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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부 햇볕 많이 쬐세요”...비타민D 결핍, 자폐아 출생 위험 키워

    “임신부 햇볕 많이 쬐세요”...비타민D 결핍, 자폐아 출생 위험 키워

     앞으로 임신부들은 가급적 많은 햇볕을 쬐야할 것 같다. 임신 중 비타민D 결핍이 자폐아 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호주 ‘퀸즐랜드 뇌연구소’(QBI)는 임신한 여성들과 그들에게서 태어난 자녀 4000명 이상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호주 ABC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연구 논문의 주요 저자인 존 맥그래스 교수는 비타민D가 부족한 임신부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보다 6살까지 자폐 특징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임신 중에 엽산을 섭취하면 척추갈림증 위험을 줄이는 것처럼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 중 비타민D 보충이 자폐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비타민D가 결핍되면 뇌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비타민D는 매우 안전하고 값이 저렴해 보충이 아주 쉽다”고 말했다.  최근 이집트 연구진도 비타민D 보충제가 자폐아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비타민D는 태양광선에 의해 생성되며 달걀노른자와 생선 등 음식물 섭취로도 보완이 가능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 시판...21만 9000원에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 시판...21만 9000원에

    애플이 아이폰7 시리즈에 적용한 와이어리스 이어폰 ‘에어팟’을 미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판매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에서의 판매가는 21만 9000원, 미국 판매가는 159달러(약 18만 9000원)다. 에어팟은 최신 버전 운영체제인 iOS 10, 워치OS 3, 맥OS 시에라 등을 탑재한 기기와 연동된다. 한 번 충전해서 최장 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고, 충전 기능 케이스를 이용하면 총 24시간 사용 가능하다. 애플의 아이팟 출시는 예정보다 2개월 늦춰졌다. 당초 애플은 지난 9월 초 아이폰7 시리즈와 함께 아이팟을 공개하고, 10월 말쯤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 동안 애플이 에어팟 출시가 미뤄진 이유에 대해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입장만 내보였기 때문에, 기술적 결함이 있다는 의혹이 이어져왔다.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일 “2010년 흰색 아이폰4 출시를 연기한 뒤 애플이 주요 제품 출시를 연기한 것은 에어팟이 처음”이라면서 “애플의 공개적 실수”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틀 깬 불상

    틀 깬 불상

    어디를 봐도 예술할 것 같지 않은데 예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설치작가 김영진(70)이 바로 그런 경우다. 1970년대 중반 박현기, 이강소, 최병소, 황현욱과 함께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실험적인 활동 중의 하나로 꼽히는 대구현대미술제를 주도했던 그 김영진이다. 튀지 않는 외모에 모나지 않은 성격, 조용한 목소리를 지닌 그이지만 작업은 언제나 파격이었다. ●전위적이고 실험적 작품 세계 ‘이목 집중’ 석고로 자기 신체의 특정 부위들을 음각으로 떠내거나 신체 일부를 유리판에 밀착시켜 그 흔적을 그려냄으로써 내면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 공기 기둥을 만들어 음양의 개념으로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작업, 죽은 고양이를 저울에 매달아 실존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업 등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것 일색이었다. 대구현대미술제 외에 에콜드서울전, 앙데팡당전 등에 참여하며 발표한 이런 작품들로 생계를 꾸려나갈 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한평생 진지한 마음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고정된 작풍(作風) 없이 의식을 건드리는 것이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활용해 온 그가 불상을 소재로 개인전을 대구의 갤러리 신라에서 열고 있다. 작가가 직접 제작한 불상이 아니라 공장에서 주물로 찍혀 나온 에디션 상품을 활용해 불상의 고전적인 틀을 깬 설치작품 4점을 선보인다. 석굴암 본존불 크기의 부처 두상을 절반으로 자르고 부처의 얼굴을 데드마스크 방식으로 떠낸 음각을 뒷면에 덧댄 작품, 흰 가루를 덮은 사천왕상, 사찰에서 내다 버린 포대화상들을 설치한 것 등이다. ●고정관념 깬 불상 4점 선봬… 음양의 개념으로 존재감 확인 작가는 “불상은 일정한 틀을 갖고 더이상의 변형을 거부하며 우리의 의식에 각인돼 있지만 보이는 것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고정관념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불상 제작 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지만 해 놓고 보니 과거의 작업들과 맥이 이어지는 것 같다”며 “지금껏 매진해 온 작업들이 모두 ‘음’과 ‘양’이라는 틀 속에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계명대 졸업 후 줄곧 대구지역에서 활동해 온 그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2016 부산비엔날레’의 ‘한·중·일 아방가르드’전에 한국의 아방가르드 중심 작가로 참여했다. 전시에 출품했던 작품은 내후년 아방가르드전을 기획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기로 했다. 작가 생활 50년 만에 처음으로 작품이 팔린 셈이다. “50년 동안 팔리지 않는 작품을 하면서 바보 같다는 생각보다는 예술가로서 자유의지로 작업하는 것이 행복했다”는 그는 “작품을 팔아야겠다는 생각도, 작품으로 내 이름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애당초 없었기 때문에 무엇에도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053)422-1628. 대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⑥ ‘맥주’의 도시, 부산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⑥ ‘맥주’의 도시, 부산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은 언제나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 해변을 따라 늘어져 있는 고층 건물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 신선하고 저렴한 해산물.. 그런데 최근 부산의 새로운 자랑거리로 ‘맥주’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수영구 광안리 일대에 뛰어난 크래프트맥주 브루어리·펍들이 모여있기 때문인데요. 이곳 맥주들은 전국의 유명 브루펍들의 맥주를 압도하는 맛을 자랑합니다. 미국의 맥주 평가사이트인 ‘레이트비어(Ratebeer)’는 올해 ‘한국맥주 베스트 10’ 순위를 매겼는데 와일드웨이브, 갈매기브루잉, 아키투브루잉 등 광안리 일대의 브루어리들이 각각 1, 2, 4 위를 차지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미 전국의 ‘맥덕(맥주덕후)’들은 부산으로 ‘펍 크롤(하룻밤에 여러 펍을 돌면서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행위)’ 원정을 다니고 있고, 부산의 맥주는 서울의 펍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크래프트맥주 커뮤니티인 ‘비어마스터클럽’에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와일드웨이브의 ‘설레임’이 한국 최고의 크래프트맥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의 크래프트맥주 시장 규모가 서울의 6분의 1정도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부산(광안리)일까요? 부산의 맥주 열풍은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요? 부산은 어떻게 한국 최고의 맥주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광안리, 크래프트맥주 성지가 되다 광안리가 크래프트 맥주의 성지가 된 것은 이 곳에 부산 최초의 크래프트맥주 전문 펍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크래프트맥주가 한국에 막 알려지기 시작한 무렵인 2013년 6월, 광안리 금련산역 부근에 미국식 크래프트맥주 펍을 표방하는 ‘갈매기펍’이 탄생했습니다. 부산의 크래프트 맥주 관계자들은 “사실상 갈매기펍이 광안리 크래프트맥주 열풍의 시작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갈매기펍은 당시 부산에 거주하고 있었던 캐나다·영국 출신의 외국인 4명이 문을 열었습니다. 2008~9년부터 부산에 살기 시작한 이들은 당시 온통 라거 스타일 뿐인 한국 맥주의 단조로움에 지쳐있었습니다. 고국에서 마셨던 맛있는 맥주를 한국에서도 즐기고 싶은데,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이들은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홈브루잉(자가양조)을 하면서 서로 만든 맥주를 교환하면서 양조 내공을 쌓게 되죠. 그러다 크래프트맥주를 파는 펍까지 열게 됐고요. 이듬해 4월, ‘주세법개정안’ 시행으로 크래프트맥주 유통에 대한 규제가 풀리자 부산에서도 본격적으로 크래프트맥주 브루어리·펍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이 펍들도 자연스럽게 갈매기펍이 있는 광안리 일대에 자리를 잡게 되는데요. 이는 크래프트맥주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경쟁자가 아닌, 홈브루워(Homebrewers·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 시절부터 함께 맥주를 만들어 온 친구이자 동료라는 업계 특유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와일드웨이브브루잉의 푸브루(필명) 대표는 “초창기 다른 곳 가지 말고 광안리에서 다같이 크래프트맥주를 한번 제대로 해보자”라고 의기투합을 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모여 있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기를 노렸던 것 같다”고 회상합니다. 위치도 좋았습니다. 고릴라브루잉 대표 앤디는 “바다가 있는 광안리에는 외국인, 젊은 사람들 등 유동인구가 많아 크래프트맥주를 팔기에는 완벽한 위치였다”며 “갈매기같은 초기 펍의 성공, 가족적인 업계 분위기, 적합한 위치 등이 어우러져 지금의 광안리가 된 것 같다”고 분석합니다. 홈브루워, 부산 맥주 시장을 이끌다 부산이 ‘맥주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홈브루워’들의 열정입니다. 부산에는 ‘갈매기펍’ 훨씬 이전부터 홈브루잉을 해온 한국인들이 존재했는데, 이 홈브루워들은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02년부터 맥주 만들기 동호회를 통해 홈브루잉 실력을 키웠고, 교육·전파까지 하게 됩니다. 2003년부터 홈브루잉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는 김판열 아키투브루잉 대표는 “원래 직업은 따로 있었지만 취미로 시작한 홈브루잉에 점점 흥미를 붙이다보니 어느새 집 베란다가 작은 맥주 공장이 되었고 집에 맥주 전용 냉장고를 2개나 갖춰놓았을 정도로 하이엔드급 취미 생활이 되어 있더라”며 “2014년 관련 법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직장을 관두고 양조장을 시작하게 됐고, 크래프트맥주 펍이 모여있는 광안리에 탭룸까지 오픈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부산의 홈브루어들은 갈매기, 고릴라 등 외국인이 세운 브루어리들의 초기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홈브루워 출신인 와일드웨이브의 푸브루 대표는 “처음 갈매기펍이 만들어질 무렵부터 (부산 홈브루워들이) 이들을 도와주는 등 부산 크래프트맥주의 시작을 함께 해 왔다.”며 “한국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이 아주 열악했을때부터 꾸준히 맥주를 만들어 온 홈브루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광안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그는 “한국의 홈브루워들 중 실력이 가장 출중한 사람들이 부산에서 오랜기간 맥주 만들기를 연구했고, 서울 지역의 홈브루어 출신 브루어들에게도 영향을 줬다”고도 합니다. 푸브루 대표는 여전히 홈브루잉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고 있는데요. 부산의 홈브루잉 동호회 ‘부산 유니온 브루워스’와 대구의 홈브루잉 동호회 ‘대구 유니온 브루워스’ 간의 정기적인 미팅을 기획해 부산·경북 지역의 홈브루잉 저변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부산 유니온 브루워스의 회원 중 한명인 앤디는 지난 1월 광안리에 첫 선을 보인 브루펍 ‘고릴라브루잉’의 창업 멤버이기도 하지요. 부산,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중심이 되다 광안리 맥주의 특징은 ‘다양성’입니다. 그리고 이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국 크래프트맥주계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기자는 지난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광안리 맥주여행’을 다녀왔는데,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7시간 동안 부지런히 펍 크롤을 했는데도 마셔보고 싶은 맥주를 다 소화하지 못한 채 서울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우선 ‘갈매기펍’은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를 주로 만듭니다. 매니저 박민혁 팀장은 “강렬한 홉향과 쌉쌀한 뒷맛이 일품인 미국식 인디안페일에일(IPA)이 갈매기 맥주 중 가장 인기가 많다”며 “스티븐(미국) 대표가 커피에도 조예가 깊어 질 좋은 커피가 들어간 스타우트도 맛있다”고 조언합니다. 와일드웨이브는 한국 최초로 사워맥주를 만든 곳으로 유명한데요. 대표적인 사워맥주인 ‘설레임’은 젖산균이 들어가 시큼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데, 중독성이 강해 한번 빠지게 되면 계속 찾게되는 마력이 있어 국내 크래프트맥주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아키투브루잉은 다양한 맥주를 양조하면서도 가장 ‘한국스러운’ 크래프트맥주를 만들어내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는 브루어리입니다. 최근에는 메주에 있는 토종 미생물을 넣어 만든 ‘도깨비 맥주’가 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홈브루잉 시절부터 한국적인 맥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 도깨비 맥주는 버번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에 6개월간 숙성시켜 나오는 ‘도깨비 버번배럴’ 버전도 있습니다.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브루어리죠. 가장 최근에 생긴 고릴라펍은 영국식 맥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영국의 맥주는 홉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는 미국식 크래프트맥주보다 홉과 몰트의 발란스가 좋은 편인데, 이 고릴라 맥주들이 그렇습니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크래프트브루어리인 크레이트(Crate)가 투자에 참여해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맥주를 넘어 문화로 현재 부산에서 자체 레시피의 맥주를 판매하거나 브루어리까지 겸한 크래프트 맥주 펍은 10여 곳이고, 전국으로 확대하면 60곳 쯤 됩니다. 한국 크래프트맥주 시장은 양조장만 4000개가 넘는 미국에 비해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부산에서 “크래프트맥주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대를 뛰어 넘는 문화 컨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금요일 저녁, 광안리의 한 펍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절반이 50~60대 중년층이었는데 맥주 한잔씩 앞에 두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꼭 영국의 동네 펍을 연상케 하더군요. 일각에서는 1~2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크래프트맥주에 거품이 있다고도 하지만 적어도 부산같은 역동적인 ‘크래프트맥주 도시’가 있는 한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해봅니다. 글·사진 부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생명의 窓] 카잔차키스를 찾아서/정찬주 소설가

    [생명의 窓] 카잔차키스를 찾아서/정찬주 소설가

    며칠 전에 그리스를 다녀왔다. 제자 세 명이 희수를 맞이한 고우(古雨) 선생님을 모시고 떠난 여정이었다. 과장을 좀 하자면 은사와 함께한 10박 11일의 시간은 광속처럼 빠르게 흘렀고 그 순간순간은 광휘처럼 눈부셨던 것 같다. 그리스 여행에 임하는 일행의 생각은 모두 차이가 났다. 평론가이신 은사께서는 문학청년 때 공부했던 헬레니즘 유적 답사에 관심을 두었고, 기자 출신인 후배는 크레타섬의 크노소스 궁터를 유독 가 보기를 원했으며, 광고 카피라이터인 후배는 신산한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즐기는 듯했다. 나는 일행이 바라는 곳을 따라가면서도 내심 크레타섬에 있는 문호 카잔차키스의 묘를 보고자 갈망했다. 소설을 습작하던 대학 시절 카잔차키스는 내게 영감을 준 작가 중 한 명이었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희랍인 조르바’는 나를 단박에 사로잡아 버렸다. 머리로 만들어지는 이념은 물론 신마저 비웃으며 야성의 날것 그대로 살아가는 소설 속의 조르바는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의 전 존재를 다 던져 버리는 인물이었는데, 열정과 흥이 끓어 넘치는 한국인의 성정과 흡사했던 것이다. 조르바의 행동은 ‘높게 오르려면 산꼭대기까지 오르고, 낮게 내려가려면 바다 밑까지 가라’는 불가(佛家)의 금언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만약 내가 원효를 집필한다면 조르바와 비슷한 캐릭터로 쓰겠다고 구상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광수의 ‘원효대사’ 이후 이미 두 작가가 원효를 주인공 삼아 써 버렸기 때문에 자못 맥이 빠진 상태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유적지를 들른 뒤였다. 플라카 시장 노상 카페에서 CNN 뉴스로 나오는 광화문 촛불집회 장면을 접했다. 광화문 거리가 아크로폴리스의 아고라 광장과 오버랩돼 가슴이 먹먹했다. 처음에는 우리의 치부를 외국에서까지 보는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 100만명 이상이나 촛불을 들고 모였는데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뉴스에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촛불집회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촛불혁명으로 진화한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불안한 우리의 수도 서울처럼 민주주의 발상지라는 아테네 역시 빛과 그림자가 혼재해 있었다. 나는 아테네에서 카잔차키스의 고향인 크레타섬에 도착한 뒤부터 다시 조르바를 생각했다. 카니아 포구에서 내린 나는 문득 깨달음을 이룬 뒤 거추장스러운 승복을 벗고 삼수갑산으로 숨어 들어가 보통 사람으로 생을 마친 경허도 떠올렸다. 원효나 경허는 절집 울타리 안에 갇히는 것을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서 자유를 누리며 살고자 했던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카잔차키스 묘가 있는 이라클리온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였다. 문학사상 창간에 간여했던 은사께서도 카잔차키스를 높게 평가하시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학사상에 연재된 ‘희랍인 조르바’를 읽었는데 오래전의 일이라 소설의 내용은 가물가물하다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반가웠다. 마침내 택시 기사의 안내로 이라클리온 언덕의 카잔차키스 묘에 오른 일행은 깊은 감회에 젖었다. 나는 그리스어로 쓰인 묘비명을 보는 순간 전율했다. ‘나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인간 생명의 존중 선언 같은 묘비명은 카잔차키스 유언대로 부처가 남긴 말씀이었다. 헬레니즘과 동양 문명이 만났던 크레타섬이 키운 대작가의 묘비는 소박했다. 그러나 그의 작은 묘비는 내게 거대한 파르테논 신전, 그 이상의 무엇으로 다가왔다.
  • “러시아 또 도핑 파문… 1000여명 소변 바꿔치기” 맥라렌 2차 보고서

    러시아가 소변 샘플 바꿔치기로 국제대회 도핑 테스트를 무력화했고 연루된 선수만 30여개 종목에서 1000여명이 넘는다는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를 이끄는 캐나다 법학교수 리처드 맥라렌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맥라렌 교수는 러시아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체육부, 반도핑기구, 연방안보국(FSB)이 연루돼 1000여명의 선수가 소변 바꿔치기 등으로 도핑 테스트를 피했다며 관련자 이메일과 서류, 전문가 분석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제출된 자료는 1166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 교수는 “이런 부정행위가 언제부터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며 “수년간 국제 스포츠 대회는 이런 흑막을 모른 채 러시아 선수들에게 장악됐고 다른 코치와 선수들은 불공정한 시합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츠팬들과 관중들은 그동안 계속 속아왔다”며 “이젠 이런 행위를 중단시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맥라렌 교수는 DNA 검사를 포함한 디지털 증거 분석 기법으로 소변 샘플이 바뀌거나 중간에 개봉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15명의 러시아 메달리스트가 소변 샘플을 조작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명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금메달 4관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 교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러시아의 전례 없는 도핑 샘플 조작이 있었으며 그 규모를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맥라렌은 당시 러시아 체육부가 도핑 검사를 피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칵테일을 선수들에게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맥라렌 교수는 리우 올림픽을 앞둔 올해 7월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하는 1차 보고서를 냈고, 이때문에 상당수의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2차 보고서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참가 여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IOC는 2차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오늘의 눈] “낮은 연체율은 의미 없다” 당국자 ‘가계빚 폭탄’ 고백/이유미 금융부 기자

    [오늘의 눈] “낮은 연체율은 의미 없다” 당국자 ‘가계빚 폭탄’ 고백/이유미 금융부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올 9월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295조 8000억원이다. 10월에는 이미 1300조원을 훌쩍 넘었을 것이란 추정이다. 그런데 한은 발표 하루 뒤(25일)에 나온 금융감독원의 10월 말 가계대출(원화) 연체율은 0.31%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데 연체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역설’이 생긴 셈이다. 물론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의 양은 늘고 있지만 질(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 확대)은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를 반복한다. 실제 그럴까. 금융 당국의 한 고위 임원은 “가계대출 연체율은 더이상 참고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모수(분모)인 가계대출 총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으니 연체율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부실은 통상 대출이 실행되고 난 2년 뒤부터 나타난다. 2014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총량 증가로 이어졌으니 진짜 ‘폭탄’은 내년 이후부터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로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 가계부채 부실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정부가 줄줄이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실기’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분양권 전매 제한과 LTV·DTI 강화가 빠진 ‘8·25 대책’은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시장은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역주행했다. 분양시장 투기 세력을 정조준한 ‘11·3대책’은 타이밍이 늦었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 사태를 맞아 경제 컨트롤타워도 부재 상태다. 이미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아무런 기약 없이 어정쩡하게 동거 중이다. 경제 관료들은 당장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급류에 휩쓸려 가지 말자’며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1300조원과 8·25 대책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경제계 원로들의 ‘조언’도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에 떠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러는 사이 가계부채 1300조원 시한폭탄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는지 모른다. yium@seoul.co.kr
  • [In&Out] ‘일관성’을 국가 정책 기조로 삼아야 할 때다/구천서 한중경제협회 회장

    [In&Out] ‘일관성’을 국가 정책 기조로 삼아야 할 때다/구천서 한중경제협회 회장

    5일은 무역의 균형 발전과 무역입국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무역의 날’이다. 우리 정부는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1964년 이래 본격적인 산업화를 통해 경제 발전과 무역 활성화를 추진했고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의 최대 무역국이자 돈독한 경제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어떠한가. 한때 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죽(竹)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미지의 국가였다.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던 중국은 1971년 4월 10일 미국 탁구선수단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역사적인 ‘핑퐁 외교’의 전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죽의 장막은 점차 걷혔고 덩샤오핑이 주장한 ‘흑묘백묘론’을 통해 개혁·개방이 점진적으로 추진됐고 가파른 경제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주요 2개국’(G2)이란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우뚝 서 있다. 지금 중국은 ‘중국이 힘을 기를 때는 향후 50년간 미국과 싸우지 말라’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대신 장쩌민의 ‘화평굴기’, 후진타오의 ‘대국굴기’, 시진핑의 ‘주동작위’를 국가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아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만큼 앞으로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TPP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중국이 세계경제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상당 부분을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24.9%로 1위였다. 수입 부문에서도 21.5%로 1위를 기록해 상호 의존도를 여실히 보여 줬다. 상호 의존과 교역 규모는 지난해 12월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더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한·중 경제 관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등장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결정이다. 북한은 올해에만 두 번의 핵실험을 감행했고, 무수단 미사일 등 추가 위협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드는 우리 입장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안보 선택지임이 자명해 보인다. 수습되는 듯했던 사태는 다시 불거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인해 국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여론을 동원한 여행·관광·문화 분야 타격, 비관세장벽, 투자·서비스 등 FTA 추가 협상에서 비우호적 입장 견지와 같은 암묵적인 사드 제재가 계속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양국 간 경제·문화·인적 교류의 상호 의존도와 끊임없이 진행되는 교류를 고려할 때 이 갈등은 표면적인 데 그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가정책 시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이 있다 해도 그 정책이 효과를 내기 전에 방향을 바꾼다면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대중국 기조도 이런 관점에서 견지돼야 한다. 정권에 따라 대중·대외 정책이 변화되는 것이 아닌 100년을 내다본 중장기적인 정책이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하는 것이다. 전술과 전략은 정권이나 단기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고려돼야 한다.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인 사드 보복, 경제 보복과 같은 마찰적 외교는 대승적 차원에서 지양하고 동북아 평화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 역내 동반자로서 한국을 변함없이 대우해야 한다. 경제·문화·인적 교류의 맥이 흔들림 없이 이어져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돈독히 해 나가야만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수십억 인구의 공통된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김상균 ‘다층유희:불편한 스텍터클’(작품) 대중문화의 영상이미지를 취해 작업한 유화연작을 선보이는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눈을 현혹하는 숭고함과 아름다움이 결국은 허상이 아닐까 자문하는 한편 다양한 층위의 대중문화 기호들이 적어도 캔버스 안에서만큼은 실재하는 유희의 대상임을 나타낸다. 8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수문화. www. sansumunhwa.com. ●‘예술가의 눈’전 소울아트스페이스가 개관 11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획전. 김경민, 김정수, 안성하, 한성필, 황선태 작가가 참여해 작가들만의 특별한 눈과 감각으로 빚은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작품을 보여준다. 내년 2월 27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소울아트스페이스. (051)731-5878. [대중음악] ●강허달림 ‘바다 영혼’ 발매 기념 공연 한영애, 정경화의 맥을 잇는 한국 여성 블루스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강허달림이 4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을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콘서트. 세월호 참사를 한 아이의 엄마로서 바라보고 느꼈던 감정들을 담아 낸 타이틀 ‘바다 영혼’ 등 3곡을 담았다. 스페셜게스트로 현진영이 함께한다. 8, 9일 오후 8시·1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촌공간 서로. 5만원. (02)730-2502. ●김윤아 정규 4집 앨범 발매 기념콘서트 록밴드 자우림 간판과는 별개의 개인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김윤아가 2010년 이후 6년 만에 솔로 4집 앨범을 내놓고 여는 콘서트다. 지난 4월부터 100일 간격으로 새 앨범에 담길 ‘키리에’, ‘안녕’, ‘유리’를 연이어 발표하며 팬들의 귀를 예열시켰다. 9일 오후 8시·10일 오후 7시·11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 9만 9000원. 1544-1555. [연극·뮤지컬] ●연극 ‘우리의 여자들’ 극과 극 개성을 지닌 35년지기 죽마고우 폴, 시몽, 막스에게 벌어진 하룻밤 소동을 그린 코미디.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몰리에르상 작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에릭 아수의 작품으로 남자들이 말하는 여자 이야기를 통해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속사정을 파헤친다. 안내상, 서현철, 우현, 이원종, 정석용 등 출연.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전석 5만원. (02)766-6506. ●뮤지컬 ‘구텐버그’ 신인 뮤지컬 작곡가와 작가의 브로드웨이 진출을 향한 이야기를 그린 독특한 구조의 2인극. 단 두 명의 배우가 등장인물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쓰며 20여명이 넘는 인물로 시시각각 변신한다. 이들은 한 대의 피아노와 함께 최소화된 세트, 소품으로 2시간여 동안 극을 이끌어간다. 내년 1월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전석 6만원. (02)3485-8700. [클래식·무용] ●오페라 ‘베르테르’ 독일 대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를 쥘 마스네가 오페라로 옮긴 명작 오페라 ‘베르테르’를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우리말로 공연한다. 중년들에게는 젊은 날의 추억을, 청년들에게는 청춘의 고귀함을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다. 9일 오후 7시 30분· 10일 오후 4시, 서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3만~5만원. (02)2029-1723. ●서울시무용단 ‘더토핑’ 한국무용에 다양한 장르를 얹어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 보는 서울시무용단의 더토핑이 올해도 신선한 결합을 시도한다. 영화배우 한예리가 한 여자의 일생을 보여주는 ‘지나가는 여인에게’,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올드보이’, 염색과의 결합을 창작춤으로 이끌어낸 ‘비욘드 레테’가 무대에 오른다. 8~9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2만원. (02)399-1000.
  • [주말 영화]

    ■미지와의 조우(EBS1 토요일 밤 10시 45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품기 쉽다. 수많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외계인이 적 또는 침입자로 다뤄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사회 내부적인 두려움과 공포가 외계인이라는 존재로 에둘러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외계 생명체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우호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또 미지의 존재를 거울삼아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는 것이다. ‘미지와의 조우’는 스필버그 스타일이 싹을 틔운 작품이다. 이후 ‘E.T’(1982)와 ‘A.I’(2001)가 맥을 잇는다. H G 웰스 소설 원작의 ‘우주전쟁’(2005)은 예외. 영화는 인류와 외계인과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과정을 그린다.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는 게 ‘음악’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존 윌리엄스가 빚어낸 음악이다. 프랑스의 시네아티스트 프랑수아 트뤼포가 특별출연한다. 1977년 작. ■특수경찰: 스페셜ID(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현재를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 액션 스타이자 무술감독인 전쯔단을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볼만한 작품이다. 전쯔단의 액션은 여전하지만 그의 2007년 작 ‘도화선’을 연상케 하는 줄거리에 허술한 이야기 전개, 현실감이 떨어지는 설정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전쯔단도 미국 할리우드 진출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말 개봉하는 ‘스타워즈: 로그원’과 내년 개봉 예정인 빈 디젤 주연의 액션물 ‘트리플엑스 리턴즈’를 통해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2013년 작.
  • 콧소리만으로 작곡하는 앱… 기술력에 감탄 “땀의 결실까지 평가절하 되나”… 시국에 한탄

    콧소리만으로 작곡하는 앱… 기술력에 감탄 “땀의 결실까지 평가절하 되나”… 시국에 한탄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2016 창조경제박람회’ 현장. 이 박람회는 자율주행차량과 가상·증강현실(VR·AR) 기기 등 지난 1년간의 창조경제 성과들을 보여 주는 자리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 1700여개의 벤처기업과 대기업, 관련기관 등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됐지만, 올해 분위기는 앞선 세 차례 행사 때와 사뭇 달랐다. 국정농단과 조기퇴진의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기조강연이나 기념사·축사 없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제막 퍼포먼스만 있었다. 이래저래 맥은 빠졌지만 행사에 참가한 기관이나 기업들은 정성 들여 준비한 다양한 신기술과 신개념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쏘울 EV자율주행차’ 홍보를 위해 첩보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준비했다. 3D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기계 장치에 앉아 고글(HMD)을 쓰면 총격전이 펼쳐지는 도로가 눈앞에 등장했다. 자율 발레파킹,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자율 주행모드, 차세대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등 시연이 이뤄졌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인 ‘파파고’를 선보였다. 외국에 나가서 간판이나 메뉴판 등에 새겨진 외국어를 번역할 때 쓰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로봇 ‘휴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가정한 실험에서 문 열기, 계단 오르내리기, 밸브 잠그기, 드릴로 벽 뚫기 등을 해냈다. 허정우 박사는 “휴보는 70%가량 AI로 행동이 가능한 상태이며 심지어 운전까지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삼성 사내 벤처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을 통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한 기업의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허밍(콧소리)만으로 쉽게 작곡하는 앱인 ‘험온’의 기술에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허밍으로 음을 내자 스마트폰 화면의 오선지 위에 음표들이 생겨났다. 스타트업 기업인 스파코사의 김선웅 디자인팀 리더는 “스타트업들은 이런 자리를 통해 대기업에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다른 기업과 기술 교류도 할 수 있다”며 “국정농단 세력 때문에 우리가 여러 해 동안 피땀 흘려 만들어낸 결실이 평가절하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는 시국과 관계가 없다”면서 “젊은이들이 세계로 진출하려는 열망과 그들의 열정이 시국 때문에 꺾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맥도널드 햄버거 ‘빅맥’의 아버지 98세로 별세

    맥도널드 햄버거 ‘빅맥’의 아버지 98세로 별세

    미국을 대표하는 햄버거 프렌차이즈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인 ‘빅맥’(Big Mac)을 개발한 마이클 제임스 짐 델리개티가 28일(현지시간) 98세로 숨졌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햄버거의 아이콘이 된 빅맥의 탄생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 유니언 타운에서 맥도날드 지점을 운영하던 델리개티는 손님들이 더 큰 햄버거를 원하는 것을 보고 1967년 빅맥을 개발했다. 맥도날드 본사는 당시 팔리던 것보다 더 큰 햄버거를 만들겠다던 델리개티의 제안을 반대했다고 한다. 햄버거, 치즈버거, 감자튀김, 셰이크 등 단순한 메뉴가 더 잘 팔린다는 이유에서다.  어렵사리 본사의 승낙을 얻은 델리개티는 참깨 빵에 두 장의 쇠고기 패티, 양상추, 치즈, 오이 피클, 양파와 특제소스를 올린 새로운 대형 햄버거를 고안해냈다.  빅맥은 출시되자마자 델리개티가 소유한 맥도날드 47개 매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맥도날드는 1968년 빅맥을 전 가맹점 공식 메뉴로 지정했다. 델리개티가 만든 조리법 그대로 빅맥은 세계 100개 나라 이상에서 팔리고 있다.  그의 아들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수십 년간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빅맥을 드셨다”고 했다.  하지만 델리개티는 빅맥 개발비 또는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전혀 받지 못했다. 그는 생전에 일간지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이들이 로열티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고 오로지 나를 기리는 명판만 받았다”고 했다.  빅맥의 성공으로 델리개티는 맥도날드 아침 메뉴 개발에서도 중추적인 노릇을 했다. 야간 근무를 마친 철강 노동자를 위한 핫케이크와 소시지 메뉴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델리개티는 장기 입원 환아와 가족들의 쉼터인 ‘로날드 맥도날스 하우스’를 피츠버그에 공동 설립하는 등 자선 사업에도 앞장섰다.  그는 맥도날드 본사의 도움으로 2007년 펜실베이니아주 노스헌팅턴에 ‘빅맥 박물관 레스토랑’을 개업했다. 관광객들은 높이 4.26m의 세계 최대 빅맥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출시 당시 45센트이던 빅맥의 가격은 49년이 지난 현재 3.99달러로 8.8배 올랐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맥도날드가 빅맥 출시 40주년 당시 발표한 기록을 보면, 빅맥은 연평균 5억 5000만 개가 팔린다. 초당 17개가 팔린 꼴이다.  이밖에 보편적인 빅맥의 가격을 바탕으로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물가 등을 보여주는 ‘빅맥지수’(The Big Mac Index)도 나왔다.  스위스에서는 빅맥 1개가 6.59달러에 팔려 올해 빅맥 지수 1위에 올랐다. 빅맥 가격 3.86달러인 우리나라는 전체 56개 나라 중 23위이자 아시아에서 싱가포르(4.01달러) 다음인 2위를 차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AR게임 지원-국제대회 유치” 추진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AR게임 지원-국제대회 유치” 추진

    성장잠재력이 높은 가상・증강 현실산업 지원에 대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활동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은 30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AR 선도도시 서울을 위한 AR게임 산업의 현재와 미래전망’이란 주제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증강현실(AR) 게임이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물체를 겹쳐보이게 하는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의미한다. 사용자들을 단순히 가상공간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어 현실 속에서 게임을 펼치게 하는 것으로,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지역과 도시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되고, 도시들에게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의회 차원의 비중있는 활동은 흔치않은 사례에 해당되는데 정책토론회를 주관한 강감창 의원은 “미래의 먹거리로 기대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산업이 디지털콘텐츠 분야 창업을 활발하게 견인하고 있어 스타터기업들과 대기업들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보다 큰 생태계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획경제위원회 조상호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밝고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메시지가 찾아보기 어려운 최근의 현실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슈들이 서울의 미래들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 의원으로서, 또한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강감창의원이 좌장을 맡아서 진행 하였고 5섹션에 대한 주제발표와 3명의 지정토론으로 이어졌다. 지정발표는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허동균이 ‘AR, VR 산업의 이해’, LuDuS501 정석희 대표가 ‘VR&AR Business’, 인그레스 레지스탕스 진영 김지윤 전 PoC가 ‘AR게임의 흐름과 개발 전략’, 롯데월드 VR연구실 이승연 수석연구위원이 ‘AR/VR 산업에 대한 롯데월드의 방향’, 취업포탈 커리어 경력개발연구소 김진영 팀장이 ‘AR게임 산업의 부가가치’의 주제를 발표했고, 서울시 문화융합경제과 장영민 과장, 나이앤틱 동해랑 아시아태평양 커뮤니티 매니저, 주식회사 셀빅 이상로 대표이사의 지정토론으로 이어졌다. 강감창 의원은 “우리곁에 다가온 게임영역은 이미 AR과 VR의 경계를 넘어 게임과 생활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게임을 하면서 생활하고 생활 속에서 게임은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원은 향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AR게임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지원을 펼쳐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가상・증강현실산업 진흥을 위한 연구용역 예산확보, 서울시 차원의 증강현실 국제대회 유치노력, AR게임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해송문학상에 김아영 작가

    마해송문학상에 김아영 작가

    제13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아영(41) 작가의 장편 동화 ‘난생 처음 히치하이킹’이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문학과지성사가 30일 밝혔다. 작품은 “서사의 큰 맥을 무리 없이 끌고 나가는 힘, 아이들의 고만고만한 일상에서 확장된 작가의 시선, 모험의 여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집필 의도가 믿음직하다”는 평을 받았다. 마해송문학상은 한국 창작 동화의 길을 연 마해송(1905∼1966)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아동문학 발전을 돕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과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참관 기회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내년 5월에 열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연에서 주연이 된 악기

    조연에서 주연이 된 악기

    조연으로 익숙하던 악기들이 무대 중심에 나서는 공연이 잇따라 눈길을 끈다.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위)이 오는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정신적 스승이었던 투츠 틸레망을 기리는 공연 ‘바이, 투츠’을 연다. 재즈 하모니카의 거목이었던 틸레망은 지난 8월 94세로 세상을 떴다. 전제덕은 2004년 데뷔한 뒤 국내 음악계에서는 소품으로 취급받던 하모니카의 위상을 솔로 악기로 끌어올렸다. 최근 하모니카의 고향인 독일의 최고 브랜드 호너의 공식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물놀이패에서 활동하던 그를 하모니카의 세계로 이끈 게 바로 틸레망이다. 라디오방송에서 우연히 접한 틸레망의 연주에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재즈 하모니카를 독학한 것. 시각장애인이라 오로지 귀에만 의지해야 했던 전제덕에게 틸레망의 음반은 교과서였다. 1000번 이상씩 들어 CD가 고장날 정도였다고. 이번 공연에서는 틸레망의 대표곡 ‘블루젯’과 그가 즐기던 ‘이프 유 고 어웨이’, ‘더 데이스 오브 와인 앤드 로지스’ 등을 비롯해 자신의 오리지널 곡과 재즈 스탠더드, 팝 넘버 등을 함께 들려준다. 이보다 앞서 오카리스트 양강석은 4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무대에 오른다.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는 목가적인 음색을 들려주는 이탈리아 태생 악기다. 작곡가 출신으로 국내 오카리나 1세대인 양강석은 2001년부터 꾸준히 음반과 교본을 발표하는 등 오카리나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 서왔다.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쿨렐레와 팬플루트, 카혼 등 여러 월드뮤직 악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우쿨렐레 연주자 데이비드 첸 등과 협연한다. 레인보우 레이디 오카리나 앙상블도 무대에 올라 오케스트라 식으로 편성된 오카리나 7중주를 선사한다. 양강석의 오리지널 곡과 유명 팝송, 재즈, 영화음악 등을 연주한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아래)는 내년 1월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로 ‘출격’한다. 독일이 고향인 반도네온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을 대표하는 악기다. 반도네온에 빠져 카이스트를 중퇴하고 일본과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음악을 공부한 고상지는 정재형, 김동률, 윤상, 이적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함께하며 존재를 알렸고,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도 단골 초대 손님으로 나와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2014년 첫 정규 앨범 ‘마이크그네 1.0’과 올해 2집 ‘아타케 델 탱고’를 내놓으며 호평을 받았다. ‘에반게리온’의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를 동경한다는 고상지는 음악인의 꿈을 키워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OST를 새롭게 편곡해 들려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수행하듯 옻칠로 시간을 입히다

    수행하듯 옻칠로 시간을 입히다

     그의 그림은 마크로스코의 평면회화, 혹은 단색조 회화를 떠올리지만 실은 보기에만 그럴 뿐 내용은 많이 다르다. 옻이 물감 대신 칠해졌고, 캔버스가 아니라 자체 제작한 금속 화판을 사용했다. 회화,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허명욱(50)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12월 4일까지 열린다.  전시명 ‘칠漆 하다’는 면이 있는 사물에 물감 따위를 바르거나 도포하는 사전적 의미에서 더 나아가 작가가 무수히 반복하는 시간의 중첩을 통한 칠을 의미한다. 전통 한국 공예에서 마감 도료에 머물렀던 옻칠은 작가의 평면 회화 화면에서 묵직하고도 엄격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금속 화판 위에 오랜 시간을 두고 각각의 다양한 색들을 서로 중첩시키는 행위를 반복한 결과다. 그 중첩된 흔적들은 오롯이 시간의 무게로 다가온다.  옻칠의 특성상 작가는 30도 이상의 온도와 70% 습도를 유지한 고온다습한 여름과 같은 실내환경에서 생칠에서부터 수십번의 흑칠을 하며 꼬박 서너달을 흘려보낸다. 흑칠 이후 금속 화판에 처음 입힌 삼베를 자르고 그 면에 마감칠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수도자의 수행의 방불케 한다는 점에서 단색화 작가들의 작업과 맥이 닿아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화면이 둘로 나뉘어 있다. 한쪽은 거칠고 다른 한쪽은 반질반질하다. 전시 작품 중 ‘무제’시리즈 3점에서는 순도 99.9%의 금박을 사용하기도 했다. 시간의 제약 앞에서 변치 않는 것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상징하는 금은 옻의 특성 때문에 채도가 높아지고 명 색이 명료해 지는 간색들과 대조를 이룬다. 작가는 “마무리 작업으로 작품의 한쪽에서는 시간이 정지하지만 다른 면에서의 자연적 시간은 계속 소멸을 향해 진행 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양화의 일반 페인팅 도료가 아닌 한국 옻칠을 택하게 된 200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작가는 인간이 설정한 인위적인 시간성과 작품 제작 단계에서 개입하는 시간성, 이들이 함께하는 총체적인 시간성을 작업의 주제로 삼아왔다. “마음의 근원을 찾아 수행하듯 수십개의 다른 색을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켜켜이 채워나가며 내면의 정화를 시도한다”는 작가의 사유의 끝은 어디일까. 가장 공들인 작품 ‘무제’를 보면 그가 얻은 답은 ‘공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장에는 평면 회화 뿐 아니라 폭 30㎝ 가량되는 옻칠 용기 수백여개를 쌓은 설치작품도 있다. 제각기 다른 성별, 직업, 연령을 가진 180명에 의해 닳고 때가 묻어 돌아 온 옻칠 용기와 자연에 의해 변화된 옻칠 용기를 함께 놓은 것으로 ‘자연에 조응한 조형성’ 혹은 ‘시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들여다 보게 해 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따뜻한 예술인의 낭만… 뜨거운 지식인의 고뇌… 은은한 근현대 문·예향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따뜻한 예술인의 낭만… 뜨거운 지식인의 고뇌… 은은한 근현대 문·예향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다음달 3일 20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전상봉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마포대로 일대를 살펴본다. 이 지역은 활인서터, 경성감옥터, 3·1만세 시위터, 별영청터, 읍청루터 등 유적지와 최대포집, 역전회관 등 서울미래유산 노포식당이 즐비하다. 관심 있는 시민은 오전 10시까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면 인증서와 함께 소유주가 원할 경우 건물 외벽에 현판을 부착한다. 상징 도안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록됐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 인장 형식으로 디자인됐다. 인장색은 서울 대표색 중 ‘단청빨간색’을 사용했다. 서울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 중에서 선정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372개의 미래유산을 지정했고 앞으로 10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은 생전에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고 했다. 김수근은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기사에 여러 번 등장한다. 자유센터, 경동교회, 불광동 성당, 잠실 종합운동장, 정부서울청사, 워커힐 호텔 힐탑바(현 피자힐) 등 도심 곳곳에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17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출발지였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그의 건축물이 유독 많은 곳이다. 샘터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 옛 한국국제협력단 건물 등 그가 말한 ‘벽돌이 짓는 시’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벽돌 건물이 사방에 들어서 있다. 그가 건축재료로 벽돌을 좋아했던 이유는 ‘실용과 예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급해도 벽돌은 한꺼번에 쌓지 못한다. 때문에 한 장 한 장 단정히 쌓지 않으면 무너지거나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벽돌이 지닌 조소성은 무한히 인간화되는 과정을 상징한다”고 했던 벽돌예찬론자였다. 샘터사옥,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은 모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김수근作 샘터사옥·아르코예술극장한 장 한 장 쌓아올린 벽돌과 빛으로 지은 건물 샘터사옥은 1979년 지어져 연극인·화가 등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공간이다. 대학로 랜드마크 중 한 곳이다. 1980년 제2회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건축미를 인정받았다. 이날 해설을 맡은 한선영 서울미래유산해설사는 “샘터 사옥은 종로구 미관 건물로 지정돼 있어서 건물 외관을 건드리지 않고 유지, 보수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학로를 상징하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서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건립 당시 모습이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인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해설했다. 아르코예술극장은 ‘공연예술 진흥과 공연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전문공간 확보, 재정난을 겪는 예술단체들을 위한 발표공간 마련·조성’이라는 취지로 1981년 문을 열었다. 아르코예술극장 개관은 명동·광화문 등 시내에 있던 공연장들을 동숭동으로 이동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 현재 동숭동 일대는 97개 극장이 들어서 있고 명실상부한 연극과 문예의 중심지다. 아르코미술관은 옛 서울대 본관 자리에 들어선 전시 전문 공간이다. 미술관이라는 기능 때문에 창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 건물들이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은 과거 서울대 본부가 있던 곳이다. 1975년 3월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택지로 개발하려 했지만 여론에 따라 공원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서울대학교유지기념비를 통해 과거 상아탑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조선 중기 문신인 해남 윤선도의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조선 후기 화가인 표암 강세황도 동승아트센터 근처에서 자랐다. 소설가 김훈도 마로니에 공원 뒤쪽 낙산을 올라가는 이화동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소설가 한무숙도 혜화동에서 태어났다. 마로니에 공원으로 대변되는 대학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향과 예향’이 넘쳤던 곳이었다. 미래유산 보고 서울대병원·학림다방근대 의학의 산실…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된 곳 공원 건너편에는 서울미래유산이자 근대 의학의 산실인 서울대병원이 있다. 병원 내 시계탑 건물은 1907년 고종 황제 칙령으로 설립한 대한 의원 건물로 사적 248호로 지정돼 있다. 지금은 의학박물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1885년 제중원, 1899년 의학교, 1899년 광제원, 1902년 의학교부속병원, 1905년 대한국적십자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07년 대한의원으로 개원했다. 대한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의 맥을 이으며 서울대병원의 전신이 된다. 대학로에서 서울대병원을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서울대 의과대학 정문 옆에는 서울미래유산 학림다방이 있다. 학림다방은 1956년 문을 열었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된 학림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소설가 이청준·김승옥, 시인 김지하·황지우 등 문학인들이 단골로 다녔던 곳이다. 다방 이름은 서울대 문리대가 마로니에 공원에 있던 시절의 축제인 ‘학림제’에서 따왔다. 신반포에 사는 김혜정(45)씨는 “학창 시절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극 보고 나와서 커피를 마시던 추억이 떠오른다”며 “그동안 서울의 많은 것을 못 보고 살았는데 앞으로 부지런히 찾아다니겠다”고 말했다. 시비·기념비·흉상 가득한 대학로안창호 비석·타고르 시비 등 곳곳에 새긴 역사 대학로 주변에는 유난히 돌에 새긴 시비와 기념비, 흉상들이 많다. 흥사단 건물 앞에는 도산 안창호(1878~1938)의 흉상과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란 말씀 비석이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시인 김광균(1914∼1993)의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설야’(雪夜) 시비와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나라를 알렸던 인도 시인 타고르의 흉상 시비도 나란히 서 있다. 혜화동 로터리 우리은행 혜화동 지점 앞에는 한국기독교문인협회장을 지낸 김영진 시인의 ‘혜화동 로터리’라는 시비도 서 있다. 혜화동 로터리에는 4·19혁명 때 서울대와 함께 큰 몫을 한 동성고등학교가 있다. 학교 담벼락 앞에는 ‘4·19 횃불 바로 여기에서’라는 표석이 그날의 역사를 품고 섰다. 동성고 옆으로는 등록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된 혜화동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혜화동 로터리 북쪽에는 1953년 문을 연 동양서림이란 책방이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역사학자 이병도(1896~1989)의 장녀인 이순경씨가 문을 연 이 서점은 점원으로 일하던 최주보씨가 인수해 딸에게 물려줬다. 답사에 참가한 이동고(51) 한·아세안센터 부장은 “늦잠 자던 토요일에 일찌감치 도심으로 나와 문화유산을 만나면서 걷다 보니 주말이 산뜻하다”며 “서울신문과 서울시의 답사 기획이 시민들의 인문지식 함양에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했다. 60년 문화 이용원·40년 연우소극장혜화로 골목마다 시대상 간직·공연 열기 이어가 혜화동 로터리부터 혜화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혜화로 골목 구석구석에는 동숭무대소극장, 선돌극장. 눈빛극장, 게릴라극장 등이 포진하면서 대학로의 공연예술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골목에는 1940년대 문을 연 문화 이용원이 중간에 몇 차례 주인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60여년 동안 운영된 이발소로, 혜화동 일대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장소로 서울미래유산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혜화 칼국수가 나오는데, 이곳은 1970년대부터 경상도식 사골국수를 전문으로 했다. 박정희 정권이 1969년 분식장려운동을 펼치면서 국숫집이 성업할 당시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한 해설사는 “고개 넘어 한성대 입구 성북동 ‘국시집’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역사가 더 오래된 혜화 칼국수는 미래유산으로 지정받지 못했다”며 “서울미래유산은 소유주의 자율적인 참여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이면 창단 40주년을 맞는 연우소극장 골목으로 접어들어 내리막을 걸으면 등록문화재 357호인 장면 가옥이 나온다. 장면(1899~1966)은 제1공화국 국무총리와 부총리, 내각제였던 제2공화국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정치 거목이다. 장면의 처남 김정희가 설계한 이 집은 한·일·양식이 혼합된 특징을 갖는다. 한옥으로 된 한명숙 문학관도 인접해 있다. 이 지역부터 시작된 명륜동 한옥밀집지역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이다. 과천 청계 초등학교 3학년 고승현(9)군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엄마와 같이 나왔다”며 “경기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공식 답사를 마치고 한 해설사는 희망자를 이끌고 이화동벽화마을(서울미래유산)과 이화장(사적 497호)을 보기 위해 길을 건넜다. 이날 대학로는 이미 제3차 민중총궐기 참가자들로 꽉 차 있었다. 이화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귀국 후 살았고, 3·15 부정선거 후폭풍으로 하야한 후에도 잠시 머물렀던 공간이다. 역시 박근혜 정부의 하야 여론이 무성한 시점, 미묘한 감정으로 열일곱 번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마무리됐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의료기관 해외진출 사업도 ‘최순실 불똥’

    의료기관 해외진출 사업도 ‘최순실 불똥’

    복지부 ‘종합계획 발표’ 맥빠져 경제장관회의 안 거쳐 협조 불투명 정부가 내년부터 해외로 진출하는 의료법인에 법인세 혜택을 주는 내용의 ‘제1차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 종합계획(2017~2021)’을 29일 내놨다. 의료 한류 인프라 강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시행할 정책 과제를 담았으나, 지금껏 해오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전 정책의 ‘복사판’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30일 경제장관회의 안건에서도 제외돼 전체적으로 맥빠진 종합계획이 됐다. 이는 최순실 사태 이후 위축된 관가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시행된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첫 종합계획을 만들고도 언론 브리핑을 열어 대대적으로 발표하기를 주저했다. 최순실씨 모녀가 다닌 ‘김영재 의원’의 해외 진출에 청와대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결국 브리핑을 열었지만, 해외의료사업지원관으로 정식 발령이 나지 않은 이민원 직무대리(부이사관)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 직무대리가 이 사업의 실질적 담당자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관심이 많은 종합계획은 장차관이나 실장급 적어도 국장급이 브리핑한 전례에 비춰볼 때 브리핑 규모가 축소된 셈이다. 애초 복지부는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종료 시점에 맞춰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안건에서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발표 시기를 앞당겼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장관이 참석하지 않으면 기강 확립 차원에서 해당 부처의 안건을 회의에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이 세워졌는데,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신 국회에서 열리는 최순실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에 출석한다.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치지 않아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 정책에 대한 각 부처 장관들의 의지를 확인하기도 어려워졌다. 종합계획에는 다른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려운 과제가 상당 부분 포함됐다. 종합계획에는 한국 의료 패키지 진출 확산, 의료·관광· 정보기술(IT) 융합을 통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지역 특화전략, 글로벌 역량강화, 한국 의료 브랜드 글로벌 위상제고 등 5대 중점전략이 담겼다. 내년에 411억원을 투입하는 등 5년간 2200억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해외진출 의료기관 수를 211개로 늘리고 외국인 환자 8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는 해외의료 진출 의료법인에 법인세 혜택뿐만 아니라 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NSC 부보좌관 ‘매파’ 맥팔랜드… ‘외교·안보라인 강경파로 기우나’ 우려

    트럼프, NSC 부보좌관 ‘매파’ 맥팔랜드… ‘외교·안보라인 강경파로 기우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캐슬린 T 맥팔랜드(왼쪽), 백악관 법률고문에 도널드 맥간(오른쪽)을 지명하는 백악관 인선을 단행했다고 A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팔랜드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과 대테러리즘 전략의 유약성을 비판해 온 ‘매파’ 인사다. 맥팔랜드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교가 서구 문명에 가하는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슬람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드러낸 바 있다. 맥팔랜드에 앞서 지명된 마이클 플린 NSC 보좌관 내정자 역시 북한과 이슬람 등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강경파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맥팔랜드는 앞서 닉슨과 포드, 레이건 행정부 등 역대 공화당 행정부에서 안보 관련 업무를 맡았다. 1970~1976년에는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보좌역을 역임했다. 현재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의 안보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당선 직후 “트럼프 혁명을 위해 보병 역할이라도 맡겠다”면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악관 법률고문에 지명된 맥간은 공화당전국의회위원회 법률고문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위원장을 지낸 선거자금 전문 변호사다. 맥간은 워싱턴DC에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며 상·하원 의원이나 선거 후보자의 법률 자문을 해 ‘워싱턴의 내부자’라고 불린다. 맥간은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변호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맥간은 트럼프의 이해 충돌 문제를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비즈니스와 관련한 트럼프 당선자 주식지분의 백지신탁을 설립하는 작업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④맥주가 음식을 만났을 때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물론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므로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을테지만, 10명 중 8명은 ‘치킨’이라고 답할 겁니다. ‘치맥(치킨+맥주)’은 한국인의 소울푸드(Soul food) 같은 것이니까요. 실제로 시원한 라거맥주는 청량감이 뛰어나고 깔끔해 후라이드 치킨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슷한 이치로 치즈를 듬뿍 얹은 피자와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도 라거맥주의 훌륭한 짝궁이죠. 그러나 단지 튀긴 음식이나 느끼한 요리만이 맥주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맥주가 ‘라거 맥주’는 아니니까요. 맥주도 음식처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향과 맛을 내뿜기 때문에 각각의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도 제각각입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 또한 기존의 ‘치맥’, ‘피맥(피자+맥주)’ 등을 벗어나 다양한 페어링(pairing)이 시도가 되고, 떠오르고 있는데요. 맥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의외의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순맥, 순대에 페일에일(Pale ale)맥주 대표적인 것이 ‘순대’입니다. 돼지 창자 속에 고기나 각종 채소, 당면 등을 넣어 삶아 만드는 순대는 묵직하고 영양가 높은 훌륭한 음식이지만 계속 먹다보면 고기 냄새와 기름진 맛에 질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대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맥주가 바로 미국식 페일 에일입니다. 페일 에일은 에일 맥주의 일반적인 스타일로, 볶거나 열을 가하지 않은 맥아를 에일 방식(높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효모를 넣어 만드는 방식)으로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그 중 미국식 페일 에일은 맥주의 쓴맛과 향에 관여하는 홉(hop)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홉의 쌉쌀함과 향미가 순대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렇다고 순대가 맥주 맛의 개성을 헤치는 것도 아니고요. 순대는 페일 에일보다 홉이 더 많이 들어간 인디안페일에일(IPA)과 먹어도 맛있습니다.  홍맥, 홍어와 사워에일(Sour ale)맥주 푹 삭힌 홍어와 사워에일 맥주는 예상치 못한 맛을 선사합니다. 홍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시큼하고 쿰쿰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죠. 그러나 홍어를 좋아한다면 ‘홍어+사워에일’ 조합을 강력추천합니다. 사워에일은 현재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인데 야생효모나 젖산을 넣고 맥주를 만든 뒤 일정 시간의 숙성 기간을 거치기때문에 시큼한 맛이 납니다. 사워에일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묵은지 김치 같은 것이죠. 신기한 건 시큼한 홍어와 시큼한 사워에일을 함께 먹으면 단 맛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맥주전문지 비어포스트의 장명재 에디터는 “홍어+사워에일 페어링의 매력은 각각의 음식에서는 날 수 없는 맛이 입 안에서 합쳐지면서 새로운 맛을 낸다는 점”이라며 “다만 사워에일 맥주와 홍어를 먹을 때는 홍어만 단독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사워가 강해서 삼합으로 먹으면 돼지고기 맛이 죽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맥주디저트, 브라우니+스타우트 맥주 순대와 홍어로 배부르게 식사하셨다고요? 디저트로 브라우니와 스타우트 맥주 어떠십니까. 볶아서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양조하는 스타우트 맥주는 주로 다크초콜릿과 커피 맛이 나는데요. 진한 초콜릿 맛이 일품인 브라우니와 함께 먹으면 초콜릿 맛이 증폭돼 궁극의 ‘카카오 세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게스트로 펍 ‘파이루스’의 이인호 대표는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는 초콜릿 과 맥주의 커피 뉘앙스, 쌉쌀함이 조화를 이뤄 디저트로 딱”이라며 “펍에서 가끔 페어링 행사를 하는데 스타우트와 브라우니를 디저트로 내면 반응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 그는 “스타우트는 브라우니 뿐만 아니라 떡갈비, 산적 등 한국의 간장양념 베이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 식사할 때 곁들여도 좋은 맥주”라고 조언합니다.  맥주가 음식을 만났을때 ‘치맥’만이 진리가 아니듯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일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페어링 원칙을 기억한다면 맥주 뿐만 아니라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첫번째, 서로의 맛을 잡아 줄 수 있는 조합입니다. 순대와 페일 에일 맥주, 치킨과 라거 맥주는 각각 느끼함과 쌉쌀함, 느끼함과 청량감으로 반대되는 특징을 지닙니다. 이런 페어링은 맥주와 음식이 물리지 않도록 도와주죠. 두번째, 서로의 맛을 증폭시킬 수 있는 조합입니다. 홍어 혹은 블루치즈와 사워맥주, 스타우트와 브라우니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요. 비슷한 맛이 입 안에서 합쳐져 해당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맥주와 어울리는 나만의 ‘소울푸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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