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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의 목동서 이스라엘왕이 되기까지/27일 뮤지컬 「다윗왕」

    ◎극단 「예맥」/국립극장 대극장 무대 TV방송 연기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극단 예맥이 뮤지컬 「다윗왕」을 오는 27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예맥의 창작 뮤지컬로 95년 5월 같은 장소에서 초연한 이래 2년만의 재공연. 맨발의 목동에서 이스라엘 왕위에까지 오른 다윗왕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그린 작품.골리앗을 쓰러뜨려 영웅이 된 다윗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움직여 연속되는 전쟁에서 승승장구한다.그러나 부하 아내와의 불륜을 계기로 타락하고 오만해진다.이어 벌어지는 살륙과 아들 압살롬의 반란 등 하나님의 가혹한 징계가 몰아닥친다.죽은 아들을 끌어안고 회개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와 화해의 단비가 뿌려지는데…. 성공과 타락,시련과 깨달음을 주내용으로 한 「다윗왕」은 절망과 혼란의 요즘 사회상황에 색다른 교훈과 감동을 던져준다.60여명의 출연진이 연출하는 웅장한 무대규모와 화려한 의상등이 볼만하다. 연기자 극단의 작품답게 출연진과 캐스트도 호화롭다.단장인 임동진이 다윗왕 역을 맡고 중견배우 김성원이 다윗을 꾸짓는 선지자 나단역을,김혜자가 다윗의 악처 미갈역을 소화한다.또 최민수의 누나인 최수진이 미갈역을 더블 캐스팅으로 맡아 참여하며 안문숙이 소년시절 다윗역을 맡는다.이밖에 개그맨 이용식·서원섭이 코믹한 인물 요나답으로 출연하며 원로연극인 고설봉·강계식·추석양씨가 왕의 신하로 특별출연한다. 김종철 극본,김정택 작곡,신은경 안무,박원경 연출.31일까지 하오 4시·7시30분(첫날 낮공연 없음).570­7155.
  • 북한에 식량 보내기/박정란 방송작가(굄돌)

    북한 동포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적게든 많이든 「북한에 식량 보내기」운동에 참여했으리라 생각한다.우리 아이들의 햄버거 한개 값도 안되는 700∼800원이 북한 어린이 한달 식량이 된다는 사실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그나마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아사직전이라니 기가 막힌다고밖엔 이런 심정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은 만나면 당연히 한보 이야기 아니면 북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량이 제대로 북한 동포에게 전달되는지 믿을수가 없어 식량 보내기운동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후배가 있었다.그 말이 왠지 내 심사를 꼬이게 했다.그래서 퉁명스럽게 네가 할 일은 식량 보내기 운동에 동참을 하는 것까지만이고 보내는 방법은 또 그 일을 맡은 사람의 몫이니까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이나 유기하지 말라고 해버렸다.그러면서 오래전 내가 잠깐 갈등을 했던 일을 떠올렸다. 70년대에는 명동이나 육교에 아기를 안고 구걸하는 여자나,한겨울 얇은 옷 한겹에 맨발로 동태처럼 얼어 구걸하는 아이들이 많았다.나는 내앞에 이런 사람이 있을때 아무리 바쁘고 또 돈을 꺼내기가 귀찮아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를 내 생활의 작은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그런데 어느날 신문에 그것이 다 가짜라는 기사가 났다.사실이 아니고 연출을 한다는 것이었다.아이는 빌려서 안고 있는 것이고 꽁꽁 얼어 시멘트바닥에 엎드려 있는 아이들도 뒤에서 조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나는 순간 분노를 느꼈다.결과적으로 나는 악을 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걸인을 돕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계기가 되었다.육교에서 추위에 떨며 기진한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가,그리고 동태가 되어 시멘트바닥에 엎드려 있는 소년이 가짜인지,정말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 내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그가 가짜라면 그것은 그 사람의 책임이지 내 잘못은 아닌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하실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그리고 다시옛날의 작은 원칙으로 돌아갔다.별것도 아닌 이런 내 얘기를 들은 후배도 아마 북한동포 식량 보내기에 동참하지 않았을까 싶다.
  • 작가 「김순지씨의 삶」 연극무대에

    ◎자서전 「별의 쥐고…」 극화… 24일까지 예술의 전당/개성파 중견배우 김지숙씨 모노드라마로/강제결혼→핍박→자살기도→새 인생 생생히 누구보다도 고단한 삶을 살아온 여자 김순지.그러면서도 누구 못지않게 이룬게 많은 인생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그녀의 사회인으로서의 삶. 작가겸 화가 겸 방송리포터 겸 배우인 김순지씨(48).한 여자로서 그녀의 이야기가 소설과 방송을 탄데 이어 이번에는 무대를 통해 연극으로 그려진다. 지난 94년 출간과 함께 「한국판 여자의 일생」,「살아있는 여성학 보고서」 등의 수식어를 낳으며 화제를 불러왔던 김씨의 자전적 실명소설 「별을 쥐고 있는 여자」.극단 전설과 공연기획사 티엔에스가 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극화한 모노드라마 공연의 막을 올렸다. 시골국민학교 교사로 출근길에 만난 잘 생긴 한 남자와의 운명적 만남.그에게 반납치되다시피 해서 시작된 강제결혼 18년간의 온갖 시련과 그 속에서 구겨진 한 여자의 삶….남편의 잦은 폭행.수차례 자살기도와 정신병원 강제입원.남편과의결별을 통한 홀로서기.헤어진 남편의 끈질긴 폭행과 법정 송사.모든 것을 잃은 후의 새로운 시작과 성취. 이같은 김순지의 슬프고도 처절한 이야기가 이미 「불꽃여자 나혜석」 「맨발의 이사도라」 「로젤」 등 치열한 생을 가꾸었던 여성역을 여러차례 소화해냈던 중견배우 김지숙(40)의 몸짓과 절규를 통해 연극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김순지와 김지숙.이들은 어느 면에서 닮았다.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고 순순하지만은 않은 튀는 성격이 또한 닮은 꼴이다.김순지씨는 지난해 김지숙이 무대에서 「로젤」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 얘기를 연극으로 만든다면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모노드라마 형식이지만 김씨의 화가로서의 이야기 등이 담기기 때문에 갤러리 전시실 등 무대장식이 화려해 시각적으로도 단조롭지 않다. 현직 기자인 박용재씨가 「별을…」을 바탕으로 대본을 구성하고 SBS프로덕션 사장인 표재순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오르는데 대해『저의 살아온 이야기는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열심히 살아온 제 삶의 자산이자 모든 여성들의 당면한 문제』라면서 『매맞는 이야기,슬프고 참혹한 제 이야기를 통해 좌절의 위기에 처한 모든 여성들이 용기를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무대화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소설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개인전의 넘치는 관람객 동원에 이은 무대위의 김순지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자리매김 될지 주목된다.24일까지.평일·토요일 하오3시·7시30분,일요일 하오3시·6시30분,월요일 쉼.문의 02)568­8555.
  • 서울대동창회에 여 대선주자 몰려

    ◎이홍구­이한동 고문·이인제 지사 등 참석 여권내 「9룡」 가운데 일부 주자들이 22일 하오 2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총동창회(회장 김재순) 정기총회에 참석,정치 소신의 일단을 피력했다.주최측이 「서울대를 빛낸 동문」을 대상으로 마련한 「1분 연설」을 통해서 였다. 이홍구 상임고문은 『나라 전체가 유례없이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묘수와 묘책보다는 원리 원칙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동 고문은 『우리는 돈과 정치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지역감정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두가지 중요한 숙제를 갖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특히 이고문은 『지금 헌법대로 권력집중이 그대로 되는 것이 바람직한 구조냐 하는 문제에 대해 냉철한 비판을 토대로 뭔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권력집중의 문제점을 지적,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인제 경기도지사는 『모두 마음이 어두워 정치하는 사람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작은 힘이나마 위기에 처한 국가공동체가 새힘을 찾아 미래로 나가는데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박찬종 고문의 「비서실장 자격」으로 대신 연설대에 선 박응칠 미래정경연구소장은 『상임고문이 별로 중요한 당직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맨발로 뛰고 있다』고 말해 일부 참석자들이 웅성거리기도 했다. 이날 초청을 받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최병렬 김덕룡(신한국당) 김상현(국민회의) 의원 등은 개인사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특히 이날 참석키로 했던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부인의 병환으로 이날 하오 5시까지의 모든 공식 일정을 돌연 취소하는 바람에 참석을 취소했다.
  • 귀순자 신변보호 유감/황성기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27일 상오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맨발로 귀순한 북한 주민 이주선씨(25·여)의 인적사항이 유출,언론에 보도된데 대해 말들이 많다. 국방부는 이씨의 귀순직후인 이날 상오 11시45분쯤 귀순사실만 짤막하게 브리핑했다.이어 하오 2시30분쯤 이씨가 25세이며 검은색 점퍼차림에 맨발로 귀순했다고 추가브리핑을 했다.이처럼 「감질나는」 브리핑에 국방부 출입기자들은 이씨의 귀순동기,귀순경로,인적사항,촬영을 위한 공개여부 등을 캐물었다. 국방부는 『이한영씨 피살사건이후 정부는 귀순자 신변보호차원에서 귀순자의 자세한 인적사항 등은 밝히지 않기로 했으며 관례처럼 해온 기자회견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또 이씨의 이름도 「이규선」이라는 가명으로 보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한영씨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사건이후 이씨가 첫 귀순자이고 정부의 귀순자보호 시책이라는 점을 감안,각 언론사 기자들은 미흡함을 느끼면서도 귀순사실만으로 간략히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추가브리핑이 있은 직후 강원도 고성군 현지발로 일부 언론이 이씨의 본명,가족사항,주소,귀순동기를 상세히 보도했다.귀순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방부의 「입단속」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얼굴만 노출되지 않았을 뿐 합동신문조의 이씨에 대한 조사내용이 고스란히 유출된 것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같은 조사내용이 흘러나간 경위에 대해 조사한다고 뒤늦게 법석을 떨었다.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북한 여자주민으로 「맨발의 첫 단독남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 이씨의 귀순은 이미 한국에 있는 수백명의 귀순자와 앞으로 올 귀순자들의 보호대책과 관련,당국과 언론에 이한영씨 사건에 이은 또다른 교훈이 될 것 같다.
  • 북 20대 여인 맨발귀순/군사분계선 넘어/“생계 어려워 결심”

    국방부는 27일 상오 10시18분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육군 뇌종부대 금강산전망대 전방초소(GP)부근에서 북한 주민 이주선씨(25·여)가 귀순해왔다고 발표했다.북한 여자주민이 남자와 동반귀순한 적은 있었으나 단독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하기는 처음이다. 이씨는 군 당국의 1차조사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오래전 정치보위부에 끌려가 고초를 겪는 등 북한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체제에 불만을 느껴온데다 최근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져 귀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이씨는 평북 영변군 분강지구 몽강동 14반에 살았으며 가족으로는 어머니 노정녀씨(52)와 여동생 선애씨(22)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날 아군 최전방 초소 50여m 전방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경계근무중이던 이 부대 신홍철 병장(22)과 박용대 이병(20)에게 발견돼 아군초소로 인도됐다.군 당국은 이씨가 귀순당시 검은색 점퍼차림에 맨발이었으며 『배가 몹시 고프다』며 아군이 제공한 음식을 먹었다고 밝혔다.
  • 시집에도 없는 1945∼55년 작품/잊혀진 미당의 시 15편

    ◎국문학자 최현식씨,「밤」·「눈」·「통곡」 등 논문서 소개 「민족 방언의 요술사」「어떤 말이나 붙잡아 놀리면 그대로 시」라는 한국시의 최고봉 미당 서정주씨(82)의 시가운데 시집을 통해 접할수 없었던 시들이 새롭게 발굴됐다.국문학자 최현식씨(연대 박사과정)가 2월 창간될 계간 「한국문학평론」에 기고한 논문 「전통의 변용과 현실의 굴절」을 통해 지난 1945∼55년 발표된 미당의 시가운데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채 잊혀진 15편을 소개한 것. 이 시들은 「개벽」「현대문학」 등 당시 잡지나 신문등에 수록됐으나 스크랩 등 자료로 남지 않아 그의 시집이나 전집 등에 실리지 못했던 것. 새로 발굴된 작품은 「밤」「눈」「통곡」「피」「저녁노을처럼」「선덕여왕찬」「춘향옥중가(3)」「백옥누부」「곰」「그날」「깐듸송가」「팔월십오일에」「영도일지(대)」「일선행차중」「산중문답」 등.이 작품들은 41년 발표된 첫시집 「화사집」의 원죄의식에서 60년대 「신라초」「동천」 등의 동양적 윤회와 영원성으로 이행한 미당 시세계를 이해하는데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 있을것을…… 서 있을것을……//구부러져 내리는 나무 그늘에/맨발 벗고 서 있을것을//푸른 지식의 잎사귀들이/하늘에서 처럼 소근거리는/나무 그늘에 서 있을것을/오르 내리는 맥박을 세며/높았다 낮아지는 숨결을 세며/물이랑 위에 떠서 있듯이/호수운 사람으로 서 있을것을 //금줄의 근네위에 서 있을것을//누었을 것을…… 누었을것을……/어둡고 무거운 밤하늘 아래/누른 소같이 누어 있을것을/입에다 너을 여물도 풀도 없이/아귀 삭이고 누었을것을/이리도 쉽게 헤어져야할/우리들의 사랑이었더라면/만나서 반가워 소리쳐 우던 날의/통곡을 통곡을 그치지말것을!〉(통곡전문.46년 12월 「해동공론」 수록)
  • “옷차림은 「인격의 거울」이다”/타이콘 패션연「남자의 옷이야기」

    ◎수트·재킷 등 전체분위기가 멋쟁이 판정/신분상징 구두·모자 등 액세서리도 소개 조끼의 맨 아랫단추는 채우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일까.남성상의의 라펠(Lapel)은 왜 V자 모양이며 사용하지도 않는 단추구멍은 무엇때문에 있을까.남성의 옷차림 문화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실용·교양서 「남자의 옷 이야기」(1·2권,타이콘 패션연구소 엮음)가 도서출판 시공사에서 나왔다. 슈트에서부터 재킷,코트,셔츠와 타이,예복 등 남성 옷차림의 기본 항목을 문화사적인 맥락에서 다루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옷을 잘 입는 것과 유행에 따라 옷을 입는 것은 별개라는 관점에서 볼때,이 책은 전자의 입장에 무게를 둔다.경박한 유행흐름을 타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올바로 드러낼 수 있는 「인격의 거울」로서의 옷을 입으라는 것이다. 역사상 최고의 멋쟁이라고 일컬어지는 영국 윈저공(공)의 경우,멋쟁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데 비해 옷가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중요한 것은 옷 전체의 분위기를 어떻게 풍요롭게 연출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 책은 먼저 교과서처럼빈틈없는 옷차림은 펭귄이 걸어가듯 부자연스러울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우리나라 남자들은 깃에 심지가 들어간 빳빳한 드레스 셔츠를 즐겨 입는다.또 좋은 넥타이를 제대로 매면 매듭 바로 밑에 홈이 패게 마련인데 이것을 애써 펴 버리려고 한다.넥타이 매듭의 홈이야말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신사복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정신적 여유공간」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1권이 「신사복문화」를 다뤘다면 2권은 남성 「액세서리문화」에 초점을 맞춘다.이 책은 특히 구두나 모자가 신분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음을 풍부한 실례를 들어 밝힌다.고대 이집트에서는 파피루스나 종려 잎으로 짠 샌들은 고승이나 귀족 등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신었으며,일반평민들은 맨발로 다녔다.우리나라도 조선시대에 가죽신발은 일부 양반계층만 신을수 있었으며 상민들은 짚신을 신고 다녔다.그런만큼 신사라면 옷의 격식에 따라 구두의 종류도 골라 신어야 한다는 것이다.모자 역시 마찬가지.공식적인 자리에서 쓰는 「탑 햇」,중후한 미가 돋보이는 「홈버그」,보통 중절모라고 불리는 「페도라」,비공식적인 옷차림에 어울리는 「트릴비」,비가 올때 쓰는 「아이리시 피셔맨 햇」,스포티한 옷차림에 적합한 「드라이빙 캡」 등 다양한 쓰임새에 따른 자기연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남성의 옷입기에 관한 불문율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옷을 알고 입는 것이야말로 「자신감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 하이힐 “허리병과 무관”/중앙병원 하상배 교수팀 연구보고

    ◎“뒷굽높은 구두 허리에 영향없어” 젊은 여성들이 즐겨 신는 하이힐이 허리병과는 무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뒷굽 높이가 6㎝ 정도까지의 하이힐은 허리척추의 기능적,형태적 변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요추질환 발생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 서울 중앙병원 재활의학과 하상배 교수팀은 요추와 무릎관절이 건강한 20대 초반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3차원 동작분석기를 이용해 보행중 관절의 변화 각도와 요추의 물리적 변형을 정밀측정 분석했다.이 결과가 여성들의 굽이 높은 신발이 요통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연구보고와는 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교수팀에 따르면 맨발의 경우,최대 요추전만도(허리뼈가 배쪽으로 구부러진 정도)가 20.5±7.4도 였고 뒷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보행했을 때는 최대 요추 전만도가 20.4±6.7도로 나타나 맨발로 걸었을때와 하이힐을 신었을때 요추전만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신발모양에 따른 운동형상학적 변화에서도 맨발보행의 경우,최대 고관절 굴곡도가 38.2±5.2도 였고 하이힐을신고 걸었을 때는 37.3±2.7도로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맨발로 걸었을 때나 하이힐을 신고 걸었을 때 거의 같은 형태변화를 유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요추에 영향이 거의 없으며 굽이 높은 신발이 허리뼈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교수는 『뒷굽이 높은 구두가 허리뼈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다만 하이 힐을 신으면 무리한 관절운동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은 요란한 빈수레인가/안병준 특집기획부장(데스크 시각)

    한국(인)은 빈수레인가.이런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해답은 밖에서 구해졌다. 지난 5일 저녁 스위스 취리히공항 대합실.최근 유행하는 덤핑 그룹관광을 마친 140여명의 한국인들로 시끌버끌하다.백인들도 50여명 있었으나,한국인들은 개의치 않는다.외국인들은 탑승시간을 기다리며,대부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한국인들은 꽤나 잘사는 사람들이다.윤기도는 얼굴빛과 옷차림들이 그걸 말해준다.여자들은 가죽옷과 핸드백 등 쇼핑한 물건들을 놓고 깔깔거리고,고급위스키를 사든 남자들은 호탕하게 웃어제낀다.요란하다.어떤 중년은 양말을 벗어 차례차례 발가락 사이사이를 닦는다.그리고 맨발을 운동화에 담은 채,외국인들과 섞여 탑승을 한다. 『떼로 몰려다니며 시끄럽기는,한국인과 중국인들이 금·은메달을 다투죠』 EU(유럽연합) 여러 도시에서 한국인들을 상대하는 가이드들이 여출일구로 하는 말이다.그런 작태가 어디 공항대합실 뿐이겠는가.거리와 식당,관광명소 등 모든 곳에서 마찬가지로 시끄럽다. 우리의 국력은 크게 신장되어 거의 모든 국제기구의 형성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88년에 올림픽을 치른 나라이고,2002년에는 월드컵 대회를 개최한다.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이사국(비상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WTO에 최초로 사무차장을 배출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을 결정,비준절차를 밟고 있다.최근에는 유엔의 중요기관중의 하나인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임기 3년의 이사국으로 선출되기도 했다.모두 사실이다.한국인이라면 모두 긍지를 가질만한 사실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우리의 노력과 정성으로 그러한 「쾌거」를 이룩했을 때,우리가 얼마나 요란했는가를….현란한 구호와 현수막,그리고 언론의 흥분. 「미래여행과 선진도약」을 내세웠던 93년의 대전EXPO를 예로 들어보자.그곳은 지금 무엇으로 이용되고 있는가.잊혀진 EXPO지만 남은 것은 무엇인가.우리가 챙긴 실속은 얼마나 되는가.상징물이었던 한빛탑은 아직도 빛을 내뿜고 있으며,그아래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는가. 파리의 에펠탑은 1889년 만국박람회때,상징물로 건립되었다.당시 설계자인 귀스타브 에펠은 『이제 프랑스는 높이 300m의 깃대에 국기를 게양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라고 말했다.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이 되었으며,그 깃발 아래로 100년 넘게 외국관광객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다. 국제기구와 관련해 가입만으로 만족하고,잔치판을 벌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물론 우리가 후발 개발국이긴 하지만,번듯한 국제기구 본부나 사무국 하나 가진 게 없다. 로마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본부건물은 지난 13일부터 개최된 세계식량 정상회의를 요란한 현수막 없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170개 회원국 대표들이 몰려오는데도 말이다. 국제기구 본부나 사무국이 소재한 곳은 모두 국제사회의 「기득권층」이랄 수 있는 선진국 도시들이다.우리는 실속없이 떠드는 일을 삼가야 할 것이다.조용한 선진국사람들처럼 우리도 성숙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내실을 갖추는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긴요하다. 우리는 아직 떠들 때가 아니다.
  • “우리는 태권 미녀 4총사”/서울시립대 태권도장에 당찬 기합소리

    ◎전국대회 거냥 맨발구보 등 강훈 『얍,얍,얍!』 『무적태권! 불멸태권!』 10평 남짓한 도장안에서 아리따운 여자의 기합소리가 울려퍼진다.서울 시립대 태권도부.32명의 부원 가운데 4명이 여자다.전은정(21·환경공학2)·정혜선(21·전자공학2)·오정미(21·수학과2)·김현정양(20·전자공학1).부원들은 이들을 「태권 미녀 4총사」라 부른다. 서울시립대 태권도부가 생긴지 22년이 됐지만 지난 해 처음으로 여학생 3명이 가입했다.올해는 비록 한명이 들어왔지만 언니들의 보살핌으로 외로움을 잊고 있다. 이들 4명의 실력은 주위 남학생들이 인정할 정도다.신입생인 김양을 빼고 2학년 3명은 모두 공인 초단이다.특히 전양은 지난 번 「전국대학 태권도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을 정도의 실력파다.내년 대회를 위해 4총사는 발등이 퉁퉁 부어오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습에 열중이다. 정양은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매일 울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몸도 튼튼해지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부원들은 매일 2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한다.여자라고 봐주는 것은 없다.남자부원들과 마찬가지로 맨발로 구보를 하고 하루 200회의 팔굽혀 펴기를 한다.기초체력이 남자보다 약하다보니 일부러 기합을 주기도 한다.
  • 사살공비 셔츠엔 머루·다래 가득/무장공비 침투­수색현장 표정

    ◎청바지 차림 맨발에 국산운동화/군당국 작전속 초등학교 운동회 전국민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북한 무장 잠수함의 강릉 해안침투사건은 사건발생 이틀째인 19일 하오 추정 침투공비 20명가운데 19명이 사살 또는 생포됐다.군·경은 달아난 1명을 추적하기 위해 포위망을 죄는 한편 잔존공비가 더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상오 10시 20분쯤 강릉시 강동면 언별1리 단경골 독가촌 건너편 4백m 계곡에서 사살된 무장공비 3명은 흙이 씻겨나가 뿌리가 드러난 나무등걸에 피범벅이 된채 2명은 하늘을 보고 있었고 1명은 엎드린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청바지 차림에 맨발로 국산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2명은 공군점퍼를,다른 한 명은 만화그림이 그려진 쥐색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발밑에는 아군이 쏜 총탄에 맞아 파손된 소련제 권총이 권총 탄피 15개가량과 함께 놓여 있었고 실탄 1백여발도 함께 발견됐다. ○…군은 단경골 계곡에서 공비들이 사살될 당시 아침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추정.이들이 입고있던 망사러닝셔츠에는 도주하던중 채취한 머루와 다래가 가득 담겨 있어 이들이 굶주려 있었음을 반증하기도. ○…군 당국은 이날 하오 한때 『하오 4시26분쯤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분수골 부근에서 공비 1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으나 1시간여만에 정정하는 소동. 군·경과 보도진들은 생포공비 이광수의 말대로 잠입공비가 20명일 경우,전원 일망타진된 것 아니냐며 흥분했으나 4시10분쯤 「생포 공비」는 사살된 것으로 최종확인. ○…공비들이 속속 사살되거나 생포되면서 이들이 잠수함을 빠져나와 크게 두 패로 나뉘어 도주했던 것같다는 관측. 군 관계자는 『18일 청학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11명과 이날 망덕봉,칠성산에서 사살된 6명 등 모두 17명은 괘방산을 거쳐 오대산,설악산 쪽으로 태백산맥을 타기 위해 내륙방향으로 도주했고 18일 붙잡힌 이광수와 괘일재에서 사살된 무장공비는 해안선을 따라 남으로 도주하려 했던 것 같다』고 분석.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해안과 인근 파출소 주위 마을은 도주한 무장공비 대부분이 사살되는 등 군당국의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분위기. 특히 이날 공비 3명이 사살된 단경골 밑에 있는 강동초등학교에서는 가을운동회가 예정대로 진행되기도. ○…해군은 좌초된 잠수함이 떠있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대동마을 앞 해안에 함정 5∼6척을 동원,부근 해상을 경계하는 가운데 상오8시부터 잠수함 예인작업에 들어갔으나 작업의 어려움때문에 본격적인 예인작업은 20일에나 시작될 전망.
  • 묘기대결 은모래밭/「비치발리볼」 진수 선보인다

    ◎세계여자 월드시리즈 23일부터 부산 해운대서/96올림픽 출전한 세계 정상급 선수 대부분 참가 수영복 입은 늘씬한 미녀들이 은빛 모래밭에서 강스파이크를 터뜨리는 비치발리볼 시즌이 활짝 열려 해운대에서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이 기량을 자랑하게 된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하는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월드챔피언시리즈 한국대회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애틀랜타올림픽 금·은·동메달팀은 물론 올림픽에 출전한 32개팀 가운데 대부분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비치발리볼의 진수를 선보일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22개팀이 출전신청을 했으나 대회가 임박하면서 출전팀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여자부에서 브라질팀끼리 결승에서 맞붙어 금·은메달을 나눠가졌고 호주가 3위를 차지했다. 또 남자부에서는 미국이 우승·준우승했고 캐나다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여기에서 드러나듯이 비치발리볼은 미국·브라질·캐나다·호주 등이 정상권을 지키고 있으며 유럽과일본·남미국가 등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치발리볼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 등장했지만 8천석규모의 관중석이 경기때마다 꽉 메워질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해운대 월드챔피언시리즈에 참가할 팀은 한국을 비롯,미국·브라질·호주·캐나다·노르웨이·멕시코·덴마크·이탈리아·일본 등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충무에서는 한국·일본·뉴질랜드·이탈리아·브라질이 참가한 5개국 초청 세계여자슈퍼비치발리볼대회가 열렸다. 또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는 각국 22개팀이 참가한 월드챔피언시리즈가 열렸는데 이 팀이 그대로 해운대로 옮겨와 해변을 수놓게 된다. 한편 비치발리볼은 192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해변에서 움트기 시작해 레저스포츠로 각광받다가 이번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앞으로 각 나라가 전략종목으로 육성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에서는 93년부터 정식대회가 열리기 시작했으며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도 전시종목으로 채택됐고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결정됐다. ▷비치발리볼이란◁ 비치발리볼 경기장규격은 6인제 배구와 똑같이 9×9m로 네트높이는 남자 2.43m,여자 2.24m다. 한팀은 2명이며 모래코트에서 맨발로 뛰므로 남자는 반바지에 셔츠를,여자는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경기는 1세트 또는 3세트로 벌어지는데 1세트경기에서는 15점을 따는 팀이 이기나 듀스에서는 먼저 17점을 올려야 이긴다. 3세트경기는 12점제로 하되 세트스코어 1­1일 때는 15점제로 하며 듀스에서는 2점차가 날 때까지 계속된다. 6인제와 달리 5점이 날 때마다 코트를 바꾸고 블로킹도 원터치로 간주한다.페인트공격은 반칙이므로 강스파이크가 계속된다.
  • 미 조프리발레단 싱가포르 공연현장을 가다

    ◎현란한 몸짓의 육체언어 “관객압도”/록발레 효시 「빌보드」 전막 선보여/격정적 동작·화려한 의상 “쇼 보는듯”/18∼22일 한국 팬들에게 첫 인사 12일 하오8시 싱가포르 외곽의 갈랑(가용)시어터 그리 넓지 않은 무대위.인간의 신체가 발산해내는 현란하고 긴장된 위력,그 언어적 기능의 힘을 느끼게 하는 몸짓이 이 극장 1천6백여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을 2시간동안 압도했다. 미국 조프리발레단이 첫 내한공연(18∼22일·예술의 전당)에 앞서 싱가포르의 96아트페스티벌에 참가(12∼15일)해 선보인 록발레 「빌보드」 전막 첫날 공연현장이다. 이날 공연에서 조프리발레단의 젊은 남녀무용수는 약동하는 건강미와 퇴폐(?)가 어우러지는 「철저히」 미국적인 발레를 보여줬고 관중은 이들과 호흡을 함께 했다.발레블랑의 우아함에서부터 독무의 격정,라스베이거스쇼를 방불케 하는 선정적 몸짓이 파격적인 의상과 함께 펼쳐졌다.비키니와 앞·뒤·옆이 터진 옷을 입은 무용수가 현대인의 오감에 호소하는 육체의 언어를 선보인 것이다. 「빌보드」는 지난93년 이 발레단이 첫선을 보인 이후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록발레의 효시작품.「4월에도 가끔 눈이 내린다」,「퍼플 레인」등 미국 록가수 프린스의 감각적인 노래를 배경으로 현대사회에서 주요위치를 점한 광고판을 묘사했다. 1막 「4월에도 가끔 눈이 내린다」는 18명 무용수의 군무로 펼쳐진 우아하면서 경쾌한 무대.프린스가 에이즈로 죽은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를 안무한 작품이다.소리 없는 조용한 움직임으로 시작해 바로 흥겨운 샤우팅과 높은 도약으로 발전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던 관객을 한판 축제마당으로 몰고 간 무대였다. 「천둥」과 「자줏빛 비」로 이루어진 2막은 현란한 옷차림의 남녀무용수가 펼치는 코미디와 여성무용수의 처절한 몸부림이 어우러진 무대.특히 조프리발레단의 주역 킴 사가미가 펼친 맨발의 독무장면에서는 「천둥」에서 유쾌하게 웃어대던 관객을 일순 긴장과 전율의 장으로 몰고 갔다.관중은 「인체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3막 「슬라이드」에 이르러 관객은 모두 「라스베이거스 쇼장」으로 불려들어갔다.여성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비키니차림의 남녀무용수가 펼쳐내는 관능적인 몸짓이 뮤지컬 「오,캘커타」의 안무자이기도 한 마고 쇼핑턴의 완벽한 안무와 무용수의 고도의 테크닉으로 용해된 것. 제4막 「기꺼이,그리고 능히」에서는 조명이 무대가 아닌 관중석을 향해 쏟아지고 동성을 파트너로 한 블루스장면과 상징적인 몸짓이 표현됐다. 막 사이마다 「브라보」를 외치던 관객은 전막공연이 끝나자 휘파람을 불며 「앙코르」을 연호했고 무용수들은 관객의 리드미컬한 박수속에 개인의 테크닉을 최대한 발휘하는 묘기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빌보드」는 현재 예술감독으로 있는 제럴드 아프피노가 기획,미국발레를 「살아 있는」 발레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는 작품.조프리발레단은 한국공연에서 이 작품과 함께 「가랑비」「우리의 왈츠」「천사의 원무」등을 공연한다.〈싱가포르=김수정 기자〉
  • 모래·흙찜질 한번 안해볼래요?(박갑천 칼럼)

    『개펄화장품을 사세요』여립켜는 소리가 봉이김선달을 생각게한다.하지만 여리꾼이 충남보령시고 보면 어느정도 공신력도 붙는다.7월부터 팔기시작할 거란다.개펄아닌 민물진흙으로 예뻐지고자 목욕한다는 외국얘기가 있었다.지혜는 거기서 얻은 것인가.시커먼 개펄인데다 더구나 온몸에 바르면 친친한 느낌일텐데도 피부는 젊어진다니 신기하다.예뻐진다면 무슨일이고 서슴지않는게 여자의 마음 아니던가. 흙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가령 자그만 화분에 유실수를 심어보자.흙분량만큼의 열매가 열리는걸 본다.『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19)사람뿐인가.이승의 목숨들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간다.그건 흙으로 된다는 뜻이기도.그러니 무슨 능력인들 없다 하겠는가. 전설이나 신화를 보면서도 그걸 느낀다.개양귀비꽃 우미인초가 어떻게 생겨났던가.항우의 사랑 우미인이 자문하여 흘린 핏자국의 흙에서 피어난것 아닌가.그 슬픔에 찬 아름다움을 두고 북송의 증공은 『붉은피는 들위의 풀로 바뀌었네』하고 읊조린다.이런 사례는 그리스·로마신화에도 많다.그런 가운데도 메아리로 되는 경우가 에코.목신 판이 사랑하여 비라리치는데 비딱하게 나가자 토막내어 죽인걸 대지의 신이 깊이 감추었다.그래서 지금도 산에서 소리치면 저 또한 땅속에서 맞받아 소리친다. 이런 흙이니 미용뿐아니라 건강하게 하는 능력 또한 없다하겠는가.이를테면 스트렙토마이신이나 카나마이신이 흙속의 균으로 만들어졌듯이 흙속에는 정화작용을 하는 균이 많다.흙속의 균은 특히 인체가 내뿜는 10여가지의 유독가스를 좋아한다고 알려진다.예로부터 자궁종양등 부인병 앓는이들이 해온 모래찜질 민간요법도 그런데 까닭이 있었다. 모래도 넓은뜻에서는 흙이라 하겠으나 모래찜질아닌 흙찜질도 질병 몰아내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개나 닭이 흙장난치는건 병을 내쫓는 방법이라 했다.맨발로 흙밟고 사는 사람들에게 무좀이란게 있었던가.보통 호흡기계통에는 모래찜질이라지만 소화기계통에는 황토,순환기계통에는 흑토찜질이 좋다고 알려진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개펄화장품을 쓴다고 하자.그러나 건강을 생각하면서는 이번 여름 모래찜질·흙찜질 해보는게 어떨는지.각종 문명병에 특효가 있다지 않던가.괴롭긴 하겠지만 6∼8시간 지속적으로 해야 병집이 빠진다고 했으니 하려면 그걸 꼭 지킬일이다.〈칼럼니스트〉
  •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오늘 개장/수도권 최대 2만4천평 규모

    ◎10월말까지 상오 9시∼하오 6시 공개 『몸으로 자연을 느끼십시오』 과천 서울대공원에 마련된 산림욕장이 16일 문을 연다.7.38㎞의 산림욕로와 얼음골숲 등 2만4천여평의 휴식공간을 갖췄다.수도권 최대 규모다.지난 94년 조성됐다. 오는 10월말까지 상오 9시부터 하오 6시까지 일반에 공개되며 별도의 입장권 없이 동·식물원 입장권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산림욕장에는 소나무 산갈나무 팔배나무 등 3백96종의 나무와 박새·꾀꼬리 등 33종의 야생조류 및 다람쥐·꿩·너구리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 삼림욕대 2백7개,안내시설 85개,옹달샘 3곳,선녀못 1곳,얼음골 산막 4곳 등 편의시설을 정비했다.맨발로 걷는 길 6백m도 단장했다. 코스는 ▲선녀못이 있는 숲∼아카시아 숲∼자연과 함께하는 숲(길리 22㎞·소요시간 55분) ▲얼음못 숲∼생각하는 숲∼쉬어가는 숲(쉬어가는 숲·길이 2.48㎞·소요시간 70분) ▲원앙이숲∼독서하는 숲(길이 1.88㎞·소요시간 55분) ▲밤나무숲∼사굼의숲∼소나무숲(길이 1.9㎞·소요시간 40분) 등이다.전 구간을 도는 데는 2시간30분이 걸린다. 산림욕은 숲에서 다량 발산하는 「테르핀」 등 방향성 물질을 접할 수 있어 특히 노인들에게 좋다.테르핀은 진정작용·혈압강하·생장호르몬 분비 등의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강동형 기자〉
  • 유니세프한국위 28일 사랑의 걷기대회/창립 50돌 기념

    ◎6천명 참석 3.5㎞ 행진 96년은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창립 50주년.유니세프 한국위원회(회장 현승종)는 오는 28일 50주년을 기념해 「빈곤퇴치를 위한 사랑의 걷기대회」를 연다. 이날 상오 10시에서 하오 1시까지 3시간동안 계속되는 「걷기대회」에는 6천여명이 참석,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김구동상까지 3.5㎞에 이르는 남산순환도로를 걷는다.이 가운데 2백m는 맨발구간으로 만들어 참가자들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도록 한다. 걷기대회에 이어 열리는 「사랑의 콘서트」에서는 솔리드,아이들,패닉 등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를 선보이며 참가자 모두에게 빈곤에 시달리는 제3세계 어린이를 생각하자는 뜻에서 보리빵이 제공된다.이날 행사는 불교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참가신청은 당일 상오 9시부터 현장에서 받으며 참가비는 어린이 3천원,중고생 5천원,일반인 1만원 등이다. 이밖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5월17부터 23일까지 제3세계 어린이들의 사진을 담은 「UN빈곤퇴치의 해,유니세프 50주년 사진전」을 경복궁 전철역 전시장에서 개최하고 6월12일 「유니세프50주년 기념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연다. 또 50주년 기념일인 12월11일에는 「유니세프 창립 50주년 기념일 행사」를 힐튼호텔에서 대대적으로 개최,세계어린이현황보고서를 발표하고 각 분야의 유니세프 대표를 임명할 예정이다.〈서정아 기자〉
  • 4·11총선 화제의 인물들

    ◎부천소사 김문수/재야 출신… 국민회의 대변인 눌러 호남 출신 인구가 30%를 넘어 「수도권의 호남」으로 불리는 부천 소사구에서 국민회의 최장수 대변인 박지원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신한국당 김문수 당선자(45)는 아직도 얼떨떨한 모습이다. 역대 선거에서 야당이 부천의 전지역을 휩쓸어온데다 박후보의 지명도가 워낙 높아 선거운동 기간동안 악전고투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낡은 정치행태를 척결하고,정의와 도덕에 의한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유권자들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당선의 원동력으로 자연인 김씨의 따뜻하고 겸손한 인간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94년 민자당에 재야영입 첫 케이스로 들어온 김당선자는 노동운동 경력 때문에 한때 지역에서 「빨갱이」라는 극언까지 떠돌았으나 그의 인간미는 투쟁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중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됐으며 민중당 노동위원장,노동인권회관 소장 등을 지냈다. ◎청양·홍성 이완구 당선자/자민련 텃밭에 「신한국 깃발」 꽂아 자민련이 「싹쓸이」한 대전·충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신한국당의 깃발을 꽂은 이완구 당선자(45)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승리』라고 했다. 충남지방경찰청장에 재직하다 선거를 불가 1년남짓 앞두고 지구당 위원장으로 정치에 뛰어든 신출내기 정치인이 2선 의원에 막강한 자민련의 바람을 탄 사무총장 조부영후보를 6천여의 압도적인 표차로 잠재웠다. 『주민의 대변자로 통일과 농촌지역발전에 힘쓰겠다』는 이당선자는 지구당을 맡으면서 맨발로 표밭을 다졌다.특유의 부지런함과 뚝심으로 하루 4∼5곳씩 마을을 돌며 주민들과 일일이 만나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어느 가난한 시골여인이 손을 잡고 선거비용으로 써달라고 2만원을 호주머니에 찔러줄 때 승리를 예감했다』했다는 그는 『공약으로 내놓은 30만 신도시건설을 이루지 못할 때는 의원직 사퇴도 불사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성군 장곡면이 고향인 이당선자는 성균관대 재학때 행정고시에 합격,경찰에 투신해 홍성경찰서장과 충남·북 지방 경찰청장을 지냈다.〈홍성=이천렬 기자〉 ◎관악갑 이상현 당선자/3수 끝 중진 한광옥씨에 쓴잔 안겨 『지역정서를 극복하고 인물 위주로 선택한 유권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서울 관악 갑에서 「3수」 끝에 국민회의의 중진 한광옥후보를 물리치고 국회 입성에 성공한 신한국당 이상현 당선자(51·관악 갑)는 12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감정에 기반을 둔 특정정당 후보보다는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정서변화가 승리의 원천이었다』고 자평했다.『개혁시대에 맞는 참신한 인물론도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3∼14 총선에 출마했다가 한광옥의원에게 거푸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이번에는 4천여표 차이로 여유있게 승리했지만 개표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미국 오하이오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한국사회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정치분야를 꾸준히 연구해 왔다. 지난 10여년 동안 장학사업을 펴고 주부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밑바닥 인심」을 얻는데 애썼다.〈김환용기자〉 ◎성북갑 유재건 당선자/골목 유세로 3선 이철씨에 낙승 서울 성북 갑에서 민주당의 대표주자인 3선의 이철후보에게 고배를 안긴 국민회의 유재건 당선자(59)도 4·11 총선 스타의 한 사람이다.4천5백여표 차이의 낙승이었다. 「인간적 신뢰감」을 부각시킨게 주효했다는 자체 평가이다.「새로운 인물의 새로운 정치」를 호소했던 그는 『정직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특별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주민들의 바람은 민원이나 숙원사업의 해결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 되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오히려 제가 놀랐고,많이 배웠습니다』 변호사 출신으로 방송 심야토론의 진행자로 낯이 익다. 골목 골목을 누비며 주민의 애환과 바람을 듣는데 주력했다.개인유세장은 항상 대화와 토론의 광장이었다. 『투표일을 한 달 가량 남겨두고 이철후보측이 지역주민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고 확신하면서 낙승을 예감했습니다』 부인 이성수(52)와 사이에 2남1녀.〈김경운 기자〉 ◎김천 임인배 당선자/검찰 주사 출신… 전 법무장관꺾어 검찰 주사(7급)출신의 신한국당 임인배 당선자(41)는 경북 김천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무소속의 정해창후보를 꺾었다. 4천7백여표차로 여유있게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쥔 임 당선자는 영남대 법대를 졸업했고 82년 공채시험을 거쳐 9급 수사관으로 검찰에 첫발을 내디뎠다가 지난해 6월 정치를 꿈꾸며 공직을 떠났다.검찰총수를 거쳐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정후보와는 86년 대검차장으로 있을때 대검에서 1년간 함께 근무했다. 임 당선자는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김천고 학생회장때부터 품어 왔던 정치의 꿈을 일궈왔다.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두가게종업원,신문배달등을 했던 그는 87년 고향에 덕천장학 법인을 만들어 중고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민심을 사왔다. 김천시 농소면의 가난한 농가에서 5형제중 둘째로 태어나 김천고·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에서 「한국 중소도시의 발전방안」이라는 논문의 법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김천=한찬규 기자〉 ◎강동갑 황학수 당선자/화려한 경력의 「2선」 제치고 금배지 서민들을항상 생각해 달라며 내민 시장 아주머니의 거친 손을 끝내 잊지 않을 것입니다. 경기고교와 서울대 출신에 2선의 현역의원인 최돈웅 후보를 물리치고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황학수 당선자(48·자민련)의 당선소감은 남달랐다. 힘겹게 싸워야 했던 경쟁자와는 살아온 역정이 너무나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강릉에서 간신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채 신문배달을 하며 중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대신했다.강릉 명륜고교를 마쳤지만 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방송통신대학으로 대학과정을 대신했다. 그후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를 졸업했고 강릉대 최고경영자 과정,고려대 고위정책과정 등을 수료했다. 정치와의 인연은 13대 총선에서 당시 최각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기획실장을 맡으면서 맺어졌다.그후 10년동안 도지사 비서실장을 맡을 정도로 최각규씨의 분신으로 살아왔고 이번 선거에서 덕을 보았다는 분석이다.〈강릉=조한종 기자〉 ◎서대문갑 이성헌 낙선자/「포스트 DJ」 김상현씨에 “매운맛” 서울 서대문 갑은 국민회의 김상현후보의 아성이다.그에 맞선 신한국당 이성헌후보의 경우 당선보다는 어느 정도 선전하느냐가 관심사였다. 김후보는 「포스트 DJ」로 불리는 야권의 거물인 반면 이후보는 처음으로 출마한 「새내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투표가 끝나자마자 방송사가 이 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하자,개표장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개표과정에서도 1백∼3백표 가량의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몇 차례 뒤집어진 적도 있다. 손에 땀을 쥐는 각축전이 새벽까지 펼쳐진 끝에 김후보는 5백91표의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이후보로서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한 셈이다.개표가 끝난 뒤에도 누가 승리자인지 구별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김후보는 거물답지 않게 『흑색선전의 귀재』라며 이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혼쭐이 난 것이다. 이후보는 『안정을 바라는 40∼50대와 젊은 층으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은 것 같다』며 데뷔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거친 김영삼 대통령의측근이다.〈박용현 기자〉 ◎강서갑 박계동 낙선자/비자금 폭로 주역… 조직력에 무릎 지난 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폭로할 때만 해도 당선은 따논 당상처럼 여겨졌었다.「전직 대통령 2명 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표지를 장식했다.서울 강서 갑의 당선자로는 누구나 민주당의 박계동의원을 꼽았다.그러나 3천3백여표 차이로 낙선했다. 당선자는 국민회의 신기남후보.TV 토론 사회자로 한 때 활약한 변호사 출신이다.조직력을 앞세운 신한국당 유광사후보의 도전도 거셌다. 여기에다 『재선되면 여당 간다』는 마타도어에 시달렸다.장학노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의 축재사건이 정국을 강타했을 때 『10배의 위력을 가진 폭로를 준비 중』이라고 공언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재야 출신으로 「도덕성」을 무기로 14대 4년 동안의 의정활동도 수준급이었다.새 시대 정치인으로 인정받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상위에 랭크됐다.하지만 재선의 고지를 넘지 못하고 4년을 절치부심해야하는 처지가 됐다.〈주병철 기자〉
  • 「소프트웨어 제국」 미 마이크로소프트사(G7으로 가는 길:21)

    ◎“자율·개성 한껏 존중” 모든 직원 개인연구실/놀이방·화실같은 연구실서 반바지차림 작업/지위 상관없이 전자메일 서신 교환… 유대 다져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 마이크로소프트사 단지에 들어서면 마치 어느 지방대학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울창한 숲을 병풍삼아 4만6천평의 구릉지대에 띄엄띄엄 들어선 28개의 2층,3층짜리 연구동들.그리고 이들 건물사이의 잔디밭에서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연못과 산책길,정원수등은 왠지 회사의 이미지로서는 생소한 느낌이 들게 한다. 직원들의 활기차고 자유분망한 모습에서는 캠퍼스의 푸릇함이 절로 배어 나오는듯 하다. 근무시간중에도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단지내를 활보하는 연구원들,넓은 운동장에서 웃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미식축구를 즐기는 사원들,햇볕이 내리 쪼이는 계단에 걸터앉은 채 하프처럼 생긴 악기를 가느다란 막대로 두들기며 연주하는 동양계 여사원…. 전세계 PC사용자 가운데 86%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제(OS)를 쓰고 있을 정도로 MS사는 소프트웨어시장의 절대 강자로 등극했다. ○직원 80%가 20·30대 MS사는 지난 75년 하버드대 수학과를 중퇴한 약관의 빌 게이츠가 단돈 1천달러를 가지고 설립한 회사.초기에 PC 「알테어」에서 사용되는 베이직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틀을 다진 MS사는 「코볼 80」등 컴퓨터언어와 애플용 소프트웨어카드를 내놓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이어 81년에는 불후의 명작 「MS­도스」를 발표해 1억2천만개의 판매고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뒤 그 신화는 지금의 「윈도95」로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출액면에서 연평균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매년 50% 정도의 성장을 이뤄냈다.지난해 총 매출액은 59억5천만달러,순이익은 14억5천만달러에 달했다.전세계 46개국에 현지법인을 거느리고 있으며 직원도 1만5천명(레드몬드본사 8천여명)에 이른다. 「소프트웨어 제국」 MS사의 이같은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철저한 기술개발만이 유일한 생존무기』라며 이는 일체의 형식주의를 배격하려는 빌 게이츠의 노력이일궈낸 결실이라고 설명한다. MS사에서 한나절만 지내보면 누구나 이 곳이 얼마나 젊음과 자유분방함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는지를 쉽게 느낄 수가 있다. MS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1.2세.전체 직원의 30%가 20대이고 51%가 30대다.직원 10명중 8명 이상이 20∼30대인 셈이다. 머레이 부사장은 이를 두고 MS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영원한 젊음」이라는 표현을 쓴다. MS본사에 근무하는 8천여명의 직원들에게는 모두 조그만 개인 사무실이 주어진다.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케 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연구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말그대로 개성의 극치를 이루고 있음을 보게 된다.인형과 장난감을 갖고 마치 어린이 놀이방 처럼 꾸며 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각종 미술품과 골동품을 들여 놓아 화실을 연상케 하는 연구실도 있다.어림잡아 1백개가 넘어 보이는 빈 캔을 쌓아 놓고 그 옆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프로그래머도 있다.또 컴퓨터 한대만 덜렁 들여 놓고 프로그램을 짜는 연구원이 있는가 하면 온통 꽃속에 파묻혀 일하는 사람도 눈에띈다. 이들의 복장도 자유롭다.맨발에 반바지만 입고 일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다.어떤 프로그래머들은 저녁 9시에 출근하여 이튿날 새벽 5시에 퇴근할 정도로 근무시간에 융통성도 있다. 이들은 맨발과 반바지가 말해주듯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적인 방식에 따라 각자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다.일단 방향이 결정된 과제는 이를 철저하게 세분화시켜 각 연구팀의 책임아래 모든 것이 일임되는 것이 MS사의 풍토다. 구성원 모두에게 이처럼 자유스런 연구분위기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대신 개인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는 무척 엄격한 편이다. 연구원 각자에게 부여된 프로젝트는 6개월 단위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급료인상,주식매입 선택권,보너스지급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연 2차례 실적평가 MS사 직원들의 한 주 평균 근무시간은 72시간정도.그렇다고 경쟁사에 비해 많은 봉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이 회사 직원들의 이직률은 동종사의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10%를 밑돈다.또한 빌 게이츠 사단의 일원이 되려는 연구원들의 입사 경쟁률은 1백대 1을 웃돌고 있다. MS사 컴퓨터프로그래머인 제프 놀랜더씨는 이에 대해 『연구원들 사이에는 창의력과 노력이 있는 한 승리가 보장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S사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전자메일을 이용해 구성원 사이에 격의없고 솔직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직원들은 전자메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제든지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전할 수가 있다.직원들은 하루 평균 1백여통의 전자메일을 교환하며 빌 게이츠도 하루 1백여건의 통신을 받아 이중 수십통은 종업원들에게 직접 보내기도 한다.컴퓨터를 이용한 서신교환이 자칫 권위적으로 흐르기 쉬운 대기업의 상하관계를 친근하게 묶어주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MS사는 소단위·소그룹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생산성의 향상은 여러 소그룹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이러한 이유로 핵심적인 프로그램제작팀과 시장마케팅담당팀은 소그룹으로 만들어져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따라서 경영참모들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소그룹에 효과적으로 분담하고 소그룹의 패기에 찬 아이디어를 노련하게 조화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MS사가 오늘날 아이디어의 산실이 된 데에는 실패의 경험을 중시하는 빌 게이츠의 경영철학이 큰 몫을 했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트로이 제르 PR매니저는 『직원들이 실수가 보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아이디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할 뿐 아니라 변화를 제시하는 분위기도 조성된다』며 직원들에게 실수를 감추려 하지 말고 건설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갖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인터뷰/인사·행정분야 총괄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진취적 인재 확보에 가장 비중”/“직원 누구나 주식매입 가능… 애착 갖고 일 전념” 헐렁한 셔츠바람에 구겨진 작업용바지의 매무새.그리고 며칠 동안 머리조차 감지 않은듯 부스스한 용모….2평 남짓한 집무실에는 원탁테이블 한개와 컴퓨터 받침용 간이책상 한개가 전부다.그 흔한 여비서 한명 달려 있지 않다. 「MS제국」의 인사·행정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37).부사장님이라는 「근엄한 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 ­예절을 중시하는 동양인의 눈으로 볼 때 MS사의 분위기가 너무 파격적이란 생각이 드는데―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다.우리는 이 작업이 가능한 즐겁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약없는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확신하고 있다. ­MS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철학은.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거는 회사이니 만큼 사람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긴다.특히 경험보다 미래에 대한 진취적인 기상과 모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빌 게이츠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자신의 전용 비행기로 모셔와 설득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가라데가 취미인 사람에게는 개인교수까지 주선해 주며 끌어들인 적도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인센티브계획을 갖고 있는가.제안상자 같은 아이디어 모집방식에 대한 견해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원은 누구나 주식매입 선택권을 갖는다.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한 사원이 회사가 번영하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이들이 회사의 번영을 도울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 것이다.누구든지 휼륭한 제안을 내놓아 채택될 경우 1천여명이상의 사원이 모이는 공개장소에서 이를 공표하고 제안자에게 약간의 주식을 추가로 지급한다. ­모든 사원들에게 사무실 한칸씩을 주고 있는 것이 오히려 직원들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지 않는가. ▲직원들에게 사무실 한칸씩을 주는 것은 모든 직원들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 줌으로써 각자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서울 동대문갑/경기 과천·의왕(표밭 현장을 가다:43)

    ◎서울 동대문갑­선두주자 없이 박빙의 혼전 거듭/신한국 노승우후보 「맨발 유세」로 승부 『본인을 밀어주면 15대 국회에서 반드시 대선자금의혹을 밝혀 내겠습니다』(민주당 장광근 후보),『동대문에 필요한 인물은 지난 4년간 지역발전에 기여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합니다』(신한국당 노승우 후보),『현정부는 독주·독단·독선을 일삼고 있습니다』(국민회의 김희선 후보),『당선되면 화려한 백화점 위력에 밀려 신음하고 있는 경동시장,청량리시장 등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마음놓고 살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자민련 손윤준 후보),『부도덕과 부패로 찌든 기성 정치권을 갈아치웁시다』(무소속 이근규 후보) 최근 잇따라 열리고 있는 동대문갑 지역구의 합동연설회와 개인연설회 등에서 내세운 각 후보의 주장의 단면들이다. 현재로서는 걸출하게 떠오르는 「스타 후보」 없어 선택이 어렵다는게 유권자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은 일찌감치 서울의 접전지역으로 꼽혀왔다.14대 때 여당의 노후보가 당선되면서 약 30년간 야당의 텃밭이던 이곳이 여야어느 쪽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선거초반에는 노의원이 앞선 형국이었으나 장학로사건 등 여권에 불리한 악재들이 돌출하면서 선거를 8일 가량 앞둔 지금은 누구의 우세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노후보는 『「마당발」이라 불릴 만큼 4년간 지역구를 부지런히 뛰어다녔으나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걱정』이라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한다.그래서 선거운동도 가능한한 확성기를 동원한 개인연설회는 지양하고 조용히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등 유권자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민회의 김후보는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두차례의 투옥과 3년 동안의 수배경력을 「훈장」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그러나 이 지역 출신이 아닌데다 「강성」 이미지가 강해 25%에 이르는 호남표외의 새로운 지지층을 만드는데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 장후보는 민주화투쟁 경력과 이 지역에 40년간 살아온 「토박이론」을 앞세우고 있다. 또 자민련의 손후보는 18% 가량되는 충청표와 광범위한 보수표를 노리는 한편 꾸준히 지역을 지켜온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김상연 기자〉 ◎경기 과천·의왕­안상수씨 “소신·참신성” 무기 공략/민주 김부겸씨 대주유세 장기로 추격 경기 과천·의왕 지역은 수도권에서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대표적인 곳이다.행정도시인 과천은 친여성향이,시승격 6년의 의왕은 친야기질이 높다는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6·27 지방선거 때 과천은 민자당,의왕은 통합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후보자들도 이같은 지역특성을 감안,의왕에서는 지역개발을,과천에서는 인물론을 각각 내세워 표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87년 5공몰락의 기폭제였던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수사검사출신인 신한국당 안상수 후보(49)는 최근 합동연설회등에서 『검사시절 직위와 생명을 걸고 박군 고문치사사건을 밝혀내 6·29선언까지 이끈 장본인』이라며 소신과 참신성을 부각했다.그는 당시 사건때의 소회등을 담은 저서 「이제야 마침표를 찍습니다」의 제목을 인용,『낡은 정치,부패정치 이제야 마침표를 찍읍시다』라며 득표를 호소하고 있다.지명도에서 앞선 이점을 바탕으로 60%에 이르는 20∼30대를 어느 정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38)는 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한 경력 등 재야경력을 바탕으로 청년층에 파고들고 있다.『지역감정을 이용해 득표하는 정객들은 사라져야 한다』며 후보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유세전이 가열 될수록 대중연설이 뛰어난 그의 장기가 발휘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출신으로 아태재단후원회장인 국민회의 이동진 후보(61)는 김대중 총재의 「신측근」임을 부각시켜 50%에 가까운 호남·충청표를 엮는다는 전략이다.과천에서 17년 이상 산 토박이란 점과 3선의원(6,11,13대) 경력을 중점 홍보,「참일꾼」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신한국당 공천탈락 뒤 말을 바꿔 탄 자민련 박제상 후보(60)와 국민회의 공천에서 밀려나 무소속으로 나선 이희숙 후보(55·여)도 나름대로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자민련을 탈당한신하철 전 후보(61)도 무당파국민연합으로 합류중이다.〈과천·의왕=오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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