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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오늘 상장 “나 떨고있니”

    미래에셋 오늘 상장 “나 떨고있니”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이 증시 냉기에 떨고 있다.’ 기대속에 지난 9일 상장된 롯데쇼핑이 상장후 맥을 못춰 15일 증시에 데뷔하는 미래에셋증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둘 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 공모주여서 증시의 앞 길도 불안하다. 롯데쇼핑은 상장 3일 만에 공모가(40만원) 아래로 미끄러진 뒤 4일째인 14일에도 전날보다 4500원 떨어진 39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후 1.65%가 하락했다. 종목에 대한 관심을 뜻하는 거래량도 첫날 60만여주에서 7만여주로 뚝 떨어졌다. 일반공모 때 무려 5조 2970억원의 청약금이 몰려 4년전 LG카드의 인기를 능가했으나 높은 공모가를 감수하고 덤빈 투자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셈이다. 투자자들은 서울·런던 동시상장 때문에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면 주간사(대우증권)가 공모가의 90% 수준에서 되사주는 ‘풋 백 옵션’제도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처럼 공모가의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미래에셋(공모가 4만 8000원)도 첫날 거래를 불안한 심정으로 지켜보게 됐다. 청약금(5조 7987억원)이 롯데쇼핑 기록을 뛰어넘었으나 선발 공모주의 부진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의 상장후 주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동양종금증권 최종원 연구위원은 “공모가격이 고평가돼 소폭의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화증권 정영훈 기업분석팀장은 “장외가의 최고가격에 비해 30% 조정을 이미 거친 만큼 증권주의 반등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침묵의 계절인 겨울을 뚫고 진체(眞體)를 찾으려는 운수납자들의 안거가 끝나가고 있다. 불교계의 큰 어른들께서 형형한 눈빛으로 불법의 대의를 찾으려는 납자들에게 깨달음의 당처(當處)는 안거와 해제밖에 있음을 말씀으로 전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어른인 법전 종정은 “설법은 했으나 할말은 없다.”며 풍혈연소선사의 선문답을 일깨웠다. “말을 하면 용(用)이 되고 말을 하지 않으면 체(體)가 됩니다. 어떻게 해야 체와 용으로부터 모두 벗어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풍혈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항상 강남의 3월풍경을 생각하니 새가 우는 곳에 온갖 꽃이 향기로우리라.” 법전 종정은 선문답 뒤에 이렇게 덧붙였다.“침묵한다면 평등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며, 언어문자로 표현한다면 차별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됩니다. 말해도 걸리고 침묵해도 걸립니다. 침묵만 알면 밖의 티끌이 의지할 곳이 없고 언설만 알면 안의 마음이 할 일이 없습니다. 안의 마음이 하는 바가 없으면 모든 경계를 요동시키지 못하고 밖의 티끌이 의지할 바가 없으면 만법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마거사는 ‘침묵너머 침묵’을 말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강남이니 강북이니 꾀꼬리니 종달새니 복숭아꽃이니 하는 차별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만행중에 만난 봄 길을 무심히 다닐 뿐입니다.”라고 무명에 빠진 중생에게 ‘침묵너머의 침묵’이 있는 길을 말씀하고 있다. 차별심은 체와 용을 굳게 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근원이다. 그런 점에서 선과 차의 세계는 하나이면서 둘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고지식한 이분법은 많은 사람들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한다. 그 갈등은 도저히 해법이 없는 갈등으로, 양측은 영원히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차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생차에 관한 것, 다맥(茶脈)에 관한 것, 그리고 구증구포에 관한 것들에 대해 많은 차인들이 마치 자신이 가진 ‘비법’이나 ‘제다’가 올바른 전통의 계승인양 말하고 있다. 최근 많은 차인들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자신들은 이른바 ‘우리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말하고 있다. 그같은 논점에 많은 차인들이 너도 나도 앞장서고 있다. 마치 모두 진정 우리차를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세상은 그 어느 것도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 문화도 역사도 꾸준히 현실의 삶과 연동하며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중 문화는 그 성장과 쇠퇴의 폭을 더욱 활발하고 넓게 갖고 있다. 현재 우리 문화주기는 1년에서 6개월 정도로 짧다. 경이로울 정도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문화는 100년,30년,10년을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문화의 성장과 쇠퇴는 디지털코드에 맞게 1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같은 변화에 있어서 차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차를 먹는 인구는 매우 적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호사가들의 취미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목욕탕에 속옷까지 다양하게 응용되어 일반대중에게 파고 들고 있다. 차 상품은 이제 웰빙코드에 맞는 문화로 급속하게 자리잡아버린 것이다. 차도, 차의 문화도 이렇게 우리 현실삶과 연동해 변화발전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같은 문화의 변화를 전제로 삼고 최근 일부 차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가지 논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이른바 자생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에 산재하는 대부분의 차나무가 일본 품종이고 우리 자생차는 서너군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부가 마치 ‘한국전통차의 참모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생차는 이른바 ‘야생차’다. 그들이 말하는 자생차나무는 ‘관목’이다. 관목은 그 수명이 길어야 100년에서 150년 사이다. 무성번식한 차나무는 1000∼2000년을 훌쩍 뛰어넘는 교목종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유성번식한 관목종은 교목종처럼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다원(茶園) 자체만으로 1000년이 넘은 곳은 존재한다. 그러나 차나무는 그렇게 존재하지 못한다. 다원과 함께 1000년이 된 것이 아니고 씨앗이 떨어져서 다시 나고 또 다시 성장해 이른바 육종으로 개차나무가 스스로 된 것들이다. 또하나는 자생차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생차와 우리 전통차는 정서상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말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좋은 감나무와 사과나무라도 산속에 방치해 두면 이른바 우리가 먹을 수 없는 ‘돌감’과 ‘돌사과’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과일나무를 가꾸는 농민들은 끊임없이 새로 과일나무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차나무 역시 마찬가지다. 감나무 배나무 사과나무를 가꾸듯이 현대에 맞게 새롭게 육종 보급되고 일반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예는 이같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일본이 육종개발한 우수한 차나무는 약 18종, 중국은 58종이나 된다. 지금도 중국과 일본의 차인들은 끝없이 새롭고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차인들이 왜색차라고 주장하는 ‘야부기다’종은 일본에서 이미 폐목종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전통차나무에 대한 논쟁은 불식되어야 한다. 다음은 ‘다맥’에 관한 부분이다. 얼마전 송광사에서 열린 근현대의 걸출한 다승, 다송자스님에 관한 세미나에서 많은 학자들이 명쾌한 답을 선보였다. 여러 차인들이 주장하는 ‘다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맥’의 존재는 선사들뿐만 아니라 차인들의 공과 덕을 찬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 역시 다맥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다맥의 사자전승은 많은 부분에서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맥이 존재한다면 이른바 법맥처럼 내려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수행자에게 차는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수행자의 수행속에서 다맥이란 따로 존재할 수 없다. 단지 그 법맥 속에서 다맥은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수행의 과정에서 방편으로 존재하는 차라면 법맥과 다맥이 하나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법맥의 정신사 속에서 다맥은 장강의 흐름처럼 유유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또하나는 우리 전통차의 색·향·미에 관한 것이다. 전통차를 주장하는 몇몇 차인들은 한국의 전통차는 구수한 숭늉냄새가 나며, 다갈색이라고 말하고 있다. 먼저 전통차에 대한 그 어떤 문헌을 찾아봐도 구수한 숭늉냄새와 다갈색은 보이지 않는다.16대나 이어온 다승들의 시나 글에도 신라, 고려, 조선 등에서 보여지는 수천 편의 차시에도 그같은 전통차의 모습은 결코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고증을 거쳐 그것이 한국 전통차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하는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소개된 대부분의 차 문헌들은 우리의 색·향·기·미에 대해 이렇게 공통적으로 적고있다. 가장 좋은 차색은 비취 청취를 띠고 있으며, 최고의 차맛은 소락재호, 이른바 우유나 치즈의 맛을, 향은 진향 난향 순향 청향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차에는 아름답고 힘찬 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 우리 전통차 문헌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차 역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과학적 근거와 현실성을 바탕으로 많은 논점들이 제기되어야 한다. 차는 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친 정성스러운 마음과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같은 전통의 맥은 현실적합성과 그 역사적 사실성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우리 것을 찾자는 것에는 100% 동의한다. 그러나 그같은 사실을 대중에게 주장할 때는 책임 소재가 따름을 알아야 한다. 임시방편적인 지식과 연구를 갖고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주장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차인으로서 해야 할 본분사가 아니다. 이제 차인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제다는 제다학에 대한 나름대로의 공부, 다례는 다례로서 나름대로의 공부과 공유를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발생하는 오류는 많은 차인들을 호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어떤 분야에서든 진지한 성찰과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침묵너머의 침묵’이 일깨우는 가르침은 매우 크다. 그 가르침과 분별심을 버리고 온 마음과 정신을 열어 사물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차문화를 가꾸고 있는 차인들이 새겨야 할 경구다. 일지암 암주 ■ 구증구포 방식의 차 최근들어 차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다에서 다례 그리고 품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각양각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구증구포(九蒸九曝)에 대한 것이다. 한국의 전통차는 구증구포의 방식을 통해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로니컬하고 어이가 없는 주장이고 대목이다. 먼저 구증구포로 만들 수 있는 차는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구증구포란 말 그대로 옮기자면 차를 여러 번 찌고 삶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찌고 삶지 않고 솥에서 익히는 덖음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덖음차를 만들어놓고 구증구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같은 주장은 터무니 없다. 차 성질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인 것이다. 찻잎에는 감이나 도토리속에 많이 들어 있는 타닌(폴루펠린)과 여러 효소가 들어 있다. 타닌은 기본적으로 텁텁하고 떫다. 그것을 이른바 달디단 차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알기 쉬운 예를 들어본다면 떫은 감을 곶감으로 만드는 방식과 같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껍질을 벗겨야 한다. 그리고 그 벗긴 곶감을 햇볕에 말리면 타닌 성분이 당분으로 변해 맛있는 곶감이 되는 것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산화된다. 이른바 메주처럼 떠버리는 것이다. 찻잎이 떠버리면 그 발효 정도에 따라 오룡차가 되고 황차가 되고 홍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에 익혀 수분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한번을 덖던 두 번을 덖던 차속에 들어 있는 수분을 증발시켜내면 되는 것이다. 찻잎에 존재하는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살청이다. 살청을 통해 수분을 머금고 있는 피막, 이른바 코팅막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덖음을 통해 수분을 완벽하게 증발시켜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구증구포는 어디에 쓰는가. 바로 한약방 같은데서 보약을 달일 때 쓴다. 한약재의 뿌리는 매우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약재의 성분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서는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추출을 해야 한다. 차에서 구증구포란 말은 상징적일 수도 있을 거란 추정도 해본다. 동양의 고전인 주역에 있어서 ‘9’는 극양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극양이라는 것은 고귀한 가치의 극점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차에서 구증구포는 정성들여 만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덖음차가 아닌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차를 만든다면 찻잎은 덩어리지고 여러 파편으로 나뉘어 형편없는 차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증구포는 증제차에서는 있을 수도 있지만 덖음차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몇 차인들은 덖음차를 만들어 놓고 구증구포차를 만들었다고 하고, 구증구포로 만든 것이야말로 우리 전통제다라고 말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구증구포로 만든 차라는 상품까지 내세워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같이 만든 차가 마치 최고의 명차인양 말하고 있다. 그것은 차의 가장 기본적이고 과학적인 방식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같은 방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구증구포는 상징적이다. 신령스럽고 예민한 차를 다룰 때 매우 정성스럽게 다뤄 제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의 제다에 있어 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차의 색·향·미·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많은 차인들이 구증구포의 환상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원리를 가진 건강한 차인으로서 차를 제다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리고 일반 차인들도 그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건강한 차는 바로 그곳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억새·달집 태우며 액운 ‘훠이훠이’

    억새·달집 태우며 액운 ‘훠이훠이’

    ‘휘영청 달빛아래 신명나게 놀아보세∼’ 액운을 쫓고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12일 전국적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경남 창녕군 화왕산 정상에서는 이날 국내 유일의 ‘화왕산 억새태우기’ 축제가 열린다.3년만에 재현되는 산상 불놀이에는 주민을 비롯,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참여해 50여m까지 치솟는 불기둥속으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한해의 소망을 빌고, 액(厄)을 태워버릴 수 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11∼12일 ‘제24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가 열리며, 한겨울에 바닷물로 뛰어드는 ‘북극곰 수영대회’도 열린다. 송도해수욕장에서는 바다위에서 달집을 태우는 이색 민속행사가 준비돼 있다. 울산시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에서는 병술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2006㎝의 가래떡 썰기 대회가 열리며, 일산해수욕장에는 가수 김흥국과 김귀옥의 초청공연이 예정돼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유명한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기벌포 대보름제’가 펼쳐지며, 충북 괴산군 청천면 도원리 도원성미술관에서는 종이를 태우면서 소원을 비는 소지와 탑돌이 행사가 열린다. 대구시 수성구 고모동 금호강 둔치서는 높이 15m, 둘레 12m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달집을 태운다. 행사는 3부로 나뉘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와 풍물공연, 기원제와 달집태우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원도 속초시 청초호유원지에서는 조선시대 이후 맥이 끊어졌던 ‘논뫼호 불꽃놀이’가 열려 올 한해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또 강릉 남대천 둔치서는 병술년 망월제가 열린다. 용인 한국민속촌은 11∼12일 ‘정월 대보름 특별 체험행사’를 마련,‘부럼깨기’와 ‘귀밝이술 마시기’ 등 잊혀 가는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천시 서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척사(윷놀이)대회가 10∼12일 열리며, 동구 송현근린공원에서 열리는 ‘민속놀이 한마당’에 참여하면 각종 민속놀이는 물론 정월대보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국종합 정리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사설] 해방전후사 건전한 토론 기대한다

    1979년에 첫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반공·보수 일변도였던 한국에서 학문·저술의 자유를 여는 상징적인 책자였다. 이번에는 ‘해전사’가 좌파 시각에서 쓰였다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출간되었다. 다양한 학문적 견해가 보장되는 곳이 선진사회이다.‘해전사’와 ‘해전사 재인식’ 논란이 국가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건전한 역사토론의 장에 오르길 기대한다. 건전한 토론에는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치목적이 깔린 역사해석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해전사’의 분석이 모두 옳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해전사 재인식’이 ‘해전사’ 뒤집기에 너무 골몰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제 식민시기의 자본주의와 경제 발전을 일정부분 인정하는 논리는 결국 식민지 근대화론과 연결된다. 일본인 학자의 논문 형식을 빌리긴 했으나 종군위안부 피해책임을 조선사회의 모순에서도 찾으려는 시도는 위험한 시각이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아직 과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일본 지도자들에게 자칫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 ‘해전사 재인식’이 탈민족주의에 주목한 점은 기존 보수와 다른 관점으로 주목된다. 앞으로 학계 논의와 후속연구를 통해 국가장래에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반면 분단책임, 한국전쟁과 이승만·김일성 평가 분석에서 보수·진보라는 이념적 이분법에 매달린 부분은 아쉽다.‘해전사’를 반박만 할 게 아니라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편이 나았다.‘해전사 재인식’ 발간은 뉴라이트 네트워크 소속 학자들이 앞장섰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야 순수성이 유지된다. 동국대 이사회의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 결정은 ‘해전사’ 논란과 맥이 통한다.‘6·25는 통일전쟁’이라는 강 교수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유죄판결이 나지 않았는데 징계를 서두른 것은 유감스럽다. 미국 등의 한국학 교수들이 우리 학문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새겨야 한다.
  • 미리본 올봄 패션트렌드

    미리본 올봄 패션트렌드

    올 봄에 유행하는 옷은 뭘까. 일반 소비자들은 패션쇼나 패션 잡지를 봐도 한눈에 감을 잡기 어렵다. 가장 쉬운 방법은 매장으로 직접 나가 보는 것. 마네킹에 걸려 있는 옷들은 매장에서 제일 ‘자신있는’ 것이다. 이 옷들만 유심히 봐도 유행의 맥을 짚을 수 있다는 게 의류 담당 마케터들의 조언이다. 마음은 벌써 봄이지만 아직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다. 유행 1번지 강남지역 백화점 숙녀 정장 코너와 아웃렛 아동복 코너를 의류 담당 바이어들과 함께 둘러봤다. 중·고가 숙녀 정장 브랜드가 다양하게 들어서 있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아동복 신상품, 이월 상품,PB(자사 브랜드) 상품을 골고루 싸게 파는 뉴코아아웃렛에서 올 봄 유행을 대표할 만한 ‘핵심 아이템’들을 뽑아봤다. 사진은 잠원동 뉴코아아웃렛 아동복 코너에서 소비자가 의류를 고르는 모습.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아웃렛의 경우 백화점식 프리미엄 아웃렛을 표방하고 있다. 상품 구성은 이월 상품 40%, 신상품 30∼40%,PB 상품 20%. 가격은 30∼80% 저렴하다. 최근 백화점이나 아웃렛 매장에 가보셨나요? 막바지 겨울 추위 때문에 입은 두툼한 옷이 한결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겁니다. 겨울의 끝자리에서 다소 ‘도발적 색상’으로 갈아 입은 의류시장엔 벌써 봄꽃이 피어 있습니다. 노랑, 분홍 화사한 색으로 꾸민 매장에서 하늘하늘거리는 봄 옷들이 손짓을 합니다. 그러나 선뜻 옷을 사기엔 망설여집니다. 올 봄 트렌드가 무엇일지, 꼭 하나 사둬야 할 아이템이 무엇인지, 매장을 한 번 둘러봐선 알기 힘듭니다. 가장 쉽게 유행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매장에 디스플레이돼 있는 제품들을 눈여겨보는 것입니다. 각 브랜드에서 가장 자신있는 제품들을 내놓기 때문이죠. 의류 담당 바이어들의 비슷한 조언입니다. 의류 담당 바이어들과 함께 디스플레이된 제품들을 중심으로 봄 패션 트렌드를 짚어 보았습니다. 최첨단 유행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백화점 숙녀 정장 코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지하 1층과 2층에는 ‘심플한 여성스러움’이 강조된 옷들로 장식돼 있었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흰색 카디건이 핵심 아이템 김석주 현대백화점 의류담당 바이어는 “올 봄 패션의 전반적 분위기는 지난해에 비해 절제되고 단순해졌다.”면서 “고급스럽고 성숙한 여성스러움은 더욱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계열의 천과 장식이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옷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마인’ 매장에 걸린 구슬 장식과 시폰 레이스가 조화된 흰색 니트 카디건(59만 9000원)에서 이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디자인에 큰 굴곡을 준 것은 아니지만 잔잔한 무늬를 이루는 구슬 장식과 하늘거리는 레이스가 충분히 여성스런 느낌을 살려 준다. 허리선이 강조된 것도 특징이다.‘마인’은 주황색 바지 위에 흰색 벨트를 느슨하게 걸쳐 밋밋할 수 있는 허리 라인을 살렸다. ‘타임’의 실크 블라우스(39만 5000원)도 허리에 주름을 줬다. 치마나 바지를 모두 절묘하게 어울린다. 비대칭으로 물결 느낌을 줘 날씬해 보이는 블랙 스커트(33만 5000원)로 마무리지으면 가장 무난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공주풍’ 드레스도 과감하게 입어볼 만 아이템 중에는 ‘드레스’가 핵심으로 떠올랐다.‘오브제’의 화이트 레이스 스커트(39만 8000원) 원피스는 아니지만 풍성한 드레스 느낌을 준다. 청색 데님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재킷(69만 80000원)은 흰색 원피스에 걸쳐 입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봄이면 늘 사랑을 받는 ‘트렌치코트’도 로맨틱 무드의 강세로 이번 봄에는 우아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천이나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벨트로 허리 라인을 강조하고, 어깨와 엉덩이를 부풀린 1980년대식 실루엣을 재현한 스타일이 눈에 많이 띈다. 다소 ‘공주풍’ 옷도 올 봄엔 과감하게 도전해볼 만하다. 아웃렛에서는 아동복이 핵심 품목이기 때문에 아이들 옷의 유행을 가장 잘 볼 수 있다. 새 학년에 올라가 새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 선 아이가 ‘뭔가 달라보이게’ 꾸며주고 싶은 게 엄마의 심정.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뉴코아아웃렛 매장에서 그 해답을 찾아본다. 김학성 아동복 담당 바이어는 “올 봄엔 밝고 화려한 색상 보다는 누명한 수채화 색감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아용 옷은 꽃무늬를 활용한 아이템이, 남아용 옷은 빈티지 스타일의 활동성을 강조한 아이템이 다양하게 출시됐다.”고 조언했다. ●여아용은 잔잔한 꽃무늬, 남아용은 빈티지 룩 ‘언더우드 스쿨’ 매장에 걸린 여아용 블라우스(2만 2900원). 잔잔한 꽃무늬는 색상이 튀지 않으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다. 성인용 여성 의류와 마찬가지로 여성스러움을 살린 디자인이 여아복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주름으로 활동성과 발랄한 느낌을 살린 청치마(2만 9900원)를 매치시켜 ‘꼬마숙녀’의 느낌을 강조했다. 남아용의 경우 빈티지 스타일을 기본으로 활동성을 강조했다. 카키색 티셔츠(1만 7900원)와 카고 바지(3만 2900원)는 여아용과 마찬가지로 튀지 않는 색상이지만 발랄한 느낌을 준다.9900원짜리 야구 모자로 귀여움을 살린 게 가장 돋보이는 점이다. 점잖은 느낌을 주고 싶은 아이 엄마라면 ‘오후’에 디스플레이된 제품들이 눈에 띌 것이다. 후드 조끼 위에 남색 재킷을 입혀 신사적인 분위기가 난다. 건빵바지 스타일의 청바지는 품이 넉넉해 활동성이 좋은 데다 허리 부분의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9000원짜리 모자 하나면 ‘멋쟁이 꼬마 신사’ 여아용은 분홍색 카디건(2만원)을 걸쳐 보온성을 보완하는 효과를 냈다. 흰색과 푸른색 줄무늬의 티셔츠(9000원)와 어울려 상큼한 이미지를 준다. 활동적인 성격의 아이라면 ‘유솔’의 ‘스포티 룩’이 잘 어울릴 듯하다. 봄 신상품으로 선보인 다양한 ‘스포티 룩’ 제품들은 강렬한 색상 대비, 편안한 디자인으로 경쾌한 느낌을 준다. 여아용 청바지는 분홍색 선을 포인트로 준 신상품(1만 5000원). 깔끔한 흰색 면 점퍼에 반짝이는 분홍색 하트모양 무늬가 앙증맞다. 남아용 후드티(9000원)도 청색에 주황색이 도드라져 경쾌한 분위기다. 건빵 바지 스타일의 청바지(1만 9000원)를 하나 사두면 날씨가 어중간한 늦봄이나 초가을에 유용하게 입힐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드보카트 ‘동반자’ 실험

    아드보카트 ‘동반자’ 실험

    “‘더블 보란치’, 우리는 라이벌이 아니라 동반자다.” 아드보카트호 주전경쟁의 최대 라이벌로 묶여 있던 미드필드의 ‘신·구형 진공청소기’ 이호(사진 왼쪽·울산)와 김남일(오른쪽·수원)이 9일 오후 1시 LA갤럭시와의 평가전에 ‘더블 보란치’로 나란히 선발 출장한다. 보란치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오르내리며 경기를 조율하는 ‘앵커맨’에 견줘 수비진영에 더 깊숙이 위치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으며 공격의 시발점을 만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칭하는 것.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갤럭시전에서 포백을 다시 시험대에 올려 4-3-3 포메이션을 가동, 둘을 정삼각형 모양의 미드필드진 양쪽으로 포진시킨다. 한가운데 꼭지점 격인 앵커맨에는 백지훈을 내세웠다. 최전방 스리톱 중앙에는 이동국(포항)이 서고, 양쪽에는 박주영(FC서울)과 이천수(울산)가 양날개를 펴 평가전 8호골에 도전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한 체력과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필수적인 이 포지션에 둘을 함께 내세운 건 지난 덴마크전에서 중원의 약세를 절감했기 때문. 더 이상 미드필드에서 밀릴 수 없다는 의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8일 훈련에서 둘에게 다음날 선발 출전을 의미하는 노란색 조끼를 입혔다. 김남일과 이호가 한 경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5일 핀란드전에서는 이호가 전반을 뛴 뒤 김남일이 후반 A매치 복귀전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미국대표팀과의 비공개 연습경기에서는 둘이 처음으로 동반 출장,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살벌한 ‘주전 전쟁터’ 가운데 최대 격전지인 미드필드에서 그동안 둘은 서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공존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아드보카트 감독으로선 프랑스와 스위스 등 독일월드컵에서 맞딱뜨릴 유럽팀의 파워에 대항하기 위해선 둘의 패기와 노련미로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한편 아드보카트 감독은 8일 “선수들이 휴식으로 재충전한 뒤 새로운 기분으로 맞는 평가전”이라고 운을 뗀 뒤 “코스타리카전(12일)과 멕시코전(16일)에서 최강의 멤버를 구성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갤럭시전을 준비했다.”면서 “그동안 유럽팀을 상대로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는 경험을 쌓았다면 이번 경기는 우리가 꾸준히 추구해 온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성SDS BW 증여세 443억 부과 금융계열사 3사 의결권 제한 조치

    삼성SDS BW 증여세 443억 부과 금융계열사 3사 의결권 제한 조치

    ‘조건없이 증여세 내고, 지배구조는 정부에 순응’ 삼성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증여세 부과소송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편법 상속과 맥이 닿아 있다. 반삼성 여론을 낳았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과 유사하다. 이를 취하한 것은 편법 상속에 대해 세금낼 것은 다 내겠다는 의지다. 또 공정거래법 헌법소원 취하는 정부의 재벌개혁에 순응하겠다는 것이며, 삼성의 지배구조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메스를 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 BW건의 핵심은 편법 상속이다. 삼성SDS가 BW를 발행하면서 이 상무 등 특수관계인에게 당시 시가보다 헐값으로 인수토록 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증여의 한 형태’로 보고 증여세 443억원을 부과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지원행위로 보고 과징금 158억원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2004년 9월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근거가 없다.”며 공정위 과징금 취소를 확정한 반면, 행정법원은 2004년 11월 “헐값 인수는 변칙 증여이기 때문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삼성은 이에 불복해 이 건은 현재 2심 계류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삼성SDS는 1999년 230억원어치의 BW를 발행하면서 이재용 상무 등 6명에게 주당 7150원에 신주인수권을 줬다. 국세청은 이를 ‘증여의 한 형태’로 판단한 것. 당시 삼성SDS의 장외거래 가격이 5만 5000원인데 이 상무 등 특수관계인이 7150원에 주식을 산 것은 주당 4만 7850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 것이다. 법원은 이에 대해 삼성SDS가 BW를 발행했던 당시 이 회사 주식이 장외에서 5만 3000∼6만원으로 거래된 사실 등을 근거로 이 값을 시가로 인정했다. 공정거래법 헌법소원은 삼성의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어 삼성측으로는 양보 못할 사안이었다.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은 순환출자 구조에 있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국회에서 현재 논의 중인 ‘금산법’과도 연계돼 있어 향후 법 개정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소원은 지난해 6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사가 낸 것으로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속한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의 일부 조항은 위헌이라는 주장이었다.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의결권 허용 폭을 줄이면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는 논리도 당시 곁들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미래와 경제’ ‘한미준’ 고건 ‘친위단체’ 속속 창립

    ‘미래와 경제’ ‘한미준’ 고건 ‘친위단체’ 속속 창립

    고건 전 총리의 대권 행보가 보다 빨라지고 있다. 그를 돕는 ‘친위조직’이 속속 생겨나고 주변에 인재들도 서서히 몰리기 시작했다. 고 전 총리는 여야의 장기 대선 구도 속에서 열린우리당의 ‘범민주·개혁연합’이나 민주당·국민중심당의 ‘지역 통합론’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여야의 ‘대선 전초전’, 당장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나 ‘5·31 지방선거’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고 전 총리 자신은 “나의 정치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기다림의 달인’으로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그의 핵심 측근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 대선 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나야 그의 행보가 결정된다.”고 그의 속내를 귀띔했다. 고 전 총리는 ‘열린 마음’으로 ▲합종연횡 ▲여야 각 정파의 추대 ▲신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고 전 총리의 친위·외곽 단체들이 속속 출범하고 있다. 그가 정치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외곽단체들의 대권 행보를 재촉하는 형국이다. 고 전 총리가 지난 2∼3일 거의 2년 만에 기자들과의 첫 공식 호프모임을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권을 향한 움직임이 그만큼 빨라졌다는 의미도 된다. 고 전 총리에게 우호적인 단체로 내달 14일 공식 출범하는 ‘미래와 경제포럼’(미래와 경제)이 대표적이다. 이 포럼엔 이세중 변호사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 박권상 전 KBS 사장,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 각계 인사 1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창립 발기인 대회에서 “총체적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모색한다.”고 밝혔다. 평소 고 전 총리가 주창하는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과 맥이 닿는다. 지난달 20일엔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 창립대회가 열렸다. 한미준의 뿌리는 과거 그의 민선 서울시장 후보 시절 선거활동을 지원한 ‘동숭동팀’이다. 고 전 총리의 팬 클럽인 ‘고사모 우민회’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순수 모임으로 출발한 우민회는 7000∼8000명의 회원들이 참여 중이다. 현재 헌혈 등 봉사활동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정치세력으로 키우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 전 총리의 대권 도전 선언은 시간 문제일 뿐인듯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고건 전 총리 지원·우호단체 ▲미래포럼 이세중 변호사,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 박권상 전 KBS 사장,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 박수길 전 유엔 대사, 심우영 전 총무처 장관, 김덕봉 고려대 교수(전 총리실 공보수석), 고재방 광주대 교수 등 140여명. ▲한미준 오홍근 전 청와대 공보수석, 강금식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 박용호 전 KBS 아나운서실장, 장석창 전 미래정경연구소장, 이용휘 전 개혁당 비대위 대표, 김진수 전 민주당 총무국장, 박교서 전 KBS 전문 프로듀서, 김종록 전 총무처장관 비서실장 등 1000여명. ▲고사모 우민회(고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우민회) 7000∼8000명의 회원. 고건 전 총리(아호 우민)를 지지하는 순수 대중 모임.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8) 일본의 茶室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8) 일본의 茶室

    차를 마시는 공간인 ‘차실(茶室)’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든 나라는 바로 일본이다. 차와 선(禪)에 관심있는 많은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일본의 차실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의 차실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하나의 문화적 가치로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그 가치가 깊고도 넓다. 요즘 들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차인들간의 국제교류다. 한국내 차인 교류가 아니라 중국·일본 차인들과의 교류가 이제는 상당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연속성을 갖고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 차인들의 최근 관심사는 각 나라의 차의 역사성과 교류, 그리고 그 원류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어지는가에 있다. 2001년 일본내 한국문화원들의 주선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초의차문화연구원을 초청한 곳은 일본의 대표적인 차인회들이 결집해 있는 교토, 도쿄, 고베 등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이었다. 한국문화원들은 한국-일본차 교류를 통한 문화적 교류를 시도하려는 의도로 차인들간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고베문화원에서의 일이다. 차회에 참석한 차인들은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초의차문화연구원에서는 초의 스님의 선차를 선보였다. 담백하고 간결한 느낌을 주는 초의 스님의 선차법은 일본의 차인들이 선호하는 말차의 행다와 많이 흡사하다. 그들은 초의차문화연구원의 행다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러나 의문이 있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차인들이 보였다. 행다시연이 끝난 뒤 그중 한 명과 대화를 했다. “참으로 감탄스럽습니다. 맑고 담백한 행다가 참으로 격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의 스님의 행다와 우리 일본차의 행다에 비슷한 점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 차인은 조심스럽게 초의 스님 행다에 얽힌 의문을 놓고 대화를 시도했다. “초의 스님의 행다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온 우리 고유의 행다 중 하나입니다. 일본의 행다와 초의 스님 행다가 비슷한 것은 차 문화 역사가 흘러온 역사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일본 차 유파들의 행다와 우리의 행다는 크게 다를 수 없다고 봅니다. 여러 역사적 사료에서 밝혀지듯 일본문화의 많은 부분은 백제와 고구려 등 삼국의 것을 받아들인 것들입니다. 그것에 대해 일정 정도 동의한다면 우리가 오늘 여기에서 보여준 행다의 역사와 원형에 대해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만약 여러분들이 백제시대 고구려시대의 차 문화 원형을 유지 보존해 왔다면 당연하게 유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도 옛 행다법을 복원, 그 전통 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차회 인사들은 필자의 답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표정에서는 필자의 역사성과 발언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읽혔다. 그들의 당혹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문화는 몰라도 초암과 말차로 대표되는 일본 차문화만큼은 충분히 독자성을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행다뿐만 아니라 일본 차문화의 대표격일 수 있는 초암다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차인들이 일지암을 방문했다. 다음해인 2002년 한국문화의 달을 맞아 일본의 한국문화원들과 연결, 일지암을 방문한 것이다. 그들의 검증과 철저함에 필자는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2차세계대전의 실패를 딛고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그들의 저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2002년 5월 일본차회를 대표하는 인사 40여명이 일지암을 찾았다. 일지암 초당을 본 그들은 경악할 만큼 당혹스러워했다. 졸졸 흐르는 유천, 그리고 작고 아담한 봉창을 가진 일지암의 초당, 자우홍련사의 작은 연못과 툇마루를 본 그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지암 차실과 행다는 우리 전통 차문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초의 스님의 선차와 차실은 여러분들이 지금 행하고 있는 행다와 맥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행다와 일본의 행다는 뿌리가 같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일본의 한국문화원에서 만났던 초의차문화연구원의 초의스님 행다가 결코 낯설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그들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초암차실에 대해서도 그 역사성을 그들에게 확인시켜 주고 싶었다. 아직도 시골 산간에 남아있는 우리 전통 초가집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일본차인들에게 전해진 충격은 너무도 놀라운 것이었다. 눈앞에 자연스럽게 펼쳐진 초가집들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일상화된 삶으로서 자리매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 차문화의 자존심인 초암다실의 원형이 어디에 있었는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차문화와 차실이 아름다움의 미학 차원에서 준비되고 이루어졌다면 우리의 차와 차실은 바로 삶이었다는 것이 매우 다른 점입니다. 우리의 초가집은 삶의 여유를 즐기려는 차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삶의 전부로 그 기능성을 갖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초가집은 바로 궁핍한 삶속에서도 넉넉한 여유를 담을 수 있었던 우리 민중의 삶을 그대로 닮은 것입니다. 일본의 차실과 우리의 초가집이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일본의 차실은 자연에 조금 더 다가가 차를 마시려는 염원을 담고 있다. 그래서 자연과 일체화를 이루기 위해 작고 아담한 차실을 가꾸고, 차실을 감싸고 있는 봉창(덧문)도 작게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초가집의 덧문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탄생했다. 제대로 된 건축설계도 없이 어림 눈대중으로 겨우 바람과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루어진 것이 바로 우리의 초가집인 것이다. 일본차의 핵심은 권력으로부터 회귀하여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황금차실과 이른바 도자기 전쟁으로 불리는 임진왜란은 이같은 사실을 잘 입증하고 있다. 전국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지방의 토호들인 지방막부들을 동원해 일궈낸 통일의 성과로 돌려주고 분배할 땅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도요토미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황금차실이다. 도요토미는 황금차실을 만들어놓고 지방막부들이 참여한 대규모 차회를 열었다. 당시 지방의 막부들은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중앙문화에 굶주려 있는 지방막부들의 관심을 사치스러운 엘리트 차문화로 돌려보고 싶었던 것이다. 문화적 갈증해소를 통해 지방막부들의 불만을 해소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황금차실은 아마도 최초의 차 문화상품일 것으로 보여진다. 도요토미는 지방막부들에게 행다를 하기 위해 필요한 값비싼 도자기 문화를 조성했다. 그러나 송나라의 찻그릇은 너무도 고가여서 지방의 몇몇 막부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빈약한 재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도요토미는 이들을 위해 값싼 조선의 도자기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임진왜란은 일본내의 정치적 목적이 교묘하게 배합된 도자기 전쟁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의 다성’으로 불리는 센노리큐와 도요토미와의 관계도 일본 차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당시 센노리큐는 일본차문화의 정신적 지주였을 뿐만 아니라 청나라 도자기를 판매, 이윤을 남기는 찻그릇 상인이기도 했다. 센노리큐는 청나라 도자기 판매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센노리큐의 이윤은 상대적으로 국가로 귀속될 재정에 피해를 주는 것이었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권력과의 다툼을 피할 수 없었다. 센노리큐는 제자들이 목상을 만들어 추앙하고 경배할 정도로 거대한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 이같은 현상은 당시 최고통치자였던 도요토미에게 큰 부담이었다. 죽음으로 일본차의 세계를 연 센노리큐가 탄생할 수 있는 주·객관적인 조건이 갖추어진 셈이었다. 차실은 한발짝 더 나아가서 통치이데올로기를 형성할 수 있는 담론의 장 역할도 했다. 막부시대로 대별되는 일본의 무사시대는 통치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담론을 형성할 수 없는 파괴적인 권위를 담보하고 있었다. 그런 통치이데올로기의 공백을 메워준 곳이 바로 차실이다. 일본의 차실은 평화와 담론의 공간이었다. 무사들도 차실에 들어갈 때는 칼뿐만 아니라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까지 빼놓아야 했다. 차실에서 그들은 자유롭게 정치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었다. 차실은 그런 점에서 문화아카데미 역할을 한 것이다 일본초암의 완성자라고 불리는 센노리큐는 권력자들이 정치적 야망을 비판하고 좌절시키기 위해 황금차실과 비교되는 차실을 창조해낸 것이다. 일본초암차실의 원형은 결국 정치와 자연, 그리고 차와의 절묘한 배합에 있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끌어들여 교묘하게 정치와 접목시켜 당대의 정신문화를 창조해낸 것이 바로 일본 초암차실의 미학인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차실은 그러면 얼마나 많을까. 그 숫자가 통계학적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많은 유파가 존재하듯 수백개가 될 듯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교토의 금일암, 무마모토의 차실, 나고야의 차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100∼200년의 역사를 갖는 일본의 차실은 매우 많다. 일본통계에 따르면 현재 교토의 사찰 수는 약 2000곳에 달한다. 각 사찰들은 그 사찰의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곳에 차실을 만들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교토에만 일본의 차실은 2000곳 정도가 존재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역사성을 갖지 않은 일본의 차실은 수만개가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자연을 축소지향적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차의 문화를 구현해냈다. 자연 그 자체를 삶속에 끌어들여 정서적인 보편성을 확보했던 우리의 차실과는 너무도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일지암 암주 ■ 日 상국사 차실 이야기 차 교류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많은 일화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명원문화재단의 자문역으로 갔을 때의 일이다. 바로 상국사(相國寺) 차회. 상국사는 태평양전쟁 후 가장 눈길을 끈 지식인 유키오의 작품무대가 됐던 금국사의 원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상국사를 방문한 명원문화재단은 우리 차의례 중 가장 아름답고 고아한 행다미를 주는 육법공양을 시연했다. 육법공양의 전통행다례를 본 상국사와 일본차인들의 눈길은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상국사에서는 두 가지 행사가 열렸다. 하나는 우리 전통다례 중 하나인 육법공양 시연이었고 또 하나는 온양의 민속박물관에 있는 문화재들을 전시한 것이다. 상국사는 정원부터 독특했다. 정원이 사찰의 앞에 있지 않고 사찰의 뒷쪽에 있었다. 그 정원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수천년을 견뎌온 듯한 노송들이 숲처럼 우거졌고, 세월속에서 이끼가 끼고 끼어 마치 푸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바위틈을 타고 흐르는 작은 샘물은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아름다웠다. 상국사의 차실은 그 사찰의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방장실이었다. 방장실 자체가 바로 차실인 것이다. 상국사의 방장은 그곳에서 찾아온 손님을 차로서 접대할 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 법(法)도 논하고 있었다. 상국사의 방장 스님은 찾아온 손님들이나 제자들에게 직접 말차를 우려내 권한다. 찻물은 뒤편 정원에서 천년 넘게 바위 틈에 흐르는 물을 사용했다. 자연과 차에 대한 그들의 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완 역시 매우 진귀했다. 아름답고 품격이 있어보이는 녹유다완을 준비한 방장 스님은 우리에게 물었다.“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한국땅의 작은 연못은 매우 아름답기 짝이 없습니다. 그 작은 연못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바로 연못에 피는 수련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 수련의 문양 같은 아름다운 말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그 방장 스님은 검푸른 하늘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는 은하수가 두둥실 떠있는 것처럼, 또한 별이 아름답게 떠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별빛 같은 말차를 우리에게 선보였다. 참으로 쉽게 맛볼 수 없는 진귀한 것이었다. 일본 차실이 갖는 정신적인 권위와 풍부함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차실은 매우 아담하고 담백했다. 전형적인 다다미방이었으며, 차의 비조로 불리는 백장선사의 초상화와 백제향로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상국사의 방장 스님이 직접 주관한 차회는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었다. 저 멀리 임진왜란이라는 처절한 민족적 상처 속에서 탄생한 찻그릇으로 보여준 저들의 차 정신 속에 우리의 거친 삶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친 삶 속에 유연하고 부드러운 삶이 싹트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조선 찻사발들은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깊이를 담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보면 그곳에는 우리의 잃어버린 피와 땀, 그리고 도공들의 쓸쓸한 영혼이 아직도 우리곁을 떠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탄생한 조선 찻사발들로 일본의 차인들은 차문화의 품격과 역사성을 높이고 있다. 그 같은 역사의 아이러니 탓에 한 사람의 차인으로서 한 사람의 민중으로서, 차회 내내 영혼을 속절없이 태우고 있었다.
  • [사설]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해볼 만하다

    ‘8·31 대책’이 발표된 지 5개월만에 정부가 또다시 대대적인 재건축 아파트 투기 원천봉쇄 대책을 마련중이다. 이달 말쯤 발표될 후속대책으로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도입을 비롯, 안전진단 강화와 내구연한 연장 등 재건축 승인요건 강화, 층고제한, 용적률 억제, 청약통장 가산점제 도입, 대형 임대주택 확대 등의 다양한 대책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8·31 대책’ 발표 당시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했던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호언장담이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이번에는 제발 ‘물대책’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짓수만 많고 헛발질로 끝나는 각종 규제를 양산하는 일은 지금까지만으로도 족하다. 우리는 규제일변도의 대책 양산으로 일시적으로 거래가 끊겼다가 충격이 가시면 투기가 재연되는 것을 자주 경험해왔다. 이런 일이 자꾸 되풀이되면 부동산 시장의 투기내성만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짓수는 적더라도 맥을 짚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8·31 대책’때 누락된 재건축 개발부담금제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추진해주기 바란다.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이 있으나 부동산 투기는 국가경제를 망치는 망국병이다. 국가경제가 병들면 개인의 재산권도 그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큰 공익을 위해 사유재산권의 부분적인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도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을 통해 다양한 개발사업의 이익을 사회가 공유하는 개발부담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으나 이번에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다만 위헌시비가 일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세부방안 마련 과정에서 대상 지역을 집값 급등 지역으로 제한하고, 적용 시기도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로 제한한다면 위헌시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차제에 사법부도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보다 전향적인 법 해석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 국민정부 출범이후 쇠락 盧정권때 우르르 옷벗어

    1964년 1월 검찰 정보부에서 이름을 바꾼 공안부는 각종 시국사건을 전담하며 문민정부 때까지 특수부와 함께 검찰의 양날개로 꼽혔다.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공안통들은 ‘검찰의 별’인 검사장에 오르는 것이 당연했다. 실제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지낸 김기춘씨는 법무장관까지 올랐고, 최환·이건개·김경한·임휘윤·이범관·정진규씨 등 고검장도 여러 명 배출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었다.1998년 3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과 함께 공안부의 위상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는 공안 경력이 전무한 검사들을 공안조직에 배치하면서 이른바 ‘신공안’을 기치로 내걸었다. 신공안의 등장은 과거 정권의 공안통들인 ‘구공안’ 척결의 의지였다.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 홍경식 전 서울지검 공안1부장(현 대전고검장) 등이 신공안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진씨는 99년 6월 대낮에 폭탄주를 마신 뒤 무심코 내던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공안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 공안부의 인적 청산과 개혁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2000년 초 ‘서경원씨 밀입북사건’ 재조사에서는 1차 수사를 맡았던 공안검사들이 줄줄이 불려가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검사들에게는 더욱 세찬 한풍이 몰아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며 사실상 공안부의 무장해제를 선언했다. 결국 2004년 말 대검 공안부의 공안3과가 없어지고, 서울중앙지검과 울산지검을 제외한 전국 15개 검찰청의 공안과가 폐지되는 등 공안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외과수술’이 시행됐다. 바뀐 시대상을 감안, 검찰은 지난해 3월 ‘태백산맥’의 이적성 여부에 대해 무혐의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공안의 몰락은 공안검사들의 퇴진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의 대명사였던 김원치·장윤석 검사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자 검찰을 떠났고, 신건수·이상형 검사 등도 한직을 전전하다 옷을 벗었다.2004년에는 서울중앙지검 오세헌 공안1부장이 사표를 냈다. 현직 공안부장이 사표를 낸 것은 40년만이었다. 그리고 이번 검사장 승진인사에서는 공안통의 맥을 잇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박철준 부천지청장이 낙마했다.2000년 이후 서울지검 공안1·2부장 출신 가운데 검사장에 오른 사람은 천성관 서울고검 차장이 유일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청량산성 일부 복원 완료

    경북 봉화 청량산 일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31일 봉화군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착공한 청량산성 일부 복원공사가 2년여 만인 이날 완공됐다. 복원된 구간은 봉화군 명호면 동문지에서 밀성대까지 340m이며 모두 18억원이 투입됐다. 봉화군은 올해도 8억원을 들여 청량산성 복원공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청량산성은 길이 5220m에 이르며 봉화군 명호면에서 안동 도산과 예안면까지 이어진다. 고려 공민왕 16년인 1361년에 10만 홍건적이 압록강을 건너 쳐들어오자 공민왕은 청량산 축융봉 아래 청량산성을 쌓고 1년간 숨어 지냈다. 축융봉 주변에는 공민왕이 숨어 지냈던 오아대와 군장의 흔적이 있다. 그 뒤 이 마을 주민들은 이 곳에 왔던 공민왕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아 공민왕당을 짓고 위패를 모셨으며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봉화군은 공민왕당 주변을 정비하고 맥이 끊긴 제사도 부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닭실마을 정비, 전통문화체험마을 조성 등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봉화군 관계자는 “청량산성은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며 “문화재위원들의 기술자문을 거쳐 원형대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봉화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기업들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기업들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기업들이 전통문화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며,‘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한 것이다. 시혜적·자선적으로 펴던 그동안의 기부활동에서 한 차원 높아진 사회기여 활동이다. 3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태평양은 26일 문화재청과 함께 ‘1문화재 1지킴이’ 협약식을 갖고 다산초당·일지암·추사적거지 등에 대한 정화 및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지난해 시작된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9개사로 늘어났다. 강임산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공연·전시 등을 지원하는 메세나운동이 일회적이라면 문화재는 후손에게까지 전해진다.”면서 “외국계 기업들까지 참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설록차로 녹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태평양은 조선시대에 차를 통해 우리의 정신 문화를 선도해온 일지암(초의선사), 다산초당(정약용), 추사적거지(김정희)의 정화와 홍보 등을 지원한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인 소반장(小盤匠·부엌가구 소반을 만드는 장인) 기능보유자 이인세(78)옹의 지원을 통해 전통의 맥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서경배 태평양 사장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문화재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차원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뛰어든 포스코의 경우 민간의 전문 기술을 문화재 관리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다. 철 보존처리와 조사·분석기술이 세계적인 포스코는 철불·철당간·철종·동종 등 국가지정 금속문화재 69점에 대한 조사·분석을 통해 데이터 베이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화재청을 비롯한 학계의 숙원 사업이었지만 전문 인력과 기술, 그리고 예산 부족으로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분야이다. 포스코는 나아가 조사·분석된 금속문화재에 대해 부식의 진행 정도 등을 전문가 모니터링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DMZ안에 있는 ‘경의선 증기기관차 화통’(등록문화재 제78호)의 영구보존 처리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나선 한화리조트는 전국의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관리 기술을 문화재 관리 보호에 접목하고 있다. 골프장 관리기술의 핵심인 잔디관리 기술을 왕릉의 잔디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잔디관리는 문화재보호법상 ‘경미한 수리행위’에 해당돼 문화재청의 전문성이 부족했던 분야로, 한화리조트가 나섬으로써 잔디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가스관련 업종의 특성을 살려 화재와 폭발 등에 취약한 전국의 민속마을과 문화재 자료 등을 관리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사람이 살면서 LP가스를 사용하는 문화재들을 대상으로 가스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4월 조흥은행과 합병하는 신한은행 역시 전국 1000여 지점에서 문화재청의 소식지를 비치함으로써 금융고객을 문화재청의 정책 고객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본점과 가까이 있는 국보 1호 숭례문을 지킴이 대상으로 삼고 박석(薄石) 기증을 약속했다. 이밖에 삼성화재 콜센터가 경복궁을, 현대건설이 창덕궁을, 한국관광공사가 청계천을 지킴이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안성남사당 외줄타기 체험 2박3일

    광대는 단 한순간도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다. 거방진 재담, 자지러지는 쇠가락과 감아도는 상모놀이, 그리고 하늘을 희롱하는 줄타기로 한판 제대로 놀면 그뿐이다. 이것이 광대가 세상을 보듬는 방식이다. 밟는 자에게 강하고 함께 즐기는 자에 약한 진정한 호인 또한 광대다. 몸은 땅에 속해 있되 영혼은 하늘에 맡긴 광대는 비단 줄꾼만은 아닐 것이다. 목숨은 아깝지 않되 사무치는 외로움은 화려한 흥으로 가리고 울음은 바람소리에 묻어 보낸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장생(감우성 분)의 카리스마도 공길(이준기 분)의 녹아나는 눈빛도 아니다. 양반은 물론 같은 천민에게도 무시당한, 밑바닥 삶을 산 남사당패가 보여준 질깃한 생존력이었다. ●신명을 위해 산다 남사당의 이런 매력을 오롯이 지닌 곳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남사당의 최초 발생지로 꼽히는 안성의 시립남사당을 찾아갔다.‘왕의 남자’의 숨은 주역이자 남사당의 정신과 전통을 잇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풍물을 위주로 공연하는 다른 곳과 달리 풍물, 버나(접시돌리기), 땅재주 놀이, 어름, 덧뵈기(탈놀이), 덜미(인형극) 등 여섯마당을 다 전수하고 있다. 억눌린 한을 분출하기 위해 사회 부조리를 꼬집었던 남사당패의 정신은 물려받되 내용과 형식을 현대판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전통을 변질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영화가 흥행하니 남사당을 좀더 알릴 수 있어 좋죠. 그래도 변한 건 없습니다. 공연이 있는 곳에서 신명나게 놀기 위해 준비할 뿐입니다.”이들과 함께한 2박3일간 연습실에는 밤낮 없이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죽을 판과 살 판 사이 쇠든 장구든 어느 한 가지에 몰입하는 이들은 그저 ‘아름다운 광대’다. 하지만 외줄의 아찔함을 흥으로 바꾸는 줄꾼의 유혹이 무엇보다 강렬했다. “정초부터 사고라도 나면 우리 남사당패는 어떡합니까.”낮은 연습용 줄에서 이틀을 연습했다. 발바닥의 가장 여린 부분으로 줄을 디뎌야 하기에 악소리 내며 고꾸라지길 수천번.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도 걸어갈 수 없었다. 그런 다음에 공연용 줄에 올라가겠다고 하자 ‘스승님’ 권원태(39)씨가 말렸다.30년 경력의 그도 낮은 줄을 1년 넘게 타고서야 높은 줄에 올랐다고 하니 반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아슬아슬하지만 걸을 만하니 설사 떨어져도 다치는 것은 면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그렇게 높이 3m의 줄에 올라섰다.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험해 ‘어름’이라고 불리는 줄타기를 두고 혹자는 이렇게도 말한다.‘죽을 판 살 판’. 대단한 어름사니(줄타는 사람)도 언제 떨어져 죽을지 모른다는 의미다. 죽음과 삶의 암수 한몸인 외줄 위에서 자유, 우월감 같은 거창한 느낌을 기대했던 오만함은 지웠다. 그저 겸손해졌다. ●걸립패에서 월급쟁이까지 남사당패는 무리를 지어 전국을 떠돌며 공연을 하고 돈과 곡식을 얻는 일종의 걸립패였다. 안성남사당의 꼭두쇠(놀이패 우두머리를 일컫는 말)인 이원보(77)옹은 “안성맞춤이라는 말도 있듯이 예전에 이곳에는 없는 물건이 없을 만큼 큰 장이 열렸다.”면서 “자연스럽게 전국에서 가장 큰 놀이판이 열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안성이 남사당의 근거지가 됐다.”며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유랑예인 집단 중에서도 남자들로만 이뤄져 남사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지만 1863년에는 바우덕이라는 인물이 여성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사당의 꼭두쇠가 됐다. 바우덕이가 이끄는 사당패는 경복궁 중건에 동원돼 사기가 떨어진 사람들에게 신명의 힘을 불어넣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대중 스타로 기록된 이들은 천민으로 벼슬까지 받았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며 그 맥이 끊길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지난 1982년 안성의 풍물인들이 남사당 보존회를 구성해 길을 모색하게 됐고 2002년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이 만들어졌다. 전통은 잇지만 사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엄격한 오디션을 거친 성인들인 단원들은 반공무원으로서 아침 10시에 출근하는 월급쟁이다. 물론 여자단원도 있다. 어깨너머로 배우던 방식도 체계적인 교육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떠돌이 광대’다. 상쇠 성광우(32)씨는 “우리끼리는 서로를 광대라고 부르지만 그래도 엄연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인생과 줄타기의 교집합 줄 위에서는 발이 곧 눈이다. 시선은 줄 끝에 두고 발로 줄을 살펴야 한다. 바로 앞의 줄을 봤다가는 어김없이 떨어지고 만다.‘눈앞에 연연하지 말고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인생의 평범한 진리가 몸으로 다가온다. 겁이 났다. 아니, 겁없이 올라간 줄 위에서 조선시대 뜨내기 광대의 삶에서 이 시대의 어린 전승자들의 얼굴까지 모두 떠올랐다.‘수제자로 삼아달라.’며 능청을 떨었던 모습은 간데 없고 시간은 전혀 줄에 오른 적이 없던 때로 뒷걸음질쳤다. 줄 끝에 겨우 서서 펼쳐 든 부채는 천근만근. 한발 내밀어 더듬어본 줄은 어느새 가는 실로 변해 있었다. 저 아래 사람들의 얼굴이 흐릿해지고 시간의 속도가 달라졌다. 그렇게 줄 위는 딴세상이었다. 잡념도 독이다. 줄을 건너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하면 단 한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떨어진다.7년째 줄을 타는 박지나(18)양이 의젓해 보였다. 줄 위에서 인생을 일찍 알았을까. 그도 더 어렸을 땐 마냥 재미있었던 줄타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했다. 마침내…. 발바닥이 열갈래로 찢어질 듯한 고통은 긴장으로 덮고 줄 끝을 향해 걷기를 시도했다.“내가 줄 위에 섰다∼.”마음 속으로 외쳤다. 그런 외침도 잠시,5m쯤 되는 줄의 끝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한걸음, 두걸음…. 몇걸음을 줄 위에서 걸었다. 몇천번 떨어진 끝에 얻은 천금같은 성과다. 끝내 반대편에 닿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가닥 줄위에 선 것만 해도 스스로 대견했다. 줄 아래로 떨어지고서도 마음은 줄 위에 남아 걸쭉한 재담을 늘어놓았다.“어허, 한판 제대로 놀았네 그려.” kkirina@seoul.co.kr ■ ‘왕의 남자’ 줄타기 대역 권원태씨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장생의 줄타기 실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은 이가 있을까. 줄 위에서 왕을 조롱하며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는 장면은 눈을 의심케 한다. 그래픽 기술의 승리가 아니다. 이 명장면은 지난 2004년 세계줄타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권원태(39)씨의 대역으로 탄생했다. 아테네 올림픽 때 해변에 줄을 치고 전세계인을 놀라게 해 이미 유명세를 치른 그다. 대대로 예능에 종사해온 집안에서 태어나 10살에 줄에 처음 올랐다. 오랜 경력 덕분일까. 그의 줄타기에는 긴장감과 편안함이 공존한다. 이런 그도 처음 높은 줄에 섰을 때는 ‘겁난다.’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공연하는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개 4미터 가까운 높이에서 줄을 탄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어름사니이지만 20대 때에는 공연 도중 떨어져 여러 차례 병원 신세를 졌다. 다른 길을 찾을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지만 역시 줄타는 것이 천직이었다. “다시 태어나면 줄은 안 탈 겁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 어떻게 다시 줄 위에 오르겠습니까.”하지만 이틀간 기진맥진해가면서 줄의 매력을 조금 맛보고 나니 달리 해석된다. 줄타기 배우는 과정만 잊을 수 있다면 그가 또다시 줄에 오를 것이라고 말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충무로 新매뉴얼 ‘M사이즈’

    충무로 新매뉴얼 ‘M사이즈’

    톱스타 제치고 ‘M(Medium)사이즈’를 띄울 것! 충무로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화제작 매뉴얼이다. 최근 톱스타를 앞세운 블록버스터들이 ‘왕의 남자’를 만나 줄줄이 쓰러지면서 이같은 제작논리는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주인공의 등급이나 제작비 규모를 중급에 맞춘, 기동력 높은 작품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제작비 200억여원을 들인 한국최대 블록버스터 ‘태풍’은 전국관객 420만명 동원에 그쳤다.3년여에 걸쳐 총제작비 120억원이 투입된 ‘청연’ 역시 참패 수준(전국 50만명). 총제작비 80억원짜리 권상우·유지태의 ‘야수’마저 성적표는 형편없다. 개봉 8일째인 19일 현재 전국 80만 3500명. 작품의 덩치, 주인공들의 이름값이 무색할 지경이다. 톱스타의 티켓파워가 맥을 못추는 사례는 또 있다. 전지현·정우성·이성재가 호흡을 맞춘 ‘데이지’도 당초 계획보다 한달여 늦춘 3월 중순으로 개봉을 미뤘다. 설 연휴 개봉의 호기를 놓치더라도 ‘왕의 남자’의 기세가 꺾일 시점에 탄탄한 배급망(쇼박스)을 타야겠다는 계산이다. # 굳어지는 톱스타 무용론 흥행측면에서의 톱스타 무용론은 물론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등 이른바 ‘빅3’의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흥행실패하자 지난해 중반 이후 제작자들은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중급영화들로 일제히 눈을 돌렸다. 마케팅 비용을 뺀 순제작비 40억원 안팎의 ‘M사이즈’들이 무더기로 기획되기 시작한 것. 얼마 전까지 통했던 “충무로의 모든 책(시나리오)이 톱스타 ○○○에게 먼저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한 제작자는 “이미지 자체가 팬터지로 연결돼야 하는 멜로장르를 제외하면, 톱스타에게 덮어놓고 타이틀롤을 맡기는 제작관행은 사라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캐스팅 단계에서도 요즘은 톱스타 A가 아니면 또 다른 톱스타 B를 접촉하는 게 아니라, 아예 배우의 등급을 낮춰 캐릭터의 개성을 살릴 적임자를 찾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 중급·조연영화 전성시대 실제로 톱스타가 빠진 중급영화들로 한국영화판은 전례없는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았다. 심지어 만년 조연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극하는 사례도 줄을 잇는다. 연기인생 20년 만에 주인공을 따낸 성지루의 ‘손님은 왕이다’, 김갑수 등이 주연하는 ‘공필두’,‘웰컴 투 동막골’에서 인민군 병사로 나왔던 류덕환의 ‘천하장사 마돈나’, 이문식의 ‘공필두’‘구타유발자들’, 백윤식의 ‘타짜’ 등 조연급을 앞세운 수십여편이 개봉을 기다리거나 제작 중이다. 주연배우층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함께 두드러진 충무로 신경향은 소재와 장르의 다양화.‘흡혈형사 나도열’‘일요일 아침엔 초능력’ ‘타이밍’ 등 좀비나 초능력 소재의 팬터지 영화들이 새 트렌드를 만들기도 한다. 톱스타 블록버스터에 기댈 게 아니라 틀을 깨는 작품들을 중급영화에서 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영화평론가 김소영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는 “톱스타 블록버스터는 시장논리를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빤하다.”며 “한국영화의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중급영화를 집중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 조태성기자 sjh@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어제의 弱점, 내일의 藥점으로”

    “문제점은 드러났다. 이제부턴 문제점을 고칠 방법만 찾으면 된다. 첫판 패배는 오히려 보약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첫 평가전에서 당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당장의 실망감을 드러내기보다는 개선책을 찾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축구의 전훈 첫판 패배나 전문가들의 지적 모두 낮익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휘 아래 6주간의 장기전훈을 실시 중인 한국대표팀은 19일 새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샤밥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UAE대표팀과의 첫 평가전에서 골 결정력 빈곤과 수비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내며 0-1로 졌다. 한국이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가진 첫 경기에서 패하는 징크스를 이어간 셈. 한국축구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앞두고 그해 2월에 가진 몰타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진 이후 1994미국월드컵,1998프랑스월드컵,2002년 한·일월드컵 등에 대비해 가진 첫 평가전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첫판 패배 징크스가 대부분 장기 전훈이나 훈련을 시작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온 결과일 뿐, 오히려 보완해야 할 점을 파악토록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었듯 이번 아드보카트호의 패배에서도 전문가들은 ‘보약’으로 삼을 것이 많았다고 지적한다. 이용수(KBS 해설위원) 세종대 교수는 “공격진이 UAE의 오른쪽 측면 공격에만 치중한 점이 아쉬웠다.”며 “공격이 한쪽으로 쏠리다 보니 수비진들도 역습상황에서 반대쪽 진영에서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들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점하는 계기를 주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슈팅 숫자나 볼 점유율에서 경기를 지배했다는 점은 다행이며 경기 흐름에 맞춰 3-4-3 전술에서 3-5-2전술로 바꾼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오랫동안 실전을 갖지 못해 부분 전술이나 팀 전술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철저히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몇몇 선수의 가능성 타진과 전술 변화를 시도했는데 당장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검증 작업은 앞으로 몇 경기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아무리 평가전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수비수들은 문제가 있다. 명단 외 선수들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미드필더에서 볼 배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최전방 공격수들은 주로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UAE와의 첫 평가전 직후 두번째 전훈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이동한 대표팀은 21일 밤 10시40분 유럽선수권 챔피언인 그리스와 전훈 2차전을 갖는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졌지만 젊은 선수들 시험에 의미” “젊은 선수들을 시험해 봤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한국축구대표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패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대로 독일월드컵 본선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데. -UAE 선수들은 시즌 중이고 우리는 이제 막 훈련을 시작했다. 찬스는 우리쪽에 훨씬 많았다. 문제는 골을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비라인 평가는. -실점 했으니까 당연히 개선해야 하겠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가 실수하기 마련이다. 실점했다고 해서 수비라인에 문제가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 ▶포메이션 변화를 많이 줬는데. -예정된 것이었다. 시스템변화의 문제라기보다 골을 못 넣은 게 문제였다. ▶UAE전을 통해 얻은 것은. -중요한 것은 원정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선수들을 시험해 봤다. 나도 지고 싶지 않다. ▶21일 그리스전 대비책은. -유럽팀과 경기를 해본다는 게 중요하다. 문전에서 예리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공격을 많이 하면 득점 기회도 많아진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 위원석기자 batman@sportsseoul.com ■ “공 오는게 무서워” 새내기들 혹독한 신고식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한 새내기들이 혹독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장학영(25·성남)과 정조국(22·FC서울)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 각각 선발과 후반 교체멤버로 출장했다. 특히 연습생 출신으로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던 장학영은 강인한 플레이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데뷔 무대였던 만큼 심적 부담이 컸던 것 같다. 패스 정확도도 떨어졌고 드리블 능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전방 공격수 박주영과의 유기적인 흐름이 이뤄지지 않아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장학영도 경기 뒤 잔뜩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그는 “처음이라 긴장했다.”면서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지 볼이 오는 게 무섭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장학영을 발굴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래도 젊은 선수를 시험해 봤다.”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일부에선 “비록 첫 평가전이지만 개인능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며 냉혹하게 평가했다. 청소년대표팀 출신 정조국도 마찬가지였다. 이동국을 대신해 후반에 투입됐지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물론 재출격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이동국·안정환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종엔트리에 포함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자동차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추위를 탄다.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 몸이 움츠러들 듯, 자동차도 시동이 안 걸리는 등 차체 구석구석에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눈길·빙판길로 나설 때면 미끄러져 상처(?) 입기 일쑤다. 자동차는 왜 겨울만 되면 맥을 못 출까? 몇가지 사례를 꼽아 그 이유를 과학적 원리로 풀어보자. ●‘끄느냐’·‘미느냐’, 작지만 큰 차이 빙판길 위에서 어떤 차는 쉬 미끄러지지만, 상대적으로 덜한 차도 있다. 크기와 무게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구동방식’. 자동차는 앞바퀴를 구동축으로 하는 전륜구동(FF)과 그 반대의 후륜구동(FR), 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4륜구동(4WD)으로 나뉜다.4WD가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지고,FR이 가장 잘 미끄러진다. 정지할 때가 아니라 차고 나갈 때 그 차이는 더 크다. 얼음 위에 길쭉한 나무토막을 놓고 손가락으로 앞에서 끌면 곧장 나아가지만, 뒤에서 밀면 이내 좌우로 틀어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대길 교수는 “바퀴가 겉돌면서 ‘정지 마찰’에서 ‘부분 마찰’로 마찰력을 잃어가면서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곡선 길에서 차의 진행 방향과 구동 바퀴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마찰력을 쉽게 잃는 후륜 구동 방식의 경우 더 잘 미끄러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이같은 미끄러짐 현상을 막기 위해 차량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개발돼 있다. ●‘가스차’가 시동이 더딘 이유 연료 값이 싸 각광받는 이른바 ‘가스차’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겨울철에 시동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가스의 존재적 특성 때문이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LP가스엔진연구사업단 강건용 박사는 “가스 연료로는 통상 부탄이 쓰이는데, 연료 탱크에서 액체 상태로 있다가 압력 차이에 의해 기체로 변해 엔진룸으로 들어가 폭발한다.”면서 “하지만 기온이 낮아지면 부탄은 기화력이 떨어져 폭발하지 않게돼 시동이 안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겨울철엔 기화성이 좋은 프로판이 30% 들어있는 혼합 연료를 쓴다. 요즘 일부 차량에서는 휘발유 차량처럼 액체 상태의 연료를 강제로 고압 분사시키는 새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노 타이어와 부동액의 비밀 눈 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이유는 바퀴가 눈을 누를 때 생겨나는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마찰력을 잃기 때문이다. 때문에 낮은 기온에도 바퀴를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시켜 마찰력을 높이는 것이 스노 타이어의 기능이다. 또 홈도 깊이 파 마치 ‘눈을 움켜쥐듯’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 눈 위에서 신사용 구두 보다는 운동화가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부동액은 말 그대로 얼지 않는 냉각수를 말한다. 순수한 물의 어는 점은 대기압이 1기압일 경우 섭씨 0도이기 때문에 영하 10도 이하로도 종종 내려가는 겨울철엔 냉각수가 담겨 있는 차량 엔진은 바로 얼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에틸렌글리콜이라는 화합물과 알코올류 등을 혼합해 어는 점을 영하 13도 이하로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동액이다. ●정전기와 김서림은 왜? 차에 열쇠를 꽂을 때 ‘빠지직’ 소리와 함께 따가움을 유발하는 정전기는 일반 전기와 달리 이동하지 않고 정지돼 있는 전기다. 물체가 서로 마찰할 때 발생하는 마찰 전기의 일종이다. 습도가 20∼30% 이하로 건조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습도가 70% 이상인 여름철에는 정전기가 대부분 습기를 통해 공기로 빠져나가 정전기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정전기의 순간 전압은 최고 1만∼2만 볼트(V)까지 올라가지만, 전류가 통한 시간이 너무 짧아 열량의 발생이 미미해 감전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밤새 얼어붙은 차에 막 올라 시동을 걸면 입김 등으로 인해 차창에 김이 서린다. 이같은 김서림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차내 공기가 차창에 닿아 차가워질 때 수많은 물방울들이 표면에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름철 시원한 음료수가 담긴 컵 겉 표면에 물방울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춥지만 에어컨을 틀어 차 안 온도를 외부와 비슷하게 만들던가, 히터를 강하게 틀어 차 유리를 덥혀야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6 문화읽기](하)순수예술

    올해 문학에서는 판타지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80년대생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질 것 같다. 미술에서는 추상의 퇴조와 구상의 부각이, 공연에서는 ‘창작 원천기술’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신문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문화 트렌드 순수예술편을 소개한다. ■ 공연-’창작 원천기술’ 선점 경쟁 치열 ‘창작 원천기술을 찾아라’. 올해 공연계를 관통할 화두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에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창작 원천기술’을 선점하려는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소극장 창작뮤지컬에서 두각을 나타낸 30대 전후의 젊은 창작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의 장유정, 추민주를 비롯해 성재준, 원미솔, 박새봄 등 젊은 피에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유학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활황을 맞았던 영화계와 마찬가지로 공연계에도 지난해부터 유학생들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창작의 기반을 닦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연극과 영화, 뮤지컬과 영화의 장르간 교류 움직임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공연기획사 악어컴퍼니와 영화제작사 싸이더스의 합병은 단적인 예다. 현재 진행 중인 영화 ‘은행나무침대’와 ‘싱글즈’의 뮤지컬 제작은 시너지 효과를 노린 새로운 시도다. 연극 ‘이’와 영화 ‘왕의 남자’가 동반 상승하고,‘영화 ‘올드보이’가 연극으로 만들어지고, 영화감독 김상진이 연극을 연출하는 현상은 이제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뮤지컬의 급성장은 누구도 꺾지 못할 대세. 당장 이달에만 ‘노트르담 드 파리’‘프로듀서스’‘지킬 앤드 하이드’ 등 대작 3편이 경쟁을 벌이고, 이어 ‘십계’‘미스 사이공’‘맘마미아’ 등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일본의 뮤지컬 전문 극단 시키가 올 하반기 롯데월드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할 것인지의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반면 연극은 창작극보다 번역극이 우세를 점하는 가운데 한 작품을 장기적으로 공연하는 레퍼토리 전용관이 상설화될 전망이다. 순수 정극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현실을 감안, 소극장 뮤지컬 레퍼토리를 한두개 보유하면서 정극을 같이 올리거나 연극에 뮤지컬적인 요소를 결합한 관객 지향형 작품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움말 주신 분들 ▲김종헌((주)쇼틱 대표) ▲남기웅(모아엔터테인먼트 대표) ▲송한샘(쇼노트 이사) ▲원종원(뮤지컬평론가) ▲오현실(공연기획사 이다 대표)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학-힘실린 환상코드…문단은 세대교체올 문학계는 여전히 환상코드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적 상상력이 문학 상상력을 압도하면서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환상적인 경향의 소설이 강세다. 또한 전통시의 문법과는 전혀 다른 ‘환상시’가 대중적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여장 남자 시코쿠’로 주목받은 황병승의 시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팩션(faction)이 올해도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역사적 영웅을 다룬 2005년의 팩션과 달리,2006년의 팩션은 황우석 사태의 영향을 받아 개인의 숨기고 싶은 비밀을 역사에 기대어 말하는 고발성 내지 폭로성 팩션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단 일각에서는 90년대 문학이 끝났다고 진단하는 이들도 있다. 그것은 올해 김애란, 한유주 등 80년대산(産) 젊은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리란 지적과 맥을 같이 한다. 사회현실에 대한 부채의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글쓰기를 자랑하는 이들은 사회문제를 다루더라도 이전의 작가들과는 접근법이 사뭇 다르다. 우선 죄의식을 지닌 어두운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흐름은 내면의 성찰에 빠져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던 작가들이 ‘타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대녕, 은희경, 신경숙 등의 올 활동은 새삼 주목된다. 강영숙 등의 예에서 보듯 옌볜 조선족이나 탈북자, 외국인노동자 등의 소재도 보다 활발히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터넷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설문법의 파괴, 가볍고 찰나적인 주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 등이 본격문학을 잠식하면서 마치 영화 같은 분위기의 작품들이 인기를 몰아가고 있다. 복고주의 경향도 뚜렷하다. 개인적인 향수 내지 사회적 향수를 다루는 작품들이 등장할 것이다. 외국 소설은 어떤 경향을 보일까. 지난해에는 ‘연금술사’‘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등 리바이벌 소설이 붐을 이뤘는데, 이런 경향은 올해 한층 심화될 듯하다. 문학 외적인 상황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문단은 월드컵의 열기로 독자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상반기부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학작품들 또한 왜소해질 것이다. ●도움말 주신 분들 ▲문흥술(문학평론가·서울여대 교수) ▲정끝별(시인·명지대 교수) ▲심상대(소설가) ▲김형중(문학평론가 )▲정은숙(시인)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미술-순수한 추상·설치 퇴조 소프트 리얼리즘 뜬다‘추상미술 퇴보, 리얼리즘 부활’‘복고적 민화, 현대적 산수화 부각’ 미술계에선 난해한 추상보다는 구상, 설치미술보다는 회화쪽이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전통 산수화와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직 우리 관람객들의 작품에 대한 눈높이가 형상성이 있는 작품에 머물러 있는데다 화랑에서도 팔리는 작품 위주로 전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마치 현대미술의 대표인양 전성기를 구가하던 설치미술이 퇴보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세를 뒷받침한다. 요즘 미술계에선 ‘그 많던 설치 미술가들은 어디에 갔나.’란 말이 나돌 정도로 설치미술전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순수한 추상보다는 형상성을 가지면서 소프트한 추상이 들어간 작품이 각광받을 것 같다. 꽃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을 비롯, 이왈종, 김병종, 김홍주와 같은 이들의 작품이 인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환기의 구상이 실린 추상, 장욱진·이중섭의 작품류도 이같은 흐름을 타고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반면 작고 작가들 가운데 높이 평가받았던 김기창, 장우성 같은 이들의 그림값은 갈수록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함께 산수화나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그리고 현대적 기법의 민화도 높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나무를 다듬어 그 위에 전통적 소재를 그리는 김덕용, 꽃·인삼 등 잡다한 것들을 컬러풀한 민화로 표현하는 김은진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 산수화에 홀로그램 처리를 하는 신예 김현지도 눈에 띄는 작가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지털 감각으로 무장한 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가벼운 일상에 예술성을 부여한 작품들도 주목의 대상이다. 또 구상회화의 복귀와 맞물려 다양한 국토 현장과 자연,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도 늘어날 것 같다. 서양화가 강요배·임옥상, 한국화가 김선두·김호석·문봉선·이호신 등이 대표주자다. 미술관, 박물관의 대형 블록버스터 전시도 늘어날 것이다. 국·공립 미술관 관장에 대한 평가 척도로 ‘흥행’ 실적이 중시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관객몰이식 전시는 우리 미술 발전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미술인들이 많다. ●도움말 주신 분들 ▲최선호(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서양화가) ▲석철주(추계예술대 교수·한국화가) ▲이호신(한국화가)▲김춘옥(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이태호(명지대 교수·미술평론가)▲최열(가나미술연구소 기획실장·미술평론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거대 괴수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장점을 조합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참신함은 없지만, 끝내주는 볼거리. ●싸움의 기술 장르/등급 코믹드라마/15세 감독/배우 신한솔/백윤식·재희·김응수 줄거리 맞고 사는 게 삶의 전부인 고딩, 독서실에서 싸움의 고수를 만나다! 20자평 생각보다 훨씬 진하고 실감나는 액션, 백윤식의 농익은 코미디. ●청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윤종찬/장진영·김주혁·한지민 줄거리 한국 최초의 민간인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사랑과 삶. 20자평 ‘진주만’을 연상케 하는 세련된 화면, 안타까운 미완의 드라마.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나니아 연대기 장르/등급 판타지 어드벤처/전체 감독/배우 앤드루 아담슨/조지 헨리·윌리엄 모즐리 줄거리 공습을 피해 네 남매가 마법의 옷장을 통해 신비한 나라(나니아)로 들어가는데…. 20자평 올 겨울, 아이들과 함께 동심에 빠져보기에 ‘딱’인 판타지. ●작업의 정석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오기환/손예진·송일국 줄거리 ‘작업’(?)에 관한 한 선수급인 남녀의 엎치락뒤치락 사랑만들기. 20자평 청순가련형 손예진의 ‘내숭 탈출’ 코믹연기가 포인트.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로맨스. ●태풍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 삼성인사 화제의 인물

    삼성 인사에서 ‘별’을 단 최연소 주인공은 삼성전자 박길재(40) 상무보.4월생이므로 굳이 따진다면 30대에 임원이 된 셈이다.1991년 무선연구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15년 만에 임원 반열에 올랐다.98년부터 개발2그룹(무선)부문, 하드웨어 랩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삼성전자의 무선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블루블랙폰2’를 개발했다. 이해진(58) 삼성자원봉사단 단장(사장급)은 이해찬 국무총리의 친형으로 70년 중앙일보 자금부에 입사한 이후 제일합섬과 삼성 비서실 등을 거쳤다. 그에게 자원봉사단장을 맡긴 것은 이건희 회장의 ‘나눔경영’과 ‘상생경영’ 철학을 적극 실천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천방훈(49) 삼성전자 전무는 천정배 법무장관의 친동생이다. 천 전무는 2003년 IMT-2000 단말기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한 공로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았다. 김광태(51)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해 한국PR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PR인’으로 선정된 대표적 홍보맨. 삼성 공채 출신 가운데 홍보업무를 맡아 전무까지 승진하기는 그가 처음이다.197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85년 이후 20년간 홍보 외길을 걸어왔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IT(정보기술)부문에서 감성이 함께하는 감동 홍보로 유명하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위기 이후 시작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 홍보는 그의 공이 크다는 평이다.97년 삼성전자 홍보그룹장을 맡아 언론홍보와 광고, 사회공헌 등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렸다.5년 연속 외국인 정규 임원 선임의 맥은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피터 위드폴드(52) 상무보가 이었다. 북미총괄 마케팅 담당으로 마케팅 귀재로 불린다. 특히 그가 기획한 ‘4계절 희망’ 자선행사는 미국 주류 사회의 주요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에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주역이다. 류찬희 김경두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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