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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窓] 글로벌 패러독스/차동엽 인천가톨릭대교수 신부

    [생명의 窓] 글로벌 패러독스/차동엽 인천가톨릭대교수 신부

    요즈음 우리는 한마디로 글로벌 패러독스(Global Paradox)의 절정을 살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츠의 발상이며 그의 저술 제목이기도 했던 이 해묵은 개념은 본디 거시경제와 미시경제의 모순적 상관관계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즉, “세계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최소 경제 단위의 영향력은 더욱 세진다.”는 것이 본래 취지였으나, 바야흐로 이 원리는 중동의 민주화 과정을 관통하는 진리가 되었다. 누가 알았으랴! 튀니지 골목길에서 한 지사가 일으킨 의분이 중동 40년 독재의 철옹성을 허물어뜨릴 태풍의 눈이 될 줄을. 지구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이어놓다 못해 이제 무소부재(無所不在) 수준에 이른 무선통신망에 힘입어 ‘글로벌 패러독스’는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인가? 바로 지극히 작은 것의 존재감이다. 글로벌 시대가 고조될수록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과 영향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문득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사소한 것들은 얼마나 중요한가! 2008년 5월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단 하나뿐인 화장실 변기가 고장 난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부랴부랴 디스커버리호로 새 변기 펌프를 보내기로 했다. 이 35파운드짜리 변기 펌프를 보내기 위해 NASA는 우주선의 연료량과 궤도까지 수정해야만 했다. 새 펌프 때문에 우주선의 총 중량이 늘어났던 것이다. 다행히 고장 난 변기는 잘 수리됐지만, 변기 하나 때문에 몇백억 달러짜리 우주정거장과 지상의 수많은 과학자들은 애를 먹었던 것이다. 사소한 것은 삶의 현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었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연장자가 정곡을 찌르는 말로 대답했다고 한다. “우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물 한 모금 없는 광야도, 무거운 짐도, 또 가파르고 험한 길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신발 속으로 자꾸 파고든 모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살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주 크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신발 속 모래처럼 작은 어려움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대로 진실이다. 그러기에 의상 조사의 법성계는 전한다. “작은 티끌 먼지 속에 온 우주가 담겨 있고, 일체 모든 티끌 또한 이와 같네(一微塵中含十方). 셀 수 없는 오랜 세월이 한 찰나이고 한 찰나의 짧은 시간이 그대로 무량겁이로다(一念卽是無量劫).” 이 경이로운 진실과 맥을 같이하여 성경은 말한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루카 16, 10) 필자가 보기에 둘 다 똑 같은 진리를 전하고 있다. 전자는 존재의 진리를, 후자는 실존의 진리를 전한다는 점에서 달리 들릴 따름이다. 목하 대한민국은 이 진리를 거스르는 구태를 극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 앞에 서 있다. 구제역, KTX 열차 운행정지,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일련의 사태 등등, 모두가 ‘작은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구습의 결과물들 아닌가.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섬세함이다. 우리 사회는 거칠게 성장해 왔다. 이제 섬세하게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 미진한 곳, 부족한 곳을 정비할 때다. 이것이 글로벌로 비상하기 위한 대전제다. 필자는 글로벌 패러독스를 이렇게 바꿔 표현하고 싶다. “나노(nano)는 메가(mega)와 한 통속이다. 미시세계를 점령한 자만이 거시세계를 점령하게 되어 있다.” 정보시대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주문에 적응해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지역적으로 사고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행동하라.”는 네이스비츠의 역설이 더욱 매력있게 들려온다. 지극히 작은 행위가 지니는 세계적인 책임감이 클로즈업되기 때문이다.
  • 조선후기 회화 한자리…15일부터 인사동 동산방화랑

    조선후기 회화 한자리…15일부터 인사동 동산방화랑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가 1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조선 후기 회화전-옛 그림에의 향수’전이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린다. ‘심혈’이 들어간 이유는 두 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1983년 조선 후기 회화전 이래 20여년 만에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난리가 나면 도자기는 땅에 묻으면 되지만 그림은 불타거나 물에 젖어 찢겨버려요.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수량에서 한계가 있고, 그나마 있는 것도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가 있어요. ” 맥을 잇기 위해서는 젊은 연구자나 후속 작가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이들조차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며 박 대표는 탄식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탄은 이정(1541~1622)에서부터 운미 민영익(1860~1914)에 이르기까지 조선 후기의 거의 모든 작가들이 망라된 데다 최초 공개작도 두루 섞여 있어서다. 박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박주환)의 덕을 많이 봤다.”면서 “아버지와의 인연을 생각한 소장가 분들이 전시의 뜻을 믿고 작품들을 맡겨주셨다.”고 밝혔다. 우선 이정의 ‘니금세죽’(泥細竹)에 시선이 간다. 이정은 세종대왕의 현손(손자의 손자)이었으나 왕위 세습에서 제외돼 묵죽화를 주로 남겼던 화가다. 박 대표는 “먹이 아니라 이금(아교를 섞어 갠 금가루)이라서 농담(濃淡)이나 필치의 맛이 색다르다.”면서 “격식과 운치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자를 지은 백사 이항복에게 이금으로 써서 건네준 축시 ‘니금시고’(泥詩稿)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를 도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조선 후기 서화라 하면 겸재 정선부터 시작하는데 이번 전시는 탄은 작품까지 모셨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면서 “왕족이라 그런지 굳세면서도 능숙한 필치에서 기품도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명작이라 요즘 중국 현대작가들하고 맞짱을 떠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조선의 3원 3재’라 불리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의 그림도 빼곡하다. 특히 김홍도의 게 그림은 일제 강점기 때 경매에서 한 차례 선보인 뒤 80여년 만에 다시 나왔다. 스스럼없는 필치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게의 모양새가 재밌다. (02)733-58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비비 크림’ 이제 그만…고체 파운데이션 떴다

    ‘비비 크림’ 이제 그만…고체 파운데이션 떴다

    “화장한 지 두 시간 정도 지나면 얼굴이 회색빛으로 변해 시체처럼 보인다.” “얼굴에 개기름이 끼고, 낯빛이 칙칙하다.” “피부가 답답하고 모공에 껴서 얼굴의 요철이 다 드러난다.”(비비 크림 사용 후기)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나 박피 시술 등을 받고서 피부 재생 및 보호 목적으로 사용했던 비비(Blemish Balm) 크림은 2006년부터 한국 여성의 화장대에 자리 잡기 시작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로 대량 수출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연예인들의 화장을 한 듯 안 한 듯한 자연스러운 피부가 비비 크림 덕이라는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이 한류 열풍과 함께 큰 효과를 발휘한 덕이다. 하지만 비비 크림의 원래 목적은 붉어진 얼굴의 화끈거림과 가려움을 방지하기 위한 것. 이 때문에 비비 크림은 바르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낯빛이 어두워지는 다크닝 현상이 생기고, 얼굴에 착 달라붙는 밀착성이나 부드럽게 펴지는 발림성도 떨어진다. 비비 크림의 단점이 드러나면서 요즘 주목받는 피부 화장의 대세는 한때 중년 여성들이나 쓰는 것으로 여겨졌던 고체 파운데이션이다. 90년대에는 트윈 케이크라 불리며 누구나 썼지만 진한 화장보다는 ‘쌩얼’이 각광받으며 사라졌다가 요즘 유행에 맞게 진화했다. 고체 파운데이션은 액체나 젤 형태로 나왔던 파운데이션을 콤팩트 용기에 담은 것으로 손가락에 화장품을 묻히지 않으면서, 쉽고 간편하게 화장할 수 있다. 또 얼굴이 화사하고 촉촉해 보이는 지속력이 뛰어나 인기다. 지난해 4월 출시돼 일명 ‘회오리 파운데이션’이라 불리는 SK-II의 ‘셀루미네이션 에센스 인 파운데이션’(8만원대)은 고체 파운데이션 인기의 불을 지핀 대표적인 제품. 비타민 성분이 함유된 흰색 에센스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들어 있어 ‘회오리’라는 애칭이 붙었다. 피부노화의 주범인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것이 단점.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맥(MAC)의 ‘미네랄라이즈 SPF15 파운데이션’(5만원대)은 천연 미네랄 성분과 높은 수분 함유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외선 차단 성분도 들어 있다. 출시 한달 만에 맥의 파운데이션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이니스프리의 ‘미네랄 멜팅 파운데이션’(2만원)은 고체 파운데이션과 비비 크림의 장점을 결합시킨 제품. 제주도의 천연 녹차수 성분을 함유해 윤기 있고 촉촉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자외선 차단 지수(SPF32)도 높아 봄날 야외 나들이 때 간편하게 하나만 발라도 좋다. 이니스프리 상품개발팀의 배이수 과장은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난 뒤 따로 파우더나 팩트를 발라 유분을 없애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비 크림과 파운데이션을 섞어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배 과장은 “비비 크림으로 칙칙하거나 아파 보이지 않는 얼굴을 표현하려면 새끼손톱 반 정도의 소량을 파운데이션과 섞어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Makeup Tip 새끼손톱 반 정도 분량의 비비 크림과 파운데이션 섞어 바르면 더 샤방샤방~
  •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재일 한국인 장옥분(72)씨로부터 정치 헌금 20만엔을 받아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의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 부대신이 9일 취임했다. 마쓰모토 신임 외무상은 4선의 중의원 의원으로 이토 히로부미 전 조선통감의 외고손자다.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에 을사조약을 강요하고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다. 일본에서는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되지만,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으로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행위에 대한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쓰모토 외무상의 등장은 한·일 외교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외교에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실제로 한·일 관계는 민주당 출범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지만 여전히 난제가 쌓여 있다. 이달 말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예정이어서 양국 관계에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이 강탈한 한국문화재 반환도 계속 미뤄지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이 있다.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겪게 되면 마쓰모토 외무상은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한국 내에서 더욱 혹독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9일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일 양자 간 대화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마에하라 전 외상의 외교 노선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 핵,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성의 있게 대응한다면, 마찬가지로 (성의 있게) 대응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외고조 할아버지와 안중근 의사 간에 역사적인 화해를 이끌 기회를 맞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안 의사의 묘를 찾기 위해 일본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각종 공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회도서관 관할은 당시 중의원 운영위원장이던 마쓰모토 외무상이 책임을 맡고 있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방위성 정무관은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안 의사 유골과 매장 장소 등 관련 정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마쓰모토 의원이 관련 자료를 찾으면 전부 공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쓰모토 외무상은 당시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가시마 정무관의 발언은 과장됐으며 한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해 조사를 벌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들은 일본 정계와 외교가를 주름잡는 명문의 맥을 잇고 있다. 이토의 사위 니시 겐지로와 손녀의 남편인 후지이 게이노스케는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증손자이자 마쓰모토 외상의 아버지인 마쓰모토 주로는 방위청 장관과 중의원 의원을 역임했다. 마쓰모토 외상의 이종사촌형인 후지사키 이치로는 현재 주미 일본대사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우리은행장 꿰찰 인물 포인트는? 글로벌 감각·민영화 의지

    우리은행장 꿰찰 인물 포인트는? 글로벌 감각·민영화 의지

    차기 우리은행장 경쟁 구도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5파전의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사장이 9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 공모 지원을 철회한다고 전해왔다. 전날 우리파이낸셜 사장에 재선임돼 1년 임기를 더하게 됐다. 남은 후보 5명은 모두 우리금융 내부 출신. 저마다 글로벌 감각과 민영화 완수 의지를 내세우며 다음 주 면접을 준비 중이다. 오는 11일 미국을 방문중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돌아올 때쯤이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력후보 이병재씨 철회로 ‘5파전’ 이 사장이 사퇴했지만, 우리은행장 후보들 간 경쟁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은 구도를 형성했다. 출신별로 상업은행 대 한일은행 간 묘한 신경전이 여전하다. 지금까지 배출된 은행장과 금융지주의 이 회장이 한일 출신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상업 출신이 은행장이 되어서 균형감을 맞춰야 한다는 희망이 상업은행 출신들에게 퍼져 있다. 하지만 민영화 작업을 위해서는 이 회장과 호흡이 잘 맞는 인사가 선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나 후보 중에 관료 출신이 없기 때문에 누가 되든 조직을 추스르는 데 큰 장애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공모 전까지 지원 의사를 비치지 않았던 정현진 전무는 ‘다크호스’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다. 경기고·서울대 경영대를 나와 관계 인맥이 탄탄하고, 런던·파리·모스크바에서 근무한 점이 글로벌 감각을 높이 사겠다던 이 회장의 최근 언급과 맥이 닿아 있다. 정 전무는 2008년 12월 퇴임해 SPP조선 부사장으로 옮겼는데,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다시 우리금융 전무로 복귀시키기도 했다. ●11일 이팔성회장 귀국이후 속도 지난해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 정부에서 26명을 뽑은 ‘제1기 국외 고급인재’에 선정된 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도 글로벌 감각에서 뒤지지 않는다. 2007년 11월 19%이던 중국계 고객 비율을 지난해 5월 55%로 늘린 주인공이 김 법인장이다. 상업은행 출신(1983년 입행)인 김정한 우리금융 전무가 은행장이 되면 분위기 쇄신을 위한 깜짝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지점장을 지낸 경력이 있고, 1956년생으로 55년생인 윤상구 전무와 함께 상대적으로 젊은 그룹을 구축했다. 한일 출신인 윤 전무 역시 이 회장이 우리은행 부행장에서 전무로 발탁한 인물이다. 특히 윤 전무는 이 회장이 추진하는 민영화 작업에 정통하다. 이순우 우리은행 수석 부행장의 세도 만만치 않다. 이 부행장은 은행 내부 사정에 밝고, 비고려대·비한일 출신으로 이 회장과 출신이 달라서 은행장에 발탁되면 잡음이 가장 적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실학은 성리학과 대립학풍 아닌 연장

    실학은 성리학과 대립학풍 아닌 연장

    조선시대 실학을 둘러싼 논란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성리학과 그렇게 대립적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설사 그렇게 대립적이었다 해도 어쨌거나 정조 때나 잠깐 반짝하고 만 것 아니냐는 부분이다. 즉, 실학이라는 훌륭한 개혁적 움직임이 있었으나 실패했고, 이 때문에 조선이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도식이다. 이는 영·정조, 특히 정조 시대를 다루는 연구는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 반해 19세기 조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르네상스기를 들여다볼 맛이 나지, 망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게 즐거울 리는 없다. 반년간지 ‘한국사 시민강좌’ 2011년 상반기 호에 실린 특집 기획 ‘한국 실학연구 80년’은 이런 통념을 뒤집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학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다. 유학 자체가 노장 사상이나 불교에서 주는 가르침을 허(虛) 혹은 공(空)한 얘기라고 비판하면서 자신들은 언제나 삶의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실학’(實學)임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모든 유학자는 실학자라는 얘기다. 때문에 특집의 초점은 기존 성리학과 실학을 단절적이 아닌 연속적으로 파악하고, 그렇기에 실학이 정조 때 반짝 돌출했다가 사라진 게 아니라 조선 시대 내내 은은하게 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데 맞춰져 있다. 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최근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고종 초기 강관(講官) 박규수(1807~1876)의 복권과 연관 있다. 유봉학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실학의 계보와 학풍’이란 글에서 ‘유학:탁상공론, 실학:실제적 학문’이라는 도식을 깨자고 제안한다. “실학은 주자학과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학풍이 아니라 그 일각의 특정 학풍을 지칭한 것이고 조선 후기 주자학의 전개 과정과 연동되고 있었다.”는 게 유 교수의 주장이다. 실학의 학문적 뿌리를 추적해보면 결국 서경덕, 조식, 이황, 이이, 성혼 등 16세기 사림파에 맥이 닿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오랜 세월 실학은 성리학의 대척점에 놓였을까. 유 교수는 “일제 강점기 이래 주자학 혹은 성리학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 편견이 실학자들을 ‘정권에서 소외된 재야 지식인’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해외를 바라보는 북학’이란 글을 통해 박규수를 본격적으로 거론한다. 이 위원장은 박규수가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손자로 1870년 전후 시기에 고종의 측근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종은 1873년 경복궁 안에 건청궁을 짓고 그 안에 집옥재, 협길당, 팔우정을 나란히 세운다. 이어 청나라에서 수천권의 책들을 들여와 이곳에 갖다 놓았다. 이는 청나라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자고 주장한 북학파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의 영향 때문이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명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실학과 개화사상’에서 박규수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김 교수는 “실학 연구자들은 박지원에서 박규수까지 시야를 확대한 적이 없고, 개화사상 연구자들은 박규수에서 박지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했다.”면서 “이런 연구상의 단절이 실학과 개화사상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박규수의 ‘서학중원설’(西學中源說)이다. 서구문명이 압도적이지만 그 과학기술 자체는 중국에서 건너간 문물이니 따서 쓰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서학중원설의 핵심이다. 이는 청나라가 오랑캐이지만 그 문물은 따로 볼 필요가 있다는 박지원의 북학파적 태도와 연결된다. 김 교수는 한 가지를 더 지적한다. 박규수의 인맥이다. 고종 즉위 초기에 강관이 된 박규수는 이후 10년 동안 고종의 학문을 지도했다. 최고 권력자의 정치사상적 지도자였던 셈. 그의 제자들은 김윤식(1835~1922), 김홍집(1842~1896), 박영효(1861~1939), 유길준(1856~1914) 등의 개화사상가들이었다. 성리학은 위정척사파(조선 후기에 일어난 사회운동으로 정학인 성리학을 수호하고 성리학 외 모든 사상은 배격)로만 치닫는 게 아니라 실학을 매개로 개화사상과도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건희 회장 다시 ‘1등주의’

    이건희 회장 다시 ‘1등주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1등주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출국했던 이 회장은 8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오는 24일로 삼성 경영 복귀 1주년을 맞는 소감을 묻자 “생각할 시간이 없다. 현재 맡은 것을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고, 뛰고,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그걸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1등론’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경영 복귀 이후에 터진 ‘애플 쇼크’에 대응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경쟁 업체들보다 먼저 내놓아 선두권 업체로 진입한 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 빠른 대응을 통해 ‘애플의 대항마’로 2등 자리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면, 올해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춰 꼭 ‘1등’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갤럭시탭 재고 논란 등에 대해 임직원들에 대한 일침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삼성이 선정한 신수종 분야의 제품을 적기에 상품화해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담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모든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앞만 보고 가자.”고 한 이 회장의 이전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또 허창수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10일로 예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만찬을 가진 뒤 8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65세 노인기준 바꿔야 할 때… 임금 낮춰 정년연장을”

    “65세 노인기준 바꿔야 할 때… 임금 낮춰 정년연장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는 11일로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서울신문은 8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KDI에서 현오석 원장과 단독으로 만나 경제현안의 해법과 KDI의 향후 연구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 원장은 그간 젊은 KDI가 경제정책을 연구했다면 원숙해진 KDI의 연구는 복지, 노동, 교육, 정치, 문화 등의 분야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택적·보편적 복지의 논쟁 전에 1920년대에 정해진 노인의 기준인 65세가 현 시대에도 적용가능한지 학계 등이 본질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 급등은 유가와 곡물가 등에 따른 것이므로 감내하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고 현실적 대답을 내놓았다. [복지] →우선 KDI의 40주년을 축하드린다. KDI가 이제는 경제정책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복지, 노동, 교육 등의 정책 결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동의한다. 정책이 과거와 달리 한 분야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든다. 복지, 노동뿐 아니라 정치, 문화 등도 연구 영역이 돼야 한다. 사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역사는 우리나라 경제정책 변화와 맥을 같이해 왔다. 이제는 G20 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룰 세터(rule setter)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시각의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를 하는 기관이 될 것이다. →연구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 선택적·보편적 복지 논쟁 중 어느 쪽이 맞나.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논하기 전에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노인의 나이 65세는 그렇게 생존하는 것이 희귀했던 시대에 만들어진 기준이다. 지금은 1200만원을 들이면 인공관절로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전문가들은 곧 인공관절 200만원 시대가 온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노인의 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 학계를 중심으로 신체 활동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시대를 못 따라가는 이들을 노인이라고 볼 때 65세 기준은 분명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기해야 한다. →반론도 많을 텐데. -물론이다. 지하철 무임 승차 기준만 변경하려 해도 논란이 일 것이다. 그만큼 많은 논의와 이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생애기준이 달라진 점은 확실하다. 과거에는 20년 공부하고 30년 일하면 정부가 노후 10년을 책임졌다. 이제는 25년 공부하고 40년 일한 뒤 학교로 돌아와서 인생 제2막을 책임질 기술 등을 공부한 뒤 10년을 더 일해야만 정부가 나머지 노후 10년을 도와주는 형태로 가고 있다. 재정의 어려움은 모든 국가의 숙제다. 결국 복지는 빈곤층, 배우자 없는 노령층 등 가장 필요한 계층에 한정적 재정을 먼저 투입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무료 복지보다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정년 연장 논의는 청년실업 문제가 걸린다. 따라서 고령자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이런 주제는 학계 등에서 자꾸 제기해야 한다. 정부나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제기하기 쉽지 않으니 말이다. [물가] →우리나라의 경제 현안 중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역시 물가다. 성장은 정부 의지로 다소 조율할 수 있지만 물가는 아니다. 한번 오르면 짜버린 치약과 같이 돌아오지 않는다. 유가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 임금이 따라 오르거나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로 이어지면서 물가가 또다시 오르는 악순환이 올 수 있다. →정부가 ‘3% 물가·5% 성장’의 정책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4.2%, 물가는 3.2%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 모두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부분에서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나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했는데 이달에 3%로 올렸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가계저축률이 5%로 올라섰다. 소비 쪽으로 수요가 풀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달러도 약세여서 수출에 도움을 주는 것도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성장률도 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물가가 3%대에서 유지되느냐가 관건일 텐데. -그렇다. 2008년 유가 폭등과 비교해 물가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좀 다른 측면이 있다. 우선 북아프리카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하고 있다. 또 중국 등이 경제성장을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원유에 대한 수요도 주춤할 수 있다. 결국 유가의 하반기 추이에 따라 3%대 물가 유지가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금리]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수준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보는지. 일부 학자들은 1978년 2차 오일쇼크 때 금리정책으로 물가를 잡았던 역사적 교훈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이번 사태는 상황이 다르다. 오일쇼크 때는 중동 국가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발달된 현재는 현물 선호 현상과 가격 상승 기대 심리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 금리가 낮은 수준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정책과 연결해 생각하면 금리 인상 시기를 잡는 것이 어렵다. 지난 3년간은 경기 진작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경기회복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도 잡아야 한다. 구조조정도 하고 재정 부족도 감안해야 하고 복지 지출도 고민해야 한다. 물가 생각하면 금리를 올리면 되지만 유가가 오르면서 경제에 찬물을 끼얹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 →중국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정책 목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고 본다. 중국은 우리의 제1수출국이고, 수출품 중 80%가 부품과 소재다. 우리나라 수출품의 절반은 중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 반은 완성품이 돼서 세계로 수출된다. 중국이 수출하는 완제품 중 절반을 우리나라가 되사온다. 향후 우리나라의 중요 기술을 중국이 계속 가져갈 것이고 우리는 중국을 질적 성장에서 앞서가야 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약력 ▲1950년 충북 청주 출생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원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예산심의관·경제정책국장·국고국장, 세무대학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참 딱한 노릇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치솟는 물가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5%나 뛰었다. 27개월 만에 최고다. 1월 4.1%에 이어 2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2%나 급등했다. 기름값은 12.8%, 농축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는 25.2%나 올랐다. 1월 식품물가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11.6%)다.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한 물가고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몰아친 ‘피플파워’ 여파로 ‘3차 오일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데다 국제 곡물·원자재 값의 폭등세도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택한 초저금리·고환율, 사상 최악의 구제역과 이상한파 후폭풍 등 대내적인 악재도 여전하다. 물가 앙등이 장기화·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과 지난주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시적인 접근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격통제와 고통분담 등 1970~80년대식 낡은 정책수단에 힘을 실은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사실 이같은 물가 상황은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다. 정부가 좀 더 선제적으로 정책수단을 구사했더라면,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연초부터 기업들을 윽박질러 가격을 끌어내리려다 ‘관치 논란’에 휘말린 데다 돌발적인 ‘중동변수’를 만나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한 이후 ‘물가관리 부처’를 자임하고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이 줄줄이 정유사와 통신사, 식품·유통업체 등을 압박했다. 일부 기업들의 생색내기 가격인하가 있었지만 물가 오름세를 잡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격을 통제해 물가를 잡으려다간 오히려 물가를 밀어 올리게 됨을 역사는 증명한다. 정부의 압박이 아무리 거세도 기업은 결코 이문 없이 물건을 팔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경제관료들이, 직접적인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 “권력의 의중을 살핀 탓”이라는 업계의 볼멘소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정책 주무 장관이 “정부의 정책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토로할 만큼 정말 정부의 물가 처방전은 바닥이 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경제운용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5% 성장-3% 물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욕심을 접지 않고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현실에 맞게 금리와 환율을 운용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해야만 물가 오름세의 맥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를 낮추고 고환율 포기로 수입원가를 떨어뜨려 대외적인 인플레 압력을 줄여야 한다. 환율이 10% 정도 떨어지면 수입물가를 1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수출과 국제수지가 호조인 만큼 환율 하락의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표성장률 5%에 기준금리 2.75%도 정상 수준은 아니다. 4% 수준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목표성장률을 낮춘다는 것은 국민에게는 경제적 고통이 뒤따르는 일이다. 아울러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당장 4·27 재·보선, 나아가 내년 총선·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대통령’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누가 표 떨어지고 인기도 떨어지는 선택을 하고 싶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성장률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서민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을 윽박질러 물가를 어찌해 보겠다는 ‘비시장적 발상’에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시장경제는 가격에 순응해서 일하는 것”이라는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 새삼스러운 요즘이다. obnbkt@seoul.co.kr
  • [프로농구] 추격자 전자랜드 “KT 기다려”

    갈 데까지 가 봐야 할 것 같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팀. KT가 정상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자랜드의 추격이 워낙 거세다. 전자랜드는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SK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80-62로 승리했다. 33승(14패)째를 챙긴 전자랜드는 1위 KT(35승12패)와의 승차를 두 경기로 좁히며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남겨 뒀다. 싱겁게 끝나는 듯하던 선두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전자랜드는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33승 고지를 밟는 겹경사도 맞았다. 2003~04시즌 정규리그 4위를 했을 때의 구단 최다승 기록(32승)에 ‘1승’을 더했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쌓을 때마다 새 역사를 쓴다. 서장훈(7리바운드)과 문태종(6리바운드 4어시스트)은 나란히 22점을 올리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허버트 힐도 더블더블(16점 11리바운드)로 짐을 나눴다. SK로선 아쉬운 한판이었다. 연패탈출에 안간힘을 썼지만 힘에 부쳤다. 찬스는 있었다. 3쿼터 중반 레더가 연속 5점을 넣고 김민수가 골밑슛을 보태며 3점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4~5점차 시소게임에서 손끝이 안 살았다. 김효범과 손준영이 던진 외곽포가 잇달아 불발됐지만, 전자랜드는 오티스 조지가 연속 4점을 몰아치고 문태종과 서장훈이 착실히 점수를 보태며 성큼 달아났다. 한번 벌어진 점수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SK는 4쿼터에 설상가상으로 레더·김민수·손준영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맥을 못췄다. 의미있는 승리를 챙긴 유도훈 감독은 “구단 최다승이라는 기록은 목표를 얻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매 경기 준비를 잘해서 앞으로도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면서 애써 기쁨을 감췄다. SK는 4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전자랜드에 6번 모두 져 더욱 자존심이 상했다. 포스트의 테렌스 레더(31점 12리바운드)의 화력이 불을 뿜었지만 김효범(9점)·김민수(6점) 등 다른 공격옵션이 완전히 차단당했다. 6위 LG(23승 24패)와는 다시 5경기 차로 벌어졌다. 실낱같이 이어 오던 6강 플레이오프(PO) 불씨도 사실상 꺼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난 두달 가까이 중동에서 현장연구를 하고 막 돌아왔다. 잘못된 정권을 뒤엎으려는 거센 분노와 새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열기의 한가운데서 나도 새로운 공부를 하고 왔다. 9·11테러 이후 10년간 세상이 바뀌었듯이 중동의 아랍국가들도 엄청나게 변했음을 느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종파 간·부족 간 권력 갈등과 소외의 문제로 분석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번 아랍 민주화 시위는 50년 동안 억눌려 왔던 민주, 인권, 복지, 삶의 질을 향한 근원적 변화의 문제이다. 아랍세계이니 다른 세계와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다. 다만 독립 이후 최초로 경험해 보는 민주화 실험의 서투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왜 튀니지에서 촉발된 정권 퇴진 시위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42년 철권통치의 카다피까지 무너뜨리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이웃 왕정 산유국으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가? 아랍은 80년 전만 해도 하나의 공동체였다.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며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1300년 동안 하나라는 집단의식이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아랍세계가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22개의 개별국가로 쪼개져 버린 것이다. 더러는 왕정을 유지하고 더러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거듭났다. 통치체제는 각각이지만 그들을 묶어 두는 아랍정신은 지금도 맥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거대한 변화의 욕구가 이슬람식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부르짖고 있다. 첫째,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 중심에는 이념이나 종교 대신 철저하게 삶이 들어와 있었다. 치솟는 물가와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청년실업 문제, 30~40년 한결같이 억눌러 온 권위주의 왕정과 군사독재정권을 향한 극에 달한 불만과 분노, 자유롭게 말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희구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둘째, 그들은 새로운 삶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소셜네트워크의 힘이고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20대 후반 이하 젊은 층의 요구였다. 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처절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는 파격적인 변화의 속도다. 록카페에서 몸을 흔들고 여성들의 히잡 색깔이 화려해졌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회사들이 연이어 명품 히잡을 출시하면서 이슬람 여성들의 패션도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셋째, 그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1세대 지도자들은 비록 장기집권과 독재적 통치형태를 밟았어도 기본적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혁명 지도자로서, 국부로서 최소한의 국민 공감대와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공헌도 못한 그의 자식들이 권력을 세습하고 호화로운 사치행각에 국가의 부를 탕진할 때 그들은 좌절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인내해야만 했다. 넷째는 미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주문이다. 독재정권에 시달려온 아랍 민중들은 권력자들을 비호해온 미국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동시에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 구도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구가 또한 묘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이 종래처럼 이스라엘 안보와 석유 이익이란 두개의 축을 지키기 위해 독재정권과도 협력하고 지원해 주던 중동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랍 국민들은 미래의 세계질서는 미국-서구, 중국-동아시아 축과 함께 중동-이슬람 축이 굳건히 자리잡아 함께 공존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이제는 우리도 중동-이슬람 세계를 무지와 편견 속에 주변부로 몰아내기보다는 주류세계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구 15억에 57개국을 거느린 세계, 자원과 자본을 가진 거대한 시장을 버려두고 진정한 글로벌 경쟁을 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 [사설] 기밀누설 - 누설자 색출 악순환 한심하다

    국가 안보를 책임져야 할 부서에서 기밀이 누설되고 누설자를 찾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와 통일부는 지난달 초 열린 남북 대령급 군사실무회담을 폐쇄회로(CC)TV로 지켜본 29명에 대해 보안조사를 했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 “‘북측이 밤을 새워서라도 계속하자’며 애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언론에 흘린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시 남측 언론 태도를 문제 삼아 회담을 결렬시켰다. 또한 정부는 군(軍) 일부에서 북한에 전단과 구호물자를 날려 보내는 대북 심리전을 공개한 데 대해 질책하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군이 그런 작전을 하고 있는지 여부는 기밀 사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사건은 어설프기 짝이 없고 기밀까지 누출됐다는 점에서 얼마 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무단 침입한 사건과 맥을 같이한다. 모두가 엉성한 정보 관리 시스템과 기강해이를 보여 주는 것이다. 국가안보와 대북관계 책임을 맡은 부서의 책임자와 실무자들은 더더욱 확실한 국가관과 윤리관을 지녀야 한다. 하지만 지금 드러난 행태는 최소한의 소양도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한다. 정부는 누설자를 색출해야 할 뿐 아니라 보안 조사가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누설자 색출 또한 은밀하게 진행할 일이지 공개할 일이 아니다. 정부 당국은 정권 말기에 이를수록 새 정권으로 말을 갈아타려는 공무원들이 발호하고 중요 기밀이 유출되기 쉽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레임덕을 늦추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정보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기강해이를 다잡아야 한다.
  • 경찰, 어학원 한인남매 아버지 DNA 채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발생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대부분이 육안으로는 신원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돼 유족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진 발생 7일째인 28일 수석 검시관인 닐 맥린은 성명을 통해 “겉모습만으로는 신원을 알 수 있는 시신이 거의 없다.”면서 “지문, DNA, 치과 치료 기록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사망자는 148명이지만 신원이 공식 발표된 희생자는 8명에 불과하다. ●생후 5개월 희생자 장 례식 열려 이와 관련, 현지 경찰은 이날 오전 실종된 한국인 유학생 남매의 아버지 유상철씨로부터 DNA 검사를 위한 구강 세포를 채취했다. 맥린 검시관은 “언제까지라고 시간을 정하는 대신 100% 확신할 때까지 한 사람, 한 사람 신원을 확인할 것”이라면서 “시신은 버넘 군부대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에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번 강진 희생자의 첫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은 생후 5개월의 최연소 사망자 백스터 골랜드의 가족과 친지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골랜드는 경찰이 가장 먼저 공식 발표한 사망자 4명 중 한명으로 할아버지 곁에 묻혔다. 참사의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지역 사람들은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크리이스트처치의 관광 산업은 1만개의 일자리와 매년 8억 뉴질랜드달러(약 6700억원)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크리이스트처치 성당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가 이번 지진으로 크게 훼손되면서 지역 경제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과 이번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피해액이 100억 뉴질랜드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1억 2000만 NZ달러 단기 보조금 이에 정부는 이날 1억 2000만 뉴질랜드달러 규모의 단기 보조금 지급을 발표했다. 사업 운영자들에게는 지진 복구 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이번 지진으로 일자리를 잃은 정규직과 시간제 근무자에게 각각 1인당 500뉴질랜드달러와 300뉴질랜드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승기 ‘욱’하면 강호동도 맥 못춘다”

    “이승기 ‘욱’하면 강호동도 맥 못춘다”

     ”이승기가 ‘욱’하면 강호동도 맥 못춰”  착실하고 밝아 보여 ‘엄친아’로 불리는 이승기의 숨겨진 성격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냈다.  28일 방송된 SBS ‘좋은아침’은 이승기의 지인들을 통해 그가 연예계에서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함께 출연하는 가수 은지원은 “이승기가 가끔 욱하는 성격이 있다.”면서 “그 기질에 강호동도 맥을 못춘다.”고 폭로해 웃음을 샀다.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배수빈도 “승기가 굉장히 재미있고 개그 본능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숨기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2010년 SBS 연기대상 우수 연기상,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 2010 골든디스크 시상식 본상 등을 수상하며 노래와 연기, 예능을 석권한 대스타로 등극했다. 지난 해엔 20편이 넘는 광고에 출연했고,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을 2년 연속으로 받았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맥주는 차갑게 해서 마셔야 좋다?

    맥주는 차갑게 해서 마셔야 좋다?

    “정부가 비용을 댄 연구들에 의해 다량의 마블링이 결코 쇠고기의 연한 육질과 맛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마블링이 풍부한 ‘프라임’ 쇠고기의 지위는 끈질기게 유지됐으며 미국은 지방 밀도를 고기 품질의 주된 기준으로 삼는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가 되었다. 다른 두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다.” ●화학자 눈으로 추적한 음식 세계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이란 부제를 단 신간 ‘음식과 요리’(해롤드 맥기 지음, 이희건 옮김, 백년후 펴냄)에 나오는 내용이다. 부제만큼 내용도 방대해 1328쪽에 이르는 책은 백과사전을 방불케 한다. 저자는 ‘주방의 화학자’ ‘요리의 과학자’로 불리는 미국의 화학자다. “한국의 김치는 밥이라는 다소 단조로운 맛을 가진 음식에 필수적으로 딸려 나오는 반찬이다./…/김치는 온전한 배추의 줄기와 잎사귀들을 매운 고추, 마늘, 갖가지 채소, 젓갈과 함께 발효시켜서 만든다. 사과, 배, 참외 등의 과일을 넣기도 한다. 비교적 많은 소금을 쓰며, 상당히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킨다.” 미국인이 썼지만 한국의 김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등장한다. 저자의 전공이 화학인 만큼 화학자의 눈으로 들여다본 음식의 세계가 설명된다. ●마블링은 美 소농장주 로비 결과 맥기는 화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바다 생물과 민물 생물의 맛은 왜 다른지, 열은 과일과 채소의 성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선살은 희고 연한데 왜 쇠고기는 붉고 질긴지 등을 설명해 준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음식 상식도 바로잡아 주는데 대표적인 예가 앞에서 예로 든 쇠고기에 촘촘히 박힌 지방을 뜻하는 마블링이다. 마블링은 흔히 맛있고 좋은 쇠고기의 표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마블링을 쇠고기의 등급 기준으로 삼은 것은 미국 소농장주협회의 로비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잘못된 음식 상식 바로잡아줘 또 미국 정부 자문위원들은 성인들에게 골다공증을 예방하고자 하루 1ℓ의 우유를 마실 것을 권장했지만 이러한 권고는 특정 음식에 대한 지나친 편중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맥주 온도에 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맥주를 얼음처럼 차갑게 해서 캔이나 병째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습관은 갈증을 없애 주는 가벼운 맥주면 괜찮지만 나름의 풍미를 가진 맥주들에는 온당치 않은 처사라는 게 맥기의 설명이다. 어떤 음식물이든 찰수록 풍미가 덜해진다는 것. 라거 맥주는 대개 냉장고 온도보다 좀 높은 10도 정도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윗면 발효한 에일은 서늘한 실내 온도인 10~15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미할 만한 맛을 지닌 맥주들은 유리잔에 따라 이산화탄소 일부를 날려 보내고, 까칠한 느낌을 완화시킨 뒤에 마시면 색깔과 거품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음식에 얽힌 역사 이야기도 흥미를 자아낸다. 영국 테이트갤러리를 만든 헨리 테이트는 과립형 설탕을 만드는 장치를 개발해 떼돈을 벌었으며 그 돈으로 미술품을 수집해 테이트갤러리를 열었다. 7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명연사, 명연설, 명강의(스콧 버쿤 지음, 이해영 옮김, 에이콘 펴냄) 절대 다수가 어쩔 수 없는 ‘마이크 울렁증’을 갖고 산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사회생활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마이크를 움켜 쥐고 식은땀을 흘려야 한다. 이 책은 대중들 앞에서 잘 말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연단 위에 홀로 선 그가 느끼는 긴장감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고, 연설을 듣는 청중으로서 느슨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2만원. ●유엔 리포트(린다파술로 지음, 김형준 등 6인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미국 외교 정책의 집행 기구와도 같다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던 유엔(UN)의 지위가 최근 몇 년 새 많이 바뀌었다. 핵무기, 기후 변화, 인권, 테러 등 전 인류의 현안에서는 물론, 분쟁 지역에서 일방적 피해를 입는 무고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책은 UN의 기능과 역할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현직 반기문 총장은 물론 전직 총장인 코피 아난,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평가를 담고 있다. 1만 4500원.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儒醫列傳)(김남일 지음, 들녘 펴냄) 유학자로서 의학 연구에 몰두했던 이들의 활동과 기억을 더듬고 있다. 정약용, 박제가, 이익, 이황, 세조, 정조 등이다. 요즘 표현으로 치면 학제 간 연구에 힘쓴 통섭 학자라고나 할까. 그들은 왜 유의(儒醫)가 됐는지, 어떻게 연구했는지, 성과로 남긴 의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목조목 짚는다. 궁극적으로 중인들의 몫인 의학을 터부시하지 않았던 이들이 대중의 삶과 사회 변혁에 기여했음을 칭송하고 있다. 저자는 경희대 한의대 교수. 1만 5000원.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디베이트(케빈 리 지음, 한겨레에듀 펴냄) 종합적 사고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도입됐던 논술고사도 극성 사교육 앞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책은 논쟁(디베이트)이 죽어가는 한국 교육을 바꿀 것이라고 자신하며 디베이트 주제 설정, 찬반 의견을 풀어 가는 방법, 수업 모델 등을 운용하는 다양한 기술을 소개한다. 별명이 ‘미스터 디베이트’인 저자는 미국에서 디베이트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1만 3000원.
  • 망치 하나로 6명 구조… 국적은 달라도 기적은 통했다

    강진으로 폐허가 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기적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시민 영웅들은 살아온 방식도, 국적도 다른 낯선 이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건물 잔해 사이로 기꺼이 손을 내밀며 희망을 끌어올렸다. 5년 전 뉴질랜드로 건너온 영국 출신 건설근로자 칼 스톡턴(43)은 망치 한 자루만 들고 현장에서 6명의 생환을 도왔다. 그는 참사가 발생한 22일 낮 평소와 다름없이 남섬 랑기오라 시의 건설 현장에서 동료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때 인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톡턴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오토바이에 올라타 30분을 내달렸고 현장에 도착했다. ●“폐소공포증 있었지만 두려움 못느껴” 그는 “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비참했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구조대원들조차 충격 속에 허둥지둥하던 터라 스톡턴은 망치를 집어들고 무너진 4층 건물의 2m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 천장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어렴풋이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쫓아 몇 시간을 파내려 가다 보니 4명의 매몰자를 찾았고 땅 위로 꺼내 올릴 수 있었다. 1차 구조작전을 마친 스톡턴은 숨 돌릴 틈도 없이 2차 구조를 시작했다. 잔해 사이에 뚫린 30㎝ 남짓한 구멍으로 몸을 간신히 쑤셔넣은 뒤 조난자를 찾아 6m를 기어들어갔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폐소공포증이 있었지만 그 순간에는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결국 몇 시간의 노력 끝에 기진맥진해 있는 두명의 시민을 더 찾아냈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은 “결혼을 하던 중 지진이 났다.”며 구조된 것에 감격스러워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스톡턴은 “아드레날린이 몸속에 뿜어져 나와 비행기의 자동운항모드를 작동시킨 것처럼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잔해 사이로 목소리만 들리면 미친 듯 망치질을 했고 땅을 파고 또 팠다.”면서 “내 힘으로 6명을 세상 밖으로 끌어올렸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며 무용담을 뽐냈다. 또 “내가 구출한 여성의 결혼식에 초대됐다.”며 기뻐했다. ●새는 가스냄새 맡고 더 큰 참사 막아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젊은 영웅의 활약도 빛났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패디 맥고완(26)은 지진이 나던 당시 크라이스트처지 중심부의 인터넷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바닥이 크게 울려 밖을 보니 할리우드 재난영화인 ‘인디펜던트 데이’의 한 장면처럼 땅이 움직이며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놀란 가슴을 간신히 추스른 뒤 거리로 나선 맥고완은 무너져내린 도시 곳곳을 누비며 구조 작업을 도왔다. 덕분에 건물 더미에 깔린 여성 한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그는 또 냄새를 통해 현장에 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려 더 큰 참사를 막았다. 당황한 시민들이 질서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그의 임무였다. 맥고완은 “잔해 속에서 남성 한명도 끌어올렸지만 이미 의식이 없었다. 인공호흡을 했으나 숨졌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중동에서 민주화 도미노의 기폭제 역할을 해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지진현장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뉴질랜드 대학생 사이에서 SNS를 통해 지진 피해자를 돕자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자원봉사자 1만명이 현장에 몰렸기 때문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승진땐 축하蘭 올까 ‘조마조마’

    [지금 대전청사에선…] 승진땐 축하蘭 올까 ‘조마조마’

    정부 대전청사에 ‘축하난()’<서울신문 2월 10일 자 1면 참조>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 21일 단행된 산림청의 대규모 국장 인사도 회자되고 있다. ●“위반행위 적발 시 일벌백계” 정부 대전청사 각 기관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 후 축하난 등 선물 수수를 금지하는 지침을 공지하는 등 공직자의 처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청은 이인섭 감사담당관이 내부 및 유관 협회·단체에 방침을 통보했다. 직무와 관련된 기관·기업·개인에게 일체의 선물(축하난)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면 연하장 등으로 대신해 달라.”면서 “각종 위반행위 적발시 일벌백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조달청은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명시했다. 직무 관련자로부터 선물 수수는 금지했으나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3만원 이하 기념품·홍보용 물품 등은 허용했다. 집·사무실로 배달돼 반환이 불가능하면 감사실로 신고하고 아름회나 직협 등에 기탁, 기부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산림청은 금액에 관계없이 직무 관련자의 선물 수수를 금지했다. 한 관계자는 “관련성을 떠나 오해받을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본청 ‘젊은 국장’ 발탁 정부 외청 중 대표적인 ‘장수국장’ 조직인 산림청이 설왕설래 끝에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돈구 청장 부임 이후 안팎의 개혁 요구를 수용한 듯 8명이 옮기는 최대 규모가 됐다. 국장 4명 중 3명이 초임 국장이다. 류광수(행시 31회) 산림보호국장은 2004년 이후 없었던 행시 출신 본청 국장의 맥을 7년 만에 되살렸다. 국장들의 평균 연령도 50세로 낮아졌다. 지방청장에는 이례적으로 경험 많은 고참 국장들이 배치됐다. 하지만 본청과 지방청 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대두됐다. 산림청은 그동안 고위공무원단 승진자들의 경우 지방청장이나 교육, 고용휴직, 파견 등으로 배치됐고 일정 기간 순환하면서 본청 진입이 쉽지 않았다. 고참이 돼 본청 국장에 임명되면서 장수국장을 양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손학규 “공천 기득권 없다” 정면돌파

    “오늘의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내일의 희망을 보고 큰 걸음으로 나갈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힌 4·27 재·보선 전략이다. 지역으로만 보면 전남 순천을 무공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순천 이외 재·보선 지역은 경쟁력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남 출신 의원을 비롯해 예비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원칙에 따라 양보해야지, 떼 쓴다고 달래기 위해 양보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당내 최대 주주들의 반발이 예측 가능한 상황임에도 손 대표는 ‘기득권’이란 자극적인 표현까지 쓰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손 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한 핵심 측근은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 취임 이후 장외 투쟁과 등원 문제, 영수회담 거부까지 손 대표의 안착 과정은 쉽지 않았다. 희망대장정 일정도 재·보선과 연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유력 후보들은 하나둘 등을 돌린다. 세력 지분도 없는 상태에서 손 대표의 안착은 점점 어려워진다. 또 다른 측근이 “이제 손학규식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한 말에서 손 대표의 밑그림이 드러난다. 판을 주도해 야권을 통합하는 지도자상을 부각하려는 구상이다. 손 대표가 “더 큰 민주당, 더 큰 진보의 길로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과도 맥이 닿아 있다. 당내에서 치고받았던 재·보선 논의가 22일부터는 야권의 협상 테이블로 옮겨졌다. 손 대표에게는 ‘재·보선 주도·야권 리더’의 기회이자 시험대이기도 하다. 순천 무공천 후폭풍이 길어질 경우 손 대표의 희생(분당 출마)을 요구하는 압박이 거세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지역구도 있고 재·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것이 손 대표 측의 일치된 의견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MB 취임 3주년 간담] 이대통령 “남은 임기 2년이면 몇년치 일할 수 있다”

    [MB 취임 3주년 간담] 이대통령 “남은 임기 2년이면 몇년치 일할 수 있다”

    “나는 처음부터 권력을 써본 일도 없으니까 권력을 놓을 일도 없고 (권력을)당길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취임 3주년(25일)을 앞두고 지난 3년간의 소회와 남은 2년에 대한 각오를 진솔하게 밝혔다.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2시간 30여분간 북악산 산행을 한 뒤 가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뒤편 길을 통해 북악산 정상인 백악마루에 오른 뒤 하산 후에는 청와대 충정관 지하 식당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설렁탕과 수육, 두부김치와 함께 반주로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 자리는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어지며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이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일하는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사람들이 3년이 지났으니까 이제 높은 산에 올라갔다 내려온다 뭐 이런 표현을 하더라.”면서 “그것은 너무 권력적 측면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며, 나는 대통령이 산에 올라가서 정상에서 내려온다고 생각하지 않고 평지에서 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권 3년을 맞는 소회를 묻자 “그걸 지금 답하면 맥이 빠진다. 답변은 2년 이후로 유보하겠다.”면서 꺼낸 얘기다. 이 대통령은 “평지를 5년 뛰고 다음 선수에게 바통을 주는 것”이라면서 “더 우수한 선수가 받으면 속도를 내고 우승을 하는 것이지, 권력이 있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권력을 가지고 한다는 개념은 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이 정말 선진 일류국가를 이룰 수 없더라도 나는 기초를 어느 정도 닦아 놓고 가겠다.”면서 “그 다음 바통을 받은 사람은 좀 더 쉽게 갈 수 있고 대한민국이 잘살기만 하는 게 아니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가 서울시장을 4년 해보니까 4년을 2년같이 일할 수 있고, 8년처럼도 일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 임기) 5년을 10년처럼 일할 수 있고, 2년도 안 되게 일할 수 있다. 앞으로도 2년 남았으면 아직도 몇년치 일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아이고 이런 나라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한 치의 의심할 여지도 없다.”고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러 정치적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고 말한 것을 빗대어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생각할 여지도 없다.”고 답변을 비켜갔다. “등산 갔다 와서 그런 딱딱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분위기에 안 맞는 것”이라면서 “다음에 정장하고 넥타이 매고 답변을 하기로 약속하겠다.”며 개헌 관련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 대통령은 “같은 한민족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결코 우리에게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김정은의 대장 승진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모 국가 정상이 나에게 물어보더라. ‘김정은 그 친구 나이가 몇 살입니까’ 아마 본 나이는 26살일거라고 내가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그런데 대장 아니냐’라고 해서 대장이라고 내가 그랬더니, 그 정상이 ‘나는 육사를 1등으로 나오고 별을 따는 데 수십년이 걸렸는데 어떻게 26살이 하룻밤 자고 나서 대장이 됐느냐’고 그런 이야기를 나한테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안경’도 화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고 식사를 하러 가는데 옆에 안경점 주인이 나오더니 고맙다고 인사하더라.”면서 “내가 쓰는 안경이 ‘대통령안경’이라고 불티가 났다면서…. 내가 가끔 스타일을 바꿔야겠다. 그렇게 기여를 해야지.”라고 조크를 던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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