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매집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6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겨울 기운이 느껴진다. 술꾼들은 퇴근길에 소주잔을 걸치면서 화끈한 안주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여기에 아귀찜이 제격이다. 점심식사나 가족 회식에서도 인기다. 시뻘건 아귀찜에 밥을 비벼 먹거나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 글의 방향을 짐작했겠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본디 아귀는 ‘비료’ 정도로나 썼던 바닷물고기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흰살 생선, 즉 조기나 명태, 민어 등을 선호했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듯’ 못생긴 해물은 기피했다.‘몬도카네’처럼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것 같지만 한국인들의 수산물관은 보수적이며, 선택과 집중을 선호하는 형식을 보여 왔다. ●못생긴 아귀 처음엔 안먹고 버려 뱀장어도 일본의 ‘우나기’에서 전이됐으며, 예전에는 별로 선호하지 않았다. 먹장어(꼼장어) 식용도 근래의 일. 복어도 독이 있어 다루기 까다롭다 하여 그대로 버렸다. 동해안 해장국의 별미인 토속어 ‘삼순이’도 아예 잡으려 들지 않았다. 남해안 어판장에 자주 등장하는 못생긴 물메기도 7∼8년 전까지는 잘 먹지 않다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갑자기 수요가 폭증했다. 아귀도 못생겼으니 당연히 먹지 않는 어류 반열에 속했다.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먹을 때면 덤으로 내주던 복국이나 아귀탕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은 아직도 아귀를 먹지 않아 전량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점.‘아직’이란 단서에 유의할 것이, 김치의 매운맛에 길들여진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 서서히 아귀로 젓가락을 옮기는 이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개불도 징그럽다고 먹지 않다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면, 먹지 못하는 모든 해산물에 ‘아직’이란 단서를 붙여야 할 성싶다. 워낙 ‘원조타령’이 심한 사회이므로 아귀찜의 원조 역시 분간하기 어려우나 역시 마산이 아닐까. 마산 아귀찜과 군산 아귀찜이 쌍벽을 이루는 인상이지만 역시 원조는 마산 쪽이 맞는 것 같다. 마산에서는 아귀가 ‘아구’로 불린다.1980년대 초반부터 갑자기 매스컴을 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제한적으로 잡히던 아귀 물량이 딸리자 2∼3미에 18만∼25만원을 호가했다. 그러다 중국 수입산이 쏟아지면서부터 가격이 안정을 찾게 됐다. 예전에는 서민, 정확히 말하면 하층민 음식이었다.1000∼2000원에 한 마리를 사서 무를 넣고 푹 끓여 온 식구가 배불리 먹었다. 겨울의 속풀이거나 빈속을 채워 주는 고기였다. 아귀찜이 마산에서 본격적으로 사회화되는 과정에는 한국전쟁이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아귀의 문화사적 배경이라고나 할까. 우선 마산이란 항구도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도시전문가들이 입에 침을 튀기면서 설명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절반’의 진실만을 담보한다. 뉴욕대 역사사회학 교수인 리처드 세넷이 ‘육체의 경험으로 풀어본 도시의 역사’란 부제가 달린 ‘살과 돌’(flesh and stone)에서 언급하였듯, 코를 자극한 냄새는 무엇이며,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차려 입는지, 언제 목욕을 했는지, 그러한 ‘도시의 육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항구도시들의 ‘육체’는 무엇일까. 역시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먹을거리다. 우리는 도시와 음식의 기질론 혹은 풍토론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어디 가면 어느 집의 무엇이 맛이 있다.’라는 식의 음식점 순례기가 우리의 지적 수준이다. ●‘매운 음식’·‘화끈한 기질’ 궁합 맞아 아귀찜도 항구도시의 기질 풍토를 교묘하게 반영하고 있으니, 마산의 살아 있는 육체라고나 할까. 맵고 강력한 아귀찜같이 기질이 강한 음식은 음식궁합으로 볼 때 ‘태양’에 속한다. 마산이란 도시의 육체에서 아귀찜은 궁합이 대단히 잘 맞는다. 마산 자체가 한마디로 ‘화끈’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대적 화끈함에 역사적 화끈함까지 가미돼 아귀찜 같은 먹을거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어느 항구치고 격동의 세월을 겪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 마산항은 변화 정도가 극심했다. 대충 손꼽아 보아도 몽골족이 주축인 원나라의 군사적 요충지, 왜구들의 주요 침입로, 임진왜란의 전투지, 개항장, 일본인 집단거류지, 미군 군수물자 하역항,4·19와 부마항쟁의 진원지,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 등 역사적 격변상만도 단숨에 세기 어려울 정도다. 규슈(九州)의 오랜 국제무역항 하카타(博多) 연안에는 장장 20㎞에 걸친 해안 성벽이 있다. 원나라의 침입에 대비해 가마쿠라 시대에 쌓았다고 하여 일명 원구방루(元寇防壘)라고 부르니, 그 진원지가 바로 마산이다. 세기의 대격돌이 마산에서 시작된 것이니, 역사적·운명적으로 태생부터 국제적이었다. 고려 충렬왕 때 4만 여원(麗元) 연합군이 일본 정벌에 나섰을 때 오늘의 마산인 합포를 출진기지로 삼았다. 규슈 북부 해안의 하카타만에 이르러 폭풍으로 말미암아 2회의 원정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때부터 합포가 남해를 아우르는 전략 요충지임이 내외에 알려졌다. 마산항의 본류인 마산포는 조용한 어촌만은 아니었다. 조선 후기에 마산창이 설치되면서 차츰 커지기 시작했다. 시장이 번성하면서 수산물 반입이 활발해져 동해 원산, 서해 강경과 더불어 3대 수산물 집산항으로 손꼽혔다. 만기요람 재용편에 경상도 정기시장으로 오로지 창원 마산장 하나만을 들고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 이후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남해안의 거제도와 통영·고성 등에서 잡힌 어류는 대개 마산항에 모였다. 구한말에 벌써 이곳에 30여호의 객상이 즐비했으니 그 번창함을 알 수 있다. ●조선후기 3대 수산물 집산항 명성 1899년에 개항하면서 1905년부터 일본집단촌(속칭 지바촌)이 건설된다. 경찰서·재판소·형무소 등이 설치되고, 시가지는 혼마치(本町)·교마치(京町) 등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옛 사진을 보면 게다짝을 끌고 돌아다니는 일본인들이 많이 보인다. 일본식 집이 즐비하다. 미곡 적출항으로서 정미업, 조면업, 인쇄업, 조선, 철공, 제빙, 방적, 기타 제조업이 모두 성했다. 빼어난 자연적 기후조건과 양질의 쌀, 맑은 물이 주류와 장류에 적합해 일찍부터 양조산업이 시작됐으니, 마산의 명물 무학소주나 몽고간장 등이 여기에서 비롯됐다.1개 항구도시에 양조장이 20곳이나 되던 곳은 마산뿐이었다. 해방이 되자 이곳에 거주하던 6000여명의 일본인이 모두 돌아갔고 2만여명의 동포가 귀국했다. 이런 ‘인구교체’ 역시 마산의 독특한 변수가 됐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후방 병참기지였다. 소개령으로 시민들이 떠난 마산의 거리는 온통 카키색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시가지가 온통 미군 일색이었고 마산 제1부두는 전쟁물자의 집산지였다. 한꺼번에 밀려온 피란민들로 전에 없던 특미가 생겨났다. 재래의 마산 특미라면 단연 ‘대구깡다구찜’과 ‘미더덕찜’이었다. 그물에 잡히면 재수없다는 속설 때문에 많은 아귀들이 구마산 선창가에 그대로 버려졌다. 그 아귀를 인근 농부들이 가져다가 비료로 사용했다. 이 천대받던 아귀가 피란민의 공짜 반찬거리로 변하면서 아귀를 말려서 각종 양념을 넣어만든 아귀찜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수입산이 아닌 자연산 아귀는 마산 근해에서 ‘고데구리’로 훑어온다. 해저 밑바닥을 기면서 사는 저서류라 불법 어획도구인 ‘고데구리’가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고, 어찌 보면 맛있는 아귀를 다량으로 먹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산 시내에는 아예 아귀찜 골목이 따로 있다. 아귀찜은 이곳에서 아귀찜집을 경영하는 김삼연(57)씨의 ‘초가할매집’에서 출발했다. 나이 스물에 시집와 38여년 동안 아귀찜만 만들었다.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기술을 이제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다. 애초에는 두 집이었다. 과거에는 아귀를 무쳐 조림으로만 팔았다. 말린 아귀가 너무 딱딱해 여기에 콩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조선된장을 풀어 담백한 맛을 살려내고 여기에 맵싸한 고춧가루·콩나물이 궁합을 이뤄 오늘의 마산아귀찜이 탄생했다. 마산에서 다량 소비되면서 전국의 아귀가 마산항으로 모여들었다.‘아귀는 무조건 마산에 가야지만 팔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내장을 걷어내고 씻어서 태양볕에 20여일을 꼬득꼬득 말린다. 이때 1년치를 갈무리하는데, 겨울에 말려야지 여름에는 벌레가 생길 뿐더러 냄새가 나서 말리기가 적당하지 않다. 크기도 중간짜리라야 건조도 잘되고 살집이 말랑말랑해 먹기 좋다. 아귀는 탕, 수육, 해물볶음, 불고기전골, 불갈비, 해물찜 등으로 속속 조리법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중심은 아귀찜. ●아귀 뱃속엔 온갖 생선이 가득 마산 어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권철주 보현수산 대표의 말을 빌리면 “아귀는 정말 ‘아귀’처럼 처먹는다.”뱃속을 따보면 온갖 생선이 수북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런 ‘속것’이 너무 많아 김삼연씨는 아예 ‘아귀속젓’을 개발하기도 했다. 갈치 전갱이 꽁치 오징어 장어 돔 도다리 등 아귀의 반을 차지하는 이 ‘속것’들을 버리기 아까워 그걸 모아 젓갈을 담근 것. 그는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으니 이 젓갈이 바로 동의보감”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마산 아귀찜은 국물이 걸쭉한 서울 것과는 맛도, 모양도 다르다. 잘 말린 아귀 냄새, 비린내를 없애는 조선된장, 통통하지 않게 기른 콩나물에다 태양초를 빻아 쓰되 매운 것과 덜 매운 것을 섞어 쓰며, 여기에 마산명물인 ‘진동 미더덕’을 곁다리로 넣어 마산 아귀의 오미(五味)를 이뤄낸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눈을 맞혀야 제 맛이 든다는 말을 듣자니, 진부령 황태가 여느 북어와 맛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게 아귀찜 하나의 문화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도 많은 지면이 필요하니, 우리 해산물 모두를 설명하자면 ‘천일야화’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 그린스펀 받아친 ‘이헌재효과’

    그린스펀 받아친 ‘이헌재효과’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 thing operation·미세조정)’이 시작됐다. 달러 약세를 사실상 용인한 산업선진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과 ‘그린스펀 효과’ 등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환율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이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다. 물론 환율하락을 인위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보다는 하락속도와 폭을 조정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하지만 환율안정을 위한 실탄(달러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남발할 경우 이에 따르는 기회비용(통화안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아 무턱대고 쓸 수도 없다. ●재경부·한은 공동보조 약발 환율 하락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 발언에 이은 직접 개입의 약발이 먹혀 원화 환율 1160원대를 지켜냈다는 분석이다. 이헌재 부총리와 박승 한은 총재의 만남 자체가 선제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에 전격 회동함으로써 구두개입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재경부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 확보해 둔 올 한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규모 18조 8000억원)은 이자를 감안할 때 이미 소진한 상태로, 남은 것은 한은의 발권력 동원밖에 없다. ●발권력 동원 세금부담 우려 하지만 환율하락이 계속될 경우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데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한은의 발권력은 한은이 통화안정을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면 한은이 원화를 풀어 달러를 매집, 환율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부작용도 만만찮다. 시중에 원화가 넘칠 경우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효과는 반감될 수 있고, 이어 인플레 등에 따른 물가부담은 물론 유동성함정(금리가 더이상 내릴 수 없는 상태에서 통화량을 늘려도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이 늘어난 시중 통화량을 흡수하기 위해 한은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할 경우 이자부담이 적지 않아 이는 국민 세금으로 돌아가게 된다. 근년 들어 한은의 통안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만도 5조원을 웃돌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소버린 ‘SK 대공세’ 타이거펀드 再版되나

    소버린 ‘SK 대공세’ 타이거펀드 再版되나

    “소버린의 차익 실현 욕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행보는 ‘빅딜’ 시도를 위해 SK㈜에 다시 한번 압박을 가하는 겁니다.”(메리츠증권 유영국 과장) “‘소씨(소버린)’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제3자가 보면 이만큼 흥미진진한 ‘머니 게임’이 없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죠.”(SK㈜ 관계자) 소버린자산운용이 1999년 SK텔레콤으로부터 1조원을 ‘먹고 튄’ 타이거펀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까. 소버린이 주가 차익 실현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최근의 ‘SK대공세’는 그린메일(매집 지분을 대주주에게 고가에 되파는 수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내년 3월(정기주총)에 있을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신임’에 대한 부결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원하는 ‘딜’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소버린의 장부상 대차대조표 8일 소버린이 보유한 SK㈜의 주식(1902만 8000주) 가치는 1조 1169억원(8일 주당 종가 5만 8700원 기준)이다.19개월 전 총 주식매입 대금이 176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장부상으로는 9401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일수로 따지면 하루에 무려 16억원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배당이익(142억 7100만원)과 내년 3월 배당분까지 감안하면 차익은 천문학적 액수다. 특히 올해 SK㈜의 영업이익은 1조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당금도 예년의 주당 700∼800원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증권가에서는 SK㈜의 연말 주가 전망치를 6만 3000원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차익은 소버린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 만한 수준이다.SK㈜에서 빠져나갈 타이밍을 포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김재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버린도 이 정도의 수익을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차익 실현을 위한 확실한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버린의 속뜻 뭔가 소버린의 최근 행보는 이런 차익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주가 띄우기에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수단을 활용해 안전하게 차익을 실현한 뒤 몸을 빼는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소버린은 이를 위해 SK㈜의 ‘아킬레스’인 최 회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장부상 금액을 ‘주머니돈’으로 만들기 위해 SK㈜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뒤 ‘빅딜’을 받아들이도록 해보자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빅딜’을 위한 수순이자, 내년 3월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최 회장에게 세(勢) 과시를 통해 재선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도 “소버린의 압박이 최 회장 끌어내리기가 아닌 ‘빅딜’ 분위기 조성용인 만큼 소버린은 주가 폭락이 뻔한 장내 주식 매각은 고려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해운업계 ‘바이킹 공포’

    해운업계 ‘바이킹 공포’

    해운업계에 ‘바이킹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노르웨이를 축으로 한 북유럽 해운사·펀드들이 국내 해운선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닥치는 대로 지분매집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북유럽계 펀드인 게버런 트레이딩사가 현대상선 지분 594만 7410주(5.77%)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금강고려화학(KCC)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적이 있어 게버런 트레이딩사의 주식 매집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게버런 트레이딩사는 노르웨이계 해운사인 골라LNG사의 존 프레드릭슨 회장의 간접적 지배를 받고 있는 그리니치홀딩스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특히 골라LNG는 국내 선사인 대한해운 주식을 21.09%나 매집,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 M&A 의혹을 사고 있다. 골라LNG는 또 슈브르 창구를 이용, 한진해운 주식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략 4∼5%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풍전등화’ 국내 해운사 국내 선사의 경우 외국계 지분이 대부분 40%를 넘어섰다. 한진해운은 42.65%, 현대상선 42.13%, 대한해운은 49.62%를 외국계가 보유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대적 M&A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대주주들의 지분율은 높지 않다. 한진해운은 친인척 지분이 28.6%이고, 대한해운은 33.3%선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은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 친인척 등 우호지분이 37%선으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진정한 속뜻 뭔가 골라LNG의 대한해운 지분매입에는 M&A 의도가 있다는 게 해운업계의 관측이다. 투자목적이라면 2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할 리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골라LNG는 세계 7대 선사인 싱가포르 컨테이너선사 NOL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도 했다. 대주주인 싱가포르 정부가 나서 지분율을 50%로 끌어올리면서 가까스로 진화됐다. 업계에서는 골라LNG가 당초 벌크선에 관심을 보인 점을 감안할 때 대한해운을 M&A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투자목적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외국계 지분 가운데 10%는 우호세력인 허치슨 왐포아 그룹이 보유 중이다. 현대건설이 가진 8.5%도 잠재적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다.M&A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한진해운의 경우도 5% 미만의 주식으로 M&A를 시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해당업체는 경우의 수를 헤아려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둔 상태다. 대한해운은 골라LNG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적대적 M&A대비 차원에서 자기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유럽계 선사로는 스웨덴과 노르웨이 선사가 2002년 말 현대상선의 자동차 운송부문을 1조 8000억원대에 인수,‘유코카캐리어스사’를 설립했다. 해운분야 애널리스트인 LG투자증권 송재학 차장은 “외국계 펀드나 기업의 지분 확보는 국내 해운업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로서는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의 M&A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분율이 더 올라가면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한국은 물좋은 기업 사냥터”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359개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9입니다.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는 의미입니다.외국인들에게 이 만한 먹잇감을 갖춘 시장이 어디 있겠습니까.”(대신증권 김동욱 연구원) “소버린자산운용과 SK의 경영권 분쟁은 한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입니다.적대적 인수·합병(M&A)이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단물’을 빼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셈입니다.모방 투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대우증권 성종률 M&A컨설팅부 부장) ●적대적 M&A에 노출된 기업들 한국이 ‘기업 사냥터’로 떠오르고 있다.‘소버린 사태’이후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적대적 M&A를 언급할 정도다.이에 따라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첫 성공사례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계 골라LNG는 그동안 투자 목적으로 밝힌 대한해운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사했다.골라LNG는 현재 대한해운 주식의 21.1%를 보유하고 있다.또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펀리폰즈ASA증권과 피델리티펀드도 각각 6.3%와 5.7%를 갖고 있다.반면 대한해운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3.3%로 골라LNG측의 우호지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도 M&A 바람을 타고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상승률이 무려 54%에 이르렀다.대신증권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집중 매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치 작전 세력이 동원됐다고 여길 정도의 큰 폭의 상승”이라고 말했다. 세양선박도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적대적 M&A 논란에 휩싸였다.지난달 29일까지 3.8%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은 현재 10%를 넘어섰다.인터파크와 금호석유화학,동양메이저 등도 M&A 논란이 분분하다. ●첫 적대적 M&A 나올까 외국 자본의 공격적인 지분 매집에도 불구하고 적대적 M&A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아직까지 외국 자본에 의한 적대적 M&A는 성공한 적이 없다.또 미도파에 대한 롯데의 적대적 M&A 시도나 KCC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분쟁에서 보듯이 국내 기업간에도 적대적 M&A 성공은 거의 없다. 그러나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지분 5% 이상의 외국인 대주주가 있는 상장사는 지난달 말 33개사에 이르고 있다.또 상장사의 외국인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인 43%를 웃돌고 있다.특히 국내 기업들의 자산 증가와 취약한 지배구조,줄줄이 엮인 지분 보유 계열사 등은 공격 대상으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삼성증권 이재호 팀장은 “설사 적대적 M&A가 실패하더라도 주주 가치를 반영시킬 수단이 많은 만큼 외국자본의 국내 기업 사냥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산 오르記]대구 비슬산

    산중에도 벌써 무더위가 찾아와 있었다.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와 계곡에는 때 이른 한 무리의 피서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봄인가 싶더니만 어느새 여름이다. 비슬산(琵瑟山·해발 1083.56m)은 대구의 분지를 형성하는 대구 남쪽의 산이다.비슬산이란 이름은 산 정상에 있는 바위가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비슬이란 말이 인도 범어의 발음 그대로를 표기한 것이라고도 한다. 비슬산 산행 기점은 달성군 유가면의 유가사와 소재사가 있는 자연휴양림이다.유가사-정상-대견사터-휴양림 코스나 이의 역 코스가 일반적이다.유가사쪽에서 오르면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휴양림쪽에서 오르면 덜 가파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역코스를 택했다.휴양림이 있는 소재사 계곡은 아직 지난해 태풍 매미의 복구 공사로 포클레인 소리가 등산객을 먼저 맞았다. 비슬산에 들어서면 우선 등산화부터 챙기고 볼 일이다.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불쑥불쑥 튀어나온 등산로 암석에 발을 상하기가 십상이다. 소재사 계곡의 6월은 흡사 태풍전야의 모습과 같다.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부터 이곳은 더위를 피해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다.한번쯤은 자보고 싶은 통나무집의 올 여름 예약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평소에 미리미리 계획하고 부지런을 떨어야 피서도 좋은 곳으로 가는 법이다. 소재사 계곡은 여름이면 피서지로 인기가 높지만 겨울에도 얼음동산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겨울이면 매서운 추위로 비슬산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자 계곡에 물을 뿌려 갖가지 모양의 얼음빙벽을 조성,사계절 명소로 만들었다는 게 공무원들의 자화자찬이다. 아마도 겨울에도 편히 쉬지 못하는 게 비슬산의 팔자인가 보다. 쏟아지는 뙤약볕을 머리에 이고 계곡과 통나무집 사이로 난 포장길을 따라 30여분간 올라가면 낯선 모습의 암괴류(岩塊流)를 만난다. 암괴류란 큰 자갈 혹은 바위 크기의 둥글거나 각진 암석 덩어리가 산 경사면이나 골짜기에 아주 천천히 흘러 내리면서 쌓인 것을 말한다. 비슬산 암괴류는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구성,장관을 연출할 뿐 아니라 발달규모가 대단히 커서 길이 2㎞,최대폭 80m,두께 5m에 달한다.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은 암괴류를 뒤로하고 산길로 접어들면 제법 가파른 바위 등산길이 나온다. 40여분 울퉁불퉁한 암석들이 뒤엉킨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삼층석탑 하나가 하늘끝에 매달려 있는 대견사(大見寺)터에 다다른다. 산사의 절집치고 빼어난 조망이 자랑거리가 아닌 곳이 없다지만 대견사터의 조망도 수준급이다. 멀리 서쪽으로 낙동강이 햇살에 반사돼 반짝반짝거리고 거칠것 없는 넓은 현풍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견사터 주변에는 스님바위,형제바위,코끼리 바위 등이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이 널려 있다. 벼랑끝에 세워둔 삼층석탑은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고 혹시나 넘어질까봐 괜히 근심스럽다.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대견사의 존재는 지난해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대견사’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돼 실체가 확인됐다. 스님바위 앞에서 등산객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킥킥거린다.삿갓을 한 스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스님바위라고 이름 붙여 놓았지만 도발적인 남근(南根)을 쏙 빼 닮았다.정숙한 사람에겐 스님 모습으로 음탕한 사람에겐 남근으로 보인다 했던가.대견사터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대견사터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큰 바위덩어리 사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다.눈앞에 비슬산의 정상인 대견봉이 우뚝 솟아있고 참꽃 군락지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봄에는 비슬산을 붉게 물들이고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인 30여만평의 참꽃군락지는 지금은 온통 초록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초록바다를 연상케 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등산객들은 너도나도 그자리에 주저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바다에 넋을 놓는다.해마다 참꽃이 피는 4월말이면 이곳은 밀려드는 인파로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능선과 능선을 넘나들며 파도치는 참꽃구경은 못하지만 산행의 호젓함을 즐기기엔 오히려 지금이 적기인 듯 싶다. 시원한 산바람이 한줄기 지나가고 등산객들은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깊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여기서부터 정상인 대견봉까지는 4㎞,1시간 정도 걸린다.정상으로 가지 않고 조화봉(1034m)을 거쳐 유가사 쪽으로 바로 하산하면 3㎞,1시간40분이 소요된다. 하산하는 길.휴양림 입구에서는 임도를 따라 승용차를 산 중턱까지 몰고가려는 등산객과 이를 막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도로위에 있어야 할 자동차들이 산속 깊숙이 진출하게 된 것은 마구잡이로 이곳저곳에 산길을 낸 인간들의 업보가 아닌가. ●볼거리·먹거리 비슬산에는 유가사,용연사,소재사 등 고찰들이 수두룩하다.용연사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조계단(보물 539호)이 있고 유가사는 절 뒤로 각양각색의 봉우리들이 돌병풍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소재사 계곡에 들어선 자연휴양림(053-614-5481∼2)의 통나무집에서 묵거나 야영도 할수 있다.현풍읍 상리에는 1730년에 만들어진 현풍석빙고(보물 673호)는 아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현풍읍내에서 국도 5호선을 타고 대구방향으로 약 5분거리에 있는 약산온천(053-616-1100)은 칼슘과 중탄산 성분을 함유,수질이 부드럽고 혈액순환과 신경통 등에 효험이 높아 등산후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이다.자연휴양림 입구의 보리밥 잘하는 집 목산촌가든(053-614-1435)은 단체로 찾는 이가 많다.현풍읍내에 위치한 50년 전통의 현풍 박소선 할매집곰탕(053-615-1122)의 국물맛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가는길 구마고속도로 현풍 나들목을 빠져나와 좌회전하면 잘 정비된 비슬산휴양림 가는 길이 나온다.휴양림까지는 6㎞ 정도.휴양림 입구에는 대형 무료주차장이 있다.토·일요일에 한해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601번 시내버스(1일 10회)가 휴양림까지 운행한다.유가사쪽에서 등산을 하려면 현풍 버스정류장에서 유가사행 시내버스(1일 8회)를 이용하면 된다.용연사쪽으로 가려면 대구서부시외버스정류장에서 836번(1일 8회)을 타면 된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외국계 큰손’ 노림수 있나

    ‘경영장악 노림수인가,투자를 위한 짝사랑인가.’ SK의 ‘소버린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계 ‘큰손’들이 SK㈜와 삼성물산,현대해상,대한해운의 지분을 집중 매집하고 있다.증권가에서는 경영권 압박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해석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삼성증권 이재호 M&A 팀장은 “이들 기업은 내재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M&A 정보를 흘리고 경영진을 압박하는 다양한 ‘카드’가 동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대적 M&A 노리나 애널리스트들은 M&A 가능성이 큰 업체로 대한해운을 꼽는다.SK와 삼성물산은 외국계 대주주가 펀드사인 반면 대한해운은 동종업체가 대주주이고 자본금도 500억원에 불과하다. 대한해운의 외국계 주요 주주는 골라LNG와 편리폰즈ASA로 각각 19.90%,5.29%를 갖고 있다.최대 주주는 이맹기 회장 지분을 포함,36.73%를 갖고 있는 대한해운이다.노르웨이의 선박회사인 골라LNG는 대한해운과 사업영역이 많이 겹쳐 벌크·LNG전용선 비중이 높은 대한해운을 인수,사업 확대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편리폰즈ASA는 시황 예측기관 및 투자전문 회사로 최근 아시아에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대한해운은 지난달 경영권 방어를 위해 2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었다.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러나 “대한해운의 주요 고객인 포스코와 한전,가스공사가 국적 선사를 이용하고 있어 외국계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계약 연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분석을 했다.SK도 미국의 캐피털그룹이 주요 대주주(지분 6.72%)로 부상하자 긴장하는 눈치다.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외국계 대주주의 등장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우회 투자?’ 삼성물산도 최근 스코틀랜드계 펀드가 지분 4.99%를 인수함으로써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5.83%를 확보한 호주의 플래티늄자산운용과 영국의 헤르메스가 보유한 5.0% 지분을 합치면 총 15.82%에 이른다.이밖에 지난 21일 영국계 투자회사인 슬로언 로빈슨 투자운용은 현대해상 지분 11.03%를 취득,정몽윤 회장(21.67%)에 이어 2대 주주로 부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서울탱고] 김용만의 ‘남원의 애수’

    ‘춘향’은 가장 한국적인 여인으로 그려진다. 임자년 사월 초파일생(당시 16세) 꽃다운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앞세운 탐관오리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고 꿋꿋이 정절을 지킨 미인. 춘향전의 무대 전북 남원시는 지금도 ‘정절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도령과 춘향이가 처음 만났던 오작교가 있는 광한루 일원에서는 매년 세계적인 향토축제 ‘춘향제’가 열리고 있다. 춘향전과 관련된 영화,논문,그림,사진 등 각종 문헌과 작품들이 수없이 많지만 대중가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953년 가수 김용만씨의 데뷔작인 ‘남원의 애수’는 1950∼60년대를 주름잡은 전국민의 애창가요다. 최근까지도 노래방에서 남원의 애수를 못 부르면 ‘뽕짝’의 원조를 모르는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양천리 떠나간들 너를 어이 잊을소냐/성황당 고개마루 나귀마저 울고넘네/춘향아 울지마라 달래였건만/대장부 가슴속을 울리는 님이야/아∼∼ 어느 때 어느 날짜 함께 즐겨 웃어보나. 알쌍급제 과거보는 한양이라 주막집에/희미한 등잔불이 도포자락 적시였네/급제한 이도령은 즐겨왔건만/옥중에 춘향이가 그리는 님이여/아∼∼ 어느 때 어느 날짜 그대품에 안기려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의 김용만씨가 부른 이 노래는 6·25전쟁 이후 어려웠던 사회분위기와도 맞아떨어져 어린아이에서 어른까지 누구나 함께 부르는 대 히트곡이었다. 김부해 작사 김화영 작곡의 ‘남원의 애수’가 남녀노소 모든 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것은 누구나 한번쯤은 ‘이별’에 관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음의 오르내림이 구성져 듣기 좋고 따라부르기 쉬운 특성을 가진 것도 이 노래가 대 유행한 주요인이다. 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는 ‘춘향아 울지마라’하며 눈을 질끈 감고 가슴을 쥐어짜내는 감정을 듬뿍 실어 마음껏 소리를 지르는 대목. 라디오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못했던 시기여서 ‘전파사’나 ‘라디오방’ ‘레코드가게’ 등에서 이 노래를 틀어놓으면 길가던 사람들이 한동안 멈춰서서 흥에 취하기도 했다. 유난히 고급 요정이 많았던 남원에서는 ‘남원의 애수’를 불러야만 술맛이 나던 시절이 있었다. 남원 출신 전직 언론인 이금택(61)씨는 “젊은 시절 젓가락 장단에 맞춰 수없이 불렀던 노래가 바로 남원의 애수였다.”면서 “술이 한순배 돌아 취기가 오르면 기분이 좋을 때나 슬플 때나 이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곤 했었다.”고 그 시절을 떠올렸다.남원의 애수는 배호씨가 우수에 잠긴 목소리로 다시 불러 70∼80년대까지 그 유행은 맥이 끊이지 않았다.근래에도 주현미씨가 신바람나는 트로트 곡으로 리메이크해 신세대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도령과 성춘향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피어오른 남원은 2000년대 들어 새로운 관광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요정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었지만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아가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광한루원에는 보물 281호인 광한루를 비롯해 오작교,완월정,연지,월매집,춘향관,야생화 꽃밭 등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인근에는 토산품 판매점과 맛좋기로 유명한 음식점들도 즐비하다.광한루원 앞을 흐르는 요천은 달에 오를 수 있다는 승월교,음악분수,동편제거리,체육시설 등이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처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백년해로하고 싶어하는 연인들과 신혼부부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요천변에는 4월에는 벚꽃,5월부터는 장미꽃이 가득 피어나 ‘사랑을 꽃피우는 명소’로 유명하다. 남원관광단지에는 국립민속국악원,춘향문화예술회관,춘향테마파크 등이 들어서 있다. 올해부터는 국립공원 지리산과 연계한 세계허브축제가 열려 ‘춘향의 향기’를 상품화시켰다.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선 남원시는 비록 고색창연한 옛맛을 다소 잃기는 했지만 아직도 ‘남원의 애수’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시다.원형이 잘 보존된 광한루와 지리산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이도령과 춘향의 이별을 떠올리며 ‘애수’에 젖어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봄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남원 임송학기자 shlim@˝
  • 현대車·다임러 결별

    현대자동차와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전략적 제휴 4년 만에 결별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전략적 제휴에서 벗어나 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 승용차 엔진합작 등 프로젝트별 협력관계만 유지하게 된다.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은 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10.5% 전량을 매각하고 현대차와 다임러간 상용차 합작 및 상용차 엔진 합작을 철회키로 하는 등 양사는 전략적 관계를 재정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이미 준공된 상용차엔진합작법인에서도 손을 떼게 되며, 현대차가 다임러의 투자지분 50%를 6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다임러는 지분 5% 추가 매입 옵션도 포기,향후 현대차 지분을 매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현대차측은 전했다. 현대차는 지분매각과 관련해 국내 증시의 영향을 고려해 다임러 지분을 외국인 기관투자가에 분산매각키로 했다. 현대차는 중·소형 트럭 및 버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최첨단 W엔진을 장착하고 대형 트럭·고속버스는 파워텍으로 대응키로 했다.다임러측으로부터 기술전수를 받으려던 5t,8t급의 경우 엔진 성능 개선 및 개조를 통해 자체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다임러는 2000년 6월 ▲다임러 지분 10% 매입 ▲상용차 합작 ▲월드카 공동개발 ▲대우차 인수 공동참여 등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 체결 이후 본격화된 동맹관계를 청산,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다만 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간 승용차 4기통 가솔린 엔진의 공동개발 및 생산(월드 엔진 프로젝트)과 다임러 관계사를 통한 아토스·베르나 모델의 멕시코 수출,부품 공동구매,현대차 중형 버스용으로 다임러 상용차 엔진(OM906) 공급 등 프로젝트별 제휴는 유지된다. 이종락기자 jrlee@˝
  • 흔들리는 ‘株權’

    ‘주식시장 덕은 고사하고 오히려 기업활동에 부담돼요.’ 국내기업들의 주권(株權) 상실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증시가 외국자본에 의해 좌우되고,해외펀드들의 국내기업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제약받는다는 것이다.소버린과의 지분 경쟁으로 지난 1년 동안 홍역을 치른 SK그룹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공략받는 대표기업들 최근 급락장세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부 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OCM이머징 마켓펀드는 크라운제과의 지분 7.91%를 사들였으며,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은 한국철강의 지분 5.15%를 집중 매집했다. 그중에서도 현대산업개발(외국인 지분 63.87%)이나 대림산업(〃 66.45%),하이트맥주(〃 30% 이상) 등은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속한다.SK그룹 등은 아직도 소버린과의 분쟁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다.연초 현대산업개발의 외국인 지분은 62.04%,대림산업은 65.82%였다.갈수록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돈·시간 허비 국내 기업의 취약한 지분구조나 토종자본의 부재에서 비롯된 이같은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공략은 자본 유출은 물론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제약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물론 자본 유출도 그냥 지나칠 사안은 아니다.이달들어 중국쇼크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8500억원 가량의 자본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들이 얼마의 이득을 남겼는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M&A 과정에서의 국부 유출은 더욱 심각하다.지난해 8월 말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36만 40주를 매입,현대그룹과 KCC간의 경영권 분쟁의 계기가 됐던 외국계 GMO펀드는 3개월여만인 지난해 11월 주식을 처분,115억원의 차익을 냈다. 문제는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기업들이 외국계 자본의 공략이 시작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SK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소버린과의 갈등을 통해 얻은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잃어버린 1년이 된 셈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기업의 한 임원도 “겉으로는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보탬이 된다며 태연한 척하지만 온 신경을 외국인 주주들의 동향에 맞추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기업활동에 전념하게 해주세요 기업에 대한 정상적인 M&A는 보장돼야 하겠지만 이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장치도 기업에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기업들이 주장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계열사간 출자총액제한 규정의 유연한 적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양금승 기업정책팀장은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계획대로 대기업 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이 축소되면 국내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면서 “이는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을 부추기고 경영권 방어 비용 증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내 토종자본의 육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국내 각종 연기금 등의 국내 증시투자 활성화 등도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민간 펀드의 육성도 검토할 단계가 됐다는 지적이다. 김성곤 류길상기자 sunggone@˝
  • 외국계, 삼성물산株 매집 ‘수상’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지분 5.0%)에 이어 최근 호주계 투자기관인 플래티늄 자산운용이 삼성물산 지분 5.83%를 매입,외국인의 삼성물산 공략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플래티늄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삼성물산의 최대 단일주주가 됐다.종전 최대 단일주주는 헤르메스였다.문제는 플래티늄 말고도 외국계의 삼성물산 보유 지분이 46%를 웃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이건희 삼성 회장 등 대주주의 우호지분은 13.23%(2003년 12월 말 기준)에 그친다.삼성생명 4.67%,삼성SDI 4.52%,삼성복지재단 0.14%,삼성문화재단 0.06%,이 회장 1.38%,우리사주조합 2.46% 등이다.이 가운데 의결권 있는 주식은 6.1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플래티늄은 “투자 목적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샀으며 임원 임면,분할 또는 합병,영업 양수도 등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SK그룹과 소버린간의 갈등에서 뜨거운 맛을 본 금융시장은 외국계 주식의 향배에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노른자위 계열사 주식을 고루 갖고 있기 때문이다.삼성물산은 실제로 삼성전자 주식 3.97%,제일기획 주식 12.64%,삼성SDS주식 17.96%,삼성네트웍스 주식 19.47%를 갖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외국계 자본은 평상시 가만히 있다가 기업이 흔들리거나 문제점이 불거졌을 때 움직이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외국계 자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만큼 각 사별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이종락기자˝
  • 이번엔 하이트 맥주?

    한국 주식시장에서 우량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식욕’을 과시하고 있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급기야 국내 1위 맥주회사인 하이트맥주에도 손을 뻗쳤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템플턴은 지난 20∼21일 하이트맥주 주식을 장내에서 집중 매집,5.01%의 지분을 확보했다.20일에 4.89%를,나머지는 21일에 사들였다. 템플턴은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에 ‘지분율 5% 초과’(5%룰)에 대한 의무공시를 통해 순수한 ‘투자 목적’에서 하이트맥주 주식을 사들였다고 밝혔다.적대적 M&A 등 다른 의도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주류업계에서는 템플턴의 대량 지분 매입에 대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우선 투자목적이라는 매집 동기가 논란거리다.소버린자산운용과 SK 사이에서 최근까지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도 볼 수 있듯 투자목적이 M&A(인수·합병) 시도 등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템플턴은 SK사태에서 같은 외국계인 소버린측을 지원하면서 이른바 ‘우호지분’ 역할을 했었다. 템플턴은 또 삼성중공업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2대 주주(지분율 10.03%)로 떠올라 ‘M&A 의혹’을 사고 있다.이밖에 현대산업개발(19.59%),삼성정밀화학(18.16%),LG생활건강(10.55%) 등 11개 알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큰손’으로 부상해 투자수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템플턴의 하이트맥주에 대한 지분은 5% 이상 보유한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M&A 시도 가능성이 다른 어떤 사례보다 높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하이트맥주의 현재 지분구도 때문이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만 볼 때 하이트맥주의 전체 주식 중 5% 이상 보유한 대주주들의 보유지분을 합하면 65%에 육박한다.템플턴의 등장에 앞서 지난해 12월 말 현재로 보면 5% 이상 대주주 보유지분이 60% 정도였는데 시장에서 거래되는 40% 중 5%를 템플턴이 매집한 것이다. 하이트맥주의 오너이자 공동대표인 박문덕 회장의 개인 지분은 18.46%다.여기에 계열사인 하이스코트 지분(10.83%)과 특수관계인 지분(5.44%)을 더해도 박 회장의 직접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지분은 34.73%에 불과하다. 하이트맥주의 2대 주주는 덴마크의 세계적 맥주회사 칼스버그다.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던 하이트맥주는 칼스버그에서 자금을 유치했다.현재 칼스버그의 하이트맥주 지분율은 자회사 보유분을 포함해 25%에 이른다. 결국 ‘34.73% 대 25%’라는 대주주들의 지분 구도가 관심을 끄는 상황에서 2대 주주인 칼스버그가 외국계라는 점이 M&A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낳고 있는 것이다. 칼스버그와 템플턴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만약 손을 잡는다면 두 회사의 연대 지분은 당장 30%가 된다. 아울러 템플턴의 ‘5.01%’는 하이트맥주의 전체 지분 구도에 새로운 외국계 투자회사의 등장이라는 ‘독립 변수’를 부여했다.만일 또 다른 템플턴이 등장한다면 당장 외국계 대주주의 연대 지분율은 35%선을 넘게 돼 하이트맥주 오너가 움직일 수 있는 지분(34.73%)을 앞서게 된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칼스버그와는 외자유치 이전부터 기술 제휴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으며,본사의 동의없이 지분을 매각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면서 “템플턴이 M&A 의도를 갖고 주식을 매집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주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의 투자 목적이란 말은 상투적인 표현”이라면서 “진로 인수 의도를 공식화한 대한전선도 처음 채권을 사들일 때는 ‘순수 투자목적’이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펀드들이 초기에는 투자 목적으로 들어오지만 지분 구도에 따라 언제든지 M&A를 시도할 수 있다.”면서 “경영권 획득이 아니더라도 M&A 경쟁을 통해 주가를 올리려는 계획된 의도일 수도 있어 이들 기업의 주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현대엘리베이터 “파트너 급구”

    ‘어떤 회사와 짝지을까.’ 외자 유치에 나선 현대엘리베이터가 어떤 회사와 제휴를 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업계에서 유일한 토종기업일 뿐 아니라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올 3월까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영권 안정과 투자확대 등을 위해 외국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 아래 외국사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외국기업과 자본제휴를 위해 다각적으로 접촉 중이며 대상은 동종업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상반기를 넘길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세계시장 점유율 21.7%로 1위인 미국의 오티스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오티스LG(오티스 지분 80%)는 국내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또 동양엘리베이터도 독일의 티센과 제휴를 통해 2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이들 업체는 모두 외국사와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일한 순수 토종기업으로 국내 시장 25%를 점유해왔다.이런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외자유치에 나서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그동안 현대그룹의 분화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외국사와 자본제휴를 한다면 강력한 경쟁업체로 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와 제휴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는 시장점유율 세계 3위권인 일본의 미쓰비시와 세계 6위권인 히타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세계 2위권인 쉰들러는 이미 국내업체 중앙엘리베이터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자본제휴에는 걸림돌도 없지 않다.현대그룹의 지주회사라는 점이다.만약 외국계 기업에 지분을 너무 많이 떼어주면 그룹 전체의 소유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 또 외국기업에 지분을 떼어줄 만큼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일부에서는 KCC가 매각하는 주식을 매집해 이 주식으로 외국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증자 등을 통해 제휴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곤기자
  • [총선 D-13] 22억재산가 5년 납세 1만4000원

    17대 총선 입후보자 가운데 적지 않은 후보가 소득을 줄여 세금을 적게 내거나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후보등록을 마감한 1일 등록자들의 재산내역을 분석한 결과,이들은 본인·배우자 명의로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절세’로 보기엔 지나치게 적은 세금을 납부해 ‘탈루’ 의혹을 받고 있다.또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은 본인·배우자 명의로 많게는 수십건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시세와는 동떨어진 재산가액을 적어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땅부자’ 수두룩 서울에 출마한 모 후보는 시내에 자신과 부인 소유의 집을 10채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고,부산의 모 후보도 본인 명의로 대지와 임야를 23곳이나 갖고 있어 부동산 집중 매집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 다른 지역의 후보는 자신과 부인 명의로 제주시 남제주군 성산읍 수산리 일대 13필지 3만 6000여평의 토지를 갖고 있다. 서울 서초을 선거구에 출마한 모 후보는 자신과 부인 공동명의로 보유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48평형과 65평형 아파트 재산가액을 각각 6억원,12억 3250만원이라고 적어냈다.타워팰리스는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평당 시세가 3000만원을 웃돈다.48평형의 기준시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억 3300만원이었고,시세는 12억∼13억원가량이다. 같은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K후보는 ‘부동산 재벌’에 가깝다.K후보는 자신 명의로 경기 성남시 복정동,경기 광주시 남종면 삼성리,경기 시흥시 죽율동,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등지에 상당 규모의 임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 47평형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배우자와 장남 명의로 서울 역삼동과 경기 분당신도시에 짓고 있는 오피스텔 3채를 분양받아 ‘투기 의혹’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상당수 후보등록자들이 필요 이상의 주택과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더러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5∼10채의 주택을 보유한 후보자도 있었다. ●절세냐,탈세냐 충남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모 후보의 경우 임야 등을 합친 자신의 재산을 22억 79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그런 그가 지난 5년간 납부한 세금은 모두 1만 4000원에 불과했다.선관위 직원들조차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절세의 달인’”이라는 비아냥을 쏟아냈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출마한 모 정당 J씨도 부모의 재산이 8억 3655만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최근 5년간 납세실적은 연평균 14만 6000원에 불과했다.이들 이외에도 자신의 직업을 정당인이라고 적어낸 상당수 후보들은 1억 5000만원 안팎의 재산을 신고한 경우가 많았다.이들의 연간 납세액은 1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이와 함께 소득·재산·종합토지세 등 3가지 세목을 5년간 전혀 납부하지 않은 ‘0원 후보’도 있었다.이중 5명은 자신의 직업을 자영업자·학원강사·기업인 등으로 소개했다.그동안 소득이 있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상당수 후보가 적어낸 재산신고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면 고의로 재산 가치를 줄이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일부는 아예 재산을 누락시켜 신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장생포항의 고래식당가

    울산의 향토 음식중 빼놓을 수 없는 게 고래고기다.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울산은 상가에서 문상객들에게 고래고기를 내놨던 곳이다.울산에 이처럼 고래고기가 흔했던 것은 남구 장생포항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경전진기지였기 때문이다. ●고래고기 맛 12가지 상업포경을 할 수 없지만 지금도 장생포항 부두 주변 20여곳의 고래고기 음식점엔 맛을 잊지 못해 찾는 미식가들이 끊이지 않는다.그물에 우연히 걸려 죽은 ‘혼획고래’ 고기를 요리해 내는 집들이다.혼획고래가 많지 않아 가격은 비싼 편이다.그래서 자주 먹을 수 없는 고급요리가 됐다. 고래는 뼈와 이빨을 빼고는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한다.바다에 사는 포유류여서 고기 질이 생선회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쇠고기와 비슷해 부위와 요리방식에 따라 12가지 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대에 걸쳐 54년째 고래음식점을 하고 있는 ‘고래고기 원조할매집’ 주인 윤경태(39)씨는 “고래의 가장 맛있는 부위는 뱃살이며 이를 생것으로 내는 ‘우네’를 고래요리의 최고로 친다.”고 말한다. 갈빗살 주변 생고기를 그대로 먹는 ‘막직기’,양념을 한 육회,꼬리와 지느러미 부위를 소금에 6∼10개월쯤 절인 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내는 ‘오베기’도 맛있기는 마찬가지. 고래 창자를 그대로 삶은 ‘대창’도 귀한 요리여서 이를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다 얼른 먹어 치운다.하지만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고래고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젓가락을 잘 대지 않는다.이 때문에 외지에서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섭섭찮게 대접해야겠다는 마음에서 고래음식집으로 안내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난처한 대접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래 잇몸을 삶은 ‘정술’은 양이 많지 않아 고래가 막 들어왔을 때가 아니면 구하기가 쉽지 않다.내장·갈빗살 등을 삶은 수육과 푹 끓인 탕은 고래고기를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무난한 요리다.고래음식점 주인들은 “요리방식은 비슷하지만 좋은 고기로 제대로 요리한 고래고기의 맛을 보려면 고래고기만 전문으로 파는 집을 찾는 게 좋다.”고 말한다. ●값이 비싸 주머니 사정 살펴야 애주가들은 고래고기와 함께 술을 마시면 술이 취하지 않는다며 마음을 놓았다가 과음을 할 때가 많다.그러나 허리띠를 풀고 고래요리로만 배를 채우기에는 값이 너무 비싸 주머니 사정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부위별로 요리에 따라 다르지만 한 접시에 15만원이 넘는 요리도 있고 보통 쇠고기의 3∼4배가 넘는다. 원조할매집 윤씨는 “내년 울산에서 열리는 IWC(국제포경위원회) 총회를 앞두고 해경이 불법포경 단속을 강화해서 그런지 고래고기 구하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 업종을 바꾸는 집도 있다.”고 귀띔했다.포경업을 하는 집안으로 시집와 20년 넘게 고래음식점을 하고 있다는 ‘왕고래집’ 주인 박경렬(74·여)씨는 “서울 등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제법 많은데 요즘은 고기 확보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솎아내기 포경 허용해야 고래고기 음식점 주민들은 울산·포항인근 앞 바다에서 혼획되는 고래만으로 고래고기 미식가들의 수요를 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올해 울산 해경에 신고된 혼획고래는 한 마리도 없고,포항해경에는 15마리가 신고됐다.주민들은 포경금지로 고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솎아내기 포경’을 허용해 부담없이 울산의 별미 고래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IWC내 포경금지국가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아 장생포 고래마을 거리에서 옛날처럼 개가 고래고기를 물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외국자본·국내기업, 동시다발 기업사냥 M&A확산 ‘경보’

    ‘한국은 지금 M&A중’ 인수·합병(M&A) 열풍이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업종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M&A 트렌드도 과거처럼 매물로 나온 기업이 주된 타깃이 아니라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적대적 M&A가 주류를 이룬다.따라서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에는 ‘M&A 경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적대적 M&A의 진원지는 외국계 펀드.소버린자산운용과 SK㈜와의 경영권 분쟁처럼 이들 펀드는 지분을 대량 매집,향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국내기업들도 사업 다각화와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이 대표적인 경우다.이들 기업은 외국계 펀드의 대량 지분 매집으로 경영권 분쟁 조짐마저 엿보인다.시장에서는 제2의 SK㈜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템플턴은 올 들어 삼성중공업 지분을 꾸준히 매집,지분율을 종전의 8.77%에서 10.03%로 높여 삼성전자(17.6%)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특히 템플턴은 유아용품 제조업체인 아가방과 식품업체인 CJ의 지분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 영국계 연기금펀드 운용사인 헤르메스는 최근 삼성물산 지분 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삼성전자 지분 매각,삼성카드 증자 불참 등 민감한 요구를 잇따라 제기,갈등을 빚고 있다.삼성물산은 초일류 기업인 삼성전자 지분을 3.3% 보유하고 있다. 대우증권 M&A컨설팅부 성종률 부장은 “경영진의 독단과 횡포로 인해 회사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기업들은 언제든지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LG경제연구소 오문석 센터장은 “국내외 투자가들이 그간의 배당을 바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경영진과 대주주간의 분쟁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도 M&A를 단순한 경영전략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연결시키고 있다.살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우고 전문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 동종업체간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대주주인 HSD엔진은 조선업체인 STX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HSD엔진은 최근 STX 지분 270만주(12.79%)를 매입,최대주주로 떠올랐다.기존 대주주인 STX 강덕수 회장의 지분은 6.75%에 불과하다. 자동차부품시장에도 M&A바람이 줄을 이으면서 최근 한달간 인수·합병과 매각이 3건이나 성사됐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아폴로산업을 인수키로 하고 이 회사 지분 65.4%를 330여억원에 사들이기로 의결했다.경북 경주에 있는 아폴로산업은 자동차 앞뒤 범퍼와 헤드램프 등을 생산,연간 2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이다. 또 자동차 냉장소재를 제조하는 NVH코리아도 최근 같은 업종의 인산기업을 흡수합병하고 부품사업 강화에 나섰다.자동차 몸체를 주로 생산하는 서진산업은 미국 타워오토모티브사에 매각됐다. 해운업계도 예외가 아니다.노르웨이 골라LNG사는 지난 9일 대한해운 지분 9.9%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14.6%로 높이자 대한해운측은 지분확대의 속뜻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해운업체인 야마네해운과 쓰네이조선 계열사인 감바라키센이 흥아해운 유상증자 실권주 17만주(7.17%)씩을 인수해 각각 흥아해운의 3대 주주에 올라섰다.양사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지분(13.4%)를 웃돈다.일본 해운업체들이 지난해 41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흥아해운의 실권주를 인수한 것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증권업계는 설명한다.한·일노선의 해운물량 확보를 위한 장기적 M&A포석이란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적대적 M&A에 대비해 정관을 정비하고 우호주주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삼성경제연구소 강원 수석연구원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경영권 보호장치를 최대한 정관에 반영하고,M&A 관련 의결권을 강화해 경영진의 동의없이는 인수·합병이 어렵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승 김경두기자 golders@˝
  • “외국자본에 경영권 방어” 대주주 지분율 높아졌다

    ‘경영권을 사수하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지분율이 치솟자 최대주주들이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454개 상장기업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지난 8일 현재 41.77%로, 지난해 말(41.52%)보다 0.25%포인트 높아졌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000년 말 38.18%에서 2001년 말 39.19%,2002년 말 39.96%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의 지분 증가 등에 따른 인수·합병(M&A) 가능성과 소액주주운동,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등에 맞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02년 말 이후 지분율을 가장 많이 높인 최대주주는 최병민 대한펄프 사장으로 39.71%에서 8일 79.72%로 높아졌다. 김미경기자˝
  • 삼성전자주총 ‘정치자금’ 공방

    “사외이사에 대한 정보도 주지 않고 표결로 결정하겠다는 것은 유신정권 투표와 같습니다.”(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 “정신나간 사람아냐.유신이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27일 삼성전자 정기주총은 지난해 5조 9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초일류회사’답지 않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주총에 참석한 400여명의 주주들은 대부분 주요 안건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였지만 3년만에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참여연대 등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격도 날카로웠다. 참여연대측은 우선 불법 대선자금 조성·제공에 연루된 이건희 회장·이학수 부회장·김인주 사장에 대해 회사 윤리강령을 위반한 혐의로 징계조치할 계획이 없느냐고 따졌다. 윤종용 부회장은 “대선자금은 아직 검찰에서 조사중이므로 명백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또 이분들이 그돈으로 개인적인 치부를 한 것도 아닌데 내부징계 대상인 납품비리 등과 같은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대한민국 기업하는 사람 중에 안 걸린 사람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삼성카드 지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김상조 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도 당기 순이익은 2002년에 비해 1조 900억원이나 감소했는데 이는 삼성카드 지분법 평가손이 7000억원이 넘었기 때문”이라면서 “삼성전자와 연관이 없는 카드의 대주주가 되면서 큰 손해를 입었는데 지난해 1100억원을 또 추가 출자했다.”면서 이사회의 결정을 공격했다.특히 추가 출자를 결정하면서 삼성카드가 발주한 외부회계법인(삼일·삼정)의 보고서를 주로 참고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파고들었다. 이에 최도석 사장(CFO)은 “카드가 부도나면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금융거래가 제한돼 수출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면서 “두 회계법인의 보고서 외에도 삼성카드 경영진을 직접 불러 설명을 들었고 다른 정보들도 종합해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앞으로 회사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되면 언제든지 카드 지분을 처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 서두부터 참여연대측이 “이의 있습니다.질문 있습니다.”라며 발언권을 얻으려 했고 윤 부회장은 “안건과 관련없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은 의장 직권으로 제재조치를 가하겠다.”고 맞받았다.또 참여연대측에서 “의장,당신은 주주들의 대리인 자격으로 앞에 서있는 것”이라고 말하자 윤 부회장은 “당신이라니,나도 주주다.그런 당신은 주식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라며 설전을 벌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주총은 참여연대측이 11시30분쯤 돌연 퇴장함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돼 12시쯤 막을 내렸다. 참여연대는 퇴장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주의 의견표명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총회 요건이 성립되지 않은 만큼 주주총회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이건희 회장·이학수 부회장·김인주 사장 등 불법 대선자금 조성·제공에 연루된 사내이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유죄가 확정되면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정치자금법 위반혐의뿐만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드러날 경우 이들의 이사직 지위에 대한 문제도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열린 금강고려화학(KCC) 주총도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과 관련,일부 소액주주들간에 고성이 오가고 우격다짐 직전까지 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서울 서초동 KCC 사옥에서 열린 주총에는 2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회사가치 하락과 주주이익훼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졌다. 한 여성 소액주주는 “KCC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지분 처분 명령을 받고도 이사회에서 7만원에 공개매집하는 것은 시설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사용해야 할 회사자금을 무수익 자산에 투자해 주주이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또 다른 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공개매수를 결정할 당시 사외이사가 2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종락 류길상기자 ukelvin@˝
  • 극단 목화 20주년 기념작 ‘자전거’

    극단 목화가 창단 20주년 기념 두번째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연극 ‘자전거’(오태석 작·연출)는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독특한 분위기로 시종일관 관객을 압도한다.마치 선잠이 들어 언뜻 꾸는,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지만 깨고 나면 선명한 이미지가 남는 토막꿈 같은 작품이다. 배경은 80년대 중반 경남 거창군.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윤서기(이명호)가 동료 구서기(이도현)에게 42일간의 결근 사유를 설명하는 데서 극은 시작된다.하지만 윤서기가 내놓은 사유서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의심쩍은 구서기는 윤서기에게 그날 밤의 일을 자세히 들려달라고 한다. 이때부터 극은 윤서기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현재와 40여일 전 밤,그리고 1950년대 과거의 세 시점이 자유자재로 중첩되면서 진행된다.미로처럼 이리저리 얽힌 얘기의 실타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하나는 6·25전쟁때 반동분자로 몰려 군청내 등기소에서 집단 학살당한 동네 주민들의 아픈 과거.윤서기의 아버지도 그때 목숨을 잃었다.또 하나는 산골에 살고 있는 문둥이 부부의 슬픈 가족사.부부는 네 아이를 모두 이웃집에 입적시켰으나 이 사실을 안 장녀는 어머니집에 불을 지른다. 도입부에서 무면허 의사로 일하는 동창생을 고발한 뒤 울적한 심정에 술 한잔을 걸친 채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가던 윤서기는 첩첩 산길에서 몰살당한 주민들의 원혼과 문둥이 부부를 만난다.그러고는 등기소에서 불에 타죽는 아버지의 환영과 문둥이 솔매집에 불을 지르고 울부짖는 장녀의 모습을 본다. 밤도깨비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소복차림의 코러스와 과장되게 묘사된 문둥이 부부,산골 밤길의 낯선 정경 등은 논리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극적 분위기를 한층 증폭시킨다.오태석의 작품이 대개 그렇듯 이 연극 역시 무대 곳곳에 깔린 생략과 비약의 틈새를 관객 스스로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작품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사투리.84년 초연 때는 충청도 사투리였으나 이번엔 경상도 사투리,그중에서도 거창말본으로 바꾸었다.부분부분 알아듣기 어려운 사투리 대사에도 불구하고 점차 사라져 가는 전래의 지역말을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반갑다.4월4일까지 대학로 아룽구지소극장 (02)745-3967. 이순녀기자 coral@˝
  • [위기의 토종자본]소버린 실체는

    소버린자산운용(Soverign Asset Management)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사모펀드 운용의 원조로 알려진 소버린은 SK㈜를 집중 공략하면서 한국의 내로라하는 재벌도 외국인이 마음먹기에 따라 경영권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주고 있다. 소버린측은 “기업지배구조가 불투명해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장기 투자자”라고 밝히고 있다. 소버린은 모나코에 국적을 뒀으며 실제 소유주는 뉴질랜드의 챈들러 형제다.이런 사실 이외에 소버린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나 수익률 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소버린은 SK㈜에 대해 경영투명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선 ‘자사 투자자 및 개인정보 보호’를 앞세워 정보 공개수준은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소버린과 비슷한 헤지펀드나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투자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회사를 인수할 때 자기자본도 들어가지만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소버린은 이와 다르다.챈들러 형제의 개인돈만으로 투자하며,대출도 받지 않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소버린측 관계자는 “순전히 개인의 돈만을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펀드처럼 수익률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챈들러 형제는 뉴질랜드 해밀턴 태생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소매점을 처분,1980년대부터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 투자했다.첫 성공작은 홍콩의 부동산시장.부동산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처분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뒤 남미로 옮겨 브라질에 투자했다.한국에는 지난해 초 국민은행에 처음 투자했다가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곧 팔았다.두번째 투자대상으로 SK㈜를 골랐다. 그동안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볼 때 소버린은 한국의 기업과 법률 사정에 정통하고,매우 정교한 인수·합병(M&A)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소버린이 SK㈜ 주식을 장내에서 매집한 이후 국내에서는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라는 분석이 많았다.이에 대해 소버린측은 ‘장기 투자자’임을 공언했고 현재까지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