다. 무대 이동이나 암전은 없고 배우들도 거의 무대 밖을 떠나지 않는다. 두 시간 가까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고도의 신경전이 빈틈없이 벌어지니 베테랑 배우들도 기진맥진이다. ‘햄릿’ 이후 20년 만에 정통 연극에 도전한 박해미는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며 도망가고 싶었다고 했고, 동아연극상 수상자이자 경력 30년의 베테랑 이수미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데뷔 8년차 이지혜도 “어깨가 많이 무겁고 부담됐다”며 신인처럼 떨었다. 다만 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시기에 소중한 작품에 임하게 된 감사함을 ‘기적’이라 여기며 도망가거나 주저앉지 않고 머리를 맞댔다. 훌륭한 선배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전작들과 차라리 비교하지 말고 셋만의 스타일을 다지기로 했다. 작품 속 신을 향해 갈망하던 기적은 결국 인간의 몫이었듯, 명작 무대에 서는 기적을 세 배우가 자신들만의 열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KT 기업가치 높여라”… 주가 부양 고민 깊은 구현모 대표

    “KT 기업가치 높여라”… 주가 부양 고민 깊은 구현모 대표

    구현모 KT 대표가 회사 주가 부양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2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KT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3분기에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주가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결정했다. 2009년 이석채 회장 시절 KT와 KTF의 합병을 앞두고 5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11년 만에 이번이 최대 규모다. KT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낮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2002년 공모가 5만 4000원으로 상장됐지만 18년이 지난 현재 2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1만 7000원대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 9월로 시간을 돌리면 당시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이 상장 18년 만에 처음으로 2위 KT를 제치자 당시 사내에서는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전임 황창규 KT 대표가 재임 중 여러 성과를 냈음에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해 주주들에겐 박한 평가를 받은 일도 있다. 1987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KT맨’으로 살아와 이 같은 역사를 똑똑히 목격한 구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1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 경영’을 강조했고, 지난 5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지난달 진행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KT의 실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는 것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KT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기업분석실장은 “획기적인 방안이 있어야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가 투자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메시지나 로드맵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5세대(5G) 이동통신이 더욱 확산돼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KT의 기업간거래 사업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며 “통신주 외국인 보유 한도가 전체 주식의 50%인데 이번에 자사주 매입 덕분에 현재 45% 수준인 KT 외국인 비중이 향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극단선택 후 병원 5곳서 문전박대… 끝내 아파트서 투신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50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 거부된 뒤 4일 후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첫 신고를 받고 환자를 인근 정신병원에 응급입원시키려 했지만, 인근 병원 5곳 모두 병실이 찼다는 등의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 지난해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시민 5명을 살해하자 정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에선 여전히 부실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었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오전 3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구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자살을 시도했다. 방에 문을 잠그고 번개탄을 피우는 것 같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조현병 증세를 보인 정모(51·여)씨는 술을 마신 채 안방 내 화장실에서 숯에 불을 붙여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다행히 경찰관과 119 구급대원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정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구조됐다. 정씨는 평소에도 “전파 공격을 당하고 있다. 머리에 칩이 있다”는 등의 알 수 없는 얘기를 하며 조현병 증세를 보였다. 자칫하다간 정씨의 인명은 물론이고 아파트 내에 큰불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정씨의 응급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구대 근무자들을 통해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봤지만 입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H병원과 N병원은 병실이, J병원은 당직의사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또 다른 H병원은 당직의사도 없고, 응급입원은 오후 6~11시까지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는 환자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경찰은 정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시도별 지정 정신의료기관(행정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인 D병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역시 실랑이 끝에 문전박대만 당했다. 이후 입원이 무산된 정씨는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그로부터 4일 후인 지난 7일 새벽 아파트 1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김해 중부경찰서 한 경찰관은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해를 가할 수 있음에도 관할 내 정신병원은 야간에 정신질환자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이 때문에 왕복 300㎞에 이르는 사천이나 고성, 진주 지역 정신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지만, 대형병원 위주라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머리에 두른 ‘터번’ 풀어 물에 빠진 소녀들 구한 加 노인들

    머리에 두른 ‘터번’ 풀어 물에 빠진 소녀들 구한 加 노인들

    노인 10여 명이 힘을 합쳐 물에 빠진 소녀들을 건졌다. 6일(현지시간) 캐나다 CBC 방송은 캘거리의 한 마을 노인들이 머리에 두르고 있던 터번 등을 이용해 연못에 빠진 10대 두 명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노스이스트 캘거리의 한 마을 연못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가장자리로 얼음이 낀 연못 위를 걷던 소녀들이 얼음장이 깨지면서 그대로 물에 빠진 상황이었다. 목격자인 컬빈더 방가르는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아직도 그 소리가 생생하다”고 떠올렸다.하루에도 몇 번씩 연못 주변을 산책하던 마을 노인회 10여 명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소녀들을 목격하고 곧장 달려왔다. 어떻게든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급해진 이들은 머리에 두르고 있던 터번을 풀어 연못으로 던졌다. CBC에 따르면 구조에 나선 노인 모두 시크교도로, 카쉬(Kash) 관습에 따라 수염은 물론 머리카락을 길러 시크교 터번 다스타(Dastaar)로 감싸고 있었다. 시크교도나 이슬람교도 남성은 머리에 두르는 종교적 의상인 터번을 생명처럼 여겨 웬만해서는 절대 벗지 않는다. 노인들이 터번을 풀어 헤쳤다는 건 생명을 구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터번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터번이 소녀들에게 가 닿지 않자 노인들은 호스와 합판 등을 집어 던졌다. 다행히 호스 길이는 충분히 길었고, 소녀들을 물가로 건져내는 데 성공했다. 캘거리소방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물에 빠진 청소년 모두 물가로 나와 있었으며, 크게 다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종교적 의식보다 생명을 귀히 여긴 시크교 노인들 소식에 자그미트 싱(41) 캐나다 신민주당(NDP) 대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터번 두른 시크교도이자 캐나다 소수민족으로는 최초로 주요정당 대표가 된 싱 대표는 “시크교도가 터번을 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일종의 ‘봉화’ 역할도 하기 때문”이라면서 “어려울 때 다스타(터번)를 쓴 사람을 찾으라. 그들이 도울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시크교는 힌두와 이슬람이 혼재된 인도의 종교로, 전 세계에 약 2500만 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캐나다에는 전체 인구의 약 1.5% 정도인 50만 명이 시크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베테랑 배우들도 “입이 바짝 말라”…무대 넓히고 판 키워진 ‘신의 아그네스’

    베테랑 배우들도 “입이 바짝 말라”…무대 넓히고 판 키워진 ‘신의 아그네스’

    “지금 이 시기에 하느님의 기적은 더이상 없어요. 그런데도 난 기적을 갈망하고 있어요.” 한 오라기 실만큼이라도 기적이 있기를 바란다고 무대에서 외친 배우 이수미가 “지금 이게 바로 기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무대를 딛고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때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 간 캐릭터를 얻었으니 절로 나올 법한 말이었다. ‘여배우들의 성지’로도 꼽히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지난 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82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연극은 1976년 뉴욕 수녀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영아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게임 속에는 종교와 구원에 관한 물음,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족에 대한 상처 등 갖가지 실타래가 얽혀 있다. 무대에선 도발적이고 치밀한 설전이 이어지며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은 절제했던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쏟아 낸다. 당연히 탄탄하고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만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다. 1983년 국내 초연 당시 윤석화와 고 윤소정이 아그네스와 닥터 리빙스턴으로 열연했고, 이후 신애라(1992), 김혜수(1998), 전미도(2008), 선우(2011) 등 당시 높은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아그네스를 연기했다. 올해 작품에선 1998년 ‘신의 아그네스’를 좀더 인간과 가까운 이야기로 해석했던 윤우영 연출이 22년 만에 돌아왔다. 박해미는 아이를 가진 것도, 낳은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수녀를 돕겠다며 질문으로 실타래를 풀어 보려는 닥터 리빙스턴으로 분하고, 이수미와 이지혜가 각각 법보다 성스러움으로 아그네스를 지키겠다는 미리암 원장 수녀, 순수하지만 광기도 감추고 있는 아그네스의 옷을 입었다.넓은 무대에서 세 사람은 온전히 각자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거미줄 같은 갈등을 엮었다. 무대 이동이나 암전은 없고 배우들도 거의 무대 밖을 떠나지 않는다. 두 시간 가까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 고도의 신경전이 빈틈없이 벌어지니 베테랑 배우들도 기진맥진이다. ‘햄릿’ 이후 20년 만에 정통 연극에 도전한 박해미는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며 도망가고 싶었다고 했고, 동아연극상 수상자이자 경력 30년의 베테랑 이수미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데뷔 8년차 이지혜도 “어깨가 많이 무겁고 부담됐다”며 신인처럼 떨었다. 다만 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시기에 소중한 작품에 임하게 된 감사함을 ‘기적’이라 여기며 도망가거나 주저앉지 않고 머리를 맞댔다. 훌륭한 선배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전작들과 차라리 비교하지 말고 셋만의 스타일을 다지기로 했다. 작품 속 신을 향해 갈망하던 기적은 결국 인간의 몫이었듯, 명작 무대에 서는 기적을 세 배우가 자신들만의 열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주를 보다] 태양과 달 앞을 ‘슝’…뒷마당서 포착한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를 보다] 태양과 달 앞을 ‘슝’…뒷마당서 포착한 국제우주정거장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태양면과 달을 통과하는 환상적인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사진작가 앤드류 맥카시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촬영한 ISS의 태양면 통과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오렌지 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태양에 ISS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이 사진은 사실 과학적인 지식과 인내가 합쳐진 노력의 산물이다. ISS는 하루에도 16번 우리 머리 위를 통과하지만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속도 때문에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ISS가 태양면을 통과하는 속도는 불과 0.6초로 그나마 달(0.33초)보다는 길다.맥카시는 "1초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태양과 ISS가 내 뒷마당에 정렬했다"면서 "이 사진은 정확한 촬영 계획과 타이밍 그리고 장비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또한 며칠 후 촬영한 ISS가 달 면을 통과하는 사진도 환상적이다. 맥카시는 ISS가 초승달 앞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생활한 지 만 20년이 된 ISS는 고도 약 402~420㎞에서 시속 2만 7740㎞의 속도로 하루에 16번 지구 궤도를 돈다. 크기는 73m x 108m x 29m에 달하며 천정부근을 지날 때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맥카시처럼 ISS를 사진에 담아내는 사람들은 그 위치를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 예상 통과지점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셔터를 눌러 ‘순간’을 잡아낸다. 물론 촬영 순간 구름 한 점이라도 날아와 하늘을 덮으면 사진을 망치기 일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단독] 극단선택 시도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거부된 후 끝내 투신

    [단독] 극단선택 시도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거부된 후 끝내 투신

    50대 정신질환자 번개탄 피워 숨지려 시도현장 경찰 출동해 사태 수습, 응급입원 추진인근 정신병원, 병실 없다는 이유로 입원 거부결국 4일 후 18층 아파트서 투신, 끝내 사망 번개탄을 피워 사망하려 했던 50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 거부된 뒤 4일 후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첫 신고를 받고 환자를 인근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시키려 했지만 주변 병원 5곳으로부터 병실이 모두 찼다는 등의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치료 공백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지난해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시민 5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현장에선 여전히 부실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었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새벽 3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구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자살을 시도했다. 방에 문을 잠그고 번개탄을 피우는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조현병 증세를 보인 정모(51·여)씨는 술을 마신 채 안방 내 화장실에서 숯에 불을 붙여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다행이 김해 중부경찰서 왕릉지구대 경찰관과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고, 정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구조됐다. 정씨는 평소에도 “전파 공격을 당하고 있다. 머리에 칩이 있다”는 등의 알 수 없는 얘기를 하며 조현병 증세를 보였다. 자칫하다간 정씨의 인명은 물론이고 아파트 내에 큰 불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병실 없다” 등 이유로 응급입원 거부당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정씨의 응급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구대 근무자들을 통해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봤다. 그러나 입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H병원은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또다른 H병원은 당직 의사가 없고, 응급입원은 18~23시까지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N병원도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J병원은 당직의사가 없어 입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씨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경찰은 정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시도별 지정 정신의료기관(행정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 중에 하나인 D병원에 직접 찾아 갔다. 그러나 실랑이 끝에 문전박대만 당했다. 응급입원이 무산된 정씨는 4일 후인 지난 7일 새벽 아파트 1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한 경찰관은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은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음에도 김해 중부경찰서 관할 내 정신병원은 야간에 정신질환자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최근엔 김해에서 왕복 300㎞에 이르는 사천이나 고성, 진주 지역 정신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지만, 대형병원 위주라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많은 병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여행중 술잔 던져 동료 죽일 뻔한 英여군, 징역 10년형 위기

    여행중 술잔 던져 동료 죽일 뻔한 英여군, 징역 10년형 위기

    영국의 한 여성 군인이 절친한 동료에게 술잔을 내던져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10년부터 최대 15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러닷컴과 데일리메일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영국 육군 왕립병참군단의 병(Private)인 시드니 콜(20)은 지난해 4월 스페인 관광지 마갈루프의 한 나이트클럽 밖에서 같은 부대 소속의 절친한 병장 세라 앤 개리티(23)에게 술잔을 던져 목을 베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콜은 이 사건으로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으며 유죄를 받게 되면 최소 징역 10년형에서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현지 치안판사가 직접 밝혔다. 사건 당시 피해자 개리티는 푼타 바예나 지구에 있는 바나나스 클럽 밖에서 콜과 또 다른 동료 데버라 퍼거슨의 말다툼에 끼어든 뒤 유리 파편에 맞았다.잠시 뒤 현장에는 공포에 질린 비명이 밤공기를 가득 채웠고, 목격자들은 개리티의 목에서 피가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개리티는 무려 1.9ℓ의 피를 흘렀고 14바늘이나 꿰매야 했지만 현장에 있던 한 럭비 선수가 지혈해주지 않았더라면 살아남지 못할 뻔했다. 또 그녀는 출혈 탓에 기관지가 막혀 공기가 폐로 들어가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인 폐확장부전(무기폐)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개리티는 처음에 현지 경찰에 어린 콜이 다른 나라 교도소에 갇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므로, 그녀를 기소하지 말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 후로 콜은 개리티에게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 후로도 11개월 동안 두 사람이 같은 기지에서 머물게 한 상사들의 조치에 개리티가 격분한 나머지 뒤늦게 나마 소송을 제기했다. 그 후로 콜은 아기를 낳게 되면서 다른 기지로 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콜은 법정 출두 중 자신을 재소환한 현지 치안판사에게 “개리티는 나와 데비(데버라) 사이의 문제에 개입하다가 우연히 다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팔마에 있는 치안 법원에서 비밀리에 열린 심리에서 통역관을 통해 “모두 사고였다. 그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이고 난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콜은 개리티가 목숨이 위태로워 큰 수술을 받기 약 14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해변에서 술을 좀 더 마신 뒤 무료 바가 있는 행사장에 가서 술을 퍼마셨다면서 사고 당시 모두 매우 취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퍼거슨과 난 대화를 하지 않았고 개리티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입했다가 언쟁을 벌였다”면서 “그녀가 내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고 난 그녀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뒤 술판을 바닥에 내던졌다”고 덧붙였다. 콜은 술잔을 집어던져 개리티가 다칠 것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유리가 바닥에서 깨지고 파편 중 하나가 그녀를 베었다는 점은 틀림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자신이 바닥이 아니라 개리티에게 직접 술잔을 집어던졌다는 두 증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아울러 개리티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당했을 때 코를 다쳤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육군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해 스페인에서 우리 군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 우리는 군인들을 보호하는 의무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며 조치가 필요한 대상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항상 전담 복지관을 파견한다”면서 “이 문제는 조사 중이지만 더 이상의 언급은 부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을 담당하는 각 언론사 법조팀 소속 기자들은 오전에 업무를 시작하기 전 먼저 3가지를 확인하곤 한다. 언론사들이 밤과 새벽 사이에 쏟아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는지 살펴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폭탄’이 터질 수 있는 일정 여부를 체크한다. 그리고 검찰 내부 게시망인 ‘이프로스’에 새로 올라온 검사의 글은 없는지 수소문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 발제’ 마감 시간이 다가와 머리가 아득해진다. 이런 아침 풍경은 라임자산운용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남부지검을 출입처로 삼은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 등에서도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맥락이나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만큼 중간 점검 삼아 사건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 등을 살펴본다.●피해 규모 각각 1조 6000억·1조 2000억 8일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흔히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통칭되는 두 사건은 사모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뒤 각각 내부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돌려막기’ 수법으로 자금을 굴리다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외형상 비슷하다. 피해 규모는 라임 1조 6000억원, 옵티머스 1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두 사건을 뜯어보면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라임은 2017년 11월 첫 펀드를 출시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목적과 용도에 맞게 투자했지만 투자사 상장폐지와 투자 사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다른 펀드에 투자된 돈을 부실펀드로 돌려 막는 ‘폰지 사기’(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 사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라임은 정상적 금융투자업으로 출발했지만 투자 손실 은폐와 무리한 투자 유치의 반복 끝에 금융 범죄로 전락한 사업에 가깝다. 반면 라임에 이어 터진 옵티머스 사태는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사업의 목적 자체가 ‘한탕’을 노린 금융 사기로 확인된다. 2017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이혁진(53·미국 도피 중) 전 대표를 밀어내고 김재현(50·구속 기소) 대표 체제를 구축한 옵티머스는 이후 안전한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연 2.8%의 수익을 약속하며 공격적으로 펀드를 발행했다. 옵티머스가 지난해 7월 이후 판매해 환매 중단된 46개 펀드상품에 모인 투자금은 모두 5227억원.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던 약속과는 달리 이 자금을 모두 산하 6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모사채로 돌렸다. 각 법인은 아트리파라다이스, CPNS,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블루웨일, 충주호유람선 등으로 모두 옵티머스의 지배구조에 놓인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와 대부업체 등으로 구성됐다. 옵티머스는 6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1차 돈세탁을 한 후 다시 유령회사인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 등으로 돈을 분산시킨 뒤 600곳이 넘는 투자처로 자금을 퍼트린 것으로 파악됐다. 옵티머스 설립 초기의 한 임원은 “크게 ‘한탕’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며 옵티머스 관계사 지분 양도 등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범죄 수사에서 정치인 수사로 확대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모두 천문학적 피해 규모로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책임자 처벌과 피해 회복 목소리가 들끓었지만 일부 정치인의 이름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일순간 ‘권력형 게이트’ 의혹으로 증폭됐다.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두 사건 모두 정부·여당 정치인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정치적 반격의 호기를 맞은 국민의힘 등은 당장 검찰 출신 의원 등이 포함된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 게이트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정권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 라임 수사와 관련해 지난 2월 “라임을 살릴 회장님이 어마어마한 로비를 한다”, “청와대까지 로비를 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은 구속 기소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 실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청와대 행정관이 김 전 회장에게 37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김 전 회장과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 조사 과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 측의 로비를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강 전 수석은 이 대표를 통해 김 전 회장이 건넨 5000만원을 받았고, 기 의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맞춤형 양복을 받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달 옵티머스의 배후에 정부·여당 인사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이 알려지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김 대표가 지난 5월 금감원 현장 조사에 대비해 작성한 해당 문건에는 “이혁진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되다 보니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질 경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옵티머스의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된 셉틸리언의 최대주주가 이미 구속된 윤석호(43·변호사)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인 이진아(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확인되면서 권력형 게이트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재직 당시에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 보유하고, 해당 지분 역시 김 대표로부터 받은 돈으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옥중 폭로’ 라임 vs ‘자중지란’ 옵티머스 정부·여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던 두 사태는 최근 들어 조금씩 전세가 뒤바뀌는 모양새다. 라임 수사는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로, 옵티머스 수사는 옵티머스 핵심 피고인 4인방이 각각 구속 수감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자필 입장문을 통해 “야당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다.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회유했다”며 “검찰에 야당 인사에 대한 금품 로비도 진술했으나 여당 인사에 대한 수사만 진행됐다”는 폭로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19일과 22일 각각 서울고검과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왔다.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청 국정감사는 라임·옵티머스 수사와 관련한 야당의 집중포화가 전망됐지만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계기로 여당인 민주당의 역공이 쏟아졌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폭로 당일 관련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검찰총장이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해당 수사 지휘·보고 라인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추미애 vs 윤석열 갈등 구도까지 겹쳐 옵티머스 수사는 정부·여당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윤 총장이 특별수사단급으로 수사팀 확대를 지시하면서 수사검사가 19명으로 늘었지만 현재까지는 전 금감원 간부들과 이 전 행정관 정도가 수사 선상에 올랐을 뿐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가족이 5억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1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두 사람 모두 “거래하던 증권사 직원의 권유에 따른 단순 투자”라고 해명했다. 옵티머스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 대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은 책임을 모두 나에게 떠넘기기 위한 윤 이사의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문건에 쓴 ‘정부·여당 인사’와 관련해 “이 전 행정관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며 “윤 이사가 ‘로비 리스트’라고 검찰에 제공한 자료는 평소 사업을 위해 수집해 둔 전화번호부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법조계를 넘어 정치적 사안으로 확장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 등 여권과 윤 총장 등의 갈등 구도까지 겹쳐졌다. 검찰 수사로 온전히 규명될 수 있을지 그리고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등의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야권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특별검사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북미 국교정상화 코앞까지 갔던 ‘DJ·클린턴 케미’ 재현될까

    북미 국교정상화 코앞까지 갔던 ‘DJ·클린턴 케미’ 재현될까

    DJ·클린턴 때 ‘페리 프로세스’ 등 성과바이든 “핵 축소 땐 김정은 만날 용의”북핵문제에 보텀업·톱다운 병행 가능성“지금 가장 불안한 건 北… 文 입지 넓어져”“남북 돌파구 열린 지금이 중재의 적기”8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한미 양국에 20년 만에 진보정권 조합이 들어서게 된다. 20년 전 김대중·빌 클린턴 대통령이 선보였던 ‘케미스트리’를 재현할지 주목되는 까닭이다. 그동안 여권과 전문가 그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적어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대통령(2009~17년) 시절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였던 ‘전략적 인내’의 잔상이 컸다.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않고 봉쇄를 유지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에 수개월이 걸리고 실무자 협상 중심의 ‘보텀업’ 방식과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민주당 정권의 성향상 16개월쯤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카운트파트가 북한 붕괴를 전제로 대북 전략을 세웠던 이명박·박근혜 정부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미국 민주당 정권 때 북미 관계가 늘 나빴던 것도 아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진보 정권끼리 호흡을 맞춘 것은 김대중·클린턴 대통령이 겹친 시기(1998년 2월~2001년 1월)가 유일하다. 당시 북미는 국교정상화 직전까지 갔다. 클린턴 정부는 임기 말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수용해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페리 프로세스’를 가동했다. 특히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은 상징적 장면이다. 양측은 적대관계 청산과 클린턴의 평양 방문 등 북미 코뮈니케에 합의했다.바이든 당선인은 캠페인 과정에서 “김정은을 무조건 만나지는 않겠지만, 핵능력 축소에 동의할 경우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처럼 이벤트성 회담은 하지 않겠지만, 보텀업 방식의 실무 협상과 북핵 리스크를 줄여 가기 위한 톱다운 방식을 병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톱다운 방식은 진도는 빠르지만,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하노이 노딜’에서 확인됐다. 일방통행을 하면서 남북교류를 무조건 옥죄었던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남북 간 돌파구가 열릴 여지도 생겼다. ‘평양’도 ‘워싱턴’만 바라볼 수 없게 된 터라 중재자인 문 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넓어질 수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대중·클린턴 케미’의 재현 가능성은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책만 빼고’(anything but Trump)라는 정서를 넘어서느냐와 내년 상반기까지 북이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을 자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불안한 건 북한”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서둘러 바이든 측의 대북 노선과 협상 의지를 확인해 북에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중재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남북관계를 차단하고 일방적으로 움직였던 트럼프보다 유연한 접근과 함께 한미 공조도 잘될 여지가 있다”면서 “한미가 머리를 맞대고 내년 상반기나 가을까지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포괄적 북미 관계 로드맵인 ‘페리 프로세스 2.0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재인-바이든, ‘김대중-클린턴 케미’ 재현할까

    문재인-바이든, ‘김대중-클린턴 케미’ 재현할까

    두번째 진보정권 조합… 김대중-클린턴때 북미수교 직전 北도발 억제, 美측 ‘애니씽 벗 트럼프’ 정서극복땐 가능성 8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한미 양국에 20년 만에 진보정권 조합이 들어서게 된다. 20년 전 김대중·빌 클린턴 대통령이 선보였던 ‘케미스트리’를 재현할지 주목되는 까닭이다. 그동안 여권과 전문가 그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적어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대통령(2009~17년) 시절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였던 ‘전략적 인내’의 잔상이 컸다.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않고 봉쇄를 유지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에 수개월이 걸리고 실무자 협상 중심의 ‘보텀업’ 방식과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민주당 정권의 성향상 16개월쯤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카운트파트가 북한 붕괴를 전제로 대북 전략을 세웠던 이명박·박근혜 정부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미국 민주당 정권 때 북미 관계가 늘 나빴던 것도 아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진보 정권끼리 호흡을 맞춘 것은 김대중·클린턴 대통령이 겹친 시기(1998년 2월~2001년 1월)가 유일하다. 당시 북미는 국교정상화 직전까지 갔다. 클린턴 정부는 임기 말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수용해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페리 프로세스’를 가동했다. 특히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은 상징적 장면이다. 양측은 적대관계 청산과 클린턴의 평양 방문 등 북미 코뮈니케에 합의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캠페인 과정에서 “김정은을 무조건 만나지는 않겠지만, 핵능력 축소에 동의할 경우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처럼 이벤트성 회담은 하지 않겠지만, 보텀업 방식의 실무 협상과 북핵 리스크를 줄여 가기 위한 톱다운 방식을 병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톱다운 방식은 진도는 빠르지만,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하노이 노딜’에서 확인됐다. 일방통행을 하면서 남북교류를 무조건 옥죄었던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남북 간 돌파구가 열릴 여지도 생겼다. ‘평양’도 ‘워싱턴’만 바라볼 수 없게 된 터라 중재자인 문 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넓어질 수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대중·클린턴 케미’의 재현 가능성은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책만 빼고’(anything but Trump)라는 정서를 넘어서느냐와 내년 상반기까지 북이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을 자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불안한 건 북한”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서둘러 바이든 측의 대북 노선과 협상 의지를 확인해 북에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중재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남북관계를 차단하고 일방적으로 움직였던 트럼프보다 유연한 접근과 함께 한미 공조도 잘될 여지가 있다”면서 “한미가 머리를 맞대고 내년 상반기나 가을까지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포괄적 북미 관계 로드맵인 ‘페리 프로세스 2.0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문재인-바이든 케미’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공존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클린턴 정부는 핵 없는 북한을 상대했고, 바이든 정부는 핵을 완성한 북한을 상대해야 하기에 같은 정당이더라도 대북 정책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서 “반달머리 뱀 봤다” 신고…알고보니 ‘불멸의 육지플라나리아’로 확인

    美서 “반달머리 뱀 봤다” 신고…알고보니 ‘불멸의 육지플라나리아’로 확인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반달 모양의 머리를 지닌 기묘한 뱀 한 마리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샬럿 옵서버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야생동물 관리통제소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체스터필드카운티 미들로디언에 사는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으로부터 반달 모양의 머리를 지닌 이상한 뱀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24시간 뱀 신고센터를 통해 주민으로부터 영상를 제보받은 이 기관은 “우리는 해마다 뱀 몇천 마리를 확인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생긴 뱀을 본적이 없다는 것이고 그 생물이 자연의 기이한 현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그러므로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든지 답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그 생물의 몸길이는 약 25~30㎝로 묘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영상 속 생물의 정체를 아는 네티즌들으로부터 뱀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넘어온 망치머리 편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망치머리 편충은 육상플라나리아 또는 육지플라나리아로 불리는 비팔리움속의 편형동물로, 외래종이지만 현지 환경에 적응해 흔해진 것으로 전해졌다.이 생물은 이른바 망치머리상어로 불리는 귀상어의 머리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특징뿐만 아니라 일부 종은 반으로 자르면 양쪽이 모두 살아 남아 본질적으로 불멸의 존재인 것으로 유명한 플라나리아의 특성을 지녔다. 게다가 체색과 무늬가 다양하고 어떤 개체는 밝은 색을 띄지만 또 다른 개체는 어두운 갈색이다. 그리고 일부 개체는 화려한 무늬를 갖고 있다. 이번에 버지니아에서 보고된 망치머리 편충은 온전한 갈색이고 몸길이는 최대 약 30㎝로 보고됐다. 이 생물은 육식성으로 지렁이 등의 먹이를 소화 효소로 녹여 잡아먹지만, 사람이나 개·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에게는 해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롭게 이들 동물은 꽤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을 아리송하게 하고 있다. 일부 종은 유성생식을 하며 또 다른 일부 종은 몸을 두 개로 분리해 한쪽에서는 꼬리가 다른 한쪽에서는 머리가 자란다. 연구자들은 미국에 있는 종들은 1900년대 아시아에서 수입한 원예 식물들에 섞여 들어왔으며 1901년 이후 온실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고 추정한다. 한편 이런 육지플라나리아는 국내에서도 몇 종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리스 당선인 승리연설 “첫 여성 부통령이지 마지막 아닐 것”

    해리스 당선인 승리연설 “첫 여성 부통령이지 마지막 아닐 것”

    “민주주의에 희생 따르지만, 기쁨이 있다”“모든 소녀,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 알게 될 것”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11·3 대선 승리를 알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을 지켜보는 모든 소녀는 이곳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앞서 활짝 웃는 모습으로 등장한 해리스 당선인은 미국에서 첫 여성 부통령, 첫 흑인 부통령, 첫 남아시아계 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얻었다. 해리스 당선인은 “성별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이 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그것은) 야망을 품고 꿈꿔라. 신념을 갖고 이끌어라. 그리고 단지 그전에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들이 생각하지 않을 방식으로 너 자신을 보라. 그러나 우리가 너의 모든 발걸음마다 박수를 보낼 것이란 것을 명심해라”라고 격려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또 2009년 별세한 모친에 대해 “그가 19살에 인도에서 이곳으로 왔을 때 아마도 이런 순간을 그다지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는 미국은 이런 순간이 가능한 나라라고 깊이 믿었다”라고 밝혔다. 또 지난 시절을 가리켜 “힘든 시간이었다는 것을 안다. 특히 지난 몇 달간 그랬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겪었을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어 “그 비탄, 슬픔, 고통, 우려, 그리고 투쟁. 하지만 우리는 또한 당신의 용기와 끈질김, 당신 영혼의 관대함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당선인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여러분은 희망과 통합, 품위, 과학, 그리고 진실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또 연설 첫머리에서는 올해 7월 별세한 민권 운동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민주주의는 보장된 게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는 그것을 위해 싸우려는 우리의 의지만큼만 강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민주주의)을 지키고 결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데에는 희생이 따른다”면서도 “하지만 거기에는 기쁨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출몰” 대전 멧돼지 포획 작업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출몰” 대전 멧돼지 포획 작업

    주말 아침 대전 도심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8일 오전 8시 30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 샘머리아파트 인근에서 멧돼지 3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전시소방본부에는 이 아파트와 하나로·진달래·황실아파트를 비롯해 둔산동과 월평동 인근에서 멧돼지를 목격했다는 10여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경찰과 서구청과 공동으로 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며 “외출하는 시민들은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남편이 10층 여자와 바람핀다” 이혼청구 기각된 이유

    “남편이 10층 여자와 바람핀다” 이혼청구 기각된 이유

    혼인 무렵부터 40년 결혼 생활 동안 남편의 여자관계를 의심해 온 아내가 법원에 이혼소송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의부증으로 약을 복용했던 아내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외도 증거가 없고, 남편이 일관되게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한 점이 참작됐다. 8일 법원에 따르면 부산가정법원 제1가사부(부장 박원근)는 “아내 A씨가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남편 B씨의 외도와 폭행 사실 등을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 또한 없다”며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이 밖에 현재 별거를 하고 있으나 40년 결혼 생활 기간에 비하면 별거 기간이 길지 않은 점, 남편 B씨가 A씨가 거주지의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해줬고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는 점, 고령인 A씨가 특별한 근거 없이 주변인들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호소하는 등 홀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서 판단했다. 1981년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된 A씨는 혼인 무렵부터 B씨의 여자관계를 의심했고, 의부증으로 두 차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남편 B씨가 아랫집과 10층 여자를 각각 애인으로 삼았다고 의심했고, 아파트 전체 여자를 애인으로 삼았다고 의심했다. 남편 B씨가 외도 사실이 틀통나 자신에게 염산을 뿌려 머리를 아프게 만들거나 아랫집에서 염산을 수돗물에 넣어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생각에 가출하기도 했다. 이후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고 A씨는 남편 B씨가 끊임없이 부정행위를 일삼았고 수시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등의 이유로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을 각각 청구했다. 남편은 아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며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바이든 15분 연설-백악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트럼프 급시무룩”

    바이든 15분 연설-백악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트럼프 급시무룩”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개표 닷새 만인 7일(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결정짓고 8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연설 시간은 15분이다. 먼저 커말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연단에 올라 “여러분이 바이든을 선태했다. 내가 첫 여성 부통령에 취임하지만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바이든 후보는 9일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팀을 임명해 당선인 신분으로서 이 감염병 사태에 대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매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의 앞날을 낙관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나라란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게 하자”고 역설한 뒤 “더 나은 천사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하자. 아메리카에 은총을”이라고 기원하며 연설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연설에 나서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규정에 따른 의무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행정부에 권력 이양을 순조롭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아무런 일정이 없다(call a lid)고 출입기자들에게 밝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방송의 워싱턴 DC 특파원인 타라 맥켈비는 골프를 즐기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침울한 듯 보였으며 어깨는 처지고 머리를 숙인 채였다”며 그가 이날은 대중 앞에 연설하러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전했다.  대신 트럼프는 연신 트윗을 올려 바이든 후보가 선거를 이겼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더 많은 사기 선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선거가 사기이며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그가 계속 소송을 남발하고 연방대법원에까지 끌고 가 당선인 확정 및 다음달 8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20일 신임 대통령 취임까지 시간을 끌고 방해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주 승리를 챙겨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14명에 계속 머무른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고 마침내 당선인으로 불리게 됐다. 이날 새벽 1시 30분쯤의 일이다. 그는 곧바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와 카멀라 해리스를 선택해준 미국민들의 믿음에 대해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기록적인 수의 투표가 이뤄졌고 민주주의가 미국인의 심장 깊은 곳에서 뛰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외신의 바이든 승리 속보 이후 성명을 내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 후보가 서둘러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불복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바이든 후보가 이 관문을 통과하면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만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되며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아시아(인도)계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이 되며,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출마자로 기록된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28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새끼에 모유 먹이는 초대형 향유고래…희귀 장면 포착

    새끼에 모유 먹이는 초대형 향유고래…희귀 장면 포착

    좀처럼 보기 힘든 거대 고래의 모유 수유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러시아 사진작가인 마이크 코로스텔레브(38)와 동료들은 인도양에서 다이빙을 하며 해양생물을 촬영하던 중 거대한 향유고래가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도했다. 일반적으로 고래나 돌고래는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헤엄친다. 휴식을 취할때나 잠을 잘 때에도 천천히 이동하는 습관이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움직이면서도 어린 새끼에게는 직접 모유를 먹이기도 하는데, 특히 부리가 돌출돼있는 돌고래와 달리 머리 부분이 뭉툭한 향유고래는 구조상 어미의 젖을 빠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 사진작가가 포착한 사진에서는 향유고래가 능숙하게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모유가 나오는 어미의 젖꼭지가 아래를 향하고 있으며, 새끼가 먹을 준비가 되면 어미는 더 깊은 바다로 잠수하며 모유를 뿜어낼 준비를 한다. 자극을 받은 어미에게서 모유가 분출되면 새끼는 모유가 물에 흩어지기 전 재빨리 바닷물과 함께 이를 흡입한다.전문가들은 향유고래는 입이 일반적인 포유류 동물들처럼 새끼가 어미의 젖을 직접 빨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이용해 모유를 먹인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수유는 한 번에 몇 초 밖에 지속되지 않으며, 새끼는 보통 한 시간에 4번 정도 모유를 먹는다. 이를 포착한 사진작가는 “거대한 향유고래의 매우 사적인 순간에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해양동물의 신비로운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에서도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최대 20m, 몸무게는 수십 t에 이른다. 등화용이나 윤활유로 쓰는 질 좋은 고래기름 때문에 매우 많이 포획된 동물 중 하나이며, 현재는 멸종을 막기 위해 포획이 금지돼 있다. 머리에서 초음파를 발사해 먹잇감을 혼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습성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연구해야 할 것이 많은 대형 해양생물 중 하나로 꼽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느려 터진 개표에 안달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 “내가 개표하러 갈게“

    느려 터진 개표에 안달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 “내가 개표하러 갈게“

    개표 요원들은 낮도밤도 없이 표를 열심히 센다는데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거는 투표를 끝낸 지 사흘이 되도록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7시(한국시간) 현재 조지아(99% 개표), 네바다(92% 개표), 애리조나(94% 개표), 펜실베이니아(96% 개표) 4개주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 지루한 선거인단 경쟁에 마침표를 찍기 직전이다. 조지아는 표 차가 4263표, 펜실베이니아는 1만 4541표, 네바다는 2만 137표, 애리조나는 3만 9769명이다. 전날 밤 역전에 성공한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가 표 차를 늘리고 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프라임타임대 대국민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러면 안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압박했다. 그는 여전히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 가운데 253명만 확보한 상태다. 개표 진행이 느려도 너무 느려 터졌다. 전 세계에서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리만도 못한 민주주의”라고 놀려먹는단다. BBC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조롱들을 한자리에 모아 눈길을 끈다. 홀리 오릴리란 누리꾼은 현지시간으로 5일 날이 밝자 “굿모닝! 오늘은 뭔가 결정되는 날이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조지아 전에 애리조나, 네바다의 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도박과 밤문화의 천국인 라스베이거스가 포함된 네바다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이어서 네바다주가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자학 거리가 됐다. 네바다주 도박위원회의 애런 포드는 이 주의 개표 현황이 나무늘보의 움직임처럼 굼뜨다고 이죽거렸다. 영화 ‘주토피아’의 나무늘보 캐릭터인 슬로스는 은행 창구 직원인데 도장 찍는 데 몇 초는 걸린다. 한 네바다 주민은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조란 누리꾼은 “네바다에서는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은 걸린다”고 대놓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모두 기다리고기다리고 있으며 아무리 해도 한참 늦어질 것만 같다. 물론 “어차피 이번 선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오래 걸릴 것 같은 느낌이었지 않았나” 라고 되묻는 이도 있다. 아예 차를 몰고 네바다에 달려가 개표하는 데 일손을 보탤까 싶다며 난폭하게 운전하는 동영상을 올린 이도 있었다. 물론 그 동영상의 주인공은 충돌 사고를 일으켜 에어백이 터지고 핸들이 뽑혀나간다. 개표 방송이 끝도 없이 판세 예측만 늘어놓는 데 진절머리가 난 이들은 선거 판세 지도를 새롭게 디자인해 그냥 유권자들의 청바지 색깔로 투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 조금 더 빨리 개표 결과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승현 의원 “경기도 해양안전체험관 운영에 책임 있는 자세 필요”

    정승현 의원 “경기도 해양안전체험관 운영에 책임 있는 자세 필요”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정승현(더불어민주당, 안산4) 의원은 6일 열린 농정해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 해양안전체험관 운영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운영비 관련 당초 요구액 39억원 중 8억 5천만원만 편성한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해양안전체험관의 설립은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률에서 해상 안전사고 예방 훈련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운영비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하며 경기도 차원의 미흡한 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사항을 지적했다. 경기도 해양안전체험관은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 공원 내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총 400억원의 예산으로 건립되는 시설로 해양생존, 선박탈출, 이안류 체험 등 해양사고에 대한 대처 능력과 경각심 고취는 물론, 훈련·교육과 관련한 20여 종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전국 최초의 해양안전 체험시설이다. 정승현 의원은 특히 “해양안전체험관 활성화를 위해 관리·운영계획 수립 및 위탁관리에 대한 사항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해양안전체험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건설되는 체험관은 해양안전의식을 제고하고 다양한 해양안전문화를 전파하는 거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건비 및 시설물의 유지보수 등 연간 약 30~50억 원의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영비 부담 문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사업부서에서는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하여 국비가 지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운영비 예산 편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주기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교체하여 체험의 질을 높이고, 해양 안전사고 예방 관련 기획 행사 및 전문 교육 훈련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해양안전체험관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해양안전체험관은 해양재난 예방능력과 해양사고 대처능력을 키우는 공간으로 11월 준공 예정이며, 내년 2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6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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