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826
  • “팔 무장투쟁 포기하자”

    |가자ㆍ예루살렘 AFP 연합|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무장투쟁 포기를 촉구, 지난달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 사망 이후 대(對) 이스라엘 전략이 크게 수정됐음을 보여줬다. 같은 날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압바스 의장은 이날자 범아랍권 신문인 ‘아샤르크 알 아사트’와 가진 회견에서 “봉기는 점령에 대한 민중의 반대 의사를 천명하는 합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며 “무장투쟁은 그동안 많은 피해를 가져왔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며 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평화적 투쟁을 촉구했다. 내년 1월 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압바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노선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향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과정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 4년여간 반(反)이스라엘 봉기 과정에서 무장공격 반대 입장을 보여 왔으나 무장투쟁 포기를 이처럼 분명히 촉구하기는 처음이다. 압바스 의장의 발언은 내년 선거에서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날 무장봉기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팔레스타인 여론의 호된 질타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최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모두에서 여론이 호전되면서 이런 발언이 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그의 발언으로 무장투쟁이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마스 등 무장단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투쟁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즉각 압바스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압바스 의장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강경 무장단체들을 PLO 산하로 끌어들여 통제하는데 성공하기까지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투쟁이 멈출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를 증명하듯 이·팔 유혈충돌은 아직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와 라파 등지에서는 이날 팔레스타인 경찰관 2명이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부상했다. 라파에서는 12일에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5명이 숨졌다. 그러나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다음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선거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아랍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재정착 계획을 제안했다. 한편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4일 카이로에서 미국과 함께 이집트 상품의 무관세 대미 수출을 가능케 하는 제한산업지대(QIZ) 창설 협정에 조인,1979년 양국 평화협정 체결 25년만에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중동에 부는 화해 분위기를 한 단계 더 진전시켰다.
  • [공무원시험 대강연회 지상중계] 명강사 8인 ‘족집게 강의’

    [공무원시험 대강연회 지상중계] 명강사 8인 ‘족집게 강의’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만큼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13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신문 공무원 시험 대강연회’에는 각 과목별로 명강사들이 총출동, 공무원 7·9급 시험 준비요령 및 과목별 점수를 높이기 위한 비법 등을 소개했다. 영어는 시험 비중을 감안,2명의 교수가 특강을 했다. 강연회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시험 준비생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 국사-심태섭 교수 전 분야에 걸쳐 출제된다. 따라서 특정 부분만 공략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최근 지문형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국정교과서의 비중이 높아 지문 그대로 문제화되기도 한다. 국정교과서를 기본으로 수험 준비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9급의 경우, 국정교과서 활용 문제가 특히 많다.7급은 상대적으로 지문 활용도는 낮은 편이고 암기력을 요하는 문제 비중이 크다. 직렬별로 출제 경향이 조금씩 다르다. 행자부와 검찰직에서는 원인, 현상, 결과 등을 묻곤 한다. 단답형의 보기가 많은 법원직 또는 등기직과 차별화된다. 지방직은 지역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충남의 경우 수덕사 대웅전에 관련된 문제를 출제하는 식이다. 지난해 대구 시험에서는 노태우 정부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최소한 응시하는 지역의 중요문화재나 중요인물 등은 숙지해야 당황하는 일이 없다. 법원직, 등기직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문제가 종종 출제된다. 세계문화유산, 백두산정계비를 이용한 간도귀속문제 등이다. 올해도 북한의 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나 중국의 동북공정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의 경우 최근 출제경향이 수능시험과 매우 유사해 수능시험 교재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지문과 보기의 길이 등 출제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주의할 것은 많은 수험서를 이것 저것 보지 말라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와 문제집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교재 전체를 정독해 한 권이라도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매번 동일한 사람이 출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 수준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난이도나 경향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05년도 문제 역시 이전 시험의 기출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행정법-홍성운 교수 행정법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준비 자세로서의 능률적인 방법은 행정법 관련 문제들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피상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학은 논리적인 학문이다. 처음과 끝이 인과관계로 맺어져 있어서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이것이 이해 위주의 행정법 공부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예습·복습이 합쳐진 행정법 강의를 통한 반복 학습만이 체계 완성의 지름길일 것이다. 매번 강의를 들을 때 책의 목차를 보면서 현재 공부하는 부분이 행정법 전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짚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분석하여 동종유형의 문제, 더 나아가서는 응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2004년에 시행된 국가직 9급 시험 문제, 각 시·도 지방직 9급 시험 문제, 국회직 8급 시험 문제 등과 함께 최근 10년 동안 행정법 기출문제들을 ‘신월 행정법’에 정확하게 반영시켜 놓았다. 아울러 최근에 제·개정된 법령은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 행정법 관련 법조문에서 조문내용을 묻는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고 있는 경향이다. 최근에는 판례문제가 점증하는 추세이다. 신월 행정법에서 주요 판례를 완벽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그 판례 요지를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행정법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다. 행정법은 7·9급 공무원시험 등에서 10여년 동안 출제돼 왔기 때문에 출제경향이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시행된 행정법총론의 출제경향도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행정법의 출제 흐름을 파악하여 꾸준히 정진하면 행정법총론의 정복은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 한교고시학원 ■ 헌법-채한태 교수 헌법은 다른 법률에 비해 추상적이어서 공부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과목이다. 무조건 암기해서는 고득점을 딸 수 없다. 일반적인 원칙에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고, 원리를 이해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왕도는 없으나 효율적인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첫째, 헌법조문을 수시로 낭독할 것을 권한다. 각각의 문언을 분류해 읽는 것이 그 방법이다. 둘째, 헌법의 목차를 중심으로 맥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세부내용은 목차를 통해 큰 틀을 잡은 후 정리한다. 셋째,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수다.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유형과 경향을 파악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넷째, 헌법재판소의 판례와 관련 개정법률을 중심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장르별로 살펴 보면, 헌법서론편에서는 고유한 의미의 헌법, 근대입헌주의 헌법, 현대복지국가의 헌법, 형식적·실질적 의미의 헌법이 중요하다. 헌법의 제정과 개정은 매년 1문항 정도 출제된다.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제도와 관련해서는 정당, 선거,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매년 2∼3문제가 출제된다. 가장 분량이 많은 기본권편은 특히 중요하다. 기본권의 내용과 위헌·합헌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통치구조편에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차이점을 확실히 정리해 둬야 한다. 행정부 관련, 국무총리의 지위 및 권한, 국무위원과 행정 각부의 비교, 감사원의 권한 등이 정리 사항이다. 법원 조직 중에서는 대법원의 조직, 사법부 독립, 상소제도 등이 중요하다. 또한 헌법에 관련된 부속 법률과 헌법조문 내용의 출제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헌법조문을 발췌해 정확한 숙지여부를 묻는 문제도 2∼3문제씩 출제되고 있다. 헌법 관련 부속 법률에서는 국회법,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정당법, 정부조직법, 부패방지법 등이 자주 출제된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국어-김재정 교수 7·9급 공채 시험에서의 국어시험은 국어과목에 관한 실력을 측정한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현재의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과 공무원 시험의 국어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무원 국어시험에 수능에서 요구하는 발상을 토대로 한 문제가 최근 몇 문항씩 출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능에서의 언어영역은 국어가 포함된 통합 교과이지, 국어과목 그대로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5년에 한 번씩 바뀌는 고교 교육 과정에 따라 2002년부터 7차 교육과정이 실시되고 있으나 공무원 국어시험은 고교 교육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험이 아니므로 5차,6차,7차 과정을 포괄적으로 학습해 두는 것이 좋다. 문법과 한자, 한문 분야에서 반드시 만점을 획득해야 한다.7·9급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학습 범주가 뚜렷한 문법과 한자, 한문에서 반드시 만점을 받아야 한다. 문학과 어휘 분야는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수월하고 상대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학습 범주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만점을 기약하기 어렵다. 때문에 한 두 문항 정도는 틀릴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험 수준에 적합한 교재와 강의를 잘 선택해야 한다. 합격을 위해서는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고 단기간에 국어 시험에 관련된 제반 사항의 틀을 잡아줄 수 있는 잘 짜여진 교재와 강의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떤 교재와 강의를 선택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에는 과장된 광고 등에 현혹되지 말고 먼저 시험 준비를 한 선배들의 조언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분명한 것은 우직하고 끈기 있게 시험 준비를 한 자가 결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험생 여러분의 분발을 촉구한다. 한교고시학원 ■ 경제학-박지훈 교수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수학적인 개념 이해에 익숙하지 못해 무조건 암기하려만 한다. 하지만 경제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함수관계만 이해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히려 경제학은 돌출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만 이르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전략과목이다. 무엇보다 경제학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이론은 내용이 방대하고 상호연결돼 있어 특정 부분만 학습해서는 안된다. 전체를 논리적으로 이해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기본서로 출발해야 한다. 경제학원론 교재를 3개월간 천천히 정리한 후, 이론정리를 기본으로 문제풀이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또한 수리적 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대부분의 이론이 그래프로 표현되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써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래프를 눈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실패를 좌초하는 일이다. 그래프 그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시험에서도 실수를 줄이고 문제풀이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7급 국가직 시험에서는 미시경제학 30%, 거시경제학 50%, 국제경제학 20% 등의 비중으로 출제된다. 경제학원론을 이해하면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기본서에서 다루지 않거나 응용해야 하는 문제들이 출제되기도 한다. 응용문제는 매년 5문제 내외의 비중을 차지한다.2002년 3문제,2003년 6문제였다.2004년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경제원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4문항 출제됐다. 응용문제 역시 원리이해가 기본이지만 응용력 향상을 위해서는 문제집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출문제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출제경향이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7급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행정고시, 사법시험, 감정평가사시험 등의 기출문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영어-김민권 교수 공무원 시험을 1∼2년 정도 준비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영어 어휘를 어휘책에 나와 있는 알파벳순의 어근을 따져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더욱이 7급은 9급에 비해 7개 과목이라는 적지 않은 과목 부담이 있다. 그렇다면 하나의 대안이자 여태까지 효과를 보고 있는 방법이 각자 자신이 준비하는 시험에 맞게 어휘집을 선택해서 순환개념으로 해 나가는 것이다. 문법의 경우는 2002년을 기점으로 많게는 6∼7문제까지 포함됐다. 물론 과거 문법문제 비중이 크지 않을 때에도 기본적인 문법지식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고 무작정 과거에 해 왔던 방식대로 문법책을 보고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풀어봐서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목차위주의 공부다. 예를 들면,3형식 가운데 ▲4형식으로 오인하기 쉬운 동사 ▲동족목적어 ▲재귀목적어 ▲동사구 등으로 목차를 세워 목차를 보고 내용을 생각하는 지금까지의 공부방법과 반대로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지만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 확신한다. 독해는 문법과 어휘의 총아다. 그러므로 다양한 사고와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다행히도 공무원 수험 영어에서는 그다지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는 독해지문은 잘 나오지 않는다. 지문 자체만 잘 이해하면 큰 무리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출제된다. 철저한 분석만 하면 독해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독해지문을 수식어와 비수식어 그리고 품사 개념으로 분석해서 문장구조를 익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문장을 볼 수 있는 시각이 몇 배 넓어질 것이고, 어느 부분의 해석이 틀렸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절대로 눈으로만 하는 공부는 금물이다. 한교고시학원 ■ 행정학-최승호 교수 객관식 시험이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서나 문제집의 세부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행정학을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정작 행정학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돼 있고, 중요한 주제들 간의 연결이 어떤 식으로 돼 있는지 방향성은 잃어버린 채 세부적인 내용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그러면 암기량은 늘어나지만 성적은 올라가지 않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학교 수업이나 학원 강의를 통해 행정학의 전체 흐름을 들어본 후에 중심책을 차분히 정독하고, 참고서나 문제집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즉 행정학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무조건적으로 기본서를 읽거나 문제집의 반복적인 확인이나 암기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중심책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익숙해지는 것이 지름길이다. 중심책이란 기본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장에까지 가지고 갈 최종 정리교재를 말한다. 중심책의 선택기준은 다른 사람들이 보니까 나도 봐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부 스타일에 적합하면 된다. 이와 관련, 중심책의 내용을 대신하는 서브 노트를 작성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서브 노트는 행정학의 흐름과 세부적인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노트를 말한다. 서브 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반복학습에 있어서 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주제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며, 수험생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방식이다. 객관식 시험의 특성상 문제집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개인적으로 문제집은 보충교재라고 생각한다. 즉, 어디까지나 중심책이나 서브 노트가 주교재가 되어야 하고, 문제집은 보완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집의 문제 중에서 기출문제는 중심책이나 서브 노트를 일독 하는 단계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한교고시학원 ■ 영어-김신주 교수 외국어 수험공부의 핵심은 그들의 어법 즉, 문법을 익히는 것이다. 출제 비중이 가장 높은 독해는 시험경향에 맞춰 많은 지문을 접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글의 구성 방식에 대한 이해 없이 단어 조합을 해석하는 데 급급해 한다면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 문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법 공부가 기본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전치사+명사’가 형용사나 부사로 쓰인다는 것은 독해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법이다. 또 영어문장의 형태를 이해한다면 독해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주제, 예시, 결론의 순서가 일반적인 영어문장의 형태이며, 중요사항은 한 문장의 앞 부분, 한 단락의 첫 문장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연결사의 의미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추가(in addition,moreover), 예시(to illustrate), 대조(on the opposite,conversely), 역접(however,yet) 등 연결사의 의미별로 분류해 정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병치법, 수의 일치, 시제 일치, 가정법, 수동태, 부정사, 동명사 분사 등이다. 문법책은 중요 내용이 간략히 정리된 것이 좋으며, 이해 위주로 반복해야 한다. 어휘 문제도 3∼4문제씩 꼭 출제된다. 다의어 정리가 고득점의 지름길이다. 단어를 암기할 때는 기본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과 더불어 그 단어가 문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1∼2문제씩 출제되는 생활영어는 상황별로 문장을 정리해 반복학습함으로써 눈에 익히도록 한다. 공무원 시험에서 영어를 정복하지 못하면 합격은 요원하다. 쉬운 길을 택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교재를 이용해 정석대로 공부할 것을 권한다. 또 좋은 영어지문을 가능한 한 많이 접하면서 수험공부뿐 아니라 교양인으로서의 자질도 함께 길러 나갈 것을 권한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서울광장] 국민소득 2만달러 환상/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소득 2만달러 환상/육철수 논설위원

    해일과 눈보라가 어느날 갑자기 뉴욕을 덮친 뒤 차츰 미국 전역을 꽁꽁 얼게 하는 영화 ‘투모로’의 장면처럼, 그 해 겨울은 말 그대로 엄동설한(嚴冬雪寒)이었다.1997년 11월초,LA출장 중에 1달러가 1000원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명색이 경제부 기자면서 금융·통화분야는 워낙 까막눈인지라, 그것이 불과 며칠 후 우리 경제, 우리 나라에 어떤 풍파를 몰고 올 것인지를 헤아리지 못했다. 마음이 뒤숭숭해 취재는 뒷전이었고,1달러라도 아끼려는 심사로 쓰고 싶은 돈을 꾹꾹 참고 돌아왔다.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나라에 달러화가 부족해 일어난 외환위기는 그렇게 우리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1달러에 970원 주고 바꿔간 돈은 귀국 후 1400원에 팔아 겨우 몇십만원 건졌지만 월급은 순식간에 반토막 났다. 달러당 2000원까지 치솟는 환율을 넋을 잃고 지켜보면서 월급을 달러로 받는 외국대사관과 외국기업 직원들을 쓰린 마음을 참으며 부러워했다.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이니 디폴트(국가부도)니 하는 경제용어를 남의 나라, 남의 기업 얘기하듯 유식한 척 써왔는데, 그게 우리의 처지이고 나라가 곧 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약(弱)달러 추세로 원·달러 환율이 7년 전 그 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요즘, 옛날의 뼈저린 아픔을 잊은 채 또 월급을 달러화로 계산하기에 바쁘다. 본전에 대충 가까워져 흡족한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소시민은 어쩔 수 없다. 담뱃값과 기름값이 물가의 절대기준인 내 입장에서, 그동안 오른 물가를 생각하면 별로 남는 게 없는데도…. 정부는 달러가 너무 많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난리인데 내 지갑 챙기기에 급급한 게 부끄럽기도 하고. 정부는 현재 2000억달러 정도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70%가 달러다. 최근 한두달 사이에 달러가치가 10% 떨어졌으니 140억달러(15조원)의 환차손을 앉은 자리에서 본 셈이다. 환율방어에만 연간 5조원을 써야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 경제의 주축인 수출도 달러당 1100원선이 무너진 이후 무척 고전하고 있다. 정부는 환율방어에 혈세를 퍼붓고 있는데 달러보유 기업들은 한푼이라도 손해를 안 보려고 내다 팔기에 정신이 없다. 정부와 기업이 손발이 안 맞아 환율불안이 계속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환율변동으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4000달러, 내년엔 1만 7000달러, 그리고 2007년이나 2008년쯤엔 2만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제법 희망적인 전망도 성급하게 나온다. 1995년 1만달러를 넘었던 국민소득이 외환위기 때 6000∼7000달러로 뚝 떨어져 온 국민이 고통을 겪었는데, 거꾸로 된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반겨야 정상인데 선뜻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의 경제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연평균 성장률 7%를 전제로 임기말인 2007∼2008년 2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대통령의 마음같이 따라주지 않아 현재처럼 4∼5%로 간다면 당초 예상보다 4∼5년 늦은 2012년이 돼야 2만달러는 가능하게 된다. 그런 비관이 환율변수로 인해 당초 공약대로 대통령의 임기말쯤 달성하게 된다면, 참여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좋고 국민은 소득이 늘어 좋아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나 여기엔 간과한 문제가 숨어있다. 국민생활은 나아진 게 없는데 통계로만 달성되는, 이른바 체감과 다른 통계의 착시현상이다. 축구경기에서 상대팀의 자살골로 승리하면 이기고도 맥이 빠지듯, 내수회복과 일자리 창출, 기술개발이 없는 가운데 환율변동에 힘입어 이루는 2만달러 시대는 그래서 환상일 뿐이다.7년 전 ‘고통’이 ‘환상’으로 바뀐 것 말고는 변한 게 없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맥빠진 본즈의 최다홈런 레이스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4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금지약물 복용 파문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본즈의 홈런 기록에 약물 이름(CLEAR)과 ‘속이다(CHEAT)’의 첫 글자인 ‘C’를 주홍글씨로 새겨넣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린 데 이어 본즈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도전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려던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8일 약물 파동의 여파로 홈런 마케팅의 후원사로 점찍어 놓은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과의 회동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올시즌까지 통산 703홈런을 기록, 행크 아론이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755개)에 52개차로 다가선 본즈는 내년 시즌 후반이나 2006년 초반에 대기록 작성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다홈런을 향한 본즈의 레이스를 거대 후원사를 등에 업고 적극적으로 마케팅, 흥행몰이를 할 계획이었다. 사무국 관계자는 “약물 파동이 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팬들뿐만 아니라 사업 파트너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中, EU와 손잡고 美 협공작전

    中, EU와 손잡고 美 협공작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국제 다극질서’를 모색하는 중국이 EU(유럽연합)와의 전략적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질서와 대(對)중국 ‘포위전략’을 돌파하면서 미 동맹국인 일본과의 아시아 ‘주도권’ 다툼을 위한 장기 포석이다. 중국의 전통적 외교 노선인 ‘이이제이(夷以制夷·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제압한다)’의 현대판 전략인 셈이다. 지난 6일 기업인 100여명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의 중·독 정상회담에 이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7일(현지시간)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7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카를로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도 현재 베이징을 방문 중이며, 지난 10월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합의했다. 관영 신화사가 6일 “중국은 EU와의 광범위한 현실적 기초를 토대로 활발한 정치·경제외교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위안쭝쩌(沅宗澤) 부소장은 “중국과 EU는 상이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지만 ‘구동존이(求同存異·다름 속에 같음을 구함)’의 정신 속에서 전략적으로 손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對)EU 접근에는 ‘위안화(元貨) 외교’가 핵심 수단이다. 경제성장으로 축적된 국부(國富)를 지렛대 삼아 중국시장에 접근하려는 EU국가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원자바오 총리는 슈뢰더 독일 총리와 에어버스 여객기 22대와 철도차량 180대 등 13억달러에 달하는 구매계약에 사인했다.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방중 시에는 에어버스 여객기 26대와 12억 3000만달러에 달하는 철도차량 60대를 사들여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선물 공세’는 단기적으로 EU의 대중 무기금수 해제와 맥이 닿는다.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단행된 EU의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를 조속히 해제시켜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라크 전쟁 이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EU간의 틈새 속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프랑스와 독일을 ‘자기 편’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자리잡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6일 슈뢰더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EU의 무기금수령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며 조속한 해제를 강력히 촉구했고, 이에 슈뢰더 총리는 “독일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거세지만 나는 금수 해제를 지지한다.”며 중국측에 화답했다. 앞서 중국측의 대규모 구매공세를 받은 시라크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으로 중-프랑스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확인했다. EU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베르나르드 보트 외무장관도 최근 “미국과 인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유지돼 온 무기금수령을 해제하는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기대감을 높였다. oilma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의 케인즈’ 조순 前경제부총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의 케인즈’ 조순 前경제부총리

    조순 전 부총리는 한국의 ‘케인스(J.M.Keynes)’다. 아니다, 관악산 ‘산신령’이다. 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행을 거른 적이 없다. 또 있다. 산에 오를 때마다 ‘진짜 산신령’과 고난도의 선문답을 질펀하게 주고받는다. 북망산에 누워 있는 이태백과 두보가 놀라 깨어날 정도다. 그가 직접 지은 산시(山詩) 하나를 감상해 보자. ‘산위의 어긋어긋 늙은 소나무/꾸불꾸불 구름으로 용처럼 들어가네/평생의 친구라곤 새와 참새뿐/밤낮으로 의지하며 여름 겨울 보내누나’(山上參差列老松/入雲屈曲似蒼龍/巢枝鳥雀平生友/日夜相依過夏冬. 제목 두타산노송(頭陀山老松).2002년 8월23일 작.‘參差’는 ‘참치’로 읽는다.) 조 전 부총리는 제자들과 산행을 자주한다. 그때마다 제자들은 ‘산신령’이라는 표현을 아무 거리낌없이 한다. 그는 오히려 즉흥시를 지어 화답까지 한다. 이래저래 지어놓은 산시(山詩)만 해도 수백편에 이른다. ‘산신령’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 그는 6공화국 시절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그때 자택인 서울 봉천동에서 관악산을 넘어 출근하곤 했다. 하루는 출입기자들과 함께 관악산을 올랐다. 그런데 산을 타는 모습이 마치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는 듯했다.30대의 젊은 기자들이 60대의 부총리를 뒤따르지 못했다. 그저 하얀 눈썹을 휘날리며 바람처럼 앞서갈 뿐이었다. 이를 본 누군가 ‘야, 산신령이다.’라고 표현했다. 그의 한시(漢詩) 실력은 중국에서도 알아줄 만큼 해박하다. 중국 방문 때 즉석에서 한시를 읊으며 일필휘지로 써내려가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선친한테 한문을 배웠다. 논어·맹자 등도 일찌감치 터득했다. 그는 요즘 민족문화추진회에서 회장직을 맡아 ‘승정원일기’와 ‘일성록’ 발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일성록’은 조선시대 정조임금부터 고종까지 임금이 직접 쓴 일기다.‘승정원일기’는 60년 사업이고 ‘일성록’은 30년 사업이다. 학계에서는 ‘일성록’이 발간되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본다. ●스테디셀러 ‘경제학원론’ 조 전 부총리는 딱딱한 경제얘기를 하지 말자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요즘의 화두가 ‘경제’인데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는가. 그는 우리나라 경제학계의 거두로 꼽힌다. 그가 지은 ‘경제학원론’은 전공에 관계없이 대학생이면 누구나 일독할 정도로 대학가의 ‘스테디셀러’이다. 얼마 전에는 제자인 이정우 대통령정책기획위원장에게 ‘분배론’을 더이상 거론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던져 관심을 모았다. 서울 구기동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하얀 머리와 흰눈썹만 빼면 여전히 동안의 얼굴. 먼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과의 관계를 물었다. “내가 교수 시절 그는 무척 똑똑한 대학생이었지. 그래서 ‘경제학원론’을 만들 때 다른 제자 5명과 함께 참여시켰어. 그는 인플레이션 부분을 맡았지. 숙제를 줬더니 아주 똑떨어지게 정리했더군.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도 3,4차례 만날 정도로 여전히 아끼는 후배지. 얼마전 언론에서 쓴소리 했다고 보도했는데 사실은 치켜세우려고 한 게 그렇게 됐어.” 현 정권의 경제운영에 대한 ‘고언’을 부탁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이 있어야 해.”라고 했다. 이어 “386들은 (머리가)우수하나 경험이 적어. 그러다보니 자기들만 아는 이론이 바탕이 되고 있지. 결국 현실과 맞지 않게 되고 말아.”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도 실사구시야말로 (경제정책의)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여겼다.”면서 “실사를 파악한 뒤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곧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어려움의 씨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며 경제난의 뿌리 깊은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386세대 머리 우수하나 경험 적어 걱정” “70년대 관치경제에 의해 공업화를 이루다보니 대기업 중심으로 성공을 거두었어. 그러나 이면에는 불균형성이란 이중구조가 생겨났지.80년대에 이를 치유할 기회가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어. 중소기업은 잘 안되고 정치적으로 민주화 요구가 크게 일어난 시기였지. 결국 문민정부가 등장했으나 경제운영은 그 전과 다름이 없었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고. 그러다 외환위기를 맞았지.” 김대중 정권 때의 관치개혁도 들춰냈다. 즉 금융·노동 등 4대 공공부문을 개혁하면서 2년 만에 IMF를 극복했으나, 카드남발과 소비진작, 건설경기를 부추기는 등의 내수를 통한 성장정책의 실정을 꼬집었다. 결국 참여정부가 이를 고스란히 넘겨 받았지만 비슷한 관치개혁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시장경제의 원리가 아닌 개발연대의 패러다임식 같은 경제운영, 예를 들어 동북아 중심 성장, 금융허브, 경제특구 등 과거의 방법을 답습 하다보니 실사구시는 여전히 뒷전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 경제는 오랜 지병처럼 일조일석에 낫지 않는다. 방법은 딱히 없으며 시일을 두고 치유해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과 기업의 사기를 올리고 흐트러진 사회질서를 우선적으로 회복시켜야 원동력이 생겨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민과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책임감을 통감하고 ‘좀더 잘해 보자.’는 사회적 운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6·25때 통역장교로 임관 화제를 돌려 수능부정 사태 등 최근의 교육문제를 꺼냈다. 그러자 “기러기 아빠가 있는 나라가 도대체 세상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수능처럼)전국적으로 똑같은 기준을 정해도 (교육제도의)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경쟁이 없는 교육은 국가를 위해서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며 대학마다 자율권을 많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익과 좌익 등 최근의 분열양상과 관련, 그는 헌팅턴 교수의 ‘문명의 충돌’을 예로 들었다. 남북분단과 좌·우익 투쟁의 역사성이 물밑에 깔려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늘 분열의 소지가 많다는 것. “가급적 봉합하는 정책이 많이 나와야 해. 정책 입안자들은 말 한마디라도 조용하게 하고 분배 얘기는 될수록 꺼내지 말아야 돼.” 그는 1928년 강원도 명주군 구정면에 유학자 조정재의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49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그는 1년여 동안 강릉농고에서 영어교사를 했다. 그 경력으로 그는 6·25때 통역장교로 임관했다.51년에는 육군사관학교 영어교관으로 발탁됐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육사11기생들이 그의 첫 제자였다. 1957년 대위로 제대한 그는 경제학 연구를 위해 미국 유학길을 떠났다.11년 뒤 귀국, 서울상대 교수로 몸담았다. 이때 정운찬 현 서울대 총장, 좌승희·김승진 박사 등이 그의 제자로 몰리면서 ‘조순학파’라는 한국경제학계의 한 맥을 이루게 됐다. “산이란 춘하추동 언제나 고향이지. 좌우명? ‘도(道)를 밝혀 공(功)을 계산하지 말고, 바름(正)과 의리를 밝혀 이익을 도모하지 말라.’이지.” 바둑 아마5단인 그는 최근 조훈현씨와 4점 접바둑을 두어 이겼다. 또 논어와 노자에 빠진 것도 즐거움 중 하나이다.24년째 봉천동에 살고 있는 그는 매일 아침 새벽 서울대까지 부인과 함께 산책을 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8년 강원도 강릉 출생 ▲49년 서울대졸업 ▲67년 캘리포니아대 경제학박사 ▲68년 서울대상대 부교수 ▲70∼88년 서울대 경제학과교수 ▲81년 학술원회원 ▲92∼93년 한국은행총재 ▲93년 도산서원 원장 ▲95년 서울시장(초대민선) ▲97∼98년 한나라당 총재 ▲98∼2002년 15대국회의원 ▲2002년 민족문화추진회 회장, 명지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바른경제동인회 회장 등으로 활약 ■ 주요저서 경제학원론, 한국경제의 현실과 진로, 중장기 경제개발 전략에 관한 연구,J.M. 케인즈, 화폐금융론, 한국경제의 이해, 조순 경제논평 등
  • 中, 올7월 ‘고구려우표’ 발행…한국도 ‘맞불’

    中, 올7월 ‘고구려우표’ 발행…한국도 ‘맞불’

    중국이 지난 7월 고구려 문화 유적 기념우표를 발행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으로 고구려 유적 우표를 발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표 발행 대상은 지안(集安)현 고구려 왕성 왕릉과 귀족묘이며, 정부도 이 우표를 입수해 의도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쑤저우(蘇州)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북한과 중국 양측의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우표를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표 발행이 역사 왜곡 시도로 비쳐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통상 기념우표는 자국의 주요 행사를 국내외에 알리거나 문화재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는 차원에서 발행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이번 우표 발행은 고구려사 자국 편입 의도의 ‘동북공정’과 맥이 닿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도 고구려사는 엄연히 한민족의 역사인 만큼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지안현 고구려 유적 등이 포함된 세계문화유산등재 기념 고구려 우표를 내년 7월1일 발행할 예정이어서 한·중간 ‘우표전쟁’도 예상된다. 정보통신부는 고구려사 유적과 관련, 내년에 3차례에 걸쳐 6종의 우표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편 중국은 고구려사 왜곡문제가 한·중 양국간 갈등으로 치닫자 지난 8월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아시아담당 부부장을 한국에 보내 초·중·고교 역사교과서 개정 과정에서 고구려사 왜곡 내용을 싣지 않고, 중앙·지방을 불문하고 정부 차원에서 왜곡 시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 냄새를 널어 놓고 복사꽃을 울려 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西風賦’ 전문) 한국시단의 큰어른 대여(大餘) 김춘수. 힘겨운 시절, 한국이라는 궁벽한 땅에서 태어나 그만큼 치열하게 또 자유자재로 시의 지평을 넓히며 ‘자신의 문학’‘자기 시대의 문학’을 윤기나게 일군 이가 다시 있을까. ●모더니즘 경도된 시절에 상징주의 수용 그는 1948년 처녀시집 ‘구름과 장미’를 내면서 시인의 삶을 시작한 이래 2002년 ‘쉰 한편의 비가’에 이르기까지 물경 40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냈으며,‘시의 위상’ 등 시론집도 7권이나 펴낼 만큼 열정적으로 시를 보듬어 왔다. 초창기인 1950년대 무렵, 내로라하는 당대의 시인들이 하나같이 영미의 모더니즘에 경도된 그 시절에 그는 주저없이 릴케 류의 상징주의 시정신을 받아들여 우리 문단의 협소함을 극복하고자 한 한국 시문학의 선구자였다. 이 무렵 그가 지향한 문학적 이데올로기는 ‘절대 순수’였다. 이 시기에 발표된 그의 시를 두고 이승훈 한양대 교수는 “그는 투쟁보다 화해, 고통보다 안정, 탐구보다 신앙을 희원했다.”고 분석한다. 김 시인은 1922년 경남 통영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청년기를 보냈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유학해 니혼(日本)대학 예술학과 3학년에 재학 중 중퇴했다. 언젠가 “기질적으로 항일운동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많이 좌절했다.”며 젊은 시절을 고백한 적이 있는 시인은 자기 반성의 한 자락인 양 평생 이데올로기가 배제된 ‘무의미의 시’를 썼다. 일본의 총독정치를 비판하다 7개월간 옥살이를 하고 퇴학당했던 경험이 이후 관념을 배제한 시들을 쓰는 데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 ●50년대 말부터 ‘무의미의 시’ 골격 구축 1946년 ‘애가’로 문단에 데뷔한 그의 시세계는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기는 ‘꽃’ ‘꽃을 위한 서시’ ‘나목과 시’ 같은 작품으로 대표되는 시기. 이 즈음 그는 존재의 의미에 천착해 치열한 탐색의 태도를 보였다. 이런 그의 모색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노래한 ‘꽃’에서 잘 나타난다. 2기는 50년대 말부터 드러난 서술적 이미지의 시세계. 이 시기에 그는 ‘타령조’‘부두에서’‘봄바다’ 등의 시편을 발표하며 김춘수 시세계의 큰 축인 ‘무의미의 시’의 골격을 구축해 냈다.‘날이 저물자/내 근골과 근골 사이/홈을 파고/거머리가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베꼬니아의/붉고 붉은 꽃잎이 지고 있었다.’(처용단장 제1부)는 시편에서 보듯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어쩌면 무상(無常)과도 맥이 닿는 무의미가 주조를 이룬다. 이어지는 3기는 탈(脫)이미지의 세계로,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기에 나타난다.‘불이 앗아간 것, 하늘이 앗아간 것, 개미와 살똥이 앗아간 것, 여자가 앗아가고 남자가 앗아간 것,/앗아간 것을 돌려다오‘(처용단장 제2부)에서 보듯 이미지 파괴와 실존성이 구체적인 리듬감으로 표출되고 있다.4기는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이어지는 시기로 실존성의 극복과 담담한 성찰의 특성이 드러나는 시기다. ●우리 문단의 영원한 숙제 ‘김춘수 읽기’ 그러나 이런 축약으로 그의 시세계를 말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김춘수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평자는 먼저 그의 엄청난 필력에 압도 당하고, 또 아무리 짧은 촌평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하게 된다.”는 이창민 고려대 교수의 지적처럼 그의 시세계는 섣부른 해석을 한사코 경계하는 까닭에 ‘김춘수 읽기’는 우리 문단의 미제로 남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문인으로서의 김춘수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다양한 문학적 편력을 훑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시집과 시론으로 우리나라 시세계의 여백을 채워온 그는 수필과 소설에도 열정을 쏟아 부었다. 지난 76년 첫 수필집 ‘빛 속의 그늘’ 이후 95년 ‘사마천을 기다리며’까지 여섯 권의 수필집을 문단에 봉헌했는가 하면,54년에 ‘유다의 유서’를 내는 등 지금까지 3권의 장·단편 소설을 내기도 했다. 5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경기도 분당 큰딸의 아파트 근처에 살았던 시인은 지난 8월 기도폐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신작 시집 ‘달개비꽃’이 새달 중 출간될 예정이다. 거인이 훌쩍 자리를 비운 문단이 허허롭기 이를 데 없다. 그가 필생의 업으로 여겼던 ‘절대 순수’와 ‘인간의 참모습’에 대한 끝없는 향수는 ‘맑은 시인의 피’로 두고두고 세상의 가슴을 흐르지 않겠는가. 떠나간 시인의 느리고도 지치지 않았던 보행처럼….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사람] 조선옥새 맥잇는 전각장 민홍규씨

    [이사람] 조선옥새 맥잇는 전각장 민홍규씨

    경기도 이천 시내를 벗어나 설성면 장천4리, 속칭 독정 마을에 이르면 가래나무가 인상적인 시골집이 하나 있다. 전통 옥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옥새전각장 세불(世佛) 민홍규(51)씨의 집이다. 오죽(烏竹)과 어우러진 능진수원(能盡水源·생명이 다할 때까지 행한다)이라는 당호가, 집 주인이 하고 있는 일이 예사롭지 않은 것임을 일러준다. 토불(土佛) 황식에서 시불(示佛) 황소산, 석불(石佛) 정기호로 이어지는 전통 옥새의 제작기법을 계승해 오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그를 이천 집에서 만났다. ●열여섯살때 ‘석불’ 정기호 만나 인연 “서울생활을 접고 이곳에 내려온 지 10년이 됐습니다.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이곳은 용터라고 할 수 있어요. 땅의 기가 세, 아무나 살기 힘든 터라고 하지만 창작활동을 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이지요.” 민씨는 자신의 작업이 방해 받을까봐 동네 면사무소에서 만들어준 ‘옥새 보러가는 길’이란 집 안내 팻말도 없애 버렸다고 한다. 옥새는 왕이 사용하는 도장으로, 중국 진시황제가 옥에 새긴 도장을 쓰면서 ‘옥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옥새는 도화원 화공이나 교서관·서자관 관원 중에서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인정받는 사람 한 명에게만 그 기술이 전수됐다. 위조를 막기 위해서다. 옥새의 전통을 외롭게 이어가고 있는 민씨로서는 그만큼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열 여섯 살에 석불 정기호를 만나 옥새와 인연을 맺은 민씨가 조선왕조 옥새 복원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5년 전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국새를 만든 전각예술의 대가 석불이 1989년 세상을 떠나자 옥새의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그는 밤잠을 잘 수 없었다. 이후 조선왕조실록, 경국대전,‘어보의궤’, 규장각 문서인 ‘보인부신총수’등 옛 문헌을 뒤지며 옥새 제작의 흔적을 찾아내는 데 더욱 몰두했다. ●옥새문화계승 우리나라밖에 없어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은 1905년 을사조약을 체결한 후 고종황제의 옥새를 찬탈하는 데 열을 올렸다. 옥새는 곧 왕권이자 국권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제는 고종이 쓰던 73개에 이르는 옥새를 모두 빼돌렸다. 그중 절반가량은 현재 복원돼 있는 상태. 민씨는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은 해인 지난 98년 일제 때 소멸된 옥새 5과를 경기도 박물관에 복원 기증한 것을 비롯,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옥새를 만들어 기증했다.“돈이나 명예에는 욕심이 없습니다. 우리의 문화를 지킨다는 자부심만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지요. 주위에서 나의 옥새 작업을 격려해 주는 분들이 쌀이며 가전제품이며 여러가지 정성어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전통방식의 옥새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 옥새의 맥이 끊어졌고, 일본도 국보급 전각가인 고바야시 도완이 지적했듯이 전통 옥새의 주조기술이 전수되지 않아 재현이 불가능한 상태예요. 국가를 상징하는 옥새는 소중하게 보존 계승돼야 합니다.” 민씨는 먼저 옥새와 옥새전각장이라는 이름의 내력부터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 고종 13년(1876)에 제작된 ‘보인소의궤’를 보면 국가를 상징하는 인장을 보인(寶印), 그것을 만드는 장인을 보장(寶匠)이라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1897년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뀐 뒤 고종이 임금의 도장이 보인, 어보(御寶)등 옥새보다 낮은 격으로 불려왔음을 알고 칙령을 내려 옥새라고 품계를 올려 부르게 된 것이지요. 이때부터 그것을 만드는 장인의 명칭도 보인을 새기는 보장에서 옥새를 ‘전각하는’ 옥새전각장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궁중문화 꽃이자 종합예술 옥새는 궁중문화의 꽃이자 명실상부한 종합예술이다.“옥새는 서예와 조각, 회화, 전각, 연금술, 도자기술, 주조기술 등 적어도 7개 분야를 모르고선 접근할 수 없다.”는 게 민씨의 말. 그런 점에서 민씨는 가히 ‘르네상스 맨’이라 할 만하다.1990년 현대서예협회를 만들어 글씨체 현대화운동을 주도한 민씨는 추상회화와 서예가 접목된 작품들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예 작품에 나부를 그려 넣어 ‘문제작가’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무살 무렵부터 시작한 목가산(木假山) 작업은 그의 예술가적 독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두툼한 황유목(黃油木) 판에 부조 형식으로 새겨진 산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예술이다. 민씨는 최근엔 모필 대신 죽필(竹筆)를 즐겨 쓰고, 칡뿌리 끝을 두드려 만든 갈필(葛筆)작업까지 시도하고 있다.‘자연과 호흡하는 예술’을 실현한다는 의미에서다. 또 예서와 행서, 초서, 전서, 해서 등 5체를 섞어 쓴 ‘녹서(綠書)’라는 새로운 서체의 병풍을 완성했는가 하면, 옥새가 묘사된 ‘예궐반차도(詣闕班次圖)’도 그리고 있다.“그러나 중요한 건 다시 옥새입니다. 창작의 고통과 희열은 옥새에 온전히 바쳐질 때 비로소 제값을 다할 수 있지요.” 민씨는 진흙 거푸집을 사용한 전통주조법을 계승하고 있다. 진흙용주(鎔鑄) 기법으로도 불리는 이것은 고대 주조기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만드는 옥새는 인뉴(印 )에서 더욱 빛난다. 뉴( )는 도장 위에 새겨진 조각을 가리키는 말로, 고대에는 이것으로 관인(官印)의 등급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씨는 최근 삼족오(三足烏) 형상의 손잡이가 달린,4㎏이 넘는 옥새를 4년여 만에 완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족오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해 속에 산다는 세발 달린 까마귀.“고구려 벽화에는 삼족오가 용이나 봉황보다도 그 위에 그려져 있어요. 격이 더 높다는 얘기이지요. 한 몸뚱이에 발이 세 개라 함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동양사상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요. 삼족오는 태양의 상징입니다.” ●무형문화재 지정안돼 안타까워 어느새 옥새와 동의어가 된 세불 민홍규. 그에게는 요즘도 일본으로부터 귀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일본은 문화가 아니라 사람을 수입하려 합니다.” 그의 쓸쓸한 한마디에서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지금이야말로 살벌한 문화전쟁의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도 옥새는 아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민씨는 “문화상등국의 우선순위는 궁중문화의 보존과 대책에 놓여져야 한다.”는 유홍준 문화재 청장의 한 강연 내용을 들려주며 옥새문화는 결코 천민문화가 아님을 누누이 강조했다.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소돌이(小乭伊·옥새 제작용 망치)를 마치 자식인 양 대견스레 들여다보는 그에게서 장인의 체취를 느끼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는 요즘도 하루 두세 시간씩 자며 마당의 대왕가마를 지키고 또 옥새 관련 책들을 읽는다. 그 조그만 결실이 곧 ‘조선 옥새의 비밀-영새부(榮璽 )’(도서출판 인디북)라는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영새부!옥새여 영원하라.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경형칼럼] 북핵 ‘盧 프로세스’

    [이경형칼럼] 북핵 ‘盧 프로세스’

    제2기 부시 미국 행정부는 산티아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보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일단 수용했다.6자 회담의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대화로 해결한다는 원칙도 확인했다. 비록 정상 회담에서 ‘주도적’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 미국측에 충분히 전달했다는 게 외교 당국자의 설명이다. 양국 외교 채널 간에는 늦어도 내년 초반에는 열릴 것으로 보이는 4차 6자 회담에서 한국이 마련한 안을 놓고 논의해보자는 정도의 교감이 이뤄진 것 같다. 정부의 주도적 역할은 아직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3차 6자 회담에서 표명한 대로 북·미 간에 첨예한 이견을 좁히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방안과 맥을 같이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과거 클린턴 미 행정부 시절 북한 핵문제를 풀어나가는 로드 맵이었던 ‘페리 프로세스’와 같은 노무현 대통령의 ‘노(盧)프로세스’가 마련되어 있는 것인가. 그동안 여권이나 싱크 탱크에서 간헐적으로 제안한 단편적인 언급들을 모아 보면 하나의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기본적인 로드 맵은 북한이 6자 회담에 참석하도록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설득하고, 북한이 여기에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의혹 해소 등 해결의 물꼬를 트면 북한에 에너지를 포함한 경제 지원을 확대해주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이 핵 폐기를 선언하면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는 다각적인 장치를 강구하는 방안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북 특사 왕래로 북한의 파격적인 양보 조치를 유도하는 한편, 여기에 상응하는 인센티브 목록과 보상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틀은 미국측이 3차 회담에서 제시한 고농축우라늄 핵 계획 등 모든 핵 프로그램 폐기의 경우, 북·미 수교까지 이르는 다단계 접근 및 포괄적 해결 방안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 제시할 ‘당근’에는 식량·비료·의약품 등 대규모 인도적 지원과 함께 개성 공단 등 기존의 남북 경협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또 북한이 핵 폐기로 가는 첫 단계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이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할 수도 있다.‘당근’ 정도가 아니라 북한이 하기에 따라서는 ‘스테이크’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1단계 프로세스가 성과를 거두면 2단계로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 폐기 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지대 재천명과 군사적 신뢰 구축, 민족경제공동체 건설, 남북 평화체제 전환 등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6자 회담의 성과에 따라서는 이 회담이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기구로도 발전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노 대통령이 구상하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노(盧)프로세스’의 내용인지는 불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한·미간 인식 차이 때문에 실행할 수 없었던 노 대통령의 북핵 해결 구상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사실이다. ‘노 프로세스’를 가동할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다.2기 부시 행정부가 대북 강경 인물의 전진 포석에도 불구하고, 계속 대화 원칙을 견지할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행동반경도 6자 회담의 틀 속의 ‘주도적’역할이라 그리 넓지는 못하다. ‘노 프로세스’ 수행에서 가장 유념할 대목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북한 퍼주기’ 논쟁으로 엉뚱하게 가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25일 노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의 청와대 회동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지금 출판가는 ‘삼국지 전쟁’

    거침없는 작가 장정일(42)이 10권짜리 ‘삼국지’(김영사·각권 8900원)를 냈다. 이에따라 출판가에 ‘삼국지 열풍’이 거세질 조짐이다. ●숨겨진 인물복원 ‘우리식 판본’ 5년여의 산통 끝에 나온 장정일 버전의 ‘삼국지’는 나름의 차별점을 찍고 있다. 기존의 ‘삼국지’들이 ‘나관중본’ ‘모종강본’ 등을 재해석한 번역판본이었다면 이번엔 영웅 중심에서 벗어나 숨겨진 인물들을 복원시켜 소설에 가깝게 이야기를 재구성했다는 대목에서다.“춘추사관, 춘추필법,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에서 벗어난 ‘우리 판본’”이라고 출판사측은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출판가 안팎의 시각이 환영일색만은 아니다.“돈벌이 기획출판”이라고 대놓고 비판의 화살을 꽂는 목소리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유명 작가 몇몇의 삼국지가 국내 양대 메이저 출판사를 먹여살리다시피 하는 현실 아니냐?”며 꼬집었다.“기획출판에 순발력 있기로 소문난 김영사로서도 그런 계산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서점가를 평정한 대표 삼국지는 이문열의 ‘삼국지’(민음사·전10권)와 황석영의 ‘삼국지’(창비·전10권).1988년 출간된 이문열의 것은 지금까지 무려 1500만부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6월 나온 황석영의 것도 현재 100만부 판매실적을 올린 상태. 민음사 정대용 영업부장은 “IMF사태 여파로 95년 이후 판매량이 떨어지던 것이 지난해는 100만부까지 올라갔고, 올해는 60만부 판매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지난해 황석영 삼국지의 가세로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돈벌이用 기획출판” 비난 목소리도 삼국지 출판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약 200만부. 유행에 민감한 여타 출판물들과는 달리 삼국지 시장은 끊임없이 신규독자들을 포섭해내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종화 김구용 김홍신 이지함 조성기 등 ‘버전이 다른’ 삼국지들이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시장이 혼전양상을 띠다 보니 이래저래 괴담성 뒷말도 무성하다.“어떤 책은 서문을 쓴 이가 진짜 평역자이고, 그 작가는 이름만 빌려줬다더라.”는 식의 허탈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국내 서점가의 ‘삼국지’ 유형은 크게 둘로 나뉘어진다.‘나관중본’‘모종강본’을 원전삼아 번역에 충실한 ‘정역’, 필요한 부분을 변형·재구성한 ‘평역’이 그것. 김구용·조성기 버전은 전자에, 이문열·황석영 버전은 후자에 들어갈 만하다. 이들 책을 요리조리 뜯어 오류를 지적하거나 설명을 붙인 해설서도 한 흐름을 이룬다. ●우리시대 대표판본 어디에 그러나 독자들의 삼국지 감상 취향은 몇몇 인기작가들의 작품 쪽으로 지나치게 편향돼 있는 게 현실이다. 삼국지를 수십년 연구했기로 유명한 김구용의 정역 삼국지를 펴낸 솔출판사 관계자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과 색깔을 담아낼 수 있다면 삼국지는 얼마든지 다시 쓰여져도 좋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면 삼국지가 오락적 책읽기의 한 텍스트로 활용된 경향이 짙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솔출판사에서 3차 개정판으로 나온 김구용의 삼국지는 한문의 고졸한 언어감각을 충실히 살린 책으로 꼽힌다. 현재는 인터넷 무료 다운으로 e북으로 볼 수 있게 해 사실상 시장판매는 포기한 상태다. 하지만 불황으로 맥빠진 출판가에 어떤 계기로든 운동이 일어난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개성있는 세계관을 담아 작가의 이름값을 해주는, 명실공히 ‘우리시대 판본’으로 남을 삼국지를 또 기다려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4년만에 연작소설집 ‘모구실’ 낸 서정인

    4년만에 연작소설집 ‘모구실’ 낸 서정인

    중진작가 서정인(68)씨가 4년 만에 새 창작집 ‘모구실’(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의 새 책은 팬들에게만 반가운 게 아닐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문학이 ‘실종’됐다는 시대. 지리멸렬한 줄 알았던 소설에도 활어처럼 팔딱팔딱 뛰어오를 힘이 남았다는 사실을 서가에서 두고두고 웅변해줄 소설이다. 작품을 낼 때마다 조금씩 그래왔듯 이번에도 소설장르를 실험한 흔적은 여실하다. ●14편 이야기 모은 실험소설 14편의 이야기가 고리를 건 소설은 명백히 연작소설의 틀거리를 빌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평범한 연작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 엇비슷한 유형의 인물과 내용이 시간이나 환경변화에 따라 맥을 이어 나가는 연작소설의 장르적 통념을 싹 뭉개 버렸다. 등장인물이나 주변상황이 똑같은 색채로 반복되는 게 아니라 때론 전혀 생경하게 ‘지능적’으로 이미지를 바꿔 버린다. 첫번째 작품 ‘모구실’과 14번째 끝 작품 ‘불나방’은 과연 이야기의 원천이 같았나 의심스러울 만큼 생김새가 달라져 버리는 식이다. 이를 두고 평론가 김윤식은 “한 작품이 증식을 일으켜 자기성장을 이루어 내는 ‘자기증식형 연작소설’”이라고 평했다. 소설은 쉰을 넘긴 등산복 차림의 ‘그’(천수건)가 산간벽촌 모구실을 찾아가는 설정으로 운을 뗀다. 사내는 모구실의 보건소장으로 일하는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자질구레한 사실들을 친절하게 일렬로 나열해 줄 생각이 없다. 왜 그가 지금 딸을 만나야 하며, 딸의 소식을 새까맣게 모르고 산 이유가 뭔지 독자들은 알 길이 없다. 급한 독자는 애가 끓겠으나, 모호한 상황에서도 ‘그’는 짐짓 뜸만 들인다. 칠순 노파가 홀로 지키는 허름한 점방에 들러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세상사를 놓고 이런저런 한담을 주거니 받거니 할 뿐이다. 무대로 치면 영락없는 실험극이다.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서두를 것 하나 없는. 딸(천미리)을 만나지만 천수건은 딸의 냉대에 보건소를 나서고 폐교를 지키는 서존만, 점방 아들 조성달과 다시 술판을 벌이며 ‘본론’을 꺼낸다. 소소한 집안내력에서부터 동서양 고전과 신화를 녹인 철학담론을 쏟아내는 천수건(작중 직업은 대학교수)은 유장한 논객이 되곤 한다. ●판소리 한마당 연상하게 하는 대사 통속적 개념의 소설읽는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묘사보다는 운율감 있는 대사들로 채워지다시피 한 글은, 때로 남도 사투리를 걸지게 풀어내는 판소리 한마당 같다. 꼼꼼하고 성실하게 정독하는 독자 쪽이 유리하다. 건성건성 책장을 넘기다가는 번번이 맥락에서 비켜나 소설 속에서 길을 잃는다. 태만한 수행자의 어깨에 죽비를 내리꽂듯 작가는 불호령을 속으로 삼키고 있음에 틀림없다. 아직도 소설이 그리 만만해 보이냐?! 노림수가 곳곳에서 의미심장하다. 책이 나오기 무섭게 짧은 여행길에 올라버린 작가는 책머리에 그 흔한 서문 한줄 달지 않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감독 출신 사장

    프로야구가 태동했을 때만 해도 경영자란 개념이 없었다. 구단주는 거의 선수 출신들인 데다 전문 경영인을 둘 만큼 재정 규모도 크지 않았다. 심지어는 본인이 구단주이며 감독으로 북치고 장구치는 일을 50년 동안이나 해낸 코니 맥 같은 인물도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사장, 또는 단장이란 직함의 전문 경영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브랜치 리키는 선수와 감독 출신으로 야구단 경영의 선구자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포수로 출발한 리키는 뉴욕 양키스의 전신인 뉴욕 하이랜더스라는 팀으로 트레이드된다. 거기서 그는 한 경기에 도루를 13개(신기록)나 내주는 창피를 당한 뒤 선수 생활을 끝냈다. 이후 대학 코치 생활을 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스카우트 담당 직원으로 브라운스 팀에 돌아온다. 조지 시슬러라는 대선수 영입에 성공해 감독까지 지냈지만 성적 부진으로 해고됐다. 와신상담후 세인트루이스에 새 구단 카디널스의 사장 겸 감독으로 다시 야구에 복귀했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가 꽃을 피운 것은 감독을 그만 둔 뒤 구단 경영에만 전념하면서 부터다. 리키는 마이너리그 구단을 직접 메이저리그 구단이 소유, 경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신인 선수를 비싼 돈 들여 사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키워낼 수 있도록 마이너리그 구단을 D-C-B-A-AA로 수직 계열화시켰다. 리키의 신 경영은 작은 도시의 팀이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초 일류팀으로 변신시켜 194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넉넉한 대도시 구단인 다저스에 스카우트된 그는 상설 스프링 캠프를 건설하고 피칭 머신, 타격용 헬멧, 타격 연습용 그물망 등의 신장비를 도입하며 야구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뛰어난 업적은 최초로 흑인 선수를 메이저리그에 출전시킨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감독 출신을 최초로 구단의 최고 경영자로 임명했다. 보통 사람들은 신선한 조치로 받아들이는데 반해 선수, 코치, 감독 등 유니폼을 입었던 사람들은 유니폼을 벗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군인에게 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 가운데 하나만 하라면 모두가 참모총장을 선택한다고 한다. 검사에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놓고 선택하라고 해도 그렇다. 제복을 입는 사람들은 그 위치에서 최고를 더 알아준다. 그러나 김응용 사장은 유니폼 입고도 최고 위치를 오래 누렸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그를 브랜치 리키와 같은 신 경영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자문위원 칼럼] ‘화장실 정상회담’서 배워라/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서울신문은 지난 11일자 주말매거진 We의 ‘세상에 이런 일이’란 코너에서 미국, 일본 등 19개국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각국의 화장실 문화와 관리방법에 대해 정상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필자는 일주일전쯤 미국 마이애미헤럴드지에서 흥미로운 ‘화장실 정상회의(www.worldtoilet.org)’에 대한 풍자칼럼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국내신문 가운데 어느 곳에서 가장 먼저 이 ‘재미있는 이벤트’를 다루는지 살폈다. 수도권 10대 일간지 중에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이 기사를 보도했으며, 그런 점에서 뉴스선택의 안목을 높이 평가한다. 화장실 하면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하나쯤 있을 법하다. 필자에겐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이 떠오르곤 한다.IMF 경제체제 속에서 대학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분이 바로 김 총장이었다. 그가 취임 후 벌인 최초의 사업이 바로 화장실을 개조하는 일이었다. 수리가 어렵거나 관리가 되지 않는 화장실은 모두 없애고 새로운 모습의 화장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화장실 개조에서 시작된 고려대의 모습은 그 후 몰라보게 달라졌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의 근대화과정에서 사회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람으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1970년대 중학교를 다니던 우리는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사회변화의 중요성을 은연중에 배웠다. 종례시간에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여지없이 ‘냄새나고 지저분한’ 화장실을 청소해야만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토의 맥인 경부고속도로를 내고 초가집을 개량한옥으로 바꾸어 나갔다. 하지만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꾸는 데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화장실 문화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 운동을 지붕을 바꾸는 데서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국민의식을 개혁하려고 했다. 세계 화장실 정상회담이 왜 베이징에서 열릴까.13억 중국인들의 절대다수가 지금 한국의 1960∼70년대와 같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 우리가 오래 전에 개량지붕이 절실했듯이, 중국은 지금 그만큼 수세식 화장실이 필요하다.“화장실 개조는 중국인의 삶의 변화요, 의식의 변화”라는 어느 중국 전문가의 말이 새롭게 들린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그 많은 회담을 두고 굳이 ‘화장실 정상회담’을 유치한 데는 숨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리더들은 사고방식의 변화 없이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고, 발상의 전환 없이 사회개혁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은 아닐까. 한국의 집권 여당도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4대 개혁입법’에 매달려 시간만 소비할 게 아니다. 차라리 이 기회에 화장실 정상회담에 참석해 사회개선에 필요한 교훈을 배워 오는 게 어떨까. 거기서도 노하우를 얻지 못한다면, 전남 순천 옆에 있는 조계산 선암사의 해우소를 찾아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정호승의 시에서처럼,“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그리고 그 곳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사회개혁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실컷 울어보기 바란다. 그러다 보면 카타르시스가 생겨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물론 삶의 질을 높인다고 경치가 좋고 국내에서 가장 통풍이 잘된다는 선암사 해우소까지 없애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개혁에도 순서가 있다. 민감한 사회이슈를 유연하게 다루어 중산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여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주한미군 관련 속내는

    노무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주한미군을)미국이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협력해야지 무조건 바짓가랑이를 잡고 ‘나를 지켜달라. 절대 떠나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건 우방으로서 적절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융통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말한 ‘융통성’은 ‘동아시아에서 주한미군 역할의 유연성’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덧붙엿다. 이같은 주한미군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현 상황을 정리하는 한편, 향후 예상되는 한·미간 관련 논의의 원칙을 미리 언급했다는 분석이다. 반기문 장관은 이를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철수는 반대하지만, 주한미군의 운용문제는 신축성을 갖고 있다고 한 것이다. 아마 이같은 언급이 전략적 유연성과 혼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14일 “‘융통성’은 이미 2008년까지 끝내기로 한·미간에 합의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언급이고,‘유연성’은 추후 한·미간에 가져야 할 주한미군 관련 협상에 대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정부는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를 한 단계 격상한 ‘한·미동맹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와 ‘차관급전략대화’ 등에서 향후 주한미군의 ‘전략적 운용’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여기서 전략적 운용은 주한미군이 더이상 북한만을 상대하지 않고 한반도를 벗어나 다른 작전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으로, 노 대통령이 언급한 ‘유연성’과 맥을 같이한다. 한 군사 전문가는 “주한미군 운용 범위에 대한 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자주국방의 범위와 내용 등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전략적 유연성’을 배제한 것은 협상을 원점에서 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임대주택 종부세 면제’ 에 담긴 뜻

    ‘임대주택 종부세 면제’ 에 담긴 뜻

    정부가 12일 내놓은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에는 임대주택건설 확대, 집값 안정,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세금 감면이라는 ‘당근’으로 임대주택건설사업에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부르짖는 건설경기연착륙대책 및 ‘뉴딜계획’과도 같은 맥이다.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다. 임대보다는 분양주택을 선호하고 주택을 거주 공간이 아닌 재산가치 상승 수단으로 여기는 의식이 팽배해 수요가 뒷받침될지는 의문이다. ●세금감면으로 중형임대 건설 활성화 민간업체가 임대주택사업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투명한 사업성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은 데다 자본회수기간이 턱없이 길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시장의 기복이 워낙 심해 리스크도 크다. 업체로서는 당연히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분양주택 사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임대주택공급을 저해하고 있다.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을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수단으로만 접근,‘임대주택=소형=싸구려 집’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오랫동안 뿌리내려온 전세 제도로 임대주택을 기피, 사업자가 적정 수준의 임대수입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민간 임대주택 건설은 5년 임대를 기준으로 98년 9만 1294가구,2000년 8만 5923가구,2002년 3만 5767가구, 지난해 1만 2977가구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임대주택건설사업을 전적으로 주택공사에 떠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분양 아파트 물량이 적은 주공으로서는 임대주택 건설자금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리고, 자칫 100만 가구 임대주택건설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는 민간업체들이 임대주택사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당근을 내놓아야 했고, 그 이행 수단으로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85㎡(25.7평)초과 중대형 임대주택까지 세금감면 혜택을 늘린다는 방안은 업체들을 솔깃하게 하고 있다. ●민간 기업 적극 참여는 미지수 건설교통부는 민간업체의 임대주택사업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임대주택 수익률이 4∼5%에서 7∼8%로 높아지면서 2012년까지 국민임대 100만가구 및 중대형 임대 50만가구를 차질없이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충재 공공주택과장은 “세제·택지·금융 등 종합적인 지원대책으로 임대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민간자본의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모처럼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종합 대책이 나왔다.”고 반기면서도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주택시장이 침체를 보이는 데다 분양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경우 임대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리스크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 한 민간자본이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부동산 침체, 임대시장 약세 등이 겹쳐 수요층이 두껍지 않다.”면서 “당장 연기금과 민간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류찬희 김태균기자 chani@seoul.co.kr
  • 女쇼트트랙 ‘올스톱’

    ‘지금 여자 빙판은 공황.’ 한국 여자쇼트트랙 빙판이 텅 비었다. 상습 구타 파문에 휩싸인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과 남녀 2명의 코칭스태프가 11일 태릉선수촌을 떠났기 때문. 이는 전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의 긴급회의 결과 “문제의 코치 2명과 6명의 선수들을 포함, 팀 전체를 선수촌에서 퇴촌시킨다.”는 결정에 따른 것. 빙상 사상 처음인 이번 조치는 국가대표와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정지시키는 중징계로 받아들여진다.3인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양쪽의 시비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했지만 언제쯤 완료하고 치유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지난 2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 빙상의 최대 위기인 셈. 가장 우려되는 것은 맞수 중국의 추격. 연맹은 이달 말 3차대회(미국)와 내달 초 4차대회(캐나다)에 출전하지 않기로 해 지난 1·2차대회에서 개인종합 1·2위를 지킨 한국은 앞으로 남은 네 차례 시리즈대회에서 선두 수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은 올해 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일궈내긴 했지만 중국은 차세대 기수 왕멍과 빙판에 복귀한 양양A를 앞세워 한국 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대회 팀 종합랭킹에서 한국과 동점(99점)으로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걱정은 월드컵대회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 초 주니어세계선수권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가 줄지어 있고,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은 산 넘어 산이다.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최은경(20·한체대), 유망주 변천사(17·신목고) 강윤미(16·과천고) 허희빈(16·신목고)을 비롯한 6명의 대표팀 복귀가 늦어질 경우 훈련 부족 등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1994년 전이경이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후 김소희-고기현-최은경-변천사로 이어진 정상 계보가 이번 사태로 자칫 맥이 끊길 수도 있어 빙상팬들의 우려를 더한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안일한 초반 대응과 개운치 않은 후속 조치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당초 6명의 대표선수들이 지난 3일 선수촌을 집단으로 이탈했을 때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보다 서둘러 이들을 복귀시켜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던 것. 또 10일 선수들의 진술서를 통해 충격적인 구타 사실이 터진 직후에도 사실 확인보다는 진술서의 존재 자체를 애써 외면하다가 결국 회장단 총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성 스포츠 캐스터 안진희·이정민

    여성 스포츠 캐스터 안진희·이정민

    아무런 발길도 없는 곳에 길을 내며 나아가는 것만큼 외롭고 힘든 일은 없다. 하지만 처음이기에 더 자유롭게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이 되는 법이다.MBC ESPN의 이정민(27)·안진희(29) 아나운서는 여성 스포츠 캐스터계의 ‘길’같은 존재다. 여성 아나운서에게는 미개척 영역인 스포츠 중계 분야에 첫발을 들여놓으며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MBC ESPN의 간판 프로그램인 ‘SPORTS ONE’과 ‘스포츠 센터’를 이끌고 있는 두 아나운서는 축구, 야구는 물론 이종격투기인 K-1과 같은 거친 경기에서 개성 만점의 중계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앵무새가 아닌 멀티플레이어 두 아나운서는 정확히 말하면 ‘스포츠 캐스터’다.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아나운서와 달리 멘트 작성은 물론 자료정리와 출연자 섭외까지 직접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프로그램에는 작가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프로그램 말미에 ‘○○○ 아나운서였습니다.’란 인사를 잊지 않는다. 명함에도 ‘아나운서’라는 문구가 선명하다.“하는 일은 ‘캐스터’이지만,‘캐스터’라 불리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요.‘캐스터’는 아무렇게나 붙일 수 있는 직함이 아니거든요.” #나의 천직, 스포츠 캐스터 스포츠 캐스터는 그동안 여자에게는 금기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 이 길을 택한 이유는 뭘까.“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도전하고 싶었죠. 특히 최근 개그맨, 기자 등에 밀려 여자 아나운서의 입지가 좁아졌잖아요?끝까지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전망있는 영역이라고도 생각했어요.” 입사 3년차인 이 아나운서는 중고등학교때 선수가 되려 했을 정도로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고 있다. 스키나 골프 실력도 수준급.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야구단 회원에 가입했을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입사 2년차 안 아나운서도 틈만 나면 수영, 테니스, 스케이트 등을 즐길 정도로 스포츠 마니아란다. 두 아나운서는 “스포츠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스포츠 캐스터에 대한 꿈으로 이어졌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시선 집중, 여성 캐스터 방송을 하면서 종종 여자‘캐스터’보다는 ‘여자’캐스터로 느껴질 때가 많단다.“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야구 중계를 했죠. 미국내에서도 여자 캐스터는 유례없는 일이라서 그런지 ‘여자가 중계를 해 신기하다.’‘남자 캐스터가 펑크를 냈냐?’는 내용의 메일과 전화가 쇄도하는 등 시청자들의 반응이 엄청났죠.(웃음)”(정민)“남자 캐스터들은 100번을 중계해도 잘 모르시는데, 저희 여자 캐스터들은 2∼3번만 중계를 해도 얼굴과 이름을 바로 기억해 주시더라고요.(웃음)”(진희) 두 아나운서는 임신과 함께 잠시 휴식중인 선배 김수한 아나운서 이외에는 “여성 스포츠 캐스터로서의 역할 모델이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 때문에 둘은 ‘중계 공부’에 대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찾는다.“주말이 되면 녹음기를 들고 농구장이나 야구장 등을 찾죠. 관중석에 앉아서 ‘생중계를 한다.’고 생각하고 녹음을 한 뒤, 외국어 공부하듯 반복해 듣고 잘못된 점을 교정하죠.”특히 경기 외적인 변수들도 사전에 완벽히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카메라가 승리한 선수의 아버지를 비췄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아봐야 중계의 맥이 끊기지 않죠.”자료를 보면서 하는 중계는 한 박자 늦은 중계가 돼 낭패를 보기 십상이란다. #너무나 어려운 ‘슛!골∼’ 북미 하키리그(NHL) 등 생소한 외국 프로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외우고 또 외우면 극복할 수 있는 일. 하지만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숙제가 하나 있단다.“축구의 ‘슛!골∼’이 보통 힘든 게 아니예요. 여성의 높은 톤으로는 골인 순간의 기쁨과 환희를 격정적으로 표현하기에 조금 어색한 면이 있죠.”좀더 멋지게 ‘슛!골∼’하고 외칠 수 있도록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계방송 볼 때 ‘딱 한번만’생각해 달라며 미소짓는다. #나의 사랑 ‘SPORTS ONE’ 신개념 스포츠 매거진 ‘SPORTS ONE’(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대한 두 아나운서의 열정은 남다르다. 이 아나운서는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계의 문제점을 짚는 코너 ‘핫죤’을, 안 아나운서는 화제의 스포츠 인물을 초대해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Face To Face’를 진행하고 있다.“선수가 출연을 계기로 기록을 경신하고 연습에 박차를 가할 때 보람을 느끼죠.”(정민) “화려한 겉모습 뒤의 피나는 훈련과정 등 감동과 애환이 가득한 코너예요.”(진희) #‘그릇’같은 스포츠 캐스터 “마음속에 그릇을 하나 만들었어요. 아직 설익은 스포츠 캐스터라 채워 넣을 것이 많답니다. 우선 그릇이 채워지도록 노력할 거고요, 시간이 흘러 넘칠 때가 오면 곧 덜어낼 거예요. 더욱 새로운 것을 채워 넣어야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盧대통령 “당과 행정부가 중심”‘스타일’ 바뀌나

    “앞으로 당에 국무총리 선출권을 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주 충청권 출신의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한 발언이다.‘당과 행정부가 국정 운영의 중심’이라는 방침에 따라 당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변화시킬지에 관심을 모으게 한다.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노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체제를 내년에도 유지하면서 발전시킬 것 같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노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연말까지 정착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내년에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의미가 있다고 보고 발전시킬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당에 총리 선출권을 줄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 중심으로 국정을 끌어달라는 원론적인 얘기”라면서 “정책의 방향과 방침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당에 총리를 선출할 권한을 주겠다는 말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전면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같은 정치인 출신의 장관이 팀장을 맡는 ‘책임장관’이 팀원인 장관의 제청권을 행사하거나 대통령 직속기관이 총리에게 보고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내각제 내지 이원집정부제를 염두에 두고 이런 수순을 밟아 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으나 청와대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은 남미 3개국 순방에 이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다음달 중순쯤 한차례 변화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연말에 총리 중심의 국정운영과 책임장관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도 맥을 같이 한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가질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미관계의 틀을 짜고, 정기국회도 끝나는 시점이 연말이다. 내년초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지도부 구성, 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어 변화의 여지는 많은 셈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국판 뉴딜 ‘백가쟁명’

    한국판 뉴딜 ‘백가쟁명’

    ‘한국판 뉴딜정책’이 삽도 떠보기 전에 표류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남의 돈으로 마약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보약이 필요한데 피로회복제를 놓고 있다.”고 냉소한다. 전자는 당장의 고통(경기침체)은 잊게 해줄지 모르지만 더 큰 고통(국민 세금부담)이 따른다는 논리다. 후자는 시쳇말로 그 정도로는 ‘간(경기)에 기별도 안 간다.’는 논리다. 엄밀히 따져 보면 상반되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소모적인 반대 논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안을 제시하든, 그게 아니라면 성공적인 뉴딜 효과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뉴딜의 불가피성’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투자모델 제시 등 좀 더 적극적인 ‘뉴딜IR(설명회)’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뉴딜’보다 더 급하게 폐기해야 할 용어는 ‘(연기금)동원’이라고 꼬집었다.‘정부 보증이 붙은 매력적인 대체투자 상품’에 민간자금을 유치한다고 선전해도 모자랄 판에, 안이하게 구시대적 ‘동원’ 발상을 하고 있으니 더 불신감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硏 ‘감세’보다 ‘재정확대’ 주장 재정과 민간자본을 투입해 10조원대의 뉴딜사업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경기부양 처방에 ‘마약’이라며 거세게 반대하는 쪽은 야당인 한나라당이다. 물론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세금을 더 깎아줘 ‘경제할 여력과 의지를 주자.’는 추가 감세론이다. 하지만 ‘감세’를 가장 앞장서 주장해 관철시켰던 삼성경제연구소조차 추가 감세보다는 ‘재정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국내총생산(GDP)의 1% 규모로 책정한 내년도 적자국채(빚) 발행규모를 2%까지 늘리라고 주문한다. 서강대 경제학과 김광두 교수는 “금리정책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재정밖에 정책수단이 없다.”면서 “지나친 적자재정 편성은 국가 대외신인도를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할 수만 있다면 민간자본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정 수준의 수익률 보장도 없이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면서 “내년 경기가 고꾸라졌을 때의 국민고통과 수익률 보장에 따른 국민부담, 재정 직접투입 비용간의 득실을 따져 기회비용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득실 비교없이 무조건 ‘수익률 보장’은 안 된다는 논리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내년 경기의 관건이 건설인 만큼 방향(뉴딜)은 괜찮다.”면서 “문제는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투자처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발굴해내느냐.”라고 강조했다. 경제현장에서 정부의 뉴딜사업을 ‘피로회복제’ 또는 ‘무늬만 뉴딜’이라고 폄하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뉴딜’ 보다 ‘동원’ 용어 폐기해야 금융연구원 서근우 연구조정실장은 “(뉴딜의)투자처를 먼저 제시하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일의 순서가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투자처는 돈 댈 주체(민간자본)가 정하는 것”이라며 수익성 없는 사업에 정부가 강제로 연기금 등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허점은 있다. 서 실장은 “정부의 수익률 보장 약속을 믿고 민간자본이 우후죽순 투자를 확대하면 모럴 해저드는 어떻게 막느냐.”고 반문했다. 정작 국민연금 등은 정부의 투자처 강제할당을 더 우려하는 눈치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투자 유치자로서의 정부 자세가 전혀 안 돼 있다.”면서 “동원이라는 단어부터 버려라.”고 주문했다. 투자자들의 ‘국채 선호’ 현상이 워낙 심해 정부의 ‘국채수익률+α(0.3∼0.5%포인트)’ 미끼가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채권과 달리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α는 ‘추가 수익률’이 아니라 ‘환금성 제약 대가’에 가깝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인 투자설명회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철저하게 수익성을 따지는 시장원리만 적용된다면 민간자본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정부는 수익률 보장부담을 덜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두 교수는 “말처럼 쉬운 숙제는 아니지만 내년 성장률 3%대 급락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지혜를 짜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는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연 1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데 국민연금 등이 안이하게 연 3∼4%의 국채만 싹쓸이하고 있는 것도 엄청난 모럴 해저드”라고 비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