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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네포티즘 유감

    [씨줄날줄] 네포티즘 유감

    가족·친척에게 관직이나 지위 등을 준다는 뜻의 네포티즘(nepotism)은 조카(nephew)를 뜻하는 라틴어 네포스(nepos)에서 나온 말이다. 15~16세기 교황들이 자신의 사생아를 조카(네포스)로 위장시켜 온갖 특혜를 베풀던 관행에서 유래됐다. 교황뿐 아니라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분야에서건 힘 있는 자들은 가족과 친족을 알뜰하게 살피는 유혹을 떨쳐 내지 못했다. 능력주의를 앞세우는 미국에서도 네포티즘은 늘 논란거리였다. 가장 논쟁적 인물은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첫 임기 때 맏딸 이방카 부부를 백악관 보좌관으로 채용해 ‘친족등용금지법’을 무력화했다. 최근 들어 네포티즘은 할리우드에서 더 시끄럽다. 재능도 없으면서 스타 부모의 후광으로 인기와 돈을 얻는 2세들을 향해 ‘네포베이비’(nepo baby)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연예계에서도 부모의 끼를 물려받은 자식 세대 활동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최근 선거관리위의 채용비리 사건에서 보듯 ‘사회 지도층’의 족벌주의에 비하면 약과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의 부인이 남편이 몸담은 로펌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며 5년간 2억원여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부인이 로펌과 정식 근로계약을 맺어 사적 고용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계약서 작성 시점과 근무시간 등 이상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부부가 고액 연봉 세율을 낮추려 월급을 나눈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오 후보자의 ‘세테크’ 의혹은 그의 딸이 ‘아빠찬스’로 할머니의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미 불거진 바 있다. 좋은 머리와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쌓은 법지식을 내 가족 챙기기에 이토록 이용한 게 사실이라면 개탄할 일이다. 그가 후보자로 오른 기관의 업무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수사여서 민간인 신분에서 했던 일이라고 넘기기엔 결코 가볍지 않다. 동양 고전 ‘채근담’에 관직에 오르는 자를 위한 이런 충고가 있다. ‘오직 공정해야 명지(밝은 지혜)가 생기고 오직 청렴해야 위엄이 생긴다.’ 공수처장 후보로 나오기 전에 공사를 구분하는 자질과 도덕적 품격을 갖췄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하지 않았을까.
  • [사설] 듣고 말하는 AI 나오는데 기본법도 못 만든 국회

    [사설] 듣고 말하는 AI 나오는데 기본법도 못 만든 국회

    인공지능(AI)이 일상생활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AI에 기반한 대화로봇(챗봇) ‘챗GTP’ 개발사인 오픈AI는 어제 듣고 대답하는 ‘GPT-4o’를 공개했다. 텍스트에 기반해 대화하는 기존 모델과 달리 대화는 물론 이미지로도 추론할 수 있는 모델이다. 10년 전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이었던 AI의 현실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어제 한국을 포함해 31개국 3만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전 세계 근로자 4명 중 3명은 직장에서 AI를 쓴다고 발표했다. MS는 올해가 ‘AI가 직장에서 현실화되는 해’라고 했다. 주요국들은 AI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국가 AI 이니셔티브법’ 제정과 함께 AI 분야에 17억 달러(약 2조 3200억원)를 투자했다. AI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해 10월 AI 개발사가 제품을 내놓기 전 반드시 안전검사를 받도록 하고, AI로 만든 자료에 식별용 워터마크 부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해 5월 AI전략회의를 신설했고 지난달 기업용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빅테크의 거대언어모델(LLM) 등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내용의 AI법을 최종 승인했다. 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 개념 규정, AI 산업 육성·안전성 확보 방안 등이 담긴 ‘AI기본법’(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묶여 있어서다. 이 법은 여야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7건의 AI 관련 법안을 병합한 것인데도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로 감감무소식이다. 여야의 정쟁이 AI 산업을 시계제로 상태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현장에서는 데이터를 어느 수준까지 쓸 수 있는지 불분명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AI를 개발했다가 뒤늦게 규제를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는 21~22일 ‘AI 정상회의’, 9월 9~10일에는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가 서울에서 열린다. 정부는 지난달 ‘AI 주요3개국(G3)’ 도약을 목표로 하는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AI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과정에서 임기를 따지며 AI기본법을 창고에 처박아 두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가장 빨리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학교가 쏜 커피차, 학생이 만든 꽃다발… “선생님 사랑해요”

    학교가 쏜 커피차, 학생이 만든 꽃다발… “선생님 사랑해요”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촬영 현장에서나 보이던 낯선 커피차가 ‘선생님은 원명초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적힌 문구를 달고 운동장에 등장했다. 학생 20여명이 “선생님, 제가 커피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라며 일일 아르바이트를 자처하고 나섰다. 하나둘 교문으로 들어선 교사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부임한 지 3년차 됐다는 전민재 교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들고 “예상 못 한 이벤트에 깜짝 놀랐는데 오랜만에 교사라서 행복했고 환영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커피차 앞에서 교사들을 향해 “감사해요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며 머리 위로 ‘손하트’를 그리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같이 손하트로 화답했다. 원명초의 ‘깜짝 이벤트’는 커피차를 마련한 학교와 자발적으로 한 시간 일찍 등교해 교사들을 맞이한 학생들의 합작품이다. 제43번째 스승의날을 하루 앞두고 53명의 학교 소속 교사와 교생 실습을 나온 교대생 25명, 교직원들을 응원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정성준 원명초 교감은 “스승의날은 큰 의미가 있는 날인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조용하게만 지나가려 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적지만 커피 한잔을 통해서라도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예비 교사들의 사기도 올려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5학년 김도훈 학생은 “스승의날은 선생님을 위한 날”이라며 “(이벤트를 하는 것이) 선생님을 존중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최근 몇 년간 스승의날에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주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특히 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하락 이슈와 함께 교직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교육 현장에는 무력감까지 퍼졌다. 실습 중인 김주성 서울교대 4학년생은 “서이초 사건을 보고 교사의 길을 포기한 교대생들이 많았다”면서도 “교생 기간 선생님이 오신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큰 힘이 됐다. 스승의날이 거창한 권리가 아니어도 교사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처음 부임한 1년차 김소백 교사는 “오늘처럼 학생들이 웃는 것만 봐도 예쁘고 행복하다”고 했다.화려한 행사나 선물은 사라졌지만 마음을 담은 작은 이벤트로 고마움과 존경을 표현하는 학교들도 여전히 많다. 서울 매헌초에서는 이날 6학년 학생들이 직접 카네이션 꽃다발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는 꽃 한 송이도 받지 않는다는 게 대부분 학교의 방침이지만 이날만큼은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직접 만든 꽃다발을 받았다. 매헌초 관계자는 “학생 개인이 꽃을 사 오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인근 양재동 aT센터에서 꽃을 기증받을 수 있었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서울 성내초는 교직원과 학교 축구부 학생 선수 간 친선경기를 열었다. 교장·교감·교사들과 주무관, 학교 보안관을 포함한 교직원 17명, 2~6학년 학생 선수 26명 등 총 43명이 땀을 흘렸다. 김동균 성내초 교감은 “스승의날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지만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활동은 늘 필요하다”며 “몸을 부대끼는 축구를 통해 학생 선수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 “좌뇌 5분의2 없다”…승무원 출신 유튜버, 카메라 앞에 섰다

    “좌뇌 5분의2 없다”…승무원 출신 유튜버, 카메라 앞에 섰다

    승무원, 은행원 출신 강연자로 활발히 활동하던 유튜버 ‘우자까’가 불의의 사고로 뇌 일부와 왼쪽 머리뼈를 깎아냈다고 전했다. 최근 우자까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왼쪽 머리뼈가 없는 저의 하루 일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우자까는 일본과 한국 항공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승무원이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시기에 승무원을 그만 두게 됐고, 이후에는 글쓰기 및 취업 강연을 해왔다. 더불어 34살에는 국민은행 공채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작가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유용한 팁 등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26일 이후로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다. 알고보니 1월 승무원 준비생들을 위한 강연을 위해 이동하던 중 인도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허리와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했던 것이다.우자까는 환자복을 입은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섰다. 우씨는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가게 됐고, 개두술 수술 후 계속해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보시는 것처럼 제 머리가 굉장히 다르게 보일 텐데 일단 머리카락도 짧고 왼쪽 뼈가 비어 있는 느낌 아닌가. 수술이 한 번 더 남았다”라고 밝혔다. 개두술이란 두개골을 절개하여 뇌를 노출시킨 상태에서 진행하는 수술을 통칭하는 말한다. 일반적인 두개골 절개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고 수술을 시행한 뒤 잘라낸 피판을 다시 고정시키는데 반해 개두술은 뇌가 부어 생긴 압력을 줄이기 위해 두개골을 광범위하게 절제 후 다시 고정시키지 않아서, 두개내 압력을 경감시켜주는 수술이다. 우자까는 “(사고 당시) 뇌출혈, 뇌부종이 심했다. 개두술은 두개를 절개하고 뇌를 드러내 하는 수술이다. 저는 왼쪽 머리뼈 좌뇌 5분의 2를 뜯어낸 상황”이라며 “왼쪽 머리뼈는 현재 냉동실에 있고 뇌 왼쪽 뼈 일부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머리 두통이 계속해서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안겼다. 우자까는 수술 후 물리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를 매일 받고 있다. 그는 “10분 영상을 찍으려는 이 상황에도 머리가 너무 아픈데 저는 더 다치지 않을 수 있었던 현실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분명히 나을 것이라는 마음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한다”고 웃어보였다.우자까는 개두술 당시 좌뇌의 95%에 달하는 부분이 손상돼 추후 언어, 인지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우자까는 끊임없는 재활을 통해 단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는 “한두 번 배우고 듣고 나면 괜찮아졌지만 어떤 단어는 네다섯 번은 들어야 완벽히 입력됐다”며 “책을 많이 읽고 재활하며 생각보다 빠르게 언어가 발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은 “꼭 완쾌하실 겁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긍정적으로 이겨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네요”등의 응원글을 남겼다.
  • 경찰이 히잡 안 쓴 10대 여학생 폭행…현장 시민들의 놀라운 반응[포착](영상)

    경찰이 히잡 안 쓴 10대 여학생 폭행…현장 시민들의 놀라운 반응[포착](영상)

    이란의 한 10대 소녀가 히잡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도덕경찰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해당 영상은 이란 로레스탄주(州) 보루제르드 카운티에서 촬영된 것으로, 도덕 경찰로 불리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은 10대 여성 청소년을 구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도덕 경찰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 샤리아(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국가에서 사회 통제를 위해 마련한 수단이다. 대체로 여성의 복장이나 행동 등이 샤리아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감시하고 지도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이다. 당시 구타를 당한 소녀는 히잡을 쓰지 않은 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상태였으며, 히잡을 입은 여성 도덕경찰이 다가가 구타를 시작하자 고통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영상 속 도덕 경찰은 중년 여성으로 추정된다. 이란의 중년 여성 일부는 도덕 경찰로서 특히 여성의 히잡 복장 규정을 엄하게 단속하기로 유명하다.폭행을 당하던 10대 소녀는 도덕경찰로부터 벗어나려 애썼지만, 도덕 경찰은 쓰러진 소녀의 몸 위에 올라가 폭력을 이어갔다. 10대 소녀의 비명소리를 들은 행인들이 하나 둘 가까이 다가갔고, 일부 남성과 여성 행인들이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 그 이후에도 도덕경찰이 소녀에게 해를 가하려 하자 시민들이 막아서며 소녀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을 최초로 공유한 이란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엑스(옛 트위터)에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시민에 따르면, 도덕경찰이 티셔츠를 입은 10대 소녀를 잔인하게 체포하려 했다. 소녀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이 모여들어 경찰로부터 소녀를 구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을 직접 확인한다면 우리가 여러분에게 ‘성차별에 반대하는 연합’(#United Against Gender Apartheid)에 대해 알리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당국, 아미니 의문사 1주기 직후 히잡 규정 강화 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일명 ‘누르 계획’을 발표하고 히잡 단속을 다시 강화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어로 ‘빛’을 의미하는 ‘누르’ 계획에 따라 테헤란 등 여러 도시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다.도덕경찰은 공공장소에서 히잡 규정을 어긴 여성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성희롱과 구타 등을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성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하거나 승용차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의 폭력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단속은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기 위한 ‘히잡과 순결 법안’이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권을 가진 헌법수호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앞서 2022년 9월 16일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 했다. 이는 ‘히잡 시위’로 불리는 전국적이고 국제적인 항의시위로 이어졌다. 이란 당국은 히잡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을 명령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551명이 사망하고 1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아미니의 사망 1주기로부터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해 9월, 이란 의회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복장 규정을 어기는 사람에게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히잡과 순결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지난해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여성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가족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성명에서 “당국이 협박과 공포를 통해 거리를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쟁터로 만들었다”면서 당국의 히잡 단속 강화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히잡을 거부하거나 선택권을 요구하는 여성이 늘었지만, 이란은 더 강력한 제재로 여성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
  • 전남도·범도민추진위, ‘국립의대 설립’ 다짐

    전남도·범도민추진위, ‘국립의대 설립’ 다짐

    전남도는 14일 보성 다비치콘도에서 ‘전라남도 국립의대 유치 범도민추진위’와 포럼을 열고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다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범도민추진위 허정·이주희·주상윤·강윤성 공동위원장, 범희승 집행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포럼에서는 전남 국립의대 설립 상황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허정 공동위원장은 “지금은 전남 국립의대 설립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과도한 경쟁과 대립은 자제하고 대학, 지자체, 도민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논의의 장에 참여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생·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30년 만에 힘겹게 얻어낸 소중한 기회로, 전남도는 정부 요청에 따라 ‘공모 방식에 의한 대학 추천 절차’를 공정하게 추진하겠다”며 “미선정 대학 지역에 대해서는 도민 건강권과 지역발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범도민추진위에서도 전남도를 신뢰하고, 한마음으로 도민 화합을 이끌어내 국립의대 설립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힘써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범도민추진위는 ▲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마련 과정에서 국립 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 배정 ▲ 공모 방식에 의한 대학 추천 절차의 신속·정확한 추진 및 도민 의견 적극 수렴 ▲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에 적극 지지와 협력 ▲ 전남도의 공모 방식에 의한 대학 추천 절차 참여 등을 정부와 전남도, 의료계, 대학 등에 건의했다.
  • “청소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한 제품”…다이슨, 물청소·이물질 제거를 한번에

    “청소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한 제품”…다이슨, 물청소·이물질 제거를 한번에

    영국 가전 기업 다이슨이 물청소와 이물질 제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신개념 청소기 ‘다이슨 워시G1 물청소기’를 14일 공개했다.이번 제품은 다이슨 최초로 바닥 청소에 최적화한 물청소기로, 1ℓ 용량 물탱크가 탑재돼 최대 290㎡ 바닥 면적을 청소할 수 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두 개 롤러에 분사구 26개를 통해 물이 공급되며, 롤러는 강력한 흡수력으로 얼룩과 먼지, 이물질, 머리카락 등을 제거한다. 맞춤형 물 공급 모드로 청소 목적에 맞게 이물질 종류와 오염도에 따라 물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오염 물질과 오염수를 서로 분리해 손대지 않고 버릴 수 있는 다이슨만의 분리 시스템을 탑재했다. 앞서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 수석엔지니어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온라인 사전브리핑 행사에서 “첫 번째 롤러가 먼저 이물질을 제거하면 두 번째 롤러가 바닥을 닦아낸다”며 “물탱크에 1ℓ의 물을 가득 채우면 테니스 코트 한 개 크기에 달하는 면적을 청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제품은 물청소에 특화된 제품으로, 오염된 액체류에서 마른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먼지를 분리할 뿐 별도의 흡입력은 없다. 이 때문에 카펫, 매트리스, 침구 등을 청소할 때는 별도의 진공청소기가 필요하다. 다이슨 수석엔지니어는 “워시G1은 별도의 흡입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흡입력을 사용하는 청소기는 모터 필터가 막힐 수 있고 필터 교체가 필요해 유지 관리비가 발생한다. 또 악취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자체 조사 결과 세계 주요 시장 중 한국인의 청소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21년 다이슨이 한국, 호주,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소비자 1만 754명을 대상으로 청소 습관 및 해동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먼지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 빈도 또한 한국인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손을 머리 위로’ [서울포토]

    ‘손을 머리 위로’ [서울포토]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한 불자가 관불의식 중 하나인 부처님 동상에 물을 붓고 있는 모습.
  • ‘비계 삼겹살’ 논란에… “제주산 흑돼지는 성장 더디고 지방 많아 등급판정기준 바꿔야”

    ‘비계 삼겹살’ 논란에… “제주산 흑돼지는 성장 더디고 지방 많아 등급판정기준 바꿔야”

    ‘비계 삼겹살’ 논란에 제주도가 일반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의 도체 등급 판정 기준 개선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과 더불어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 강화에 초점을 맞춘 단계별 행정지도 등 소비자 신뢰 회복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돼지는 평균 110~125㎏때 출하하는데 백돼지의 경우 도체중(머리와 내장을 뺀 무게) 83~93㎏, 등지방 두께가 17㎜ 이상 25㎜ 미만이면 1+등급을 받는다”면서 “반면 흑돼지는 일반 돼지에 비해 성장이 더디고 비계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등급판정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흑돼지를 일반돼지의 도체중에 맞춰 출하할 경우 등지방두께가 많이 생겨나기 때문에 도체중을 80~78㎏으로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흑돼지는 천천히 커서 출하연령이 길어지는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도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우리나라는 흑돼지와 백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등급판정을 하기 때문에 성장이 느리고 지방이 많은 흑돼지 특성을 고려해 지침을 바꿔야 한다고 토로했다. 만약 도의 건의에 따라 흑돼지 도체중 기준이 달라지면 비계 삼겹살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는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을 도내 관련업소에 배포하고, 생산·유통·판매 단계별로 표준을 지키도록 축산·방역·위생 부서와 협업하며 지속적으로 확인·지도한다.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라 원물 삼겹살 과지방 제거 요령, 소포장 삼겹살 지방 정선 등의 내용을 포함해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을 도내 식당 및 유통업체 중심으로 배포하고, 적극적인 계도에 나선다. 식당이나 정육점 등에서 삼겹살을 판매할 때 농식품부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는 백돼지의 지방두께가 1㎝, 흑돼지는 1.5㎝를 넘기면 제거해야 한다. 흑돼지의 등지방두께를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 사육농가는 지방부위가 많아지는 육성사료(가축이 잘 자라거나 살이 찌게 하려고 집중적으로 먹이는 고영양 사료)보다 비육돈 사료를 먹이는 걸 유도해 등지방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 관계자는 “비육돈 사료를 섭취한 돼지는 등지방률을 낮추고 지방 근육의 뭉침이 좋아져 품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다만 비육돈 사료를 먹이면 육성사료 섭취 돼지보다 성장 속도가 10일안팎으로 차이가 날 정도로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방이 많이 나가는 돼지는 육가공업체에서도 농가에 페널티(불이익)를 주고 있다”며 “예를 들어 ㎏당 경매가가 5000원이면 ㎏당 200원을 낮춰 저렴하게 계약해서 수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도는 최근 비계 삼겹살 논란에 음식점 98곳, 정육점 95곳, 육가공 55곳, 돼지고기 인증점 26곳 등 274개소의 행정지도를 했다. 그러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을 위반해도 처벌 조항이 없어 모두 주의 권고에 그쳤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6월 중 관련 단체와 협의해 관광객과 도민 대상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 및 시식회 등을 열어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과 안전성 강화에 힘써 누구나 다시 찾는 대표 먹거리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제주도 내 257개 양돈농가(54만 3540마리) 중 92개 양돈농가에서 개량종 제주흑돼지 11만3355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여행 다녀오니 풍성해졌다”…탈모인 몰려드는 ‘이나라’

    “여행 다녀오니 풍성해졌다”…탈모인 몰려드는 ‘이나라’

    “튀르키예가 전 세계 탈모인의 성지가 됐다.” 튀르키예가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가고 싶은 나라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모발 이식 비용이 저렴한 데다 실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2022년 튀르키예를 방문한 모발 이식 환자는 약 100만명에 달한다. 모발 이식 중개업체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한 해 평균 200명이 터키에서 모발 이식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2015년에는 프랑스 국적의 IS 조직원이 모발 이식 수술을 받으러 튀르키예에 잠입했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세계 1위인 튀르키예 모발 이식 시장의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2조원이 훌쩍 넘는다. 탈모 환자들이 튀르키예를 많이 찾는 이유는 의료수준은 선진국과 비슷한 반면,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3000모를 이식받을 경우 한국에서는 600만~800만원이 드는 반면, 튀르키예에서는 300만원에 시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20만원 정도인 왕복 비행기 값을 포함해도 튀르키예가 더 싼 것이다. 관광도 하고 모발도 이식하는 투어가 큰 인기를 끌면서 튀르키예에서는 머리에 하얀 천과 검은 띠를 두른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모발 이식을 한 사람들이다. 2015년부터 탈모로 고통받다가 튀르키예에서 모발이식 시술을 받은 기자 스펜서 맥노턴은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나보다 탈모가 훨씬 심했던 친구 베넷이 튀르키예에 다녀온 지 8개월 만에 헤어라인을 완벽하게 되찾은 모습을 보고 비행기에 올랐다. 양 옆자리 앉아있던 청년들도 같은 목적으로 튀르키예를 찾았다”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비용에 모발 이식을 하고 관광도 할 수 있는 튀르키예 의료 투어는 인기지만 시술을 받은 뒤 의사로부터 관리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한 준비를 통해 제대로 된 의료진을 찾은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캐나다 서부 산불… 여의도 34배 면적 잿더미

    캐나다 서부 산불… 여의도 34배 면적 잿더미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화해 캐나다 서부 전역으로 번진 산불이 여의도 면적(2.9㎢)의 34배를 태운 뒤에도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1만ha(1㏊는 1만㎡)의 면적으로 확산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인근 산불이 4136㏊를 태우는 등 피해 면적이 크게 늘었으며 노던로키스와 포트넬슨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노던로키스로부터 7㎞ 떨어진 원주민 거주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브리티시컬럼비아와 맞닿은 앨버타주에서도 포트맥머리 인근 등에서 43건의 산불이 발생해 대피령이 발령됐다. 이 지역에선 산불 면적이 5500㏊까지 번졌다. 이외에도 사프레크릭, 그레고아이어 레이크 등 앨버타주 내 다른 지역에도 대피령이 발령됐다. 앨버타주 당국은 소방대원 6명, 헬리콥터 13대와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한 연기가 캐나다 서부 대부분 지역에 확산되면서 대기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시의 대기질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기상학자들은 당분간 비 예보가 없다면서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캐나다는 지난해도 산불이 번져 1500만㏊ 이상이 불타고 소방관 8명이 숨졌다. 캐나다 환경부는 지난겨울 유난히 따뜻해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고 가뭄이 심해지면서 올해도 산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득점왕까지 ‘한 걸음’ 조규성, 빅리그 ‘성큼’ 황인범…뮌헨 김민재는 부상 불운

    득점왕까지 ‘한 걸음’ 조규성, 빅리그 ‘성큼’ 황인범…뮌헨 김민재는 부상 불운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 조규성(미트윌란)이 골 감각을 회복하면서 유럽 진출 첫 해 득점왕과 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차지할 기회를 맞았다. 러시아, 그리스를 거쳐 세르비아 리그에 안착한 황인범(즈베즈다)도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빅리그를 향한 발판을 탄탄하게 다졌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는 발목 부상까지 겹쳤다. 조규성은 13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덴마크 프로축구 수페르리가 챔피언십 7라운드 오르후스와의 홈 경기에서 1골 1도움 맹활약했다. 이에 미트윌란도 2-1 승리로 승점 58점 고지에 오르면서 리그 1위 코펜하겐과의 차이를 없앴다. 다만 득실에서 10점 차로 밀려 2위를 유지했다. 17일 두 팀 맞대결에서 트로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의 장점인 득점 본능과 고공 공격이 빛났다. 전반 24분 미트윌란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는데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겹치면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뒤쪽에 있던 조규성이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8분 뒤에는 골키퍼 요나스 로슬이 길게 찬 공을 머리에 맞춰 페널티박스 안으로 떨어트렸다. 이어 쇄도하던 마스 베흐 쇠렌센이 왼발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찔렀다.미트윌란은 전반 추가 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토비아스 안케르에게 실점한 뒤 상대 공격을 틀어막으면서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달 1일 노르셸란전 이후 6경기 만에 득점한 조규성은 12호 골로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남은 3경기에서 득점 선두 안드리 구드욘센(13골·륑뷔)을 제친다면 득점상도 받을 수 있다. 황인범도 이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지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라드니츠키를 상대로 결승 골을 터트렸다. 2-1로 앞선 전반 35분 피터 올라잉카가 오른쪽 돌파 후 내준 공을 왼발로 차서 득점했다. 리그 5호 골(5도움)로 황인범이 공격 포인트 10개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지난 3일 33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한 즈베즈다는 전반 19분과 29분 체리프 은디아예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았다. 전반에 2실점 했으나 후반 수비 집중력을 발휘해 3연승을 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라리가 등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는다고 알려진 황인범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는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33라운드 볼프스부르크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출격했는데 후반 27분 상대 공격수와 경합하다 발목을 다쳐서 교체됐다. 팀은 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김민재가 18일 호펜하임과의 리그 최종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최보기의 책보기] 고장난명(孤掌難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최보기의 책보기] 고장난명(孤掌難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일본의 죄, 어디까지 아니?』를 쓴 저자 박찬아는 해병대를 자원해 장교로 복무를 마쳤다. 그의 아버지 역시 해병대 출신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독립지사 박원혁 선생이다. 국가수호에 대한 보수적 신념이 뚜렷한 가문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웃 나라를 침략하여 이익을 얻기로 공모한 죄’부터 ‘진실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은 죄’까지 모두 100개에 이르는 ‘일본의 죄’를 뽑아 요약으로 정리했다. 그림을 그린 김언경 편집디자이너가 ‘어렴풋했던 역사 속 사건들을 선명하게 알게 됐다’고 한 만큼 초등학생 교육용 책이지만 성인이 읽어도 무방하다. 100개의 죄 하나하나마다 읽다 보면 아쉬움이나 분노가 치밀지만 제94번 ‘한반도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죄’가 특히 괘씸하다. 저자는 식민지배와 미국,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분단의 원인으로 들었다. 덧붙이자면 ‘한반도의 분단을 유도하기 위해 유럽 전선에 치중하던 소련이 동아시아에도 적극적으로 참전할 때까지 일본이 항복을 미뤘다’고 주장하는 역사가도 있다. 뒤이어 발발한 남북한 6·25전쟁은 원자폭탄에 패망한 일본 경제가 기사회생하는 극적 계기가 돼주었다. 제98번 ‘교과서를 왜곡하여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친 죄’도 크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상당수는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 묘사해 가해자로서 행하였던 수많은 범죄를 축소, 왜곡하거나 아예 역사에서 삭제해버려 일본 국민이 자기 선대의 전쟁범죄를 모르도록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당연히 반인륜적 생체실험으로 악명이 높은 ‘만주 731부대’의 존재를 일본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잘 모른다. 마지막 100번은 ‘진실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은 죄’다. 저자는 ‘일본의 총리들이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사과 후 신사참배를 강행하거나 역사 왜곡 발언을 일삼기 때문에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었다. 일본이 진정 과거를 사과하고 반성한다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강제 징용자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피해보상, 사과에 앞장서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가해의 역사를 거짓 없이 교육시켜야 함은 물론이다.’는 주장으로 정리를 마쳤다. 1907년 친일매국단체 일진회는 일본이 대한제국 고종황제를 협박으로 몰아내고 그 아들 순종을 즉위 시킬 때 방문한 일본 황태자 다이쇼를 환영하는 대형 아치를 숭례문 앞에 세웠다. 정중앙에 ‘받들어 환영한다‘는 뜻의 ‘奉迎’(봉영)을 새긴 아치 뒤로는 ‘일본의 황태자가 조선의 왕에게 머리를 굽힐 수 없다’며 숭례문 성곽을 허물어 별도의 길을 냈다고 전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역사는 반성하지 않는 자에게 그 벌로 같은 역사를 반복시킨다. 언제나 밖의 손바닥보다 안의 손바닥이 더 큰 문제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역시 MVP…요키치, 덴버에 2승째 선물

    역시 MVP…요키치, 덴버에 2승째 선물

    지난주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가 ‘올해의 수비수’로 뽑힌 뤼디 고베르(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압도했다. 40분가량 출전한 요키치는 35점(7리바운드·7어시스트·3스틸)을 올렸고, 필드골 성공률은 57.7%를 기록했다. 덴버는 13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2023~24 NBA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런스 2라운드(4선승제)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15-107로 이겼다. 이로써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내리 패한 덴버는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웃으며 시리즈 전적을 2승2패의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날 승리는 지난 9일 개인 통산 세 번째 MVP에 오른 요키치가 수훈갑이다. 최근 4시즌 동안 3회 MVP를 수상한 요키치는 고베르를 압도하며 현역 선수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다시 입증했다. 경기 막판에는 칼-앤서니 타운스가 1차로 대인 수비를 맡은 가운데 골밑에 자리 잡은 고베르가 도움 수비에 나서는 전략까지 꺼내 들었으나 요키치를 막지는 못했다.요키치는 4쿼터에만 16점을 폭발하며 추격하던 미네소타의 기세를 연거푸 꺾었다. 요키치의 단단한 스크린 덕에 연신 편하게 중거리, 3점 슛 기회를 잡은 가드 저말 머리도 19점(5리바운드·8어시스트)으로 요키치를 도왔다. 2쿼터 말 버저 버터로 55피트짜리 슛을 성공시킨 머리는 3쿼터에 12점을 림에 꽂았다. 에런 고든이 27점(7리바운드·6어시스트)을 퍼부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필드골 성공률이 91.7%(12개 중 11개 성공)로 맹활약을 보였다. 미네소타에서는 젊은 가드 앤서니 에드워즈가 44점(5리바운드·5어시스트)을 맹폭했으나 다른 선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그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타운스의 첫 7개 슛은 모두 빗나갔고, 수비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15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5차전을 치른다. 한편 동부 콘퍼런스에서도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뉴욕 닉스를 상대로 4차전에서 121-89로 이기면서 시리즈를 2승2패로 맞췄다. 양팀은 15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5차전을 벌인다.
  • [포토] 머리카락 엮은 미투리까지…신발의 역사

    [포토] 머리카락 엮은 미투리까지…신발의 역사

    백제 왕비의 무덤에서 나온 금동 신발, 혼롓날 신었던 화려한 꽃신, 큰 스님과 함께한 검정 고무신…. 땅을 딛거나 설 때, 걷거나 뛸 때 늘 함께하는 신발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에는 신분에 따라 다른 신발을 신었고, 오늘날에는 패션의 한 부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낡고 닳은 신발에서는 누군가의 삶이 오롯이 반영돼 있다. 두 발로 선 인류와 함께해 온 신발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부터 오늘날 다양한 종류의 신발까지 우리 신발의 역사·문화를 조명한 첫 전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달 14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박물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총 316건 531점의 유물을 아우르는 전시는 말 그대로 신발의 역사다. 짚신과 나막신, 가죽신, 금동신발, 왕실에서 신은 신발, 신발이 있는 풍속화·초상화 등 다채로운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다. 보물 23점과 국가민속문화재 12점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짚으로 만든 짚신과 마로 만든 미투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엮은 이 신발들은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널리 신었다. 1998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미투리는 머리카락으로 삼을 꼬아 만든 신발로 주목받은 바 있다. 남편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담긴 ‘원이 엄마’의 흔적이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권력을 나타냈던 다양한 신발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의례용 신발인 석(舃)은 왕이 입던 구장복(九章服)과 함께 전시했고, 신하가 신던 발목 높은 가죽신 화(靴)는 보물 ‘남구만 초상’·‘이하응 초상’ 등과 함께 둬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화가 포함된 보물 ‘안동 태사묘 삼공신 유물 일괄’은 보존 처리를 마친 뒤 처음 공개한다. 꽃무늬를 수 놓은 비단, 허리띠, 검은색 관모 등 총 12종 22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망자를 떠나보내며 무덤에 둔 각종 신발도 시선을 끈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고구려 금동신발과 백제 무령왕비의 금동신발, 전북 고창 봉덕리 1호 무덤 출토 금동신발, 경주 식리총 금동 신발 등을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금동신발 유물을 통해 당대 금속 공예 기술과 죽은 이에 대한 추모, 내세관 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인사들의 신발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禪僧) 성철 스님(1912∼1993)의 고무신,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고봉 16좌를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등산화 등이 공개된다. 이 밖에 비 오는 날 신었던 나막신, 돌이 많고 비가 많이 오는 제주에서 신은 11자 형 나막신, 기름을 먹인 가죽신인 징신, 눈 오는 날 신는 설피 등 다양한 신발이 흥미를 더한다.
  • 20대라 해도 믿겠네…‘최강 동안’ 뽐낸 최강희

    20대라 해도 믿겠네…‘최강 동안’ 뽐낸 최강희

    배우 최강희(47)가 동안 미모를 뽐냈다. 최강희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테니스복은 진리. 이때 아니면 못 입죠”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사진 속에서 최강희는 테니스복을 입은 채 자세를 취하며 미소 짓고 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최강희는 4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미모를 자랑한다. 한편 최강희는 최근 유튜브 채널 ‘나도최강희’를 통해 다양한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설] 초유의 北 ‘사법부 해킹’에 쉬쉬한 법원

    [사설] 초유의 北 ‘사법부 해킹’에 쉬쉬한 법원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법원 전산망을 2년 이상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그제 국가정보원·검찰과 합동수사한 결과 초유의 법원 전산망 해킹으로 1014GB(1TB)의 자료가 유출됐고 내용이 확인된 자료는 개인회생 관련 4.7GB라고 밝혔다. 고화질 동영상 500시간 분량에 해당하는 유출 자료 중 0.5%만 내용이 확인됐다. 사법부가 북한 해킹 세력에 노출된 것도 경악할 일이지만 안일한 대응도 납득하기 어렵다. 법원은 지난해 2월 백신에 탑재된 악성코드를 탐지해 차단했다. 이후 포렌식 능력이 없으면서도 자체 대응에 그쳤고 합동수사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인 지난해 12월에야 시작됐다. 그사이 서버에 있던 유출 자료들은 지워졌고 해킹 경로는 확인되지 못했다. 합동조사 결과 해킹은 2021년 1월 7일 이전에 시작됐다. 법원 전산망에는 일반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 부처, 금융당국 등 각종 기관에서 낸 수많은 자료가 모여 있다. 유출되면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다. 북한이 수천 명의 해커로 무차별 해킹에 나섰음은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 지난달에는 라자루스 등 해킹 조직 3개팀이 방산업체 10여곳을 최소 1년 6개월간 해킹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나날이 고도화하는 북한 해킹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국가기관은 이제 없다. 해킹 피해를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신속한 대응력이 중요하다. 법원은 10개월이나 지나 외부 도움을 요청한 까닭, 악성코드 감지로 해킹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서류를 삭제한 이유 등을 소상히 밝혀 다른 기관이 참고하게 해야 한다. 법원은 독립기관이더라도 사이버안보에서는 모든 국가기관이 연결돼 있다. 법원, 정부,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사이버안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50년 1200회… ‘고도를 기다리며’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50년 1200회… ‘고도를 기다리며’

    한 연출가의 연극 작품 하나가 50여년간 1200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남겼다. 전 세계적으로도 놀라운 이 기록의 주인공 ‘고도를 기다리며’의 연출가 임영웅이 지난 4일 별세했다. 그가 사뮈엘 베케트의 이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은 1969년이다. 이후로 반세기 동안 22만명 이상의 관객과 함께한 임영웅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한국 연극계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소중한 자양분을 공급했다. 1969년 베케트가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슈도 있어서 처음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덕도 있었겠지만, 어렵게 무대에 올린 수많은 연극 작품들이 1회성 공연으로 끝나고 마는 우리나라 연극계의 형편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자 대단한 기록이다. 그의 이 작품은 국내 무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1989년 한국 최초로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참가를 시작으로 1990년 베케트의 고향인 더블린 연극제, 1994년 폴란드 비브제제 국립극단, 1999년 도쿄, 2001년 베세토연극제, 2008년 한・아일랜드 수교 25주년 기념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베케트센터에서의 초청 공연 등 해외 공연을 통해 ‘세계의 고도’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기념비적인 기록은 무모하리만치 집요한 한 연출자의 창작 열정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하다. 난해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현대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어서 오랜 세월 우리나라 관객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임영웅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는 20세기 중반 현대 부조리극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1953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공연된 이 작품은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고도를 기다린다는 단순한 줄거리를 담고 있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언제 올지도 모르면서 기다리는 동안 말장난 같은 의미 없는 대화와 행동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 존재의 부조리, 의미 부재에 대해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질문은 단지 연극적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관객 개개인의 모순적 상황에 던진 화두였다. 이 화두가 지난 반세기의 질곡을 견뎌 낸 관객들의 가슴과 머리에도 선명하게 그려졌을까. “끊임없이 지껄여 대는 거야. 그래야 생각을 안 하지. 지껄일 구실이야 늘 있는 거니까. 그래야 들리질 않지. 우린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니까.” 두 주인공의 대화처럼 관객들은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지 못하는 방관자로 자신들의 상황을 변화시킬 의지가 부족해 숨죽이거나 환경에 순응하며 끊임없이 변명하는 나약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을지 모른다. 그러면서 오지 않을 오색빛 찬란한 미래나 신(神), 혹은 구원을 기다리며 좌절하고 소외되고 고립되는 부조리한 상황을 깨달았거나. 임영웅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극 공연사에 대단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바라건대 이 작품으로 부조리한 상황에 갇혀 오지도 않을 고도를 기다리며 허송세월하는 일상을 과감하게 떨치고 스스로 주인이 돼 뚜벅뚜벅 씩씩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도달했으면 좋겠다. 늘 생생하게 깨어 있으라는 선방(禪房)의 죽비처럼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란다. 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 [데스크 시각] 복지국가를 위한 국민연금 개혁

    [데스크 시각] 복지국가를 위한 국민연금 개혁

    가정의달 5월에 어린이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동물은 무엇일까. 코끼리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거다. 하지만 경제 쪽에선 풀기 어려운 과제로 종종 비유된다. 특히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건 코끼리를 옮기는 것만큼 힘들다. 둘 다 덩치가 크고 회색(노년의 머리카락을 떠올리면 된다)인 데다 비둔해서다.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유명한 ‘코끼리 곡선’ 역시 글로벌 불평등 양상이 워낙 다층적이라 쉽사리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금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은 자명하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2년 가까운 활동 끝에 최근 ‘빈손’의 결론을 내린 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할 일이다. 다만 여야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한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얼마나 더 받을지’에 대한 결정만 남아 있어서다. 발언의 진의나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임기 내에 반드시 연금개혁을 성사시키겠다는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도 마냥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개혁의 실천이다. 정부ㆍ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거대 야당 역시 이러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년 뒤 지방선거, 그 이듬해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2년 안에 성사시키지 않으면 하세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정부의 역할이다. 국회나 공론화위원회 등에 떠넘길 게 아니다. 사실 최근 국민연금 개혁이 좌초된 가장 큰 단초는 행정부가 제공했다. 지난해 10월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의 중요 목표치는 모두 공란으로 놔뒀다. 팔짱만 끼고 있으라고 국민 혈세로 공무원들이 월급을 받는 게 아니다. 특히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려고만 하면 권력을 행사할 자격도 없다. 여야가 각각 밀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보다 연금개혁이 훨씬 중요한 과제다. 무익한 정쟁에 시간과 여력을 낭비해선 안 된다. 2년 남짓이 우리에게 그나마 허락된 시간이다. 22대 국회는 이미 합의한 보험료율은 그대로 두고 보완율을 도출하는 데에만 주력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논의가 늦어질수록 매년 50조원의 생돈이 날아간다. 다만 이와 별개로 어떤 형태의 복지국가를 건설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심화돼야 한다. 우리 헌법 34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사회보장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지닌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초 연금개혁을 하려던 이유는 기금 소진과 더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물론 부담률을 아무리 높여도 언젠가는 적자로 전환되고 기금이 바닥난다. 그렇다고 소득대체율을 무작정 높이는 건 과도한 짐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긴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가뜩이나 있는 사람만 더 가져가는 현 국민연금의 한계도 증폭시킨다. 언젠가는 재정 투입을 피할 수 없지만 최대한 시점을 늦춰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불리하게 제도가 설계된다면 그 어떤 저출산 정책이 효력을 지닐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증세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증세는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정책이다. 부작용도 작지 않다. 하지만 전후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적정 수준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적정 수준의 출산율을 통해 새로운 납세자들이 은퇴한 부모 세대를 부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공급된다는 두 전제가 깔려 있다. 이젠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큰 과제다. 그래서다. 복지국가 구현이라는 헌법상 가치를 조금씩 내려놓을지, 아니면 실현을 위해 각자의 지갑을 더 열지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연금개혁을 바라보며 든 솔직한 심정이다. 이두걸 전국부장
  • 관악, 고독사 예방·위기가구 발굴 팔 걷었다

    관악, 고독사 예방·위기가구 발굴 팔 걷었다

    서울 관악구가 주민과 함께 고독사 예방과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관악구 관계자는 “구의 1인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6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며 “지난해 관악경찰서, 관악소방서 등과 구성한 ‘관악구 고독사 예방협의체’에서 머리를 맞댄 결과 고립, 은둔가구의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특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서울시복지재단 시범사업에 선정돼 서울시복지재단, 신림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체결했다. 위기가구 발굴 신고자 포상금 지급 사업도 시작한다. 주민이 실직, 폐업, 질병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찾아 공공기관 등에 알려 대상자가 필요한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주민이 주민을 살피는 날 ‘우리동네 주주데이’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민을 살핀다. 통장회의가 있는 매월 25일 통반장과 합동해 동네 구석구석을 순찰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누구나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며 “앞으로도 관악구는 주민 여러분과 함께 우리 주변의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50만 관악구민 모두가 행복한 그날까지 끊임없이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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