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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빠진 ‘쇠고기 특위’ 맥없이 끝나

    맥빠진 ‘쇠고기 특위’ 맥없이 끝나

    미국산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가 5일 청문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특위가 구성된 지 54일 만이다. 하지만 특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놓고 ‘참여정부 설거지론’,‘정상회담 선물론’ 공방만을 펼치며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과정과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준비는 부실했고, 정치적 공세에만 치중했다. 한나라당도 정부를 옹호하고 참여정부 책임론 설파에만 열중했다. 특위는 기관보고와 청문회 일정을 두고 초반부터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MBC ‘PD수첩’관계자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특위는 무산되기 일쑤였고, 막판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특위 참석을 놓고도 파행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에서는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나왔다. 지난달 20일 특위의 시한을 연장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4월 쇠고기 개방을 약속해놓고 대선 직후인 12월24일 청와대 회의에서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나. 선거에서 패배했다는데 왜 쇠고기 수입 문제를 얘기하느냐.’고 말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졌다는 이유 하나로 협상을 중단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30개월’을 기준으로 보고 (참여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설거지론’ 운운 자체가 부끄럽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공격을 취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협상이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측 인사들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며 거듭 ‘선물론’을 제기하며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몰아세웠다. 김 전 수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쇠고기 협상이) FTA의 전제 조건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주요 증인으로 출석했고, 한덕수 전 총리와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의 인사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방콕 데인저러스’

    ‘방콕 데인저러스’(11일 개봉)를 만든 태국의 옥사이드와 대니 팽 형제는 이미 세계적인 감독으로 성장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대성공을 거둔 공포영화 ‘디 아이’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었고, 직접 할리우드로 건너가 ‘메신저’를 연출하기도 했다.‘방콕 데인저러스’는 그들이 99년에 연출해 토론토와 로테르담 등 국제영화제에서 절찬을 받았던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하지만 방콕이 무대이고 전문 킬러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모든 내용이 바뀌었다.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방콕으로 온 킬러 조는,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들을 어기게 된다. 사적인 감정을 갖지 않고,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암살 대상에 대해 의문도 갖지 않는다. 이유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 덕에 연락책으로 썼던 청년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됐어도, 죽이는 대신 제자로 받아들인다. 게다가 청년은 킬러인 조를, 정의를 위해 악당을 죽이는 영웅으로 받아들인다. 그동안 지켜왔던 조의 정체성은 근저부터 흔들리고, 모든 것이 급격하게 무너져 내린다. ‘방콕 데인저러스’는 너무나도 많이 봤던 이야기를 지루하게 답습한다. 프로페셔널 킬러가 감정 때문에 흔들리고, 배신 당하고 마침내 복수를 한다. 팽 형제는 식상한 이야기를 작위적으로 끌어간다. 조는 최고의 킬러다. 아마 임무에 실패한 적은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를 만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신파는 으레 유치하고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영화 속에서 조가 말 못하는 여인과 나누는 사랑 이야기는 단내가 풀풀 난다. 캐릭터의 일관성도 없고, 이야기의 논리도 어설프다. 원작은 그렇지 않았다. 신파적이라는 점은 똑같지만,80년대 홍콩 누아르에서 느껴졌던 열정이 있었다. 홍콩 누아르는 극단까지 감정을 밀고 나간다. 조금 어설프고 과장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 열정과 절박함 때문에 비장미가 느껴졌다.99년의 ‘방콕 데인저러스’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렇지 않다. 할리우드 영화의 보편적인 스토리에 팽 형제의 능숙한 장면 연출이 얼기설기 엮여 있을 뿐이다.‘메신저’도 그랬지만, 팽 형제의 할리우드 진출작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아시아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는 해외의 감독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는다. 특히 시나리오는 반드시 그들이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동과서의 장점을 결합하기는커녕 동양과 서양의 단점들만 노출되는 괴상한 영화가 되곤 한다.‘방콕 데인저러스’처럼 이야기는 식상하고, 감정은 지나치게 신파적인 기묘한 결합이 나오는 것이다. 서극이나 임영동이 할리우드에서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이유도 그것이었다. 팽 형제가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은 하나같이 맥 빠지고 지루하다. 하지만 그들이 태국과 홍콩에서 만든 영화들은 다르다. 팽 형제는 재기가 넘치고 능력 있는 뛰어난 감독들이다. 다만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는 아시아에서만…. 영화평론가
  • 허정무호 발끝 85분간 ‘침묵모드’

    ‘젊은 피의 힘, 그러나 절반의 승리.’ 전반 5분 이청용(서울)의 선제골 이후 무려 85분 동안 요르단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상대인 북한의 ‘가상 상대’ 요르단을 상대한 ‘허정무호’의 모의고사는 또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숙제를 남기고 끝났다. 더욱이 “빠르고 섬세한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한 허정무 감독의 공약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요르단의 맥 빠진 플레이에 묻혀 안타까움은 더했다. 마무리 미숙은 여전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김남일(빗셀 고베)의 침투패스를 받은 조재진(전북)은 완벽한 골 기회를 잡았지만 오프사이드 판단 미숙으로 첫 번째 볼 터치를 놓쳐 득점에 실패했다. 조재진은 이후 전방에서 몇 차례 헤딩으로 2선 공격수에게 공을 배달했지만 허 감독이 기대한 골 상황을 연출하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수원)과 교체됐다. 전반 18분에는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김치우(서울)가 골 지역 정면에서 골키퍼와 맞섰지만 마무리에 실패한 데 이어 후반 종료 직전 완벽한 골 기회에서 날린 서동현의 슈팅도 골대 오른쪽으로 비켜갔다. 한층 두꺼운 수비로 나설 10일 북한전(중국 상하이)을 앞두고 남긴 가장 큰 과제. 허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채택, 역삼각형 형태의 미드필드진으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전개해 나갔다. 물론, 공격 조율을 맡은 김두현의 위협적인 볼 배급이 돋보였고, 기성용(서울)이 위협적인 드리블과 공간을 노린 패스로 측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줬지만 문제는 윙포워드와 풀백의 엇박자였다. 오른쪽 날개 이청용과 풀백 오범석(사마라)은 꾸준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뚫었지만 정작 공격수의 머리를 정확하게 맞히지 못한 크로스는 아쉽기만 했다. 중반 이후 흐트러진 수비의 집중력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김진규를 가운데 세운 수비라인은 흐르는 공을 번번이 상대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긴 데 이어 공을 걷어내려다 상대의 등을 맞히는 등 부정확한 킥을 남발했다.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노리는 킥은 전무하다시피했다. 허 감독은 대부분의 가동 자원을 교체해 가면서 시험을 거듭했지만 결국 남은 건 지겹도록 반복되는 마무리와 집중력 부족이라는 두 마디뿐이었다. 허 감독은 “10일 열리는 북한전을 앞두고 좋은 연습경기를 했고 여러 가지 테스트도 했다.”면서 “그러나 경기는 잘했는데 마무리에서는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리먼 인수추진 산업은행 “국내은행과 컨소시엄 논의”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기는 기회’라며 국내 은행들이 해외 금융기관 사냥에 나섰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현재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및 민간은행들의 컨소시엄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2일 신용회복기금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민 총재는 이날 “리먼 브러더스를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보다는 공동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민간은행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산은의 움직임은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이런 종류의 협상은 민간금융기관이 주도해 참여 범위나 조건 등 핵심 사항 등을 리드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공동 인수 파트너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기관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리먼 브러더스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측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산은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 가능성은 현재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부실의 충격으로 주가가 4분의1토막(지난해 2월 최고치 85.80달러)이 난 리먼 브러더스지만, 가격협상이 쉽지 않다. 민 총재도 이날 “리먼측과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향후 협상 진행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남은 4년 6개월 뭘 할 건가/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남은 4년 6개월 뭘 할 건가/김인철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넘기면서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촛불도 기세가 꺾였고,1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도 30%를 넘어서고 있다. 지지율 회복에 올림픽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로서는 액면 그대로 믿고 싶을 것이다. 덩달아 자신감을 되찾은 양상이다. 엔도르핀이 돈다거나 좌고우면 않겠다는 등의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대통령의 강한 의욕이 잘못일 수는 없다. 문제는 지난 6개월을 어떻게 정리했느냐이다.‘잃어버린 6개월’을 반성하고, 실패원인을 찾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남은 4년 6개월 펼칠 국정운영의 ‘수정본’을 마련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게 아닌 듯하다. 우선 진정성 있는 반성의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대통령과 당이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걱정이 컸을 것”이란 대통령의 편지나,‘대내외의 어려움 속 삶의 선진화를 준비한 6개월’이라는 청와대의 자평은 지난 6개월의 소용돌이를 무색하게 한다. 반성이 없으니 오답노트도, 제대로 된 국정운영의 수정본도 없다. 지난 6개월을 그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원안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태세다. 그런데 그 원안이 기실은 시대착오적 과거회귀다. 정치는 유신독재와 군사정권 시절의 권위주의를, 경제도 1960,70년대 성장주의를 답습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규제 완화는 전국적인 투기 광풍을 촉발했던 수년전의 정책 실패와 닮아 있다. 이 대통령이 부쩍 ‘법치’를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시위피해 집단소송제나 사이버모욕죄 등의 신설 움직임과 맥이 닿아 보인다. 행여 법으로 제2, 제3의 촛불의 싹을 아예 잘라 버리겠다는 계산이라면 오산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박정희 유신독재나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의 권위주의적 법치가 아니라, 통합과 소통의 정치다. 민주적 정당성이 전무했던 독재정권의 부끄러운 유산을 왜 이 대통령이 물려받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는 지난달 28일 미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의 숫자나 포천 500대 대기업의 이익으로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경제를 이루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자본의 가치가 아니라 중소기업·서민·근로자를 존중하는 경제를 주창했다. 이에 질세라 존 매케인도 이제 44살의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미 대선 사상 두번째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며 ‘공화당식’ 변화와 개혁의 맞불을 놓았다. 변화와 개혁이 작금의 시대정신임을 보여준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얼마 전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다. 진보보다 더 진보적 가치를 수용해 나가야 한다.”고 한나라당에 한 주문은 액면 그대로 이 대통령에게도 전해져야 한다. 내가 눈을 감는다고 앞에 있는 사물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남은 4년 6개월 촛불을 곁에 끼고 살 작정이 아니라면, 지난 6개월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이 내려준 ‘첨삭지도’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첨삭지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찢어버리고 옛 방식대로 문제를 푼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운이 좋으면 20점에서 30점대로 조금 오르겠지만, 낙제점이긴 마찬가지다.4년 6개월 뒤면 이 대통령도 역사 속으로 돌아간다. 그 역사가 이 대통령이 상위 1%를 위한 정책을 밀어붙이려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기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의회를 주민의 품으로/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의회를 주민의 품으로/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째 썩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머슴이 되고 있는 지방의원, 정책 없는 지방의회, 이들의 집단이기주의적 입법행위. 한숨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를 지켜보면서 돈 선거는 서울만의 특별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원인을 방치하면서 그 결과만 부각시키는 우리의 태도다.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씨앗이다. 지방의원들과 자치단체장은 현장정치의 모습을 주민의 일상에 투영시키면서 주민의 정치적 정서를 형성한다. 지방자치는 지방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무대에서 일하는 인재도 양성한다. 그래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의회는 이러한 학교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자치(self-government)는 자율(autonomy)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의정활동비 인상건 하나만 보더라도 지금의 지방의회에 자율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드러난다. 의정비 자율화 이후, 의정활동비를 두 배 가까이 인상한 지방의회가 많다. 급기야 행정안전부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했다.‘의정비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율을 하지 못하는 지방에 자치를 제약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전국 198개 지방의회가 의정비를 삭감해야 할 형편이다. 행위의 자기 결정성과 자기 책임성이라는 지방자치의 기본원리는 지방의회를 통해 실현된다. 지방의회가 메뉴를 만든다면 집행기관은 요리를 하는 곳이다. 지방의회가 도장으로 통제한다면 단체장은 통장을 가지고 살림을 한다. 지방의회는 조례라는 형식으로 메뉴를 만들고, 예산 결정과 결산 승인이라는 도장을 찍으며 행정을 감시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메뉴를 만들지 못하고 정책으로 이끌지 못하는 우리 지방의회의 기능 부전증은 너무 심각한 상태다. 정부를 운영하는 바람직한 모습은 유능한 행정가와 대국적 견지에서 관료를 부리는 정치가 간의 창조적 협연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관례에 철저한 관료기구와 대안도 없이 사소한 문제로 제동걸기를 일삼는 의회의 맥 빠진 관리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자질구레한 절차만 따지는 지방의원, 전체의 이익을 희생시키면서도 지역구만 챙기려는 지방의원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무원들도 새로운 도전을 기피하려 하고 있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그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정당공천제다. 우리의 지방의원은 중앙정치가의 점지로 태어나는 존재다. 그래서 지방의원들의 눈에 주민은 너무 멀리 있다. 주민들이 반대하고 시민단체가 나서도 의정 활동비를 두 배로 올린 배경이 여기에 있다. 정당공천제는 지방자치의 무대에서 ‘정책없는 정치’만 존재하게 한다. 당락의 기준이 의정활동의 충실성과 관계없다. 정당공천제 하에서 중앙정치가들은 자신들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인물을 뽑아 수하로 부리려 한다. 창조적인 발상으로 지역을 경작하려는 사람, 제도 정치권에 들어가지 않아 기성의 틀에 물들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등용은 차단된다. 일반주민의 연장선에서 일함으로써 주민에 대한 최초의 문제 감시자가 되어야 할 지방의원이 정당의 눈치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경고하고 있다.“어떤 결과는 그렇지 않으면 아니될 어떤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지, 그렇지 아니할 다른 요인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렇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을 계속 방치한다면, 우리에게 그 결과를 비판할 자격은 없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는 한 지방의회를 주민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한국이 외환위기로 인해 ‘검은 9월’로 향해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국책 주택 모기지 회사인 페니 매이(Fe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당국의 외환위기 관리 실패로 인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페니 매이와 프레디 맥 및 미국 관련 채권 투자는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위기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외환 위기를 막아 낼 한국의 탄약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실없이 허무하게 끝난 ‘환율 방어 전쟁’으로 지난 7월 한달에만 한국정부가 잃은 돈이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 환율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외환 당국의 개입 노력도 지난달 환율이 7%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현재 원화는 44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상태이며 CLSA증권은 “한국은 더 이상 게임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상황은 더 악화돼 이번달 만기가 되는 채권액만 67억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470억달러로 IMF가 권유하는 외환보유고 마지노선인 32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신문은 한국의 외환 보유고 대부분은 정부 채권이 아니라 미국에 기반한 모기지 관련 채권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짚고,미국 모기지 회사의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한국은 외부 충격에 더욱 민감하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비록 1997년과 같은 외환 위기를 예상하는 금융전문가들은 극소수지만 최근 몇주와 같은 상황은 몇몇 아시아 국가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더 타임스에 “한국 금융 시스템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신용경색으로 인해 황폐화 될수 있는 ‘확실한 위험(Credible risk)’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한국에서는 대출의 연체가 증가할 것이며,채무 불이행 및 파산이 늘어나고 대형 상호저축은행 중 일부가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를 확인해야 하며,1997년 외환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이 최고’라는 사고가 퍼져나가고 있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연주하게 돼 무척 흥분”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연주하게 돼 무척 흥분”

    “개막식 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뛰어요. 중국의 신세대를 대표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선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郞朗·26)이 9∼10일 한국공연을 앞두고 서울에 온다. 랑랑은 중국인으론 처음으로 베를린 필·빈 필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스타 피아니스트. 현란한 기교와 쇼맨십으로 세계무대에서 팝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명품 피아노제조업체 스타인웨이에서는 1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가의 이름을 단 피아노 ‘랑랑 스타인웨이’를 내놓기도 했다. ●“기교 부리는 스타일 바꿀 생각 없어” 9∼10일 성남아트센터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례로 열릴 랑랑의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다. 지휘는 서울시향 음악감독인 정명훈(55)씨가 맡았다. 정씨와 이미 파리에서 한차례 같은 무대에 섰던 랑랑은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평소 존경해온 마에스트로와 그의 모국에서 함께 연주하게 돼 무척이나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랑랑의 연주에는 찬사도 쏟아지지만 ‘서커스’처럼 기교만 부린다는 비판도 따른다. 이에 대해 그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까.“제가 아직 부족하고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연주자의 스타일은 곧 자기 자신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극적이든 시적이든 개인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제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세계적 어린이 교육재단 만드는 게 꿈” 중국 선양에서 태어나 세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랑랑은 요즘 아동문제에 관심이 많다.2004년에는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로 임명됐고, 최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서전 ‘날아다니는 건반과의 연주’를 펴냈다. 쓰촨성 지진 구호기금을 모으기 위해 자신의 피아노를 경매에 부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음악인으로서 그의 목표에는 어린이가 빠지지 않는다.“이미 뉴욕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는 그는 “세계적인 어린이 교육재단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중국에서 클래식 음악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 클래식 시장의 전망이 밝긴 하지만 한국의 클래식이 세계음악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아시아 아티스트는 무엇보다 서양의 문화와 맥이 통하는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한국이 외환위기로 인해 ‘검은 9월’로 향해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국책 주택 모기지 회사인 페니 매이(Fe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당국의 외환위기 관리 실패로 인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페니 매이와 프레디 맥 및 미국 관련 채권 투자는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위기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외환 위기를 막아 낼 한국의 탄약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실없이 허무하게 끝난 ‘환율 방어 전쟁’으로 지난 7월 한달에만 한국정부가 잃은 돈이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 환율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외환 당국의 개입 노력도 지난달 환율이 7%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현재 원화는 44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상태이며 CLSA증권은 “한국은 더 이상 게임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470억달러로 IMF가 권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인 32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이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67억달러 외채 중 상당액이 바로 해외로 빠져나간다면,원화가치 하락 압박은 더욱 가중돼 상황을 극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비록 1997년과 같은 외환 위기를 예상하는 금융전문가들은 극소수지만 최근 몇주와 같은 상황은 몇몇 아시아 국가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더 타임스에 “한국 금융 시스템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신용경색으로 인해 황폐화 될수 있는 ‘확실한 위험(Credible risk)’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한국에서는 대출의 연체가 증가할 것이며,채무 불이행 및 파산이 늘어나고 대형 상호저축은행 중 일부가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를 확인해야 하며,1997년 외환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이 최고’라는 사고가 퍼져나가고 있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별자리 모양이 시대따라 왜 다른가?

    별자리 모양이 시대따라 왜 다른가?

    “사현금(四絃琴·거문고)을 퉁기는 신선과 불춤을 추는 신선 사이에서 요고(腰鼓·장구)를 두른 신선이 북두칠성을 배경으로 하늘 나라에서 풍류를 즐기고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중국 지안(集安)의 오회분 4호묘에 그려진 북두칠성의 그림이다. 고대 조상들이 하늘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혼연일체를 추구하던 상상력이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김일권 지음, 고즈윈 펴냄)는 옛 선인들이 하늘의 별자리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천문 연구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천문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분석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 전공교수인 지은이는 고인돌 등에 새겨진 고구려식 북극성 천문도, 고려시대 천문에 대한 북한의 보고서, 일제 강점기때 조선총독부의 발굴자료, 중국 천문자료 등 광범위한 자료를 찾아내 천문학과 역사를 넘나들며 우리 역사 속의 별자리를 살핀다. 역사에 투영된 별자리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숱한 이야깃거리가 내장돼 있다. 하늘의 별자리가 단지 어린 시절 상상의 날개를 펴던 ‘낭만의 자리’가 아니라 시대상과 문화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 ‘역사의 자리’라는 것. 별은 같은 곳에 한결같이 뜨는데 시대별로 다르게 보는 것은, 같은 별자리라도 시대에 따라 모양이나 갯수가 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 시대에 각광받던 별자리가 후대에는 쇠퇴하는 대신 다른 사상적·사회적 배경을 업고 등장한 별자리가 새롭게 주목받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먼저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별자리 그림에 주목한다. 신라 첨성대를 제외하고는 삼국시대 별자리 유물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데다, 고대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구려처럼 다양하고 선명한 별자리 그림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황해도 안악3호분에 최초의 천장 별자리 벽화가 나타나고 다채로운 별자리를 간직한 평남 남포시 덕흥리 고분은 오행성의 그림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지안 오회분 4호묘는 북극3성의 5방위 별자리 체계가 등장, 별자리 관측에 대한 고구려의 천문학 수준을 가늠케 한다. 그렇다면 고구려의 수준 높은 별자리 관측이 조선에 와서 맥이 끊긴 까닭은 뭘까. 지은이는 무엇보다 제천의례 혁파에서 찾는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태조 원년(1392) 조박 등이 ‘원구(圓丘)는 천자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의절이니, 이를 폐지하기를 청합니다.’라고 했다.”고 적혀 있다. 성리학적 질서를 숭상한 조선은 중국의 천자만이 하늘의 별자리를 독점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책은 고대 한국의 별자리 그림이 중국의 별자리 그림과 다르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문화권이지만 별자리에 대해서는 다르게 인식했다. 한국은 북극성 별자리를 ‘북극삼성(北極三星)’으로 바라본 데 비해 중국은 ‘천극사성(天極四星)’ 혹은 ‘북극오성(北極五星)’으로 간주했다. 별자리 만큼은 중국의 시각에서 벗어나 고구려의 독자적인 관점이 정립된 셈이다. 별자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2만 8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2008 美 대선-오바마 민주후보 선출] “오바마 준비된 후보” 클린턴 연설로 절정에

    |덴버 김균미특파원|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하는 순간 곳곳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는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분열과 갈등에 대한 우려는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로 눈녹듯 사라졌고,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수천명의 민주당원은 오바마의 ‘변화’라는 깃발 아래 비로소 하나가 됐다. ●바이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오바마의 든든한 동반자임을 입증했다. 화려하고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언어로 부시 정부의 경제적 실정과 외교정책을 맹공격하며 미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상원외교위원장답게 그는 미국의 외교와 안보를 화두로 오바마 시대에 새롭게 펼쳐질 강력하고 안전한 미국 건설의 비전을 제시했다.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란 핵문제, 이라크전쟁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수십년 상원의원 경력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잘못된 판단과 오바마의 정확한 판단 능력을 대비시켰다.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연설이 다음주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녹슬지 않은 클린턴의 힘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의 주인공은 단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199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로고송으로 사용됐던 플릭우드 맥의 노래를 배경으로 민주당원의 열렬한 환호속에 등장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끊이지 않는 박수와 환호로 3분 동안 한 마디도 못하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모두 앉아 달라. 오늘은 끝내야 할 중요한 쇼가 준비되어 있다.”고 흥분을 가라앉혔다. 20분 동안 이루어진 연설에서 그는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소원해진 오바마와의 관계를 의식한 듯 오바마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말을 반복하며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클린턴은 16년 전인 1992년 자신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를 상기시키며 공화당이 주장하는 오바마 후보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중을 휘어 잡는 그의 연설은 민주당원들을 하나로 묶어 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오바마의 깜짝 등장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할 때까지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전례를 깨고 오바마 후보가 이날 밤 전당대회장에 깜짝 등장해 바이든 부통령 후보를 축하했다. 오바마는 바이든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격려한 뒤 대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바이든의 가족들과 미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우리의 변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야외에서 수락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무당파와 공화당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오바마 후보의 예상치 못했던 출현으로 전당대회장은 일순간 지지자들이 발까지 구르며 외쳐대는 “오바마, 오바마” 연호로 떠나갈 듯했다. kmkim@seoul.co.kr
  • 강남구 “대중음악사 여행 떠나요”

    ‘트로트에서 아리랑까지’라는 색다른 제목의 전통음악 특강이 개설됐다. 강남구는 29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한차례씩 총 14회에 걸쳐 이 같은 ‘평생교육 강남 아카데미’ 공개강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구청의 주민강좌에서 흔히 진행하는 ‘노래부르기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대중가요의 역사와 가수, 전통 음악의 맥을 되짚어 보면서 공연 현장 등에서 실습을 하는 이색 강좌다. 강사진은 음악평론가이며 국악방송 DJ인 윤중강씨, 보컬그룹 신촌블루스, 듀엣 해바라기의 이정선씨,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소영 교수 등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강사진이 아니다. 29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는 5회에 걸쳐 ‘작곡가&가수 그들과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가요 스타와 작곡가의 세계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10월10일부터 31일까지는 4회에 걸쳐 1950년대부터 시대별 대중음악의 세계를 여행한다. 트로트와 아리랑 사이의 연관성 연구도 흥미롭다.11월7일부터 28일까지는 4회에 걸쳐 한국 대중음악과 팝의 세계, 대중음악 속의 한국적 요소, 가요가 월드뮤직이 되려면 필요한 요소 등도 따져본다. 12월5일에는 회원들과 대중음악 공연장을 찾아 생음악을 즐기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개 강좌는 매주 금요일 오후 3∼5시에 선착순 50명(구청 홈페이지 접수)만 만날 수 있다. 공개강좌에 참석 못하면 강남 인터넷방송(www.ingang.go.kr)에 회원으로 가입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또 강남지역 케이블방송(GS 채널 900번)에서도 가능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야 ‘보수개혁 입법’ 공방

    여야 ‘보수개혁 입법’ 공방

    올림픽 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정치권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정기국회를 분기점으로 여야의 정국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5일 “보수대개혁을 추진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반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지난 6개월은 기득권과 특권이 부활하는 기간이었다. 국정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고 지적했다.‘잃어버린 10년’ 논란이 정책 공방으로 재연될 공산이 커보인다. 아울러 그동안 올림픽에 묻혔던 핫이슈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KBS·YTN 등 방송 장악 논란과 유한열·김옥희 로비의혹 사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가 대표적이다. 1 정체성 공방 다음달 정기국회를 전후로 여야의 정책적 대립각이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10년 좌파정권의 좌편향적 정책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감세·규제개혁·공기업 민영화 관련 법안 등 이른바 ‘MB노믹스’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중이다. 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역할을 강화하는 국가기간방송법과 방송·신문 겸업 등을 뼈대로 하는 언론관계법 등도 포함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지난 6개월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린 역주행 6개월”이라고 혹평했다. 여권의 보수 정책입법을 차단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체성을 강조하는 법안 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2 언론장악 공방 KBS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및 신임 사장 선출 논란,YTN 사장 선임 논란,MBC 민영화 논란 등은 뜨거운 화약고다. 야권은 총체적인 언론장악 음모라며 정조준에 나설 태세다. 그러나 여권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주요 기제로 삼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야권과 여론의 반발과 상관없이 대언론전에서 ‘정연주 사장 해임권 행사’ 등 강경 드라이브를 강행한 것은 향후 정국현안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대치국면의 장기전을 예측하게 한다. 3 로비 의혹 공방 유한열·김옥희 로비 의혹이 핵심이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의 공천청탁 로비사건의 경우 공직선거법 수사로 선회했고,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의 국방부 남품비리 의혹사건도 검찰의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검찰 수사에서 새로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경우 정권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된다.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문국현 처리 공방 야권이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강조하면서 확전을 노리는 반면, 여권은 추가적인 연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기 진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문제가 여야의 첫 각축전이 될 것 같다. 야권은 “여권의 비리를 물타기하려는 정치보복의 신호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맡겨 자율투표로 할 것”이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법치 강조’와 맥을 같이한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도덕 감정에 기초한 순화된 애국주의 필요”

    “도덕 감정에 기초한 순화된 애국주의 필요”

    “소수 민족과의 통합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애국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장면은 우려를 낳게 합니다.” ●“中 맹목적 민족주의 우려 낳아” 처음 한국을 방문중인 마서 누스바움(61) 미국 시카고대 석좌 교수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권문제 등 인간의 기본권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민족적 동질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누스바움 교수는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등과 함께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나 뽑힌 미 정치철학계의 석학.‘나라를 사랑한다는 것’‘클론 그리고 클론’ 등의 저서가 국내에 소개돼 있다. 누스바움 교수는 “애국주의에는 좋은 의미의 ‘순화된(purified) 애국주의’와 나쁜 의미의 ‘맹목적 애국주의’ 두 가지가 있다.”면서 “그런 만큼 애국주의라고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정한 도덕적 감정에 기초한 순화된 애국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것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자와할랄 네루 등이 주창한 포용·평등·자유라는 보편적 이념에 봉사하는 애국주의와 맥을 같이한다. 누스바움 교수는 예술의 공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예술은 사회의 음지를 조명해 이를 양지로 드러내고 왜곡된 가치를 바로잡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 그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책을 그 대표적 예로 들며 “사진 작가들을 지원한 루스벨트 정부의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즉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교육 등 환경문제 때문에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도록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사진이 큰 도움을 줬다는 얘기다. ●“인간성 회복에 예술 역할 긴요” 그는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의 제정이나 제도의 확립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영화 등을 통해 한 사회의 정치적 가치를 구현하는 예술의 역할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최하는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에 초빙된 누스바움 교수는 이날 고려대에서 ‘순화된 애국주의는 가능한가’를 주제로,27일에는 계명대에서 ‘자유주의와 관용의 정신’을 화두로 강의한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서울대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 능력으로서의 공감’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함양서 아마바둑 최고수 가린다

    함양서 아마바둑 최고수 가린다

    전국의 아마추어 바둑 애호가들이 선비의 고장 경남 함양에 모여 반상(盤上) 대결을 펼치며 고수를 가린다. 경남 함양군은 21일 함양군 실내체육관에서 23·24일 ‘제1회 노사초배 전국 아마추어 바둑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함양 출신으로 일제시대 전설적인 천재 국수로 이름을 날렸던 사초(史楚) 노석영(1875∼1945년)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대회다. 대한바둑협회와 함양군,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대회인데도 전국 바둑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회 참가 정원 500명은 접수 10여일만에 일찌감치 마감됐다. 현역 유명 국수와 전국 바둑관련 단체장들도 대거 참석해 대회를 빛낸다. ●프로에 손색없는 ‘실력자’ 64명 모여 유창혁 9단, 문명근·박진열 8단, 김찬후·박성수 3단 등이 참석해 대회장에서 즉석 신청을 받아 지도다면기(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사람과 두는 바둑)와 지도 대국 등을 하며 바둑을 가르치는 자리가 마련된다. 조진호 대한바둑협회장, 한화갑 전 한국기원 총재, 김상수 바둑협회장, 이명덕 여성바둑연맹회장,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회는 전국대회부와 지역대회부로 나눠 부문별로 진행된다. 각 부문별로 1조 4명씩이 예선 리그전을 해 조별 상위 2명씩이 본선에 진출한 뒤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린다. 전국대회의 경우 백두부는 아마 랭킹 64위 이내의 연구생 출신만 참가한다. 초등부와 중·고등부는 초단 이상이 출전한다. 대한바둑협회 관계자는 “아마 랭킹 64위 이내면 소속만 아마일 뿐이지 기력은 프로에 손색 없는 실력”이라고 말했다. 시상금은 아마 최강부 우승 500만원부터 경남초등 유치부의 감투상 3만원까지 모두 2080만원을 골고루 준다. 아마 최강부 등 우승자에게는 아마 6단증, 단체전 우승자 1명과 중·고·초등 우승자에게는 아마 5단증을 수여한다. 아마 바둑은 전국대회 최강부에 첫 우승하면 6단을 수여하고 세번 이상이면 아마 최고인 7단증을 준다. 대한바둑협회측은 아마 7단 안팎의 기력이면 바둑 공부를 적어도 10년 이상은 해야 쌓을 수 있는 바둑 고수로 프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실력이라고 밝혔다. 천사령 함양군수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노사초배 바둑대회를 전국 최고·최대의 아마 바둑대회로 만들어 우리나라 바둑 발전의 토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제시대 천재 국수 노사초 기려 노사초는 함양군의 대표적인 명문가 출신으로 일제시대 우리나라 바둑의 맥을 잇는 등 바둑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철 국수가 한국기원을 만들기 이전 시대에 활동한 그는 바둑계의 명실상부한 1인자로 전국을 유랑하며 바둑을 즐기면서 평생을 보냈다. 때로는 집이나 논 문서를 걸고 내기 바둑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기 바둑으로 함양군 개평리 집이 ‘가차압’되는 일이 되풀이 돼 27차례나 등기가 바뀐 일화도 전해진다. 호방한 전투형 바둑으로 패싸움을 좋아해 별명이 노(盧)패, 노상(盧上)패로도 불렸다. 또 상대방과 서로 큰 손해 없이 운치 있게 내기를 두는 선비형 바둑을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함양군은 노사초 선생의 이같은 바둑계 공로를 기려 생가가 있는 지곡면 개평마을에 기념비를 건립해 23일 오전 11시 30분 제막식을 한다. 노사초 선생의 생가는 증조부가 호조참판을 지내 노참판댁으로 불리며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술은 맥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술은 맥주

    지난 40여년간 한국인이 가장 애용한 술은 소주가 아닌 맥주로 나타났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맥주의 경우 66년 4만 3598㎘에 불과하던 연간 출고량이 41년 뒤인 지난해 198만 2697㎘로 45.5배나 늘어났다. 이 기간 전체 술 출고량이 73만 6595㎘(주정 제외)에서 329만 770㎘로 4.5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 속도가 10배나 빠른 셈이다. 소주(희석식)는 같은 기간 10만 2933㎘에서 96만 3064㎘로 9.36배 증가했다. 탁주(막걸리) 출고량은 54만 2801㎘에서 17만 2342㎘로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 맥주는 전체 주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맥주는 66년 전체 술 출고량의 5.9%에 불과했음에도 고율의 세금이 매겨진 탓에 모두 24억 5255만원의 주세가 부과돼 그 해 전체 주세의 38%를 차지하며 세원 비중 1위였다. 역시 지난해에도 맥주를 통해 거둬 들인 주세는 1조 1241억 8900만원으로, 전체 주세의 43.5%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소주(희석식)는 9062억 9600만원, 위스키는 1770억 4200만원의 주세를 각각 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MB 리더십코드 처칠·대처 모델로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했다.‘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실리아 샌디스·조너선 리트먼 공저)이다. 지난 달 말 휴가를 떠나면서 청와대 직원들에게 나눠 준 책이기도 하다. 큰 제목은 물론 목차에 적힌 소제목들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이고, 뭘 말하는지 가늠케 한다.‘관습에 도전하라.’‘위협을 저지하라.’‘결코 항복하지 말라.’‘혁신을 찬미하라.’‘시련은 자신감을 불러온다.’ ●이대통령 `심기일전´ 의지 표명광복절을 기점으로 국정 드라이브의 페달을 세게 밟기 시작한 이 대통령의 결의가 읽힌다. 쇠고기 촛불시위로 뭇매를 맞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러 넣으면서 본인 스스로도 심기일전의 의지를 다짐한 것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입에서는 처칠 말고도 대처와 레이건이 자주 거명된다. 지난 18일 인터넷 포털 야후와의 인터뷰에서도 “영국 대처 총리나 미국 레이건 대통령도 초기에 나보다 더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과는 더 좋았던 것을 보며 위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들에게서 받은 것은 지지율 10%대까지 떨어졌던 처지에서 비롯된 동병상련만은 아닌 듯하다. 처칠과 대처, 레이건 모두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는 대명사들이다. 처칠은 승산이 없어 보이던 독일과의 전쟁을 앞두고 피와 땀, 눈물, 그리고 수고를 국민들에게 호소했고, 결국 전세를 뒤집었다. ●盧 전대통령의 `링컨론´과 대비영국 대처 총리는 고질적인 노동계 파업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 끝에 노동시장의 질서를 바꿔 놓았다. 수도와 통신까지도 민영화하는 등 철저한 시장주의를 관철하기도 했다.레이건 역시 ‘위대한 미국’을 기치로 정부의 축소, 시장의 확대를 추구했다. 그리고 이들 세 명은 ‘성공’을 이뤘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을 직접 펴낼 정도로 링컨을 롤 모델로 삼고, 탄핵 기간엔 대처의 일대기 ‘마거릿 대처’와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을 읽었던 것과 대비된다. 두 사람 모두 역경을 극복한 성공에 초점을 맞춘 듯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노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이냐.’에 관심을 뒀다면 이 대통령은 ‘무엇을 위한 리더십이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처의 무관용과 레이건의 신자유주의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법치’와 ‘녹색성장’의 국정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도 “어떤 정책이든 반대 없는 정책이 어디 있겠느냐. 눈이 많이 올 때는 맞아야 하지만 정책이 바르고 국가를 위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펴나가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십 코드` 실용´서 `단호´로 전환청와대 관계자는 “경축사에서 밝혔듯 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흔들리지 않는 원칙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했다.”면서 “민의를 보다 적극 국정에 반영하되 원칙을 흔드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의 리더십 코드가 취임 초의 ‘탈(脫)이념의 실용 리더십’에서 ‘보수의 가치에 기반한 단호한 리더십’으로 바뀌어 가는 양상이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올 남해안 적조 왜 맥 못추나

    적조경보가 발령되는 등 확산 우려가 커졌던 남해안 적조가 소강상태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 여수 앞바다에 올 첫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뒤 통영에서 경보까지 발령됐으나 양식장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5일 남해군 상주면 노도 종단∼통영시 용초도 동측 종단 해역에 적조경보를 발령했으나 18일 적조경보에서 적조주의보로 대체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적조생물의 최고 밀도는 13일 남해 창선해역에서 측정된 ㎖당 4200개체였다. 같은 날 통영해역은 2650개체,14일 장흥해역은 2300개체가 발견됐다.예년의 경우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뒤 10일 정도 지나면 1만개체까지 발견될 정도로 적조생물의 밀도가 증가했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냉수대의 발달과 ‘마른장마’를 꼽았다. 지난 8일까지 부산을 비롯해 거제 앞바다에 강한 냉수대가 자리잡고 있었고 남해안의 강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적어 적조생물의 확산을 막았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가 맥을 못추는 이유 3개를 들었다. 첫째, 수온성층(표층수온은 높고 저층수온은 낮은 현상)이 강해지면서 적조생물의 먹이가 되는 저층의 영양염이 표층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두번째는 쓰시마 난류의 세기가 약해지면서 동해남부해역으로의 적조 확산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세번째는 남해연안에 동물플랑크톤(피낭류)이 대량으로 분포해 적조생물을 잡아먹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 폭우와 강한 바람, 태풍 등으로 인해 수온성층이 약화될 경우 고밀도의 적조가 다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쌍쌍이 담넘은 핑크·파티의 진상(眞相)

    쌍쌍이 담넘은 핑크·파티의 진상(眞相)

    지난 10월 14일 밤 9시쯤 충남 대전시 중동 박호식(朴鎬植)씨(42·가명)집 구석방에서 벌어진 한토막의 007작전. 4쌍의 남녀가 어둠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벽에 비춰진 화면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 한편의 영화가 끝나고 다음 영화가 막 상영되려는 순간 갑자기 관람자중 한명이 「플래시」를 비추며 전등 「스위치」를 찾아 눌렀다. 대전경찰서 수사과 K경사였다. 관람자들은 혼비백산, 밖으로 뛰쳐나와 대문으로 달렸으나 이곳에도 이미 C형사가 막아 서있었다. 담을 뛰어 넘는등 한때의 활극이 끝난뒤 두 형사는 16mm영사기 4대와「필름」 3편을 압수하고 이강X씨(27·가명)와 집주인 박씨등을 잡아 음화 반포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이들이 「에로」흥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3월초, 서울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영사기와 「필름」을 3만원에 사오고서였다. 이들은 남녀동반손님들만을 받기로 했다. 남녀동반이면 거의가 부부가 아닌 그렇고 그런사이. 나중에 말썽을 부릴 염려가 없으리라고 짐작했기 때문이라는 것. 거기에다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연락, 미리 입장권을 발행하고 한번 상영에 5쌍 이상 입장시키지 않는등 용의주도한 보안규정(?) 까지 마련해 놓고 있었다. 첫 영업장소는 박씨의 집. 이웃주민 3쌍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 한입 두입 은밀히 소문이 나자 흥행은 점차 번창, 처음에는 1쌍에 1천원씩 받던 입장료를 4천원까지 올렸다. 하루 신청이 10쌍이 넘는 때도 있어 정중한 거절을 하기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기도 했다. 장사가 너무 번창하다 보니 들킬 염려도 커지고 그래서 장소를 옮겨가며 영업하기 시작했다. 영사기는 16mm짜리 2대를 더 사들였다. 말하자면 영업을 확장한 셈. 대전에서의 소문을 식힐겸 지방순회도 있다. 멀리는 서산까지 갔으며 주로 논산, 공주, 유성, 신탄진등 재정 이근도시를 돌았다.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자연 지방연락망도 생겨 부잣집안방에 특청을 받아 뜻밖의 관람료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아무리 점잖은 나으리들도「섹스」앞에서는 맥을 못추더라』고 경찰에서 제법 어깨를 재면서 자기들이 입만 열면 숱한 지방유지들의 가정이 파탄된다며 은근히 위협을 하기도 했다. 이들이 꼬리가 잡힌 것은 지방순회를 무사히 끝내고 대전에 돌아와 축하상연(이들은 이렇게 불렀다)을 하던중이었다. K경사가 이 축하상연의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정보를 귀띔해 준 사람을 통해 2천원에 입장권을 입수한 K경사는 한동안 골머리를 썩혀야 했다. 동반할 적당한 여자를 쉽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 부인을 데려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설피 아는 여자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간 꼭 뺨맞기 알맞겠고. 생각다 못한 K경사가 단골술집 「마담」에게 사정이야기를 털어놓고 특청을 한 것은 상연시간 2시간전. 겨우 접대부 이모양(21)을 「파트너」로 데려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C형사를 박씨집 주변에 잠복시킨 K경사가 이양의 팔을 어색하게 끼고 박씨집 대문을 두드린 것은 정시보다 10분쯤 늦어서 였다. 20안팎의 처녀가 대문을 열어 주며『누구를 찾으십니까』 하며 딴청이다. 말없이 입장권을 내어 밀자 마당안으로 안내하며 대문을 잠갔다. 여기서 어떤 청년의 안내를 받았다. 외등마저 없는 집안은 빈집처럼 캄캄했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구석진 방으로 안내됐을 때는 이미 영화는 상영중이었다. 방안은 물을끼얹은 듯 조용했다. 백인 여자가 해변에서 나체로 남자를 유혹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장면이 진전됨에 따라 영사기를 돌리는 소리에 섞여 거친 숨소리가 차차 높아가기 시작했다. K경사는 차마 이런 판에서 불을 밝힐 용기가 나지않았다. 한바탕의 열풍이 스쳐 지난 듯 한편의 「필름」이 끝나고 다른「필름」을 갈아 끼우는 순간 K경사의 「플래시」가 불을 밝힌 것이다. <대전(大田)=김앙섭(金昻燮)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1월 7일호 제4권 44호 통권 제 161호]
  • [Beijing 2008] 페더러, 블레이크에 무릎…4강 실패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7·스위스)의 올림픽 금메달 꿈이 사라졌다. 세계랭킹 1위 페더러는 14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 7위인 제임스 블레이크(미국)에게 0-2(4-6,6-7(2))로 져 탈락했다. 페더러와 올림픽의 악연은 3개 대회째 이어졌다.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첫 출전해 4위,2004년 아테네에선 2회전에서 탈락했던 페더러는 세 번째 도전에서도 결국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게 된 것. 1세트를 먼저 내준 페더러는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1-1로 맞선 상황에서 블레이크의 절묘한 패싱 샷에 점수를 내줬다. 기세가 오른 블레이크는 곧바로 서브 에이스로 한 점을 보태고 페더러가 날린 회심의 스매시가 네트에 걸린 덕에 4-1까지 달아났다. 서브권이 돌아온 페더러는 한 점을 만회해 2-4로 따라붙으며 마지막 사력을 다했지만 오히려 실책을 저지르며 2-5를 허용한 상태에서 서브권을 블레이크에게 내줬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블레이크는 자신의 서브 2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경기를 7-2로 끝냈다. 페더러는 지금까지 블레이크와 8차례 맞붙어 한번도 지지 않은 것은 물론 22세트를 싸우는 동안 단 한 세트만 내줬는데 이날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페더러는 리플레이 챌린지를 네 차례나 신청했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페더러가 블레이크에게 생애 처음 당한 패배는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던 그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짐을 싸게 만들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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