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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술 너머 사회적 책임부터 고민”...LG, 5대 AI 윤리원칙 발표

    “AI 기술 너머 사회적 책임부터 고민”...LG, 5대 AI 윤리원칙 발표

    최근 정부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윤리원칙 마련에 나선 가운데 LG그룹이 24일 인간존중 등 5대 핵심 가치를 담은 AI 윤리원칙을 발표했다. LG그룹에 따르면 ‘AI 윤리원칙’은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모든 구성원이 지켜야 할 올바른 행동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이념을 고려해 5대 핵심 가치를 선정했다.5대 핵심 가치는 ▲ AI가 인간의 자율성, 존엄성과 같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간존중’ ▲ AI가 성별이나 나이, 장애 등 인간의 개인 특성에 기초한 부당한 차별을 하지 않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성’ ▲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글로벌 수준의 검증 시스템을 항시 가동한다는 ‘안정성’ ▲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LG 구성원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하는 ‘책임성’ ▲ AI가 내놓은 결과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투명성’이다. LG는 이런 윤리원칙이 윤리적인 AI 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그룹 AI 연구 허브인 LG AI 연구원에 ‘AI 윤리 점검 TF’를 신설했다. TF는 LG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AI 윤리원칙 교육을 진행하며 AI 연구 및 개발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윤리 문제를 사전에 검증한다. LG는 그룹 내 주요 AI 윤리 이슈들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AI 윤리 워킹그룹’도 연말에 출범할 예정이다. 워킹그룹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 AI 연구원은 이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사례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LG가 연구하는 AI의 세부 분야별 윤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계열사로 전파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윤리적인 AI 개발을 위해 ‘혐오 표현 감지’와 ‘설명 가능한 AI’ 등 다양한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혐오 표현 감지는 소비자들이 상담 챗봇 등에서 혐오 및 차별 표현을 경험하지 않도록 단어뿐만 아니라 문장의 맥락까지 분석해 공격적이거나 편향된 정보를 걸러낸다.설명 가능한 AI는 AI가 내놓은 결괏값이 어떤 이유로 도출됐는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술이다. 제조 공장의 경우 AI가 단순히 제품의 불량 유무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불량으로 판단한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신뢰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의료, 법률, 금융 등의 전문 분야에서 인간의 의사 결정을 돕는 전문가 AI를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인간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LG는 AI 윤리원칙 수립을 통해 인간과 AI의 공존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며 진정한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靑, 촬영 논란 의식했나… 보그, 청와대 사진 내렸다

    靑, 촬영 논란 의식했나… 보그, 청와대 사진 내렸다

    청와대에서 한복 촬영을 진행했던 보그 코리아가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 청와대 사진을 내렸다. 24일 보그 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청와대 사진을 찾을 수 없다. 기존에 청와대 화보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가 뜬다. 인스타그램 등에도 청와대 화보가 사라졌다. 청와대 개방 이후 다양한 활용이 이어진 가운데 세계적인 잡지 보그는 최근 청와대를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는 브랜드 사업으로 금년 청와대의 개방으로 경복궁과 이어진 ‘왕가의 길’ 등을 주제로 한복 패션 협업 홍보를 추진했다”면서 “협력 매체인 ‘보그지’는 1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전 세계 27개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 패션잡지로 동 잡지에 한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과 열린 청와대와 함께 소개되는 것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청와대 화보 공개 이후 전체 내용과 맥락보다는 ‘한혜진이 영빈관에서 드러누웠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기사가 쏟아졌고, 청와대 활용을 두고 활용과 훼손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관 활용 계획을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진 데다, 한 가구업체의 상업적 활용 등이 문제가 되면서 보그의 화보가 공개돼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됐다. 추진단은 전날 “향후 청와대에서의 촬영 및 장소사용 허가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열린 청와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4일 해당 화보촬영에 대해 저격하는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과다노출vs공연음란죄… 판사님 판결도 제각각

    과다노출vs공연음란죄… 판사님 판결도 제각각

    서울 강남 일대에서 상의를 벗고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성과 비키니 차림으로 동승한 여성이 결국 경범죄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입건된 사건을 계기로 ‘신체 노출’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공공장소에서 노출 행위를 규제하는 현행법은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와 형법상 공연음란죄가 있다. 10만원 이내 벌금 등을 부과하는 과다노출죄와 달리 공연음란죄는 최대 징역 1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 문제는 노출 정도와 맥락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처벌 여부를 따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과도한 노출’이 무엇인지부터 쟁점이 된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던 1970년대 노출을 단속하는 법적 근거로 만들어진 과다노출 규정은 2013년 개정 때 범칙금 5만원 부과가 가능해지면서 ‘속이 비치는 옷’(시스루)은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이 조항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2016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듬해 ‘성기·엉덩이 등 주요부위 노출’로 규정이 구체화됐다. 이승혜 변호사는 22일 “워터파크 등 수영복 차림의 노출이 예정된 곳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길거리라면 다르다”면서 “일반인의 상식에 반하는 정도의 행위는 공연음란죄까진 적용이 어렵더라도 과다노출죄로는 기소·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중한 공연음란죄에 대해서는 사법 판단이 더 까다롭다. 검찰이 공연음란죄로 기소했지만 법원에서 과다노출죄만 인정되거나 하급심과 상급심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는 사례가 빈번하다. 2016년 대구에서 성기 모형을 부착한 망사 티팬티와 가죽 핫팬츠를 착용한 채 카페를 활보한 30대 남성은 공연음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까지 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2019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백화점에서 치마 뒷부분을 팬티스타킹 안에 넣는 방법으로 엉덩이를 노출한 남성은 공연음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부산에서 엉덩이가 드러나는 여성용 핫팬츠를 입고 돌아다닌 40대 남성은 과다노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경우 미성년자가 있는 공공장소에 한해서만 처벌하는 등 해외에선 공연음란죄의 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다.
  • 경범죄 입건된 ‘비키니 라이딩’ 男女…‘알쏭달쏭’ 노출·음란죄

    경범죄 입건된 ‘비키니 라이딩’ 男女…‘알쏭달쏭’ 노출·음란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상의를 벗고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성과 비키니 차림으로 동승한 여성이 결국 경범죄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입건된 사건을 계기로 ‘신체 노출’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공공장소에서 노출 행위를 규제하는 현행법은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와 형법상 공연음란죄가 있다. 10만원 이내 벌금 등을 부과하는 과다노출죄와 달리 공연음란죄는 최대 징역 1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 문제는 노출 정도와 맥락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처벌 여부를 따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과도한 노출’이 무엇인지부터 쟁점이 된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던 1970년대 노출을 단속하는 법적 근거로 만들어진 과다노출 규정은 2013년 범칙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개정하면서 ‘속이 비치는 옷’(시스루)은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이 조항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2016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듬해 ‘성기·엉덩이 등 주요부위 노출’로 규정이 구체화됐다. 이승혜 변호사는 22일 “워터파크 등 수영복 차림의 노출이 예정된 곳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길거리라면 다르다”면서 “일반인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하는 정도 행위는 공연음란죄까진 적용이 어렵더라도 과다노출죄로는 기소·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상대적으로 처벌이 중한 공연음란죄에 대해서는 사법 판단이 더 까다롭다. 검찰이 공연음란죄로 기소했지만 법원에서 과다노출죄만 인정되거나 하급심과 상급심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는 사례가 빈번하다. 2016년 대구에서 성기 모형을 부착한 망사 티팬티와 가죽 핫팬츠를 착용한 채 카페를 활보한 30대 남성은 공연음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까지 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2019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백화점에서 치마 뒷부분을 팬티스타킹 안에 넣는 방법으로 엉덩이를 노출한 남성은 공연음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부산에서 엉덩이가 드러나는 여성용 핫팬츠를 입고 돌아다닌 40대 남성은 공연음란 혐의 대신 과다노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경우 미성년자가 있는 공공장소에 한해서만 처벌하는 등 해외에선 공연음란죄의 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다.
  • 제주 해녀를 재해석하다… 선관위 사무총장서 화가 변신 김대년 제주 첫 전시회

    제주 해녀를 재해석하다… 선관위 사무총장서 화가 변신 김대년 제주 첫 전시회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화가로 변신해 제주에서 첫 전시회를 연다. 제주해녀문화보전회는 김대년(63) 작가를 초대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돌하르방미술관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해녀랩소디Ⅰ- 더 비기닝’ 전시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펜 수채화 및 드로잉 전문작가로 활동하는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의기투합해 UNESCO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그 첫 발걸음이다. 제주 해녀 캐릭터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정애 제주해녀문화보전회 이사장은 “검은 고무 잠수복에 집단화되고 감춰진 제주 해녀의 다양한 가치와 내면을 우리 민족의 고유색인 ‘색동’으로 재현하는 창조적인 재해석과 밝은 이미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전시회의 의미를 밝혔다. 김대년 작가는 30년간 공직생활을 하다 은퇴해 제2의 인생을 작가로서 살고 있으며 경기도 파주에서 ‘김대년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퇴직 후 2019년 5월부터 개인 SNS(인스타그램)에서 ‘사심가득’이란 제목으로 그림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도 제주해녀문화보전회가 보고 먼저 제의했다. 김작가는 “전시회 수익금은 전액 제주해녀를 위해 사용될 것”이며 “제주에 이어 하반기에는 서울에서, 내년에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제주 해녀의 삶과 역사에 관한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구상 중이며, 그 창조적 결과물을 전 세계에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 때인 2017년 5월에는 ‘투표소 가는 길’이란 제목의 그림을 본지 서울신문에 게재했으며 우표로도 발행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이재용 복권 첫 행보 반도체 태동지 간 까닭은[재계 블로그]

    이재용 복권 첫 행보 반도체 태동지 간 까닭은[재계 블로그]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투자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성공시켜야만 첨단산업을 꽃피울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삼성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이 사업의 추진을 결심한 것이다.” 언뜻 보면 지난 5월 5년간의 투자 규모 450조원 대부분을 반도체에 쏟겠다고 발표한 삼성의 입장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은 1984년 5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선대회장이 경기 기흥 VLSI 공장 준공식에서 한 말입니다. 최근 반도체가 세계 경제안보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떠오르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주요국의 기술 추격이 거세진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창업주의 40여년 전 결단은 새삼 울림이 큽니다.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이후 첫 공식 경영 행보로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을 찾으며 삼성 반도체의 첫발을 상기시켰습니다. 선대회장이 국내외의 반대와 비아냥을 무릅쓰고 독자적 기술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라고 반도체 사업을 태동시킨 곳이자 1993년부터 메모리 세계 1위 신화를 일군 곳이기 때문이죠. 이날 기공식 행사에서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부각시킨 것도 40년 전 선대회장이 남긴 4개의 문장이었습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한 1983년 2월 ‘도쿄 선언’ 직후에 했다는 발언은 “무자원 반도인 우리의 자연적 조건에 맞으면서 해외에서도 필요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세계 시장이 무한히 넓다. 타 산업에의 파급 효과가 지대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 실정에 매우 적합해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다”로 요약됩니다. 이 부회장이 평소 수시로 들여다보고 의미를 새겨 온 이 글귀를 기공식 영상에서 40년 만에 공개한 것은 “잘못하면 삼성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절박감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에 기꺼이 나섰던 당시의 ‘기업가 정신’과 ‘초심’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승지원 등 집무실 액자에 적힌 이 글귀를 항상 들여다보고 경영진들에게도 화두로 꺼내며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술 초격차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는 걸로 안다”며 “액자 밑에 선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기흥사업장 모형을 소중히 두고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천명했습니다. 취업 제한 족쇄는 벗었지만 그는 이제 예측 불가한 기술패권 전쟁에 총력 대응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습니다. 초심을 기억하며 펼쳐 갈 그의 새 기업가 정신과 위기 극복의 해법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입니다.
  • 복권 후 ‘반도체 태동지’부터 찾은 이재용, 이병철 글귀 되새긴 이유 있었다

    복권 후 ‘반도체 태동지’부터 찾은 이재용, 이병철 글귀 되새긴 이유 있었다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충분한 투자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로지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성공시켜야만 첨단산업을 꽃피울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삼성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이 사업의 추진을 결심한 것이다.” 언뜻 보면 지난 5월 5년간의 투자 규모 450조원 대부분을 반도체에 쏟겠다고 발표한 삼성의 입장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지난 1984년 5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선대회장이 경기 기흥 VLSI 공장 준공식에서 한 말입니다. 최근 반도체가 세계 경제안보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떠오르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주요국의 기술 추격이 거센,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 창업주의 40여년 전 결단은 새삼 울림이 큽니다.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이후 첫 공식 경영 행선지로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을 찾으며 삼성 반도체의 첫발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선대회장이 국내외의 반대와 비아냥을 무릅쓰고 독자적 기술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라고 반도체 사업을 처음 태동시킨 곳이자, 1993년부터 메모리 세계 1위 신화를 일군 곳이기 때문이죠.이날 기공식 행사에서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부각시킨 것도 40년 전 선대회장이 남긴 4개의 문장이었습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한 1983년 2월 ‘도쿄 선언’ 직후 했다는 발언은 “무자원 반도인 우리의 자연적 조건에 맞으면서 해외에서도 필요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세계 시장이 무한히 넓다. 타 산업에의 파급 효과가 지대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 실정에 매우 적합해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다”로 요약됩니다. 이 부회장이 평소 수시로 들여다보고 의미를 새겨온 이 글귀를 기공식 영상에서 40년 만에 공개한 것은 “잘못하면 삼성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절박감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에 기꺼이 나섰던 당시의 ‘기업가 정신’과 ‘초심’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승지원 등 집무실 액자에 담긴 이 글귀를 항상 들여다보고 경영진들에게도 화두로 꺼내며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술 초격차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는 걸로 안다”며 “액자 밑에 선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기흥사업장 모형을 소중히 두고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습니다.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천명했습니다. 취업 제한 족쇄는 벗었지만 그는 이제 예측불가한 기술패권 전쟁에 총력 대응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본격적으로 짊어지게 됐습니다. 초심을 기억하며 펼쳐갈 그의 새 기업가 정신과 위기 극복의 해법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입니다.
  • “수면 공간 통해 권력·경제 불평등 볼 수 있어”

    “수면 공간 통해 권력·경제 불평등 볼 수 있어”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나의 잠’에선 전시장 곳곳 사각형으로 붙은 색색의 마스킹테이프가 눈에 띈다. 색깔도 크기도 다양한 테이프는 복도 바닥과 계단 등 전시장 구석구석을 네모나게 구획하며 이 공간의 의미를 상상하게 한다. 그래픽디자인 작업을 주로 선보이는 스튜디오 하프 보틀의 설치 작품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잠잘 땅이 필요한가?’ 얘기다. 이 네모는 누구를 위한 공간일까. 관람 내내 갸우뚱했던 고개는 전시장 막바지에 이르러 끄덕임으로 바뀐다. 바로 사람들이 잠을 자는 공간을 실제 크기대로 가져온 것이다. 기획전 ‘나의 잠’은 총 19개 팀(개인) 작가가 참여해 일상 행위인 잠에 주목한다. 그중 스튜디오 하프 보틀의 조현익 작가는 일반적인 회화나 조각 대신 수면 공간의 사회학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조 작가는 “동시대인들이 자는 공간의 크기를 통계적으로 도식화하고, 각각이 속한 계급과 그 권력의 차이를 시각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작가가 만들고 현재 혼자 운영하는 스튜디오 하프 보틀은 사회 각종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전국 투표 전도’ 등을 만들었다.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관련 정보를 글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책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개인 서사 외에 수면과 관련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잠과 관련한 여러 통계를 찾아보던 중 특정한 장소에서 잠을 자야만 하거나 극한 상황에서도 잘 수밖에 없는 공간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색깔 테이프로 나눠 놓은 전시장의 공간은 총 16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 농성용 구조물부터 알리바바에서 판매되는 소형 난민보트, 대판 판형 신문지 6장, 구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 내 의자,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 이글의 승무원실 등이 포함됐다. 조 작가는 “잠을 자는 공간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면 공간을 통해 이 사회에 존재하는 자본·정치·위계에 따른 권력과 경제적 불평등의 차이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선 관객이 자신이 자는 공간과 타인의 수면 조건을 보며 연관성을 찾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건축도면처럼 추상적으로 놓인 선 사이를 거닐며 관객은 수면 공간에 얽힌 맥락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셈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 성냥·배터리·못·샴푸… 작은 물건이 바꾼 역사

    성냥·배터리·못·샴푸… 작은 물건이 바꾼 역사

    신문의 국제 뉴스를 읽다 보면 도통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울 때가 많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 태평양 건너의 홍수와 산불, 지구 반대편의 독재와 시위…. 물리적·심리적으로 모두 멀리 떨어진 국제 뉴스는 자주 ‘남의 일’로 여겨진다. 책 ‘성냥과 버섯구름’은 이런 남의 얘기 같은 글로벌 뉴스와 세계사의 맥락을 짚어 주는 해설서와 같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배터리, 못, 샴푸, 생리대, 바코드 등 물건들의 기원을 짚는가 하면 이 작은 물건들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 돌아본다. 언론사 기자로 국제부·문화부 등에서 오래 일한 저자들이 취재력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는 구전동화 같기도, 백과사전 같기도 하다. 백인 남성 위주로 기록된 힘과 헤게모니의 세계사가 아니라 여성, 흑인 등 소수자의 관점에서 쓴 책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를테면 성냥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 저자들이 주목한 건 성냥 공장 노동자들의 고통이다. 19세기 중반 유럽과 미국에서 성냥은 매우 흔한 물건이 됐지만 백린(인이 고체로 응결된 것)의 독성 탓에 공장에선 턱뼈가 변형되는 인중독성괴저 환자가 속출했다. 1888년에는 영국 런던 성냥 공장의 여공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 반발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가 헐벗고 굶주린 소녀에 대한 얘기였다면 찰스 디킨스가 백린의 위험성을 고발한 글은 실제 공장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뤘다는 비교도 빼놓지 않는다. 책은 과거에 벌어진 역사를 되돌아보는 게 아니라 지금 이곳의 사건을 다룬다. 2020년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 올림픽 선수들의 망명, 말라리아 백신 개발과 코로나19, 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 경쟁 등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 사건이다. 그저 단편적인 뉴스도 맥락을 이해하면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입체적인 세계사로 와닿는다.
  • ‘우영우’ 대박에 방송가 문법도 재편되나

    ‘우영우’ 대박에 방송가 문법도 재편되나

    케이블 채널 ENA에 편성된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성공이 새 방송 문법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18일 방송가에서는 ‘우영우’의 인기를 두고 작품만 좋으면 어떤 채널에 편성이 되든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우영우’는 대중들에게 낯선 ENA 채널에 편성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1회 시청률은 예상대로 0.8%를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9회만에 15.8% 기록을 세웠다. ‘우영우’의 성공은 시청자들의 변화된 시청 행태를 드러낸다. 시청자들은 소문난 작품을 능동적으로 찾아본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경험하면서 작품을 골라보는 데 익숙해진 것이다. TV에서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말고도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무한대에 가깝게 많아지자 시청자들의 작품을 보는 눈도 올라갔다. OTT마다 제공되는 작품이 다르다 보니 플랫폼을 오가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아서 보는 데도 거리낌이 없어졌다. 같은 맥락에서 TV도 특정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졌고,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이라는 경계도 모호하다. ‘우영우’의 성공은 방송사에서 제작사로 힘이 쏠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PD들이 방송사를 나가 제작사를 차리기 시작하던 2000년대부터는 외주제작사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방송사와 제작사가 공동 투자로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편성권을 쥔 방송사의 입김이 셌다. 최근에는 제작사가 드라마를 사전 제작하고, 방송사는 편성만 하는 방식으로 제작 환경이 변했다. 계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작품에 대한 원천 IP(지식재산)를 오롯이 제작사가 가져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영우’는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원천 IP를 갖고 있다. 에이스토리가 ‘우영우’ 웹툰, 뮤지컬 제작을 하고, 드라마에 나온 고래 굿즈(상품)를 팔 수 있는 것도 IP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표절이다” ‘中 한류열풍’ 허난설헌 괴롭힌 그 시비들 [클로저]

    “표절이다” ‘中 한류열풍’ 허난설헌 괴롭힌 그 시비들 [클로저]

    허난설헌, 살아서도 죽어서도 오해도교 색채 짙었던 그의 작품들그릇 작은 시대가 이해하기엔 무리“나이 스물일곱 살에 아무런 병도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서 집안 사람들에게 ‘금년이 바로 3과 9(3X9)의 수에 해당하니 오늘 연꽃이 서리에 맞아 붉게 되었다 하고 눈감았다.” 조선 사대부 시절 중국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허난설헌의 죽음에 대한 기록입니다. 허난설헌의 집안이 도교 색채가 강했고, 그의 작품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것을 보아 신격화된 기록일 수도 있겠죠. 혹은 자살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허난설헌은 1563년(명종 18년)양반집안서 ’초희‘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27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400년 전 중국서 오직 실력으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허난설헌, 그는 남녀 유별이 엄격했던 조선에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논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의 남동생 허균의 다른 자아였을 거라는 주장은 오늘날까지도 진짜인 것처럼 퍼져있기도 하죠. 허난설헌의 작품은 당시 여성 시인들의 작품이 유행하던 중국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허균이 명나라 사신들과 교류하며 이들에게 조선의 여러 작품을 전파했는데, 이중 허난설헌의 시도 있었죠. 이에 따라 1600년 출판된 ’조선시선‘(오명제)에 그의 시가 소개됐습니다. 이어 ’긍사‘(반지긍), ’명원시귀‘(종성)은 허난설헌의 시가 대부분인 채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조선 땅서 살아 생전 홀대받았던 허난설헌의 작품이 중국서는 높은 인기를 구가한 것입니다. ● 역수입된 조선 여인의 글 “낭군께선 본래부터 무심하신 분 동접들은 어떤 분들이시기에 이간질이실까?” 허난설헌 남편 김성립의 친구였던 문장가 신흠의 기록입니다. 이에 따르면 허난설헌은 김성립이 기생방에서 놀고 있다던 거짓말에 이렇게 응수하며 술을 보냈다고 합니다.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호방함을 가졌던 허난설헌은 평생을 오해받아야 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널리 퍼졌던 허난설헌의 작품들이 조선으로 역수입되면서부터입니다. 허균이 역적으로 몰려 죽은 후, 동서 지간이던 이수광은 허난설헌의 시중 일부가 당나라 시인 조당의 시를 베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은 허균이 지은 것이라고 우겼죠. 앞서 허난설헌에 대한 기록을 남겼던 신흠도 허난설헌의 시 중 절반 이상이 표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주장의 상당 부분이 허균의 시를 끼워 넣은 것이라는 맥락이었죠. 즉, 남성만이 시를 지을 수 있다던 당대의 시각을 반영해 논리가 빈약한 주장을 읊었던 것입니다. 허균이 역적으로 몰려 사망한 후라 그와 거리를 두어야 했겠지만, 그 공격 대상이 여성인 허난설헌이 돼야 했고, 오늘날까지 그 주장이 영향을 끼쳐 허균의 작품이라는 설이 도는 것을 보면 씁쓸한 부분이죠. ● 표절, 남동생 작품 주장 허점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허난설헌은 자신을 괴로움을 시로 풀었을 뿐, 활동을 한 적이 없으며, 27세 젊은 나이에 죽으면서 자신의 작품들을 태우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무서운 정치란 것이, 이미 죽은 창작자를 한 번 더 죽인 것이죠. 이 때문에 난설헌집의 대다수 작품이 습작이었다는 점이 이러한 논란을 더 부추겼습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불탔기에, 허균이 지닌 난설헌집엔 허난설헌 혼자만의 습작품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죠. 또한, 당대 중국 시를 가져다 재창조하는 의고시가 유행했던 영향도 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엔 여성으로서 느끼는 답답함이 한껏 들어가 있어, 허균의 창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힘을 얻습니다. ● 후대로 이어진 논란 허난설헌은 이미 혼인한 여인이 다른 남성을 사모했다는 우스운 오해도 받아야 했습니다. 오늘날에야 혼인한 남성, 여성이 당대 유명한 작품에 빠지는 것이 흠이 아니지만 16세기 조선에서 여성이 당나라 시인 번천 두목을 사모했다면, 논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죠. 허난설헌의 집안은 허균과 함께 시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자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등 당시로선 깨어있는 집안이었습니다. 허난설헌의 자는 ’경번‘이라고 지어졌는데, 이것이 당나라 시인을 사모해 지은 이름이라는 설이 조선에서 제기된 겁니다. 이 때문에 허난설헌은 되도 않는 오해를 받아야 했죠. 또한, 허균의 기록에 따르면 허난설헌의 호인 난설헌은 그가 직접 지은 것이지만 자는 누가 붙인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당대의 순리대로 아버지가 지었을 지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김성립의 주변인들이 당나라 시인과 엮어 김성립을 놀렸던 것에서 이 논란이 시작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10대에 결혼했으므로, 이는 어린 장난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인 것처럼 변질된 것이죠. ● 홍대용·박지원조차 치우친 기록 홍대용, 박지원 등 실학자조차 이를 오해해 “저 생에서 두목을 따루고 싶네”라거나 “경번이라는 이름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는 기록을 남기는 등 답답한 오해가 이어집니다. 다만 경번이라 함은, 도가 사상에 젖어있던 허난설헌이 중국 선여 번고에서 따왔다는 설이 더 유력합니다. 허난설헌은 작품 속에서 도교적 색채를 자주 드러냈고, 유선시를 통해 이를 노래했죠. 도술이 뛰어나며 남편과 관계가 좋았던 그 선녀처럼, 노니고 싶다는 의미였겠죠. 동일시의 대상은 이 선녀였다는 해석이 더 힘을 얻습니다. 중국에선 경번을 이름이나 호로 오해하고 있으며, 후대에 관련된 추측들이 이어집니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강릉서 태어난 이 유사한 여인들의 삶과 그 후 평가는 왜 달랐을까요. 친정에 머무른 시간, 바느질 실력, 여러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신사임당의 아들은 율곡 이이라는 점, 허난설헌의 남동생은 허균이었다는 점이죠. 두 인물의 길은 아주 다릅니다. 정치란, 옛날에도 아주 무서운 것이었죠. 
  • 크림반도 잇단 의문의 폭발… ‘푸틴의 성지’ 흔드는 우크라

    크림반도 잇단 의문의 폭발… ‘푸틴의 성지’ 흔드는 우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룩한 땅’이자 ‘성지’로 여기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를 가를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 발생한 ‘의문의 폭발’이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가 ‘성지’라는 크렘린의 허세에 ‘할 테면 해보라’며 덤비고 있다”면서 크림반도에서 잇따르는 의문의 폭발이 푸틴의 위상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크림반도에서는 지난 9일 서부 사키 공군 기지에서 발생한 폭발로 군용기 9대 이상이 파괴된 데 이어 이날에는 북부 잔코이 지역의 군부대 탄약고에서 화재에 이은 폭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림반도에서의 폭발과 자국군의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자국군의 작전이라는 ‘힌트’를 던지고 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크림반도를 비롯한 점령 지역에 대한 비무장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공군 기지 폭발을 ‘단순 화재 사고’라고 일축했던 러시아 국방부도 태도를 바꿔 이날 탄약고 폭발이 ‘사보타주’(적의 무기고 등에 대한 파괴 공작)라며 우크라이나군을 겨냥했다. 이어 17일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하는 급진 이슬람 정치단체의 비밀 조직을 해체했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역사적 맥락과 상징성, 군사적 역할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서의 잇따른 폭발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의 신호탄이자 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크림반도는 18세기 러시아제국에 정복됐다 1991년 소련 해체와 동시에 우크라이나 영토가 됐다. 푸틴은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해 합병하면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 등을 묶어 ‘노보로시야’(새로운 러시아)를 재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지역은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러시아군 점령지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보급로이기도 하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3개월 동안 비슷한 공격이 더 일어날 것”이라면서 “우리의 전략은 러시아군의 군수품과 보급선 등을 공격하는 것이며, 이는 러시아군 내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 지방 KTX역 상당수, 공터에 덩그러니… 역세권 살려야 청년 모인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지방 KTX역 상당수, 공터에 덩그러니… 역세권 살려야 청년 모인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며칠 전 유에코(UECO)로 불리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학술행사가 있었다. 행사장은 울산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다. 역세권이라기엔 좀 애매했다. 황량한 벌판과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들풀을 보며 걸었다. 행사가 끝난 뒤 주최 측 임원이 말했다. “울산 시내에서 행사가 있었다면 오늘 참석한 사람들의 절반도 안 왔을 거예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울산 시내는 울산역에서 택시로 가도 30분이나 걸린다. 학술행사 참석자 대다수가 울산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들은 행사장에만 머물다가 다시 울산역으로 향했다. 많은 KTX 기차역이 시내와 떨어져 있다. 한번은 지인과 경주 여행 얘기를 하다가 경주국립박물관은 신경주역에서 택시로 30분 걸린다는 말을 했더니 “박물관이 그리 시골에 있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기차역이 시골에 있다”고 말해 줬다. 서울 사람들에게 익숙한 KTX 역세권은 고층 건물이 숲을 이루고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과 여행 가방을 둘러멘 젊은이들이 뒤섞여 복작대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울산역, 신경주역뿐만 아니라 오송역, 김천역,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해 아무것도 없는 공터를 볼 때마다 어색하기 짝이 없다. 지방 KTX역은 입지 선정 단계부터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도시와 또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가 아니다. 기차를 타기 전과 내린 후에 걸리는 시간도 꽤 된다. 그래서 철도역은 사람과 기업이 밀집된 도심에 위치해야 한다. 서울은 역세권 활용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얼마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용산역 서측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철도를 제조하고 수리하던 정비창 부지로 사용하던 곳이다. 축구장 60개가 넘는 엄청난 넓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잠실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초고층 건물을 짓고 용산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 시장이 개발구상을 발표하던 날 한 신문기자한테 전화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이 계획이 성공할 것인지, 강북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묻기에 간단히 대답했다. “용산정비창은 이런 질문에 어울리지 않는 땅이에요. 우리나라 최고 요충지 가운데 하나예요. 저밀도로 개발하든 고밀도로 개발하든, 주택 중심으로 개발하든 일자리 중심으로 개발하든 이곳의 수요는 폭발적일 겁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재주를 가졌어도 그 역할은 30%뿐이고 나머지 70%는 운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도시계획가들도 비슷한 말을 하곤 한다. ‘입칠계삼’(立七計三)이라고 개발사업의 성공은 계획이 30% 정도 좌우하고, 나머지 70%는 입지가 결정한다는 뜻이다. 도시계획가들은 아무리 좋은 도시계획을 만들어도 입지가 나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입지가 좋으면 아무리 엉성하게 도시계획을 세워도 수요가 폭발한다. 이런 곳은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다. ● 용산역 서부 공영주차장 부지도 정비 용산 역세권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 중심성이 매우 높은 노른자 땅이다. 전국 도시들을 연계하는 ‘광역’ 교통망의 결절점이기 때문이다. 입지 측면에서 최상위 위계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두 개의 수도권 전철 노선이 겹치는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도 추가될 예정이다. 남쪽으로는 호남선 KTX, 동측으로는 경춘선 ITX도 뻗어 나간다.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은 정비창 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용산역 서부의 공영주차장 부지에서는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창업기술센터와 청년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다른 메가톤급 사업인 용산전자상가 일대 재개발 역시 시간문제다. 내친김에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고’ ‘값비싼’ 개발사업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이 어딘지 한번 주목해 보자. 대부분 역세권에 몰려 있다. 서울역 북측에 업무, 숙박, 판매, MICE, 오피스텔이 결합된 복합시설이 들어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이 곧 시작되는 게 대표적이다. 철도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고 용적률 800%를 적용해 최고 38층 건물 5개를 짓는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의 중심엔 코엑스로 유명한 삼성역이 있다. 삼성역은 GTX A와 C노선이 교차하는 곳이다. GTX A를 완공한 뒤 SRT 출발역인 수서역까지 연결할 것이다. 이처럼 서울의 변화는 역세권의 변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 교통 중심지에 인구·일자리 집결 광역교통의 결절점에 ‘젊은 인구’와 ‘일자리’가 모이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여기서는 산업혁명 당시 물류 이동의 중심지였던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만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박사과정을 했던 런던대학교는 이 킹스크로스 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박사과정 내내 나는 역 주변을 제대로 걸어 본 적이 없다. 동양인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딱 좋은 어둠침침한 도로로 둘러싸인 ‘버려진 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출장으로 런던을 다시 방문한 적이 있다. 함께 박사과정을 밟았던 연구실 동료 두세 명이 모두 런던대 교수로 임용됐다. 함께 고생했던 친구라 그런지 미안할 정도로 나를 반겼다. 이들이 런던에서 가장 잘나가는 곳 중 하나라며 데리고 간 곳이 킹스크로스역 인근 카페와 레스토랑이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킹스크로스 역세권 재개발사업은 이곳을 완전한 신세계로 바꿔 놓았다. 구글, 유니버설뮤직, 루이비통 같은 거대 기업뿐만 아니라 예술·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센트럴세인트마틴스대학도 들어섰다. 삼성전자도 이곳에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삼성 킹스크로스’를 설치했다. 이제 킹스크로스역 인근은 디자이너, 예술가, 정보기술 기업 종사자가 넘치는 런던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지역이 됐다. 역세권을 이리도 구구절절 얘기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역세권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와는 다른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왜일까. 역세권은 혁신공간에 필요한 ‘다양성’, ‘밀도’, ‘소통’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역세권은 사방팔방에서 몰려든 사람과 자원이 집결되는 곳으로, ‘다양성’이 가장 높은 공간 중 하나다. 서로 다른 물질이 만나야 폭발적 에너지를 내는 것처럼 이질적인 사람이 섞인 공간은 역동적일 수밖에 없다. 우연히 만나 마음 설레는 지적 자극을 줬던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당신과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 온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학계에서 종종 창조적 공동체를 평가하는 지표로서 보헤미안 지수, 게이 지수, 도가니 지수를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난한 예술가와 문학가, 성소수자 등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은 그만큼 포용적인 곳이다. 포용적일수록 유연한 생각이 가능하고, 유연할수록 혁신적 아이디어도 피어난다.● 주거·상업지 등 경계 허무는 도시계획 둘째로 역세권은 다른 곳에 비해 ‘밀도’가 높다. 혁신적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들의 ‘숫자’가 많아야 한다. 마치 ‘양질(量質) 전환의 법칙’처럼 공간도 일정 수준의 양(量)을 확보하면 어느 순간 질(質)적인 변화가 이뤄진다. 다양한 기능이 빽빽하게 배치된 공간은 질적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도시계획에서는 ‘비욘드 조닝’이라는 개념이 뜨고 있다. 도시를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구분해 계획하던 지금까지의 조닝(용도지역제)에서 이제는 용적률을 높이고 경계를 허물어 한곳에 몰아넣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역세권이 뜨는 마지막 이유는 ‘소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빽빽하게 모여 있는 다양한 사람이 서로 교류하면 화학적 작용이 일어난다. 휴대전화를 설계하는 사람이 시인을, 시인이 생물학자를, 생물학자가 기업 임원을, 기업 임원이 역사학자를 만나 수다를 떨다 보면 각자 가진 내공을 전수하고 전수받는다. 역세권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가진 주체들이 가장 쉽게 모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역세권엔 회의실과 카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일하고, 머물고, 노는 다양한 활동이 섞이는 공간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 역세권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중심으로, 교육, 문화, 상업 기능이 어우러진 곳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인재가 교류하는 복합적 공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이나 바이오 같은 첨단 업체들이 모여든다. 역세권의 발전은 또다시 교통망 확대로 이어져 왔고, 서울은 경기도와 인천, 심지어는 강원도 영서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수도권의 흡입력은 앞으로 역세권 개발을 통해 더욱 커질 것이다. 이와 정반대로 비수도권에선 역세권을 그저 교통 좋은 곳으로만 생각하는 듯하다. 역세권 개발 토지이용계획도를 보면 KTX역 주변에 아파트 단지만 빼곡하다. 첨단 정보기술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그린벨트까지 풀어 도시 외곽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지자체도 있다. 성공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 위기는 이제 손을 쓰기 힘들 정도로 깊숙하게 진행됐다. 광역시마저 매해 1~2%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들을 붙잡고 싶다면, 더 나아가 수도권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싶다면 도시 외곽 빈 땅을 개발해 첨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애먼 노력을 그만 멈춰야 한다. 도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결절점을 활성화해야 한다. 한의학에 비유하면 역세권은 ‘경혈’(經穴)로서 기(氣)와 혈(血)의 흐름이 강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교통망의 중심부를 통해 외부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뿜어낸다. 외부 에너지를 흡수하려면 ‘공간적 뼈대’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뼈대를 만드는 작업은 광역교통체계를 방사·순환형으로 구축한 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혁신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혁신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그런 환경을 원한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도시계획의 핵심은 일터, 놀터, 삶터, 배움터가 얽히고설킨 ‘재미있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적합한 공간은 역세권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교통 결절점이 아니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방에선 입칠계삼의 경험치는 가능성이 아닌 필연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튜닙 ‘윤리성 판별’ 새 기술 선보여혐오 표현 3단계로 분류하고 순화비윤리적 챗봇 문장엔 응답 안 해이용자 경고·퇴장 기준 삼을 수도“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 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자연어 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이용자 정책이나 규정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이나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AI 윤리 강령의 선제적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서울 서남권 첫 공공미술관, 이달 착공

    서울 서남권 첫 공공미술관, 이달 착공

    서울시는 서남권 최초 공공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조감도)을 이달 착공한다고 15일 밝혔다. 2024년 11월 개관이 목표다. 금천구청 앞 금나래중앙공원 내에 설립되는 서서울미술관은 전체 면적 7187㎡에 지하 2층∼지상 1층 규모다. 서울시는 서서울미술관을 디지털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디지털 특화 미술관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다양한 예술 자원과 정보를 연계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디지털 약자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도 마련한다. 시는 2020년부터 김윤철의 ‘아르고스’, 양아치의 ‘전자정부’ 등 40여점의 소장품을 수집해 왔다. 2024년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과 연계해 뉴미디어 아트의 미술사적 맥락을 보강하는 주요 작품을 수집할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서남권의 문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공원에서 휴식과 문화, 첨단 기술과 예술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문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의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출시한 윤리성 판별 자연어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정책이나 규정, 방침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 및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게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선제적인 AI 윤리 강령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검수완박 무력화 ‘등’ 놓고 해석 분분… “위법수사” 주장 빌미 되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을 대폭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법학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향후 상위 법에 어긋나는 시행령에 따라 검찰 수사를 받았다며 ‘명령·규칙의 위헌·위법 심사’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등 중요범죄’에 대한 해석이다. 법무부는 검찰청법에 명시된 ‘부패·경제 등 중요범죄’라는 표현을 근거로 검찰이 부패·경제 이외의 범죄도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무고와 위증죄, 공직자·선거 범죄 일부도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로 넣자 야당은 ‘시행령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시행령에 문제가 없다는 학자들은 부패·경제는 예시로 든 것이며 ‘등’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밖의 중요범죄도 검찰이 수사 개시를 할 수 있다고 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동범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은 “문헌적으로 보면 지금의 시행령 개정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중요한 범죄로 부상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법 취지를 근거로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의도는 기존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였던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2개(부패·경제)로 줄이는 것이다. 시행령을 고쳐서 직접 수사 대상을 늘리는 것은 상위법이 위임한 범주를 넘어섰다는 취지다. 결국 ‘등’을 앞에 열거한 것으로 한정하는 역할로 본 것이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라는 것은 공권력을 부여하는 것이기에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등’ 하나 넣었다고 모든 범죄를 다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시행령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검찰 수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이 잇달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헌법에는 명령이나 규칙이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이에 국회에서 다시 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법 수사 주장이 연달아 나오면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가 흔들린다”면서 “현재 문헌만으로는 ‘등’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 입법한 여야가 다시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등 중요범죄’ 법조계도 해석 엇갈려…향후 ‘위법한 수사’ 주장 우려

    ‘등 중요범죄’ 법조계도 해석 엇갈려…향후 ‘위법한 수사’ 주장 우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을 대폭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법학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향후 상위 법에 어긋나는 시행령에 따라 검찰 수사를 받았다며 ‘명령·규칙의 위헌·위법 심사’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등 중요범죄’에 대한 해석이다. 법무부는 검찰청법에 명시된 ‘부패·경제 등 중요범죄’라는 표현을 근거로 검찰이 부패·경제 이외의 범죄도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무고와 위증죄, 공직자·선거 범죄 일부도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로 넣자 야당은 ‘시행령 쿠데타’라며 반발했다.법조계에서도 이번 시행령에 문제가 없다는 학자들은 부패·경제는 예시로 든 것이며 ‘등’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밖의 중요범죄도 검찰이 수사 개시를 할 수 있다고 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동범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은 “문헌적으로 보면 지금의 시행령 개정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중요한 범죄로 부상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법 취지를 근거로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의도는 기존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였던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2개(부패·경제)로 줄이는 것이다. 시행령을 고쳐서 직접 수사 대상을 늘리는 것은 상위법이 위임한 범주를 넘어섰다는 취지다. 결국 ‘등’을 앞에 열거한 것으로 한정하는 역할로 본 것이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라는 것은 공권력을 부여하는 것이기에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등’ 하나 넣었다고 모든 범죄를 다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시행령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검찰 수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이 잇달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헌법에는 명령이나 규칙이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이에 국회에서 다시 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법 수사 주장이 연달아 나오면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가 흔들린다”면서 “현재 문헌만으로는 ‘등’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 입법한 여야가 다시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신 대학 묻는 게 무례한가요? “자격지심” vs “꼰대” [넷만세]

    출신 대학 묻는 게 무례한가요? “자격지심” vs “꼰대” [넷만세]

    출신 대학교가 어디냐고 물어보는 것이 무례한 질문인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직장이나 사모임 등에서 다른 사람의 연봉, 연애 여부, 부모님 직업 등을 묻는 것은 실례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출신 대학도 민감한 영역에 해당하는지에 상반된 의견이 교차한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는 ‘대학교 어디 나왔냐고 묻는 거 무례한거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과 학교 축제에 연예인 온 얘기를 하던 중 악의 없이 물어봤다가 정색해서 당황했다고 상황을 전하면서 이 같은 맥락에서 출신 대학을 묻는 것이 무례한 것인지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했다. 해당 글에는 8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열띤 논쟁이 펼쳐졌다. 인스티즈의 여론이 팽팽하게 갈린 가운데 해당 질문이 무례하다는 이용자들은 “학벌 콤플렉스 있는 사람이면 어쩌려고 물어보냐”, “보통 안 물어본다. 나는 3년 된 친구 대학 모른다”, “굳이 물어볼 거면 학과를 물어본다”, “내 기준 이건 시험점수 물어보는 거랑 같다” 등 의견을 냈다. 반면 무례한 질문이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인스티즈 이용자들은 “뭐 어떰. 학교 얘기하다가 물어본 건데”, “학교 얘기하고 있었다는데 왜 실례? 사람 하나 나쁜 사람 만들기 참 쉽다”, “댓글에 학벌 콤플렉스 가진 사람 많네. 그냥 아니라고 하면 되지”, “그냥 스몰토크 주제일 뿐” 등 댓글을 달았다. 특히 학교 축제 얘기를 하고 있던 만큼 출신 대학을 묻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한 이용자는 “많이 무례했다기보다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데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벌 구조상 그 질문은 불편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수능과 내신 성적순으로 출신 학교가 나뉘고 그것이 계급화되곤 하는 한국의 교육 환경을 고려하면 민감한 질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쓴이는 댓글 의견들을 통해 해당 질문이 무례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지만, 논쟁은 계속됐다. “학벌 콤플렉스 있는 사람에게는 무례할 수 있으니 존중과 배려 차원에서 묻지 않는 게 맞다”는 의견과 “현실에서 안 물어보는 사람 못 봤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나”는 의견이 맞섰다.해당 논란은 다른 커뮤니티로도 옮겨붙었다. ‘더쿠’에서도 관련 글에 1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일부 더쿠 이용자들은 “저런 맥락에서도 자격지심 느끼면 자기보다 학벌 좋거나 직업 좋은 사람이랑 어떻게 친해짐” 등 해당 질문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더쿠 이용자들은 “자격지심 있냐고 따지고 들 게 아니라 나한텐 아니어도 남한텐 예민할 수 있으며 배려 차원에서 안 묻는 게 기본이고 예의다”는 의견으로 맞섰다. 한편 네티즌들 각자의 경험에 따라 출신 학교를 묻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라는 의견과 전혀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분분했다. “우리 매니저 마인드 완전 꼰대인데도 나 대학 어디 다녔냐고 안 물어본다”, “나이 많은 어른들 말고는 물어보는 사람 없는 듯. 찐친들끼리도 어느 대학인지 모른다”는 댓글이 있는 반면, “알바할 때는 다들 대학 나왔겠거니 하면서 물어보더라. 나는 고졸이라서 고졸이라 답했다”, “회사 사람들도 스몰토크로 다들 쉽게 물어본다”는 정반대의 의견도 많았다. ‘개드립넷’에서도 관련 글에 “보통 전공이 뭐냐고만 물어보던데 ‘학교 어디 나왔냐’ 물어보는 건 꼰대들밖에 없었다”는 의견과 “초면에 다짜고짜 묻는 건 무례한 게 맞지만 일을 하든 뭘 하든 만나다 보면 결국 한 번쯤 주제로 나오게 돼 있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기고] 종부세 개편, 보유세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종부세 개편, 보유세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첫 세제개편안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전환하고 적용 세율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해당 종부세 개편안이 다주택자에 대한 부당한 감세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종부세가 헌법이 규정한 평등의 원칙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을 정도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지나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세가 부당하다는 평가는 타당하지 않다. 주택분 종부세수는 2017년 3878억원에서 2021년 4조 4085억원으로 4년 새 무려 11배 증가하며 ‘폭탄 과세’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부동산 보유세는 물건별 비례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다. 부동산 보유세를 인별 합산 누진세율 과세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와 같은 이중적 누진세율 체계로 운영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 농어촌특별세 포함 최고 3.24%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세제개편안 역시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로는 과중한 측면이 있다. 다주택자 중과 제도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다주택자는 그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주택 소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다주택자 중과 제도는 본래 도입 취지와 달리 지금은 주택 매매 및 전월세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는 보유 단계 과세에 한정되지 않고 취득·양도 및 증여 단계까지 이뤄진다. 정부 또는 국회가 다주택자라는 특정 집단을 지목해 제도적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헌법상 정당화되기 어렵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의 불이익은 다주택자 등 부유층에 대해서도 똑같이 정당화될 수 없다.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를 놓고 조세 원칙과 무관한 정치적·정파적 논쟁이 세법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법이 다주택자의 사용과 처분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헌법은 재산권의 사용 또는 처분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한다. 그런데 세법이 규정하는 조세는 대가 없이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금전적 불이익이다. 세법이 재산권 행사를 규제하려는 순간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침해를 제한하는 규정은 세법으로 인해 무력화된다. 다주택자를 비롯한 자산가에게 누진적 세 부담을 귀속시킨다 하더라도 최소한 국민의 담세 능력을 고려한 조세 원칙에 부합하고 헌법 정신에 맞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 과세, 세율 완화안을 담은 종부세 개편안은 부동산 보유세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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