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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철 로비 의혹/ “철저수사”촉구 ‘불똥튈라’촉각

    *정치권 반응. 여야는 10일 프랑스 알스톰사의 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의혹과 관련,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그러면서도 이번 수사의 ‘불똥’이 정치권으로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무엇보다 여야 영수회담에 이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단독 회동으로 무르익고 있는 정치권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했다.때문인지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검찰이 수사를 하는 데 대해 당이 뭐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TGV 차량선정과 관련해 2,000억원 정도의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소문이 많았다”면서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발동해서라도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화갑(韓和甲)지도위원은 97년 국정감사 때 펴낸 ‘경부고속건설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정책 자료집을 복사·배포했다.그는 “고속전철 차종 선정과정에서 수억달러의 정치자금이 오갔다”고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공식 제기했다. ◆한나라당 검찰수사에 대해 또다른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린다 김’ 로비사건에 대해 덮기로 일관하던 검찰이 유독이 사건에 대해서는 초고속 수사 태도를 보이는 점이 의아스럽다”면서 “미묘한 시기에,미묘한 사건을 통한,미묘한 분위기 조성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교체위원장이었던 양정규(梁正圭)부총재는 “구속된 로비스트들의 이름을 들은 적도 없다”면서 “여야를 초월해 의원들이 때 개별적으로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이로 미루어 국회차원까지 영향력을행사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무관함’을 강조했다.같은교체위원이었던 김형오(金炯旿)의원도 “당시 교체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노선선정, 터널·교량부실 등 기술 또는 구조상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검찰은 그동안 의혹속에 감춰진 고속철선정 비리사건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어야 할 것”이라고주장했다. 오풍연 강동형기자 poongynn@. *수사 왜 늦었나. 검찰이 지난 97년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에 대해 내사를 벌이다돌연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당시 서울지검 외사부가 이 사건을 첩보형태로 인지해 내사를 시작한뒤 호기춘(扈基瑃)씨와 로비스트 최만석씨의 불법 외환거래의 자금흐름을쫓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재미교포였고 호씨도 프랑스 알스톰사 지사장 카리유씨와 결혼한 뒤 외국출장이 잦아 두 사람을 동시에 수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수사가 지지부진했다고 설명한다.검찰은 또 두 사람의 홍콩 계좌에 자금이 오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와 홍콩 수사당국에 공조요청을 했지만협조가 미흡해 수사기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검찰은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성득(朴成得) 검사가 수원지검으로 자리를 옮기자 서울지검에서 사건기록을 넘겨받았지만 TGV 차량 도입시기를 둘러싸고 알스톰사와 우리 정부간에 위약금 시비가 불거져 나와 국익차원에서 수사를 진행시킬 수 없었다며 그때의 불가피한 상황을 거듭 해명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가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뒤 2년이나 내사만을 벌였다는점에서는 외부의 압력이나 정치적 상황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권교체 이후인 이 당시 검찰이 알스톰사가 TGV 차량공급업체로 선정된데정관계 인사들의 로비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었다는 점에서외부 압력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특히 차량업체 선정당시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이던 로비스트 최씨가 당시 장관을 지내던 H모씨 등과 청주고 동기동창생으로 접촉을 자주 가졌고 선정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는 소문이 유포됐다는 점에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시기를 저울질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락기자 jrlee@. *알스톰 한국지사 표정.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 과정에서 로비스트로 하여금 정·관계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스 알스톰사 한국 지사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알스톰 코리아’는 10일 외부인의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외부접촉이 단절된 상태다. 평소에는 사람들의 출입이 잦았으나 검찰이 사건을 발표한 9일 오후부터는 발길이 뚝 끊겼다. ◆검찰에 구속된 호기춘씨의 남편인 지사장 카리유씨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로 출국한데다,부사장 등 임원들도 이날 거의 출근하지 않아 사무실은 썰렁했다.직원들 몇 명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옆 사무실의 한 회사원은 “평소에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데 9일오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특히 프랑스인들은 오늘 전혀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알스톰 코리아 직원들은 외부 전화가 쇄도하자 오전 10시쯤부터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고 향후 검찰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영우기자 ywchun@. *국내 로비스트 실태. 백두사업의 린다 김에 이어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에도 최만석씨가 로비스트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로비스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과연 몇명의 로비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로비스트’라는 직함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로비스트는 없다. 단어에서풍기는 어두운 이미지가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다만 알스톰사 로비스트로 활동한 강귀희(姜貴姬·65)씨가 지난 98년 자전에세이집 ‘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에서 “나는 로비스트였다”라고 자신있게 나섰을 뿐이다. 로비 의혹이 가장 많이 제기된 군수분야에서 무기중개상을 로비스트라고 규정한다면 현재 국내에는 1,000여명의 로비스트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린다 김도 이들 가운데 한명이다. 율곡사업 비리가 터지기 전까지 국방부는 중개상들로부터 등록을 받아 등록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투명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무기도입 사안별로 중개상으로부터 등록을 받아 코드번호를 부여했다.지금까지 부여된 코드번호는 450여개다. 무기거래의 경우 거래액이 억달러에 이르는 고액은 거래액의 2%를,수백만달러의 소액은 거래액의 5%를 로비스트가 커미션으로 수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로비스트는 비단 군수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국내 대기업 S사는 정부 부처 실세 국장 출신인 A씨를 사외이사로선임했다. A씨는 퇴직후 모 업체의 ‘고문’으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었다.이회사에는 A씨 말고도 고위공직자 출신 10여명이 ‘고문’으로 위촉돼 있다. 이들에게는 평상시에는 자신의 전문 영역에 속하는 분야의 인사들을 만나‘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는 게 전부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을 로비스트로단정한다.‘전관예우’와 ‘인맥’에 의존하는 ‘한국적 로비’ 행태에서 로비스트로서의 이들의 역할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원래 로비(Lobby)의 사전적 의미는 영국이나 미국 의사당에서 의원이 원외인사들과 접견하는 별실을 뜻한다.‘은밀한 거래’가 이뤄지는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로비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다.특히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로비와 로비스트를 ‘필요악’으로 인식,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되는 로비스트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높다. 박홍환기자 stinger@. *'로비스트' 최만석 어디 숨었나.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으로 수배를 받고 있는 ‘로비스트’최만석씨(59)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검찰이 초조해졌다. 지난 10일 검찰 고위관계자는 “솔직히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독백처럼 말했다.또다른 검찰 고위관계자는 “사건이 표면화돼 최씨 검거가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이 사건 전모를 밝혀줄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때문에 검찰로서는 반드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해야만 한다. 더욱이 최씨가 지난해 대검청사에서 한차례 조사받고 나간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씨의 행방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검찰측은 지난해말 입국한 최씨가 이후 출국한 흔적이 없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국내 모처에 잠적해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미동포인 최씨가 이미 미국여권을 이용해 출국했다는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검찰도 일단 “정상적으로 출국할 수는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위조여권을 이용하거나 밀항했을 가능성을 완전히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 있다면 최씨는 자신이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대상자들의 비호를 받으면서 ‘안가(安家)’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이과정에서 폭넓은 정계 인맥을 활용했을 수도 있다.벌써부터 검찰 주변에서는 최씨의 잠적이 장기화하면서 ‘제2의 박노항’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沈在淪씨, 扈씨 변호 눈길.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재직하던 심재륜(沈在淪·56·사시7회) 변호사가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과 관련, 사례금을 받아 대검 중수부에 구속된 호기춘씨의 변호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심 변호사는 “알스톰사에서 근무하는 고교 후배가 간곡히 부탁해 어쩔 수없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변호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호씨가 로비사건에 연루됐지만 평범한 가정주부에 불과하다”며 의뢰인을 변호했다. 심 변호사는 이어 “호씨는 알스톰사의 에이전트로서 정당한 로비 활동의대가를 받기로 약속한 것일 뿐이고 로비부분은 호씨에게 먼저 접근해 온 최만석씨가 전담했다”면서 “외국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 이런 활동이 국내에서는 알선수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 것 같다”며 호씨에대한 변호에 자신감을 보였다. 심 변호사는 97년초 한보사건 재수사 착수로 대검 수사팀이 교체되자 이른바 ‘검찰드림팀’을 이끄는 중수부장을 맡은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차남 김현철(金賢哲)씨를 구속수사했다. 그는 지난해 대구고검장 재직시 항명파동과 관련,해임된 뒤 현재 고등법원에서 복직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이종락기자
  • 상영관 17개 동양최대 복합영상관 13일 오픈

    미국 올랜도의 ‘월트 디즈니월드’에 못지 않은 명물이 서울에도 등장한다. 국내 최초의 오감(五感) 영화관인 ‘메가박스 씨네플렉스’(www.megabox.co.kr)가 오는 13일 문을 연다. 메가박스 씨네플렉스는 동양제과와 세계적인 스크린 체인업체인 미국 로스시네플렉스 인터내셔널(LCI)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복합영상관.서울 삼성동코엑스몰 지하에 들어서며,규모나 시설면에서 국내는 물론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상영관만도 대형관(500석 규모) 3개,중형관(300석) 8개,소형관(200석)5개,특수관(24석) 1개 등 총 17개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다이내믹 씨어터’라고 이름붙은 특수관.3차원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영화속에서 바람이 불면 관객의 머리카락도 바람에 날린다. 또 영화속 주인공이 커피를 끓이면 객석에도 커피향이 진동한다.보고 듣는영화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 영화’를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올랜도의 ‘월트 디즈니월드’처럼 영화관 좌석도 움직인다.스크린에 맞춰움직이도록 특수설계돼 있어 화면이 뒤틀리면좌석도 따라 뒤틀린다.입장료는 15분 상영에 4,500원. 일반상영관의 좌석은 움직이지 않는 대신 간격을 크게 늘려 다리를 쭉 뻗고관람할 수 있다. 또 모든 좌석에 컵홀더와 머리를 편안히 기댈 수 있는 헤드레스트가 설치돼 있다.팔걸이 조절이 되는 연인석도 있다.관람료는 기존 영화관과 똑같은 6,000원. 동양그룹 담철곤(譚哲坤) 부회장은 9일 LCI와 가진 투자조인식에서 2001년말까지 전국에 100개 이상의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체인망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밀레니엄 비즈니스 CEO에 듣는다] 황창규 삼성전자 대표

    “세계에서 처음으로 512MD램을 개발한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는 사건입니다.더욱이 이번 제품 개발에 0.12㎛(미크론:100만분의 1m)의 초미세 공정기술을 적용,반도체 개발의 ‘마의 벽’(0.10㎛)을 깰 수 있는 기술과 사업주도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황창규(黃昌圭·47) 대표이사는 20일 세계 최초로 512MD램 제품개발 성공사실을 알리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512MD램은 256MD램과 1기가 D램 제품의 ‘중간고리’ 역할을 하는 대용량메모리 반도체로 삼성전자는 이 제품 개발로 차세대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다시말해 초미세 공정 적용으로 기존 양산용 제품중 최고 용량인 256MD램에 비해 제품의 용량은 두배로 커진 반면 사이즈는 같아 동영상회의,원격의료시스템 등을 가능케 하는 서버,웍스테이션 등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지금까지는 256MD램 36개를 탑재한 1기가 메모리 모듈이최고 용량이었지만 같은 크기의 512MD램 등장으로 신문지 12만8,400장,단행본 2,560권,음성정보 256시간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2기가 메모리모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황 대표는 “기존 제품인 256MD램과 같은 크기의 패키지를 탑재할 수 있어같은 라인에서 바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또 “512MD램 시장이 내년에는 2,0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2002년 39억달러,2004년 411억달러에 달할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가 ‘황금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초기 512MD램 개당 예상가격 500달러를 기준으로 할때 15t 무게의 대형 컨테이너 12개에 0.6g의 512MD램 3억개를 가득채워 수출할 경우,우리나라가 한햇동안 수입하는 원유(150억달러)와 같은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70억9,5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인텔,NEC,도시바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으나 황대표가 맡고 있는 메모리 부문만큼은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47억7,400만달러,S램 9억6,600만달러,플래시메모리2억2,900만달러 등 메모리 분야에서만 모두 60억8,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지난 93년 이후 7년연속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했다.특히 D램은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황 대표는 “반도체 사업,특히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시장선점이 중요하다”면서 “머리카락 한 올에 900개의 가는 선을 그릴 수 있는 초미세 가공기술을 확보,차세대 반도체 전쟁에서도 계속해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반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그는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석사,미 메사추세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미 인텔사 자문위원을 거쳐 89년 삼성전자에 개발담당으로 입사한 뒤 지난 94년 세계 최초로 256MD램 개발을 주도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핵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1월 메모리사업부 대표이사에 올랐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남북 정상회담/ 적막한 판문점에 고향 꿈 심어

    “이 길로 내 고향 영변까지 내달렸으면 좋으련만,그리고 돌아올 때는 약산에 흐드러진 진달래꽃을 한아름 꺾어 안고 오고 싶어.” 11일 판문점을 견학하기 위해 자유로를 달리는 버스안의 평안남도부녀회 회원 71명은 고향이라도 가는 듯 들떠있었다.고향이 있어도 가보지 못하고 어느덧 할머니가 돼버린 이들에게 전날의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수없이 꿈속에서 소리쳐 본 통일의 메아리로 들린다. 할머니들은 버스 안에서 ‘고향의 봄’‘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소리 높여불렀다.모란봉,진남포의 금제련소,흥남 부두,광량만의 질 좋은 소금,평양한복판에 우뚝 섰던 화신백화점….할머니들의 고향 얘기는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버스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들어서자 할머니들의 표정은 이내굳어졌다.철책선과 적막을 깨는 북한의 선전방송은 할머니들의 가슴을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남쪽 자유의 집과 마주 보고 있는 북쪽 통일각,대성동 마을에서 펄럭이는태극기와 기정동 선전마을에 높게 게양된 인공기,판문점 회담장 건물 사이를가로지른 노트북 컴퓨터두께의 콘크리트판을 사이에 두고 얼어 붙은 듯 서있는 남과 북의 병사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분단의 현실을 대변한다. 판문점 견학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인 제3초소. 북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김경옥(金景玉·65)씨의 흰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아버지는 숨을 거둘 때도 ‘네 고향은 강동이다.평양에서 50리 떨어진 강동이란다’라며 차마 눈을 감지 못하셨어요.이 바람이 강동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아닐는지요.”김씨는 충혈된 눈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 너머북쪽 마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할머니들은 희망을 접지 않았다. 군사회담장의 테이블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전화선을 만지작거리던 송경복(宋敬福·72)부녀회장은 “이까짓 전화선 하나를 못넘고 죽을 순 없지.정상회담에서 아무래도 큰 선물이 나올 것 같아”라며 활짝 웃었다. 4남매를 모두 실향민 집안과 결혼시킨 평남 성천 출신의 오보길(吳寶吉·70)할머니는 1·4후퇴 때 흥남에서 내려온 안사돈 최금순(崔金順·65)씨와 두딸,두 며느리를 모두 데리고 판문점에 왔다. 오씨가옆자리에 앉은 최씨에게 “사돈의 칠순 잔치는 흥남에서 해야지요”라고 말하자 최씨는 “제 칠순은 서울에서 지낼지 몰라도 사돈의 팔순 잔치는 꼭 성천에서 하게 될 겁니다”라며 오씨의 손을 꼭 잡았다. 3시간의 짧은 견학을 마친 할머니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북녘 땅에서 자꾸멀어졌다.하지만 할머니들의 마음은 통일이 돼 고향을 달리고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시한부 30代 가족과의 이별준비

    “죽음의 시기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희수가 아빠를 기억할 수 있을때 죽음이 왔으면 좋겠다.그러나 갑자기 찾아온다면…받아들여야지.”박찬우씨(31)는 병실 침대에서 17개월된 딸 희수에게 아빠 목소리를 들려주려 녹음하고 있다.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12일 밤10시55분 방송되는 KBS-2 ‘영상기록 병원24시’(최상진 연출)는 2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찬우씨가 준비하는 가족과의 슬픈 이별을 담는다. 그는 87학번으로 충북대에 입학,이 학교 전대협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대학을 10년만에 졸업한 뒤 전력 때문에 취직이 안돼 보험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하던 중 발병했다. 이제 그는 견디기 힘든 항암치료의 고통을 참아내느라 삶을 소진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폐와 심장 사이의 종격동에 종양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빠졌던머리카락이 잔디처럼 조금씩 자라 그동안 그를 위해 기도해주었던 학교 선후배들과 지역사회 단체들이 모인 투병위원회 회원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살아돌아온 것처럼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다시 암세포와의 힘든 싸움이 찾아왔다.그는 지금 모르핀으로만 잠재울 수 있는 지독한 통증을 견뎌내며 매일 혈소판 수혈을 받고있다.항암치료로 인해 장이 굳고 종양이 뼈에까지 내려와 고통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 학교 후배로 만나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살아온 아내에게 그는 오늘도 ‘당신,사랑하는 내 당신.둘도 없는 내 당신’이란 노래를 들려주려 침대에서나직히 노래를 읊조린다.그 소리가 복도에까지 새어나와 듣던 아내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다. 어느날 가족사진을 찍자는 아내의 말에 그도 죽음을 예감한 듯 딸에게 녹음한 목소리를 들려주겠다고 나섰다. 의료진은 “본인의 의지가 강한 만큼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입장이지만 제작진은 안다.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하주원 작가는 “독실에 있는 박씨가 이 프로그램을 볼 가능성이 많아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고 가급적 본인에게 희망을 안겨주려 했다”고 조심스럽게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효성고문 피살사건

    (주)효성 무역PG 고문 문도상(文道祥·65)씨 부부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9일 문씨 아파트 화장실에서 수거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머리카락 5개와 전 경비원 이모씨(57)의 경비봉,경비실 세면대에서 나온 혈흔 반응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를 불러 사건 당일의 행적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이씨는 지난 7일 경비원직을 그만 뒀다. 경찰은 또 외환은행 서울 압구정동지점의 문씨 개인금고에서 문씨 부부 등명의로 된 11억4,000여만원이 든 통장 13개와 귀금속 30여점을 찾아냈다.문씨 부부 명의의 부동산도 전국에 1만여평 이상 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마틸다 시리즈’ 4권 출간

    ‘미운 일곱살’이라는 말이 있다.하라는 짓은 죽어도 하기 싫고,어른 말에어깃장이 많아진다. 이 때가 되면 언어 표현력이 급속도로 성장해 자기 표현을 하게 되고,그것이 저지 당하면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베틀·북에서 펴낸 ‘꼬마 마녀 마틸다 시리즈’(알베르트 몽티스 지음 이경혜 옮김·전4권)는 어린이의 자기 표현력이 자유롭게 발산되도록 공간을마련해 주는 스페인 동화이다. 주인공 ‘마틸다’는 시끌벅적한 사건을 일으키고 다니는 꼬마 마녀.돈키오테 같은 마틸다를 보필하는 ‘산초’ 판사와 지혜로운 고양이 ‘유진느’,마틸다가 마법으로 만들어 낸 다섯 쌍둥이 부하 ‘베니’ 형제가 이야기를 이끈다. 통방울 눈에 얼굴은 푸르딩딩하게 못생긴 꼬마 마녀 마틸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마녀 사업을 하기에도 바쁘다.그러나 할머니는 집 안 일을 자꾸 시킨다.마틸다는 베니 형제를 만들어 내 일을 시켜보지만 녀석들은 뒤죽박죽으로만들어 놓는다.베니 형제는 2권에서도 마틸다의 속을 썩인다.사랑의 묘약에쓸 악마의 머리카락을 어렵사리 훔쳐왔는데,베니 형제가 그걸 들고 지붕 위로 내빼는 바람에 무서운 악마의 소굴에 또 들어가야 한다.3권에서는 아무도자기를 무서워 하지 않아 속상해 하는 괴물이 마틸다를 찾아 왔다가 자기보다 더 무서워 혼비백산해 도망가고,4권에서는 호랑이가 되고 싶은 고양이유진느가 소동을 벌인다. 이 작품은 컴퓨터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만화처럼 쓰여졌다.특히 역할 바꾸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고,그림에 맞는 자리를 찾아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통해 관찰력과 집중력을 기르도록 했다. 김명승기자
  • ‘거지성자’의 우리山河 만행기

    ‘페터 노이야르’.독일의 퀼른대 호수가에서 누더기 한벌만 걸친채 20여년동안 구도의 길을 걸어온 ‘나무 밑의 수행자’이다.국내에도 지난해 ‘거지 성자’란 책으로 소개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불교학자 전재성씨가 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선재 펴냄)는 페터 노이야르씨의 두번째 수행 이야기로,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해 우리 산천을 돌아본 만행기를 담고 있다.서양의 수행자가 바라본 한국의 모습으로,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책은 전편인 ‘거지 성자’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페터씨의 무소유 수행과 생태주의적 사상을 따뜻한 에피소드를 통해 전한다.읽다 보면 절로 마음이 풍요로워진다.송광사의 보성 방장스님과 학승들,실상사 도법스님,섬진강에서 만난 김용택 시인,생태주의적 농법을 실천하는 농부들,지리산 수행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사진을 곁들어 싣고 있다.특히 지리산 자락에 사는 한노파가 손수 기른 목화로 만든 두루마기를 선물하는 장면은 잔잔한 감동을안겨준다. “사람들은 매일 거울앞에 서서 얼굴을 가꾼다.그런데 왜 영혼은 가꾸지 않는가.머리카락은 자르면서 왜 영혼속에 자라는 욕망은 자르지 않는가” 페터씨는 현대문명의 이기(利器)에 집착하는 인간의 심성을 이같이 비판하면서“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야 말로 깨달음의 길이며,자유에 이르는 길”이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페터씨의 수행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소개한다. 즉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가 ‘나’이고 거기에는 내 것도 네것도 없다”는 피터씨의 수행 자세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이 부질없는 일임을 일깨워준다. 페터씨는 사랑했던 연인의 갑작스런 죽음과 서구 문명에 대한 회의로 방황과 여행을 거듭하다가 동양사상과 불교에 심취,붓다가 살았던 방식인 집 없는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값 7,500원. 정기홍기자 hong@
  • 주차장의 ‘전시공간’ 실험

    탈(脫)장소 또는 반(反)공간이라는 문제는 현대 미술문화의 주요한 화두다. 그렇기에 기존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박제되고 고립된 전시가 아닌,일상에밀착된 친숙한 공간에서의 전시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다.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가 주관하는 주차장 프로젝트는 주차장의 본격 전시공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행사로 관심을 끌 만하다.현재 아트선재 지하 2층 주차장에서는 ‘수프(soup)-집착 혹은 집요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네번째프로젝트가 한창 진행중이다. 수프라는 단어는 음식으로서의 수프 이외에 ‘깊이 파고들다’‘조사하다’라는 말뜻을 지닌다. 수프의 물성에 담긴 원형질의 끈적끈적함,그것은 곧 이 전시의 부제인 집착의 의미와 통한다. 5월 14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에서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장지아의 비디오작품 ‘예술가가 되기 위한 신체적 조건’이다.끝없이 계란으로 얻어맞고 머리카락을 쥐어 뜯기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주인공의피학적인 모습이 애처롭다.사회제도의 집요한 가학적 속성에 대한 비판을 자신의 육체에대한 학대라는 설정을 통해 제시하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 전시는 주류문화의 획일적이고 균질화된 감성과는 구분되는 일종의 하위 감성(subsense)에 관심을 갖는다.그런 만큼 비정상적 또는 변태적이란 지적도따른다.그러나 작가는 개의치 않는다.그것 또한 집착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장지아를 비롯,손지우 ·백기은·김상길·남지·유한형 등 20대 작가 6명이 참여했다.비디오와 사진작업을 하는 이들의 관심사는 현대인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미시적인 것에 대한 집착의 감성.차갑게 굳어져버린 세상 속에 내던져진 자신의 존재를 한번 되돌아보자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성실하고 진지한 작업자세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의 표정은 흔쾌하지 않다.그들의 작품엔 ‘실험을 위한 실험’‘관념의 폭력’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기 때문이다.주차장이 대안공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제도권 공간인 미술관에 부속돼 있다는 한계도 극복해 나가야할 과제다.(02)733-8945. 김종면기자
  • 부음/ 조만식선생 미망인 전선애여사

    독립운동가 고당(古堂) 조만식(曺晩植) 선생의 미망인인 전선애 여사가 29일오전 7시 45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96세. 고인은 1904년 개성에서 태어 나 개성 호수돈여고와 이화여전 음악과를 졸업,교사생활을 하다가 37년 고당 선생과 결혼했다.해방 후 고당이 소련 군정에 의해 연금되자 선생의 머리카락을 간직하고 세 자녀와 함께 월남했으며일신감리교회 장로와 선인중·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91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거행된 조만식 선생 추모·안장식때 선생의 유해 대신 40여년간 간직해 온 머리카락을 묻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선영(62) 연흥(60·조선일보 제작국장 겸 이사) 연수씨(58) 등2남1녀가 있다.발인 31일 오전 9시 (02)363-9699
  • 안중근의사 순국 90주기/ 安의사 의거와 ‘대한매일신보’

    구한말 구국항일지 ‘대한매일신보’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다음날부터 관련기사를 대서특필,민족지로서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특히 안 의사의 사형언도일인 1910년 2월 14일을 전후해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공판내용을 보도했다.또 안 의사의 옥중소식이나 가족근황 등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보도한 것으로 나와 있다. 안 의사 의거 다음날인 10월 27일자 대한매일신보(한글판)는 하얼빈발 26일자 전보를 인용,이토가 하얼빈역에서 ‘한국사람’에게 총을 맞은 사실을 보도하였다.같은 날짜 ‘잡보’에서는 ‘조선일일신문’의 호외보도를 인용,이등박문이 26일 아침 암살당하였다고 보도하였다.11월 21일자에서는 일본 ‘대판조일(大阪朝日)신문’의 보도를 인용,안 의사가 예심에서 밝힌 이토를처단한 이유 15항을 실었는데 그 내용은 1.명성황후 살해 2.을사조약 체결,… 5.군대해산 등이다.이 해 12월 5일부터는 뤼순감옥에 수감중이던 안 의사의 동정을 변호인 등 면회자들의 입을 통해 ‘뤼순통신’이란 제목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1월 29일자 ‘시모시자(是母是子)’라는 기사에서는 안 의사의 어머니 조(趙)마리아 여사가 “중근은 러일전쟁 이후로 줄곧 위국헌신 사상을 가지고있었으며 국채보상금 모집때도 아내의 패물을 기꺼이 내놓았다”며 아들을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두고 조 여사의 인간됨이 한국에서 드문 인물이라고보도하였다. 한편 안의사에 대한 재판이 본격 시작된 이듬해 2월부터는 공판내용을 연일지면의 절반 가량을 할애해 보도하기 시작했다.안 의사에게 ‘살인죄’로 사형이 언도된 14일을 전후해 12일자부터 대한매일신보는 10회에 걸쳐 이를 보도하였다.15일자에서는 안 의사가 최후변론에서 “나는 일개인의 자격이 아니라 의군(義軍)의 참모중장으로 이 거사를 한 즉 의전(義戰)의 포로이니 보통 형사피고인으로 처리함은 불가하다”고 진술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순국 하루전인 3월 25일자에는 안의사가 변호인을 통해 한국동포에게 보내는 유언을 실었다. “한국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해 3년간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가 그 목적을달성치 못하고 여기서 죽노니 2천만 형제자매들은 분발하여 학문을 면려하고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유지를 이어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나는 아무런유감이 없다” 이밖에도 대한매일신보는 안 의사가 옥중에서 작성한 편지 6통을 남긴 사실도 보도하였다.이 편지들은 안 의사가 사형언도 당일 어머니와 부인 앞으로쓴 2통과,홍(洪)신부,아우 명근(明根),민(閔)주교,숙부 등 4명 앞으로 쓴 4통 등 모두 6통이다.천주교 신자인 안 의사의 편지 첫머리는 모두 ‘야소(耶蘇,예수)를 찬미합니다’,‘아멘’ 등으로 시작하고 있다.특히 부인 앞으로보낸 편지에서 안 의사는 “이슬과도 같은 허망한 세상에서 천주의 안배로배필이 되고 다시 주(主)의 명(命)으로 이에 헤어지게 되었으나 또 멀지 않아 주의 은혜로 천당영복의 땅에서 영원(靈源)에 모이려 하오…장남 분도는신부가 되게 하려고 마음에 결정하였으니 잊지말고 천주께 바쳐 신부가 되게하시오”라고 부탁하였다. 한편 대한매일신보는 안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한 당일 이를호외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실물은 전하지 않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安의사 유해발굴 70년대부터 추진. 우리 정부는 지난 77년부터 안의사의 유해 발굴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중국과 수교 이전에는 현장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데다 그 이후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적극적인 협조를 보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안 의사 유해발굴작업은 80년대 중반부터 정부차원에서 본격 추진됐다.86년12월 정부는 외무부(현 외교통상부)·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중국 당국에 협조요청을 한 바 있으며,88년에는 중국을 방문한 학자들을 통해 조사를 의뢰했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89년 안의사 의거 80주년 기념 학술회의 참가차 당시보훈처 관계관이 뤼순감옥을 처음 답사했으나 묘소위치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2년 뒤인 91년 중국지역 독립운동관련 사적지 답사차 방중한 학자 및 관계공무원 일행은 뤼순감옥 뒷편의 공동묘지가 모두 발굴된 후 일반건물이 들어섰으며,안 의사 묘소의 이장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특히 이들은 북한측에서도 수 차례 안 의사 묘소를 방문,조사를 벌였으나 묘소위치 확인에 실패하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92년 안 의사 유가족과 안의사숭모회 관계자 등이 현지 방문조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93년 8월 한중외무차관 회의시 우리정부는다시 협조요청을 하였으나 중국측은 묘소확인의 어려움과 안 의사가 북한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이 해 11월 정부는 광복50주년행사의 일환으로 범국민적 차원에서 일본내자료수집과 관련자 면담 등 다각적인 노력을 벌였으나 이 역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94년 방한한 중국 문화부 장관은 조사결과 근거자료가 없어 묘소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우리정부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7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의 특별지시와 중국당국의 특별협조를 얻어 뤼순감옥 기록 등을 검토하고 감옥 주변을 조사했으나 유해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사 90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최근 방한한 안 의사의 유일한 직계손자인 안웅호(安雄浩·67·재미)씨는 방한기간중 안 의사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될 경우 안 의사 유해 진위확인에 필요한 DNA검사 등을 위한 혈액·머리카락 등의 채취에 참여할 계획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최근 도쿄에서 공개된 자료를 입수,검토하여 유익한 자료로 판단될 경우 정부차원에서도 묘소발굴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특별제언/ 安의사 유해 찾아 판문점에 모시자. 그날 중국 뤼순(旅順)은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찌 하늘인들천하 대장부, 만대 의사가 가는 길에 무심하겠는가. 안중근의사는 모친이 새로 지어 보낸 한복(상의는 백무지, 하의는 흑색)으로 갈아입고 얼굴에 희색을 띠며 형장으로 향했다. 한점 흐트러짐이 없는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달리 유언할 아무것도 없지만 원래 나의 거사는 오로지 동양평화를 위한성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바라건데 오늘 임검한 일본관헌도 행여 나의뜻을 양지한다면 피아의 구별없이 합심협력하여 동양평화를 기도하기를 절망(切望)할 뿐이다. 덧붙여 내 요망은 죽음을 앞두고 동양평화만세를 삼창하고싶다”고 유언하였다. 그러나 일제는 그의 마지막 소원도 거부하고 형을 집행했다. 교수형이었다.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15분, 당시 안의사는 32세, 국적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지 5개월 되는 날로서 생을 접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였다. 집행전날 면회온 두 동생이 슬퍼하자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꼭 죽는 법, 죽음을두려워할 내가 아니다. 삶은 꿈과 같고 죽음은 영면하는 것, 조금도 어려운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동생들을 달랬다. 사마천은 일찍이 사람은 한번 죽지만 그 의의는 태산보다 무거울 수도 있고기러기털보다 가벼울 수도 있다고 했다. 정의를 위한 죽음은 태산보다 중하지만 불의한 장수는 기러기털보다 가벼운 것, 안의사의 속령 32세를 어찌 짧다고 하겠는가. 안의사의 순국을 청국의 원세개(袁世凱)는 이렇게 찬양했다. 平生營事只今畢 死地圖生非丈夫 身在三韓名萬國 生無百歲死千秋 평생 벼르던 일 이제야 끝냈구나 죽을 땅에서 살려는 건 장부아니고 몸은 한국출신이지만 이름 만방떨치니 백년못사는 인생 죽어 천년을 가리. 순국 5분후 안의사의 관은 백포(白布)에 쌓여 뤼순감옥 성당에 안치되어 우덕순·정도광·유동하 3동지에게만 마지막 예배를 시키고 오후1시 감옥묘지에 매장되었다. 안의사는 동생들에게 “유골은 하르빈공원묘지에 묻었다가국권회복 후 고국으로 반장하라”고 일렀다. 기록마다 ‘고국’또는 ‘고향’으로 표기가 다르다. 백암 박은식은 거사 후에 쓴 ‘안중근전’에서 ‘국권회복이 반장고토(國權回復而返葬故土)’라 하여 ‘고토’라고 표시했다. 안의사의 고향이 황해도신천인 관계로 북한이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어 유언의 내용은 중요한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디로’모시느냐가 아니라 유해를 찾는 작업이 급선무다. 유해를 찾게되면 판문점이나 휴전선에 남북함께 안의사기념관을 짓고 그곳에 봉안했다가 통일후 고향에 안장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안의사의 유해발굴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한 일이다. 때마침 안의사 유골발굴위원회 도교(東京)사무국에서유해 매장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어유해발굴 가능성을 높이고있다. 안의사 순국 90주년, ‘국권회복’55년만에 이제야 의사의 유해발굴에 나선것은 남북한 7천만 동포의 부끄러운 일이지만, 새천년 벽두에 남북이 함께참여하여 유해발굴이 성사된 다면 민족적 경사가 될것이다. 안의사는 감옥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형집행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서론 부분만 집필했지만 그의 사상과 활동의 연관성을 어느정도 보여준다. 그는 동양평화를 실현하고 일본이 자존(自存)하는 길은 한국의 국권을 되돌려 주고 만주와 청나라에 대한 야욕을 버린 뒤 서로 독립한 3국이 동맹하여서양 세력의 침략을 막고 나아가 개화의 역(域)으로 진보하여 구주와 세계각국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진력해야 한다고 했다. 90년전 안의사의 주장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양 3국은 ‘구주와 세계각국’과 더불어 세계평화를 위해 진력해야 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 통일되어 한·중·일의 ‘독립한 3국’이 정립하여 아시아 평화와공존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안의사 순국 90주년의 의미이며 그의 유지(遺志)이기도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 제3회 광주비엔날레 ‘인+간’주제로 29일 개막

    *서구중심 벗고 아시아를 보라. 제3회 광주비엔날레가 29일 막을 올린다.6월 7일까지 71일동안 광주광역시중외공원 문화벨트 일원에서 열릴 ‘2000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인(人)+간(間)’.세계 46개국에서 245명의 작가가 참여,모두 39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특히 이번 비엔날레에는 터키·이란 등 중동권과 남미지역 등 제3세계작가들도 대거 참가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광주비엔날레는 전시와 축제,그리고 영상을 3대축으로 해 진행된다.비엔날레의 핵심인 전시는 크게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이뤄진다.본전시는 ▲한국·오세아니아▲북미▲중남미▲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5개 권역으로 나뉜다.김홍희,토마스 핀켈펄,김유연,다니 아라타,르네 블록 등이 각각 커미셔너로전시기획을 맡았다. 이 권역별 전시 사이에는 오광수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이기획한 특별코너가 마련돼 본전시를 연결해주는 고리 구실을 한다. 특별전은 ▲인간과 성▲예술과 인권▲한·일 현대미술의 단면▲북한미술의 어제와 오늘▲인간의 숲 회화의 숲 등으로 꾸며진다.특히 ‘예술과 인권’전은 5.18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기리는 의미가 담겨 있어 주목된다.한국의 오윤,신학철을 비롯해 중국·일본 등의 인권작가가 참여한다.일본의 유명한 좌파평론가인 하리우 이치로(針生一郞)가 큐레이터를 맡았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성’을 화두로 서구 중심의 기존 미술흐름에서의 탈피를 시도했다.아울러 ‘광주성’이라는 독특한 지역정서와 예술적전통은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본전시 공간구성에서도 아시아권을 특별히 배려했다.종전과 달리 별도의 장소가 마련됐을 뿐아니라 본전시장의 핵심공간인 첫번째 방을 아시아 미술에 할애했다. 유럽·아프리카 권역 전시에서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중부유럽국가 작가들을 배제한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란,핀란드 등 아프리카,중동,북유럽작가들을 대거 초청했다.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일본 우쓰노미야 미술관장을지낸 다니 아라타(谷新)가 본전시의 아시아 미술 전시를 총괄하는 커미셔너를 맡아 눈길을 끈다.일본인 커미셔너가 선정되기는 비엔날레 사상 이번이처음이다.이와 관련,장석원 전시기획실장(49·전남대 교수)은 “본전시장의첫 방을 아시아권 20명의 작가에게 배정한데서도 알 수 있듯 ‘아시아성’에초점을 맞춘 제3회 광주 비엔날레는 기존의 서구 중심 비엔날레들과는 뚜렷이 구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지역 소주제는 ‘보이지 않는 경계-변모하는 아시아예술’.아시아권 11개국에서 골고루 작가가 선정된 만큼 아시아 미술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작가는 인도 출신의나리니 마라니(54)와 중국작가 구웬다(45).전쟁과 환경파괴 문제에 관심을기울여온 마라니는 보스니아 전쟁과 비키니환초에서의 원폭실험 장면 등을영상에 담은 최근작을 내놓는다.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웬다는 머리카락과 한자를 사용한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작가.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도 10㎡의 벽에 한국과 중국,일본에서 모은 머리카락으로 글자꼴을 만든 설치작품을 보여준다. 본전시에 참가하는 한국작가는 김호석,윤석남,홍성담,김태곤,강운,권소원,이순주,임영선,바이런 김 등 9명.이중 김호석은 4.19혁명에서 부마항쟁,광주민주화운동,6월항쟁에 이르는 한국 민주화운동사를 파노라마 형식으로 그린작품을 출품한다.존재론적 시각에서 여성성에 접근하고 있는 윤석남(61)도눈길이 가는 작가다.폐목과 천,구슬 등을 사용해 모성과 여성성,여성의 역사와 억압을 표현해온 그녀는 ‘페미니즘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광주비엔날레의 입장료는 어른 12,000원,청소년 9,000원.어린이 5,000원.인터넷 www.kwangjubiennale.org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이색 기획행사 '영상전'. ‘2000 광주비엔날레’의 색다른 기획행사로 눈길을 끄는 것이 ‘영상전’이다.주제는 ‘상처-그 치유적 매체로서의 영상’.오늘날 현대미술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영상매체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예술의 지형뿐 아니라 삶의형식과 내용마저 바꿔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마련된 영상전은 ▲상영-보고,읽고,생각하기▲퍼블릭 액세스 채널-우리 이야기를 들어보소!▲웹아트전시회-가상의 진실▲멀티미디어인스톨레이션-광주에서의 25시간▲시민강좌-영상으로 세상 읽기 등 5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상영부문은 제주 4.3항쟁을 그린 ‘레드헌트1’과 서울 상계동 철거민들의삶을 다룬 ‘상계동 올림픽’등 다큐멘터리 및 실험영화 51편과 애니메이션49편으로 구성됐다.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서 상영한다.‘우리 이야기를 들어보소!’는 광주의 참교육학부모회와 목포의 삼학도복원화 추진위원회 등 광주ㆍ전남지역 10개 단체가 지역 현안을 소재로 만든 다큐멘터리 방영 프로그램.또 웹아트 부문에는 미국작가 샤론 대니얼과 서울대 심철웅 교수(42)등 7명의 작가들이 참가,인터넷과 CD롬 등을 이용한 ‘전자 전시회’를 마련한다.이밖에 ‘광주에서의 25시간’ 부문은 광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며,‘영상으로 세상 읽기’는 5월 첫째주까지 광주 YMCA 등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영상부문 프로그래머인 이섭씨(39)는 “광주비엔날레 영상전은 영상매체의쌍방통행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한편작가와 관람객들이 협업하는 독특한 전시공학을 도입,미술을 통해 참여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으로 가꿔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면기자
  • [21세기 과학 대탐험](9)나노테크놀로지

    살아있는 세포를 모방한 수백만개의 극소형 분자장치들이 암세포를 하나씩하나씩 공격해 암을 치료한다.인체 혈액세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칩이 100만대의 PC만큼 강력한 파워를 구사한다.인체의 암세포나 병원균,환경오염물질 등을 원자 수준으로 분해해 제거한다.생물체를 인공합성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든다. 이러한 꿈같은 일들이 21세기 전반기에 달성될 가능성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극미세 구조를 다루는 나노테크놀로지가 21세기의 새로운 과학으로 각광받고 있다.나노테크놀로지(Nano Technology,극미세 기술)란 개개의 분자,원자,또는 분자군을 원하는대로 옮기고 조합시켜다양한 물성을 지닌 물질이나 소재,장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과학자들은 나노테크놀로지가 20세기에 실리콘이 가져 온 변화와 비교되지 않을 기술적·과학적 혁신을 인류에 가져올 것이라 전망한다. **'21세기의 연금술'나노시대 열린다. *나노과학의 태동: 물질을 잘게 나누면 어디까지 나눌 수 있을까.이 질문은인류의 큰 호기심거리 중 하나였고,많은 사람들을 과학에 몰입하게 한 동기이기도 했다. 오랜 노력의 결과 이제 과학자들은 물질의 기본 구성 입자를 잘 이해하고있다.물질은 원자들로 구성돼 있고,원자는 전자와 핵으로 구성된다.핵 또한더욱 잘게 나눌 수 있는데 이를 ‘쿼크’라고 한다.물질의 성질은 핵 주위의 전자의 개수와 그 분포에 따라 결정된다.원자들이 모여 간단한 구조를 가진 물분자로부터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 분자까지를 형성한다.또한 1,023개 이상의 원자 또는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고체를 형성한다.단백질과생물 세포는 분자 중 가장 복잡한 형태이다. 원자의 존재와 그 구조는 20세기 초 여러 실험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증명됐다.원자에서 방출되는 빛이 특정한 파장의 스펙트럼을 내는 것으로부터 전자가 특정 에너지를 가진 것을 알 수 있었고,빠른 이온화된 입자를 원자에 충돌시킴으로써 원자 내의 핵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과학자들은 이 때 정립된 양자역학으로 원자들의 전자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노과학의 발달과정: 계속된 실험 방법의 발달과 계산 능력의 발전으로 원자 구조에 대한 이론적 접근도 가능해 졌다.즉 원자들이 서로 어떤 식으로반응해 거대한 분자를 이루거나 배열하여 고체를 이루는 과정을 이해하게 됐으며 이에 필요한 에너지와 그들의 안정된 구조를 계산·예측할 수 있게 됐다.과학자들은 원자를 직접 들여다 보면서 결합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머리카락 두께의 10만분의 1밖에 안되는 원자를 직접 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우리 모두를 흥분하게 하는 말인가. 그러나 1970 년대까지의 모든 실험방법으로는 해상도가 원자 크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원자,분자 및 고체의 기본 구조와 그들의 형성과정을 간접적으로만 확인이 가능했다.수소 원자의 크기는 0.05nm(나노미터,10억분의 1m)이고,고체 내부에 있는 원자들의 배열 간격은 약 0.3nm이다.이러한 크기는지금까지 발명된 광학현미경(최상의 해상도 500nm),전자현미경(최상의 해상도 1nm)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작은 크기이다. 1981년 스위스의 과학자 비닉과 로러는 양자역학적 터널링효과(전자가 자신이 가지는 에너지보다 높은 에너지벽이 있어도,전자는 이 에너지벽을 뚫고지나갈 수 있는 확률이 있다는 개념)를 이용해 새로운 현미경을 만들었다.그 동안 발전돼 온 첨단 제어기술,신소재 기술,전자 기술을 이용해 이들이 발명한 주사형터널링현미경(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은 두 도체가 0.5∼1㎚ 거리로 일정하게 떨어져 있는 경우,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자가 터널링 할 수 있고,이 때 측정되는 전류를 측정함으로써 표면 구조를 관측하는 것이다. 이후 거리에 따라 변화하는 여러 물리량을 측정하는 주사형검침현미경(SPM)도 개발됐다.이 현미경들로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보다 훨씬 좋은 배율을 가지며,원자를 직접 관찰·조작할 수 있게 됐다.이 기기들로 관측된 결과는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예측된 구조나 성질과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있어,새로운 과학분야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됐다.나노과학의 탄생이다.크기의관점에서 나노과학은 100㎚ 이하 크기의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물리적인세계에서 보면 나노세계는 곧 원자의 세계다. 이제 인류는 아무리 복잡한 구조도 원자적인 해상도를 가지고 볼 수 있으며,미세 세계의 자연은 인간 앞에서 하루 아침에 그 신비의 껍질을 벗어 버렸다.원자핵 주위의 전자의 분포를 직접 관찰함은 물론,이웃한 원자 사이에 형성된 화학결합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됐다.물론 이 반응에 관여하는 원자를 움직여 반응을 유도할 수 있고,이 반응 과정을 나누어 관찰할 수도 있다. *나노과학의 미래: 원자를 자유로 움직이고,원자들끼리의 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노과학의 응용분야는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조립된 새로운 화학 물질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 신물질 개발,원자·분자 크기의 모터를 이용한 동력개발,기본 생명체의 합성 및 의학에의 응용,전자 소자를 대체하는 원자 크기의 기본소자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컴퓨터의 개발,생물체와의 무기물 소자와의 접속 장치의 개발 등. 생물체는 여러 원자들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따라서 원자를 하나 하나 끌어와 반응을 형성하고,이 결과에 의하여 생물체를 인위적으로 형성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실제로 일부 과학자들은 주사형검침현미경을 이용해 생물체 합성을 시도하고 있다.이러한 과정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 예상되지만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다. 노벨상수상자인 리처드 훼인만은 1959년 “원자를 한개씩 한개씩 짜 맞추어 원하는 물체를 만드는 것은 물리학의 법칙들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에는 ‘억측’에 지나지 않았지만 21세기의 나노테크놀로지는 이를 ‘일상사’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국 양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 *컴퓨터·의료분야 획기적 발전 전기. 물질을 원자·분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나노테크놀로지가 90년대 들어 첨단선도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원자를 하나씩 쌓아올려 필요한 물질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나노테크놀로지가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는 컴퓨터 칩 분야다.나노칩이 반도체칩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보산업의 발전은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고집적화에 의해 가능했지만 현재의 실리콘반도체 소자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기억매체로 쓸 수 없게 된다. 정보의 최소단위인 비트(bit)를 구성하는 회로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 크기로 실현해 DRAM(메모리 소자)을 만든다면 지금 시판 중인 256M DRAM보다 100만배 정도의 집적도를 가질 수 있다. 이 나노칩에 회로를 그려 넣는 방법들이 90년대 후반 이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전자가 절연체를 뚫고 지나가는 터널링효과를 이용한 주사형검침현미경을 사용하면,물체를 원자적 배율로 관찰함은 물론 원자들을 직접 움직여원자 크기의 구조 제작도 가능하다. 최근 주사형검침현미경의 뾰족한 끝에유기물 잉크를 묻혀 리소그라피(선 긋기)를 수행한 결과 작게는 30㎚ 크기의선을 만들기도 했다. 나노테크놀로지는 ‘나노기능소자’라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덩어리크기의 물질을 잘게 나누어 소자를 만들기보다는, 자연계의 모든 생물체가그렇듯이 원자나 분자 크기의 물질을 모아서 소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발상이다.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분석하고 퇴치하는 분자칩,DNA합성기 등 나노기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많은 과학자들은 원자 단위의 조작을 위해 새로운 나노도구를 개발 중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찰스 리버교수팀은 지난 해 말 미세한 유리막대를 금 전극으로 둘러싼 뒤 이 전극에 지름이 50㎚,길이가 4㎛(1㎛=100만분의 1m)인탄소나노튜브 가닥을 붙여 나노핀셋을 만들었다.전류의 조절에 의해 조종되는 ‘분자 젓가락’은 앞으로 DNA를 조작하거나 나노기계 제작,미세수술 등에 이용될 전망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머리카락 움직임도 화상에 재현해준다

    머리카락 한올한올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기술이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휴먼애니메이션연구단(단장 高亨錫 전기공학부 교수)은 물리학적 방법을 이용해 캐릭터의 머리카락을 실제처럼 스타일링하고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애니메이션 기술인 ‘SNU-HAIR’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SNU-HAIR’는 물리학적 방법을 동원해 실제와 같은 자연스러운 머리카락의 움직임을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즉 인간 머리카락의 특성인 신축성,얼굴과의 마찰력,얼굴 근육 움직임에 따른 변화,공기저항 및 바람에 따른움직임 등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 실시간에 머리카락의 움직임을 계산해 낸다. 그후 렌더링이라는 제작과정을 통해 컴퓨터그래픽 화면에서 실제 머리카락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그려준다. 고 교수는 “SNU-HAIR는 애니메이션의 사실성을 한단계 더 높이는 기술”이라며 “가상현실 기술로 가위,이발기계 등의 기능을 추가하면 애니메이션 외에도 미용사나 이발사들의 훈련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헤어스타일 인터넷과 상담하세요

    나에게 어울리는 머리형은 어떤 것일까?머리모양을 바꾸고 싶어도 선뜻 결정하기 힘들다.이는 한번 자르면 다시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그러나 최근 개설한 비달사순(www.vsclub.co. kr)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나에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형을 미리 알아볼수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형 제안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맞춤헤어 스타일’에서는 자신의 얼굴형,머리카락 길이,손상도 등 6가지 질문에 답하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머리 모양과 연출법,그리고 손질 요령을 알려준다.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을 위한 ‘스타일리스트’코너에는 비달사순의 최신 국제 경향분석과 스타일링 기법들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담겨있다. 런던 파리 밀라노 뉴욕 등 국제적으로 유행하는 머리모양·패션·메이크업경향에 관한 모든 정보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그리고 런던에 있는 비달사순 아카데미에 관한 소개와 각종 해외유학정보,헤어쇼 정보 등은 헤어스타일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수 있다. 회원가입은 무료며 회원으로 가입하면 매달 추첨을 통해 국내 비달사순 헤어숍에서 무료로 ‘헤어스타일 변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강선임기자
  • 노랑머리 현대차 이인구 실력도 ‘눈에 띄네’

    노란머리로 배구 코트를 누비는 현대자동차의 레프트 주포 ‘터보엔진’ 이인구(25·200㎝).미국 프로농구(NBA)의 파워포워드 로드맨처럼 머리카락을노랗게 물들여 ‘로드맨’이라고도 불린다.큰 키에서 시원하게 내리꽂는 강타와 화려한 몸짓에 더불어 또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다. ‘튀는 이미지’만큼 튀는 성적을 내고 있는 그는 7일 현재 올 시즌 소속팀 공격점유율 28%로 팀공격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팀성적 1위인 현대 임도헌의 15%와 견줘보면 이인구의 팀 기여도를 알 수 있다.6일 라이벌인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에서도 25점을 따내 승리의 주역이 됐다.그는 공격종합 9위에도올라 있다. 머리카락을 물들이는 이유에 대해 그는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대답한다.“운동도 못하면서 멋만 부린다”는 질책을 듣지 않기위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 이인구는 한 때 ‘공갈포’라는 좋지않은 별명에 시달리기도 했다.한양대재학 시절 부상으로 3개월 이상 쉬다가 주전선수로 갑자기 출전하게 돼 따라 붙은 별명.하지만 이를 악물고재기에 성공,지금은 막강한 공격력에 세기까지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인구가 이렇게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게 된 것은 스윙타법을 바꿨기 때문. 정직한 강타만을 때려 상대 블로킹에 쉽게 노출됐던 예전의 스윙에서 탈피해 손목을 비틀어 치는 변형타법에 적응,구질이 다양해지면서 공격성공률이 매우 높아졌다. 강만수 감독은 “지난해에는 부상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이번 슈퍼리그에서는 아주 몰라보게 기량이 좋아졌다”면서 “이인구가 전력의 축을 이루며 전반적인 팀 전력이 안정감을 찾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중기자
  • 성능 1,000배 향상 가스센서 재미 한인 연구팀개발

    재미 한인 연구팀이 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기존의 가스센서보다 성능이 1,000배 뛰어난 센서를 개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 조경재(36)교수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미량의 유독성 가스를 감지해 낼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뜻하는 말로 나노테크놀로지는 원자와 분자 세계를 다루는 기술.탄소나노튜브는 벌집모양의 구조를 가진 탄소원자가 튜브형태로 결합된 신물질로 두께가 약 1나노미터(nm·머리카락 두께의 5만분의 1)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양쪽에 전류측정용 전극을 연결,가스분자 등이 탄소나노튜브에 접촉할 때 내부에서 일어나는 전기흐름의 변화를 감지해 가스를찾아내도록 했다.이 센서로 암모니아(NH₃)와 이산화질소(NO₂)에 대한 감지실험을 한 결과 각각 20ppm의 가스를 감지해내 현재 상용화돼 있는 센서에비해 1,000배 이상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센서의 크기가 기존 장치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작고 상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이 센서가 생화학 무기나 지뢰,대기오염물질 등을 감지해내는 것은 물론 우주공간에서 유기분자를 찾아내는 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혜리기자 lotus@
  • 경기북부 가볼만한 명소

    겨울이 깊어간다.날이 추워질수록 몸과 마음은 움츠러들기 마련.이럴 땐 가족과 함께 가까운 산에 한번 올라보자. 겨울산의 정취는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고즈넉한 눈길,만발한 눈꽃,추위 속에서도 등에 촉촉히 배는 땀.꼭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어떠랴. 산 밑을 향해 가족과 한 목소리로 지르는 함성속에 추위와 함께 온갖 스트레스가 싹 씻긴다.그리고 산을 내려와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어,시원타!’란 감탄사가 연신 나온다. 경기 북부에는 산행과 온천을 동시에 즐길만한 곳이 꽤 있다.대표적인 곳이경기 포천의 명성산.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포천의 왕방산과 파주 감악산도 가볼만 하다. 명성산(923m)은 억새풀이 만발하는 가을 산행지로 유명하다.하지만 싸리나무와 철지난 억새풀을 덮은 눈꽃과 매달린 얼음꽃을 맛보는 겨울산행지로도 그만이다.산정호수 위쪽 등산로 초입에는 자인사가 있다.눈덥인 사리탑 사이를 지나다 보면 옛 선사가 ‘무소유의 삶’을 들려주는 듯하다. 정상까지 가면 철원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대성산,백암산이 멀리 보인다.하지만 아이들이 어리다면 정상까지 가기엔 무리.적당한 선에서 발길을 돌리는 게 안전하다. 산을 내려오면 6만여평에 이르는 산정호수가 꽁꽁 얼어 있다.수정빛 수면에서 얼음썰매를 빌려 타는 맛이 그만이다.대여료는 4,000원. 산정호수 아래에는 한화콘도 온천 사우나가 있다.실내수영장에도 공급되는온천수는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약알칼리성이다.탕에 들어갔다 나오니 담갔던 피부가 비누질을 한듯 매끄럽다.옆에 붙은 노천온천탕에 몸을 담그니 몸은뜨끈하나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빳빳이 언다.(0357)534-5500. 포천군 신북면 왕방산(737m)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당일코스산행지.등산 코스가 3가지 정도 있지만 포천읍에서 신북면 심곡리로 넘어가는 무럭고개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가장 평탄하다.정상에 오르면 포천 및 동두천 시가지,소요산,운악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어리다면 올라간 길을 되짚어 내려오는 것이 안전하다.심곡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기 때문.하지만 풍광은 계곡을 따라 심곡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 가장 멋지다. 산을 내려와 차를 타고 연천군 초성리 방향으로 20분 정도 가면 신북온천이있다.지하 600m에서 용출되는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천으로 매끄러운 수질을 자랑한다.(0357)535-6700. 경기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감악산(675m)은 산세가 뛰어나 예로부터 삼각산등과 함께 경기 5대 산악으로 불렸다.의정부에서 적성방향으로 달리다 설마치고개를 넘으면 나오는 법륜사 입구가 산행 기점.파주시에서 등산로를 따라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경사진 길을 조금 오르면 비룡폭포가 나온다.얼어붙은 35m 높이의 빙벽이 장관이다.폭포에서 15분쯤 더 올라가면 법륜사가 나오고 여기서 1시간쯤 더 오르면 정상이다.북쪽으로 임진강과 개성의 송악산,남쪽으로 도봉산과 북한산,동쪽으로는 소요산이 보인다.감악산에선 파주시 월롱면에 있는 금강산랜드온천이 가장 가깝다.승용차로 50분 정도.천연 게르마늄 광천수를 데워 온천탕으로 개발했다.노천탕과 황토탕,진흙소금탕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놓았다.(0348)945-2500.포천 임창용기자 sdragon@
  • 또 세계최초 凱歌

    새해 벽두부터 전자분야에서 개가(凱歌)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고성능PC나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등에 주로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인 ‘288메가 램버스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내달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싱크로너스 D램보다 정보처리속도가 3∼10배나 빠른 램버스 D램은 아직까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만이 양산하고 있다. 288메가 램버스 D램은 머리카락 두께의 600분의 1에 해당하는 회로선폭 0.17㎛(1백만분의 1m)의 초미세 공정기술이 적용됐으며 1초에 200자 원고지 25만장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램버스 D램 시장은 올해 30억달러로 전체 D램시장의 15%이지만 2002년에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이달부터 월 200만개의램버스 D램을 생산,메모리 반도체의 세대교체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LG전자도 이날 세계 최초로 ‘HD급(고해상도)DVDP(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플레이어·차세대 VCR)’와 ‘HD급 DVD(차세대 CD)’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기존 4.7GB(기가 바이트)급 DVDP의 4배 수준인 18GB의 저장용량을 보유,훨씬 선명하고 섬세한 영상을 제공하고 HD급 DVD뿐아니라 기존 DVD도 재생할 수 있다.LG전자 관계자는 “HD급 DVDP의 자체규격을 개발함으로써 국제 DVD포럼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차세대 HD규격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에서게 됐다”고 말했다. 추승호기자 chu@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2)

    ◈창 달린방-안은영◈8.숨쉬는 아이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미라의 운동화 끈 묶어준다. 미라:(힘없이)엄마가 거울을 모조리 갖다버렸어. 해우:(미라 쳐다보고 무관심하게)그래?미라:(한숨)거울 보는 엄만 엄마가 아니야. 해우:(장난스럽게)엄마가 아니라니,엄마가 두 개니?세개?미라:(웅크리며)연극대본 보면서 거울 앞을 왔다갔다 하는 엄만 늘 뻔데기같았어. 해우:(운동화 끈 다 묶고)다 됐다.(미라 옆으로 앉는다)미라:(잡풀 뜯어서 연못가에 던지며)엄마는 거울에 꿈이 숨겨져 있대. 해우:(양손으로 잡풀 뜯어서 하늘 위로 날리며)꿈?머리 위를 빙빙 도는 꿈말이니?미라:엄만 사람들이 거울을 보며 꿈을 키워간대.어릴 때 거울 앞에 날 앉히고 머리 땋아주면서 꿈이 뭐냐고 묻더라. 해우:(관심 가득한 얼굴로)뭐라 대답했어?미라:내 꿈은 원래 있던 거야.있었어도 고쳤어야 했어.(잡풀,쥐어 뜯어 연못에 던진다.그러나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해우:(미라 머리 위에 떨어진 풀 떼어내면서)꿈을 고쳐?미라:엄만 내 생일만 되면 연필 한 타스를 선물하면서 꼭 극작가가 되어야한대. 해우:작가? 폼 난다. 미라:서랍에 연필이 가득 채워지고 서랍문을 열고 닫기가 힘들어질수록 엄마거울도 점점 늘어갔어. 해우:(풀물이 밴 손냄새 맡고)근데 거울을 왜 몽땅 치우신거야?미라:깨질까봐. 해우:그래 유리는 깨지기 쉽지. 미라:(연못 가까이 가 들여다보며)아니 꿈이 깨질까봐.아-여기로 빠지고 싶다.저 속은 따뜻할 거 같지 않니?(해우를 끌어당기며)여기로 들어가면 쟤네처럼 웃고만 살 수 있을텐데.(뒤로 물러나 앉으며)엄마 꿈은 거울에 있었나봐. 해우:배우라 생각하는 것도 틀리다. 미라:(연못에 손 담그고)아무도 몰라주는 배우였지.몇 줄 안 되는 대사를 밤새 연습하는 엄만 항상 빨간눈으로 날 봤어. 해우: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 거지. 미라:(손바닥에 물 담아 밖으로 뿌리며 흥분해서)엄마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어. 해우:흥분됐겠다. 미라:(바지에 손 닦고)나도 처음엔 떨리는 내 가슴이 흥분인 줄 착각했는데피가 마를 것만 같은 염려였어.대사를 엉터리로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어.어쩔 땐 멍하니 무대에 서서 진땀만 흘리고 아무 말도못했어.극이 끝나면 엄만 며칠을 울면서 매일 전화에다 대고 미안하다,죄송하다 죽음 앞에 선 토끼 마냥 뜀박질을 해댔어. 해우:너무 간절하면 엇나가기 쉽잖아. 미라:아니 소질 없이 욕심 하나로 버틴 거지. 해우:(다리 쭉 펴고)욕심?미라:내가 이름난 극작가가 되면 엄만 주연이 되서 누구보다 무대를 빛낼 수 있대.거울 앞에 날 앉히고 내 꿈을 직접 만든거야.난 꿈이란 건 누군가 만들어 주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하는 정답쯤으로 알았던 거야. 해우:(집게손가락 연필로 풀 휘저으며)어렸으니까. 미라:(잡풀 뜯어 자기 머리 위로 올려 날리면서)아니.난 내가 뭘 원하는지도모른 채 거울한테 복종당했어. 서랍에 연필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질 때쯤 난더 이상 아무런 꿈도 이룰 수 없는 걸 알았어. 엄마가 원하는 극작가는 덩그러니 형체만 있을 뿐이구. 해우:넌 뭐든지 잘 할 수 있어. 미라:밤새 토끼 눈으로 거울 앞을 왔다갔다 하는 엄마에게 서랍 통을 던졌어.그제서야 거울도 보호받게 된 거야. 해우:(미라 머리 위의 풀 털어 주면서)보호?미라:엄만 절대 깨질 수 없는 곳에 거울,아니 꿈을 숨겼겠지. 결혼식 때 쓰인 풍선이 해우와 미라의 머리에 내려앉는다. 해우,미라 풍선을 치면서 깔깔댄다. 9.거미줄 뜯어먹기해희,전구를 갈아 끼운다. 전구에 빛 들어온다.흔들리는 전구 빛이 방안을 왔다갔다 한다. 해희,해우 눈이 부신 듯 눈살을 찌푸린다. 해희:(앉으며)성당 안나간 지 오래됐다.결혼식 구경도 하고싶어. 해우:지겨워. 해희:왜?너 결혼 축하 곡 듣는 거 좋아하잖아.미라랑 눈감고 감상하던 니가 웬일이니?해우:발 치워!그리고 미라 얘긴 그만 해. 해희:(신이 난 얼굴로 해우에게 바짝 다가가 앉으며)싸웠니?해우:(등돌리고)그만 하라구. 해희:나도 미라 같은 애 싫더라.귀티가 줄줄 흐르는 게 사람 기를 너무 죽여. 해우:출근 안 해?해희:(시계보고 놀라서)아침빵 돌려야 되는데.(가방 들고 일어서며)미친 것도 아닌데 병원에 가두는 잘난 의사때문에 내가 늘 정신이 빠지는 것 같다니까. 해우:미친사람 덕에 밥 먹고 살면서 투덜대긴. 해희:기분좋은 발레리나 신경 긁지 마라. 해우:발레리나?주제에. 해희:(급히 나간다)해우:(씽크대 서랍을 뒤지고 부탄가스 꺼내며)꼭꼭도 숨겼네. 차츰 제자리를 찾는 전구. 해우:(벽에 기댄 채 까만 봉지에 얼굴을 쳐 박고)으으으으….(호흡 점점 빨라지다 스르르 방바닥에 웅크리고 누우며)으으으으….(가늘고 힘없는 목소리로)엄-마. 부탄가스통끼리 부딪쳐 쇠소리 난다. 1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정신병원 매점해희:(빵과 우유를 셈하면서 낡고 작은 냉장고에 넣으며)열 여섯 열 일곱…. (앉아서 장부 뒤적거린다)잠시초코파이 아줌마:(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으며)니 묵어라. 해희:벌써 주사 맞았어요? 초코파이 아줌마:(두리번거리며)201호 처녀가 또 의사한테 먹혔다구. 해희:(요구르트를 단숨에 빨고 못 믿는 말투로)에이,의사 선생님이요?초코파이 아줌마:(바지 끌어올리며)그 놈은 영계만 보면 환장을 하구 설쳐. 해희:(빵 뜯어먹다가 가슴치고)캑캑!헛소문 많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그 처년 퇴원하기 틀려 먹었데이,쯧쯧. 해희:아줌마만큼 건강해지면 병원 나가죠.병원은 병고쳐주는 곳이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세상으로 못나가게 수갑채운다.누가 모르는 줄 아나.난 멀쩡 혀.미친년들한테 섞여 살란 께 골치가 아퍼 죽겠다. 해희:아줌마도 머리 아프시다고 뒹굴고 약 먹고 그러셨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못들은 척)그 처녀,인제 뱅실도 좋은데로 옮기긋지?어?해희:(걱정스런 얼굴로)이상한 말 쏟고 다니지 마요. 초코파이 아줌마:미친년들뿐인데 내가 누구한테 말을 한담. 해희:내가 보기에도 아줌만 멀쩡해. 초코파이 아줌마:(기분 좋아서)맞다,맞다.(한참 까르르 웃다가 겨우 웃음참고)머,멀쩡하제?마,맞제?(바닥에 뒹굴고 웃으며)마,맞제?해희:그만 해요. 초코파이 아줌마:(웃다가 의자와 같이 넘어지며)마,맞나,안맞나?해희:(초코파이 아줌마 일으키며)괜찮으세요?초코파이 아줌마:(웃음이 멈추지 않아 배를 쥐어짜며)아,아이고 배야,해희:밥을 안드시니까 힘도 없죠?초코파이 아줌마:약 탄 밥을 내가 와 묵노. 해희:약이요?초코파이 아줌마:(웃음 딱 멈추고 주위를 째려보면서)간호사년들끼리 짜고약 탄 거 몰랐나?해희:아줌만 의심병만 고치면 돼. 초코파이 아줌마:(해희에게 귓속말)밥 묵으면 이 병원서 썩어 죽는다. 해희:그래서 초코파이만 드세요?초코파이 아줌마:그럼 나보고 뒈지라꼬?해희:(시계보고)내일 봬요.밥에 독약 같은 건 없어요. 초코파이 아줌마:그냥 가는기가?해희:(가방 메고 장난스럽게)아줌마도 우리 집 가시게요?초코파이 아줌마:약속이 틀리네 오늘이 우리 만난 지…(손가락 셈하며)오늘이 그날인디. 해희:그날이요?초코파이 아줌마:까먹었나?해희:뭘요?초코파이 아줌마:내 새끼 찾아야 되는데.내는 여 있으믄 안 된다. 해희:그래서 탈출이라도 하겠다구요?초코파이 아줌마:(주머니 이곳 저곳을 뒤적거려 초코파이를 꺼내주며)이거다 묵어라.모잘라나?(해희의 가방 안에 초코파이 넣으며)됐제?해희:다 뭐예요?초코파이 아줌마:니 줄라꼬 간식 안 묵고 숨캤다. 해희:아이 잃어버렸어요?초코파이 아줌마:와?니가 찾아 줄라꼬?(손가락 셈하며)딱 니만 하것다. 해희:(혼잣말)엄마도 날 찾고 있을까?초코파이 아줌마:(해희의 가방빼앗아들고)어여 가제이. 해희:(목에 두른 스카프를 풀어 초코파이 아줌마의 머리에 감아주며)내가 봐도 아줌만 환자 아니야. 초코파이 아줌마:(웃음 참으며)아무도 몰라보겠제?해희:(속삭이듯)집 가서 밥 해 줄게요. 11.거미줄 뜯어먹기해희와 초코파이 아줌마가 팔짱끼고 들어온다. 해우:(엎드려 잡지보다가 빼꼼 올려보고)누나왔어?늦었네. 해희:젖 드러내고 있는 거 봐서 뭐해.그림의 떡이지. 해우:(잡지 덮고 일어서며 비꼬듯)누구야?초코파이 아줌마:(해우의 손을 잡고)잘 생긴네. 해우:누구냐구?해희:(망설이다가)그냥 아는 분. 초코파이 아줌마:(해희의 가방에서 초코파이를 꺼내 주며)어여 묵어,니 선물. 해우:(초코파이 쳐서 바닥에 떨어뜨리고) 미친 여자 아니야?해희:손님이야. 해우:(어이없어)환자옷 입고 여기까지…. 초코파이 아줌마:(초코파이 줍고)뱅원에서 일하는 아줌마여.옷이 편해서 빌려 입은기다.그자?해희야.맞제?해우:누나가 말하던 초코파이 아줌마야?초코파이 아줌마:(반가워서)니,내 아나?해우:당신이 미쳤다는 것도 알아요. 해희:멀쩡해,니가 보기에도 미친 것 같으니?잃어버린 자식 있는데 찾아야 된대. 초코파이 아줌마:밥 안 묵었제?(씽크대로 가서 그릇을 뒤적거리며)창문 열자,해희야.답답다. 해우:정신병원에나 돌아가요.여긴 창문 같은 건 없으니까. 해희:아줌마,제가 할게요.밥해서 같이 먹어요. 초코파이 아줌마:(사방을 둘러보면서) 답답해서 우째 사노?그래서 니가 허옇게 얼굴이 뜬 기가?둥근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해희,해우,초코파이 아줌마. 해희:아,참!(가방에서 흰 봉투를 꺼내들고)주인집 갔다올게. 해우:안그래도 낮에 변태새끼 몇 번이나 왔다갔어.누나가 언제 쉬는 지도 모르는 띨띨한 놈.그 띨띨이,아줌마 친구하면 되겠다. 초코파이 아줌마:(방긋 웃으며)누군데?내 친구 소개시켜 준다꼬?해희:아니예요. 초코파이 아줌마:내도 같이 가자.내가 친구가 어딨노?소개 시키 도. 해희:식사하세요. 초코파이 아줌마:(실망해서)와?니 애인이가?주인남자,방문 열고 들어온다. 주인남자:냄새 죽인다. 초코파이 아줌마:누고?주인남자:(간드러지게)희야 왔어?초코파이 아줌마:(해희,해우 번갈아보고)희야가 누고?(해희 어깨 치면서)야!니다,해희 니 찾는갑다. 초코파이 아줌마:(정중하게 인사하고)식사 좀 하실랍니꺼?해우:(숟가락을 집어던지듯 상에 내려놓으며)방 값 줘서 보내. 초코파이 아줌마:주인인갑네. 해희:(흰 봉투 주인남자에게 준다)주인남자:(봉투 안에 든 돈 셈하며 씩 웃고)맞네.(간드러지게)앞으로는 날짜지켜. 해희:월급이 늦게 나와서요.죄송해요. 초코파이 아줌마:(흥분해서)하여튼 그 정신뱅원은 똑똑히 된 데가 한군데도없다카잉. 주인남자:같은 직장인가봐. 초코파이 아줌마:(당황해서)아,예 지,지는 의삽니더.바,바빠서 월급도 제때못주고 내가 미안 합니더. 주인남자:희야 월급 챙기랴,환자 보랴 수고가 많습니다. 초코파이 아줌마:약 묵고 주사 맞는 기 힘들지 다른 거는.(놀라 입 틀어막고머리 매만지며)아픈 데 있으믄 말 하이소,내가 봐줄께예. 해우,어이없는 웃음.해희,재미나서 웃음. 주인남자:(설거지하는 초코파이 아줌마 보고 조심스럽게)친척?해희:아,예. 주인남자:(간드러지게)희야,난중에 커피 한 잔 하자구. 초코파이아줌마:해희야,주인님 초코파이 드시라 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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