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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티투어버스 미끄러지면서 육교 교각 받아 중국관광객 등 12명 다쳐

    시티투어버스 미끄러지면서 육교 교각 받아 중국관광객 등 12명 다쳐

    15일 오전 11시 20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태창파크맨션 앞 도로에서 2층 버스인 부산시티투어버스의 후미가 육교 교각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중국인 관광객 진모(44)씨 등 1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사고지점인 경사진 도로에서 버스가 우회전하던 중 차량이 뒤로 40여m 밀리면서 뒷부분이 육교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경찰은 운전기사 하모(54)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고갯마루 정감 품은 벽돌 외벽…고급진 연희동 닮은 연보랏빛…골목길 동선에 맞춘 지그재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고갯마루 정감 품은 벽돌 외벽…고급진 연희동 닮은 연보랏빛…골목길 동선에 맞춘 지그재그

    한국 아파트 역사를 이해하는 여러 관점 중 하나는 거리형과 단지형 간의 대립과 복합이라는 구도다. 이것은 아파트라는 공동 주거가 주변 지역, 특히 거리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배경으로 한다. 상가 아파트는 거리형 아파트의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길에 면한 건물의 저층에 주거 보다는 상가를 넣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층부 거주 환경이 더 좋은 단지형에서 상가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 상가동을 따로 두는 방식으로 해결하지만 예외가 있다. 즉 거리형과 단지형이 복합된 경우다. 대표적으로는 이미 소개했던 반포 주공 1단지(1974)나 앞으로 소개할 동부 이촌동 한양맨션(1971) 등이 그렇다. 둘 다 대규모 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들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단지에서 유사한 사례들이 발견된다. 고은 아파트, 연화 아파트, 그리고 홍파 아파트가 바로 그런 경우다. # 모래내로 고개에 이름도 예쁜 고은 아파트 무악재를 따라 놓인 통일로는 홍제동을 둘로 나눈다. 지난번에 소개한 유진 상가, 원일 아파트, 안산 맨숀은 모두 통일로 북동쪽, 즉 인왕산 쪽의 홍제동에 있다. ‘고은 아파트’가 있는 곳은 통일로 너머 반대쪽, 즉 안산 쪽 홍제동이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과 무악재역 사이에 있는 삼거리에서 시작되는 모래내로에서 답사가 시작된다. 안산 중턱을 가파르게 경사져 오르다가 다시 홍제천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는 그 고갯마루에 이름도 예쁜 고은 아파트가 있다. 외벽이 벽돌로 된 정감 있는 건물이다. 1975년 6월 17일에 사용승인을 받았고 2개 동 139가구의 오붓한 단지형 아파트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가동과 나동의 2개 동 중 상가가 있는 것은 가동이다. 전면 도로를 따라 건물이 ‘ㄴ자’로 꺾여 있는데 그 부분에 상가가 있다. 상가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세탁소, 실버용품 상점, 염색 전문점, 신발 가게, 전자제품 상점 등 일상적인 삶을 위한 가게들이다. 마침 그 앞은 버스 정류장이다. 아파트단지 주민뿐 아니라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쉽게 상가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인접한 광산 아파트가 역시 소규모 단지형 아파트이면서도 가로에 일체의 상가가 없는 것과는 대조된다. 벽에는 ‘고은 아파트’라고, 관리실에는 ‘고은 맨숀’이라고 씌어 있어서 이 당시 두 단어가 서로 약간의 긴장감을 이루며 함께 사용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일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모래내로라는 정식 도로명 대신에 화장터길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찾아보니 고은 아파트 고갯마루 바로 아래에 홍제동 화장장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에 세워졌으나 점차 이 지역이 개발되면서 1970년 9월 1일 경기도 벽제로 이전한 ‘시립장제장’이 바로 그것이다. 화장장이 있던 시절에는 인근 안산의 나뭇잎에서 그을음이 묻어났었다고 하니 인근에 공동 주거가 들어서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고은 아파트가 들어선 것은 1975년으로 이미 화장터가 옮겨간 지 몇 년이 지난 후였다. 새로운 지역에 일어나는 변화 뒤에는 항상 이렇게 사연이 있다. # 네 그루의 가로수가 리듬 맞춘 연화아파트 상가아파트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종종 이런저런 제보를 받는다. ‘연화 아파트’도 그런 경우였다. ‘1970년대 지어졌고 이전에는 고급이었던 상가아파트가 연희 삼거리 근처에 있다’는 것이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고은 아파트에서 모래내로를 타고 오면 자동차로는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곳이다. 연희동의 중심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연희로와 증가로인데 이 두 길이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연희 삼거리다. 연화 아파트가 이 삼거리 북쪽 증가로 변에 들어선 것은 1975년 12월 6일이었다. 안산 너머의 고은 아파트가 지어지고 난 지 약 반년 후의 일이었다. 연희동은 원래 조선 시대 이궁의 하나였던 연희궁이 있던 곳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연가구학교 자리로 전해진다. 궁은 사라졌지만 그 존재는 거기서 다소 떨어진 궁동산(宮洞山)이라는 이름에 아직 남아 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서울을 수복하는 과정에서 치른 저 유명한 연희 104고지 전투가 벌어진 바로 그 산이다. 연가구학교 신촌 캠퍼스가 있어 이전부터 학생 인구가 많았고 또한 한국한성 화교중학교의 존재로 짐작할 수 있듯이 화교 인구도 상당하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교수, 외국인 등을 위한 고급 주택지가 많은 것도 연희동의 큰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서울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 약간의 이국적 분위기가 감도는 고급 동네, 이것이 연희동의 일반적인 이미지다. 그러면서 상업과 주거가 적절하게 공존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맛집 거리, 사러가 쇼핑 등의 존재가 이를 입증한다. 연화 아파트는 이러한 연희동의 다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의식하고 자리잡은 것 같은 모습이다. 비록 세월의 무게가 다소 내려앉았지만 기본적인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가로의 스케일을 전혀 거스르지 않는 적절한 높이와 폭, 보행자의 접근을 최대로 배려한 1층 상가, 정갈하고 차분한 외관. 특히 일반적으로 건물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저 연보라색이 주는 독특한 느낌까지. 한마디로 참 깔끔한 아파트가 아닐 수 없다. 의도인지 모르지만 증가로변 정면의 가로수 네 그루는 마치 건물과 함께 리듬을 맞추는 것 같다. 정면에서 보면 그냥 단독 건물처럼 보이지만 연화 아파트도 엄연히 배치상으로는 단지형이다. 다만 한 동이 ‘ㄱ자’로 구부러지면서 마당을 품고 있는 형태다. 마당은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포니 1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가 열린 것이 바로 다음해 초인 1976년 1월 26일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계획을 한 셈이다. 총 38가구의 매우 아담한 연화 아파트는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이다. 현재 가로에 면한 지하실은 미용실로 사용되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방공대피시설 안내판이 아직 붙어 있다. 평수 16평, 수용인원 96명, 심지어 관리 책임자의 이름도 보인다. 이런 안보 관련 시설들을 둔감한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많으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남침 땅굴 발견,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들이 이 무렵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던 것을 감안하면 이런 시설의 필요성은 당시로서는 현실이었다. 민간의 공동 주거 또한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 태권도장? 주차장? 홍파아파트 지하 정체는 이 연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거리형 상가아파트는 특정 지역 몇 군데에 몰려 있다. 충정로를 포함한 서대문 일대가 그렇고 홍제동이 또한 그렇다. 나중에 소개할 용산 지역 또한 예외가 아니다. 물론 사대문 안에도 여러 개가 존재한다. 반면 이 패턴에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동대문에서 한참을 더 간 제기동 길가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홍파 아파트’가 그런 경우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파트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제기로를 따라 고려대 쪽에서 접근하면서 보면 홍파 아파트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정면이 강조된 디자인이지만 한쪽 면이 좀처럼 보기 드문 ‘지그재그’ 형이다. 꺾이는 곳마다 창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형과 실내 공간 계획을 정확히 일치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건물 주변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홍파 아파트의 정면은 제기로라는 넓은 도로지만 그 측면은 좁은 골목길이다. 서쪽 골목길은 제기로 13길로 불리는데 이 길은 45도 방향으로 비스듬히 나 있다. 이 골목길에 아파트의 배치를 맞추다 보니 지그재그형의 특이한 조형이 나온 것이다.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파트가 주변 지역, 특히 좁은 도로와의 관계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기 몸을 만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정면뿐 아니라 골목길에도 1층에 상가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지만 아마도 좁은 골목길에는 상권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래서 담장을 쳐서 골목과 단절해 놓은 것은 다소 아쉽다. 다만 저층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골목길을 따라 나름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놓여 있는 모습은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주 출입구는 오른쪽 골목으로 형성된 마당 겸 주차장 쪽으로 나 있다. 즉 상가와 주거의 입구는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가능하다면 이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지만, 정면에만 도로가 있는 경우는 불가능하다. 홍파 아파트는 대지의 깊이 덕분에 뒤에 마당을 만들 수 있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정면에서 바라본 홍파 아파트는 폭 대 높이의 비가 거의 1대1로 상당히 홀쭉한 비례다. 그 덕분에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제기로 남쪽 일대는 홍파초등학교, 경동시장 등 기본적으로 낮은 건물들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6층이라는 그리 높지 않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역의 망루 같은 존재감을 갖는다. 입면을 보면 창호와 벽체 그리고 발코니가 이루는 독특한 리듬감이 있다. 6개 모듈로 좌우 대칭 구성을 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재미있다. 내부 평형과 측면 가구의 구성을 위한 고민의 결과다. 홍파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6층이다. 48가구가 입주해 있으니 작은 규모의 아파트다. 특이한 것은 지하층의 용도다. 겉보기에는 주차장이고 실제로 차량이 들고 날 수 있는 램프가 두 군데나 있지만 건축물관리대장 상에는 주민운동시설인 태권도장으로 되어 있다. 공부상의 용도와 실제 용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흔하지만 홍파 아파트의 경우 이미 건립 당시부터 지하층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더구나 이 아파트의 사용승인일이 1971년 10월 7일로 앞서 소개한 고은 아파트나 연화 아파트보다도 시기적으로 몇 년 앞선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하 공간은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만들어 놓으면 시대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데 홍파 아파트도 그런 경우의 하나인 것이다. 홍파 아파트는 장흥식이라는 사람이 지은 것이라고 한다. 회사가 아닌 개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거대 자본이 아닌 개인 자본으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 당시 아파트들의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는 것은 동원된 자본의 규모와 성격과도 관계가 깊다. 일부러 다양한 디자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 다양성이 있었던 것이다. 거대 자본에 의한 거대 단지로 공동 주거를 공급해 온 그간의 상황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묘한 사다리꼴, 중정·잘 짜인 디자인, 정면·도심 공중 텃밭, 옥상…세 번 놀랐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묘한 사다리꼴, 중정·잘 짜인 디자인, 정면·도심 공중 텃밭, 옥상…세 번 놀랐다

    독립문에서 통일로를 따라 무악재를 넘어 홍제천 쪽으로 가다 보면 길 오른쪽, 즉 인왕산 쪽으로 단정한 외관의 아파트가 하나 있다. 통일로에서 한 켜 안쪽에 있기 때문에 전면 건물에 가려 일부분만 보인다. 콘크리트로 된 수평 띠 사이마다 창문과 회색 벽돌을 교대로 채워 넣어 입면을 만든 솜씨가 눈길을 끈다. 전형적인 근대주의적 디자인으로서 언뜻 보면 공동 주거가 아니라 사무실 같기도 하다. 이 건물이 바로 안산 맨숀이다. 아파트를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연예인 아파트’로 불릴 만큼 한때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그 당시 아파트치고 그렇지 않은 예가 별로 없다. 일부 시민 아파트를 제외하면 당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고급 주거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그 시절만큼의 영화를 누리고 있지 못하다는 점 또한 이 시대 아파트들의 공통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름이다. 인왕산 기슭인 이 일대에는 ‘인왕’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들이 유독 많다. 그런데 이 건물만 길 건너편 안산의 이름을 따왔다. 바로 인접한 ‘인왕 아파트’나 ‘인왕궁 아파트’ 사이에서 홀로 돋보이는 이름이다. 어떤 오기 같은 것이 느껴져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위치보다는 경관을 염두에 둔 이름이 아닌가 싶다. 도시에서 경관의 중요성을 인식한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시대를 앞선 생각이라고 하겠다. 인왕산 기슭에 놓여 있으나 안산을 바라보고 있는 건물인 셈이다. # 엄격한 근대건축의 외관에 아기자기한 중정 이 건물에 가서 보고 세 번 놀랐다. 그 처음은 위에서 적은 것처럼 아주 잘 짜인 정면의 구성 때문이었다. 지금 건물이 오래되어서 그렇지 아마도 건립 당시에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을 정도로 수준 높은 디자인이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을 건축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충분히 좋아하는가는 좀 다른 문제다. 이런 종류의 미감을 받아들이려면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다소 엘리트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것이다. 건축가의 이름은 알 길이 없으나 참으로 궁금하다. 두 번째는 이 건물이 중정식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미 사전 조사에서 알게 된 사실이기는 했다. 그런데 미리 알고 봐도 여전히 신선하고 놀라웠다. 저런 엄격한 정면을 가진 건물이 그 안에 아기자기한 중정을 품고 있다니. 비밀은 대지의 형상에 있다. 안산 맨숀의 대지는 사다리꼴이다. 대지 경계선을 따라 건물이 배치돼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쪽에 남는 공간이 생겼고 그것이 그대로 중정이 됐다. 대지가 네모반듯하지 않아서 중정도 사다리꼴이다. 그런데 이것이 묘한 안정감과 생동감을 동시에 준다. 천창이 없는 개방형 중정이라 외기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비와 눈을 그대로 맞는다. 세 번째 놀라움은 옥상 때‘문이었다. 무지개떡 건축론에 따르면 도시 건축에서 옥상을 잘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옥상이 생활공간과 연계되면 이를 한옥의 ‘마당’에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외기에 면하고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외부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은 복잡한 도심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굳이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상가 아파트들은 평지붕 건물로서 당연히 옥상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 그냥 텅 비어 있거나 심지어 물건을 쌓아 놓는 용도로 쓰고 있다. 생활공간과 인접한 마당으로 계획되거나 활용되고 있는 경우는 단 한 경우도 없다. 안산 맨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내용은 항공사진으로도 확인이 어렵고 직접 가 봐야만 알 수 있다. 그런데 안산 맨숀은 옥상 전체가 경작지나 다름없었다. 한쪽은 인왕산, 또 다른 한쪽은 안산으로 둘러싸인 공중 정원, 아니 공중 텃밭이 거기 있었다. 아마도 안산 맨숀 주민들은 서울에서 가장 멋진 경작지를 가진 것인지도 모른다. 텃밭을 가꾸려고 주말마다 교외를 오가며 길바닥에서 시간을 다 보내는 것에 비하면 이 얼마나 도시적이고 친환경적인 해결인가. 여기에 마을 주민들을 위한 공동 쉼터나 독서실 같은 실내 공간이 인접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이미 근사하다. 실로 예기치 못했던 발견이었다. # 상가 아파트로 변신… ‘맨숀 아파트’의 자부심 통일로에서 걸어 들어가 본다. 안산 맨숀의 정면을 보면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또 다른 아파트가 나온다. 다름 아닌 인왕 아파트다. 단지형 아파트이기도 하고 상가가 거의 없이 건물 대부분이 공동 주거이기 때문에 이 연재에서 다루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용 승인일이 1968년 11월 11일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고, 제법 사람들 입에도 오르내리는 편이다. 같은 길로 계속 들어가면 또 다른 단지형 아파트인 인왕궁 아파트의 입구가 나온다. 안산 맨숀에 대한 자료를 보면 이 건물도 원래 순수한 주거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층에 상가가 들어가서 지금과 같은 상가 아파트가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물 2층에 중정이 있는 현재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중정 바닥을 한 층 올리는 대대적인 공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원래 1층에 있던 주거는 환경이 별로 좋지 않았을 것이다. 정밀한 실측 조사를 통해서만 파악될 수 있는 문제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안산 맨숀은 1972년 2월 18일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러니 다른 상가 아파트들에 비하면 다소 건립 연대가 늦은 셈이다. 지하층이 ‘아파트’로 돼 있는데 사람이 사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창고로 짐작된다. 흥미로운 것은 기록상 1층에 아파트와 제1, 2종 근린생활시설이 혼재돼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변동 내용란을 보면 2005년 이후 1층의 아파트가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된 내력이 단계별로 나와 있다. 원래 주거전용 건물이었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현재 1층에는 복덕방, 목욕탕, 미용실, 식당 등 주민들을 위한 일상적인 기능들과 장애인 보장구 수리센터 같은 다소 특수한 기능이 입주해 있다. 특이하게도 작은 유료 주차장이 있는데 건축물 관리대장에 나와 있지는 않다. 건물 북서쪽 코너의 좁은 벽면에 ‘안산 맨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요즘 식으로 하면 ‘안산 맨션’이겠지만 당시 시대상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 글에서는 원 이름을 그대로 쓴다. 그런데 거리에서 공동 주거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안산 맨숀 아파트’라는 좀 다른 이름의 간판이 달려 있다. 맨숀, 혹은 맨션과 아파트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규모가 크면 아파트, 상대적으로 작으면 맨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여러 자료를 보면 그 차이에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같은 홍제동의 ‘유진 맨숀’과 ‘원일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유진 맨숀이 오히려 훨씬 더 큰 건물이기 때문이다. 최선의 추정은 맨숀이 아파트보다 뭔가 더 근사해 보이는 이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안산 맨숀 아파트’라는 이름은 ‘아파트는 아파트인데 보통 아파트가 아니라 근사한 맨숀 아파트’라는 의미일 것이다. 자부심이 배어 있는 이름이다. 지금도 그런 현상은 계속된다. 다세대, 다가구, 연립주택, 아파트라는 이름보다는 빌라, 하이츠, 맨션, 테라스 같은 욕망 투사형 이름이 널리 쓰인다. 앞의 이름들은 엄연히 법적 용어지만 뒤는 그렇지 않다. 여기에 심지어 캐슬(성), 팰리스(궁) 같은 봉건적인 이름까지 등장했다. 민주공화국에 사는 시민들이 죄 귀족이나 왕족이라도 된 것인가. 반면 서구에서 저층 주거 단지에 흔하게 사용되는 ‘코트’(court)는 한국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가든’(garden)은 각종 고깃집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듯하다. 일부 단지형 아파트에는 어느 때부턴가 ‘마을’이라는 한국어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느낌이다. # 옥상서 딴 푸성귀를 밥상에… ‘부엌 정원’ 현실로 건물 북서쪽 코너에 계단이 있다. 역시 당시 유행했던 테라조, 즉 ‘도끼다시’ 마감이다. 거리에서 입구에 들어서면 경비실, 우편함 등이 보이고 여기서 한 층을 오르면 중정이다. 중정 반대편에는 또 다른 외부 계단이 있어서 비상시의 대피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중정은 그야말로 안산 맨숀이라는, 48가구가 사는 하나의 마을, 혹은 동네의 중심이라는 느낌을 준다. 화분과 장독이 많이 놓여 있고 심지어 수돗가도 보인다. 높이에 비해서 폭이 좀 좁은 것 같지만 햇살과 바람이 충분히 들어온다. 눈을 들어 위를 보니 그날따라 유달리 화사한 초여름 늦은 오후의 하늘이 흘러가고 있었다. 중정에서 5개 층을 더 오르면 옥상이다. 지상 6개 층의 건물이지만 역시 엘리베이터는 없다. 중정이 이미 2층에 있고 계단실이 답답하지 않아서 그런지 옥상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노약자는 불편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만약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작은 엘리베이터를 하나 설치하면 좋을 것이다. 솜씨 있는 건축가의 손을 빌리면 건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가 옥상까지 연결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옥상에 오르니 늦은 오후의 햇살 속에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쪽은 인왕산, 반대쪽은 안산이지만 주변에 건물이 많이 들어서서 썩 잘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졌을 때는 주변이 훨씬 더 열려 있었을 것이다. 텃밭을 가꾸고 있는 주민들은 완연한 도시 농부의 모습이었다. 마침 저녁을 준비할 시간이라 다들 한 바구니씩 푸성귀를 따서 계단실 아래로 내려갔다. 바로 이런 것이 많은 사람이 꿈꾸는 부엌 정원이 아닌가. 이렇게 자기가 사는 곳의 옥상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을 굳이 마당 있는 집을 찾아 교외로 나갈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엄청난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면서? 안산 맨숀의 옥상을 바라보면서 옥상은 교외의 대안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바람직한 무지개떡 건축은 한 개의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수직으로 재구성한 마을, 혹은 동네와도 같은 것이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곳이 있어야 하고 제한적이지만 자연을 접하는 곳도 있어야 한다. 전형적인 근대건축의 엄격한 외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기자기한 중정과 활발하게 사용되는 옥상 텃밭 등 수직 마을의 가능성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곳이 바로 무악재 너머 홍제동의 안산 맨숀이다.
  • 제주 신성미소지움 더 팰리스, 모델하우스 성황리 개관

    제주 신성미소지움 더 팰리스, 모델하우스 성황리 개관

    SG신성건설은 제주 신성미소지움 더 팰리스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고 29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서귀포시에 지상에 차가 없는 친환경 빌라맨션이 신성미소지움 브랜드로 첫 선을 보이며,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에 탄생하는 ‘신성미소지움 더 팰리스’는 84㎡로 구성되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 높은 중소형 빌라맨션으로 공급된다. 특히 입지, 조망, 교통, 생활, 자연환경에서 탁월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서귀포시는 다양한 지역 개발 호재가 있어 제주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자지역이다. 2016년 말 113만5000m² 규모의 서귀포 혁신도시가 완공 예정으로 총 9개 공공기관이 입주한다. 약 2000여 세대가 들어서는 강정택지지구가 조성 중에 있으며, 2015년 11월 서귀포에는 2025년 개항 목표로 신공항 건설이 확정되어 완공 이후 연간 4500만 명이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영어국제교육도시, 서귀포관광미항, 강정크루즈항 등 개발 사업도 서귀포시에 집중돼 있다. 또한, 서귀포혁신도시~신시가지~강정지구로 연결되는 도심 주거벨트의 바로 앞에 위치하여 글로벌 제주의 신중심으로 떠오르는 서귀포시의 미래를 앞서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 및 생활 인프라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공항버스, 시외버스터미널이 인접하고 1132/1136번 도로를 통해 서귀포시 원도심 및 제주 전 지역을 신속하게 연결한다. 2025년 개항 예정인 신공항과도 가까운 입지로 더욱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출 전망이다. 이마트, 롯데시네마, 서귀포시 제2청사, 중앙도서관 등 생활 인프라도 가깝게 누릴 수 있고 도보 10분대로 새서귀초등학교, 대신중교가 자리한다. 고교는 혁신도시 내 신설예정이다. 강창학경기장, 월드컵경기장이 가까이 있고 한라산, 서귀포항 등 제주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레저 휴양 관광시설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상에 차가 없는 숲 속 빌라맨션 단지로 조성되는 ‘강정동 신성미소지움 더 팰리스’는 단지설계에서도 기존 빌라와 차별화된 단지특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숲 속에 조성된 단지는 대지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하여 가까이로는 서귀포 신도심을, 멀리로는 서귀포 바다 조망까지 누리는 아름다운 조망을 갖추고 있다. 전 세대 100% 지하주차장 설치를 통해 단지의 지상은 제주 고유의 정취와 감성이 가득한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단지 입구에는 무인차단 시스템이 설치되어 입주민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보호하고, 지하주차장과 전 세대 간 이동이 편리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한편, ‘강정동 미소지움 더 팰리스’ 모델하우스는 서귀포시 법환동에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27일부터 ‘명일역 솔베뉴’ 청약

    [부동산 플러스] 27일부터 ‘명일역 솔베뉴’ 청약

    삼성물산은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조감도)에 대한 청약을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진행한다. 삼성물산은 이번 분양에서 중도금 무이자 대출(전용 103A타입 제외), 일부 가전 무상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아파트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하는 것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13개동 전용 49~103㎡로 총 1900가구로 구성된다. 일반분양가구는 268가구로 ▲49㎡ 30가구 ▲59㎡ 89가구 ▲78㎡ 80가구 ▲84㎡ 68가구 ▲103㎡ 1가구 등이다. 도보로 지하철 5호선 명일역을 이용할 수 있고, 고명초교를 비롯해 명일중, 한영중, 배재중, 배재고, 한영고, 한영외고, 명일여고 등이 가깝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2300만원대다. 02-401-3301.
  • 주택가서 집회 때 소음 단속 강화된다

    주택가서 집회 때 소음 단속 강화된다

    새달부터 주거지 기준 이상 소음 발생 때 인근 주민들 불편 고려해 즉시 중지 명령 학교·병원 인근서도 앰프 일시 압수 추진 야간에는 장소 관계없이 사용 금지 검토 서울 마포구 염리·상암·상지·하늘초교 학부모들은 지난 11일부터 중국인 사후면세점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공사 현장과 마포구청 등에서 열고 있다. 많게는 200명, 적어도 50명 정도가 매일 시위에 나선다. 한 학부모는 “스쿨존 바로 앞에 면세점을 지어 대형 관광버스가 들락거리면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구 이촌동에서도 지난 5월부터 한강맨션 주민들이 재건축을 촉구하는 집회를 용산구청과 한강맨션 상가 앞에서 간헐적으로 열고 있다. 상가와 주택이 함께 있는 주상복합동 3개 건물에 있는 상인들이 반대하면서 재건축이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런 크고 작은 주민 시위에서 빚어지는 소음이다. 한강맨션 인근에 사는 김모(42)씨는 “집회의 자유도 있지만 조용히 지낼 권리도 있지 않으냐”며 “바로 앞이 초등학교인데 너무 시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들어 주택가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집회가 급증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다음달부터 주거 지역에서 집회로 기준치 이상의 소음(주간 65㏈·야간 60㏈)이 발생할 경우 바로 중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주거지역에서 아예 확성기나 앰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기준 이상의 소음이 발생했을 때만 바로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 앞으로는 일반 주거지역, 학교, 병원 등지에서 소음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중지 명령을 내리거나 확성기 및 앰프를 압수해 일시 보관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또 경찰은 장기적으로 확성기 및 앰프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거 지역이나 야간 시간대 확성기나 앰프 사용을 제한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해외 입법례 등을 고려해 집회·시위권과 일반 시민의 평온권을 모두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거 지역은 모든 국민들이 편하게 지내야 하는 공간이고, 야간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취침하는 시간인 만큼 시민들의 건강을 고려한 조치”라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여론 등을 점검하면서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회·시위 주최자는 확성기, 북, 징, 꽹과리 등으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2014년 소음 기준이 강화돼 현재는 주거지역·학교·종합병원·공공도서관의 경우 주간 65㏈, 야간 60㏈이고 기타 지역은 주간 75㏈, 야간 65㏈이다. 경찰이 2년 만에 다시 집회·시위 소음 기준 강화를 검토하는 것은 이익 갈등으로 인한 주거지의 소규모 집회가 늘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민주화 시위가 많아 시민들도 집회 소음에 관대했지만 요즘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집회를 연다’는 인식이 퍼지다 보니 민원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2005년 2만 3585건이던 ‘참가자 99명 이하’의 소규모 집회는 지난해 4만 4242건으로 87.6% 급증했지만, 100명 이상 집회는 같은 기간 19.1% 감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공포의 ‘붉은 글씨’ 이사 독촉

    공포의 ‘붉은 글씨’ 이사 독촉

    재건축 예정인 부산의 한 맨션에 이사를 독촉하는 붉은색 페인트 낙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도권 중소형 재건축 하반기 분양 스타트... 좁은문을 뚫어라

    수도권 중소형 재건축 하반기 분양 스타트... 좁은문을 뚫어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최근 관심 받고 있는 중소형 재건축 단지들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재건축 분양 아파트 중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평형이 관심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경기, 인천) 분양 단지들을 분석해 본 결과, 재건축 분양 단지의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평형인 것으로 집계됐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보유한 수도권 재건축 단지들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재건축 분양 단지의 경우, 일반에 공급되는 물량이 적으며 중소형 평형은 물량은 더욱 적어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는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안양호계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평촌 더샵 아이파크’를 7월 분양할 예정이다. 규모는 총 1,174가구로 조성돼 335가구가 일반에 분양, 이 중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 평형은 314가구에 이른다. 단지 근처에는 평촌의 교육중심지로 불리는 평촌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어 교육여건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서울지하철 4호선 범계역과 1번 국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평촌 IC가 인접해 있어 교통이동이 편리하다. 또한 삼성물산은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를 분양한다. 일반 분양 물량 268가구 중 1가구를 제외한 전체 물량이 85㎡이하의 중소형 평형이다. 주변교통은 지하철 5호선 명일역까지 걸어서 1분 안에 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또 암사IC,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암사대교 대중교통 이용도 양호하다. 한편 8월에는 SK-대우-현대건설이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의 규모는 지상 5층, 2,600가구이며 지상 35층, 총 4,932가구로 구성된다. 지하철5호선 상일동역으로 도보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고 근처에는 동명근린공원과 한강공원이 위치해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서소문 아파트, 충정 아파트 등 소위 ‘스타급’들은 자료가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아파트들은 그렇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미동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자료가 없는 편에 속한다. 부동산 정보, 혹은 간단한 언급 정도다. 나 자신이 그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충정 아파트 답사에 건축 사진작가 김용관 선생이 동행했는데, 이 근처에 또 다른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고 해서 가본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지형이 아닌 ‘나 홀로’ 아파트다. 일반적으로 나 홀로 아파트는 소위 ‘주촉법’(주택공급촉진법) 등에서 요구하는 각종 제약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 전략으로 알려져 있어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나 오래전에 지어진 나 홀로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서 그렇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나 홀로’보다는 ‘단지형’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거리형’ 아파트라는 명칭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미동 아파트는 거리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단지형 아파트의 경우 내부 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거리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결국 도시를 수많은 ‘빗장 공동체’(gated community)로 쪼갠다. 도시적 ‘발칸화’(Balkanization)다. 거리형 아파트는 물론 장단점이 이와 반대다. 길에 면해서 지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층부가 상가가 되고 결과적으로 가로의 활력에 기여한다. 물론 조경이 잘된 단지형 아파트가 거리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가로의 중요성은 도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리형 아파트는 고립되지 않은 도시의 일원으로 작동한다.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위에 거주함으로서 직주근접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아파트 앞길 넓지 않아 건물 더 크게 느껴져 문제가 되는 것은 주거 부분의 질이다. 거리와 상가의 소음, 냄새, 채광, 환기, 안전 등 삶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지형이 수많은 사회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려온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한편 거리형이 전 세계적으로 더 보편적인 유형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팽팽한 대결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부 이촌동 한양 맨션(1971)이나 반포동 주공 1단지(1974) 등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물론이고, 제기동의 홍파 아파트(1971), 홍제동의 고은 아파트(1975), 연희동의 연화 아파트(1975) 등의 소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도 거리와 만나는 부분에 상가아파트를 배치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아파트 단지는 점점 더 도시라는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은 개념으로 변해갔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거리에 대한 배려는 다시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접한 한 아파트 계획안은 대단지이면서도 거리형 상가아파트를 높은 비중으로 설치하고 있었다. 이 연재 또한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통해 단지형과 거리형이라는 상반된 구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시도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미동 아파트는 흥미로운 사례다. 일단 건물의 규모가 상당하다. 지상 8층, 지하 1층에 건물의 길이가 37m에 달한다. 지하 전체가 상가고 1층의 길에 면한 부분 또한 그렇다. 나머지 7개 층은 모두 아파트인데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대한 상가의 비율이 7개층 대 2개층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다. 총가구 수가 97가구로서 한 개의 동으로 구성된 거리형 아파트로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필적할 만한 것으로는 서소문 아파트(1972년, 126가구), 그리고 숭인상가 아파트(1976년, 110가구) 등이 있다. 아파트 앞길이 그리 넓지 않아서 건물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정면에서 보면 돌출창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아파트라기보다는 사무실 건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건물의 후면이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한편 이 당시의 아파트들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한 노란색의 페인트 도색이 되어 있는데, 미동 아파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약간 동부 유럽을 연상케 하는 이 놀라운 색채적 통일성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부 자료에 의하면 미동 아파트는 1970년 12월에 입주했다. 그런데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완공, 즉 사용승인일은 1969년 6월 13일이다. 기록만으로 보면 완공 후 무려 1년 반 후에 입주를 했다는 것인데 그 실상은 알지 못한다. 1969년은 1970년과 더불어 중요한 상가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던 해다. 이미 소개한 낙원빌딩과 효자 아파트가 그렇고, 지금은 일부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 아파트가 또 그렇다. 상가아파트는 아니지만 현재 완전히 철거되어 윤동주 언덕이 된 청운동의 청운 아파트도 같은 해에 지어졌다.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음으로 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례들이 이렇게 1969년 한 해에 대거 등장했다. #중정 없지만 계단 워낙 넓어 층간 통풍에 기여 몇 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를 찾는데 중앙역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을 알아보니 뜻밖에도 외기에 면하지 않은 방이 있었다. 체험 삼아 하루 묵어보기로 했다. 원래 사무실로 지어진 건물이었으나 임대가 잘 안 나가서 호텔 체인이 몇 개 층을 빌려 개조했다고 한다. 건물의 폭이 넓은 것이 문제였는데, 결국 복도를 두 개 두고 그 사이에 방들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직원은 씩 웃으면서 막상 가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람선 같은 평면’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유람선을 찾아보니 실제로 그렇다. 건물이건 배건 폭이 넓다 보면 생기는 문제다.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프런트의 말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 복도로 난 창도 모르고 보면 그냥 블라인드를 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점 등에서도 종종 쓰는 디테일이다. 전반적인 설계가 세심해서 나름 쾌적한 분위기였다. 어차피 밤늦게까지 구경 다니다가 잠만 자러 들어가는 것이었으므로 별다른 느낌도 없었다. 외기에 면하지 않은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런 공간 배치를 한 건물을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바로 미동 아파트다. 통상 이런 답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한다. 우선 현장에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대강의 정보를 파악한다. 다행히 한국 네티즌들은 관심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 어떤 아파트들은 상당히 자세한 자료며 답사기가 올라와 있다. 특히 부동산중개업 종사자 중에 단순히 사업을 위한 자료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애정 넘치는 글과 사진, 자료들을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일을 일로만 여기지 않는, 소위 ‘덕후스러운’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전문 서적, 혹은 건축물 관리대장과 같은 공공서류 등을 찾아 재차 확인한다. 이전의 신문 기사가 궁금하면 네이버의 뉴스 라이브러리가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이에 못지않게 매우 유용한 도구는 네이버나 다음 등의 지도 서비스다. 모든 건물을 직접 답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 그렇지, 건물의 외관에 대해서는 이 지도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지원군은 브이월드(www.vworld.kr)라는 사이트다. 국토교통부가 개발한 한국판 3D 지도다. 한국 정부가 국가지리정보를 제공했으면 구글어스가 이미 했을 일이기는 하지만, 디테일의 수준은 오히려 그 이상이다. 미동 아파트는 갑자기 가게 되어 사전 절차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아파트 평면의 깊이가 무려 25m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공동 주거에서 이 정도 깊이가 되면 환기와 채광을 위한 중정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항공사진을 보니 건물의 옥상이 그냥 매끈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세 가지다. 우선 중정이 있되 그 위에 평지붕을 덮은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중정의 환기와 채광을 위해 건축 측면에라도 커다란 창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중복도가 하나 있고 양쪽의 단위 가구 평면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깊은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복도가 두 개고 그 가운데에 외기에 면하지 않은 공간이 한 줄 더 있는 것이다. #미동아파트의 중정 역할 하는 뒷면 계단실의 실체 양해를 구해 건물 내부를 답사해 보니 세 번째 경우였다. 갑자기 이전에 묵었던 그 호텔 생각이 났다. 그 가운데 부분의 거주 환경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설계 여부에 따라 의외로 쾌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 들은 바로는 여름에 조금 더 덥고 답답한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분도 전체가 주거는 아니고 일부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계단이 워낙 넓어서 층간 통풍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것과 유사한 경우는 낙원빌딩에서도 본 적이 있다. 낙원빌딩은 6층부터 아파트가 시작되는데 그 유명한 수직 중정은 7층부터 있다. 그러다 보니 중정 바로 아래의 6층에 공간이 한 줄 더 생겼다. 이 부분에 주거가 아닌 관리 사무소, 창고 등이 들어가 있다. 나중에 소개할 남가좌동의 좌원 상가아파트(1966)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설계를 상상하기 어렵다. 중복도형, 심지어 편복도형조차도 공동 주거 건축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다. 소위 계단실형이 거의 천하통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생활수준이 향상된 덕이니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주거 건축의 다양성이 이에 비례해서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이 건물들이 지어지던 당시 도시적 밀도의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건물이 완공된 다음해인 1970년의 신생아 수는 100만 7000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그뿐 아니라 서울 인구는 1960년 244만명에서 1970년 553만명으로 평균 일 년에 30만명씩 늘고 있었다. 당시 대전 인구가 약 30만명이어서 ‘일 년마다 대전, 대전’ 하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 아파트들은 그런 초고속 성장 시대의 산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밀도의 압박이 대단했던 것이다. 미동 아파트는 만약 리모델링하여 밀도를 일부 덜어낸다면 본격적인 중정형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 건물에도 ‘호적’이 있다 사람에게 호적이 있다면 건물에는 건축물 관리대장이 있다. 호적에 양친 부모 이름이 나오는 것처럼 건축물 관리대장에는 건축주,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의 이름을 적는 칸이 있다. 허가일, 착공일, 사용승인일 등 건물의 탄생 과정과 관련된 중요한 날짜뿐 아니라 주차장, 승강기, 심지어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정보에 기타 인증 정보까지 모두 적게 되어 있다. 1992년 ‘건축물대장의기재및관리등에관한규칙’이 개정된 이후는 여기에 건축물 현황도면까지 첨부하게 되어 있다. 즉 이 문서만 보면 한 건물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불완전하다. 제도는 제도일 뿐, 그 영향이 모든 건물에 다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건축물 관리대장의 여기저기에 공백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기록만으로 보면 ‘아버지 어머니도 없는’ 건물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생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으로 치면 천애고아다. 물론 난리를 많이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러나 때로는 단순히 행정력이 못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효자아파트가 바로 그런 경우다. 1960년 말이나 1970년대 초의 건물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그런데 관련 자료 어디에도 믿을 만한 건립 연대가 나와 있지 않았다. 심지어 건축물 관리대장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채워진 칸보다 빈칸이 더 많아서 텅 빈 벌판 같았다. 호기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런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구가옥대장을 열람하는 것이다. 구가옥대장은 건축물 관리대장의 전신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현행 건축물 관리대장에 모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은 전산화되어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지만 구가옥대장은 그렇지 않다. 직접 해당 관청을 방문해서 열람신청을 해야 한다. 오래된 서류이므로 관청에서도 매우 신중을 기해서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청 직원과 함께 오래되어 색이 바랜 서류를 하나하나 뒤지는 것은 매우 독특한 아날로그적 경험이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알아낸 효자아파트, 즉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자하문로변 ‘점포 및 아파트’ 집합건축물의 완공일은 1969년 11월 15일이다. 이 연재에서 얼마 전에 다뤘던 낙원빌딩(상가+아파트), 일부분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아파트, 완전히 사라져 윤동주 언덕에 자리를 내준 청운아파트 등과 동갑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주상복합 건축으로 종종 거론되는 세운상가보다는 단 1년이 늦을 뿐이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40대 후반의 건물이다. # 백운동천과 자하문로 이와 맞물린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 있다. 바로 다름 아닌 효자아파트 앞길, 즉 자하문로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자하문로는 폭이 25~30m에 달하고 왕복 4~6차선인 넓은 도로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우선 청운동에서 시작한 하천이 이 도로의 현재 서쪽 변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이른바 백운동천(白雲洞川)이다. 청계천의 본류이므로 지금도 공사 표지판 등에 ‘청계천 좌안상수’(左岸上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물길과 지금의 자하문길 동측 사이에는 길게 연결된 수많은 필지들이 있었다. 백운동천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쯤에 복개되었다. 그리고 나란히 늘어선 여러 집들이 철거되면서 현재의 자하문로가 된 것이 1978년의 일이다. 효자아파트가 건립되고 9년 만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효자아파트가 잘려 나갔을까? 마치 1979년 충정로가 확장되면서 충정아파트의 앞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듯이. 지도를 통해 전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인 1936년과 대한민국 시대인 1993년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재의 자하문로는 길 양옆의 건물들을 잘라내면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백운동천의 복개와 띠처럼 연속된 여러 필지의 멸실이 결과적으로 현재의 도로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효자아파트의 현재 모습을 봐도 별다른 변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측면이 평활한 벽인데 반해서 전면에는 콘크리트 보와 기둥이 이루는 프레임이 돌출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으나, 이것은 조형 언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시장과 한 몸을 이룬 본격적인 상가아파트 효자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본격적인 상가아파트라는 것이다. 심지어 바로 옆의 통인시장과 아예 한몸을 이루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룰 예정인 홍제동의 원일아파트가 인왕시장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효자아파트와 통인시장은 어떤 관계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통인시장이 효자아파트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은 종종 ‘사대문 안의 유일한 지역형 전통 시장’으로 불린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기원은 일제 강점기다. 오늘날의 서촌 일대는 일본인들이 가장 빨리 정착한 곳이기도 했다. 통의동 일대의 동양척식회사 사택이 이미 경술국치 다음해인 1911년에 들어섰을 정도다. 이후 총독부와 총독 관저 등이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통인시장은 결국 이들 식민 지배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시설이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941년 6월 ‘제2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었다. 당시 단층의 시장 건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현재의 효자아파트다. 이렇게 시장에 기원을 두고 있는 탓에 효자아파트는 지상 5층 건물이지만 주거 부분은 3개 층에 불과하다. 1층과 2층, 그리고 지하층이 모두 상가다. 건물 전체로 보면 상가와 주거의 비중이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 연재를 통틀어 세운상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상가 비중이 높은 사례일 것이다. 게다가 이 상가는 모두 통인시장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특히 1층은 통인시장과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오래된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완공 당시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방송인 등 유명인들의 이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소개한 서소문아파트가 그렇고 앞으로 소개할 안산맨션이나 세운상가가 또한 그렇다. 효자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멀지 않은 청와대의 직원들도 여기 거주했었다고 전한다. 통인시장 동쪽 입구 바로 오른쪽에 효자아파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통인시장은 이전부터 생선회로 유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이 지하에 생선 가게가 있다. 계단실은 자하문로에 면한 건물의 코너 부분과 건물의 다른 쪽 끝인 통인시장 안쪽, 이렇게 두 군데가 있다. 특이하게도 지하 한쪽에는 광화문 검도장이, 2층에는 합기도보존연구회가 있어 자못 무(武)의 기상이 넘치는 건물이기도 하다. TV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의 독일인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이 이 합기도장을 다니는 탓에 종종 거리에서 그를 목격하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통인시장 안쪽 계단으로 내려가 보면 ‘통인시장 DIY 목공방 & 잡도리 쉼터’라는 공간이 있는데 60년대 말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지하실의 층고가 상당히 여유롭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하를 개발한 이유는 역시 시장과 인접한 건물로서 그 기능의 일부를 수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두 계단 모두 도로나 시장에서의 접근이 쉬워서 그냥 ‘쓱’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걸어 올라가면 바로 아파트다. 계단실마다 경비실, 혹은 관리사무실이 있지만 그나마 통인시장 안쪽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금 같으면 상가와 주거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당시에는 주거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많이 달랐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건물의 동남쪽 코너에 있는 자하문로 변 계단은 특이하게도 평면이 삼각형이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피자 조각 같은 구성이 재미있다. 다만 목재 난간이 다소 낮아서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무서운 느낌이 든다. 물론 낙하물 방지를 위한 망이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두 개의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가 건물 중앙을 가로지르며 이를 중심으로 크게 북향과 남향으로 나뉜다. 다만 자하문로 쪽에 일부 동향 가구가 있고 반대쪽에는 서향 가구도 있다. 코너에 있는 가구는 상당히 개방감이 좋을 것으로 짐작된다. 건물의 모든 방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3층의 경우 남향 가구의 출입구보다 북향 가구의 출입구가 더 높은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건물의 북쪽 지역은 마침 인접한 건물들이 높지 않다. 게다가 인왕산과 북악산이 지척이라 경관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남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5년 설치된 통인시장 아케이드가 3층 일부를 가리고 인근에 건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을 일거에 날려 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옥상이다. 이 일대에서는 5층인 효자아파트가 비교적 높은 건물에 속한다. 따라서 그 옥상에 오르면 그야말로 주변의 풍광이 감싸듯이 펼쳐진다. 서쪽을 보면 인왕산이요 고개를 돌리면 북악산이다. 게다가 주민들 간에 어떤 약속이 있는지 옥상이 매우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장독, 에어컨 실외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탁 트인 널찍한 공간이 아파트 위에 있는 것이다. 무지개떡 건축 이론에 의하면 이런 옥상은 마땅히 생활공간의 일부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도시형 상가아파트라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 거의 백지 같은 지금의 상황이 갖는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하여간 이 옥상 덕분에 효자아파트는 아주 근사한 전망대를 거느린 건물이 되었다. 특히 해질 무렵 여기서 바라보는 서촌 일대의 풍경은 서울 구도심이 갖는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효자아파트는 정동아파트, 회현아파트 등과 더불어 사대문 안에 아직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유서 깊은 아파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에 ‘아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통인시장의 여러 입구를 설계했다. 그중 시장의 얼굴로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동쪽 입구가 효자아파트와 바로 인접하고 있다. 한옥의 구조를 응용한 구조물로서 그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설계 당시에는 효자아파트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으나 이번 연재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유서 깊은 장소를 대상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곡진한 이야기가 된 피난살이…부산 초량 이바구길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곡진한 이야기가 된 피난살이…부산 초량 이바구길

    '참 부산은 눈두 안 온다 잉, 눈두. 이북 말이다. 눈 오문 말이다…잉. 야하, 눈 보구 싶다, 눈이.’ 한국 문단의 대표적 분단작가인 이호철(84)의 작품 ‘탈향(脫鄕. 1955)’의 마지막 문장 일부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그는 1950년 인민군으로 6·25동란에 참전했다가 월남한 경험 때문인지 ‘실향(失鄕)’이라는 표현 대신 ‘탈향(脫鄕)’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발표했다. 이 작품에서 그토록 이북의 눈을 그리워하는, 초량 부두 노동자 ‘하원’은 산꼭대기에 판잣집을 짓는 게 꿈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늘 고향의 함박눈을 그리워할 것이다. 이런 저런 사연으로 지어진, 그 때의 산꼭대기 판잣집들이 ‘이바구’길 전설의 시작이고, 끝인 셈이다. 6·25동란 때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의 소박한 꿈들이 모여 만들어진 동네 위치가 바로 영주동, 초량동, 수정동으로 이어지는 산복도로 주변이었다. 어느덧 세월은 이들이 만들어 낸 ‘이바구(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산[山]의 배[腹] 중턱을 지나는 도로’라는 뜻의 산복도로가 다시금 부산 원도심 골목 여행의 신(新) 르네상스를 열고 있다. ● 구(舊) 백제병원 괴담은 이제 그만!! 초량(草粱)은 다시 바빠지고 있다. 부산의 도시재생 선도사업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과 더불어 새로운 원도심 골목 투어의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곳 일대가 북항재개발사업과 맞물려 '신(新) 르네상스 지역'이라고도 불린다. ‘이바구길’, 이름을 누가 붙였는지 혹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단히 자극적이며 부산(釜山)스럽다. 여하튼 달동네 좁은 길을 한 번에 스타 관광지로 만들어버린 작명 실력이니, 누구인지 이름 갖다 붙이는 재주는 분명 예사스럽지 않다. 이바구길은 부산역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이 ‘가깝다’라는 이유로, 가벼이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냥 부산역 앞, 길만 건너면 된다. 불과 1년 만에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으니, 이 정도면 블록버스터 급은 못 되어도 손익분기점 가뿐히 넘긴 저예산 독립영화처럼 맘은 편한 상태이다. 그리고 지금의 관심이 조금은 어리둥절하다. 불과 1.5㎞ 내외의 짧은 골목길이 무언가 일을 낼 조짐이다. 이바구길은 구 백제병원-남선창고 옛터-초량교회-인물담장거리-이바구 정거장-168계단-모노레일-김민부 전망대-이바구 공작소-장기려 더 나눔센터-유치환의 우체통-까꼬막 게스트하우스-올레길-천지삐까리 마을카페로 이어진다. 원래 이바구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말 그대로 제각각 ‘이바구 한 트럭씩’ 쏟아낼 정도의 삶의 이력을 지닌 고령자들이 많다. 부산은 65세 고령자 비중이 인구의 13%가 넘는 고령화 도시이다. 이 중에서 부산 동구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고령자 비율이 더더욱 높아서 그동안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도 ‘할배, 할매 동네’라고 불린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기에 '2014년 융·복합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이바구길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박이다. 매주 토·일요일에 운행하는 '산복도로 투어버스'는 이미 2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할 노릇이고, 자전거 투어는 한없이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이곳 어르신들 표현대로 관광객들은 어디선가 ‘꾸역꾸역 천지 삐까리로’ 몰려오고 있다. 이바구길의 시작은 구(舊)백제병원에서 시작한다. 시작으로서는 가장 걸맞는 건물이다. 겉모습만 보지 말고 반드시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지금 이 건물은 한 가구 디자인 전문회사가 임대하여 디자인 쇼룸으로 사용하면서 커피와 각종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내부는 흡사 베트남 하노이의 낡은, 그리고 철거를 앞둔 프랑스식 건물 느낌이다. 1920년대의 벽돌 골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구(舊)백제병원은 1927년 2월, 12월에 개별로 건립된 두동이 하나로 합쳐진 건물로 내부 평면이 사각형, 마름모꼴 형태이다. 최초 건립되었던 1, 2, 3층에는 목조계단과 장식, 디테일 등 목재로 마감된 원형이 잘 남아 있어서 현재 영화 촬영장소로 사용이 되기도 한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으로 서양의료진까지 있었던, 20, 30년대 이름을 날리던 곳으로 당시 부산부립병원, 철도병원과 함께 지역에서 중요한 의료기관 건물이자, 근대 의료사적으로 가치도 있는 등록문화재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병원괴담이라는 영화를 찍어도 될 만큼의 괴담이 많았다. '돈 없는 환자는 죽여서 옥상에 보관한다', '지하에 감옥이 있어 밤마다 원혼이 떠돈다'는 등의 악성 루머로 인해 병원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되고 결국 병원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이 거의 모든 부산 시민들이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런데 실제 이 건물에 거주하는 세입자 변상률(74)씨는 항간의 괴소문에 대하여 어처구니 없어한다. 원래 이 건물은 한국인 의사 최용해씨가 일본인 아내를 맞이하면서 장인이 부산에 지어준 건물이며, 이후 최용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시 장인이 거두어간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후 봉래각이라는 중국집으로, 일본 아까즈까부대의 장교숙소로, 귀국한 학도병을 위한 치안대 건물로, 신세계 예식장, 탁구장으로 용도 변경을 하면서 지금까지 용케도 잘 버티어 왔다. 말 그대로 ‘입이 여럿이면 쇠도 녹인다’라는 속담이 들어맞는 비운의 건물이다. 백제병원을 돌아, 남선창고의 옛터, 담장갤러리를 돌면 부산 동구 출신의 유명인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유치환· 이경규, 박칼린, 나훈아, 이윤택·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담장 반대편에는 1892년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인 초량교회가 있다. 이 곳에서 안창호 선생의 예배와 신사참배 반대 운동 등 부산 지역 항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또한 1951년 4월 29일 이승만 대통령이 예배를 본 교회이기도 하다. ● 168계단에 모노레일이 - ‘이바구’가 한 가득 초량 교회를 뒤로 하고 20m남짓 앞으로 나아가면 바로 168계단이 있다. 168계단은 그동안 이바구길 체험객들에게는 차마고도(茶馬古道)와 진배없는 곳이었다. 만약 스위스였다면 분명 최고급 난이도 슬로프였을터. 경사가 33도! 바로 이 난코스 중의 난코스, 부산 동구 산복도로 초량 168 계단길에 8인승 모노레일이 놓이고 있다. 공사비 총 31억 원을 투입해 길이 60m, 폭 7m짜리 모노레일이 6월 중순 운행을 목표로 설치 중이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초량168계단 산복 희망길 조성 사업'은 가장 주요한 핵심 사업 중의 하나였고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168 계단을 오르면 부산시내의 전경이 한 눈에 보이는 김민부 전망대가 나온다. 김민부 전망대를 지나면 이제 오리지날 산복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 우리는 부산역 건너편 훤한 태평양을 맘껏 내려볼 수 있다. 압권이다. 경치가 파노라마 버전이다. 본격적인 이바구길의 주무대가 열린다. 이바구공작소, 장기려기념관 『더 나눔』, 유치환 우체통, 까꼬막 카페, 이바구 정거장, 168도.시.락.국, 6.25 막걸리, 도심 민박인 이바구 충전소, 까꼬막 전망대를 지나는 동안 이바구길 2시간의 시간은 훌쩍 지난다. 이바구 정거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소울아띠’의 류은영(41) 대표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합심하여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바구길에 거주하는 옛 삶의 기록을 좀 더 많이 남겨 단순한 볼거리 관광이 아니라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 되기를 희망했다. 여행은 눈으로만, 입맛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도 하고 코로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애시당초 이바구길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다. 볼 것이 없다고 타박하는 것은 어리석다. 살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 다녔던, 고단한 거리를 이제 사람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순서대로 걸어가는 풍경이 낯설기도 하다. 애달픈 삶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길과 계단들은 사뭇 다른 풍광과 ‘이바구’를 전달해준다. <초량 이바구길에 대한 여행 20문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20문답입니다. 1. 부산에 가면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 이번에 부산 여행이 12번째이고, 부산역 출발 기차 시간이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면 도보 여행을. 그러나 이바구길 자전거 투어를 하게 된다면 일부러라도 체험해보길. 2.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요? - 길이 대단히 가파르다. 따라서, 무릎이나 관절이 성하지 않은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약간 높은 뒷동산 동네를 다녀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누구라도 가면 만족할 듯. 풍광이 예술이다. 3. 교통편은 어때요? - 대단히 편리하다. 부산역 앞 횡단보도 투썸 플레이스 골목으로 그냥 걸어 올라가면 된다. - 산복도로로 접근하려면 38, 86, 186, 190 동일파크맨션 정류장 하차(공휴일에는 333번 운행)하여 이바구 공작소에서 시작하면 된다. 다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 해당홈페이지주소 : http://2bagu.co.kr/user/abt/map.do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제일 낫다. 자동차 진입이 되지 않는 골목이 많다. - 이바구길에서 운영하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다. 제일 나은 방법이다. - 자전거문의 : 부산역광장 홍보부스에서 티켓 발매 후 탑승 . - 운행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 (월요일 및 우천시 휴무) - 운행코스 : 코스분리 없이 1개 코스로 운영 (소요시간 : 1시간 정도) ▷ CU편의점 → 백제병원 → 남선창고 → 초량2동 주민센터 → 한중우호센터 → 초1새마을금고 → 이바구담장 → 소림사 뒷길 → 죽림공동체 → 168도시락국 → 이바구충전소 → 이바구공작소 → 금수사 → 유치환우체통(반환점) → 이바구충전소 → 168도시락국 → 소림사 → 초량1동주민센터(동화문) → 패루광장 → 삼국지벽화 → 외국인거리 → 종착지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어때요? - 아직은 정비가 더 필요하다. 모노레일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관광지로서 역할 수행이 가능할 듯. 6. 여행객 응대 수준은 어떤가요? - 공무원들이나 길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경우는 대개 친절하지만, 아직도 불만이 있는 주민이 많은 것도 사실. 주민들끼리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아 보인다. 기자가 이바구길 투어시 목격한, 검은 한복을 입은 도인(?) 할머니의 욕설은 가히 전설로 남아도 될 만큼 강렬했다. 욕할매 수준은 애교 수준이다. 부산은 원래 험한 바닷가 도시라는 것을 깜빡했다. 7. 여행지가 지니고 있는 전문성은 어떠한가요? 공부를 많이 하고 가야 하나요? 조심할 것이 있나요? - 그냥 피난민들이 만든 옛 도심 골목길이다. 다만, 부산의 피난민 역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좋다. 8. 전체 여행 경비는? - 이 곳에는 노인 일자리 사업장으로 168 도시락, 625막걸리, 게스트하우스인 이바구충전소가 있다. 동네 주민이 운영하는 곳이어서 가성비는 최강이다. 특히 도시락집에서 판매하는 시락국과 도시락은 꼭 먹어보길. 9.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것인가요? - 경치, 부산이 다 내려다 보이는 경치. 그리고 이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노인분들의 건강한 다리. 정말 가파르다. 10.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시작단계여서 무언가 어수선하다. 정학한 동선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이야기들이 더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한 가운데서 열심히 노력하는 공무원들이나 주민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 수익사업이 더 이루어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마땅히 쉴 공간이 잘 안내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최대한 자전거를 늘릴 수록 이바구길은 성공할 듯. 12. 홈페이지 주소는? - 이바구길 http://2bagu.co.kr/user/main/main.do 13.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활동은? - 무조건 자전거 투어. 자전거가 8대 뿐이다. 빨리 신청하자. 14. 여행을 비추하고픈 사람과 이유는? - 부산역 기차 출발시간에 쫓기는 분이나 고소 공포증이 있으신 분들. 15.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 168 도시락과 625 막걸리외에도 동네 작은 식당들이 많다. 이바구길 입구 왼편이 인천 차이나타운에 버금가는 부산 차이나타운 맛거리이다. 16. 어떤 코스를 도는 것이 좋을까요? 추천코스는? - 구 백제병원에서 시작해서 위로 올라가는 코스가 제일 낫다. 17. 도움되는 사이트? - 소설가 이호철씨의 네이버 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83&contents_id=27299) 피난민과 전쟁세대의 삶에 대한 진지한 관찰이 필요하다. 18. 부산에 이와 유사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 원래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이 골목 투어의 원류이다. 초량 이바구길외에도 호랭이이바구길, 부산이바구길이 인접해있다. 19. 숙소정보는? - 이왕 온 것이니 이바구길에서 운영하는 이바구충천소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20. 총평 및 당부사항 - 현재 점점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좀 더 전문화된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김민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 하나로 이 모든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부산 전경을 바라보는 풍광은 진정 최강임!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재건축 앞둔 구반포 노선상가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재건축 앞둔 구반포 노선상가 아파트

    # ‘강남 토박이’ 나고 자란 추억의 고향 -고등학교 시절 다녔던 상가 학원의 방이 아늑했던 기억. -초등학교 때 버스 갈아타던 동네로서 남다른 애착. -이곳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 -언제 돌아와도 같은, 고향 같은 느낌. -상가 3층을 주택형 사무실로 몇 달간 사용했던 기억. -00치킨은 인문학자들의 아지트. 강북 사대문 안 어느 오래된 동네 출신들의 추억담이 아니다. 강남하고도 신반포로 양쪽, 낡고 어수선하고 모양 없이 길쭉한 몇 개의 건물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박한 건물군과 그 길에 대한 사람들의 애착이 이런 정도다. 소위 ‘강남 토박이’들의 정서다. 1974년에 완공됐으니 나이로 보면 이제 40년이 조금 넘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한 사람의 추억을 오롯이 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꼭 수백년 나이를 먹어야 역사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꽃피는 산골’만 내 고향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 ‘강남 스타일’이 유쾌하게 희화화했던 그 강남도 알고 보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정든 고향이다. 그 무시할 수 없는 일부인 추억의 구반포 노선상가 아파트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이 일대의 재건축 분위기 속에 이제 기억 너머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다른 고향이 사라지려는 참이다. # 5층 이하 ‘워크업 유형’… 전형적인 근대건축 한국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단지를 이룬 것은 1970년대부터다. 당시만 해도 아파트 단지는 과도기적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 이전의 아파트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나 홀로’ 유형이 많았다. 길에 바짝 붙어 있는 경우도 흔했다. 이후 아파트는 점점 더 폐쇄적인 성격을 띠게 돼 지금은 ‘빗장 공동체’(gated community)의 대명사가 됐다. 그러나 1970년대만 해도 길이나 주변 지역에 대해 비교적 열려 있었다. 아파트 단지가 주변에 담장을 두르고 길과의 관계를 거의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이러한 1970년대 아파트 단지의 느슨한 과도기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구반포 노선상가 아파트가 속해 있는 반포주공1단지다. 1972년에서 1974년 사이 건립된 이 단지는 무려 3786가구의 대단지다. 지금도 구반포 대부분의 지역을 차지한다. 5층 이하로 엘리베이터가 없는, 소위 워크업 유형이며 전형적인 근대건축의 미학을 보여준다. 좋게 말해서 간결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무미건조하다. 유럽의 초기 근대주의 건축을 보러 간 사람들이 농담조로 ‘여기까지 와서 반포주공1단지를 보다니’ 할 정도다. 지금은 워낙 수목이 울창하게 자라 어딘가 북유럽을 연상케 하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생겼다. 아파트 단지 주변에 담장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통행을 제한하지 않는다. 동마다 수위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누구의 제지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이러한 개방적인 태도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신반포로를 따라 양쪽에 있는 몇 동의 노선상가 아파트다. 최대 424m에 달하는, 상당히 긴 건물군이다. 안타깝지만 시각적으로는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간판이 혼란스럽게 붙어 있고 말이 상가 아파트지, 당초 주거였던 2층과 3층은 이미 용도 변경돼 주로 학원들이 들어서 있다. 건립 후 10년 정도가 지났을 때부터 생긴 변화라고 한다. 역시 사람들은 큰 길가에 사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일까. 특이하게도 단지 내 다른 건물들이 5층인데 유독 거리에 면한 상가 아파트는 3층으로 오히려 더 낮다. 상가가 저 정도로 활성화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주거도 큰 길가라서 인기가 없으리라 생각했던 결과일 것이다. 만약에 5층이어서 아래 2개 층이 상가이고 그 위 3개 층이 주거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다.(이 연재를 통해 후에 소개할 동부 이촌동 한강맨션의 노선상가 아파트가 그런 경우다.) 이 건물군은 아파트 주민들만을 상대하지 않는다. 수많은 버스 노선이 지나가는 신반포로의 특성상 유동인구가 상당하며 이들 또한 상가를 찾는 고객들이다. 9호선 구반포역이 들어서면서 그 성격은 더욱 강화됐다. 그야말로 지역의 거점이다. 덕분에 몇몇 장소가 상당한 지명도를 얻었다. 위에서 언급한 치킨집은 인문학자들의 발길이 하도 잦아서 재건축을 해도 ‘한국 인문학의 성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수제비나 떡볶이로 유명세가 따르는 곳도 있다. 단지 주민들만 이용하는 상가라면 이런 현상이 생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건물군이 전면 도로와 후면의 단지를 대하는 태도다. 전면에만 상가가 있을 것 같으나 뒤로 돌아가 보면 단지 쪽으로도 열려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 노선상가 아파트가 애초에 어떤 의도로 계획됐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즉 엄연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속해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도 열려 있다. 바로 이 개방성이 이 건물에 대한 많은 사람의 애정과 추억을 가능하게 한다. # 설계자들의 고민 ‘가능한 한 많은 상가 넣기’ 주공이라는 거대 조직이 지은 건물이므로 설계자들의 존재가 따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나름대로 치밀하고 섬세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2, 3층의 주거는 36평이라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대형 평수다. 나름 고급 주거였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채광을 위해 비교적 가로 폭을 넓게 했다. 이에 반해 그 아래의 상가는 주거를 반으로 자른 형태다. 즉 폭이 좁고 깊은 평면을 갖는다. 이것은 상업 가로를 만드는 기본 원칙, 즉 주어진 거리에 가능한 한 많은 상가를 집어넣는다는 개념을 충실히 따른 결과다. 그 결과 정면의 폭(‘프런티지’라 한다)은 좁지만 내부 공간에 깊이가 있고 게다가 양쪽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이렇게 좁고 긴 평면 형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업 가로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유형이다. 유럽의 상인 주거가 그렇고, 일본의 나가야(長屋)가 그렇고, 베트남의 보편적 도시 건축들도 그렇다. 한편으로 주거로 올라가는 계단을 후면, 즉 단지에 면한 쪽에 놓음으로써 주거는 엄연히 단지에 속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설계자들의 섬세함은 건물의 방위를 다루는 데서도 드러난다. 신반포로를 중심으로 남쪽에 H, J, L동이, 북쪽에 G, I, K, M동이 있다. 언뜻 생각하면 같은 평면을 데칼코마니처럼 마주 보도록 뒤집어 적용했을 것 같지만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남향을 선호하는 문화를 고려해 모든 거실이 남쪽을 향하게 했다. 그 결과 남쪽 건물군은 거실과 계단실이 남향으로 붙어 있고, 북쪽 건물군은 계단실은 북쪽에, 거실은 남쪽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발코니, 주방의 위치 등 수많은 세부적 변화를 만들어 낸다. 즉 유사하지만 같은 평면은 아닌 것이다. 신반포로가 동서로 달리고 있어서 그렇지 만약 남북으로 달리고 있어서 주거가 동향이나 서향이어야 하는 상황이 됐으면 과연 어땠을까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주방에 딸린 작은 침실이 있는데 요즘 용어로 하면 ‘재택 가사 도우미’를 위한 방이어서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신반포로 양쪽의 건물 입면이 매우 다를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이 설계의 묘미다. 워낙 간판으로 뒤덮여 있기는 해도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실 창도 시원하게 열린 통창이 아니라 가로로 긴 창이다. 일반 방의 창과 높이는 같으나 길이만 다르다. 즉 거리에 직접 면하고 있음을 고려해 주거 부분 창의 크기와 형태를 조절한 것이다. 단지 내부의 일반 아파트 거실 창이 통창인 것을 보면 이것은 매우 의도적인 결과다. 동시에 이것은 거리의 통일적인 분위기를 위해서도 매우 적절하고 사려 깊은 조치다. 지금의 다소 초라한 모습에 가려 만만치 않은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 압구정과는 다른 편안함… 미래에도 남겨질까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이 일대의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면 갓 불혹을 넘긴 이 노선상가 아파트의 운명도 결정될 것이다. 물리적인 실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100%다. 다만 그 유형적 개념이 유지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가로변에 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넷에서 찾아본 조감도에 의하면 단지 내부는 상당히 고층화되지만 신반포로를 따라서는 여전히 길게 늘어선 저층 건물군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애초에 한꺼번에 개발됐던 주공1단지와는 달리 재건축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고 한다. 따라서 반포로 양쪽 가로변의 경관이나 도시 구조가 서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므로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욕심을 내 보자면 이 노선상가 아파트의 개념이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다시 구현되는 것, 그리고 사회적 논의와 합의의 과정을 통해 반포로의 양쪽이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갖는 것, 이렇게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건물은 변해도 그 장소의 성격은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마침 이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재미 건축가 지정우의 증언을 옮겨 본다. “(…) 양쪽에 상가가 길게 있었기 때문에 가운데의 신반포로는 도로임에도 어떤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몇 군데의 횡단보도들이 그런 커뮤니티 장의 역할을 했고 보도 양쪽에서 서로 지인들과 동네 주민, 친구들을 발견하고 부르며 ‘내가 건너갈게’ 등의 손짓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한편 안쪽에 한신종합상가와 그 더 안쪽에 반포 상가열이 하나 더 있어서 ‘없는 게 없는’,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 동네가 됐지요. 아파트나 상가나 형태적으로는 중성적인 모더니즘이어서 더 이 지역 주민들의 정서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후의 압구정이나 청담의 트렌디한 변화들과는 다른, 언제 돌아와도 같은, 마치 고향 같은 느낌을 갖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서울 경쟁력은 ‘높이’ 아닌 ‘깊이’… 한양도성 역사문화 살린다

    서울 경쟁력은 ‘높이’ 아닌 ‘깊이’… 한양도성 역사문화 살린다

    ‘현대+역사’ 도시 브랜드로 승부 9일 서울시가 한양도성 내 역사문화 보전 강화로 도시계획을 선회한 이유는 도시 경쟁력이 마천루의 높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있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 이후 “조선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한양도성 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 왔다. 시 관계자는 “이제 서울은 외국의 도시와 경쟁해야 하는데,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도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광화문과 종로 등 한양도성 안쪽에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이 있는데 이제까지 관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70~2000년대 말까지 한양도성 안쪽은 역사성과 관계없이 철저하게 경제논리로 돌아갔다. 1973년 세종로 현대건설빌딩(102m)을 시작으로 1976년 명동 롯데호텔(139.2m), 서린동 SK빌딩(1988년 160.2m), 청진동 지엘PFV(2009년 106.9m) 등 현재 4대문 안에 높이 90m 이상 고층 빌딩 수는 53개 이른다. 이번에 시가 발표한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이 하반기부터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더이상 4대문 안에서 높이 90m 이상의 새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높이 기준이 90m가 된 것은 내사산(인왕산, 북악산, 남산, 낙산) 중 높이가 가장 낮은 낙산(124m)을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낙산보다 낮아야 서울을 둘러싼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보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서울을 ‘현대와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로 브랜드화하려고 한다. ‘한강의 기적’으로 서울의 경제적 발전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조선왕조 500년의 도읍지로서 역사와 문화를 품은 고색창연한 고도(古都)로서의 서울은 무명에 가깝다. 서울성곽을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이유도 ‘고도 서울’을 브랜드화하려는 것이다. 김의승 시 관광체육국장은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제2의 뉴욕’만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전통과 역사를 품은 활기찬 도시로서 서울의 매력을 보여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도성 안쪽의 규제는 강화하지만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과 준공업 지역의 개발은 속도를 낸다. 시는 영등포 대선제분공장 일대와 용산 남영동 업무지구와 삼각맨션 부지, 서대문 충현동 일대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영등포와 여의도는 정비사업 예정구역을 확대해 국제금융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가산, 대림, 성수 지역은 준공업 지역 종합발전계획과 연계해 창조 지식기반 산업 밀집지역으로 육성한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을 통해 ‘2030 서울플랜’ 등 도시관리 정책의 목표를 차근차근 실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파트 청약, 교통-교육-환경조건 또 고려해야할 조건은... 브랜드

    아파트 청약, 교통-교육-환경조건 또 고려해야할 조건은... 브랜드

    지방 대도시들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한 아파트 분양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환경, 교육, 교통조건이 고려해야할 주요 항목들이다. 그러나 미래가치를 가늠하는데 또 한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아파트 브랜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도 동일한 조건일 경우 브랜드에 따라 매매가가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부산에서 연이어 높은 분양률을 이어온 포스코건설이 올해도 다시 한번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2002년 부산에서 처음 ‘더샵’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인 포스코건설은 분양 단지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과 프리미엄을 기록하며 지역 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지난해 광안맨션을 재건축한 ‘광안 더샵’과 서대신2구역을 재개발하는 ‘대신 더샵’, 큰 이슈와 관심을 모은 ‘해운대 엘시티 더샵’까지, 총 3개 단지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며 지역 내 입지를 확실히 했다. 올해 첫 번째 ‘더샵’ 분양 단지로 기대를 모은 ‘연산 더샵’이 지난 7일 실시한 1순위 청약 결과, 총 8만 6,206개의 1순위 청약 통장이 접수돼 평균 23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부산에서 분양된 단지 중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이며,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그 동안 포스코건설이 부산에서 선보인 단지들 대부분이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일대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성공 경험이 수요자들의 기대감을 높여 청약 열풍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부산 연제구 연산2구역을 재개발하는 ‘연산 더샵’은 지하 4층~지상 30층, 11개 동, 총 1,071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59~84㎡, 549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황령산 자락에 위치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인근에 교통, 교육, 관공서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두루 갖추고 있다. 도보 5분 거리에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이 위치하며, 부산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다양한 버스 노선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연제점, 연산시장, 부산동의의료원, 부산시청, 국세청, 연제구청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연산 더샵’은 오는 20일부터 3일간 계약을 실시하며, 모델하우스는 해운대구 우동 1522번지에 조성돼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분양정보]30~40 기혼 세대 “교육환경이 최우선”

    [분양정보]30~40 기혼 세대 “교육환경이 최우선”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개하며 주말 나들이 명소는 어딜 가나 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도 붐빈다.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옷차림 역시 한층 가벼워졌다. 완연한 봄이다. 3~4월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도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본격적인 봄 분양시장이 열리면서 자녀를 키우기 좋은 우수한 교육여건의 아파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되고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시장 주요 구매 계층인 30~40대 기혼 세대는 어린 자녀를 위해 거주지를 선택하는 필수 요건 중 ‘교육환경’을 최우선으로 꼽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같은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라도 도보 통학이 얼마나 편리한지에 따라 집값도 달라진다. 신규 분양을 앞둔 수요자라면 청약 전 인근 학교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투자의 첫걸음인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아 아파트를 선택할 때 자녀교육 문제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학교가 가까워 교육여건이 우수한 아파트가 더 인기가 높은 만큼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 교육환경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학주근접 거리에 따라 매매가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의 지난달 25일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동초·중학교와 접해 있는 ‘금호 베스트빌’ 전용면적 84㎡의 일반평균매매가는 9억 2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신동초·중학교와 떨어져 있는 ‘잠원동 월드메르디앙’의 전용면적 84㎡ 일반평균매매가는 6억 5000만원이다.   양천구 목동에서 초·중학교가 단지와 인접해 통학여건이 우수한 ‘목동 2차 아이파크’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목동 대원 칸타빌 1차’ 보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더 높다. ‘목동 2차 아이파크’ 전용 84㎡ 매매가는 5억 7000만원으로 비슷한 타입의 ‘목동 대원 칸타빌 1차’(전용 84㎡) 보다 7000만원 더 비싸다. 전세가 또한 ‘목동 2차 아이파크’가 5억 1500만원으로 ‘목동 대원 칸타빌 1차’ 보다 6000만원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분양단지 중에도 학교가 가까운 곳은 대부분 청약 성적이 좋았다. 지난달 17일 1순위 청약에서만 최고 49.7 대 1, 평균 17.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1순위 당해마감을 기록한 ‘전주 에코시티 더샵 2차’는 단지 인근으로 초등학교 1개소와 중학교 1개소, 고등학교 1개소가 조성돼 자녀들의 안전한 도보 통학이 가능하며 도서관과 문화센터 등이 들어서는 복합커뮤니티센터도 가깝다.  또 지난달 23일 청약을 접수받은 부산 정관신도시 ‘가화만사성 더 테라스Ⅱ’는 최고 2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1순위 마감됐다. 중앙중학교와 방곡초등학교가 단지 바로옆에 위치해 정관신도시 내 우수한 학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들도 초, 중, 고 인근 교육 여건이 좋은 곳들이 많다. 신원종합개발은 지난 1일 견본주택을 열고 ‘이천 신원아침도시’의 분양을 시작했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사동리 402번지에 위치한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A 125가구 ▲59㎡B 23가구 ▲74㎡ 168가구 ▲84㎡A 124가구 ▲84㎡B 10가구 총 450가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천 신원아침도시’는 단지 내 어린이집과 어린이 공원이 위치하며 사동초등학교와 SK하이닉스가 인접하여 학주·직주 근접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어린 자녀를 가진 학부모 수요자와 SK하이닉스에 근무하는 실수요자들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단지는 판상형 구조를 사용한 혁신설계를 적용하였고 단지배치를 남향 위주(일부Type 제외)로 하여 일조량과 개방감이 우수하다. 대형 팬트리와 알파룸으로 공간활용도를 높였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명과 가스, 난방을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를 5월 분양한다. 1900가구중 전용면적 49~103㎡ 26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와 이웃한 고명초를 비롯해 명일중, 배재고 등 반경 1km이내에 초중고가 10곳이 있다.  남양주에서는 라온건설이 지난 3월 31일 견본주택을 열고 ‘남양주 라온 프라이빗’ 분양에 나섰다. 전용 59~84㎡ 총 2001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단지 내 어린이집(예정)을 비롯해 공립유치원(예정), 초등학교(예정)가 위치해 자녀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을 보장한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에는 대형 도서관과 호수공원으로 구성된 ‘라이브러리 파크’가 조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평택시에서 ‘평택 비전 2차 푸르지오’를 분양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비전동 용죽도시개발지구 A4-1블록에 들어서는 평택 비전 2차 푸르지오는 지하 2층, 지상 18~23층 아파트 7개동 총 528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비전동 용죽지구는 평택고, 비전고 등 평택 내 명문학군뿐 아니라 비전동 학원가 등도 인접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플레이보이 새 주인 찾는다

    플레이보이 새 주인 찾는다

    성인 잡지의 대명사인 미국 플레이보이가 새 주인을 찾는다. 매각 금액은 약 5800억원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플레이보이의 미디어 부문 매출은 3800만 달러(약 443억원), 브랜드 라이선스 수입은 5500만 달러(약 642억원)에 이른다. 잡지를 창업한 발행인 휴 헤프너(89)는 2011년 사모펀드인 리즈비 트래버스 등과 함께 주식을 사들여 비공개 회사로 만들었으며 전체 주식의 3분의1을 보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브랜드 사용권이 포함된 예상 인수 가격은 5억 달러(약 5835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자발적 상장폐지 당시 기업 가치는 2억 700만 달러였다. 매각 주간사는 플레이보이 자문을 맡은 투자은행인 모엘리스 앤드 컴퍼니다. 모엘리스는 인수자가 나온다면 지난 1월 매물로 내놓은 헤프너의 대저택 ‘플레이보이 맨션’도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LA) 부호들의 저택이 밀집한 홈비힐스에 있는 이 대저택은 2억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1975년 560만부에 이르던 플레이보이의 유통 부수는 경쟁지와 인터넷 성인물의 등장으로 2000년대 이후 급감해 현재 80만부 수준이다. 1953년 12월 창간호에 배우 메릴린 먼로의 누드 사진을 실은 지 62년 만인 지난해 12월 패멀라 앤더슨을 마지막으로 누드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하는 등 변화를 추구했지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플레이보이’ 창업자 아들 “도대체 잡지에 무슨 짓 한거야”

    ‘플레이보이’의 창업자인 휴 헤프너(89) 아들이 '노 누드'(Non Nude) 개편에 대한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최근 헤프너의 막내아들이자 플레이보이 이사인 쿠퍼(24)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회사가 무슨 짓을 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밝힌 '무슨 짓'은 바로 플레이보이(紙)에서 여성의 전신 누드 사진을 걷어낸 것이다. 지난해 10월 플레이보이의 CEO 스코트 플랜더스는 3월호부터 플레이보이에 여성 누드사진이 실리지 않는다고 예고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플레이보이 3월호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옷을 입은' 모델 사라 맥다니엘이 표지를 장식했다. 이에 가족 지분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아들 쿠퍼는 "잡지에서 누드가 없어지면서 플레이보이의 DNA가 제거됐다"면서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플레이보이 맨션의 매각방침 역시 동의할 수 없다"며 칼날을 곧추세웠다. 이어 "누드사진을 싣지 않는다는 CEO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사회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플레이보이의 '배신'은 출판계에서도 ‘사건’으로 평가받을 만큼 충격적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확보했던 플레이보이는 지난 1953년 휴 헤프너에 의해 창간됐다. 이후 잡지는 ‘헐벗은’ 여성들을 앞세워 전세계 남성을 사로잡으며 문화적인 ‘아이콘’으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플레이보이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아닌 인터넷을 위시한 디지털 시대의 도래다. 지난 1975년에는 무려 560만부나 찍어댄 잡지는 최근들어 80만부 정도로 뚝 떨어져 매출 또한 극감했다. 이에 2014년 8월부터 플레이보이 측은 웹사이트에서 누드사진을 걷어내고 인터뷰 등 양질의 콘텐츠를 늘리는 칼을 빼들었다. 그 성과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월 순방문자가 400만명에서 1600만명으로 늘었고 방문자의 나이 역시 젊어졌다. 플랜더스 사장은 “인터넷에서 클릭만 하면 무료로 누드사진을 볼 수 있는 세상”이라면서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는 여성모델은 여전히 잡지에 실리지만 더이상 완전한 누드는 게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버지를 꼭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은 쿠퍼는 휴 헤프너와 '올해의 플레이메이트’ 출신인 킴벌리 콘래드(50)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1989년 결혼한 두 사람은 1998년부터 별거에 들어가 2009년 갈라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日서도 친모가 3살 딸 학대 사망 ‘충격’

    국내에서 아동학대가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일본에서도 어머니가 친자식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 있는 맨션에서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사망한 여아 시체가 발견됐다. 3살 난 후지모토 하즈키로 신원이 밝혀진 시체는 발견 당시 몸 여기저기에 멍과 화상 자국 등 20여곳에서 학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여아의 친엄마(22)와 동거남(24)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뜨거운 물을 끼얹었다”거나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두 사람을 체포했다. 발견 당시 여아는 제대로 먹지 못해 무척 야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후지모토를 혼자 두고 외출하는 등 일상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집 안 벽장에 줄을 고정시키는 철제 장식물이 장착돼 있고 집 근처에서 학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프를 발견해 이들이 아이의 목에 줄을 걸어 벽장 속에 감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작년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어린 여자아이가 현관 밖에 나와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시 출동한 경찰은 아이에게서 학대받은 상처 등이 발견되지 않자 그냥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 아동학대 관련 경찰 신고는 8만 8931건으로 5년 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 최종 우승 영예는 ‘스몰타운’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 최종 우승 영예는 ‘스몰타운’

    2015년 최고의 직장인밴드를 가리는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의 최종 우승팀이 선발됐다. 문화융성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뮤지스땅스가 주관한 직장인밴드 발굴콘테스트 ‘주경야락’의 최종 결선이 올해 마지막 ‘문화가 있는 날’인 12월 30일, 홍대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렸다. 경연 결과 스몰타운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으며, 상금 300만원의 주인공인 2위는 서울상경음악단이 차지했다. 상금 200만원의 주인공인 3위는 랜드오브피스가, TOP5에 올랐던 서초동최과장과 서틀톤은 각각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종 결선 무대의 심사는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SBS 라디오 남중권 PD, 기타리스트 박주원, 로엔엔터테인먼트 김태영 프로듀서(겸 작곡가), CJ E&M 공연사업부분 마케팅팀 양혜영 팀장이 맡아 공정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점수를 매겼고, 컴필레이션 앨범의 총 음악감독이기도 했던 가수 이한철이 MC로 무대에 올라 매끄러운 진행을 뽐냈다. tvN 드라마 ‘미생’의 OST에 참여했던 가수 이승열의 축하공연으로 공연장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총 70여 개 팀이 지원, 지난 4개월 동안 예선과 본선을 거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결선에 오른 5팀(랜드오브피스, 서울상경음악단, 서초동최과장, 서틀톤, 스몰타운)은 그동안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음원 녹음과 앨범 제작, 뮤직비디오 및 프로필사진 촬영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주경야락 TOP5의 열정이 담긴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모던 록에서부터 얼터너티브 록, 블루스펑크, 어쿠스틱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색다르고 개성있는 매력을 자랑한다. 특히 델리스파이스의 베이시스트 윤준호, 불독맨션의 기타리스트 서창석, SAZA 최우준, 재주소년 박경환, 이스턴사이드킥의 보컬 오주환 등 뮤지스땅스가 연계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TOP5의 멘토로 참여해 편곡 및 사운드메이킹을 지원함으로써 앨범의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 눈에 띈다. 주경야락 TOP5의 음악은 멜론, 벅스 등의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한편, 문화가 있는 날은 내년에도 계속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이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로, 전국의 영화관, 극장,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문화재와 스포츠 관람 및 기타 문화공간 사용 시에도 할인 및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값, 꺾였다고 전해라

    집값, 꺾였다고 전해라

    집값 상승이 멈췄다. 주택시장 움직임의 바로미터인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집값 하락세를 기록했다. 청약 열풍을 이끈 위례와 화성 동탄2 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와 하남 미사, 김포 한강신도시 등 공공택지 분양권 시장도 거래가 끊겼다. 고분양가 논란을 비롯해 줄곧 오른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시장 관망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집값 변화에 민감한 강남 집값의 하락이 다른 지역 집값의 연쇄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전반적인 주택 경기 하락의 신호탄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진단한다. 실제 전문가들의 예측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아파트값이 떨어진 서울 지역구는 강남구(-0.01%), 강동구(-0.05%) 등 2곳이었지만 둘째 주에는 강남구(-0.01%), 강동구(-0.03%), 중구(-0.02%), 서대문구(-0.03%) 등 4곳으로 집값 하락 지역이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51주 만에 집값이 하락한 강남구는 2주 연속, 강동구는 무려 4주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는 단지·주택형별로 750만~1000만원 내렸다. 전용면적 51㎡ 아파트는 11억 4500만원에서 11억 3500만원으로 1000만원이 빠졌다. 전주 동일 평형이 400만원 내린 것보다 두 배나 더 떨어졌다. 주공1단지에 이어 주공4단지도 비슷하게 집값이 내렸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도 전용 84㎡가 11억 1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개포동은 양재천과 학군이 좋아 강남에서도 압구정동(은마아파트)보다 재건축 사업 탄력을 잘 받는 곳인데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 이어 미국 금리 인상, 가계부채 강화 등의 악재로 내년 개포지구 분양가가 더 떨어지는 등 집값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의 집값 하락은 옆 동네 송파구도 대열에 합류하게 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7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로 올 들어 처음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일주일 전(11월 30일)만 해도 0.09%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송파구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잠실트리지움’과 가락동 ‘가락쌍용1차’ 아파트값이 0.5% 하락한 게 결정적이었다. 두 곳 모두 500만원가량 내렸다. 문종훈 감정원 주택통계과장은 “송파구의 경우 단기간 내 매매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세가 줄었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감정원 조사 결과 집값 하락 폭이 11월 말 -0.05%에서 지난주 -0.12%로 확대됐다. 재건축 예정인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는 입주자의 추가 분담금이 6000만~1억 60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가치가 하락, 전용 97㎡의 집값(7억 5250만원) 하락 폭이 전주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더 커졌다. 명일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127㎡도 13억 3000만원으로 2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감정원은 이런 집값 하락을 신축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부담과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청약 미달, 미분양 증가 등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라고 평가했다. 왜 강남 집값 하락이 주목받는 걸까.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이 많은 강남 지역의 특성에서 그 파급력을 찾는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강북이 실수요자 주택 시장이라면 강남은 투자 수요가 관심을 갖는 지역”이라며 “그만큼 강남은 시장 변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현재 고분양가 논란이 일어 관망세로 접어드는 주택 경기를 대변하는 지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중심의 비교적 안정적인 강북의 집값 변화는 그래서 눈길을 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중구는 지난 1월 16일(-0.01%) 이후 처음으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대문구 역시 지난해 12월 19일(-0.02%) 이후 49주 만에 집값이 하락했다. 중구 중림동 삼성사이버빌리지(1067가구)는 전용 114㎡가 7억 2500만원으로 1000만원 내렸고,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삼성은 전용 84㎡가 1500만원이 내린 4억 1000만원을 형성했다. 지난주 분당, 평촌 등 신도시도 매매 문의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집값이 0.01%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도 상당수 지역이 상승에서 보합 또는 하락세로 넘어왔다. 감정원이 집계한 매매가격 공표 지역 178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상승한 곳은 122개에서 116개로 줄었고 보합 또는 하락한 곳은 56개에서 62개로 늘었다. 수도권(0.06%)은 서울, 경기, 인천 모두에서 지난주 대비 집값 상승 폭이 축소됐다. 지방(0.04%)은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제주와 우정혁신도시 이전 호재를 둔 울산을 제외한 전 지역이 보합 또는 상승 폭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강남 집값이 더 내려갈지, 얼마나 파급력이 클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집값 반등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최근 금융 규제와 내년 시장에 대한 공급 과잉 이슈 등으로 시장에 예민한 강남 주택 거래량이 둔화되고 있어 집값은 주춤한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미분양 우려가 있는 수도권 외곽 지역과 달리 재건축 시장이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안 센터장은 “일단 꺾였다고 평가되는 강남 집값 하락 분위기는 연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 실장은 “원래 강남 여파가 많이 확대되고는 했는데 지금은 금리 인상 등 다른 영향을 같이 받아 광역시든 신도시든 전체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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