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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조 소프라노 김학남(이세기의 인물탐구:127)

    ◎「카르멘」의 정열로 무대를 불사른다/매혹적 음성·연기… 한국의 마리아 칼라스/철저한 자기관리 대학강의·레슨도 거부 쿠르트 작스가 「오페라는 사람의 지혜가 낳은 가장 사치스러운 오락」이라고 했듯이 오페라는 발레와 함께 서구 상류사회의 사교적 방법으로부터 출발된다. 구두가 덮이는 푹신한 진홍색 융단이며 휘황찬란한 샹들리에장식,천장의 조명 등이 여광의 꼬리를 물고 사라지면 번뜩이는 지휘봉에 오페라서곡이 밀물처럼 엄습한다. 세계의 오페라가수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무대. 청중이 모두 까다로운 비평가요 어쩌다가 가수가 최고의 음에 오르지 못하면 그 아리아를 관객이 합창으로 불러 가르친다는 이곳에 김학남이 진출했을때, 국내는 물론 일본의 성악가들은 한결같이 선망과 우려의 시선을 멈추지 않았다.그가 라스칼라 무대에 선것은 부럽지만 과연 수준높은 청중을 잠재울수 있을까하는 의문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장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푸치니 「나비부인」에서 그의 스즈키역은 85년부터 3년간 한치의 하자없이 시즌마다 「성공」의 상향곡선을 그려냈다. ○독창회마다 좌석매진 이에대해 음악평론가 한상우는 「라스칼라무대에 선것은 국내에선 김학남이 처음」임을 전제하고 「선천적인 무대체질에다 여유있고 기품있는 노래로 그는 청중을 휘어잡고야말았다」고 찬사를 보냈다.김원구도 「동양인으로서는 좀체로 출연하기 어려운 라스칼라좌에서 그가 들려준 우렁찬 노래의 여운은 지금도 어느 공간엔가 영원히 남아 귓가에 들릴것만 같다」고 쓰고있다.「그는 내면의 음악적 열병을 극복하고 가수가 아닌 예술가로서 이상적인 성악가의 품격을 갖추게 되었으며 오케스트라의 포르팃시모에도 방대한 발성은 결코 파묻히지 않는다」고 평한다. 김학남은 실은 「나비부인」보다는 국내나 국제무대에서 정열의 「카르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화려하고 빈틈없이 잘생긴 용모에다 도도하고 당당한 그녀가 「사랑은 자유로운 새」의 「하바네라」를 부르는 모습은 싱싱한 도취와 드라마틱 감동을 객석전체에 흠뻑 뿌려준다. 「아이다」의 암네리스, 「돈카를로」의 에볼리, 「노르마」의 아달지자와 「삼손과 델리라」등 가장 낮은 음을 요하는 「메시아」의 알토솔로에 이르기까지 넓은 음역과 빛나고 풍부한 성량은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카르멘」을 보여주었고 언제부턴가 「카르멘」은 그의 대명사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렸다. 실제로 「깊은 협곡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질감있는 목소리」는 청중을 매혹하여 관객동원이 쉽지 않다는 독창회나 그가 나오는 「카르멘」공연에서는 사전매진과 암표상이 등장하기도 한다. 누구나 노력없이 자신의 성과를 누릴수 없겠지만 그의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극기와 절제는 「음악계의 이고이스트」, 혹은 「오페라의 암사자」로 불리고 있다. 그는 하나의 공연이 끝날때마다 극장에 남아 시간을 낭비하는 법이 없다. 단원들과의 단합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휴식으로 다음날 연주에 대비하는 것이 한층 바람직하다는 자세다. 자신은 「예술가」이기 때문에 철저히 자신을 관리해야하며 「만일 감기라도 걸리게되면」 관객에게 그처럼 실망을 주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것이다. 김학남의 이런 태도를 보고 작곡가 김연준씨(한양대 이사장)는 」보기 드믈게 유현한 미성을 타고 났을뿐만 아니라 4분음표 하나라도 제대로 발성하기 위해 그는 긴 단련의 시간을 지루한줄 모른다「고 감탄한다. 이는 고어 한마디, 하나의 동작때문에 하루 10시간씩 한달을 연습해야 했던 라스칼라무대에서의 모진 고생과 경험끝에 얻어진 교훈이며 그는 만사에서 미세한 미흡함도 용납하지 않게 되었다. ○2002년까지 세계공연 그래서 학교강의나 레슨으로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자기소모다.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따라오지 않고 시간만 메꾸려는 헐렁한 태도가 못마땅하여 대학강의를 포기해버린지 오래이다. 또 어떤 조건에서도 「가장 최상의 공연을 해낸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갤런티문제도 최고대우가 아니면 비토해버린다. 단지 무대에서는 신을 향한 고백성사인듯 매순간마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것 처럼」 전문연주가로서의 정성과 혼신을 다한다. 최근에는 국제적 메니지먼트인 메이어 인터내쇼날에 소속되어 올해만도 지난 2월, 모스크바 그네신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인 「마기스트로」를 마쳤고 8월말 세종문회회관 독창회에 이어 공연기획사인 나래와 함께 오는 11월부터 2002년까지 김학남의 카르멘 세계투어를 잡아놓고 있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그도 천부적인 재능만으로 오늘에 이른 음악인은 아니다. 부친은 625때 타계하고 경기도 이천 중리에서 오순이씨의 5녀1남중 막내.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에다 한번 시작한것은 끝장을 내고야만다. 이천 양정여고에 다닐때는 전체 학생회장,고3때 수원 난파음악제 성악부문 특상을 계기로 자신의 진로를 거침없이 정할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 혼자서 6남매를 키우는 어려운 환경탓에 약혼자였던 부군 이준근씨(과학기술원 연구원)를 따라 71년 도미,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 홀스만고교를 거쳐 유타대 에 진학했고 대학오페라」마탄의 사수에서 앤헨역을 맡으면서 상부음역의 금속성을 완벽하게 제거하고 비브라토를 경계하게 되었다. 자녀는 발레와 풀루트를 전공하는 딸만 둘,그의 최종적인꿈은 한국의 마리아 칼라스의 경지에 다다르고 싶은 것이다. 체질적인 조건과 성량, 미모와 고집센 성격까지도 마리아 칼라스를 그대로 닮았다는 주위의 평이고 보면 어쩌면 칼라스등극에의 야심은 한낱 헛된것이 아닐수도 있다. 인맥이 없는 외로운 조건에서도 그는 한번 울리면 어느 공간에선가 영원히 여운을 남기는 벨 칸토 「로」김학남 카르멘을 탄생시켰고 남보다 두드러진 존재로서 만인의 흠모와 스포트라이트속에 서있게 되었다. 쏘는듯한 윙크, 유혹적인 제스쳐, 끝없는 다이너믹스로 관객을 매료하는 그의 연기는 자유롭게 사랑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다 산화하는 카르멘처럼 「무대의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우리는」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절륜의 스타 「한명을 품고 있다는 오만과 자부심을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마음껏 과시할 수 있을것 같다. □연보 ▲1950년 경기도 이천 출생 ▲69년 이천 양정여고 졸업 ▲71­78년 미 유타대 음대 졸업. ▲79­현재 국립오페라단단원, 바그너의 ‘탄호이저’이후 서울·한국·한미·김자경오페라단과 ‘카르멘’‘아이다’‘일트로바토레’‘돈카를로’ ‘노르마’ ‘삼손과 델리라’‘신데렐라’등 30여 오페라작품 주역. ▲80년 이탈리아 NINO ROTA아카데미 졸업. ▲82­84년 영남대 음대 초청교수. ▲85­87년 밀라노 라스칼라좌데뷔, 푸치니 ‘나비부인’(지휘 로린마젤). ▲88년 김학남독창회(리틀엔젤스회관). ▲86­88년 아시안게임 및 서울올림픽문화예술축전 오페라 ‘시집가는날’‘불타는 탑’ 주역, ▲89­92년 프랑스 리용가극장 초청 ‘나비부인’(지휘 켄트 나가노) 공연 및 영국 버밍검 등 유럽지역 순회. ▲91년 김학남독창회(세종문화회관대강당) ▲93년 미 솔트레이크시티 독창회(어셈비티 홀) 및 시카고 LA 샌프란시스코등 9개도시 순회컨서트. ▲94년 아카데미심포니 오케스트라초청독창회(세종문화회관), 이탈리아 시칠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와 말러의 ‘대지의 노래’ 알토 솔로 10여회 협연. ▲95년 김학남 독창회(이천시민회관). ▲97년 모스크바 그네신국립음대 (마기스트로­최고연주과정)졸업, 러시안 그네신뮤직 아카데비주최 졸업축하공연(메트로 돔 두루즈비)등 해마다 1백여회공연.8월30일 세종문화회관 독창회,10월4일부터 부산라토얀 오페라단 ‘카르멘’공연,러시아페드로오케스트라 러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일본중국 등 세계순회.11월부터 2002년까지 나래기획 ‘김학남의 카르멘’으로 세계순회예정. 〈음반〉김학남성가집.가곡집 4집(현대음향),김학남메조소프라노아리아CD, 영어우리가곡집CD(씽프로덕션), ‘나비부인’실황 비디오·LD(영국 필립스.일본빅터사)제작외 다수.
  • 폴 케네디와 후쿠야마/문용린 서울대 교수·교육심리학(시론)

    불과 작년 봄까지만해도 우리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OECD 가입을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고,선진국 클럽에의 진입과 더불어 21세기 초반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중심 국가로의 부상을 이야기하곤 했다.또 2002년 월드컵 축구의 공동 개최지 확정으로 온 국민이 들뜨기조차 했었다.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우리나라가 한몫 크게 해낼 것같은 분위기 속에 국민 모두가 고무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작년 가을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정치권에서의 찬바람이 한껏 고무되었던 21세기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꽁꽁 얼어붙게 하고야 말았다.작년 연말 안기부법과 노동법 개정의 여파로 우리는 얼마나 우울하고 자괴스런 나날을 보냈는가? 그것은 그래도 약과였다.이어서 터진 한보비리는 문자 그대로 한국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렸다.우리가 고작 이 수준뿐이 되지 못하는가? 40여년전 자유당 때에나 있었을 법한 정경유착의 일들이,여지껏 기업들의 생존논리로 존재해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더더욱 이런 일들이 문민정부의 개혁기치 아래에서도 여전히 벌어져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어이없이 여겨진다. ○정경유착 여전히 존재 우리는 정경유착이라는 고질적인 만성병으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는가? 정경유착은 자유민주사회의 대원칙적인 공정한 자유경쟁의 규칙(rule)을 파괴하는 암이다.기업들은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 매진해야 한다.한보라는 회사는 그런 경쟁에는 관심이 없고,정치인과 은행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특혜나 받으려하는 이른바 더티 플레이에만 몰두했다. 요란한 청문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한보라는 회사의 비리를 밝히려고 검찰이 연일 정치인과 전직 고위관료를 소환하여 심문하고 있다. 비리가 밝혀진 개인에 대한 책임 추궁과 처벌은 엄중하게 이루어져야 하지만,더욱 중요한 것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구조적으로 차단시켜서 기업의 생존 논리와 지혜를 공정한 자유경쟁의 원칙 위에서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기업이 정치에 줄을 대고,행정 관료에 줄을 대서 생존하려고 하는 엉뚱한 발상을 못하도록 해야한다.기업이 이런 엉뚱한 발상을 계속하고,이런 발상에 동조하는 정치인과 관료가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의 21세기는 정말로 가망이 없다.21세기를 위한 국가 경쟁력은 값싸고 질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팔기 위한 개인간,기업간의 공정한 자유경쟁이어야 한다.개인과 기업이 정치인과 행정 관료에게 줄을 대어 특혜를 얻고자 하는 관행은 이른바 국민간의 법적 신뢰감을 파괴하는 망국적 요소이다. 폴 케네디는 「21세기의 준비」라는 책에서 21세기 초의 한국의 미래를 낙관했다.그는 이 책에서 아시아 신생 공업국가 중에서 최후의 승리자는 한국일 것이라는 입맛 당기는 예측을 해서 우리를 즐겁게 한바 있다.그러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4년에 쓴 「트러스트」라는 책에서 법적 신뢰감이 결여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지극히 비관적으로 예측하면서 이런 즐거움으로부터 꿈 깨라고 소리쳤다.기업간의 공정한 자유경쟁으로부터 이루어낸 경제성장이 아닌,개발 독재의 덕분으로 급조된 한국 경제의 발전은 이제 민주화와 더불어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게 한국의 미래를 본 후쿠야마의 논리이다. ○망국적 특혜관행 사라져야 폴 케네디의 낙관론을 내심 즐겨 왔고,후쿠야마의 비관론에 냉소해 왔던 많은 한국인들의 태도가 한보비리와 정치인들의 부패 덕분에 불결함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후쿠야마의 생각이 옳을지 모른다는 섬뜩한 생각이 엄습해 오기 때문이리라.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만들어 보았자,정경유착의 강도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뿐이라는 불신감이 성행하는 한 한국에서 과연 경제발전이 계속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나 자신의 머리 속에도 자꾸 떠오른다.
  • 여 한보정국 조기수습 착수/관련의원·김현철씨 문제 월내매듭 추진

    ◎국민화합차원 전·노씨 사면도 건의 검토 여권은 이른바 「정태수리스트」에 오른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를 금주안으로 끝내고 조사결과 자금수수가 드러난 인사는 국회 윤리위 차원에서 징계하는 선에서 한보관련 정치권 파문을 마무리짓는 시국수습방안을 마련,곧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여권의 이러한 방침은 지난 12일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독대에서 조율이 이뤄졌으며 이대표가 곧 이를 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소환 대상의원은 당초 천명된 33명보다 다소 적은 3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중 사법처리 대상은 극소수이거나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여권의 고위관계자가 밝혔다.〈관련기사 3면〉 여권은 이와함께 김현철씨 문제를 포함,한보사태 수습을 위한 조치를 이달안에 마무리짓고 내달부터는 경제와 남북관계에 매진하며 신한국당을 사실상 대통령후보 경선국면으로 돌입시킬 계획이다. 여권은 한보사태의 조기처리와 함께 국민대화합 방안을 마련,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 이대표측은 오는 17일 12·12 및 5·17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실무진도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시기와 관련,▲8·15 광복절 ▲12월 대선 직전 ▲대선 직후 등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총재회담 여야 반응/여­“사회적 혼란 수습계기 될 것”

    ◎야­“할말 다했다” 만족스런 표정 1일 열린 청와대총재회담의 결과에 대해 여야는 대체로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신한국당◁ ○…정치권이 당리당략적 정쟁을 자제하고 경제회생에 매진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했다.특히 한보사태 등 시국현안이 경제난 극복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데 합의를 이룬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 중진은 『지난 석달동안 계속된 사회적 혼란을 수습할 계기』라며 『한보사태가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야권이 함께 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회담에서 현철씨 문제가 직접 언급되지 않은 점과 관련,『야권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듯 하다』고 만족해 했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내각제에 대한 회담내용을 둘러싸고 자민련측과 혼선을 빚은데 대해서는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다.한 관계자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논의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면서 『모처럼 조성된 여야협력관계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야권◁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두 김총재가 할 말은 거침없이 쏟아붓고 온 만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자평이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김총재는 『내가 경제회담을 제의해서 성사된 것』이라고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여러차례 농담을 건네며 미소를 띄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차원의 공식 반응은 내지 않았다.대부분의 당직자들은 김총재의 평가로 대신하면서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자민련측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회담전에는 국민회의 김총재 주도로 열린 데 대해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던 터이다.그러나 내각제에 대해 『할말은 다했다』는데 자위하는 분위기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평가를 자제했다.그러나 이동복 총재비서실장,안택수 대변인 등은 『김총재가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승용차안에서 가끔 웃음을 지었다』고 만족감을 대신 표시했다.
  • 검찰과 「한보」재수사(사설)

    정부가 한보관련 의혹에 대한 본격 재수사에 맞춰 수사의 야전사령관격인 대검 중수부장을 전격교체했다.우리는 이를 검찰에 대한 인책보다는 앞으로 한 점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해나가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표명에 비중을 두어 받아들인다. 이제까지의 한보 수사결과를 놓고 국민 가운데 미흡한 축소수사라는 불만이 팽배해 있고 검찰에 불신의 시선이 집중되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시중에 떠도는 온갖 추측과 설에 따라 엄청나게 불어난 국민의 수사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확실한 증거와 법조문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지는 검찰의 수사가 만족시켜준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때문에 국민관심이 큰 사건일수록 검찰은 축소수사를 한다고 비난을 받는 억울한 경우가 없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보사건의 경우 철강회사허가에서 지원에 이르는 관계당국의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금융기관의 융자경위 등이 적절했는지 여부의 자체조사가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행정상 잘 잘못을 가리는 감사원 감사 등이 선행되는게 순서였다.그러나 곧장 검찰수사로 들어가는 바람에 수사과정에서 알려진 그간의 모든 조치가 위법인 양 인식돼 검찰의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가 됐다.지금이라도 행정부측 자체조사 등 보완조치가 바람직스럽다고 본다. 이제 검찰은 심기일전,분노와 자괴의 늪에서 털고 일어나 철저한 수사에 매진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일 때다.국가체제·국법질서를 지키는 보루인 검찰이 더이상 흔들려서는 안된다.정치권도 어떤 형태로든 검찰수사에 개입하거나 검찰을 희생양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결코 국민이 용납치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재수사에 앞서 여러 새로운 자료가 검찰 앞에 제시되고 있다.검찰은 외압의 실체든,정치권의 추가비리든 드러나는대로 밝혀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그것이 바로 해이해진 국법질서를 다잡아 국기를 튼튼히 하는 길이다.
  • 이한동 고문 현장정치 본격화/취약한 대중기반 넓히기 나서

    ◎사실상 대권후보 경선 워밍업/“해당행위 자제” 이 대표 경고엔 “당헌따른 권리·의무일뿐” 대응 이회창 대표체제에 반발하고 있는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이 『더이상 입씨름은 싫다』며 신발끈을 동여맸다. 이고문은 20일 낮 인천·경기지역 원외지구당위원장 10여명과의 오찬을 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부터 대선 논의나 정쟁만을 반복하고 있는 「탁상정치」「볼펜정치」에서 벗어나 민생현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공단 등 생산현장,시장,농어촌 등 지역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구석구석을 돌면서 일선공무원과 기업인,상인 등 일반국민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얘기다.비무장지대와 독도도 찾겠다고 했다.이날 저녁엔 오자복 전 국방부장관 등 예비역장성 모임인 「한강회」회원 25명과 식사를 함께 했다.22일 가락동농수산시장을 찾고 26일부터는 대학강연을 잇따라 갖는다. 이고문의 외곽행보는 「지지고 볶는」식의 경선논쟁에서 비켜서면서 취약한 대중적 기반을 넓히려는 생각으로 보인다.사실상 당내 대선후보경선에 대비한 선거운동의 시작인셈이다.이고문은 『두달 동안 현장정치에 매진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이날 이대표가 해당행위를 삼가하도록 경고한데 대해서는 『정당하게 당헌의 의무를 이행하고 권리를 행사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맞받았다.대중적 기반을 무기로 당권을 장악한 이대표….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대표 물망에 올랐다가 끝내 밖으로 눈을 돌린 이고문….정치행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 15일 이한동·박찬종 고문 만남 이어 오늘 민주계 회동

    ◎「반이회창」 바람 어디까지/두고문 “DJP 만날수도” 파격 발상/최대계파 민주계 행보 최대 관심사 신한국당내 「반이회창」연대 움직임이 예상외의 속도와 강도를 보이고 있다.「반이전선」의 선봉을 자처하는 이한동 박찬종 두 고문이 15일 전격 회동을 가졌는가 하면 이대표와 거리를 둬 온 최형우 고문의 측근들은 비상대책기구를 준비하며 향후 진로 모색에 나섰다. 15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뤄진 이한동·박찬종 고문의 회동은 본격적인 「반이전선」구축을 위해 서로의 의중을 타진해 보는 자리로 보인다. 주목되는 대목은 이들이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회동문제를 논의했고 이를 밖에 흘렸다는 점이다.이는 정국상황에 따라 「반이회창연대」의 영역을 당 밖으로까지 넓힐수 있다는 의지를 이대표측에 내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회동을 제의한 박고문이 먼저 꺼냈고 이고문이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고문은 이에 대해 16일 『현철씨 문제등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논의한것』이라고 확대해석에 제동을 걸었다.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향후 정국운영에 있어서 이대표의 독주를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표출된 셈이다.일단은 이대표의 발목을 죄기 위한 「당내용 논의」로 보이지만 발상부터가 파격적이라는 점에서 「반이연대」의 파고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연대움직임과는 별도로 최형우 고문계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김정수 노승우 이재오 의원과 황명수 송천영 전 의원 등 최고문계 원내외 인사 10여명은 17일 상오 모임을 갖고 최고문의 와병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대책기구를 만든다.민주산악회와 정동포럼 등 계보내 사조직의 동요를 막자는데 뜻이 있다.그러나 최고문이 그동안 이대표와 원거리에 서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결속은 이대표체제에 부담임에 틀림없다. 당직개편을 완료한 신한국당의 역학구도는 이대표 진영과 이한동·박찬종 고문을 필두로 한 「반이전선」,세력복원을 꾀하고 있는 민주계등 크게 세 축을 중심으로 짜여지는 모습이다.당장은 당 전체가 일련의 정치난국을풀어가는데 매진해야 하는 시점에서 「반이전선」이 목소리를 높이기는 어려울 듯하다.물밑 행보를 계속하면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태풍의 핵은 최대계파인 민주계가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에 있다.민주계가 이대표에게 등을 돌린다면 정국은 상상을 초월하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
  • 대통령 힘 내시오(김호준 정치평론)

    노동법파동·한보사태의 여파로 「대통령 때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빈도가 잦고 강도가 높아서 『대통령이 동네북이냐』는 민망한 생각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융단폭격을 하듯 신문 기고란이 대통령 폄하론 일색으로 꾸며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내로라 하는 학자나 언론계 인사들의 칼럼치고 김영삼 대통령을 매도하지 않는 글이 없다. 심지어 『김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으니 새로 일을 벌일 생각은 아예 말라』느니 『차기대통령 선거나 공정하게 관리하고 조용히 물러나라』는 등 모멸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지식인들은 대통령의 잘잘못을 냉철하게 가리기 보다 우선 매부터 들고 본다. 무능하다고 비아냥거리며 꼬집고 헤집는 것이 마치 정도인양 의기양양하다. 장삼이사의 술자리에서도 화두는 으레 대통령 폄하론이 차지하게 마련이다. 대통령을 나무라고 깎아내리는 축에 끼지 못하면 『불출』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개혁과 사정의 서슬이 시퍼렇고, 그래서 대통령이 무섭게만 여겨지던 문민정부 초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대상의 변화다. ○무차별 대통령매도 보기민망 우리 정치사에 「대통령 때리기」가 이렇게 유행병처럼 번진 적도 일찍이 없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무엇이 대통령을 그렇게 매도하도록 만들었을까. 물론 그 원인은 대통령의 지난 2.25사과담화가 말해주듯 대부분의 경우 위정자에게 있을 것이다. 임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레임덕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특유의 얄팍한 세태, 변덕스런 여론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책임전가풍토가 요즘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난 때도 없다. 한보사태만 해도 그렇다. 온 나라가 부패 척결을 소리높이 외쳐온지 수년이 됐는데도 그런 대형 비리가 존재했다면 우리 사회의 윤리 불감증에 대해 모두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자성해야 할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그 책임을 똘똘 말아서 어느 한 사람에게 지워야 직성이 풀리겠다고 하는 판이니 이 사회의 정서에도 문제가 있다. 대통령은 국가 권위의 표상이자 강력한 지도력의 상징이어야한다. 대통령 자신도 그런 위상을 과시하고 국민들도 그것을 높이 떠받들어 주어야 나라가 힘차게 발전할 수 있다. 대통령의 권위는 더이상 번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무력화시킨다면 국력결집도,국가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면 개수토록 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 점에서 김대통령이 2.25담화를 통해 실정을 사과하고 리더십 개수를 천명한 것은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대통령 개인으로는 국민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국가적으로는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나라를 살리자』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이젠 그 고약한 「한보수렁」에서 벗어나 국면을 바꿀 때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총력전에 매진할 때다.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자신감을 되찾고 주인의식으로 무장하여 난국 타개·경제난 해소에 진력해야 한다.대망의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우리가 좌절해서야 되겠는가. ○난국·경제난 해소에 진력해야 김대통령의 지난 2·25사과담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마 『임기 1년의 새 대통령에 취임하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항간에서는 이 담화를 『대통령의 항복선언』이라고 수근댔지만 대통령은 오히려 그 속에서 강렬한 재기 의욕을 피력했다. 대통령의 낙천적 기질과 정면돌파 근성을 또한번 보여준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전력투구함으로써 남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실정은 뭐니뭐니해도 경제를 망가뜨린데 있다. 우리 국민이 지난 수십년간 피와 땀으로 일군 「한강의 기적」의 자부심이 최근의 경제난으로 상처받은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김대통령 자신도 이대로 주저앉을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대통령은 국운개척과 개혁의 투혼을 되살리고 국민에게 「성장 한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명예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처럼 국민을 무섭게 아는지도자도 없다. 취임후 대국민 사과담화를 4차례나 낸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이런 대통령에겐 국민들도 격려를 보낼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난국타개와 개혁지속의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고 힘을 모아 주자.『대통령,힘 내시오!』〈논설위원실장〉
  • 경제살리기에 진력하라/새 경제팀에 바란다(사설)

    새 경제팀의 가장 화급한 과제는 빈사지경에 이른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지난 80년이후 17년만에 최저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적자와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물가불안요인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생산·수출·투자·실업률·부도율 등 모든 경제지표도 한결같이 빨간 불이다.기업의 생존전략인 감량경영이 조기퇴직으로 이어지며 사회전체가 자신감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 경제를 살리자면 정부를 구심점으로 하여 온 나라가 경제회생을 위한 총력전에 매진토록 하는 분위기부터 만들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의 타파가 중요하다.공직자가 국정의 표류를 막고 난국타개에 앞장서야 실추된 정부의 신뢰를 되찾을수 있다.그러면 생산과 수출의 주체인 기업가와 근로자도 자연스레 그 뒤를 따르게 된다.공직자는 그동안 이처럼 막중한 책임과 역할에 소홀했었다.심기일전을 촉구한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무엇을 이루거나 보여주겠다는 식의 한건주의는 경계해야 한다.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구조조정에 실패한 와중에 경기순환주기의 침체기를 맞아 빚어진 것이므로 획기적인 조치나 대책으로 단칼에 풀 수는 없다.느리지만 착실한 황소걸음처럼 허약해진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섣부른 부양책을 쓰다간 집도 절도 다 잃게 된다.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고 안정기조를 다지는 데 힘쓴 먼저 경제팀의 정책을 보다 보완,발전시키기 바란다. 기업가와 근로자에게 자신과 보람을 심어주는 일도 중요하다.변변한 천연자원도,축적된 자본도 없던 우리가 이만큼의 발전을 이룬 동인은 바로 기업의욕과 근로의욕이었다.지금은 가장 소중한 이 자산을 잃어버렸다.이를 되살려서 기업을 꾸려가고 일터에서 땀흘리는 일이 재미 있고 신명나며 보람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는 과거처럼 「한강의 기적」을 얼마든지 다시 일궈낼수 있다.우리에겐 그런 저력이 충분하다.개개인의 가슴 속에 잠재된 이런 의욕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한다.우리의 우수한 두뇌와 근면함·애국심을 결집하면경제는 저절로 살아난다.좌절감을 깨끗이 털어내야 한다. 또 하나는 고건총리가 천명한대로 모든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규제는 부패의 온상일 뿐 아니라 저효율의 원천이다.규제혁파야말로 부패를 뿌리뽑고 효율을 높이는 지름길이다.규제혁파에는 큰 돈이 들지도,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반면 경제회생에는 즉효를 낼수 있다. 규제혁파는 작은 정부와 직결된다.쓸데없이 기업과 국민의 발목만 붙들고 늘어지는 기관과 부서를 아예 없애버리거나 민영화한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이미 실패한 「규제완화」작업의 전철을 밟는데 그칠 것이다.작지만 강한 정부,국민이 존경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우리 사회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기업의욕과 근로의욕이 높아진다.또 모든 국민이 저마다 지닌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경제도 눈부신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 누가 셰익스피어를 울렸나/고든 스타인외(화제의 책)

    ◎역사상 있었던 다양한 사기극 정리 역사상 존재한 다양한 형태의 사기극들을 삽화집 형식으로 정리.객관적인 사료와 뒷이야기를 통해 60여가지에 이르는 사기사건의 실체를 밝힌다.예컨대 영어권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616년에 죽었지만 그의 작품들은 계속 쓰여져 「미발표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무대에 올려지기까지 했다.그러나 이것들은 거의 다 위작으로 판명됐다.셰익스피어 유물 수집광이었던 새뮤얼 아일랜드와 그의 아들 헨리가 「보티건과 로웨나」라는 희곡을 셰익스피어의 미발표작으로 둔갑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 희곡은 무대에 올려져 표가 매진되기도 했지만 이들 부자는 결국 사기행각을 자백하고 만다.이 책은 이밖에 스코틀랜드 네스호의 괴물,이집트 투탕카멘 왕의 저주,예수의 수의,시조새의 화석,영국의 필트다운인,마르텡 게르사건,비운의 공주 아나스타샤,에드거 앨런 포의 문학적 거짓말,피어리제독의 북극점 도달 등을 둘러싼 사기극의 진상을 소상히 밝혀 독자들의 역사적 호기심을 자극한다.푸른숲 남경태 옮김 7천500원.
  • 「등」이후 중국­동북아­세계:Ⅰ(지구촌 칼럼)

    ◎본사 지구촌칼럼 필진4명 국내전문가 1명 공동진단 중국 현대사의 「작은 거인」 등소평옹이 타계했다.등의 개혁·개방정책 덕분에 중국은 세계적인 공산체제 붕괴에도 아랑곳없이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거듭,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등의 사거는 중국대륙에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져다줄 것이며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에도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서울신문사의 지구촌 칼럼니스트들과 유세희 한양대 아·태 지역학대학원장의 진단을 통해 「등사후의 중국·동북아,그리고 세계」를 조망해본다.◎한·중 관계/유세희 한양대 아태지역학대학원장/한반도정책 변화엇을듯/남북한­주변국 관계따라 유동적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의 설계사이며 오늘의 중국에 있어서 실질적 구심점이었던 등소평이 사망함으로써 세계의 관심은 그가 없는 중국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즉,그의 사망이 중국의 국내정치와 대외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갖가지 추측이 일고 있다.특히 우리와는 사귄지 얼마 안되고 북한과는 오랫동안 친구인 중국이 그의 사망으로 인해 우리와 북한에 대한 태도에 있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인가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게됨은 당연한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등의 사망으로 인해 중국의 국내 정치와 한반도 정책이 입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 주요 이유는 우선 중국의 국내정치 측면부터 보자면 강택민을 중심으로한 현재의 권력구조는 등의 사후에 대비하여 이미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가동되어온 체제라는 것이다.즉 89년의 천안문사태 이후 강택민은 중국의 최고의 실무자였으며 특히 1994년이후 건강이 악화되어 등이 실무에서 거의 완전히 손을 뗌으로써 강택민은 명실 공히 국가 운영의 최고 실력자가 되었다.일각에서는 강이 등소평과 같은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 홀로서기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실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즉,집단지도제를 종용해온 등이 사라짐으로써 이제부터 권력은 오히려 강택민에게 점차로 집중될 수 있으며,이는 사회주의체제 권력의 속성상 더욱 그러하다. 한편 강택민은 앞으로 개혁개방정책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간,계층간의 소득격차,당정 간부들의 부패문제,지방에 대한 중앙의 통제력 약호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등소평이 살아있더라도 어차피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이다.다시 말해서 앞으로 중국이 중국식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정치적 기복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한 문제들은 등소평의 사망으로 야기되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다음,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등의 사망이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별로 영향을 못 미칠 것으로 보는 첫째 이유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실용주의에 의한 개혁개방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혁개방정책이 지속되는 한 중국의 한국정책 기조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은 그들의 국가목표인 경제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진하지 않을수 없다.중국이 한국과 관계개선을 하지 않을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적 실리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이익을 얻을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우리에 대한 정책기조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는 두번째 이유는 설령 등소평의 사망으로 내부적인 권력구조에 커다란 변동이 생긴다 하더라도 국가간의 관계는 국가 이익의 추구라는 현실주의가 대체로 그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누가 권력을 장악하든 대외정책의 변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하물며 앞에서 지적하였다시피 등소평의 후계체제인 강택민을 중심으로한 현재의 체제가 지속할 가능성이 큰 이상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기조는 지금의 그것에서 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등소평의 사망이 지금까지의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별로 영향을 안줄 것이라는 말이지 중국의 우리에 대한 태도에 있어 앞으로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왜냐하면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기조가 변하지 않는다고만 해서 안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다시말해서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척이나 많다.북한의 내부상황,북한과 미국관계,북한과 일본관계,남북한 관계,그리고 중국의 미국과의 관계 등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실제로 북한이 개혁개방을 늦추고 남한관계의 개선을 기피하고 정전체제의 일방적인 파기와 잠수함사건에서 보여주듯이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현재와 같은 경직된 태도를 지속하는 한편,남한은 모든 주변국가들과 평화와 선린의 관계를 추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합리적인 정책을 계속 추구해 나아갈때,중국은 앞으로 더욱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보다 소원해질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는 남한이 앞으로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더욱 내실을 이루어갈수 있음이 전제됨을 물론이다. ◎중국의 미래/여신 중 사회과학원 부원장/“정치안정”… 개방개혁 가속/올 홍콩 인수·전당대회 “분수령” 등소평의 서거는 중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등의 서거에 대해 세계 각국에선 깊은 애도와 함께 그의 공백이 중국에 미칠 영향과 변화방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그의 죽음은 다시 한번 중국의 최고지도층으로부터 일반국민들에까지 그의 유지를 계승하자는 국가적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국내외 중국전문가들이 확인했듯 그의 죽음에도 모든 국가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정치도 안정돼 있다.그가 시작한 현대화 건설사업도 차질없이 진행중이다. 이같은 흔들림없는 안정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그것은 이미 8년여전 권력승계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한 덕택이다.차기지도자의 선택 및 권력승계의 조기해결은 등소평의 심원한 탁견에서 이뤄진 것이었다.그는 국가운명이 한 두사람 개인의 권위에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종신집권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확립했다.89년 11월 그는 모든 직무에서 사임하고 자신이 핵심이던 「노인집단지도체제」에서 강택민을 핵심으로 한 새로운 집단지도체제를 출범시켰다.권력을 이어받은 강택민은 등소평의 지도방향에 따라 국가사업을 순조롭게 처리하고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쌓아왔다.그는 등소평 퇴직이후에 단단한 기반을 쌓아왔다.이는 등의 서거가 「권력진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이는 또 앞으로 중국이 안정속에 순조로운 발전을 이룩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시기를 앞당겨 권력교체를 이룩한 것은 등소평의 마지막 대업이다. 소위 「권력진공」으로 표현되는 정치혼란 우려와 함께 등 사후 대두되는 또하나의 관심사는 중국이 등소평 생전에 확립한 노선과 정책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 18년동안 개혁개방 실천과정을 이해한다면 중국이 앞으로도 등소평의 노선과 이론을 변함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다.만약 어떤 변화가 온다면 그것은 개혁개방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의 변화일 것이다. 등소평은 문화대혁명의 재난으로부터 중국을 개혁개방으로,현대화 건설로 매진시켰다.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생활이 나아지고 중국의 국제지위가 올라가고….개혁개방 성과를 중국인들은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이같은 경험은 개혁개방정책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고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어떤 힘도,어떤세력도 이같은 흐름의 방향을 막을 수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등소평의 추도사 등 이미 여러차례 기회를 통해 강택민도 등소평노선과 개혁개방정책이 계승,추진될 것임을 강조했다.이는 중국국민의 바람이며 굳건한 의지다. 이같은 입장에서 안으로 법치주의 확립,사회주의 민주제도 정착,부정부패일소,정치제도 개혁 등 정치분야의 개혁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시장경제에 맞게 경제구조를 조정하는 시장개혁,경제체제개혁 심화도 계속될 것이다.밖으로는 주변국가와의 우호관계 등 「독립자주,평화외교정책」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중국은 세계평화유지 노력과 함께 국제정치·경제의 신질서 확립을 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이같은 정책방향은 등소평이 창안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이론의 실천방향이며 등소평 이후 정책기조이기도 하다. 국내적으로 중국은 올해 두가지 대사를 앞두고 있다.그 하나는 7월1일 홍콩에 대한 주권 회복이다.국가적 치욕을 씻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평화통일,일국양제」라는 등소평의 통일구상을 실현하는 계기다.특히 대만을 포괄하는 중국의 통일정책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무게를 더한다.다른 하나는 하반기(9월말로 예정)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15차 전당대회다.이 대회는 21세기 중국의 정책방향결정과 지도부 선발이란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이 대회에선 등소평이 창시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이론의 기치를 높이 들고 그의 이론과 노선의 더욱 확고한 집행을 결의할 것이다. 등소평은 세상을 떠났다.그러나 이 두가지 대사는 그의 사상,이론의 지도 아래 진행될 것이다.등소평은 없지만 그의 사상과 이론은 중국의 미래를 이끄는
  • 소설가 윤흥길(이세기의 인물탐구:122)

    ◎불행한 시대를 증언하는 서민의 양심/날카로운 현실비판·화해의 정서 공유/능란한 사투리 구사로 해학의 멋 더해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다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가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면서」 소설 「장마」의 무대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서서히 스며든다.「악의에 찬 빗줄기」는 「손가락으로 그저 꾹 찌르기만」해도 「선명한 물기가 배어」나오고 후렴처럼 내리는 빗줄기속에서 처연한 슬픔이 치렁치렁 이어진다.윤흥길 소설은 토속적인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면서도 문장마다 판소리의 사설조가 절조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단순히 장대비가 줄기차게 내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둡고 질퍽한 당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치밀하게 직조되어 평론가 천이두는 이를 「문학의 백미」로 평하고 있다. ○등장인물 심리묘사 치밀 76년 그의 첫번째 창작집 「황혼의 집」이 나왔을때 그 속에 실린 「장마」를 읽으면서 소설가 이문구는 「언젠가 반드시 나오리라고 기대한 제대로 쓴 소설」에 감동하여 「혼자 웃다 울다 하느라고 담배 한갑을 다 태우고는」 자신도 모르게 「왔구나!」하는 탄성을 질렀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빗소리처럼 구슬프게 가슴에 파고드는 이 한편의 소설은 발표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명문의 명문」「명편중의 명편」으로 꼽힌다. 평론가 김치수는 「도중에서 그만둘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방금 읽은 소설의 여운이 한동안 가시지 않는 것이 다른 작가와 구별되는 윤흥길만의 매력이자 독창성」이라고 했다. 윤흥길이라고 하면 우선 「장마」와 「황혼의 집」「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장편 「에미」「완장」「밟아도 아리랑」 등 문체가 일렁이는 눈부신 주옥편을 얼마든지 들 수 있다.그리고 어느 소설을 읽던 「음험한 세력의 위협 아래 놓인 소시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비극으로 치닫는 중에도 「인간적인 면」과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는다.사회저변에 산재된 모순과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도 그것이 소설인 이상 그는 「글만의 묘미」를 완벽하게 살리는 미점을 지킨다. ○「반신마비」로 집필 주춤 79년 일본의 젊은 세대의 문학적 기수이던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교분이 계기가 되어 「장마」가 「나가자메(장우)」라는 타이틀로 일본문단에 소개됐을때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은 「지적소설」로 이를 일제히 호평하고 특히 평론가 아키야마 도시(추산준)은 「인간을 응시하는 철저한 작가정신」과 「곳곳에 번뜩이는 세태풍자와 야유의 직재성」을 특필한 바 있다.두번째 창작집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그해 연말과 연시 2개월동안 3판매진,이후 일본어로 동시출간된 장편 「에미」와 「완장」이 현대문학상·한국창작문학상을 한꺼번에 수상하던 83년 무렵에는 문단의 시선이 온통 그에게 집중되어 「윤흥길 전성시대」를 맞기도 했다.그러나 베를린에서 열린 제3세계 문학축제 참가후 예상치못한 「반신마비」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는 왕성하던 집필을 잠시 주춤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윤흥길은전북 정주에서 식산은행에 다니던 윤상오씨의 2남4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풍요로운 환경에서 「도련님」으로 불리던 어린시절이 있었고 「사세에 따라 적당히 굴신하면서 영달을 도모하는 직장생활에 적응치 못한」 부친의 무능탓에 「가난이 점철된 어두운 사춘기」를 보냈다.전주사범 졸업후 익산군 소재 국민학교 교사시절에 「소설을 통해서만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뒤늦게 문학에 입문했다. ○한때 초등교 교사지내 그와 절친한 이문구에 의하면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대로 그냥 남아 있는 별종이 곧 윤흥길」이며 「서너마디는 건네야 한마디 넘어올지말지한 더디고 무딘 입」「아무리 말쑥한 옷을 걸쳐도 반찬 없이 밥먹고 나온 사람처럼 멋적은 표정」이 그의 겉모습이다.그러나 어눌하되 호불호가 선명하고 경거부박을 경계하여 자신이 하기 싫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에 타협이 없다. 최근의 새 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역시 찬란한 어휘구사와 풍자의 범람으로 한번 소설을 손에 들면 끝까지 놓지 못한다.또 이미사어가 돼버린 「자닝하게」「툽상스럽게」「옴나위없이」「왜장치는 소리」며 「방짜」와 「행짜」,「우두망찰」「족탈불급」 등 우리의 고유어를 소설문맥속에 되살려 익살과 해학의 맛을 톡톡히 실감시킨다. 그의 절제력은 주목할 만한 사상적 메시지를 전개하는 자리에서도 「관념을 극구 피하고 구체적인 스토리와 주변묘사」로 작가의 의도를 투영한다.「인간심리의 섬세한 기미를 포착하여 이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그의 뛰어난 능력」일 것이다.가족은 오늘날까지 끝없는 기도로 감쌀 뿐만 아니라 진솔한 호남사투리의 출처인 어머니 조옥성 여사(74)를 모시고 있고 부인 유경순씨와의 사이엔 남매,과기대를 졸업한 아들 아람은 현재 예일대 재학중이고 딸 예니는 이대에 다니고 있다. 그의 최근의 소설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문학적 응전이며 작가적 문제의식을 강렬히 환기시키기 위해 「사실주의 작가가 드러내게 마련인 안이한 평판성」 대신 「사실주의적 세계를 비사실주의적 시각으로 전화」하려는 의지가강하다.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 윤흥길은 이제 「한국문학사라는 넓은 체계속에 편입되어」 작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이룩한 위치다.그래서 작가는 「어떤 형태로든지 불행한 시대를 증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밝음 저쪽에 가려진 어둠 가운데서 진실을 끄집어내는 것이 작가가 수행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역할」임을 실천하는 시기다.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 그대로」「더디고 무딘 입」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정통적인 소설관과 그 기법을 견고히 지키고 「독자의 평균에 부합하지 않는」 자신만의 명철한 창락의 글을 쓰고 있다. 현실에 도사린 환부를 날카롭게 도려내고 우리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중에도 「따스한 해조」와 「화해」의 정서를 함축하는 그의 소설은 독자의 언 가슴을 훈훈하게 녹여주면서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시대 우리만의 작가」로 언제라도 풋풋하게 이곳에 서 있다. □연보 ▲1942년 전북 정주출생 ▲61년 전주사범학교 졸업 ▲68년 한국일보신춘문예 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 당선 ▲73년 원광대 국문과 졸업 ▲76년 첫창작집 「황혼의 집」(문학과 지성사) 출간 ▲78년 첫장편 「묵시의 바다」(문학과 지성사) 출간 ▲79년 중편 「장우(장마)」(동경신문출판국),「황혼의 집」일어판 출간 ▲81년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문학대담집 「동양에 위치하다」 출간 ▲82년 장편「에미」(한국방송사업단),일어판 「모」(일본 신조사) 출간 ▲84년 베를린 제3세계문학축제 참가 ▲89년 전작장편소설 「낫」(일본 각천서점) 출간 ▲95∼현재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대표작품집〉 창작집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77년 문학과 지성사)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79년 창작과 비평사),장편 「순은의 넋」(80년 도서출판 은애),중단편집 「장마」(민음사),창작집 「완장」(83년 현대문학사),문학수상록 「문학동네 그 옆동네」(83년 전예원), 장편 「백치의 달」(85년 삼성출판사),중편집 「꿈꾸는 자의 라성」(문학과 지성사),장편 「묵시의 바다」(87년 문학사상사) 「밟아도 아리랑」1·2권(91년 문학과 지성사) 「산에는 눈 들에는 비」(93년 세계사),에세이집 「텁석부리 하나님」(95년 문학동네」,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1·2권(97년 현대문학사)등 다수 〈수상〉 한국문학작가상(77년) 한국창작문학상·현대문학상(83) 요산문학상(95년)
  • 한중 우호협력 강화 희망/김 대통령 특별담화

    ◎“등 서거 깊은 애도” 김영삼 대통령은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사망과 관련,20일 상오 특별담화를 내고 중국의 지속적인 안정·번영을 기원하고 한·중 우호협력관계의 계속적인 강화를 희망했다. 김대통령은 담화에서 『등선생은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개혁·개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국의 경이로운 발전을 이끌어냈으며 아시아 및 세계평화에도 귀중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뒤 『중국 정부와 국민들이 그들의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충격과 슬픔을 이기고 안정과 번영의 길로 계속 매진해 나갈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강택민 중국국가주석과 등소평의 장남인 등방 중국장애자복지기금회이사장에게 조전을 보내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표했다. 김대통령은 조전에서 『등선생의 서거소식을 듣고 깊은 비탄을 금할수 없다』며 『본인은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중국 국민들에게 한국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 엉뚱한 사람들의 세상/문용린 서울대교수·교육심리학(시론)

    세상이 너무 부산스럽다.온 나라가 뒤숭숭하고,흔들리는 배위에서 멀미를 하듯이 어지럽고 짜증스러우며 화가 난다. 작년 연말 이래 연이어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하나같이 모두 멀미를 부추겨 왔다.안기부법과 노동관련법개정의 절차상의 미숙함도 문제였지만,노와 사간에 당연히 있어야 할 국제규범성의 균형성을 심각하게 헤아리지 못한 여권의 단견과 이 법안의 의미를 제대로 읽지 않고,대권과 연계시켜서 여권 흠집내기의 기회로만 활용해온 야권의 욕심이 더 큰 문제였다. ○정치권 정치적 효과만 노려 안기부법과 노동법의 개정안이 절대선과 절대악의 대립인 것은 물론 아니다.이 두 법안은 시각에 따라 찬성과 반대의 논거를 각각 제나름대로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이 문제는 정치적 전략의 일환으로서 보다는 이 법안이 갖는 장단점과 예견되는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판단을 토대로 열띤 토론과 대화가 있어야 했고,국회가 이런 토론과 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어야 했다.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국민들의 정확한 판단을 유도하고,범국민적 컨센서스를 형성하도록 국회가 여야간에 노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어디 그랬는가? 국민들의 판단과는 상관없이 찬성과 반대를 미리 당론으로 정해 놓고,한쪽은 통과쪽으로 밀어 붙였고,다른 한쪽은 무조건 반대로 밀어 붙이지 않았는가? 그래서 국회에서 여야는 토론 한 번 못했고,법안들은 통과된 것처럼 간주되었으며,이제 야당에서 그 통과가 변칙이라고 고함치고 있다. 두 개정법안이 가져올 실제적인 영향력에 국민들은 관심이 크지만,국회는 엉뚱하게 이 법안의 처리로 얻게될 정치적 효과에 더 큰 관심이 있어 보였고,또 그렇게 행동해 왔다.국민이 바라는 일에 보다는 엉뚱한 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그곳에 많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두 개정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2월의 임시국회로 넘어가 한달간의 여유가 생기자 그 새를 못참고 한보사태가 발생했다.국회내에서 국민이 바라는 일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가 더욱 확실히 드러난 것이다. 엉뚱한 사람들이 어디 그들만인가? 한보라는 기업을 에워싸고,엉뚱한사람들의 행진이 볼만했다.은행장들이 은행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일에 몰두했고,기업을 해야할 사람들이 기업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 대출받아서,엉뚱한 일에 써 버리고 말았다.엉뚱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만,그 일 때문에 기회를 잃고 손해보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이른바 기회비용의 상실이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다. 엉뚱한 일의 극치는 정작 북경에서 벌어졌다.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꽃구입으로 북경의 꽃시장이 동이 났다는 외신보도를 읽으면서,엉뚱한 사람이 북쪽에도 엄청나다는 생각이 든다. 황장엽 비서의 망명사건으로 남쪽의 우리는 지금 얼마나 긴장해 있는가? 김정일의 친척이었던 이한영씨의 피습사건으로 우리는 지금 남북긴장의 클라이막스를 얼마나 실감나게 느끼고 있는가? 북한 주민의 반 이상이 굶주림에 고통받는 상황에서,주체사상의 한계를 목도하게 되자 망명을 결심했다는 황장엽 비서의 비장감 어린 결행을 보는 우리에게 있어서,북경 꽃시장의 매진 이야기는 엉뚱한 일 중의 엉뚱한 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일 생일잔치 법석 남과 북에서 엉뚱한 사람들의 행진이 이젠 그쳐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엉뚱한 사람중의 하나라는 자각이 필요한데,그렇게 되기가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외국에서 보기엔 한국인 모두가 엉뚱한 사람들일지 모른다. 북쪽 주민을 동포라고 부르면서,그들 중의 반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사치성 소비재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남쪽 사람들을 어찌 엉뚱한 사람이라고 보지 않을까?
  • “한보파문 정치권 자정 계기로”/신한국 파주개편대회 이모저모

    ◎“야측이 정쟁으로 삼아 사태본질 왜곡/당 어려운데 혼자만 살려는 사람 있다” 한보사태로 집권 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는 가운데서도 신한국당은 지구당개편대회를 예정대로 치르며 당내 동요를 막는데 진력했다.11일 하오 경기도 파주시민회관에서 열린 파주지구당(위원장 이재창 의원)개편대회에서 이홍구 대표위원과 이만섭·이한동·박찬종 상임고문등 당 지도부는 정치권의 자성과 함께 이번 사태를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다짐했다. 이홍구 대표위원은 『노동법파동에 이은 한보사태로 국민들에게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가 선진화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강조했다.이대표는 이어 『경제회생도 정치가 개혁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한보사태를 계기로 신한국당은 올해를 정치개혁의 해로 삼아 구시대 정치 청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종 고문도 『지금 국민은 한보사태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한 뒤 『한보사태가 단순히 한보사태로만 끝난다면 제2,제3의 한보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정치권 자정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박고문은 이어 『야당은 한보사태를 여야간의 정쟁으로 비화시켜 사태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즉각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이한동고문은 『지금은 정권차원이나 당리당략의 차원을 넘어 나라를 걱정해야 할 국면』이라면서 조속한 국회소집을 강조했다.이고문은 『한보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함께 반드시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법적,제도적으로 개선점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만섭 고문도 『나라가 부도나면 대통령이 무슨 소용이냐』고 야권의 정치공세를 비난한 뒤 여당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이고문은 이어 한보사태로 빚어진 당내 대권후보군내의 이상기류를 겨냥,『당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혼자 빠져나가 자기만 살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우리의 대열에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질타,여운을 남겼다.
  • 제2의 도약 이루자/김석준 이대 정보과학대학원장·정치학(시론)

    다시 힘을 내자! 힘차게 다시 일어서자! 모든 잘못된 것을 정리하고 새롭게 용솟음치는 기개로 시작하자! 설 연휴를 지내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다짐이다.한보사건과 노동법 파동으로 얼룩진 세밑의 묵은 먼지를 털고 서로를 위로하면서,더 높은 곳을 향하여 모든 국민이 함께 나서자는 결의이다.배신감과 분노,실망감과 허탈을 벗어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국가적인 에너지를 소모하였다.과거청산과 새로운 창조가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하는데,새로운 창조를 위한 노력과 에너지는 너무나 미흡하였다.처음에는 권위주의체제의 해체와 민주사회의 분화과정으로 보아 넘기고자 했다.많은 묵은 쓰레기의 청소과정으로,필요악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이 과정에 사회각계의 힘이 붕괴하고 기가 빠지게 되었다.막힌 기를 뚫어 생기로 바꾸는 힘은 없고,모두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주저앉아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이대로는 안된다. 이제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함께 국가에너지를 모으는 일에 매진하자.정부,기업,가계,그리고 사회 각계가 함께 노력하자.노동자,학생,주부도 참여하자.노사관계의 재정립과 한보사태로 인한 부정부패 청산을 통해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축하는 국가적 과업에 모두가 긍정적·적극적인 입장에서 노력하자.비판과 질책보다는 관용과 사랑을 통해 국가공동체의 에너지를 생산적인 것으로 함께 모으자. ○국가에너지 한데 모아야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의 대상으로 전락한 「머리숙인 아버지」의 기를 되살려주자.「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들인 이들이 힘과 용기를 되찾도록 가정과 사회는 배려하자.한보사태를 계기로 노동자와 사용자는 서로를 아끼고 공동운명체임을 재확인하는 사랑의 운동을 펴자.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정치권도 다시 힘을 되찾아 무기력과 무책임의 나락을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자.언론과 사회단체도 국가를 되살리는 일에 생산적으로 앞장서자. 우리 모두는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스스로 그 노고에 대해 위로하자.대통령부터 지난 4년간 누구보다 많은 수고와 고통을 함께 겪었음을 위로한다.수도승과 같은 금욕적인 생활과 누구도 못했을 과거청산작업은 역사적으로 높게 평가받을 것임을 의심하는 국민은 적다.단지 통치능력의 미숙과 통치술에서의 독단과 오만함을 국민들은 질책하였던 것이다.여기에는 정부 여당 상층부의 무기력과 기회주의적 태도,나아가 대통령 참모들의 아마추어적 무능력도 한 몫을 했음을 국민들은 안타까워 했다.그럼에도 이들의 애국심과 순수한 열정에는 큰 위로를 보낸다. 그동안 야당도 고생이 많았다.정계은퇴까지 번복하고 정치일선에 다시 서야할 정도의 야당의 구조적·인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과거에 비해 손색이 없는 무기력한 의정활동을 벌인 점을 국민들은 안스러워 한다.민주노총이 이룩한 투쟁의 성과에 대해 국민들은 놀라워 할 뿐이다.사회 각부문의 추진성과는 달리 민주노총이 보인 최첨단 선진국형의 투쟁전략과 전술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생산현장에서 똑같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제 국민들은 새해가 국가적 위기로 확산되기를 원치 않는다.경제파국과 사회혼란이 조속히 수습되어 새로운 재도약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신학기 학생들의 개학과 봄에 있을 노사간 임금협상,남북관계 급진전,그리고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가 모두 위기의 단초가 아니라 재도약의 계기로 되길 염원한다.그리하여 그동안 실추된 국가위상과 국제적인 국가이미지를 되살리고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으로 진전되길 바라고 있다. ○노사 공동운명체 재확인을 설 연휴를 통해 조상과 고향으로부터 재충전한 힘을 앞으로는 더욱 새로운 생산적인 일에 쓰도록 하자.잘못은 서로 감싸주고 위로하며 모두가 함께 잘사는 새로운 국가공동체가 되도록 모두 힘을 내자.국가의 생산,창조,적응,유지,개혁,청산,연구,관리 등의 다양한 기능은 모두가 활발히 균형되게 작동해야 한다. 청산과 개혁기능이 생산과 창조기능을 억압하지 않도록 하자.그러려면 대통령과 사정기관의 활동만 탓하지 말고,나머지 정부기관,기업,사회,노동자들이 더욱 생산과 창조기능의 활성화에 매진하자.새해에는 모두가 다시 힘을 내어 제2의 도약을 기필코 이루자.
  • 2,300만 대이동 시작/설 연휴

    ◎역귀성객 많아 고속도 양방향 체증 극심 2천3백만명이 고향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6일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는 귀성차량이 줄을 이어 곳곳에서 심하게 밀렸다.교통체증은 7일 하오까지 계속될 전망이다.〈시장·휴양지 표정 23면〉 서울역 등 주요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도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행렬로 이날 아침부터 북적였다. 5일 밤부터 조기 귀성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던 경부고속도로를 비롯,영동·중부·호남 고속도로는 역귀성 차량까지 몰려 상·하행선 구분 없이 서행이 계속됐다. 한국도로공사는 『5일에는 평소보다 6만여대가 많은 19만여대가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 나갔고 6일에도 22만대가 서울에서 떠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승용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11시간,대전까지는 4∼5시간,광주까지는 10시간 가량이 걸리는 등 평소보다 2배 이상 더 걸렸다. 특히 눈이 내린 영동고속도로는 노면상태가 좋지 않아 평소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거북이 운행이 계속됐다. 경찰은 이날 정오부터 9일 자정까지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서초인터체인지부터 청원까지 126㎞ 구간과 길섶운행이 빈번한 회덕 인터체인지 등지에 「장거리 표적 식별 카메라」가 부착된 헬기를 투입,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집중 단속했다. 서울역을 통해서는 이날 9만4천여명이 고향을 찾았다.7일에는 9만5천여명,8일에는 8만2천여명이 귀성할 예정이다. 설 연휴중 50여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모든 노선의 항공권이 매진된 김포공항에도 아침부터 귀성객들이 몰려들어 혼잡했다.
  • “쌍용자 살리기” 사원들 나섰다

    ◎노조 “무기한 무교섭·임금동결” 선언/노동계 파업불참·토요휴무도 반납 경영난으로 삼성의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사원들이 나섰다. 쌍용자동차는 24일 노동조합이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무교섭과 임금동결을 선언함에 따라 비노조원인 관리직 사원들도 동참,전사적인 회사 경영정상화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노조가 무기한 무교섭·임금동결을 선언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고 이 회사 노조가 민노총의 핵심 단위노조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현재 민노총의 자동차노조위원장은 쌍용자동차의 노조위원장출신일만큼 쌍용자동차 노조는 강성으로 분류돼왔다.쌍용자동차 노조의 이같은 결의는 한보철강의 부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23일 하오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회사측에 전달하는 한편 토요격주휴무도 반납하고 목표달성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단체협상을 중단함은 물론 앞으로도 임금협상 등 단체교섭을 요청하지 않기로 하고 회사측에 전면 위임했다.또 노동법 파문에 따른 노동계의 총파업에도 불참하는 등 일체의 분규행위를 중지했다.매주 수요일에 하는 부분파업도 벌이지 않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것과 관련,노조는 인수반대를 위한 전조합원 서명운동과 삼성 제품불매운동을 벌이고 쌍용그룹·금융기관·종금사 등 대주주 및 채권단에 이런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날 노조측의 결의사항을 통보받은 즉시 손명원 사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갖고 『노조측의 결의를 환영하며 모든 경영진이 회사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무주U대회 온국민 축제로(사설)

    지구촌 대학생의 겨울스포츠축제인 97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가 24일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젊음을 한곳에,세계를 품안에」라는 주제 아래 오는 2월2일까지 펼쳐지는 이 대회에는 50개국 1천800여명의 임원·선수가 참가,대회사상 최대규모를 뽐내게 된다.우리로서는 겨울스포츠의 국제종합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111명의 임원·선수를 출전시키는 한국선수단은 종합순위 5위를 목표로 잡고 있다.한국선수단은 애초 종합우승을 겨냥했으나 메달밭인 쇼트트랙의 전력이 불안한데다 외국선수단에 대한 정보수집이 제대로 안돼 하향조정했다고 한다.어쨌든 우리선수가 최선을 다한다면 목표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개최국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일이다.우리가 우선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이 대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저조하지 않나 하는 점이다.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현재 개·폐회식 입장권은 매진됐으나 경기종목별 입장권판매실적은 평균 20%가 안될정도로 부진하다고 한다.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보다 활발한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이와 함께 우리는 조직위원회에 다음 몇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안전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점이다.경기장과 선수촌주변은 나무랄데 없이 아름답지만 사고의 위험도 많은 곳이다.따라서 완벽한 안전대책을 마련,대회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사고가 한건도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란다.둘째,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각국의 젊은이가 흥겹게 받아들일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셋째,우리민족의 따뜻한 인정을 아낌없이 베풀어야 한다.지나침없이 의연하게 대하면서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지구촌 젊은이 가슴속에 심어주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펼쳐지는 이 대회가 활활 타오르는 성화의 불길처럼 힘차고 멋있게 치러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청와대회담에 바란다(사설)

    여야 최고지도자가 오늘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시국수습대책을 논의키로 한 것은 노동법사태해결에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우리는 이번 4자회담이 국리민복에 부합하는 해법을 도출하여 파업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온 나라가 다시 경제난해결에 매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번 회담은 특히 대통령이 야당요구를 수용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야당은 즉각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대통령의 대화의지에 부응하여 국회정상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노동계도 정치권이 시국수습에 나선 이상 파업과 시위를 즉각중단하고 합리적인 수습책마련에 협조하는 자세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청와대회담이 다음 몇가지 원칙 위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그래야만 여야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소임을 다할수 있을뿐 아니라 회담도 생산적 결실을 낳을수 있을 것이다. 첫째,오늘의 난국이 초래된 데 대해 여야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구해야 한다.특히 야당은 이번 회담을 마치 승부게임의 소산인 양 오해하여 임기말 국정운영의 기반을 흔들거나 정부의 입지를 좁히려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노동법개정은 경제회생의 차원에서 나온 국민적 합의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따라서 야당은 개정노동법의 무효화나 재개정보장요구를 밀어붙이겠다는 강경자세로 회담에 임해선 안되며 여당의 단독처리만을 시비할 일도 아니다.야당이 대안을 갖고 있다면 이번 회담은 그걸 펴보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셋째,파업지도부에 대한 구속영장집행철회문제는 적절한 회담의제가 아니므로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사법부에 의해 이미 발부된 영장은 대통령도 어쩔수 없는 것이 법치국가 아닌가.정치적 이유로 공권력 집행이 유보된다면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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