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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CCP도입 김치공장 견학기

    HACCP도입 김치공장 견학기

    가공식품이나 조리식품을 구입할 때 원료나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는 당신,HACCP 마크도 확인하십니까. 먹을거리 불안에 시달리는 요즘, 식품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바로 이 HACCP 마크다. 충북 진천에 위치한 한 식품제조업체.HACCP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이 공장에 어린이와 학부모 70여명이 방문했다.HACCP을 홍보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마련한 견학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은 HACCP이 도대체 무슨 시스템인지 HACCP을 적용한 식품은 어떤 점이 다른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떴다. #머리카락 보일라 ‘꽁꽁’ 이날 공장 견학의 첫 순서는 복장 갖춰입기로 시작됐다. 위생가운에서부터 위생모자와 마스크, 위생신발까지 온 몸을 위생복으로 중무장하는 첫 작업부터 흥미진진한 분위기다. 처음 입어보는 터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신기하기만 하지만, 위생복은 식품제조 과정에서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식품에 들어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본 단계다. 이 공장에서는 심지어 행정업무를 보는 직원들까지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게 위생복으로 완전무장이 돼 있다. 위생복으로 무장을 했지만 작업장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소독물에 손을 씻고 옷에 붙어있는 먼지를 제거한 후 에어샤워까지 마쳐야 작업장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방문객뿐만 아니라 이 공장의 모든 직원들이 작업장을 드나들 때마다 거쳐야 하는 소독단계다. 공장측은 “직원들에게 매일 위생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소독과정을 생략하는 직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소독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공장문이 열리지 않도록 센서장치를 부착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단계엔 눈으로 직접 확인 작업장 내부에 들어서면 식품 종류에 따라 공정에 따라 작업이 세분화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장은 육류가공식품 작업장과 김치제조 작업장이 구분돼 있는데 이 두 작업장을 오갈 때 역시 철저한 소독단계를 거쳐야 한다. 육류가공식품의 경우 원재료의 가공, 성형, 포장 등의 각 단계가 위생적으로 기계화돼 있다. 반면 김치는 제품의 특성상 기계와 사람 손 두 단계를 거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배추·무 등 김치 재료를 세척하는 과정은 기계가 주로 맡지만, 마지막엔 사람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도록 한 것. 이 공장은 3단계 세척 공정을 도입, 기계를 이용해 세 번 이상 물로 씻어내고, 제대로 세척됐는지를 배추 한 포기 한 포기씩 직접 꼼꼼히 살핀다. 김일상 공장장은 “사실 HACCP을 도입하기 전에는 이 정도까지 위생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세 번 씻을 거 네 번씩 씻는 등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HACCP을 도입한 이후 생산과정 이외의 시설 관리도 보다 세심해졌다. 직원들의 개인 옷장이나 신발장만 해도 사복과 위생복 옷장을 구분해 사복의 먼지가 위생복에 묻어나지 않도록 교차오염을 철저하게 차단한 것도 HACCP적용 이후 달라진 점이다. #10억투자… 수출량 급증 효과 공장측은 이같은 HACCP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1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김 공장장은 “김치는 국제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열악한 위생상황 때문에 외국 바이어들이 구매를 주저하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HACCP을 적용한 이후 김치의 해외 수출량이 급증하는 등 매출에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견학 참가자들은 이날 체험을 통해 HACCP제도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목동의 이화선(여·40)씨 역시 “봄방학을 맞은 아들에게 위생교육이 될까해서 함께 참가하게 됐는데 주부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견학 소감을 말했다. 엄마와 함께 공장을 찾은 김수민(여·불광초 2년)양도 “HACCP마크가 있는 음식은 깨끗하게 만들어져서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음식이란 걸 알게 됐다.”며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같은 참가자들의 반응에 따라 올 연말까지 계획한 견학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연장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머리채 잡힌 서울대 노정혜 처장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실을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이 황 교수 지지자들로부터 머리카락을 뽑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서울대는 경찰에 학내에서 과격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지자들을 해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22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대 본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던 황 교수 지지자 10여명이 건물로 들어서려는 노 처장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휘어잡고 팔목을 비트는 등 난동을 부렸다. 노 처장은 경비원들과 청원경찰 등의 도움으로 이들에게서 벗어나 교내 보건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나가다 집회 참가자들을 쳐다봤는데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던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 머리를 잡아당겼으며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들이 합세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노 처장은 머리카락이 뽑히고 손목에 멍이 드는 등 경상을 입었으나, 이번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노 처장이 봉변을 당한 뒤 곧바로 관악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보내 “학내 면학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는 불법 집회의 해산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관악서는 지구대 직원을 파견해 사진을 찍고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정확히 누가 폭행을 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채증을 통해 관련자를 연행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난자기증모임 대표 김이현(48·여)씨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남성 ‘애국시민’이 노 처장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은 봤지만 신원은 모르며 여럿이 달려든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 지지자들은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황 교수의 출석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 20일부터 본부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SPRING 선샤인 로맨스

    SPRING 선샤인 로맨스

    여인의 눈가에도 봄이 왔다 추운 겨울을 지나 찾아온 봄이 여인의 얼굴에 닿아 상큼한 봄빛으로 변화한다. 올 봄 색조화장의 경향은 화려한 복고. 경쾌한 그래픽 무늬, 깔끔한 하얀색과 고상한 여성스러움을 표현하는 올 봄 패션을 받았다. 소녀 같은 깨끗한 피부에 화사하고 우아한 색상으로 생기를 불어넣는다. 미세하고 고운 펄로 반짝이는 얼굴을 표현한다. 선명한 오렌지, 퍼플, 화이트 컬러의 눈 화장, 귀여운 핑크와 우아한 퍼플의 입술 화장이 대세다. #아름답고 생기있는 표정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서인지 봄의 메이크업은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기다림이 담겨 있다. 칼리의 봄 메이크업은 다양한 봄빛을 상징하는 화사한 컬러의 ‘스프링 선샤인’과 로맨틱한 분위기의 ‘스프링 로맨스’다. 스프링 선샤인은 밝은 옐로와 그린을 사용한 눈매와 산홋빛의 촉촉한 입술로 치장한 발랄한 여성을 표현한다. 은은한 핑크빛 입술과 펄감이 있는 눈매의 스프링 로맨스는 차분하면서 사랑스러운 얼굴을 완성한다. 오휘의 봄 메이크업은 섬세하고 귀족적이다. 우아하고 신비한 요정 같은 메이크업은 화이트 컬러의 아이섀도, 반짝임이 풍부한 펄크림으로 눈매에 포인트를 준다. 핑크빛 립글로스로 입술을 깔끔하게 마무리. 세련된 금빛과 오렌지 색상의 아이섀도는 바로크 시대의 귀족적이고 로맨틱한 느낌을 연출한다. #화려한 색상을 내 맘대로 장난기 가득한 귀여운 마녀, 또는 소녀의 발랄함을 품은 메이크업으로 봄 색채의 향연을 즐겨도 좋다. 헤라의 올 봄 메이크업 테마는 ‘그래피티(Graffiti)’. 길거리 예술인 그래피티에서 영감을 받아 선명한 옐로, 블루, 퍼플, 오렌지 등으로 꾸몄다. 오렌지와 퍼플이 조화된 눈매는 신비롭고 화려하다. 반짝이는 오렌지와 강렬한 블루빛의 눈매는 생기있는 표정을, 핑크와 퍼플의 눈매는 우아한 여성스러움을 연출한다. 부르조아의 봄 메이크업은 천사 같은 핑크와 극적인 블랙의 대비가 특징이다. 연한 색조의 핑크로 하이라이트를 주면서 블랙으로 눈가를 다소 어둡게 표현하는 스모키 메이크업은 신비롭고 매혹적인 눈매를 만든다. 진주빛에 가까운 핑크 블러셔를 볼에 은은하게 바르고, 연한 핑크 립글로스로 입술을 마무리하면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다소 강해진 표정을 부드럽게 완화시킨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태평양 LG생활건강·한국화장품·부르조아 화장잘먹는 피부 만들기 건강한 피부는 가장 바깥쪽 표피층에 15∼20%의 수분을 함유한다. 그러나 건조한 공기나 바람 등 외부환경으로 수분 함유율이 낮아지면 각질이 생긴다. 각질은 피부 트러블의 발단이자 메이크업의 방해요소. 각질 없이 깨끗하고 화장도 잘 먹는 피부를 만들자. #각질 제거 워밍업 제대로 된 클렌징은 각질 제거에 도움을 준다. 클렌징 오일은 메이크업을 지우면서 불필요한 각질까지 부드럽게 없애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특히 중건성 피부에 좋다. #촉촉한 피부 만들기 무리한 각질제거가 부담이 된다면 피부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는 마무리 세안수나 스킨 제품을 이용한다. 스킨에는 기본적으로 각질제거 기능이 있다. 여드름 피부는 전용스킨을 이용한다. #응급처방 각질이 부분적으로 많이 생겨 고민일 때 각질 제거제가 효과적이다. 매일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이 된다. 중건성 피부는 1주일에 1회, 지성피부는 2회가 적당하다. #특별 관리 특별한 날 전에는 마스크팩을 사용해 보자. 집중 보습 관리 효과를 주는 마스크팩을 자기 전에 이용하면 밤새 피부 속 깊이 수분과 영양을 보충해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를 만든다. ■ 도움말 애경 미용연구팀 정지은 연구원 한류헤어 휘날리며 나두야 간다 자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늘 고민되는 헤어스타일. 헤어스타일이 늘 달라지는 연예인들은 어떻게 그렇게 자신의 얼굴에 딱 맞는 스타일을 찾아낼까. 정답은 스타의 머리를 매만지는 스타 헤어디자이너다. 한류열풍으로 관광코스로도 꼽혔다는 스타의 헤어살롱, 한번 가볼까. #원빈, 심은하의 ‘끌로에’ 끌로에의 김선진 원장과 현실고 실장은 대표적인 ‘스타의 헤어디자이너’다. 지난해 말 결혼한 심은하와 군입대를 한 원빈을 비롯해 이영애, 김희선, 김현주, 유지인, 신현준, 조성모, 이정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수가 이들의 고객. 소프라노 조수미와 같은 예술분야의 스타도 VIP고객이다. 이달 중에 도산공원 앞에 2호점 파크 끌로에를 낼 예정.(02)512-5400. #동방신기와 함께하는 ‘위드 박기태’ 10대들의 우상인 동방신기는 자주 콘서트장에서 “우리 헤어와 메이크업을 책임지는 실장님에게 감사를 전한다.”라는 멘트를 한다. 동방신기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국내외 잡지와 200여권의 순정만화를 독파한 강호 실장이 바로 그 ‘실장님’이다. 동방신기의 어렵고 힘든 신인 시절을 함께 보내면서 더불어 팬카페까지 가지고 있다. 현재 슈퍼주니어, 엄정화, 최민수, 김민종 등이 이곳의 단골이다.(02)515-2322. #연예계 입소문으로 유명,‘아우라’ 신화의 멤버 에릭과 영화배우 강동원의 머리를 신인 시절부터 만진 아우라 헤어살롱 임철우 원장은 연예인 사이에서 퍼진 입소문으로 단골이 많아진 경우. 신화 멤버들과 고수, 안재욱, 이병헌, 공유 등이 자주 찾는다. 에릭과 강동원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마치 남성전문 헤어살롱처럼 알려졌지만 여성 헤어에도 일가견이 있다. 신민아, 임수정 등의 머리 스타일을 만진다.(02)-542-0537. 동면 끝내고 ‘동안’하자다양한 유행과 스타일이 존재하는 이때, 우리는 1960년대로 떠나 보자. 요즘 같은 ‘동안(童顔) 전성시대’에는 천진한 듯하면서 도발적인 매력으로 60년대 모던패션을 주도했던 영국의 모델 ‘트위기’ 스타일이 딱이다. #여성은 자유로운 소녀처럼 층을 많이 낸 귀여운 소년 같은 머리나 요정같이 깜찍한 스타일, 볼륨감을 살린 웨이브 등 다양한 모양으로 실용적이면서 사랑스럽고, 우아한 스타일을 뽐낼 수 있다. 얼굴 윤곽이나 두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짧은 헤어스타일은 소년 같은 활동적인 느낌을 준다. 한편으로 신중하고 절제된 듯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층을 많이 낸 긴 머리에 약간의 곱슬기를 주면 집시처럼 자유분방하고 캐주얼해 보인다. 동안이 대세인 유행의 흐름에 따라 앞머리를 내려 어려 보이게 한다.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도 있다. #남성은 보다 화려하게 남성 헤어스타일은 여성스러운 ‘그 무엇’을 따르는 크로스섹슈얼을 기본으로 한다. 단발에 가까운 길이에 층을 많이 주고, 굵은 곱슬기를 최대한 살려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머리를 감은 뒤 물기를 없애고 헤어왁스와 에센스를 1대1 비율로 섞어 모발 끝을 위주로 머리에 바른다. 헝클어진 듯한 불규칙한 웨이브를 살린 이런 스타일은 갸름한 얼굴형에 잘 어울린다. 층을 많이 낸 머리카락을 살짝 뻗치게 만든 스타일은 대부분의 얼굴형에 무난하게 어울린다. 모발 끝을 쥐듯이 헤어왁스를 발라 간단하게 손질한다. ■ 도움말 토니앤가이 아카데미 (www.toniandguy.co.kr)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아줌마 섬세함 살려 벤처 키울래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박은혜(46)씨는 17일 성남기능대 광전자과를 졸업하며 사장직함을 함께 달았다. 박씨는 이 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문을 연 ㈜포유텍의 대표이사이다. 자신이 개발해 특허를 받은 ‘광케이블 통신선 정리기’가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박씨는 이날 “비록 자본금 5000만원, 직원 2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사업가의 꿈을 키워 나가기에는 충분하다.”고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광케이블 통신선 정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정밀한 통신선을 손쉽게 뽑아내 각 가정에 설치해주고 자동으로 전신주에 감아 올려주는 시스템이다.20만원대 가격으로 국내시장 규모는 연간 20만개에 이른다. 박씨는 “국내 회사들이 이 발명품을 사용하면 연간 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만 2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성공 뒤에는 ‘아줌마’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2003년 길가에 늘어진 통신선을 전기선으로 잘못알고 “아이들이 위험하다.”며 항의하다 통신선 설치와 활용 과정의 번거로움을 알게 됐다.2004년 성남기능대 광전자과에 입학한 뒤 두 자녀의 대학진학을 뒷바라지하면서도 차곡차곡 연구 성과를 쌓다 마침내 자동화 기기개발에 성공했다. 박씨는 “아줌마의 작은 아이디어가 산업현장에 도움이 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주부에게도 능력을 발휘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미세먼지 人體위험도 추가조사 필요

    미세먼지 人體위험도 추가조사 필요

    공기 중 미세먼지에 함유된 유해물질의 파괴력이 거듭 확인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연구는 국제적으로 1990년대부터 본격화했다. 천식이나 호흡기·심폐질환 증가 등 부작용을 일으키며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돼 왔다. 성균관대 정규혁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는 (사람들이 날마다 들이마시는)실내·외 공기에 유전독성물질이 들어있으며, 세포실험으로 이 물질이 유전체의 변이나 손상을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공기 중 미세먼지에 함유된 유해물질의 파괴력이 거듭 확인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연구는 국제적으로 1990년대부터 본격화했다. 천식이나 호흡기·심폐질환 증가 등 부작용을 일으키며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돼 왔다. 성균관대 정규혁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는 (사람들이 날마다 들이마시는)실내·외 공기에 유전독성물질이 들어있으며, 세포실험으로 이 물질이 유전체의 변이나 손상을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정부가 수도권대기질 개선에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있지만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이 보다 더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 미국 환경기준의 13배 연구팀은 우선 서울의 한 대규모 주거단지를 연구대상지로 선정하고 이를 세분화시켜 ▲교통혼잡지역의 실외공기 ▲인근 주거지역의 실외공기 ▲아파트 실내공기 등 세 장소의 미세먼지(PM2.5) 시료를 채취했다.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이하의 먼지로,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분의1에 불과해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오염물질이다. 조사대상지의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 대기오염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점별로 2∼8일 동안 하루 9∼10시간씩 PM2.5 농도를 잰 결과, 교통혼잡지역이 주거지역 실외공기의 미세먼지 농도보다 세 배가량 높은 ㎥당 194㎍(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 아파트 실내공기는 103㎍으로 측정됐다.(그래프 참조) 그동안 알려져왔던 수도권 여타 지역의 농도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02∼2004년 서울 정동·전농동·방이동과 인천 용현동, 경기 양평·강화 등 수도권 6개 지역에서 측정한 PM2.5 농도도 77∼160㎍으로 나온 바 있다. 연구대상지를 포함한 이런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가히 ‘사람잡는 수준’임을 역설하는 대목이다. 미국 대기환경기준(연간 15㎍/㎥)보다 4∼13배나 높다. 정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수행하면서 최근 외국의 실태조사 결과도 수집했는데, 홍콩의 PM2.5 농도는 40∼74㎍, 미국 캘리포니아·뉴저지·텍사스 주는 20㎍ 수준에 불과했다. ●“소핵 과다형성 등 유전독성 확인” 실내·외 미세먼지 농도는 교통혼잡지역이 가장 높았지만, 세 장소의 미세먼지가 유전독성을 일으키는 정도는 서로 엇비슷했다. 연구팀은 세포실험을 위해 세 장소의 미세먼지 시료를 같은 수준의 농도로 맞춰 폐세포 배양액에 주입, 유전체 변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DNA 절단’ 현상은 주거지역의 실외공기 시료가 다른 두 시료보다 조금 더 많게 관찰됐는데, 미세먼지의 화학적 성분이 조사장소별로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세먼지의 유전독성은 ‘염색체 손상’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염색체 변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포가 분열할 때 형성되는 소핵(Micro-nucleus)의 개수를 관찰한 결과 시험농도별로 세포 1000개당 25∼59개의 소핵이 과다 형성됐다. 정 교수는 논문에서 “이런 소핵형성은 정상적인 경우보다 최고 5.9배 높았고, 시험농도가 높을수록 소핵 형성도 많아져 염색체 이상에 대한 양성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의 이같은 유전독성은 결국 발암 가능성을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국립독성연구원 관계자는 “소핵형성은 유전독성 지표의 하나인데, 염색체의 구조 이상 등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소핵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면서 “DNA나 염색체의 손상은 발암과정의 중간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책수립·추진력 요구된다” 그렇다면 세포 수준이 아니라 인체에 대한 영향은 어떻게 나타날까. 연구팀의 오승민 박사는 “다양한 복구시스템이 가동되는 인체에 세포실험 결과를 곧바로 적용하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세포실험에 사용된 미세먼지 추출물의 농도가 실제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대등한 비교가 어렵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결과는, 당장은 그 위험을 계량해서 평가할 순 없지만 평생 공기를 호흡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최소한 ‘유전독성물질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런 유전독성물질로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류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불완전 연소과정 등에서 발생하는데,“대기에서 검출되는 PAH 가운데 90∼95%는 3㎛ 이하 크기의 입자에 흡착돼 있다.”(영남대 건설환경공학부 백성옥 교수)고 한다. 사람들이 호흡을 하면, 미세먼지와 함께 PAH가 몸속으로 곧장 침투하기 때문에 인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학계와 시민단체들이 누누이 강조해 왔다. 정부도 지난해 수도권대기환경개선 기본계획을 내놓는 등 대기질 개선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대책의 내용과 추진속도를 보면 구호만 요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한 학계 인사는 “사람에게 치명적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의 실태와 위험성에 비춰보면 훨씬 더 강력한 대책수립과 추진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PM2.5에 대해선 대기환경기준조차 설정하지 못하고 있어 국내 실내·외 공기에 떠도는 PM2.5의 위험성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목적으로 일부 지역에 대해 간혹 조사하더라도 결과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PM2.5보다 입자가 훨씬 큰 PM10은 환경기준(연평균 70㎍)이 있지만 국민건강을 지키는 가이드라인으로는 턱없이 느슨하다는 지적도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03년 경유승용차 허용문제를 논의하던 민관공동의 ‘경유차 환경위원회’가 당시 “경유차 허용에 따른 미세먼지 대책이 시급하므로 환경기준을 50㎍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 개정안은 여태 나오지 않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오스트리아 ‘모차르트의 해’

    오스트리아 ‘모차르트의 해’

    |잘츠부르크·빈(오스트리아) 함혜리특파원|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잘츠부르크의 게트라이데 거리 9번지. 지금은 박물관인 이 건물 3층에서 1756년 1월27일 저녁 8시 한 어린아이가 태어났다. 요하네스 크리소토무스 볼프강 테오필루스. 그가 바로 ‘천상의 선물’로 일컬어지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음악들을 선사하고 35세에 요절한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모차르트 탄생 250년을 맞아 잘츠부르크와 그가 25세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작곡 활동을 했던 빈은 모차르트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지난 20일 모차르트 주간이 시작되면서 가는 곳마다 그의 음악이 울려퍼지고 기념품 가게에는 초콜릿부터 그의 얼굴을 본뜬 인형, 티셔츠, 모자, 골프공 등 기념품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축제 특수로 30만명 더 찾을 것”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게트라이데 거리의 생가에선 미국인 무대 디자이너 로버트 윌슨의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그의 머리카락 한줌, 코담뱃갑, 어린 모차르트가 사용했던 작은 바이올린, 여행 중 휘갈겨 쓴 악보 등을 볼 수 있다. 생가에서 만난 제인과 니콜은 호주의 퍼스에서 날아왔다. 이들은 “모차르트 음악을 너무 좋아해 올해 특별히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관광 당국은 올해 최소 30만명의 관광객이 모차르트 때문에 이 나라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1891년 제과사 폴 프루스트가 만든 쿠겔른 초콜릿은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명품. 매년 9000만개가 팔린다는 이 초콜릿은 샴페인 모양의 투명한 상자에 담은 신제품을 선보이며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셔츠, 연필, 편지지, 냅킨, 손목시계, 재떨이, 라이터, 인형 등 모차르트가 새겨진 기념품들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빈 시내의 모차르트 관광상품 전문점인 ‘모스틀리 모차르트’의 안지 메스너는 “팔 부분을 누르면 소야곡이 나오는 인형이 동양 여성들에게 무척 인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전통적인 기념품 외에도 소시지, 맥주, 포도주, 요구르트 등 다양한 상품들이 모차르트의 해를 기념해 쏟아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음반제작사 브릴리언트 클래식은 모차르트 전곡을 170장의 CD에 담은 ‘인테그럴 모차르트’를 99유로(약 12만원)라는 믿을 수 없는 싼 가격에 출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클래식 CD 한장의 가격은 15∼18유로다. 오스트리아 해외홍보처의 아르투르 오베라셰 대표는 “‘모차르트’의 상표 가치는 무려 54억유로(약 6조 4800억원)에 이른다.”고 자랑했다. ●올 한 해 콘서트만 260회 잘츠부르크와 빈에서는 1년 내내 풍성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27일 그의 일가가 살았던 노이에 리제덴츠의 박물관에서 친필 악보, 편지, 그림, 피아노 등을 보여주는 ‘비바 모차르트’전시회. 또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쓴 빈 시내 중심가의 집이 ‘모차르트하우스’ 박물관으로 복원돼 이날 문을 연다. 그가 태어난 저녁 8시에 맞춰 잘츠부르크 성당의 종이 울리고 나면 게트라이데 거리의 생가에서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 주최로 기념식이 마련되고 리카르도 무티 지휘로 빈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이어진다. 잘츠부르크에서는 한 해 동안 종교음악을 연주하는 55회의 미사와 함께 260회의 콘서트가 열린다.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체임버 솔로이스츠는 2∼11월 모차르테움 그레이트홀에서 모차르트의 작품들을 연주하는 29회의 주말콘서트를 연다.7월21일∼8월31일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악극 22개 전곡이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호반 가설무대에서는 여름 내내 토요일 밤에 영화 ‘아마데우스’가 상영된다. lotus@seoul.co.kr ■ 모차르트 여행길’ 20개 도시도 축제 |빈 함혜리특파원|모차르트는 36년이 채 못되는 1만 3097일을 살았다. 이 가운데 10년이 넘는 3720일(10년 2개월 8일)을 영국·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스위스·이탈리아·체코·독일 등지의 200여 도시를 여행하며 지냈다. 모차르트와 인연이 있는 도시들에서도 각종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최초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던 파리에서는 30일부터 갸르니에궁에서 오페라 ‘돈조반니’를 공연하고 3월14일부터는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한다. 독일의 만하임은 오페라 가수 아로이지아 베버를 만나 첫사랑에 빠지는 등 모차르트에게는 중요한 인생경험을 하게 해준 곳. 그가 4차례나 방문했던 만하임에서는 27일 저녁 만하임 모차르트 오케스트라가 탄생축하 콘서트를 연다. 영국 런던에서는 27일 BBC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바비칸홀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미사곡 C단조를 연주한다. 런던의 대영 도서관에서는 170년 동안 반쪽으로 분리된 채 떠돌던 모차르트의 악보 두쪽을 모두 찾아 전시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유럽 여정과 이들 각 도시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들은 ‘모차르트의 여정’(www.mozartway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lotus@seoul.co.kr ■ “‘빈’ 어디서나 모차르트 듣게될것” |빈(오스트리아) 함혜리특파원|“모차르트의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가 태어난 후에 이 세상에서 그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빈, 모차르트의 해 2006’의 피터 마르보(64) 총감독은 “올해 행사는 전 인류가 모차르트 음악에 다시 한번 귀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그의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는 소감은. -2006년이 ‘모차르트의 해’로 정해지긴 했지만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있는 한 언제나 ‘모차르트의 해’다. ▶올해 행사의 기본 컨셉트는. -우선 모차르트 음악의 진수를 제대로 경험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컨디션을 제공하는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를,20여개 성당에서는 모차르트의 종교음악을 각각 감상할 수 있다. 두번째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명 오페라 가수들이 초등학교를 찾아 오페라 워크숍을 연다. 양로원, 병원, 교도소 등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연주회를 갖는다. ▶예년의 모차르트 행사와 다른 점은. -모차르트 음악 덕분에 인류는 그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여러가지를 변화시켰다. 올해 행사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다른 장르의 예술이나 종교와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 그가 여행하고 머물렀던 유럽의 도시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모차르트가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는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었다. 음악을 흔히 ‘만국 공용어’라고 하는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실감하는 것이 바로 모차르트의 음악이다. lotus@seoul.co.kr
  • ‘이미지 정치’ 변신의 계절

    이미지가 곧 브랜드로 통하는 시대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5월31일 치를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들도 잇따라 ‘변신’에 나섰다. 파마·성형 등 자신만의 독특한 ‘무기’로 표심에 다가서려고 애쓴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딱딱하고 차갑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깡마른 몸매에다 노동운동권 출신·원칙주의라는 평가로 강성 이미지가 강했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한 뒤 지인이 ‘연성화’ 전략을 권했다. 머리에 강한 웨이브를 주고 갈색으로 염색하라는 조언에 고심 끝에 변신했다. ●염색에 머리카락으로 이마 가리기 등 반응이 즉각 나왔다. 여성 유권자를 비롯, 대부분 “부드러워졌다.”고 효과를 인정했다. 일부 장년층으로부터 “머리가 그게 뭐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러나 김 의원측은 “친숙한 이미지를 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내용(정치철학)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곧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도 최근 ‘보완재’를 마련했다. 머리카락을 이마 위로 늘어뜨리고 검은색의 두꺼운 안경을 썼다. 머리카락은 지인의 권유로, 안경테는 박영선 의원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변신 이후 머리숱이 적어 5∼6년 정도 더 늙어 보인다거나 눈가에 주름이 많아 그늘져 보인다는 말이 많이 가셨다. 대신 “30대 초반 같다.”는 반응이 늘었다. 민 의원은 “아무래도 ‘젊은 코드’로 가는 추세니까 새 스타일을 유지하겠다.”고 흡족해한다. 적지 않은 정치인이 이미 ‘변신 대열’에 합류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박진 의원은 지난해 무려 19㎏을 감량, 이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으며 ‘돌고래 다이어트’라는 책도 냈다. 민주당의 유력한 광주시장 후보인 박광태 광주시장도 부인의 조언으로 1년 동안 훌라후프 1000개 돌리기로 3∼4㎏을 뺐다. 열린우리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김재균 북구청장은 옅은 눈썹이 주는 연약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문신을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임태희 의원은 최근 후배의 권유로 두발성장촉진제를 복용하면서 머리숱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남경필 의원은 라식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뒤에도 지성미와 중후한 이미지를 위해 도수 없는 안경을 쓰고 다닌다. ●“난 현재가 더 좋아” 그러나 ‘변신 반대파’도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은 각각 ‘영국 신사풍’ ‘서민형’ 이미지가 스스로 마음에 든다며 변신을 애써 거부한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군의 한 사람인 이계안 의원도 현재를 선호한다. 뒤집어 보면 이런 ‘무변신 전략’도 이미지 시대의 또 다른 대응으로 읽힌다. 하지만 한나라당 정병국 홍보위원장은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첫 도전할 때 날카로운 인상을 보완하기 위해 안경을 쓰고 머리를 기르라는 이미지테스트 내용대로 했더니 상당한 효과를 얻었다.”고 변신파의 손을 들어줬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리얼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평범했던 주부 장차현실씨는 다운증후군 딸을 낳고, 얼마 후 남편과 이혼하는 시련을 겪게 됐다. 세상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녀에게 딸 은혜를 통해 새로운 인연이 찾아왔다.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며 행복한 가족을 꾸려나가는 엄마 장차현실씨를 만나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수상요상한 분위기의 기괴한 노인이 목욕탕에 나타난다. 목욕탕 딱딱한 바닥에 온 몸을 치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70세 할아버지를 만나본다. 변발 스타일의 개성만점 남자아이가 시선을 한몸에 받으니, 나는야 목동의 황비홍! 11년째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은 수민이의 기막힌 사연을 들어보자.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해외 주택 취득 자율화를 계기로 미주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알아본다. 특히 뉴욕은 한국 기업 진출이 많고 명문 대학이 몰려있어 동포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벌써 주택 정보를 제공하는 웹 사이트가 나오고 서울에서 투자 세미나가 열리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클럽에 갔던 희진 교수님은 멋진 유노윤호를 발견한다. 어차피 다시 볼 사람도 아닌데 한번 대시해 보자는 생각으로 희진은 적극적으로 유노윤호에게 매달린다. 물론 유노윤호는 희진을 거절하고, 희진은 유노윤호가 제자들과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희진은 유노윤호를 피해 다니는데….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파혼 소식을 전해들은 종남은 자책감에 휩싸이고, 유정은 분명히 여자 문제라며 석현을 찾아간다. 석현은 종남을 보호하기 위해 여자 문제는 아니며, 파혼 역시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석현은 재만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정말 종남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황금사과(KBS2 오후 9시55분) 십여년만에 재회한 창한, 독사, 그리고 신형사는 경민과 함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천동을 생각하며 금실 엄마의 살인사건 진범을 함께 찾을 것을 굳게 다짐한다. 한편, 정보부 옷을 벗은 정과장은 술독에 빠져 우울한 세월을 보내고 우울증이 심각해진 홍연은 정신병원으로 보내진다.
  •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벅벅벅, 에취에취…”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창문을 꽉 닫은 채로 실내공기를 환기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아토피, 천식, 각종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원인이야 다양하고 많겠지만 이불, 침대 등 대부분이 집안 환경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떻게 하면 각종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의 ‘적’인 미세먼지와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쾌적한 우리집을 만들 수 있을까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임영희(36·유치원교사)씨는 겨울철에 유난히 아토피가 심해지는 아들뿐만 아니라 이따금 침대에 누운 채 몸을 벅벅 긁으며 “아이 왜 이렇게 간지럽지. 샤워를 했는데도 말이야.”하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라는 궁금증에 인터넷을 며칠동안 뒤져 겨울철 집안 청소에 대한 정보를 간신히 얻었다. 원인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진드기와 미세먼지 등 각종 세균. 특히 겨울철이면 더욱 극성을 떠는 이런 녀석들, 가끔 청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것만으로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란 것도 알았다. 그래서 임씨는 나름대로 각 방과 화장실, 부엌을 청소하는 방법을 정했다. # 진드기의 온상인 침실 임씨가 가장 청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불과 침대 매트리스. 아이의 경우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지내니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점.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침대 위의 이불을 가지런히 접어 방바닥에 내려 놓는다. 잠을 자는 동안 매트리스에 밴 땀이 마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이불을 매트리스에 덮어놓았는데 오히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란 것도 알았다. 밤새 흘린 땀이나 각질 등으로 세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냈다. 가끔씩 햇빛이 좋은 날 베란다에서 매트리스를 말리고 싶지만 무게나 부피가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진드기나 세균 제거제를 사다 주기적으로 뿌렸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훨씬 안심이 된다. 또 아이가 침대에 음식이나 이물질을 흘렸을 때는 염소성분의 표백제를 적신 헝겊으로 닦아낸 후 깨끗한 물걸레로 다시 닦아 말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침대를 산 지 6년이나 됐지만 전문 용역업체에서 매트리스 청소를 한번도 받지 않은 임씨는 고수(?)들의 의견에 따라 업체에 청소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침대를 전문으로 청소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인터넷의 여러 업체를 검색한 결과 10% 할인도 해주고 친절하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 온 코도리(www.kodori.co.kr,1588-1015)에 의뢰했다. 청소 시간은 침대 두 개와 소파를 포함해서 거의 1시간30분정도. 코도리의 김수현 사장은 친절하게 청소를 하며 “매트리스의 경우는 아무리 집에서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6개월에 한번씩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매트리스 특수 청소기는 1분에 4000번씩 침대를 두드리며 진드기와 미세 먼지를 잡아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잠시후 한쪽 면을 청소한 후 필터를 빼서 보여주었다. 임씨는 ‘으∼악’ 하는 비명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하얀 먼지가 수북하게 필터에 걸려 나왔다.“이러니 아이들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청소를 해도 방안에 먼지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라는 김 사장.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청소기는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런 특수 청소기에 비하면 장난감이고 미세 먼지를 다시 방으로 뱉어내어 청소를 하나마나라는 것이다. 잔뜩 걸려나오는 미세먼지 등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돈 몇 만원을 아끼려고 망설였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고맙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상쾌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연방 고개를 숙이는 임씨였다. 이불은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2주일에 한번씩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2∼3일에 한번씩은 햇빛에 말린다.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고 퇴근을 해서 먼지를 턴다. 그리고 이불을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진드기는 의외로 충격에 약해 이불을 두드리면 70%는 내장파열로 죽어 40∼50%는 없앨 수 있다. 이제야 주부로서 마음이 놓인다. 아이도, 남편도 한결 피부가 좋아질 것이다. # 카펫, 가습기, 가구 등 혹시 거실에 카펫이 깔려 있다면 청소를 잘 해야 한다. 겨울철 보온 효과는 있지만 진드기와 먼지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표면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미세한 먼지는 테이프로 제거한 후 소금을 뿌려뒀다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깨끗하게 청소된다. 주기적으로 울세제 등으로 세탁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햇빛에 말리고 막대기로 툭툭 쳐서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가습기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습기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가습이 되면서 각종 세균이 함께 나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가습기 통에 물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주고 적어도 3∼4일 한번씩은 전체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가구 틈새나 가구 위 먼지는 헌 스타킹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소기나 빗자루가 들어가지도 않는 구석진 곳이나 가구의 위에 먼지가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는 막대기에 스타킹을 감아서 휘저으면 스타킹의 정전기가 먼지를 빨아들여 먼지를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곳은 꼭 청소를 해야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주방 찌든때·악취도 안녕~ # 주방 청소 이렇게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방뿐만 아니라 주방, 화장실 등이 함께 있어 곰팡이나 악취가 여름보다 더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방에서 고기나 생선요리를 하면 음식 냄새는 물론 배수구에서 나는 역한 냄새까지 집안 가득한 악취와 세균 등과 함께 동침하는 꼴이다. 배수구의 거름망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으면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설거지를 끝낸 후 신문지를 깔고 중성세제를 바른 칫솔로 거름망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털어 내고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 및 악취제거에 효과적이고 배수구가 막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은 세균이나 묵은 때를 없애는 방법. 수세미, 행주 등은 각종 세균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끓는 물에 주기적으로 삶거나 락스류의 살균제품을 풀어놓은 물에 30분 이상 담가 놓은 후 물에 잘 헹구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도마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나무로 만든 도마보다는 플라스틱 도마가 위생적이다. 도마는 표백제를 푼 뜨거운 물에 담가 놓거나 살균제를 묻힌 행주를 하룻밤정도 덮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주방에서 가장 청소하기 힘든 곳이 가스레인지와 주변 벽. 음식을 만들 때 떨어드리고 튄 기름이나 음식물들이 눌어붙어 잘 닦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희석시킨 중성세제를 분무기에 넣고 벽이나 레인지에 뿌린 다음 랩으로 감싸서 한 두시간 정도 놓아 때를 충분히 불린 후 닦아내면 편하다. # 욕실도 반짝 반짝 매일 샤워 등으로 항상 습기가 가득한 곳이 욕실. 때문에 곰팡이와 물때 등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식초’를 이용하면 편하다. 따뜻하게 데운 식초를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고 10분정도 지난 후 닦아내면 편하다. 또 사과 식초 등의 향긋한 식초 냄새로 욕실에서 나는 냄새도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타일 사이의 묵은 때나 검은 곰팡이는 타일 위에 휴지를 깔고 희석한 표백제를 뿌려 하룻밤정도 둔 다음 칫솔을 이용하여 틈새를 문지르면 감쪽같이 없어진다. 이것도 귀찮으면 시중에서 파는 곰팡이 제거용 세제를 뿌린 후 30분정도 뒤에 닦아도 편하다. 이밖에 배수구와 변기는 머리카락과 때 등으로 항상 더러운 곳. 락스를 희석한 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욕실 환기구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먼지가 쌓이고 습기가 차면 쉽게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며 다른 층에서 올라온 날파리 등이 나오기도 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끔씩 살충제를 뿌려준다. 좀 더 산뜻한 ‘티’를 내고 싶으면 수도꼭지는 레몬, 오렌지처럼 강한 산이 들어있는 과일로 닦아주면 곰팡이 균을 없애는 동시에 수돗물 때문에 생긴 녹까지 제거돼 반짝반짝해진다. 습기가 잘 끼는 욕실 거울은 깨끗하게 닦은 후 비누를 칠하고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코팅한 효과가 나타나 습기도 덜하고 깨끗함이 오래 유지된다.
  • 우주 입자 채집한 우주탐사선 캡슐 지구안착 46억년전 태양계기원 규명 기대

    7년 전 발사돼 목성을 향해 46억 4000만㎞를 운항하고 있는 우주 탐사선 ‘스타더스트’호가 수집한 혜성의 파편 입자와 행성들의 먼지를 담고 있는 캡슐이 15일 지구에 무사히 내려 앉았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 추진체 연구소는 스타더스트에서 분리돼 대기권 진입에 성공한 캡슐이 이날 새벽 예정보다 5분 빠른 3시7분(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사막의 군기지에 낙하산을 펼친 채 안착했다고 밝혔다. 우주의 고체 물질, 특히 혜성으로부터 수집된 물질이 우주에서 채집돼 지구에 보내진 것은 1972년 이후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우주먼지 연구를 통해 46억년 전 생성된 태양계의 기원을 파헤칠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게 46㎏의 이 캡슐은 이날 지구 상공 11만 1020㎞에서 탐사선으로부터 분리돼 태평양 상공 125㎞ 지점에서 대기권에 진입한 뒤 시속 4만 6660㎞ 속도로 낙하했다. 이 속도는 인간이 만든 탐사 물체가 대기권에 재진입한 것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다. 캡슐은 32㎞ 상공에서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작은 낙하산을 펼친 뒤 다시 3㎞ 상공에서 주 낙하산을 펴고 솔트레이크시 남서쪽 군기지에 떨어졌다. 스타더스트는 지난 2004년 1월2일 지구와 목성의 중간 위치에서 ‘와일드 2’ 혜성으로부터 235㎞ 떨어진 곳까지 접근, 우주 입자들을 채집했다. 우주먼지는 육안으로 식별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정도로 알려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조선시대 초상화의 얼을 되새기며/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로 깊숙이 자리잡은 이른바 ‘거짓말하는 풍토병’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날로 심화되어 가는 ‘가난한 자’와 ‘가진 자’간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보다 더 심각하며,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거짓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기꾼은 물론 온갖 거짓말을 해대는 정치인을 많이 보아와서인지, 이제 우리는 거짓말을 정치인의 ‘직업병’ 정도로 생각하고 너그러이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사기 행각도 비교적 너그러이 넘어가고,‘내 자신’의 잘못도 너그럽게 용서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염려스럽다. 요즈음 끊임없이 회자되는 황우석 사건에 얽히고 설킨 ‘거짓말 신드롬’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크고 작은 거짓 행태나 각종 부정부패가 정치·경제계만의 ‘특산물’이 아니라 종교계나 교육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에 일고 있어 참으로 부끄럽다. 도대체 이러한 현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과연 우리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있다면 그 해법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일까? 조선시대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 기록물만 보더라도 그 시대에는 거짓 행위가 보편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절대적으로 금기시되었던 사회 풍토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의 초상화 관련 기록물은 그러한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 제작에 따른 몇 가지 공통점을 보면, 왕가나 양반 계층에서만 보편화되었다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 대상으로서의 비교군으로 볼 때 장점이 많다. 또한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일관된 화법에 의해 초상화가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조선 숙종 14년(1688년) 3월7일자 승정원일기에 화인(畵人)이 초상화를 그리면서 “옛 선비가 이르대,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가 조금이라도 혹 차이가 나고 다르면 곧 다른 사람이라 함은 바꿀 수 없는 정론입니다.”라고 기술된 사실에서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낙향하여 보내다 타계 직전 조정에서 보낸 화인이 조정의 하사품으로 초상화 즉 영정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죽음의 병리 증상과 함께 여러 피부 증상들을 초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부과학을 전공하는 본인으로서는 실로 연구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 그 한 예가 숙종·영조 때 높은 관직을 지낸 오명항(1673∼1729) 선생의 초상화이다. 선생의 피부색이 누런 황달을 넘어 말기 간암 증상인 흑달 단계로 검게 그려져 있어 사인으로 간암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당시 만연된 천연두를 앓은 ‘곰보’ 자국도 선명히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초상화가 한두 점이 아니다. 초상화 작업이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아버님을 조금 예쁘게 그려달라.”는 후손들의 청이 있었을 법도 한데 수많은 조선시대 초상화에서는 분식(粉飾)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조선시대 초상화는 예쁘지도 않으며, 일본이나 중국의 것에 비해 권위적이지도 않으면서 그저 정직 담백하기만 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오늘날의 부정부패 현상은 적어도 조선시대 이후 나타난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민족정신 유전자’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읽을 수 있는 정직 담백함이 당시 선비 정신이라면, 우리가 그 거울을 보면서 오늘의 문제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 박형식·유창종·안성기의 ‘박물관 토크’

    박형식·유창종·안성기의 ‘박물관 토크’

    ‘마약’을 때려잡는 검사를 지낸 30년 경력의 변호사, 성악가로 이름을 날린 문화행정가,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가 지난 11일 한자리에 모였다. 법무법인 세종의 유창종(61) 변호사와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박형식(53) 사장, 영화배우 안성기(54)씨다. 이들이 만난 곳은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후원조직인 사단법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새 임원들이다. 유 변호사는 회장으로, 박 사장과 안성기씨는 각각 이사를 맡았다. 박물관을 후원하겠다는 목적으로 모였지만 처음 만난 터라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유 회장이 “참, 안성기씨 만나면 아내가 꼭 사인 받아 오라고 했는데….”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자 이내 웃음바다가 됐다. 박물관 담화를 중심으로 1시간여 진행된 이들의 유쾌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본다. ●유창종 회장 새해 첫 임원모임에서 안성기 이사와 박형식 이사를 만나니 힘이 납니다. 박물관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하게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안성기 이사 부족한 저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박물관회 이사 제의를 받았을 때 박물관과 문화의 관계를 생각해 당연히 참여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관심을 갖고 동참하면서 많이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유 회장 사실 안 이사를 모시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연기·음악·미술계에서 1명씩 모시자는 의견이 나와 투표를 하니 안성기씨가 1등으로 나왔지요. 그런데 연락할 방법이 없었는데 제 오랜 지기인 하명중 감독에게 다리를 놔달라고 해서 성공했어요. 안성기씨는 ‘국보급’ 영화배우 아닙니까. 첫마디에 흔쾌히 허락해 줘서 좋았어요. ●박형식 이사 정동극장장을 거쳐 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 옮긴 뒤 우리 박물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고 있어요. 안성기씨 등과 함께 박물관을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어요. ●안 이사 오는 4월10일 같이 이사가 되신 정명훈씨가 ‘박물관 기증·기부를 위한 기금마련 콘서트’를 하신다는데, 같은 이사로서 부럽네요(웃음). 저도 뭔가 해야할 텐데요. ●유 회장 안 이사가 박물관에 나타나는 것 자체가 ‘공연’이고, 기여하는 겁니다.4월 공연때도 와서 기부자들을 만나실 것이고…. ●안 이사 네, 제가 그날 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겠습니다(웃음). ●박 이사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을 초청해 공연도 하고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자 합니다. 옛 것을 배우는 것과 동시에 정서적인 욕구도 충족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지요.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박물관,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습니까. ●유 회장 이제 문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져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중앙박물관도 문화를 종합적으로 느끼는 공간으로 변신해야 해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박물관이 될 겁니다. 특히 박물관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박 이사 영화·연극·공연 등 문화를 즐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한번 와서 보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반복적인 문화활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의 폭이 깊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물관이 공연장 등 문화공간을 갖췄다는 것은 국민들의 문화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 이사 지금 강우석 감독의 영화 ‘한반도’에서 대통령역을 맡아 촬영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고종의 옥새에 담긴 비밀을 풀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인데, 이는 과거를 알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요. 과거는 미래를 내다보는 창이자, 선생님입니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박 이사 안 이사는 대통령역만 벌써 두번째죠?앞으로 한번만 더하면 ‘문화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는데요(웃음).‘문화대통령’의 영향력이 더 크죠. 혹시 1인극에도 도전할 생각 없어요?우리 극장 ‘용’에서 1인극을 할 남자배우를 찾고 있는데…. 시나리오 한번 검토해보는 거 어때요? ●안 이사 어이쿠. 전 아역시절부터 영화에 길들여져서 다른 것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화는 NG가 있는데 연극은 허락되지 않아서요. 그거 하라고 하면 스트레스 받습니다(웃음). 참, 요즘 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하는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연극인 ‘이(爾)’의 인기가 좋던데요. ●박 이사 정동극장장 시절에도 ‘이(爾)’가 인기를 끌었는데 정동극장에서 안한다고 해서 중앙박물관으로 가져왔어요. 원래 이달 말까지 앙코르공연이 예정돼 있었던 것이지, 꼭 ‘왕의 남자’ 덕분은 아니에요(웃음). 설날 당일에 고향에 못가는 외국인 노동자나 탈북자,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참, 무더운 여름에는 심야에 박물관 벽을 통해 좋은 영화들을 상영하는 ‘야외 영화관’도 해볼만 할 것 같아요. ●유 회장 시민들이 야외극장 뿐 아니라 결혼사진 찍으러, 부부싸움한 뒤 스트레스도 풀러 박물관 공간을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안 이사 이사직을 맡고나서 박물관을 대하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연례행사처럼,1년에 한번 박물관에 갈까말까 했는데 이제는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구석구석 ‘코드’가 맞는 공간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우울할 때 기분전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박물관 내 그런 ‘아지트’를 만들어서 즐기고 싶습니다. ●유 회장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앞으로 재미있게 지냅시다. 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봉사도 같이 하고 문화도 함께 즐기고, 좋겠죠? 안 이사가 찍고 있는 영화, 기대되는데요.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까요? ●안 이사 전작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는 연애하는 대통령이었다면,‘한반도’에서는 정무를 잘 돌보는 대통령으로 나옵니다. 사실 재미는 없습니다(웃음). 정리를 잘 해야 하고, 머리카락 한 올도 흐트러지면 안되는 역할이라 제약이 많아요. 그래도 정의로운 대통령이라 좋습니다. 개인 스케줄과 상관 없이, 박물관과 문화를 위한 활동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모이기 어려운 3인이 만나기까지‘유창종 변호사, 박형식 사장, 안성기씨의 이색적인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것은 한달쯤 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회 회장으로 뽑힌 유 변호사를 만나러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을 찾았을 때, 그는 16명으로 꾸려진 임원 명단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비롯, 지휘자 정명훈씨, 이두식 홍대미대학장 등 친숙한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국보급’ 배우 안성기씨의 이름에 먼저 눈길이 갔다. 그와 함께 예술인에서 문화행정가로 변신한 박 사장, 유 회장이 한자리에 모이면 무슨 얘기를 나누게 될까 궁금해졌다. 중앙박물관 후원을 위해 몸바쳐 뛰겠다는 유 회장과, 박물관 문화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박 사장은 나름대로 박물관 전문가이지만, 박물관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흔쾌히 이사직을 수락했다는 안성기씨가 만나면 대화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했다. 그러나 안성기씨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창 진행 중인 ‘한반도’ 촬영이 전주 등 지방에서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박물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대답뿐 3인의 만남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의 만남은 결국 이뤄지지 못하는 것인가? 마음을 졸이고 있는 가운데, 희소식이 들렸다.11일 박물관회 임원들이 중앙박물관 내 식당 ‘거울못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새해 첫 회의를 갖는다는 소식이었다. 식당 앞에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박물관을 위해 모인 만큼, 이들 3명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데 더이상 장애요인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 형식에 이들 세명이 흔쾌히 동의했다. 박 사장은 “유 회장과 안성기씨, 나를 어떻게 한자리에 모을 생각을 했습니까. 참 절묘한(?) 조화입니다.”라며 호응했다. 처음에는 준비한 질문을 던졌지만, 시간이 가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빠졌다. 박 사장이 안 이사에게 제의한 ‘1인극’공연은, 성사만 된다면 문화계의 ‘빅 뉴스’가 되지 않을까?그러나 안 이사는 “1인극은 어렵고, 박물관 행사때마다 안내도우미를 하겠다.”고 했으니 박물관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보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프레스센터 ‘IQ뮤지엄 in City’

    한국프레스센터 ‘IQ뮤지엄 in City’

    추운 날씨라고 집에만 웅크리고 있기에는 방학이 너∼무 아깝다. 얼마나 기다렸던 방학인가. 엄마, 아빠와 손잡고 나들이 삼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속으로 떠나보자.머리가 좋아지는 체험 전시회를 비롯, 과학과 예술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로봇이 예술작품으로 탄생한 로봇전, 동화속 예쁜 주인공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동화 일러스트전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까다로운 과학의 원리들을 스포츠와 놀이로 직접 체험해보는 공간도 있다. 몇시간 동안 이런 저런 문화 체험 현장에서 즐겁게 지내다 보면 과학자, 예술가가 부럽지 않고, 동화작가처럼 전래동화 한편을 뚝딱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넘, 재밌어요. 세 시간 넘게 퍼즐 놀이를 하고 있거든요.”“점심요? 배 안 고파요. 퍼즐 풀 때까지 집에 안갈 거에요.”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IQ 뮤지엄 in City’ 전시장. 서울 용산구 청파동 신광초등학교 3학년 같은반 단짝친구인 신희수(9)군과 민성진(9)군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퍼즐 풀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방학을 맞아 소문을 듣고 지난 주말 친척과 함께 이곳을 찾은 것. 오전 11시부터 벌써 3시간이 지났건만 점심도 미룬 채 전시장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희수는 호주 국가의 지도 모양 안에 반팔 셔츠 네개를 가지런히 맞추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세개까지는 쉽게 그 안에 들어가지만 네개째는 들어갈듯 말듯 결코 쉽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린다. 성진이는 작은 나무상자 안의 삼각형을 맞추느라 정신없다. 평소 공부를 잘 하기로 학교에서 소문난 성진이는 “퍼즐이 너무 어렵지만 흥미있어요.”라며 즐거워했고, 희수는 “아직 퍼즐의 답을 찾지 못했어요.”라며 고민스런 표정이다. 이들은 전시장을 돌며 각종 퍼즐을 갖고 놀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재미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이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신 군의 고모 신영미(35·서울 용산구 효창동)씨는 “보통 학습 위주의 프로그램은 한두 시간 설명 듣고 나면 지루하기 마련인데 퍼즐은 흥미롭게 놀이를 하면서 머리를 쓰는 것이라서 교육적인 측면에서 아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곳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흰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와인빛 털 스웨터에 밤색 모직바지를 입은,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할아버지가 꼭 살아 있는 듯한 자세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어린이 누구나 아인슈타인 할아버지처럼 머리가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어깨가 으쓱여진다. 전시장은 앤틱 퍼즐, 희귀 퍼즐, 불가능 퍼즐, 세계의 퍼즐,IQ놀이터 등 여덟개의 방으로 꾸며져 있다. 착시를 이용한 ‘지혜의 미로’를 지나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125캐럿의 보석과 황금으로 만들어진 테디베어와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악마의 퍼즐’을 만날 수 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를 상징하는 동물 거북으로 만들어진 이 악마의 퍼즐은 워낙 풀기가 어려워 10분만에 풀면 1억원짜리 테디베어를 상금으로 가져갈 수 있다. 장예솔(11·경기 산본 태을초)양은 영국에서 날라온 퍼즐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 어른도 이틀정도 걸려서야 겨우 풀었다는 이 퍼즐을 풀기 위해 예솔이는 하나하나 퍼즐 조각을 열심히 맞춰 나가고 있었다. 평소에도 퍼즐을 즐긴다는 예솔이는 “퍼즐을 하면 인내심도 길러지고, 생각도 깊어져서 좋아요.”라며 웃는다. 동생 예림(7)은 세종대왕 얼굴이 그려진 만원짜리 퍼즐을 맞추느라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이번 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불가능 퍼즐’. 코카콜라 병속에 화살이 꽂혀 있다. 만약 유리를 녹여서 만들었다면 나무로 만든 화살은 타버렸을 것이지만 아무 흔적이 없다. 전세계에서 단 7명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 만발. 입구가 작은 주스병에 커다란 테니스공이 12개 들어간 불가사의한 퍼즐도 있다. 전시회에 들렀다가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청계천의 반짝이는 ‘루미나리에’를 볼 수 있는 것도 이번 방학에 느낄 수 있는 보너스다.3월 1일까지. 입장료 성인 7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02)2000-9774.
  • 백두산 일출을 보다

    백두산 일출을 보다

    낯선 남녀가 서로 만나 100번째 되던 날, 대부분 조촐한 기념식을 하겠지요. 더욱 사랑하자는 뜻에서 말입니다.‘주말매거진 We’가 이번호로 독자와 만난 지 꼭 100번째가 됐습니다. 하여 어떤 좋은 선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눈덮인 백두산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혹 가고 싶어도 여유가 없어서 못가는 독자 여러분에게 간접 체험이나마 선사하려는 뜻에서이지요. 아울러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백두’의 기(氣)를 흠뻑 느껴 보자는 취지이기도 하지요. 정말이지 하얀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 백두산은 똑바로 서서 걷기조차 힘들 정도의 바람과 영하 30∼40도의 차가운 날씨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쉽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등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백두산 북쪽 천문봉에서 만주벌판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신천지 새벽의 붉은 태양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또한 드넓은 얼음평야처럼 꽁꽁 얼어 버린 천지의 장엄함 앞에서는 절로 머리가 숙여지더군요. 자 함께 가보실까요. 백두의 계곡으로 말입니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백두산은 정말 춥데.”,“겨울에 백두산은 못간데.”라는 사람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속초에서 배를 타고 출발했다. # 백두로 향하다 백두산에 가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이번에는 속초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 훈춘에서 연길로 해서 가는 방법을 택했다. 속초에서 러시아 자루비노항구까지는 585㎞이며 1만 4000t급 동춘호로 무려 열여섯 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배에서 장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동춘항운 김세광 과장은 “말이 열여섯 시간이지 금방 지나갑니다. 오후 3시에 출항해 짐 풀고 저녁 먹고 한잠 자면 러시아에 도착해요. 어쩜 아침에 씻고 짐 챙기느라 바쁩니다.”라고 안심시킨다. 정말이지 막상 타고 보니 배의 위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멀미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을 배정받았다.4인실.2층 침대 2개와 TV, 화장실까지 설치돼 있었다. 추운 동해의 바람을 맞으며 멀어지는 속초를 바라보았다. 김 과장의 말대로 저녁을 먹고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다. # 전혀 다른 세상에 갑판에서 사진을 찍었다. 난생 처음 보는 러시아. 낡은 배, 녹슨 공장의 굴뚝, 눈덮인 야산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과 가장 다른 것은 ‘기온’이다. 부는 바람이 차가운 것이 아니라 콕콕 바늘로 찌르는 듯한 동통(冬痛)이 느껴진다.‘우와 추워!’ 정말 1분 이상 갑판에 서 있지 못할 지경이다. 이윽고 배가 접안했다. 자루비노항에서 동춘항운의 셔틀버스로 중국 훈춘의 장영자 세관으로 이동했더니 버스로 약 2시간 걸렸다. 하얀 눈이 덮인 불모의 땅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끝없이 이어진다. 오고 가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마주 오는 차도 거의 없었다. 어느덧 버스 유리창에 서리는 차가운 얼음장으로 변해 버렸다. 밖의 기온은 영하 25도란다. 러시아 군인들이 지키는 크라스키노 세관에서 러시아 출국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중국 장영자 세관에 도착했다. 장영자는 ´긴고개 들로 이어진 끝´이란 뜻의 마을 이름이다. 연변 지역은 고구려, 발해시대의 먼 조상들이 말 달리며 지배했던 땅이고 일제시대에는 많은 항일 독립투사들이 조국 독립의 꿈을 키웠던 곳이어서 새삼 감회에 젖어본다. 연길 등을 거쳐 백두산의 관문인 이도백화(조그마한 시골 마을)까지 약 300㎞. 버스로 꼬박 5시간이다. # 민족의 영산을 마주하며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마치고 그 세는 물(水)을 근본으로 하고 나무(木)를 줄기로 한다고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은 말했다. 또한 백두산은 우리 국토의 시작이며 백두대간을 품고 있는 민족의 영산이 아닌가. 또 한민족의 발상지인 단군신화를 잉태한 가장 성스럽고 고결한 산이다. 오는 길이 멀고 힘들다 할지라도 우리 민족의 시작점에 설 수만 있다면 그 정도 수고는 감내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 날씨가 구름 끼고 추운 탓인지 이도백화에서 그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가슴속에 느껴지는 맑고 성스러운 기운이 온몸에 짜릿한 전율로 다가온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호텔을 나섰다. 강원도청 환동해 출장소 직원들과 현지 가이드를 포함해 우리 일행은 모두 16명. 환동해 출장소 직원들은 동해바다의 어업과 해로를 관리하기 위해 강원도청에서 파견됐다. 이들과 함께 백두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 지프에 나누어 타고 어둠 속을 달렸다. # 민족의 아픔을 간직하고 자고로 백두산에서 일출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영하 30도, 체감온도를 측정할 수 없는 그런 겨울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된다. 한겨울에도 백두산 천문봉까지 차가 다닌다. 물론 일반 승용차는 아니고 중국에서 특수하게 불도저를 개조해서 만든 특수 버스인 ‘설령차’를 타면 천문봉 입구까지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새벽 5시, 장백산(張白山)이라고 써 있는 아치형 문을 통과한다. 이제 정말 백두산의 품에 들어왔다. 하지만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 장백산이라니. 이 산에 숨쉬고 자라고 있는 풀 한 포기, 나무 하나 우리 조상의 손길과 정성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건만 어찌하여 이곳을 장백산이라 부르며 내 나라를 거치지 못하고 남의 땅을 밟아야 이곳에 도착할 수 있는가. 반쪽짜리 나라의 아픔이 전해진다. # 찬란하다, 백두여 설령차에 올랐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얼어서 닫히지 않는 창문 틈 사이로 무서운 백두산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하다.‘휘잉∼잉 휘∼잉’하며 눈보라가 칠 때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간혹 새벽 달빛 사이로 백두산의 자태가 스친다. 목도리, 마스크, 귀마개, 장갑 등으로 온몸을 칭칭 둘렀건만 손끝과 발끝에는 여전히 한기가 느껴진다. 아침 6시가 넘어서자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조금씩 올라온다. 마음이 조급해진다.‘이렇게 어렵게 올라가는데 혹시 해가 불쑥 나와버리면 어떡하나, 빨리 가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앞선다. 굉음을 내며 설령차는 계속 백두산을 오른다.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차문이 열리면서 내렸다. 다행히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백두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거세게 몰아치는 눈보라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 기상대가 있는 주차장에서 천문봉까지는 걸어서 10여분. 일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천문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중학생을 둔 주부 홍복순(46)씨, 겨울산이 난생 처음이라는 정준호(47)씨도 고개를 숙인 채 천문봉을 향해 기어오른다. 만주벌판 저쪽 흐린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든다. 대륙의 저쪽에서 시작된 차고 거친 바람은 백두의 16개 봉우리를 타 넘어 천지에 부딪치고 솟구치며 눈과 함께 얼굴을 강타한다. 그래서 눈썹에는 하얀 고드름이 생기고, 덜덜 떨린다. 어느 누구 하나 바람과 추위를 피해 내려가자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발 아래 천지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눈보라가 소용돌이치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뱉어내고 또 뱉어냈다. 모두 천문봉에 손을 잡고 섰다. 갑자기 누군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어느덧 차가운 백두의 머리끝에서 하얀 입김을 뿜어내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첫머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붉은 태양을 기다리며 우리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추위 속에서 그 애틋한 기다림 끝에 먼 구름 사이로 거짓말처럼 붉은 덩어리가 솟는다. 자신의 몸을 열어 고귀한 생명을 품듯 시뻘건 태양이 나타난다. 숨이 멎고 맥이 풀린다.‘와’하는 탄성조차 지를 수 없는 신성함에 고개가 먼저 숙여진다. 이날 백두의 아침은, 아니 한반도의 신새벽은 이렇게 찬란하게 시작했다. 광활한 붉은 바다를 향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내려왔다. 뜨거워진 가슴으로 추위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박욱기(33)씨, 추위의 고통이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날아갔다는 김남순(39)씨, 평생에 잊지 못할 아침을 맞았다는 김용국(45)씨. 함께했던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저마다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백두산 천문봉을 내려왔다. # 하얗게 변한 천상의 호수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천지를 보러 나섰다. 산장 주변에는 일반인들을 위해 옷, 신발, 장갑 등을 빌려준다. 아이젠이 달린 털장화와 털점퍼는 각각 3000원,4000원에 빌려주며 마스크는 1000원, 장갑은 3000원에 판다. 그러니 장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백두산 온천지역에서 장백폭포를 거쳐 천지까지 왕복 3시간이 걸린다. 매표소 입구부터 백두산의 이름이 실감난다. 산 정상 부위가 화산활동으로 인한 부식토로 하얗게 뒤덮여 ‘머리부분이 하얗다’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순백으로 변한 백두산은 입구부터 아름답다. 10여분을 오르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매달린 거대한 얼음 사이로 굉음을 내며 물줄기가 떨어진다. 이름하여 장백폭포.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거의 물이 얼지 않고 흐른다. 장백폭포 산장을 지나자 터널이 시작된다. 터널 속 ‘가파른 천 개의 계단’을 올라야 천지를 만날 수 있다. 문을 열고 터널로 들어섰다. 좀 답답하다. 하지만 차디찬 눈보라를 맞지 않고 천지까지 갈 수 있다는 데야 어디 문제인가. 천지로 가는 터널은 관광객을 위해 한국인이 5년여 걸친 공사 끝에 2003년에 완성했다고 한다.35년간을 사용하고 중국측에 기부채납을 한단다.‘참 우리나라 사람은 불가능을 모르는 민족이야. 이렇게 가파른 곳에 터널을 만들 생각을 했으니.’ 가파른 천 개의 계단은 4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지 않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든다. 어느덧 터널의 끝쪽 문에서 휴식을 한다. 밖의 기온이 낮아 몸에 난 땀을 식히고 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문을 열고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친다.‘역시 쉽게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구먼.’ 하지만 난간 옆으로 물이 흐른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영하 30도에도 얼지 않고 이렇게 물이 흐르다니. 바로 이 물이 천지에서 흘러 ‘승사하’를 이루고 중국 송화강의 출발점이다. 승사하를 지나자 본격적인 백두의 품이다. 양쪽으로 깎아지르는 용문봉과 천문봉이 우뚝하고 곳곳에 작은 바위들이 시베리아의 벌판을 연상케 한다. 세찬 눈보라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는 잊지 못할 광경에 연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정상에 이런 거대한 봉우리들과 천지라는 커다란 호수를 품고 있으니 경이롭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거센 눈보라를 맞으며 20여분 걷자 공룡 동상이 나온다.“와∼천지다.”하며 모두가 하얀 얼음판으로 뛰어든다. 맞다. 바로 여기가 백두산 천지, 하늘의 연못이라는 이곳은 하얗게 변해 있었다. 무려 둘레가 14.4㎞, 최대 너비가 3.6㎞, 최대 깊이가 384m인 연못. 어떻게 이런 산 정상에 커다란 호수가 있다고 누가 상상을 할 수 있겠는가. 모두 천지에 뛰어들어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예 드러누운 장희순(39)씨는 “만세 만세”를 외치며 “여기가 천지예요.”라며 북받쳐 오르는 감격에 말을 잇지 못한다. 바람에 연신 눈을 비비며 “한번이라도 더 봐야지. 내가 평생에 언제 다시 여기를 밟아 볼 수 있겠어요.”라는 유현진(53)씨의 눈에는 이슬이 맺힌다. 친구들과 함께 중국 여행을 한다는 천안 나사렛대 문성진(21)씨는 “남쪽의 산들과 달리 웅장하고 위엄있는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라며 “좀 춥지만 정말 오지 않았으면 너무 후회할 뻔했습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렇게 다들 백두산의 정기와 천지의 성스러움은 우리를 감동에 빠지게 했다. # 색다른 백두산의 별미 백두산의 또 하나 명물은 온천이다. 온천물의 온도가 섭씨 82도로 아주 뜨거워 계란을 담가 놓으면 자동적으로 삶아진다. 이렇게 삶은 계란은 정말 특이하다. 손으로 계란의 반을 잘라보면 흰자위는 반숙, 노른자위는 완숙이다. 먹기가 부드럽고 좋다. 온천수의 효능 때문이란다.3개에 1000원이다. 아주 맛있다. 주변에는 온천장이 몇 개 있다. 입장료는 1만원. 비싸다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가면 정말 색다른 경험이 기다린다. 물이 좋은 것은 기본이고 노천으로 나가보라. 고드름과 흰눈이 쌓인 탕에 몸을 담그고 백두산의 이름 모를 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1분도 안 돼 머리카락이 얼어버린다. 그러면 탕에 얼굴을 담가 녹이면 된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하얀 눈가루가 탕을 휘감아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 정도면 겨울 백두산의 참맛을 만끽했다고 할 것이다. # 민족의 혼이 서려 있는 연변 예전에 만주로 불렸던 연변지역에는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다. 곳곳에 항일 독립투사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으며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 지역에는 우리 조선족을 위해 간판에 모두 한글과 중국어가 병행 표기돼 있어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한국 돈’이 거의 모든 식당과 상점에서 통용이 될 정도로 한국적인 곳이다. 다만 거리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나라 70년대를 보는 듯하다. 훈춘 주변에 안중근 의사 유적지는 안중근 의사가 한달 동안을 머무르며 거사를 준비했던 집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마당에 유적비도 있다. 연길 근처인 용정에는 우리 가곡 ‘선구자’의 일송정과 해란강을 만날 수 있다. 연길에서 용정으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산 위에 자리잡은 조그만 정자가 바로 일송정. 전에는 늠름한 자태의 소나무가 서 있었다고 하나 일제에 의해 고사당하고 지금은 작은 소나무 한 그루와 정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또한 민족시인 윤동주가 다녔던 대성중학교가 있다. 현재 용정 제일중학교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현지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구관 앞에는 윤동주 시비가 세워져 있고 건물 2층에는 사진, 화보, 책자 등 윤동주 시인의 기념전시관이 꾸며져 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남양시와 중국 도문을 연결하는 도문대교, 북한의 나진 선봉과 훈춘을 연결하는 권하대교 등이 있어 멀리서나마 북한땅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은 훈춘시청으로 쓰이는 간도 일본총영사부는 ‘토지’드라마에서 길상이가 폭파하려고 했던 건물이다. 밀강 민속마을에 강운학(79) 박옥선(80)씨 노부부의 집은 60년 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함북 흑룡군과 연결된 사만자대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군 폭격으로 끊어진 채로 있었다. 이처럼 백두산을 가는 길에 둘러볼 만한 유적지와 역사적인 흔적이 많아 산 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백두산 관광의 선두는 동춘항운은 2000년 4월 28일 우리나라의 속초에서 러시아의 자루비노 항을 경유하여 중국의 훈춘시를 연결하는 최초의 해륙을 연계한 카페리 항로.즉 ‘백두산항로’라는 이름 아래 매년 여객 및 컨테이너 화물 등을 운송한다.또한 2003년 11월 6일부터 러시아 연해주의 수도이자 물류의 중심지인 블라디보스톡항까지 연장 운항을 하고 있다. 동춘항운 부설 준여행 에서는 이 카페리를 이용해 중국 백두산과 러시아 등을 여행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겨울철에 중국 연변지역 관광과 백두산을 오를 수 있는 6박7일 상품이 39만9000원,백두산을 서쪽에서 북쪽을 종주하는 5박6일 상품이 68만원,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 등을 열차로 여행하는 6박7일 상품이 79만원 등이다.www.dongchunferry.co.kr ,(02)720-0271
  • 입자 작을수록 인체에 치명적

    입자 작을수록 인체에 치명적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대기오염 물질이다.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기관지나 허파꽈리에 들러붙어 호흡을 방해하거나 조직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혈액을 응고시키면서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거나, 기관지 염증·천식 등 호흡기계 질환을 악화시킨다. 자동차 등을 비롯한 이동오염원에서 60%가량, 공장 등 고정오염원에서 40%가량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부류로 나뉘어 불리는데, 입자의 굵기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이하인 PM10은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1∼10분의1 정도다. 이보다 더 작은 것은 직경 2.5㎛ 이하의 PM2.5다. 굵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그 동안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최근엔 학계를 중심으로 직경 1㎛ 이하인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PM10에 대한 환경기준만 설정돼 있을 뿐, 나머지에 대해선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환경청의 경우 1997년부터 PM2.5에 대한 환경기준을 만드는 등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연구팀은 “PM2.5에 대한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美 ‘나노기술 위험성’ 검증 나섰다

    나노기술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인체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탄소 나노튜브에 노출되면 호흡장애나 뇌세포 손상을 일으키고 피부에 닿을 경우 DNA에 유해할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지만 나노기술의 경제성과 성장 잠재력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와 업계가 뒤늦게 나서 나노기술의 유해성 연구에 수백만달러를 투입키로 하는 등 이 분야 연구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노기술은 테니스공의 탄성을 높이고 햇빛에 바래지 않도록 하는 데 쓰이는 등 최근 몇년새 매일 수백개의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그러나 보통 머리카락 10만분의1 크기인 나노입자가 폐나 뇌를 비롯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캐나다 오타와의 한 비영리단체 사무국장 팻 로이 무니는 지적한다. 그는 “피부 크림이나 방오가공 바지, 식품첨가제 같은 제품들이 우리 건강을 담보로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햇볕차단제 등은 안전성 연구가 이뤄질 때까지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한다. ‘떠오르는 나노기술 재단’은 미 연방정부로부터 매년 600만달러를 받고 나노기술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주간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3900만달러의 연방자금이 내년도 이 분야 연구에 쓰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록히드 마틴과 모토롤라 등이 퍼듀대학과 연계, 분석에 착수했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나노기술 연구에 매년 10억달러를 퍼붓고 있어 유해성 연구에 내놓은 액수가 터무니없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그나마 연구비도 폐에만 집중되고 있다. 마이클 클라이튼의 베스트셀러 ‘먹이(Prey)’는 나노 알갱이가 실험실 밖으로 대량 유출돼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나노의 잠재적 위협이 공상과학 스릴러보다 더 심각하다고 경고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儒林(490)-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2)

    儒林(490)-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2)

    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2) 율곡의 생애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면 친가보다는 외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기록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고,‘율곡문집’에 실린 ‘세계도(世系圖)’를 보아도 아버지에 대한 내용은 ‘진실되고 정성스러워 꾸밈이 없으며, 너그럽고 검소하여 옛사람다운 기품이 있었다.’고 짤막하게 나와 있지만 어머니에 대한 기록은 서화에 능하고 수를 잘 놓았으며, 효행이 뛰어나고 언행이 심중하여 모든 부덕을 두루 갖춘 부인으로 평가되어 역사상 인물 중에 최고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여섯 살 때 어린 율곡을 데리고 강릉을 떠날 때 대관령 고갯마루 위에서 눈물을 쏟으며 지은 신사임당의 시는 효행이 뛰어났던 신사임당의 심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한양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강릉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산을 날아 내리네.” 이처럼 신사임당에 대한 풍부한 기록보다 훨씬 적은 이원수의 기록은 비범한 여인이었던 신사임당에 대한 상대적인 것일 뿐 이원수의 인격이 홀대를 받을 만큼 미천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원수는 ‘율곡문집’에 실린 내용대로 ‘옛사람다운 기품’이 있긴 하였지만 우유부단하였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이원수가 강릉의 처갓집에서 처가살이를 하였던 때의 일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신사임당은 남편이 입신출세하기를 기원하여 10년을 기약하고 서로 헤어져 별거하기로 약조하였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치마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남편에게 보다 원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을 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남양 홍씨 밑에서 외아들로 자란 이원수는 아내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집에서 얼마 가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고 한다. 그가 가장 멀리 갔었던 것은 집에서 겨우 40리 떨어진 ‘반쟁이’란 곳으로 대관령도 넘지 못한 지척지간의 가까운 거리. 그것도 세 번이나 작심을 하고 떠난 후였다. 결단력의 부족으로 세 번째 돌아오는 남편을 맞을 때 신사임당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한다. “서방님께서 다시 돌아오시겠다면 이대로 입산하여 비구니가 되겠나이다.” 머리카락을 자른 아내의 결연한 의지를 본 순간 그제서야 대관령을 넘어 한양으로 와서 3년 동안 부지런히 학문에 정진할 수 있었으니, 그가 훗날 비록 말단관리였으나 수운판관이라는 벼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신사임당이 보인 단호한 의지의 결과였던 것이다. 신사임당은 이와 같은 일화를 통해 이미 남편의 우유부단함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평소 남북조시대 때의 학자 안지추(顔之推)가 지은 ‘안씨 가훈’을 본받아 가족간의 인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신사임당으로서는 자신이 죽은 후 남편이 재혼을 하면 반드시 화목한 가정의 평화가 깨어질 것임을 꿰뚫어 보았던 것이었다. 신사임당의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된다. 비록 이원수는 재취를 얻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살림을 주관하던 첩의 난폭한 행동으로 율곡은 ‘차라리 아무도 모르게 죽고 싶다.´라는 편지를 남길 만큼 극심한 고통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콤플렉스 남성 사랑만나려면

    콤플렉스 남성 사랑만나려면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K(33)씨. 그는 최근 선을 보았다가 상대 여성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맞선 자리에 나온 여성은 K씨를 보자마자 “어머, 황비홍이네.”라며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30대 초반에 앞머리가 숭숭 빠진 K씨를 두고 상대 여성은 영화 황비홍에 등장하는 남자 배우들의 머리모양을 떠올리며 혼잣말을 내뱉은 것.K씨는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결혼도 못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콤플렉스는 스스로 만드는 것” 키가 작다, 차가 없다, 돈이 없다, 집안이 별 볼 일 없다 등 콤플렉스 많은 남자에게 사랑은 어렵기만 하다. 온갖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 인간관계마저 매끄럽지 않은 남성들에게 사랑은 사치로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콤플렉스 하나 없는 남성이 어디에 있겠는가. 연애 컨설턴트들은 남성들이 이성을 만날 때 콤플렉스라고 느끼는 부분이 스스로 위축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연애 칼럼니스트 임기양(29·여)씨는 콤플렉스가 많은 남성일수록 너무 깊이 생각하고 더디게 행동해서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 한번 못하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어쩌다가 연애를 시작해도 상대 여성이 해주는 칭찬을 왜곡해서 받아들여 자신의 단점과 연결해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한 사랑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연애를 해도 늘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남성은 콤플렉스의 덫에 걸린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콤플렉스 거들떠보자 데이트 코치 김지나(27·여)씨는 사랑의 방정식을 축구경기에 대입해 설명한다. 축구경기에서 선수들이 자기의 콤플렉스에 매몰돼 있으면 절대 골을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콤플렉스 진단과 극복의 첫걸음으로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을 인용했다. 우선 거울 앞에서 자기 생김새와 인상을 조목조목 따져본 뒤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나누어 적는다. 키가 작은지, 얼굴이 못생겼는지, 돈이 없는지, 직장생활에 비전은 있는지 등을 신랄하게 적는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대 여성의 조건도 함께 적는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기의 장·단점을 인식한 뒤에 이상형 조건에서 50%는 과감하게 지워버리는 것이다. 김씨는 “양손에 무엇인가를 가득 들고 있으면 아무 것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정말 누군가를 잡고 싶으면 그 사람을 꼭 잡을 수 있도록 한쪽 손에 쥔 것을 아낌없이 놓으라.”고 충고했다. ●콤플렉스는 뛰어넘어야 할 사랑의 장애물 연애컨설턴트 송창민(28)씨는 단점이 하나 있다면 장점을 아홉가지 살려내 자기만의 매력을 키우려 노력해야만 멋진 사랑도 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본인의 콤플렉스만 깨달았다고 사랑이 찾아오지는 않는 법. 마음이 끌리는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해야 한다. 키가 작아서, 데이트할 차가 없어서, 상대 여성보다 학벌이 떨어져서 거절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떨쳐버려야만 한다. 그리고 본인의 콤플렉스를 매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대머리이면 가발도 써보고, 키가 작으면 키높이 구두도 신어보고, 상대 여성보다 지적 능력이 부족하면 공부를 더 해야 한다. 송씨는 “사랑을 얻으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멋있는 남자가 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콤플렉스는 장애가 아니라 육상 경기의 허들과 같아서 열심히 뛰면 누구나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남자도 여자도 아닌 어느 인생

    남자도 여자도 아닌 어느 인생

    『저의 소원은 빨리 완전한 여자가 되는 것입니다』- 남자도 아닌 여자도 아닌 성을 가지고 살기 위해 안간힘 쓰는 임(林)양(?)의 말이다. 남자와 함께 있을 때 스스로 여자임을 확인할 수가 있어서 그나마도 한 가닥의 행복을 맛본다는 기이한 성의 미아(迷兒)가 임군(?)이다. 어느 날 동침하던 미군이 2중 성기 가졌다고 진술 이 존재를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임(林)양으로 부르기로 한다. 21세의 여인이다. 서울시내 이태원동에 산다. 직업은 위안부. 생업에 충실하려면 어디까지나 여성이어야 한다. 그리고 또 이 일대에서 그녀를 여성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임양이 4월 10일 밤 위안부가 된 지 처음으로 하룻밤 경찰의 신세를 졌다. 호객(呼客)행위를 지나치게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날 밤 그녀는 용산의 모「바」에서「미첼·W·하림」상병이라는 젊은 미군과 어울렸다. 함께 임양의 하숙방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사건이 터졌다.「하림」상병은 임양이 2중 성기를 가진 것에 화가 나서 임양을 마구 때리고 방안에 걸려 있는 임양의「원·피스」와「브래저」등 20여 점(싯가 3만원)을 닥치는 대로 갖고 달아나다 순찰 경찰에 붙잡혔다.「하림」상병이 경찰 진술에서 주장한 임양의 2중 성기설에 제일 놀란 사람이 하숙집 주인 김모(36)씨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우리집에 하숙한지 3개월이 되지만 전혀 몰랐습니다. 가령 사흘에 한 사람 꼴로 양손님을 받았다고 쳐도 3개월이면 30명 아닙니까. 그 사나이들이 거쳐 가면서도 말썽 하나 없었는데요』 그 말투는「하림」상병이 난처해져서 마구 되는대로 지껄였다는 기색이다. 『저는 사건이 있은 다음날, 임양의 젖가슴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물론「브래저」아래쪽을 말입니다. 그럼요, 여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여자가 좋아, 서커스단서도 소녀역만 임양은 전남의 항구도시에서 막벌이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지금은 돌아간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중1, 국3인 두 동생을 부양, 매달 생활비를 고향에 꼬박꼬박 보내고 있다. 어릴 때는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서울시내에서도 이따금「텐트」를 치고 흥행을 한 일이 있는 동춘「서커스」단에 속해서 또 전국을 흘러 다녔다. 어릴 때부터 그를 남자취급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도 여자가 더 좋았다. 남성이 이성인 여자에 대하는 그러한 류의 그리움이 아니다. 여자가 되고 싶었다. 언제부터 이러한 엉뚱한 욕망이 자기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되었는지는 본인도 분명히는 모른다. 「서커스」단에 뛰어든 것도 빵문제가 컸겠지만 여자역을 시켜준다는 유혹에 이끌린 탓이었다. 무대에서는 여배우 김지미로 분장해서 노래를 불렀다.「트럭」에「텐트」를 싣고 지방도시의 공지를 찾아 헤매는 정처없는「집시」생활도 그녀에게는 즐겁기만 했다. 5색의 조명이 자기 둘레에서 회전한다… 김지미가『검은 장갑』의 노래를 끝낸다…「서커스」구경은 어린이와 어른들이 요란한 갈채를 보낸다… 이 순간에 임양은 최고의 황홀을 느꼈다. 나는 여자이다, 나는 여자이다 하는 짜릿한 도취감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때마다 그녀는 정신적인「오르가즘」을 맛보았다. 줄타기 연습을 하다가 떨어져서 왼팔을 부러뜨리는 고역도 치렀지만 이 도취감 하나로 버텨왔다. 밴드·맨에 반해 동거생활, 성전환수술도 바로 그때 이윽고「서커스」의「밴드·맨」과의 애정생활에 들어갔다. 성전환수술을 한 것도 이때였다. 남자이면서도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완전한 여성으로 탈바꿈하려는 대담한 시도였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면 그의 두터운 가슴팍 속에서 스스로의 성을 개방시킴으로써 애정을 승화시킨다. 남자인 임양의 경우는 성전환수술이 이것에 해당했다. 동거생활이 2년간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러한「부부(夫夫)」도 아니고「부부(夫婦)」도 아닌 결혼생활은 어떠한 범주에 들어가는지가 의문이다. 그녀의 성전환수술이 성공을 했다면 온전한 부부(夫婦) 한 쌍이 탄생했을 것이었다. 그녀의 불완전한「섹스」에 불만을 품었는지「밴드·맨」애인이 도망을 치고 말았다. 먹고 살기 위해 여장을 하고 술집에 나갔지만 몇 주일 못 가서 위장이 탄로났다. 그때마다 번번이 쫓겨나왔다. 1년 전.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복막염을 앓아 입원을 했다. 어린 동생들은 서울에서 좋은 집에 시집간(그녀는 이렇게 속여가면서 돈을 보내주었다) 누나로부터 치료비가 오기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이태원으로 찾아간 것은 이 까닭이다. 1년 가까이 여기서 살아왔지만「베드」에서도 그녀의 불완전성을 눈치챈 G.I.는 없었다. 하루 수입은, 많을 때는 20「달러」(약 5천 5백원), 적을 때는 1~2천원이고 공을 치는 날도 있다. 고향의 어머니는 성전환한 딸이 부잣집에 시집간 줄로만 알고 있고 동생들은 누나에게 미안하다는 편지를 보내오고 있다. 그 나머지 돈은 모두 저금통장에 들어간다. 집을 사기 위해서도 아니고 더 좋은 옷을 사 입기 위해서도 아니다. 성전환수술을 다시 한번 받아서 언젠가는 자기 앞에 나타날 남자애인을 만족시켜주는 완전한 여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진짜 애인을 만날 때까지 머리 안자르고 기를 생각 남자로 되돌아 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태원에 들어온 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있다. 『진짜 애인이 나와 줄 날까지 안자르고 기르겠어요』 임양은 2중 성기의 상태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더 자세한 질문에 대해서도 굵은 담배연기를 내뿜을 뿐 말이 없다. 눈을 살며시 내려 감고 웃는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으스스 춥거나 색다른 흥분을 느끼게 하는 미태(美態)다. 달의 표면 같은 새까만 적막강산 속, 성의 미로를 표류하는 웃음이다. 이태원 일대에서는 막연히 중성의 여성으로 통하고 있다. 이 동네에는 이러한 중성의 여성이 7~8명 있다는 것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4/20 제2권 16호 통권 제30호 ]
  • [길섶에서] 초겨울의 기억/우득정 논설위원

    약 30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늦가을의 문턱을 넘어 겨울 초엽으로 접어드는 11월 말, 교문을 나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려는 순간 한 군인이 다가와 ‘불이 있느냐.’고 물었다. 야전점퍼도 걸치지 않은 그 군인은 짧게 깎은 머리카락 밑으로 소름이 송송 돋은 모습으로 입에 담배를 문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추위에 푸르딩딩하게 변한 얼굴빛과는 달리 눈망울만은 몹시 맑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바람을 등지고 담배불을 붙인 그는 고개를 꾸벅하더니 교문쪽으로 내달았다. 그리곤 손을 연신 겨드랑이 밑으로 넣어 비비면서 교문 안을 살피는 것이었다. 그 군인의 계급이 일병이었고, 아마도 첫 휴가를 나와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기다리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군 입대 후에야 떠올랐다. 그럼에도 매년 11월 말 갑자기 수은주가 뚝 떨어지는 날이면 한순간 담뱃불밖에 건넨 적이 없는 그 군인부터 생각난다. 기억 속에 정지된 정물화가 아닌 군모(軍帽) 밑에 빼곡히 돋아난 소름까지도 선명한 동영상이 되어. 그동안 스치고 지나갔던 수많은 인물들이 그 군인의 얼굴에 대입되곤 했다. 하지만 곧 눈이 쏟아질 것만 같은 초겨울의 배경과 어울리는 그 얼굴은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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