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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주춤

    분당 신도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두번째로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서현동 효자촌 그린타운 아파트의 조합 설립이 경기침체에 따른 주민들의 심적 부담으로 무산됐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나머지 7개 아파트의 조합 설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경기 성남시에 따르면 서현동 효자촌 그린타운 아파트 증축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최근 2개월 동안 뛰었지만 조합 설립 동의율이 20%에 불과했다. 추진위는 결국 리모델링 조합 설립 부결을 공식 통보했다. 아파트 소유주들의 동의율이 낮은 것은 2억~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담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추진위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분양가구가 늘어난다면 가구별 부담금이 줄어들어 추진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경기 상황과 관련 법령을 고려했을 때 리모델링은 현실적으로 쉽지않다.”며 “관련 법령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다른 아파트도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리모델링 촉진을 위한 건축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앞날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리모델링으로 가구 수가 10% 늘어나고 전용면적 85㎡형 이하 아파트의 증축 허용 면적이 최고 60%까지 늘어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당에는 첫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와 효자촌 그린타운 외에 느티마을 3·4단지,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 매화마을 2단지 , 장미마을 현대아파트, 구미동 하얀마을 5단지, 이매동 이매촌 금강아파트, 분당동 샛별마을 동성아파트 등 7곳이 리모델링 추진위를 발족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궁궐 걸으며 한국정취 만끽… 행운두꺼비 만지며 “You’re lucky”

    궁궐 걸으며 한국정취 만끽… 행운두꺼비 만지며 “You’re lucky”

    청명한 가을 하늘과 고운 단풍, 날아갈 듯한 창덕궁 기와지붕의 선이 어우러진 창덕궁 연경당에서 12일 G20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 부인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직접 안내한 한복 패션쇼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74)씨와 전통 한복을 충실히 재연하는 남성 디자이너 김영석(46)씨의 작품이 12점씩 소개되었다. 이날 창덕궁을 찾은 이는 로린 하퍼 캐나다 총리 부인, 구르샤란 카우르 인도 총리 부인, 헤이르타 빈덜스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부인, 크리스티아니 헤라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인, 에미네 에르도안 터키 총리 부인, 마르가리타 사발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클로리아 본기 응게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약혼녀, 쩐 타끼엠 베트남 총리 부인, 허징 싱가포르 총리 부인, 아제브 메스핀 에티오피아 총리 부인, 칼리스타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 부인, 유순택 유엔 사무총장 부인, 룰루 킨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부인 등 14명. 이들은 창덕궁 금천교에서 문화해설사들의 안내로 궁궐을 5분간 걸으며 한국의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숙정문에서 친환경 전기차를 타고 1㎞쯤 이동한 뒤 네모난 연못 부용지에서 온돌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 연경당 앞에 이르러서는 ‘계수나무 괴석에 새겨진 두꺼비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설명에 서로 돌을 쓰다듬으며 “You´re lucky.”(당신은 운이 좋다.)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한복 패션쇼. 패션쇼가 시작되자 정상 부인들은 직접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느라 분주했다. 패션쇼 직후 이영희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쇼 전날 비가 와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고궁의 풍경과 한복의 색깔이 너무나 조화롭고 아름다워 각국 정상 부인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오트쿠튀르 패션쇼에서 소개한 모시 한복과 보라색 당의, 왕비의 가례의상 등 전통미를 재연한 한복 6벌과 현대미를 살린 한복 6벌을 적절하게 섞어 선보였다. 정상 부인들이 가장 감탄사를 내뱉었던 한복은 치마에 매화꽃이 곱게 수놓아진 ‘귀부인의 나들이’란 작품이었다. 자연염색을 한 오묘한 붉은빛 천을, 기녀들이 쓰는 모자였던 전모 위에 한지 대신 둘러 한복 색깔이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김영석씨는 이벤트 일을 하다가 골동품에 매료되어 인간문화재로부터 바느질을 배우기 시작해 16년째 한복을 짓는 특이한 경력의 남성 디자이너다. 이날도 관복과 두루마기 2점의 남성 한복을 함께 선보인 김씨는 “전통 한복에 현대적인 색감을 살렸다.”며 “주로 드레스를 입는 정상 부인들의 시각을 고려해 한복에서 많이 쓰는 색깔 배합보다는 외국인의 눈에 잘 들어오는 화사한 색깔을 썼다.”고 소개했다. 전날 저녁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각국 정상을 맞을 때 김 여사가 입은 쑥색 치마 한복도 김씨 작품이었다. 그는 “카키색은 원래 한복에서 잘 쓰는 색이 아닌데 영부인은 원색의 옷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가을에 어울리는 색을 골랐다.”며 “저고리에는 부귀를 상징하는 목단꽃(모란)과 나비를 손자수로 수놓고 분홍색 고름으로 장식해 치마와 저고리 색깔이 어울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복 패션쇼 때는 검정 투피스로 멋을 낸 김 여사는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구절판, 잣죽, 잡채, 삼색전, 너비아니, 유자 화채, 한과 등으로 이루어진 한식 코스로 정상 부인들에게 오찬을 대접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市 ‘두보詩 담긴 백자’ 유형문화재 지정

    市 ‘두보詩 담긴 백자’ 유형문화재 지정

    서울시는 27일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두보(杜甫·712~770)의 시구(詩句)가 담긴 ‘백자청화산수문호’(白磁靑華山水紋壺)를 시 유형문화재로, 고종(1852~1919)과 명성황후(1851~1895)의 가례(嘉禮)에 사용된 ‘병인가례시명백자청화수복문호’(丙寅嘉禮時銘白磁靑華壽福紋壺)를 문화재자료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19세기 백자호인 백자청화산수문호는 산수문과 두보의 시구가 쓰인 구도가 독특하고 대나무와 매화 그림의 필치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보의 한시 ‘엄공중하왕가초당, 겸휴주찬’(嚴公仲夏枉駕草堂,兼攜酒饌)의 한 구절인 ‘오월강심초각한’(五月江深草閣寒·오월의 강은 깊고 초가집 쓸쓸하네)이 적혀 있고 물 위에 배 세 척과 낚싯배 한 척, 달 그림이 그려져 있다. 병인가례시명백자청화수복문호는 둥근 공 모양의 항아리로, 바닥에 명문이 있어 1866년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때 대전 곳간에서 쓰인 그릇 200개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사용처와 연대가 기록돼 사료적 가치가 큰 데다 청화의 발색과 광택이 좋아 19세기 백자 연구에도 도움된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요원 “예쁘고 독특한 ‘된장’, 내가 출연해 다행이야”

    이요원 “예쁘고 독특한 ‘된장’, 내가 출연해 다행이야”

    “예쁘고 독특한 영화 ‘된장’에 내가 출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배우 이요원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셋째 날인 10월 9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된장’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요원은 “‘된장’을 찍으면서 편안하고 행복하고 따뜻했다. 결과물을 보니까 내가 촬영했던 것보다 더 행복하고 예쁘게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예쁘고 독특한 영화에 내가 출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된장’은 희대의 살인마가 된장찌개를 먹다 잡히는 사건을 중심으로 PD 최유진(류승룡 분)과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이요원 분) 등이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이요원은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조화된 ‘된장’에 대해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음식과 멜로 등등 다양한 면모가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요원은 ‘된장’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룡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류승룡과 함께 해서 다행”이라며 “매서운 눈빛 때문에 첫인상은 무서웠지만, 좋은 책을 선물해주시기도 하고 의외로 다정한 분이라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서군 감독은 이요원에 대해 “극중 캐릭터와 잘 융합되는 얼굴”이라며 “특히 어린 아이 같이 까맣고 맑은 눈동자와 차분한 태도, 순수한 마음에 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을 유지한 이 배우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나보다 열심히 영화에 임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요원은 “촬영 현장이었던 매화터가 너무 예뻐서 기억에 남는다. 화면에도 정말 예쁘게 표현됐으니 꼭 눈여겨 봐달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주가를 높인 이요원과 ‘장진 사단’의 류승룡, 이동욱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된장’은 ‘러브러브’로 최연소 데뷔 감독의 타이틀을 얻은 이서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한 장진 감독이 각본과 기획을 담당해 기대를 더한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부산(경남) minkyung@seoulntn.com / 사진=서울신문NTN 사진팀 ▶ ’엠카 MC’ 티아라 지연, 음란채팅 루머에도 ‘씩씩’▶ ’10년전에도 뺑소니’…김지수, 교체요구 빗발 ▶ 왓비컴즈, ‘타진요’ 팔고 도주계획? ‘먹튀설’ 확산▶ 김혜수, 의미심장한 발언 "MBC 전체적으로 엉망"▶ 강승윤 ‘본능적으로’ vs 윤종신 ‘이성적으로’…차이점은?
  • “이란 공격 ‘스턱스넷’은 이스라엘軍 소행”

    이스라엘 사이버부대가 이란 핵시설을 마비시키려고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Stuxnet)’을 퍼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컴퓨터 전문가들은 “스턱스넷의 코드에 성경 내용을 암시하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이 부분이 이스라엘이 사이버 공격을 시작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이 바이러스의 코드에는 ‘미르투스(myrtus)’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이는 은매화라는 관목의 라틴어 이름이다. 히브리어로 은매화를 뜻하는 ‘하닷사(Hadassah)’는 구약성서 에스더서(書)의 에스더 왕비의 이름이다. 유대인인 에스더는 페르시아(이란영토에 있던 옛 제국)의 왕비가 돼 이 나라가 유대인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사전에 막았다. 독일 산업보안 전문가인 랄프 랭그너는 이스라엘군의 암호정보부대가 소프트웨어를 이란 남부 부셰르의 핵발전소에 침투시키는 방법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랭그너는 “성경을 읽기만 해도 이러한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지난 수개월간 스턱스넷을 유포한 세력이 누구인지 추적해 왔다. 프로그래머들은 스턱스넷이 부셰르 핵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러시아 업체 중 한 곳에 의해 이란에 메모리 스틱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주막에서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일단의 보부상들이 ‘끙~’ 소리를 내며 ‘바지게’(다리가 없는 지게)를 지고 일어섭니다. 바지게 위에는 경북 울진 바닷가 마을에서 사들인 건어물이며 소금, 생선, 젓갈 등 내륙에 내다 팔 물산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향하는 곳은 봉화(춘양), 영주, 안동 장 등입니다. 요즘에야 7번, 36번 국도가 사통팔달로 이어주지만 어디 예전에도 그랬으려고요. 갯마을에서 내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내륙에서 피륙, 비단, 곡물 등을 사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그 시절 보부상들이 발품 팔았던 그 길, 그들의 밭은 숨결 켜켜이 쌓인 그 길이 ‘십이령길’입니다. 현지인들은 ‘십이령 바지게길’이라고도 부르지요. 산림청과 울진군이 그 길을 복원해 ‘금강소나무 숲길’이란 이름으로 지난 7월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예전엔 화적 떼가 들끓던 그 길에 이젠 ‘살아 있는 화석’ 산양과 사슴, 고라니 등이 살고 있지요. 쭉쭉 뻗은 금강송들은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선인들의 숨결 오롯한 옛길을 거닐며 차분하게 가을을 맞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옛길이 주는 감동의 시간들 옛길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바위와 나무를 돌아 어제와 오늘을 이어 주는 옛길은 오래된 시간의 크기만큼 호젓한 시간을 내어 준다. 예전엔 십이령길과 함께 고초령길(매화장)과 구주령길(평해장) 등이 울진에서 내륙의 대처로 나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 그중 대표적인 길이 십이령길이다.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저진치) 등 정겨운 이름의 고개를 넘는데, 울진 관내에 7령, 봉화 관내에 5령이 속해 있다. 이상을(57)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경영토목계장에 따르면 총길이는 약 150리(약 60㎞)쯤 된다. 하지만 이는 구전에 따른 기록일 뿐 정확한 측량에 근거한 거리는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십이령길은 그중 울진군 관내 약 21㎞ 구간을 복원한 것. 그런데 공식 이름을 보부상 옛길이나 십이령길이 아닌 금강소나무숲길로 정한 까닭은 뭘까. 이 계장은 “총 4개 구간 70㎞에 금강소나무숲길이 조성되는데, 보부상길은 그중 1구간 전체 13.5㎞를 말하는 것”이라며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2구간 16.7㎞ 일부에도 보부상 옛길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보부상들은 흥부장(현 부구리)이나 죽변장, 울진장에서 미역 등 갯것들을 사 봉화 춘양장 등에 내다 판 뒤 다시 내륙에서 비단, 곡물 등을 가져와 해안 장터에 팔았다. 그들은 대개 북면 두천리 주막거리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아침 일찍 바릿재를 올랐다. 바릿재란 소에다 물건을 바리바리 싣고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천리 주차장에서 맑은 내를 훌쩍 뛰어넘으면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와 만난다. 보부상들이 접장(接長) 정한조 등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철비(鐵碑)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입구이자 십이령길의 출발지다. 다소 된비알의 바릿재를 숨가쁘게 넘어가면 옛 장평마을이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임도 초입에는 제법 큰 키의 엄나무가 탐방객들을 굽어보고 있다. 나이는 350살가량. 이윤권(54) 숲해설가는 “엄나무는 약재 등 쓰임새가 많아 대부분 다 자라기 전에 잘려지곤 하는데, 이 녀석은 못생긴 탓인지 여태 살아남았다.”며 웃었다. ●못난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더라 임도를 따라 발길을 재촉하면 곧 서들골. 시싯골과 창골 등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합류하는 곳이다. 겨울철이면 곧잘 산양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들골에 들면 옛길은 접고 잠시 쉬어갈 일이다. 빼어난 계곡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기 때문. 계곡을 따라 10분쯤 내려가면 ‘선녀탕’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선녀 엉덩이탕’이라 즐겨 부른다. 계곡물이 암벽을 파 두 개의 둥그런 소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여인네의 엉덩이와 닮았다 해서 이처럼 해학적인 이름이 붙었다. 필경 이곳에서 다리쉼을 했을 보부상들도 이 모습을 보며 저마다 입에 궐련을 문 채 희희덕거렸을 게다. ‘선녀 엉덩이탕’ 있는 곳에 남근석이 빠지랴. 여기서 다시 10분쯤 내려가면 길게 뻗은 바위와 소가 어우러져 있다. 당연히 이름도 ‘남근탕’이다. 서들골에서 한 시간 반쯤 걸으면 찬물내기다. 계곡물이 매우 차갑다는 뜻으로, 1구간의 중간 쉼터다. 찬물내기에서 남매처럼 다정하게 선 금강송 두 그루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샛재(鳥嶺·595m). 경북 문경의 ‘새재’와 똑같은 이름이다. 결국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도 버거운 ‘새재’를 두 개나 넘어야 했던 셈이다. 서어나무가 무거운 그늘을 만들고 있는 샛재에 서면 ‘조령성황사’란 편액이 내걸린 낡은 건물과 마주한다. 보부상들이 상단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성황당으로,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장중한 분위기로 주변을 압도한다. 샛재 주변엔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한’ 금강송들이 가득하다. 저마다 둥치에 노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문화재 중수 시 베기 위한 표식이다. 이윤권 숲해설가에 따르면 4137번까지 표시돼 있다. 조령성황사 바로 옆, 어른팔로 두 아름쯤 되는 금강송이 1번. 원래 남대문 복원공사 때 베어질 뻔했으나, 둥치 위가 약간 굽어 규격에 미달된 덕에 살아남았다. ‘못난 소나무 선산 지킨다’더니 딱 그 모양새다. 샛재에서 대광천까지는 평탄한 내리막 코스. 철 따라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진다. 샛재에서 10여분쯤 내려오면, 희미하게 발자국 흔적이 남아 있는 돌계단과 만난다. 이 숲해설가는 “보부상들이 오랜 기간 짚신발로 밟아서 생겨난 흔적”이라고 전했다. 너삼밭재 입구 어름에서는 보부상들이 밥을 지어 먹은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제철 송이 맛보고 오세요 ‘제8회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새달 1~3일 울진친환경엑스포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울진군은 축제를 통해 전국 최대 송이 생산지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축제의 백미는 송이 채취 체험이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하루 두 차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일대를 걸으며 송이를 딴다. 체험비 1만원을 내면 송이 1개씩 채취할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며 송이를 따는 맛이 각별하다. 두 시간쯤 걸린다. 송이채취 체험 및 투어 참가자는 참가비의 절반을 울진사랑상품권(5000원)으로 되돌려 받고, 축제기간 동안 주요 관광지와 온천 입장료를 30~50% 할인받을 수 있다. 울진군산림조합 (054)782-2249.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또는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간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순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두천1리에 차를 뒀을 경우 십이령길이 끝나는 소광2리 금강송 펜션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되돌아오면 된다. 오후 4시20분 소광리를 출발해 5시30분 두천리에 도착한다. 두천리까지는 7000원, 울진터미널 앞(5시)까지는 5000원을 받는다. 시내버스는 울진버스터미널 앞에서 오전 6시25분, 오후 1시20분·4시15분·6시에 각각 출발한다. 2000원. ▲예약 십이령길은 1일 1회 예약제로 운영된다. 탐방 인원도 하루 80명을 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인 데다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서식지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출발은 오전 9시. 산행 내내 숲해설가와 가이드가 동행한다. 숲길에 들어서면 무전기나 휴대전화가 되지 않는다. 참가비는 없다. 울진숲길(www.uljintrail.or.kr, 781-7118),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780-3940~3). ▲잘 곳 두천리와 소광리 주민들이 민박을 운영한다. 두천리 1인 1만원. 식사 5000원. 이튿날 도시락(5000원)도 싸준다. 소광리 6만~12만원. 울진숲길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인근 구수곡 자연휴양림(783-2241)이나 통고산 자연휴양림(782-9007), 덕구온천관광호텔(782-0677) 등에서 자고 이튿날 두천리에서 합류해도 된다. ▲맛집 남양숯불갈비는 송이전골을 잘한다. 읍내에 있다. 782-3637. 근남면 노음리 성류식당(783-5358)은 대게칼국수, 후포항 왕돌수산(788-4959)은 홍게탕이 맛있다.
  • [미술플러스] ‘동구리’ 작가 권기수 개인전

    ‘동구리’ 캐릭터로 유명한 작가 권기수의 개인전이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10월31일까지 열린다. 언제나 웃는 표정의 동구리와 대나무 숲, 매화 등 전통적인 소재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해온 작가가 회화뿐 아니라 디지털 프린팅,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02)753-6502.
  • 우리아기 뽀송한 피부 한방용품이 지켜줘요

    우리아기 뽀송한 피부 한방용품이 지켜줘요

    한방 성분이 담긴 화장품 열풍이 육아용품으로까지 확대됐다.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이 만든 유아 브랜드 궁중비책은 조선왕실에서 원자를 키운 목욕물 성분을 사용한 한방 로션, 샴푸 등으로 인기다. 조선왕실에서는 복숭아나무, 매화나무, 뽕나무, 회화나무, 버드나무 등 5가지 나뭇가지를 넣어 달여낸 목욕물인 오지탕으로 원자를 목욕시켰다. 궁중비책은 이 오지탕과 청호, 녹두, 황백 등의 한방성분을 함유한 기저귀 크림 등으로 특히 아토피를 앓는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궁중비책의 스타치 콤팩트 파우더는 석면이 함유됐다고 해서 논란이 된 탤크(활석) 성분이 전혀 없으며 마치현, 감초, 병풀, 어성초 등 100% 국산 한방 성분으로 땀띠와 발진 예방을 돕는다. 육아 블로거 ‘하루하루’는 “전에 사용하던 일반 파우더는 가루가 많이 날려서 아이가 콜록거리기도 했다.”면서 “스타치 콤팩트 파우더는 바를 때 가루가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피부에 쏙쏙 잘 발렸다.”고 말했다. 비누, 샴푸, 로션, 기저귀 발진에 바르는 기저귀 크림 외에도 인기가 높은 것은 물티슈다. 네트워크 한의원인 함소아와 공동 개발했으며 진정, 보습, 항균 작용을 하는 오지탕을 함유했다. 또 원단이 큼직하고 도톰한 데다 보풀 걱정도 없어 아기들의 엉덩이를 닦는 데 안성맞춤이다. 블로거 ‘비타민’은 “어른 손이 다 가려질 정도로 물티슈 크기가 넉넉한 데다 올록볼록 돋을새김이 있어 2~3장이면 아기 뒤처리를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리모델링 잘하면 재건축 부럽잖다

    리모델링 잘하면 재건축 부럽잖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주택 소유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리모델링 붐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재건축 전망 불투명 등이 원인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80곳이 넘는다. 가장 활기를 띤 곳은 199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된 경기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들. 이곳에서만 30여개 단지, 3만 5000여 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의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562가구)의 경우 이미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매화마을 2단지와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도 각각 사업설명회와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 당산동의 쌍용예가 클래식 단지는 지난달 16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1978년 평화아파트로 준공된 이곳은 2년여의 리모델링을 거쳐 기존에 없던 2개 층의 지하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가구당 면적은 72.6㎡가 93.5㎡로, 111.4㎡는 137.7㎡로 소폭 증가했다. 가구마다 리모델링 전보다 방 1~2개, 화장실 1개의 공간이 늘어난 셈이다. 주민 최모(47)씨는 “리모델링비로 1억 7000만원이 들었는데 집값이 상승해 만회했다.”며 “리모델링 전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깨끗해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도권에 리모델링 추진이 활발해진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주택경기 침체 탓이다. 앞선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조합 설립과 인가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원인이다. 199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이 40년이라는 점도 대안으로서 리모델링 붐을 자극했다. 또 3년 전부터 리모델링 연한이 기존 20년에서 15년으로 줄면서 입주 15년을 넘긴 분당·일산의 아파트 단지들을 유혹했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의 공법이 개선되고 규제완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유럽 등에선 이미 리모델링이 전체 건설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가구수 늘어나지 않아 공사비는 주민 몫 하지만 리모델링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재건축과 달리 안전상의 이유로 수직 증축(층수를 올려 짓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가구 수가 늘어나지 않으니 모든 공사비는 주민 몫이 된다. 또 재건축에 비해 단지 및 조경, 평면의 변경 범위가 제한된다. 전체 주민(조합원)의 80%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최근 국회에선 이를 개선하려는 ‘주택법 및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권순형 J&K부동산연구소장은 “리모델링과 재건축은 주택 소유자들의 선택의 문제”라면서 “집값을 올리려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매국경축가를 아시나요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매국경축가를 아시나요

    ‘경축하네 경축하네/이천만 국민 다 죽어도 나혼자 살면 제일이네/안 입고 안 먹을리있나 돈과 비단은 안 챙겼겠나/고대광실 좋은 집에 예쁜 여자와 즐기고/금으로 지은 옷, 옥으로 만든 음식 먹으며 내 몸이 가장 중요하니/국민은 무슨 소용인가(慶祝일세 慶祝일세/이천만生靈 다 죽어도 唯我獨生 제일일세/無依無食할리있나 無無帛하단말가/고대광실 好家舍에 絶代佳人 行하고/依玉食 自取하니 身外無物이라/국민은 何用인고)’ 을사늑약이 체결된 직후인 1905년 11월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이하 신보)에 실린 ‘매국경축가(賣國慶祝歌)’의 일부이다. ‘나라 팔아먹은 것’을 ‘경축’한다는 반어법으로 통렬히 비판한 이 풍자가사의 주인공은 짐작처럼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일제에 넘기는 을사늑약에 찬성한 박제순·이완용·이지용·이근택·권중현 등 을사오적이다. 신보는 ‘매국경축가’를 시작으로 1910년 8월28일 일제에 의해 폐간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항일 풍자가사를 게재했다. 특히 1909년 11월17일부터는 아예 시사만평의 역할을 하는 풍자가사를 싣는 ‘사회등(社會燈)’이란 고정란을 만들었다. 신보의 풍자가사는 엄혹한 시절 침략자와 그에 동조하는 자들을 문학의 형식을 빌어 참아내기 힘든 수준의 독설과 야유, 냉소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 ‘사회등’을 비롯한 신보의 항일 풍자가사는 단재 신채호가 직접 참여하여 제작하는 등 그 형성 전개의 주인공이라는 국문학계의 연구 성과도 있다. 단재는 몸담고 있던 황성신문이 을사늑약 체결 직후 정간된 직후 신보로 옮겼고, 1906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한 1910년 5월까지 주필로 활약했다. 따라서 작자가 ‘매국대신’으로 되어있는 ‘매국경축가’도 단재가 구상부터 집필, 게재까지 이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보는 1907년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민요를 바탕으로 한 풍자가사 23편을 싣는다. ‘교육을 하자니 할 수 있나/벼슬을 하자니 할 수 있나/…오적·칠적 십이인이/한국을 망하게 하였으니/동상세워 기념하세/좋구나 매화로다’라는 ‘매화타령’ 역시 ‘매국경축가’에 못지않은 반어법으로 국운이 쇠잔해감을 안타까워하며 매국노들을 질타했다. 신보의 풍자가사는 ‘사회등’의 이름으로 나간 것만 610편이다. ‘매국경축가’와 민요풍의 풍자가사 등 이전 것까지 합치면 모두 634편에 이른다. ‘사회등’을 비롯해 신보에 실린 방대한 분량의 풍자가사를 ▲부정적인 행태를 보여준 인물의 군상을 종류별로 한데 모아 비판하는 유형비판기와 ▲직접 이름을 거론하여 비판하는 실명비판기로 나누어 분석한 권오만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견해는 주목할 만하다. 1908년 1월24일자에는 ‘칠협약에 얻은 공명/정부수석 높였으니/…/이 술 한 잔 잡으시면 만고죄인 되시리다’는 ‘유하일곡(流下一曲)’이 실렸다. 기생이 대신들의 만찬에 동원되어 술을 따르면서 부르는 권주가의 형식으로, 대신들을 뭉뚱그려 욕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명으로 대신들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칠협약’이란 ‘대한제국은 한국통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1907년의 정미7조약을 말한다. 그러나 1909년 4월18일자에는 한일병탄 직후 일제로부터 공로자로 인정받아 자작 작위에 은사금까지 챙겨 조선 최고의 부호가 된 ‘망국대부 민영휘’가 실명으로 등장한다. 또 당대의 세도가로 군림하던 송병준은 요리접시나 돈냥을 받고 벼슬을 팔아먹으며 이토 히로부미에게 꼬리치는 추악한 매국노로 그려졌다. 권 교수는 “의병전쟁이 아직 곳곳에서 계속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던 1907~08년에는 부정적인 인물에게도 개과천선을 권고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국권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절망으로 바뀐 1909년부터는 치유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실명으로 상처 입히고 벌주고 파괴하는 거친 풍자의 단계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부국장 dcsuh@seoul.co.kr
  • 한산 모시의 아름다움을 세계로

    한산 모시의 아름다움을 세계로

    올해 일흔넷의 한복 거장 이영희(작은사진)씨가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호텔 모리스에서 열린 오트쿠티르 쇼에서 한산 모시(큰사진)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 배우 이영애가 2005년 베니스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입은 붉은색 한복의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이씨는 한국인 최초로 1993년 파리의 기성복 패션쇼인 프레타 포르테에 참가했다. 맞춤복 패션쇼인 오트쿠티르에 우리의 한복이 선 것은 처음이다. 1년 전부터 파리 오트쿠티르를 준비한 이씨는 한복 치마폭을 화가가 직접 그린 매화, 먹으로 새긴 소나무, 자수, 날염 등으로 장식했다. 또 모시를 실크와 섞고 홍두깨로 천을 손으로 두들겨 ‘잠자리 날개’라 불리는 모시의 부드러움을 극대화했다. 천연진주로 새롭게 장식한 30억원짜리 플래티넘(백금) 드레스는 참가자들의 극찬을 끌어냈다는 전언이다. 한복의 첫 오트쿠티르 참여에 대해 프랑스 패션지인 ‘스틸레토’의 로랑스 베나임 편집장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는 찬사를 보냈다. 한산 모시의 우수함을 한복의 아름다움에 녹인 이영희씨는 1993년부터 24번 파리 프레타포르테 쇼에 참여했으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전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악계의 꽃중년 김용우와 함께 강강술래~

    국악계의 꽃중년 김용우와 함께 강강술래~

    “악! 오빠!” 아이돌 공연에만 있을 법한 환호성이 국악 공연에도 있다면 믿을까. 초대권을 뿌려도 객석의 반도 채우지 못하는 국악 공연의 현실 속에서 이 사람의 공연은 열광적인 20~30대 팬들로 가득하다. 맑고 단아하면서도 깊은 소리, 여기에 말끔한 용모로 소녀 국악팬들을 몰고 다니는 소리꾼 김용우(42)다. 김용우가 이번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전통 놀이 강강술래를 주제로 이색 퍼포먼스를 펼친다. 새달 3일부터 이틀간 서울 염리동 마포아트센터에서다. 공연 이름은 ‘소리꾼 김용우의 콧바람 프로젝트 江·江·술·來’다. 김용우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놀이판인 강강술래에 색다르게 접근한다. 남자 소리꾼들과 장구, 12명으로 구성된 여성 무용단과 함께 새롭게 구성해 선보인다. 김용우 버전의 강강술래는 노랫말과 소리의 방식, 놀이의 짜임새를 시대의 흐름과 장소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원무를 중심으로 부수적 춤이 번갈아 등장하는 강강술래를 세 판으로 나눈다. 진강강술래, 남생이놀이를 시작으로 청어엮기, 고사리꺾기, 덕석몰이를 함께 엮고 마지막에 밭갈이가세, 손치기하세, 개고리타령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고(故) 조공례 선생을 사사한 강강술래를 김용우식으로 바꾼 것이다. 관객들과 한 판 신명나게 놀면서 재미와 감동을 느껴볼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또 강강술래 중간에 이어지는 소리꾼 남상일의 도창(노래를 이끌어가는 것)도 눈길을 끈다. 농익은 익살과 재담을 주무기로, 특유의 아니리를 선보인다. 관객들도 덩달아 신난다. 또 공연에 나오는 진도 매화타령을 비롯해 진도 방아타령, 아리랑 연곡, 창부타령 등은 국악기와 양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공연된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전석 4만 4000원. 초등학생·장애인 40% 할인. 1544-1555.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고양시, 정부에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 요청

    고양시, 정부에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 요청

    경기 고양시가 한강하구 장항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해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 경기도가 추진 중인 한강 신곡수중보 이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0일 경기도와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시는 최근 덕양구 신평동 신곡수중보~일산대교(7.6㎞) 한강 북쪽에 조성된 장항습지 7.49㎢에 대한 람사르 습지 등록을 환경부에 요청했다. 장항습지는 저어새와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20종이 서식하고 66㎡의 버드나무 군락과 말똥게가 장관을 이루는 등 한강 철책 안쪽에 있어 생태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경기도가 경인운하(경인 아라뱃길) 사업과 관련, 신곡수중보 이전을 추진하자 장항습지와 파주 쪽의 산남습지 수몰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실제로 경기개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한강하구 개발에 따른 흐름 및 하상변동 고찰 연구 보고서’에서 신곡수중보를 옮기면 썰물 때 고양 장항습지 파주 산남습지 주변의 강물 최저 수위(저조위)가 최대 1.1m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경인운하를 고양·파주와 연결해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배 운항을 막는 신곡수중보를 14㎞ 하류에 있는 하성대교 예정지 부근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수중보를 하성대교 부근으로 옮기면 홍수를 예방하고 10억 8000㎥의 골재를 채취하는 등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습지보호법에 따라 수위 변화 등이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수위 변화가 불가피한 신곡수중보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장항습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람사르 습지 등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람사르 습지는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대상으로 지정하며 국내에서는 창녕 우포늪,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등 12곳이 등록돼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단추·필름으로 녹여낸 삶의 고통

    단추·필름으로 녹여낸 삶의 고통

    단추와 엑스레이 필름을 재료로 아름답지만, 이면에 삶의 고통을 담는 작업을 하는 작가 두 명의 개인전이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02-739-4937)에서 열린다. ●단추와 실로 표현한 ‘환상과 현실’ 1997년부터 뉴욕을 무대로 작업 중인 황란은 수천, 수만 개의 단추, 크리스털, 비즈 등으로 동양의 정신을 표현한다. 비즈로 만든 새와 부처, 달 항아리 등은 비어 있되 차 있는 공의 상태를 보여준다. 붉은 단추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는 한쪽 구석에서 피를 뚝뚝 흘리고 있다. 매혹적인 설치작품 ‘라이트 오브 청계천’은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화려하지만, 그 불빛 속을 타고 오르내리는 것은 독거미다. 뒤늦게 유학을 떠난 작가는 생계를 위해 자수업체의 문양을 그려주는 일을 했다. 주변에 무수히 쌓여 있던 단추를 망치로 박아 고정하는 작업은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했다. 살아남으려고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직접 본 작가는 사회를 구성하는 보통 사람들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태피스트리(직물) 가게 딸로 태어나 바느질로 여성성을 작품에 담아 페미니즘 작가로 불렸던 루이스 부르주아처럼 구슬과 단추 하나하나에서 보통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황란은 지난달 31일 부르주아가 타계했다는 소식에 “너무 존경하고 영향을 많이 받았던 작가인데 작업실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다 보니 돌아가신 사실조차 몰랐다.”며 황망해했다. 뉴욕에서는 고(故) 백남준의 작업실이 있던 빌딩의 지하에서 한때 작업을 했던 것도 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엑스레이 필름으로 그리는 산수화 한국화를 전공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한기창이 뼈가 찍힌 엑스레이 필름으로 꽃, 자연, 동물 등을 표현하게 된 것은 1993년 겪은 불의의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죽음 직전의 문턱에서 전신 깁스를 한 채 병원에만 갇혀 지내야 했던 작가는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초기에는 서울 시내 정형외과를 돌아다니며 엑스레이 필름을 구해 손뼈로 꽃을 표현한 전시 ‘뢴트겐의 정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전시 ‘보나 피데 본딩(진실한 유대)’에서는 엑스레이 필름으로 싱싱한 생명력이 살아 넘치는 말을 표현했다. 필름에서 구체적인 뼈의 이미지는 많이 사라진 데다, 화려한 색으로 변하는 LED 조명을 배경으로 사용해서 표현한 말은 에르메스 패션광고처럼 아름답다. 엑스레이 필름을 이용한 작업으로 신체적 고통과 상처를 생명의 예술로 승화시켰던 작가는 아직 사고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한기창은 “이번 전시가 끝나면 무릎 수술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엑스레이 필름을 구하려고 병원을 전전하는 수고는 이제 덜었습니다.”라며 싱긋 웃었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의사가 트럭째 필름을 가져다준단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패륜아 2제

    ■ 본드흡입 신고한 어머니 살해 출소 일주일만에 범행 경기 시흥경찰서는 26일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작은아들 손모(4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씨는 상습적으로 본드를 흡입한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해 교도소에서 1년여 복역하고 출소한 지 일주일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쯤 시흥시 매화동 모 아파트 김모(74·여)씨의 집에서 김씨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큰아들(50)이 발견해 신고했다. 김씨는 얼굴 부위가 흉기에 수차례 찔렸다. 이웃주민은 “24일 밤 11시쯤 김씨 집에서 심하게 다투는 소리와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 작은아들 출소 후 불안해했다는 가족과 이웃 진술과 집안에 침입이나 뒤진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작은아들 손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했다. 손씨는 지난해 5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17일 출소하는 등 중학생 때부터 같은 혐의로 20년 가까이 교도소를 들락거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밤 도둑 잡고보니 아들이네 출소 1개월만에 범행 집에 도둑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으나 범인이 신고인의 아들로 밝혀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6일 새벽 아버지 집에 침입해 현금과 카드 등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김모(3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오전 1시쯤 부산 사상구 아버지 집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안방에서 현금 20만원과 현금카드를 훔쳐 인근 은행에서 23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는 이를 모르고 있다가 은행에서 통장정리를 하다 돈이 인출된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은행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피의자의 얼굴을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교도소에서 절도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피천득, 법정 그리고 정채봉

    피천득, 법정 그리고 정채봉

    20년 전 봄볕이 무척이나 따뜻했던 5월, 피천득 선생님과 정채봉 편집부장을 모시고 법정 스님이 계신 송광사 불일암에 갔었습니다. 피 선생님의 팔순을 기념하는 봄나들이 소풍이었지요. 그때 스님은 회색 소형차를 직접 몰며 우리를 광양 매화마을, 낙양읍성을 거쳐 여수까지 이곳저곳 꽃구경을 시켜주셨습니다. 자연스레 차 안에서 네 사람은 이야기꽃도 피우게 됐지요. 슬슬 장난기가 발동한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스님, 스님은 최근에 어느 때가 가장 힘드셨어요?” “고속도로 휴게실에 들러 화장실에 갈 때입니다. 옆에서 볼일 보는 사람이 아는 척을 할 때가 제일 난감하지요.” 생각보다 급하게 차를 모는 스님께 “스님도 과속 위반 딱지 많이 받아보셨지요?” 하고 여쭙자 빙그레 웃으시기만 하던 스님의 옆모습은 열 살 소년이었습니다. 20여 분 대나무 오솔길을 살살 올라 암자에 도착한 피 선생님은 먼지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갈한 해우소와 스님 거처를 둘러보시고 나무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물끄러미 앞산인 조계산을 바라보다 특유의 그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스님! 스님은 무소유라 하시면서 모든 것을 다 가지셨네.” 이때도 스님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지요. 단지 살짝 미소만 지으시던 모습이 영영 그리움으로 남을 줄 몰랐습니다. 피천득, 법정 그리고 정채봉…. 이분들은 이제 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습니다. 이젠 우스갯소리를 나누며 함께 웃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 그분들의 목소리는 생생히 기억납니다. 언제라도 듣고 싶으면 제 귓속의 녹음기는 그분들의 말씀을 전해줍니다. 아주 거창한 얘기는 아닙니다. 그저 짧은 몇 마디 정도만…. “한 세상 즐겁게 살다 가는 거지!”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2010년 5월
  •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 잰걸음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 잰걸음

    남해안 선벨트 166개 사업 가운데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추진 중인 ‘섬진강 100리길 테마로드 조성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남 광양시는 24일 다음달 20억원을 들여 이 사업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키로 하고, 추진 주체 결정을 위해 정부와 협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00리길은 전남 광양 다압면 신원검문소에서 지방도 861호선을 따라 구례~남도대교~경남 하동(화개장터)~하동 송림유원지~광양시로 이어지는 섬진강변 42㎞로 강변 생태·문화자원을 활용해 걷는길과 자전거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 구간에는 폭 2~4m의 경관길과 자전거 공원, 만남의 광장, 전망대 등이 조성된다. 늦어도 내년 봄 착공, 2013년 완공되며 모두 320여억원이 투입된다. 광양에는 매년 봄 만발하는 매화꽃길, 명상의 길, 웰빙 탐방로 등이 조성된다. 하동에는 재첩이야기길, 소설 ‘토지’스토리길 등이 만들어진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변을 걸으면서 생태환경과 역사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걷기코스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 관계자는 “초광역개발권인 남해안 선벨트의 본격적인 개발 착수와 영·호남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선벨트 사업은 정부가 2020년까지 모두 24조 3000억원을 들여 섬진강 100리길을 비롯,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지대 조성 ▲글로벌 경제·물류거점 육성 ▲통합 인프라 및 초국경 네트워크 구축 ▲동서화합 및 지역발전 거점 육성 등 4대 부문 166개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天安함 어머니의 노래/시인 손택수

    집 앞 골목에 매화가 피었냐고 했지 매화 향을 흠흠거리며 나들이를 가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고 했지 에미의 식탁에 오른 봄나물들을 생각하면 가득가득 누른 공기밥을 한 그릇 더 비우고 싶다고도 했지 아들아, 올봄의 바다는 노래가 아니다 갈매기도 파도도 수평선을 넘어오는 바람도 제 곡조를 잃고 휘청거리기만 하는구나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제물이 되었다는 바다 네게는 환생의 연꽃 대신 침몰한 배만 있구나 크레인 줄을 타고 끌려 올라오는 함미 앞에서 에미는 차라리 눈을 감고 싶구나 물속에서 춥지는 않았니 등뼈가 오그라드는 수압 속에 아프지는 않았니 전우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네 편지 속 바다는 파도 소리가 평화롭기만 했는데 네 살갗을 파고드는 비명소리 물감옥 속에 갇혀 살려 달라 벽을 긁는 울음 소리 내 눈속에 너의 바다가 다 들어왔구나 넘치고 넘쳐도 다시 넘치는 바다가 네 식은 몸을 쓰다듬고 있구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이 무력한 에미를 용서하렴 멀리 일 나가서 갓난 너를 생각하면 乳腺(유선)이 돌았듯 가슴에 고이는 슬픔을 어찌할 수 없구나 하지만 진실로 슬픈 것은 바다 속의 침몰이 아니라 망각으로의 침몰 잊지 않으련다 아들아 너를 찾아 뛰어들다 숨져간 사람들 무사귀환하길 두 손 그러모으고 기도를 하던 사람들 그리고 잊지 않으련다 네가 지키다 떠난 어머니의 나라 너의 피와 살은 이 땅의 피와 살이니 천년을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날 바람과 흙이니 아들아, 너는 영원한 772함의 수병 하늘(天) 아래 모든 세상이 편안(安)할 때까지 어머니의 바다를 지키는 등불 그러니 이제 잠 들렴, 편히 잠 들렴 거친 파도 속 고된 훈련도 쉬고 떠나온 집 에미 아비 걱정도 쉬고 가슴에 꾹 다문 수평선 하나 걸어놓고 하염없이 글썽이는 바다 ●손택수 시인은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경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등 수상.
  • [데스크 시각] 상고재와 삼호당/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상고재와 삼호당/안미현 문화부장

    꽃남 이민호와 손예진이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끈 MBC 수목드라마 ‘개인의 취향’이 초반 고전 중이다. 이민호는 너무 뻣뻣하고 손예진은 다소 넘친다. 네티즌들의 ‘옥에 티’ 훈수도 잇따른다. 그중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상고재(相 材)다. 졸지에 게이로 낙인 찍힌 이민호가 손예진이 사는 집에 세를 얻어 들어간다는 게 드라마의 출발점이다. 유명 건축가인 손예진의 아버지가 지은 한옥, 그러니까 손예진이 사는 집 이름이 바로 상고재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대문’과 ‘골목길’만 빌려온 상고재 앞에는 ‘서로 연모하는 곳’이라는 뜻의 택호(宅號)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무심코 넘겼는데, 세계 최강의 눈썰미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누리꾼들은 이를 놓치지 않는다. 상고재의 ‘재’가 흔히 집이나 장소에 붙이는 재(齋)가 아닌, 재목 재(材)라고 꼬집는다. 지적이 있고 나서 유심히 드라마를 봤다. 제작진의 대응이 궁금해서였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고친 뒤 시치미 뚝 떼고 넘어갈까, 아니면 등장인물 누군가의 대사를 통해 실수를 환기시키고 바로잡을까, 그도 아니면 이러이러한 뜻이 있어 일부러 재(齋)가 아닌 재(材)를 쓴 것이라고 해명할까. 별게 다 궁금하다는 주위의 핀잔을 들어가며 TV를 봤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상고재는 여전히 상고재(相材)였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한 TV 광고문구가 히트한 이후,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라는 시험문제에 많은 초등학생들이 침대에 동그라미를 쳤다는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데, 실수라면 바로잡고 의도라면 설명해야 할 것을, 다소 실없는 생각을 하던 차에 삼호당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고미술을 시장으로 끌어낸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사장이 집을 개방한다는 소식이었다. 마당과 뒤뜰에 매화를 심었는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며, 술 한 잔 기울이며 ‘수상한 세월’을 논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한옥 짓고 사는 게 꿈인지라, 오로지 한옥 구경 욕심에 물색없이 그 자리에 끼었다. 이름도 생소한, 삼청동 옆 팔판동이라는 동네의 좁은 골목을 따라 대문을 밀고 들어서니 ㅁ자형의 독특한 구조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안채와 사랑채가 한가운데 마당을 빙 둘러싸고 있는 구조였다. ‘비움의 미학’을 강조하는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를 했다더니, 승효상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좁은 서울 땅에서 비우라는 게 말이 돼? 미친 놈이지!”하던, 한 건축가의 걸죽한 입담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성급한 웃음이었다. 애초 집을 사들일 때부터 ㅁ자 구조였다는, 우리나라 한옥에서도 매우 드문 구조라는 집주인의 설명이 이어진다. 승효상은 한옥 내부설계만 맡았다고 한다. 과연…. 매화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추위를 이겨내고 맨 먼저 피는 꽃이 매화인지라 도도함과 고고함의 상징으로 회자되지만 달빛 때문인지, 서해바다의 통곡 때문인지, 밤 하늘과 함께 올려다본 앞마당 매화는 왠지 처연하게 느껴졌다. 시선을 돌렸다. 삼호당(三乎堂) 문패가 눈에 들어온다. 설명을 청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乎·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라 할 만하지 아니한가).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세 가지 되물음, 즉 삼호(三乎)를 따와 지었다고 한다. 밤은 깊어 가는데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른다. 집 주인도, 객(客)들도, 그 시각 어느 하늘 아래서 삶과 분투하고 있을 이름 모를 사람들도, 삼호는 제각각 다르리라. 천안함 희생자들에게 삼가 조의를 보낸다. hyun@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63) 하동 ‘섬진강을 따라가는 토지길’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63) 하동 ‘섬진강을 따라가는 토지길’

    지리산 맑은 계곡물로 몸집 불린 섬진강이 하동포구 80리를 이루는 악양면 평사리. 고(故) 박경리 선생은 섬진강과 지리산이 어우러진 평사리를 무대로 4대에 걸친 만석꾼 가문의 이야기를 실처럼 풀어냈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토지길’(이하 토지길)은 소설 ‘토지’의 무대를 굽이굽이 스며들며 우리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1960년대 말 박경리 선생은 우연히 하동 악양면을 지나다 드넓은 평사리 들판을 발견한다. 마침 저자는 경상도 땅에서 작품의 무대를 찾던 중이었다. 만석꾼 토지란 전라도 땅에나 있고 경상도 쪽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저자는 ‘옳다구나.’ 무릎을 쳤다. 토지길은 현대문학 100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히는 대작 ‘토지’의 무대를 밟아가는 길이다. ‘토지’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친 비극적 사건을 다루면서 개인사와 가족사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 풍속, 사회사를 모두 담고 있다. ●향기로운 흙길·꽃길 따라 소설 속으로 토지길은 평사리 공원에서 시작해 평사리 들판~동정호~고소성~최참판댁~조씨 고택~취간림~악양루를 거쳐 다시 공원까지 돌아오는데, 약 10㎞로 4시간쯤 걸린다. 토지길이 시작되는 예전 개치나루터인 섬진강 평사리 공원은 모래톱이 넓게 펼쳐진 곳이고, 그 옆으로 이어진 19번 국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꼽힌다. 다음 주쯤이면 섬진강을 따라 벚꽃이 눈처럼 흩날린다. 평사리 공원에서 사람들은 대개 반짝이는 강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백사장으로 내려간다. 섬진강에서 손을 씻고 올라와 도로를 건너면 길은 평사리 들판으로 이어진다. ‘무딤이들’로 불리는 들판은 무려 83만평으로 소설 ‘토지’가 이곳에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만석지기 두엇은 능히 낼 만한 이 넉넉한 들판이 4대에 걸친 만석지기 사대부 집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모태가 된 것이다.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들판 가운데 소나무 두 그루가 다정하게 선 부부송이 보인다. 들판에는 푸릇푸릇한 보리가 쑥쑥 자랐다.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보리는 싱그러운 연초록빛으로 봄기운을 듬뿍 전해준다. 부부송 주변은 매화밭이고, 그 가운데 무덤이 자리잡았다. 무덤 뒤로 성제봉(형제봉, 1115m)이 두 팔을 벌려 평사리와 악양면 일대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부부송을 지나면 작은 호수인 동정호. 공사 중인 호수를 스쳐 지나면 평사리 최참판댁 입구 삼거리다. 여기서 우선 한산사 방향으로 오른다. 평사리 최고 전망대인 고소성을 들르기 위해서다. ●별당 아씨와 구천이의 야반도주 한산사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잘 복원된 고소성에 닿는다. 성벽에 올라서면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소나무 아래 배낭을 내려놓고 원없이 조망을 즐긴다. 고소성에서 계속 산길을 걸으면 성제봉을 거쳐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엮어 가는 사랑의 유형은 색동저고리처럼 각양각색이다. 최 참판댁 윤씨 부인과 동학 접주 김개주의 ‘증오의 사랑’, 용이와 월선네의 ‘불륜의 사랑’, 귀녀를 향한 강포수의 ‘지고지순한 사랑’, 구천이와 별당 아씨의 ‘근친의 사랑’ 등…. 그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것은 별당 아씨와 머슴이자 최치수의 이복동생인 구천이의 사랑이다. 두 사람은 달도 뜨지 않은 어느 밤 지리산으로 야반도주했다. 별당 아씨가 양반이라는 신분과 딸 서희를 모두 버리고 오직 사랑을 택한 것이 너무도 의외였다. 그들이 도주한 길이 고소성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진 길이다. 신분과 근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 그들의 용기와 사랑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그들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최참판댁 실제 모델 조씨 고택 고소성에서 성제봉 방향으로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최참판댁으로 내려가는 산길을 만난다. 슬슬 산비탈을 타고 내려오면 드라마 ‘토지’의 촬영지인 최 참판댁이다. “수동아~ 밖에 누가 오셨느냐!” 사랑채에서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최치수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만 같고, 별당에서는 매화 꽃향기를 맡던 서희가 고개를 돌려 쳐다볼 것 같다. 주민들이 살던 초가집들을 둘러보면서 용이, 임이네, 월선, 김훈장, 두만네 등 드라마의 주인공을 떠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랑채 뒤로 세트장을 빠져나오면 길은 마을 농로로 이어진다. 이제는 최참판댁에서 조씨 고택(조부잣집)으로 가는 길이다. 조씨 고택은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로, 대대로 평사리의 만석꾼 집안이다. 길에서 꽃향기가 진동한다. 길은 녹차밭과 매화밭 사이를 물결치듯 타고 돈다. 토지길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는 보석 같은 길이다. 대촌마을에서 작은 고개를 넘어 정서마을, 다시 고샅길을 돌아 상신마을의 조씨 고택에 이른다. 10여년 전 뵈었던 고택 주인장 조한승 할아버지는 여전히 건강했고, 반갑다며 주전자에 끓인 녹차를 내왔다. 조씨 고택은 어마어마한 식솔과 넘쳐나는 손님들로 늘 밥 짓는 연기가 끊이지 않았고, 집에서 나오는 쌀뜨물 때문에 섬진강이 뿌옇게 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과거 만석꾼의 자취는 거의 남지 않았다. 어느덧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쓸쓸함이 검버섯처럼 피어 있었다. 조씨 고택을 나오면 500년 나이를 자랑하는 향나무가 선 취간림. 나무 아래서 쉬는 주민 틈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취간림에서 내려와 평사리 들판을 가로지르면 다시 섬진강 평사리 공원이다. 토지길은 평사리 공원에서 다시 화개를 거쳐 쌍계사와 불일폭포까지 이어진다. 글·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가는 길&맛집 자가용은 남해고속도로 진교 나들목으로 나와 하동으로 향한다. 대중교통은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화개·하동행 버스가 07:30~19:30 하루 7회 다닌다. 화개에서 쌍계사행 버스는 07:00~21:10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있다. 화개에서 평사리 공원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를 이용한다. 화개 개인택시 055-883-2332, 011-877-1889(김준선 기사). 토지길 문의는 한국문인협회 하동지부 055-882-2675.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055-883-1667)은 스님들이 1년에 한두 번씩 별미로 먹었다는 사찰국수(6000원)로 유명한 집이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깻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하고 국수는 메밀로 만든다. 매화 고목이 있는 아담한 정원과 주인아주머니의 정갈함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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