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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2)대원위대감의 생각 (上)

    조선 제26대 국왕 고종(高宗,1852∼1919)의 아버지 이하응(李昰應)을 두고 세간에서는 대원위대감(大院位大監)이라 불렀다. 그는 조선후기 세도정치를 타파하고 쇠락한 왕권을 강화해 프랑스,독일,미국,일본,청나라,러시아등 19세기 세계 열강의 침략에 맞설 힘을 기르며 조선을 중흥시키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던 인물이다. 오늘은 그 대원위대감이 왜 그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결과는 어떻게 끝났는지,파란만장한 그의 생애 이면에 감춰진,권력을 향한 무서운 집념의 한 증거를 찾아서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로 간다. 예산(禮山)은 유서깊은 고장이다.백제시대에는 오산현(五山縣)이라 불렀는데 신라에 정복당한 뒤 고산(高山)으로 바뀌었으며,예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고려 태조2년의 일이었다. 왕건은 견훤이 다스리던 후백제를 정복한 뒤 이곳을 다스리려 했으나 민중은 왕건의 통치에 순응하지 않았다.두 임금을 섬길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미 신라에 정복당한 뒤 100년이 넘도록 신라의 강권통치에 대를 물려 저항해왔던 백제유민들이기 때문에 백제가 망한 지 2세기가 지난 후에 견훤이 후백제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백제 유민들이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왕건에 대해서도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백제인들의 핏속에 흐르는 자긍심과 백제문화에 대한 뿌리깊은 정신의 힘때문이었다. 이 정신은 곧 현대사회에서도 충청·전라도 사람들의 기질,즉 겉은 부드럽지만 안은 강철처럼 단단하고,문학과 예술 그리고 아름다움의 근원을 지향하는 삶으로 드러나고 있다. 왕건은 이곳 사람들의 정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정복자로서의 권위나 자신감이 아닌,존경과 화해의 마음으로 새로운 이름을 선물하고자 했다.충절과 예의의 고장임을 기리기 위해 예산이란 새 이름을 정하고 민중의 뜻을 물었다.이곳 사람들도 더는 거부하지 않고 새롭게 시작된 고려왕조에 동의해주었다. 그 후 대흥(大興)과 덕산(德山)을 합쳐 지금의 예산군이 된 것은 1914년부터다.오늘의 여행 목적지 예산군 덕산면(德山面) 상가리(象伽里)에는 대원위대감의 야망과,권력 장악을 위한 고뇌와 갈등,정치의 권모술수와 피할 수 없는 재앙을 새로운 차원에서 재조명할 수 있는 역사적 증거와 문화적 논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만약 그가 지금 살아있다면 이 증거들을 완벽하게 없애버리고 싶을 것이다.그리고 역사를 향하여 그 사실들을 부정할 것이다.한국의 정치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짓말과 책임회피 증후군으로 볼 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하지만 어쩌랴,누구도 자신의 죄를 제 손으로 지울 수는 없으니. ●‘명당’ 가야사 품은 옥양봉, 기도처로 이름나 덕산 들녘에서 서북 방향을 바라보면 예산군과 서산군 경계 쯤에 산맥이 걸쳐 있다.가야산(伽倻山)이다.들길을 지나 상가리 쪽으로 다가서면 맞은편에 잘 생긴 산 하나가 보이고,오른쪽으로도 얌전한 산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맞은편 산은 옥양(玉陽)산이고,오른쪽 산은 서원(書院)산이다.두 산 모두 가야산이 거느리고 있는 줄기다. 해인사가 깃들어 있는 산도 가야산이라 부르는데,경상도와 충청도에 있는 가야산은 모두 같은 뜻을 지녔다.즉 가야(伽倻,迦倻)라는 말은 원래 산스크리트 gaya를 음역하여 표기한 것인데,흰코끼리를 의미하는 말이다. 석가모니가 도를 이룬 곳을 부다가야(Budhagaya)라고 부르는 것과 맥이 통하는 상징어다.이 가야산에는 일찍이 6세기 후반 ‘백제의 미소’로 유명한 ‘서산마애삼존불’이 북쪽 자락 해발 200m 가량의 능선 암벽에 새겨져 있기도 해서 온 산이 불교신앙의 성지처럼 숭배되어 왔다. 가야산 남쪽 기슭이 되는 옥양봉 아래에 가야사(伽耶寺)라는 절이 있었다.이곳에는 금탑(金塔)으로 부르는 철첨석탑(鐵尖石塔)이 있었고 탑 사면에는 석감(石龕)이 있어 각각 석불이 봉안되었을 만큼 빼어난 작품이었는데 백제 불교 미술의 정교함과 깊은 신앙심이 깃든 걸작이었다고 한다. 또한 가야사에는 예부터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매우 흥미있는 풍수설이 전해져 왔다.가야사 대웅전 터에서 왕손(王孫)이 생겨나리라는 풍수지리설이었다.세간에서는 절을 허물어내고 그 자리에 묘를 쓰면 반드시 왕손을 낳게 된다는 풍수설이 끈질기게 이어졌다. 하지만 감히 누구도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는 못하고,대신 훌륭한 자식을 점지해달라는 기도처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옥양봉에 이르는 계곡은 펀펀하면서도 깊다.그래서 그런지 옥양봉 계곡에는 한때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사찰들로 꽉 차서 절골이라고도 불렀을 만큼 승려들의 목탁소리와 범종소리,향 내음과 독경 소리가 일년 사철 끊이질 않았다.상가리(象伽里)라는 이름이 그래서 붙여졌던 것이다. ●구걸로 어린시절 연명한 ‘권력의 화신’ 이하응 이같은 솔깃하고 엄청난 비밀이 깃든 것처럼 느껴질수도 있는 풍수설을 은밀하게 새기면서 가야사 주변을 여러 해 동안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이하응이란 청년이었다.올때마다 동행하는 자가 있었는데 이름난 지관(地官)이었다.그는 옥양봉,서원산,가야산 정상 어느 한곳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살피고 돌아다녔다.아무도 그를 알아보는 이는 없었다.전혀 얼굴이 알려진 자도 아니었거니와 행색도 남루했고 늘 빈털터리였다. 이하응은 유아기에 아버지를 여읜 뒤 사고무친의 왕손으로 불우한 청년기를 보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버지는 조선후기의 왕족이다.이름은 구(球),사도세자의 서자로서 정조(正祖)의 이복동생인 은신군의 양자로 들어가서 남연군(南延君)에 봉해졌다.1771년(영조 47년) 양부 은신군이 정적의 모함으로 작위를 삭탈당한 뒤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변사하자 남연군도 불우한 처지로 내몰리고 말았다. 1821년 수릉관(守陵官)이란 말단직을 지내다가 쓸쓸하게 죽었다.이하응은 남연군이 죽던 해에 겨우 세 살짜리 어린 아이였었다. 이하응의 유년과 청년 시절은 지독하게 불우했다.이름뿐인 왕족으로서 구걸,비웃음과 온갖 능멸로 양식을 삼았다.수모,고뇌,방랑으로 점철된 세월이었다. 암울하고 억울한 세월 속에서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권력을 향한 무서운 집념을 불태웠다.집념의 핵심은 목숨을 건 타협과 거래였다. 긴 방랑생활 중에 이하응은 가야사의 풍수설을 알게 되었다.딱히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심심풀이 삼아 가야사와 가야산 일대를 수없이 오르내리면서 풍수설의 내용을 음미해보았다.왕손을 낳을 수만 있다면 가야사를 불태워버리는 일쯤은 얼마든지 감행할 자신이 있었다.수차례에 걸친 답사와 계획 끝에 결심을 굳혔다. 그의 나이 21세 때인 1840년(헌종 6년) 마침내 목숨을 건 모험에 돌입했다.부랑배들을 이용하여 가야사에 기거하는 승려들을 밖으로 유인해 낸 다음 절에다 불을 질렀다.목조 건물은 한밤 중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그 무렵 조선사회는 이하응의 행동과 같은 짓거리들이 크게 유행했다. ●남연군묘 이장뒤 얻은 둘째 명복이 훗날 고종 전국 곳곳의 사찰이 불타고,불탄 자리에 무덤을 짓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대표적인 예는 신라 선문9산의 하나인 경남 창원 봉림사,경기도 양주 회암사,전라도 흥덕 연기사,경남 산청 단속사를 비롯해 풍수지리설에서 명당자리로 알려진 사찰들이 유생들에 의하여 불탔다. 이같은 시대적 추세에 따라 이하응도 그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가야사 법당터에다 이장했다.누구도 이를 비난하거나 저지하지 못했다. 그런 다음 해인 1841년 그는 흥선정(興宣正),1843년에는 흥선군(興宣君)에 봉해졌다.1846년에는 오위도총부 도총관이 되어 벼슬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남연군의 묘를 옮겨 쓴지 12년만인 1852년 이하응은 둘째아들을 보았고,그로부터 다시 11년 뒤인 1863년 둘째아들 명복(命福)이 조선 제 26대 국왕인 고종(高宗)이 되고,이하응은 마침내 대원위대감이 되어 모험에 찬 정치도박이 일단 성공을 거두었다.˝
  • [12일 TV 하이라이트]

    ●꼭 한번 만나고 싶다(오후 7시20분)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의 잦은 구타로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용되었다.어느날 베체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은정씨.요즘 단 하나뿐인 가족 어머니가 많이 생각난다.아플 때마다 더욱 그립다는 은정씨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기로에 선 한국경제(오후 2시30분) 어려워진 경제의 책임은 누가 지고,해결은 누가 나서서 할 것인가.경제전문가,학자의 집중 토론으로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아본다.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김동기 고려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패널로 참석한다. ●생방송60분(오전 10시) 노년을 풍성하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흔히 30대부터 노후를 준비하라고 하며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는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추세이다.가장 멋진 노년상과 추한 노년상은 무엇일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법과 부모에게 멋진 노년상을 만들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코미디쇼 4막5장(오후 10시50분) 봉원이 학부모 일일교사에 나선다.하지만 아빠는 아이들의 비웃음만 사고 지연이는 그런 아빠가 너무 창피하다.가난했지만 가슴 따뜻했던 그 시절,아빠와 딸 지연이의 가슴 찡한 세상살이 속으로 들어가 본다.폭탄주 제조의 대가 이경래와 함께 ‘병아리주’를 제조해본다. ●진실게임(오후 7시5분) 일본에서 만난 매혹적인 네 명의 ‘미녀’ 가운데서 남자를 찾는다.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여자들 앞에서 맥을 못추는 판정단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엿본다.진실게임의 지존 승부사라고 자처하는 송은이 김한석 이광기와 특별 게스트 안선영 황보의 활약을 지켜본다. ●사랑과 전쟁(오후 11시) 명진은 혼수를 적게 해왔다는 이유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와 옆에서 한 마디씩 거드는 시누이 때문에 ‘시’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어느날 명진의 남동생 명호가 결혼할 여자라며 데리고 왔는데 바로 시누이.처음에는 반대하지만 받은 만큼 되돌려 주겠다는 생각에 겹사돈을 맺게 된다. ●백만송이 장미(오후 8시25분) 혜란을 강제로 집으로 끌고 간 현규는 혜란을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가 귀분의 물벼락을 맞는다.자신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냉대받는 현규를 보며 혜란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한편 유경은 식당을 하라며 내민 통장을 금자가 거절하자 빌려주는 거라며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
  • [대변혁의 금융가](상)은행 경영진 혁명적 변화

    황영기(52) 전 삼성증권 사장이 우리금융그룹의 CEO(최고경영자)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은행권에 거대한 변혁의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은행권의 대변신 용틀임이 탈(脫) 관료·탈 보수·탈 연공서열 및 외국자본의 본격 국내진출 등과 맞물리면서 더욱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보수의 틀에 갇혀있던 은행들이 혁신의 선봉으로 변모할지 주목된다. ●사람이 바뀌어야 조직이 바뀐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7일 우리금융 회장 단독후보로 황 전 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출,이사회에 추천했다.특히 황 전 사장은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 따라 우리금융 전체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우리은행 행장도 겸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황 전 사장의 선임을 금융사에 남을 일대 사건으로 보고 있다.정부가 전체 지분의 87%를 갖고 있는 사실상의 정부산하기관장에 순수 민간인을 숱한 엘리트 관료 출신들을 제치고 낙점했다는 것은 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은행권 안팎의 여건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저금리 추세로 전통적인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모델이 퇴조하면서 새 수익원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선진기법과 거대자산을 앞세운 씨티그룹 등 외국자본의 공격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영화(정부지분 매각)라는 숙제까지 안고 있는 우리금융 사령탑에 황 전 사장을 선임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이다.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주는 개혁성과 은행·보험·투신·증권을 두루 거친 시장친화적 이미지가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30년 삼성맨’으로서 관료 출신의 낙하산 임명관행을 확실하게 끊는다는 상징성도 컸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를 뽑은 것은 강력한 ‘황영기 효과’가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천위원회 관계자는 말했다.명분보다는 실리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등 선진금융의 국내 영업확대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작용했다. ●자산을 굴릴 줄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금융부문을 섭렵한 황 전 사장의 선임은 ‘유니버설 뱅킹’을 통한 생존노력과 맥이 닿아 있다. 현재 은행들은 씨티그룹,HSBC(영국),UBS(스위스) 등 굴지의 금융그룹처럼 은행·보험·증권·투신 등 금융업종을 하나의 우산아래 묶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 애쓰고 있다.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에 대해 국내은행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이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CEO가 아니더라도 전체 경영진 선임에서 출신과 나이를 불문하고 전문성에 집중하는 인사개혁 바람은 뚜렷하다.조흥은행은 지난 5일 뱅커스트러스트,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을 두루 거친 최인준(50) HSBC증권 부대표를 종합금융본부장(부행장)으로 영입했다.은행측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 결정적인 자극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날 국민은행도 지난해 기강문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에서 경질했던 최범수(48)씨를 한투증권·대투증권 인수작업을 추진할 투자신탁증권 인수사무국의 사무국장으로 재기용했다.사정이야 어찌됐든 한때 국내 최대은행의 전략 사령관을 맡았던 능력을 인정한 셈이다.올 1월 이증락(46) 전략기획팀장을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으로 수직 상승시킨 것도 김정태 행장이 보여주는 능력위주 인사의 전형이다.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도 올들어 로버트 팰런(컬럼비아대 교수)과 리처드 웨커(GE 부사장) 등 세계금융의 거물들을 각각 행장과 수석부행장에 임명한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금융 회장에 민간인사가 선임된 것은 보수적인 은행 인사·영업 관행의 혁신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이런 바람 속에 50대 이상의 퇴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은행권 내부에 팽배해 가고 있다.그러나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맞닥뜨린 은행권에 이런 부분이 큰 고려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 [스포츠라운지]여대생 프로레슬러 최소라·이혜란

    여자 프로레슬러는 ‘스포츠 천국’ 미국에서나 가능한 줄로 알았다.‘박치기왕’ 김일과 ‘표범’ 이왕표가 여자 프로레슬러들을 후계자로 키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도 얼마나 상황이 열악하면 여성까지 끌어들이겠냐고 의심했다. 이런저런 의구심을 가득 품은 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이왕표체육관’을 찾았다.프로레슬러라기보다는 모델에 가까운 외모의 두 여성이 뒤엉켜 헤드록을 걸더니,어느새 팔을 비튼다.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얼굴이 ‘장난’이 아니었다. 장난삼아 팔을 내밀었다.‘악’하는 외마디와 함께 매트에 내리 꽂혔다. ●박치기왕 김일 “희망 봤다” 격려 최소라(21·숙명여대 2년)와 이혜란(23·선문대 4년).이왕표씨는 이들을 “여자 프로레슬링의 끊긴 맥을 이을 기대주”라고 단언했다. 각각 지난 1월초와 2월초에 처음 체육관을 찾았지만 체격이나 운동 소화능력,의지 등을 종합 판단한 결과 프로레슬러로 대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노환중에도 가끔 체육관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는 김일씨도 “죽기 전에 새 희망을 봤다.”고 말했을 정도다. 최소라는 빼어난 외모로 입문하자마자 유명세를 타고 있다.일곱살 위의 오빠와 어렸을 때 이불을 깔아 놓고 프로레슬링을 흉내내면서부터 꿈을 키워 왔다.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를 졸라 태권도와 검도,복싱으로 몸을 만들어 온 그녀는 고교 2년때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말했다.어머니의 대답은 “너 미쳤니?”였다. 1년이 넘도록 부모와 신경전을 치른 최소라는 대학에 입학하면 허락한다는 ‘항복’을 받아냈다.공부에 뜻이 없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1년 동안 죽어라 공부했고,대학에 합격했다.결국 어머니는 이왕표씨와 김일씨를 잇달아 만난 뒤 금쪽 같은 딸을 맡겼다. 이혜란은 ‘인간 병기’에 가깝다.태권도 2단,합기도 3단,유도 1단,프로레슬링을 무예화한 격기도 3단,용인대가 개발한 특수 무도인 용무도 3단 등 도합 12단이다.대학 1년 때 어느날 밤에는 추근대는 동네 불량배 2명과 싸워 손가락과 이를 부러뜨린 실전 경험도 있다. 격한 운동을 하면서 프로레슬러의 꿈을 키워 왔지만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이왕표체육관측에서 오래 전부터 그녀를 설득해 온 터에 마침 한참 ‘하수’인 최소라가 링에서 구르는 모습을 보고 결국 뜻을 굳혔다. ●무예짱·얼짱… WWE 접수 자신 “사람들은 ‘여자’인 우리가 프로레슬링을 한다는 것 자체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지요.얼마나 힘들게 하는지,과연 성공할 것인지 등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어떻게 시작한 운동인데….” 색다른 목표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들도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사랑한다.스쿼트(앉았다 일어서기),팔굽혀펴기,버피(팔짚고 엎드렸다 일어서기),낙법을 수백번 반복하고 암드랙(팔감아 던지기) 등 기초기술을 익히다 보면 어느새 밤 11시가 넘는다.당장의 목표는 올해 안에 데뷔전을 치러 한국 여자프로레슬링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이를 위해 여름에는 일본 연수를 다녀올 생각이다.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의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무대에 우뚝 서는 것.죽을 힘을 다해 링에서 구르는 이들의 머릿속에는 미국의 디바들과 겨루는 상상이 떠나지 않는다.“몸이 따라주는 한 끝까지 링에 남겠다.”는 최소라와 이혜란.쉽지 않아 보이는 두 디바의 삶이 내지르는 기합만큼이나 힘차 보였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술따라 맛따라]송화백일주·송죽오곡주

    송화백일주 취재를 위해 방문한 전북 완주군 구이면 계곡리 수왕사 아랫마을의 공장문을 열어준 이는 의외로 머리를 깎은 벽암(세속명 조영귀·수왕사 주지) 스님이었다.얼떨결에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하는 기자에게 스님은 황망함을 풀어주려는 듯 사찰 술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사찰에선 예부터 법주를 빚어왔어요.수행을 하며 기를 다스리기 위해 곡차를 조금씩 마셨고요.대부분의 사찰이 산에 있어 스님들이 고산병을 다스리기 위해 특별한 약초를 넣어 술을 빚어 마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유명 선사들 중에는 곡차를 말술로 드신 스님들도 계셨지요.” 사찰의 술 역사는 오래됐다고 한다.불교 전래 후 삼국시대에 이미 대부분의 명찰에선 법주를 빚었으며,고려 때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사찰에 주류 판권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일제 강점기에 총독부에서 술 빚기를 금해 우리 술 문화 말살 정책을 썼을 때도 속세의 영향이 덜 미치는 사찰에선 법주의 맥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만공 스님 등 유명 스님들 중 상당수는 곡차를 말술로 했는데,조선 명종 때 수왕사의 진목 대사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하지만 이미 득도한 스님들은 곡차를 통해 기를 돌리고 다스렸을 뿐 정신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찰의 곡차 법도가 말술은 아니다.벽암 스님은 “일주일에 한 모금 정도 기를 돌리는 수준이 일반적인 사찰의 곡차 법도”라고 했다.또한 12살에 출가해 40여년간 술을 빚어온 스님 자신은 술을 한 잔도 못하며,다만 빚은 술 맛을 시험하기 위해 혀 끝을 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곡차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우리 것의 가치가 좋아서,전통을 잇는다는 보람으로 술을 빚었어요.그래서 단 한 병을 빚어도 제대로 우리 고유의 맛을 내려고 합니다.” 벽암스님은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 빚는 법을 수왕사 석우 스님으로부터 배웠다.수왕사에선 이미 1300여년 전 송화백일주를 빚은 것으로 부슬거사의 ‘불교사화집’에 나와 있다고 했다.지금의 수왕사 자리엔 이미 1700여년 전 무속신앙을 지내던 산제당이 있었는데,이후 불교가 전래되면서 그 자리에 수왕사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특별히 송화를 술재료로 사용한 것은 아마도 약효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한다.사슴이 벼랑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면 소나무 껍질부터 벗겨 먹고,다른 짐승도 먹고 체하면 소나무 수액을 빨아먹는다고 스님은 말했다. 송화백일주는 찹쌀 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된 술에 송홧가루와 산수유,구기자 등 12가지의 약재를 넣고 증류해 얻는다.증류한 술은 다시 100일 동안 숙성시켜야 송화백일주가 완성된다.송화와 솔잎은 수왕사가 자리한 모악산 일대에서 채취한다. “예전엔 큰 소나무 밑을 파고 그곳에 술독을 넣은 뒤 소나무 뿌리를 독에 넣어 밀봉한 채 파묻었다가 100일 후 꺼냈어요.그렇게 하면 신비의 향이 나면서 나비,벌이 몰려들었지요.” 그러나 요즘엔 생산량이 많아 그냥 술독에 소나무 뿌리와 솔잎을 담그는 수준이다. 송죽오곡주는 콩,팥,수수,보리,조를 시루에 쪄서 누룩과 섞어 빚는다.역시 송홧가루와 산수유 등 몇 가지 약재를 넣어 발효시킨다.송화백일주가 증류소주인 반면 송죽오곡주는 발효된 술을 떠낸 청주다.조선시대 명종 때 진목대사가 처음 빚었다고 한다. 송화백일주 제조로 전통식품 명인1호로 지정된 벽암스님이 빚는 술은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그리고 상황버섯을 가미한 술 ‘상황실’ 등 3가지.상주 직원은 공장장 1명뿐이다.명절 때 백화점 등에서 전통주 수요가 몰리면 마을 주민들의 손을 빌려 술을 생산한다.(063)221-7047. 글 완주 임창용기자 sdragon@ ● 따라빚어 보세요 재료:멥쌀,누룩,찹쌀,좁쌀,송화,감초,당귀,하수오,산수유,구기자,오미자,국화 등. 1.멥쌀 1되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 1되,물 1되와 섞어 독에 담는다. 2.실내온도 25도 정도에서 7일간 발효시켰다가,찹쌀과 좁쌀 각 5되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 5되와 혼합해 섞는다. 3.물 1말2되에 송화,감초,당귀,하수오,산수유,구기자,오미자,국화 각 25.5g을 넣고 달여 1말을 만든다. 4.밑술과 함께 버무려 술독에 안치되,독 밑바닥에 솔잎 3근중 절반을 깔고 나머지 솔잎은 술을 안치고 나서 맨 위에 덮는다. 5.술독을 보자기나 창호지로 밀봉하고 뚜껑을 덮어 그늘진 소나무 밑 땅속에 묻는다(실내온도 10도 정도). 6.100일 동안 발효시켰다가 꺼내서 용수를 박아 술을 떠내 소줏고리나 증류기로 증류하면 38도의 송화백일주를 얻게 된다.˝
  • [V-tour 2004] 블로킹 전쟁

    ‘블로킹이 승부의 열쇠’ 지난달 29일 배구 V-투어 대전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거포 군단’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에 3-2로 진땀승을 거둔 것은 초반 상대의 블로킹에 놀아난 때문이었다.삼성은 그러나 후반들어 역시 블로킹으로 맞불을 놓아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두 팀이 이날 쏟아낸 블로킹은 모두 32개.5차대회 최다로 ‘블로킹 전쟁’을 벌인 셈이었다. 블로킹은 상대의 공격을 막는 것이지만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상대의 맥을 끊어 경기의 흐름을 뒤집는다.세리머니가 유난히 화려한 것도 이 때문.성공할 경우 상대 득점 실패와 함께 2점을 뽑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 블로킹은 최초의 방어 수단이자 동시에 공격의 ‘필살기’인 셈이다. 승부의 열쇠인 블로킹 훈련에 들이는 감독들의 공도 각별하다. 네트에 검은 천을 친 뒤 토스된 공과 상대 공격수의 발만 보고 철벽을 쌓게 하는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장막 훈련’은 널리 알려진 사실.최고의 높이에다 순발력까지 보탠 뒤 3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솟구치는 ‘마운틴 블로킹’은 현대의 상승세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삼성의 블로킹은 정확성에 더 무게를 둔다.네트 위 25㎝ 지점에 고무줄을 쳐놓은 뒤 이 좁은 공간 사이에서 팔을 활처럼 휘게 만드는 연습으로 그날의 훈련을 시작한다.상대 오픈공격과의 각을 줄여 블로킹 실패율을 줄인다는 것이 훈련의 핵심.대한항공의 차주현 감독은 상대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을 면밀하게 분석,이 통계에 따라 대처하는 철저한 ‘데이터 블로킹’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J J 클라크 지음

    우리는 흔히 서양이 동양을 계몽한 것으로 생각한다.하지만 ‘계몽’은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다.서양의 지적 전통엔 동양사상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우리가 통상 서양 고유의 산물로 여겨온 서양철학과 예술,문화도 엄밀히 따져보면 서양 고유의 사상과 동양사상의 합작품임을 알 수 있다.영국 킹스턴대 교수인 J J 클라크가 쓴 ‘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장세룡 옮김,우물이 있는 집 펴냄)는 제목이 암시하듯 동양에 결정적인 빚을 지고 있는 서양의 철학자·예술가·과학자들의 사상세계를 다룬 책이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대표적인 중국예찬론자였다.예수회 선교사들로부터 공자를 배운 그는 훗날 ‘중국 고아’등 희곡과 ‘자디그(Zadig)’같은 철학소설을 써 유럽인들의 관습을 비판했다.또한 유교이념을 통해 앙시앙 레짐의 폭정을 고발하고 민중의 미신에 맞서 싸웠을 뿐 아니라 관용을 모르는 가톨릭 교회를 공격했다.볼테르는 유교를 독단적이지 않고 성직자도 없는 자비로운 종교의 꽃으로 보았다. 인도가 서양에 끼친 영향은 중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칸트는 자신의 초월적 관념론이 인도철학과 맥이 통함을 발견했으며,그리스 문명과 문화의 옹호자를 자처한 괴테는 힌두교 성전 우파니샤드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불교와 힌두교에서 허무주의를 찾아낸 쇼펜하우어는 “우파니샤드는 세상에서 가장 유익하고 고상한 저서”라고 했고,힌두교에 매료된 프리드리히 셸링은 “인도인들의 신성한 텍스트가 성서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찬사를 보냈다.“나는 유럽의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한 니체.그는 동양철학을 전통 기독교를 파산시키는 도구로 이용했다. 동양이 서양을 계몽했다는 저자의 논지를 좇다보면 동양과 서양의 지적 정체성 자체에 의문을 갖게 된다.근대에 들어선 적어도 서구가 동양에 끼친 영향이 큰 것 아니냐는 주장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1만 4000원. 김종면기자˝
  • [기고] 일제만행 사진발굴과 3·1정신/안주섭 국가보훈처장

    3월이 오면,“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우리 민족 고난의 시대를 표현한 한 시인의 시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85년 전 기미년의 봄,종다리도 하늘 잃고 울었을 그 암흑 속에서,전 민족이 하나 되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뜨거운 함성이 오랜 역사를 넘어 들리는 듯하다. 올해는 3·1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5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그러나 3·1절을 앞두고,일본의 한반도 강점 시기에 자행된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사진 1000여 점이 발굴돼,우리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 사진들 가운데,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백두산 천지에 쇠말뚝을 박고 제사를 지내는 행위가 담겨진 장면은 우리 민족에 대한 압제 수준을 넘어 국토 곳곳의 맥을 끊고,우리 나라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던 천인공노할 만행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를 통해서 오늘이,오늘을 통해서 미래가 보인다.”는 토인비의 말이 시련의 역사를 겪은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대한이 자주독립국임과 대한인의 자주민임’을 세계 만방에 선언했던 3·1독립운동은 사상·종교·지역 등 모든 것을 초월해 민족의식을 일깨우고 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음을 보여준 우리 민족 최대의 항일투쟁이었다. 이는 세계 석학들이 평한 바와 같이,“전세계를 놀라게 한 위대한 사실이었고,한국 민족운동사에서 가장 중대한 의의를 지닌 운동이며 투쟁이었다.”고 하겠다. 이렇듯 3·1독립운동을 통해 발휘된 3·1정신은,우리 나라가 국권회복을 하기까지 전 민족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고,오늘날에는 자주·자유·세계평화정신으로 승화되어 우리 국민의 영원한 지표가 되고 있다. 오늘 우리가 85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선열들의 당당함과 그 불굴의 독립정신을 되새기자는 것은 결코 지난 역사의 한 사실을 회고하자는 데만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가 위난에 처했을 때,위국헌신을 실천한 선열들의 고귀한 애국충정을 본받고,과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보다 희망찬 내일을 가꾸어 나가자는 것이다. 따라서 선열들의 민족혼과 나라사랑 정신을 오늘에 계승 발전시켜 후손에게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주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지금 국제정세는 안보,경제,역사 등 전 분야에 걸쳐 자국의 이익을 위한 무한경쟁 속에 급변하고 있으며,나라간 평화공존이 화두가 되고 있으면서도 한쪽에서는 전쟁과 내란 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지구촌의 현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앞에는 세대와 계층과 지역의 벽을 넘어,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러한 때 우리 민족의 자존을 위해 강한 의지와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빛나는 승리를 가져온 3·1독립운동의 자주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일찍이 3·1운동을 통해 본 우리 나라를 ‘아시아의 황금시대를 연 동방의 빛’이라고 예찬하였다.3월이면,전국 방방곡곡에서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이루어 지고 있다.이것은 대한민국의 광복을 위해 전 민족이 하나가 되었던 그날의 모습을 되새겨 보고 계승·발전시키려는 것이다. 3·1절 85주년이 되는 올해야말로 진정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나라사랑의 푸른정신을 되새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안주섭 국가보훈처장˝
  • “외화 살려” 한국영화 열풍에 밀리고 또 밀리고

    한국영화 대박행진에 외화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외화시장이 한국영화의 위세에 눌려 이렇게까지 맥을 못 춘 적은 없었다.항간에는 “스크린쿼터를 외화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터져나온다. ●‘아카데미 특수’도 안 통하는 외화시장 지난해 12월24일 ‘실미도’가 개봉된 이후 한국영화는 귀신 붙은 흥행행진에 들어갔다.학원액션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다시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 바통을 이었다.지난 20일 개봉된 ‘목포는 항구다’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도 각각 첫주말 전국관객 32만명,30만명을 넘기며 선전 중이다. 할리우드 직배사들도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워너브러더스는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블록버스터 ‘라스트 사무라이’를 새해 초 야심차게 풀었다가 기대치에 한참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실미도’‘말죽거리 잔혹사’에 밀려 전국관객 120만명 동원에 그친 것.“하지원 주연의 ‘내사랑 싸가지’가 악평에도 불구하고 전국 185만여명을 가볍게 동원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카데미 특수’조차 먹히지 않는다.니콜 키드먼·르네 젤위거·주드 로 등 할리우드 특급스타들이 주연한 데다 새달 1일 열릴 아카데미영화제 최다부문(8개) 후보작인 ‘콜드 마운틴’도 ‘불명예’ 개봉을 했다.스크린 확보에 애를 먹다 결국 일부 멀티플렉스에서는 다른 영화와 교차상영됐다.직배사인 브에나비스타의 파워도 극장주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명함도 못 내미는 ‘작은’ 외화들 직배영화가 이러하니 중소수입사가 들여온 작은 외화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지난해부터 개봉을 별러온 프랑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대표작 ‘8명의 여인들’은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지난 13일 개봉하려다 27일로 다시 밀렸다.역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렸던 ‘러브 미 이프 유 대어’도 새달 5일에야 간신히 개봉할 예정이다.이 영화의 홍보사인 인필름앤컴측은 “서울 스크린 20여개는 잡을 걸로 예상해 당초 프린트를 80여벌 떴는데,절반은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설상가상으로 개봉이 밀리면서 당초 5억원으로 잡았던 마케팅비도 또 부풀었다. 27일 개봉하는 ‘리지 맥과이어’‘베로니카 게린’‘브링 다운 더 하우스’ 등 ‘소품’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메가박스의 1,2개관에서 그것도 번갈아 상영된다.“수입영화로는 필름값도 못 건질 판”이라는 아우성이 들릴 만도 하다.한 수입사 대표는 “한 영화가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독식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면서 “프린트 수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제작·투자사가 멀티플렉스를 보유한 국내 극장상황에서 스크린 독식을 막는 방법은 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블록버스터도 200만 넘기기 힘들어 블록버스터급 외화도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기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게 최근의 현실이다.‘매트릭스3’‘반지의 제왕3’이 그 선을 넘긴 최근작.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5월부터 선보일 블록버스터급 외화들이 기를 펼 수 있을지가 벌써부터 화제다.워너브러더스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시대극 ‘트로이’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이십세기폭스는 제작비 1억달러의 대규모 재난영화 ‘투모로우’와 윌 스미스 주연의 SF액션 ‘아이,로봇’을 심기일전할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브에나비스타의 ‘아더왕’,컬럼비아의 ‘스파이더맨 2’도 관객몰이가 기대되는 화제작. 5월 개봉예정인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와 류승완 감독의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 쪽으로 외화시장의 촉각이 쏠려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황수정기자 sjh@˝
  • 성산산성서 신라 ‘책갈피 목간’

    경남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木簡)에서 6세기 중후반 신라의 사회상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먹글자가 대량으로 확인됐다.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는 성산산성에서 나온 목간 112점을 적외선으로 촬영한 결과 400여개의 먹글자(墨書)를 찾아냈다고 24일 밝혔다.먹글자는 93개의 목간에서 확인됐는데 300여자는 판독이 가능하지만,100여자는 판독이 어렵거나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땅이름은 추문(鄒文)·巴珍兮城(파진혜성)·巴珍兮村(파진혜촌)·阿卜智村(아복지촌)·양촌(陽村) 등 17개가 새로 확인됐다.사람이름도 阿那休智(아나휴지)·阿那舌只(아나설지)·內恩支(내은지)·居助支(거조지)·仇禮支(구례지) 등 23개가 추가로 밝혀졌다.이 가운데 19개가 지(智·知·只·支)로 끝나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一伐(일벌)이나 一尺(일척) 등 관등과 稗(피)와 麥(맥·보리) 등 곡식이름,그리고 奴人(노인)과 村主(촌주) 등 신분 명칭도 확인됐다.한편 두루마리 문서에 꽂는 나무조각으로 오늘날 책갈피와 같은 용도로 쓰여진 목간도 새로 발견됐다.일본에서 제첨축(題籤軸·다이센지쿠)이라고 부르는 것으로,넓적한 머리 부분에 제목을 써서 종이나 비단으로 만든 두루말이의 해당 부분에 꽂았다.성산산성 것은 마을 이름으로 보이는 ‘利豆村(이두촌)’이라고 씌어 있다. 이성시(李成市)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이 무렵 신라의 문서행정이 고도로 발달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목간이 일본에서는 1세기 가량 늦은 7세기 후반에 나오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女장대높이뛰기 세계新 러시아 두 미녀스타 기록전쟁

    러시아 미녀스타들의 ‘세계신기록 전쟁’이 뜨겁다. 젊음과 미모,그리고 하늘을 나는 듯한 화려한 동작….옐레나 이신바예바(22)와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24)가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최고기록을 잇따라 경신하며 지구촌을 열광시키고 있다. 두 선수는 현재 여자 장대높이뛰기 기록을 양분하고 있다.실내에선 페오파노바가 4.85m,실외에선 이신바예바가 4.82m로 각각 1인자다. 지난해 중반부터 불붙은 신기록 경쟁은 올들어 더욱 치열해졌다.본격적인 실외대회가 열리기에 앞서 열린 실내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쳤다. 기선을 잡은 것은 이신바예바.이전까지 실내기록에서 4.76m에 머문 이신바예바는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스타스대회에서 단숨에 4.83m를 넘어 실내·외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페오파노바가 발끈했다.1주일 뒤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대회에서 시위라도 하듯 4.85m를 훌쩍 넘어 다시 선두에 섰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양보없는 경쟁으로 올해도 몇차례 더 세계기록이 작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시즌 기록도 두 선수가 독점했다.시즌기록 10위안에 페오파노바가 1위(4.85m)를 비롯해 4위(4.75m)와 5위(4.72m)를 차지했고,이신바예바도 2위(4.83m)와 3위(4.76m)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의 자신감도 신기록 행진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이신바예바는 “연습에서 4.90m에 이어 4.95m까지 성공했다.”면서 중단없는 기록행진을 예고했다. 물론 페오파노바도 맞받아쳤다.지난 23일 신기록 작성 뒤 “5m까지 15㎝밖에 남지 않았다.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결코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면서 투혼을 보였다. 이들의 득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선수는 한때 ‘여자 붑카’로 불린 스테이시 드래길라(33·미국).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99년과 2001년 2회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나 러시아 미녀스타들의 ‘반란’에 맥을 추지 못했다.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미녀들의 위세에 밀려 노메달의 치욕을 당했다. 올시즌 최고기록은 4.71m(6위)로 어렵게 상위권에 이름은 올렸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드래길라의 역대 실내·외 개인최고기록은 각각 4.78m(4위)와 4.81m(2위).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이신바예바와 페오파노바의 맞대결은 다음달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막을 올리는 제10회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이뤄진다. 지난해 8월 파리세계선수권 이후 7개월 만이다.당시 페오파노바가 우승을 차지했고,이신바예바는 3위에 그쳤다.설욕을 노리는 이신바예바와 정상을 지키려는 페오파노바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육상계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 ‘장밋빛 인생’은 영원하리

    “그가 나를 품에 안고 가만히 속삭일 때,나에게는 인생이 장밋빛으로 보이지요.”샹송 여왕 에디트 피아프.그녀는 1944년 독일 점령하에 있었던 파리가 해방되자 질곡에서의 해방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연합군 장병들은 ‘이제 전쟁은 끝났다.’며 술과 노래에 취했다.이 시기 파리의 유명 클럽 물랭 루주에서 무명의 이브 몽탕이 연주해 주는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열창을 한 여가수가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에디트 피아프였다. 숱한 남자와 로맨스를 벌였던 피아프는 이브 몽탕에게 흠뻑 빠져 그가 배우로 데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등 헌신적으로 돕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44년 10월경 이브 몽탕을 향한 열렬한 감정을 토로해 노랫말을 작사했는데 그 곡이 바로 지금도 불멸의 샹송으로 애창되고 있는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이다.작사 비화를 반추해 주듯 이 노래는 남녀간의 로맨스극의 분위기를 부추겨 주는 배경곡으로 자주 삽입되고 있다. 요즘 극장가에서 장년층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영화가 있다.‘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음반산업계의 거물 해리(잭 니콜슨).60대 초로의 신사지만 늘상 20대 여성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공인된 플레이보이다.그는 아쉽게도 지병인 심장 질환을 갖고 있어 젊은 여성과 무리한 수준까지는 가지 못하는 불운(?)을 감내하고 있다.자신이 찾던 바로 20대 풋풋한 여성 마린(아만다 피트)을 만나 그녀 집을 방문한다. 한창 자유분방하게 놀고 있던 60대 할아버지와 20대 처녀는 그만 외출하고 돌아온 50대 극작가 엄마인 에리카(다이안 키튼)에게 들키고 만다.대경실색한 에리카.하지만 해리가 마린과 연정을 나누다 심장 발작을 일으킨 뒤 본의 아니게 그를 간호해주게 된 에리카는 그의 매력에 젖어들고 사랑에 빠진다. 한편 해리를 치료한 30대 호남형 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이 에리카의 집을 찾아온다.평소 에리카가 발표한 희곡을 탐독하고 있었던 줄리안은 에리카에게 단번에 호감을 표시한다. 해리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갈피를 못잡던 에리카는 어느날 그가 또 젊은 여자와 만나는 장면을 목도하고 줄리안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극중 종반 에리카와 줄리안이 함께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해리.착잡한 마음을 드러내 주듯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휘날린다. 다리 난간에서 강 밑으로 지나는 샹들리에가 켜진 유람선을 망연히 쳐다보고 있을 때 은은히 흘러 나오는 노래가 바로 ‘장밋및 인생’이다.영화속에서는 루이 암스트롱과 잭 니콜슨 버전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여인이 한 남자에게 바치는 열렬한 노랫말이 효험을 본 것일까?에리카는 어느덧 해리 곁으로 다가와 황혼의 로맨스의 푸근함을 되새겨 주고 있다. ‘장밋빛 인생’은 오드리 헵번,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사브리나’를 비롯해 맥 라이언이 파리로 도망간 약혼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프렌치 키스’ 등의 배경 음악으로 삽입됐고 미레유 마티유,달리다,앤디 윌리엄스,자니 마티스 등 저명 샹송,팝가수들이 단골로 취입해 불멸의 명곡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 칼럼니스트˝
  • “광고는 톤과 무드가 중요” 이병우 KT 홍보실장

    이병우(48) KT 홍보실장은 ‘합리적’이란 느낌을 준다.사람이나 사물을 논리적으로 보는 편이다.처음엔 ‘홍보맨 스타일일까.’란 생각도 들지만 재기(才氣)가 번득인다. 올해 초 KT 홍보 총책을 맡은 그는 홍보직원을 ‘사업별 전문가’로 키워 홍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3만 8000여 직원들이 쏟아내는 사업을 시의적절하게 홍보하려면 담당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는 틀이 없어요.뭐든 얘기해 주세요.” 그의 이 말엔 ‘남을 배려하면서 금(金)맥을 찾는다.’는 자신만의 금언이 들어 있다. 그는 본래 홍보맨이 아니었다.경기고와 연세대(경영학과),KAIST 경영과학과(박사)를 졸업했다. 86년 건설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고,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도 경험했다. KT에 몸담은 시기는 95년.경영전략실을 거쳐 7년간 내리 마케팅분야에서만 일해 이 분야의 전문가로도 불린다. 홍보파트엔 2000년부터 인연을 맺었다.‘무겁게 보이던’ KT의 회사 이미지를 일거에 없앤 ‘네트워크로 하나되는 세상’시리즈 광고도 그가 기획했다. 이 실장은 “광고란 어려운 시기에 따뜻하고 잔잔하게 감동시켜야 한다.”며 ‘톤 앤드 무드’를 강조,‘하나되는 나라’란 안건을 제안했다.당시 회사안팎에서는 ‘화룡점정’이라고 칭찬이 많았다. 이 실장은 와인 동호회에도 가입해 활동하는 와인 애호가이기도 하다.‘공룡 KT’가 와인 맛처럼 은은한 대외 이미지를 보여줄 것인지 그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정기홍기자 hong@˝
  • 술따라 맛따라-안동소주

    “술 빚기의 처음은 ‘기도’하는 마음입니다.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술을 기다리는 정성이 깃들어 있어야 ‘안동소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와 전통식품 명인6호로 지정받은 안동소주의 제조기능보유자 조옥화(83) 할머니는 지금도 소주를 내리는 날에는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온 정성을 쏟는다.“안동소주는 누룩과 쌀만을 섞어 발효시키고 그것을 증류하여 만들어 낸 순곡주입니다.안동에서 소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누룩,쌀,물 등 재료 선별에 정성을 들이지 않습니다.저는 누룩을 직접 띄우고 좋은 쌀을 손으로 만지며 깨끗한 술이 나오기를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조 할머니가 술을 한 잔 권했다.안동소주는 향이 깊고 강했다.45도의 안동소주 한잔을 들이켜자 혓끝에 담백함이 느껴질 뿐 쓴맛은 없다. 우리 소주는 몽골(후에 원나라로 칭함)에서 전래되었다.칭기즈칸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페르시아의 이슬람문화를 받아들이며 증류방식의 술제조법을 배웠고 그것이 고려에 전파되면서 비로소 소주의 시대가 열렸다.당시 몽골군 기지가 있었던 개성,안동,제주를 중심으로 소주를 많이 빚었다.역시 그랬다.그래서 안동소주에는 선비의 부드러움보다 무인의 강렬함이 느껴지는가 보다.안동소주는 조선시대 들어 안동 사대부집안의 가양주(家釀酒)로 자리잡았다.그러나 일제 강점기때 전통주 생산이 금지되었고 광복 후엔 1962년 주세법이 개정되어 순곡주 생산이 금지되면서 안동소주의 맥도 끊겼다. 조씨가 안동소주 재현에 뜻을 두게 된 것은 1986년 새마을운동 기금 마련을 위해 동동주를 향토 야시장에 팔면서다.정년을 앞둔 한 시청 직원이 ‘동동주보다 안동소주가 더 낫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던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보처럼 내려오던 조씨의 전통 소주고리가 빛을 보게 된 것은 1990년 9월.그때 처음으로 안동소주 제조면허를 받아 빚기 시작했다.안동시 신안동에 살던 집에서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팔면서 안동소주의 명성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그때는 정신이 없었어요.전국 각지에서 술을 사겠다고 새벽 5시부터 집 앞에 줄을 섰는데,그 줄이 동네를 한 바퀴 돌고도 남았어요.술을 더 달라고 항의하는 이들도 많았어요.” 그때는 혼자 제대로 된 술을 만들려는 욕심 때문에 밤새우는 일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안동소주는 누룩(밀)과 쌀을 발효시켜 증류시킨 술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오래될수록 향기와 맛이 좋아진다.또한 증류를 통해 불순물이 제거돼 마신 후에도 뒤끝이 깨끗하다. 현재 조옥화씨는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 배경화(53)씨에게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음식을 만들고 술을 빚는 일이 너무 힘들어 며느리에게는 가르치고 싶지 않았지만 며느리 배씨가 자청해 수제자가 되었다고. 조옥화씨는 마지막으로 “안동소주의 맛과 향의 비결은 ‘누룩’입니다.좋은 밀에 정성을 쏟아 발효시킨 누룩만이 안동소주의 이름을 지킬 수 있게 합니다.”라고 했다.조씨는 “지금도 옛 어른들의 정신과 방법을 충실히 지키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안동소주 이렇게 빚어요 ① 좋은 밀 1㎏을 분쇄한 후 물을 넣고 적당히 반죽한다. ② 원형틀에 밀반죽을 넣고 모시보자기를 씌운 후 발로 밟아 모양을 만든다. ③ 누룩을 틀에서 꺼내 20일 정도 띄운 뒤 콩알 크기로 분쇄해 건조시킨다. ④ 건조한 누룩을 하룻밤 이슬을 맞혀 곡자 냄새를 없앤다. ⑤ 쌀 5㎏을 씻어 물에 불린 후 시루에 쪄 고두밥을 만든다.그늘에 멍석을 깔고 고두밥을 넓게 펴 말린다. ⑥ 누룩과 고두밥을 손으로 버무리며 적당량의 물을 넣어 혼합한 후 술독에 넣고 약 15일간 숙성시킨다.전술 완성. ⑦ 전술을 증류기에 넣고 증류를 한다.처음에는 70도의 독한 술이 나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도수가 떨어지는 술이 나온다. ⑧ 받은 술의 도수가 45도 정도 되고 혀끝에서 가장 좋은 향과 맛이 날 때 증류를 멈춘다. 글 안동 한준규기자 hihi@˝
  • 영화 ‘목포는 항구다’…’얼치기’ 조폭형사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돌풍 속에 한국영화 2편이 20일 나란히 개봉한다.김하늘·강동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 조재현·차인표가 호흡을 맞춘 코믹액션 ‘목포는 항구다’.지금은 덩치 큰 외화들조차 납작 엎드려 개봉일을 조율하느라 눈치작전을 펴는 형국.이들의 용기있는(?) 개봉에는 그래서 더 눈길이 쏠린다. ‘목포는 항구다’(제작 기획시대)는 한동안 뜸하던 한국 조폭영화의 계보를 잇는 코믹액션이다.‘어깨’(조폭)들의 이야기가 더이상 새로울 게 있을까 의문을 갖는 관객이 왜 없을까.그런 편견을 의식해서인지 주인공 차인표는 시사회장에서 이런 우스갯말로 영화에 대한 ‘갈증’을 부추겼다.“이 영화는 조재현식 코미디다.또는 차인표식 액션이다.아니다.송선미식 에로다.” 실제로 영화에는 한국식 조폭코미디에서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다.공중을 나는 과장된 와이어 액션에 조연들의 질펀하고 유쾌한 입담,긴장을 풀어주는 멜로요소까지 두루두루 갖췄다. 수철(조재현)은 머리는 좋지만 정작 범인 검거현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 얼치기 서울 형사.대규모 마약거래 수사에 투입된 그는 멀리 목포의 조폭단체에 위장침투해 결정적인 단서를 잡아내라는 특명을 받는다.목포지역을 주름잡는 조폭두목 백성기(차인표)와는 그렇게 만나지만,그를 두목으로 받들고 어울리면서 뜻밖에 진정한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그 과정에 수사를 지휘하는 여검사 임자경(송선미)마저 백성기의 순애보에 갈팡질팡 혼선을 겪는다. 액션·코미디·멜로의 3박자가 경쾌한 템포로 드라마를 엮어나간다.하지만 영화의 자잘한 묘미는 그런 장르적 특성에서가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의외성’에서 비롯되는 듯하다.시종일관 호남사투리로 대사를 구사하는 차인표는 깔끔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단번에 벗어던졌다.전체적인 이야기 틀거리가 조재현의 동선에 맞춰 다듬어지는 형식인데도,그의 캐릭터가 오히려 더 도드라져 보인다. 그런 대목이 오히려 아쉬움으로 연결되기도 한다.느끼한 복부인에게 겁탈당하는 등 바닥까지 망가지는 ‘가짜 조폭’을 차인표가,질펀한 사투리 연기가 누구보다 완벽했을 인정많은 조폭두목을 조재현이 바꿔 맡았더라면 어땠을까.극의 볼륨이 한결 풍성해졌을 것같은 미련이 남는다. 시시콜콜 논리를 따지지 않고 보는 조폭코미디라 하더라도,서울에서 활약하던 형사가 지방도시의 조폭세계에 동화돼간다는 이야기 얼개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단편영화를 연출해온 김지훈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sjh@ ˝
  • [성인우화] 외로운 두더지

    두더지는 혼자였어.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지.기억도 가물가물한 아주 오래 전에,두더지도 낯선 동물과 맞닥뜨린 적이 있기는 했었어.하지만…. 맨 처음에 만난 동물은 토끼였지.토끼는 아무 스스럼없이 두더지에게 깡충깡충 뛰어 왔어.그리고는 불쑥 앞발을 내밀었지. “만나서 반갑다.우리 친구 할래?” 그러나 두더지는 얼른 뒤로 물러났어. “넌 나랑 너무 많이 다르게 생겼어.몸은 너무 하얗고,눈알은 또 너무 빨갛잖아!” 토끼는 무안했어.그래서 말없이 숲 속 저 멀리로 사라져버렸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찌르륵찌르륵 멧새 소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들렸지. “아,참 고운 목소리야! 어디서 나는 소리지?” 두더지는 갈참나무 가지에 앉아서 꽁지를 달싹이고 있는 멧새를 발견했어. ‘저런 새와 친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고운 노래를 들을 수도 있고 저 먼 세상 얘기도 해 줄 텐데….’ 두더지는 가슴이 벅차올랐어.그렇지만 다음 순간 중얼거렸지. “치,저 새는 나를 분명히 좋아하지 않을 거야.난 노래도 못하고 날 줄도 모르잖아? 어쩌면 날 멍청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두더지는 공연히 돌멩이를 걷어찼어.그 바람에 멧새는 날아가 버리고 말았지.쓸쓸해진 두더지는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면서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 “아,배고파! 지렁이 녀석들은 다 어디 갔어?” 두더지는 먹이를 찾기 위해 땅바닥에 고개를 킁킁거렸어.그때 멧돼지가 나타나 뿔을 내밀었지.뿔에 걸려있던 통통한 지렁이가 흔들거렸어. “야,이거 너 먹을래?” 두더지는 멧돼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지. “넌 참,친절하구나.그렇지만 왜지? 어째서 내게 따뜻하게 구는 거야?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냐구?” 기가 막혔어.멧돼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만 꿈벅거렸지. 그 다음에 만난 동물은 고슴…,그래 고슴도치라고 했지.온몸을 뾰족한 침으로 둘러 쓴 그 동물은,보기보다 무척 싹싹했어. “나랑 같이 놀자.난 참 심심해.” 고슴도치는 한발 바짝 다가섰어. “왜 이래?” 두더지는 손사래를 치며 뒤로 풀쩍 물러났지. “너랑 안놀아.네 가시에 찔리면 어떻게 해?” 고슴도치가 원래 다정한 성품이라든가,침을 창처럼 세우는 경우는 공격을 당할 때뿐이라는 것을,두더지는 알 수가 없었던 거야.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고슴도치를 그렇게 보내고 나서 두더지는 오래도록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앉아 있었어.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재잘거리는 밝은 목소리가 들렸지.두더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지. “안녕하세요!” “안녕!” “아저씨 안녕!” 꼬마 땃쥐들이었어.여섯 마리나 되는 꼬마 땃쥐들이 엄마 땃쥐의 허리에 한 줄로 줄줄이 매달린 채 저마다 반갑게 손을 흔들며 소리친 거야.이렇게 밝고,쾌활하고,거리낌없는 목소리를 들어본 것이 얼마 만인지! “으응,그,그래…” 엉거주춤 땃쥐 가족의 인사를 받은 두더지는 허둥대기 시작했어.이 반가운 마음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망설이던 두더지는 기껏 이렇게 물었어. “너희들은 그렇게 희한한 꼴로 어딜 가는 거냐?” 사실,앞선 녀석의 허리 언저리를 꼭 물고 한 줄로 졸졸 움직이는 땃쥐 가족의 모습은 조금 우습기도 하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희한한 꼴이라니! 아니나 다를까,멋쩍어진 꼬마 땃쥐들은 공연히 찍찍 수선을 떨고 엄마 땃쥐는 샐쭉 삐쳐버렸어. ‘무례한 두더지 같으니라구! ’ 엄마 땃쥐는 콧등을 움찔거리며 흥,콧방귀를 뀌었지.그리고는 찬바람 소리가 나게 휙,돌아섰어.엄마 등에 줄줄이 매달려있던 새끼들이 으악,으악,소리를 질러댔지.땃쥐 가족은 두더지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기도 전에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어. 밤이 되었지.두더지는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았지.하늘엔 별이 가득했어. ‘아,나는 혼자야!’ 두더지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지.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어.날이 밝으려면 아직도 멀었고.두더지는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났어.외로움을 잊으려면 차라리 몸이라도 바삐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지.그래서 두더지는 밤새 일을 하기로 했어.느릿느릿 지렁이를 잡기 시작했지. 한 마리,두 마리,세 마리…. 두더지는 굴을 파고 지렁이를 차곡차곡 쌓아 놓았어. 삼십마리,사십마리,오십마리…. 이제는 정말 아무도 두더지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어.두더지는 점점 더 외로움을 탔지.몰래 땅을 파고 들어가 혼자 웅크리고 있기도 하고,눈이 침침해지도록 밤마다 울기도 하면서. 지금도 두더지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어.아무도 없는 땅속에서 하루종일 애꿎은 지렁이만 잡아대면서. 파랑새 어린이의 ‘외톨이 두더지’에서 ●작가의 말 이렇게 지렁이를 잡아다 쌓아놓곤 하는 두더지가 꽤 많다고 합니다.그 자료를 읽으면서 저축을 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교훈 대신,외로움을 잊기 위해 일벌레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은,아무래도 제가 친구와 사귀는데 서툰 두더지와 더 많이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盧 측근비리 청문회] 증인도 비웃은 맥빠진 청문회

    “핵심증인들은 청문회를 비웃 듯 아예 나오질 않고 그나마 나온 증인들은 질문을 못받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의원들은 부실한 준비로 진상규명은 커녕 재탕 삼탕 의혹만 부풀리고….” 청문회 부실론이 거세다.지난 10일부터 시작된 국회 법사위의 ‘불법대선자금 진상규명 청문회’가 12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실체적 진상규명이라는 청문회 개최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더기 불출석 핵심증인들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지난 11일 열린 증인으로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은 “증인채택과 조사내용이 편파적이다.”는 등의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이씨는 대신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에 대선자금 청문회를 주도하는 한나라당을 ’적반하장당’으로 비판,국회를 경시한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민주당 김경재·함승희 의원 등은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사유서 제출도 없이 불출석하자 “국회를 능멸하는 행위”라며 오는 20일 경찰청 청문회 때는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와도 질문한번 못받아 불성실 답변도 난무했다.지난 11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봉수 마사회 부회장은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어떻게 마사회 부회장이 됐느냐.”고 묻자 “임명권자에게 물어보라.”며 내뱉었고 썬앤문의 문병욱 회장은 노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직접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이심전심으로 도왔다.”고 진술,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답변으로 일관했다. 출석하고도 질문한번 못받아 화를 내는 증인들도 있었다. 12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가서 김성태씨 등 부산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의원들이 증인신청을 해놓고 한마디도 묻지 않은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김기춘 위원장은 “증인들이 많아 하루 종일 한마디도 못하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양해해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못말리는 의원들 열린우리당은 이번 청문회를 ‘범죄집단이 수사기관을 조사한 최초의 청문회’로 규정,청문회를 실력저지하거나 엉뚱한 질의로 희화화하는데 일조했다. 우리당은 청문회 첫날인 10일 금감원 청문회장을 점거,청문회를 파행시킨데 이어 11일 대검 청문회에서도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청문회 진행을 방해했다.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김대평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과 박흥수 농업경영인 중앙회장 등에게 “바쁘시죠.청문회에 왜 나왔느냐.”는 등 청문회와 무관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던진 뒤,“힘드시죠.죄송하다.”는 사과성 발언도 했다.이 의원은 결국 민주당 함승희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이요,변호사요.”라는 면박을 받았다. 청문회 막판에는 의원들끼리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이종걸 의원은 “자괴감을 느낀 청문회다.증인들에게 능멸당한 일을 했기 때문에 능멸당한 것”이라면서 청문회 무용론을 폈다.이에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아무리 자기당의 이해관계 있어도 동료 선배를 모욕하고,전과기록을 가지고 여성증인에게 모욕을 주는게 정당한 의정활동인지 묻는다.”면서 이 의원을 힐난했다.일부 의원들은 증인들에게 반말조로 다그치는 모습도 보였다. 박현갑 기자 eagleduo@˝
  • [사설] 청문회, 정략으로 흘러선 안돼

    불법 대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다루기 위한 국회 법사위 청문회가 예상대로 첫날부터 파행 운영됐다.공정성을 이유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오후에 가까스로 속개됐으나,결국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청문회’가 된 것이다.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한나라당측 증인은 한명도 없다는 열린우리당측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가뜩이나 시급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 처리는 무산시킨 반면,한나라당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안을 가결시켜 국회에 대한 국민 비난이 어느 때보다 거센 형국이다.다수당의 횡포라는 질타까지 나온다.비난이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 강행한 속내에는 여론의 예봉을 청문회로 쏠리게 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번 청문회가 정략싸움으로 흘러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이유이다.그렇지 않아도 무려 90여명에 이르는 증인을 사흘동안 신문해야 하는 임기응변식 행태로 제대로 된 청문회를 기약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그러나 첫날 썬앤문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검찰진술 내용을 반복 확인하는 형식이어서 맥이 빠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다시 한번 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비리의혹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렸지만 청문회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만 더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청문회 일정이 이틀이나 남아있어 예단은 금물이나,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노 대통령과 측근비리 의혹의 진실을 추궁하고,검찰 수사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태도가 필요하다.유리한 증인은 감싸주고,불리한 증인에게는 모욕감을 주는 듯한 신문은 삼가야 할 것이다.청문회는 원래 실정법적 판단보다는 정책적·역사적 현안을 다루는 공개된 민의수렴의 장이다.이번 법사위 청문회가 그동안 국회 청문회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월드이슈-이라크 WMD의 진실]체니·울포위츠·볼턴등 네오콘 이라크전 시나리오·연출 주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1990년 5월 딕 체니 국방장관은 냉전시대 이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을 구상했다.당시 폴 울포위츠 차관을 통해 선제공격론을 주창했고 반대편에는 콜린 파월 합참의장이 있었다.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3개월 전이었다.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파월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라크 등을 상대로 한 선제공격론의 맥은 아들 부시 대통령으로 보다 구체화돼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체니 부통령이 시카고대의 유대계 정치사상가 레오 슈트라우스를 원조로 삼은 ‘네오콘’의 막후 조정자로 나섰다면 핵심은 아니더라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주전론의 간판역을 맡았다.그러나 실질적인 전쟁 시나리오는 국방부의 울포위츠 부장관과 더글러스 파이스 정책차관이 주도했다는 전문이다.폴란드계 유대인인 파이스 차관은 이라크 정보와 관련,2개의 비밀조직을 책임졌다. 이 가운데 ‘특수작전국(OSP)’을 담당한 윌리엄 루티 근동담당 부차관보는 체니 부통령의 추천으로 2002년 초 국방부에 입성,이라크 정보관련 업무만 전담했다.에리브람 슐스키 OSP 국장과 파이스 차관의 직속 라인인 리처드 롤리스 아태담당 부차관보 및 피터 로드맨 안보담당 차관 모두 ‘네오콘’으로 분류된다. 국무부에서는 존 볼턴 군축협상담당 차관이 전쟁 시나리오의 연출자로 평가된다.이라크·니제르의 커넥션을 강조한 것이나 유엔에서 파월 장관의 ‘생화학무기 시연회’를 준비한 게 그의 작품이다.그는 1998년 ‘네오콘’들의 모임인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라크전을 촉구할 때에도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고 한다. 볼턴 차관의 수하인 데이비드 움서 부차관보는 국방부에서 이라크 정보를 수집하는 ‘팀B’에서 일하다 국무부로 자리를 옮겼다.한때 ‘네오콘’으로 분류됐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파월 장관의 노선으로 전환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백악관에선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핵심이다.그는 울포위츠 부장관이 예일대 교수로 있을 때 수학했으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과 인맥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는 엘리엇 에이브럼스 중동팀장,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이라크·니제르 커넥션을 삽입한 로버트 조지프 군축담당,국가안보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의 보좌관인 스티븐 해들리 등이 포진했다. 현직은 아니지만 국방부 자문기관인 국방정책위원회(DPD)를 이끌었던 리처드 펄 전 의장과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케네스 아델만 전 국무부 군축협상담당 차관도 핵심 인사다.˝
  • 정통부 국장급인사 기술직 우대

    정보통신부는 5일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큰 틀은 요직에 기술직이 오랜만에 우대받았고,호남 출신도 중용됐다는 것. 1급인 실장 두 자리와 정보통신진흥국장,부처 맞교환 부서인 정보통신정책국장을 제외한 국장급 자리가 모두 바뀌었다. 이번 인사는 진대제 장관 취임 이후 새롭게 짠 IT정책(차세대 성장동력 등) 밑그림의 집행을 중시한 것으로 분석된다.행정고시 22∼24회가 주축을 이뤘고,7명의 보직 가운데 4명이 호남이다. 전파방송관리국장에 신용섭(기시 16회,전자공학 전공) 정보보호심의관이 발탁된 것은 기술직 중시 인사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기술직인 김창곤(12회) 차관의 임명과도 맥을 같이 한다.전파방송관리국장 자리는 최근 몇년간 일반행정직이 차지해왔다.이번 인사에서 빠진 정보보호심의관에도 김원식(기시 14회) 중앙전파관리소장 등 기술직 임명이 점쳐진다. 파견교육을 가는 류필계(행시 22회) 전파관리국장은 업무 추진력에도 불구,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으로 낙마했다는 시각이다.국제협력관으로 옮긴 형태근(행시 22회) 감사관은 감사분야를 중시한 진 장관의 의중을 파악한 데 이어 해외시장 개척분야의 중임을 맡게 됐다. 한편 정통부는 우정사업본부의 지방체신청장 인사도 조만간 단행할 방침이다.고참급 청장의 명예퇴직을 통해 전북청 등 2∼3개 청장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정기홍기자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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