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머리
    2026-07-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518
  • 모텔로 남자 유인해 성관계한 10대女… 친오빠 행세하며 협박한 공범들과 함께 ‘실형’

    모텔로 남자 유인해 성관계한 10대女… 친오빠 행세하며 협박한 공범들과 함께 ‘실형’

    일당 4명 징역 1년 3개월~2년 6개월 선고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뒤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사실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나상훈)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특수강도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씨에게 징역 2년을, 공범인 B(20)씨와 C(21)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D(19)양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11월 한 남성을 상대로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유도한 뒤 협박해 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충남 천안과 논산에 거주하며 알고 지내던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D양이 먼저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을 물색한 뒤 서울 도봉구의 한 모텔로 유인했고, 객실 위치를 공유받은 A씨 등은 객실로 들어가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감금했다. A씨는 “내 친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며 D양의 친오빠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해자를 폭행했다. C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여자친구도 있는 사람이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라고 말하며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소란을 눈치챈 모텔 직원은 객실로 전화를 걸었고,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외침을 듣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발각됐다. A씨 등은 피해자의 돈을 뺏으려 했으나, 경찰이 출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달아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강도죄가 성립할 정도의 폭행·협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객실로 끌고 가고, 뺨을 때리며 침대에 밀쳐 무릎으로 흉부를 압박한 행위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공동 감금하고 돈을 빼앗으려 한 것으로 범행 동기와 방법, 수단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고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공동주거침입, B씨는 특수절도, C씨는 특수강도 등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한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다만 특수강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A씨가 피해자와 합의하고 1000만원을 지급한 점, 일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 ‘헤드샷’ 에르난데스 방출 한화, 짐머맨 영입…가을야구 퍼즐 맞출까

    ‘헤드샷’ 에르난데스 방출 한화, 짐머맨 영입…가을야구 퍼즐 맞출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헤드샷’을 날린 윌켈 에르난데스를 방출한 한화 이글스가 브루스 짐머맨을 대체 영입했다. 한화는 20일 “짐머맨과 계약금 7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인센티브 7만 달러 등 최대 44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키 190㎝의 좌완인 짐머맨은 우수한 커맨드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코너워크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 포크볼, 싱커, 커터, 커브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골고루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성적은 6시즌 동안 40경기(선발 28경기)에 등판해 169와3분의1이닝을 던지며 8승 11패 평균자책점 5.63 탈삼진 129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트리플A 15경기에 모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5승 3패 평균자책점 3.78로 활약했다. 지난 7일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MLB 경기에도 한 차례 등판했다.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계약을 마친 짐머맨은 구단을 통해 “한화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돼서 정말 기쁘다”면서 “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뛰면서 언젠가는 한국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믿고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KBO리그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최근 국제대회들을 보면서 아시아 야구의 수준이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고 나 역시 그 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해 보고 싶었다”며 “팀 상황을 잘 파악해 빠르게 적응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후반기 개막 시리즈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무 3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남겼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8일 선발로 나섰지만 1회 키움 맷 데이비슨의 머리를 맞는 공을 던져 8구만 던지고 퇴장당했다. 그리고 이 경기가 그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 압도적 결승, 스페인 시대 활짝 열렸다…메시 ‘유효슈팅 0개’로 눈물

    압도적 결승, 스페인 시대 활짝 열렸다…메시 ‘유효슈팅 0개’로 눈물

    2026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이 역대급으로 심심한 경기로 전개된 끝에 스페인의 승리로 끝났다. 리오넬 메시를 포함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유럽 최강팀을 상대로 충격적으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스페인의 1-0 승리로 끝났다.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로 왕좌에 오르며 ‘무적함대’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또한 이번 대회 통틀어 단 1실점만 허용하며 역대 최소 실점 월드컵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스페인은 프랑스를 무너뜨린 4강전과 똑같이 4-1-2-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스페인이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5분 라민 야말이 첫 슈팅을 날렸지만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에게 막혔다. 그러나 이후 전반 내내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은 중원을 장악하려고 나섰고 아르헨티나는 실점하지 않는 데 집중하면서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전반 39분 스페인의 미켈 오야르사발이 왼발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만났다. 전반 44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갑자기 주저앉은 뒤 벤치를 향해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급하게 투입됐다. 이후에도 별다른 상황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반이 0-0으로 끝났다. 후반전도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페인의 질식 수비에 메시마저 고전하며 아르헨티나는 슈팅 0개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스페인이 주도하기는 했지만 번번이 선방에 막혔다.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답답함을 느낀 스페인은 오야르사발, 파비안 루이스를 빼고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를 투입했다. 후반 19분 다니 올모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고 코너킥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 22분에는 야말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둘 사이를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지만 토레스의 헤더가 골키퍼에 잡혔다. 후반 종료 직전 엔소 페르난데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아르헨티나에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고 결국 득점 없이 후반전도 끝났다. 연장 전반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경기가 전개됐지만 연장 후반 시작하자마자 득점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끊임없이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두드리던 스페인이 20번째 슈팅을 시도한 끝에 드디어 득점에 성공했다. 연장 후반 1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니코 윌리암스가 머리로 가볍게 떨궈줬고 뒤로 흐른 공을 토레스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실점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경기장에 주저앉으며 좌절했다. 7분 뒤 토레스가 중원에서부터 홀로 단독 드리블로 달려가 득점까지 완성했지만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확인되면서 득점이 무산됐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스페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연이은 코너킥 상황에서 좋은 기회가 왔지만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리는 등 아쉬움 가득한 장면만 남겼고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그대로 스페인의 승리로 끝났다. 메시를 중심으로 한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뽐내며 월드컵 2연속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결승전 슈팅 2개, 유효슈팅 0개라는 굴욕적인 기록으로 씁쓸하게 대회를 마쳤다. 스페인은 결승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며 우승팀의 자격을 보여줬다.
  • “1가구 1휴머노이드… K로봇, 10년 뒤 대중화 시대 열 것” [월요인터뷰]

    “1가구 1휴머노이드… K로봇, 10년 뒤 대중화 시대 열 것” [월요인터뷰]

    ‘원팀’으로 미·중과 경쟁 나서서울대·LG전자 등 20개 팀 모여 AI 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 구축‘카이로스’ 세부기술 나눠 개발중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술 국산화로봇청소기처럼 필수 가전 될 듯발전 속도 빨라 5년 뒤 시장 형성 내년 HW·SW 첫 버전 동시 공개전신 감각 기술 ‘촉감’으로 차별화가정·공장서 완벽 동작 구현돼야결국 ‘돈’과 ‘사람’이 가장 중요개방형 데이터팩토리 구축 급선무장기적으로 뚝심 있게 연구비 지원학계 처우 낮아 인재 구하기 어려워파격적 연봉 체계·인센티브 필요세계 로봇 패권의 두뇌는 미국이, 몸통은 중국이 쥐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휘둘릴 수 있다. 미국은 지난달 앤트로픽의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 ‘페이블5’의 수출을 금지했다 풀었고 중국 딥시크는 AI 추론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피지컬 AI에 대해 ‘기술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휴머노이드 카이로스 개발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국산화를 달성하려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이끄는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의 단장 박찬훈(55)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AI연구소장을 지난 8일 대전 기계연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소장은 “휴머노이드는 전략 기술로 분류돼 무기화 위험이 매우 큰 기술”이라며 누구나 로봇 학습을 시킬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팩토리’ 구축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0년 전부터 로봇 연구를 했는데 로봇 기술은 얼마나 발전했나. “로봇 하면 ‘아톰’을 생각하던 시대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 작업을 시킬 수만 있으면 다 로봇이라 불렀다. 그럼에도 모터나 구동기 기술 수준이 현저히 낮아 사실상 쓸모가 별로 없었다. 최근 컴퓨팅 파워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등 돌파구가 열렸다. 동작을 하나하나 수학적으로 제어하는 대신, AI 모델에 데이터만 넣어주면 로봇이 알아서 복잡한 동작을 학습해 낸다. 로봇의 하드웨어와 AI의 발전이 최적의 타이밍에 만나 무한한 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의 출범 취지는. “로봇을 구성하는 부품, 하드웨어 플랫폼, 시스템, AI, 개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와 실증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절차를 우리 독자 기술로만 완성해 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출범했다. 카이로스는 그리스어로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뜻이다. 해외 기업에 어떤 기술이 종속되지 않는 ‘K휴머노이드’가 등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의미를 담았다. 기계연이 총괄이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서울대·카이스트·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LG전자·포스코 등 20개 팀이 넘고, 인원도 400~500명 수준이다. 로봇 연구 인적 자원을 총동원한 ‘휴머노이드 원팀’이다.” -카이로스는 현재 어떻게 개발되고 있나. “각 주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카이로스의 세부 기술을 나눠 개발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통합 작업에 들어간다. 기계연이 하드웨어와 동작 지능을 담당하고 ETRI는 상황 판단과 작업 계획을 세워 지시하는 ‘두뇌’를 개발 중이다. 생기원이 ‘손’을 맡아 정교한 조작 능력을 완성하는 식이다. 사업 1단계가 끝나는 2027년에 하드웨어 플랫폼인 ‘카이로스 1.0 버전’과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VLM·비전 랭귀지 액션 모델) AI 1.0 버전을 동시에 완성해 공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자동차 공정에서 수습급 업무가 가능한 현장 엔지니어와 가사관리전문가 2급 수준의 가사도우미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개발이 목표다.” -전 세계 휴머노이드와 비교할 때 카이로스만의 차별화 지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후발 주자여서 핵심 원천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미중 기업들이 아직 집중하지 않는 전신 감각 기술, 즉 ‘촉감’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손, 발, 몸 전체에 피부처럼 입힐 감각 센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토대로 강하게 밀어도 넘어지지 않는 ‘민첩한 하반신’과 사람의 복잡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는 ‘정교한 상반신’을 구현하고 있다.” -이미 균형감을 갖춘 휴머노이드가 있는데 ‘피부 감각’이 필요한가. “예를 들어 손에 볼펜을 쥐고 글씨를 쓴다고 가정하자. 글씨를 쓰는 동안 볼펜을 쥔 손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지고, 손가락 부위마다 들어가는 힘의 형태도 계속 바뀐다. 이를 반영해 손에 쥐는 힘의 강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작업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전 세계 AI 휴머노이드들이 일상에 쉽게 보급되지 못하는 이유는 작업마다 ‘성공 확률’이 낮아서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가정이나 공장에서 완벽하게 동작하려면 압력의 강도나 미끄러짐을 인지하는 감각이 필수적이다.” -좋은 해외 부품도 있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국산화가 필요한가. “기술이 완전히 국산화되지 않으면, 향후 핵심 기술이나 부품을 해외에 종속당하게 된다. 이는 로봇 산업의 확장성에 치명적이다. 과거 반도체 장비나 원료를 외국에 의존했다가 외교적 갈등 상황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특히 휴머노이드는 향후 국방이나 안보 분야로도 쓰일 수 있는 다목적 기술이어서, 기술 격차가 벌어지면 미국이나 중국 등 선도국들이 기술을 무기화하고 수출을 통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가구 1휴머노이드 시대’는 언제쯤 올까. “과거 10년 동안 휴머노이드와 AI 기술이 발전한 양보다 최근 6개월 진전된 양이 더 많을 정도로 기술 발전의 가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최소 5년 뒤면 쓸 만한 가정용 로봇 기술이 나오고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이다. 10년 뒤에는 가정에서 휴머노이드를 일상적으로 쓰는 대중화 시대가 올 것이다. 로봇 청소기도 처음에는 비싸고 성능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웬만한 집에 하나씩 있을 법한 필수 가전이 됐다. 휴머노이드 역시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과거 삽질을 하던 시대에 포클레인이 나오고 주판을 쓰던 시대에 계산기가 나왔을 때도 일자리 감소를 우려했지만, 결국 인류는 새로운 기계를 받아들이고 적응했다. 사무직이 에이전트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듯, 물리적 노동력도 휴머노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며 기술을 막기보단 기존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와 로봇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가 공유하는 ‘로봇세’ 등의 제도적 보완책을 논의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다.” -한국의 휴머노이드 기술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미중과 경쟁하려면 결국 가격 경쟁력일 것이다. 카이로스를 상용화해도 처음에는 소량으로 개발될 텐데 몇십만 대를 한꺼번에 생산하는 중국 기업과 단가 경쟁을 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만의 개방형 데이터팩토리가 필요하다.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의 과업 중 국내 기업들이 기존 산업계·학계에서 연구하던 데이터를 언제든 받을 수 있는 인프라와 개발 중인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파일럿 공간 마련이 포함돼 있다. 기업들이 대량생산에 들이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 미중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하는 후방기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데이터팩토리가 왜 필요한가. “챗GPT 같은 언어 모델은 온라인상의 방대한 글을 긁어모아 학습시키면 되지만, 휴머노이드는 아직 일상적으로 보급되지 않아 학습할 행동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휴머노이드를 가르치려면 사람이 마스터 수트(원격 조종장치)를 입고 로봇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기업이 개별로 쌓기엔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그래서 데이터의 동시 학습·축적이 가능한 대형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100대의 휴머노이드를 동시에 운영해 대규모 데이터를 모을 예정이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 인프라는 우리나라의 모든 학계와 기업 연구자들이 와서 공동으로 획득하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개방형 허브로 운영될 계획이다.” -정부 차원에서 추가로 지원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 있나. “결국 ‘사람’과 ‘돈’이다. 현재 민간 벤처나 대기업, 해외 기업들이 제시하는 파격적인 처우에 비해 출연연이나 대학 등 학계의 처우가 턱없이 부족하니 유수의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공계보다 의과대학을 더 선호하니 가뜩이나 없는 인재 싸움이 더 치열해졌다. 연봉 체계 유연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비 지원도 필요하다. 양산이 아닌 연구개발 단계라 특히 부품값과 제작비, 엔지니어링 비용이 비싸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구축과 전기세 등 투입돼야 할 예산 규모가 크다. 즉각적인 성과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목표로 장기적으로, 뚝심 있게 예산을 지원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 박찬훈 소장은 1971년생으로 영남대 기계공학과와 포항공대(포스텍) 대학원을 거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장과 혁신로봇센터장, AI로봇연구본부장을 거쳐 2022년부터 AI로봇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 ‘K문샷’의 핵심 과제인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단장을 맡아 차세대 AI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휴머노이드와 양팔로봇, 산업용·서비스용 로봇의 설계 및 제어 분야를 연구해 왔다. 2017년 과학의 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표창, 2023년 과학의 날 과학기술진흥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 4000년 전 이집트 공주들, ‘김부장’급 전투력 가졌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4000년 전 이집트 공주들, ‘김부장’급 전투력 가졌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고대 이집트 공주들 무덤 일부에서 활을 비롯한 무기들이 발굴됐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무덤 속 무기들이 단순한 부장품일지, 실제로 쓰던 도구였을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고고학계의 오랜 수수께끼 중 하나였던 이 물음에 대해 중왕국 시대 왕족 여성 미라들을 분석한 결과 해답을 내놨다. 이집트 베니수에프대 고고학과, 이집트 관광·유물부 이집트과, 영국 런던 생물고고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여성 왕족들은 활쏘기나 사냥처럼 숙련된 기술과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19일 밝혔다. 왕족 여성들의 미라를 분석한 결과 뼈가 강도 높은 근육 사용을 견디도록 발달한 방식이 무덤에서 발견된 무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고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환경 고고학’ 7월 17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890년대에 다슈르에서 발굴된 왕족 미라 6구를 대상으로 했다. 다슈르는 피라미드와 수직 갱도 무덤이 모여 있는 복합 유적으로 미라들은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했다가 2020년 이집트 박물관 유물 정리 사업 중 지하 수장고에서 다시 발견됐다. 미라 6구 중 4구는 자매지간으로 파라오 아메넴하트 2세의 딸들이다. 이타 공주 옆에, 켄메트 공주, 이타웨레트 공주 곁에는 사트하토르메리트 공주로 추정되는 여성이 함께 묻혔는데 이들의 무덤에는 독특하게도 활과 화살 같은 부장품이 함께 매장됐다. 특히 이타 공주의 관에는 유난히 아름답게 장식된 단검이 발굴됐다. 나머지 두 왕족인 노우브호테프 공주와 호르 왕 무덤에서도 비슷한 부장품이 발견됐다. 6구 모두 미라로 처리됐지만 연조직은 모두 가루가 돼 부스러졌고 머리뼈를 포함한 일부 뼈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뼈는 상태가 양호해 사망 당시 나이와 키, 성별을 추정하고 질병이나 부상의 흔적까지 밝혀낼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이타 공주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 상체 근육이 붙는 자리가 유난히 발달해 있었는데 곤봉이나 단검, 활 같은 무기를 습관적으로 사용한 사람들에게 관찰될 수 있는 흔적이었다. 켄메트 공주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으로 뼈가 얇아지는 징후를 보이면서도 인대가 붙는 자리는 매우 튼튼했다. 이타웨레트 공주는 20~30대 초반 여성으로 갈비뼈와 발뼈가 부러졌다가 회복된 흔적이 있었으며 골격은 숙련된 궁수와 같았다. 공주 자매들의 뼈에서 확인된 강건한 근육 부착부는 무덤 속 무기의 사용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신체활동을 활발히 했음을 알 수 있다. 노우브호테프 공주와 호르 왕 역시 능숙한 궁수로 확인됐다. 이들의 팔에서 두드러진 발달이 확인됐는데 이는 활시위를 당기거나 무기를 안정적으로 잡는 것과 같은 반복적이고 고강도인 동작과 관련이 있으며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무덤에 활, 화살, 곤봉이 있었던 이유도 단순히 상징적 부장품이 아니라 생전에 실제로 사용했던 무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타웨레트 공주의 부러진 갈비뼈는 가격당했거나 높은 곳에 떨어져 생겼을 것이다. 당시에는 사냥, 군사 훈련, 고된 육체 활동 등의 원인으로 부상이 일상적이었고 감염과 영양 결핍의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는데 의외로 부상 부위가 잘 아물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골절이 어긋남이나 감염 없이 회복된 점을 볼 때 치료가 골절 치료, 부목 고정, 상처 치료법을 기록한 고대 이집트 의학사 ‘에드윈 스미스 외과 파피루스’에 담긴 지식 수준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제이나브 하셰시 이집트 베니우에프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고대 이집트 왕족의 신원을 밝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당시 환경과 그들의 온전한 생애를 최대한 상세하게 복원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과학적 분석을 넘어 유해를 보존하고 교육과 가상 전시를 위한 3차원 프린트 모형을 제작해 전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니, SNS 해킹? 오밤중 ‘♥ 남성’과 밀착 다정샷 공개

    제니, SNS 해킹? 오밤중 ‘♥ 남성’과 밀착 다정샷 공개

    가수 제니가 한 남성과 연인처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사진을 공개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18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별다른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제니가 한 남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의 얼굴은 하트 이모티콘으로 가려져 있어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인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 한 장만 올라온 만큼 팬들은 술렁였다. “게시물을 잘못 올린 줄 알았다”, “순간 연애 공개인 줄 알고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아니냐”, “컴백 콘텐츠를 미리 공개한 것 같다”, “신곡 스포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도 나왔다. 제니는 최근 호주 출신 록 밴드 테임 임팔라와 협업한 ‘드라큘라’를 공개했다. 이번 사진 역시 뮤직비디오나 앨범 콘셉트와 연결된 콘텐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제니는 미국 뉴욕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과 스페인 ‘매드 쿨 페스티벌’ 무대에서 신곡을 선보이며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여성 목 조르던 20대 괴한 덮치다가…코 대부분 잃은 69세男, 中서 ‘국가 영웅’됐다

    여성 목 조르던 20대 괴한 덮치다가…코 대부분 잃은 69세男, 中서 ‘국가 영웅’됐다

    중국에서 길거리 괴한에게 목을 졸리던 여성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진 6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이 남성은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코를 물어뜯기는 중상을 입었지만 이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정부로부터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다. 17일 인민일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천저우시에 거주하는 쩡판린(69)씨는 지난 9일 중앙 정부가 선정한 ‘의로운 일을 한 국가 영웅’ 86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마을 간부로 일했던 쩡씨는 은퇴 후 주민 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사건은 지난 4월 발생했다. 당시 마을에 난입한 20대 남성이 행인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주택 대문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 남성은 전동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여성을 붙잡아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피해 여성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이었지만, 흥분한 괴한의 폭력성에 겁을 먹은 주변 시민들은 선뜻 나서지 못한 채 경찰에 신고만 할 뿐이었다. 마침 현장을 지나던 쩡씨는 곧바로 괴한에게 달려들었다. 쩡씨가 육탄전을 벌이며 시간을 벌자 주변에 있던 주민 두 명도 가세해 괴한을 함께 압박했다. 치열한 몸싸움 도중 괴한은 쩡씨의 코를 물어뜯었다. 쩡씨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괴한을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았다.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쩡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쩡씨가 이토록 위험을 무릅쓴 배경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자란 그는 마을 주민들의 보살핌과 정부의 학비 지원 덕분에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에 쩡씨는 평소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반드시 보답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딸은 “아버지는 평소에도 정의감이 워낙 강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귀띔했다. 쩡씨는 지난 2016년에도 도주하던 절도범을 추격해 경찰의 체포를 도운 적이 있다고 한다. 쩡씨는 코 대부분이 소실되는 심각한 손상을 입어 머리 피부를 이식하는 등 두 차례의 대규모 재건 수술을 받았다. 코와 콧방울이 복원되면서 숨은 정상적으로 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의료진은 흉터나 장기적인 합병증이 남을 수 있으며 완전한 회복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7만 위안(약 1500만원)이 넘는 치료비 전액은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됐다. 현재까지 매일 극심한 통증과 싸우고 있는 쩡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에 비하면,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걷고 바다를 품는다… ‘2026 지오페스타’ 산방산 일대서 8월 개막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걷고 바다를 품는다… ‘2026 지오페스타’ 산방산 일대서 8월 개막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세계 유일의 ‘3관왕’인 제주에서 자연유산을 문화와 관광 콘텐츠로 풀어낸 축제가 열린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플레이사계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2026 지오페스타(GEO FESTA)’를 오는 8월 4일 서귀포시 안덕면 플레이사계 중앙광장과 산방산·용머리해안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지오페스타는 주민 참여형 지역 축제로 올해 두 번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2026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기원하고, 제주의 지질유산을 지역 주민의 삶과 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지구와 놀다, 여름을 즐기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제주의 자연유산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대표 프로그램은 지역 기업과 브랜드가 참여하는 ‘GEO 브랜드 체험존’과 해안 환경정화 활동을 겸한 플로깅 프로그램 ‘왕봥줍GEO’,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배경으로 한 로컬 트레킹이다. 참가자들은 지질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제주의 화산지형과 지질유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푸드 먹거리존을 비롯해 사계마켓, 슬라이딩 수영장, 바닥분수 물총놀이 등 여름철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주민이 직접 기획과 운영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지역 상인과 주민, 기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자연유산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모색한다. 행사 관계자는 “지오페스타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앞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자연과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오페스타는 지난해 첫 행사 이후 지역 주민과 기관이 함께 키워가는 지역 대표 지질문화 축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주 세계지질공원의 가치와 지역 관광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노무현 묘역 참배한 김민석, “만감 교차…몹시 그리운 분”

    노무현 묘역 참배한 김민석, “만감 교차…몹시 그리운 분”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17일 “당대표 후보로서 노무현 대통령님 묘역을 참배하는 오늘은 특별히 만감이 교차한다”며 “크게 죄송했고, 넓게 품어주셨고, 몹시 그리운 분”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했던 김경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함께했다. 김 전 총리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는 “대통령님의 큰 가슴과 통합정치의 꿈을 늘 새기고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당의 역사를 이끌고 이어오신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당대표에 출마한 시점에서 참배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노 대통령께는 죄송한 역사가 있고, 대통령께서 정리해주신 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과거에 있었던 죄송함, 이를 전체적으로 포용해주신 데 다시 감사를 전하고, 대통령께서 꿈꾸신 정치를 잘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말씀드리는 차원에서 찾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이후 엑스(X)를 통해서도 “2002년 후보단일화와 탈당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노무현 대통령님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비롯한 모든 분께 다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의 오판과 부족으로 18년의 야인 시절을 겪었다”며 “노 대통령님께서는 자서전을 통해 2002년 당시를 회고하시고, 제가 최고위원이 되어 봉하마을을 찾았던 2008년에는 ‘대의원들의 명령에 의해 공식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말씀해주셨다. 깊고 큰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2002년의 경험은 제가 정치공학보다 대중의 힘, 당원의 힘이 승리의 본질임을 가르쳐주었다”며 “노 대통령님께서 큰 관용으로 품어주신 정치 복귀의 문을 지나 오늘까지 왔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그때의 교훈을 늘 새기고 노 대통령님께서 꿈꾸신 통합의 정치,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어가겠다”며 “노 대통령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유시민 작가가 최근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당권 주자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유 작가는 과거에도 여러 번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 있다”며 “그것이 과거에도 맞지 않았고, 이번에도 맞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술 취해 도로에 쓰러진 20대女,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술 취해 도로에 쓰러진 20대女,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던 20대 여성이 지나가던 차량에 밟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5분쯤 가평군 청평면의 한 펜션 앞 도로에 A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머리 부분을 크게 다친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발견되기 약 30분 전 술에 취한 상태로 도로 쪽에 쓰러졌고, 지나가는 차량에 밟히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사고 차량 운전자인 20대 여성 B씨의 신병을 사고 임의동행 형태로 확보해 조사 중이다. A씨와 B씨는 일면식 없는 사이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B씨에게 음주나 약물 운전을 의심할 만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상태와 B씨의 사고 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용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
  • “북한 드론 막으려고 그물까지”…포항 한미훈련서 포착된 뜻밖의 장비 [밀리터리+]

    “북한 드론 막으려고 그물까지”…포항 한미훈련서 포착된 뜻밖의 장비 [밀리터리+]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무인기 기술과 실전 경험을 축적하는 가운데 포항에서 열린 한미 연합 군수훈련에 대드론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그물망이 등장했다. 첨단 전자전 장비나 레이저 대신 값싼 그물로 드론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수동 방어책이 한반도에서도 시험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1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공개한 훈련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한국군이 운용한 부유식 플랫폼 위에 대형 그물망이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경북 포항 도구해안에서 진행된 ‘2026 연합 합동 해안양륙군수지원훈련’(CJLOTS 26) 당시 촬영됐다. 사진 속 한국군 장병들은 해상에서 화물과 병력을 옮기는 개량형 해군 부선체계(INLS)를 해안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플랫폼 중앙에는 금속 지지대와 밝은색 그물로 만든 터널형 구조물이 자리 잡았다. 차량이나 화물을 싣는 구역을 덮은 형태다. 워존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서 사용한 대드론 그물망과 구조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군이 해당 구조물의 정확한 용도를 대드론 장비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부두 없어도 해상 보급…드론 공격까지 대비 CJLOTS는 기존 항만이나 부두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상에 있는 선박의 장비와 보급품을 해안으로 운반하는 훈련이다. 한미 양국은 부유식 모듈을 연결해 임시 부두를 만들고 차량과 병력을 육지로 이동시키는 능력을 점검했다. 미 제3해병군수단은 이번 훈련을 통해 복잡한 환경에서 통합 군수작전을 수행하고 한국에서 훈련하는 미 제3해병원정군에 장비를 지원하는 능력을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양국의 해상 수송체계를 연계하고 유사시 해상 군수지원 역량을 확대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은 이번 훈련에 지상·해상·항공 분야의 군수자산 5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변화하는 전장 환경을 반영해 적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군수 거점을 보호하는 훈련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진 속 그물망이 대드론 방어책일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다만 미 제3해병원정군은 해당 플랫폼이 한국 소유라고 확인하면서도, 밝은색 그물을 실제 대드론 장비로 사용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TWZ에 전했다. 따라서 일회성 시험인지 다른 용도의 구조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드론 그물은 소형 무인기가 목표물에 직접 충돌하는 것을 막거나 폭발 지점을 병력과 장비에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폭발물을 떨어뜨리는 투하형 드론의 공격 경로를 가로막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구조물은 양쪽이 열려 있고 플랫폼 일부만 덮었다. 방향을 빠르게 바꾸는 1인칭 시점(FPV) 자폭 드론을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물 밖에 있는 조종실과 선체 역시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북한도 드론 전력 확대…군수망이 먼저 노출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전투부대뿐 아니라 보급로와 군수 거점까지 집요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전선으로 탄약과 식량을 나르는 차량이 FPV 드론의 표적이 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도로 위에 그물 터널을 설치하거나 무인 지상차량으로 보급품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군도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FPV 드론 공격이 늘자 차량과 주둔지를 그물망으로 덮기 시작했다. 대만은 방공체계 주변에 그물을 설치했고, 네덜란드군은 지난달 독일에서 차량 이동로를 덮는 대드론 ‘그물 터널’을 시험했다. 미 국방부도 최근 대드론 지침에서 울타리와 그물, 머리 위 구조물을 활용한 물리적 방어를 권고했다. 이런 장애물은 드론의 비행 경로를 바꾸고 접근로를 제한해 전자전과 요격체계가 대응할 시간을 벌어준다. 값이 싸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어 고가의 요격미사일이나 레이저 장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한반도에서도 드론 위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북한은 정찰·공격용 무인기를 계속 공개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투입하면서 드론이 밀집한 전장을 직접 경험했다. 유사시 북한군은 전방 전투부대뿐 아니라 항만과 임시 부두, 연료·탄약 저장소 같은 후방 군수망도 겨냥할 수 있다. 특히 탁 트인 해상과 해안에서 진행하는 상륙·보급 작전은 은폐할 곳이 적어 단거리 자폭 드론에 취약하다. 이번 훈련에서 포착된 그물망의 용도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미가 적 드론 공격을 군수훈련의 핵심 위협으로 반영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드론이 전장의 값싼 정밀타격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에 맞서는 방어책도 첨단무기에서 그물과 철망 같은 단순한 장비까지 넓어지고 있다.
  •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 재출마…“검찰개혁·당원 주권 완성”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 재출마…“검찰개혁·당원 주권 완성”

    이성윤(64·초선·전북 전주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한 번 경험해봤으니 이제는 그 누구보다 최고위원을 더 잘할 수 있다”며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 끝까지, 당원 주권 확실하게’를 주제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친청(친정청래)계인 이 의원은 검찰개혁 완수와 당원 주권 정당 완성, 당 통합과 연대, 인공지능(AI) 대전환과 3대 메가프로젝트 적극 지원, 원외 지역위원장 지원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앞서 최고위원직 사퇴와 관련해선 “민주당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었고,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고위원을 사퇴한 제가 다시 최고위원 선거에 선 것은 검찰개혁이 좌초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며 “검찰개혁을 확실히, 기어코 완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다시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검찰개혁은 민주당의 핵심 가치이고, 상징이자 깃발”이라며 “검찰에서 정치 수사에 악용될 수 있는 티끌만 한 수사권이라도 결코 남겨두면 안 된다.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것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과 수구 언론이 검찰 보완수사권으로 검찰개혁을 흔들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이번에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고 정치 검찰과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으면 제2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같은 자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28년 총선 승리는 물론이고, 이재명 정부 성공의 마침표인 정권 재창출을 꼭 이뤄내겠다”며 “오직 민심, 오직 당심과 함께 다시 초심으로 전력 질주하겠다”고 덧붙였다.
  • [포토] 한소희, 메이크업으로 완성한 ‘역대급 분위기’

    [포토] 한소희, 메이크업으로 완성한 ‘역대급 분위기’

    배우 한소희가 또 한 번 대체 불가능한 비주얼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14일 한소희는 자신의 SNS에 감각적인 무드가 돋보이는 촬영장 비하인드 컷들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녀는 내추럴한 긴 생머리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시선을 압도하는가 하면,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입체적인 페이스 라인을 강조하며 ‘화보 장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도심의 야경을 배경으로 블랙 레더 재킷과 쇼츠를 매치한 컷에서는 모델 못지않은 슬림한 비율과 시크한 카리스마가 폭발했다.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무심한 듯 카메라를 응시하는 눈빛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거울 셀카 속 무결점 피부 역시 감탄을 자아내는 포인트다. 사진을 접한 팬들은 “AI보다 더 비현실적인 미모”, “매 컷이 레전드 경신이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한편, 독보적인 아우라를 증명한 한소희는 열일 행보를 이어 가는 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변우석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최민식과 함께한 패션회사 배경의 영화 ‘인턴’ 개봉도 앞두고 있어 올 한 해 다채로운 연기 변신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 전쟁을 끝내는 길은 정말 사랑일까[올레길에서 만난 벅차오름]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 전쟁을 끝내는 길은 정말 사랑일까[올레길에서 만난 벅차오름]

    식산봉&대수산봉 올레길 코스 중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새들과 공존하는 오조리 내수면 연안습지산불감시 컨트롤타워 대수산봉의 야경나를 마주하던 시간 끝에 만나는 혼인지 수국 “사랑 말고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저항의 정신을 기록하는 사람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8)가 지난해 봄 제6회 제주4·3평화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악(惡)에 맞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저항정신이 살아 있는 신화의 섬 제주에서 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표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여자들의 전쟁을 이야기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여자의 전쟁은 우리가 알던 전쟁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잔혹하며 더 실제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엉엉 울어버린 소녀, 첫 생리가 있던 날, 적의 총탄에 다리가 불구가 돼버린 소녀, 전장에서 열 아홉 살에 머리가 백발이 된 소녀, 딸의 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도 밤낮을 딸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늙은 어머니…. # 전쟁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정말 사랑 말고는 길이 없을까2026년 7월, 전쟁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중동에서도. 세상은 여전히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제주올레 2코스로 향하는 길에서 기자는 전혀 다른 이유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긴 기름값 앞에서 픽업 트럭은 ‘기름 먹는 하마’ 였다. 그 픽업트럭을 몰고 서쪽 끝 모슬포에서 동쪽 끝 성산포까지 가는 건 마치 돈을 도로에 뿌리면서 지구 반대편을 횡단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 사람들은 남북으로 한라산을 넘는 일보다 동서로 횡단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쪽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서쪽으로 이사 가는 걸 꺼릴 정도다. 이방인의 나라처럼 멀고, 낯선 곳이기 때문이다. 그건 서쪽 사람들도 매한가지다. 사는 방식도 다르다. 바람의 섬이자 화산섬 제주는 그나마 서쪽 땅은 비옥한 편이지만 동쪽은 척박했다. 오죽했으면 ‘동쪽 사람 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난다’는 말이 생겨났을까. 그만큼 동·서는 달랐다. 큰 맘 먹고 가야 하는 땅이다. # 제주올레 27개 코스 가운데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에서 처음 만나는 마을, 오조리 철새천국매우 이기적인 이유로 이기적인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광치기해변에서 다시 신발끈을 조여맨다. 올레 1코스가 제주 동부의 절경과 역사, 바다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화려한 길이라면 2코스는 걷는 재미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길이다. 제주올레 27개 코스, 437㎞ 가운데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치기해변을 출발해 오조리 내수면 습지와 식산봉, 대수산봉, 혼인지를 거쳐 온평포구까지 이어지는 14.8㎞. 화려한 관광지보다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마을과 들판,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풍경과 마주하며 걷는 길이다. 광치기해변을 떠난 길은 곧 오조리 내수면 둑방길로 이어진다. 아침 햇살이 수면 위로 번지면서 물비늘이 보석처럼 반짝반짝거린다. 성산일출봉에서 떠오른 해가 가장 먼저 비춘다는 오조리마을이다. 새들이 먼저 말을 걸고 바람이 먼저 대답한다. 그 모습을 묵묵히 성산일출봉이 한 폭의 수채화로 지켜보는 듯 하다. 오조리 연안습지는 제주 동부 해안의 대표적인 습지다.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비롯해 황새, 원앙, 고니 등이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다. 24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한단다. 육지와 섬 사이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독특한 지형 덕분에 생태적 가치도 높다. 연안습지 보전에 대한 오조리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해양수산부는 오조리 내수면 연안습지 0.24㎞를 2023년 12월 22일 습지보호구역으로 제주에선 처음으로 공식 지정했다. 새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오조리에서 가장 낯선 풍경은 어쩌면 새들의 침묵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새들과 공존하는 마을이다. 아니 공존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마치 시 한편처럼 다가오는 식산봉 정상… 세미 맹그로브 황근 군락지올레길 2코스에서 만나는 첫번째 오름은 식산봉(바오름). 둑방길 끝에 자리한 식산봉은 높이 60m 남짓의 작은 오름이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제법 흥미롭다. 고려와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이 오름 정상에 낟가리를 높이 쌓아 마치 군량미를 보관한 군영처럼 위장했다. 왜구들은 산더미 처럼 쌓인 군량미를 보며 병사들도 그만큼 많을 것으로 착각해 섣불리 접근하지 못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식산봉(食山峰)이다. 작은 오름 하나에도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그러나 또다른 유래는 봉우리에 장군석이라는 바위가 있어바위오름이라 불리다가 ‘위’가 탈락해 바오름으로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정상에 오르니 젊은 시절 폭풍같은 사랑을 했던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시 한편처럼 다가온다. 식산봉 바닷가에는 밀물과 썰물로 인해 소금기가 있는 젖은 땅이 있다. 염습지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이자 세미 맹그로브라 불리는 황근 집단 서식지가 눈에 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노란 무궁화같은 꽃. 1코스에서 만나지 못했던 강중훈 시인이 올레 연재를 신문에서 보고 문자가 왔다. 그는 ‘어느 논객이 철학을 이고 지며 걷다 지쳐 눈물 흘리고, 그 눈물 말라 소금밭이 된 종달리에서 그대가 찍어놓은 발자국을 따라 잡으렵니다. 그 길 지나면 나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의 당신을…’ 말과 함께 오조리 황근꽃 사진을 전송했다. 오조리 포구에선 인기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촬영지인 창고에서 연신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도 만날 수 있다. 오조리 내수면을 두고 식산봉과 쌍월동산이 비스듬히 마주보고 있다. 밤하늘에 달이 뜨면 내수면에도 달이 투영되어 동시에 두개의 달이 비춘다하여 쌍월동산이라 불렸다. 어업을 생업으로 하던 이곳 주민들은 뱃일을 나가거나 먼 길을 떠날때 옥돔과 삶은 계란, 밤등을 가져와 무사귀환을 기원했단다. #성산읍 산불감시 컨트로타워 대수산봉… 수백척의 갈치잡이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용천수 족지물을 지나 올레길 화살표를 따라 아기자기한 오조리마을을 벗어나면 고성오일시장이 나오고 고성리 마을 뒤편으로 10여분 걸어가면 대수산봉 입구가 나온다. 올레길 2코스에서 만나는 두번째 오름이다. 간세다리엔 ‘흐르는 물을 사이에 둔 고성리 두개의 오름 중 큰 오름인 큰물뫼’라고 적혀 있다. 정상에 서면 1코스 시흥부터 광치기까지 아름다운 제주 동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섭지코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고도 소개하고 있다. 고도는 137m에 불과하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다. 여름 햇살 아래 오르막을 걷다 보면 어느새 숨이 차오른다. 성산일출봉과 우도, 섭지코지, 신양해변, 멀리 한라산까지 한눈에 펼쳐져 어쩌면 제주 동부 해안의 풍경을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처갓집에 왔다가 눌러 앉은 제주사람보다 더 사투리를 잘 쓰는 산불감시원 전양배(69·정읍)씨를 정상에서 만났다. 그는 이곳을 “성산읍 산불감시의 컨트롤타워”라고 소개했다. “여기선 동부 오름들이 다 보여요. 연기만 올라와도 금방 확인할 수 있죠.” 360도 시야가 열려 있는 최고의 전망대여서 성산읍 일대 8개 산불감시초소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대수산봉에서는 지미봉과 대왕산, 용눈이오름, 두산봉, 모구리오름, 독자봉 등 성산 일대 주요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지형적 장점 때문에 오래전 봉수대가 설치됐던 곳이기도 하다. 대수산봉의 또 다른 매력은 사계절 다른 풍광이다. 전 씨는 “2월 말에서 3월 초에는 유채꽃이 피면서 가장 아름답고, 8~9월에는 갈치잡이 어선들이 밤바다를 밝히는 모습이 장관”이라며 “성산포 앞바다에 수백 척의 갈치잡이 배가 불을 밝히면 바다가 온통 불빛으로 물든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야영객이 몰리는 것은 고민거리라고 전한다. 그는 “원래 이곳은 야영이 금지된 곳이지만 근무가 끝난 뒤 일부 관광객, 특히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텐트를 치고 숙박하는 경우가 있다”며 “관리 인력이 없는 야간에는 안전사고와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인증샷 찍는 열풍이 이곳 대수산봉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 끝도 없이 펼쳐지는 밭담길… 나를 마주하는 가장 길고 긴 시간 끝에 만난 수국정원 혼인지대수산봉을 내려가면 풍경은 단순해진다. 밭길과 농로, 돌담과 들판이 이어진다. 가장 긴 사색의 길이기도 하다. 뚜벅이들이 가장 많이 지루함을 느끼는 밭담길이다. 하지만 어쩌면 2코스의 진짜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눈길을 붙잡는 절경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내 자신에게 향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밭담길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은 가장 큰 사치다. 제주올레안내센터에선 외진 구간에서는 동행 걷기나 안심콜 서비스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길은 아름답지만 혼자 걷기에는 다소 긴 구간이 이어진다. 긴 사색 끝에 만나는 곳은 탐라국 신화가 살아있는 혼인지다. 삼신인이 바다 건너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혼인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연못이다. 제주의 건국 이야기가 시작된 장소인 셈이다. 고즈넉한 연못을 둘러싼 숲길을 걷다 보면 제주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수천 년 이야기를 품은 섬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혼인지의 여름은 수국 때문에 더욱 매혹적이다. 파란 꽃길과 신화 속 연못이 어우러져 마치 신비스런 정원에 들어선 기분이다. 혼인지 연못따라 펼쳐지는 수국의 향연을 보면서 어쩌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사랑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는 알렉시예비치의 말에 폭풍 공감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는 온평포구 앞에서 7시간 만에 멈췄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 [정은귀의 시선] 여름날의 일

    [정은귀의 시선] 여름날의 일

    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은 얕은 물가에서 꾸물대지 않고 일 속으로 머리부터 뛰어들어 확실한 몸짓으로 헤엄쳐 보이지 않네. 그 일에 완전히 동화된 듯싶어, 반쯤 잠긴 공처럼 튀어 오르는 검고 매끈한 바다표범 머리처럼. 나는 무거운 짐 끄는 황소처럼 스스로 멍에를 멘 사람들을 좋아해. 물소처럼 묵묵히 참으며 끄는 이들. 진흙탕 속에서 끙끙 앞으로 나아가고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해내는 이들을. -마지 피어시, ‘쓰임이 되기 위해’ 중 여름에 읽기 좋은 시들을 찾아 정리하다 공통점을 하나 발견한다. 모두 무언가를 하고 있다. 이 삶의 목적이 무언지 질문하던 시인은 밭에 나가 잡초를 뽑는다. 아침의 경이를 발견하는 것도 시인의 눈이다. 여름 저녁엔 세상의 소음 가운데 책을 읽으며 고요에 깃들기도 한다. 오늘 읽는 시는 우리에게 수영하는 사람을 보여 준다. 제목이 뜻밖이다. ‘To Be of Use’라니, ‘쓸모 있기 위하여’ 정도가 금방 생각난다. 시의 제목으로는 좀 직접적이지 않나 싶지만 여기서 ‘use’가 효율이나 생산성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세계의 실제적인 필요에 자신을 내어주는 일을 말하기에 ‘쓰임’으로 옮긴다. 시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다. 모두 일하는 사람들이다. 첫 연에서 노동은 수영에 비유된다. 여기서 얕은 물가는 단순한 위치가 아니라 일의 주변부에서 미적거리며 시간을 끄는 걸 말한다. 머리부터 뛰어든다는 것은 전적으로 몰입한다는 의미겠다. 어느새 보이지 않게 헤엄쳐 가는 사람들. 그들은 그 일에 완전히 동화되어 물결 속에서 유영한다. 시인은 이어 황소와 물소의 육중한 이미지로 일을 묘사한다. 노동은 깨끗하거나 우아하지 않다. “진흙탕 속에서 끙끙 앞으로 나아가고”는 노동이 얼마나 질기게 우리를 얽어매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 이는 육체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일은 우리에게 헌신과 몰입을 요구한다. 시간에 맞추어 배달하는 일, 조사하는 일, 마감 시간에 쫓겨 기사를 쓰는 일,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는 일, 납품 날짜를 맞추는 일, 심사하고 판단하는 일, 짓고 짜고 만드는 일, 모두 열정과 끈기, 결단력, 버티는 힘을 필요로 한다. 시 뒷부분에서 시인은 개인의 몰입과 지속적인 헌신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리듬을 이야기한다. 일에서 각자의 개별적인 성취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동작이 다음 사람의 동작으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리듬을 응시하는 시인은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혹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노동이 너무 낭만적으로 이상화되는 건 아닌지? 그러나 시인은 분명히 말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어렵고 난처한 일이기에 많은 이들은 얕은 물가에서 머뭇거릴 것이다. 물결을 거슬러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기에 머리부터 뛰어들어 헤엄쳐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은 단 한 번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일이어야 한다. 내게서 네게로, 우리에게로. 방학이 되었지만 나의 일도 같은 리듬으로 이어진다. 매일 읽고 쓰는 일은 상상만큼 우아하지 않다. 나의 일도 진흙탕 속에서 끙끙거리듯 고심 속에서 무언가를 이어 간다. 답 없는 미로를 자주 헤맨다. 시인은 ‘세계의 일은 진흙처럼 흔하다’고 말하는데, 흔하다(common)는 건 공동의 작업이라는 의미도 된다. 노동은 진흙을 빚는 것, 무형에서 유형으로 형식을 만드는 일이다. 언제부턴가 노동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우리. 떠나서 놀고만 싶은 우리, 작은 노력으로 큰 것을 얻고 싶은 우리에게 매일 반복되는 일의 의미를 한번 말해 보고 싶었다. 뜨거운 계절에는 더 단단하게 우리를 여며 줄 무언가가 필요하기에. 오늘 우리는 무엇을 빚고 있는지. 나의 손과 발, 머리가 하는 일이 이 세계에 어떤 쓰임이 될지, 그걸 상상하며 일에 몰입하는 것, 즐겁지 아니한가? 그 일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의 리듬이 된다면 더욱!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월드컵 2연패·득점왕·발롱도르… 메시 ‘단 한판’ 남았다

    월드컵 2연패·득점왕·발롱도르… 메시 ‘단 한판’ 남았다

    메시, 막판 도움 2개로 역전승 견인8골·4도움… ‘골든부트’ 단독 1위로발롱도르 역대 최다 9회 수상 기대 월드컵 2연패와 첫 월드컵 득점왕, 발롱도르 역대 최다 9회 수상. 전 세계 축구 선수가 일생에 단 하나라도 이루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에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도전한다. 이 모든 기록은 20일(한국시간) 오전 4시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서 판가름 난다. 메시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팀의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2022 카타르월드컵에 이어 또 한 번 결승 무대를 밟는다. 득점 없이 팽팽했던 승부의 균형을 먼저 깨뜨린 건 잉글랜드였다. 후반 10분 모건 로저스가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를 앤서니 고든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승기를 잡은 투헬 감독은 수비수를 보강하며 ‘지키는 축구’로 전술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밀집 수비와 수문장 조던 픽포드의 선방으로 굳게 닫혀 있던 잉글랜드의 골문은 후반 40분에 열렸다. 페널티박스 바깥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은 메시는 자신에게 수비 3명이 붙으며 박스 중앙의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공간이 열리자 왼발로 공을 빼줬고, 페르난데스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해 1-1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 2분에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역전골 역시 시작은 메시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두 명을 달고 메시가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마르티네스가 솟구쳐 올라 머리로 골망을 출렁였다.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한 메시는 이번 대회 8골·4도움으로 8골·3도움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를 제치고 최다 득점자에게 주는 ‘골든부트’ 경쟁에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메시가 월드컵 2연패와 골든부트 수상을 동시에 달성하면 해마다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수상도 유력해진다.
  • 한강 “혐오가 문제라는 인식, 그 자체가 희망”

    한강 “혐오가 문제라는 인식, 그 자체가 희망”

    아비뇽 축제서 한국 언론과 만나‘작별…’ 연극 무대 올라 소설 낭독“부담스러워 칩거, 마음 가벼워져배재고 5·18 논란 같이 고민해야” 작가 한강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 시상식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공개 질의응답을 가졌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올해 공식 초청 언어로 한국어를 선정하고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강을 초청했다. 오랜만에 한국 취재진을 만난 한강은 차별과 배척이 일상이 된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 한강은 “혐오를 문제로 인식한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혐오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문제라는 데 우리가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어떻게 하면 이 혐오의 시대에서 방향을 틀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이런 혐오의 문제가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 사건’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그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친구들도 이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성세대로서 어떻게 하다가 우리는 이렇게 실패를 하게 됐나’ 이런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중요한 사건이 나타났을 때 충격과 놀라움 속에서 그냥 지나가서는 안 된다”며 “만약 이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주는 것이라면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를 잘 포착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격이 또 다른 충격을 덮고, 그다음 충격이 이전 충격을 덮어서 이렇게 쓸려가 버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이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또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공개석상 등장이 뜸했던 것에 대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며 “그래서 좀 칩거했는데, 지금은 관심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수상자는 해마다 나오니까 마음이 점점 가벼워졌다”고 털어놨다. 한편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은 ‘저항과 회복의 언어’라며 아시아 언어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를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했다. 총 47편의 공식 초청 프로그램에는 한국 작품 9편이 포함됐으며, 특히 제주 4·3사건을 다룬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연극으로 만들어져 이날 축제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인 교황청 명예극장 무대에 올랐다. 한강은 공연 말미에 직접 무대에 나와 제주 4·3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참상을 서술한 소설 후반부를 낭독했다. 한강은 “저의 문장들이 배우들의 몸을 돌고 나와 어떻게 공간에 퍼지는가를 처음 경험했다.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망명과 지성(권성우 지음, 소명출판) “당신이 작가라면, 당신이 밀도 깊은 문장, 치열한 문제의식, 깊고 넓은 지성의 시야, 통념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갖출수록 당신의 작품이 안 팔리고 안 읽힐 가능성이 크다. …당신은 보상 없는 고립의 시간을 끝끝내 견딜 수 있는가. 이 시대에 당신이 진정한 의미에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위의 질문을 통과해야 한다.” 19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에 당선되며 등단한 저자가 오랫동안 품어온 문학적 화두, ‘망명’과 ‘지성’으로 작가를 조망하며 비평집을 냈다. 2016년 ‘비평의 고독’ 이후 10년 만에 낸 비평집에서 김석범, 김시종, 김학영, 서경식, 서준식 등 재일 한인 문인의 글쓰기를 ‘문학적 망명자’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최인훈, 조세희, 현기영 등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를 다루고, 2018년 작고한 비평가 김윤식을 집중 조명하는 등 한국 문학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모아 오늘 문학과 지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456쪽, 2만 9000원. 백년의 정원사(김용철 지음, 달 출판사) “흔한 꽃이라도 그렇게 자리하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이름 없는 꽃은 없다. 우리가 이름을 모를 뿐. 아름답지 않을 꽃은 없다. 우리가 그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지.” 정원과 함께 사는 태도를 담은 에세이. 저자에게 정원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공간이자 잃어버린 생명의 리듬을 회복하는 장소다. 충남 청양군 덕암재는 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심어진 목단과 어머니가 가꾸던 접시꽃이 남아 있는 ‘기억의 정원’이기도 하다. 잡초와의 전쟁을 벌이던 저자는 정원사 9년 차에 접어들며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계절을 몸으로 살아낸 사람이 보내는 따뜻한 자연의 초대장 같은 책이다. 256쪽, 2만 2000원. 복숭아와 애벌레(안녕달 지음, 창비) “난 복숭아 밖도 보고/ 두 발로 걸어 보고/ 차가운 초콜릿도 씹어 먹어 보고/ 글씨도 써 봤어./ 글씨 쓰는 거 어렵지?/ 응, 너무 어려워서 머리가 아팠어./ 그래도 내가 쓰고 뿌듯해서 만져 봤어.” 한여름 대청마루에서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복숭아를 먹으려다 애벌레를 만났다. “복숭아를 온몸이 가득 차게 먹을 수 있는” 애벌레를 부러워하던 아이가 애벌레와 몸을 바꾸기로 했다. 아이는 복숭아 과육 속에서 신나게 놀고, 애벌레는 신기한 세상 구경을 했다. 외롭고 소외된 존재들을 다정하게 그려온 작가는 다른 존재의 삶에 스스럼없이 뛰어드는 어린이의 용기와 호기심을 매력적인 변신 서사로 풀어냈다. 상상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서로의 처지를 헤아리고 연대하는 과정이다. 72쪽, 1만 6800원.
  • “마지막 다이빙 기회” 부추기는 SNS…제주, 항·포구 특별 순찰

    내년 4월 제주 주요 항·포구 물놀이 전면 금지를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 “올 여름이 마지막 기회”, “내년부터 과태료 부과” 등 자극적인 다이빙 영상과 명소 소개가 잇따르며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자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비상 체제에 돌입한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도내 해수욕장과 포구, 연안 물놀이 지역을 대상으로 ‘여름철 해안가 안전관리 특별순찰’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3년(2023~25년) 제주에서 발생한 수난사고는 모두 245건이다. 이 가운데 109건(44.5%)이 여름철인 6~8월 발생했다. 월별로는 7월이 45건(18.4%)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1~4시 사이 발생한 사고가 85건(34.7%)으로 하루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9일 제주시 사수포구에서 다이빙을 한 10대가 수중 암반에 머리를 부딪혀 크게 다치기도 했다. 자치경찰단은 “조수간만 차로 수심이 크게 달라지고 수중 암반과 구조물이 많은데도 간조 때 물이 빠진 사실을 모르고 뛰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같은 부주의가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단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5개 권역으로 나눠 협재·금능·곽지·김녕·월정·중문·표선해수욕장과 주요 포구, 연안 물놀이 지역을 집중 순찰할 계획이다. 또한 해수욕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 추락 방지시설 등 안전시설도 함께 점검한다. 풍랑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테트라포드 낚시객에 대한 계도 활동도 강화한다. 현재 제주지역 항·포구에는 안전요원 171명이 배치돼 있다. 제주시 연안 항·포구 18곳에 79명, 서귀포시 14곳에 92명이 근무하며 안전사고 예방과 이용객 계도 활동을 맡고 있다. 한편 도는 어촌·어항법 개정에 맞춰 내년 4월 22일부터 판포포구와 월령포구 등 제주 지역 40여개 어항 구역에서 수영과 다이빙 등 물놀이를 금지한다. 허가 없이 물놀이를 하거나 취사·야영을 하면 최대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여군도 남성호르몬 검사 의무”…호르몬이 전투력 좌우한다는 美 국방부, 효과는? [핫이슈]

    “여군도 남성호르몬 검사 의무”…호르몬이 전투력 좌우한다는 美 국방부, 효과는? [핫이슈]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여성을 포함한 30세 이상 모든 장병을 대상으로 매년 남성호르몬 결핍 검사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의 가장 결정적인 전술적 우위는 언제나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라며 “우리는 그 우위를 유지해야 할 신성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의무화 정책에 따라 30세 이상 모든 장병은 매년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수치가 낮게 나오더라도 치료가 의무는 아니며, 장병이 원할 경우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을 선택할 수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정책의 목표는 ‘고(高) 테스토스테론 전쟁부(국방부)”라며 “장병들의 호르몬 상태를 관리해 가혹하고 쉴 틈 없는 환경의 현대 전장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이나 미 국방부는 수치가 낮은 여성 군인에게 어떤 조치를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 왜 검사 대상을 30세 이상으로 정했는지, 모든 대상자가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실제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근거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국방장관이 장병 호르몬까지 챙기는 이유헤그세스 장관이 전투력 강화를 검사 명분으로 내세운 데는 군 복무 환경이 장병의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학적 배경이 있다.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머리 부상은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연관돼 있으며, 수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근육 감소와 피로, 비만,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과 전투력 간의 상관관계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도 의문을 표한다. A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테스토스테론 결핍의 증상으로 근육량 감소, 피로, 우울감, 성욕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무증상 군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테스토스테론 선별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현재 의료 가이드라인에서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 육군 환경의학연구소(USARIEM)는 과거 한 연구를 통해 “모의 군사훈련에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받은 그룹은 제지방량(lean body mass·체중에서 체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무게)은 유지됐지만, 군사 임무 수행과 관련된 신체 능력 저하는 예방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에도 부작용이 따른다. 해당 치료법은 정자 생산을 억제해 생식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장병은 결핍 진단을 받으면 어렵게 얻은 특수임무 자격이나 보직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사를 피하거나 군 의료기관 밖에서 호르몬제를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인한 남성성’ 강조해 온 헤그세스 장관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장병들과 함께 상의를 탈의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공개하거나, 수염과 체력·용모 기준까지 직접 제시하며 강인한 남성성을 강조해왔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자신의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치료 사실을 공개하면서 호르몬 치료가 의료 영역을 넘어 근육·활력 관리 수단으로 확산한 것도 헤그세스 장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내 테스토스테론 처방은 2000년 100만 건 미만에서 2025년 약 1200만 건으로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헤그세스 장관의 정책은 미국 남성의 TRT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케네디 장관의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며 “미군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방장관이 장병들의 호르몬 수치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 국방부는 일반 장병에게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면서 트랜스젠더 장병의 호르몬 치료는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트랜스젠더 장병은 전쟁터에서 지속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기 어렵다”며 트랜스젠더 복무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