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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이 해냈다…딥시크 “천안문 사태는 흑역사” 실토

    대만이 해냈다…딥시크 “천안문 사태는 흑역사” 실토

    중국의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로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충격을 던졌지만, 딥시크의 AI 모델이 ‘톈안먼(천안문) 사태’ 등 민감한 주제를 회피하거나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만에서 한 IT 전문가가 딥시크로부터 ‘톈안먼 사태’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얻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방법을 공개한 인물은 대만의 ‘천재 해커’이자 ‘트랜스젠더 장관’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탕펑(오드리 탕·44) 전 대만 디지털발전부 장관이다. 딥시크는 탕 전 장관의 집요한 추궁에 “톈안먼 사태는 중국 근대사의 흑역사”라고 실토했다. “딥시크 AI 모델 내려받아 오프라인서 구동”1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탕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검열을 우회해 딥시크로부터 답변을 얻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탕 전 장관은 딥시크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컴퓨터에 내려받아 오프라인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LM 스튜디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자신의 애플 맥 컴퓨터에 딥시크를 내려받았다. 이어 자신의 컴퓨터에서 딥시크를 구동한 뒤 민감한 질문을 던질 때 먼저 커맨드 키(⌘)와 U 키를 조합한 단축키 ‘⌘U’를 입력하고 사고 과정과 질문의 접두사를 입력한 뒤, 화살표(→)를 입력해 질문을 생성하며 검열을 우회했다고 탕 전 장관은 설명했다. 탕 전 장관은 이같은 방법으로 “1989년 6월 4일 톈안먼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던져 딥시크로부터 받아낸 답변을 공개했다. 탕 전 장관이 캡쳐해 공개한 화면에서 딥시크는 “베이징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부패에 반대해 개혁을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 집결했고, 무장 군부대의 진압으로 대량 살상이 초래됐다”면서 “이 날(1989년 6월 4일)은 중국 근대사의 흑역사였으며, 이 날의 비극은 국제 사회에서도 큰 관심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답변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관영 매체에서 언급하지 않고 학교 교육에서도 다뤄지지 않는다”면서 “이같은 ‘기억의 봉쇄’는 사람들이 그 역사를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톈안먼 ‘사건’과 ‘참사’에 각각 다른 답변”탕 전 장관은 “질문에 붙는 단어가 답변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톈안먼 사건’이라는 질문에는 “당시의 긴장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했다”는, 당국의 검열을 의식한 듯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면 ‘톈안먼 항쟁’이라고 질문하면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대량의 인명 살상이 초래됐다”고 답하고, ‘톈안문 참사’라는 질문에는 “대규모 군부대와 무장 경찰이 비무장 민중을 상대로 유혈 진압을 벌였다”라고 답한다는 게 탕 전 장관의 설명이다. 이에 대만 네티즌들은 탕 전 장관의 스레드에 “딥시크를 정확히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며 환호하고 있다. 스레드에서는 “베이징대 석사 AI천재 소녀(딥시크 개발자 중 한 명인 뤄푸리)는 가짜, 초등학교만 졸업한 탕펑은 진짜”라는 댓글이 12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중국은 AI 이용해 사람들을 투명하게 만들어”한편 1981년생인 탕 전 장관은 대만 IT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이자 정치인이다. 2016년 35세의 나이로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으로 임명돼 대만 사상 최연소 각료라는 기록을 썼으며,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각료로도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탕 전 장관은 ‘마스크 재고 앱’을 개발해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어 2022년 출범한 디지털발전부의 초대 장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특정 국가 대사관에 주재하지 않은 채 각국 및 국제기구에서 자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대만 정부의 무급 명예직인 ‘무임소대사’(순회대사)를 맡고 있다. 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AI가 항상 민주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만은 기술을 사용해 국가와 정부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정권은 사람들을 국가에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AI기술을 사용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와 투명한 검증, 협력적인 거버넌스(지배구조), 신뢰와 보안을 위한 오픈소스 도구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민주적 원칙과 일치시킬 수 있다”면서 “우리는 AI를 조종하고 궤적을 바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맥미걸 ‘악플콜렉터’ 180도 변신, 솔루션 공개

    맥미걸 ‘악플콜렉터’ 180도 변신, 솔루션 공개

    1월 24일(금) 방송된 더라이프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MAKE ME Girl(이하 맥미걸)에서 ‘악플콜렉터’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한 여성의 충격적인 과거와 놀라운 변화가 공개됐다. 특히 그녀가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코스프레 유튜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방송을 통해 코스프레 활동을 하며 외모 평가와 악플의 표적이 됐던 과거를 고백했다.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공간에서 쏟아지는 조롱과 비난은 그녀를 점점 무너뜨렸다. 자신감 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그녀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고통받으며 삶을 점차 회피하게 됐다. 하지만 맥미걸에 용기를 내 도전하며 인생의 변화를 꿈꿨다.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선 ‘닥터스 군단’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에이비성형외과 의료진은 그녀의 고민과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충분한 상담과 분석을 거쳐 적합한 솔루션을 제안했다. 메이크오버 후 방송에 등장한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화면에 비친 그녀는 단순히 외모의 변화를 넘어 내면의 자신감을 되찾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악플과 외모 평가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맥미걸은 앞으로도 외모와 편견 속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길을 제시할 예정이다. 방송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더라이프 채널과 더라이프2, LG헬로비전 채널에서 볼 수 있으며, 헬로tv X 더라이프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국가 정체성 세워야 존립… 뉴라이트 퇴출이 광복회 제1의 임무”[오일만의 천태만상]

    “국가 정체성 세워야 존립… 뉴라이트 퇴출이 광복회 제1의 임무”[오일만의 천태만상]

    尹정부, 뉴라이트 인식에 동조광복 후 이어져 온 역사관 왜곡뉴라이트, 역사기관서 나가야대한민국 화폐 기존 인물 교체상반기 공청회 뒤 정부에 건의日 식민사관 잔재 곳곳에 있어화합·발전 위해 빨리 털어내야광복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12·3 비상계엄이 몰고 온 탄핵 정국의 극심한 분열상을 극복하고 통합된 미래로 나아가는 해법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사의 산증인이자 우리 사회의 원로로 꼽히는 이종찬 광복회장을 만나 독립의 역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은 “광복 80주년은 식민사관의 잔재를 청산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통해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며 독립운동의 의미를 폄하·훼손하는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 광복회 제1의 임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 진영의 왜곡된 역사관이 우리 사회 일부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는 국민적 통합을 방해하는 주요 요소라고 봤다. 그는 식민사관의 잔재를 털어내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역사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진정한 화합과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탄핵 정국이 몰아쳤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출정식을 매헌기념관에서 했다. 윤봉길 의사의 독립 정신을 이어받아 공정과 정의의 역사를 세우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치적 소명을 약속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올해 중점 사업은. “지난해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광복 80주년의 기본 방향을 무장독립 투쟁이 아닌 교육·문화 투쟁으로 잡아 달라는 요구를 했다. 교육·문화 투쟁은 독립운동의 주류가 아니고 보조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한 일이 있다.” -윤석열 정부가 왜 이런 요구를 했는지. “당시 국내에서 교육·문화 운동을 하려면 일정 부분 총독부의 협조가 없으면 안 된다. 신문사가 일제에 반대하면 폐쇄되는 이치다. 결국 교육·문화 운동은 총독부와의 타협 노선이었다. 뒤집어 말하면 일제가 우리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것과 표리관계가 있다. 대통령이 뉴라이트 식민지 근대화론에 동조한 것이라 내가 저항했다. 문서로 남기기 위해서 한 총리에게 편지까지 보냈다. 편지를 보낸 후 올해 광복회 80주년 행사 예산 대부분이 잘린 것을 뒤늦게 알았다.” -윤 대통령의 역사관을 어떻게 평가하나. “윤 대통령은 과거엔 전쟁 전의 일본과 전쟁 후의 일본이 다르다고 했다. 전전의 일본은 침탈과 수탈을 했으나 전후엔 일본이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라고 했고 나도 찬성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금 전전과 전후를 혼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대화가 일본의 덕분이라는, 즉 뉴라이트의 근대화 식민지론을 지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역사관이 왜 변했다고 생각하는가. “뉴라이트의 영향 때문이다. 전전 일본의 수탈을 항의하는 우리 국민을 ‘반일종족’이라 비하하는 사람을 한국학 중심연구기관장으로 기용했다. 한마디로 ‘이완용 사관’이다. ‘일제강점이 우리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관을 윤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광복 80주년의 역점 사업은. “역사의 뿌리가 없는 정권은 똑바로 설 수가 없다. 국가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 국가 존립의 길이다. 이런 맥락에서 뉴라이트를 퇴출시키는 것이 광복회 제1의 사업이다. 일본 돈을 받아 연구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정부 세금으로 쓰는 역사기관이나 공공단체에서 뉴라이트는 자진해서 나가야 한다. 이들의 역사 왜곡을 고발하면서 국민운동을 통해 퇴출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용산 대통령실에 일본 밀정이 있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광복 후 이어 온 독립운동의 전통을 무시했다. 무장독립운동이나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투쟁이 광복을 가져온 것이 아니고 연합군의 승리가 독립을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역사관 자체가 왜곡됐다. 뉴라이트들은 일본에서 유학 경험이 있거나 일본의 돈을 받아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과거 한일합병에 앞장선 일진회와 맥이 닿는다. 한마디로 현대판 일진회다. 우리가 뉴라이트 역사관을 비판하니 이들이 윤 대통령을 움직여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을 통해 국가안보실에 압력을 가해 광복회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역점 사업은. “대한민국의 기존 화폐 인물을 바꿔야 한다. 우리 화폐를 보면 전부 도포 쓰고 상투를 튼 인물들이다. 이율곡, 퇴계 이황 이후 500년이 지났어도 화폐에 들어갈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내에 공청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어떤 인물이 적합한가. “우리 근현대사에는 경제나 과학을 진흥시킨 인물이나 걸출한 문화적 인물들이 많다.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이런 인물들로 교체돼야 한다. 정치적 시빗거리가 있는 인물들을 제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 상반기 내에 광복회에서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화폐 인물에 적합한 역사적 인물들을 정부에 건의하겠다. 개인적으로 윤동주나 이육사 같은 분들도 화폐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복회 예산 지원 논란이 있었는데.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이자 광복회 창립 60년이기도 하다. 1965년 한일 수교 당시 일제 식민지배 배상금을 ‘대일 청구권 자금’이란 모호한 이름으로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일 청구권 자금을 우리 선배(독립유공자) 몫으로 떼어 놓았고 ‘푼푼이 나눠 주면 한번 주고 마는데 경제발전에 투자하자’는 제의를 했다. 이렇게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마련한 ‘순국선열·애국지사 사업기금’이 포스코(옛 포항제철) 등 국책 사업에 들어가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정부의 광복회 지원은 국가 예산에서 주는 것이 아니다. 이를 착각하면 안 된다.” -과거사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데. “언젠가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갔을 때 문에 ‘용서하자 그러나 과거는 잊지 말자’(Forgive but never Forget)라고 새겨진 걸 본 적이 있다. 쓰라린 고통을 잊지 말고 용서하자는 말이다. 아일랜드 독립 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아일랜드 독립 유공자 묘소에 참배하고 헌화를 했다.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유대인 묘소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용기를 가졌다. 이것은 도덕적으로 우월한 국가와 민족만이 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일제 군국주의와 가혹한 식민지 정책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는 이런 비도덕적인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양심 세력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들과 손잡고 전후 일본의 군국주의 잔재 청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일제 마지막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는 조선을 떠나면서 ‘우리는 조선민에게 철저하고 집요한 식민지 교육을 했다. 조선이 우리의 식민지 교육에서 벗어나려면 적어도 100년은 걸릴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일본이 뿌려 놓은 식민사관은 알게 모르게 한 민족의 정신을 지배할 정도로 뿌리가 깊다. 광복 8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식민사관의 잔재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를 빨리 털어내지 못하면 일본의 문화적 침공을 당할 수밖에 없다.” ■ 이종찬 회장은 이종찬(89) 회장은 1936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 육사(16기) 졸업 후 박정희 정권의 국가재건회의에 참여했다. 4선 국회의원으로 민정당 원내총무로 활동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을 거쳐 안기부장에 임명된 뒤 개혁 작업에 착수해 안기부를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 개편했다. 여야를 넘나드는 현대사 산증인으로 2023년 6월 23대 광복회장에 취임했다. 광복회 공식 문서에 서기 대신 ‘대한민국 연호’를 공식화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의지를 실천했다. 오일만 논설위원
  • 경기신보, ‘전통시장 찾아가GO 소상공인 힘내GO’

    경기신보, ‘전통시장 찾아가GO 소상공인 힘내GO’

    설맞이 군포 산본시장 장보기 행사, 보증 홍보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설맞이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경기신보는 21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시장 곳곳을 돌아보며 명절 제수용품과 선물용품을 직접 사고, 시장 상인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의 민생경제 회복 정책과 맥을 같이하며,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12월, 경기침체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하며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응과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신보는 이러한 도정 방향에 따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은 온라인 쇼핑 확산과 고객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운영 부담 가중 등 여러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은 상인들의 애로사항에 깊이 공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기신보만의 맞춤형 금융서비스 마련을 약속했다. 또 상인회 사무실에 현장 상담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보증상품과 제도를 안내하는 등 자금 운용에 필요한 상담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시장 상인과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김동연 지사의 확장재정 정책으로 시행된 ‘경기 소상공인 힘내GO 카드’ 등 보증상품을 홍보했다. ‘힘내GO 카드’는 이자, 보증료, 연회비가 없는 전국 최초의 ‘3무(無) 카드’로, 소상공인의 운영비 부담을 덜고 경기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 상품이다. 자재비와 공과금 등 필수 운영비에 대해 500만 원까지 무이자 6개월 할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50만 원의 캐쉬백과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시석중 이사장은 “설은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명절이자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경기신보는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의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일반상황과 비상 상황 모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일제강점기 귀신이 사는 그 집…이렇게 웃기고 감동적이라니

    일제강점기 귀신이 사는 그 집…이렇게 웃기고 감동적이라니

    일제강점기. 이 다섯글자가 주는 진지함과 무거움에 새삼 발칙한 아이디어를 던졌다. 대개 비장하게만 그려지는 그 시대를 이렇게 유쾌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싶다. 그것도 굉장히 한국적으로. 서울 종로구 플러스씨어터에서 19일을 끝으로 삼연 공연의 막을 내리는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일제 식민지 시대, 형을 잃고 모든 희망을 상실한 해웅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폐가 쿠로이 저택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성불만이 희망인 지박령 ‘옥희’와 각자의 소망을 가진 원귀들이 만나 한바탕 유쾌한 소동이 펼쳐진다. 귀신들은 모두 5명. 쿠로이 저택의 지박령인 옥희가 귀신 중에 가장 서열이 높고 아기 귀신, 선관 귀신, 처녀 귀신, 장군 귀신이 함께한다. 귀신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지극히 토속적이다. 귀신들이 등장한다는 점만 보면 공포물일 것 같지만 관객들은 초반부터 이 작품이 영락없는 코미디라는 걸 바로 알게 된다. 귀신들은 무서운 구석 없이 쿠로이 저택을 떠나고 싶은 꿈이 간절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인 해웅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귀신답지 않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맥락 없이 피식피식 웃긴 와중에 넘버들은 또 다채롭고 감미로운 게 묘하게 어우러진다. 이렇게 쉴 틈 없이 웃기게 만들어놓고 노래는 좋고 터무니없는 것 같은데 이야기는 또 설득력이 있다. 이런 재기발랄한 부조화가 의외로 굉장한 조화를 이뤄 관객들을 흠뻑 사로잡는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필요한 애국심과 시대적 비극을 적절히 잘 엮어 재치 있는 상상력을 발휘한 점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특히 독립운동 중 형을 잃고 회의감에 젖어 살던 해웅이 다시 희망을 품는 모습, 해웅의 도움으로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재연하게 된 옥희가 마침내 쿠로이 저택을 벗어나는 모습은 작품 내내 웃었던 관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해웅과 옥희를 제외하고 1인 2역 이상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력은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귀신이라는 소재를 영상과 탁월하게 결탁해 연출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고정된 무대지만 그 안에서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를 보고 나면 ‘좋은 작품을 재밌게 잘 봤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뮤지컬이 줄 수 있는 행복감을 가득 선사해주는 작품으로서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큰 사랑을 받았다. 다음 시즌을 금방 또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 뚱뚱한 ‘진짜 이유’ 찾았다…英 전문가 “탐욕 아니라 ‘이것’ 때문”

    뚱뚱한 ‘진짜 이유’ 찾았다…英 전문가 “탐욕 아니라 ‘이것’ 때문”

    비만의 원인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탐욕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정부의 비만 건강관리 목표 책임자인 글래스고대학의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비만의 원인이 개인의 의지보다는 유전적 요인에 있다고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타르 교수는 “많은 사람이 비만이 게으름이나 탐욕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지난 50년간 우리의 식욕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는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너무나 쉬워졌다”며 “음식에 대한 저항력은 개인의 유전자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개인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비만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전적 요인을 고려한 종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340만명이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체중 감량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다. 영국 성인 3명 중 1명 꼴로 과체중이라는 얘기다. 체중 감량 약물 중 대표적인 것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있다. 장 호르몬을 모방한 이 약물은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 음식이 위를 통과하는 속도를 늦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체중의 10~25%를 감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 처방 확대가 NHS 재정에 부담을 줄 거란 우려도 나온다. 모든 환자에게 체중 감량 약물을 처방할 경우 연간 100억 파운드(약 18조원)의 비용이 투입돼 ‘NHS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체중 감량에 대한 의견차가 존재한다. 가이앤세인트 토마스 NHS 트러스트의 비만 임상 책임자인 바브라 맥고완 교수는 사람들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맥고완 교수는 “환자에게 약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동과 생활 방식, 식단을 바꾸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추위에도 ‘우르르’ 北에서 인기라는 ‘이곳’…5배 비싸게 팔린다는데

    추위에도 ‘우르르’ 北에서 인기라는 ‘이곳’…5배 비싸게 팔린다는데

    북한 평양의 맥주 전문점 ‘대동강맥주집’이 한겨울 추위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러한 인기에 일부 주민들은 배급받은 맥주표를 암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데일리 NK는 평양의 한 소식통 말을 인용해 현재 평양의 대동강맥주집이 한겨울에도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배급받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표를 암시장에서 가격을 부풀려 되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대동강맥주집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으며, 대동강맥주집은 단순히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닌 주민들이 사회적 유대감을 쌓는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대동강맥주집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맥주 카드가 필요하며,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 남성의 경우 매달 맥주 5L를 살 수 있는 카드를 인민반을 통해 받는다. 다만 군 복무 중이거나 해외 파견 중일 때는 배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맥주 카드를 받은 주민들은 카드를 들고 대동강맥주집으로 가 1L당 북한 돈 500원을 주고 맥주 표로 교환한 후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소식통은 “평양 시민들이 유독 대동강맥주집을 많이 찾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면서 “다른 곳에서 파는 맥주들은 너무 비싸 사 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지만 대동강맥주는 일반 사람들도 먹을 수 있는 가격이라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달 할당량 5L를 모두 채워 마시는 주민은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양에서 대동강맥주를 마시는 것은 평양 시민들이 누리는 특권 중 하나지만 경제적 제약으로 맥주를 즐기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교환한 맥주 표를 암시장에서 1L당 2500~3000원(북한 돈)에 거래,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고 한다. 정가보다 5~6배 뛴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맥주 표 거래는 이미 오래된 일이며 사람들은 대체로 그게 뭐가 잘못된 일이냐며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거래하다 걸리면 처벌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평양에 매년 1만 가구씩 총 5만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매년 림흥거리의 화성대동강맥주집, 초대형 음식점 화성각 등 이색 상업 시설이 있는 ‘뉴타운’을 만들고 있다.
  • “술 ‘이렇게’ 끊었다간 금단 증상 시달려”…제대로 금주하려면

    “술 ‘이렇게’ 끊었다간 금단 증상 시달려”…제대로 금주하려면

    새해를 맞아 금주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준비 없는 금주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금주를 결심할 경우 갑작스럽게 실천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영국의 중독 치료 전문가 레스터 모스는 “1월 금주는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이 술에 대한 자신의 의존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금주는 수면의 질 향상, 체중 감량, 에너지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자기 몸 상태를 모른 채 무턱대고 추진했다간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량의 술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의존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갑작스러운 금주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금주에 따라 불안, 두통, 메스꺼움, 구토, 불면증, 손 떨림, 발한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요크대학교의 이언 해밀턴 부교수는 1월 금주의 일시적 특성을 우려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1월 한 달 금주를 했다는 이유로 2월부터는 자유롭게 술을 마셔도 된다고 생각할까 걱정된다”며 “한 달간의 금주가 오히려 이후의 폭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는 최근 미국 공중보건국의 발표와도 맥을 같이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술로 인해 10만 건의 암이 발생하고 2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벡 머시 공중보건국장은 “술 소비가 미국에서 담배와 비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예방 가능한 암 발병 원인”이라며 “최소 7가지 유형의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 [서울on] 12·3 이후 한 달, 그 필사적 일상

    [서울on] 12·3 이후 한 달, 그 필사적 일상

    한낮 바람결도 차가웠던 지난달 1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전통시장은 한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골목상권 점검에 나선 구청장은 상인들과 악수했지만 손에 힘이 실리진 않았다. 새해엔 힘을 내자며 저금리 소상공인 대출을 안내했다. 대뜸 “두 달 전 은행 돈을 빌렸는데 또 할 수 있느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TV 맛집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 떡집은 사정이 다를까. 백발의 할머니 사장은 “매출이 딱 절반으로 줄었다. 죽겠다”고 했다. 반찬가게 동지 팥죽도 전년보다 딱 절반 팔렸다. ‘전통시장이 어렵다’는 문장은 더이상 뉴스도 아니라고들 한다. 하지만 비상계엄 이후 어수선한 통에 서민 경제 터전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일상으로 돌아가자.’ 지난 한 달 동안 정치권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지원책이 내수 시장이 동하기에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골목상권 매출 증가 효과가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의 경우 서울시는 설 명절로 예정했던 발행을 몇 주 앞당겼다. 하지만 할인율은 전년과 같은 5%다. 인근 경기도가 즉각 예산을 투입해 10%로 할인율을 높인 것과 대조된다. 몇몇 서울 자치구에선 자체 예산을 투입해 5% 페이백 행사에 나선다. 소비자 체감도는 같지 않다. 현장에선 “시가 할인율 상향을 반대해 어쩔 수 없다”는 해명 아닌 해명이 돈다. 상인들은 언제까지 버티면 될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이미 장기화한 내수 경기 침체 국면 속에서 비상계엄 이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 등은 불안감을 키운다. 정작 일상 회복이 요원한 원인은 정치권이 제공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정지 상태라는 헌정 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 8년 전 헌법재판소는 90여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측의 행보는 위기의 신속한 종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헌재의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뤘다. 대통령은 탄핵 심판 문서 송달을 거부하며 시간 끌기부터 시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강제 집행되는 과정에서 대치까지 벌어졌다. 한 달 전 6시간 비상계엄이 해제된 아침 출근길에 만난 사람들은 평소보다도 더 피곤한 얼굴이었다. 느닷없는 소식에 잠을 설쳤는데도 평소처럼 일터로 향했다. 여소야대 정치 지형에 대한 ‘경고’였다던 비상계엄이 흔든 것은 누구나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유지해 온 일상이었다. “계엄 이전으로 모든 것이 회복됐다”는 대통령 측 답변서엔 맥이 빠진다. 8년 전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며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 “반국가세력의 준동”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피청구인에게 헌법 수호 자세가 있나. 대통령 권한 정지의 헌정 위기 상황 속에서 헌재도, 민생도 지켜보고 있다. 서유미 사회2부 기자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끈질기게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날은 평소에 뽑혀 있던 케이블이 비디오 비전의 본체와 콘센트 사이에 연결돼 있었다. 미지의 세계 관람권인 비디오테이프는 없었지만, 입장권을 들고서 문 앞에서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TV 전원을 켰다. 리모컨을 든 나는 놀이공원 앞에 서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환해진 직사각 화면에는 기대와 다르게 회색의 담벼락이 펼쳐졌다. 황량한 공장의 경계를 드러내는 콘크리트 담. 공장 담벼락 같아서였을까. 소음이 들렸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11번으로 9번으로 7번으로 채널을 바꿔도 소용없었다.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낮 시간대였다. 실망을 금치 못한 나는 리모컨 버튼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면서도 전원 버튼 근처는 누르지 않았다. 은밀한 일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색 소음이 진동하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멍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들어 버렸다. 회색 소음과는 다른 소음을. 삐-------이. 삐—————————익. 회색 소음보다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었다. 귀에 거슬려 TV를 끄려다 소음의 정체에 의문이 생겼다. 회색 소음은 회색 화면에 어울리는, 공중에 스크래치가 그어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높고 날카로운 소음은 회색 스크래치와 이질적이었다. 저 소음을 방송국에서 보낸 것일까. TV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대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TV 스피커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기가 귓가를 스치는 정도로 시작되는 데시벨은 금세 한여름 매미 떼의 데시벨로 거세지고는 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누나도 소음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TV를 볼 때 별다른 말이나 반응이 없었다. 소음을 듣지 못하는 건 수리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귀를 스피커에 갖다 댄 수리기사는 고개를 몇 번 갸웃했다. 수리기사의 고갯짓에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눈빛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초조해져서 열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매미 떼가 맹렬히 힘줄을 튕길 때 지금이라고 외쳤다. 수리기사는 평범한 귀를 다시 스피커에 밀착했고 아버지도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소음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를 예민한 아이로 치부하며 미안하다고 말했고, 수리기사는 공구함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출장비를 사양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미의 합주를 들었다. 이렇듯 분명히 울리는 소리를 나만 듣는다는 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기보다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때였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명백히 혼자라고 느꼈다.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면 고민 없이 부풀어 오른 질문들이 날아든다. 음악하세요, 아니 디자이너니까 미술 쪽인가. 사운드를 디자인화하나요, 디자인을 사운드화하나요. 청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감각의 예술인가.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고요한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를 몰래 잡아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획의 목적은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의 소리다. 그물망에 든 잠자리를 조심히 빼서 사각의 채집통에 넣어 두고 귀를 연다. 잠자리의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타닥타닥 소리. 그 소리는 점점 허물을 벗어 잠자리에서 탈피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잠자리의 소리를 다른 무언가의 소리와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개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사실 뭘 어떻게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사물에 있는 것을 튀어나오도록 하면 된다. 숨어 있는 물성이 드러나도록 상황을 마련하는 게 나의 일이다. 적막한 설산을 걸을 때는 굵은 소금이 뿌려진 바닥을 밟으며 밀가루 포대를 손으로 주무른다. 수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는 릴테이프 더미를 양손 사이에 놓고 비빈다. 중세 시대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릴 때는 콘크리트 벽돌들을 포개어 놓고 두 벽돌을 맷돌 돌리듯이 간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있는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채집하고 발견하는 셈이다. 순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채집하려면 발견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채집이 먼저이다. 채집한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극에 매달려 있던 때였다. 그 작업은 현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소리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다. 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하에서 적장을 향해 팽팽해진 활시위의 탄력과 긴장을 어떻게 해야 소리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활시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이 떠오르지 않아 활 자체로 가능할지 시도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밟는 것보다 소금을 밟는 소리가 사람들 머릿속의 눈 발자국 소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수풀보다 릴테이프가 더 실감 나는 것이다. 활을 아무리 팽팽히 당겨도 소용없었다. 내가 당긴 활시위에서는 음률이 없는, 맥 빠진 거문고 줄 소리가 났다. 가죽가방과 고무장갑 따위를 비틀고 늘려도 소득은 없었다. 뭘, 그렇게 발길질당한 강아지마냥 낑낑대요? 고무장갑의 탄성 한계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채아가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고 있는 채아는 내 입에서 난다는 소리를 자주 타박했다. 힘을 쓸 때나 뭔가에 몰두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개 같다고 했다. 선배에게 개 같다니 참 맹랑한 말이지만, 나는 내가 소리를 낸다는 게 더 신경 쓰였다. 남의 소리는 그렇게 잘 들으면서 어떻게 자기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를 내냐고 반문했을 때, 채아는 내 직업적 소양이 의심된다며 따졌다. 가벼운 발길질이 아냐. 늘씬하게 얻어맞은 것 같아. 무심결에 또 어떤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 꼴딱거릴 것처럼 혀 내밀고 있지 말고 수분 보충 좀 해요. 선배를 계속 개 취급하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가 채아가 건네는 맥주캔을 넙죽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맥주캔의 표면이 얼음장처럼 시원했다. 나는 모래가 쌓여 있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게, 이럴 때는 백사장 같네. 나는 손으로 모래를 뒤적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모래 옆에는 나무 옆에는 대리석 옆에는 소금 바닥이 있었다. 왜요? 휴가 못 가는 삶이 처량해요? 채아가 자신의 맥주를 들고 옆에 앉았다. 채아는 엉뚱하게 넘겨짚는 구석이 있었지만, 캐묻지 않고 넘겨짚는 포즈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 알코올의 독성이 빈속을 찔렀다. 불법을 저지른 듯한 짜릿함. 백사장이 아닌 모랫바닥에서라도 잠시 쉬고 싶었다. 나는 금세 침묵에 이르렀고 내 마음을 넘겨짚었는지 채아도 보조를 맞췄다. 창고라고 불리는 작업실에는 철가방, 문손잡이, 깡통, 톱, 바이올린 활, 구두, 로프, 용수철, 자동차 문짝이 나름의 질서 속에 존재했다. 스스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물성을 깨우는 힘에 연주하는 악기들. 악기들은 지휘자가 없다는 듯 고요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 고요는 휴식 또는 죽음과 같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 수면의 문턱을 넘다 정강이가 쾅, 부딪혔다. 뭐야. 미안해요. 블루투스가 꺼진 줄 모르고 볼륨을 키웠네. 끌게요. 아니야, 끄지 마. 본능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가가자 채아는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채아가 무안할 만큼 거친 손길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화면 속 영상에서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맛있게 뜯고 있었다. 선배도 얘 알아요? 선배가 알 정도면 푸바오가 인기긴 인긴가 보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듯이 채아에게 떠넘기고 진열장을 뒤적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아 꺼낼 때는 낮게 탄성이 배어 나왔다. 갑자기 죽도는 왜 꺼낸 거예요? 나는 채아의 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샷건마이크 앞에 섰다. 대나무로는 텅텅, 비어 있는 소리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다의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은 예상치 못한 대나무의 물성을 깨우고 있었다. 판다가 씹는 게 죽순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단단한 뼛조각처럼 느껴졌다. 죽도를 두어 번 바닥에 내려쳤다. 탁탁. 대나무를 다른 사물에 부딪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죽도를 감싸고 있는 줄을 칼로 끊어 버리고 붙어 있는 네 쪽의 대나무에 칼집을 내어 서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떨어진 대나무들을 한 손에 감싸고 가볍게 비볐다. 부드득.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죽도를 샷건마이크에 더 가까이 대고 온 힘을 다해 두 손으로 대나무들을 비볐다. 부드드드드드드득. 대나무에서 소리가 튀어 올랐고,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팔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물의 성질은 마찰에 의해 드러난다. 우리가 외부와 마찰을 빚을 때 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소리를 발견한 쾌감에 대나무를 비비는 나의 팔뚝은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사극 작업이 끝나고 몇 개월 뒤에 스튜디오를 그만두었다. 사극은 흥행에 성공했고 입소문이 났는지 작업 물량이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졌다. 줄지어 운반되는 의뢰를 수하물로 적재하고 물품을 의뢰서에 맞게 포장한 후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로 출하하는 기계적인 시간이 계속됐다. 과로나 질식이 원인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소리를 단순 제조하는 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녹음해 둔 파일들을 대강 믹싱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나는 발자국 소리에도 캐릭터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을 만나러 달리는 그리움이 실감되도록 수십 번을 달리고 또 달리고, 도회적인 세련 아찔한 피로 흔들리는 일상이 전해지도록 하이힐을 신고 균형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분간 멈춰야 했다. 휴가를 가랬더니 휴식에 들어가네. 채아는 내가 내민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보았다. 채아의 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머뭇거림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를 넘겨짚었는지 다가와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계획하지 않고 쉬는 계획을 세웠다. 눈이 감길 때 자고 눈이 떠질 때 일어나고 때가 이르거나 늦게 식사하고 술을 가볍게 또는 취하도록 마시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레고 블록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조립했다. 집 근처를 돌거나 여행을 떠나서 풀벌레, 지하 터널, 경운기, 야적장, 항만, 오일장, 밤바다에 붐마이크를 갖다 댔다. 녹음 파일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았고, 녹음한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시간은 왜곡 없이 흘렀고 나는 날짜와 요일 감각을 잃었다. 일상에 파동이 없었다. 파동이 없으므로 외부에 닿는 주파수도 없을 터였다. 송신하지 않고 수신하지 않는 생활. 나는 자유로이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누나에게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돌아가셨다. 누나의 말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누나와는 일 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으므로 액정 화면에 뜬 두 글자에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한 말은 고작 알겠다, 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친척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어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고, 아버지가 은퇴한 지 십여 년쯤 지나서 대표이사가 보내는 화환조차 없었다. 나는 주로 국화가 장식된 제단 옆에 앉아 있었고, 한 번쯤 봤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맞절했다. 둘째 날 오후, 누나가 식탁으로 나를 불렀다. 주변 식장은 조문객들로 붐볐지만 장례 도우미를 제외하고는 누나와 나만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누나는 대뜸 앉으라고 말했다. 누나는 군말하는 법 없이 할 말만 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군말 없이 누나와 마주 앉았다. 일 미터쯤의 간격조차 어색한 사이였지만 누나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기억 속 어느 날에는 없었을 주름과 기미가 보여 열 살의 터울이 새삼스러웠다. 미처 상의하지 못한 장례 절차에 대해 말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누나는 구겨진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힌 편지 봉투는 살짝 불룩했다. 너한테 필요할 거다. 누나의 단정에 나는 편지 봉투에 든 것을 꺼냈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카세트테이프였다. 겉면 라벨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손때와 볼펜 얼룩이 낀 낡은 상태였다. 카세트테이프를 보자마자 나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누나의 말처럼 내게 필요하리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는 일산으로 이사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지 않은 땅에 창고가 딸린 농가주택이 비어 있었다. 창고를 작업실로 쓰면 되겠다는 심산에 덜컥 결정을 내렸다. 파동 없는 삶의 관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는 벗어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빚은 진동이 나를 다시 작업실로 이끌었다. 나는 일산의 공사장, 분리수거장,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들은 모두 채집하였다. 농기구와 농약, 비료 포대 등이 있었을 창고는 각목, 글러브, 밥솥, 스케이트보드, LP, 유리컵, 프라이팬, 사기그릇, 고무 팩 등이 있는 작업실로 탈바꿈되었다. 작업실의 윤곽이 자리잡힌 날, 양쪽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장착된 더블 데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진열장에서 꺼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발견한 괜찮은 매물이었다. 예상외로 쓸 일이 없다가 이사 오기 전에 쓰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편지 봉투에 담긴 테이프가 자리를 바꿔 플레이어에 담겼다. 달칵, 버튼이 눌리면서 테이프는 돌아가고 슥삭슥삭, 과도에 사과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큼큼. 부스럭 부스럭. 이게 맞나. 탕. 텅. 아, 아. 아버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기타를 쳤다. 장롱 위에 뿌연 먼지를 덮어쓴 커버에 담겨 있던 통기타이리라. 나는 아버지가 통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는 연주되지 않고 진열되지 않은 채 장롱 위에 방치된 통기타의 존재성이 의아했다. 통기타의 쓸모를 알 수 없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나는 통기타는 방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안치되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하였다. 가슴에 묻어 둔 열망이 장롱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눈에 보이면 마음이 근질거리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이 서걱여서 대강의 형태로 보이게 놓아둔 것은 아닌지. 동그란 스피커에서 가리워진 길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노래는 후렴에 이르러 그대를 애타게 불렀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길을 터 줄 그대를 더 호출하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기까지 들었다. 나는 마음먹은 대로 더 듣기로 한다. 여보세요. 아버지의 음성이 저랬구나. 아버지가 스피커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아버지는 다시 통기타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줄 한 번 튕기지 못하고 통기타를 놓쳤다.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통기타는 소음을 일으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소리에 소음은 배경음으로 밀려났다. 격렬한 기침 소리. 콜록콜록, 쿨룩쿨룩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숨이 차고 흉통에 경련하는 병색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버지의 생전에는 들은 기억이 없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기타 소리를 들었다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아버지는 다감하지 않았고 나는 살갑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왜 그리 아버지의 소리에 둔감했을까. 일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끝났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남았다. 휴지(休止)가 필요했다. 커피를 끓이러 싱크대 쪽으로 향하는데, 양은 주전자가 발에 차여 시끄러웠다. 주전자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째그랑 일을 벌여 놓고, 뭐하는 거야 째쟁쨍. 작업실에 쌓인 도구들이 매립지에 버려진 고물처럼 낡아 보였다. 이대로 뒀다가는 달걀 썩는 듯한 매립지 냄새가 진동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켰다. 아, 이게 누구신가요? 나를 헌신짝으로 만든 그분 아닌가요? 채아와 거의 일 년 만의 통화였다.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 생존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었다. 버려지긴 누가 버려져. 내가 도망친 거지. 그럼, 멀리 가버릴 것이지 웬일로 연락했어요? 나, 얼마 전에 일산으로 이사했어. 일산? 왜? 거기로 왜 갔는데요? 이제는 잭을 다시 만나 볼까 하고. 누구요? 잭? 아, 난 또 누구라고. 잭 폴리? 내 말뜻을 알아들은 채아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이제는 도망가지 말아요.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그것이 채아에게 연락한 첫 번째 이유였다. 채아에게 알리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또 프리하게 때려치우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일감 때문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의뢰인과의 소통은 채아에게 맡겼었다. 소리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게 대외적인 사유였지만, 인맥이라든지 비즈니스적 관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채아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잘했고 사교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때가 묻은 것인지, 생계의 절박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채아를 통하면 일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채아는 나를 넘겨짚었다. 채아의 주선으로 맡은 첫 복귀작은 돌침대 광고였다. 별 다섯 개가 돌침대에 박히는 효과음을 내 주세요. 광고 제작사 측에서 보내 준 영상에 등장한 돌침대 사장은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달고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펴고 있었다. 별이 돌침대에 박히는 일은 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관념에 있을 법한 소리를 뽑아내야 했다. 별이라는 거대 물질이 흔들림 없이 단단한 돌침대와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문짝을 해머로 치고 외날의 서양톱을 바이올린 활로 켜서 고음부를 녹음했고, 샌드백에 아령을 두들기고 대리석 바닥에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서 저음부를 녹음했다. 녹음된 고음과 저음을 믹싱하니 별이 우주에서 날아와 돌에 꽂히는 듯한 효과음이 완성되었다. 광고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로 공중파에서는 송출되지 못하고 케이블TV의 프리미엄 시간대가 아닌 아침과 낮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빨간 별 다섯 개를 이마에 박은 돌침대 사장이 인터넷상의 밈이 되어 제품의 매출이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돌침대 하나가 작업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광고 이후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단막극 등의 의뢰가 들어왔고,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을 정도의 딱 알맞은 속도로 작업이 이어졌다. 내게 맡겨지는 작업이 폭설로 쌓이거나 진눈깨비로 흩날리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잔설로 덮이던 즈음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스팸이겠거니 무시하려는데, 부재중 통화가 2건 찍히고도 벨은 멈추지 않았다. 광고성 전화라고 하기에는 상도덕이 없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보이스 피싱도 이렇게 한 번호를 공략하지 않을 텐데. 집 나간 가족을 찾는 연락인가. 죄송합니다. 이채아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해야 받으실 거라고 하셔서. 젊은 여자는 사과부터 했다. 문자는 언제 확인할지 모르니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라고 하는 채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채아를 통해 연락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께서 직접 연락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이라는 말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요새는 낯 모르는 아무 행인에게 선생님이라고 한다는데, 회장님이야 등산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으로 인해 길거리에 널린 직위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자의 절제된 말투와 주변의 정제된 소음이 여자가 말하는 회장이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회장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필, 왜 저인가요. 회장님은 사극 마니아이십니다. 사극이라면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는 회장이 내가 디자인한 활 소리에 감탄했고, 수소문한 끝에 내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알아내고 채아를 통해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연의 개연성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장이 의뢰한 작업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회장이 투자하는 사극 영화에 사운드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금세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은 사극과 관련이 없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운드를 디자인하기를 바랐다. 작업은 간단했고 받는 금액은 과도했다. 이 정도의 일로 그 정도의 돈을 받는 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뭔가 대단한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회장 비서의 말은 곧이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몇 차례 거절하다가 일을 맡기로 했다. 결국 회장이 거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회장은 왜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까지 이 작업을 성사하려는 것일까. 회장에게 필요한 소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 게 문제였다. 영상은 3분 30초 정도로 짧았다. 그것은 20대 초반의 여자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처럼 보였는데, 별다른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여자의 브이로그는 시종일관 무성(無聲)으로 진행되었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촬영할 때 음소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소거된 음(音)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지고 헤어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장 속 옷을 뒤적거리다 여러 벌에서 한 벌을 꺼내는. 실감 나게 소리를 입히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였고, 도대체 어디에서 상상력을 펼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반나절 만에 작업을 끝냈고 바로 보내기가 민망해 이틀 묵혔다가 보냈다. 소리가 빈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말에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소리가 비어 있다? 알맹이가 드문 과자 봉지를 질소로 과포장했다는 비난처럼 들렸다. 사실, 과포장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비서를 통한 회장의 의사는 내가 과포장하는 성의조차 없이 볼품없고 납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한 도발이었다. 몇 번이나 비서에게 연락해서 계약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그만두는 건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회장의 말은 자존심을 긁었지만,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돌려놨다. 다른 급한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이 일을 끝내기로 했다. 브이로그를 여러 번 돌려 봤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세부를 살폈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지만, 어디가 비어 있다는 것인지 그 공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나는 충돌, 마찰 등의 물리 작용에는 그에 합당한 소리-내 판단으로는 그렇다-가 들렸다. 회장은 인식하는데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영상을 보고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소리는 화면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곧 주저앉았다. 무성으로 촬영된 영상의 화면 밖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회장은 무엇을 지적한 걸까. 혹시 비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영상 속 여자, 누굽니까? 대뜸 던진 말에 비서는 평소와 다르게 뜸을 들였다. 질문하지 않는 데에 동의하신 것 아니었나요? 그랬다. 계약서에 있던 내용이다. 그랬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 소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소리의 주체를 모르고 만들었는데 소리에 어떻게 실감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회장님의 뜻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빈 소리를 메꿀 방법은 없겠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 후에 비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 질문에 대한 회장 측의 답은 이랬다. 그녀는 수백 개의 딤플로 뒤덮인 골프공 같습니다. 겉은 매끄러우면서 울퉁불퉁합니다. 속은 타이어를 만드는 고무처럼 질기고 튼튼합니다. 그녀는 가볍지만 단단합니다. 간단히 한 손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세계는 견고해서 함부로 부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본질은 공이어서 굴릴 수 있고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혀도 농구공처럼 통통 튀기지는 않습니다. 드라이버를 풀 스윙하면 그녀는 멀어집니다. 드라이버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반발력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딤플의 수만큼 더 멀리 날아갑니다. 수많은 딤플로 비거리는 늘어납니다. 주인공을 알고 싶다는데 웬 골프공 타령이람. 초보자를 위한 골프 교본도 아니고 무슨 저의로 알쏭달쏭하게 의미를 엮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계약서 조항을 어긴 데 대한 장난성 조롱으로 읽혔다. 그러나 몇 번씩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그녀는 왜 공일까. 많고 많은 공 중에서 왜 하필 골프공일까. 골프공을 뒤덮고 있다는 딤플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홈으로 일반적으로 골프공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파여 있다. 드라이버 스윙으로 날아가는 골프공에는 공기 저항이 생기는데, 공기 저항은 골프공 앞뒤 표면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 딤플은 주위에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공기가 뒤섞여 공 뒤쪽 압력이 떨어지지 않아 비거리를 늘린다. 흠집이 난 골프공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 골프공에 흠집을 내어 사용한 것이 딤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골프공의 겉과 속. 가벼움과 단단함. 딤플과 비거리. 비로소 나는 비서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 캐릭터에 집중했다. 골프공 같은 그녀를 수없이 떠올렸다. 작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통통 튀지 않는.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그녀에게 합당한 소리가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계속 딤플이 맴돌았다. 딤플은 보조개라는 뜻이 있지만 외모의 특징을 표현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흠집이 많다는 뜻일까. 하지만 딤플은 비거리를 늘린다고 했으므로 결함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목하게 파인 흠집이 결함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처. 나는 상처의 비거리를 생각했다. 그녀는 문을 (힘없이 덜컥 탁) 여닫으며 방에 들어선다.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 (딸깍) 빛을 부른다. 그녀의 손이 화장대 의자를 (그윽) 끌어당기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흔들린다. 초점 없는 화면이 360도로 돌아가고-슬픔이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 같다-스마트폰을 (드득)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다시 돌아온 화면에서 수건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는 화장대의 거울을 응시하다가-그녀의 얼굴은 뒤통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헤어드라이어 버튼을 (틱탁) 누른다. (경쾌함 없이 심란하고 무거운 위이잉) 헤어드라이어는 돌아가고 그녀의 손길에 머리카락이 부서진다. 이윽고 헤어드라이어의 작동은 (탁) 멈추고 상반신을 거울 쪽으로 수그린 그녀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가 (툭)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진다. 그녀는 브러시를 집다가 다시 (툭) 떨군다. 화장을 멈춘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드윽) 의자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트특) 거치대에서 뽑아 손에 든다. 옷장을 (탕) 열고 (드르륵) 옷을 휘적이다가 고른 하나를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나는 그녀의 영상에 소리를 입혔고 소리에 그녀의 상처가 묻어나도록 노력하였다. 볼륨과 톤을 조정하여 모든 음은 낮고 둔탁하였다. 그녀가 찍은 영상에 대한 작업은 끝났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다. 회장 측에서 보낸 파일에는 부가 영상이 있었다. CH 02 2023/10/30 11:27:11 그녀가 잔디밭 위 돌길을 걷는다. CH 01 2023/10/30 11:27:15 ~ 11:28:07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CCTV 화면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일 듯한 장면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는 CCTV 화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였다. 특히, 대문의 화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번 채널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잠깐 나타났다가 대문을 열고 나간 뒤로 볼 수 없다. 대문 위에 포치가 있어 그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그녀의 멀어지는 발소리만 남게 될까. 1분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부분을 돌리고 또 돌려봤다. 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기 몇 초 앞두고 그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건 작업을 마친 지 2주가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와 통화하였다. 회장은 정중하게 집으로 초대하면서 감사의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회장 집 대문 앞에 도착한 나는 벨을 누르려다가 경사진 이면도로로 내려섰다. 그러고는 몇 발짝 걸은 후에 뒤를 돌아 위를 올려다봤다. ㄱ자 형태 집의 가로획에 해당하는 곳 벽면에 CCTV가 부착되어 있었다. 노트북으로 봤던 1번 채널 화면의 각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CCTV 쪽에 고정한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데, 옆으로 그녀의 멀어지는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해의 시선이 거둬지는 시각이었다. 나는 그녀를 배웅하듯이 잠시 서서 그녀의 비거리가 얼마쯤이었을지 생각했다. 2번 채널 화면에서 그녀가 걷던 잔디밭 위 돌길의 끝에 현관문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 같은 널따란 복도의 끝 오른편에 낮은 계단이 놓여 있었다. 아래로 깊고 편평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을 자아냈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창을 왼편에 둔 소파에 회장이 앉아 있었다. 회장은 나를 통유리창을 마주 보고 있는 소파에 앉게 했다. 벨로드미코프, 좋아하시나요? 꽤 긴장했던 탓인지 실내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회장의 말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젠가 들어 본 적 있는 운율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회장은 의외라는 듯 팔걸이에 올려 둔 손을 턱에 대고 입을 오므렸다. 입 주변의 주름이 엷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가요? 나는 벨로드미코프를 들으려고 저런 짓도 한 사람이오. 회장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전봇대가 서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봇대를 설치한 거요. 공동 전봇대는 남들과 전기를 공유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오디오에서도 이런저런 노이즈가 들리길래 정원에다 저렇게 세워 놨어요. 그랬더니 벨로드미코프가 내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더구려. 화구 박스가 매립된 벽난로 옆에 오디오, 앰프, 스피커가 양쪽으로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고가의 장비임을 눈치채게 하는 것들이었다. 회장은 오디오와 벨로드미코프에 관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운드에 대한 회장의 마니아적 열성은 순수한 애호와 성공한 자의 과시 사이를 오고 가는 듯했다. 어색함을 눅이는 커피가 잔 바닥에 엷은 띠를 남기고 있을 즈음 회장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급한 작업이 있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의뢰인을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게 나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었고, 차 한잔 마시는 정도가 예외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이번 초대의 메인을 거절하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고 나서 사업가답게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들도록 다시 제안하였다. 그럼, 식사 후 대접하려던 위스키 한 잔쯤 구경하시는 게 어때요. 과실향이 은은히 퍼지다가 끝에 스모키향이 감도는 위스키였다. 회장은 위스키 애호가이기도 한 듯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설파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덧 회장은 세 번째 잔에 접어들었고 내 위스키 잔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 화면의 철 덜그럭거리는 소리, 덜그럭대다 쿵쿵거리는 소리, 그건 뭡니까? 굳게 닫혀 있던 가게 문에 철제 셔터가 열릴 때처럼 회장의 표정이 빗장을 푼 듯했다. 거래와 계약으로 묶여 있는 관계성을 술이 허물어뜨렸는지 말투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마지막 영상 속의 여자는 대문을 나서는데,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49초 지점에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림자로 나타난 그녀는 3초 뒤 모습을 감춥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는데 2초, 대문에서 CCTV가 보이는 지점까지 3초,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이 3초, 영상의 총길이가 52초니까 그녀는 대문 앞에서 44초를 머물렀을 겁니다. 회장은 들고 있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리들이 따깍, 울렸다. 그 머무름은 머뭇거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마 미련이 조금 남았겠죠. 대문을 손으로, 발로, 툭툭, 그래서 덜그럭거리고 쿵쿵거리지 않았을까요. 회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곧 느슨해진 상반신을 바로잡았다. 집의 창고를 수리하는 날이었소. 대문 앞에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있길래 인부 하나가 부주의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대문에 누가 시멘트 묻은 발로 찬 것 같은 자국이 있었소. 그것도 인부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업체 사장을 나무란 기억이 나오. 그 애의 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소. 냉정히 떠난 줄 알았지. 머뭇거렸을 줄은. 이제부터 그 애가 집을 떠나기 전에 미련이 남아 머뭇거렸다고 생각할 거요. 그래야 나 자신을 더 나무랄 수 있을 거 아니오. 나는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오. 하지만 그 애가 떠날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그 애의 소리를 듣지 못했소. 마지막 위스키 잔은 다 비워지지 않았다. 회장 집을 나서려고 할 때, 각얼음들이 녹으면서 달그락. 달그락. 천장 높은 거실을 울렸다.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테이프의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을 들은 다음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의 다른 면을 들었다. 테이프에는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듯 한동안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아버지, 지금 뭐하세요. 누나였다. 녹음하면 들릴까 해서. 아들내미 예민한 거 하루 이틀이에요. 걔가 지금 시위하는 거라니까요. 자기만 힘든 줄 아나.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아버지와 누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다시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아버지는 TV 스피커에 카세트를 대고 TV에서 나는지 모를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나에게 들렸던 TV 소음을 아버지와 누나는 듣지 못했다.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10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영역의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 들을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가 열아홉 살인 누나는 왜 못 듣나, 의아했다. TV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나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와 누나의 생각처럼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환청이 들린 것일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그날부터 들렸을까. 그날은 어머니가 영영 집을 떠난 날이다. 나는 마치 들을 수 있기라도 한 듯 카세트 플레이어의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댄다.
  •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탄핵 정국, 한국경제 돌파구 시리즈내수·저성장 등 잘 구분해 해법 제시탄핵 인용 가능성·헌법재판관 분석기사와 그래픽 일목요연하게 정리두 지면 연계 국내·국외 10대 뉴스 베를리너판 강점 살린 편집 돋보여정우성이 쏘아올린 비혼 출산 관련유럽 실패 사례 등 부작용 논의 부족‘뚱뚱 이대남’ 등 테마 잡아 차별화국민건강영양조사 기본 내용 빠져청년 공무원 해외연수 기회 확대퇴사·이직 근본 해결책 제시했으면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81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과 2024년 한 해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발 빠르게 준비한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시리즈가 시의적절했고 ‘탄핵 인용 가능성’, ‘헌재 심판 늦출 변수’ 등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쟁점을 정리하는 서울신문의 탁월함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5회차로 다룬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도 많은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지난 7월 도입한 베를리너판형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마감 시간 임박으로 인해 12월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해야 했던 점, 오피니언면에서 곧바로 계엄 사태를 다루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9일자 비상계엄 후폭풍에 대한 경제 전문가 7인의 진단, 16일자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한 헌법학자의 의견, 헌법재판관·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그래픽이 일목요연하게 잘 담겼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잘 정리했다. 지면을 그래픽에 크게 할애하는 건 방송 등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 탄핵 직후인 16일자 1면 ‘국회 둘러싼 준엄한 민심’ 사진 기사는 많은 의미와 큰 울림을 준다. 27일자에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국내·국외 10대 뉴스를 선정, 두 지면으로 배치해 개방감 있고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했다. 두 면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기사를 배치할 때 베를리너판 도입의 강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제 도입 6개월이 지났으니 어울리지 않는 편집에 대해선 더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직후인 5일자의 1면 사진은 긴박성이 조금 떨어졌다. 이날 계엄 관련한 사설은 있었지만 오피니언 칼럼은 아쉬웠다. 국가적 위기가 있는 사건에 대해 서울신문을 대표하는 필진의 글이 실리지 못했다. 4일자에 실린 ‘뚱뚱해지는 이대남… 술·담배 더 하는 이대녀’ 기사는 테마를 잡아 차별화했으나 질병관리청이 1998년부터 매해 해 오는 국민건강영양조사란 기본적 내용이 빠져 아쉬웠다. 허진재 계엄 사태 직후 5일자 ‘계엄 해제 시기도 불분명’이란 기사는 우리나라의 계엄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타지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기사였다. 17일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3회 시리즈는 내수 부진과 저성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응 등으로 구분해 한국 경제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해법을 잘 제시했다. 11일자 ‘슈퍼 선거의 해는 정권 심판의 해’ 기사는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선거 결과를 한번 정리해 줬는데 타지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사였다. 3일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문예지에선 어떻게 조명했는지 다룬 기사도 좋았다. 한강의 소식이 잠시 뜸한 시점이었는데 문학평론가들은 어떻게 작가를 평가하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4일자 서울신문이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한 건 아쉽다.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큰일이 터졌을 때 다음날 지면에 소식을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26일자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대담 기사가 나왔는데 정치 원로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만 더 빨리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16일자 ‘헌법학자 10명 중 7명 탄핵 인용 가능성’이란 기사는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망과 주요 근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헌법재판관과 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이들의 이력과 성향, 주요 판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했고 재판관의 입장도 개략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어 좋았다. 24일자 ‘헌재 심판 늦출 변수 3가지 더 있다’는 기사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공판 갱신 요구 가능성 등을 표로 만들어 정리가 매우 잘됐다. 27일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를 다룬 기사에선 여야뿐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 헌법재판연구원의 입장을 잘 정리했다. 이런 정리 능력은 서울신문이 보유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부모와 자녀를 돌보는 세대가 연금 수급이 늦어지는 아픈 현실을 서울신문이 잘 찾아 기사로 썼다. 앞으로 기사에서 전문가 의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11일자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기사는 계엄 사태 후 공직사회가 멈춰 선 내용을 다뤘는데 말미에 달린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의 코멘트가 촌철살인이다. 공무원들이 용산만 바라보고 일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행정이 안 돌아간다는 취지인데 이런 말씀이 진짜 코멘트다. 반면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관련 기사는 등록동거혼제도 등을 다뤘는데 경제학자의 코멘트가 나온다. 사회학자 내지는 친족상속법 전문 교수의 코멘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6일자 ‘방문객 뚝 상가는 텅텅’이란 기사는 소비지출 하락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기사에 썼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를 텐데 그런 의미를 기사에 더 녹여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3일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돼 정책·외교 맥이 끊긴다고 지적한 기사엔 ODA 예산 감액 내용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말이 나온다. 이 말을 그냥 받아 기사에 넣을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는지 조금 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윤광일 18일자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왜 여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뭉치고 있는지를 잘 다뤘다. 19일자 ‘먹방 빠진 아이들 기사’와 ‘소득분위 상승, 10명 중 2명도 안 된다’ 기사는 눈에 잘 들어오게 썼다고 본다. 24일자 ‘17만명 방사선 위험’ 기사는 필요한 게 아님에도 자주 찍는 영상단층촬영(CT)의 위험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전하고 있다.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 건강에도 오히려 안 좋다는 걸 아주 잘 보여 준 기사였다.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기사는 발 빠르게 경제 난맥에 대해 보도해서 좋았는데 계엄 사태가 민주주의 가치에 큰 영향을 준 것에 관한 기획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탄핵의 요건 등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기사는 반복적으로 보여 줬고,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기사가 과잉됐다. 반면 헌법과 기본권,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영향에선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16일자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쉽게 풀어 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정책 결정자들이 보기에 위기라는 게 아니라 실제 체감하는 소비자, 월급쟁이, 자영업자에게 탄핵 국면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좀더 보여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계엄 사태가 향후 민군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다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현 10일자 Z세대의 시위 동행을 다룬 기사는 재밌는 소재를 발굴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정치 논의에서 배제되는데 왜 그런 세대가 시위에 뛰어들었는지, 투쟁인지 유행인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시위엔 젊은 여성이 많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이 부분에도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다.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기사는 다양한 가족관계 입법 시도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 기사였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부족해 보인다. 입법 이후 부작용으로 유럽 국가의 실패 사례를 다뤘으면 논의가 더 풍부했을 것 같다. 4일자 ‘청년 공무원의 해외연수 기회 확대’를 다룬 기사는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방향이 잘 전달된 기사였다. 하지만 직급, 연차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조기 퇴직에 있어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건 아닌지 비판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퇴사와 이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김영석 올 한 해를 되짚어 보면 서울신문의 베를리너판으로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기획 기사도 타지와 비교해 좋은 게 많았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상당히 좋은 기획이다. 호봉제는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잘 짚었다. 이런 좋은 기획 기사가 서울신문에 대해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이 담기지 못한 신문이 배달된 것은 서울신문엔 아픈 부분이었다. 다음날 분석력이 예민한 칼럼니스트가 현안에 대한 칼럼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시의에 맞지 않는 칼럼이 나온 것도 아쉬웠다. 신문이란 레거시 미디어는 속보성은 굉장히 떨어지지만 팩트에 근거한 분석 능력이 있는데 이런 장점을 살려야 한다. 사건이 일어났다면 왜 일어났는가, 이슈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석적으로 해 줘야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이 똥’으로 인류 구한다…40여년의 끈질긴 추적기

    ‘이 똥’으로 인류 구한다…40여년의 끈질긴 추적기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병원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활동 중인 파멜라 맥켄지 박사와 패트릭 세일러 박사는 지난 40년간 뉴저지 케이프 메이에서 새들의 배설물을 수집해왔다. 이는 뉴질랜드 바이러스학자 로버트 웹스터 박사가 독감 바이러스가 새의 내장에서 발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에서 비롯됐다. 올해 이 연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위험한 독감 바이러스인 H5N1이 미국의 젖소와 가금류 무리를 강타하면서 연구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92세의 웹스터 박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호흡기가 아닌 장내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되고, 물속에서의 배설을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매우 놀랐다”고 회상했다. 감염된 새의 배설물에는 바이러스가 가득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인플루엔자 하위 유형 중 박쥐에서만 발견되는 두 가지를 제외한 모든 유형이 새에서 발견됐다. 1985년 첫 연구에서 웹스터 팀이 델라웨어 만에서 수집한 새 배설물 샘플의 20%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지역은 남아메리카와 캐나다 북부 북극권을 잇는 대서양 이동 경로상에 위치해 독감 바이러스 추적에 이상적인 관측소로 확인됐다. 세인트 주드의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 생태학 연구 협력센터를 이끄는 리처드 웨비 박사는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조류 인플루엔자 샘플링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웨비 박사는 전염병 예측이 토네이도 예측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정상 상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상황 변화와 숙주 전환, 그리고 그 전환을 주도하는 요인들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텍사스의 젖소에서 H5N1이 처음 발견된 것은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H5N1과 같은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소를 감염시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H5N1은 특히 닭과 칠면조 같은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로 분류된다. 미국에서는 바이러스 확진 시 즉각적인 안락사를 통해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인간 감염 사례도 발생했다. 특히 루이지애나에서는 양 떼에 노출된 뒤 감염된 사례의 경우 소에서 발견된 B3.13 유전자형이 아닌 야생 조류와 가금류에서 유행하는 D1.1 유전자형으로 밝혀졌다. 맥켄지 박사와 세일러 박사는 테네시 북서부에서 534마리의 오리를 검사해 12개 샘플에서 D1.1 유전자형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는 사람과 야생 조류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과 동일한 균주다. 연구진은 “야생 조류가 바이러스의 새로운 저장소가 되고 있어 새로운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철새 감시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 현실에 비현실적 존재를… 비틀린 장면서 따뜻함을 마주하다

    현실에 비현실적 존재를… 비틀린 장면서 따뜻함을 마주하다

    황다연·이정웅·고스·컨던 4인 참여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나 사물들에맥락없는 오브제·이상적 풍경 더해황 작가 “나의 파라다이스 재해석” 거리의 노란 벽마저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가는 해질녘.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골목에 가로등 불빛과 집집이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은 어디선가 마주한 것 같은 풍경이다. 하지만 이내 거리에 뜬금없이 놓인 세 개의 석고상이 그곳이 현실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황다연(39), 이정웅(42) 국내 2인과 엘리자 고스(29), 새뮤얼 컨던(39) 호주 2인이 참여하는 전시 ‘나이브 리얼리즘’을 선보인다. 나이브 리얼리즘은 인간이 외부 대상을 온전히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물론적 이론인데, 전시는 이를 비튼다. ‘휴일’이라는 제목이 붙은 황다연의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과 길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석고상이나 오리, 오렌지색 비치볼 등 맥락 없는 사물을 곳곳에 배치한다. 다른 작품인 ‘테니스 코트’, ‘조각상’ 등에도 같은 오브제가 등장한다. 29일 전시장에서 만난 황다연은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재해석한 그림들”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의 배경은 작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을 여행하면서 호텔 안에서 본 풍경, 차창 밖으로 보이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 곳이다. 작가는 팬데믹 기간 사진과 기억을 조합해 작업을 이어 갔다. 그곳에 좋아하는 물건부터 애증의 물건까지 함께 담았다. “파라다이스, 유토피아는 우리가 원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곳이잖아요. 미래에 도래할 이상적인 사회로서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개인이 주체가 돼 참여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폴란드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이 이야기한 ‘판토피아’를 이야기하고 싶었죠.” 왜 하필 석고상을 반복적으로 그려 넣었을까. 그는 “한국의 입시 미술에선 석고상은 익숙하지만 애증의 대상”이라며 “이곳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각성시켜 주는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공간에서 전시하는 4명의 작품은 색채는 다르지만 묘하게 느낌이 닮아 있다. 이정웅은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 남은 장면을 그린다. 기둥이나 지붕만 남은 건물, 날아가고 있는 대리석 타일들, 쏟아지는 물들에 더이상 숨을 곳이 없다. 작가는 실재하는 사물에 비현실적인 존재 방식을 부여한다. 건축을 공부하던 고스는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이 아닌 건축물 내부의 아름다움을 느껴 회화로 전향한 작가다. 나른한 오후에 고개를 들어 금귤 나무에 맺힌 열매들을 보는 순간이나 집 앞 정원의 풀이 나부끼는, 빈티지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적인 풍경을 현실로 데리고 온다. 컨던은 고전 미술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제국주의의 초상과 유럽 미술관과 박물관의 컬렉션을 재현한다. 이번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강력한 통치력을 암시하는 데 쓰이던 말 도상을 노란 바탕에 올려놓아 어딘지 모를 쓸쓸함을 불러일으킨다. 유연주 호화 큐레이터는 “건축 구조물과 오브제를 등장시켜 무언가 연출된, 눈에 보이는 장면이 전부가 아닌 작품들을 모았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되새기는 수많은 장면 속 사람들과의 추억이 불현듯 투사되거나 아직은 낯선 새해의 숫자를 맞이하며 설레는 포근함을 느끼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일까지.
  • “어떻게 된 일인가요?” 무안 여객기 사고 구조된 승무원 첫마디

    “어떻게 된 일인가요?” 무안 여객기 사고 구조된 승무원 첫마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 이모(33)씨가 병원으로 후송된 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질문에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이씨는 자신의 상태를 전하기보다 사고 당시 상황을 순간 기억하지 못한 듯 오히려 먼저 되물었다고 진료했던 의사가 전했다. 이씨는 이어 “내가 여기에 왜 오게 된 것이냐”고도 물었다고 한다. 이씨는 도착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이후는 기억이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패닉에 가까운 상황일 텐데 여객기나 승객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런 말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객기 뒤쪽 꼬리 쪽에서 승객 서비스를 맡았던 이씨는 왼쪽 어깨 골절과 머리 등을 다쳤으나 의식이 또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맥박은 정상이며 보행도 가능하다고 병원 측은 진단했다. 이씨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중으로 서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구조된 20대 여성 승무원 구모씨는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는 말을 했다고 소방본부 측은 전했다. 구씨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승무원 모두 후미 비상구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충돌 과정에서 후미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명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 하루 커피 5잔, 암·치매 예방에 ‘굿’

    하루 커피 5잔, 암·치매 예방에 ‘굿’

    구강암 확률 30% 인두암 41% ‘뚝’카페인이 체내 염증 20% 줄여줘한 잔보다 인지 나이 6.7세 젊어“고열량 라테보다 블랙커피 도움” 많은 사람이 아침에 막 일어나 멍한 두뇌를 깨우고, 점심 직후나 오후에 밀려오는 나른함을 쫓기 위해 커피를 찾는다. 커피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눈 내리는 겨울, 통유리로 된 전망 좋은 카페에서 갓 내려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실용적 측면과 낭만을 떠나 과학자와 의학자들은 커피의 다양한 효과에 관해 관심을 갖는다. 미국 유타대 의대 연구팀은 커피와 차를 섭취하는 것이 구강암과 인후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암’ 12월 23일 자에 발표했다.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하고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샘 등 목 위쪽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종양으로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흔한 암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발생과 커피, 차 음용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14개 연구 자료를 메타분석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9548명과 일반인 1만 5783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포함 커피, 디카페인 커피, 차를 얼마나 마시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카페인 함유 커피를 매일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17%, 구강암은 30%, 인후암은 22%, 인두암은 무려 41%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더라도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25%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고 차를 마시는 것도 인두암 발생 확률을 29% 낮춘다는 사실이 발견했다. 그런가 하면 스위스 바덴 칸톤 병원, 취리히대학병원, 바젤대학병원, 취리히대, 베른대학병원 공동 연구팀은 하루 5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심장협회 저널’ 최신 호에 실렸다. 심방세동은 심장에서 발생하는 빠른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심장세동이 오래되면 뇌졸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스위스 심방세동 코흐트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평균 연령 73세의 남녀 2413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 하루 커피 섭취량을 조사하고 최근 8년간 뇌졸중, 혈액 염증 지표, 혈액 응고, 뇌 영상, 인지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하루 한 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인지 측정 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 커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하루 1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과제 처리 속도, 시각 운동 조정, 주의력 점수가 11% 높았고 인지 나이는 6.7세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염증 지표도 매일 5잔을 마신 사람들이 1잔 미만 마신 이들보다 20% 이상 낮았다.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카페인, 마그네슘, 비타민 B3(니아신) 등 활성 성분과 함께 염증 유발 물질을 줄이는 커피 속 또 다른 성분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영양학회에서 제시한 지침에 따르면 하루 3~5잔의 블랙커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미국 심장협회에서는 라테, 마키아토 등의 커피 음료는 열량이 높고 설탕과 지방이 첨가된 경우가 많아 건강상 이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증시 한파 속 꽁꽁 얼어붙은 IPO 시장… 기업 돈줄이 말라간다

    증시 한파 속 꽁꽁 얼어붙은 IPO 시장… 기업 돈줄이 말라간다

    11월 IPO 공급 금액 1875억 그쳐신규 상장 70%는 공모가 밑돌아케이뱅크 등 일부 기업 IPO 연기회사채 발행도 전월비 17% 줄어 하반기 국내 증시의 기록적 한파와 함께 기업공개(IPO)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대어급 IPO가 자취를 감췄고 올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내년에도 국내 증시의 반등과 신뢰 회복 시점이 요원한 가운데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한층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1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발행 금액은 4855억원으로 전달(7676억원) 대비 2822억원(36.8%) 줄었다. K증시가 주요국 가운데 나 홀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저평가받으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 발행 금액이 줄어든 것은 시장에 대형 IPO가 없었기 때문이다. 11월 국내 기업의 IPO 공급금액 규모는 전달(4525억원)보다 70.7% 급감한 18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80% 이상 감소했다. 11월 기준 국내 기업의 IPO 자금 조달 규모가 2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2013년(1452억원)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그나마 상반기인 지난 5월 7423억원의 공모금액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원맨쇼’로 올해 국내 증시 전체 공모금액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모금액 5000억원을 넘는 굵직한 기업의 IPO가 부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황이 훨씬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국내 증시의 IPO 총공모금액은 3조 8935억원으로 IPO가 활황을 이뤘던 2021년(19조 7084억원) 대비 5분의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공모 결과도 기대 이하다. 이달 19일 기준 상장을 완료한 74개 종목 중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은 52개로 70.2%에 달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은 3개월 평균 -2%로 지난해 35% 대비 급락했다.이처럼 시장 상황이 얼어붙으면서 케이뱅크, SGI서울보증 등 기업들은 당초 올해 계획했던 IPO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장담할 수 없어 기업들의 상장 계획이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 자금 조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IPO 시장처럼 같은 기간 회사채 발행 규모는 25조 1046억원으로 전월 대비 17.2% 줄었다. 기업어음(CP) 발행 실적은 총 40조 7468억원으로 전월 대비 9.3% 감소했고, 단기사채는 70조 4590억원으로 15.2% 줄었다. 반면 유상증자 규모는 11월 2980억원으로 10월(1277억원)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는 고금리·고환율로 증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불만을 감수하고서라도 자본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라는 고육책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가 높게 형성됐을 때 좋은 가격을 받고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이 자금 조달에 효율적이고 일반적”이라며 “증시 상황 악화로 기업 가치가 낮아진 지금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건 자금 사정이 썩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계엄 기획’ 노상원 수첩에 ‘사살’ 표현…“북 공격 유도” 메모도

    ‘계엄 기획’ 노상원 수첩에 ‘사살’ 표현…“북 공격 유도” 메모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자필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도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필 수첩에는 국회 봉쇄 및 정치인 등 주요 인물의 신병 처리 방안이 적힌 것으로 앞서 전해졌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사살 표현이 있었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실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수첩에 국회 봉쇄라는 표현이 적시됐으며 이에 따라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동조합,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사 등 일부 대상자는 실명을 기재했다고 전했다. 수거는 체포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에 대한 수용 및 처리 방법에 대한 언급도 수첩에 담겼다. 브리핑에서 경찰 관계자는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른 표현은 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는데, 국회에서 이를 확인한 것이다. 이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메모도 있었다고 특별수사단은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을 위해 북한을 자극하려 했다는 일각의 주장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다만, 경찰은 수첩의 표현대로 실제 행동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오물 풍선도 등장했다. 우 본부장은 윤 의원이 ‘오물 풍선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었냐’고 묻자 “수첩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수첩은 노 전 사령관이 퇴역 후 자신이 공동 운영한 경기 안산의 점집에 머물며 사용한 수첩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수첩이 60~70페이지 두께의 손바닥만 한 크기이며, 노 전 사령관 긴급 체포 후 점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수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 내역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 손흥민 무너트리고 홀란 넘은 살라, EPL 최초 4시즌 연속 ‘10-10’…득점·도움 동반 1위 등극

    손흥민 무너트리고 홀란 넘은 살라, EPL 최초 4시즌 연속 ‘10-10’…득점·도움 동반 1위 등극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92년생 동갑내기 에이스 맞대결에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손흥민(토트넘)을 압도했다. 살라는 EPL 최초 4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달성하면서 개인 통산 3회의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을 완파했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PL 1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리버풀전 통산 15경기에서 7골을 넣은 손흥민이 부진한 경기력으로 3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반면 리버풀은 막강 화력으로 리그 12경기(9승3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1위(승점 39점)를 지켰다. 주인공은 살라였다. 이날 2골 2도움을 몰아친 살라는 리그 15골 11도움으로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랐고, 도움 부문에서도 부카요 사카(아스널·10개)를 넘어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4시즌 연속 10-10은 EPL 최초고. 크리스마스 이전에 10-10을 기록한 선수도 살라가 처음이다. 리버풀은 전반 23분 알렉산더 아놀드의 얼리 크로스, 루이스 디아즈의 헤더 골로 기선 제압했고 전반 36분에도 맥 앨리스터가 공을 머리에 맞춰 골망을 갈랐다. 이어 에이스의 시간이 펼쳐졌다. 살라는 전반 추가시간 역습에서 허를 찌르는 스루패스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의 추가 골을 도왔다. 이어 후반 9분 혼전 상황에서 발 앞에 떨어진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고, 7분 뒤엔 소보슬러이에게 패스받아 멀티 득점을 쏘아 올렸다. 살라는 후반 40분 디아즈의 골을 도우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토트넘은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 도미닉 솔란케 의 득점으로 반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벤 데이비스 등 수비수의 줄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손흥민도 경기를 마치고 “매우 실망스럽고 고통스럽다. 홈에서 6골을 내주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17골 10도움으로 개인 통산 3번째 10-10을 완성한 손흥민은 이날 81분 동안 슈팅 1개에 그치면서 살라의 대기록과 함께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그의 올 시즌 리그 기록은 5골 6도움이다. 그는 “부상자들에 대해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상대는 리그 선두이고 최고의 조직력을 갖췄다”면서 “힘겹지만 선수들이 함께 움직여서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그 11위(승점 23점)까지 떨어진 토트넘은 27일 리그 4위(31점)에 오른 돌풍의 팀 노팅엄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노팅엄은 최근 3연승 기간 동안 7골을 몰아넣고 있어서 수비진이 붕괴한 토트넘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울버햄프턴 황희찬은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3-0 승리에 공헌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으나 비토르 페레이라 신임 감독의 첫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영국 스톤헨지 미스터리 풀렸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영국 스톤헨지 미스터리 풀렸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스톤헨지에 대한 오랜 미스터리가 풀렸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스톤헨지 유적지가 고대 영국을 통일시키기 위해 지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스톤헨지는 영국 남부 월트셔주(州)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원형 구조물로, 거대한 돌들로 이루어져 있다. 스톤헨지는 기원전 3000~1520년 여러 단계에 걸쳐 건설됐으며, 각각의 돌은 높이 8m, 무게 50t에 달한다. 약 5000년 전 스톤헨지가 만들어진 목적과 의미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 왔는데, 최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고고학연구소와 애버리스트위스대학 공동 연구진은 스톤헨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건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톤헨지 건설에 쓰인 돌들이 (솔즈베리 평원으로부터) 각각 먼 지역에서 옮겨진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이는 스톤헨지가 종교적 목적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각 다른 지역에서부터 온 스톤헨지의 돌들은 영국인들의 단결 및 이들의 공통된 조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상징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톤헨지를 구성하는 작은 돌들을 가리키는 일명 ‘블루스톤’(청석)의 원산지는 웨일즈의 프레셀리 언덕으로 밝혀졌다. 프레셀리 언덕은 스톤헨지에서 약 250㎞ 떨어진 곳이다. 또 스톤헨지 중심부에 있는 가장 큰 블루스톤은 웨일즈에서 1000㎞ 떨어진 스코틀랜드 북부가 원산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스톤헨지가 만들어진 5000년 전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라는 ‘세 나라’가 개념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위 연구결과를 토대로 스톤헨지를 구성하는 돌들이 ‘세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스코틀랜드 북부의 신석기인들이 솔즈베리 평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돌을 기부 또는 선물의 목적으로 가져왔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웨일즈의 프레셀리 언덕에 살던 사람들도 솔즈베리 평원에 사는 사람들과의 정치적 통합 또는 평화를 위해 멀리서 돌을 운반해 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또 “스톤헨지의 돌들은 솔즈베리 평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각각의 지역에서부터 이동됐으며, 이는 고대 영국의 ‘통합’을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스톤헨지는 솔즈베리 평원과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진의 주장은 스톤헨지에 고향이 각기 다른 고대인들이 묻혀 있다는 이전 연구결과와도 맥이 닿아있다. 앞서 고고학 전문가들은 스톤헨지가 수천 년 전 성인 남성과 여성의 화장터로 사용됐고, 이곳에 묻힌 사람 중 거의 절반이 솔즈베리 평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의 영국과 스코틀랜드 지역에 흩어져있던 고대인들이 ‘통합과 평화’를 위해 솔즈베리 평원으로 돌을 가져왔다는 이번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더불어 스코틀랜드 북동부에서만 발견되는 돌이 스톤헨지 건설에 쓰인 점 등도 과거 고대인들이 유대감과 동맹, 정치적 통합, 문화적 교류 등을 위해 ‘선물’로 돌을 운반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톤헨지가 오랫동안 종교적 사원, 천문대 등으로 여겨져 왔으나, 잠재적으로 정치적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최초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5000년의 미스터리’가 풀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UCL 고고학연구소가 발간하는 공식 저널(Archae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 5000년 만에 ‘英 스톤헨지 미스터리’ 풀렸다…“정치적 목적으로 돌 운반”[핵잼 사이언스]

    5000년 만에 ‘英 스톤헨지 미스터리’ 풀렸다…“정치적 목적으로 돌 운반”[핵잼 사이언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스톤헨지에 대한 오랜 미스터리가 풀렸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스톤헨지 유적지가 고대 영국을 통일시키기 위해 지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스톤헨지는 영국 남부 월트셔주(州)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원형 구조물로, 거대한 돌들로 이루어져 있다. 스톤헨지는 기원전 3000~1520년 여러 단계에 걸쳐 건설됐으며, 각각의 돌은 높이 8m, 무게 50t에 달한다. 약 5000년 전 스톤헨지가 만들어진 목적과 의미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 왔는데, 최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고고학연구소와 애버리스트위스대학 공동 연구진은 스톤헨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건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톤헨지 건설에 쓰인 돌들이 (솔즈베리 평원으로부터) 각각 먼 지역에서 옮겨진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이는 스톤헨지가 종교적 목적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각 다른 지역에서부터 온 스톤헨지의 돌들은 영국인들의 단결 및 이들의 공통된 조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상징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톤헨지를 구성하는 작은 돌들을 가리키는 일명 ‘블루스톤’(청석)의 원산지는 웨일즈의 프레셀리 언덕으로 밝혀졌다. 프레셀리 언덕은 스톤헨지에서 약 250㎞ 떨어진 곳이다. 또 스톤헨지 중심부에 있는 가장 큰 블루스톤은 웨일즈에서 1000㎞ 떨어진 스코틀랜드 북부가 원산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스톤헨지가 만들어진 5000년 전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라는 ‘세 나라’가 개념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위 연구결과를 토대로 스톤헨지를 구성하는 돌들이 ‘세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스코틀랜드 북부의 신석기인들이 솔즈베리 평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돌을 기부 또는 선물의 목적으로 가져왔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웨일즈의 프레셀리 언덕에 살던 사람들도 솔즈베리 평원에 사는 사람들과의 정치적 통합 또는 평화를 위해 멀리서 돌을 운반해 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또 “스톤헨지의 돌들은 솔즈베리 평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각각의 지역에서부터 이동됐으며, 이는 고대 영국의 ‘통합’을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스톤헨지는 솔즈베리 평원과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진의 주장은 스톤헨지에 고향이 각기 다른 고대인들이 묻혀 있다는 이전 연구결과와도 맥이 닿아있다. 앞서 고고학 전문가들은 스톤헨지가 수천 년 전 성인 남성과 여성의 화장터로 사용됐고, 이곳에 묻힌 사람 중 거의 절반이 솔즈베리 평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의 영국과 스코틀랜드 지역에 흩어져있던 고대인들이 ‘통합과 평화’를 위해 솔즈베리 평원으로 돌을 가져왔다는 이번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더불어 스코틀랜드 북동부에서만 발견되는 돌이 스톤헨지 건설에 쓰인 점 등도 과거 고대인들이 유대감과 동맹, 정치적 통합, 문화적 교류 등을 위해 ‘선물’로 돌을 운반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톤헨지가 오랫동안 종교적 사원, 천문대 등으로 여겨져 왔으나, 잠재적으로 정치적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최초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5000년의 미스터리’가 풀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UCL 고고학연구소가 발간하는 공식 저널(Archae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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