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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잇감에서 자식으로…새끼 말똥가리 입양한 흰머리수리의 사연

    먹잇감에서 자식으로…새끼 말똥가리 입양한 흰머리수리의 사연

    미국의 나라새로 유명한 흰머리수리가 새끼 붉은꼬리말똥가리를 입양해 화제다. 캐나다 CBC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가브리올라 섬에 사는 흰머리수리 부부는 최근 먹잇감으로 잡았던 새끼 붉은꼬리말똥가리를 자신들의 새끼와 함께 기르고 있다. 같은 수리목 수리과로 친척뻘이긴 하지만 다른 새의 새끼를 기르는 사례는 드물다.새끼 말똥가리는 지난 4일 암컷 흰머리수리에게 붙잡혀 둥지에 왔다. 둥지는 흰머리수리의 생태를 관찰하고자 근처에 설치해둔 카메라에 의해 녹화 중이었다. 관찰 카메라를 관리하는 가브리올라 야생동물보호협회의 자원봉사자 팸 매카트니는 당시 실시간으로 둥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 그는 새끼 말똥가리가 죽게 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새끼 말똥가리가 흰머리수리의 먹잇감이 되는 사례가 꽤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흰머리수리 부부는 새끼 말똥가리를 지켜볼 뿐 죽이지 않았다. 덩치가 큰 새끼 흰머리수리도 새끼 말똥가리를 먹이로 인식하지 않는지 건드리지 않았다. 매카트니는 “그날 밤부터 어미 흰머리수리가 새끼 말똥가리에게도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새끼 말똥가리가 먹이를 달라고 우는 모습이 어미의 모성애를 자극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영상에는 흰머리수리가 다른 새를 사냥해 와서 새끼 말똥가리에게도 먹이는 모습도 담겼다. 덕분에 새끼 말똥가리는 새끼 수리처럼 날개를 펄럭일 만큼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새끼 말똥가리가 무사히 독립하려면 약간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시드니에서도 새끼 말똥가리가 흰머리수리 부부에게 입양된 사례가 있는데 당시 말똥가리는 건강하게 자라 둥지를 떠날 수 있었나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말똥가리는 물고기를 주로 잡는 흰머리수리와 달리 쥐와 같이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이다. 결국 말똥가리는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맞는 먹이 사냥 법을 배워 독립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흰머리수리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볼 수 있는 맹금류 중 하나로 키는 약 90㎝, 날개 길이는 2.5m에 달할 만큼 커다랗다. 어렸을 때는 온몸이 갈색이지만, 성장하면 머리와 꽁지가 흰색으로 변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서는 관심대상종(LC)으로 올라있다.
  • “쏘니, 헤어스타일 왜 이래”…FIFA, 손흥민 합성사진 공개

    “쏘니, 헤어스타일 왜 이래”…FIFA, 손흥민 합성사진 공개

    국제축구연맹(FIFA)이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두의 ‘깻잎 머리’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얼굴에 합성해 공개했다. FIFA월드컵은 지난 23일 인스타그램에 “호날두의 2002 헤어스타일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는 누구일까”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하며 당시 득점왕을 차지한 호나우두의 ‘깻잎머리’에 각국 대표 축구선수들을 합성한 것이다. FIFA가 올린 사진에서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깻잎’ 모양의 앞머리만 남기고 삭발한 스타일로 미소짓고 있다. 이외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잭 그릴리쉬 등의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트위터를 통해서도 해당 사진들을 공개한 FIFA는 “‘좋아요’ 200개를 받을 때 마다 현역 국제 선수들을 이발 시키겠다”면서도 “미안하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에 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앞머리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발한 이른바 ‘깻잎머리’, ‘삼각김밥 머리’로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 동료들은 “끔찍하다”며 혹평했지만, 호나우두는 머리스타일을 고수하며 2002 한일월드컵에서 8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 말다툼하다 아내 때려 숨지게 한 60대에 징역 8년

    말다툼하다 아내 때려 숨지게 한 60대에 징역 8년

    말다툼을 하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6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혁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A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인 50대 B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B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격분해 여러 차례 때렸다. 평소 이들 부부는 생활비와 이혼 문제로 잦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출혈로 숨졌다. 재판부는 “A씨의 폭행으로 머리가 손상됐고 이는 사망의 주 원인”이라며 “죄질이 매우 불량해 이에 상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나,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남편 총살 후 아내 성폭행” 러軍 성폭행범 첫 재판 시작

    “남편 총살 후 아내 성폭행” 러軍 성폭행범 첫 재판 시작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군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법원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살해, 성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32)에 대한 예비심문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로마노프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상징적인 의미로 피고인이 없는 궐석 재판을 열었다.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법원이 러시아군 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마노프는 지난 3월 9일 키이우 외곽 민가에 침입해 알렉세이 즈도로베츠(36)를 살해하고, 그의 아내 나탈리아(33·가명)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로마노프는 나탈리아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며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아들을 데리고 와 집안 곳곳에 흩어진 엄마의 뇌를 보여줄 것”이라고 협박했고, 보일러실에 숨은 나탈리아의 4살 아들 올렉시에게도 위협을 가했다. 다른 러시아 군인 한 명도 범행에 가담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이번 재판에는 빠졌다.옥사나 칼리우스 우크라이나 검사는 예비심문에서 피해 여성이 사생활 우려를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고 취재진에게 전했다. 칼리우스 검사는 “로마노프는 살아 있으며 현재 러시아에 있다.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러시아가 로마노프를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가 러시아 밖으로 나가면 제3국에 체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전차부대 지휘관으로 키이우 공세에 참전했던 로마노프는 현재 러시아 벨고로드주로 이전한 자신의 부대에서 복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로마노프의 사진과 혐의를 공개한 뒤 추가 범죄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 머리 굴린 20대 세관에 검거…편의점에서 대마초 담긴 국제우편 수령

    장난감에 대마초를 숨겨 국제우편물로 밀수입한 뒤 편의점에서 수령하려던 20대가 인천세관에 붙잡혔다. 인천본부세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초 장난감으로 위장한 국제우편물로 대마초 830g을 미국에서 국내로 불법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단속을 피하려고 국제우편물을 받을 장소로 자신의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경기 고양시 한 편의점을 선택했다. 우편물 수신인은 가상의 인물로 하고 배송일에 맞춰 편의점 직원에게 대리 수령을 부탁하기도 했다. 세관은 통관 과정에서 마약류 불법 반입 사실을 인지하고 편의점 인근에 잠복하다가 우편물을 찾으러 온 A씨를 긴급체포했다. 세관은 A씨의 거주지에서 다량의 대마초 흡연기구와 밀수입 관련 물품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 [사설] 정부의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큰 방향 옳다

    [사설] 정부의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큰 방향 옳다

    정부는 어제 노동시장 개혁의 방향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도 관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 근무한 근로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할 수 있는 근로시간저축계좌가 도입된다. 800여개 직업에 대한 임금정보, 수행직무, 필요능력 등을 담은 ‘직무별 임금정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3년에 걸쳐 주 68시간 근무가 주 52시간으로 급격히 줄었지만 기본 제도는 그대로 유지돼 현장에서는 보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업별·업종별 경영 여건이 다르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 달라는 요구도 커졌다. 임금체계 개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호봉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확대했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 평균 임금은 2007년 63.2%에서 2019년 59.4%로 차이가 커졌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0.1%에 불과하다. 청년 세대는 대기업 취직을 원하지만 쉽지 않고 대기업은 호봉제 사원이 아닌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주 52시간 유연화가 과로사를 부추기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는 임금 삭감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쉽지 않다. 양대 노총의 반대는 기존 노동자의 기득권 유지 측면이 크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 정년을 맞은 근로자가 더 일하는 게 맞지만 기업들은 현행 임금체계로는 재고용을 꺼린다. 이른 퇴직 후 소득과 일자리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실정인데, 이는 사회적·국가적 손실이다. 반면 지금 실업 상태이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 세대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지난해 37위에서 올해 42위로 5단계 하락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은 국제기구가 지적하는 단골 이슈다. 양대 노총은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정부와 머리를 맞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미래 노동자인 청년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다.
  • [마감 후] 마크롱과 페트로가 알려준 것/백민경 국제부 차장

    [마감 후] 마크롱과 페트로가 알려준 것/백민경 국제부 차장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로 연수를 갔을 때 일이다. 외식 물가가 원체 비싼 데다 팁까지 20%가량 내다 보니 세 식구 밥값이 1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한국 과자가 그리워 집어 들었다가 한 봉지 5000원이라는 가격에 놀라 슬그머니 내려놓은 적도 있다. 비슷한 시기 연수 온 다른 기자들도 식당 밥값이 무서워 한 달 이상 장기 여름휴가를 떠날 때 전기냄비 같은 조리 도구를 들고 다니거나 취사 가능한 숙박업소를 골라 다녔다. 이웃집 유학생은 냉동 볶음밥 등을 쟁여 놓고 채소와 밥을 추가해 1인분을 세 끼로 나눠 먹는다고 했다. 그런 미국의 물가가 올해는 더 살벌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8.6% 상승해 198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항공료, 임대료, 자동차, 식품, 연료 등 안 오른 품목이 없다. 분유와 생리대 등을 사러 원정 쇼핑을 가는 이들도 나타났다.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휘발유 가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지마저 위태롭게 하는 원인이 됐고, 가계와 기업을 짓누른 물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에 있는 지인은 물가 얘기를 하다 지난해 여름에 샀던 중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팔려고 내놨더니 중고차 시세가 너무 올라 산 가격 거의 그대로 받고 되팔았다는 ‘웃픈’ 얘기도 들려줬다. 물가 높기로 악명 높은 실리콘밸리 등 요즘 미국 식당가는 치솟는 재료값과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인플레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주문 금액의 5% 안팎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실정이다. 그만큼 미국 경제는 지금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물가를 잡으려고 이달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했는데 7월에도 같은 금리 인상을 점치는 이유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이렇게 흔들리는데 한국이 멀쩡할 리 없다는 것. 이미 주가며 가상화폐가 폭락을 거듭하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치솟는 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인상과 잡히지 않는 집값으로 가계의 신음도 여전하다. 부동산도, 물가도, 유가도 위기가 아닌 곳이 없는데 정부가 내놓은 이런저런 정책은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한 방’이 없다. 신문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더 커진다. 6월 21일자 서울신문 1면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가 2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해 국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그런데 바로 위 톱기사는 ‘민생보다 권력다툼…집권당의 민낯’이란 제목의 기사였다. 고성과 반말이 오간 여당 최고위원회의 현장은 같은 날 고통 가득한 서민 경제의 모습과 아프게 대비됐다. 특히 공교롭게도 이날은 고물가 공포가 해외 두 나라 지도자 운명을 바꾼 날이기도 했다. 물가 급등이 민심을 자극하면서 프랑스 하원 선거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는 집권당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콜롬비아 대선에서는 구스타보 페트로가 사상 첫 좌파정권 대통령이 됐다. 인플레이션은 이렇게 경제뿐 아니라 각국 정권의 명운도 가르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 파고가 한국을 덮쳐 온다. 권력다툼할 때가 아니다. 머리를 맞대 민생경제를 해결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정부는 기억하길 바란다. 마크롱과 페트로가 알려 준 것, 물가 못 잡는 지도자는 결국 국민이 잡는다는 것.
  • “물고기 왜 안 보이나” 엉뚱한 민원에 해저 경관조명 설치

    “물고기 왜 안 보이나” 엉뚱한 민원에 해저 경관조명 설치

    “물고기가 왜 안 보이냐. 터널 벽에 수족관이라도 만들어 달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저터널이 물속을 지나가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며 보령해저터널(단면도) 개통 후 이 같은 민원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바닷속을 지나는 느낌이 나게 터널 벽에 그림을 그려 달라’는 민원이 있고, 보령시 등도 요구해 올해 말까지 차량 옆으로 물고기가 실제로 유영하는 것처럼 ‘해저 판타지’를 느낄 수 있도록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동안 해수면 아래 80m 암반을 뚫어 만든 국내 최장 해저터널에서는 별난 행태도 잦았다. 한밤중 터널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뜀박질하고, 오토바이족이 떼 지어 폭주하고, 제한속도 두 배가 넘는 자동차 경주를 벌여<서울신문 3월 3일자 단독보도>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을 받는 일도 있었다. 언론 보도와 경찰 단속으로 이 같은 행위와 자전거, 손수레 등 이륜차 통행은 거의 사라졌지만 문제는 극심할 피서철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음달 16일부터 한 달 동안 보령해양머드박람회도 열린다. 보령시는 경찰 등과 교통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저터널 교통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신호체계를 원활히 하고, 극심 혼잡 구역은 수신호로 정리할 참이다. 해저터널 입구 앞 회전교차로에 경찰이 배치돼 사고 즉시 조치에 나선다. 터널 안 폐쇄회로(CC)TV를 두 배로 늘리고 안내방송도 한다.
  • “왕따당해 전신 화상” 6억 후원 쏟아졌는데…‘불장난’이었다

    “왕따당해 전신 화상” 6억 후원 쏟아졌는데…‘불장난’이었다

    “친구들이 괴롭혀 전신 화상” 주장6억 후원 쏟아진 6세 소년의 ‘반전’ 6세 소년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전신 화상을 입은 사건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반전됐다. 23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코네티컷주에 사는 도미닉 크랭칼(6)이 주장한 왕따 피해를 뒤집을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앞서 4월 24일 도미닉은 동네 친구들과 놀다가 얼굴과 몸 등 전신에 2도, 3도 화상을 입었다. “동네 친구들이 괴롭혀 전신 화상입었다” 주장 당시 도미닉의 엄마는 “동네 불량배들이 도미닉을 뒷마당으로 유인한 뒤 휘발유가 젖은 공에 불을 붙여 도미닉의 얼굴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아들은 8세, 11세인 친구들에게 1년 넘게 테러당했다”며 “이 아이들이 내 아들을 괴롭히고 육체적으로 학대했다. 심지어 내게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고, 이들은 누군가를 다치게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도미닉 역시 “그들이 내게 불을 지르고 집으로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크게 주목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소년들과 그 부모를 비난했다. 또 기금 모금 사이트를 통해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 이상을 모금받기도 했다. 심지어 도미닉이 병원에서 회복될 때 그를 기리는 퍼레이드(행진)도 열렸고, 도미닉은 뉴욕 양키스 경기에도 초대됐다. 뒷마당 CCTV 공개…“불장난 하다가 사고 발생” 하지만 뒷마당 CCTV가 공개되면서 여론이 반전됐다. 영상에서 소년들은 축구공에 휘발유를 바른 뒤 걷어차며 놀고 있었다. 이때 한 소년이 컵에 휘발유를 가득 채운 뒤 내려놓고 불을 붙였고, 휘발유 묻은 손을 바지에 닦은 도미닉의 옷과 얼굴에 순간적으로 불이 옮겨붙었다. 깜짝 놀란 소년은 뒷걸음질치며 도미닉에게서 떨어졌고, 또 다른 소년은 맨손으로 도미닉의 머리와 얼굴을 문질러 불을 꺼줬다. 경찰은 “도미닉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아이들이 고의로 불을 질렀다는 증거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을 계속 조사한 뒤 공식 브리핑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소년의 부모는 그간 받아온 각종 비난과 조롱에 대해 토로하며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미닉 가족은 “우린 아들이 말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주장한 것”이라며 “사건의 중요한 순간들이 CCTV에 포착되지 않았다”고 여전히 아들의 왕따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 어린이집 교사 아동 학대 200여 회 CCTV에 찍혀

    경기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원생의 머리채를 잡아 채고, 얼굴을 탁자에 찍어 누르는 등 약 1년간 아동학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파주 A어린이집 교사 B씨가 지난해 3월부터 원생들을 상대로 물리적인 폭력과 정서적인 괴롭힘 등을 한 정황이 파악됐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무려 240여건의 학대 의심 행위가 발견됐으며 피해 아동은 8명에 달했다. 경찰은 B씨와 함께 관리 책임이 있는 원장 C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B씨가 만 4세반을 담당하면서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폭행 장면이 CCTV에 찍혀있다”면서 “올해 1월 아동학대 의혹이 처음 제기돼 경찰이 파주시에 전수조사를 의뢰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주시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10일 뒤늦게 B씨와 C씨에 대해 자격정지 5년을,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시설 폐쇄 처분을 내렸다.
  • 푸틴 ‘핵가방 운반원’의 비극적 결말…자택서 머리에 총격

    푸틴 ‘핵가방 운반원’의 비극적 결말…자택서 머리에 총격

    20㎏짜리 핵가방 ‘체게트’를 들고 그림자처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라다니던 수행원이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모스크바 신문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와 영국 미러는 4월까지 푸틴 옆을 지키던 ‘핵가방 운반원’ 바딤 지민(Вадим Зимин, 53)이 모스크바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시 서쪽 모스크바주 크라스 크라스노고르스크 지역 자택에서 ‘핵가방 운반원’ 출신 바딤 지민이 쓰러졌다. 지민이 집 부엌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것을 함께 살던 동생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지민은 현재 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지민은 4월 핵가방을 들고 지근거리에서 푸틴 대통령을 수행하는 모습이 세계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4월 8일 러시아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장례식장에서도, 같은 달 12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도, 지민은 핵가방을 들고 푸틴 대통령을 따라다녔다.영국 미러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S) 출신인 지민이 옐친 정부에 이어 푸틴 정부에서까지 ‘핵가방 운반원’을 담당한 점과, 그의 법적 배우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의무병으로 복무 중인 점을 들며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한 모종의 의혹을 제기하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모스크바 신문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지민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수사당국이 부상 형태를 토대로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민이 가택연금 상태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민은 얼마 전 모스크바 중앙 관세청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과거 뇌물 수수 사건이 드러나면서 직위 해제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그가 지난해 12월 현지 한 사업가에게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시작된 후 직위 해제된 지민은 가택연금 상태로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었다.‘체게트’(Cheget)라 불리는 러시아 핵가방은 1983년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 때 만들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보리스 옐친의 뒤를 이어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하면서 체게트를 손에 넣었다. 핵가방은 핵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공포의 핵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단이다. 양국은 핵가방을 통해 ‘우리에게 핵무기가 있으니 우리를 핵 공격하면 우리도 핵무기로 공격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과시한다. 핵가방 안에는 영화와는 달리 빨간 발사 단추나 망막 스캐너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체게트에는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핵 공격 옵션이 적혀 있는 문서철(블랙북)과 핵무기 발사명령 인증코드가 담긴 보안카드와 입력장치, 안전 벙커 리스트, 행동지침(마닐라 폴더)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말랑말랑 찰흙 같지만 ‘돌’… 생명력 넘친 반전의 트릭

    말랑말랑 찰흙 같지만 ‘돌’… 생명력 넘친 반전의 트릭

    석재 홈 자국 따라 노끈 묶어무생물, 유기체로 바뀌는 느낌캔버스에 머리카락 붙이기도실험미술 원로 이승택 작가의 작품은 꼭 손으로 만져서 확인해 봐야 할 것만 같다. 딱딱한 돌을 파고들듯 노끈으로 묶은 작품은 이 재료가 정말 돌이 맞는지 의심하게 하고, 캔버스에서 돋아난 것 같은 털은 그 정체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언)바운드’ 전시에선 구순의 나이에도 끊임없이 미술의 영역과 상상력의 범주를 확장해 나가는 이 작가의 실험 세계가 펼쳐진다. 함경남도 고원 출신의 실향민인 그는 홍익대 조각과를 졸업했는데, 1950년대 후반부터 서구의 근대 조각 개념에서 벗어난 ‘비조각’ 세계를 선보였다. 포스트모더니즘 개념이 국내에 전해지기도 전이다.조각은 나무나 브론즈로 하는 게 당연할 때 그는 옹기와 노끈, 비닐, 한지, 각목 등 일상적이고 토속적인 재료로 눈을 돌렸다. 그 출발점은 ‘고드랫돌’이다. 발이나 돗자리를 엮을 때 쓰던 돌인데, 대학 시절 우연히 덕수궁 미술관에서 고드랫돌을 접하고서 현재의 묶음 시리즈를 떠올렸다. 돌멩이를 쪼아 홈을 내고 그 자국을 따라 노끈을 묶으면 딱딱한 돌이 마치 찰흙처럼 말랑해 보이는 반전 효과를 준다. 노끈으로 묶인 돌, 도자기, 캔버스 등의 물체는 익숙한 물성을 잃고 무생물이 유기체로 바뀌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2020년 8월 세계적 전시 기획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만나 “묶는다는 물리적인 힘의 자국을 남기는 일은 반전의 트릭을 즐겨 쓰는 내게 유용한 전략”이라며 “이 행위는 재료의 물성에 대한 착시를 일으키며 생명력에 대한 환영을 불러온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신의 머리카락 등을 이용한 회화 연작에선 늘 시대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미술로 표현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작가 특유의 면모가 드러난다. 언뜻 캔버스에 검은 잉크로 그린 것 같은 작품은 가까이서 보면 한 올 한 올 살아 있다. 1970년대 머리카락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으로 귀하게 여겨졌는데, 1980년대 초 어느 날 작가는 “머리카락 파세요!”에서 “머리카락 사세요!”를 외치는 행상을 보게 된다. 머리카락 한 보따리를 사다가 직접 양잿물에 빨고, 말리고, 캔버스에 겹겹이 붙인 작품은 곧 시대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기록이 됐다. 사물과 예술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끊임없이 되물으며 낯설고 신비한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오는 7월 3일까지.
  •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정선·태백·영월 등 경계 맞댄 ‘만항재’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해발 1330m끝없는 굽잇길 주변엔 ‘야생화 카펫’ 광부 아내들의 사연 담긴 ‘도롱이못’ 영화 ‘엽기적인 그녀’ 속 명품소나무 고갯마루 옆 고랭지 배추밭도 장관 ‘막장’이란 단어를 신문에 쓸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행여 실수로 게재했다간 당장 탄광 지역 주민, 노동자들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그들은 누군가의 일터이자 엄숙한 삶의 현장을 어떻게 그런 경멸스런 단어로 폄훼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그게 불과 십수 년 전이다. 요즘은 달라졌다. ‘막장’이란 단어는 이제 누구나 거리낌 없이 쓰는 보통명사가 된 듯하다. 한편으로는 항의조차 포기할 만큼, 쇠락을 거듭하는 탄광 지역 사람들을 보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강원도가 스러져 가는 탄광 문화를 보전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설 모양이다. 탄광 역사가 새겨진 지역을 정비해 관광명소로 꾸미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운탄고도1330’이다. 강원 영월부터 삼척까지, 탄광 문화의 자취가 남은 고산 지역을 잇는 걷기길이다. 오는 9월 개통을 앞두고 정선의 일부 구간을 돌아봤다.광부는 두 겹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지상의 하늘과 막장의 하늘을 이고 산다는 의미다. 탄광촌의 고된 인생살이를 웅변하는 말이다. ‘운탄고도’는 이 같은 광부들의 땀과 눈물이 맺혀 있는 길이다. 한자 이름을 풀면 ‘석탄(炭)을 나르던(運) 높은(高) 길(道)’이다. 영월에서 정선과 태백을 거쳐 삼척까지, 흔적만 남은 옛길을 걷기 좋은 길로 정비해 잇고 있다. ‘1330’은 운탄고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만항재의 해발고도를 의미한다. ‘운탄고도1330’은 모두 9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전체 거리는 173㎞ 남짓. 이번 여정에선 4길 예미역~꽃꺾이재(28.8㎞)와 5길 꽃꺾이재~함백산소공원(15.7㎞) 구간 일부를 걸었다. 5길의 들머리는 만항재(함백산소공원)다. 정선과 태백, 영월 등이 경계를 맞댄 고개다.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운탄고도1330’의 원래 루트대로라면 만항재는 5길의 종착지다. 한데 꽃꺾이재에서 출발하면 줄곧 오르막을 오르는 모양새다. 반면 만항재에서 출발하면 대체로 내리막길이다. 간간이 오르막도 있지만 원래 루트보다는 훨씬 적다. 4길도 마찬가지다. 예미역에서 꽃꺾이재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다고 해도, 다운힐보다는 힘들 수밖에 없다. 꼭 정해진 루트대로 걸어야 하는 게 아니면 상황에 따라 들머리와 날머리를 바꿔 보는 것도 좋겠다. 만항재는 ‘탐화 여행의 고전’ 같은 곳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들꽃들이 피고 진다. 요즘은 매발톱, 범꼬리 등의 들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고개 주변에 ‘야생화 산책로’, ‘하늘숲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길은 길게 이어진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굽이를 구불구불 돌아간다. 이 굽이 돌면 끝날까 싶지만, 곧바로 다른 굽이가 기다리고 있다. 간혹 이 구간 끝자락의 도롱이못을 겨냥해 걷다가 지쳐 되돌아오는 도보꾼도 있다. 구간 중간중간에 ‘정화시설’, ‘1177갱’ 등 쉴 공간도 있다. ‘정화시설’은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오염 물질들을 걸러내는 곳이다. 칙칙한 빛깔의 정화시설 옆엔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강원의 산자락을 눈에 담을 수 있다.‘1177갱’은 운탄고도에서 가장 높은 곳(1177m)에 있었다는 탄광을 재현한 공간이다. 쉼터 주변에 석탄을 나르던 화차, 갱도, 광부 조형물 등을 조성했다.길 끝자락에서 도롱이못을 만난다. 5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곳이다. 지름은 80m 정도. 연못의 첫인상은 1970년대 양희은이 노래한 ‘작은 연못’ 속 가사와 흡사하다. 딱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이다. 한데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태와 달리 연못에 담긴 이야기는 애처롭다.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말이 있다. 예전 광부의 아내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당시 광산 사고로 남편을 잃으면 사망 보상금으로 30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 ‘3000만원’은 광부의 아내들에게 시리고 섬뜩한 단어가 됐다.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란 말도 있다. 광부들은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했다. 보통 갑, 을, 병으로 나눴는데, 병반은 밤 12시부터 이튿날 아침 8시까지 근무했다. 남편이 밤에 출근하면 몰래 시내로 놀러 나가는 아내도 있었다고 한다. 드물게는 춤바람이 나거나 샛서방을 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아내를 보며 이웃들은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라며 수군댔다. 아마 대부분의 아내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가슴 졸이며 무사귀환을 기다렸거나, 기껏해야 동네 구멍가게에 모여 소주잔 기울이며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나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남편을 탄광으로 보낸 뒤 도롱이못에 올라 도롱뇽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도롱뇽을 보며 남편 또한 무사할 것이라 믿고는 가슴 한쪽을 쓸어내리곤 했다는 것이다. 도롱이못이란 이름도 도롱뇽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처럼 아내들의 사랑과 기원이 응결된 곳이 도롱이못이다. 사실 ‘현실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도롱이못에 얽힌 사연이 마냥 환상적이지만은 않다. 오래전에 자연적으로 형성됐다기보다 갱도 함몰 등 안타까운 사고로 갑작스레 생성됐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탄광촌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어 매일 올라가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거리다. 실제로 광부의 아내들에게 기복의 장소로 활용됐다면 주기적으로, 예컨대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와 무사안녕을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지극정성으로 매일같이 찾아오는 아내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아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성립할 수 있다. 희박한 가능성이긴 해도, 어쩐지 누군가는 그랬을 것이라 믿고 싶다. 도롱이못에서 2㎞쯤 내려가면 꽃꺾이재(960m)다. 5길의 날머리로 삼은 곳이다. 한자 이름은 화절령(花折嶺)이다. 산골 아낙들이 무시로 피어난 야생화를 꺾으며 넘었다는 고개다. 4길은 꽃꺾이재에서 새비재(850m)를 넘어 예미역까지 간다. 오른쪽은 기세 좋게 솟은 두위봉, 왼쪽은 태백준령을 이룬 산의 바다다. 발아래로 깎아지른 벼랑의 높이가 어지간한 산 하나쯤은 잠길 정도로 깊다. 이 길의 미덕은 줄곧 순한 내리막을 걷는다는 것이다. 들머리 일부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거의 내리막이거나 평지다. 전체 길이는 약 29㎞, 얼추 팔십리다. 제주 서귀포 ‘칠십리길’보다 길지만 거리가 주는 위압감만큼 품이 들지는 않는다. 이번 여정에선 새비재까지만 돌아봤다. 들머리에서 약 17㎞ 거리다. 고갯마루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이 압권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소나무, 타임캡슐 공원,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솔숲 등의 볼거리가 있다.
  •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연쇄살인의 시작은 동물학대였다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연쇄살인의 시작은 동물학대였다

    유, 흉기로 개 찔러 ‘살해 실험’강 “개 많이 죽여 살인 쉬웠다”대부분 벌금형 그쳐 학대 계속“가해자들 마음껏 가학성 발산”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중랑구에서 연인 관계인 여성 B씨와 다투다가 여러 동물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갔다. 그는 당시 반려견이 자신의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유로 B씨의 품에 있던 반려견을 때려죽였다. 이어 다른 반려견의 꼬리를 잡고 빙빙 돌려 바닥에 내리꽂아 죽였다. 또, 나머지 반려견 두 마리를 집어던져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A씨의 범행 대상은 동물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8월 B씨와 또 다투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회 때렸고, 흉기까지 들고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10월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물학대는 강력범죄의 전조 현상이다. 약한 존재를 겨누는 폭력성의 뿌리는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은 살인, 폭행 등의 범죄를 함께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많다. 국내 연쇄살인범들의 공통점도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 노인 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2003년 9월 출소 뒤 어머니 집에 머물며 흉기로 큰 개를 찔러 보는 ‘살해 실험’을 했다. 찌르는 것만으로는 사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둔기로 머리를 강타해 보기도 했다. 유영철은 실제 범행 때 둔기를 이용했다. 10명을 살해한 강호순은 2003년 1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개농장을 운영했다. 그는 비상식적으로 잔혹한 방식을 활용해 개를 죽였다. 강호순은 재판 과정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됐고, 살인 욕구를 자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3명을 죽인 정남규도 어린 시절 동물학대를 일삼았다.동물학대가 대인범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1997년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연구 결과 동물학대자의 70%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에는 354명의 연쇄살인범 중 75명이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인과관계는 확실하지 않지만 상관관계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며 “동물을 학대하는 과정에서 폭력 수위를 높여 가고, 피와 폭력 등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 사람의 생명을 쉽게 해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와서야 동물학대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울산지법은 2020년 5월 동물학대범에게 이례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피고인은 6개월 동안 진돗개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재판부는 “강호순, 유영철 등 일부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개를 도살하는 것에서 시작됐다”며 “이에 대해 적절한 법적 통제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생명 존중 미약이나 부존재 인식은 언제든 사람에게 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로는 동물학대를 막기 어렵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물을 마음껏 죽여도 비교적 형량이 낮은 동물보호법 위반만 적용받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동물을 학대해도 안전하다고 여겨 가학성을 거리낌없이 발산한다”고 지적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채팅방 두 달 추적… 고양이 묻지마 살해한 A씨, 캣맘 둘이 찾아냈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채팅방 두 달 추적… 고양이 묻지마 살해한 A씨, 캣맘 둘이 찾아냈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생명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어서다. 길고양이 7마리 이상을 고문해 죽인 ‘경기 동탄 학대사건’,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구타하거나 해부하는 방식으로 학대한 ‘포항 폐양식장 사건’ 등 수법도 잔혹해졌다. 공권력은 개와 고양이까지 지켜 주지 못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한 생명체를 이유 없이 학대하는 혐오 정서는 어디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 동물학대가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인 까닭이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에서는 국내 유기동물 학대 실태와 제도적 보완 장치 없이 이를 막아 보려 하는 일반인의 의지와 한계점을 함께 짚었다.그곳은 지옥이었다. 머리를 얻어맞은 고양이는 멍하니 한자리를 빙글빙글 돌았고, 만삭 고양이는 눈이 터져 붉게 부풀어 있었다. 길고양이들을 강제 교배시킨 정황도 보였다. 익명의 텔레그램방에 모인 6명의 참가자는 A(28)씨가 올린 동영상과 사진을 보며 낄낄댔다. 채팅방에는 ‘이방인’이 한 명 있었다. 김미나(32)씨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는 학대 영상을 공유하는 채팅방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잠입해 있었다. 김씨는 끔찍한 기억을 회상했다. “학대가 하나의 놀이가 된 상황이었어요. 괴롭히면서 사진 찍고, 공유하고, 인정해 주면서 서로를 더 자극하고 부추겼죠.” 김씨는 한소담(30)씨와 함께 학대범을 쫓기로 마음먹었다. 경찰을 대신한 두 여성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사지 꺾이고 토막 난 사체 수두룩 범인을 쫓는 일은 ‘서울 가서 김 서방 찾기’ 같았다. 은밀히 공유된 범행은 단서를 거의 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실마리가 될 A씨의 메시지를 한 줄 찾았다. “내가 경기 남부에 사는데….” 동영상에 나온 배경 등을 토대로 A씨가 경기 화성에 살 것이라고 추리했다. 이후 동네 부동산을 탐문했다. 2개월간의 추적 끝에 학대 장소가 동탄임을 알아냈다. 지난 4월 6일 김씨는 A씨의 집 앞 편의점에서 그를 마주했다. A씨는 김씨가 자신을 경찰에 고발한 사실을 알고는 “선처해 달라”며 스마트폰을 보여 줬다. 죽은 고양이 사진 등이 담겨 있었다. “왜 죽였나요?” 추적자들이 물었다. A씨는 오른팔을 내보였다.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가 있었다. “할퀴기만 하면 봐주려고 했는데… 깨물어서 봐줄 수가 없었어요.” A씨는 학대 후 고양이를 풀어 준 장소 4곳을 말해 줬다. 그곳에서 죽은 고양이와 다친 고양이 등 50여 마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사지와 머리가 꺾이거나 꼬리와 다리가 토막 나 있었다. 자백을 이끌어 낸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해결된 건 없었다. 겨우 큰 봉우리 하나를 넘은 것뿐이었다.●학대 사체 신고해도 인계 꺼리는 경찰 이들은 A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신고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은 소극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발견된 동물 사체는 40여구에 달하는데, 동탄경찰서는 A씨에게 7~8마리를 학대한 혐의만 적용했다. 나머지는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수사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용인동부경찰서는 “부검을 맡길 정도로 부패가 심하지 않은 고양이는 3마리뿐이었다”고 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백 내용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수사력을 동원해 추가로 밝혀낸 사실은 거의 없었다. 두 사람은 아쉬워했다. “학대 정황이 있는 동물 사체를 찾아 신고해도 인계받지 않으려는 지구대도 있었어요. 증거물 보관이 까다롭다고요.” 경찰도 갑갑하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해 경찰관 323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6%는 ‘동물학대 사건의 수사가 어렵다’고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동물학대 여부 판단이 어려움(52.7%) ▲증거 수집이 어려움(38.0%) 등을 꼽았다. 경찰청이 지난해 3월 ‘동물학대수사 벌칙 해설 매뉴얼’을 만들어 전국 경찰서에 배포했지만 어려움은 크게 줄지 않았다. 수사기관이 허둥대는 사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10년 새 10배 이상(2011년 98건→2021년 992건) 늘었다. 최연석 경찰청 공공범죄수사계장은 “동물 사체가 발견되면 초동 단계에서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야 수사할 수 있다”면서 “사람으로 치면 부검의처럼 사인을 명확히 갈라 줄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동물은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동물 부검을 도맡아 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엔 전담인력이 단 한 명도 없다. 5명이 소·돼지 등 산업동물의 질병진단 업무 등과 부검을 병행한다. 올해 1~5월 의뢰된 부검 건수는 총 1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배 늘었다.●캣맘 혐오자 확인돼야 오픈방 입장 학대범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를 공유하는 방식에는 일종의 공식이 있다. 우선 길고양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캣맘’(길고양이를 자발적으로 돌보는 여성)을 향한 증오심을 드러낸 사람들을 확인해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을 만든다. 여기서 명확한 혐오자를 식별해 낸 뒤 익명성이 더 강한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메신저로 이동해 잔혹한 영상을 돌려본다. 텔레그램 등에서 불법 촬영물을 돌려본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방식이다. ‘동물판 n번방 사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추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A씨를 엄벌해 달라’는 옛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50만명 이상이 동의했지만, 그는 불구속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학대 후 버려진 길고양이를 찾아내 구조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건 여전히 두 추적자의 몫이다. 김씨는 말한다. “학대자들은 어차피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롱하듯 모방범죄를 하죠. 이번만큼은 달랐으면 좋겠어요.”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단독] “털바퀴는 쓰레기”… 10대들의 ‘동물판 n번방’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 “털바퀴는 쓰레기”… 10대들의 ‘동물판 n번방’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길고양이 학대조롱 단톡방 공유 놀이하듯 학대… 수법도 잔혹해져 1020 동물학대 2년새 2.3배 증가 양형기준 없어… 제도적 보완 시급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생명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어서다. 길고양이 7마리 이상을 고문해 죽인 ‘경기 동탄 학대사건’,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구타하거나 해부하는 방식으로 학대한 ‘포항 폐양식장 사건’ 등 수법도 잔혹해졌다. 동물을 가학하고 이를 촬영해 공유하며 즐기는 혐오자 중에 10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공권력은 개와 고양이까지 지켜 주지 못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한 생명체를 이유 없이 학대하는 혐오 정서는 어디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 동물학대가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인 까닭이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에서는 국내 유기동물 학대 실태와 제도적 보완 장치 없이 이를 막아 보려 하는 일반인의 의지와 한계점을 함께 짚었다.태어난 지 3~4개월쯤 됐을까. 지난 12일 오후 8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전남의 한 전통시장 지붕 위에서 발견됐다. 숨은 이미 멎어 있었다. 제대로 먹지 못한 듯 몸은 앙상했고, 입과 등에는 선홍색 피가 흥건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체 발견 하루 전인 지난 11일. ‘털바퀴 이주봉사’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검은색과 갈색 무늬를 가진 아이. 시장에서 발견된 그 고양이였다. 16명이 모인 채팅방에서 대화가 이어진다. “싸커킥(축구공 차듯 머리나 몸통을 걷어차는 것)했더니 죽은 거?”(참가자 A) “ㄴㄴ(아니라는 뜻) 근데 숨넘어가는 거 도와주긴 했지. (숨을) 헐떡거리길래 눌러줌.”(참가자 B) B군은 이 지역 중학생으로 추정됐다. 단톡방은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그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며 조롱하는 ‘동물판 n번방’이다. 방 이름에서 ‘털바퀴’는 털이 난 바퀴벌레라는 뜻으로 고양이 혐오를 담은 은어다. 단톡방 참가자들은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어린 길고양이를 보며 죄의식 없이 연신 키득거렸다. ‘길고양이는 최고 쓰레기 생물’. 단톡방 상단에는 이런 공지글이 있었다. 이들은 동물학대를 ‘서열 정리’라고 부른다. 때리거나 죽이는 행위를 통해 인간과 동물 간 서열 차를 보여 준다는 의미다. 카톡방의 대화와 동영상은 채팅방에 잠입했던 한 동물권 활동가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활동가와 지역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 주민)들은 경찰과 함께 영상 속 장소를 추정해 고양이 사체를 수습했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의 사인 파악을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했고, 조만간 단톡방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B군을 불러 실제 범행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B군은 촉법소년(만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범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형사 처벌 대신 보호 처분을 받게 된다. B군은 “고양이가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을 때 그걸 도와주는 게 고양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의 동물학대는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동물학대로 검거된 10대는 14명으로 2018년(6명)보다 늘었다. 20대까지 합치면 2년 새 65명에서 148명으로 2.3배 증가했다. 김도희 변호사는 “동물학대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실제 실형은 거의 안 나온다”면서 “양형기준이 없어 판사에 따라 판결이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무게만 거의 100㎏…미국서 초대형 버마왕뱀 잡혔다

    무게만 거의 100㎏…미국서 초대형 버마왕뱀 잡혔다

    미국 플로리다 숲에서 무게 100㎏에 달하는 초대형 버마왕뱀이 잡혔다. 21일(현지시간)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플로리다 야생관리단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남부 콜리어 카운티의 한 주립공원에서 길이 5.4m, 무게 97.5㎏의 암컷 버마왕뱀을 포획했다. 머리 길이만 무려 15㎝에 달하는 초대형 뱀이다.사진 속 버마왕뱀은 플로리다에서 포획된 뱀 중 가장 무거운 개체로 알려졌다. 뱀을 잡는 데는 살아있는 수컷 뱀이 미끼로 이용됐다. 버마왕뱀은 번식기 동안 수컷이 암컷에게 접근하는 습성이 있는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송신기를 부착하고 풀어놓으면 암컷을 찾을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 2013년부터 이런 방법으로 버마왕뱀 1000여 마리를 연구 목적으로 잡았는데 그 무게만 11.3t이 넘는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생태교란종인 버마왕뱀 때문에 골치다. 버마왕뱀은 본래 서식지가 동남아시아지만 최근 플로리다에서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부터 전문 뱀 사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숫자는 크게 줄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간 버마왕뱀 1만 5000마리 이상을 제거했지만 여전히 최대 30만 마리에 달하는 버마왕뱀이 숲에서 번식으로 거듭하고 있다. 늘어가는 버마왕뱀은 멸종위기종인 플로리다 퓨마에게 위협이다. 흰꼬리 사슴 등이 주요 먹잇감이지만 최근 들어 토종 퓨마들이 버마왕뱀과의 사냥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에 잡힌 초대형 뱀은 네이플스 연구소에서 해부됐다. 연구진은 뱀의 배를 가르고 갈비뼈를 여는 과정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점도 확인했다. 배 안에는 수정되지 않은 알 122개가 발견됐는데 지금까지 해부한 개체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이었다. 사우스웨스트플로리다 야생관리단
  • 김동연 핵심공약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제 토론회 …24일 인수위·김민철·김성원 의원 공동주최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위원회는 오는 24일 오후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정부을)·국민의힘 김성원(동두천·연천) 국회의원, 한국지방자치학회와 공동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다. 인수위는 “여야 의원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협치의 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는 김 당선인과 시도의원 당선인,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특별자치도 설치 당위성과 비전, 법적 과제와 전략, 설치 방안 등에 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토론회 세션1에서는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의 사회로 장인봉 신한대 행정학과 교수가 ‘설치 당위성과 비전’ 주제 발표를 하고 이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태석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김을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고태현 경기신문 부장, 서남권 인수위 특위 간사 등이 토론자를 참여한다. 세션2에서는 손경식 인수위 특위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김재광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가 ‘법적 과제와 전략’ 주제로 발표하고 김성호 자치법연구원 부원장, 허승원 행안부 자치분권지원과장, 연제찬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 이종구 한국일보 기자, 이임성 전국변호사회 회장 등이 토론한다. 이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소셜방송 LIVE 경기(live.gg.go.kr)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 대법 “배상책임공제 적용된 교내 사고는 보험사에 전액 구상권 청구 못해”(5)

    대법 “배상책임공제 적용된 교내 사고는 보험사에 전액 구상권 청구 못해”(5)

    각 학교가 개별 가입하는 ‘학교배상책임공제’는 가해자 측 보험사에 구상권을 전액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국에 있는 학교가 의무 가입하는 ‘학교안전공제’와 달리 수익성 사업이기에 기존 판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공제중앙회)가 보험사 2곳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중학생 A군은 2015년 축구 수업을 위해 학교 외부로 이동하던 중 인도를 걷고 있던 피해자 B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어깨를 부딪쳤다. 쓰러진 B씨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중증 뇌 손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개월여 만에 사망했다. B씨 측은 A군의 부모, A군이 가입한 보험사 두 곳, 학교의 설립·운영 주체인 경기도 그리고 공제중앙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했다. 이에 공제중앙회는 B씨 측에 공제금 1억원을 지급한 뒤 A군이 책임보험에 가입한 보험사 2곳에 공제금 전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공제중앙회가 학교안전공제에 따라 공제금을 지급한 뒤 가해자가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전액을 받아 낼 수 있다는 판례를 내놨다. 학교안전공제는 학생 등이 교육 중 입은 피해에 대해 보장해 주는 제도로 학교안전법에 따라 모든 학교가 의무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A군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로서 학교에서 별도 가입한 공제중앙회의 학교배상책임공제가 적용됐다. 사건의 쟁점은 학교배상책임공제에도 학교안전공제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적용되는지였다. 1·2심은 공제중앙회가 학교배상책임공제로 이미 지급한 공제금도 전액을 가해자 측 보험사에서 받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법적 가입 의무가 없는 일종의 수익 사업인 학교배상책임공제는 보험사와 동등한 중복보험자 관계이므로 전액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봤다. 대신 원래 부담했어야 할 부분을 초과해 지급한 경우에만 해당 부분에 대해 다른 보험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 [단독]“숨 넘어가길래 눌러줬어” 동물학대에 죄책감은 없었다

    [단독]“숨 넘어가길래 눌러줬어” 동물학대에 죄책감은 없었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 길고양이 학대하며 즐기는 ‘동물판 n번방’ 활개길고양이는 ‘털바퀴’, 학대는 ‘서열 정리’옥상서 발견된 길고양이, 10대가 학대 의심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혐오 세력의 학대 탓에 언제 생명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어서다. 길고양이 7마리 이상을 고문해 죽인 ‘경기 동탄 학대사건’,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때리거나 해부하는 등 학대한 ‘포항 폐양식장 사건’ 등 수법도 잔혹해졌다. 특히 10대들조차 동물을 가학하고, 이를 촬영해 공유하며 즐긴다. 공권력은 개와 고양이까지 지켜주지 못한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에서는 국내 유기동물의 학대 실태와 이를 막기 위한 일반인들의 노력을 전한다. 태어난 지 3~4개월쯤 됐을까. 지난 12일 오후 8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전남의 한 전통시장 지붕 위에서 발견됐다. 숨은 이미 멎어 있었다. 제대로 먹지 못한 듯 몸은 앙상했고, 입과 등에는 선홍색 피가 흥건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체 발견 하루 전인 지난 11일, ‘털바퀴 이주봉사’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검은색과 갈색 무늬를 가진 아이. 시장에서 발견된 그 고양이였다. 16명이 모여 있던 채팅방에서 대화가 이어진다. “싸커킥(축구공 차듯 머리나 몸통을 걷어차는 것)했더니 죽은 거?”(참가자 A) “ㄴㄴ(아니라는 뜻) 근데 숨넘어가는 거 도와주긴 했지. (숨을) 헐떡거리길래 눌러줌(참가자 B)” B군은 이 지역에 사는 중학생으로 추정됐다. 단톡방은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그 장면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수시로 공유하며 조롱하는 ‘동물판 n번방’이다. 방 이름에서 ‘털바퀴’는 고양이와 바퀴벌레를 조합해 혐오하는 뜻을 담은 은어다. 카톡방 참가자들은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어린 길고양이를 보며 죄의식없는 키득거림을 나눴다. ‘길고양이는 최고 쓰레기 생물’. 카톡방 상단에는 이런 공지 글이 떠 있었다. 이들은 동물 학대를 ‘서열정리’라고 불렀다. 때리거나 죽이는 행동을 통해 인간과 동물 간 서열 차를 보여준다는 의미였다. 카톡방의 대화와 동영상은 채팅방에 잠입했던 한 동물권 활동가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활동가와 지역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 주민)들은 경찰과 함께 영상 속 장소를 추정해 고양이 사체를 수습했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의 사인 파악을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했고, 조만간 단톡방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B군을 불러 실제 범행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B군은 촉법소년(만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범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형사 처벌 대신 보호 처분을 받게 된다. B군은 “고양이가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을 때 그걸 도와주는 게 고양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의 동물학대는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동물학대로 검거된 10대는 14명으로 2018년(6명)보다 늘었다. 20대까지 합치면 2년새 65명에서 148명으로 2.3배 증가했다. 김도희 변호사(‘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이사)는 “동물학대 행위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실제 실형이 나온 건 5건도 안 된다”면서 “양형기준이 없어 판사에 따라 판결이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숍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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