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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업 경북도의원 “경북도, 무형유산 전승교육사 명예보유자로 예우한다”

    이동업 경북도의원 “경북도, 무형유산 전승교육사 명예보유자로 예우한다”

    이동업 경북도의원(국민의힘, 포항7)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국가유산기본법」의 개정에 따라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법령에 맞게 반영하고, 무형유산의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의 전수교육을 보조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전승교육사(현행 “전수교육조교”)가 명예보유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이동업 의원은 “무형유산은 한 지역의 역사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우리 지역의 특색을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알리는 중요한 자원으로, 전승교육사에 대한 예우는 문화가 곧 국력인 시대에 도민의 책무라 할 수 있다”며, “이번 조례의 개정을 통해 경제적․교육적 가치가 있는 우리지역 무형유산을 후대에 전함으로써 무형유산의 진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전승교육사에 대한 실질적인 예우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보유자등에 대한 예우 및 지원 조례」가 시행 중이며, 이번 개정 조례안과 함께 전승교육사를 포함한 무형유산보유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례안은 11일 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였으며, 오는 22일 경북도의회 제35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 [서울on] 하류 언어

    [서울on] 하류 언어

    “일본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질이 낮은 하품(下品) 인간으로 취급되지.” 얼마 전 일본의 한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왔던 말이다. 일부 한국 사람이 다른 이들에게 “어디 사세요? 아파트예요, 빌라예요? 몇 평이고, 얼마에 샀어요? 전세예요, 월세예요?”라며 재산 수준을 자세히 묻는다고 하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질문에는 상대방의 계층을 가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은 ‘30평대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1억원 이상의 예금’과 같이 물질적 조건에 치우쳐 있다. 재력만 알면 계층을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일본에선 어쩌다 사는 지역까지는 물어볼 수 있다 해도 상대방 재산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을 경우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인간’이란 오명이 붙는다고 한다. 남의 주머니 사정을 왜 알아야 하며 알아서 뭐 하냐는 것이다. 서구권은 더하다. ‘하류층’이란 시선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돈돈’거리면서 재산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건 ‘저속하고 교양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서구의 상류층과 지식인 계층에서는 문화, 예술, 시사, 철학 등에 대한 교양과 지식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폴 퍼셀은 “하류층은 계층을 ‘돈의 양’으로 정의하며, 중산층은 돈만큼이나 교육과 직업을 중시하고, 상류층은 돈과는 무관하게 취향·가치·생각·행동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상당수 한국인의 계층에 대한 시각은 미국의 하류층에 가깝다. 이러한 현상의 뿌리는 한국의 독특한 역사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린 초고속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서구와 달리 다소 노골적이거나 천민적인 문화가 잔재처럼 남은 탓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재산에 대한 무례한 질문이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는 한 원인이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주식 가격이 폭등해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이런 질문은 더 빈번해졌다. 현재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일종의 ‘낙인효과’도 강해졌다. 어린 세대는 더욱 우려스럽다. 초중고 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들을 자가와 전세 거주자로 구분 짓는다. 임대아파트 거주민을 비하하는 ‘LH 거지’, ‘휴먼시아 거지’와 같은 모욕적인 표현이 마구 사용된다. 타인의 가치를 경제적 잣대로 구분하는 어른들의 하류 문화를 어린 세대가 고스란히 흡수하더니 한층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셈이다. 사회 리더들 역시 이러한 하류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몇 년 전 한 국회의원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이라는 부적절한 농담을 한 것이 그 예다. 1960년대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한국인이 정신적 차원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 내지 못한 건 아닐까. 개인의 가치를 경제적 기준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하는 성숙한 문화로 발돋움시키는 건 우리 세대의 과제다. 타인의 재산에 대해 무심코 던지는 질문이 실은 무례할 수 있다는 인식은 그 첫걸음이다. 김성은 기획취재부 기자
  • [추신]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의혹’ 진실 공방 논란의 전말

    [추신]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의혹’ 진실 공방 논란의 전말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지난 1월 부산 가덕도에서 피습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소방헬기로 전원 조치돼 5시간 만에 수술받게 된 사건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던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 였습니다. 특혜 유무 등을 놓고 고성이 오갔던 이날 이후 민주당은 어제(11일) 유철환 권익위원장을 직권남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왜 이런 진실 공방이 벌어졌는지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은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유무’: 권익위 7월 ‘아리송’ 답변→ 10월 “특혜”이 사건의 핵심은 이 대표의 헬기 이송에 관한 특혜 유무를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부정 청탁이나 특혜 제공 여부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신고에서 시작됐거든요. 그런데 권익위가 7월 22일 전원위원회의 의결 내용을 다음날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언론에 다소 ‘아리송’하게 브리핑하면서 말 바꾸기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당시 권익위는 이 대표와 서울대병원에 전화로 전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당 대표 비서실장이던 천준호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이라 공직자(국회공무원) 행동강령 적용 대상에 빠져 있어 특혜 유무를 조사할 수 없어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신고에 대한 입증자료가 부족하다고 보고 종결 처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의사와 소방헬기를 출동시킨 소방 공무원에 대해서는 행동강령 위반이라며 상급 기관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기자들이 ‘의료진과 소방이 특혜를 제공해 징계를 받아야 한다면 이 대표는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느냐’ 취지의 질문을 여러 번 했고 정 부위원장은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특혜가 아님’을 거듭 권익위가 확인해줬다고 밝혔고 언론에선 ‘종결’ 처리를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졌었죠. 권익위 박종민 “부당한 특혜 받은 사건”민주 “직권남용한 개인 의견” 반발그로부터 2주가 지난 8월 8일, 이 업무를 포함해 부패방지 업무를 줄곧 맡아왔던 권익위 김모 부패방지국장(직무대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년간 부패방지 업무를 했던 김 국장의 죽음은 권익위 내부에 엄청난 충격을 줬고 정치권에선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직속상관이던 정 부위원장은 김 국장의 순직 처리가 마무리되어가던 지난달 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10월 8일 국감 현장. 박종민 권익위 부위원장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 질의응답을 하던 중 작심 발언을 합니다. 당시 여야는 모두 의료진과 소방공무원에 징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방점은 달랐습니다. 여당은 ‘입법 미비에 따라 특혜를 받은 당사자(이 대표)를 빼곤 의료진과 소방공무원만 징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제1야당 대표 테러로 7월에 권익위 전원위가 특혜가 아니라고 발표해놓고선 왜 의료진과 소방공무원을 징계하느냐’는 취지였죠. 이때 박 부위원장은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이 “부당한 특혜”라고 거듭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부위원장은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부당한 특혜를 받은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 계신 어떤 국회의원들도 받을 수 없는 특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당시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서울대병원 전원을 부산대병원이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며 “기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충분히 (이 대표) 수술이 가능했지만 환자(이 대표) 측 요청에 따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우수한 외상센터로 꼽힙니다. 이에 사건 당사자인 천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전에 권익위가 특혜가 아님을 확인하고 종결 처리해놓고선 왜 다른 얘기를 하느냐며 “직권남용의 개인 의견”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 부위원장은 “부당한 특혜를 제공한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대표)은 부당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권익위 측은 박 부위원장의 발언이 전원위가 결정한 의결서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틀린 내용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 부위원장이 7월 브리핑 당시 명확하게 하지 못했던 발언을 박 부위원장이 의결서에 나온 대로 말한 거라는 겁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종결’ 처리로 발표된 터라 당시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이 ‘특혜’라고 권익위가 밝혔다면 정치적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 말을 다소 애매모호하게 한 거였을까요. ● 의료·소방 징계 통보 배경은 닥터헬기?: 권익위 “참고만, 소방헬기 지침 위반”결국 민주당은 유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합니다. 부산대병원이 지난달 30일 징계 대상이 된 의사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며 ‘주의’ 처분을 내리고 10일 소방청 국감에서 허석곤 소방청장이 “(당시 소방헬기를 출동시킨 것은) 매뉴얼 상 위반사항이 없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권익위는 어제저녁 “119 소방헬기 이송 특혜’ 사건은 ‘소방헬기 지침 위반’(소방청 지침)으로 통보한 것이며 닥터헬기 지침(복지부 지침) 위반으로 판단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권익위는 당시 의결서 전문을 통째로 송부하기도 했습니다. 의결서에는 ‘복지부의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용기본지침(닥터헬기)에 환자를 상담·진료·처치하지 않은 자와 일반인의 요청에는 (헬기) 출동에 응하지 않는다며 전용헬기 출동 요청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의 자격을 명확히 한 규정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본건의 판단에 참고할 만하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유 위원장이 어제 10월 정례 브리핑에서 “소방헬기는 출동 규정이 없어 닥터헬기 규정을 유추 적용한 결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한 게 이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됩니다. 부산대병원은 의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면 주치의가 아니더라도 현장에 있던 의료진이 (소방헬기를) 문의할 수 있어 이 대표의 부당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핫라인 회선을 무단 사용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권익위의 전원위 판단은 달랐습니다. 의결서에는 ‘119 응급의료 헬기(소방헬기) 출동 요청 권한은 해당 응급환자를 직접 진료·처치 등 의료행위를 한 담당 주치의나 당직의 등이거나 최소한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헬기 출동 요청을 위임받은 자로 해석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어느 의료기관에 있는 환자나 다른 의료진이 담당한 환자에 대해서도 소방헬기 출동 요청을 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결론이 나와 현행 응급이송체계 운영에 큰 혼란과 지장을 초래하고 응급환자의 생명보호체계 등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전원위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인 차별,특정 정당의 우월적 지위 부여한 특혜”의결서에는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이 ‘특정 정당의 우월적 지위를 부여한 특혜’라고 언급돼 있습니다. 전원위는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전화한 상대방이 의료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인지 확인하지 않고 특정 정당에서 병원 간 전원을 위해 헬기 이송을 원한다는 전달을 받고 119 응급의료 헬기 출동을 결정한 것은 통상의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119 응급의료 헬기 출동 요청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인(이 대표)을 다른 사람과 차별해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판단된다”고 봤습니다. 이와 함께 소방헬기 운영 매뉴얼(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운영에 관한 매뉴얼)과 구급활동 지침(119응급의료헬기 구급활동 지침)에 대해 “의료기관의 공식 요청이 아님에도 개인적 사유로 소방본부와 병원 간 저원 조정업무 핫라인 번호를 이용한 자 등에 대한 조치사항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의료적 판단이 아닌 개인적 사유로 핫라인 회선을 무단 사용해 119 응급의료 헬기 출동 요청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정과 절차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주 응급한 상황이었다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헬기 이송 등 5시간 가까이 걸린 전원 조치로 인해 이 대표의 생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을 것이란 얘기죠. 일각에서 ‘부산대병원’이라는 지역 대표 의료기관을 불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지난 1월 사고 당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김영대(흉부외과) 교수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치료가 도저히 안 될 경우가 아니라면 의학적 측면에서는 외부 이송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이재명 대표 가족들이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결정했고 헬기로 이동하기 위험할 정도로 위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당장 상처를 치료하는 응급 수술은 필요하다 판단해 이 대표의 서울 이송이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권역외상센터의 일부 의사들은 이송을 반대했으며 “담당 교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고,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면서 “‘지역 의료 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변인들은 ‘지역 의료 살리자고 해놓고, 부산에서 수술 안 하고 서울로 가버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권익위는 돌고 돌았지만 처음부터 이 대표의 헬기 이송 사건은 국회의원의 경우 공직자 행동강령 적용 대상이 아니라서 조사할 수 없어 종결 처리했지만, 일반 국민이라면 유사한 상황에서 이 대표 측이 취한 소방헬기 요청 절차로는 누릴 수 없는 “부당한 특혜”를 받은 사건으로 판단한 것으로 요약됩니다. 부산대병원과 소방청이 ‘의사와 소방공무원은 죄가 없다’고 결론 내린 만큼 실질적인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민주당이 제기한 권익위원장 고발 건에 대해 공수처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보겠습니다.
  • 목동8단지 최고 49층 1881가구로 재건축

    목동8단지 최고 49층 1881가구로 재건축

    서울 양천구는 목동아파트 8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 공람을 내달 5일까지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구는 이와 관련 이달 11일 오후 2시 양천 해누리타운에서 주민설명회도 개최한다. 이번 정비계획(안)은 14개 목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 올해 초 6단지를 시작으로 4단지, 14단지에 이어 네 번째 공개되는 것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목동 8단지(면적 8만 8599㎡)는 용적률 299.88%를 적용해 기존 15층, 1352가구 규모에서 최고 49층 1881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목동8단지 정비계획(안)은 신속통합기획 자문과 정비계획 입안절차를 병행 추진한다. 특히 8단지는 재건축 방향을 ‘녹지공간을 중심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단지 조성’으로 잡아 공원, 학교와 어우러진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뒀다. 먼저, 공원, 커뮤니티시설, 근린생활시설 등 가로 특성을 고려한 영역별 활성화 계획을 통해 도시 맥락에 대응하는 가로 중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여 가로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학교와 공원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네트워크 조성을 위해 기존 단지 중앙에 위치했던 공원을 북측으로 이전하고, 인근 지역과의 상생을 유도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공원 및 대로변에 배치하여 거점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보행 및 커뮤니티 축을 만들 방침이다. 입체적 스카이라인도 계획됐다. 도시 맥락과 경관의 흐름을 고려한 단계적 스카이라인과 열린 경관이 확보되는 통경축 계획을 통해 조화로운 도시경관을 창출할 계획이다. 구는 주민 의견 수렴 후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 및 구의회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초 목동아파트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6단지의 경우 지난 8월 목동 14개 재건축 대상지 중 처음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2025년 상반기 내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두고 이달 내 조합 직접 설립을 위한 공공지원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18일에는 목동13단지 정비계획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단지들도 연내 주민공람 및 주민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설명회에서 재건축사업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사업을 위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차질 없는 준비를 통해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신속하게 이끌어 안정적 주택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노벨상 ‘AI 아버지’의 경고

    [씨줄날줄] 노벨상 ‘AI 아버지’의 경고

    첨단 과학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인류 발전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해 두고두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물리학자인 오펜하이머는 1945년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개발해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린다. 핵무기 개발에 나선 나치 독일을 막고자 핵무기 개발에 나섰지만,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나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고 자책하며 핵확산 금지 운동에 전념했다. 21세기 들어서는 중국의 허젠쿠이가 과학기술이 지닌 양면성을 보여 줬다. 그는 2018년에 에이즈에 대한 면역력을 지닌 인류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이를 탄생시켰다. 세계 과학계는 그의 행위가 생명윤리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빨리 유전자 조작 아이를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2년 전 챗GPT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이끈 오픈AI의 샘 올트먼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는 AI는 인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책임감 있는 AI 개발을 강조했다. 이런 목소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윤리적 고민이 필수적임을 보여 준다.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그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AI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이런 호평에도 ‘AI가 인간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노벨이 자신의 다이너마이트 개발 기술이 살상 무기에 이용되자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벨상을 만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노벨상 창시자와 수상자 모두 기술의 어두운 측면을 걱정하는 모습은 기술 발전이 양날의 검임을 재차 보여 준다.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기술 발달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발전의 한계를 정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규범과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박현갑 논설위원
  • “중식 제공? 짜장면 주나요?”…Z세대 61% ‘이 단어’ 뜻 모른다

    “중식 제공? 짜장면 주나요?”…Z세대 61% ‘이 단어’ 뜻 모른다

    “사건의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 “족보는 ‘족발보쌈세트’ 아닌가요?” Z세대의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난 가운데, 문해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독서 부족 및 영상 매체 이용의 증가로 분석된다. 진학사 채용 플랫폼 캐치는 9일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1344명을 대상으로 문해력에 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무려 61%가 ‘가결(可決·회의에서 의안을 합당하다고 결정함)’의 뜻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결’을 포함, ‘이지적(理智的)’ ‘북침(北侵)’ ‘무운(武運)’ ‘결재(決裁)’ ‘모집인원(募集人員): 0명’ 등 여섯 문항의 정답을 모두 맞힌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이 같은 문해력 부족의 원인으로는 ‘독서 등 장문 독해 경험 부족(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영상 매체 시청 증가’가 28%, ‘훑어 읽기, 요약 읽기 습관’이 15%로 나타났고, ‘SNS 등 단문 텍스트 사용 증가’도 14%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Z세대의 연간 독서량은 평균 수치인 ‘7권(2023년 통계청 조사)’ 대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1~3권’ 읽는다고 답한 비중이 35%, ‘3~5권’이 22%로 나타났고, ‘한 권도 읽지 않는다’라고 답한 비중도 무려 17%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5~10권’이 14%, ‘10권 이상’은 12%로 나타났다. 반대로 영상 매체의 경우에는 하루 ‘2~3시간’ 시청하는 비중이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1~2시간’이 28%, ‘1시간 이하’가 19%로 집계됐고, ‘3~4시간(15%)’, ‘4시간 초과(9%)’ 순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부문장은 “Z세대를 포함한 잘파(Zalpha)세대는 영상 콘텐츠의 노출이 가장 많은 세대”라며 “문해력 증진을 위해서는 평소 시간을 내서 책 읽기나 장문 읽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사 91.8% “학생들 문해력 과거에 비해 저하”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7일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서도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저하됐다’(53%), ‘매우 저하됐다’(39%) 등 과거보다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함”, “체험학습 계획표에서 ‘중식 안내’를 보고 짜장면을 먹냐고 물었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다” 등 황당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또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냐고 한다”, “두발자유화 토론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생각한다”, “경기력 저하의 저하를 왕과 왕비를 칭하는 뜻으로 알고 앞뒤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가로등은 세로로 서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묻는다”, “고가 다리는 비싸게 만든 다리라고 한다” 등의 사례가 잇달았다. 문해력 저하의 문제는 학습 성취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와 성인 이후의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총은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치광장]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자치광장]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유례없이 더웠던 여름이 언제였는지 어색할 정도로 날씨가 선선해졌다. 어느덧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온 것을 실감한다. 학생들이 그동안 공부한 것을, 수능을 통해 점검받는 것과 같이 서대문구에는 전국체전이 다가왔다. ‘기초지자체에서 전국체전이 왜’라고 궁금해하실 수 있으나 우리 서대문구에는 서울시 자치구 유일의 여자 실업농구단이 있다. 농구를 인기종목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프로가 아닌 실업팀, 특히 여자농구는 비인기 종목이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했거나 혹은 프로에 입성해도 조기 은퇴하고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필자는 여자 실업농구단 창단을 준비하게 됐다. 수장은 여자농구의 전설 박찬숙 감독으로, 유명세와 달리 단일 구단의 지휘봉은 잡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감독으로서의 첫 도전, 그리고 프로팀 입단을 목표로 전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경기마다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지난해 출전한 첫 대회에서 20점이 넘는 큰 격차로 패배하기도 했지만 올해 4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전국 실업 농구연맹전에서는 3전 전승으로 전국대회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여자 실업농구단은 마지막 경기에서 김천시청에 47대46으로 1점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에 앞서 지난해 우승팀인 대구시청을 73대56으로, 사천시청을 67대38로 꺾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29일 창단한 지 1년여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6월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전국 실업 농구연맹전, 8월 전국 남녀종별농구선수권 대회까지 3개 대회 싹쓸이 우승을 이어 오고 있다. 낙오의 아픔을 딛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필자와 서대문구 주민들은 경기마다 경기장을 찾고 있다. 프로도 아닌 실업리그가 펼쳐지는 경기장은 매우 한적한데 이곳에 장구, 꽹과리를 든 서대문구 주민 응원단이 등장하면 선수들도 더 힘이 난다고 한다. 올해 첫 승을 올렸을 때는 필자와 선수, 주민 모두 하나가 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희망을 쏘아 올린 농구단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각종 난관을 마주하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지만 목표를 다시 세우고 전진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지닌 지역 어린이·청소년을 선발해 지원함으로써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서대문구 주니어 윈드 오케스트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관내 유명 대학생들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해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써치쌤’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대문의 명소 카페 폭포에서 올린 수익금은 행복 장학금으로 중·고·대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서대문구민이라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그 꿈을 모두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구의 몫이라 생각하고 든든하게 뒤에서 응원하려고 한다. 드디어 다음주면 전국체전이 개막한다. 이번엔 서대문구가 아닌 서울시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금메달을 위한 선수단의 의욕이 대단하다. 그동안 꿈을 위해 노력한 선수단이 목표한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며 수능을 앞둔 수험생 여러분도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
  • “시발점? 선생님이 욕해”… 교원 92% “학생 문해력, 더 떨어져”

    “시발점? 선생님이 욕해”… 교원 92% “학생 문해력, 더 떨어져”

    “사건의 ‘시발점’을 설명하는데 학생이 ‘선생님이 욕했다’고 하더라고요.” “‘중3이 수도 뜻을 몰라서 그 나라의 대표 도시라고 말해 줘야 했습니다.” “이부자리가 별자리냐고 물어보는 학생도 있어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난감했던 적’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묻는다”, “체험학습 일정에 ‘중식’이 적힌 것을 보고 오늘 짜장면 먹느냐고 한다” 등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겪은 난감한 사례를 전했다. 교총은 7일 이런 내용의 ‘학생 문해력 실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학생들의 문해력 하향 평준화와 학생 간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서울신문 9월 10일자 1·4·5면)가 커지는 가운데 교사의 91.8%는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다.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절반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0~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을 꼽았다. 이번 설문에선 ‘문해력 부족 학생’의 비율을 ▲5% 이하 ▲6~10% ▲11~20% ▲21~30% ▲31% 이상 등 5개로 구분해 질문했다.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48.2%였고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나 됐다. 교사들은 “시험을 치는데 단어 뜻을 몰라 문제를 못 풀어 난감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가정통신문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등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해력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활동 강화’(32.4%)라고 했다. 아울러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가 뒤를 이었다. 교총은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디지털기기 과의존 문제를 해소하는 제도 마련과 독서·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중3이 ‘수도’ 뜻 몰라”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중3이 ‘수도’ 뜻 몰라”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학생들이 ‘선생님 욕하냐’고 말했습니다.” “두발자율화에 대한 토론을 하는데, 학생이 ‘두발’을 ‘두 다리’인 줄 알았다네요.” 교사 10명 중 9명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저하됐다’(53%), ‘매우 저하됐다’(39%) 등 과거보다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2%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1%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30.4%,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르기조차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21.4%였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함”, “체험학습 계획표에서 ‘중식 안내’를 보고 짜장면을 먹냐고 물었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다” 등 황당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한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능력 평가를 했는데, 대부분의 단어 수준이 3학년 이하로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3이 ‘풍력’이 뭐냐고 물었다”, “단어까지 가르치면서 진도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등의 하소연도 터져나왔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1순위로 꼽았다.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디지털 기기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뿐 아니라 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교사들은 지적했다.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손글씨 쓰기가 줄고 있다. 학생들의 필체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체 가독성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94.3%에 달했다. 학생들의 문해력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는 독서활동 강화(32.4%)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도 필요하다고 교사들은 응답했다. 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문맹률은 1~2%대로 매우 낮다고 하지만 이것이 문해력이 높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LG의 ‘불꽃 방망이’냐 kt의 ‘무실점 마운드’냐…준PO 1차전 승부처

    LG의 ‘불꽃 방망이’냐 kt의 ‘무실점 마운드’냐…준PO 1차전 승부처

    작년 한국시리즈(KS)의 리턴매치다. 프로야구 2024 포스트시즌의 두 번째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준PO·3선승제)에서 LG 트윈스와 kt wiz가 또 다시 맞붙는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특유의 화끈한 공격 야구로 맞서겠다고 예고했고, 작년 준우승에 그친 kt는 철벽으로 LG의 예봉을 막을 참이다. PO 진출의 가늠자인 준PO 1차전은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시즌 상대 전적은 LG가 9승 7패로 kt에 근소하게 앞섰다. 선발 투수로 LG는 디트릭 엔스를, kt는 고영표를 예고하면서 가을야구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LG의 1차전을 책임진 엔스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낸 에이스다. kt를 상대로 2승 평균자책점 5.25로 평범했지만, 싱싱한 어깨로 kt 타선을 봉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불펜이 비교적 약한 LG로선 엔스의 어깨가 1차전의 승부처다. 이에 맞서는 kt의 고영표는 정규시즌 18경기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올 시즌 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64로 부진하다. 고영표가 초반 흔들리면 조이현을 비롯해 김민, 김민수, 소형준 등을 동원할 태세다. 염경엽 LG 감독은 “짧은 합숙 훈련 기간 타격에 신경 썼고, 타자들이 타격감 유지에 집중하며 훈련했다”라고 소개했다. kt를 상대로 홈런 5방에 19타점을 쓸어 담은 문보경을 비롯해 ‘출루 기계’ 홍창기, ‘타점왕’ 오스틴 딘, 박해민, 문성주, 오지환 등 주축의 ‘불꽃’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LG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오지환, 박동원의 장타와 화끈한 공격 야구로 kt를 무너뜨리고 29년 만에 우승컵을 안은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선발로 고영표를 내세운 뒤 불펜 총력전을 펼쳐 현재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라며 “(고영표가) 40∼50구 정도를 던져 초반 분위기를 잡으면 필승 계투진들이 그 뒤를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8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봉쇄한 투수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던진 고영표를 선발로 예고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kt가 기대는 것은 ‘기세’다. 지난 1∼3일 패하면 당장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 1·2차전을 연속해 치르면서도 3연승을 구가하며 기적을 써 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올라갔다. 관건은 kt의 방망이가 체력을 비축한 LG 투수진을 제대로 공략하느냐다. kt는 투수진의 역투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방망이가 좀체 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LG는 kt 고영표와 엄상백이 선발로 등판하는 준PO 1∼2차전에 사활을 걸 참이고, kt는 큰 경기에 강한 윌리암 쿠에바스와 쌍둥이 타선을 잘 요리하는 웨스 벤자민이 출격할 3∼4차전에서 준PO의 마침표를 준비한다. kt는 작년 한국시리즈의 설욕을, LG은 기억 소환을 벼르고 있다.
  • 우연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우연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1926년 10월 30일 어느 미국인 부부가 일본 교토로 휴가 여행을 왔다. 부부는 가을 정취가 깃든 고도의 풍광에 매료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는 평범한 관광이었던 이 여정은 19년 뒤 세계사의 한 장면을 뒤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남자의 이름은 헨리 L 스팀슨. 태평양전쟁이 벌어지던 1945년 미 육군 장교로 임명된 그는 원자폭탄 표적 선정위원회가 교토를 첫 번째 후보지로 정하자 “내 승인 없이 절대로 폭탄을 투하해서는 안 되는 도시가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교토”라며 격렬히 반대했다. 교토는 결국 대상에서 빠졌고 대신 히로시마가 원폭의 첫 피해 지역이 됐다. 수십만 명의 목숨이 달린 중대사가 장관의 우연한 휴가 경험에 좌우됐다는 사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세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대다수 사람에겐 어이없고 허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국제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세상은 우발적인 사건의 연쇄 작용으로 지금에 이르렀다”고 단언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 데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알고 패턴을 파악하면 현실을 통제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은 기술문명과 현대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허상일 뿐 세상은 무작위적인 우연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책은 나비 효과, 카오스 이론 등 복잡계 이론의 맥락에서 역사, 철학, 정치학, 경제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방대하게 짚어 낸다. 우연과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인간의 의지는 쓸모없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우리는 그 무엇도 통제할 수 없지만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존재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과 행위가 중요하다”고 결론짓는다.
  • 尹은 韓 없이 만찬, 친한 ‘여사 사과’ 요구… 갈등 우려 커지는 與

    尹은 韓 없이 만찬, 친한 ‘여사 사과’ 요구… 갈등 우려 커지는 與

    이른바 ‘독대 불발’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으로 해석되면서 여권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 대표를 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를 만나는 연례행사를 두고 소위 ‘한동훈 패싱’이 거론됐고,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김건희여사특검법’의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김 여사의 사과 요구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윤 대통령이 2일 추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 국민의힘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단을 초청해 진행하는 만찬에 한 대표가 빠진 데 대해 여권은 갈등론 막기에 주력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1일 “지난달 24일은 지도부 초청이었고 2일은 원내지도부 초청 만찬”이라고 설명했고, 대통령실 관계자도 “매년 해 온 것이고, 정기국회를 앞두고 한참 전에 결정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윤한 갈등이 주목받는 건 양측이 그간 사실상의 ‘대면 거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시절인 4·10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거절했고,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했다. 지난달 30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 언론사 행사 시작 20분 전에 참석을 취소하고 의료계 인사를 만난 것도 ‘윤한 갈등’의 맥락에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한 대표 등 지도부를 불러 90분 만에 사진 4장을 공개했던 만찬과 이번 원내지도부 만찬은 장소, 식사 메뉴,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비교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 유튜버와의 통화에서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한 대표를 자극했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했다. 김여사특검법 재표결도 여권 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친한계는 일단 이탈표 없이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지만 별개로 김 여사의 사과 표명은 필요하다고 본다. 친한계 핵심 의원도 통화에서 “김 여사가 직접, 최대한 신속하게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김 여사의 사과 표명 없이는 출구가 없다는 공감대는 확산하는 분위기지만, 시점은 ‘재표결 이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재표결 전 사과 표명은 방식과 강도,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두고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TK)의 한 친윤계 의원은 “재표결 이전 사과는 어떤 방식으로도 ‘활화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 사과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사과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공직자의 창] 두코바니 원전, 한·체코 100년 공동번영 기반

    [공직자의 창] 두코바니 원전, 한·체코 100년 공동번영 기반

    체코는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우수한 인적 자원과 구매력 높은 소비 시장을 보유한 유럽연합(EU) 진출의 전초기지다. 자동차, 터빈, 화학 부문 기술력이 뛰어나고 풍부한 고급 인력도 보유했다. 체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3만 달러로 중동부 유럽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런 잠재력을 보고 우리나라 유수 기업이 체코에 진출해 적극적인 사업 활동을 잇고 있다. 최근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이 선정됐다. 체코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관심도 고조됐다. 체코에서 들려온 원전 수주 낭보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말라 가던 원전 생태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한국형 원전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은 양국 관계를 다시 쓰는 역사적 분기점이 됐다.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수주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양국 간 포괄적·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공고한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 가장 큰 성과는 체코와 원전 동맹을 맺고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원전 건설부터 설계, 운영, 핵연료, 폐기물 관리 등 전 주기에 걸쳐 정부, 기업 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양국 간 포괄적인 경제협력 체계도 마련됐다. 한국과 체코의 교역 규모는 2023년 44억 달러로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기존 교역·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첨단 사업, 원전, 수소 등 에너지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와 한·체코 경제대화도 신설했다. 양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함에도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지향형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체코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미래 비전의 주요 내용인 ‘디지털화·교육혁신·첨단 신산업 투자 확대’ 등은 우리 정부의 ‘역동경제’와 맥락이 같다. 우리 정부는 경제혁신파트너십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체코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 등에 관한 정책·기술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양국 5개 정책금융기관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양국 기업에 맞춤형 공동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한강의 기적’을 체코에서 함께 이뤄 내자는 취지로 ‘블타바 첨단사업 협력 비전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배터리·미래 차·로봇 등 3대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양국의 첨단 산업이 함께 커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우리 기업의 체코 고속철도 사업 진출을 지원하고자 차량 및 건설, 운영 등 고속철도 분야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 기술력이 높은 우리 기업과 우크라이나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체코 기업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한국과 체코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 접촉했다. 1차 세계대전 종료 후 체코슬로바키아 망명 군대가 본국으로 철수를 준비하던 중 우리 독립군에 신식 무기를 판매했다고 한다. 체코슬로바키아 망명 군대가 제공한 무기는 1920년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견인차가 됐다. 두코바니 원전도 앞으로 100년 동안 한국과 체코의 경제 번영을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기반이 될 것이다. 이번 체코 방문을 계기로 확산한 경제 협력이 더욱 굳건해져 세계 경제 무대에서 한국과 체코가 강력한 동반자로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 뿔난 푸틴, ‘핵무기 빗장’ 하나 더 풀었다…미·영·프에 “핵보복” 경고 [월드뷰]

    뿔난 푸틴, ‘핵무기 빗장’ 하나 더 풀었다…미·영·프에 “핵보복” 경고 [월드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핵억지 정책, 즉 핵 교리 개정을 공식 선언했다.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하고 핵무기로 대응한다는 내용이 개정된 핵 사용 원칙에 담길 예정이다. 즉 비핵보유국인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핵 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러시아는 서방 핵 보유국에 대해서도 핵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엄포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서방도 러시아의 핵 공격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핵무기 빗장을 하나 더 연 셈이다. ● 러, 우크라 ‘조력자’도 ‘공격자’로 간주…핵대응 선언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현재 군사·정치 상황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핵 억지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러시아가 대통령령으로 갱신해 공포한 ‘핵 억지분야 국가기본정책’에 따르면 러시아가 규정하는 핵무기 사용조건은 ▲러시아 및 동맹국에 대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러시아 및 동맹국에 대한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공격 ▲러시아의 국가 및 군사 주요시설에 대한 공격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등이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조건을 다루는 교리 변경 작업이 진행돼 왔고, 군사적 위협에 관한 내용이 보강돼야 할 분야다”라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핵 교리 개정을 선언하고 실무적 주문을 내린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새로운 위협의 발생’을 핵 교리 개정 사항으로 꼽았다. 어떤 위협이 생기면 핵무기 사용이 가능한지를 다루는 조항을 고쳐, 최근의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하라는 취지다. 그는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이를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비핵보유국이 재래식 무기를 쓰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공격이라면, 이 국가들을 모두 ‘공격자’로 여기겠다고 푸틴 대통령은 설명했다. 아울러 전투기와 순항 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해 공중 및 우주에서 러시아 국경 안으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한다는 점이 신뢰할 만한 정보로 감지되면 핵무기 사용이 고려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우크라의 쿠르스크 급습·장거리 타격 요구 국면● 억제력 강화 효과…핵전쟁 서막 해석은 섣불러 푸틴 대통령의 이번 핵 교리 개정 선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러시아는 서방국들의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자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주요 국면마다 핵 교리 개정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선언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기습 침공 및 장거리 무기 사용 요구 이후 나온 점 ▲지원국인 서방 핵 보유국들까지 공격자로 간주하고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26일 서울신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를 기습 침공한 데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이 핵 교리 개정을 전격 선언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은 무기 지원 중단 압박과 억제력 강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라고 두 실장은 분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푸틴 대통령의 선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러시아 본토 타격에 서방 미사일을 사용하기 위해 로비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핵 전문가인 파벨 포드빅 역시 워싱턴포스트(WP)에 “불확실성과 모호함 조성하려는 조치로, 서방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전술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S·최대 사거리 약 300㎞)와 미국산 부품이 사용된 영국·프랑스의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섀도우(최대 사거리 560㎞)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 요구대로 미국, 영국,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면, 개정 핵 교리에 따라 그간 러시아가 경고해온 ‘세계 핵전쟁’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물론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에 소극적인 입장이라 극단적 우려는 섣부르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는 찬성, 독일은 반대 입장을 내는 등 현재 유럽 내에서도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확답을 피하는 등 태도가 미지근하다. 이는 서방으로의 확전 등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만은 막으려는 나름의 ‘억제’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두진호 실장은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을 실제적인 핵전쟁의 서막으로 해석하기보다, 서방국들과의 ‘수 싸움’에서 러시아가 억제력을 강화해 본토를 방어하려는 특단의 조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핵 교리 개정 사항에 자국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맹방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도 핵무기 대응을 고려할 요건으로 넣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변경할 교리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무기 사용 권리를 가진다는 뜻도 담긴다”고 말했다.
  • “임종석 두 국가론은 개념 없는 소리”… 文정부 대북정책 때린 친명 ‘더민주’

    “임종석 두 국가론은 개념 없는 소리”… 文정부 대북정책 때린 친명 ‘더민주’

    더불어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최근 논란이 된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남북 두 국가론’ 수용 주장에 대해 “무지하다”, “개념 없는 소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혁신회의가 이재명 대표의 정책 비전그룹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해당 논란과 선을 긋고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정책 수립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회의가 주최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차기 민주 정부의 과제 긴급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평화정책의 실패는 분단 체제에 대한 인식 실패가 초래한 예견된 결과”라며 “문 전 대통령도 무지했고 임 전 실장도 무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무지가 평화의 실패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두 국가론에 대해 “개념 없는 소리이자 논리적이지 못한 정치적 발언”이라며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사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무책임하게 받아들이고,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포장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임 전 실장 얘기는 ‘우리는 다 누리고 누더기가 된 한반도를 미래 세대에 넘기자’는 얘기로 들리더라”며 “그래서는 안 된다. 기성 세대인 86그룹이 지은 죄를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86세대 대표 주자인 임 전 실장이 두 국가론 수용을 주장해 괜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당내 비판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 인사들에게 임 전 실장의 ‘두 국가론’ 발언이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로 보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도 “당 강령과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평화통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그간의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당론과 다르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이 발언을 두고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야말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흡수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반도체 꿈 못 버린 ‘보스 구본준’… 아들 구형모 경영 수업 중[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반도체 꿈 못 버린 ‘보스 구본준’… 아들 구형모 경영 수업 중[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X세미콘 직접 챙기며 강한 애정10년 전부터 CES 찾아 사업 확장거침없는 입담과 직설 화법 유명조직 문화에 ‘싸움닭 투지’ 이식도김윤·이재현 등 경복고 인맥 화려가풍 따라 장남 구형모 승계 유력 “ADL은 왜곡된 자료 사용, 자의적 해석의 남발, 편파적인 평가, 부정확한 자료 작성 등으로 LG반도체에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ADL의 평가 내용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 1998년 12월 27일 당시 LG반도체 사장을 맡고 있던 구본준(73·당시 47세) LX그룹 회장은 서울 강남 영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경영컨설팅기업 ADL이 ‘현대·LG반도체 통합’은 타당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청와대는 외환위기 극복을 이유로 대기업들의 중복 사업군을 통합하는 ‘빅딜’을 거세게 추진하고 있었고, ADL은 반도체 사업 주체로 LG보다는 현대전자가 적합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일찌감치 기술에 관심이 많아 반도체를 그룹 전체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투자해 온 40대 회사 대표에게는 심장에 비수를 꼽는 것과 같은 통첩이었다. ●오너가 로는 드문 이공계 경영인 당시 구본준 회장과 LG 측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나라 살리기’를 제1 국정과제로 내건 권력자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구 회장이 2021년 5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신생 LX그룹으로 독립 출범할 때 반도체 설계 기업 LG실리콘웍스를 LX그룹으로 품고 나와 LX세미콘으로 이어 가고 있는 것도 26년 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접어야 했던 꿈과 그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은 한때 지나간 꿈이 아니라 꾸준히 투자하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현재 진행형 사업인 것이다. 그가 지금도 서울 광화문 LX홀딩스 본사를 두고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별도 집무실을 꾸려 두 곳을 번갈아 출근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구 회장의 기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재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룹 창업주의 직계 자손들이 대학에서 경제·경영학 등을 전공하고 해외 석박사 과정을 거치는 승계 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그는 이공계 출신이다. 서울 경복고를 나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임원들의 사업 보고에서 통계와 각종 수치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 묻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치가 두루뭉술한 보고에는 “제대로 알아보고 다시 보고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라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기술 전시회를 직접 둘러보는 대기업 총수들이 늘고 있지만 구 회장은 비교적 이른 2014년부터 꾸준히 해외로 나가 최신 기술 동향과 글로벌 기업들의 트렌드를 살피고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현재 LG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부문의 기틀을 마련한 이 역시 LG 시절의 구 회장이다. ●기질 남달랐던 3남… 한때 야구선수 꿈 그는 LG전자 부회장 시절이던 201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CES)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해마다 거르지 않고 CES에 마련된 글로벌 기업 전시관을 둘러보며 해외 사업 진출 방안을 구상했다. 2014년에는 아우디, 도요타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 전시관과 차량 부품 기업 전시관을 둘러봤고, 2015년과 2016년 CES에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미국 포드의 최고경영진을 각각 만나며 LG의 전장 사업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반도체라는 강력한 첨단 사업을 잃은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주요 사업으로 전장 사업을 꼽은 것이다. 구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2017년 맏형 구본무 당시 LG 회장의 건강 악화로 그룹 경영을 대신하면서 이듬해부터 중단됐고, 이어 LG그룹 경영권이 조카인 구광모(46) 현 LG그룹 회장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구 회장은 LX로 계열분리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도 그는 국내를 비롯한 현장 경영보다는 그룹 내실을 다지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평소 거침없는 입담과 직설적인 화법에 ‘보스형 경영자’로 불리는 구 회장은 범LG가문을 뜻하는 능성 구(具)씨 4형제 중에서도 그 기질이 남달랐다고 한다. 구 회장은 1951년 12월 한국전쟁 중 경남 진주에서 고 구자경 LG그룹 2대 회장의 3남으로 태어났다. 형제 중 위로는 2018년 5월 별세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 구본능(75) 희성그룹 회장이 있고, 구본식(66) LT그룹 회장이 동생이다. 물류회사 오성로지스의 구훤미(77) 대표가 구 회장의 누나이며, 여동생으로 경영 컨설팅기업 윤파트너스의 구미정(69) 사내이사가 있다. 구 회장의 호전적인 기질은 그가 몸담았던 조직 문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1년 5월 LX그룹 출범 당시 그의 일성은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내리자”였다. 그는 경영인으로 살아오면서 ‘싸움닭 같은 투지’, ‘1등 정신’ 등의 키워드를 앞세워 끈질기고 악착같이 일하는 문화를 그룹에 심으려 노력해 왔다. LX그룹에서도 출범 직후부터 지난 3년간은 속도전식으로 외형 확장에 몰두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호흡을 고르며 그간 급속도로 키운 외형만큼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3월 지주사 LX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복합적인 위기 상황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 대응 체제를 고도화하고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누구보다 야구에도 열정적이다. 야구 명문 경남중 재학 시절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동했던 그는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자녀 중 가장 총명했던 삼남에게 장차 회사 일부의 경영을 맡기려고 계획한 부친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만 했다. 장남 고 구본무 전 회장은 이후 창단한 LG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구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차남 구본능 회장은 KBO 총재를 역임했다. 삼남인 구 회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LG트윈스 2대 구단주로 활약했다. ●정몽구·정의선 대 이어 현대차와 협력 재계 주요 인맥은 서울 경복고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지금은 구 회장이 경복고 출신 인사 중 맏형 격이지만, 구 회장 위로 정몽구(86)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있다. 정 명예회장과는 구 회장이 LG에서 전장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은 사이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의선(54)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협력 관계는 이어지고 있다. 김윤(71) 삼양그룹 회장은 구 회장의 경복고 2년 후배이고, 이재현(64) CJ그룹 회장과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 정용진(56) 신세계그룹 회장, 조현상(53) HS효성 부회장 등도 경복고 출신 경영인이다. 그룹 승계 구도는 구 회장의 자녀가 1남 1녀로 위 세대에 비해 간결한 구조인 데다 LX 역시 범LG가의 가풍인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를 것으로 보이면서 장남 구형모(37) LX MDI 부사장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LX MDI는 그룹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과 IT·업무 인프라 혁신, 그룹 미래 인재 육성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각 계열사의 경영자료를 모두 볼 수 있어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에 비견된다. 구 부사장은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은 데다 외부 공개 활동도 거의 없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가 2014년 LG전자에 과장급으로 입사했다. 겸손과 소탈함을 강조해 온 가풍의 영향을 받아 일반 사원들과 격의 없이 지냈다고 한다. 매일 회사가 운행하는 출퇴근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고, 아침마다 구내식당에서 라면 등으로 식사를 즐겨 했으나 워낙 조용한 탓에 그가 총수 일가 구성원임을 아는 직원은 없었다고 한다. ●“승계 절차는 장남 능력 검증 이후” 구 부사장은 2021년 계열분리에 따라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고, 1년여 만에 전무를 거쳐 부사장까지 빠르게 승진했다. 그룹 지배구조는 지주사가 각 계열사와 자회사를 최대 주주로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구 회장이 지주사 최대 주주(20.37%)이고 장남인 구 부사장이 2대 주주(12.15%), 딸 구연제(34)씨가 지분율 8.78%를 가진 3대 주주로 있다. 오너 일가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연제씨는 오빠 구 부사장과 달리 LX그룹에는 적을 두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공연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고 LG아트센터에서 잠시 근무했으나 이후 범LG가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털 LB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겨 인턴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어 창업투자회사 마젤란기술투자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며 기획과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지난해 7월 마젤란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제씨의 그룹 투자 전문 계열사 LX벤처스 합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LX에는 입사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가풍에 따라 깔끔하게 LG에서 물러나 LX 계열 분리를 완성한 만큼 자녀 세대 승계 역시 결국 장남에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 구 회장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데다 구 부사장이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승계 시계는 다소 천천히 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LX, 독립 2년 만에 대기업집단… 영업이익 줄고 캐시카우 안 보여[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X, 독립 2년 만에 대기업집단… 영업이익 줄고 캐시카우 안 보여[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G상사 등 4개사만 떼어내 독립공격적 M&A로 자산 4조원 껑충LG반도체 뺏겼던 구본준 회장국내 최대 팹리스 ‘세미콘’ 키워HMM 인수 포기, 퀀텀점프 불발작년 그룹 매출 18% 감소해 20조 “치열하게 고민하고 끈질기게 실행합시다.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갑시다. 핵심가치인 ‘연결’, ‘미래’, ‘사람’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을 이룹시다.” 2021년 5월 3일 구본준(73) LX그룹 회장은 그룹 출범사에서 미래를 강조했다. 당시 자산 총액 137조원 규모의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이라는 든든한 큰집을 떠나 대중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LX’로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도 자신감이 엿보였다. 구 회장은 “저는 평생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변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다”면서 “새로운 도전은 항상 쉽지 않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말자. 우리 안에는 ‘1등 DNA’가 있다”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웠다. ●장자 승계 원칙 따라 2021년 LG서 분리 그간 재계에서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직계 후손 중 장자가 모그룹인 LG의 경영권을 물려받고, 차남부터는 그룹 계열사 일부를 들고 나가 별도의 법인으로 완전 계열 분리하는 방식을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일컬어 왔다. 경영권 승계와 회사 계열 분리 과정에서 단 한번의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 등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전통은 사고로 아들을 일찍 잃은 고 구본무 그룹 선대회장이 동생 구본능(75)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46) 현 LG그룹 회장을 양자로 들여 경영권을 넘겨준 이후 균열이 갔다. 구본무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46) LG복지재단 대표가 어머니 김영식(72) 여사와 여동생 구연수(28)씨와 함께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세 모녀의 소송 제기 이전까지 2021년 5월 LX그룹의 계열 분리는 범LG가의 마지막 아름다운 이별로 평가됐다. 구 회장은 LG로부터 계열 분리 당시 다양한 사명 후보군 가운데 LG그룹 명맥을 이어 가면서도 현신과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은 LX로 낙점했다. 계열 분리 준비 당시 구 회장이 새 사명에는 영문 L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LG계열 광고대행사인 HS애드가 사명 컨설팅을 진행해 디지털 전환(DX) 등에 쓰이는 X를 제안해 LX란 조합이 만들어졌다. 빨간색 사각형 바탕에 흰색으로 영문 L을 물결 모양으로 넣은 그룹 로고는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의 로고를 계승했다. 이 역시 LX의 뿌리가 구인회 그룹 창업주에게 있음을 잊지 않고, 그의 개척·도전 정신을 이어 가겠다는 구 회장의 다짐이 반영됐다. 그룹 새 출발의 변수는 의외의 곳에서 불거졌다. 모그룹과의 잡음은 없었지만 신설 법인명 LX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이미 영문 약칭으로 사용하고 있어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LX공사는 “지난 10년간 322억원을 투입하는 등 LX 브랜딩에 공을 들여 왔는데 LX홀딩스가 출범하면 국민에게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 문제는 양사가 LX 상호와 상표권을 공동 사용하며 추후 첨단기술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하며 마무리됐다. ●판유리·친환경 발전 등 사업 영역 확장 구 회장은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까지 4개 회사를 들고 나왔다. LG상사의 자회사였던 판토스(옛 범한판토스)까지 포함한 신생 LX그룹의 자산 규모는 7조 44억원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계 서열 4위 그룹의 구성원이었지만, 계열 분리로 공정거래위가 각종 규제를 부과하는 대기업의 기준인 자산 총액 10조원(현행 10조 4000억원)에 못 미치는 규모로 내려온 것이다. 1등 DNA를 강조했던 구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기업을 인수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쏟았다. LG상사에서 탈바꿈한 종합상사 및 자원개발 기업 LX인터내셔널은 건축·자동차용 판유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04억원에 인수해 LX글라스로 편입시켰고, 이어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용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신성장 사업군인 친환경 신재생 발전사업으로 확장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에 31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고 실리콘웍스에서 사명을 변경한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LX세미콘은 반도체 제조 공장 없이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국내 팹리스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과거 LG반도체 대표를 맡아 반도체를 그룹 대표 사업으로 키우려 했지만, 1999년 정부의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대기업의 사업 구조조정(빅딜) 당시 회사를 현대전자에 매각해야 했던 구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기업이다. LG반도체를 인수한 현대전자는 2012년 SK그룹에 매각되며 SK하이닉스로 새출발했고, SK하이닉스는 재계 순위 2위인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반도체 사업은 구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자 숙원으로 거론된다. 구 회장의 공격적 투자 전략은 주효했다. 계열 분리 1년이 지난 2022년 말 기준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 2732억원과 1조 3457억원으로 계열 분리 전인 2020년 대비 각각 57.7%, 234.3% 급증했다. 그해 그룹 자산총액은 2020년 대비 4조 936억원 이상 증가한 11조 2734억원을 기록, 이듬해 계열 분리 2년 만에 공정위 공시대상 기업집단인 대기업군에 올랐다. 당시 LX의 재계 순위는 44위로, 올해 5월 공정위 발표 기준으로는 자산총액 11조 3566억원, 순위는 4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LX그룹 독립 경영 초반 연이은 M&A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핵심 사업군 대부분이 글로벌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없다는 점은 LX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업황 따라 영업이익 빨간불 매년 우상향 성장 곡선을 그려 온 그룹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반토막 수준인 43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LX세미콘의 실적 또한 반도체 업황이 불황에 빠지면서 영업이익이 계열분리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1290억원)로 후퇴했다. 석유화학업체인 LX MMA는 2021년 영업이익 1568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547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에는 아예 150억원 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주력 계열사들의 사업이 불황에 흔들리면서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8.39% 감소한 20조 62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51.19% 급감(6569억원)했다. 애초 LX그룹이 단숨에 10대 그룹으로 ‘퀀텀점프’(단기간 비약적 성장)할 승부수로 보고 뛰어들었던 국내 1위 해운사 HMM 입찰 경쟁을 결국 포기한 것도 그룹 경영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초 LX그룹은 HMM을 인수해 LX인터내셔널과 LX판토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최대 매각가 7조원으로 추산되는 HMM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룹을 대표해 입찰에 나섰던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본입찰에 불참하며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2조 5000억원 수준에 그쳤고, 그룹의 성장세가 멈춘 상황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투자는 아무리 승부사 기질의 구 회장이어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LG맨 노진서·삼성 출신 이윤태 눈길 그룹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구 회장과 함께 지주사 LX홀딩스를 이끄는 노진서(56) 사장이 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구 회장이 LG전자와 LG상사 대표를 지냈을 당시 각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이런 인연이 LX그룹으로 이어지면서 구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을 맡고 있는 윤춘성(60) 사장은 1989년 회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 시절에 입사해 LG상사를 거친 정통 ‘상사맨’이다. 그룹 출범 초 구 회장의 대형 M&A 추진에 따라 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올해 초 LX세미콘 대표에 취임한 이윤태(64) 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에서 영입한 사례다. 1985년 삼성전자 산업설계팀에 입사한 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분야 연구원으로 일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삼성전기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2009년 LX하우시스의 전신 LG하우시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한명호(65) 사장은 실적 부진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한 구 회장의 부름을 받고 2022년 말 복귀했다. 회사를 떠난 지 10년 만에 두 번째 대표이사로 돌아온 한 사장은 회사 실적 반등을 빠르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푸틴 절친’ 트럼프와 젤렌스키, 드디어 첫 만남?…회담 내용 예측해보니[핫이슈]

    ‘푸틴 절친’ 트럼프와 젤렌스키, 드디어 첫 만남?…회담 내용 예측해보니[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에 있는 육군 탄약 공장을 찾았다. AP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탄약 공장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300만발 이상을 지원한 155mm 포탄을 생산하는데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전쟁 승리를 위한 미국의 추가 지원을 당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한 펜실베이니아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예상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힌다. 펜실베이니아에는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으며, 4년 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차가 8만 표에 불과했다. 정가에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웃는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우크라이나·폴란드 등 동유럽계 미국인 인구수도 상당한 지역인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사실상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이 움직이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폴리티코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과 관련해 “캠페인 행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치적이지 않은 것도 아닌 행사”라고 규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뒤 27일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회담도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직접 만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이후 처음이다. 다만 두 사람의 구체적인 개별회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불리한 종전’ 주장하는 트럼프와 만나는 이유영국 더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불리한 평화 협정에 강제로 끌려가지 않도록 트럼프 대비 안전보장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종결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외신 및 전문가들은 그의 ‘종전 방식’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포기하는 것이 전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상당히 불리한 종전 방식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종전 방식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서둘러 미국을 방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무기 지원’ 확대할까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 안팎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확전을 우려하고 있는 탓에 무기 지원 확대 및 장거리 미사일 허용 등과 관련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의 사용 제한 해제를 검토 중인 영국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방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심부 타격 허용을 논의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에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과 섬세한 협상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긴장과 배짱, 인내와 불굴의 용기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래미 장관의 발언은 스톰 섀도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심부 공격 허용의 위험을 우려하는 백악관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최성훈의 세세보] 내 마음속 ‘유추’

    [최성훈의 세세보] 내 마음속 ‘유추’

    21세기 들어 인문학과 일부 사회과학에는 ‘존재론적 전회’, ‘신유물론’ 등으로 불리는 담론이 등장해 우세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브뤼노 라투르 등은 인간과 비인간을 포괄하는 물질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인간중심주의에 반기를 든다. 그중 이론물리학자이면서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캐런 배러드는 양자이론 중에서 특히 양자얽힘에 관한 실험 결과를 자신의 인식론,ㆍ존재론,ㆍ윤리학적 이론인 행위자(적) 실재론(agential realism)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한다. 영국의 과학사회학자인 트레버 핀치가 그녀에게 만약 실험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자신의 이론과 작별해야 하는 거냐고 물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회과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모형을 사용해 새 이론을 발견한다. 다만 그 둘이 구조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그 구조 자체는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모형은 같은 학문 분과의 이론일 수도 있고, 배러드의 경우처럼 다른 분과의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모형을 ‘발견’이 아니라 ‘정당화’의 맥락으로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모형 자체는 근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모형의 사용은 ‘유추’적 사고에 해당한다. 유비추론이라고도 불리는 유추는 수학적 사고의 하나이기도 하다. A와 B가 서로 유사할 때 A에서 성립하는 성질과 유사한 성질이 B에서도 성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 자체로는 수학적 참을 보장하지 못한다. 세법에서는 유추를 통한 법해석에 관해 흔한 오해가 있는데, 유추해석이 전면 금지된다는 생각이다.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 “조세 법규의 해석은 합리적 이유 없이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상 여기에서 세법상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을 도출한다. 그러나 ‘합리적 이유’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의 위 법리는 유추 자체가 금지된다기보다는 다른 해석을 모형으로 ‘발견’한 새로운 해석이 지지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정당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대법원이 들고 있는 ‘합리적 이유’가 그 ‘정당화’의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일례로 대법원의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 3인은 당시 법인세법 시행령상 특수관계자의 범위 규정과 관련해 ‘관계’란 둘 이상의 주체가 서로 관련을 맺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에서 유추해 납세 의무자인 법인뿐만 아니라 그 거래 상대방을 기준으로도 관계에 있다고 해석했고, 근거로 당초 ‘계기’라는 법문이 ‘관계’로 바뀐 연혁을 제시했다. 논증의 과정은 생략한 채 자신이 원용하는 다른 이론 자체를 근거로 삼는 것은 모형을 ‘발견’의 맥락이 아니라 ‘정당화’의 맥락으로 잘못 사용한 것이다. 앞서 보았듯 대법원은 상당히 과학적인 틀의 법해석론을 제시하고 있다. 세법에서만큼은 과학적 담론 틀의 성긴 뿌리라도 갖춰져 있는 셈이다. 가능하다면 법 영역은 물론 법 이외 영역에서도 최소한의 과학적 틀 아래에서 담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최성훈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 곽튜브, 절도 의혹 제기에 반박…“선처 없이 법적 대응”

    곽튜브, 절도 의혹 제기에 반박…“선처 없이 법적 대응”

    유명 유튜버 겸 방송인 곽튜브(곽준빈) 소속사는 일부에서 제기된 절도 주장 등이 곽준빈를 향한 악의적인 ‘흠집내기’라고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SM C&C는 19일 곽준빈의 학교폭력 피해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근 자신을 곽준빈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에서 곽준빈이 가난과 외모 때문에 학교 폭력을 당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곽준빈이 친구들의 물건을 훔친 것이 큰 이유일 것”이라며 “친구의 닌텐도 DS를 훔쳤다가 들통난 사건이 있었다”고도 했다. 소속사는 “글 작성자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곽준빈과 동창이었던 시점은 중학교 1, 2학년이다. 곽준빈이 실제 학교폭력으로 힘들어서 자퇴했던 시점은 고등학교 때라고 밝힌 바 있다”며 “글 작성자가 직접 언급했듯 다른 고등학교를 나온 인물이 곽준빈이 겪은 학교폭력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글 작성자가 ‘친구들이 집에 놀러 가거나 어디 사는지 듣고서 좀 놀렸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다만 거지라고 놀린 건 많이 들어서 잘 기억납니다’, ‘몇몇 친구들이 그때 심하게 놀렸을 순 있겠으나’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실제 곽준빈의 가정형편에 대한 지적과 놀림은 중학교 때부터 존재했고, 지속해 이어졌다”고 했다. 소속사는 “학창 시절 또래 집단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강력하기에 놀림을 당하면서도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웠고, 장난이라는 명목하에 만들어진 서열 구조가 학창 생활에서 더욱 주눅 들게 만든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짓궂은 장난일 수도 있겠으나,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몇몇이 심하게 놀렸을 순 있겠으나 그 정도는 아니죠’라고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마찬가지로 ‘지우개 가루 뭉쳐 던지기’와 ‘컴퍼스로 친구를 찌르는’ 행위가 친구들끼리의 놀이문화이지 폭력은 아니라는 글 작성자의 생각 역시 같은 맥락에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소속사는 “글 작성자의 폭로 중 ‘중학교 2학년 때 닌텐도 DS를 훔쳤다’는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며 “곽준빈이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5년 당시 동창들에게 확인한 결과 ‘주변의 그 누구도 DS라는 것조차 몰랐다’고 할 정도로 희귀한 물건이었고, 무엇보다 ‘곽준빈이 게임기를 훔쳤다’고 기억하는 이 역시 없었고,곽준빈 역시 본인이 해당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특히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 나가겠다”며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허위 사실, 악성 루머 생성자·유포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처 없이 엄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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