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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왕세손의 이 헤어스타일 비용 폭로돼 …얼마?

    英 왕세손의 이 헤어스타일 비용 폭로돼 …얼마?

    영국 왕위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가운데, 머리 손질 비용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간지 메트로, 더 선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윌리엄 왕세손은 런던 어린이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을 응원하는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 자리에서 기존과는 다른 매우 짧은 헤어스타일을 선보였고 이는 영국 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윌리엄 왕세손은 30대 초반의 나이부터 극심한 탈모를 보여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마 위쪽부위부터 시작된 탈모는 정수리 주변 두피가 모두 드러날 정도로 심각해졌고, 전문가들은 그가 나이에 비해 매우 심한 탈모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윌리엄 왕세손은 평소 머리카락이 남아있는 옆머리는 그대로 둔 채 탈모가 진행된 이마 위부터 정수리 부분은 짧게 다듬는 헤어스타일을 고수해왔는데, 이날은 옆머리까지 짧게 다듬은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 것. 이후 현지에서는 윌리엄 왕세손이 이전보다 훨씬 나은 헤어스타일을 선택했다는 호평과 함께, 머리를 다듬는데 든 비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정확한 비용을 밝힌 것은 켄싱턴 궁을 직접 방문해 윌리엄 왕세손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만든 헤어디자이너 조이 휠러였다. 영국의 유명 헤어디자이너인 그는 윌리엄 왕세손이 헤어스타일링 비용으로 180파운드(한화 약 26만 7000원)을 지불했다고 밝혔고, 이에 사람들의 의문은 더욱 증폭됐다. 코미디언이자 작가 및 배우로 활동하는 베사니 블랙은 자신의 SNS에 “윌리엄 왕세손의 머리 면도 비용이 180파운드라고? 촐리(잉글랜드 랭커셔카운티의 타운)에 있는 미용실에는 1.5파운드(약 2300원)만 내면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윌리엄 왕세손이 머리를 면도하는데 180파운드를 냈다고 한다. 우리 동내에서는 6파운드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윌리엄 왕세손의 심각한 탈모는 유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윌리엄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67)는 아들의 결혼식 축하연에서 “윌리엄의 대머리는 유전 때문”이라고 해명을 했을 정도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한반도의 하늘은 연일 잿빛이다. “몇 년 있으면 방독면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어”라는 농담이 객쩍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라는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어떤 자치단체장은 ‘왜 헛돈을 쓰냐’며 트집을 잡았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흡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으며 정쟁 말고 무엇이라도 함께 실천하자고 일침을 가했다.미세먼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 탓’만 하고, 다른 사람은 국내 발생 요인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의 책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한·중 합작’으로 지목한다. “중국 동부 해안의 산업 단지와 핵발전소를 지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산성비뿐 아니라 중금속과 방사성물질까지 몰고” 한반도로 진출한다. 서해안 넓은 갯벌이 시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지난 수세기의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매립하고 거기에 화력발전소를 가득 채워 놓은 것이다. 이 화력발전소에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미세먼지 소식을 전하는 뉴스는 대개 마스크를 꼭 챙기라는 말로 끝난다. 하지만 마스크로는 어림도 없다. ‘머리카락의 수백분의1에 불과한 초미세먼지’를 마스크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촘촘한 필터”도 무사통과해 허파꽈리에 박힌다. ‘침묵의 살인자’라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박 소장은 단언한다. “화력발전소가 가동되는 한 침묵의 살인자의 발생을 현재 어느 기술로도 막기 어렵다.” 가전회사들이 앞다퉈 공기정화기를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더욱 항균필터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어 정부로부터 회수 명령까지 받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적지 않으니, 온 가족 안심 지킴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가장 큰 헛발질은 아마도 2016년 봄 발표된, 일명 ‘고등어 사태’가 아닐까 싶다. 당시 정부는 정확한 통계는 대지 않은 채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고, 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재단법인 카오스가 기획한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현상을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고등어는 전혀 다른 대기오염 현상”이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은 외부 공간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음식을 만들 때 나오는 물질은 실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고등어를 조리하고 삼겹살을 구울 때 연기가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건 맞지만, 단지 실내 공기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몰린 고등어는 그해 판매량이 급감했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삶만 팍팍해졌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소개했지만, 두 권의 책이 미세먼지만 다룬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지구온난화와 핵발전소, 기후변화, 4대강, GMO 등의 문제를 ‘환경운동을 하는 생물학자’의 눈으로 분석한다.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는 지구과학, 지질학, 환경학, 공룡학, 해양학 등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지진,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다각도로 다룬다. 결론은 하나다. 미세먼지 등 모든 재앙은 결국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히잡 쓴 ‘헤어제품 광고 모델’ 최초 등장

    히잡 쓴 ‘헤어제품 광고 모델’ 최초 등장

    히잡(머리카락과 목을 가리는 두건)이나 니캅(눈만 빼고 전신을 가리는 복장) 등의 복장을 착용하는 대다수의 무슬림 여성에게 헤어관리 제품이 과연 필요할까? 이슬람 전통 복장 때문에 머리카락을 노출할 일이 없는 무슬림 여성들은 헤어 관리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면 고정관념이다. 최근 한 무슬림 여성이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헤어제품 모델로 기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중부 레스터에 사는 유명 블로거이자 SNS스타인 아메나 칸은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역사상 최초로 ‘머리카락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헤어제품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 57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칸은 “왜 머리카락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헤어관리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무슬림 여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빼앗는 것이다. 머리카락을 관리하는 것은 자기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레알 브랜드가 히잡을 쓴 여성들 역시 헤어 관리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황홀하다”면서 “머리카락을 타인에게 보여주든 그렇지 않든, 스스로 얼마나 헤어관리를 하는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무슬림 여성에게 머리카락은 타인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는 신체 부위지만, 노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리할 필요가 없거나 혹은 관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깬 그녀의 광고 촬영은 영국 최고의 패션 및 인물 사진작가로 꼽히는 랜킨과 함께 진행됐다. 광고 속 칸은 핫핑크 컬러의 배경 앞에서 피부색을 한층 생기있어 보이게 하는 베이비핑크 컬러의 히잡을 쓰고 있다. 비록 머리카락 한 올도 찾아볼 수 없는 헤어케어 제품광고지만, 그녀의 자신감 있는 표정과 미소가 눈에 띈다. 칸은 “내게 있어서 머리카락은 나의 여성성을 극대화 시켜준다”면서 나는 머리 손질하는 것도, 헤어관리 전용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레알의 새 광고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신고 전에 머리카락 뿌려놓자” 고준희양 계모 증거 조작 적극 가담

    “신고 전에 머리카락 뿌려놓자” 고준희양 계모 증거 조작 적극 가담

    고준희(5)양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을 도운 계모 이모(36)씨가 증거 조작에도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허위 실종신고 전 경찰 수사에 대비해 방에 준희양 머리카락을 뿌려놓자는 제안도 이씨가 한 것으로 조사됐다.18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준희양 친아빠 고모(37)씨와 내연녀 이씨는 지난해 12월 8일 허위 실종신고 직전 이씨 친모인 김모(62)씨 집에 준희양 머리카락을 뿌려놨다. 이때는 이미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준희양의 시신을 매장한 지 8개월이나 지난 뒤였다. 경찰 수색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준희를 생모로부터 처음 데려다 키웠던 곳인 전북 완주군의 한 아파트에 남아 있던 준희양의 머리카락을 모아다가 내연녀 이씨 엄마인 김씨가 살던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의 원룸 곳곳에 뿌려놓은 것이다. 경찰이 준희양 수색에 필요한 단서를 얻기 위해 원룸에서 유류품을 수거하고 DNA를 채취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이들이 당초 짜놓은 ‘준희가 김씨 원룸에 살다가 실종됐다’는 시나리오와도 들어맞는 계략이었다. 친아빠 고씨는 “지난해 4월 준희를 인후동 주택에서 살던 김씨에게 맡겼고, 김씨는 준희를 데리고 그해 8월 30일 우아동 원룸으로 이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말을 믿었다가 초기 수사에서 혼선을 빚었다. 증거 조작은 내연녀 이씨가 먼저 제안했고, 고씨가 동의해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그 동안 친아빠 고씨의 잔혹한 폭행과 매정함이 주로 부각됐지만, 내연녀 이씨의 행각도 고씨 못지않게 추악하다는 입장이다. 고씨와 이씨는 준희가 말을 듣지 않고 밥을 제때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말부터 준희양을 폭행했다. 처음엔 훈육 차원에서 30㎝ 자로 몇 대 때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폭행 강도가 세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발로 준희양 무릎과 발목, 등을 여러 차례 밟았다. 발목 상처는 덧나 대상포진으로 번지기도 했다. 심지어 발목에서 고름이 줄줄 흘러 거동조차 어려웠지만 폭행을 멈추지도 않고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여러 차례 외부 압력이 가해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준희 친부 증거조작까지 시도

    고준희(5)양을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친아버지와 내연녀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증거조작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는 ‘허위 실종신고’를 한 지난해 12월 8일 이씨 친모인 김모(62)씨 집에 준희양 머리카락을 뿌려놨다. 준희양 시신을 전북 군산 한 야산에 매장한 지 8개월이나 지난 뒤였는데도 경찰 수사에 대비한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수작이었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1월 25일 생모로부터 준희양을 데려와 완주군 봉동읍의 한 아파트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말을 듣지 않고 밥을 제때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말부터 준희양을 폭행했다. 폭행은 처음에는 훈육 차원에서 30㎝ 자로 몇 대 때리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세졌다. 이들은 발로 준희양 무릎과 발목, 등을 여러 차례 밟았고, 발목 상처가 덧나 대상포진으로 번졌다. 발목에서 고름이 줄줄 흘러 거동조차 어려웠지만, 이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을뿐더러 병원조차 데려가지 않았다. 모진 폭행을 이기지 못한 준희양은 고통을 호소한 뒤 의식불명 상태가 됐고, 고씨 등은 지난해 4월 27일 오전 2시께 숨진 아이를 야산에 매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여러 차례 외부 압력이 가해진 정황이 드러났다. 고씨와 이씨는 생모와 이웃이 준희양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8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최근까지 준희양을 양육했다는 흔적을 남기려고 ‘증거 조작’을 감행했다. 완주군 아파트에 남아 있던 준희양 머리카락을 모아 김씨가 거주하던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원룸 곳곳에 뿌려놓았다. 경찰이 준희양 수색에 필요한 단서를 얻기 위해 원룸에서 유류품을 수거하고 유전자(DNA)를 채취할 거라는 계산에서였다. 고씨는 또 “지난해 4월 준희를 인후동 주택에 거주하던 김씨에게 맡겼고, 김씨는 준희를 데리고 그해 8월 30일 우아동 원룸으로 이사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이들 말을 믿고 수사에 나섰다가 초기에 혼선을 빚었다. 증거 조작은 이씨가 먼저 제안했고 고씨가 동의해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와 이씨는 준희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하려는 계획을 세운 뒤에도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들었다”며 “이씨 행각을 추가로 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여전히 “준희를 때린 적은 있지만 죽이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고씨와 내연녀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 행동분석, 임상 심리평가 등 통합심리 행동분석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고씨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준희양의 육아 기록, 고씨의 인터넷 사용 내용 등도 분석 중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리턴’ 고현정, 명불허전 카리스마 연기+차원 다른 스토리 전개 ‘시청률 1위’

    ‘리턴’ 고현정, 명불허전 카리스마 연기+차원 다른 스토리 전개 ‘시청률 1위’

    ‘리턴(return)’이 첫 방송에서부터 거침없는 폭풍 전개로 안방극장을 제대로 강타했다.지난 17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return)’(극본 최경미/연출 주동민/제작 스토리웍스) 1, 2회 분은 각각 시청률 7.5%, 9.0%(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단숨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리턴’ 첫 방송에서는 비밀스런 변호사 최자혜(고현정)와 꼴통 형사 독고영(이진욱), 악(惡)벤져스 4인방인 오태석(신성록)-강인호(박기웅)-김학범(봉태규)-서준희(윤종훈)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연기파 배우들의 혼신 열연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긴박하게 담긴 스토리 전개, 범죄 스릴러 장르를 생생하게 담아낸 섬세한 연출이 ‘최강 조합’을 완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리턴’은 차디찬 빗방울 아래 의문의 승용차 안에서 여자의 머리카락이 튀어나오는 장면으로 포문을 연 후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연속해서 담기는, 차원이 다른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리턴’ 첫 방송에서는 1년 반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 데뷔 29년 만에 처음으로 변호사 역에 도전하는 고현정의 연기 변신이 시선을 모았다. 고졸 출신 흙수저 변호사 최자혜 역으로 나선 고현정은 냉정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TV ‘리턴쇼’를 진행하는가 하면 같은 회사 박변호사(박준규)의 비리에는 서슬 퍼런 경고를 날리며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등,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냈다.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사건 기록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번뜩이는 눈빛, 듣기만 해도 위엄 있는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까지 ‘명불허전’다운 막강한 존재감을 빛냈다. 이진욱은 타고난 깡과 범죄에 집착하는 근성을 지닌 강력계 ‘꼴통 형사’ 독고영 역으로 완벽하게 빙의했다. 독고영은 일식집 셰프로 변신, 참치를 분해하는 쇼까지 벌이며 조폭을 검거했고, 한번 물면 사람 질리게 하는 독종 형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또한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TV ‘리턴쇼’에서 다룬 최자혜를 찾아가 발끈하다가도 최자혜의 팩트 폭격에 입을 다물고 마는 독고영의 감정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여기에 새로운 악인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리턴’의 한 축을 든든하게 이끌어나간 ‘악(惡)벤저스 4인방’의 호연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신성록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IT회사 대표 오태석으로, 봉태규는 실없이 웃다가도 어느 순간 돌변해버리는 사학 재벌 2세 김학범으로 100% 맞춤 연기를 펼쳐내면서 금수저들의 삐뚤어진 행보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또한 박기웅은 출중한 외모와 비상한 두뇌를 갖춘 태하그룹 본부장 강인호 역을 맡아 아내 금나라(정은채)와 내연녀 염미정(한은정), ‘극과 극’ 두 여자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윤종훈은 우울이 짙게 드리워진, 의료 재벌 2세 서준희의 나약한 면모를 오롯이 담아내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정은채는 0.1% 재벌가 며느리로 ‘취집’한 사법고시 출신 금나라 역으로 인간적이면서도 가정적인 여인의 자태를, 한은정은 청담동 와인바 여주인이면서 강인호의 내연녀인 염미정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런가하면 2회 방송분 엔딩에서는 독고영(이진욱)이 강인호(박기웅)에게 체포 영장을 건네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염미정(한은정)의 시체가 발견된 후 이를 수사하던 독고영은 강인호의 흔적을 찾아냈고, 결국 강인호의 집을 찾아가 “강인호씨, 염미정 씨 살해와 사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라고 전해, 강인호와 금나라(정은채)에게 충격을 안겼다. 과연 강인호가 염미정을 살해한 건지, 앞으로 스토리 전개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인여우상 싹쓸이’ 최희서, 여신급 화보 “행복보다 책임감 느껴”

    ‘신인여우상 싹쓸이’ 최희서, 여신급 화보 “행복보다 책임감 느껴”

    충무로 기대주 최희서가 신비로우면서도 고혹적인 화보컷을 공개했다.최희서는 최근 디지털매거진 지오아미코리아(GIOAMI KOREA)와 함께 한 화보 촬영에서 2017년을 빛낸 여배우답게 팔색조 자태를 보여줬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7colors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니트 패션과, 활기 넘치는 데님 스타일 등 다양한 룩을 소화했다. 또 긴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리는가 하면 펑키한 펌 헤어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해 무려 6개 신인여우상, 1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최고의 해를 보낸 데에 대해 “행복한 것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최희서는 “많은 시상식에서 큰 상을 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하지만 2017년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 촬영 현장이었다. ‘박열’ 같은 작품을 통해 이준익 감독님, 이제훈 선배님과 호흡하게 돼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한 작품으로 ‘빵’ 뜨고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면 마냥 행복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걸어온 길에 조금씩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 다음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박열’에서 완벽한 일본어를 선보여 “진짜 일본인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 그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차기작에선 한국인 역할만 맡아도 새로워 보이지 않을까 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최희서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로도 많이 찾아 뵙고 싶다. 장르물을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비밀의 숲’을 재미있게 봤다. ‘비밀의 숲’ 작가님이 불러주신다면 당장 출연할 것”이라며 웃었다. 최희서는 앞으로도 상복을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 신인여배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으며, 3월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 필름 어워즈’에도 후보로 올라 ‘국제 여배우’로 도약할 전망이다. 한편 최희서의 화보와 비하인드 동영상은 지오아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및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교통량 겨우 1.8% 줄인 서울 대중교통 무료화

    초미세먼지(PM2.5) 대책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에 올 들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어제 세 지자체에서는 공공기관 차량 운행 2부제가 시행됐다. 지난해 12월 29일 첫 발령 이후 두 번째다. 서울시는 한발 더 나아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어제 출퇴근 시간대에 시민들이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 면제는 2009년 9월 22일 세계 차 없는 날(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이후 두 번째다. 대기오염 관련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1 정도에 불과한 초미세먼지는 폐질환은 물론 심하면 심장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의료계가 경고할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초미세먼지의 한 원인인 배기가스를 줄이려는 지자체의 조치는 그런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과 타당성이 있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원인부터 잘 파악해야 한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승용차와 버스, 화물차 등 가운데 어느 쪽에서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원인을 정확히 모르고서야 어떻게 제대로 처방을 내리겠는가.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차를 몰고 왔다가 혼선을 빚는 공무원도 적잖았고, 민원인들은 아예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대중교통을 하루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고 차를 두고 나오는 운전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육안으로도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예상대로 효과는 미미했다. 어제 대중교통 요금 무료화로 서울시의 도로교통량은 겨우 1.8% 감소했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30억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된 점을 감안할 때 너무나 작은 효과다. 물론 이번 조치가 배기가스를 줄이자는 의식을 일깨우는 데 일조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회비용치고는 너무 컸고 공감대 형성도 그리 크지 않았다.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정책은 성숙한 시민의식에 기대기에 앞서 정확한 원인 파악과 함께 정책의 타당성, 통계의 신뢰성이 전제돼야 한다. 적극적인 홍보는 그다음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금을 낭비하는 ‘선심 행정’으로 비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18세기 세상 떠난 ‘유령 해적’과 결혼한 여성

    18세기 세상 떠난 ‘유령 해적’과 결혼한 여성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남편감을 찾을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유령과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다운주(州) 다운패트릭에 사는 아만다 티그(45)가 18세기에 세상을 떠나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티 해적의 영혼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만다는 최근 아일랜드 밖 바다로 나가 배 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이 좋아하는 황동과 자신이 좋아하는 백금이 섞인 결혼반지를 제작해 남편 손가락 대신 촛불에 반지를 끼웠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신혼부부가 됐다. 잭이라고 불리는 영혼과의 사랑은 2014년에 시작됐다. 아만다는 “당시 그의 존재를 처음 느끼면서 대화가 오고 갔다. 그에 대해 알게 될수록 좋아하는 감정이 커졌다. 잭은 내게 프로포즈 했고 2년 후, 우린 약혼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그는 캐리비언 해적에 나오는 잭 스패로우 선장과 같다. 전생에 저지른 범죄로 인해 사형을 당했지만 나의 소울 메이트이자 내게 너무나 완벽한 연인이다. 그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아만다는 영혼과의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했다. 그녀는 “유령일지라도 똑같이 정신과 감각, 그의 체중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 꿈에 나타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며 “내가 누군가와 장기간 연인관계를 유지해왔다면 마땅히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발칙한 동거’ 강다니엘, 윤정수 집에서 부스러기 흘리고 ‘안절부절’

    ‘발칙한 동거’ 강다니엘, 윤정수 집에서 부스러기 흘리고 ‘안절부절’

    강다니엘이 ‘발칙한 동거’ 집주인 윤정수의 집을 깔끔하게 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공개됐다.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발칙한 동거’에서는 워너원 강다니엘, 김재환, 옹성우, 가수 육중완이 윤정수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다니엘은 윤정수의 집에서 누룽지를 과자처럼 먹던 중 부스러기를 흘렸다. 윤정수가 깔끔한 성격임을 안 강다니엘은 누룽지 부스러기를 흘리자마자 눈치를 보며 청소를 했다. 이에 윤정수는 “괜찮아, 마음대로 흘려. 인기 많은 애들이 뭐하는 거야. 너희들 눈치 주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 반면 육중완에게는 “넌 머리카락 좀 어떻게 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정수는 “어쩔 수 없었다. 저는 사실 인기에 많이 흔들린다”며 강다니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MBC ‘발칙한 동거’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월드피플+] 세계 울린 ‘눈송이 소년’ 그후…아빠도 만났다

    극심한 추위로 인해 머리가 눈송이처럼 변해버린 한 중국인 소년의 사연이 현지는 물론 전세계를 울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중국언론들은 12일 윈난성 루뎬현의 가난한 시골마을에 사는 왕푸만(8·王福滿)과 학교에 온정의 손길이 쇄도했다고 보도했다. 왕군의 사연은 얼마 전 인터넷과 언론에 보도된 사진 한장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인 왕군은 매일 아침 4.5km 거리에 있는 학교를 가기위해 1시간 이상 걷고 또 걷는다. 그러나 최근 아침 기온이 갑자기 영하 9도로 떨어지면서 학교에 도착했을 때 왕군의 머리카락과 눈썹은 고드름처럼 변해버렸다. 왕군의 학교 교장은 "왕군의 모습을 보고 같은 반 친구들이 킥킥 웃어도 전혀 곤혹스러워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우스운 표정을 지어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래서 귀여웠다”고 밝혔다. 특히나 왕군은 추위로 갈라진 손까지 보여주며 주위 사람들을 감동을 안겼다. 왕군은 “할머니 농장 일을 돕다보니 동상에 걸렸다”면서 “아빠를 몇 달 동안 보지 못해 무척이나 그립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군의 아버지는 다른 도시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로 어머니는 가족을 버리고 떠나 현재 누나, 할머니와 진흙 집에서 살고 있다. 소년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정은 불어닥친 추위를 금방 녹였다. 왕군의 갈라진 손에는 장갑이, 그리고 따뜻한 옷과 모자가 기부됐다. 인민일보는 "10만 위안(약 16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이 학교에 도착했으며 144개의 옷과 난방기구가 기부됐다"면서 "왕군 뿐 만 아니라 학생 81명에게 500위안(약 8만원) 씩 주어졌다"고 보도했다. 사실 기부 만큼이나 왕군에게 더 기쁜 소식은 뒤늦게 알려졌다. 한 회사가 외지에 나가있는 왕군의 아빠에게 일자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왕군은 뉴스를 보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가 용돈으로 손에 쥐어준 5위안(약 800원)을 받고 가장 기뻐했다. 왕군은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하다"면서 "돈을 부지런히 저축해 아빠가 아플 때 치료비로 쓰고싶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무려 152cm…세계서 가장 머리카락 긴 17세 소녀

    아직은 앳된 소녀가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털을 가진 여성으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아브릴 로렌사티(17)가 화제의 주인공.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렌사티는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를 가진 사람'으로 최근 기네스에 등재됐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로렌사티의 머리털 길이는 무려 152cm. 신장 163cm인 로렌사티가 바로 서면 머리털은 발목까지 닿는다. 무심코 걷다보면 밟을 만큼 머리가 길다 보니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땐 잔뜩 신경을 써야 한다. 로렌사티는 "계단을 이용할 때는 머리부터 챙긴다"면서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한 바람이 불 때도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머리가 엉키면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벌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로렌사티가 마지막으로 머리를 자른 건 7살 때다. 이후 10년째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네스를 염두에 두고 기른 머리는 아니다. 당시 로렌사티는 영화 '마틸다'의 주인공처럼 머리를 자르고 싶었다. 엄마를 졸라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지만 영화 주인공 같은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로렌사티는 "다시는 머리를 자르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했다. 이 결심을 지키다 보니 어느새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털을 가진 사람이 되고 말았다. 긴 머리를 가졌지만 로렌사티는 특별한 관리를 받진 않고 있다. 그저 샴푸와 헤어컨디셔너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로렌사티는 "워낙 머리가 길어 샴푸를 남보다 많이 쓴다는 것 외에 특별히 관리를 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머리를 기를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생각한 적은 없지만 현재로선 자를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크로니카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10년 째 독특한 셀카로 새해 기념하는 女코미디언

    매년 자신만의 독특한 셀카로 새해를 기념해온 여성이 있다. 그녀는 미국 미시간주 출신의 코미디언 메레디스 스테핀(31). 스테핀은 21살이었던 지난 2008년부터 10년 동안 자신의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 새해 전날에 찍은 사진을 공유해왔다. 그녀는 해가 바뀔때마다 머리카락을 이용해 연도를 숫자로 표현했다. 새해 전통처럼 정확하게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어온 스테핀은 “가장 친한 친구인 마르가 헤어 스타일링을 도와줬고 그녀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진에 기여한 친구의 노고가 아닌 메레디스의 동안 외모와 주름없는 얼굴이었다. 20대에서 30대로 접어든 그녀는 노화현상을 비켜간 듯 한결같은 모습으로 많은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해당 게시물은 8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입소문이 났고, 지금까지 2만 명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한 트위터 유저는 “난 하루종일 그녀의 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굉장히 멋지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20~30대 사이에는 큰 변화가 없다. 30~40대 사이를 찍어보라”는 의견도 있었다. 사진=트위터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여명의 황금빛 듬뿍… 시리도록 파란 세상으로 붉게 떠오른 ‘위로’

    여명의 황금빛 듬뿍… 시리도록 파란 세상으로 붉게 떠오른 ‘위로’

    겨울 호수의 매력 속으로… 경북 안동호 겨울 호수는 여느 계절과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적요하고 은근해서 좋습니다. 물과 얼음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철새들을 보는 것도 좋고, 빛바랜 나무가 전하는 쓸쓸한 풍경 역시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생명은 사라진 듯해도 물 아래서 숨 쉬고 있지요. 차고 엄혹한 환경에서 뭇 생명들이 치열하게 삶을 이어 가는 것이 겨울의 본질이라면 아마 호수는 겨울의 심장이 잠겨 있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른 아침 경북 안동호 앞에 섰습니다. 해의 높이에 따라 호수는 각기 다른 모습을 선사했습니다. 어두운 수묵 담채화에서 여명의 황금빛을 지나, 시리도록 파란 세상을 펼쳐냈습니다. 겨울 호수의 다양한 표정과 깃든 생명들을 살피는 일이 새삼 즐거움이 되고 위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겨울 호수 앞에 서서 숨을 길게 내쉬어 보세요. 가슴속 시름들이 입김 한 자락에 섞여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선성수상길 걸으며 인증샷 찰칵 겨울 호수는 여명과 기막히게 어울리는 한 쌍이다. 이른 아침이면 호수 위로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해가 먼 산의 정수리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할 때쯤이다. 몽실몽실 핀 물안개는 공기의 흐름을 따라 이리저리 쓸려 다닌다. 수십만개의 오리털들이 물 위를 미끄러져 다니는 듯하다. 한데 희한하다. 너무 일러도, 너무 늦어도 물안개와 마주하지 못한다. 딱 해가 뜰 무렵이라야 한다. 해가 뜨고,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물안개는 홀연히 사라진다. 기껏해야 두어 시간 정도 물안개 퍼포먼스가 지속되는 셈이다. 동이 트면 사위가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오렌지빛이다. 좀더 정확히는 껍질보다 진한 오렌지 알갱이 빛깔을 닮았다. 솜털 같은 물안개도, 배가 지나며 만든 물결도 죄다 오렌지 빛 일색이다. 자연이 실행한 ‘뽀샵질’이 경이롭고 아름답다. 사실 겨울 호수에서 딱히 할 건 없다. 자연 호수라면 강변으로 난 소로를 따라 걷는 재미가 있겠지만, 담수호인 안동호 주변에선 그처럼 서정적인 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물이 꽁꽁 얼어서 걸어 오갈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 선성수상길을 만든 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선성수상길은 안동호 수면 위에 수상 데크를 놓아 만든 길이다. 길이는 1㎞ 정도. 수위가 변해도 물에 잠기지 않도로 부교 형태로 만들었다. 데크 중간에는 포토존, 쉼터 등을 함께 조성했다. 인증샷 찍으며 시간을 저장해 두기 딱 좋다. 다리를 포개고 쉼터에 앉으니 얼굴 위로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적당히 따갑고 따스하다. 차고 맑은 물 위를 지나온 볕이지만 여태 온기를 잃지 않은 거다. 여느 계절의 햇살에 견줘 강렬함은 덜해도, 몸과 마음이 위축된 계절이다 보니 더 따스하게 와 닿는 듯하다.●조선판 ‘사랑과 영혼 ’ 미투리 모티브로 한 월영교 걷기 선성수상길의 들머리는 예끼마을이다. 1976년 안동댐 수몰민들이 모여 만든 예술마을이다. 재주 ‘예’(藝) 자와 재능, 소질을 뜻하는 우리말 ‘끼’를 합쳐 만들었다. 대단한 볼거리는 없어도 낡은 건물과 골목 여기저기에 들어선 작은 갤러리들이 빈티지 풍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웃한 오천리엔 군자마을이 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광산 김씨의 고가 20여채를 옮겨 와 조성한 마을이다. 탁청정 종가 등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축물 앞에서 호수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안동호 하류엔 월영교가 있다. 안동댐 아래 있는 다리다. 길이 387m의 목책 인도교다. 월영교는 ‘머리카락 미투리’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430여년 전의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의 스토리가 담긴 미투리다. 보통의 미투리는 삼이나 모시 등 가늘게 꼰 줄로 만든다. 한데 월영교의 모티브가 된 미투리는 한 여인의 실제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졌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1998년 안동 정상동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이응태(1556~1586)와 부인 ‘원이 엄마’다. ‘원이 엄마’는 병마에 시달리던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삼과 함께 한 올 한 올 꿰 미투리를 만든다.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 자신이 만든 미투리를 신고 돌아다니라는 염원을 담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이 엄마’의 정성에도 남편은 미투리를 신어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만다. ‘원이 엄마’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담긴 한글 편지를 미투리와 함께 남편의 품에 넣어 줬고, 400여년이 흐른 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월영교는 이후 2003년에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 세워졌다. 월영교는 날이 저문 뒤에 찾아야 제격이다. 말 그대로 달빛이 머무는 다리라서다. 다리 주변으로 경관조명도 해 뒀다. 강물 위를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낮엔 선성현 객사까지 다녀올 수 있다.●봉정사에서 푸른 계절엔 미처 못 봤던 풍경 감상을 안동호 위로 거슬러 오르면 도산서원과 만난다. 도산서원이야 익숙한 명소지만 시사단(試士壇)은 다소 생소하다. 시사단은 조선 정조 때 도산서원에서 열린 특별과거시험을 기념하는 장소다. 당시 정조는 노론을 견제하고 권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별시를 열어 영남의 남인을 중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사단은 10m 높이의 단 위에 올라선 모양새다. 강변 너머 솔숲에 있던 것을 안동댐 건설 당시 수몰을 피해 단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원래 도산서원과 시사단 사이엔 개천이 가로막고 있었다. 2009년 다리가 놓인 이후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겨울 산사를 찾는 맛도 각별하다. 푸른 계절엔 이파리에 가려져 볼 수 없었던 풍경들 하나하나가 겨울이면 서늘한 제 자태를 드러낸다. 안동호에서 꽤 먼 거리를 거슬러 봉정사를 찾은 건 그 때문이다. 봉정사는 국내 가장 오래된(고려 후기)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15호)을 품은 절집이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과 배흘림 기둥, 고려시대의 대표적 석탑이라는 극락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등 익히 알려진 볼거리들이 많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저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봉정사 극락전의 이 간결하면서도 강한 아름다움은 내부에서 더 잘 보여 준다. 곱게 다듬은 기둥들이 모두 유려한 곡선의 배흘림을 하고 있는데 낱낱 부재와 연등천장이 남김없이 다 드러나면서 뻗고 걸치고 얽힌 결구들이 이 집의 견고성을 과시하듯 단단히 엮여 있다”고 적었다. 그러니 겉만 대충 훑고 지날 일은 아닐 터다. 목을 빼고 극락전 내부를 살필 수밖에. “낱낱 건물 자체보다도 그 건물을 유기적으로 늘어 놓은 가람 배치의 슬기로움을 보라”고도 했다. 이 모습을 살피려면 극락전 뒤쪽의 삼성각으로 올라야 한다. 새의 눈으로 굽어볼 수는 없지만 가람들이 늘어선 형태는 그럭저럭 눈에 담을 수 있다. 봉정사 동쪽엔 부속 암자인 영산암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건축미에 상찬을 아끼지 않았던 곳이다. 유 교수 역시 “영산암을 다녀와야 봉정사의 제맛을 알게 된다”고 했다.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다르지 않다. 우화루를 지나 ‘ㅁ’ 자 형태의 마당에 들어서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저절로 그리 된다. 봉정사 인근에 제비원 석불이 있다. 공식 명칭은 안동 이천동 석불상. 보물 제115호다. 12m 높이의 화강암을 그대로 전신으로 삼고, 2m 높이의 머리를 따로 조각해 올렸다. 외형이 매우 독특해 일부러 찾을 만하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맛집 : 헛제삿밥은 안동 특유의 먹거리다. 호불호는 다소 갈린다. 월영교 앞에 헛제삿밥을 파는 집들이 많다. 맛 50년 헛제사밥(821-2944), 까치구멍집(855-1056) 등이 알려졌다. 안동찜닭을 맛보려면 안동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앙찜닭(855-7272), 유진찜닭(854-6019) 등 닭찜집들이 몰려 있다. ▶잘 곳 : 안동에는 고택체험을 할 수 있는 운치 있는 집들이 곳곳에 있다. 수애당(822-6661), 농암종택(843-1202) 등이 널리 알려졌다.
  • [월드피플+] 머리가 고드름됐네…中소년의 힘겨운 ‘등굣길’

    극심한 추위로 인해 고드름처럼 변해버린 한 중국인 소년의 머리가 수 백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일간 인민망은 남서부 윈난성 루디앤현의 시골 마을에 거주하는 왕 후만(8)의 사연을 소개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후안은 매일 아침 4.5km 거리에 있는 학교를 가기위해 1시간 이상 걷고 또 걷는다. 얇은 옷을 걸친 후안에게 겨울 추위는 대수롭지 않다. 공부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도 없다. 후안은 가난한 저소득층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는 다른 도시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다. 어머니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후안은 누나, 할머니와 진흙 집에서 살고 있다. 교장은 “기말고사가 어제 시작됐다. 그러나 아침 기온이 갑자기 영하 9도로 급감했다. 꽤 먼 거리를 걸어온 후안이 학교에 도착했을 때 머리카락과 눈썹이 완전히 서리로 덮인 상태였다”며 당시 모습을 설명했다. 그는 “후안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같은 반 친구들이 킥킥 웃어도 전혀 곤혹스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스운 표정을 지어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래서 귀여웠다”고 덧붙였다. 후안은 혹독한 추위로 갈라진 손을 내보이며 “할머니 농장 일을 도우다보니 동상에 걸렸다”며 멋쩍어했고, “아빠를 몇 달 동안 보지 못해 무척이나 그립다”고 말했다. 한편 후안의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불우한 환경에도 공부를 열심히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들은 “너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공부 열심히해. 넌 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면서 그를 지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암환자 위한 머리카락 기부 후 학교 처벌받은 14세 소녀

    암환자 위한 머리카락 기부 후 학교 처벌받은 14세 소녀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암 환자들을 위해 머리카락 기부에 나선 10대 여학생이 칭찬은커녕 이 일 이후 학교에서 처벌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메트로 등 영국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콘월주의 한 학교에 다니는 14세 니암 발드킨은 최근 암 환자들의 가발 제작에 필요한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암 환자를 위한 가발에는 염색이나 파마를 전혀 하지 않은 긴 머리카락이 필요하며, 니암은 이를 위해 몇 개월 넘도록 머리를 길러왔다. 니암은 머리카락을 최대한 많이 기부하기 위해 짧게 잘랐고, 이후 헤어스타일을 삭발로 바꿨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학교 측이 나임의 삭발 헤어스타일을 두고 규정에 어긋난다며 벌을 내린 것. 결국 니암은 교내에서 학생 한 명도 없는 교실에 갇히는 벌칙을 받았고, 이에 니암의 학부모는 분노를 쏟아냈다. 니암의 엄마는 “딸은 불공정한 처벌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왔고, 머리카락을 기증하고 싶다고 먼저 말했을 때에도 나는 딸을 자랑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고작 14살이다. 이 또래 아이들은 자신의 외모나 헤어스타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딸은 머리카락 기부를 위해 이런 것들도 포기했다”면서 “이런 아이에게 짧은 삭발 헤어스타일이 규정에 어긋난다며 처벌한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삭발 금지는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에게 공통적인 규칙”이라면서 “이러한 스타일은 결코 허용된 적이 없으며 영국 대부분의 학교가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전자 가위술로 ‘슈퍼휴먼’ 만드려는 NASA 출신 박사

    유전자 가위술로 ‘슈퍼휴먼’ 만드려는 NASA 출신 박사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미국 유전공학 회사 ‘디 오딘’(The Odin)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시아 제이너(36) 박사는 최근 자기 몸에 직접 ‘유전자 편집’ 실험을 시행했다.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으로 불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해 왼팔에 있는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의 유전자 기능을 무력화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초인적인 힘을 주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최근 이런 시도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의 생화학자 조시아 제이너 박사의 근황을 전했다. 제이너 박사는 본인에게 생체실험한 뒤 아직 어떤 효과도 보지 못했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4~6개월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자기 팔의 근육 세포에 있는 DNA에 변형이 있으리라 예상하지만, 이를 확인하는 실험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의 팔 근육 크기가 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이너 박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본인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도록 도와 ‘슈퍼휴먼’이라는 신인류를 만들어내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주장한다. 그는 가디언과의 최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우리가 지닌 게놈의 노예였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 덕분에 이제 거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이는 공상과학(SF)적이고 꾸며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우리는 1990년대부터 의료적인 이유로 소수의 사람들의 유전자를 변형해 왔다”면서 “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유전적으로 바꾸는 걸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난 사람들이 타투(문신) 시술소 같은 어떤 장소에 가서 타투를 하는 대신 자기 자신을 근육질로 만들거나 머리카락이나 안구 색상을 바꾸는 어떤 DNA를 선택하는 미래를 상상한다”면서 “DNA는 종이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인간이 이런 유전자 편집 기술 덕분에 새로운 인간으로 변하는 미래는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너 박사는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생체 발광 맥주를 만드는 효모용 키트나 집에서 항생제를 발견할 수 있는 키트 등 200만 달러 상당의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그리고 이런 입문용 키트를 가지고 스스로 더욱 발전해 실험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지침을 발행하기도 했다. 사진=조시아 제이너 박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다시 제조업이다] “17년 독하게 버텼더니 40명 신규채용하는 날이 오더라”

    [다시 제조업이다] “17년 독하게 버텼더니 40명 신규채용하는 날이 오더라”

    반도체 부품업체 ‘ISC’를 가다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반도체 성능 테스트 소켓 제조사인 ISC 6층 검사실. 연말연시 마지막 ‘불금’을 즐기려 북적거리는 바깥 풍경과 절간같은 적막이 흐르는 검사실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흰색 방진복을 입은 여직원 40여명이 현미경을 들여다 보며 핀셋으로 불량품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다. 가로, 세로 약 3㎝ 크기의 반도체에 얹어질 실리콘 고무 소켓의 불량 여부를 가리는 것이 이날 주된 작업이다. 윤용희 ISC 제조본부장은 “반도체 종류가 다양해 소켓도 모두 맞춤형”이라면서 “불량 샘플은 현미경으로 일일이 눈과 손을 동원해 가려내야 하는 극히 까다로운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불합격 소켓은 전량 폐기처분된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얋은 직경 0.075㎜ 핀이 들어가는 소켓인 만큼 검사실엔 먼지 한 점, 미세한 오차 하나 허용되지 않는다.ISC는 반도체 후공정 단계인 불량률 검사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테스트 소켓)을 전문 생산하는 중소 제조업체다. ISC는 2003년 세계 최초로 금속이던 소켓 소재를 실리콘 고무로 바꿨다. DDR D램부터 낸드플래시 메모리, 그래픽 프로세서 등 반도체칩에 들어가는 테스트 소켓은 예외없이 모두 취급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고객사다. 200여 고객사 중 해외업체 비중도 50%를 넘는다. 고용노동부 지정 강소기업으로 뽑힌 배경이다.건물 옆 동 7층 설계실에서는 20~30대 직원들이 대형 모니터에 복잡한 회로를 그리고 있었다. 정영배 ISC 대표이사는 “경쟁사들은 소켓 설계를 외주 주는 일이 많지만 우리는 모든 설계를 직접 한다”면서 “다품종 소량 생산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설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무실 곳곳에는 ‘품질 혁신만이 살 길’ ‘혁신으로 경쟁하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ISC는 2001년 창업 이후 17년간 한 우물만 팠다. 그 결과 국내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점유율 1위, 관련 특허 600여건이라는 훈장을 얻었다. 아직 최종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출 첫 1000억원(연결 기준) 돌파도 확실시된다. 순익도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직원 40명을 신규 채용했다. “최근 몇 년 새 최다 고용”이라며 활짝 웃는 정 대표는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 결코 순탄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모토로라코리아에서 20년 넘게 반도체 관련 일을 하면서도 창업은 꿈꾸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테스트 소켓은 ‘스프링 핀’이라는 부품만 활용하던, 매우 보수적인 시장이었다. “어느날 금속의 단점을 채워주는 무언가를 개발하면 틈새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렇게 창업의 길로 들어섰고 ‘실리콘 소켓’이라는 발상의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발해도 이름 없는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에 고객사들은 쉽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경기 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반도체사업 특성상 일감이 뚝 끊기기도 했다. 정 대표는 “정말 독하게 버텼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살 길은 오직 하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품질 혁신뿐이었다. 지금도 ISC는 전체 490명 직원 중 설계와 연구개발(R&D)에만 절반 가까운 200명가량이 포진해 있다. 중소기업으로는 파격적인 투자다. 장윤재 경영지원본부 과장은 “제조업체의 평균 R&D 투자율이 매출 대비 2% 수준인데 우리 회사는 해마다 3~7%를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에는 경쟁사였던 일본 JMT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한국 제조업이 어렵지만 결국 살 길은 신기술과 혁신이더라”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시장 흐름을 바꿨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021년 세계 시장점유율 30% 달성, 2026년 나스닥 상장이 그가 꿈꾸는 미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성자·한묵·김중업·마르셀 뒤샹…새해 추상·개념미술 특별전 ‘풍성’

    이성자·한묵·김중업·마르셀 뒤샹…새해 추상·개념미술 특별전 ‘풍성’

    국내외 현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내년에 대거 열린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성자부터 국내 ‘1세대 건축가’ 김중업, 현대 개념예술의 선구자인 마르셀 뒤샹 특별전 등이 주목된다.내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이성자(1918~2009) 회고전을 연다. 한국 근대 추상회화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동양의 사유 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프랑스로 떠나 그곳에 뿌리내렸다.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한묵(1914~2016) 작품도 내년 12월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대가전’을 통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추상 유화에 천착한 윤형근(1928~2007) 작품전을, 서울 가나아트갤러리는 내년 4월 추상미술 1세대로 최고령 화가인 김병기(101) 개인전을 개막한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내년 12월에 뒤샹(1887~1968) 전시를 예고했다. 남성용 소변기에 ‘샘’(1917)이란 이름을 붙인 작품으로 파란을 일으킨 그는 20세기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꼽힌다. 인종 정체성 문제를 다룬 미니멀리즘적 회화로 알려진 미국의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은 국제갤러리의 새해 첫 전시 ‘스카이’를 통해 다양한 회화를 선보인다.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들도 대거 만날 수 있다. 내년이면 개관 30년을 맞는 학고재갤러리에서는 강요배, 윤석남, 이종구, 박불똥 등 민중미술 작가들의 전시를 준비 중이고, 강요배 작가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4·3연작 등 역사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부화가 황재형의 개인전 ‘십만 개의 머리카락’은 내년 1월 28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영국 테이트 컬렉션 소장, 미국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단체전 등 해외 화단의 주목을 받는 윤석남 작가의 신작도 내년 9월 학고재에 전시된다.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할지 고민했던 설치작가 고 박이소(7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최연소 작가로 참가했던 문성식(하반기 국제갤러리)의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1세대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을 회고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전’, 근대 건축물인 옛 벨기에영사관을 조명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의 ‘구 벨기에영사관 건축아카이브 상설전’ 등 건축전도 눈길을 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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