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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체인리액션(MBC 오후 11시10분) 키아누 리브스,모건 프리먼 주연.시카고의 대학실험실에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획기적인 실험에 성공한다.고갈될 염려가 없고 공해가 없는 무색무취의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낸 것.실험이 성공하던 날,대학생 에디와 릴리는 암살 협박을 받는다. 연구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직전,실험실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살해되거나 실종된다.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 에디와 릴리.FBI 요원들의 추격을 받으며 거대한 음모의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초콜릿(KBS2 오후 11시10분) ‘길버트 그레이프’‘개 같은 내 인생’의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작품.보수적인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등장한 초콜릿 가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줄리엣 비노시와 조니 뎁,주디 덴치 등 유명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비안은 어린 딸과 프랑스의 한 마을에 들어와 초콜릿 가게를 연다.그녀는 활기찬 성품과 초콜릿으로 사람들과 친해지려 하지만 쉽지 않고,일부 사람들은 그녀를 마을에서 몰아내려 한다.그러던 중 비안은 배를 타고 떠돌아다니는 남자 로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마을 사람들에겐 그들의 사랑도 눈엣가시다. ●맘마 로마(EBS 오후 11시10분) 이탈리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가 1962년 만든 두 번째 작품.베니스 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했다.파졸리니는 폭력에 대한 과격한 묘사,파시즘과 반파시즘의 기묘한 줄타기로 항상 논쟁거리를 제공해왔다.동성애자였던 그는 마지막 영화 ‘살롬 소돔의 120일’을 완성한 후 17세의 동성애자 청년에 의해 살해 당했다고 전해진다. 매춘부 맘마 로마는 16세 된 아들 에토레를 위해 야채가게를 시작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하지만 포주 카르미네는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며 놓아주지 않는다.할 수 없이 맘마 로마는 낮에는 과일을 팔고 밤에는 거리에서 몸을 파는 신세로 전락한다.그러나 애지중지하던 아들마저 바람과 달리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라디오를 훔치던 아들은 결국 총을 맞아 사망하고 그녀는 큰 충격에 빠진다.하층민의 삶을 비극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신분의 벽이 높은 이탈리아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할리우드는 매춘부를 좋아해

    지난 1일 시상식을 가진 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의 영예는 ‘몬스터’에서 애처로운 매춘부 역할을 한 샤를리즈 테론이 차지했다.매춘부는 역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심심찮게 여우 주연상을 안겨준 캐릭터였다. 그렇다면 왜 영화계는 ‘거리의 여인’에게 유독 관심을 보내고 있을까. 타임지의 저명 영화 칼럼니스트 리처드 콜리스는 해석했다.“인생 막장을 살고 있는 그녀들의 삶은 관객들에게 동정 어린 눈물샘을 자극시켜 최루성 드라마의 묘미를 만끽시켜 주고 동시에 남성들이 행한 은밀하고 추악한 행태에 대해 영화속에서나마 속죄하고 싶은 욕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춘부역으로 아카데미 수상의 첫 테이프를 끊은 주인공은 60년대 은막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어려서 부친을 여의고 13세 때 성적 폭행을 당한 글로리아.생계를 위해 콜걸로 나선다. 그러다 아내와 불화를 겪고 있는 변호사 웨스턴(로렌스 하비)과 만나 생에서 처음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기쁨을 느낀다.그러나 그것도 잠시.어느 날부터 냉담해진 웨스턴의 태도를 보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자동차에 몸을 던진다.이같은 내용의 ‘버터플라이 8’은 테일러에게 1961년 여우상을 안겨 준다. 비록 수상의 영예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줄리아 로버츠를 1991년 아카데미 여우상 후보로 등극시켜 준 작품이 ‘귀여운 여인’.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기업 인수 합병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냉혹한 사업가 에드워드(리처드 기어).그는 환락의 도시 LA에서 우연히 만난 창녀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에게 1주일 동안 사업 동반 파트너로 계약한다.하지만 만날수록 비비안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에드워드는 자신의 물적인 풍요를 적극 활용해 그녀를 기품있고 세련된 여성으로 환골탈태시켜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버린다.신데렐라 스토리를 담아 남녀 모든 관객들의 절찬을 받았다. 스웨덴 출신 그레타 가르보를 1938년 여우상 후보로 진입 시켜준 작품이 ‘춘희’.농부의 딸로 태어난 마가리타는 후견인의 꼬임에 빠져 화류계에 진출했다가 아만드(로버트 테일러)를 만나 뜨겁게 사랑하게 되지만 불치병에 걸려 그만 목숨을 잃게 된다. 남아공 출신의 샤를리즈 테론을 할리우드 톱 스타 반열에 올려준 ‘몬스터’는 플로리다 고속도로 주변에서 매춘에 나섰던 에이린이 결국 사형수로 전락한 비극적 사연을 담은 실화극. 평상시와 같이 20달러를 벌기 위해 한 남자의 차에 동승해 어두운 숲속으로 들어간다.그곳에서 변태적인 남자 손님에게 죽음에 가까운 린치를 당하자 살아 남기 위해 차안에 있던 권총을 이용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이후 그동안 누적됐던 남자에 대한 분노감이 폭발,성적 유혹에 걸려든 남자를 차례로 살해한다.이렇게 해서 희생된 이가 모두 7명.에이린은 결국 2002년 9월 처형된다. 교수대로 향하는 그녀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생계를 위해 남성에게 값싼 웃음과 몸을 팔았던 중년 여인 에이린.처형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는 고개를 돌린다.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장본인은 바로 객석의 남성이라고 질타하는 것처럼.˝
  • [토요영화] 세브린느

    ●세브린느(EBS 오후 11시10분) 조셉 케셀의 소설을 전위적 영상의 대가인 스페인의 루이스 브뉴엘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작품.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젊고 유능한 사업가 피에르와 결혼한 세브린느는 남편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그녀는 권태로움에 마조히즘적인 성적 환상을 키우고 있고,다른 부인들이 매춘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을 따라 마담 아나이즈의 아파트를 찾아간다.결국 세브린느는 낮에는 남편 몰래 남성들에게 몸을 팔고,밤에는 남편 피에르의 정숙한 부인으로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 [세상에 이런일이] 막벗다가 악어밥

    |시드니 DPA 연합|호주 여성들이 호주 북부 다윈시에서 매춘 수익을 놓고 태국 여성들과 다투다 이들을 악어가 득실대는 강에 던져 악어밥으로 만든 엽기적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지난 5일 보도했다. 호주 북부 노던주(州) 주도 다윈시의 매춘업을 하고 있는 호주 여성 2명은 지난 3일 각각 27,58세인 태국 여성 2명이 사창가에 소속되지 않은 채 매춘업을 하며 돈을 벌어들이자 이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호주 여성들은 태국 여성들을 줄로 결박한 채 다윈 남쪽 애들레이드강에 던졌으며 악어가 그후 이들을 물고 물밑으로 사라졌다고 언론들은 전했다.사망한 태국 여성들은 결국 실종됐으며 악어에 뜯긴 이들의 시체는 실종 24시간 후 발견됐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 [★들에게 물어봐] 길게 레디고

    이제는 긴 제목 시대? 영화 마케팅 관계자들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제목 정하기.단박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며칠씩 골머리를 앓는다.어떤 경우는 담당자들이 10여개씩의 후보작을 내놓고 머리를 맞대 ‘정답’찾기에 골몰한다. 제목은 으레 단순명쾌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가급적 긴 제목을 꺼렸었다.운율을 고려해 두 글자나 다섯 글자를 선호하기도 했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관행에 변화가 생겼다.‘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 긴 제목이 눈에 띈다.마침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처럼 읽기에 숨찰 정도의 장문 제목도 등장했다. 긴 제목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다.‘봄날의 곰‘ 제작진도 이 어렵고 긴 제목이 걱정돼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그 결과 특이·재미·신선·귀여움 등의 답변이 많은데 고무돼 밀어붙이기로 했다.이런 이름짓기 전략의 변화에도 목적은 똑같다.어떻게 하면 잠재 관객의 ‘기억창고’를 오래 붙들까라는 것.‘…홍반장’ 제작사의 강지연 팀장은 “처음 안은 ‘영화처럼’이었는데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홍반장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홍반장’으로 바꿨다가,이 일 저 일 닥치는 대로 하는 홍반장의 캐릭터에 걸맞다 싶어 원래 광고 카피이던 지금의 제목을 결정했다.”며 “너무 길어 외우기 힘들지만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양상은 외화에도 나타난다.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선뜻 의미가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개봉 중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원제목은 ‘Something’s Gotta Give’.이 제목으로 영화 내용이 떠오를 리 만무.해서 마케팅을 맡은 올댓시네마측은 숱한 회의를 거쳐 ‘사랑할 때 버려야 할‘로 결정했다.채윤희 대표는 “비록 긴 제목이지만 어려운 단어가 없고 영화 내용이 금방 와닿아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다.소피아 코폴라감독의 ‘Lost in Translation’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재탄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짜낸 제목이 반드시 흥행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고심한 흔적이 담겨 있는 다양하고 기발한 제목을 보는 것도 관객에겐 덧재미일 것이다. 사족 하나.‘…홍반장’은 26자로 장편에선 최장,장단편 통틀어서는 두번째로 긴 제목. 1위는 영화는 단편이고 제목은 ‘장편’인 27자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반지의 제왕3 아카데미 11개부문 석권

    피터 잭슨 감독의 팬터지 영화 ‘반지의 제왕 3-왕의 귀환’이 제76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올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반지의 제왕’은 최우수작품상·감독상·미술상 등 당초 노미네이트된 11개 부문을 ‘싹쓸이’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이 영화는 11개 부문을 수상한 역대 최다수상작 ‘벤허’(1959년),‘타이타닉’(1998년)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남우주연상은 ‘미스틱 리버’에서 딸을 죽인 살해범에게 복수하는 아버지 역할을 맡은 숀 펜, 여우주연상은 ‘몬스터’에서 사형수 매춘부로 열연한 샤를리즈 테론이 각각 받았다. 남녀조연상은 ‘미스틱 리버’의 팀 로빈스와 ‘콜드 마운틴’의 르네 젤위거에게 각각 돌아갔다.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해양서사극 ‘마스터 앤 커맨더’는 촬영상·음향편집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황수정기자 sjh@˝
  • '사마리아’ 는 어떤 영화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라는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여고생 딸의 원조교제 장면을 목격한 아버지가 딸과 화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그렸다.모티프는 매춘으로 불교를 전파했다는 인도 여인 ‘바수밀다’의 설화에서 얻었다고 한다. 김기덕 감독의 10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5억원이라는 초저예산과 보름 동안 11번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수녀복을 입은 반라의 여배우 포스터 등으로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제목 ‘사마리아’는 성서에 나오는 북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명으로,유대인들이 이교도에 의해 더럽혀진 땅이라는 이유로 천대와 멸시를 했던 것에서 착안했다. 이 영화는 원조교제라는 소재 선택과 남성에게 몸을 팔아 깨달음을 얻게 한다는 설정 때문에 베를린 현지에서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받았다.현지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별 한 개(4개 만점)에서부터 3개까지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수상자 발표 회견에서도 함성과 야유가 함께 터져 나왔다. 유럽 여행을 갈 돈을 모으기 위해 채팅에서 만난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 여진(곽지민)과 재영(서민정).재영은 “인도에 ‘바수밀다’라는 창녀가 있었어.그런데 그 창녀랑 잠만 자고 나면 남자들이 모두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된데….”라며 남자들과의 만남과 섹스에 의미를 부여한다. 어느날 모텔에서 원조교제를 하던 재영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 내리다 여진의 눈 앞에서 죽게 된다.이후 여진은 죽은 재영을 위로하기 위해 재영의 수첩에 적힌 남자들을 찾아 재영 대신 원조교제에 나선다.여진은 원조교제 후 재영이 전에 받았던 돈을 돌려주며 자신과 관계를 맺은 남자들을 차례로 정화해 나간다. 한편 우연히 자신의 딸 여진의 원조교제 모습을 목격한 형사 영기(이얼)는 충격에 휩싸여 여진과 관계를 맺는 남자들에게 복수를 시도한다. 김 감독은 “사람은 실수도 하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면서 “이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눠 이분법적으로만 재단할 것이 아니라 이해와 용서,화해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매춘여성 “경찰·교도관에 강제 성상납”

    매춘여성 11명이 성상납을 받은 전현직 경찰관 4명과 교도관 2명의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성매매 여성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고 있는 무료 법률지원단에 따르면 인천 계양경찰서 형사과 소속 A·B경장은 계양구 작전동 룸살롱 유흥업주와 결탁,영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지난해 룸살롱 매춘여성과 여러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이들은 일주일에 3,4차례씩 룸살롱에 찾아가 도박판을 벌이고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법률지원단은 주장했다.지난달 말 성매매 여성들의 제보를 받은 인천경찰청 기동수사대의 수사결과 A경장은 9일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B경장은 불구속 입건됐다. 법률지원단과 매춘여성들은 또 지난달 다른 유흥업소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계양서 형사과 C경사를 비롯, 현직 경찰관 여러 명이 성상납을 받았고 이 가운데 같은 경찰서 생활안전과 D경사는 업소 단속 정보를 업주들에게 유출했다고 주장했다.또 룸살롱 업주 이모씨가 도박장 개장 혐의로 지난달 중순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될 당시 인천구치소 교도관 2명이 룸살롱에 찾아와 향응과 성상납을 받았다고 법률지원단은 밝혔다. 이들 현직 교도관 2명은 인천경찰청 여경 기동수사대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역사 속의 매춘부들/니키 로버츠 지음

    그리스 일곱 현인 가운데 한 명인 아테네의 입법가 솔론은 매춘을 영리 목적에 이용,최초로 공창제를 도입하고 그 수익으로 국가 재정을 충당한 인물이다.솔론의 여성관은 분명했다.여성은 아내 아니면 창녀였다.여성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에 기여한 것으로 말하면 장 자크 루소 또한 빠지지 않는다.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사상가 루소는 “남성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인 여성이 아이를 낳다 죽는 것은 영광”이라며 현모양처론을 펼쳤다.‘남성 중심’의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이들도 각도를 달리 해 보면 전혀 다른 평가의 대상이다. ●`나쁜´ 창녀를 탄생시킨 건 위선적인 성도덕 ‘역사 속의 매춘부들’(니키 로버츠 지음,김지혜 옮김,책세상 펴냄)은 이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성도덕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출발한다.영국의 소호에서 매춘부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시각은 여러 면에서 전복적이다. 여성을 아내와 창녀로 나누는 것은 가부장제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일이다.기원전 2000년경 고대 수메르에서 아내와 창녀를 분리하는 법이 처음 생겼다.저자는 여성을 ‘착한’ 아내 대 ‘나쁜’ 창녀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게 된 데는 기독교의 위선적인 성도덕이 큰 구실을 했다고 주장한다.여성에게 현모양처를 강요하는 기독교의 금욕주의가 그 반대편에 ‘비정상적인’ 여인의 표상으로 매춘부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들에게 불도장이 찍히게 했다는 것이다.구약의 선지자들은 매춘부를 고집 세고 도발적인 여성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책은 매춘의 역사가 남성 중심의 기록임을 밝힌다.매춘의 기원을 고대문명의 ‘사원 매춘’에서 찾는 것은 저자 또한 기존의 역사가들과 다르지 않다.고대 가나안에선 종교적 매춘과 세속적 매춘이 모두 번성했다.고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원 가운데 하나로 이름 높았던 코린트의 아프로디테 사원은 1000명이 넘는 ‘신성한’ 창녀들을 거느렸다.히에로둘레라 불린 이들은 여신의 시녀로 간주된 매춘부 계급이었다. 저자가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그동안 여성 사제가 정치·경제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이 외면당해 왔다는 점이다.예컨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 왕이 매춘부를 겸한 여성 사제와 신성한 혼인을 치른 것은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의례였음에도 단순히 ‘다산 의식’으로 치부돼 왔다는 것이다. ●도시의 매춘은 왕궁의 시궁창과 같다 매춘 혹은 매춘부에 대한 이중적인 기준은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중세의 교회는 매춘을 금지하면서도 ‘필요악’으로 규정해 제한적으로 허용했다.중세 유럽의 스콜라 철학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교회의 이런 태도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정당화했다.“도시의 매춘은 왕궁의 시궁창과 같다.시궁창을 없애버리면 궁에서는 더럽고 역겨운 냄새가 날 것이다.” 수많은 왕과 주교들은 성도덕이란 잣대를 매춘에 들이대는 한편 자신의 쾌락을 위해선 매춘부들을 궁 안으로 데려왔다. 19세기에 들어서는 매춘부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과학적으로’ 정당화되기도 했다.범죄인류학을 창시한 이탈리아의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소는 매춘부들의 신체적 특징을 조사한 뒤 그들은 모두 좁은 이마와 비정상적인 코뼈,그리고 거대한 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나아가 과학자들은 창녀가 고통에 둔감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창녀의 몸에 전기충격 실험을 하기도 했다.그러나 그들이 확인한 것은 매춘부들 역시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직업 전선에 나선 평범한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매춘, 정당한 산업으로 인정해야 저자에 따르면 매춘부들은 사회의 통념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매춘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그들은 성적 억압이 일상화된 가정을 떠나 자신의 성적 자율성을 되찾기 위해,혹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에 몸을 팔았다.그와 같은 맥락에서 매춘은 정당한 산업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자발적인 매춘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매춘에 도덕적 굴레를 씌워 게토로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남성과 여성 사이의 불평등한 지배구조를 영속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사회를 말한다(오후 8시) 과거의 가출 청소년과는 전혀 다른 ‘거리의 아이들’.이들은 폐가를 떠돌며 1평도 안 되는 방에 남녀가 섞여 함께 산다.먹고살기 위해 매춘,범죄도 서슴지 않고 있다.거리 아이들의 참혹한 실태와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법적·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황금의 시간(오후 10시) ‘대한민국평균가’는 네덜란드에서 조기 경제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가정을 통해 비교해본다.‘대박퀴즈’는 소자본 창업으로 성공한 주부들을 만나 경영마인드와 노하우를 배운다.도레미와 함께 전국의 재래시장을 찾아가는 ‘시장에 가면’은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아간다. ●!느낌표(오후 9시45분) ‘운동이 운명을 바꾼다’에서는 대한체육회 이연택 회장이 출연해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와 아테네 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선수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가수 은지원이 출연,‘줄넘기 운동 함께 합시다’를 통해 중학교 체육교사인 줄넘기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줄넘기 동작들을 배운다. ●발리에서 생긴 일(오후 9시45분) 인욱은 착잡한 심정으로 영주를 방에 데려다 주고 나온다.재민은 호텔방까지 따라 온 수정의 옷을 벗기려 들고,영주 대신이라는 말에 수정은 옷을 입고 나온다.밖으로 나온 수정은 인욱과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집으로 돌아온 수정은 기척이 없는 옆 방의 인욱을 기다린다. ●황제의 딸Ⅲ(오후 9시25분) 이강은 의식을 회복하고 모사를 알아본다.모사를 통해 미얀마까지 오게 된 자초지종을 듣게 된 이강은 자신 때문에 속상해하는 자미를 걱정한다.맹백은 모사와 혼인할 것을 강요하고 이강은 이를 거절한다.화가 난 맹백은 두 달 기한을 주고 그래도 혼인하지 않는다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다. ●희망충전 경제를 굴려라(오후 6시30분) 분당 야탑고등학교의 희망목표는 일일 근로를 하는 아버지의 월급으로 다리가 아픈 어머니와 세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친구를 돕는것.넉넉지 않은 집안 살림 때문에 가슴에 상처를 안고 지내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친구에게 정성을 선물하고 싶다는 학생들과 함께 한다. ●인사이드 월드(오후 1시20분) 케냐의 리프트 계곡은 세계적인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그러나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굶주리게 된 유목민족에 의해 야생동물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계곡의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다시 옛날의 모습으로 복원시키려는 정부와 지역주민들의 노력들을 살펴본다. ˝
  • 이런 책 어때요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고미숙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젊은 지식인들의 열린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활동과 학문공동체로서의 비전을 담은 보고서.이 연구공간에는 성·학연·지연·세대·지위 등에 따른 차별이 없다.다만 ‘유머능력’만은 중시한다.1997년 이 연구공동체를 연 저자는 엄격함과 진지함은 공동체의 약점이라고 말한다.웃음이야말로 일상의 축제를 만들어내는 기초이자 코뮌의 원동력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수유리에서 동숭동을 거쳐 지금의 원남동에 이른 ‘수유+너머’에는 박사에서 주부에 이르기까지 학계의 ‘외인부대’ 60여명이 활동하며 다양한 형태의 학제연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1만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지음 / 이기숙 옮김 한길사 펴냄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인들의 역동적인 삶의 모습을 그렸다.스위스 바젤 출신의 역사가인 저자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는 유럽 근대의 출발점이었다고 주장한다.그에 따르면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는 근대 유럽의 본향이며,이탈리아인은 유럽 최초의근대인이다.저자는 고전 문예전통의 부활이 르네상스의 핵심이라는 전통적인 견해를 반박한다.르네상스기 상층부 여성과 소녀,매춘부 등도 다루고 있어 여성사 내지 젠더의 역사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3만원. 자치통감 - 삼국지 사마광 지음 / 신동준 역주 살림 펴냄 우리는 흔히 삼국지를 ‘칠실삼허(七實三虛)’라고 한다.열에 일곱은 사실이고 나머지는 허구라는 것이다.삼국지 마니아들조차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소설 삼국지만이 전부인 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역사로서 살아있는 삼국시대와 인물들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200여만 자에 달하는 사마광의 ‘자치통감’중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뽑아 완역한 이 책은 ‘소설’과 ‘역사’를 구분해 읽도록 도와준다.삼국시대는 춘추전국시대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 지속된 난세였다.전2권 각권 2만 5000원. 금서,세상을 바꾼 책 한상범 지음 이끌리오 펴냄 “서양철학을 알려면 교황청의 금서목록을 읽어라.”라는 말이 있다.인류의 문화는 지식과 정보의 보존과 전달,사상의 표현으로 책을 만들어왔고 인류의 역사는 천재를 모욕하고 선지자를 박해한 상처를 지니고 있다.이것은 ‘금서’라는 낙인이 찍힌 유산을 통해 뚜렷이 드러난다.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 ‘데카메론’부터 사회주의 혁명기의 ‘자본론’까지 금서의 길로 독자들을 이끌며 정의와 자유를 갈망한 선지자들의 ‘피로 쓴 유산’을 들춰나간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인 저자는 금서제도는 그 자체가 ‘인간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한다.1만5000원.
  • “윤락여성 집 경매 정지”업주가 낸 빚 소송 제동

    임금을 받지 못하고 매춘을 강요당한 윤락여성 9명이 업주들을 상대로 낸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법원이 가처분 소송을 받아들였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11일 선불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게 된 윤락여성의 집에 대해 본안소송 때까지 경매의 강제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의 결정은 임시처분이긴 하지만 성매매 여성을 업주들이 사고 팔 때 공공연히 주고받는 선불금을 ‘불법원인 급여’로 인정한 것으로,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지연기자 anne02@
  • 윤락녀들 ‘업주와의 투쟁’

    “밤낮으로 일했지만,빚만 늘어갔어요.몸도 마음도 힘들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300만원이 없어서….이제 2년 6개월 동안 받은 고통을 보상받고 싶어요.” 성매매 업소에서 수년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매춘을 강요당한 여성들이 업주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6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3명 등 성매매 피해여성 9명은 업주를 상대로 체불 임금과 정신적 피해보상금 9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 등 4개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성매매와 관련,피해여성들이 집단적으로 법정투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빚 300만원에 성매매업소에 발목 잡혀 박양은 지난 2001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중 동네 오빠의 소개로 처음 티켓다방에 발을 들여놓았다.다방에서 차 심부름을 하던 박양에게 업주 조모씨는 외부로 ‘영업’을 나가도록 요구했다.박양이 이를 거부하자 욕설이 쏟아졌다.빚도 300만원으로 불어났다.티켓다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업주는 차용증을 들이대며 앞을 가로막았다.결국 박양은 배를 칼로 찌르는 극한 방법으로 집으로 돌아왔다.그는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성착취 피해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1억 2200만원의 민사소송을 인천지법에 냈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청소년의 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청소년수는 3만 3000여명.전국 티켓다방 1만 4242곳의 70%인 1만여곳이 청소년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은 “성매매 업주에 대한 사법처리가 집행유예·벌금형 등 온정주의에 치우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업주들이 청소년을 고용하는 이유가 엄청난 이익 때문이란 사실을 고려,민사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티켓다방 종사 청소년수 3만 3000여명 법률지원단 이성환 변호사는 “선불금을 갚지 못해 업주로부터 고소당한 성매매 피해여성을 돕던 중 이들이 심각한 인권유린을 당해온 사실을 발견,집단 소송을 제기하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여성 9명 중 청소년 때부터 매춘을 강요당한 7명은 정신적 위자료를포함해 최소 1억원씩,나머지 2명은 체불된 임금과 인권유린 보상금 등 최소 5000만원씩 지급토록 요구했다.이 변호사는 “2002년 10월 미군 클럽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다 본국으로 추방당한 필리핀 여성 11명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우리나라 여성들이 공동 대응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동료 법정 증언 나섰다가 긴급체포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업주로부터 비인간적인 매춘행위를 강요당해도 법정투쟁에 나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성매매에 종사한 과거가 드러나면 윤락방지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를 받기 때문.이번에 소송을 낸 김모(26)씨가 바로 그런 사례다.지난달 5일 서울고법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동료 피해여성의 채무가 무효임을 입증하다가 원고인 업주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김씨도 업주에 대한 선불금 채무를 갚지 못해 기소중지된 상태였다. 정은주기자 ejung@
  • 고이즈미 지지 만회용 ‘기습참배’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기습 단행함으로써 새해 벽두부터 동북아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게 됐다. 이달 성사될 공산이 큰 6자회담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한·중·일 3국의 긴밀한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정월 초하루 참배는 한·일,중·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일본에도 충격을 줬다.아사히신문은 인터넷판을 통해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패전기념일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외교관계에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야스쿠니 참배 문제는 별개라는 인식을 각국 외교당국이 갖고 있으나 협조체제에 미묘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한국이 강경한 톤으로 참배 중단을 촉구하고,중국도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고 맹비난한 것은 이같은 우려의 단초이다. 일본 내 반발도 크다.제1야당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는 “북한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외에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개인의 신조를 위해국익을 해치는 것은 총리로서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국내외 반발을 뻔히 알면서 왜 고이즈미 총리는 4년 연속 야스쿠니에 갔을까. 우선 올 2,3월로 예정된 육상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앞둔 정치적 참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여론조사(12월22일) 결과 11월보다 6%포인트 떨어진 43%를 기록하는 등 자위대 파병 결정 이후 정권 지지율이 하락 추세다. 자위대 본대 파병 전,지지율 하락을 저지할 마땅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공약이기도 한 참배를 실시함으로써 “신념도 관철하고” 일본 국민의 감정에도 호소하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남자들의 전통의상인 ‘하오리·하카마’를 입고,정월에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관습인 ‘하쓰모데’를 겸한 자연스러운 참배라는 이미지를 연출해냈다. 또한 오는 7월의 참의원 선거를 앞둔 보수세력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참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1월1일의 ‘깜짝 참배’는 중·일 관계에 가장 큰 타격을 가할것으로 전망된다.본인 집단매춘,일본 유학생의 중국인 모독연극 등으로 불타오른 반일감정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2002년 가을로 예정됐으나 야스쿠니 참배로 연기된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 방문도 그의 임기 내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이즈미 총리도 그 점을 충분히 각오한 것으로 보인다.세밑에 일본 대중문화를 추가 개방해 우호 분위기를 만들었던 한국도 뒤통수를 얻어맞기는 마찬가지다. 아시아를 무시하고 미국 일변도의 외교전략을 취해온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파장은 정초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arry04@ 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일지 ▲2001년 4월26일 총리 취임 ▲2001년 8월13일 첫 참배 ▲2002년 4월21일 두번째 참배 ▲2002년 10월27일 장쩌민 중국 주석,야스쿠니 참배 중지 요구 ▲2003년 1월14일 세번째 참배 ▲2004년 1월1일 네번째 참배
  • 미군의 ‘노리개’ 기지촌 여성의 삶

    “쌀로 힘을 내는 작은 갈색 섹스기계” 필리핀 주둔 미군이 현지 기지촌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그야말로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혼합된 오리엔탈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미국은 세계 도처에 군사기지를 두고 수십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전쟁 수행중에도,평화시에도 미군은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조직을 움직인다.그 동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들만의 세상-아시아의 미군과 매매춘’(산드라 스터드반트 등 지음,김윤아 옮김,잉걸 펴냄)은 미군을 움직이는 힘은 바로 성적인 ‘휴식과 오락’이라는 시각에서 아시아 여성들의 인권유린 문제를 다룬다.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전과 베트남전쟁을 치른 이래 필리핀,태국,타이완,오키나와,한국,베트남 등지의 수백만 여성들이 매매춘으로 내몰렸다.저자들은 아시아 각국 ‘양공주’들의 애환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겨냥하는 것은 군사주의와 남성주의,그리고 인종주의로 포장된 미제국주의에 대한 고발이다. 지구 표면적 절반의 방위를 담당하는 미 태평양사령부가 주둔하는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은 미국이 해외파병 미군을 위한 ‘지원체계’의 일환으로 군의 매매춘을 정책적으로 입안,조장하고 있으며 이를 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동맹관계’를 통해 관철시키고 있음을 밝힌다.한·미관계에서 성적 종속의 문제는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설명한다.“‘싸구려 나라’에 도전해본 적이 없는 그들은 인종차별적 사고에 젖어 한국인들과 함께 지내던 내게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가 소변으로 발효시킨 것이 맞느냐는 식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들의 식민정책은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는 구조적 여건들을 조성하고 살찌우기 위한 것이었다.” 책은 필리핀의 올롱가포,오키나와의 킨,한국의 동두천 등 아시아 각국의 대표적인 기지촌 술집 시스템과 성노동 실태도 다룬다.역사학자이자 사진작가인 저자 산드라 스터드반트는 “야전군의 무기만큼이나 필수적인 게 군대의 매매춘”이라고 강조한다.1만 3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日관광객 집단매춘’ 中법원, 2명 종신형

    |로스앤젤레스 연합|반일감정을 촉발해 중ㆍ일 외교마찰로까지 비화됐던 지난 9월 일본 관광객 수백명의 집단 매매춘 사건과 관련,중국 법원이 2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다른 피고 12명에게는 최고 15년 징역을 선고했다고 1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주하이(珠海) 중급인민법원은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지난 13일 판결 없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게 칭화(淸華)대 헌법ㆍ인권연구소 소장은 “법원 판결은 유사한 사건과 비교할 때 매우 혹독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하고 대규모로 일어난 것으로 정부도 (재판 결과에)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중국 내 일반 여론도 아주 분노했다.”고 논평했다.
  • 신용불량자 10명중 7명 “가계파탄”

    카드 빚으로 인한 신용불량자가 36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신용불량자 전부는 빚때문에 한번쯤 방화(放火)를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이 이혼하는 등 기혼 신용불량자 10명 중 9명은 빚으로 부부관계가 악화됐다.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12일 ‘한국사회의 신빈곤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서울·경기지역 신용불량자 12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자 전부가 ‘채무로 인해 한 번 이상 방화를 생각했다.’고 답해 사회적 안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자살(61.74%),가출(28.7%),외국으로의 밀입국(13.91%),장기매매(12.17%)는 물론 사기,절도,매매춘(7.83%),불특정인에 대한 가해(6.09%),강도,납치,유괴(1.74%)까지 생각해 봤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또 응답자의 10명중 1명(10.43%)은 빚 때문에 이미 이혼을 했다.별거중이거나 별거 또는 이혼을 고려하는 사람도 10%가 넘는 등 결혼한 신용불량자중 부부관계가 악화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은 7%에 그쳤다. 10명중 7명(73.9%)은 빚 때문에 ‘가계가 이미 파탄났다.’(37.4%)거나 ‘곧 파탄날 것 같다.’(36.5%)고 심각한 사정을 털어놨다. 김성수기자 sskim@
  • 책 / 게이샤, A Life

    이와사키 미네코 지음 / 윤철희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 일본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아이콘 가운데 하나인 게이샤(藝者).우리는 게이샤를 흔히 일본의 기생쯤으로 여긴다.그러나 일본 사회에서 게이샤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일본문화의 꽃’으로까지 불리는 게이샤는 300년 역사를 이어온 가류카이(花柳界)가 배출한,‘전통문화’를 전수한 여성 예술가의 의미가 강하다. ‘게이샤,A Life’는 당대 최고의 게이샤로 통한 이와사키 미네코(54)가 육필로 쓴 게이샤 이야기이다.윤철희 옮김,미다스북스 펴냄. 19세기말 서양은 터키,중국에 이은 오리엔탈리즘 동점(東漸)의 종착지로 일본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일종의 ‘일본취미’라 할 이같은 관심은 서양의 인상파와 아르 누보 등의 미술운동에 영향을 준 ‘자포니즘(Japonism)’으로 발전했다.이때 일본을 내왕한 외국인들은 각종 연회에 모습을 드러낸 게이샤들에게서 ‘일본적’인 것을 느꼈고,게이샤는 외부세계에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 코드로 알려진 것이다.문제는 오리엔탈리즘적이고 남성적인 외부의 시선 탓에 게이샤들이 성적인 존재로 잘못 비쳐졌다는 점이다.공창지대에서 일하는 어린 ‘오이랑(花魁·유녀)’의 순결을 빼앗는 특권을 차지하기 위해 단골손님이 두둑한 대가를 치르는 행사인 ‘미즈아게’와 게이샤의 승급행사인 ‘미즈아게’가 말이 똑같아 혼선을 빚는 바람에 게이샤에게 매매춘 여성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측면도 있다.하지만 게이샤는 철저한 도제 시스템 아래 혹독한 전통무용과 악기의 수련과정을 거쳐 예(藝)를 이어받은 장인들이다. 노(能)나 가부키 등 전통예술 장르의 주인공들이자 일본문화를 대표하는 예술자산이다.게이샤 자신들이 스스로를 ‘예술을 하는 여성’이라는 뜻의 게이코(藝子)로 부르는 것은 다름아닌 직업적 자부심의 발로다. 일본 상류사회에서 게이샤들을 며느리로 보는데 거부감이 없는 것이나 게이샤들이 초청받는 자리가 여성들끼리의 모임이나 가족잔치라는 점,게이샤의 모임에서 술이나 음식을 먹는 행위가 금지되는 것,15분마다 정산되는 게이샤들의 봉사료가 매우 고액이라는 사실 등은 일본 내에서 게이샤의 위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저자 이와사키 미네코는 다섯살에 게이샤에 입문해 ‘아토토리’(계승자)로까지 선택됐지만 성공의 정점에 오른 스물아홉의 나이에 ‘구습’을 강요하는 게이샤 세계의 개선을 촉구하며 은퇴해 충격을 안겨줬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 ‘매춘’ 코드로 엮어 본 새로운 심청/ 황석영 새소설 ‘심청’

    황석영의 소설 ‘심청’(문학동네 펴냄)이 단행본으로 나왔다.한국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작가는 특유의 실험적 해석으로 새로운 심청을 그렸다.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300석에 중국 상인에게 팔려간 뒤 인당수로 뛰어들어 용궁에서 부활한다는 고전소설 속 주인공을 근대화의 파고가 드높은 동아시아 무대로 불러내 험한 세파를 헤쳐가는 여성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풍랑을 잠재우는 제물로서 형식적 굿을 치른 열다섯의 ‘청’은 차(茶)의 거상인 첸 대인의 첩으로 팔려가는 배 안에서 ‘렌화’(연꽃)라는 이름을 얻는다.첫번째 변신인 셈이다. 첸 대인이 급사하자 그의 아들 구앙을 따라 기루(妓樓)로 간 렌화는 몸을 팔면서 기나긴 ‘매춘 오디세이아’의 첫발을 내딛는다. 이후 작품은 떠돌이 악사와의 사랑과 기루 탈출,체포 등을 거쳐 타이완의 지룽 섬의 창녀 생활,싱가포르에서의 첩살이,오키나와에서의 결혼과 사별,나가사키의 요정 운영에 이은 귀국 등 심청의 신산한 삶의 여정을 추적한다.팔려간 심청의 운명은 나라별로 연꽃을 뜻하는 렌화(중국),로터스(싱가포르),렌카(일본) 등의 이름으로 바뀐다. 작가는 그 속에서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 가린 ‘효녀 심청’ 대신에 서구 자본주의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따른 동아시아의 근대성 속에 도사린 남성적 욕망을 ‘매춘’이라는 코드로 고발한다. 이종수기자
  • [열린세상] 우리안에 있는 이방인

    시대에 따라 질문하는 방식도 바뀐다.‘나는 누구인가.’ 대신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은 우리 시대 특유의 질문방식처럼 보인다.옛날에는 태어난 곳에서 한평생 살다가 무덤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했다.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디에’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나무처럼 한 곳에 뿌리내린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거나 여행하는 일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외지’에서 ‘내지’로의 공간이동은 일본제국주의 시대부터 비롯되었다.식민지 근대와 더불어 ‘외지’ 지식인들은 제국으로의 순례여행을 다녀옴으로써 출세를 보장받았다.그들은 제국의 언어와 민족언어를 동시에 구사함으로써 제국의 문화가 들어오는 채널이 되었다.그들은 제국의 명령을 번역하고 훈육하고 계몽했다.근대 이후 이 땅에서 권력의 중심부로 편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제국으로의 유학과 순례여행은 의례 통과해야 될 과정의 일부였다. 소위 말하는 ‘탈’식민주의 시대에 이르면,특권층만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다국적 금융자본과 군산복합체는 욕망의 상층기류를 타고 날아다닌다.그들에게 조력과 정보를 제공하면서 마름 역할을 하는 지식인들은 그들의 뒷좌석에 앉아 분주하게 세계를 떠돈다.국제화 시대는 매판지식인이라는 단어조차 없애버렸다.반면 욕망의 저류에는 무수히 많은 노동력이 세계를 유랑한다.무슨 관광여행을 다닌다는 말이 아니다.자기 땅으로부터 뿌리뽑힌 자들은 세계를 떠돌지 않을 수 없다.매춘노동자들은 러시아로부터 남진하고,산업노동자들은 동남아시아로부터 동진한다. 이들은 국경선을 넘어 타국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도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비천한 존재가 된다.오늘도 작별을 고하면서 지구 저편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고향을 등진 자들은 새로운 땅에서도 이방인에 불과하다.불법취업 노동자들은 일회용 소모품으로 사용하다가 강제출국시킬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노동을 합법화해 달라고 세계 곳곳에서 절규하고 있다.명동성당에서도 그들의 절박한 외침이 들린다. 노동력과 욕망은 전지구촌으로 떠돌지만 민족국가의 경계선은 더욱 완강해지는 양가적인 시대,혹은 신자유주의시대에 들어와 이산(離散)의 무리들은 점점 더 비체화되어 간다.국제화를 외치면서도 민족국가의 경계선은 더욱 삼엄해진다.노동의 유연화를 위해 민족국가의 경계를 없애는 것 같지만 사실은 민족국가의 경계가 더욱 강화되어야만 노동의 국제적인 유연화,혹은 착취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국제화를 부르짖지만 민족 국가의 경계선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부적절한’ 존재 혹은 비체가 된다.이처럼 경계선의 안과 바깥,‘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전존재가 결정되어 버리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한국 국적이라는 경계선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인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혹자는 ‘우리’ 문제도 산적한 마당에 ‘그들’의 인권씩이나 거론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것이다.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한민족 순수혈통주의 신화에 절어 있어서 타민족,타인종에 대한 감수성이나 인권 문제에는 맹목인 지점이 있다. 주한 미군이 주둔한 지 반세기가 넘어도 남한은 혼혈이 존재하지 않는 순수의 땅이다.기지촌 여성들은 우리 사회에서는 외딴 섬이다.비체화된 그들은 이 땅에 살면서도 외국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이 땅의 경계 바깥에 존재한다. 과거 한 때 남한 사회는 남아도는 노동력을 열심히 수출했다.소위 말하는 1세계의 노동력으로 수출된 사람들이 경험했던 인종차별에 대해 우리는 ‘한민족’으로서 함께 분노했다.그러면서도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안의 이방인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민족이 어떻게 보호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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