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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새콤달콤 캬 ~ 집 나온 하우스 맥주

    [커버스토리] 새콤달콤 캬 ~ 집 나온 하우스 맥주

    “내 입맛에는 밍밍한 대기업 맥주와 달리 하우스 맥주는 향이 독특하고 달콤하면서도 새콤해요. 맥주가 살아 있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대기업 맥주를 마시면서 속았다는 느낌까지 들어요.” 지난 5일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하우스 맥주 전문점에서 만난 김모(44)씨는 풍미가 깊은 맥주 맛을 알고 싶으면 하우스 맥주를 맛보라고 권했다. 그는 2012년 한 해외 언론이 국산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고 했던 평가에 동감했다. 이후 수입 맥주를 즐겨 마시다가 정착하게 된 것이 하우스 맥주. 김씨는 “맛의 차이는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공장 맥주냐 아니면 소규모로 만들어 싱싱한 하우스 맥주냐에 따른 것”이라고 나름의 맥주 철학을 설명했다. ●마니아들 “3월 5일은 맥주 독립일” 하우스 맥주 마니아들은 지난 3월 5일을 하이트·OB·카스 등 3대 대기업 맥주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독립일’과 같이 여겼다. 정부가 그동안 엄격하게 제한했던 하우스 맥주의 외부 유통을 전면 허용한 날이기 때문이다.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나 직영 판매점에서만 팔 수 있었던 하우스 맥주가 일반 호프집에 생맥주로 유통된다. 앞으로 병이나 캔에 담아 슈퍼, 마트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우스 맥주 제조업자들은 맥주 시장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하우스 맥주 활성화에 장애물도 여전히 있다면서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업계에서 말하는 하우스 맥주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우스 맥주 공장은 통상 100% 보리만 사용해 맥주를 만든다. 하우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일반 대기업 맥주의 경우 보리 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옥수수 전분을 넣는 경우도 많은데 맥주에서 보리의 향과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우스 맥주가 신선한 이유는 유통기간이 짧아서다. 2~3주간 만든 맥주를 2~3일 만에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유통기간이 길면 효모가 죽는다. 풍미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우스 맥주는 보리에 싹을 틔운 ‘몰트’를 분쇄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물에 넣고 끓인 후 건더기를 걸러 낸다. 맥주 특유의 향을 내는 홉을 넣고 다시 끓인 후 다시 불순물을 거른다. 이 맥아즙을 냉각시켰다가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면 하우스 맥주가 된다. 라거 맥주는 3주, 에일 맥주는 2주가 걸린다. 하우스 맥줏집을 운영하는 임성빈씨는 “일반 맥주나 수입 맥주는 유통기간이 길기 때문에 맥주 속에 있는 효모를 다 죽이는 필터링 작업을 거친다”면서 “하지만 하우스 맥주는 유통기간이 짧아 필터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효모가 살아 있는 신선한 맥주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도 하우스 맥주의 장점이다. 대규모의 자동화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몰트, 홉, 효모 등 재료를 바꾸거나 혼합 비율을 조정해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를 만들어 낸다. 계절에 따라 종류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를 자주 마실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겨울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진한 맥주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홉·효모 혼합 비율 따라 다양한 맛 국내 하우스 맥주 생산 업체들이 모인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하우스 맥주 공장은 35곳이며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하우스 맥주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일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전발효조(발효시설) 50㎘, 저장조100㎘ 이상을 갖춰야 맥주 제조자 면허를 받을 수 있었지만 각각 시설 규모를 절반(전발효조 25㎘, 저장조 50㎘)으로 낮췄다. 하지만 하우스 맥주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맥주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하우스 맥주는 국내 대기업 맥주보다 상당히 비싸다. 현재 일반 호프집에서 파는 하이트·OB·카스 생맥주의 평균 가격은 500㏄ 한 잔당 3750원이지만 하우스 맥주는 5500원으로 46.7%나 비싸다. 일부는 6000~7000원까지도 간다. 아예 고급화 전략으로 가기도 쉽지 않다. 수입 생맥주 가격(9000원)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류 업체와 하우스 맥주 업체가 일반 호프집에 납품하는 생맥주 가격도 500㏄ 기준으로 각각 950원, 1500원이다. 역시 하우스 맥주가 57.9% 비싸다. 일반 호프집 입장에서 굳이 비싼 값을 주고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 하우스 맥주를 사 올 필요가 없다. 하우스 맥주의 단가를 낮추면 되지 않을까. 하우스 맥주는 보리, 홉 등 원재료 구입비용과 인건비가 대기업에 비해 많이 든다. 대기업과 같이 원재료 대량 구매도 힘들고, 자동화 설비도 갖추고 있지 않다. 특히 맥주에 붙는 주세 등 각종 세금이 대기업 맥주보다 하우스 맥주에 더 많이 부과되고 있는 점이 고민이다. 현재 맥주 주세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가격의 72%다. 대기업 맥주는 낮은 원가로 출고되니 세금이 적지만 출고가격이 높은 하우스 맥주는 세금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355㎖ 맥주 1캔당 붙는 주세를 기준으로 대기업 맥주의 주세는 395원이고 하우스 맥주는 710원이다. 하우스 맥주의 세금 부담이 대기업 맥주보다 79.7% 많다. 수입 맥주의 주세도 224~456원으로 하우스 맥주보다 적다. 하우스 맥주 업체들은 세금을 낮춰 달라고 건의했고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부터 하우스 맥주의 경우 300㎘ 이하 출고량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주세 부담을 20%가량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독일, 미국, 네덜란드 등 맥주 선진국들의 주세 제도를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맥주의 출고가격이 아닌 알코올 도수나 맥주 생산량에 일정한 세율을 매긴다. ●가격은 공장맥주보다 58%나 비싸 위스키는 맥주보다 세금이 높고 맥주 생산량이 적은 중소 맥주 업체는 대기업보다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얘기다. 차보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장은 “우리나라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 등 도수가 높은 술과 똑같이 72%의 주세를 붙이고 있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개 국가가 맥주 생산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하우스 맥주만 세금을 더 내려 주는 방안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하우스 맥주 업체의 세 부담을 다소 낮춘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당분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금 추가감면 등 세제 개편 필요” 하우스 맥주 대중화의 핵심은 슈퍼마켓 및 마트 판매지만 이 역시 어려움이 있다. 병이나 캔에 맥주를 담는 자동화 기계장치가 수억원에 달해 하우스 맥주 업체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싸다. 하우스 맥주 업체들은 이 기계를 살 수 있게 중소기업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입장이다. 종합주류도매업자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하우스 맥주를 취급하지 않으려 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일반 대기업 맥주에 비해 유통비용을 더 많이 요구해 납품단가가 비싸질 수도 있다.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주류산업은 식품산업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어나는 시대를 맞아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하우스 맥주에 적용되는 세율을 대폭 내려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형 맥주 업체 창업을 유도해 국내 농산물 소비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슈무커 맥주, 본고장 독일서 7년 연속 금상 수상

    슈무커 맥주, 본고장 독일서 7년 연속 금상 수상

    독일 맥주는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품질과 맛이 우수하기로 유명하다. 대맥, 호프, 물의 세 가지 원료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맥주 순수령’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고유의 맛을 몇 백 년 동안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맥주 중에서도 유난히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가면 독일 맥주를 찾는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맥주의 본고장이라고 알려진 독일에서도 7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며 맥주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맥주가 있다. 2만 2천여 독일 맥주인들의 품평회인 International DLG Quality Competition(이하 DLG)서 2014년에도 금상을 차지하며 7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슈무커 맥주’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슈무커 맥주는 엄격한 기준을 토대로 심의가 이루어지는 ‘인터텍’과 ‘QAL’인증을 획득했으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여 EU로부터 ‘바이오로고’까지 부여받았다. 슈무커 맥주의 품질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눈부신 이력에 걸맞게 슈무커 맥주는 타 유럽 맥주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수입 맥주의 경우 기원국과 제조국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지만, 슈무커 맥주는 독일 현지에서만 제조되어 믿을 수 있다. 슈무커 맥주는 국내에선 슈무커코리아(대표 김영훈)이 수입, 유통을 맡고 있으며. 생맥주, 병맥주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슈무커코리아는 이번 DLG 7년 연속 금상 수상을 기념해 입소문 이벤트를 마련했다. 슈무커 맥주와 함께 한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에 소문 낸 뒤 URL 주소를 홈페이지(www.schmucker.co.kr)에 댓글로 남겨주면 된다. 이벤트 기간은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며, 추첨을 통해 슈무커 독일 오리지날 전용잔 세트(200ml 2잔, 400ml 2잔)를 증정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험천만 ‘화성 탐사’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할까?

    위험천만 ‘화성 탐사’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할까?

    과연 인간의 화성 탐사가 윤리적으로 타당할까? 지난 몇 년 사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비롯해 민간업체까지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에대한 윤리적인 논쟁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있다. 최근 미 국립과학의료원(IOM)은 “나사 측이 장시간의 우주 여행으로 야기되는 인간의 건강을 담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IOM 측의 이같은 주장은 인간 배아줄기 복제 등 첨단 과학기술이 등장할 때 마다 일어나는 윤리적인 논쟁과 맥을 같이한다. IOM에 따르면 장시간의 우주여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우주 방사선으로 인해 암 발병 확률은 최소 3% 이상 증가하며 DNA 파괴, 시력 감퇴, 골 손실 등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다. 문제는 2025년 내에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프로젝트는 속속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의 건강과 삶을 담보할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없다는 점이다. IOM 위원회 제프리 콴 박사는 “화성으로 떠나는 인간은 그들의 인생과 건강이 거대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면서 “이들을 보호할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년이 걸리는 나사와 각 단체의 화성 프로젝트에 있어 탐사에 나서는 인간에 대한 보호 방법은 구체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특히 네덜란드의 비영리 화성탐사 업체 ‘마스원’(Mars One)은 돌아오지 못하는 소위 ‘화성행 편도 탐사’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23년 부터 화성에 인간 정착기지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이 프로젝트는 발표직후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 전세계 140개국 이상에서 20만명 이상이 화성행에 지원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이폰’보다 싼 고성능 ‘3D프린터’ 등장

    ‘아이폰’보다 싼 고성능 ‘3D프린터’ 등장

    애플 아이폰보다 저렴한 ‘3D프린터’가 등장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고성능이지만 가격은 아이폰보다 싼 3D프린터 ‘마이크로 3D’의 자세한 모습을 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높이 11.6cm, 무게 1.2kg의 적당한 크기의 외형을 보유한 ‘마이크로 3D’는 미국 메릴랜드 기반 프린터제작업체 ‘M3D’에 의해 최근 개발됐다. 이 프린터가 주목받는 것은 다른 프린터에 비해 소형·경량 화 되어 이동이 편리하면서도 기능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은 아이폰보다 저렴한 249달러(약 26만 2,000원)다. 이 프린터는 USB를 통해 PC, 맥, 리눅스에 호환되며 개발 툴이 공개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이기에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환경에 맞게 프린터 프로그램을 재조정할 수 있다. 또한 첨단 마이크로 모션 기술이 탑재되어 있어 초보자들도 별다른 보정 과정 없이 손쉽게 초콜릿, 보석, 장난감 형태를 인쇄할 수 있다. ‘M3D’ 창업자인 데이비드 존스는 “이 제품은 공간·배터리 절약형으로 개발돼 성능이 우수하면서 효율은 타 제품보다 10배 높다”고 강조한다. 참고로 이 프린터는 품질 이상 없이 수천시간 인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마이크로 3D’는 개발비용 5만 달러(약 5,300만원)를 소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를 통해서 불과 11분 만에 모두 충당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M3D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지름신’ 강림할땐 ‘한 손가락 규칙’ 써라 [UCLA연구]

    ‘지름신’ 강림할땐 ‘한 손가락 규칙’ 써라 [UCLA연구]

    눈요기 삼아 들어간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그만 값이 비싸도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고 사게 되는 이들을 위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해외 언론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의 한 금융 전문가가 고안한 소유욕을 억제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덴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융 전문가 킴 맥그리그는 자신이 고안한 ‘한 손가락 규칙’(One Finger Rule)으로 ‘지름신’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규칙은 “우리 인간은 어떤 상품을 ‘손에 쥐게 되면’ 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된다”는 한 심리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이 25년에 걸쳐 시행한 이 연구는 인간이 지닌 ‘보유효과’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보유효과는 어떤 상품과 같은 대상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순간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객관적인 가치 이상을 부여하게 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맥그리그는 이런 보유효과를 이용해 상품과 닿을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갖고 싶다’는 소유 의식은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박물관에 방문한 서른 명의 아이들에게 동물을 만져볼 때 한 손가락만 사용하도록 요청한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접한 동물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고 그날 체험에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일부 사람은 쇼핑할때 눈으로 보기만 해선 구매 여부를 정할 수 없고 그 물건을 쥐어보는 등의 ‘터치’를 해야 결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물건을 살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지름신을 피하면서도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본능의 시간인가, 욕망의 장사인가… 여자들만 보는 ‘미스터쇼’

    본능의 시간인가, 욕망의 장사인가… 여자들만 보는 ‘미스터쇼’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외설이라고 몰아붙이기엔 ‘건전’하고 유쾌하다. 공들여 만든 근육과 미끈한 몸매를 가진 훤칠한 남자들이 눈앞에서 오가니 일단 눈은 즐겁다. 이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맘껏 흥을 분출하고 소리를 질러 보겠다면, 가도 좋다. 그러나 모름지기 공연이라면 짜임새가 있고 정제된 몸짓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쪽이라면, 호기심 하나로 70분짜리 공연에 6만~8만원(할인제도도 있지만)을 쓰려 한다면,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게 낫겠다. ‘여자들만 보는 공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미스터쇼’는 그야말로 ‘쇼’다. 프랑스 파리의 물랭루주나 리도쇼, 태국 파타야의 알카자쇼 같다. 여성이나 트렌스젠더 대신 남성이 무대에 오른다는 게 다를 뿐이다. 사회자가 “이건 뮤지컬이 아닙니다. 쇼예요”라고 말하는 건, 박칼린 연출이 “돈 내고 왔으니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관객은 거부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한마디로 내숭 떨지 말고, 색안경 쓰지도 말고, 그냥 보고 느끼고 즐기라는 거다. 무대는 여성들이 어떤 부분에서 남자에게 섹시함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늘씬한 남자들이 잘빠진 정장,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고 나와 멋지게 앞섶을 풀어헤치고 끝내 속옷만 입게 되니 객석에서 비명이 나올 수밖에. 스트립클럽에서 추는 랩댄스(관객 무릎에 앉아 추는 춤)와 핍쇼(골방에서 홀로 보는 쇼)가 들어 있어 ‘스킨십 서비스’도 체험할 수 있다. ‘쇼맨’ 8명은 배우가 아닌 모델, 트레이너 출신이라 춤이 어색하고 동선이 흐트러지기도 한다. 샤워부스 유리에 은근히 나체가 비치는 장면은 ‘예술’이지만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은 섹시하기는커녕 안쓰럽기까지 하다. 쇼맨들이 열심히 무대를 오가지만, 짜릿한 공연을 만들어 내는 열쇠는 사회자와 관객들이 쥐고 있다. 얼마나 탄성을 내지르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느냐에 따라 흥이 고조되거나 어색해진다. 재치 있는 사회자(김호영·정철호)와 관객들의 호응에 박장대소할 일이 더 많다. 이날 객석 반응을 보건데 굳이 공연을 ‘남성출입금지’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 지금껏 이런 공연이 없었다 뿐이지 여성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의식해 본능을 숨겼던 게 아니었다. 남성 스트리퍼를 소재로 한 ‘풀몬티’가 영화와 뮤지컬로 나왔고, 영화 ‘매직 마이크’(2012)도 개봉했던 마당에 ‘여자들만’이라는 건 구시대적이다. 관심 끌기용 수식어로 당당해야 할 여성 본능과 욕망을 은밀한 것으로 몰아붙이는 상술은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욕망장사’라는 오해와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불만을 애써 끌어낼 필요는 없다는 거다. 남성들에게도 단 하루 개방한다는 25일 공연 이후에는 ‘금남’딱지를 떼 버릴 수 있어야 진짜 ‘여성들의 공연’이 완성될 것이다. 6월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 1544-155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최성준 “KBS수신료 인상 필요”

    최성준 “KBS수신료 인상 필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1일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등 민간방송에 노사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강제하는 ‘방송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편성위원회는 필요하나 민영방송에 구체적 형태를 강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 중 하나다. 최 후보자의 발언은 방송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과 사실상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청문회장에서는 한때 방송법 개정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재연되기도 했다. 반면 최 후보자는 ‘KBS 이사 구성이 여당 7명, 야당 4명 추천으로 이뤄져 있는데 방송 공정성을 위해 합당하냐’는 질문에는 “방송 공정성 측면만 생각하면 숫자 비중이 의도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사회 운영 문제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에는 “방송통신위원회 검토에 따르면 적정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해 수신료 4000원 인상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후보자는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선 “2005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토지를 임대하고 1년에 150만원을 받았는데 가벼이 생각하고 그 부분을 종합소득에 가산하지 않고 신고한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취업하지 않은 딸이 1억 40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 것에는 “증여는 한꺼번에 된 게 아니어서 증여세 납부에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지름신’ 막는 과학적 방법은? ‘한 손가락 규칙’

    ‘지름신’ 막는 과학적 방법은? ‘한 손가락 규칙’

    눈요기 삼아 들어간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그만 값이 비싸도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고 사게 되는 이들을 위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해외 언론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금융 전문가가 고안한 소유욕을 억제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덴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융 전문가 킴 맥그리그는 자신이 고안한 ‘한 손가락 규칙’(One Finger Rule)으로 ‘지름신’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규칙은 “우리 인간은 어떤 상품을 ‘손에 쥐게 되면’ 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된다”는 한 심리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이 25년에 걸쳐 시행한 이 연구는 인간이 지닌 ‘보유효과’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보유효과는 어떤 상품과 같은 대상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순간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객관적인 가치 이상을 부여하게 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맥그리그는 이런 보유효과를 이용해 상품과 닿을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갖고 싶다’는 소유 의식은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박물관에 방문한 서른 명의 아이들에게 동물을 만져볼 때 한 손가락만 사용하도록 요청한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접한 동물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고 그날 체험에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일부 사람은 쇼핑할때 눈으로 보기만 해선 구매 여부를 정할 수 없고 그 물건을 쥐어보는 등의 ‘터치’를 해야 결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물건을 살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지름신을 피하면서도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름신’ 막는 과학적 방법은?

    ‘지름신’ 막는 과학적 방법은?

    눈요기 삼아 들어간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그만 값이 비싸도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고 사게 되는 이들을 위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해외 언론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금융 전문가가 고안한 소유욕을 억제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덴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융 전문가 킴 맥그리그는 자신이 고안한 ‘한 손가락 규칙’(One Finger Rule)으로 ‘지름신’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규칙은 “우리 인간은 어떤 상품을 ‘손에 쥐게 되면’ 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된다”는 한 심리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이 25년에 걸쳐 시행한 이 연구는 인간이 지닌 ‘보유효과’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보유효과는 어떤 상품과 같은 대상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순간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객관적인 가치 이상을 부여하게 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맥그리그는 이런 보유효과를 이용해 상품과 닿을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갖고 싶다’는 소유 의식은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박물관에 방문한 서른 명의 아이들에게 동물을 만져볼 때 한 손가락만 사용하도록 요청한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접한 동물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고 그날 체험에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일부 사람은 쇼핑할때 눈으로 보기만 해선 구매 여부를 정할 수 없고 그 물건을 쥐어보는 등의 ‘터치’를 해야 결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물건을 살 때 ‘손가락’만 사용하면 지름신을 피하면서도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서민의 딸·세 아이의 엄마 파리 첫 여성시장이 되다

    “제가 파리의 첫 여성 시장입니다. 저는 그 도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안 이달고(54) 현 파리 부시장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파리시장에 당선됐다. 여당인 사회당(PS) 소속의 이달고 부시장은 54.5%의 지지를 얻어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시위스코모리제(45.5%) 전 교통환경장관을 제치고 파리시장에 당선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선거에서 사회당이 UMP에 고개를 숙인 가운데 이달고가 간신히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체면을 세운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1944년에야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는 등 남성 중심적 정치 문화가 뿌리깊어 첫 여성 파리시장 탄생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이번 파리시장 선거는 특히 스페인에서 이주해 온 서민 출신의 이달고와 프랑스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난 코시위스코모리제가 모두 여성 후보인 데다 ‘서민의 딸’과 ‘정치 명문가 공주’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세 아이의 엄마인 이달고 당선자는 14세에 프랑스 국적을 얻었으며 근로 감독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마르틴 오브리 전 노동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현 파리시장인 베르트랑 들라노에가 2001년 당선된 후부터 13년간 부시장으로 일해 왔다. 들라노에와 함께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를 도입하고 파리 센강변에 인공 백사장 등을 조성해 바캉스를 즐기게 하는 등 친서민 정책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사회당은 파리만 사수했을 뿐 전국에선 맥을 못 췄다. 여론조사기관 BVA의 출구 조사 결과 전국 3만 6000여개의 선거구에서 사회당은 42%를 얻어 49%를 득표한 UMP에 패했다.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은 득표율 9%를 기록하며 10곳에서 시장을 배출하고 1200여명의 지방의원을 당선시키는 등 역대 최고의 결과를 얻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카가와 등 맨유 4인방, 모델女와 성인전화 즐겨 충격

    카가와 등 맨유 4인방, 모델女와 성인전화 즐겨 충격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선수 4명이 한 여성 모델과 야릇한 화상전화를 즐긴 사실이 해외 언론을 통해 폭로돼 그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 등 외신은 영국 대중지 더 선의 30일(현지시간) 자 보도를 인용해 일본 출신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25)와 ‘신성’ 아드낭 야누자이(19) 등 맨유 선수 4인과 페이스타임(화상전화) 및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미혼모 모델 클레어 맥뮬란(28)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북아일랜드에서 세 아이와 함께 거주 중인 그녀는 유명 채팅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맨유 선수가 위에서 밝힌 두 선수 이외에도 2명이 더 있다고 말했다. 돈캐스터에 임대간 골키퍼 샘 존스턴(21)이 1명이며 나머지 1명은 더 선에서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맥뮬란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거로 이들과 페이스타임으로 통화할 당시 저장해둔 휴대전화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이 중에는 서로 혀를 내밀며 장난치는 카가와 신지의 사진이 특히 인상적이지만,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1명은 자신의 남성을 공개해 이번 폭로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맥뮬란은 “카가와의 요구에 옷을 벗기도 했다. 한 번은 화면을 통해 키스한 적도 있다”면서 통화 의도가 음란했음을 나타냈다. 또 그녀는 “아드낭은 정말 화상전화를 좋아했다. 그는 달콤한 말로 나를 빠르게 유혹한 ‘허니 데빌’이었다”면서 “비행기를 제공해 줄 테니 맨체스터로 와 데이트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맨유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생활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부 팬들은 이들이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엄격한 도덕률을 무시하고 있으며 최근 선수들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이 팀의 부진과 맞물려진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더 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애플 아이폰6는 5.5인치? 오는 9월 4.7, 5.5인치로 공개 유력 소문

    애플 아이폰6는 5.5인치? 오는 9월 4.7, 5.5인치로 공개 유력 소문

    ‘애플 아이폰6’ ‘5.5인치 아이폰6’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6가 올해 9월 최대 5.5인치 대화면 제품으로 출시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이폰6 화면 크기가 4.8인치까지 커질 것이라는 업계의 종전 예상보다 더 큰 사이즈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 및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맥루머스 등은 “대화면 아이폰에 탑재할 LCD패널 생산이 2분기 중 시작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들 매체는 애플이 최초로 아이폰6를 5.5인치 및 4.7인치 2가지 모델로 나눠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아이폰6 디스플레이가 고정밀 터치패널이며 해상도가 더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생산은 일본 내 샤프 및 재팬디스플레이(JDI) 공장과 국내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맥루머스는 5.5인치 및 4.7인치 제품 크기를 최근작인 아이폰5S와 비교하는 이미지(사진 참조)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5.5인치는 아이폰5S·5C 모델의 4인치보다 최대 35% 커지는 것이다. 3.5인치였던 전작 아이폰4 시리즈와 비교하면 2인치 더 크다. 한손에 쥐기에 벅찬 5.7인치인 갤럭시 노트 시리즈와 비슷할 만큼 화면이 크다. 안드로이드 진영 최대 경쟁제품이 될 삼성전자 ‘갤럭시S5’(5.1인치)와 비교해도 대화면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떠나는 김중수 “한은 총재도 정무 감각 갖춰야”

    떠나는 김중수 “한은 총재도 정무 감각 갖춰야”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 총재도 정무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별 만찬 자리에서다. 김 총재는 2010년 한은 총재로 취임하기 전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냈다. 이 때문에 취임 초기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김 총재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도 우리로 따지면 백악관 경제보좌관 출신”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독립적이라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경제수석을 지냈다”면서 “한은 총재도 정무적인 판단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재에 내정된 직후 “한은도 정부다”라고 했던 말과 맥이 닿는 얘기다. 당시 이 발언은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을 야기했다. 금리 대응 실기론과 관련해서는 “금리 정상화는 시장의 장기금리 수준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변경 시점이) 4월이냐, 5월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그렇다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왜 매달 여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열 차기 총재가 2년 전 김 총재를 비판하며 떠났던 데 대해서는 “세계 각국 총재들이 퇴임할 때 보니 경제에 대해서는 언급해도 ‘사람’은 말하지 않더라”며 언급을 피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이 정도는 가뿐해” 역기 드는 ‘몸짱 다람쥐’ 포착

    “이 정도는 가뿐해” 역기 드는 ‘몸짱 다람쥐’ 포착

    “내 힘이 이정도야!”라고 일갈하는 듯, 자신감 넘치게 역기를 드는 한 다람쥐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영국 사진작가 맥스 앨리스가 런던 태딩톤에 위치한 본인 집 정원에서 촬영한 것이다. 평소 다람쥐들이 정원을 오고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봐온 맥스는 한 가지 재밌는 발상을 했다. 다람쥐용 소형 역기를 만들어 연출사진을 찍어보기로 마음먹은 것. 평소 보디빌더, 벤치 프레스 등 운동 관련 사진을 주로 찍어온 맥스는 나사볼트를 이용해 앙증맞은 다람쥐용 역기를 완성해 마당 구석에 놓아두었다. 얼마 후, 등장한 다람쥐 한 마리는 이 역기에 관심을 보였고 계속 관찰하다 이를 정확한 자세로 들어올렸다. 얼마 되지 않는 무게지만 실제 역도 선수처럼 역동적인 포즈를 재현해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사실 여기에는 맥스의 트릭이 숨겨져 있다. 역기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 와이어가 장착돼 있었고 다람쥐 손을 올릴 때 시간을 맞춰 맥스가 역기를 조종했던 것이다. 약간의 연출이 가미되긴 했지만 오랜 노력 끝에 포착된 장면인지라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주로 압도적인 근육으로 90년대를 수놓은 액션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많다. 맥스는 “다람쥐는 야생동물이기에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원하는 장면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강한 인내심이 필수”라며 “이 다람쥐에게는 ‘아놀드’라는 별명을 붙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이 정도는 가뿐” 역기 드는 ‘몸짱 다람쥐’ 화제

    “이 정도는 가뿐” 역기 드는 ‘몸짱 다람쥐’ 화제

    “내 힘이 이정도야!”라고 일갈하는 듯, 자신감 넘치게 역기를 드는 한 다람쥐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영국 사진작가 맥스 앨리스가 런던 태딩톤에 위치한 본인 집 정원에서 촬영한 것이다. 평소 다람쥐들이 정원을 오고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봐온 맥스는 한 가지 재밌는 발상을 했다. 다람쥐용 소형 역기를 만들어 연출사진을 찍어보기로 마음먹은 것. 평소 보디빌더, 벤치 프레스 등 운동 관련 사진을 주로 찍어온 맥스는 나사볼트를 이용해 앙증맞은 다람쥐용 역기를 완성해 마당 구석에 놓아두었다. 얼마 후, 등장한 다람쥐 한 마리는 이 역기에 관심을 보였고 계속 관찰하다 이를 정확한 자세로 들어올렸다. 얼마 되지 않는 무게지만 실제 역도 선수처럼 역동적인 포즈를 재현해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사실 여기에는 맥스의 트릭이 숨겨져 있다. 역기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 와이어가 장착돼 있었고 다람쥐 손을 올릴 때 시간을 맞춰 맥스가 역기를 조종했던 것이다. 약간의 연출이 가미되긴 했지만 오랜 노력 끝에 포착된 장면인지라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주로 압도적인 근육으로 90년대를 수놓은 액션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많다. 맥스는 “다람쥐는 야생동물이기에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원하는 장면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강한 인내심이 필수”라며 “이 다람쥐에게는 ‘아놀드’라는 별명을 붙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차르는 ‘포커페이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사실상 합병한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의회 연설을 통해 서방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소련 해체 이후 그들은 우리를 기만해 왔고, 우크라이나에서 한계선을 넘어섰다. 우리는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크림 이외 지역으로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했다. 친서방 과도정부가 들어선 우크라이나를 다시 친러시아 국가로 되돌리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크림 외 다른 지역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그가 50분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표정과 눈빛, 심지어 목소리 톤까지 일정했다.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가 친러 성향의 우크라니아 동부까지 합병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누구도 푸틴의 속내를 알 수는 없다. 푸틴이 전략적 요충지인 크림 반도를 손에 넣은 이상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곳곳에서 불길한 징조가 감지된다. AP통신은 21일 “도네츠크, 카르키프, 루간스크 등 이른바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지대) 지역에서 러시아계 자경단이 공공건물을 속속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군사시설을 만들어 놓고 길목을 차단하기도 했다. 동부 국경선 너머엔 이미 러시아 군대가 배치돼 있다. 총 한 방 쏘지 않고 크림을 접수했던 지난달 말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푸틴은 “크림 합병은 없을 것”이라며 서방을 안심시켜 놓고 단숨에 합병했다. 맥없이 크림을 내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의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는 이날 “동부 지역을 러시아가 합병하려 한다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으로부터 동부 지역에 진격할 계획이 없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은 야체뉴크를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관에게 군사 결정권을 넘기는 스타일도 아니다. 아메리칸대학의 케이스 다던 교수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유라시아 공동체를 만들어 옛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에게 우크라이나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곳”이라면서 “크림 합병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주둥이가 연꽃같은 모기, 꼬리를 자른 고양이, 왕을 알아본 코끼리…조선 사람의 동물이야기

    주둥이가 연꽃같은 모기, 꼬리를 자른 고양이, 왕을 알아본 코끼리…조선 사람의 동물이야기

    조선동물기/김흥식 엮음/정종우 해설/서해문집/544쪽/1만 5000원 “모기의 생김새를 보면 날개와 다리는 가늘고 약하며 주둥이는 코끼리 코처럼 길어서 앉아 있을 때는 주둥이로 버티고 날개는 들고… (중략) 벽에 앉아 있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하나하나의 주둥이 끝이 더부룩한 것이 마치 연꽃 같았다.” 벽에 붙은 모기를 이리 세세하게 들여다보다니 관찰력이 뛰어나달까, 참 한가하달까. “중국에 갔을 때 사람들이 집에서 고양이 기르는 걸 보았는데, 모두 꼬리를 잘랐고, 성질이 매우 온순했다. … 그곳 사람들에게 들으니, 정월 첫 인일(寅日), 즉 호랑이날 꼬리를 자르면 이처럼 순해진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모기 얘기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시문집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발췌한 것이다. 남송 시인 범성대가 모기를 소재로 지은 시에 ‘화훼’(花喙)라는 말이 있기에 벽에 붙은 모기를 보니 과연 주둥이가 연꽃 같더라는 것이다. 이덕무는 “옛사람들이 물건을 살필 때 사소한 것도 빠뜨리지 않아서 이처럼 정교하고도 미세한 부분까지 찾아냈다”고 감탄했다. 작은 모기를 뚫어져라 바라본 이덕무의 집중력도 범성대에 버금간다. 뒤에 나온 고양이에 관한 것은 조선 중기 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담긴 내용이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을 해치는 짐승인데 중국에서는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기에 궁금해 물어봤더니 ‘고양이를 순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수광은 물론 “반드시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듯하다”면서 반신반의한 심정을 덧붙였다. ‘동물기’를 쓴 어니스트 시턴이나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처럼, 조선 학자들도 자연에 눈을 돌리고 그들의 생태를 꼼꼼히 기록했다. ‘지봉유설’ 같은 최초의 백과전서나, 실학자 이익이 지은 ‘성호사설’, 풍속과 일화를 실은 어숙권의 ‘패관잡기’ 등에서 다양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동물기’는 그 서적들 곳곳에 숨은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뽑아 엮었다. 놀랍도록 상세한 생물학적 이치부터 경험과 고증, 현상, 소문 등을 바탕으로 한 기술과 사색까지 다양하다. 저자인 김흥식은 “그것이 옳으냐, 틀리냐를 이야기하는 것은 호사가적 취미”라고 과학적 분석과는 선을 그었다. 고서에서 동물 이야기를 뽑아낸 것은 동물학적 지식을 얻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선조들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 동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책에 등장한 동물 중에는 말이나 호랑이처럼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코끼리, 기린, 맥, 용 등 보기 어려웠을 것들도 끼어 있다. 효종의 즉위를 명나라 코끼리가 알아봤다는 얘기나 상서로운 동물 기린과 포악한 기린의 차이, 머리가 없는 용의 비밀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도둑고양이의 습성을 보고 환경에 대해 성찰하고, 키우다가 풀어준 촉새가 계속 찾아오는 것을 보고 인간의 도리를 떠올리기도 한다. 간간이 조금 어려운 해석이 보이고 덧붙인 해설이 본문 내용과 다른 부분도 보인다. 저자가 쏟은 정성만큼 흥미롭고 독특하며 의미 있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주열 후보자와 권선주 행장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주열 후보자와 권선주 행장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 전문기자

    제목만 보고 ‘학교’를 떠올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와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연세대를 나왔다. ‘내부 승진’을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직전 명함이 한은 부총재, 권 행장은 기업은행 부행장이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새집으로 이사를 했거나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오는 6월에 서울 강남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안의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 권 행장은 지난주에 지금 살고 있는 집 인근인 대치동 아파트로 옮겼다. 새 아파트는 아니지만 보름 정도 수리해 말끔하게 새집처럼 꾸몄다. 이 후보자는 한은 부총재로 정년 퇴임한 직후인 2012년 6월 청약 신청을 넣었다. 4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어제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 4월 1일 총재로 취임한다. 두 달 뒤에는 2년 동안 열심히 중도금을 부은 새집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올해가 이 후보자 개인에게는 대운(大運)이 든 해인 듯싶다. 권 행장도 이 후보자 못지않다. 몇 년 전부터 집을 내놓았지만 통 팔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중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그 길로 달려가 오밤중에 ‘헌 집 팔고 새 집 사는’ 매매 계약을 동시에 체결했다. 집이 팔릴 때까지 이사할 집을 사지 않는 것은 권 행장의 오랜 철칙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은행원’의 면모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2월 23일 기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운에 관한 한 고(故) 김정태 국민·주택 초대 통합은행장을 빼놓을 수 없다. 51살에 최연소 은행장(주택은행장)이 됐던 그는 ‘금피아’(금융감독원) 출신인 당시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합병은행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누가 봐도 불리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에 고인은 살아생전 인터뷰에서 “내가 억세게 운이 좋은 건 맞다. 그러나 운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고 답했다.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고 준비돼 있지 않으면 운은 자신의 곁을 그대로 스쳐 지나간다는 것이었다. “흘러가는 강물 속에 있으면 그 강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른다”는 고인의 지론과도 맥이 닿는 얘기였다. 이 후보자와 권 행장에게도 운이 좋았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한은 총재 인선에 청문회가 처음 도입된 덕에, 대통령이 여자인 덕에, 총재 후보가 되고 행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35년간 통화정책의 한 우물을 파지 않았다면, 권 행장이 해외 지사장으로 발령난 남편을 ‘사표 쓰고’ 편하게 따라나섰다면, 그 운은 두 사람을 비켜 갔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제 막 거대 조직의 수장으로 발을 뗐거나 떼려고 한다. 이 후보자는 국가경제와 직결된 중앙은행의 수장이다. 권 행장은 우리나라의 첫 여성 은행장이다. 결코 요행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에게 날아든 운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은 지금부터 두 사람에게 달려 있다. hyu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그저 손 끝 하나가 나풀거릴 뿐인데 지나간 세월이 아지랑이로 나타나고 다가올 미래를 살며시 열어젖힌다. 또한 꺼져가는 한 자락의 영혼에 생명을 불어넣어 하늘 높이 솟아올린다. 조지훈이 ‘승무’에서 읊었던 한 구절이 떠올려진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오고~’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16세때 처음 장구춤 1964년, 그러니까 전주농고 1학년에 막 입학했을 때였다. 우연히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농악대에 들어갔다. 북 치고 장구 치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그저 신이 났다. 전주 권번의 춤사범 출신인 정형인 선생이 이런 그를 보고 미래의 춤꾼으로 확실히 점지하고 지도를 했다. 그리고 몇달 뒤 덕수궁 석조전 앞에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열렸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관객들 앞에서 처음으로 장구춤을 췄다. 이때부터 그의 춤 인생길은 손짓과 몸짓을 휘휘 감아돌며 시작됐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이자 이 시대의 춤꾼으로 유명한 국수호(66)씨.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여자도 아닌 남자가 춤에 빠져 살다 보니 어느덧 50년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하여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춤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춤의 귀환)에서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이 무대를 통해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아직도 우리 전통춤이 기거할 ‘집’이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과 이제는 ‘전용극장’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도 공감하는 무대가 됐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디딤무용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그 ‘화두’부터 꺼낸다. “우리나라에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무대는 없고 오페라 등 서양식 무대만 있습니다. 창(판소리)만 하더라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전용극장이 없잖아요. 한국인에게는 의식주가 삶의 버팀목입니다. 그렇듯이 우리 정신의 버팀목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바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歌), 무(舞), 악(樂)에 있지요. 집도 없이 공연한다는 것은 빈터에 공염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50년 동안 그렇게 춤을 추다 보니 항상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순수예술의 집’이다. 국립극장이나 국립국악원, 예술의전당 등도 있지만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서양의 공연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극만 하더라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마다 전용극장이 수없이 많으며 일본의 가부키(歌舞伎)와 노(能) 역시 국립극장을 비롯해 여러 지방에서도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이 있어서 전통의 맥을 제대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립은 고사하고 도립이나 시립에서 운영하는 전통 극장조차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 춤이 지지부진하고 대중에게 잊혀 가는 이유가 바로 특성화된 ‘순수예술의 집’이 없기 때문이며 이는 춤뿐만 아니라 음악, 창극 모두에 해당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의 음악과 소리, 그리고 춤은 한국인의 기호품이 아니라 한국인한테 필수적인 의식주에 해당되는 영혼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순수예술 문화는 우리의 정신적 샘입니다. 따라서 한국인은 그 물을 마시고 살아가야 하며 그것이 튼튼해야 대중문화도 튼튼해지는 것이지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전통예술에 관심을 갖고 융성시키는 것은 바로 국가를 위한 국민의 정신적 힘이 강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문화융성위원회가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구려 당시 동맹제나 무천제 등을 보십시요. 이는 곧 고구려의 정신이었고 광활한 땅을 거느릴 수 있는 국가권력의 튼튼한 발로였습니다.” ●정형인·박금슬 선생은 춤인생 최고의 스승 이와 관련된 얘기를 더 나누다가 화제를 바꿨다. 춤인생 50년을 잠시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그는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3~4세 때 비봉면 마을에 전주댁이라는 무당이 있었다. 쾌자 자락을 휘날리며 꽃을 들고 길길이 뛰는 무당과 옆에서 장구와 꽹과리를 치면서 경을 읽는 모습이 어린 그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의 예술적 끼는 주변 환경도 한몫 거들었다. 봉황이 난다는 비봉마을 골짜기마다 꽃가지 사이로 지저귀는 산새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어깨가 저절로 으쓱으쓱해졌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는 단상에 올라가 아리랑 춤을 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런 시골의 정취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같은 곳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대단한 기억으로 남는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의 부친은 토지개량조합장 등을 거쳐 1960년대초까지 민선 면장을 지냈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그는 춤과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주 서중학교에 진학한 그는 혼자 하숙을 하면서 브라스밴드부에 가입했다. 북을 치고 서양의 악보를 아버지 몰래 공부했다. 음계와 악보를 알고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진 것도 이때였다. 졸업 무렵 아버지가 농고에 진학할 것을 권유했다. 할 수 없이 전주농고 토목과에서 측량을 공부했다. 하지만 몸속 깊이 내재돼 있는 끼는 주체할 수 없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마자 농악대에 가서 북과 장구, 한국 음악과 무용 등을 익혔고 18세까지 정형인 선생한테 승무와 북춤, 남무 등 남자춤을 배웠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진학해서는 송범과 김백봉 선생한테 강의를 들었고 특히 박금슬 무용연구소에서 3년간 숙식을 함께하며 박금슬 선생이 오세암 천월스님으로부터 사사한 바라 승무를 익혔다. 정형인과 박금슬 선생은 그의 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영숙, 은방초 등 당대 무용계를 주름잡던 전통춤꾼들을 사사했다. 1971년 군 복무 시절이었다. 전북도지사의 부탁으로 1사단장한테 특별휴가를 얻은 그는 전주농고 농악대에서 잠시 안무를 하게 됐다. 얼마후 그의 지도를 받은 전주농고 농악대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회가 끝나자 전국의 고등학교에 농악대가 생기는 붐이 조성됐고 그의 안무실력은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1973년 2월 제대한 그는 때마침 국립무용단이 생기자 남자로는 처음으로 입단하면서 월급받는 직업무용수가 됐다. 이때부터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녔고 매스컴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로 주목받아 “제가 국립무용단에 들어갔을 때 송범 선생께서 단장을 맡고 있었지요. 10년동안 여자 단원이 20명쯤 있었는데 남자는 저 혼자였지요. 남자라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 번씩 언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날마다 주인공이었죠 뭐.” 이 무렵 남자무용수 시대를 예상하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3학년에 편입해 춤극을 공부했다. 기존의 무용에 극적인 요소를 결합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어 대학원에 진학해 민속학을 전공했고 ‘한국 민속 연희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는 그의 춤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예술적 바탕이 됐다. 직접 무대 출연은 물론 대본, 안무, 연출, 음악 등 여러 영역으로 넓혀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갔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27세에 서울예대 교수로 임용됐고 이후 중앙대에서 26년간 교수직을 겸하면서 30년 가까이 국립무용단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면서 130여개국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의 전통춤을 어떤 식으로 추고 어떤 식으로 창작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부터 김만중의 ‘구운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세계인이 공감할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2002년 월드컵 개막식 등에서 총괄 안무를 맡아 세계인들에게 여러 감동을 선사했다. ●“1년에 한두편 창작 춤극으로 관객과 소통하고파” 그는 지난 50년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춤도 춤이지만 자료수집하느라 참 바쁘게 지냈다. 이사할 때 무용 관련 책만 트럭 10대분이 넘었다. 이런 것들이 작품의 골격을 세우고 무너지지 않게 하는 튼튼한 인문학적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춤의 매력은 진정 무엇일까. “인간이면 지닐 수 있는 핏빛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공들여닦여지고 정신이 들어간 움직임을 통해 미학적으로 보여질 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력을 쌓은 실 하나가 내 가슴에서 저쪽 사람의 가슴으로 건너갈 때 금실이 되는 것처럼 춤의 매력은 세련미와 정성들여 쌓은 공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60대 중반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여전히 청춘이다. 건강비결을 묻자 “걷기를 주로 하고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예술과 관련되지 않는 불필요한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한다”면서 “가끔 식구들과 먹거리가 좋은 데 찾아가는 것을 작은 행복으로 여긴다”고 대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1년에 한두 편씩 창작 춤극을 만들어 가급적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들과 더 가까워지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국수호는 88올림픽 개막식 등 안무가로도 명성 춤극의 지평 넓혀 1948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1964년 전주농고 1학년때 스승 정형인 선생한테 농악과 한국음악, 장단 등을 익혔다. 그해 공식무대인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장구춤을 췄다. 이후 서라벌예대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연극영화를, 중앙대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했다.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했고 이듬해 ‘왕자호동’을 시작으로 30여 편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안무를 병행해 안무가로도 명성을 쌓았다. 88올림픽 개막식과 2002년 월드컵 개막식 공연의 안무를 맡았고 국립무용단 단장, 서울예술대 교수, 중앙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1987년에는 국수호디딤무용단을 창단해 ‘무녀도’ ‘대지의 춤’ ‘한국 환상’ ‘봄의 제전’ ‘명성황후’ 등으로 춤극의 지평을 꾸준히 넒혔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전북농악지도 대통령상(1971년), 88올림픽 개회식 안무 ‘화합’(국무총리표창), 최우수 예술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작품상(1988년), 한국 예술평론가협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인물(1999년),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총괄안무 대통령표창(2003년), 올해의 예술가상 춤극 ‘고구려’(2006년) 등이 있다. ‘세계 춤 기행문집- 춤 내사랑’ ‘국수호 춤 작품집-국수호의 춤’ 등의 저서를 펴냈으며 현재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아이들 장맛, 꽤 깊다네요

    아이들 장맛, 꽤 깊다네요

    서대문구가 지역 11개 유치원생 250명을 대상으로 ‘전통 장 만들기’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직접 해 봄으로써 관심과 흥미를 북돋우고 친환경 식문화를 일깨우기 위해서다. 된장, 간장을 만드는 전 과정을 가르친다. 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주관으로 이달 10~20일에 이어 다음 달 23일~6월 24일 2차 교육을 마련한다. 어린이들은 직접 메주를 씻고 염수를 만들어 소금 농도를 측정한다. 아울러 장 가르기를 한 뒤 숙성 및 발효 과정을 지켜본다. 10월 이후엔 숙성된 장을 맛볼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교육의 가치도 높고 장맛도 좋다는 유치원의 호응으로 올해로 두 번째 개최한다”며 “전통 장 담그기 맥을 잇기 위해서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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