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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동족 아닌 교전국”… 김정은 ‘두 국가’ 선언

    “南, 동족 아닌 교전국”… 김정은 ‘두 국가’ 선언

    북한이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노선 전환을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론에서 “북남 관계는 더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7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관행적으로 쓰던 ‘남측’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지만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 대 국가’ 관계를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이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를 폐기한다는 걸 의미한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명분을 ‘대북 적대 정책’에서 찾았다. ‘괴뢰정권’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마당에 통일 논의는 의미가 없으니 미련을 깨끗이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는 대책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며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외세와 야합해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못박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핵무력 강화를 비롯한 군사력 강조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 것들이 만약 끝끝내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 든다면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주저 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국내 경제에서 거둔 성과를 강조하며 2020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달성할 것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 경제 전반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며 식량과 전력, 주택건설 등에서 이룩한 실적을 언급했다. 특히 식량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 “올해 경제 사업에서 달성한 가장 귀중하고 값비싼 성과”라고 밝혔다. 북한이 강경한 표현을 쏟아낸 것과 달리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주민들을 향한 결속 다지기 성격과 한미 확장억제에 대한 견제 차원 성격에 무게를 두는 해석을 내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론 북중러 협력을 외교관계의 기본축으로 삼고 국내적으로는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측 정부 전체보다는 윤석열 정부에 초점을 맞춰 ‘윤석열 정부에겐 기대할 게 없으며 절대 밀리지 않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 성과를 강조한다는 건 오히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면서 “김 위원장과 노동당이 경제 문제에 엄청나게 신경 쓴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숨은 맥락을 풀어 보면 ‘우리를 핵으로 공격하지 않으면 우리도 핵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발표할 때만 해도 핵은 물론이고 재래식전력의 공격만 임박해도 핵무기로 선제 공격한다고 했다”면서 “그 뒤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확장억제 강화 발표가 잇따르니까 한발 뒤로 물러난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을 향해서 ‘우리가 어려운 건 미국과 남조선 때문’이라고 강조하는 국내용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는 30일 5일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연말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다.
  • “미국·유럽, AI 규범 주도권 경쟁 중”… 한국은 어디쯤?

    “미국·유럽, AI 규범 주도권 경쟁 중”… 한국은 어디쯤?

    AI 시대, 글로벌 규범 논의 주도를 위한 간담회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비한 행정명령과 법안 도입이 잇따른 가운데 한국에서의 AI 관련 규범은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간담회가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박성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은 이날 열린 ‘AI 시대, 글로벌 규범 논의 주도를 위한 간담회’에서 미국의 AI 관련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AI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드러냈다”며 “사회 질서 유지는 당연하고, AI가 잠재력을 잘 발휘할 때는 사회적으로 큰 편익을 줄 수 있다라는 공공복리의 관점과 관련해 규제의 필요성이 아주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절실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7월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사용의 안전·보안·신뢰 원칙을 담은 자율서약을 발표했다. 10월에는 자율서약 취지를 구체화한 행정명령이 나왔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AI 안전·보안·신뢰 평가 표준 마련 ▲포괄적 프라이버시 보호법안 촉구 ▲일자리 전환 등 충격에서 근로자 보호 등 내용이 담겼다. 박 원장은 “이번 행정명령에는 AI에 대한 위해성을 15회, 위험성을 101회 언급했다. 이전과 달리 AI 규범에 대한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명령이 본격화할 경우 매우 엄격하고 광범위한 규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AI법을 소개한 강지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미국변호사는 “특정 분야의 인공지능 시스템 규율에 국한되지 않는 기본법적 성격의 포괄적 규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강 변호사는 “EU의 AI법안은 상당히 과도한 규제”라며 “현 시점에서 AI 산업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른데 내년, 내후년에 이 법안이 현실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우려들이 벌써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간담회를 시작하며 한 모두발언에서 “미국, 영국, EU 등 주요국은 AI 규범을 앞다퉈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AI 관련 법이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어서 아쉽다.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국제사회의 AI 규범 관련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우리의 산업 환경과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정책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하찮은 일상의 평범함을 일깨우다… 기억된 풍경, 기억될 풍경

    하찮은 일상의 평범함을 일깨우다… 기억된 풍경, 기억될 풍경

    지난 한달 가까이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 기획전시되고 있는 김산 개인전 ‘기억된 풍경, 기억될 풍경’은 제주의 풍경이 작가의 말 그대로 ‘사회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제주에 거주하며 자연과 공동체 사회를 기록하는 김 작가는 사회적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풍경 속의 사회적 흔적을 그려낸다. 작가의 사회적 풍경은 기억 속 미미한 일상이 풍경 속에 묻힌 채 일상의 평범함, 즉, 하찮은 것이 되어버리는 무관심을 일깨우고 있다. #제주의 속살, 제주의 설화, 제주의 아픔 고스란히 국립현대미술관 ‘2021 젊은모색’ 작가, 2023 제49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작가는 단색화의 스타일을 혼용하며 무채색으로 제주 자연과 그 속의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다. 색채를 최소화하면서 어두운 제주 자연과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의 내러티브로 작동시켜낸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주요 작품인 ‘본향(本鄕)’시리즈를 비롯해 곶, 궤, 자왈 등을 주제로 한 사회적 풍경 시리즈, 삶의 노래 시리즈, 서광, 풍천, 바람의 행로 등 25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치 제주의 속살, 그 풍경 속에 제주의 신화와 신비가 깃들어 있고, 제주의 아픔이 녹아 있다. 해녀의 모습에선 척박한 제주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특히 전시에는 2m 이상의 대형 작품이 여유로운 공간에서 다수 선보이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전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삶의 인연으로 그린 동자석에 대해 작가의 글이 가슴에 박힌다. 그는 “2019년 9월 어느날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에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죽을 뻔한 위기가 찾아왔었다”면서 “심장을 부여잡고 병원을 찾아가 겨우 고비를 넘겼다. 그림을 그리는게 좋다고 1년에 20개의 가까운 전시를 소화하느라 건강을 챙기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김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한국미술평론가협회 미술평론가)를 따라 다니며 제주 곳곳에 있는 산담에서 놀던 기억을 떠올렸고, 그 옆을 지키던 작은 동자석,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죽은 자를 위한 영혼의 동반자이자 수호신을 그리게 됐다고 전했다. #사회적 풍경 속에 경험적 풍경… 4·3, 본향당, 해녀, 백록, 청록… 작가의 ‘본향’시리즈는 제주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오래된 사상이면서 신앙인 자연과 교감하는 본향을 통해 사회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본향은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사실 본향은 본향당에 머무는 마을 수호신의 이름이다. 본향을 그대로 직역하면 단순히 고향이라는 출신의 개념을 넘어선다. 그래서 작가에게 본향은 한 개인에게 자신의 태생근원에 대해 물음을 던지며 삶의 본질을 아우르는 곳이자 마음의 심연이며 공동체의 역사적 시원과 생산의 문화를 조화롭게 보듬은 생생한 현실의 장소사랑이라는 토포필리아(topophilla)다. 작가의 ‘사회적 풍경’의 그림 안에는 ‘경험적 풍경’이 소중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사회적 풍경의 맥락이지만 직접적으로 스며든 경험과 가족들의 직·간접적인 삶까지 아우르는 부모세대들의 채취가 있다” 며 “ 4·3, 본향당, 좀녀(해녀) 등 다양한 제주의 원형질 생활사들로 표현해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품에 나오는 백록, 청록은 제주 설화에서 신선이 타고 다녔다는 영물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한라산 상징이다. 자연의 품 안에 보일 듯 말 듯 서있거나 앉아 있다. 자연을 지키는 평화로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하나된 풍경이기도 하다. 그 그림 속에서 누군가는 마음의 평온과 안식을 찾게 될 지 모른다. 전시는 저무는 한해처럼 아쉽게도 오는 30일까지다.
  • ‘중수청’ 겨냥한 한동훈 “비대위 비정치인 위주… 나이 중요치 않다”

    ‘중수청’ 겨냥한 한동훈 “비대위 비정치인 위주… 나이 중요치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라며 “우리 사회에서 돈 벌고, 가족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상징하는 분을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기득권과는 거리가 있는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겨냥한 비대위를 꾸리겠다는 의지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이어 친윤(친윤석열)·중진의 희생 요구, 특권 내려놓기로 국민 상식에 눈높이를 맞추고 ‘중수청’을 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있고 저도 100% 공감한다”며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란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바둑기사 이창호, 권투선수 조지 포먼,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을 예로 들며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건 누군가에게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세상엔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그가 언급한 ‘86운동권’(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에 대한 세대교체는 나이가 아닌 ‘실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새 비대위원을 세간의 예상대로 1970~1990년대생으로만 채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이에 여성, 청년을 공략할 수 있는 전문가 위주로 비대위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면 한 위원장은 ‘중수청’을 겨냥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전날 수락 연설에서 인구재앙, 기후변화, 청년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인구, 기후, 청년 등 한 위원장이 언급한 정책은 흔히 ‘민주당 것’이라고 치부하던 분야”라며 “‘여당 정책은 실천이고 야당은 약속일 뿐’이라는 말은 민주당의 정책을 가져와 우리가 더 잘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역 의원뿐 아니라 출마 예정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위원장이 선제적인 희생 이미지로 강도 높은 ‘칼질’의 명분을 확보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비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른바 ‘셀프 추천’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지역구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은 김기현 전 대표의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특히 대통령실의 후광을 입고 양지에 출마하려던 고위직 등 친윤계, 중진, 영남권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구 초선 홍석준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연히 불안하다. 아마 불안하지 않다고 하는 국회의원은 거짓말일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헌신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고 말했다. 다만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위원장 본인이 불출마했다고 해서 공천 물갈이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다. 본인이 희생했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이 전날 총선 공천 조건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한 이후 이날 14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출마 예정자가 ‘불체포특권 포기의 공동선언문’을 서약 형식으로 발표했다.
  • ‘중도·수도권·청년’ 겨냥한 한동훈 “비대위원, 비정치인 위주”

    ‘중도·수도권·청년’ 겨냥한 한동훈 “비대위원, 비정치인 위주”

    이창호·조지포먼·히치콕… “나이 제한 없다”수락연설서 인구재앙·기후변화·청년 정책 언급현역의원·출마예정자 ‘물갈이’ 우려 고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라며 “우리 사회에 돈 벌고, 가족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상징하는 분을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기득권과는 거리가 있는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겨냥한 비대위를 꾸리겠다는 의지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이어 친윤(친윤석열)·중진의 희생 요구, 특권 내려놓기로 국민 상식에 눈높이를 맞추고 ‘중수청’을 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있고, 저도 100% 공감한다”며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란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바둑기사 이창호, 권투선수 조지 포먼,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을 예로 들며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건 누군가에게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세상엔 해로울 수 있다”고 했다. 전날 자신이 언급한 ‘86운동권’(80년대 학번·60년대생)에 대한 세대교체는 나이가 아닌 ‘실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새 비대위원을 세간의 예상대로 70~90년대생으로만 채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이에 여성, 청년을 공략할 수 있는 전문가 위주로 비대위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면 한 위원장은 ‘중수청’을 겨냥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전날 수락 연설에서 인구재앙, 기후변화, 청년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인구, 기후, 청년 등 한 위원장이 언급한 정책은 흔히 ‘민주당 것’이라고 치부하던 분야”라며 “‘여당 정책은 실천이고 야당은 약속일뿐’이라는 말은 민주당의 정책을 가져와서 우리가 더 잘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역의원뿐 아니라 출마 예정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위원장이 선제적인 희생 이미지로 강도 높은 ‘칼질’의 명분을 확보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비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자신을 공관위원장으로 이른바 ‘셀프 추천’하고, 김기현 전 대표가 지역구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은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특히 대통령실의 후광을 입고 양지에 출마하려던 고위직 등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영남권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구 초선 홍석준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당연히 불안하다. 아마 불안하지 않다고 하는 국회의원은 거짓말일 것”며 “한 위원장이 헌신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고 했다. 다만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위원장 본인이 불출마했다고 해서 공천 물갈이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다. 본인이 희생했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이 전날 총선 공천 조건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요구한 이후 이날 14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출마 예정자들은 ‘불체포 특권 포기의 공동 선언문’을 서약 형식으로 발표했다.
  • ‘권위주의 정부’ 삭제·이승만 미화… 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권위주의 정부’ 삭제·이승만 미화… 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서 과거 1970·80년대 정부를 에둘러 표현한 “권위주의 정부”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혜안과 정치적 결단의 지도자”로 묘사했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교육에 사용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를 개편·발간했으며, 연말까지 중대급 부대까지 배포해 장병 정신교육 지도서로 활용한다고 26일 밝혔다.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는 5년마다 개편된다. 2019년에 발간한 기존 교재는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 등 3개 분야였는데 이번 교재는 안보관을 ‘대적관’으로 바꾸면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내용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 교재에는 특정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던 것과 달리 새 교재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별도 항목을 배정했다.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오늘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를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과오인 사사오입 개헌이나 3·15 부정선거에 대해선 표현하지 않았다. 기존 교재가 “세상에는 밝음과 함께 어둠이 있기 마련”이라며 67~73쪽에 걸쳐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적 맥락을 기술했던 반면 새 교재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정적인 측면을 대폭 삭제했다. 특히 군사독재 관련 내용이 빠지는 대신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의식이 강화됐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로 마무리했다. 기존 교재는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 통일 필요성, 통일 원칙 등을 15쪽 분량에 걸쳐 서술했지만 새 교재는 통일 관련 내용이 1쪽 이하로 줄었다.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란 내용과 함께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이란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교재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 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런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언급했다. 새 교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교재 내용은) 사실과 역사적·객관적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영 논리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 ‘권위주의 정권’ 없애고, 이승만 강조하고…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권위주의 정권’ 없애고, 이승만 강조하고…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발생했던 5·16과 12·12 군사쿠데타를 뭉뚱그려 “일부 과오”로 표현하는 데 그쳤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혜안과 정치적 결단”의 지도자로 묘사했다. 기존 교재에 있었던 ‘권위주의 정부’란 언급도 뺐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교육에 사용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개편·발간했으며, 연말까지 중대급 부대까지 배포해 장병 정신교육 지도서로 활용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방부는 기본교재가 국가관과 대적관, 군인정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2019년 발간했던 기존 교재에는 특정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던 것과 달리 새 교재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별도 항목을 배정했다.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 오늘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를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과오인 사사오입 개헌이나 3·15 부정선거에 대해선 표현하지 않았다. 기존 교재가 “세상에는 밝음과 함께 어둠이 있기 마련”이라며 67~73쪽에 걸쳐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적 맥락을 기술했던 반면 새 교재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정적인 측면을 대폭 삭제했다. 특히 군사독재 관련 내용이 빠지는 대신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의식이 강화되었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로 마무리했다. 기존 교재는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 통일 필요성, 통일 원칙 등을 15쪽 분량에 걸쳐 서술했지만, 새 교재는 통일 관련 내용을 1쪽 이하로 줄었다.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란 내용과 함께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이란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교재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런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언급했다. 새 교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교재 내용은) 사실과 역사적·객관적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영 논리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 ‘정신건강리포트’ 시의적절한 기획… 정부 발표는 심층보도 늘려야

    ‘정신건강리포트’ 시의적절한 기획… 정부 발표는 심층보도 늘려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0일 제169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허진재(한국갤럽 이사)·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국내 정신질환자의 실태를 분석하고 사회적 편견 해소와 적절한 지원을 촉구한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기획 등이 시의적절하고 완성도가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기자들이 주축이 된 내부 필진 칼럼도 전문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순히 정부 발표를 옮겨 적는 것이 아닌 해설과 분석을 곁들인 심층보도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허진재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시리즈를 의미 있게 잘 봤다. 그중에서도 4일자 지면에 실린 정신질환 치료의 양극화를 다뤘던 기사가 인상 깊었다. 결론은 사는 곳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현상 전달뿐 아니라 대안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절히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며칠 뒤 윤석열 대통령도 자살률을 낮추겠다고 말하는 등 시의적절했던 기획이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이야기만 수년째 들어왔는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전국 시군구의 인구 10만명당 정신의료기관 수를 통계낸 그래픽도 눈에 잘 들어왔다. 다만 시리즈 마지막에 의료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단 20명으로 통계를 낸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20명이라면 정량조사가 아니라 인터뷰나 정성조사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6일자 사진으로 뚫린 신한 ‘얼굴 인증 ATM’ 기사는 기자의 호기심과 정성이 들어가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차장급 기자를 전후로 한 일선 기자들의 칼럼이 늘어난 것이 서울신문의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독자들도 뉴스 이면의 모습을 보는 데 도움이 되고 회사 차원에서도 기자들이 자꾸 글을 쓰며 역량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마음건강’ 시리즈 좋게 봤다. 우리나라 지도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것이 특히 눈에 띄는 역작이었다. 주제를 추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거제와 군산 산업단지의 실직자 정신건강 우려를 지적하는 등 깊이 있는 내공이 느껴졌다. 비판적인 접근 없이 사안을 단순전달식으로 보도한 기사들은 아쉬웠다. 예컨대 19일자 1면에 실린 ‘인구절벽 89곳, 최대 144억 수혈한다’는 기사는 우리나라가 매년 저출생 예산으로 몇조원씩 쓰고 있는데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89개 지역에 연간 144억원을 준다고 이 문제가 정말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지, 스트레이트로 사안을 전달했으면 관련 기사로라도 깊이 있게 짚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12일자 층간소음 기사도 보도자료 내용으로 거의 구성된 느낌이었다. 또 최근 인공지능(AI)이 화두인데, 세계 최초 AI 규제법을 만든 유럽연합(EU)에 대해 보도하고 20일자에 AI 관련 좌담회를 진행하는 등 산발적으로만 다루고 자체 분석기사가 없어 안타까웠다. 하나의 주제로 모아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한다. 정일권 ‘마음건강 시리즈’는 최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을 때 언론에서 다뤄주고 정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기자들의 칼럼이나 취재 후기 중 좋은 글이 많았다.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말하듯 쓰는 칼럼의 문체가 쉽게 읽힌다고 생각한다. 칼럼을 쓸 때는 기자가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아는 전문성이 느껴졌고, 명확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해하기도 쉬웠다. 지속적으로 외부 칼럼보다는 이런 내부 필진을 활용하는 게 서울신문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12일자 신문에 정치부 이민영 기자가 쓴 ‘세종로의 아침-소소위 단상’은 문제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서울신문뿐 아니라 국내 언론사 고질적 문제가 정치 보도에서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정치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향이 있다. 또 편향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적이 나온다’, ‘평가가 나온다’라는 등의 표현을 관행적으로 쓰는데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기사도 아쉬웠다. 예컨대 11일자 ‘수능 1등급 97% 휩쓴 이과’와 같은 기사는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수능 응시생 3198명의 성적을 토대로 수학 응시자 44만 3090명의 성적을 추정한 결과”라고 통계를 인용하면서 이들 중 인문계 비율이 얼마였는지를 언급하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졌다. 김재희 법조, 젠더 관련 기사를 주로 살폈다. 6일자 8면에 실린 법관기피제도 관련 보도는 7년 새 2배로 폭증한 기피신청 접수 건수 통계로 분석한 시도는 좋았으나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낸 것이 아쉬웠다. 법관선발제도 변경으로 일정 기간의 변호사 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명되는 상황에서, 변호사 생활 동안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피와 제척 건수가 늘어난 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마찬가지로 14일자 1면과 8면에 실린 ‘직장 비리 신고했더니… 괴롭힘 가해자가 됐다’ 기사는 사례를 중심으로 보도한 점은 좋았으나, 이미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는 제도나 법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다루지 않아 자칫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공익신고를 기피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됐다. 13일자 6면 기사 ‘부모 이혼으로 출국, 학대에… 숫자도 알 수 없는 사라진 아이들’은 그동안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불법미취학아동을 아동 복리 문제와 연관 지은 시도가 의미 있었다. ‘마음건강’ 시리즈는 어젠다 세팅부터 키핑까지 충실했던 좋은 기획이었으나 뒷심이 부족했던 것은 다소 아쉬웠다. 이재현 ‘마음건강’ 시리즈는 시의성도 좋았고 노고가 많이 들어간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그래픽을 적절히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쉬운 점은 우울증 환자 중 2030 여성이 많다고 언급했으나 정작 심층 인터뷰는 중년 남녀를 위주로 이뤄진 것이 의아했다. 8일자 6면에 실린 ‘3년간 65명 어린 생명 잃었다 오후 2~6시 등하굣길 교통사고 최다’ 기사는 해외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높다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면서 통계 제시에만 그쳤고, 부제에 ‘횡단보도 건너는 저학년 주의’라고 들어가면서 마치 운전자와 아이들에게 알아서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상을 줬다. 단순히 현상 제시에 그치지 않고 어떤 점이 미비한지 다뤘어야 하지 않았을까. 5일자 1·2면에 걸쳐 실린 ‘여성·전문성 키운 2기 내각’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이어지는 박스 기사까지 깔끔한 정리가 보기 좋았다. 김영석 요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홍콩 ELS 문제 등 연일 중대한 경제 문제가 보도되고 있지만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독자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이 문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같은 맥락으로 얼마 전 폐막한 COP28도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용어 사용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다 결국 ‘퇴출’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문제인데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 퇴출이라는 용어가 빠진 의미가 무엇이고, 세계의 기후변화 협약의 분위기가 어떻고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심층적으로 다뤄 주면 좋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전자기펄스(ENP)탄 위협도 모든 게 전자동화돼 있는 우리 사회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미국의 핵우산이 유일한 방법일지 심도 있게 다뤄 주면 어떨까 싶다. 또 아쉬운 것은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보도였다. 우리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짚어 보는 기사들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심층 기획 시리즈 가운데 좋은 기사들이 많았다. 서울신문의 위상을 높여 줬다고 생각한다.
  • 트럼프, 또 “이민자가 피 오염”…“임기 마치면 정권 평화롭게 이양”

    트럼프, 또 “이민자가 피 오염”…“임기 마치면 정권 평화롭게 이양”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여태까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종료 후에는 다음 대통령에게 정권을 평화롭게 넘기겠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와 더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라디오 호스트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 재선에 성공해 임기를 마치면 정권을 평화롭게 이양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난 그때도 그렇게 했다”면서 “선거는 조작됐고, 조작됐다는 증거가 충분하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권을 평화롭게 이행했다고 주장한 것인데,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부추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난 히틀러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난 히틀러의 학생이 아니고 그의 저서를 읽은 적이 없다. 사람들은 히틀러가 피에 대해 뭔가 말했다고 하는데 그는 내가 말한 방식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가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했는데 이는 히틀러가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 ‘독일인의 피가 유대인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민자 혐오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이민자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오고 있다면서 “그들은 정신 질환자 보호시설과 정신병원에서 오고 있다. 그들은 확실한 테러리스트이며 우리나라와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 “무슨 증거로 23년이냐고”…눈물, 탄식 쏟아진 정명석 재판

    “무슨 증거로 23년이냐고”…눈물, 탄식 쏟아진 정명석 재판

    “무슨 증거가 있다고 23년이냐고. (교도소에서) 나오면 100살이야.” 정명석(78)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총재의 1심 선고가 끝난 22일 오후 2시 30분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 신도가 대전지법 2층 법정에서 1층으로 내려오면서 이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 여성은 법정 밖으로 나와 법원 건물을 향해서도 눈물을 흘리며 “무슨 증거가 있어서 23년이냐고…”라고 계속 소리쳤다. 이를 지켜보던 한 여성 신도가 “여기서 난동을 부리면 되냐”고 제지하자 이 여성은 “뭐가 난동이냐. 젊잖은 게 뭐냐”고 따졌다. 이어 남성 신도 한 명이 옆에서 말리자 이 여성 신도는 “당신들 지금 모습 똑똑히 기억할 거야”라고 외쳤다. 남성 신도는 물러났다. JMS에 내분이 적잖게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 여성 신도뿐 아니라 1심 선고 있은 직후 법정 안에는 신도들의 ‘아, 아~’하는 탄성이 흘러나왔고, 여성 신도 일부는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훔쳤다. 신도들은 밖에서 한참 동안 삼삼오오 모여 서성거렸다. 신도들은 이날 선고가 있기 한참 전부터 매서운 추위에도 대전지법 정문 앞에 진을 쳤다. 법원 1층에서는 방청권을 신청한 사람 수백명이 운집해 추첨을 기다렸다. 법원 측은 자체 경위는 물론 경찰까지 동원해 법원 안팎의 인력을 관리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신분을 일일이 확인했고, 재판정 안에 법원 경위들을 배치했다. 이들은 재판정을 등에 지고 방청석에서 일어날지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준강간,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총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정 총재는 수척한 모습에 마스크를 쓰고 하늘색 죄수복을 입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재판장이 “일어서라”고 한 뒤 이름, 생년월일 등을 부르도록 주문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제출한) 녹음 파일이 사본이어서 원본과 동일성이 확인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고, 피해자들 진술은 현장에 있던 다른 신도들과 배치돼 신빙성이 없고,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스스로 ‘메시아’라고 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사본 녹음 파일 4개 중 3개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면 원본과 동일성이 입증돼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1시간 40분 가량의 녹음 내용은 맥락상 자연스럽고 끊기는 부분이 없어 편집 흔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피고인은 어느 부분이 위작이고 원래 무슨 내용인지 제시하지 못했다”며 “피해자들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과거 탈퇴자 진술에 비춰보면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재림 예수 메시아로 칭하며 절대적 지위를 갖고 있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 총재가) 고령이지만 종교적 약자로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들을 상습 성폭행했다. 심지어 23건 범죄 중 16건은 누범 기간 중에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년간 수감됐다 나와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현장 녹음 파일이 있는데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이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피해자 인신공격과 함께 무고죄로 고소하고,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나쁘다. 죄질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정 총재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선고 후 JMS ‘엑소더스’를 이끈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고소장 접수 후 1년 9개월간 광신도들이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노출하며 2차 가해를 가했다”면서 “피해자들은 대체로 판결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명석이 무병장수하고 오래오래 살아서 모든 징역형을 다 채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JMS 측은 “선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길을 달리한 자들로부터 피소를 당했으나 성실하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했다”면서 “그러나 재판부의 편향적 태도는 상식을 넘어섰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정명석 목사는 창립부터 오늘까지 하나님 앞에 성실한 삶을 지켜왔고 세계 70여개국의 모범이 됐다”며 “그의 결백은 하늘과 땅에 분명 밝혀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수련원 등에서 23차례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국내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1년 8월~2006년 4월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 곧바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정 총재는 메이플 등 신도들이 자신을 허위로 고소했다며 맞고소했다가 ‘무고죄’로도 기소됐었다. 정 총재의 성범죄를 도운 여성 조력자들 처벌도 이어졌다. JMS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44·본명 김지선)씨와 민원국장 김모(51)씨 등 여성 간부 4명은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메이플에게 잠옷을 건네며 “주님을 지키라”면서 정 총재 곁에서 자도록 지시했고, 민원국장 김씨는 정 총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호소하는 메이플에게 “그것이 하나님의 극적인 사랑”이라고 말하며 다시 월명동 수련원에 데려와 준유사강간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JMS 남성 간부 2명도 “메이플이 녹음 자료가 없으면 미친X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신고하지 못하도록 국내외 신도를 회유하고, 수사에 대비해 신도들에게 휴대전화 교체를 지시하며 범행을 은폐하려고 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둘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유 2년을 선고받았다.
  • “12·12는 나라 구하려…” 발언 신원식 “‘서울의 봄’ 안 봤다”

    “12·12는 나라 구하려…” 발언 신원식 “‘서울의 봄’ 안 봤다”

    12·12 쿠데타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해당 사건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봤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시간이 없어서 못 봤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육군본부 벙커를 지키다가 숨진 고(故) 정선엽 병장의 훈장 추서 문제에 대해서는 “공적이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보고에 출석한 신 장관은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12·12 군사반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12·12는 군사반란이라는 것을 숱하게 분명히 말했다”고 답했다. 신 장관은 “전체 맥락을 보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지금은 쿠데타가 불가능하며, 대한민국에서 쿠데타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는 걸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 장관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기 한 해 전인 201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신 공백기에 나라 구해야 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서울의 봄을 보았냐는 질문에 대해 신 장관은 “영화는 볼 시간이 없어서 안 봤다”며 “12·12 사태 때 저는 육사 3학년이었고,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을 영화로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 군 수뇌부와 연결해서 쿠데타 운운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신 장관은 12·12 당시 육군본부 벙커를 지키다 숨진 고(故) 정선엽 병장의 훈장 추서 여부를 묻는 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문에 “공적이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대답했다. 정 병장은 영화 속에서 그려진 것처럼 서울 용산 국방부 헌병으로 복무하다 제대를 3개월 앞둔 1979년 12월 13일 새벽 지하 벙커 초병 근무 중 반란군의 총탄에 전사했다. 정 병장은 군 인사법상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을 뜻하는 ‘순직자’로 분류돼 있었으나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재조사 결과 반란군이 살해 목적으로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전사자’로 변경됐다
  • ‘어대푸’ 어차피 대통령은 푸틴인데…러 대선 후보 15명 추가된 이유는?[핫이슈]

    ‘어대푸’ 어차피 대통령은 푸틴인데…러 대선 후보 15명 추가된 이유는?[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 외에 대선 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테르팍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현재까지 총 16명의 후보가 대선 출마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은 역시 푸틴 대통령이다.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18일 선관위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 16일에는 반정부 성향 언론인이자 변호사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투옥된 러시아 정부 비평가들의 석방 등을 주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은 지난달 19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극단주의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이다. 형사사건의 피고인 신분이라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유죄를 선고받으면 선거 운동을 벌일 수 없다. 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 2018년 대선에도 출마했던 야블로코당 대표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인플루언서 라다 루스키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친정부 성향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에서도 출마표를 던졌다. 자유민주당은 19일 당 대표이자 하원의원인 레오니트 슬루츠키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자유민주당은 푸틴 대통령을 꺾는 것이 아닌 지지의 목적으로 대선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슬루츠키는 “러시아 대통령(푸틴)의 표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출마와 관계없이 푸틴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대푸’ 어차피 대통령은 푸틴...당선되면 사실상 영구 집권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처음으로 출마한 2000년 대선과 2004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2012년 대선에서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각각 출마했고, 2018년에는 다시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추가로 6년의 임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나이 71세인 푸틴 대통령이 약 80세까지 정권을 휘어잡는 셈인 만큼, 사실상 영구 집권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0%에 육박한다. 이미 정권을 강하게 휘어잡고 있는데다, 국영 언론이 단단하게 뒤를 받쳐주는 모양새이고, 무엇보다 대중 사이에서도 반대 기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선관위를 통해 다수의 대선 후보 등록을 받은 것은 이번 선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대대적으로 개편된 대통령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14일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개정 대선법에는 이날 러시아 정부에 등록된 언론사 소속의 언론인만 선거관리위원회 회의 등을 취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편입됐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주, 남부 자포리자·헤르손주 등 점령지 4곳에서도 러시아 대선투표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선법 개정은 러시아가 해당 강제 병합 지역들이 러시아의 영토임을 대내외에 공고하게 알리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지난 9월 지방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합법적이고 가시적인 충성심과 지지율을 강조할 목적으로 분석됐다. 러시아 당국이 푸틴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것과 다름없는 선거에 다수의 후보 등록을 허용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 ‘서울의 봄’ 1000만 코앞인데…‘단체관람’ 학교장, 보수단체에 고발당했다

    ‘서울의 봄’ 1000만 코앞인데…‘단체관람’ 학교장, 보수단체에 고발당했다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서울의 봄’과 관련해 보수단체가 해당 영화를 단체관람한 학교의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교원 단체들은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에서 ‘서울의 봄’ 단체 관람을 했다. 이에 반발한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회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학교로 찾아와 시위를 벌였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들이 ‘서울의 봄’과 다른 영화 중 하나를 골라서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단체들은 ‘서울의 봄’을 두고 “학생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단체 관람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학교 이외에도 영화를 보는 다른 학교에도 민원을 넣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영화다. 1979년 12월 12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9시간 동안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 세력과 수도경비사경관 이태신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담았다. 신군부 세력의 반란 모의와 육군참모총장 납치, 대통령 재가 시도, 병력 이동과 대치, 정권 탈취 등이 긴박하게 그려져 스릴러 영화 이상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실존 인물과 이들에 얽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나, 픽션을 가미해 극적인 재미를 살렸다. 개봉 27일째인 지난 18일 총관객 수 900만명을 돌파했다.보수단체들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자유대한호국단이라는 보수단체가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의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관련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1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보수단체들의 시위를 비난하며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하여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일부 보수단체의 고발 행위야말로 명예훼손이며 사회적 소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제 삶과 연결해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고발로 국가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달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서울의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보수단체의 항의 등으로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6학년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학부모의 항의로 계획을 철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근현대사 공부 차원에서 해당 영화에 대한 단체관람을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한 결과 학교 측이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 생성형AI ‘큐:’로 검색 손쉽게

    생성형AI ‘큐:’로 검색 손쉽게

    네이버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로 사용자의 검색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큐:는 스스로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 사용자가 여러 번 검색하며 얻어야 했던 정보를 한번에 찾아준다. 또 쇼핑과 로컬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연계로 편의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어를 고르고 검색된 문서를 확인하고 다시 검색어를 수정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반복했다면 이제는 검색창에 사람에게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입력해도 만족할 만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큐:는 정보 검색에서도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점이 차별점이다. ‘서울 축제 알려줘’라는 질의에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축제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한다. 자동 완성 서비스 하단에 제공되는 큐: 추천 질의와 사용자가 큐: 답변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옵션을 통해 더 풍부하고 확장된 검색 경험이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큐:를 통합검색에 적용하며 사용자가 검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네이버 서치 CIC 김광현 대표는 “큐:가 검색에 적용됨으로써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에 더 쉽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네이버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모두 가진 전 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으로서 생성형 AI 기술의 장점을 더해 한층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on] 모빌리티산업 ‘넷제로’의 그늘/김희리 산업부 기자

    [서울 on] 모빌리티산업 ‘넷제로’의 그늘/김희리 산업부 기자

    “아기 있는 집의 자동차는 ‘거거익선’이야.” 출산 준비를 하면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카시트, 유모차 등 짐이 늘어나는 데다 아기와 함께면 자차로 이동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란다. 비단 아기 있는 집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자동차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관련 법에 따라 정해진 국내 주차면의 너비×길이 규격이 1991년 2.3×5m에서 2017년 일반형 2.5×5m, 확장형 2.6×5.2m로 상향 조정된 것은 그만큼 거리에서 만나는 자동차들의 체격이 커졌음을 뜻한다. SUV의 인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38.5%로 세단(35.0%)을 앞지른 뒤 지난해에는 전체의 40.8%를 차지했다. 자동차가 더이상 과거와 같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개인화된 공간으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까닭이다. 편의와 안전을 강조하는 SUV지만 환경에는 유해하다는 게 환경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10월 발표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 보고서를 통해 SUV가 일반 승용차 대비 평균 20% 많은 연료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약 20% 많은 양의 철강을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차량의 평균 수명을 약 20만㎞라고 가정했을 때 SUV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이산화탄소를 약 4.6t 더 발생시킨다는 설명이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ㆍ수소차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ZEV) 판매를 늘렸지만,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하게도 SUV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자동차가 내뿜은 온실가스 양은 더 늘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ZEV 판매로 이산화탄소 320만t을 줄였지만 SUV 판매로 974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병원, 우체국 등 일상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에 도보 15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도록 재정비해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친환경 도시로 만든다는 의미의 ‘15분 도시’를 표방하고 나선 프랑스 파리가 SUV 퇴출 움직임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최근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서 “파리에서 SUV 늘리기 혹은 줄이기? 이것이 내가 주민 투표에서 당신들에게 묻는 질문”이라며 내년 2월 SUV의 주차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넷제로’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의 화두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각국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보다도 5년 빠른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SUV에 의존하고 있다. 이동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발생시켜야 하는 ‘탈것’과 친환경은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개념이다. 이 둘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빌리티산업은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으로 갈 준비가 얼마나 돼 있을까.
  • 26년 전 동생 사진에 오빠 보노보 행동 이 정도일 줄이야

    26년 전 동생 사진에 오빠 보노보 행동 이 정도일 줄이야

    잔혹한 범죄나 반사회적 행태를 접하면 사람들은 ‘짐승만도 못한’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 말 속에는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며 모든 면에서 짐승보다 낫다’는 전제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동물행동학 연구는 사람이 동물보다 낫다는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런 맥락에서 동물도 사람만큼 장기기억력이 좋고 사람과 비슷한 사회적 관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과학자를 중심으로 독일, 벨기에, 일본 4개국 공동연구팀은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유인원도 사람만큼이나 사회적 기억을 오래 유지한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사람을 제외한 동물 중에서 몇십 년 전 일까지 기억하는 동물은 돌고래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2월 1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코틀랜드와 벨기에의 동물원과 일본 구마모토 보호구역에서 사는 침팬지·보노보 26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과 함께 지내다가 최소 9개월, 길게는 26년 전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사망한 유인원과 낯선 유인원의 사진을 보여 주며 초고속 카메라와 레이저 시선 추적 기기를 이용해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침팬지나 보노보가 친구나 가족의 사진을 더 오래 들여다볼 것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유인원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과거 같이 있었던 동료나 가족을 담은 사진을 훨씬 더 오래 바라보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루이즈’라는 이름을 가진 보노보는 26년 전에 헤어진 여동생 ‘로레타’, 조카 ‘에린’의 사진을 봤을 때 큰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기억은 인간 문화 진화의 토대가 됐으며 오랜 기간 떨어져 있어도 관계가 유지되는 인간 고유의 상호 작용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연구는 유인원들도 인간처럼 사회적 기억을 오래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며 진화적으로 인간과 유인원 간 공통의 조상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스위스 로잔대, 프랑스 폴 사바티에 툴루즈 3 대학, 스트라스부르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대 공동연구팀은 원숭이들도 집단 간 독특한 사회적 관습을 갖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압력을 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 사이언스’ 12월 20일자에 실렸다. 인간의 경우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관습이나 규범을 따르며 이를 후손에게 전수한다. 규범을 벗어나려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압력을 가해 지키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적 행동은 동물에게서는 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버빗원숭이 3개 집단 250마리를 대상으로 9년 동안 8만 4000건 이상 사회적 상호작용을 관찰·분석했다. 그 결과 버빗원숭이들 사이에서도 집단 간에 각기 다른 사회적 규범을 갖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전수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령 집단 간 털 고르기 행위를 하는 횟수가 달랐다. 한 원숭이가 동료 원숭이의 털 고르기를 100번 해 줬으면 똑같이 100번을 해야 하고, 그보다 덜하게 되면 불공평하게 느끼고 집단 내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사회적 규범이 다른 집단으로 수컷 원숭이 6마리를 옮긴 뒤 생활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전 집단과 다른 사회적 규범을 따르도록 사회적 압력이 있었으며 그에 적응하는 것이 확인됐다.
  • ‘당신도 유령처럼 살고 있나요?’…이연초 신작소설 ‘보스니아 레드’

    ‘당신도 유령처럼 살고 있나요?’…이연초 신작소설 ‘보스니아 레드’

    영화 <서울의 봄>이 화제다. 복종하며 굴종의 삶을 살 것인가, 저항하며 실존의 자리를 찾을 것인가. 이연초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보스니아 레드』(문학들 刊)의 문제의식도 다르지 않다. ‘아무도 아닌 자(Nobody)’, 살아 있으나 실존의 자리를 잃어버린 자들의 이야기 속에 1980년 5월을 비롯한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가 얼룩져 있다. 한 번도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 본 적 없는 전작의 주인공들(「하이드비하인드」, 『그 여자, 진선미』)이 두 번째 소설집 『보스니아 레드』(문학들 刊)의 「바틀비 k」로 되돌아온다. 화자가 출판사에 연락해 자신의 책을 절판시키고, 회수하고, 불태우는 행위는 일종의 속죄 의례다. “어떤 존재를 도구적으로 이용한 폭력의 자각”과 ‘아무도 아닌 자’들의 희생을 통해 자신의 생존을 도모했다는 뒤늦은 깨달음 때문이다. 작가는 5년 전 소설에서 불행하거나 죽어야 했던 인물들을 호명해 누군가를 살리려 한다. “패배할 수밖에 없는” 글쓰기의 저주에서 탈출하여 굴종이 아닌 실존의 삶을 탐색하는 것이다. 표제작 「보스니아 숲속으로」에서 작중 화자인 준영이 수민의 ‘레드’를 이해하는 과정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준영의 연인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수민은 어머니의 상중(喪中)에 유럽 여행을 떠난다. 수민의 어머니는 ‘빨치산’이었던 외조부모의 삶을 거부했다. 수민은 그런 어머니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그러니까 유럽 여행은 이전 세대와 결별하기 위한 의례다. 여행은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프라하, 보스니아, 자그레브, 사라예보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이어진다. 과거 유고연방에 속했던 지역의 여행은 외롭고 거칠었던 자기 존재를 과거의 어느 지점과 연결해 어떠한 연결고리를 찾는 여정으로 묘사된다. 수민은 그렇게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나치와 싸웠던 유고연방의 ‘빨치산’들이 불렀던 독전가가 세상에 사라지지 않고 러시아의 ‘아무르강의 파르티잔’들을 거쳐 한반도의 지리산 남부군의 ‘빨치산’들에게 ‘아무르빨치산의 노래’로 전승되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수민은 “사라진 노래. 죽지 않고 어느 지층 틈새에 살아남아 울리는 언어 같은 노래”를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외로움에서 벗어난다. 어머니가 그토록 잊고자 했던 외조부모의 삶도 복원해낸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단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영희에게」는 이번 소설집의 대표적인 인물 유형이 모두 담겨 있다. 증발해버린 유령 같은 이들을 소환하는 자, 명확한 경계선을 긋고 그 너머에서 방관하는 자, 그리고 제 삶의 힘겨움을 변명 삼아 자신에게 가해지는 억압을 견디며 생존하는 온순한 자가 그것이다. 온순한 습속들에게 권력은 함께 음식을 먹을 식탁을 내어주지 않는다. 복종하며 영원한 ‘미생’으로 증발할 것인가, 저항하며 생성의 자리로 나아갈 것인가.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령을 소환하고, 잊지 않고 기억하며 속죄함으로써, 새로운 실존의 삶을 찾으려는 글쓰기의 고투를 보여준다.
  • 최상목,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시사… 강도형, 음주운전·폭력전과 재차 사과

    최상목,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시사… 강도형, 음주운전·폭력전과 재차 사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이슈로 떠오른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상향 문제와 관련해 ‘유보’에서 ‘완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최 후보자는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일반 근로소득세는 과세형평이 중요한 반면, 대주주 양도세는 자산·국가 간 자본의 이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완화 여부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정할 때 자본 시장의 특수성과 경제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결과적으로 ‘완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흘러나온 대주주 양도세 기준 50억원 상향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연말 기준 상장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세금을 피하려는 대주주들이 연말에 주식을 대거 매도하는 현상에 반복되면서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올해로 종료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내년에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기업의 설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1년 한시로 기업 규모에 따라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한 조치다. 이 내용은 내년 1월 발표되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예정이다. 최 후보자는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금지한 것과 관련해 “자본시장의 대외 신뢰를 위해 필요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 R&D 예산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았다. 세제 지원까지 포함하면 많이 높다”며 삭감 필요성을 강조한 뒤 “과학기술계와의 소통의 문제”라고 말했다.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에 대해 “젊은 시절 하지 않았어야 할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후보자는 2004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50만원 처분을, 1999년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30만원 처분을 받았다. 강 후보자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8일 HMM(옛 현대상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장관이 되면 주도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 논문 검색부터 모둠별 토론까지… “스스로 질문하며 ‘내 생각’ 키워요”[미래 교육, 교실에서 만나다]

    논문 검색부터 모둠별 토론까지… “스스로 질문하며 ‘내 생각’ 키워요”[미래 교육, 교실에서 만나다]

    한국 교육은 현재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의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높은 변화의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계에서는 최근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각 지역의 교육을 맡고 있는 교육청들은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을 극복하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 방식을 찾기 위해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현재 교실에서 시도 중인 미래 교육의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미래 교육, 교실에서 만나다’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회에는 토론 중심 수업으로 학생들의 생각을 키우고 국제적 소양을 기르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프로그램을 소개한다.지난 13일 경기 화성시 푸른중학교 2학년 과학시간. 학생들이 신문기사와 직접 찾은 각종 자료로 지도를 만들기 시작한다. 수업 주제는 ‘세계적 맥락 속에서의 글로컬 수자원 지도 제작’. 이날 배우는 교과서의 단원명은 ‘자원으로 활용하는 물’이다. 학생들은 태블릿PC와 종이, 색색의 펜을 들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우크라이나, 중국, 호주, 멕시코 같은 세계 곳곳의 물 문제를 꼼꼼히 찾아 정리했다.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자신의 질문과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나간 학생들은 모둠별로 토론까지 이어 갔다. 수업 중 자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푸른중이 조금 다른 과학 수업을 진행하게 된 건 올해 국제 바칼로레아(IB) 후보 학교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IB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념 이해와 탐구 학습을 통한 자기주도적 성장을 중시한다. 푸른중은 지난 3월 ‘IB 관심학교’로 선정된 뒤 10월부터는 실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후보 학교’가 됐다. 이날 수업을 이끈 이지은 과학교사는 푸른중의 IB 코디네이터로, 후보 학교 인증 업무와 IB가 중시하는 개념 기반의 탐구 수업에 대해 연수를 진행하는 일종의 선도 교사다. 이 교사는 “IB 교육은 세계적 맥락 속에서 지역 현안을 연결하는 탐구 수업을 강조한다”며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직접 문제를 분석하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해결책까지 제시한다”고 말했다. 푸른중에서는 과학뿐 아니라 사회, 도덕, 영어 등 다른 과목에서도 일부 IB를 적용한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IB에서 중시하는 사실적 질문, 개념적 질문, 논쟁적 질문을 차례로 던지며 질문을 확장하고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았다. 예를 들어 ‘수권의 환경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라는 질문이 사실적 질문이라면 논쟁적 질문은 ‘국가나 지역 간 협력적 관계를 통해 수자원 오염 문제를 어느 정도까지 해결할 수 있는가’를 묻는 식이다. 2학년 박현주 학생은 “수업시간에 생각을 적고 발표한 뒤 논술형 수행평가까지 했다”며 “수자원 오염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해결 방안도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서 시작하다 보니 흥미와 참여도도 더 올라갔다. 지난 1학기에는 K팝과 과학적 개념을 접목해 노래와 영상을 만들고 우주에 대해 공부하면서 ‘우주여행 기획서’를 만들기도 했다. 자료 조사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3~4명으로 모둠을 구성해 만들면서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2학년 김가연 학생은 “1학년 때보다 과학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수업을 하면서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교과서 속 내용을 스스로 공부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학생들 스스로도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자료 조사에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이제 연구 논문까지 검색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챗GPT를 활용하면서 ‘내 생각’을 덧붙이는 방법도 찾아 나갔다. 평소 발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모둠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2학년 조이안 학생은 “질문을 만들면서 더 깊게 주제를 파고드니 겉핥기식으로 외우고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며 “논술형 수행평가도 예전에는 교과서 내용을 붙이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엔 직접 조사한 주제로 하다 보니 깊이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도 변화를 체감한다. 양가밀 푸른중 교장은 “그동안 혁신학교에서도 토론형·체험형 수업을 해 왔지만 IB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더 하게 됐다”며 “연수를 희망하는 교사도 많아졌고 학부모 만족도도 높다”고 했다. 논·서술형 평가가 확대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의 적용을 받는 중학교 2학년 이하 학생들에게 IB 수업이 도움이 된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관심 분야를 정해 상황 분석,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니 논리적인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고 평가했다. 양 교장은 “입시와의 연계 방법에 대해 적용하고 연구하는 고등학교들이 있다”며 “생각을 글로 쓰고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하는 만큼 서술형 평가 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몽규, ‘LG전자-Life’s Good 브랜드 캠페인’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 금상 수상

    몽규, ‘LG전자-Life’s Good 브랜드 캠페인’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 금상 수상

    몽규(MONQ)가 제작한 ‘LG전자-Life’s Good 브랜드 캠페인’ 이 지난 5일 개최된 한국광고총연합회 주관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광고대상은 올해 30회를 맞이하는 국내 종합 광고상으로 매년 20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되는 한국 광고계 최고 권위의 광고상이다. 몽규가 제작한 ‘LG전자–Life’s Good 브랜드 캠페인’은 글로벌 소셜 시장에 최적화 된 콘텐츠 기획력과 소셜 확산 효과 등을 인정받아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LG전자 Life’s Good 브랜드 캠페인은 젊고 역동적인 모습의 브랜드 철학과 핵심가치를 알리는 ‘브랜드 리인벤트(Reinvent)’ 활동의 일환으로 인스타그램, 틱톡 등 각종 SNS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위한 낙관의 메시지를 글로벌 고객에게 전파했다. ‘Life’s Good’ 이라는 LG전자의 슬로건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낙관을 선택하기 어려운 시대, 삶이 더 나아지리라 믿는 낙관을 담대하게 선택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길을 가는 전세계의 모든 ‘담대한 낙관주의자(Brave Optimist)’들을 응원하고 함께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먼저 낙관주의의 힘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 이들의 스토리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채로운 소셜 매체에 최적화된 다양한 소셜 컨텐츠로 제작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 △다문화 혼혈 패션모델로서 학교, 거리 등 어디든 런웨이로 만드는 당찬 쇼츠 컨텐츠로 이슈가 되며 MZ세대를 대표하는 10대 대세 모델로 떠오른 박제니의 이야기 △세계적인 싱어송 라이터에 만족하지 않고 호주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세계 대회에 도전하는 코디 심슨(Cody Simpson)의 이야기 △세계적인 배우 윌 스미스의 딸로서 팝 가수로 성공한 이력에서 멈추지 않고, 락 스타이자 싱어송 라이터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 가는 윌로우 스미스(Willow Smith)의 이야기 △한국 젊은 층에게 낙관적인 힐링 메시지를 전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인 최고심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맥락에서 낙관의 힘을 전하는 영상은 각종 소셜 매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함께 전개된 소셜 컨텐츠 마케팅 역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 채널의 특성에 맞는 ‘Life’s Good With LG’ 소셜 스티커와 된다고봐 챌린지 AR필터를 제작, 배포하고 인플루언서(박제니, 코디심슨, 윌로스미스 등) 참여 컨텐츠로 확산하였으며, 2차 틱톡 챌린지로 LG브랜드의 핵심 메시지(Optimism) 인식 및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1차 챌린지 참여자 370만명, 챌린지 컨텐츠뷰 5800만, 목표대비 광고 노출 200%(목표 40억회, 국가별 20대 인터넷 사용인구 90% 리치), 영상시청 150%(목표 6억뷰), 소셜 Engage 140%(목표 1000만건) 초과 달성하는 큰 성과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글로벌 고객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브랜드 캠페인의 실적과 수상으로 참신한 기획력과 제작 역량을 인정 받은 몽규는 앞으로도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과 글로벌 컨텐츠 사업으로 한계 없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에이전시의 입지를 공고히 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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