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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 “이젠 챔프 도전”

    배구팬들에게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1위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최고의 세터 최태웅(32)과 무시무시한 체력을 가진 크로아티아 용병 안젤코(25), 월드클래스 리베로 여오현(30)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07∼08시즌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해 11월 상당수 배구계 전문가들은 삼성화재를 플레이오프 탈락팀, 즉 프로 4개팀 중 꼴찌로 꼽았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놀랄 만한 결과다. 물론 전문가들의 예측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타당했다.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괴물 용병’ 레안드로와의 재계약 불발, 신진식·김상우·김세진 등 핵심멤버들의 은퇴, 주전들의 노쇠화, 새 멤버 보완 미비 등은 ‘삼성화재 왕국’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객관적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신치용 감독과 선수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독기를 품었다. 시즌 전 평소보다 더욱 체력 훈련을 강화하며 삼성화재의 장기인 서브리시브와 톱니바퀴 조직력을 갈고 닦았다. 삼성화재가 07∼08 프로배구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의 제물이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그들의 소극적 저항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삼성화재 선수들의 적극적 집념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안젤코(22점)와 장병철(15점) 좌우쌍포를 앞세워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11)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28승(4패)째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앞으로 남은 세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게 됐다. 반면 8패(24승)째를 당한 대한항공은 다음달 3일부터 현대캐피탈과 3전2선승제로 열리는 플레이오프가 확정됐다. 삼성화재는 다음달 10일부터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3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두 팀은 1,2세트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결정적 순간마다 터져나온 서브범실 9개가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1세트 18-19로 한 점차 추격을 벌이던 상황에서 보비의 서브범실이 나오며 18-22까지 밀리는 빌미를 제공했고,2세트에서도 초반 보비·장광균(5점)·김형우(6점)의 서브범실이 3개 연속 터지면서 스스로 맥이 쭉 빠지는 상황을 자초했다.3세트는 자포자기하며 범실을 남발한 대한항공에 대한 삼성화재의 ‘우승 자축 세트’였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어떤 배구를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으며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갖춰진 만큼 결국은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했다.”면서 “책임과 자존심의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고 훈련과정을 소개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제 신성장동력 선정 이달 착수”

    지식경제부의 올해 업무계획 핵심은 신성장동력 확보다. 이윤호 장관의 색채가 강하게 반영됐다. 이 장관은 민간에 있을 때부터 미래 먹거리 확보에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우리 경제의 당면 현안인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공기업 민영화 등 민감한 내용은 빠져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에너지자원 투자재원 확보 등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관계부처와의 조율이 요구되는 내용이 적지 않아 이 장관의 협상 능력도 주목된다.●성장동력 확보+생산성 향상 당장 이달부터 신성장동력 후보군에 대한 정밀검토 작업에 들어가 6월 말까지 최종 후보군을 가려내기로 했다. 자동차, 조선, 의료, 국방, 건설 등 5대 주력산업과 여기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신산업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e내비게이션 항해 시스템을 장착한 지능형 선박, 전자파를 막는 친환경 첨단빌딩, 차량간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카 등이 대표적이다.이같은 IT 융합기술에만 올해 70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2012년까지 총 1조원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미국 GE의 IB(Imagination breakthrough·3년내 매출 1억달러 이상 달성 가능한 품목을 선정, 주기적으로 평가 지원한 프로그램) 등을 벤치마킹, 신산업 발굴의 효용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창업기업의 최저 자본금 기준과 수도권 창업기업의 등록세 3배 중과 제도도 폐지, 창업환경을 대폭 개선한다. 전국 중소기업을 10개 업종 100개 분야 1000개 그룹으로 나눠 맞춤 지원하겠다는 ‘10·100·1000 생산성 혁신운동’도 눈에 띈다.3년 안에 외국인 직접투자액을 2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관계부처 조율 등 과제 많아 갈수록 심화되는 자원 민족주의에 대비, 한국투자공사 자금과 군인연금 등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도 의욕적인 포부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성사는 불투명하다. 미래 신성장 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섹터펀드(신성장동력 펀드) 조성,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메자닌 금융’ 확대, 채권회수 능력보다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따져 지원하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보증’ 도입 등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됐던 ‘돈’ 문제 해결에 적극 눈돌린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 역시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등 해당 금융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부실화에 따른 책임문제가 걸려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대통령의 성향을 의식, 언제까지 끝내겠다는 ‘액션 플랜’은 시시콜콜 제시한 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론은 빠져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특히 재계의 최대 관심사인 수도권 규제와 관련,“합리적으로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해 다소 맥이 풀렸다.안미현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 매듭 명장 김희진 ‘아름다운… ’ 출간

    매듭 명장 김희진 ‘아름다운… ’ 출간

    ‘매듭이나 다회는 그 낱말조차 요즈음 사회에서는 서먹서먹해져 버린 망각의 분야이다. 어느 구석엔가에 그래도 실낱 같은 가냘픈 명맥이 어설프게 부지해 있어서 10년 공부를 했고, 놀랍게도 조선 매듭의 정통기법과 조형적인 높은 격조를 분명하게 되살려낸 신기로운 여류 전승공예작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매듭을 다룬 책이 첫선을 보인 것이 1974년이다.‘매듭(每緝)과 다회(多繪)’라는 제목이었는데, 최순우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서문에서 언급한 ‘신기로운 여류 전승공예작가’가 이제는 원로가 된 김희진(74) 한국매듭연구회 회장이다. 그는 “양손에 끈을 쥐면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듯 몰입하게 된다. 매듭은 각기 나름대로 음률을 품고 있다. 그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끈을 매만지는 나의 우주는 남모르는 희열로 채워진다.”는 천상 매듭장이다. 김 회장은 1963년부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매듭을 찾아 숨은 노(老)명장을 어렵게 찾아갔고, 그분들에게 자존심과 긍지를 다시 불어넣으면서 전통의 맥을 다시 짚어내고 복원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매듭이 ‘망각의 분야’에서 벗어나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을 만큼 보급이 늘어나고, 세계로 아름다움이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공로이다. 그가 ‘아름다운 우리 매듭’(그라픽네트 펴냄)을 새로 내놓았다.‘매듭과 다회’의 증보판에 해당하는 ‘한국매듭’ 5판(1982년) 이후의 연륜이 고스란히 더해졌다. 작품활동과 해외전시, 중요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매듭장으로 전수교육 때문에 미루었던 작업이지만, 최근 3년 동안은 이 책을 쓰는 작업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매듭이 단지 손끝에서 벌어지는 가벼운 놀이라거나 취미가 아니고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가진 예술이란 걸 후대에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삼국시대로 거슬러올라가는 매듭의 역사에서부터 전국의 숨은 명장들을 찾아다니며 복원한 38가지 기본형과 염색법,4∼36가닥으로 짜는 법에 이르기까지 ‘매듭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도 있단다. 동다회, 광다회, 세조대, 유소, 노래개가 요즘은 ‘매듭’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진 데 손끝에서 손끝으로 솜씨를 이어준 역대 장인들에게 두 손 모아 사죄를 구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것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2) 한마음선원 국제문화원 청고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2) 한마음선원 국제문화원 청고 스님

    경기도 안양시 조계종 한마음선원(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01의62)에는 속된 말로 ‘스타 스님´이라 불리는 스님이 두 명 있다. 이 선원을 일군 선원장인 비구니 대행 스님과, 대행 스님의 법문 한 마디에 출가의 원을 세워 한국을 택한 푸른 눈의 불제자 청고(40·미국) 스님. 대행 스님이 신자들의 신행을 이끌고 법을 전하는 스승이라면, 청고 스님은 외국 출신의 출가승들과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리는 소임을 실천하는 길잡이 수행자랄 수 있다. 명쾌한 삶의 진리를 찾아 방황하던 갈등과 회의 끝,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무명을 밝혀준 한국 불교에 심취한 청고 스님. 그는 “출가승에게 속가의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끝내 미국 이름 밝히기를 마다하는 한국인이다. ‘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다.´는 대오의 일갈은 아니더라도 청고 스님이 줄곧 천착해온 화두는 “이미 내 안에 불성을 갖추고 있는데 왜 굳이 밖에서 깨달음을 얻는가.”라는 안으로부터의 불성과 참나(眞我) 찾기의 싸움이다. “‘나와 남이 다르지 않고, 부처님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경계를 허문 일심과 동체의 불이(不二). 모든 이들이 이미 다 깨달음을 갖고 태어난 청정 중생인데 왜 흔들리며 살아가는가. 한낱 가짜요 거짓인 아상(我相)을 내려놓는 진면목의 회복, 그것이 바로 불법의 진수가 아닐까요.” “나는 아무 것도 아닌, 부처님 법계의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심상치 않은 말로 한마음선원에서 기자를 맞은 청고 스님은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의 소유자였다. 맞는 것은 맞고, 아닌 것은 아닌, 명쾌한 소신을 가진 푸른 눈의 출가승.188㎝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천진하리만큼 맑은 동자승의 얼굴을 한 이 이방인은 ‘공심’(共心), ‘공생’(共生), ‘공체’(共體)의 큰 화두를 거듭 입에 올렸다. “삶은 끊임없는 참구의 진행”이라는 미국 출신의 스님. 그는 어떤 고뇌와 회의에 시달렸기에 한국 비구니의 한 마디 법문에 그토록 속세의 모든 것을 미련없이 놓아버렸을까. ●대학시절, 한국인 스님 초청법회서 대행스님의 법문 듣고 발심 미국 오리건주 로키산맥 서쪽, 주민 500명의 사막 지역 작은 마을에서 맏아들로 태어난 청고는 어릴 적부터 세상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 세상과 소통할 유일한 방법은 책. 스님 스스로 ‘엄청난 독서광’이라고 말하듯 동네의 책이란 책은 거의 다 보았지만 ‘세상엔 무언가 또 다른 것이 있다.´는 지적 허기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일찍부터 종교적 성향이 남달랐던 것 같다. 여전히 ‘또 다른 어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던 12살 때,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서 본 일본 교토의 선방 사진이 불교와는 첫 만남이다. 왠지 모를 묘한 감정에 빠져들던 중 세계의 종교를 소개한 한 책자 속 아쇼카왕의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남의 믿음과 종교를 욕하고 폭행하면 나의 믿음과 종교를 욕하고 폭행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위인전의 인물들처럼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한 길을 주변의 여러 종교인들에게 물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어요. 신앙과 이기심에 치우친 공허한 말뿐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아쇼카왕의 말에 담긴 포용성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이지요.” 고교 1학년 때 영문학을 가르치던 교사가 전해준 ‘선(禪) 수행’ 책 두 권이 불교에 깊숙이 빠져든 계기. 보이스카우트의 고된 산악활동을 하면서 힘들수록 마음속 갈등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는데 ‘선 수행’ 책을 탐독하면서 비슷하게 내 안에 숨었던 욕심과 갈등이 빠르게 소멸하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워싱턴주립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해서도 불교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학과 공부보다 ‘묘법연화경’(법화경)을 즐겨 읽었다고 하니 불교에 대한 그의 관심과 쏠림이 어떠했는지가 읽힌다. 불성을 가진 인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의 영원한 생을 설한 최고의 불경이라는 법화경. 이 법화경을 탐독하던 공학도가 심리학과로 전공을 바꾼 것도 우연은 아닌 것이다.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갈등과 방황은 계속되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600㎞나 떨어진 뉴욕 주의 선방을 다니면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어느날 우연히 대학신문을 통해 한국인 스님 초청법회 소식을 접하곤 대학 근처의 절을 찾아 대행 스님을 만난 것이 인생의 길을 확 바꾸어놓았다. 익숙해 있었던 권위적인 일본 선사들의 모습과는 달리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허를 찌르는 한국 비구니의 법문에 머리가 확 트였다. 일본인 선사들의 법회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네 안에 불성이 있다. 그러니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본래의 청정한 불성을 깨닫기 위해 도전하라.” 그토록 답을 얻기 위해 헤맸던 의문의 핵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숱한 남의 말과 책, 대학 박사공부를 통해서도 깨칠 수 없었던 ‘그 무엇’은 바로 내 안에 있었던 것이다. 발심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학교 근처 사찰 주지로부터 소개받은 혜거 스님을 은사로 충북 광명선원에서 전격 출가한 게 1993년 7월.2년여에 걸친 행자 생활은 오랜 방황 끝에 불제자의 길을 찾은 그에게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뚝뚝하기만 한 사형, 도반들. 몸에 설기만 한 절집 생활이 참기 힘들었지만 묵묵히 길을 몸으로 보여주는 도반 행자들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 평소 가장 무섭게 자신을 대했던 사형이 남 모르게 불러내 딸기 잼과 빵을 소리 없이 쥐어주는 모습에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불교 유명저서 번역 등 한국불교 알리기 힘써 “비구계를 받으려면 동국대 선학과 공부를 하라.”는 주변 스님들의 말을 따라 동국대 석사과정을 하던 중 비구계를 받고 한마음선원에서 국제문화원과 출판사 일을 하기 시작한 게 1999년. 그때부터 국내외 외국인 신도들과 한국에 들어온 푸른 눈의 출가승을 위한 길라잡이로 살고 있다. “한국불교는 선불교의 오랜 수행전통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장점과 진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알리는 데 아주 인색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불교의 유명 저서들을 번역해 책으로 펴내고 웹사이트에 한국 선방의 예절이며 규율을 새록새록 올려놓는 일이었다. 외국인들이 자신에 맞는 불교서적을 사 볼 수 있는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꼼꼼히 소개한다. 오래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한 때문인지 전화와 메일을 통해 한국불교를 물어오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직접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요즘은 대행 스님 법문을 비롯해 한국 근현대 고승들의 법문을 번역하는 일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 동국대 선학과 졸업석사학위 논문도 다름아닌 ‘한암선사 서간문 연구’. “한국불교의 맥과 수행정신을 알기에 가장 좋은 텍스트”란다. 지난 6일부터 안국역 옆 서울영어불교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외국인 스님들 대상의 불교 기초교리와 수행법 강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큰 일. 도반 청아 스님과 뜻을 맞춰 마련한 10주 코스의 특별 강의이다. 내 안의 불성을 깨치고 찾기 위한 길이라면 수행에 좀 더 치중하는 것이 옳지 않으냐는 물음에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것이 수행의 재료”라는 말을 돌려준다.“어떤 일을 하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부처님과 내가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자리에서 언제까지든 내 안의 부처님 자성인 불성과 분별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안양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청고 스님은 ●1968년 미국 오리건주 로키산맥 서쪽 사막지역 출생. ●1991년 워싱턴주립대 졸업. ●1992년 한마음선원장 대행 스님 법문에 발심. ●1993년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산업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충북 광명선원에서 출가, 행자 생활. ●1997년 동국대 선학과(석사과정) 입학. ●1998년 비구계 수지. ●1999년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외국인 대상 포교활동 시작. ●2002년 동국대 선학과 졸업. ●현재 한마음선원 산하 국제문화원 및 출판사에서 번역작업과 외국인 대상 포교 활동중.
  • “금산 분리 점진적 완화”

    “금산 분리 점진적 완화”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산업 분리는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산분리가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바람직한 시스템이란 그 나라 특수상황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금융위의 성공이 새 정부 성공의 시금석이라고 말했다.”면서 “금융산업이 경제 선진화를 앞당기는 새 엔진이 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산분리에 대한 입장은. -여러해 전부터 금산분리가 경직되게 운영된다고 생각했다. 무리한, 급격한 완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거나 무분별한 대출이 나타나는 등 잠재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신축적으로 접근,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완화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는 경제적 실익을 따져본 뒤 추진하겠다. ▶완화에 대한 반대도 많다. -현 금산분리 원칙 하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 등을 민영화하면 외국 자본만 투자하게 된다.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 범위는 넓히되 감독시스템 기능 강화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금융공기업 민영화는. -빠른 것 못지않게 옳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합병이라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고, 민영화라면 소유주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 돼야 한다.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공기업의 민영화가 맥을 같이하며 기대하는 효과를 내도록 충분히 연구해 추진하겠다. ▶금융감독원 등 후속 인사는. -시간적으로 빨리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최대한 빨리 조직체계를 마무리하겠다. ▶금융위의 서초동 이전에 대해서는. -일단 결정된 것이고 장단점이 있는 만큼 나타나는 부작용을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하겠다. 신축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일에 임할 생각이다. ▶신용불량자 문제는. -철저한 기초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초에 근거한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한밤의 전파를 타고 번지는「라디오」의 심야 「팝송」「프로」는 젊은층의 독점「프로」처럼 그 인기는 놀랍다. 그런 탓인지 심야「프로」의 주역인 DJ「테이블」엔 청취자들로부터 신청곡과 함께 별의별 사연이 담긴 엽서가 매일 낙엽처럼 날아들어 쌓이고 쌓인다. 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DJ 이종환(李鍾煥)) TBC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DJ 최동욱(崔東旭)), DBS 『0시의 다이얼』(DJ 윤형주(尹亨柱))등 심야 「골든·프로」에 날아든 엽서가운데 「코믹」하고 특이한 내용의 엽서를 골라 살짝 공개해 보면-. -「퀴즈」문제 신혼여행가는 두쌍의 부부가 「하와이」행 배를 탔대요. 그런데 고놈의 배가 고래와 부딪쳐서 파산당했대요. (에고 불쌍해라) 휴대용 「튜브」를 펴서 간신히 어느 무인도에 상륙하게 되었대요. (준비성이 심하죠) 어느덧 세월이 흘러 두 부부사이에는 17세된 딸들을 슬하에 두게 됐는데 두집 엄마가 동시에 죽어버렸대요. 하루 아침에 고아 둘과 홀아비들이 생겼어요. 생각다 못해 상대편딸을 재취로 맞아들였대요. 양 집에서 동시에 아들을 낳았대요. 이 두아들들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답」= ○○아, 나는 너의 외삼촌이야, 아냐 내가 너의 외삼촌이야. 생각이 안나면 도표로 그려 보셔요. -「퀴즈」문제 달밝은 밤, 마루 밑에서 쥐한마리가 뭐를 질근질근 씹고 있었다. 그 쥐는 무엇을 씹고 있었을까? ▶「답」= 「검」좋아하네. 고독을 씹고 있었지. 쥐라고 어디 고독을 못씹나. -「퀴즈」문제 흰 양복이랄까, 「가운」을 입은 남자가 「알루미늄」으로된 「복스」를 들고 흰건물의 3층에있는 맨 끝방 앞에 아주 정중히 가선 말예요. 「노크」를 똑똑하면서 한말이 뭔지 아시겠어요. ▶「답」= 자장면 가져왔읍니다. 문제의 흰 「가운」의 사나이는 바로 중국집 「보이」였어요. 그럼 안녕.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참 기분이 그럴수 없어요.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둘이서 강의를 빼먹고 하숙방에서 뒹굴며 미래의 애인생각에 마냥 젖어 있었읍니다. 이렇게 하숙방에서 지내려면 「라디오」란 존재가 굉장한 위치를 차지한답니다. 오늘은 「퀴즈」문제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희도 한번 「퀴즈」문제 하나 내어 볼까요. 세계각국대표 30명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어요. 그런데 배가 파산이 되려고해서 SOS를 쳤는데 정원27명인 배가 왔어요. 결국 3명은 죽어야된다는 얘기죠. 그러자 미국사람 영국사람이 만세를 부르며 바다에 뛰어들어갔어요. 조금 있다가 한국사람이 대한민국만세를 부르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요. ▶「답」= 옆에있는 일본인을 번쩍들어 물속으로 던졌다는 거예요. -「퀴즈」문제 나무에 새 세 마리가 가지런히 앉아있었읍니다. 사냥꾼이 총을 겨누니까 두 마리는 재빨리 날아갔는데 한 마리는 그대로 버티고 있었읍니다. 왜 그랬을까요? ▶「답」= 순 깡이죠 뭐-. -「퀴즈」문제 전선주에 새 50마리가 앉아 있었는데요. 포수가 오자 모두 다 날아 가버리고 한 마리만 계속 버티고 있었죠. 포수가 한방 갈겨 그 새를 떨어뜨렸는데요. 그 새는 떨어지면서 무어라고 말했을까요. ▶「답」= 야, 그 친구 참 명 포수로군-. 재미있는 「퀴즈」문제들을 많이 보내오기도하지만 그보다 엽서들은 그들 나름대로 읊은 시나 유명인의 시를 옮긴 것들이 대부분. 다음은 여고생인 탓인지 내용이 꽤 감상적. 시가 있고 협박이 있고 시사논설까지도 -제목= 생각하면 임을 생각하면/임은 멀어지고/그리움을 생각하면/임은 다가온다. 청춘을 생각하면/청춘은 멀어지고/아름다움을 생각하면/청춘은 다가온다. 꿈을 그리워하면/꿈은 멀어지고/재회를 그리워하면/꿈은 꾸어지니라. -그렇게/홀로 태어나/열여덟 계단을 뛰어오른/숨 가쁜 의식속에서/온통 가슴을 꿈으로 채우고는/그 꿈을 현실인양/ 지껄이며 살아가는/모순 투성이 도시 계집아이. 자기만을 알며/자기만을 사랑하고/자기만을 위해 살자는/「에고이스트」그 이름…. -밤이 깊었읍니다. 친구와 종일 방황했읍니다. 다방, 빵집, 극장도 기웃거려보고 명동에도 나가 보았읍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수로 가슴을 채우고 피곤으로 맥을 잃었읍니다. 이제 남은건 공허한 마음뿐이군요. 사춘기탓일까요. 이런 여심(女心)이 부탁하는 노래한곡….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내 마음은 울고있다.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그녀의 얼굴. 바람센 오늘은 더욱더 그리워. 내마음은 온종일 울고있으니, 오오! 숙이 너는 어디서 지조없게 바람을 피우고있는지. 엽서중엔 괴상한 사진을 붙여서 보내온것도. -그림(여자가 한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어요. 난 이런 여자가 되면 어떻게 할까. 만일 내가 담배를 피운다면 나머지 한손에는 담배피우는 죄로 책을 들고 있겠어요-. 한편에서는 신청곡 틀어 주지않는다고 DJ에게 은근한 협박조도 수두룩. -「별밤」에 보낸 엽서로 하숙비가 축날정도요. 꼭 좀 신청곡들려주쇼. 이번에도 안틀어주면 소각해도 좋지만, 그러나 사나이는 엉엉울거요. 그런가하면 슬쩍 전파를 통해 사연을 전하기도. -밤에 「멜로디」를 들으면 고향생각, 집생각, 무척나죠. 햇병아리 육군 ○○○씨, 집생각 애인생각, 막걸리 생각말고 40일의 훈련을 열심히 받고 씩씩한 군인이 되길 빌며 한 곡조-. 이런것들과는 달리, 엽서가운데는 시사성이 있는것도 적지않다. 「마나슬루」를 오르던 김기섭 선배의 비보에 접했읍니다. 비록 만나 본일도, 대화를 나눠본일도 없는 그였건만 우리 백만산악인을 대표하여, 억겁의 신비에 싸인 「히말라야」에 도전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무척 친근미를 느꼈읍니다. 천길의 암벽에서 한「자일」에 서로의 몸을 묶은채 호흡하고 미소짓는 나의 동료 이상으로 말입니다. 산을 사랑해서 산에서 살다 산에묻힌 김기섭 선배의 영전에 삼가명복을. [선데이서울 71년 6월 20일호 제4권 24호 통권 제 141호]
  • 유교적 덕치와 민생이 中 지도이념 ?

    유교는 후진타오(胡錦濤)지도부의 국가 지도 이념?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개막식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 보고에 강력한 유교적 색채가 담겨 있어 그 배경이 관심거리다. 업무보고에 나타난 대외 정책은 ‘부국강병’이 주류를 이루지만 국내 정책은 ‘이인위본(以人爲本·인간을 근본으로 삼음)’원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2기를 맞게 된 후 주석이 집정 이념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원 총리는 “정부의 모든 권력은 인민이 부여한 것으로 인민을 위한 정치는 각급 정부의 숭고한 사명”이라며 “사회보장과 민생 개선을 촉진하되 도농 저소득층의 곤경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0년간 개혁개방 정책으로 넉넉해진 국가재정을 풀어 교육, 의료, 주택, 사회보장 등 생활을 풍족하게 만드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다짐이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을 쏟는 것은 삼농(三農·농촌, 농업, 농민)정책이다.조화(和諧)사회, 샤오캉(小康)사회의 구현을 위해선 농촌문제 해결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올해 삼농정책 예산을 지난해보다 30% 늘린 5625억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 후 주석이 언급했던 ‘인심향배(人心向背)’는 명나라 문신 여계등(余繼登)의 저서에서 비롯된 말로 민심을 잃으면 국가가 쇠망한다는 의미다. 후진타오 지도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지도부는 유교철학에서 역사적 교훈을 빌려오는 것뿐 아니라 공산주의의 이념적 공백을 메워줄 대안으로 ‘전통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유교사상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론] 문화의 힘/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화의 힘/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유인촌 중앙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새 문화체육관광 장관에 취임하게 된 것은 진심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경제 살리기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던 만큼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지 못해왔다. 그것은 아마도 유 장관이 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고, 그의 몫으로 돌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문화의 힘’에 대해 남다른 이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청계천 복원과 함께 노들섬에 새로운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고, 서울의 종로를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기 위해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유 장관은 그 자신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비롯해 수많은 연극과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오랫동안 무대의 중심에 서 왔던 만큼 문화, 특히 예술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잘 알 것이다. 그는 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이 이데올로기를 녹여 북한 지배계층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문화적 충격을 주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을 보고 누구보다도 예술의 중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것, 즉 문학의 힘이 총칼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란 것 역시 너무 잘 인식하고 있을 터이다. 필자는 유 장관이 앞으로 프랑스의 문화혁명을 일으킨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일한 자크 랑과 그의 후임인 자크 루봉, 두 문화장관들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문화에 대해 훌륭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에서 언급한 두 프랑스 문화장관은 “역사는 문화이며 문화사에 기록되지 못하는 정치인은 역사에도 남지 못한다.”고 한 미테랑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드골과 퐁피두의 맥을 이어 ‘문화입국’의 과제를 실천했다. 즉, 그들은 루브르 박물관, 오페라 바스티유, 라데팡스 방주, 국립도서관이 지닌 고전적 완성미에 현대적 과감성을 조화시켜 그것들을 오늘날 파리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유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이 같은 외부적인 문화 인프라 구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감이 없지 않은 문화예술계로 하여금 균형감각을 회복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건국 60년이 되는 금년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것은 곧 문화입국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큰 잘못이 없겠다. 그는 문화 예술의 힘에 의한 충격과 정화, 그리고 인문학적 통찰과 깨달음 없이는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필자는 인생과 사회의 축도(縮圖)인 연극무대에서 숱한 경험을 쌓은 유 장관이 아직도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북한 동포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같이 문화의 힘으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그의 역할 여하에 따라 한국의 문화 지형과 수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연속 결장 이영표 “라모스 감독 존경한다”

    연속 결장 이영표 “라모스 감독 존경한다”

    “뛸 수 없지만 라모스 감독 존경한다.” ‘초롱이’ 이영표(31·토트넘)가 계속된 결장에도 불구하고 후안데 라모스 감독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이영표의 매니지먼트사인 ㈜지쎈의 류택형 이사는 3일 “(이)영표가 자신을 계속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라모스 감독을 존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라면 자신을 외면하는 감독에게 서운함을 느낄 법도 하지만 이영표는 라모스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영표가 라모스 감독을 존경하는 이유는 선수 장악력과 명확한 전술 구사에 있다. 라모스는 선수들을 잘 다루고. 경기의 맥을 정확히 짚어 교체 타이밍도 적절하다는 것이다. 스페인 세비야에서 2년 동안 무려 5개의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라모스 감독은 지난달 25일 토트넘에 칼링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현재 이영표는 부상은 없지만 지난 1월 30일 에버턴전부터 7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불안한 팀 내 입지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라모스 감독은 수비라인의 양 측면을 앨런 허튼과 파스칼 심봉다. 티무 타이니오 중 두 명을 조합하고 있다. 실질적 경쟁자로 주목받던 가레스 베일과 베누아 아수 에코토. 질베르투 모두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영표는 여전히 라모스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영표는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모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감독에 대한 ‘반기’가 아닌 ‘존경’으로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감세정책 성공 ‘조세개혁’에 달려

    감세정책 성공 ‘조세개혁’에 달려

    새 정부가 투자 및 소비 촉진과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감세(減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세제개편 차원을 넘어 조세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감세 정책은 재정 건전성 유지가 담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지출 효율화 계획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4·9 총선 이후 조세 개혁을” 현진권(경제학) 아주대 교수는 2일 “조세 정책은 선거에서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빠지기 쉬운 정책”이라면서 “4월 총선이 끝나고 5월 이후에는 조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연장 등의 조치가 새 정부 출발 시점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조세 개혁은 원점에서 출발해 하나의 패키지로 빅뱅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세제 개편을 하지 말고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세제를 한 번에 개혁해야 한다.”면서 “비과세 감면 제도를 폐지하는 등 경제 효율성을 고려해 과세 기반(tax base)은 넓히고 세율은 낮추는 쪽으로 조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세 정책과 정부 지출 절감을 패키지로 세율은 한 번 낮추면 다시 올리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조세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감세 정책은 세수(稅收) 부족으로 재정 수지가 악화되지 않도록 정부 지출 예산을 줄이는 조치와 맥을 같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세연구원 김우철 위원은 “감세 정책은 재정 안정성에 역점을 둬야 하는 등 정책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예산 절감을 위한 정부 지출 구조 효율화 방안이 표면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현진권 교수는 “세수 누락 문제와 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을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면서 “공무원 감축과 공공 부문의 민간 이양 등을 통해 정부 지출 예산을 10∼20% 줄이면 감세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법인세율 인하는 재정에서 감당할 수 있기만 하면 기업의 투자 촉진과 경쟁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수익이 늘어나 괜찮지만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련의 세금 감면 조치는 재정 건전성 유지가 요체”라고 지적했다. ●감세 정책 효과는 현진권 교수는 “부가가치세를 손대면 모르지만 법인세 인하는 세계 흐름으로 볼 때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라면서 “감세 정책은 단기가 아닌 장기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체질이 바뀌어 5년 뒤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세연구원 김우철 위원은 “다른 세수에 비해 법인세 증가율이 높았기 때문에 일부 감세 요인이 있다.”면서 “현재 25%인 법인세율을 한꺼번에 5%포인트 낮추면 세수 안정 문제가 있기 때문에 5년 동안 매년 1%포인트씩 또는 두 차례에 걸쳐 3%포인트,2%포인트를 인하하는 단계적 감세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조정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기업 투자 증가로 이어지려면 2∼3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 [S돋보기] ‘아니면 말고’ 비디오판독 안된다

    ‘아니면 말고식’ 비디오판독 요청에는 불이익을 주는 것은 어떨까.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겨울리그 ‘비디오 판독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선진기법을 통해 판정시비를 없애고 좀더 정확한 결과를 내겠다는 ‘대의명분’이었다. 게다가 지난달 26일에는 올시즌 경기당 1회를 남녀 플레이오프전부터는 2회로 늘리기로 했다. 판독제 도입 결과 지난 시즌처럼 판정 결과에 항의하느라 10∼15분씩 선수와 감독이 코트를 어지럽히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확연히 없어졌다. 판정 시비도 비교적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은 출발부터가 ‘절반쯤’ 부족했다. 자체장비 도입은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에서 TV중계방송사의 카메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중계방송이 없는 경기는 비디오 판독 요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다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인해 오히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판정을 둘러싼 시비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선수와 팬들이 한창 몰두하는 시점에서 판독을 요청, 경기의 맥을 툭툭 끊어놓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14일까지 집계된 비디오판독 요청 신청률은 39.5%였지만 이 중 판정이 번복된 것은 불과 39.1%였다.판독 불가 사례 13.8%를 제외하면 절반 가까이가 애초 맞는 판정이었다. 심판과의 기싸움, 또는 경기 흐름을 의도적으로 끊기 위해 ‘아니면 말고식’ 비디오판독 요청도 있었다는 의미다. KOVO 김건태 심판부장은 “심판은 신이 아니기에 실수할 수 있지만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 심판들의 수준이 뒤처지지 않는다.”면서도 “전임심판 확대 등 심판에 대한 처우개선과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해럴드 블룸 지음

    “신앙심이 있건 없건 간에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나 가능한 한 지혜를 추구한다.” 영미문학 비평계의 거목 해럴드 블룸이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하계훈 옮김, 루비박스 펴냄)의 서문에서 밝힌 명제이다. 책은 서구 문학, 철학, 종교를 아우르는 광범한 지적 스펙트럼을 압축해 보여 주는 블룸의 대표작. 인간은 지혜를 갈망하므로 독서하고 사색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지혜를 구현할 수는 없어도 지혜를 ‘아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음을 귀띔한다. 독자들로서는 세계적 문학비평가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서구문학의 고전과 철학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묵직한 읽을거리이다. 불룸이 주목한 주제어는 일관되게 ‘삶의 지혜’이다. 멀리 성경에서부터 가까이 20세기까지 인류 정신세계의 자양이 돼온 고전과 철학을 뒤져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열쇠를 찾는다. 인간의 의식체계를 형성해온 지혜의 형식이 얼마나 다양했는지 되짚어 보이는 과정은 서구 사상가들의 조명작업과 그대로 맥이 닿아 있다. 플라톤과 호메로스,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 몽테뉴와 프랜시스 베이컨, 프로이트와 프루스트 등을 도마에 올린 날카롭고도 균형잡힌 비교작업에서 끊임없이 지혜의 모티프를 건져 올린다. 책은 저자의 방대한 독서량을 초석삼아 쌓아 올려진 지식의 거대 탑이다. 때문에 일반독자들에겐 편히 책장을 넘기기엔 버거운 대목들이 많다. 다소의 인내력이 필요한 글임은 사실이나, 책은 지식 전달이 아닌 삶의 지혜를 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소임을 충실히 한다. 예컨대 플라톤과 호메로스의 세계를 정색하며 비교하던 끝에 이렇게 사심없는 결론을 던진다.“반세기 동안 시를 가르쳐 보니 나는 내가 가르친 우수한 학생들에게 위대한 시들을 외우라고 격려해야겠다고 믿게 되었다. 셰익스피어, 밀턴, 휘트먼의 시들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은 우리에게 플라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폭넓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시적 논쟁이라 할 수 있는 호메로스의 작품을 우리가 읽어야 하는 당위가 이렇듯 절묘하게 은유된다. 이밖에 정신적인 충격, 중병으로부터의 심리적 회복,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등의 삶의 지혜가 문학·철학사를 탐색한 지적 여정 곳곳에서 은연중 귀띔된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으랏차~” 75세 ‘몸짱 할아버지’ 英서 화제

    50년 전 젊은 시절의 몸매로 돌아가 여느 ‘몸짱’ 들보다도 더 많은 조명을 받고있는 보디빌더 할아버지가 있다. 영국 스윈돈(Swindon) 월트셔(Wiltshire) 출신의 맥스 무어(Max Moore·75) 할아버지는 인근 체육관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당찬 몸매로 웬만한 젊은 남성들에게도 벅찬 헬스기구로 운동하기 때문.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 몸짱 몸매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었던 열망 때문이었다. 20대에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는 맥스 할아버지는 13년전 은퇴이후 일주일에 3번씩 몇시간에 걸친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다듬어갔다. 그렇게 6개월동안 운동에 몰입한 결과 할아버지는 한창 좋은 체격을 가졌을 때인 20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맥스 할아버지는 “은퇴 후 다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했던 처음 6개월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라며 “내가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90세의 나이에도 젊게 보였던 존 밀스(영국 영화배우·1908~2005)를 통해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내 나이때 이만한 체격을 가졌다는 것에 놀라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며 “지금까지 담배나 술을 하지 않은 것도 몸 만들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변화의 바람 거센 ‘하늘의 땅’ 몽골

    변화의 바람 거센 ‘하늘의 땅’ 몽골

    ‘몽골반점’‘우랄-알타이 어족’ 등의 수식어로 알려진 나라, 몽골.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 속에서 그들도 우리나라를 친근하게 여기고 있지만, 정작 정신적 스킨십을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EBS 4부작 다큐시리즈 ‘한·몽 공동제작-하늘의 땅, 몽골’(3월3∼6일 오후 11시10분)이 이같은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몽골 방송사 ‘UBS,Arena Studio’도 제작에 함께 참여했다. 3일 방송되는 1부 ‘초원의 전설, 토올’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몽골 오랑카이 족의 대서사시가 ‘토올’에 관한 이야기다. 토올은 몽골의 전설 속 영웅들을 찬양하는 노래로,7만 줄(A4용지 약 3500페이지 분량)이 넘는 가사는 사나흘 동안 내리 불러야 할 만큼 방대하다. 이 노래를 외워서 전문적으로 부르는 사람을 ‘토올치’라 부른다. 2부 ‘자연과 인간의 매개자, 버’(4일 방송)에서는 1990년대 사회주의를 버리고 시장경제를 선택해 변혁을 겪고 있는 몽골 사회에 여전히 살아있는 샤머니즘의 세계를 조명한다. 몽골어로 ‘버’는 남자 무당을 뜻한다. 현재 몽골 사회에서 그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실제 굿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해 본다. 3부 ‘아름다운 동행, 야탁과 가야금’(5일 방송)은 우리 악기 가야금과 흡사하게 생긴 몽골 전통악기 야탁을 조명한다.1961년 북한 가야금 연주자 김종암이 몽골에 와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외세의 압력에 맥이 끊길 뻔했던 몽골의 야탁을 부활시켰다. 지금도 스승의 열정과 헌신을 기억하는 제자들이 ‘아리랑’ 등을 야탁 연주로 들려준다. 4부 ‘꿈꾸는 초원, 바다흐 가족의 외출’(6일 방송)에서는 고비사막에 사는 유목민 가족을 한 달 간 밀착취재,21세기 몽골인들의 생활 변화상을 짚는다. 자연친화적 삶을 살던 250여만명의 몽골인 가운데 절반은 이미 도시로 떠났다. 전기와 텔레비전, 휴대전화가 수천년 동안 이어온 이들의 생활방식을 급속히 바꿔 놓고 있는 중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화개면소재지에서 5㎞ 남짓 떨어진 맥전(麥田)은 ‘보리암’이라고도 불리는 모암마을에 편입된 곳이어서 보리 재배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화개면지’에 따르면 1936년 3월 큰 지진이 있었고, 같은 해 여름 홍수까지 덮치면서 산사태가 발생, 마을 전체가 흔적 없이 무너져 내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밀쳐 없어진 동네라 하여 ‘미라태’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도 얻었다. 산사태의 악몽을 걷어내고 한두 호씩 마을을 재건해 한때 40호쯤 되었던 것이 지금은 8가구만 남았고 그나마 원주민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 건너 구례에서 시집와 맥전 사람으로 60년을 넘게 산 박점순(84) 할머니가 뜨거운 물속에 자꾸만 찢어진 종이상자를 넣었다 빼낸다. 사찰 등에서 쓰고 남은 초를 녹인 물이라는데 이렇게 적셔서 말려두면 불쏘시개로 톡톡히 제 몫을 해낸다. 슬하에 자식도 없이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20년 넘게 홀로 사셨다는 박 할머니의 집은 아궁이 군불로 난방을 한다. 봄철엔 간간이 찻잎을 따지만 그것도 고질적인 관절 악화로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 ●3대째 가업 잇는 ‘조태연가 죽로차’ 전에는 부식을 싣고 찾아온 용달차에서 찬거리를 사곤 했는데 요즘은 이 마을 사람들도 자가용을 타고 다녀 덩달아 부식차마저 들어오는 일이 드물어졌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쉬엄쉬엄 1시간 거리여서 시장에 나가는 일이 부쩍 힘에 부친다. 경치 좋고 조용한 이 마을도 박 할머니에겐 그저 적적하고 불편하고 어려운 것이 ‘쌔고 쌨지만’ 할 수 없이 사는 곳에 불과한 모양이다. 맥전에는 하동군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녹차 명가가 있다.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녹차 상표를 낸 ‘조태연가(家) 죽로차’가 그곳. 녹차 재배는커녕 있는 차나무도 다 파내고 유실수를 심어댔던 반세기 전쯤 부산에서 차를 찾아 화개로 들어온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은 고 조태연옹의 손자 조윤석(37)씨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촉각, 후각, 미각, 거기에 손재주며 눈썰미까지 제다인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데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은 환경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어린 윤석에게 찻잎 따기는 용돈벌이였고, 찻물은 동상에도, 감기에도, 배앓이에도 빠짐없이 쓰이던 만병통치약이었다. 처음엔 편찮은 어머니를 위해 일손을 돕는 것으로 출발했다. 녹차 상품 포장만 2년을 하다 하나씩 작업 과정을 배워갔다. 녹차를 더 알고 싶단 생각에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요즘은 대학원에서 자원식물개발을 공부 중이다. 좋은 원료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란다. 젊은 후계자는 녹차가 생산되지 않는 달엔 쑥, 감잎, 뽕잎, 연잎, 국화(감국), 구절초, 겨우살이 등을 활용한 차 만들기에 전념한다. 이런 대용차들도 몇 년간 선방 스님들의 시음 의견을 수렴한 후에야 상품으로 내놓는다. ●한정된 수량 100% 수작업 조태연가의 모든 차는 한정된 수량에 한해 100% 수작업만 한단다. 대량 생산을 할 경우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45년을 이어온 브랜드 인지도를 떨어뜨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고. 조윤석씨에겐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내심 둘째딸이 가업을 이어주길 바란다는 그는 차의 생성부터 완성까지를 꼼꼼히 기록한다. 그가 젊은 시절 겪었던 시행착오를 아이들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두툼한 작업일지 속엔 3대를 지나 4대로 이어질 지리산 야생차 비법이 그득하다. 아직 찻잎을 덖으려면 두어 달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 댁 다실엔 벌써부터 찻잔 가득 봄 향기가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서부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화개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의 중간 지점이므로 구례나 하동까지 온 다음 화개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이용해 화개로 간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로 바로 진입한다. 맥전마을은 화개장터 삼거리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진입해 5㎞쯤 직진해야 하는데 계곡 건너편 산기슭에 있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단독]감사원 내부 골프자제령… 타부처도 떤다

    감사원이 최근 직원들에게 골프 자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내부 지침이었지만 공직사회는 모든 공직자에 대한 경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26일 “이명박 정부 출범을 전후해 흐트러진 공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직원들에게 가급적 골프를 자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골프 자제령’은 감사원이 지난 21일 중앙부처 자체 감사관계관회의를 열어 대대적인 공직 기강 잡기에 나선 것과 맥을 같이한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골프를 아예 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서는 감사원의 골프 자제령을 사실상 금지령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과 같은 공무원의 골프 금지령까지는 아니라 해도 스스로 알아서 골프를 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중앙부처의 한 관계자는 “비록 감사원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한 골프 자제령이지만 다른 부처 공무원들 입장에서도 감사원의 뜻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사실 공직사회에서는 감사원의 지침 이전에 골프를 자제하는 기류가 형성됐다.“앞으로 청와대 참모들은 사생활이 없을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발언이 “이젠 골프 즐기기는 끝났다.”는 공무원들의 즉각 반응으로 표출됐던 것.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청와대가 바쁘면 장관이 바빠지고, 그러면 공무원들도 자연히 바빠지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청와대가 ‘노 할러데이’로 가면 자연스레 골프장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도 “장관들이 일요일 한두 번이야 골프장에서 청와대의 전화를 받겠지만 계속 골프장에서 (청와대) 전화받기는 힘들 것 아니냐.”면서 “그러다 보면 골프장 출입이 자연히 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취임] 17대 대통령 취임사

    [이명박대통령 취임] 17대 대통령 취임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 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하신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리고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엥흐바야르 남바르 몽골 대통령, 삼덱 훈센 캄보디아 총리, 후쿠다 야스오 일본 내각총리대신, 빅토르 줍코프 러시아 연방 총리, 무하마드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비롯한 각국 경축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한없이 자랑스러운 나라, 한없이 위대한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 시대적 사명에 신명을 바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국민을 섬겨 나라를 편안하게 하겠습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통합하겠습니다. 문화를 창달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습니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겠습니다. 올해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잃었던 땅을 되찾아 나라를 세웠고, 그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세계 역사상 최단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과업을 동시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오로지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힘으로 일구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올라섰습니다. 이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부릅니다.‘신화’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우리가 다 함께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입니다. 그것은 신화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진실한 삶의 이야기입니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 전선에서 산화한 장병들, 뙤약볕, 비바람 속에 땅을 일군 농민들, 밤낮없이 산업현장을 지켜낸 근로자들, 젊음을 바쳐 민주화를 일구어낸 청년들의 눈물겹도록 위대한 이야기입니다. 장롱속 금붙이를 들고 나와 외환위기에 맞섰던 시민들, 겨울 바닷가에서 기름을 걷고 닦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사회 각 영역에서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온 수많은 직장인들과 공직자들, 이들 모두가 대한민국 성공신화의 주역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내놓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떳떳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자부심이 미래를 여는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이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로 가는 길을 찾아 열어가고자 합니다.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실의 제약을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향해 함께 전진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꾸고, 각자가 스스로 자기 몫을 다하며, 공공의 복리를 위해 협력하는 사회, 풍요와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나라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합니다. 지난 10년, 더러는 멈칫거리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제 성취의 기쁨은 물론 실패의 아픔까지도 자산으로 삼아 우리는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합니다. 실용정신은 동서양의 역사를 관통하는 합리적 원리이자, 세계화 물결을 헤쳐 나가는 데에 유효한 실천적 지혜입니다.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개인과 공동체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삶을 구현하는 시대정신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이룩하는 데에 나와 너가 따로 없고, 우리와 그들의 차별이 없습니다. 협력과 조화를 향한 실용정신으로 계층갈등을 녹이고 강경투쟁을 풀고자 합니다. 정부가 국민을 지성으로 섬기는 나라,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노사가 한마음 되어, 소수와 약자를 따뜻이 배려하는 나라, 훌륭한 인재를 길러 세계로 보내고, 세계의 인재를 불러들이는 나라, 바로 제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룩하고자 하는 선진 일류국가의 꿈입니다. 기적은 계속될 것입니다. 신화는 이어질 것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발전의 엔진에 다시 불을 붙여 더욱 힘차게 돌아가게 하겠습니다. 제가 앞장서고 국민 여러분이 하나 되어 나서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 시점에서 우리 함께 다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세계는 우리를 저만치 앞질러가고 있습니다. 후발국들도 바짝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자원과 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내 사정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중산층은 위축되고 서민생활은 어려워졌습니다. 계층간, 집단간의 관계는 여전히 갈등과 투쟁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시민사회는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권리주장이 책임의식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오고 있습니다. 분단국으로서 지고 있는 짐도 무겁습니다. 다음 60년의 국운을 좌우할 갈림길에서, 이 역사적 고비를 너끈히 넘어가기 위해서 저는 국민 여러분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변화를 소홀히 하면 낙오합니다. 변화를 거스르면 휩쓸리고 맙니다. 변화의 흐름을 타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더 빨리 변해야 합니다. 불합리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으면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헤어져야 합니다. 방향은 개방과 자율, 그리고 창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여 더 활기차게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정부부터 유능한 조직으로 바꾸고자 합니다.‘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겠습니다.‘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잘 하는 곳은 더 잘 하게 해주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힘이 되는 역할을 맡겠습니다. 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양하겠습니다. 공공부문에도 경쟁을 도입하겠습니다. 세금도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투자와 소비가 살아납니다. 공무원 수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빠른 시일 내에 혁파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머지않아 새 정부가 효율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요, 일자리 창출의 주역입니다.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공장을 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하고 신바람 나서 세계 시장을 누비도록 시장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중소기업들이 활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서 대기업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도록 돕겠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하는 기업인들이 존경받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 사랑받아야 합니다. 노(勞)와 사(使)는 기업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입니다. 어느 하나가 제 몫을 못 하면 수레가 넘어집니다. 선진국에서는 노사분규가 현격히 줄어들었습니다.“과격한 투쟁은 결국 자멸을 가져온다.”는 인식을 노사 모두가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노사문화의 자율적 개선은 선진화의 필수요건입니다. 이제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기업도, 노조도 서로 양보하고 한걸음씩 다가서야 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이 힘을 내야 합니다. 기업이 먼저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으로 노동자를 끌어안아야 합니다. 이런 때 노동자도 더 열심히 일해 주어야 합니다. 불법투쟁은 지양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노사관계가 건강해집니다. 정부도 원칙과 성의를 가지고 노력하겠습니다. 시장개방은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입니다. 수출산업이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국부를 늘려가야 합니다. 그러나 개방에 취약한 부문에서는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농어민들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 모두가 농어민의 아들딸입니다. 농업, 농촌, 농민 걱정이 곧 나라 걱정입니다.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함께하겠습니다. 농림수산업이 더 이상 1차 산업으로 머물러선 안 됩니다. 첨단 생산기술을 접목하고 유통 서비스 경영과 결합시켜 경쟁력 있는 2차,3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농어민과 정부가 뜻을 합치고 지혜를 모으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고, 다 함께 건강하고 편안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도움이 절실한 사람은 국가가 보살펴야 합니다. 시혜적, 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능동적,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됩니다. 여성은 시민사회와 국가발전의 당당한 주역입니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사회를 성숙하게 만듭니다. 양성평등 정책을 추진해서 시민권과 사회권의 확장에 힘쓰겠습니다. 더 많은 여성이 의사결정의 지위에 오를 수 있도록 기회를 늘리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습니다. 생애주기와 생활형편에 따른 수요에 맞추어 맞춤형 보육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정부가 보육의 짐을 덜어주면 저출산 문제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인적 자원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청년세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국내외에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을 돕겠습니다. 주거생활을 안정시킴으로써 개인 생활은 물론 사회의 안정 기반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복지대책도 시급합니다. 노령연금을 현실화하고, 공공복지를 개선하겠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의료혜택과 시설을 늘리고, 근로의욕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겠습니다. 장애인들에게도 더 따뜻한 배려와 함께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입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살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진화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꿈과 활력의 발전기입니다. 청소년들의 적성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디지털,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교육개혁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 넣어야 합니다. 학교 유형을 다양화하고 교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겠습니다. 그래야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사교육 열풍이 잦아들게 됩니다. 학생들의 적성과 창의력이 살아납니다. 대학의 자율화는 국가경쟁력뿐 아니라 한국 사회 선진화의 관건입니다. 교육과 연구의 역량을 늘려서 세계의 대학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지식기반사회의 전선에 서야 합니다. 교육의 기회를 질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습니다. 과학이 사회를 합리적으로 바꾸고 선진화시킵니다. 한국의 몇몇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20년,30년을 내다보면서 과학기술의 창의적 역량을 키워 가겠습니다. 우수한 과학도를 길러내고, 과학자를 존경하고 우대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과학기술이 미래로 가는 문을 열어줍니다.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거대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국가가 장기계획을 가지고 밀어 주어야 합니다. 대학과 기업과 정부의 연구개발 협력체제도 보다 실질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주택은 재산이 아니라 생활의 인프라입니다. 주거생활의 수준을 높이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주거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겠습니다. 국토의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고자 합니다. 해양지향, 광역화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미래의 생활양식에 필요한 공간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 친환경, 친문화적 기조를 유지하여 국토의 건강성과 품격을 높여나가겠습니다. 환경보전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환경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냅니다. 지구 환경 변화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상재해가 잦아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이에 적응하려면 당장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픔을 참고 창의적으로 적응해야만 합니다. 식량, 환경, 물, 자원, 에너지 등과 관련된 정책 전반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문화국가입니다. 최근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한류는 그런 전통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전통문화의 현대화와 문화예술의 선진화가 함께 가야 경제적 풍요도 빛이 날 것입니다. 이제는 문화도 산업입니다.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문화강국의 기반을 다져야 합니다. 문화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격조가 올라갑니다. 문화로 즐기고, 문화로 화합하며, 문화로 발전해야 합니다. 정부는 우리 문화의 저력이 21세기의 열린 공간에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더 넓은 시야, 더 능동적 자세로 국제사회와 더불어 함께하고 교류하는 글로벌 외교를 펼칠 것입니다. 우리는 인종과 종교, 빈부의 차이를 넘어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겠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지구촌의 평화와 발전에 동참하겠습니다.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로 발전, 강화시키겠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 형성된 역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해 나가겠습니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일본, 중국, 러시아와 고루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힘쓸 것입니다. 아울러 평화와 환경을 위한 국제협력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우리의 경제규모와 외교역량에 걸맞게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기여외교를 펴겠습니다.UN 평화유지군(PKO)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겠습니다. 문화외교에 역점을 두어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더 원활히 하겠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이 어우러지면 한국의 매력을 세계로 내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통일은 7000만 국민의 염원입니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비핵. 개방 3000 구상’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입니다.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000 달러에 이르도록 돕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000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정치의 근본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살맛나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변하지 않고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국가의 발전 방향과 실천 대안을 만들어 제시해야 합니다. 민생고를 덜어주고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실용정치의 기본입니다. 길은 멀어 보입니다. 그러나 가능한 일부터 시작해 봅시다. 소모적인 정치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합시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생산적인 일을 챙겨 합시다. 여와 야를 넘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국회와 협력하고, 사법부의 뜻을 존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 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꿈을 꿀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꿈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되길 바랍니다. 저는 이 소중한 땅에 기회가 넘치게 하고 싶습니다.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국민의 마음속에 있는 대한민국 지도를 세계로 넓히겠습니다. 세계의 문물이 거침없이 들어와서 이 땅에서 새로운 가치로 창조되게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새로운 가치를 내보내는 나라, 선진 일류국가가 되게 하겠습니다. 선대의 기원이고, 당대의 희망이며, 후대와의 약속입니다.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습니다. 정부만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나서 주셔야 합니다. 각자가 스스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더 튼튼하게 길러야 합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쳐야 합니다. 기업인과 노동자들은 손잡고 더 진취적으로 매진해야 합니다. 청년들은 자기 개발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군인과 경찰은 국가와 사회를 더 성실히 지켜야 합니다. 종교인, 시민운동가, 언론인도 더 무거운 책임을 짊어져야 합니다. 공직자들은 더 성심껏 국민을 섬겨야 합니다. 대통령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시대적 과제,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한 대전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이 합심하여 떨치고 나서면 해낼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2월25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 [4·9총선 통합민주당 공천 신청자] 서울

    ▲종로(5) 유승희(47·국회의원·비례) 강지원(43·전 종로발전포럼 대표) 박대진(53·맥 스테이크 대표) 아옥련(61·도서출판 아이당 대표) 정흥진(63·전 종로구청장) ▲중구(2) 박형상(49·서울 중구문화원 이사) 정호준(37·정일형·이태형박사 기념사업회 장학회장) ▲용산(4) 이은영(55·국회의원·비례) 서정호(60·열린용산포럼21 대표) 성장현(52·전 용산구청장) 유상두(62·재경 용산구 호남향우회장) ▲성동갑(2) 최재천(44·국회의원) 정병채(53·법률중앙회 연구위원장) ▲성동을(2) 임종석(42·국회의원) 고재득(61·전 성동구청장) ▲광진갑(6) 백병기(49·사법개혁국민연대 공동대표) 부일환(42·국제경제사회 연구원 원장) 이왕재(38·(사)중소기업시대포럼 사무처장) 임동순(54·전 민주당 지역위원장) 조상훈(45·전 서울시의회 의원) 한웅(44·변호사) ▲광진을(3) 김형주(44·국회의원) 최영록(43·로얄학습클리닉 대표) 추미애(49·전 국회의원) ▲동대문갑(4) 김희선(64·국회의원) 유수현(51·부정비리추방 시민연대 사무처장) 윤종일(54·전 서울시의회 의원) 지용호(43·전 경희대 총학생회장) ▲동대문을(3) 민병두(49·국회의원·비례) 유덕렬(53·전 동대문구청장) 정병걸(60·전국 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회장) ▲중랑갑(3) 김택환(41·면목고 총동창회장) 이상수(61·전 노동부장관) 임성락(45·다솜치과 원장) ▲중랑을(2) 김덕규(66·전 국회부의장) 정웅정(45·전 정동영 후보 정책 특보) ▲성북갑(5) 손봉숙(64·국회의원·비례) 김영배(41·전 성북구청장 비서실장) 김현식(51·아리랑TV 세계방송전략 기획단장) 이성우(52·한성대 교수) 임양운(56·(사)미래준비 이사장) ▲성북을(3) 박찬희(49·전 국민일보 정치부장) 신계륜(54·민주당 사무총장) 윤원일(47·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강북갑(2) 오영식(41·국회의원) 박겸수(49·정당인) ▲강북을(2) 최규식(54·국회의원) 유대운(58·전 승강기안전관리위원장) ▲도봉갑(2) 김근태(61·국회의원) 이경태(58·전 민주당 중앙위원) ▲도봉을(2) 유인태(59·국회의원) 설훈(55·전 국회의원) ▲노원갑(2) 정봉주(47·국회의원) 이형남(51·서울산업대 명예교수) ▲노원을(1) 우원식(49·국회의원) ▲노원병(3) 김성환(42·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송광선(52·세무사 대표) 이동섭(52·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은평갑(1) 이미경(58·국회의원) ▲은평을(6) 민병오(46·정치학 박사) 송미화(46·전 서울시의회 의원) 윤영림(53·전 한서대 겸임교수) 이성일(40·전 민주당 부대변인) 이용준(35·한별레저㈜ 이사) 최창환(46·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서대문갑(2) 우상호(45·국회의원) 김영호(41·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마포갑(3) 노웅래(50·국회의원) 정형호(52·회계사) 최명규(42·㈜한길 TMA대표) ▲마포을(2) 정청래(42·국회의원) 박홍섭(65·전 마포구청장) ▲양천갑(3) 안동혁(59·17대 국회의원 선거 민주당 양천갑 후보) 이제학(45·경기문화재단 기조실장) 임흥석(44·휴먼뉴스 대표) ▲양천을(2) 김낙순(50·국회의원) 김현배(46·전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강서갑(1) 신기남(55·국회의원) ▲강서을(3) 노현송(54·국회의원) 김기운(46·전 민주신당 대외협력국장) 이규의(44·명지대 객원교수) ▲구로갑(1) 이인영(43·국회의원) ▲구로을(2) 김윤곤(60·전 서울시청 부이사관) 남승우(47·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총동창회 이사) ▲금천(3) 이목희(54·국회의원) 나이균(65·전 민주당 통일특별위원장) 정두환(46·한국가스안전공사 부사장) ▲영등포갑(3) 김영대(48·국회의원·비례) 김영주(52·국회의원·비례) 이성권(50·(사)국제전통문화예술교류협회 총회장) ▲영등포을(3) 이경숙(54·국회의원·비례) 김민석(44·전 국회의원) 조일출(39·추미애·김한길의원 정책보좌관) ▲동작갑(1) 전병헌(49·국회의원) ▲동작을(6) 백계문(53·김대중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송종섭(48·변호사) 송태경(51·한전기공 상임감사) 안병원(62·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정한식(52·동양대 겸임교수) 허동준(39·전 중앙대 총학생회장) ▲관악갑(2) 유기홍(49·국회의원) 채상현(56·해광전기공업㈜ 대표) ▲관악을(5) 권미성(42·남서울대 강사) 권태오(57·전 민주당 대표 특보) 김희철(60·전 관악구청장) 이성재(49·전 국회의원) 정태호(44·전 청와대 대변인) ▲서초갑(1) 박찬선(55·㈜테크노코리아 회장) ▲강남갑(1) 김성욱(47·전 뉴욕한인회 이사) ▲송파을(1) 정성태(53·전 구의회 의원) ▲송파병(5) 이근식(62·국회의원) 김관석(57·실사구시봉사단 공동대표) 김성순(68·전 국회의원) 박병권(42·변호사) 성기청(43·(사)대안과 미래 이사장) ▲강동갑(2) 송기정(44·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양관수(57·전 대통합민주신당 교육연수위원장) ▲강동을(2) 이상경(44·국회의원) 심재권(61·전 국회의원)
  • 40만~100만원대 외제 유모차 줄줄이 출시

    40만~100만원대 외제 유모차 줄줄이 출시

    비싼 외제 유모차 출시가 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함께 외제 유모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유모차 브랜드 맥클라렌은 다음달 30여종에 이르는 신제품을 내놓는다. 가격은 평균 40만원대다.1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지난해엔 20여종을 선보였다. 맥클라렌을 수입하는 세피앙 관계자는 “유아용품 가운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 품목이 유모차와 카시트 등 안전용품”이라며 “아이의 안전과 이동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편리하고 튼튼한 고가 수입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 올해 제품 라인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세피앙은 또 상반기 중에 독일 유모차 브랜드인 아이쿠의 플라즈마 라인도 들여온다. 아이쿠 제품은 평균 70만원대다. 바퀴와 프레임이 견고하고 무거워 아빠들이 끌고 다니기에 좋다고 설명한다. 다른 유아용품 업체들도 해외 고가 유모차 수입에 앞다워 나서도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해부터 네덜란드 유모차 브랜드인 무치와 호주 유모차 베르티니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프이도 지난해부터 일본의 콤비와 독일의 레카로를 들여와 판다. 아가방앤컴퍼니측은 “보통 유모차는 등받이와 발판을 각각 조절해 갑작스러운 각도 조절로 차체가 흔들리지만 X2 유모차는 시트의 각도와 좌판이 동시에 움직여 아기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69만원. 무치 4라이더는 67만원,3라이더는 69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유모차 특수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고가 수입 유아용품으로 아이를 치장하는 명품맘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면서 “평소 아이에게 정을 듬뿍 주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가 고급 제품을 사주고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졸속 선거구획정,이젠 바꿔야 한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졸속 선거구획정,이젠 바꿔야 한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결국 이렇게 끝나버렸다. 이틀 전 국회 정치관계법 특위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2개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2석 줄여 현행 299명의 의원정수에서 변동없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안을 확정했다. 정권 인수인계와 각종 화재사건에 국민들의 정신이 쏠려 있는 동안 국회의원들끼리 뚝딱 해치워버린 것이다. 헌정 60주년을 맞이하는 2008년, 한국에서는 선거구획정위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르면 획정위는 선거구를 인구변동에 따라 공정하게 나누어 국회의원선거 1년 전까지 획정안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획정위는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국회는 그 안을 존중해야 한다. 선거 1년 전부터 객관적인 선거구 재획정을 통해 출마희망자는 물론 유권자가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법을 제정한 국회부터 이러한 법조문을 스스로 위반하고 있다.4월9일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국회의 정치관계법 특위가 법에 아랑곳하지 않고 올 1월18일이 되어서야 획정위를 구성했다. 여느 총선 때와 같이 느지막이 가동된 획정위는 시간에 쫓겨 한달도 안 된 지난 2월15일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그로부터 1주일도 안 돼 국회에서 확정되었다. 애초 획정위는 두 가지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구 243개에서 인구 변동을 반영하여 2개 또는 4개를 더 늘리는 방안이다. 또한 획정위는 56석의 비례대표 의원수를 늘리거나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할 것도 건의했다. 많은 정치학자들이 비례대표를 56명보다 더 늘려 표가 의석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왜곡을 줄이고 대표성도 향상시킬 것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에 규정된 것과 달리 국회가 국회의장에게 제출된 획정안을 그리 존중한 것 같지 않다. 국회는 의원정수의 증가가 국민정서에 반하고 ‘작은 정부’에 역행한다면서 299명으로 묶어 놓았다. 국민들은 능력없는 국회의원들이 정쟁에만 몰두하는 것에 염증을 느끼기 때문에 국회의원 증원보다 구조조정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299명의 의원정수를 유지하기 위하여 비례대표 2석을 줄인 것은 객관적 기준과 합리적 논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헌법의 ‘200명 이상’이라는 조문에 얽매여 299명까지만 의원정수로 해석하는 구태를 반복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이번에 의원정수가 300명을 넘어가면서 증원의 물꼬가 터진다면 그간 소수만 누렸던 국회의원으로서의 권력과 특혜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국회의원선거 때마다 법을 어겨가면서 획정위를 급조하고 획정안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졸속으로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구습을 단절해야 할 때가 왔다.2001년 10월 헌법재판소는 유권자가 가장 적은 곳의 유권자 숫자와 가장 많은 곳의 숫자가 1대3 아래로 되도록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같은 결정에서 헌재는 이 비율을 1대2로 낮추어 유권자 표의 등가성과 당선자의 대표성을 더욱 향상시키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꾸고 선거구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정치학자들이 다양한 공식과 다른 국가들의 비교연구를 통하여 한국에 적합한 의원정수를 산출한 결과는 306명,346명,572명 등이다. 제18대 국회는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할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시기구인 획정위도 이해당사자인 국회가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소속으로 상시기구화해야 한다. 획정위는 국회뿐 아니라 지방선거의 선거구까지 상시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선거를 위해 획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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